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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3세 커플 결혼식 논란…신부는 임신 5개월째

    중국의 한 마을에서 13세 동갑내기 소년 소녀가 결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언론을 인용해 하이난 성 딩안 현에 사는 13세 커플이 지난달 결혼식을 올렸으며, 결혼식 당시 신부는 이미 임신 5개월째였다고 전했다.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와 ‘미아오파이’ 등에서 화제를 일으킨 이 영상을 본 많은 사람은 해당 커플은 너무 어려서 서로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신징바오(新京报)에 따르면, 결혼식이 열린 마을의 공산당 관계자는 해당 커플은 미성년자여서 정식으로 혼인 신고를 할 수 없어 두 사람의 가족들이 결혼을 증명하기 위해 그날 의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13세 소년 소녀는 중국의 결혼 풍습에 따라 붉은색 혼례복을 입었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터넷상에서는 많은 사람이 신랑 신부가 아직 너무 어리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아이디 Cherry_hanbao)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그들은 아직 아이들이다”라면서 “어떻게 그들이 미래에 책임을 다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Jingbao baby)은 “그 어린 부부는 인생을 더 잘 이해하게 될 때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은 부모의 최우선 과제가 자녀의 교육이 아니라 결혼이었던 봉건주의적인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걱정했다. 한편 중국에서 법적 결혼 가능 연령은 여성의 경우 20세, 남성의 경우 22세이지만, 조혼은 중국의 농촌 지역에서 흔한 관습이다. 많은 10대 부부들은 부모가 수천㎞ 떨어진 대도시에 나가서 일하면서 집에 남겨진 아이들의 경우라고 신화통신은 말한다. 이런 아이들은 보통 조부모와 살면서 자라기 때문에 적절한 성교육을 받지 못한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윈난 성에 사는 한 10대 커플이 결혼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 지에라는 이름의 13세 신부는 웬이라는 18세 남성과 만난 지 3일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 신부는 곧 임신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베이징대학의 리우넝 사회학과 교수는 그다지 할 일이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결혼하는 것이 문화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조혼 관습이 유행하는 것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30여 년 동안 시행된 이 정책은 딸보다 아들을 더 선호하는 중국에서 크나큰 성비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는 중국에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인민망에 따르면, 35~59세 남성 중 1500만 명은 오는 2020년까지 배우자를 찾지 못하며 2050년에는 결혼을 하지 못하는 남성 수가 약 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10대 소년을 둔 가족들은 아들이 신부를 얻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서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개 식용 반대 중복(中伏) 집회/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개 식용 반대 중복(中伏) 집회/최광숙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후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털 힐튼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었다. 이 호텔 앞에서 어울리지 않는 두 집회가 동시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재미동포들이 ‘촛불 대통령 힘내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았지만 다른 쪽에선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의 마지막 희망’ 회원들이 ‘개고기는 이제 그만’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지난 22일 중복을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개고기 식용 문화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21일(현지시간) LA총영사관 앞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개는 음식이 아닌 가족’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국의 개 도축 실태와 보신탕 문화를 지적하는 인쇄물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이탈리아의 브람빌라 의원은 밀라노 시내에서 보신탕 풍습을 비난하는 ‘한국, 공포의 식사’라는 비디오를 상영하고 “한국인들이 개고기 식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럽이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디 그뿐인가.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은 서울까지 진출했다. 최근 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쇠창살에 갇힌 개들의 모습과 함께 ‘보신탕 때문에 나는 가마솥으로’, ‘보신탕용 개 농장 1만 7000개’, ‘내 고기가 한 근에 7000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잇달아 열고 있다. 이들을 취재하는 외국 언론들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의 보신탕 문화가 전 세계로 전파되는 현장이다. 중복인 22일 서울 종로구 북인사마당에서는 전국의 동물보호단체연대 회원들이 개 식용 반대 집회와 함께 죽은 동물들의 위령제까지 열었다. 이들은 “한 해 도살되는 개 200만 마리 중에서 160만 마리가 복날에 도살된다”며 “한날한시에 대량으로 특정 동물을 때려잡아 먹는 악습은 정상적인 문명국가에서 취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는 안 되고 소·돼지·양·닭은 먹어도 되느냐’, ‘각 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인정하라’ 등의 반발도 있지만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이래저래 보신탕 문화는 퇴출 위기의 신세다. 요즘 반려동물을 가족 이상으로 대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고 있으니 말이다. 애견인들은 복날이라고 외려 반려견에게 삼계탕 등 보양식을 만들어 주고 무더위를 견딜 수 있게 쿨매트까지 깔아 준다. 개·고양이 카페는 성황 중이고 이들을 위한 수제 간식 만들기도 유행이다. 탄산스파까지 받는 ‘상팔자’인 개도 있다. 양극화의 그늘이 개라고 예외는 아니다.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나의 사랑, 그리스’-결국 사랑이다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나의 사랑, 그리스’-결국 사랑이다

    요즘 세간에서 소위 그랑아트투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10년 만에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현대미술전람회가 베니스와 독일의 카셀 그리고 뮌스터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어서다. 이번에는 여기에 아테네가 추가되었다. 카셀 도쿠멘타가 ‘아테네에서 배우기’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주제의 배경에는 “모든 유럽인은 그리스인이다.”(We are all Greeks)라는 바이런의 말처럼 그리스를 빼면 유럽은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경제위기로 유럽연합의 ‘돈줄’인 독일과 냉랭한 처지인 그리스가 이 기회에 과연 경제적 부채를 문화적으로 갚을 수 있을지. 또한 기원전 그리스에 문명의 부채를 안고 있는 유럽은 어떻게 이 빚을 갚을 것인가.현실은 여전히 돈, 경제가 먼저다. 그래서 그리스는 아프고 힘들다. 이런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힘은 ‘사랑’이라고 외친다.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2015년)를 관통하는 주제다. 그리스의 배우이자 극작가이며 감독인 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가 만든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영화제에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되다가 종국에 하나의 이야기로 묶이는 나름 반전의 재미도 갖추고 있다.다프네는 밤길에서 치한들을 만나지만 지나가던 청년이 구해 준다. 그리고 둘은 우연히 버스에서 다시 만난다.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 청년과 다프네는 다른 나라, 다른 풍습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진다. 고국에서 그림공부를 하다 도망쳐 나온 그는 자신의 습작들을 다프네에게 보여 준다. 그중 하나가 에로스와 프시케를 그린 데생이다. 영화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장치다. 그의 데생은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에로스와 프시케’(1796)를 그린 것이다. 눈앞의 현실이 두렵지만 이겨 낼 용기를 가진 젊은 사람들답다. 하지만 경제난과 겹쳐 밀려드는 난민들을 향한 불만이 폭력사태로 표출되고 그 와중에 난민 청년과 사랑에 빠진 다프네는 총에 맞는다. 온갖 고난을 사랑으로 극복하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신화는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의 샘물이 되어 주었다. 특히 18~19세기 신고전주의 미술가들이 세속적인 행복을 표현할 때 선호했던 소재다. 라파엘로를 비롯해 프랑수아 제라르나 윌리엄 부게로, 루카 조르다노, 다비드 그리고 반 존스 등 많은 화가가 에로스와 프시케를 즐겨 그렸다. 신고전주의는 그리스 문화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해 그리스 문화의 부활을 꿈꾸었다. 이들은 사치와 부도덕한 내용의 바로크나 로코코양식을 배척하고 혁명정신을 대변하는 고대신화 속 영웅담이나 도덕적 윤리가 강조된 역사화를 통해 정치적 신념을 시각화하려 했다. 그리스 로마에 대한 유럽 상류층의 관심은 그랜드투어로, 또 헤라크라네움이나 폼페이의 발굴 등으로 이어졌다. 독일의 미술 고고학자로 고대 그리스를 신앙처럼 떠받들었던 요한 요아힘 빙켈만의 ‘회화와 조각에 있어 그리스 작품 모방에 관한 생각들’(1755)등에 영향을 미쳤고 나폴레옹의 로마에 대한 사랑은 더욱 신고전주의를 부추겼다.두 번째 이야기는 스웨덴에서 출장 온 구조조정 전문가가 바에서 우연히 만난 그리스 남자 지오르고와 하룻밤을 보낸 내용이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자신이 ‘잘라야’ 하는 회사 직원. 세 번째 주인공은 독일에서 은퇴 후 그리스로 이주한 세바스찬이다. 그는 마트에서 우연히 도움을 준 가정주부와 사랑을 키워 간다. 각각 단편처럼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하나로 묶인다. 딸과 폭동의 현장에 있던 아버지 그리고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지오르고와 마트의 가정주부는 모두 한집안 식구들이다. 영화는 그리스에 불법 이민자가 몰려들고, 동시에 디폴트를 선언하는 2015년을 배경으로 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몰려드는 난민들의 환승국이 된 그리스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럽 때문에 혼자서 모든 짐을 떠안은 처지였다. 사실 낭만이나 사랑 또는 로맨스를 가져다 붙이기에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환경에도 감독은 ‘사랑을 사랑해’ 영화를 만든 듯하다. 진부하지만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고 이겨 낸다는 진리의 유효성을 강변하지만 시끄러운 세상 때문에 아주 잘못 없는 한 가정의 일상과 개인의 삶이 철저하게 유린당할 수 있다는 현실은 바꾸어 놓지 못할 것 같다. 역사와 국가라는 거대 담론 앞에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개인은 단지 ‘그때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다치고 희생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녕 사랑이 답일까. 사랑 때문에 일어난 막장드라마 같은 파국도 사랑이면 다 용서가 될까. 영화는 그리스를 유럽의 원천인 동시에 사랑의 시원으로 규정하고 아테네 중앙도서관에 묻혀 있는 ‘사랑’에 관한 장서들의 이야기에 오늘날의 사랑을 추가해 애절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달콤하기보다는 쌉싸름한 초콜릿 맛이다. 오늘이라는 시대를 사유하고 성찰하면서도 극적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연출 실력은 압권이라기보다는 간곡하다. 서사를 이토록 서정적으로 끌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요즘 미술 또는 예술은 참여를 통한 변화를 외치면서 주의와 주장이 강해져 창작자들이 관객들을 압도하거나 때론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인류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존재해 온 바퀴벌레만큼 생명이 긴 미완의 문제, 즉 전쟁, 난민, 학살, 인종 및 성차별, 소수자에 대한 학대, 소득 불균형 등등을 다루는 예술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한편으로는 출세와 돈을 위해 예술로 포장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이비(?)예술가도 버젓이 존재한다. 영화를 보면서 예술의 근간인 순수와 상징과 은유를 버리고 목소리만 높이는 예술, 세상을 바꾸겠다는 전투적 예술가들의 작품이 즐비한 카셀 도쿠멘타가 생각났다. 정말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처럼 할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면서도 아름답게 가슴 찡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극장에서 상영되면 영화, 미술관에서 스크리닝(?)되면 미디어아트가 되는 요즘, 이 영화를 미술관에서 작가들과 함께 보고 싶다.
  • 딸 낳았다고…시집 식구에게 폭행 당한 인도 여성

    딸 낳았다고…시집 식구에게 폭행 당한 인도 여성

    가족 폭력에 시달리는 인도 여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최근 SNS를 통해 공분이 이는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인도 펀자브주 파티알라에서 찍힌 것으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하키 스틱으로 폭행을 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나뒹굴지만, 남성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충격적인 점은 영상 속 남성이 여성의 시동생이었다는 사실이다. 힌두스탄타임스는 폭행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여성이 딸을 출산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참금 문제로 인한 갈등도 거론됐다. ※ 영상에는 다소 보기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WATCH: Woman beaten up brother-in-law & friends in Punjab‘s Patiala allegedly for giving birth to girl&over dowry demands, 2 arrested(14/7) pic.twitter.com/d0mpjl0EO6— ANI (@ANI_news) 2017년 7월 15일인도에는 우리나라의 ‘예단’처럼 신부가 현금이나 고가의 예물 등을 신랑 측에 주는 ‘다우리’(Dowry)라는 결혼 지참금 풍습이 있다. 고대 상류계층에서 생겨난 이 문화는 19세기 말 이후 사회 각 계층에 퍼지는 과정에서 악습으로 전락했다. 지참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성이 폭행 혹은 살해당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인도 전역에서 8233명이 결혼 지참금으로 인한 갈등으로 살해됐다. 이런 일들을 막고자 인도에서는 지난 1983년에 지참금 금지법이 발효됐지만, 지참금 관련 사건 사고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네팔 18세 여성, 생리기간 격리 ‘차우파디’ 중 숨져 논란

    네팔 18세 여성, 생리기간 격리 ‘차우파디’ 중 숨져 논란

    네팔 18세 여성이 생리 기간 가족과 격리하는 ‘차우파디’ 관습 때문에 외양간에서 잠을 자다 독사에 물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10일 연합뉴스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지난 7일 네팔 서부 다일레크 지역에서 생리 기간을 맞아 외양간에서 자던 툴라시 샤히가 뱀에 물려 숨졌다고 보도했다. 네팔 일부 지역에는 여성의 생리를 불순하게 여기는 힌두교 사상에 따라 생리 기간 여성에게 부엌 등의 출입을 금지하고 집 밖에 있는 외양간이나 창고 등에서 자게 하는 차우파디 풍습이 지켜지고 있다. 2005년 네팔 대법원은 차우파디를 중단하라고 결정했지만 주민들의 생활 태도를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15∼49세 네팔 여성 19%가 차우파디를 겪었으며, 중부와 서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에서는 지난 5월에도 10대 소녀가 헛간에서 자다 뱀에 물려 사망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헛간에서 자던 15세 소녀가 추위를 이기고자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등 차우파디 때문에 해마다 2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여성계는 차우파디 때문에 헛간 등에서 자는 여성들이 성범죄 위험에도 노출된다며 즉각적인 악습 철폐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첫 월급/황성기 논설위원

    20~30대가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에게 사드리는 선물 리스트가 포털에 떠 있다. 1위 지갑, 2위 내복, 3위 돈다발꽃에 이어 족욕기, 금 카네이션, 커플 등산복의 순이다. 고생하며 키워 준 부모에게 감사하는 풍습은 변하지 않았구나 싶다. 빨간 내복이 주류를 이루던 선물 종류도 다양해졌다. 5만원짜리 여러 장과 꽃을 섞어 보내는 돈다발꽃이 눈에 들어온다. 1981년 독자 투고의 한 구절. “큰아들이 첫 월급을 탔다면서 구두 한 켤레를 사 왔다. 마음 한 구석 뿌듯한 행복감에 콧등이 찡해진다”는 어느 어머니의 글이다. 빈축을 살 자랑질 하나. 어느 날 아들이 내 신발을 내려보더니 “첫 월급 타면 신발 하나 사 주겠다”고 한다. 곧 취업 전선에 나와야 할 아들이 다 컸다는 생각에 대견했다. 평소 내 일에 관심 없다고 여겼는데, 4년 가까이 된 신발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딱딱한 구두는 요통 때문에 신지 못하고 구두 대용의 신발을 색깔만 달리해 두 켤레를 번갈아 신고 있다. 그런 사연의 신발인지 모르고 ‘절약’, ‘구두쇠’란 착각을 한 듯하다. 그래, 고맙다. 하지만 아비는 신발보단 돈다발꽃이 더 좋단다. 황성기 논설위원
  • 수영장 광고 속 엄마가 ‘곰돌이 푸’로 변신한 사연

    수영장 광고 속 엄마가 ‘곰돌이 푸’로 변신한 사연

    가정용 풀장 세트의 홍보사진 속 여성모델이 난데없이 ‘곰돌이 푸’로 변신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한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정용 풀장세트를 수출하고 홍보에 쓸 사진을 보냈다. 하지만 실제 사우디에서 공개된 해당 제품의 홍보 사진은 원본과 지나치게 달랐다. 우선 상의를 탈의한 채 하의 수영복만 입고 있던 아빠와 아들의 상체에는 검은색으로 그려 넣은 ‘그림 티셔츠’가 걸쳐져 있었다. 어린 딸의 모습도 비슷했다. 원본에서 어린 두 딸은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데, 사우디판 광고에서는 역시 검은색의 ‘그림 티셔츠’로 맨살을 모두 가린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것은 엄마 모델이었다. 원본 속 엄마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실내 풀장 가장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보고 있는데, 사우디판 광고에서는 엄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엄마는 완전히 삭제되고, 대신 그 자리에는 뜬금없는 ‘곰돌이 푸’ 인형이 자리했다. 사우디판 광고의 이런 ‘변신’은 엄격한 샤리아법 때문이다. 사우디를 포함한 이슬람 국가들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여성이 가족 이외의 대중 앞에서는 함부로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고수하고 있다. 종교적 신념 탓에 광고 속 여성 캐릭터가 ‘변신’하거나 아예 사라진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이스라엘의 한 도시에서는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스머프’의 새 시리즈 포스터가 대폭 수정된 채 대중에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오리지널 포스터에는 인기 캐릭터인 스머패트와 똘똘이, 덩치, 주책이 등 주인공 캐릭터 4인방이 정면 배치 돼 있었지만, 이스라엘에서도 유대교 신자가 많기로 유명한 브네이 브락에 등장한 포스터에서는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스머패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도시에서는 유대교 풍습에 따라 여성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여성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스머패트 역시 여성으로 보고 포스터에서 얼굴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 안타는 윤달, 파묘·화장 예약 쇄도…“관리 힘든 무덤 없애자”

    손 안타는 윤달, 파묘·화장 예약 쇄도…“관리 힘든 무덤 없애자”

    오는 24일 윤달을 앞두고 개장 화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손을 타지 않는 윤달을 맞아 묘지를 개장해 화장한 뒤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자연장을 하려는 수요가 대거 몰려서다. 3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윤달은 ‘하늘과 땅을 감시하는 신이 없는 달’로 불경한 일을 해도 화를 면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 탓에 윤달에는 무덤을 파 이장하거나 수의를 장만하는 오랜 풍습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장묘 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며 이번 윤달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묘를 없애고자 하는 사람들이 느는 모습이다.청주시 장사시설 사업부가 운영하는 목련공원은 윤달이 시작하는 오는 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화장시설 예약이 100% 완료됐다. 이 공원묘지는 평소 총 6개 화로에서 하루 24회 가동한다. 윤달 기간(6월 24일∼7월 22일)에 개장 화장 수요가 급증하자 하루 42회로 75%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예약 기간은 기존 15일 전부터 시작했지만, 수요가 몰리는 윤달에는 30일 전부터 예약을 받았다. 목련공원 관계자는 “매일 자정 하루 단위로 윤달 기간 예약이 개시될 때마다 30분에서 1시간 만에 모두 완료된다”면서 “추가 예약이 가능한지 묻는 전화만 하루 20∼30통에 달한다”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립승화원도 윤달 기간 개장 화장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3일 기준 이 시설에서는 하루 총 41건 개장 화장 내달 3일까지의 예약이 끝났다. 인천가족공원 화장시설도 오는 24일부터 내달 3일 사이 개장 화장을 하려면 대기 예약을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개장 화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국 58개 화장시설 윤달 예약 기간을 15일 전에서 30일 전으로 연장했다. 이들 화장시설은 윤달 기간 예비 화장로를 추가 가동하고 운영시간을 연장해 화장 횟수가 일평균 1∼6회에서 2∼8회로 늘렸다. 청주시 장사시설 사업부 관계자는 “관리가 힘든 무덤을 없애려는 사람이 최근에는 늘고 있는 추세였는데, 여기에 윤달까지 겹치면서 개장 화장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과 교수는 “조선시대 풍속을 정리한 책인 ‘동국세시기’ 등에 보면 윤달에 이장하는 문화가 기록돼 있다”면서 “풍수지리, 도교 사상 등에 영향을 받은 풍속이 현대까지 전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누워서 흡연하면 잡아서 신문 재배지 늘자 금지 상소 빗발쳐 “범법자 양산” 금연법 결국 좌초 담배는 광해 8년인 1616년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급격히 확산돼 60여년 뒤에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일본에서 재배되던 풀인데 잎이 큰 것은 7, 8촌(寸)으로 가늘게 썰어 대나무나 은으로 만든 통에 넣어 피우는데 맛은 쓰고 매우며, 가래 치료와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담배에 대해 설명했다. 또 오래 피우면 간을 상하게 하고 눈을 어둡게 한다고 했다.숙종실록 8권 1679년 7월 12일자에는 집사(執事)들에게 향소에서는 예를 갖추도록 지시했으나, 기대거나 누워 담배를 피웠다며 임금이 이들을 모두 잡아 신문하고, 보고하지 않은 감찰관도 함께 신문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임금이 승지와 집사들에게 왕실 제사 때는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직접 지시한 기록이 실록 여러 곳에 있다. 담배가 부정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정조 1년인 1777년이다. 임금은 “술과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라는 조항은 있지만,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공연히 담배를 못 피우게 해 시끄러운 일만 야기되었다. 담배는 기호품인데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고 생각이 안 나겠는가. 앞으로는 술만 금하도록 하라”고 명했다. 18세기 초에는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 금지를 요청하는 상소가 잇따랐다. 영조실록 39권 1734년 11월 5일자는 장령 윤지원의 상소로 “담배의 해독은 술보다 더욱 심하니 과조(科?)를 엄격히 제정하여 시골에서는 심지 못하게 하고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60여년 뒤에 담배의 재배면적은 더욱 늘어났다. 호남 위영사 서영보는 “고구마는 번식력이 좋아 10년이 지나지 않아 지금의 담배나 수박처럼 전국 어디서나 물과 불처럼 흔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1797년 정조는 사복사 제조 이병모와 농정 전반에 관해 논의하던 중 “남초를 심은 전지에 모두 곡식을 심게 하면 몇만 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하자 이병모 역시 “기름진 토지에 다 남초를 심으니 이것이 가장 애석합니다”라며 담배 재배금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보고했다. 담배 금지 상소가 잇따를 만큼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당연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주요 뇌물수단이 될 정도로 가격이 좋았다. 숙종실록 6권 1677년 12월 4일자는 무인 서치가 담배 1태(?·말 한 마리에 실을 수 있는 양)를 이조판서의 사위에게 뇌물로 주고 감찰에 제수되었으며, 집의(執義) 안의석은 금을 주고 관직을 구했으니 삭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870년 12월에는 보은군수가 뇌물을 받아 처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고장의 수령이 담배 100근을 또 뇌물로 받아 고종이 노발대발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식량공급에 문제가 될 정도로 담배의 경지 잠식이 심각했지만, 역대 임금들이 금연령 또는 재배금지령을 미룬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순조 8년인 1808년 11월 19일 보문각에서 열린 역대군감 강론에서 임금은 “이른바 남초가 위와 담을 치료하는 데는 유효하다 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의문이다. 근래 들어서는 세속의 풍습이 이미 고질화되어 젖먹이만 면하면 긴대에 담배를 피운다. 속습이 이 지경인데 금지할 수 없겠는가?”했다. 각신 박종훈은 “몸에 이익이 없는데도 좋아하는 것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만약 이를 법으로 금지시킨다면 범법자를 양산할 것입니다”라며 금연법을 반대했다. 임금은 슬그머니 화재를 술의 폐해로 돌렸고 끝내 금연법은 제정되지 못했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동맹국의 흔쾌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동맹국과의 외교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가꾸어야 하는 이유다. 플루타르코스(46?~120?)의 ‘비교열전’은 이런 철칙에서 벗어난 그릇된 외교로 인해 동맹국에서 증오를 받고 급기야 전쟁의 씨앗을 뿌린 사례를 전한다.때는 기원전 462년이다. 스파르타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땅이 갈라지고 타이게토스 산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지는 강진이었다. 온 시민들이 인명과 재물을 구하느라 아수라장이 되자, 스파르타의 지배를 받던 메세니아의 농노인 헤일로타이(heilotai)들이 반란을 일으켜 스파르타를 공격했다. 반란군의 힘이 거세져 자신들의 군대만으로는 진압할 수 없게 되자, 스파르타는 인근 펠로폰네소스 동맹국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아테네에까지 지원군을 요청했다. 기원전 481년 페르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체결한 ‘그리스 동맹’이 그 근거였다. 스파르타의 구원 요청을 받은 아테네는 파병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평소 스파르타의 강건한 기풍과 검약의 풍습을 자주 칭찬할 만큼 스파르타에 우호적이었던 아테네 최고의 장군 키몬(BC 510?~449)의 강력한 호소에 설득되어 아테네는 중무장 보병 4000명을 파병했다. 스파르타인들은 막상 키몬이 통솔하는 용맹스럽고 질서 정연한 아테네군을 보자 그만 겁을 집어먹었다. 혹 자유민으로 구성된 아테네군이 스파르타가 노예로 삼은 헤일로타이들이 같은 그리스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리스 국가들은 그리스인을 노예로 삼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으니. 또 아테네인들의 자유로운 기풍이 헤일로타이들에게 자유의 열망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무슨 이유였는지 스파르타인들은 자세한 해명도 없이 아테네군이 정변을 일으키려 한다는 누명을 씌워 그들이 성에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이는 외교 관례에 어긋난 파렴치한 행위였다. 스파르타인들이 원군을 불러놓고 나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도로 쫓아내자 아테네인들은 그들을 증오하게 되었다. 이에 분노한 아테네 민중에 의해 키몬은 10년간 도편 추방까지 당했다. 페르시아를 물리친 혈맹이던 양국은 이 일로 신뢰가 깨졌고 적대적이 되었다. 훗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에서 맞싸우게 만든 씨앗인지도 모른다.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는 북한에 대적하고 자유통일을 이루는 도정에 한·미 공조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미국 조야의 견제 목소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대북 유화 정책을 경계하는 신호다. 혈맹의 신뢰를 잃지 않는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 신뢰를 저버린 스파르타의 외교적 실패를 거울삼을 일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1500년 전 신라, 제물 흔적 인골… ‘에밀레종 설화’ 우연은 아니었네!

    1500년 전 신라, 제물 흔적 인골… ‘에밀레종 설화’ 우연은 아니었네!

    시신 머리·성문 방향 일치…인신공양 흔적 국내 첫 발견 해자서는 터번 쓴 토우 나와…‘병오년’ 적힌 목간도 발견돼신라의 천년 왕궁, 월성 성벽에서 1500여년 전 제물로 바쳐진 사람의 뼈가 발견됐다. 경주 월성 서쪽 성벽 기초층에 박힌 인골 두 구는 국내에서 처음 구체적으로 발견된 ‘인신공양’의 흔적이다. 건물을 짓거나 제방을 쌓을 때 무너지지 말라고 사람을 묻는 인주(人柱) 설화가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16일 월성 발굴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종훈 소장은 “이전까지는 무덤에서 인골이 나오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나 시설물을 만들면서 사람을 제물로 제의에 쓴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설화로만 전해지던 이야기가 실제로 이뤄졌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골을 조사 중인 김재현 동아대 교수는 “2000년 경주국립박물관 내 신라 우물 안에서 발견된 어린아이 유골이나 이번 성벽 바닥 면에서 출토된 유골의 특징을 볼 때 신라시대 때 인신공양의 풍습이 의례행위로 존속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를 쇳물에 넣어 만들었다는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설화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벽은 5세기 전후 지어진 것으로, 인골 역시 같은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하늘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누워 있는 인골 한 구는 신장 166㎝의 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다른 한 구는 반대편 인골을 바라보는 형태로 얼굴과 한쪽 팔이 돌려진 상태로 묻혀 있었다. 159㎝ 키의 성인으로 성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인숙 학예연구사는 “인골들은 성벽을 본격적으로 쌓기 직전인 기초층에서 발견됐고 별도의 매장 시설이 없는 데다, 머리가 (현재는 유실된) 성문의 방향, 석렬 진행 방향과 일치하게 놓여져 있어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항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숨진 채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골은 자연 퇴적층에 1.5m 높이로 쌓인 흙에 묻혔고 그 위로 9m 높이의 성벽이 지어졌다. 인골의 얼굴과 몸 군데군데에는 나무껍질과 풀이 덮여 있었다. 인골의 발치에는 단경호, 연질소옹 등 토기 넉 점이 함께 묻혀 있었다. 발굴된 인골들은 DNA 분석, 대퇴부 콜라겐 분석에 들어가 식생활, 건강상태 등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밝혀 줄 전망이다. 주거지나 성벽을 짓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친 풍속은 고대 중국 상나라(기원전 1000~1600년) 때 유행했다. ‘고려사’ 충혜왕 4년(1343년)에는 ‘왕이 민가의 어린아이를 잡아다 새로 짓는 궁궐의 주춧돌 아래 묻는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다고 전한다.월성 북쪽으로 길게 늘어선 해자에서는 터번을 쓴 토우가 출토됐다. 눈이 깊고 코가 큰 얼굴에 오른쪽 팔뚝까지 자락이 내려오는 터번을 두른 토우는 신라와 페르시아 간의 교역을 보여 준다. 박윤정 학예연구실장은 “6세기 것으로 현재까지 나온 소그드인(이란계) 토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발굴된 7점의 목간은 신라시대 문자 활동이 활발했음을 증명한다. 병오년이라고 적힌 목간은 월성 해자에서 나온 목간 가운데 정확한 연대가 처음 확인된 것으로, 법흥왕 13년(526년)이나 진평왕 8년(586년)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법흥왕 때 목간이라면 지금까지 나온 삼국시대 목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왕경 정비 작업에 지방민을 동원하고 지방 유력자가 이들을 감독했음을 보여주는 목간, ‘아뢰고’라는 뜻으로 쓰인 백견(白遣) 등 신라 왕경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이두가 새겨진 목간도 함께 나왔다. 신라시대 유물로는 처음으로 곰의 뼈가 발견된 것도 눈길을 끈다. 경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경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년)에 축성을 시작했고 신라가 패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 1961년 사적 16호로 지정됐으며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2014년 12월 월성에서 시굴 조사에 나선 뒤 2015년 3월부터 본격 발굴에 들어갔다.
  • ‘제발 더 때려주세요’ 성인식 소년 위해 매맞는 여성들

    ‘제발 더 때려주세요’ 성인식 소년 위해 매맞는 여성들

    아프리카 부족들이 가진 고유의 풍습과 문화는 현대화가 깊숙히 자리 잡지 않은 탓인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최근 사진작가 제레미 헌터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을 통해 에티오피아 남쪽 오모 밸리 하류에 거주하는 하마르 부족들의 독특한 성인식 장면을 공개했다. 우쿨리 불라(Ukuli Bula)로 알려진 전통 의식은 이미 성인식을 치른 남성이 성인식을 앞둔 소년의 친척이나 여자 가족 구성원들에게 채찍을 가하는 다소 잔혹한 통과의례다. 여성은 우선 채찍의 효력을 낮추기 위해 몸에 버터를 칠한다. 트럼펫을 불고 노래를 부르거나 소년의 미덕을 극찬한 후, 축하의 마음에서 그에 대한 애정을 선언한다. 그리고 기꺼이 채찍을 맞는다. 채찍을 맞은 여자들은 자신의 상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소년을 향한 애정을 증명하며 자신의 용기와 진실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상처가 많을수록 소년이 남자로서 성숙하고 잘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도망가는 대신 매를 든 남성에게 다시 채찍을 휘둘러 달라고 간청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의식은 가족들을 결합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매를 맞은 여성이 훗날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일종의 보험증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여성의 등에 난 상처는 희생의 증거이기에 성인이 된 남자들은 어려운 시기나 긴급한 상황에서 매를 맞은 여성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반면 하마르 부족의 소년들은 두 가지 의식을 치러야 한다. 바로 할례와 소 뛰어넘기. 이는 어린 남자가 청년에서 성인으로 사회적인 도약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결정한다. 나체로 소 뛰어넘기를 성공하면 소년은 성숙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결혼도 할 수 있게 된다. 매 의식마다 약 200명의 하마르 부족원들이 참가해 삶의 변화를 맞이한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죽어가던 원술에게 물 한모금 안 준 농부…사망 책임 물을 수 있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죽어가던 원술에게 물 한모금 안 준 농부…사망 책임 물을 수 있나

    옥새를 빌미로 자칭 황제의 자리에 오른 원술. 그러나 거듭된 실정과 연합군의 공격으로 점차 힘을 잃어간다. 원술은 형인 원소에게 옥새를 넘겨주기로 하고, 회남을 떠나 원소가 있는 하북으로 향한다. 유비는 조조에게 빌린 5만 군사로 원술을 공격하고, 원술은 결국 모든 병력과 재산을 잃는다. 곁에 남은 사람은 조카 원윤뿐이다. 쫓기는 원술은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다. 그때 원술은 한 농가를 발견하고 물을 좀 달라고 한다. 하지만 원술을 증오하는 농부는 항아리 속의 물을 쏟아버리며 ‘물은 없고 내 피만 남았다’고 한다. 결국 원술은 물 한 모금도 얻어 마실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피를 토하고 생을 마감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원술은 자칭 황제의 자리에 오른 후 막대한 세금과 거대한 토목공사로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짠다. 그런 원술에게서 백성들의 마음이 떠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원술은 옥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취해 백성들이 처한 상황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니 조카 하나만 곁에 남은 피난길에서 죽기 직전까지도 ‘물을 내놓으라’고 명령할 수밖에. 그렇지만 그동안 핍박에 시달리던 농부가 원술에게 물을 줄 리 만무하다. 그때 농부가 원술에게 물 한 모금이라도 주었다면 원술은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 농부의 거절에 절망한 원술은 결국 죽고 만다. 이런 경우 물을 주지 않은 농부에게 원술의 사망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농부에게는 구조 의무가 있나 농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농부에게 원술을 구해줄 의무가 있어야 한다. 구조할 의무가 있는데도 구조하지 않았을 때는 통상 형법상 유기죄로 처벌된다. 유기죄는 ‘노유(幼),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 있는 자가 유기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다(형법 제271조 제1항). 즉, 구조를 해야 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 의무가 있어야만 한다. 구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그 사람에게 의무가 없다면 유기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법률상 보호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있을까. 먼저, 경찰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의해 술에 취해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 응급구호가 필요한 사람을 구호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를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요구되는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차량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운전자나 승무원은 도로교통법에 의해 사상자를 구호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잘못으로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초래한 것이므로 역시 마땅히 요구되는 의무다. 도로교통법과 유사한 취지의 규정은 수상구조법, 항공안전법에도 있다. 선박이나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선장, 기장, 승무원에게 구조의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아동복지법,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에는 보호·감독하는 사람이 보호받는 사람을 유기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민법에 규정돼 있는 친족관계에 의한 부양의무도 법률상 인정되는 보호의무의 일종이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18면 참조> 계약상 보호의무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의사와 간호사의 환자에 대한 보호의무, 유치원 교사의 어린이에 대한 보호의무 등이 그것이다. 원술에게 물을 주지 않은 농부에게 위와 같은 법률상이나 계약상의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아무리 황제라고 하더라도 법적 근거 없이 백성들에게 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백성들의 고혈을 뽑아 자신의 사욕을 채운 원술에게 하늘이 내린 천벌이라고 보는 것이 차라리 알맞아 보인다. ●성경에 빗대면 ‘착한 사마리아인’ 원술과 유사한 사례는 성경에도 등장한다. 한 유대인이 강도를 당해 길가에 쓰러져 있었다. 그런데 상류계급이었던 제사장은 그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간다.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대인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사마리아인이 쓰러져 있는 사람을 구해 준다. 이러한 경우를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라고 한다. 자신이나 제3자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데도 일부러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해서 구조를 하지 않는 경우를 처벌하는 법률을 의미한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도덕적인 의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워 강제한다는 특징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논쟁이 많은 법률 중의 하나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두고 있는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국회의원들의 발의로 구조불이행죄 신설을 위한 형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많은 이들이 역사책에서 배웠던 ‘고려장’이라는 것을 보자. 늙은 부모를 산속에 버려두었다가 부모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는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많은 이들이 고려시대의 풍습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고려장은 일제강점기에 무덤에 함께 묻은 부장품을 탐낸 일본인들이 도굴을 위한 명분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게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다. 만일 실제로 고려장이 일어난다면 단순히 유기의 문제로 그칠 수 있을까. 지난해 1월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친부와 계모가 여섯살 난 아들에게 하루 한 끼만 먹였다. 심지어 락스 2ℓ를 온몸에 붓거나 옷을 모두 벗긴 채 찬물을 뿌려 화장실에 방치했다. 당시는 한겨울이었고 기온은 영하 8도까지 떨어졌다.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친부와 계모는 아들을 방치한 것은 맞지만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들이 이미 영양실조 상태였던 점, 난방도 되지 않는 화장실에 옷을 벗긴 채 장시간 방치한 점 등을 근거로 친부와 계모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살인에 대한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법원도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살인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고려장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유기치사죄가 아닌 살인죄가 성립한다. 혼자 생존할 능력이 없는 부모를 산속에 방치하면 결국 사망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부모를 버린 것이다.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이라는 결과도 이미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결국 살인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농부에게는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생명에 대해 급박한 위험이 있는 사람을 구호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것을 법률로 강제해야 할 것인지는 좀더 검토해 봐야 한다. 형사처벌이 과연 사회 구성원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데 적절한 수단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구호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런 여러 관점에서 원술에게 물을 주지 않은 농부를 처벌할 수 있을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 : 결과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의 발생을 알고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서 확정적고의(確定的故意)와 대비됨
  • [말빛 발견] 따라가지 못한 사람 ‘미망인’

    ‘영윤’은 중국 초나라 때 최고 직위의 관직이다. 초의 문왕이 죽자 당시 영윤이었던 자원이라는 사람이 문왕의 부인을 유혹하고 싶어졌다. 그는 궁 옆에 새 건물을 짓고 ‘만’(萬)이라는 의식을 치른다. 이것은 군대를 훈련할 때나 하는 행사였다. 이 소식을 들은 문왕의 부인은 이렇게 한탄한다. “영윤은 적을 치는 데는 생각이 없나 보다. ‘미망인’ 곁에서 이러고 있으니.” ‘춘추좌씨전’에 전하는 내용이다. 여기서부터 ‘미망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망인’은 이렇게 아주 오래된 말이다. 이천 년도 넘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우리도 쓰게 되고, 의미에도 변화가 온다. 문왕의 부인은 ‘미망인’을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미망인’은 본래 이렇게 일인칭으로 쓰였다. 그것도 자신을 한껏 낮춘. 원뜻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아직(未) 따라 죽지(亡) 못한 사람(人)’이 ‘미망인’이었다. 문왕 부인은 ‘미망인’에 이런 뜻을 담았다. 당시의 풍습과 생각, 시대상을 보여 준다. 아내는 남편에게 딸려 있고 죽음도 같이해야 한다는 사고가 지배하던 시절이다. 지금 우리에게 ‘미망인’은 일인칭이 아니다. 제삼자를 가리키는 삼인칭으로 쓴다. 그러면서 고결함으로 포장된 말처럼 사용하려 하기도 한다. ‘과부’가 비하적이라면, ‘미망인’은 반대인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이천 년 전의 생각은 아직 강하게 묻어 있다. ‘미망인’에 대응해 남자를 가리키는 말은 없다. 남성 중심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오래 써 온 관습이어서 버리기는 만만치 않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가롯 유다 역 맡은 청년, 연기하다 진짜 사망

    가롯 유다 역 맡은 청년, 연기하다 진짜 사망

    은 30냥에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 부활절을 맞아 가롯 유다 역할을 연기하던 청년이 실제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매년 부활절이면 예수 십자가사건을 재현하는 풍습이 있는 멕시코 바랑키야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성 금요일이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랑키야스에서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재현하는 야외의식이 진행됐다. 사망한 청년 호세(23)는 연극에서 가롯 유다의 역을 맡았다. 12명 제자 중 유일하게 예수를 배반하고 대제사장에게 팔아넘긴 유다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자책감에 목을 매고 자살했다. 예수를 넘겨주는 대가로 받은 은 30냥은 죽기 전 대제사장에게 돌려줬다. 유다의 역을 맡은 호세는 각본에 따라 나무에 목을 매야 했다. 청년은 엎어 놓은 쓰레기통 위에 올라 나무에 맨 줄을 목에 걸었다. 여기까진 예정대로 진행된 상황이지만 청년이 순간 균형을 잃으면서 비극이 벌어졌다. 쓰레기통이 쓰러지고 실제로 목을 맨 꼴이 된 청년은 살려고 바둥댔지만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저 실감나는 연기로 봤을 뿐이다. 목에 걸린 줄을 벗겨보려 안간힘을 쓰던 청년은 잠시 후 힘없이 늘어졌다. 그런 상태로 시간이 흐르자 그제야 주변 사람들은 뭔가 잘못된 걸 알아챘다. 황급히 달려가 청년을 내려놨지만 호세는 깨어나지 못했다. 앰뷸런스를 타고 긴급 출동한 의사가 살려보려고 애를 썼지만 청년은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목격자는 "청년이 사고를 당했을 때 바로 도왔더라면 목숨을 건졌을지 모른다"면서 "연기로 알고 지켜본 사람들이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신자가 많은 중남미에선 고난주간과 부활절에 맞춰 예수의 고난을 재현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하지만 유다 역을 맡은 사람이 유다처럼 똑같이 목숨을 잃은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한국 와서 7년 만에 얻은 한 표 바빠서 투표 못한다는 건 핑계”

    “한국 와서 7년 만에 얻은 한 표 바빠서 투표 못한다는 건 핑계”

    선관위 다문화선거교육 참여 “아이들 행복한 미래 만들 사람” “공약 꼼꼼히 비교해 뽑을 것” “한국에 와서 투표권을 갖기까지 7년이 걸렸어요. 어렵게 얻은 한 표를 소중히 여기고, 신중하게 투표할 겁니다.”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베트남 출신 여성 리엔(27)씨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날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2010년 결혼과 함께 국내에 입국해 2015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첫 선거여서 걱정도 되고, 투표 과정에서 실수하지는 않을까 긴장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들처럼 투표할 수 있다는 자체로 기쁩니다.” 이날 리엔씨 같은 다문화가정 여성 11명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진행한 ‘다문화선거교육’에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에게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강조하며, 단지 바쁘다고 투표에 참석하지 않는 국민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공약을 꼼꼼히 비교해 대한민국을 이끌 훌륭한 대통령을 뽑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선거교육은 국내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위한 자리였다. 리엔씨는 지난해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서투른 한국말, 육아 부담 등으로 도저히 투표소로 향할 엄두가 나지 않아 투표를 포기했다. 그는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 투표하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정치에 큰 관심이 생겼기 때문에 5월 9일에는 꼭 투표소에 갈 계획”이라며 다짐하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이를 키우며 바리스타 일을 하는 그는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특히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만들 사람이 누군지 따져보고 있다. 한국에서 두 번째 대선을 경험한다는 박선행(31)씨는 설렘보다는 신중함이 앞선다. 베트남인으로 2006년 결혼한 박씨는 2011년 국적을 취득한 이후 2012년 대선, 2014년 지방선거,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했다. “결혼 후 5년이 지나서야 선거권을 얻을 수 있었다”는 박씨는 사전투표와 부재자투표 등 다양한 제도를 말하며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자신들의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국민에게 관심을 갖는 대통령,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 믿음을 깨지 않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고 덧붙였다. 결혼이주 여성은 혼인 신고 후 국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면 국적 취득을 위한 귀화 신청 자격을 받는다. 또 이로부터 1년 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우리나라 언어와 풍습 등에 대해 귀화시험을 치러 국적을 취득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혼인귀화자는 2014년 1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 10만 852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공직선거법은 만 19세 이상의 국민에게 선거권을 주도록 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외국인도 영주권을 받은 지 3년이 넘으면 투표권이 생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제주 고사리 좀 꺾어수과?

    제주 고사리 좀 꺾어수과?

    제주의 봄나물은 고사리다. 봄이 찾아온 제주 들판과 숲에는 요즘 야생 고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고사리를 찾아내는 눈맛과 툭툭 꺾는 손맛에다 직접 꺾은 햇고사리를 먹어 보는 고사리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최근에는 관광보다는 고사리만 꺾으러 다니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육지 사람들까지 고사리 꺾기 행렬에 가세했다.고사리가 뭐길래, 4월 제주에서는 마치 수렵 채취하던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너도나도 들판으로 숲으로 야생 고사리를 찾아 나선다. 제주 자연이 봄이면 아낌없이 주는 노다지 야생 고사리. 제주섬은 요즘 온통 고사리앓이 중이다. ●해녀들도 잠시 물질 멈추고 바다 아닌 들판으로 “고사리 좀 꺾어수과?” 4월 제주의 봄 인사는 고사리다. 진료실의 의사도 연구실의 교수도 휴일이면 한번쯤은 고사리꾼으로 변신한다. 심지어 해녀들도 잠시 물질을 멈추고 바다가 아닌 들판으로 향한다. 노인들로 넘쳐 나던 시골 동네 병원은 갑자기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비수기를 각오해야 한다. 시골동네 경로당도 마을회관도 개점휴업이다. 할망(할머니), 하르방(할아버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고사리 사냥을 떠난 탓이다. 제주에서 야생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딱 한 달간. 5월 하순이면 고사리 잎이 펴 버리고 줄기가 단단해져 맛도 없다. 야생 고사리는 아직 잎이 피지 않고 동그랗게 말린 새순을 꺾는다. 고사리를 잡아채 톡톡 툭툭 꺾는 손맛은 느껴 본 사람들만 안다. 들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록색의 가늘고 긴 고사리는 백고사리, 가시덤불 등 그늘에서 자란 진한 갈색의 통통한 고사리는 흑고사리다. 고수 고사리꾼는 흑고사리만 고집해 곶자왈 가시덤불로 뛰어들고 초보 고사리꾼은 들판의 백고사리에도 만족해한다. 조상 모시기에 유별난 제주의 제사상에는 반드시 고사리가 올라간다. 집집이 그해 꺾은 햇고사리를 잘 보관했다가 정성껏 제사상에 올린다.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16일 “봄에 제사상에 올릴 고사리를 미리 충분히 꺾어 놓아 보관해 두는 게 제주사람들의 오랜 풍습”이라며 “가시덤불을 헤쳐서라도 봄에 질 좋은 고사리를 좀 꺾어 둬야만 조상들 볼 면목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야생 고사리 줄기는 꺾어도 아홉 번까지 새순이 돋아난다. 4월 중순부터 제주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이 비는 고사리를 땅속에서 쑥쑥 키워내 ‘고사리 장마’라 부른다. 고사리 장마철이면 앞사람이 지나간 곳을 뒤따라 가도 금세 자란 새 고사리를 만날 수 있다. 제주에는 ‘고사리는 아홉 성재(형제)다’는 속담도 있다. 고사리처럼 자손들이 강하게 자라고 번성하기를 바라는 제주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사리 꺾기 고수는 혼자, 하수들은 몰려 다녀 제주 고사리는 예로부터 ‘귈채’라 불리며 임금님께 바친 진상품으로 쫄깃하고 뛰어난 맛과 향기를 자랑한다. 곶자왈이며 오름(기생 화산) 등 제주의 청정 자연환경이 키워내 제주산 고사리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최고의 품질답게 소고기보다도 비싸다. 1㎏ 제주 한우 등심이 7만원여원인데 잘 말린 제주 햇고사리는 12만~13만원을 호가한다.시골의 할망들은 고사리 철이면 한 달 동안 부지런히 발품 팔아 200만~300만원을 거뜬히 번다. 제주 오일장에 내다 놓으면 관광객들에게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최근에는 고사리 꺾기에 관광객도 가세했다. 관광은 뒷전이고 고사리만 꺾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다. 박미정 제주올레 홍보팀장은 “봄이면 어느 올레길에 고사리가 많이 있는지 문의 전화가 온다”며 “올레길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고사리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어 올레길도 즐기고 고사리도 꺾는 올레길 고사리 투어객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제주 이주민들은 고사리철이면 신바람이 난다.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야생 고사리 꺾기에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겁다. 이주민 김민희(52)씨는 “제주 토박이들은 어디선가 크고 굵은 고사리를 수북이 꺾어 오지만 고사리 꺾기 초보 이주민들은 작은 고사리에도 만족해한다”며 “고사리 꺾기에 푹 빠져 꿈에도 고사리 꺾는 꿈을 꾸곤 한다“고 말했다.제주 토박이에겐 나만이 알고 있는 고사리 포인트가 있다. 할망들은 며느리에게도 고사리 포인트를 안 알려준다고 한다. 야생 고사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한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는 요즘 고사리꾼들로 넘쳐난다. 남원 토박이 김만수(53)씨는 “여행객까지 가세하면서 요즘 남원 들판에는 고사리보다 고사리꾼들이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며 “고사리 꺾기 고수들은 나만의 포인트를 찾아 혼자 가고 하수들은 여럿이 몰려 다닌다”고 말했다. 조선 중기 제주에서 10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정온(1569~1641)은 야생 고사리를 즐겨 먹었고 인조반정으로 제주에서 풀려난 후 병자호란을 겪은 뒤 그의 은거지도 고사리를 캐는 집이라는 뜻의 채미헌(採薇軒)이라 지었다. 고사리철이 되면 119도 바짝 긴장한다.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고, 고사리 채취객 등을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 홍보에 발 벗고 나선다.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 75건(8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5건(48명)이 고사리를 채취하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고다. 제주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숲속에서 고사리를 꺾다 보면 나도 모르게 더 깊은 숲속으로 자꾸 들어가게 돼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 있고 더구나 제주 지리에 밝지 않은 관광객이나 이주민들은 주의해야 한다”며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전화와 호루라기 등 연락 가능한 장비를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9~30일 한남리서‘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 야생 고사리가 절정을 이루는 이달 말이면 제주에서는 고사리 축제가 열린다. 오는 29~30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국가태풍센터 인근)에서는 ‘생명이 움트는 남원읍, 몽클락헌(몽특한) 고사리와 함께’라는 주제로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가 열리는 한남리 일대는 제주에서 야생 고사리가 가장 많은 곳이다. 고사리 꺾기와 고사리를 삶고 말리는 제주 고사리 풍습, 고사리를 넣은 흑돼지 소시지 등 고사리 음식 만들기, 고사리 염색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고사리 축제를 기념해 머체왓 숲길 걷기대회도 열린다. 머체왓 숲길은 남원읍 한남리 공동목장 일원에 야생화 숲길, 돌담쉼터, 머체왓 전망대, 산림욕 숲길, 목장 길, 머체왓 집터, 서중천 숲 터널 등 6.7㎞ 코스다. 머체왓 숲길 중간지점에는 40~50년 전에 마을주민들이 거주했던 머체왓 마을집터와 올레 등을 부분적으로 복원해 놓았고 방목 중인 소와 말들을 구경하면서 목장길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축제 기간 오토캠핑장도 운영한다. 남원읍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제주 들판에서 고사리를 꺾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봄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여서 관광객도 잠시나마 고사리 삼매경에 빠져 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석촌동 ‘돌마리 대동제’서울 3대 마을축제 지정”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석촌동 ‘돌마리 대동제’서울 3대 마을축제 지정”

    송파구 석촌동 원주민들로 구성된 돌마리 애향회에서 30년째 이어오고 있는 ‘돌마리 대동제’가 서울의 3대 마을축제로 선정됐다. ‘돌마리 대동제’는 매년 음력 10월1일 돌마리 전통마을의 제례를 지내오던 미풍양속으로 향토문화정신을 계승하고 주민화합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로 송파구 석촌동 원주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은 “금년에 개최나이가 30년째를 맞이한 ‘돌마리 대동제’가 서울의 3대 마을축제로 지정됐다”며, 금년에는 제례의식 뿐 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개최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돌마리 대동제’는 지금까지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어왔을 뿐 행정기관은 일부 예산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서울시예산이 6백만 원이 지원됐고, 금년에는 서울시 30플러스 마을축제에 선정되면서 3천만 원의 서울시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의 3대 마을축제를 지정하고 예산을 확보하기까지는 강감창 의원의 적극적인 제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임으로써 추진될 수 있었다. 강감창 의원은 서울시내에서 30년이상 이어져오고 있는 마을축제를 파악하여 특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고, “종로구 ‘단기 4350년 어∙개천절 대제전’, 용산구 ‘남이장군 사당제’, 송파구 ‘돌마리 대동제’가 서울시 3대 마을축제인 ‘30+마을축제’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2017년도 ‘돌마리 대동제’행사는 11월 18일 전야제, 19일 본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전야제는 마을 주민의 화합을 위한 석촌동민의 날 행사가 열리고, 본행사 당일에는 제례는 물론, 돌마리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옛 모습이 담긴 돌마리 사진전도 함께 개최된다. 강감창 의원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사업은 도시의 미래가치를 만들어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도 돌마리 대동제는 물론 “돌마리 주민들의 삶의 모습과 풍습을 재조명해 보는 다양한 역사문화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머패트 삭제된 유대교 전용 ‘스머프’ 포스터…왜?

    스머패트 삭제된 유대교 전용 ‘스머프’ 포스터…왜?

    애니메이션 ‘스머프’의 새 시리즈가 이스라엘에서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도시에서는 다른 개봉 국가와는 조금 다른 ‘유대교 전용 포스터’가 걸렸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도 극단주의 유대교 신자가 많기로 유명한 도시인 브네이 브락의 길거리에 곧 개봉할 애니메이션 ‘스머프 : 비밀의 숲’ 대형 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리지널 포스터에는 스머프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인 스머패트(Smurfette), 똘똘이(brainy), 덩치(Hefty), 주책이(Clumsy) 등 주인공 캐릭터 4인방이 정면에 배치돼 있는데, 브네이 브락에 등장한 대형 포스터에는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스머패트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는 유대교 풍습에 따라 여성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여성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인 스머패트 역시 여성으로 간주해, 스머패트의 얼굴을 포스터에서 삭제한 것. 여성 얼굴을 사진에서 아예 삭제하거나 남자로 합성한 사진이 유대교 중심 커뮤니티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이스라엘의 정통 유대교 신문사 두 곳은 당시 출범한 새 내각의 기념촬영 사진을 실으면서 두 여성 각료 대신 남성들의 사진으로 둔갑시키거나 여성 장관들의 얼굴을 검은색으로 칠해 버렸다. 2015년에는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 규탄 행렬 사진을 보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본래 사진에 있던 여성들을 삭제하고 편집하기도 했다. 모든 이스라엘 신문사가 이 같은 방침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정통 유대교 공동체에서는 여성에게 전화 통화를 정결하게 하고 부적절한 내용으로 채워진 웹사이트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일상생활의 엄격한 통제를 강요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젊은 예술가 4인의 색다른 실험, 눈에 띄네

    젊은 예술가 4인의 색다른 실험, 눈에 띄네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2017 금호영아티스트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엔 손경화, 이동근, 최병석, 황수연 등 4명의 작가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4개의 전시공간에서 각자 개인전을 갖는다.① 최병석, 기발한 상상이 녹아든 예술 기발한 상상으로 발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최병석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작가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반응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최근 가족이 기거할 집을 지으면서 세 사람분의 삶을 책임지는 ‘3인용’ 예술가로서의 갈등과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더 큰 물과 배’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느낀 감정과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을 가시화한 설치작품들을 선보였다.② 황수연, 내밀한 물성에 깃든 생명력 작가 황수연은 물질에 관심이 많다. 모래, 알루미늄 포일, 종이, 고무줄, 파스텔과 같이 가장 기초적인 성질을 집요하게 탐색하면서 이 재료들을 조각화하고 다시 물질로 돌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작가는 재료를 두드리고 자르고 뭉치고 칠하면서 내밀한 물성을 끄집어낸다. ‘도는 달걀’이라는 제목으로 작가에 의해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된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전반을 채우는 검은 조각 ‘종이얼굴, 종이몸’은 언뜻 단단한 재료로 된 조각처럼 보이지만 실은 연약한 종이로 만들어진 인체의 형상이다. 작가는 모래에 본드를 부어 굳히거나(‘더 무거운’), 알루미늄 포일을 망치로 무수히 두드려 원래의 기능과 형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덩어리들을 만들었다(‘더 단단한’).③ 이동근, 미지의 세계·장소 조형화 이동근 작가는 불완전한 이해와 정보가 촉발하는 상상의 가능성에 대해 실험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한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한번도 가보지 않고 경험하지 못한 장소에 대해 정보를 채집하고 추정과 상상을 더해 조형화한다. 상상의 결과는 회화와 조각, 혹은 소설과 같이 텍스트가 되기도 한다. 그는 “살고 있는 장소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정보 속에서 살면서 가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면서 “이색적인 풍광과 풍습을 지닌 그린란드를 전시장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미지를 위한 부표’는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정보를 채집하고 상상해 온 미지의 장소 그린란드를 향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④ 손경화, 도시산책 프로젝트 구현 작가 손경화는 ‘사이의 공간: 언어, 시간,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미디어와 사운드, 텍스트와 드로잉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도시산책 프로젝트를 구현했다. ‘그 사이; 여기 있음, 없음’은 화사한 톤의 밝은 빛이 가득한 홀로그램 천 장막이 직선과 원, 곡선의 형태로 드리워져 있는 설치 작품이다. ‘어디에도 없는 파편의 공간; 이름없는 사물, 실체없는 이름이 있는 곳’이라는 제목으로 LED 막대조명으로 추상적인 풍경을 만들고 각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운드작업으로 공간을 채웠다. 2004년 시작된 금호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잠재력이 돋보이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총 65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전시는 4월 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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