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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묘문화 개선해야 한다/김동익 새문안교회 목사(서울광장)

    산자(생자)를 위한 땅은 점점 좁아져가는데 비해 죽은자(사자)를 위한 땅은 점점 넓어져가고 있다.이런 상태로 계속되다가는 국토의 묘지화가 우려된다.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묘지수는 1천9백만기로서 전국토의 약 1%인 9백60만㎡를 차지하고 있다.서울 면적의 1.7배에 달한다.해마다 25만명의 사망자중 85%인 22만여명이 매장됨에 따라 여의도의 1.3배 규모인 10㎢의 땅이 묘지화되고 있다. 한국장묘연구회의 보고에 의하면 산 사람이 1인당 차지하는 대지면적이 44.5㎡(13.5평)인데 비해 죽은 자가 차지하고 있는 1인당 묘지면적은 50.5㎡(15.3평)나 된다고 한다. 수도권 지역의 산세가 완만하고 경관이 좋은 곳은 묘지 아니면 골프장으로 채워지고 있고,특히 일부 몰지각한 저명인사와 부유층은 호화분묘를 만들어 사회의 빈축거리가 되고있다.이들은 매장에 관한 법률을 아예 외면하고 있는듯 하다. 현행 묘지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분묘의 면적은 기당 20㎡(6평)이내이고,합장의 경우도 25㎡(7.5평)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그러나이러한 법률이 특권층에 의해 사문화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묘지문제는 법률적 규제 이전에 국민의 의식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동양의 풍수지리설과 유학의 조상숭배 사상의 영향으로 명당자리에 호화묘지를 만드는 것이 효도이고,가문을 빛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선조의 정신을 이어 받으려는 내용 보다는 좋은 묘지를 만들려는 형식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다. 고대 인도의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젊은 왕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명당자리에 묘지를 잘 마련하였다.한 해가 지난뒤 기일이 되어 왕은 어머니의 묘지에 가 보았다.묘지만 쓸쓸히 있는 것 같아서 석등을 비롯하여 여러 동물들의 조각상들을 묘지주변에 세웠다.그 다음해에도 어머니 묘지에 가 보았다.묘지 주변이 허전한 것 같아서 담을 쌓고,묘지옆에 대궐도 지었다.나무도 심었다.여러해 세월이 흘렀다.왕이 다시 묘지를 찾아 갔었다.묘지 뒷동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묘역의 경관도 좋고 대궐도 웅장하고 망부석도 담장도 아름다운데 잡초가 우거진 가운데 부분이너무 초라하게 보여 눈에 거슬렸다.왕은 신하에게 명령하기를 담장안에 있는 볼품없이 잡초로 덮여있는 부분을 파 없애버리라 했다고 한다. 외양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결국 본질을 상실하고 만다는 의미의 설화이다.그래서 인도사람들은 이 설화에서 교훈을 찾아 사람이 죽으면 매장하기 보다는 화장한다고 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흙으로 육체를 만든후 그 속에 영혼을 넣어주어 하나의 인격체가 되게 했다고 가르치고 있다.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하늘나라로 가고,육체는 썩어 흙이 될 뿐이다.흙이 될 시신을 위해 호화분묘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 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유가족 자신들의 위세를 드러내려는데 불과하다.묘지를 잘 만드는 것이 곧 효도라는 인식의 개혁이 있어야 하겠다. 당장 사망자 모두를 화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우리의 전통이나 관습,정서가 화장에 호의적이 아니다.또한 종교에 따라 화장을 허용치 않는 경우도 있다.그렇다고 현행 분묘의 폐습을 그대로 방치해 둘수는 없다.몇가지 개선점을 생각해 본다. 첫째,모든 묘지는 규격화,평준화해야 한다.현행법이 허용한 묘지규격(6평)도 너무 크다. 유럽의 대다수 나라에서는 묘지 크기가 대개 3평(10㎡)이내이다.이탈리아의 경우는 기당 1∼2평에 불과한다.법적규격을 절반정도로 축소해도 묘지로서 충분하다.「국민 누구도 예외없이 평준화된 묘역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만약 위반한 묘지에 대해서는 개선될때까지 해마다 벌과금을 중과해야 한다」 한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국립묘지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다.국립묘지에 갈 때마다 마음이 개운치 않은것은 계급이나 신분에 따라 묘지 크기가 다르다는 점이다.국립묘지부터 규격화,평준화되어 다른 사설 묘지의 본이 되고,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둘째,납골당을 각 지역별로 세워서 적극 활용토록 해야 한다.정부에서는 사회복지,국토이용의 측면에서 납골당을 전국 각지에 건축해야 할 것이다.납골당을 건축하되 음산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현대식으로 아름답고 경건한 모습으로 지어야 하고,특히 각종 종교의식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셋째,한시적 묘지제도를적극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일부 종교계에서 전개하고 있는 한시적 묘지제를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10년이상 매장된 시신은 거의 부식되게 마련이다.따라서 15년 이상된 묘는 화장해서 납골당에 안치할 수 있는 제도를 개발,발전시켜야겠다.모든 관립과 사설 묘지단지에는 반드시 납골당을 의무적으로 건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종교계가 앞장서서 묘지개선을 위한 의식 개혁운동을 전개해야 한다.전국에 3만여 교회가 있는데,자립하는 교회는 1만여곳 된다.대다수 자립하는 교회들은 자체 묘지를 가지고 있거나,가지려고 계획하고 있다.장례나 묘지제도는 종교의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각 교회가 묘지를 가지려고 하고 있다.이러한때 교회가 묘지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장묘개혁 「한국형 가족묘」로(사설)

    ◎서울시의 묘지난해소안을 지지한다 서울시가 심각한 묘지부족현상을 해소하고 장묘문화를 개선키 위한 아이디어로 「한국형 가족묘」를 개발,내년부터 시민에게 권장·보급키로 했다.전통에 따른 봉분묘를 유지하되 한개의 봉분을 둘러싼 대리석기단에 돌아가며 납골함을 설치,유해 12구를 봉안한다는 것으로 매우 바람직스러운 개선안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는 묘지난 때문만이 아니라 좁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도 장묘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그러나 화장을 꺼리고 매장을 선호하며 특히 풍수지리에 따라 조상의 묘자리를 잘 선택해서 모셔야 후손이 번창한다고 믿는 오랜 장례관습 때문에 묘지제도개선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후에도 3대가 오순도순 이번에 서울시측이 특허까지 얻어 공개한 한국형가족묘는 매장선호의 관습과 화장의 효율적 토지이용을 절충한 것으로 4인가족 기준 3대까지 1기의 묘에 모실 수 있는 현대적 가족묘방안이다.6평규모에 12구를 봉안하는 만큼 땅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시는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 묘지를 6백만원에 분양할 예정이어서 1구당 2평 기준 1백60만원인 일반묘지보다 경제적이다. 서울시뿐 아니라 보건복지부도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98년 시행을 목표로 하는 개정안은 묘지면적의 상한을 현재의 3분의 1이하인 3∼6평으로 낮추고 국유지등에 들어선 불법묘의 강제철거근거를 두고 있다. 이처럼 당국이 묘지제도개선에 적극적인 것은 국토의 1%인 3억평(982㎢)이 묘지인데다 매년 여의도면적의 3배인 2백70만평가량에 20만기의 묘가 새로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항공촬영 등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묘는 1천9백60여만기에 달하며 그 면적 3억평은 서울시면적의 1.5배,전국 모든 공장부지의 3배,총택지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땅이다.분묘 1기의 평균면적은 13평으로 살아 있는 국민 1인당 주택면적 4.3평의 3배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제쳐놓더라도 수도권은 3∼4년,전국적으로 10년내 묘지공급은 한계에 이르게 돼 있다.더욱이 전체 묘의 40%인 8백만기가 무연고묘로 추정되며 임협 등에 돈을내고 묘지관리를 위탁하는 후손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어 장묘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화장·납골당 선호 일반화되야 궁극적 개선방향은 묘지면적을 서구국가처럼 1.5평규모로 줄이고 봉분 대신 대리석판에 고인의 약력을 새겨넣는 평토장을 도입,묘지를 주거지부근 공원으로 만드는 길밖에 없다.매장기간도 단계적으로 50년정도로 줄여가야 한다.또 현재 22%인 화장을 보다 일반화하고 여러 곳에 납골당을 설치해야 한다. 지난 93년 유림의 강력한 반대로 정부의 장례제도개선작업이 무산된 바 있다.그러나 그후 사회지도층의 호화분묘 만들지 않기운동,LG그룹회장의 사후 화장 및 납골당건립,국가 헌납선언,동국대의 대규모 영탑(납골탑)공원조성 추진 등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천·수백년을 전해내려온 장묘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그러나 오랜 관습중 좋은 의미는 살려나가되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현실적 요구에도 부합하는 적절한 묘지제도를 찾아 정착시키는 개선작업은 꾸준히 추진되어야만 한다.이번서울시의 한국형 납골식 가족묘방안은 그런 차원에서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 요행 좋아하는 정치인들(이동화 칼럼)

    얼마전 어느 무속인이 예언서를 내고 화려한 출판기념회를 가져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그 자리에는 정·재계 등 각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기 때문이다.김일성사망 예언이 맞아떨어졌다고 해서 일약 유명해진 그 무속인은 이미 정치일정 등 한두해를 내다보는 예언서를 낸적이 있었다. 그 내용중 맞지 않은 것들이 여러가지 드러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모임에 참석한 것은 영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음이리라.이책을 포함하여 일부 역술인들이 이른바 대권점괘풀이를 책으로 쓰고 서문에는 대학교수가 추천사를 써준 것까지 있다.점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 대권의 향방을 놓고 무당 점쟁이 도사 등이 각광을 받는 것은 이상한 한국적 현상이다.우선 국민들이 대권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니 뭐든지 「대권」「대권」해야 팔린다.역술인들도 대권얘기를 해야 팔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들은 집필과 방송출연 등으로 드러내놓고 활동무대를 마련하고 있어 점술붐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에는 미신이라고해서 그런 책이있더라도 서점에서 뒷전에 보이지 않게 두었으나 요즘에는 드러내놓고 가장 잘보이는 곳에 잔뜩 진열해놓고 있다.방송도 국민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이유를 들어 무속인이나 역술가를 자주 출연시키고 있어 역술문화가 번지는데 기여하고 있다. 왜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그 근저에는 오랫동안 점술문화가 서민들의 그림자속에 살아있었고 그것이 허무맹랑한 일확천금의 꿈이 확산되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또 다른 직접적 이유는 이런 것에 초연해야 할 사회지도층에서 오히려 역술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사실 우리 정계·재계의 유력인사들 중에는 점을 신봉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총선이나 대선 지방선거등 모든 선거를 앞둔때면 이른바 유명하다는 역술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루어왔다.과거 여당의 어느 최고위원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지방의 관상쟁이를 찾아나선 것으로 유명했다.어느 야당총재는 얼마전 유명한 지관의 풍수지리설에 따라 왕기가 서린 터에 가족묘원을 마련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었다.어느 그룹 총수도 모든 일정을 점술가의 조언에 따라 결정했으나 구속된 적이 있다. 군출신인 전직대통령들도 주요 정치행사의 택일은 점술가들에게 물어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물론 외국에도 그런 예들이 있다.필리핀의 마르코스 전대통령이 운세좋은 날로 아예 호적상 생일조차 바꿔버렸다든가,심지어 미국의 레이건전대통령 역시 부인낸시여사가 점성가에게 받은 일정대로 움직였다고 해서 호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 또 조선왕조를 연 이태조가 한양을 새도읍지로 정할때에도 풍수지리의 대가들인 정도전과 무학대사의 이견에 끼여 고심하다가 정도전의 주장대로 북악산아래 왕성을 지은 것은 유명한 역사적 사실이다.이처럼 역술에 의지하기에는 동서고금이 없어 보인다.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인은 그도가 심하다. 정당공천때나 총선거때마다 점집을 찾아 자신의 운명은 물론 예상경쟁자의 신상명세까지 들고와서 그들의 운명과 자신을 비교해 달라는 촌극을 벌이는가하면 대선을 앞두고는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어느쪽에 줄을 서야 되느냐」는 문제까지 묻고다니는 정치인이 하나둘만이 아니라니 한숨이 나올 일이다. 정치인들이 역술에 빠지는 것은 우연의 요소에 의지하려는 비합리적이고도 비과학적인 태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이런 정치인은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해야 할 민주주의정치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부족함을 의미한다.미신에 의존하는 수준으로 어떻게 복잡다기한 국정을 이끌어 나갈수 있겠는가.국가대사,특히 중요한 정치일정을 역술에 많이 의존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개정통합선거법에서 각급선거일자를 명문규정한 것은 여러 다른 이유와 함께 부끄러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한 일이다. ○ 정치는 냉정한 이성의 바탕위에서 신념과 용기를 갖고 해야지 요행이나 바라는 자세를 갖고는 안된다.또 사회지도층,특히 정치인들이 역술에 의존할때 그 파급효과는 모든 국민에게 미칠수 밖에 없음을 자각해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그러면 사회분위기도 미신보다는 과학이,요행보다는 성실한 노력이 평가되는 쪽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한국이 점의 나라가 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 풍수지리·관상학 대학원 생긴다/대전대 내년 설립 추진

    ◎역학·기철학 등 이론에 사주보기 실습도/증산도 등 종교계인사·무속인 강사 초빙 우리나라 전통의 풍수지리와 관상학을 배울 수 있는 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 대전대학교는 지난달 25일 단학과,역학과,풍수지리학과 등 3개 학과에 정규석사과정 80명을 뽑게 될 「도교대학원」 신설을 포함한 97학년도 대학원 정원조정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도교대학원생들은 1,2학기에서 공통과목으로 중국철학사 조사,도교사,음양오행론,역학,무속학,노장강독을 배운 뒤 3학기부터 기철학,단학,풍수지리학,잡점술 등 기본과목을 연구하게 된다. 대부분 이론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4학기부터는 명상과 기수련,사주팔자와 관상보기 등 실습도 병행한다. 이외에 추명학,관상(수상)학,잡술(해몽,잡점술)학을 가르치게 될 단기과정은 현재 유사업종에 종사하는 무속인들도 지원할 수 있다. 이 학교 철학과 교수들이 공통과목을 교육하고 기본과목은 증산도,대종교,천도교,단군교 등 종교계 유명 인사와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무속인도 강사로 초빙된다. 철학과 조윤래교수(49)는 『점술과 풍수지리 등을 제도권으로 흡수,학문화하는 것이 대학원의 설립 취지』라며 『도교대학원은 전통문화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첫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이천렬 기자〉
  • “DJ의 용인 가족묘원 터 육관도사가 잡아준 명당”

    ◎“자손중에 반드시 큰인물 날자리”/말년운도 좋아… 돈문제가 옥에 티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지난해 5월 명당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묘봉리 산 156의 1에 마련한 가족묘원은 베스트셀러인 풍수지리서 「터」의 저자인 육관 손석우씨가 잡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발매된 시사주간지 NEWS+(뉴스 플러스)에 따르면 손씨는 이 터를 잡아주면서 『자손중에 반드시 큰 인물이 나며 하기에 따라서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그 이유는 『이 터가 풍수지리상 「천선하강」의 자리,즉 신선이 내려오는 터로 흩어졌던 인물들이 주위에 다시 모이고 좌절했던 일이 다시 복구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이 시사주간지는 소개했다.그러나 이 터는 말년 뒤끝도 좋은 명당이지만 한가지 돈문제로 끊임없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이 주간지는 손씨의 제자 도선의 말을 인용,덧붙였다. 손씨는 경위에 대해 『지난해 초 친지가 찾아와 「누가 남북통일을 완수할 영도자가 날 명당을 찾아달라」고 부탁해 왔다』면서 『그래서북한산에 봐 둔 명당을 소개했다』고 전했다.그러나 『이 터는 국립공원이어서 묘를 쓸 수 없으니 다른 자리를 봐달라』는 그 친지의 거듭된 부탁으로 다시 용인 땅을 소개했다고 말했다.그 과정에서 김총재의 차남 홍업씨가 찾아와 김총재가 명당을 찾고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총재 가족들은 1차로 김총재의 고향인 전남 신안 하의도에 있던 김총재 부모의 묘를 이 곳으로 옮겨와 합장했고,다시 한달 쯤 뒤 경기도 포천 천주교 묘역에 있던 김총재의 전처 거용애씨(54년 사망)와 여동생의 묘도 이장했다고 손씨는 전했다. 손씨는 『제자가 그려온 하의도 묘역도를 보니 그 곳은 「오공비천의 터」로서 지네가 하늘을 나는 형상이어서 이곳에 묘를 쓰면 그 자손은 심복부하가 많고 생명력이 끈질기나 최고의 자리에는 오를수 없다』고 덧붙였다.〈양승현 기자〉
  • 롯데 백화점(청량리 점) 큰불/4∼7층 8백평 태워 2억대 피해

    ◎1천1백여명 대피 소동/인명피해 없어… “용접중 불꽃 인화”/「대왕코너」 후신 27일 하오 1시42분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20의 69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4층 물품보관 창고에서 불이 나 4층부터 7층까지 4개 층을 태우고 1시간 20여분만에 꺼졌다. 4개 층 5천여평 가운데 8백여평이 타 2억5천만원(경찰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다행히 매장이 있는 3층 아래로는 번지지 않았다. 불에 탄 4층부터 7층까지는 옛 맘모스호텔 객실을 백화점 매장으로 바꾸는 용도변경 공사가 진행 중인데다 평소 사람이 다니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지난 74년 11월3일에도 불이 나,무려 88명이 사망하는 등 70년대 대형 화재사고의 대명사로 꼽히던 「대왕코너」의 후신이다. 불이 나자 매장에 있던 직원 8백여명과 손님 3백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과정에서 1백여명은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고가사다리차로 구조됐다.4층에서 일어난 불은 패널 등 건축자재와 의류·신발·스포츠용품 등을 태우며 삽시간에 번졌다. 경찰은 3층과 4층 사이에스컬레이터 연결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용접하던 중 튄 불꽃이 인화물질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백화점측은 화재 당시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69년 준공된 지하 1층·지상 7층인 이 건물은 대왕코너 시절 모두 3차례에 걸쳐 큰 불이 났으며 79년 9월13일 일반 시장인 「맘모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1∼3층은 매점,4층은 카바레와 식당가,5∼7층은 호텔로 사용했다.그러나 개점한지 얼마되지 않아 또 다시 불이 나자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받아 이름에 물이 포함되는 만모수로 바꿨다. 롯데는 지난 93년 지상 3층까지 임대받아 백화점을 열었으며 지난 해 8월부터 지상 4∼7층도 사용했다.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등 대형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백화점에서 또다시 불이 났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 고 장택상전총리 유족에 육관도사 2천만원 패소(조약돌)

    ○…서울지법 민사합의18부(재판장 박장우부장판사)는 14일 장택상 초대총리의 3녀 병혜(64)씨가 풍수지리책 「터」의 작가인 육관도사 손석우(65)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장씨와 박정희전대통령간에 마찰이 있었다는 명당자리는 장씨측과는 관련이 없는 만큼 명예훼손에 따른 배상금 2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 병혜씨는 지난해 2월 『장씨가문이 경북 칠곡군 금오산일대 땅을 소유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손씨가 「터」에서 장총리가 5·16 직후 박전대통령에게 이일대 명당자리를 권력에 눌려 헌납한 것으로 묘사하는 등 가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씨를 고소한 데 이어 민사소송을 제기.
  • 경남 하동 쌍계사 목장승(한국인의 얼굴:57)

    ◎주먹코·송곳니의 “사찰 수호신”/눈썹·콧수염은 문양처리… 우스꽝스러/흐트러진 머리칼은 사방으로 뻗친듯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어귀에 서 있었던 목장승 한 쌍.지금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 와 있는 쌍계사 목장승을 보노라면 지혜로운 솜씨가 엿보인다.그것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다 물구나무 세워 장승으로 다듬은 기발한 착상이다.도끼 목수의 솜씨는 아닌 듯 하다.절집과 인연이 닿은 어떤 도목수가 소박한 영감을 불어넣어 만든 신앙대상물일 것이다. 쌍계사 목장승은 나무 뿌리가 하늘을 향한 특이한 모습을 했다.아름드리 밤나무를 아예 뿌리가 달리게 뽑아다 뿌리를 머리삼아 장승 한 쌍을 깎고 다듬어 냈다.그래서 장승의 머리는 봉두난발한 꼴이 되었다.머리칼이 가닥 가닥 헝크러졌다기 보다는 한데 뭉쳐 사방 팔방으로 흩어졌다.이 때문에 귀신을 형상화 할 때 흔히 그려넣는 뿔처럼 보이기도 한다.머리칼이 아닌 뿔로 여겨도 사실상 무리가 없다. 그 이유는 사람을 닮은 인태신으로 제작 되었다는 점에 있다.쌍계사 목장승은 인태신으로 조각한 신장상인 것이다.높이는 자그마치 3백30㎝나 되어 그야말로 키가 장승이다.왕방울눈과 주먹코에 송곳니를 드러낸 이들 장승은 신장상이 분명하지만,그리 무서운 귀신이 아니어서 공포분위기를 자아내지는 못했다.오히려 전통무늬로 도안화한 눈썹과 수염 등 얼굴 다른 부분들이 우스꽝스럽다. 눈알이 왕방울처럼 둥글게 튀어나온 것은 암수 장승이 서로 닮았다.콧방울은 말 그대로 방울인데,암장승은 콧마루를 사이에 두고 두 개가 붙어있다.수장승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패었고 왕방울 눈위에 당초문으로 눈썹을 새겼다.눈썹이 왜 당초문이가 했더니,웬걸 콧수염은 구름무늬(운형문)다.인중이 길어 바보스러울까봐 구름무늬를 새긴 모양이지만 본래 인상은 끝내 바꾸지 못했다.수염은 댕기머리 가꾸듯 총총 따 내렸다. 무섭기로 말하면 암장승이 더 하다.아랫니를 내놓은 입가에 송곳니를 위로 솟게 올려붙여 윗송곳니가 팔자로 아래를 향한 수장승과 대조를 이루었다.눈썹도 닭벼슬처럼 새겨올렸다.또 할망구 노파의 성난 얼굴을 표현할 요량으로 턱에다 톱니꼴 주름살을 길게 새겼다.그렇지만 험상궂은 얼굴이라고 가슴을 철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엉뚱하기 짝이 없는 익살스러운 얼굴로 다가 설 뿐이다. 이들 쌍계사 장승은 사실상 착한 신장으로 자리매김 되어있다.수장승은 가람선신이고 암장승은 외호선신이다.그러니까 쌍계사 장승은 절 안팎을 지키는 사찰장승기능을 지닌 것이다.또 풍수지리설에 따라 절 주변 사방산천가운데 헛점이 보이는 부분은 채운다는 이른바 비보기능도 공유했다. 사찰장승은 때로 절땅 경계표시물이 되어 바깥 세상과 절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금을 그었다.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쌍계사 목장승 한쌍은 1백30여년 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 한국의 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서울신문 50돌 특집)

    ◎17∼26세 남녀50명 설문조사분석/“1억원 생긴다면 혼자 살 아파트 장만”/축구 등 격렬한 운동보다 영화·음악감상 즐긴다/동성연애­성개방 대체로 긍정적/“환경파괴­인간성 상실” 가장 우려/“정치인·판­검사 사양 방송인·디자이너 될래요” 신세대들의 통일관은 어떤 것일까.그들은 이성에 대해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다가올 21세기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으로 여기고 있을까.다음 세기를 이끌어 갈 그들이 제일 두려워 하는 불안은 또 무엇일까.서울신문사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10월 한달동안 본사 취재진을 통해 서울지역 17세에서 26세까지 신세대 남녀 50명을 상대로 그들의 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서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본사 사회부기자가 현장의 여론을 토대로 설문서를 만들고 직접 의견을 들어봤다. 조사결과 신세대 4명 가운데 1명은 남북한이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또 대부분 풍수지리사상에 공감을 느끼고 있었고 21세기에 환경파괴와 인간성 상실을 가장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아파트와 자동차를 갖고 싶어하지만 무절제한 낭비생활은 원치않았다.동성연애등 성개방 풍조는 대체로 긍정하지만 전통 결혼관이 변하는 것은 원하지 않은 이중적 의식구조를 보여줬다.특히 신세대 여성들은 컴퓨터 오락이나 노래방보다 포켓볼을 더 즐긴다. 변호사나 판·검사,의사,군인,정치가보다 방송·광고인이나 디자이너 등 전문·자유직을 선호한다. 「가장 하고 싶은 놀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연극·영화(비디오)·음악감상」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디스코텍에서 춤추기」가 7명,「포켓볼등 당구」가 6명이었고 「농구·축구·야구등 구기운동」과 「노래방에서 노래하기」는 5명씩이었다.「컴퓨터게임」은 4명,「고스톱·포커등 도박」이 2명,「기타」1명 등의 순이었다.성별로는 남자가 「연극·영화·음악감상」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구기운동」(5명),「컴퓨터게임」(3명),「도박」「당구」「노래방에서 놀기」(각 2명),「디스코」「기타」(각 1명) 순이었다.여자도 「연극·영화·음악감상」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코」(6명),「포켓볼」(4명),「노래방」(3명),「컴퓨터게임」(1명)등으로 나타났다.신세대들은 적극적이고 활발하기보다는 영화·음악감상등 수동적인 오락문화에 더 익숙해 있었다. 「부담없이 쓸 수 있는 돈 1억원이 갑자기 생기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항목에서는 「혼자 살 아파트를 장만한다」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은행에 저축한다」도 11명이나 됐고 「자동차를 구입한다」「해외여행을 떠난다」(각 7명),「증권투자·사채놀이등 재산증식을 도모한다」(5명),「부모님께 모두 드린다」(2명),「컴퓨터를 산다」(1명),「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쓴다」(2명) 등의 순이었다.「책을 사본다」는 한명도 없었다.남자는 「아파트장만」(6명),「자동차 구입」(5명),「은행저축」「재산증식 도모」(각 4명),「해외여행」「기분내키는 대로 사용」(각 2명)「컴퓨터구입」「부모님께 드린다」(각 1명) 등의 순이었다.여자는 「아파트장만」(9명),「은행저축」(7명),「해외여행」(5명),「자동차구입」(2명),「재산증식도모」「부모님께 드린다」(각 1명)등이었고 「컴퓨터구입」「기분내키는 대로 사용」은 한명도 없었다.남녀 모두 아파트를 가장 갖고 싶어하지만 저축의 필요성도 느끼는 등 무절제한 낭비생활은 꺼리고 있음을 알수 있다.그러나 책을 멀리 하고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자기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서는 「동성 친구」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모님」이 17명,「연인」이 7명의 순으로 나타났다.「교수」「직장상사」「좋아하는 인기 탤런트」가 각 1명이었고 「기타」가 2명이었다.남자는 「친구」(11명),「부모님」(8명),「연인」(3명),「좋아하는 인기탤런트」(1명)등의 순이었고 「기타」가 2명이었다.여자는 「친구」(10명),「부모님」(9명),「연인」(4명),「교수」「직장상사」가 각 1명씩 이었다.이로 미뤄 신세대들은 친구들에게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부모님의 영향력도 꽤 크다. 「다가올 21세기의 변화한 모습 가운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을 묻는 항목에서는 36명이 「컴퓨터·인터넷·정보고속도로 등 정보화사회」라고 응답해 압도적인우위를 차지했다.「성개방」이 4명으로 두번째였고 「남북통일」「기존의 윤리관과 가족관의 파괴」가 각 3명,「태평양시대의 주역」「개성의 시대」가 2명씩 이었다.「자유로운 결혼과 이혼」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남녀별로는 「정보화사회」가 각각 16명·20명이었고 「성개방」이 3명·1명,「남북통일」이 2명·1명,「윤리관·가족관의 파괴」가 2명·1명,「태평양시대의 주역」이 각각 1명씩,「개성의 시대」도 1명씩 이었다. 「우리사회가 21세기에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불안」을 묻는 질문에서는 「환경파괴」와 「인간성 상실」이 각각 28명,15명으로 1.2위를 차지했다.이어 「대형 사건·사고」가 4명,「에이즈등 전염병의 창궐」「에너지 고갈」「인구의 노령화」가 모두 1명씩 이었다.「가족개념의 붕괴」는 한명도 없었다.남자는 「환경파괴」(14명),「인간성상실」(8명),「대형 사건·사고」(2명),「인구의 노령화」(1명)를 꼽았다.여자도 「환경파괴」(14명),「인간성 상실」(7명),「대형 사건·사고」(2명)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남자와는 달리 「에이즈등 전염병의 창궐」(1명)과 「에너지 고갈」(1명)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항목에서는 조사대상자의 26%인 13명이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17명이 「10년내에 남한이 흡수통일할 것」이라고 응답,최고를 기록했고 「10년내에는 통일이 안된다」가 9명이었다.「전면전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통일이 돼야 한다」가 9명,「통일이 되면 북한주민을 위해 남한주민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2명이었다.남자는 「10년내 흡수통일」이 10명으로 「통일 불필요」(4명),「10년내 통일 불가능」(4명)보다 많았다.그러나 여자는 「통일 불필요」(9명)가 「10년내 흡수통일」(7명),「10년내 통일불가능」(5명)보다 앞서 주목을 끌었다. 「21세기에 갖고 싶은 직업」으로는 「PD등 방송인」이 8명(남자 4명·여자 4명),「광고인」 6명(남자 2명·여자 4명),「컴퓨터 프로그래머」 6명(남자 4명·여자 2명),「기업인」 6명(남자만),「디자이너」 4명(남자 1명·여자 3명),「교수」 3명(남자 1명·여자 2명),「외환딜러」 3명(남자 1명·여자 2명),「공무원」 2명(여자만),「신문및 방송기자」 2명(여자만),「문학작가」 2명(남자 1명·여자 1명),「회사원」 2명(남자 1명·여자 1명),「변호사」 1명(남자만),「정치가」 1명(남자만),기타 4명(남자 2명·여자 2명) 등으로 나타났고 의사와 판·검사,군인 등은 한명도 없었다.변호사나 판·검사,의사 등은 비인기 직종이 됐고 대신 방송·광고인이나 디자이너등 전문·자유직이 인기직종으로 떠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식민통치의 옛 총독부건물인 중앙청 철거작업과 전국 주요 명산에 박혀있던 일제의 쇠말뚝 제거작업등과 연관이 있는 풍수지리사상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고유사상이므로 존중해야 한다」가 34명,「약간은 일리가 있다」가 13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자의 94%쯤인 47명이 풍수지리사상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 인공 개울(외언내언)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아아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떼/버들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목가적 정경을 노래한 파인 김동환의 시다.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천은 누구에게나 고향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개천가에는 풀숲이 덩굴을 이루고 하늘에 닿을듯한 포플러 나무들이 키자랑을 한다.맑은 개천에서 피라미나 미꾸라지를 잡는 맛이라니,어린시절의 기막힌 추억이 아닌가.이제는 피라미를 잡을수 있는 「버들가 실개천」이 얼마나 남아있을는지. 지금은 콘크리트 개울로 묻혀버린 서울의 청계천은 해방 무렵만 해도 이름 그대로의 청계천이어서 물고기가 놀고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인기가 높았다. 북악에서 흐른 물이 한강으로 빠지는 큰 개천이었다.조선시대 한양의 궁궐에는 북악산 물줄기를 끌어들여 건물을 감싸고 흘러가게 했다.이를 명당수라 했는데 이는 풍수지리에 기인한 것이다.특히 경복궁의 명당수는 근정문 앞을 지나 흘러 매우 길한 형상이라고 했다. 인공으로 수로를 판 사례로는 신라 경애왕때 포석정을 들 수 있다.돌로 꾸불꾸불한 물길을 만들어 물위에 술잔을 띄우며 연회를 벌였다는 파티장.그러나 경애왕이 연회도중 후백제군의 기습으로 살해되는 비운의 장소가 됐다. 도심에 인공 개울을 만들어 고향과 자연을 복원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토지개발공사는 새로 조성할 사업지구에서 건물과 도로사이에 폭 5m의 인공개울을 만들겠다는 것.개울 주변에는 나무와 꽃을 심어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개울에는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회색빛 콘크리트 도시에서 갈대와 물풀이 자라는 개울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삽상할 것인가. 문명과 공해속에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다.아름다운 저녁노을이며 찬란한 은하수며 한여름밤의 개똥벌레에 이르기까지.실개천의 복원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 고구려 도입지 집안(압록강 2천리:10)

    ◎천년 잠든 무덤 7천8백기/뒤는 노령산맥… 앞은 압록강 물줄기/찬란했던 고구려 명당엔 잡초만 무성/유리왕이 도읍 창건… 조선족 1만5천여명 거주 장백진을 떠나 집안까지 가는데 장장 15시간이 걸렸다.아침7시에 떠났는데 밤이 늦은 10시에 도착했다.장백에서 무송까지는 버스를 타고 무송에서 기차로 갈아탔다.곧바로 집안을 들어간 것이 아니고 반드시 통화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지도를 들여다 보면 압록강을 따라 금세 쪼르르 내려갈 것만 같은 거리가 그리도 멀었다. 길림성 최남단에 있는 집안시는 아온대이거니와 대륙성 계절풍습윤기후대에 속한다.노령산맥이 병풍을 두르고 압록강이 물길을 열어놓은 집안은 햇볕이 넉넉하고 강우량도 많다.그래서 범증이라는 서도가가 집안을 「작은 강남」(소강남)이라 이름하고 이를 돌에 새겨 토구령에 세웠다.고구려가 도읍지로 정한 까닭은 풍수지리가가 아니더라도 명당임을 단박에 알차릴 수 있다. ○길림성 최남단 위치 오늘날도 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집안시의 인구는 21만명이다.이 가운데 1만5백여명이 조선족이다.시 소재지인 집안진에는 조선족이 정확히 1천6백13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내가 간밤에 끼어들었으니 조선족 유동인구가 더 늘어났는지도 모를 일이다.어떻든 허술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날이 밝으면서 압록강가로 나갔다.험준한 산악 사이로 비좁게 촘촘이 들어앉은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가 시야로 들어왔다. 집안과 만포 사이로 흘러가는 압록강 물살이 만고의 역사를 안고 달려가는데,무심히 지나던 기차가 기적을 길게 뽑았다.여객과 짐을 한꺼번에 실은 열차가 국경의 철교를 막 건너는 참이었다.레일을 굴러가는 쇠바퀴의 굉음이 가슴을 쿵쿵 쳤다.그 찰나에 조용남의 시 「실종된 민족」의 몇 귀절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 「창창한 이끼를/용포로 두르고/통구의 언덕에 외로이 서서/천백년 풍우의 긴 세월」 그 시인의 시처럼 「천백년 풍우의 긴 세월」을 버티어 온 호태왕비가 집안에 있다.그리고 당시를 살았던 고구려인들이 뼈를 깎는 아픔을 들여 쌓아 올린 국내성과 환도산성이 자리한 땅이기도 하다.찬란한동아시아의 문화를 창조하고 천년을 두고 잠든 고구려인들의 무덤이 바둑판에 올린 바둑알들 보다 더 밀집한 대묘역이 아직도 잔존했다. 고구려가 졸본에서 집안으로 도읍을 옮긴 것은 유리왕 22년의 일이니까 서기 3년에 해당한다.그 천도에 따른 뒷 이야기로 민속과 밀접한 전설이 남아있다.고구려 사람들은 단오와 추석에 조상을 위해 제사를 올렸다.유리왕도 재위 18년이 되는 해에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그런데 제사상에 올린 돼지가 달아나 버려 탁리와 사비가 붙잡아 뒷다리를 끌고 왔다.변고는 여기서 생겼다.돼지가 상처 입은 것을 본 왕이 붙잡아 온 사람들을 생매장시켰던 것이다. 그 뒤에 왕은 병환에 들어 시름시름 앓아 누었다.용하다는 무당이 와서 모두가 생매장 당한 두 사람의 장난이니 제를 지내라고 했다.그래서 제를 지내기로 하고 돼지를 붙잡아 왔으나 또 달아나고 말았다.이 소식을 들은 사물택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돼지를 가져와 바치고 고구려에 귀속되기를 간청했다.유리왕은 이에 응하고 사물택이 자리했던 집안으로 도읍을 옮기고 도읍지 이름을 국내성으로 불렀다. ○단오·추석때 제사지내 고구려는 유리왕의 뒤를 이은 동천왕시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삼국이 정립하는 기회를 타서 위나라 변경을 쳐 승리를 거듭했다.그러자 위나라 진수요동의 대장군 모구검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다.이 때에 고구려 충신 뉴유가 투항하는 척 적진에 들어가 적장을 칼로 찔렀다.적은 혼란에 빠졌다.고구려군은 곧바로 적을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었다.뉴유의 공적을 기린 비석은 청나라 연호로 광서30년(1904년)도로공사 때 발견되어 현재 요녕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고구려는 국내성에 자리를 잡으면서 수성을 쌓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유리왕이 국내성으로 천도한 그 해에 환도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나온다.본디 이름은 위나엄성이다.자연지세를 최대한으로 이용한 이 산성은 한사람의 군사가 만인을 당해낼 수 있는 지세였다.청태가 퍼렇게 낀 성벽을 기어올라 산성에 당도했다.천군만마의 발굽소리가 요란했을 산성에는 인마의 그림자조차 없고 잡초만 우거졌다. 그 천군만마가 마셔도 끄덕없었다는 음마만도 물이 말랐다.당시 80㎡의 못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물 한방울도 볼 수 없다.음마만에는 연꽃이 자라고 물고기가 노닐었다니 당시는 대단히 큰 연못이었을 것이다.대수신왕 11년(서기 28년)요동태수가 황제 몰래 고구려를 쳤을 때 이 연못에서 잡아온 잉어가 적을 퇴각시켰다는 사연이 있다.을두지가 묘책을 내어 잉어를 연잎에 싸가지고 성밖의 병졸들을 대접했더니,적이 성안에 먹을 것이 많은 줄로 착각한 나머지 퇴각했다는 이야기다. 환도산성에서 내려와 고구려 사람들이 묻힌 묘역을 찾았다.집안시에는 현재 7천8백여기의 무덤들이 널려있다고 한다.국내성시대를 살았던 역대 임금들의 무덤이 있는가 하면 고관대작을 포함한 귀족들과 평민들의 무덤이 공존하고 있다.고구려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이들 무덤은 더러 전쟁에 파괴되고 심한 도굴을 당했다.집안시 마선향의 서천왕릉은 2만명 군사를 이끌고 온 연의 모용간이 파헤쳤으니 파괴의 역사는 참으로 길었다. ○광복 이후 도굴 극심 1945년 광복 이전의 도굴은 특히 심각했다.이 무렵의 도굴에서 우연히 횡재를 만난 한씨라는 가난한 농부의 에피소드가 있다.그는 통화시 기차역 뒤쪽에서 가난하게 살았는데 어느날 아침 집 부근에서 버들 광주리를 진 당나귀 2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풀로 덮은 광주리를 헤쳐본 그는 깜짝 놀랐다.그속에는 온갖 골동품이 가득했다. 순박하기 짝이 없는 농부는 임자가 나타나길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농부는 하는 수 없이 물건을 팔아 부자가 되었다.그래서 광복이 되기 이전까지는 1백㏊의 땅에 1백간짜리 집과 머슴 20명을 두고 살았다.그 골동품은 산동땅에서 집안으로 이사와 살던 전씨 형제의 도굴품이었다.전씨 형제는 도굴품을 당나귀에 싣고 고향으로 돌아가다 이를 알고 뒤쫓아 온 집안의 건달왕개에게 통화 왕바령에서 덜미를 잡혔다.왕개는 전씨 형제에게 맞아 죽었으나 골동품을 실은 3마리 당나귀 가운데 2마리가 달아나 한씨 집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 “한민족 기맥 끊기”… 경복궁에 터잡아/총독부청사 약사

    ◎14년 걸려 1926년 완공… 전각 4백칸 훼손 조선왕조의 정국 경복궁앞에 버티고 선 옛 조선총독부건물은 우리민족의 「정수리에 박힌 말뚝」.일제가 북악에서 종로 남산으로 이어지는 맥을 끊으려는 의도에서 건축했다.작약꽃송이 모양의 명당에 위치한 경복궁을 가로막고 있다.일제는 공사를 위해 건축학자와 사학자들로 구성된 고건축조사단을 파견해 조선의 궁성을 모두 조사한뒤 조선의 궁맥을 끊을 수 있는 최적지로 경복궁을 선택했다. 이 건물이 들어선 것은 지난 1926년10월1일.1911년 초대총독 데라우치(사내)의 지시로 4년간의 설계와 10년간의 공사끝에 완공됐다.기초설계는 독일인 게오르그 라란데가 맡았고 세부설계는 대만총독부를 설계한 노무라(야촌)와 구니에다(국지)가 했다.설계에만 4년이 걸린 것은 영국의 인도총독부나 네덜란드의 보르네오총독부보다 크고 웅장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기 때문이다.공사도 예정보다 2년이나 늦어졌다. 총독부건물의 규모는 대지 4만7천평에 동서로 2백42칸,남북으로 1백42칸.이 공사로 인해 경복궁의 강령전교태전 등 전각 4백여칸이 헐렸다.이는 경복궁 전체면적의 4분의1에 해당하는 것이다. 총독부건물은 「일」자 형태를 띠고 있다.일부 학자들은 『「대」자형인 북악산과 「본」자형인 서울시청건물과 아울러 공중에서 보면 「대일본」의 형상을 나타낸다』고 말한다.위치선정과 설계등 모든 점에서 우리 민족사의 기맥을 절단하고 식민통치를 영구화하려는 치밀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총독부건물은 10대총독 아베(아부)에 이르기까지 20년간 잔혹한 일제의 사령탑으로서 군림했다. 일제는 총독부건물과 함께 1927년 경복궁내 과거장등을 허물고 총독관저(구 청와대)를 지었다.풍수지리로 보면 총독부자리는 인체의 「입」,그리고 총독관저자리는 「목」에 해당한다.따라서 경복궁을 허물고 총독부와 총독관저를 지음으로써 왕조와 민족의 숨통을 억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광복후 총독부건물은 미군정청사로 사용됐다.과도 입법의회가 사용하기도 했으며 이승만대통령 정부출범이후 정부청사로 사용됐다.제헌국회 개회식,초대대통령 취임식,9·28수복 등 역사적 사건들이 이 건물에서 이루어졌다.중앙청이라는 이름은 과도 입법의회가 중앙홀을 사용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이 건물은 6·25때 대파된후 그대로 방치돼 「유령의 집」으로도 불렸다.제대로 복구돼 정부청사로 다시 활용된 것은 5·16후인 지난 62년11월부터. 그러나 건물을 철거하자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아예 폭파하자는 강력한 주장도 있었다.하지만 재정형편이 감당할 수 없었다. 이 건물에 정부기관이 철수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5공때인 지난 86년.정부청사 이전과 총독부건물 철거여론이 거세게 일자 정부는 3년여에 걸쳐 2백77억원의 개조비를 들여 박물관 개관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철거주장은 6공때도 제기됐으나 1천억원에 이르는 철거및 박물관 이전비용 부담때문에 무산됐다. 이같은 우여곡절끝에 50주년 광복절에 비로소 중앙돔 첨탑부터 철거가 시작된 것이다.총독부건물은 약 68년10개월간 서울 한복판에 버티고 서있었던 셈이다. ◎총독부 첨탑 철거 지휘 유원우씨/“준비해온 2개월 긴장의 연속… 무사히 들어내려 다행” 『일제잔재 청산의 상징적인 작업인 구 조선총독부 건물 중앙돔 첨탑 해체를 무사히 끝내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조선총독부 철거작업을 2개월전부터 총지휘해온 철거현장 소장 유원우(44)현대건설 건축부장은 15일 아침 첨탑이 들어내려져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 안착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영남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유씨는 아랍토후국 유전시설 공사장 근무등 해외근무 2년간을 빼놓곤 줄곧 국내 공사장에서 17년간을 보낸 현장통.건축과장 시절인 지난 86년 경희궁 개보수 공사를 관리하면서 유적지 현장 공사와 인연을 맺게 됐고 지난해 8월 조선왕궁역사박물관 신축공사를 현대건설이 맡으면서 현장 총책임자가 됐다. 『조선왕궁 역사박물관이 완공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구 조선총독부 건물전체에 대한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약 6개월이 소요될 이 작업은 첨탑해체보다 더 중요하고 위험한 만큼 신중한 준비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첨탑 해체작업이진행되던 지난 2개월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유씨는 『최근 다발하는 건축사고는 비양심적인 건설인의 소치』라며 조선왕궁역사박물관 완공과 구 조선총독부 건물이 완전철거되는 내년말까지 양심있는 건설인으로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 선각의 땅 「명동촌」(두만강 7백리:27)

    ◎민족의 아품 간직한 숱한 유적 곳곳에/일지사 길러낸 학교·교회당 보이고 윤동주시인 생가 6간 기와집 복원/장재촌 사자산 아래동네는 인재배출 명동 1995년은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은지 꼭 반세기가 되는 해다.한반도에 살고있는 민족들에게도 물론 감회가 깊겠지만,연변조선족들의 올해 8월15일은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다.나라 잃은 설움을 삼키면서 북만주 황무지를 일궈 생명을 부지하면서도 항일독립운동의 본거지 구실을 했던 땅이 바로 오늘의 연변이었기 때문이다.그 해방 이후에도 대륙의 격변속에서 민족을 지키고 살아온 사람들 또한 연변 조선족인 것이다. 그래서 연변에는 민족과 아픔을 같이한 유서 깊은 지역들이 숱하게 널려있다.용정시 지신향 명동촌은 빼놓을 수 없는 독립운동의 요람이다.나는 함경북도 회령 대안의 삼합(옛 이름은 게사처)에서 그 옛날 이주민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오랑캐령을 넘고 달라즈를 지나 용정으로 가는 길목 육도구의 명동촌에 닿았다.본래 청국인 대지주 동한의 땅이었는데 1899년2월 두만강을 건너온 함경도사람들이 사들였다. 그 명동촌을 사들인 사람들은 김약연(1868∼1942년)을 비롯한 네 양반가문의 대소 스물두집이었다고 한다.1백41명의 식솔과 함께 눌러앉았다.교육구국의 뜻을 품었던 김약연은 규암재라는 서당을 꾸린데 이어 19 08년4월27일 서당을 명동서숙으로 바꾸었다.그리고 다음해 명동학교를 세웠다.이상설이 용정에 세운 서전서숙이 그가 헤이그로 떠난 이듬해 1906년 폐교되는 바람에 학생들은 명동으로 몰려들었다. ○김약연 선생이 설림 이에따라 명동학교는 반일구국 인재양성을 목표로한 민족공동체의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되었다.이동휘 등의 독립운동가들이 명동학교를 드나들었고,이동휘의 딸 이의순은 교편을 잡았다.1928년까지 1천여명의 학생을 배출했는데 국내 3·1만세운동의 연속인 연변의 3·1운동,광주학생 성원운동의 주역들이 모두 명동학교 출신들이었다.나운규,윤동주,송몽규 등도 명동학교가 배출한 인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명동학교는 오간데가 없고 그 자리에는 담배가 자라고 있었다.다만 그가 세우고 성도들을 위해 직접 설교를 했던 명동교회당 건물이 시야로 들어왔다.서울의 금성출판사 김낙준회장의 협찬으로 복원된 명동교회당은 85년전 모습으로 복원되었다.그동안 문화대혁명과 같은 숱한 격변을 겪었던 교회당은 한 때 정미소가 들어앉은 적도 있다.마침 교회당 안에서는 「반일민족 독립투사 김약연,저항시인 윤동주 사진전」이 열리는 참이었다. 김약연을 기리는 공덕비가 교회당 동쪽에 서 있다.이 역시 80년대에 요행히 흙무더기속에서 파낸 것이다.명동사적지 복원에 따라 이제야 비각안에 세워진 공덕비는 해방 후에 김약연일가의 성분이 지주로 낙인찍힌 바람에 모진 수모를 당했다.뿌리째 뽑아 내동이 쳤기 때문에 귀퉁이 한쪽이 깨진채 발굴되어 자리를 잡았지만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그래도 세월이 약이라,그를 다시 알아주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공덕비 뒤늦게 발굴 시인 윤동주의 생가도 복원되었다.명동교회당 서쪽으로 꽤 떨어진 옛 집터에 복원된 그의 생가는 육간 기와집이다.운동장 같이 넓은 뜰안에 남향으로 앉았다.봉당과 부엌이 딸리고 정주간을 복판방에 배치한 함경북도식 구조를 한 전통가옥이다.네모칸 문살이 촘촘한 지게문을 시인이 열고 나올법도 한 착각이 든다.마루에 올라 문을 열었더니 새하얀 벽지가 눈부셨다.시인의 집은 그렇게 복원했다. 이제 발걸음을 명동의 윗동네인 장재촌으로 옮길 차례가 되었다.어딘가 김약연의 발자국이 찍혀있을 길을 따라 장재촌으로 향했다.남으로 동실동실한 봉우리들이 이마를 맞댄 오봉산이 바라보이는 사자산자락 아랫동네가 장재촌이다.장재촌에서 바라본 사자산은 한마리 용맹한 사자가 휘우듬 허리를 꼬고 돌아앉은 형국이다.또 선바위를 용머리로 본다면 거대한 용이 뛰는 형국이기도 하다. 장재촌의 이종순(70)노인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 사자산은 사자가 돌아앉아 대변을 보는 형국인데,대변도 보통 것이 아니고 금변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사자산 아랫동네는 영웅과 인재가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명당자리로 여겼다.바로 여기 김약연목사의 집자리가 있다.집은 허물어져 없어졌지만 명동학교에서 퇴직한 조광춘(69)노인이 그자리에 초가 팔칸을 지었다.집 울타리 밖에 나무판자테를 두른 우물만이 옛모습 그대로라고 했다.그의 회고담은 아주 감격적으로 들렸다. ○일인들도 빈소 찾아 『김약연 목사님은 국어를 손수 가르치셨댔습니다.그런데 작문에 반일이나 독립이라는 말이 없으면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기래요.또 수업시간에 학생이 한눈을 팔면 학생을 벌하시는 대신 자기 종아리를 치셨다는 겁네다.분명히 학생 탓인데도 자기가 강의를 잘못 했다는 뜻에서 그렇게 한 것이디요.훌륭한 스승이셨던 모양입네다』 김약연의 장례날에는 수백명의 조문객이 장재촌을 메웠다고 한다.가족은 물론 제자들과 애국인사,그의 인격을 높이 샀던 일인들도 빈소를 찾았다는 것이다.그리고 통곡소리가 고을을 메웠다.그도 그럴것이 김약연의 죽음은 간도 조선인사회의 대들보가 무너진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용정의 일본 총영사는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헌병과 순사를 데리고 나와 반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김약연의 유택은 장재촌 서쪽 산언덕에 마련되었다.나는 묘소에 참배하고 담배 한개비를 물었다.우리민족의 풍속대로면 묘를 남북방향으로 써야 옳았을 것이다.그런데 시신은 동서로 누어계셨다.문득 소설가 우광훈선생이 언젠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풍수지리설에 좌청룡 우백호란 말이 있디요.마을에서 보면 사자산 선바위가 용의 상이고 좌측이 됩네다.이 자리가 선바위 등성이니 좌청룡이고,사자와 범이 다가 동물의 왕인지라 사자산을 백호로 보아도 낭패는 없소.김약연선생께서는 정동으로 누우셔서 한반도 모양으로 가꾸고 무궁화를 심어놓은 마을을 굽어보고 계신거디요.그리고 멀리 바라보이는 오봉산은 오복을 뜻하는 것이고,그 복이 나라의 독립으로 실현되길 기원한 것으로 보면 좋을 것입네다』
  • 6·27선거 화제의 당선자들/5선의원이 구청장…광명 홍일점 여시장

    ◎「장군의 손녀」 김을동씨 재수끝 “광역의원”/동장출신 무소속후보 예전의 상사 눌러/옥중당선자 모두 12명… 재선거여부 관심 ○…5선의원과 국회부의장등 기초단체장 당선자 가운데 가장 화려한 정치경력을 자랑하는 서울 마포구청장 당선자 노승환(민주당·68)씨는 출마 때부터 줄곧 밝혀온 「주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를 거듭 다짐. 노씨는 『지난 30여년동안 중앙정치무대에 치중,지역주민에 대해 항상 죄스러웠다』며 『이제야말로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해나가겠다』고 피력. ○국졸 장애인도 영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던 서울 종로구 제1선거구 시의원 투표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다윗」 이성호(32·민주당)후보가 대형음식점 「하림각」대표로 전국 최다득표를 노리던 「골리앗」 남상해(57·민자당)후보를 3천여표 차이로 따돌리고 시의회에 입성. 미혼으로 91년 시의원선거에 이어 두번째 도전끝에 당선된 이씨는 『젊은 패기로 시정을 개혁해나가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피력. ○…서울 종로구 제2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된 양경숙(33·여·민주당)씨는 약사출신인 김충용(56·민자당)후보를 눌러 91년 영등포구갑선거구에 시의원후보로 출마했다 2등으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 남편 남근우(39·민주당 민주개혁정치모임 사무처장)씨의 패배를 4년만에 설욕. ○…서울 동대문구 제3선거구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한 「장군의 손녀」 탤런트 김을동(50)씨가 재수끝에 광역의회의원으로 입성. 91년 지방의회선거에서 1백9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에 다시 도전,당선된 김씨는 『골목골목을 누비는 저인망식 선거운동이 주효한 것 같다』며 『앞으로 맞벌이부부를 위해 탁아시설을 증설하고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기염을 토로. ○…92년 봄 총선 때 군 부재자투표부정사실을 폭로한 이지문(27·민주)씨는 서울 영등포 제4선거구에서 시의원후보로 출마,2위와 5천표이상의 차이로 당선. 이씨는 『탁아문제해결과 휴식공간확보 등 주민복지향상을 위해 복지분과에서 일하고 싶다』고 설명. ○…서울 용산구의회의원선거에서는 국졸에다 오른손마저 못쓰는 장애인후보 이영석(45)씨가 첫 도전에서 당선. 소년·소녀가장돕기운동과 농어촌장기보내기운동에 열성인 이씨는 『실천가능한 조그마한 공약을 내건 것이 주효한 것같다』고 분석. ○…대구시 남구청장에는 치과의사인 무소속 이재용(40)후보가 민자당 이규열(58)후보를 누르고 당선.민자 이후보는 구청장을 두차례 지내는 등 강적이었으나 반민자태풍으로 낙선. ○영남에 민주당깃발 ○…양구군수에 단독입후보한 임경순(민자)후보는 투표자의 3분의 1이상의 득표로 무난히 당선.또 해운대구청장과 동래구청장에 혼자 출마한 서석인후보와 이규상후보도 당선이 확정. ○…부산 강서구청장에는 동장 출신의 무소속 배응기(60)후보가 한때 구청장으로 모신 민자당 소상보후보를 누르고 당선.배후보는 『선거기간중 농구화가 3켤례나 떨어질 정도로 하루 1백㎞씩 강행군했다』며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신호·녹산지역의 개발이익이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무관료 출신인 민자당 김관용 구미시장후보도 당선돼 내무관료로의 변신에 성공.김당선자는 선거기간중 낙하산공천이라는 비판을 소총수 출신이라 낙하산은 타지 못했다고 응수했었다. ○…군산시장에 당선된 민주당 김길준(60·변호사)후보는 소아마비장애자.어부집안에서 태어나 가난과 장애를 딛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고시에 합격한 뒤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했다.지난 81년에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었다. ○…국회의원에 다섯번이나 떨어진 무소속의 이영근후보는 부산 남구청장에 당선돼 5전6기에 성공. ○…민주당 박기환(48)후보는 포항시장에 당선돼 영남권에 민주당 깃발을 꽂는 데 성공.두번이나 국회의원선거에 낙선한 박당선자는 『서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일성. ○과장서 군수로 입성 ○…양시영(51) 대구 달성군수 당선자는 달성군 과장에서 2개월만에 민선군수로 입성.달성군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민자당 하영태(58)후보를 3천여표차로 누른 그는 『과장때와 같은 심정으로 군직원과 주민을 대할 것이고 더 많은 일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피력. ○…대구도시가스 폭발사고로 외아들(15)을 잃은 정덕규(43)씨는 달서구 제6선거구에서 시의원에 출마,당선됐다.『행정의 잘못으로 시민이 아픔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정씨는 당선이 확정된 뒤에도 두달전 참사가 잊혀지지 않는 듯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찾았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나주시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나인수(60)후보가 상오 8시30분쯤 2만8천4백84표를 얻어 2만6천4백91표를 획득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자로 결정. ○…6·27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후보자 가운데 당선된 후보는 전남 영광군수당선자 김봉렬(민주)와 경기 부천시장당선자 이해선(민주)등 모두 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천 매곡동 기초의원당선자 최종일씨는 구속적부심에 의해 석방됐다고 대검찰청은 28일 밝혔다. 옥중당선자 가운데 광역의원은 ▲이용수(무소속·경산시 제3선거구) ▲김재형(민주·영광군 제3선거구) ▲이선종(자민·대전 동구 제6선거구)씨등 3명이다. 기초의원은 최종일씨 외에 ▲안연만(논산군성동면) ▲송일웅(인천 동구 만석동) ▲이학재(인천 서구 검단동) ▲이재승(경기 용인읍) ▲장영호(장영호·구미시 옥성면) ▲이기흥(당진군 고대면)씨등 6명이다. 이들은 선거재판에서 벌금 1백만원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무효가 돼 해당선거구에선 재선거나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공천후유증으로 이변가능성이 높았던 대통령의 고향 거제시에서는 민자당 조상도(58)후보가 막판 전세를 뒤집고 무소속 양정식(57)후보에 압승,체면을 세웠다.공천과정에 물의가 있었지만 결국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지역정서가 작용한 듯. ○…무소속 이호종(66)고창군수 당선자는 지난해까지 민자당 고창지구당 위원장을 맡아오다가 탈당,전북지역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지역개발을 위해 헌신한 그동안의 노력이 유권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군민의 복지와 이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피력. ○26세 미혼여성 당선 ○…성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명시장선거에서는 민자당 전재희후보가당선돼 여성의 승리.여성 행정고시 합격자 1호인 전당선자는 이로써 최초의 민선 여성시장이라는 기록도 수립.경기도 성남시 상대원3동에 출마한 26세의 미혼여성인 김지숙씨도 남자 후보 2명을 누르고 기초의원에 당선.근로여성 복지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하고 시의원이 됐으니 결혼도 할 수 있겠다며 환한 웃음. ○…한국의 잠롱으로 알려졌다가 재산공개 파문으로 물러난 무소속 오성수(60)후보도 야성이 강한 성남에서 시장으로 입성.지명도에서 앞서 분당신도시에서 몰표를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 부정공직자란 오명도 함께 씻게 됐다. ○2표차로 희비 갈려 ○…전북 남원시와 전남 신안군·영광군 등 세곳의 기초의원선거에서는 득표수가 같아 연장자 순으로 당선.연소자들은 『나이가 적어 낙선했지만 당락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수용.이와는 달리 상주시 기초의원에 출마한 정상문 후보는 2표차로 당선되는 행운을 차지했으며 전북 장수군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강태순후보가 3차례 검표끝에 한표차로 당선. ○…송진섭 안산시장 당선자는 재야운동권 출신.두차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데 따른 동정표와 유세시간중 정책공약을 제시한 것이 승인이라는 분석.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생가인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학산1리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생가를 관리해 온 친척 조관묵씨(53)는 『조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자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집터를 보고 갔다』고 자랑.
  • 「터」저자육관도사 등상대/고 장택상씨 유족 손배소(조약돌)

    ○…고 2장택상 초대 외무장관의 띨 병해씨등 유족들은 26일 풍수지리서 「터」의 일부내용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자 손석우(필명 육관도사)씨와 도서출판 「답계」대표 장소님씨를 상대로 1억1천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터」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 선친의 묘가 장씨가문 소유의 금오산 명당자리에 무단으로 들어서게 되자 장씨가문측이 이장을 요구하며 강력 항의하다 박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장씨측에서 자진헌납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실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 전국 환경감시위원 6만명 돌파/154단체 동참… 오염방지에 앞장

    ◎서울신문사 「깨끗한 산하지키기」 캠페인 1돌/올들어 유명 산하 630곳 말끔히 서울신문사가 벌이고 있는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민간단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조상으로 부터 물려 받은 금수강산을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이운동에 동참해 온 민간단체는 신청을 접수한지 1년만인 2일 현재 1백54개 단체 6천7백63명이다. 그러나 전국에 조직망을 갖고 있으면서 간부들만 위촉된 단체가 전몰군경미망인회(회원 3만7천명)를 비롯해 조류보호협회,한배달,예절바른 담배문화중앙회,예술인의 텃밭 예인등 각 분야 10여개 조직이 동참하고 있어 실제 환경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는 감시위원은 전국에서 6만명을 넘고 있다.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본부는 지난해 7월말 민간 환경감시위원신청을 1차로 마감했으나 많은 민간단체들이 계속적인 참여를 희망해와 15명 이상의 단체에 한해서만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위촉하고 있다. 이들 환경감시위원은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되고 있으며 그 분야도 다양하다. 제일눈에 띄는 활동분야는 역시 산 하천등에서 벌이는 오물수거와 현장캠페인.올해 들어서만도 6백30여개소에서 연4백20여 단체 2만여명이 참여했다. 한편 한국조류보호협회와 야생동물협회는 야생 조수 모이주기와 새집달아주기 및 밀엽단속등을 계속 실시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한배달은 문화,사적지를 매월1회씩 찾아 주변의 환경정화와 잡초제거,복원사업등을 벌이고 있다. 또 한국풍수지리학회는 자연을 훼손하지않는 묘터 잡아주기와 일본이 명당의 혈에 박아놓은 쇠말뚝 제거,월간사진클럽,한국예술사진연구회,새인천 깨끗한 산하지키기 환경감시위원회등은 환경오염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시정토록 하고 있다. 인천배달녹색연합은 인천지역의 대기,수질등 환경오염실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심해스쿠버,전남요트협회,한국잠수협회 여수지부등은 바다의 오염을 막고 있다. 한국전몰군경미망인회는 가장많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단체중의 하나다.이들은 주부등을 대상으로 무공해 비누제작과 폐휴지 공병등 재활용 수집을 비롯한 안방 환경운동을 벌이면서 쓰레기 수거,하천살리기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그리고 예절바른 담배문화운동중앙회는 휴대용 재떨이 보급으로 담배꽁초 안버리기와 산불예방에 나섰고 상주 아마추어 무선동우회에서는 전국의 회원에게 무선교신을 통한 환경오염정보교환 및 오물수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학계 예술계 전문가들의 모임인 서울사회대학교수회와 예술인의 텃밭 예인,한국미술협회 동광양지부등은 학술과 예술을 통해 국민들에게 환경분야의 정신적 계도를 하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신문사는 오는 6월 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 환경감시위원 단체장들을 모두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 “묘지난 심각한데”… 달라지는 국민의식/“화장에 찬성” 50%

    ◎보건사회연,2천9백가구 조사/도시 젊은층 일수록 선호/“면적 줄여야” 46%… 52%는 “현행대로” 묘지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국민의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연하청)이 최근 전국 2천9백70가구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해 27일 발표한 「묘지제도에 관한 국민의식 행태 조사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인 50.1%가 화장을 하는데 찬성하겠다고 응답했다. 계층별 화장 찬성률은 20∼30대가 60.9%,40∼50대가 44.8%,60∼70대가 31.7%로 나이가 젊을수록 화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적으로는 도시에서 55.8%가 찬성한데 비해 군지역에서는 30.7%만 찬성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화장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61.4%가 그 이유를 「국토가 좁아서」라고 답했으며 「자손에게 유언을 해서라도 화장을 하겠느냐」라는 물음에도 68·3%가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화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같아서」가 30%,「전통적 관습과 달라서」가 21%,「두번 죽는 것 같아서」가 20%였다. 묘지 면적의 증가에 대해서는 「문제가 심각하니 국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70.7%로 가장 많았고 「문제는 되지만 국가에서 대책을 세울 정도는 아니다」가 17.0%,「아직 문제가 안된다」 10.8%,「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1.4%였다. 직접 상을 당해 겪은 문제로는 48.2%가 「묘지 구입이 어려웠다」,35.2%는 「묘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고 응답해 거의 대부분이 묘지난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한부 묘지제도에 대해서는 62.9%가 찬성 의사를 표시했고 매장기간은 10∼20년이 27.2%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풍수지리에 대한 신뢰를 묻는 문항에 「많이 믿는 편이다」가 41%,「보통으로 믿는다」가 38%로 나타나 아직까지 명당 의식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묘지 면적의 축소에 대해서도 46.1%가 찬성했으나 52.4%는 현행 그대로가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묘의 조성에 대해서는 22.5%가 찬성했고 반대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50.7%에 이르러 아직까지 집단묘지보다는 개인묘를 선호하고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아직 20.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보건복지부의 박기준 가정복지과장은 『묘지난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개선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전통적인 사고가 혼재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장묘 관행을 현대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집 선택/재산증식보다 편리성 더 중시/건설기술연 6백 72명 조사

    ◎교통여건·방넓이 등 우선 고려/“사회적 지위와 무관하다”51%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나중에 비싸게 팔 수 있는 집보다 당장 살기에 편한 집을 선호한다.집을 고를 때 풍수지리에도 신경을 쓰며 집 값보다 교통여건을,방의 수보다 방의 넓이를 먼저 따진다. 건설기술연구원이 10일 분당 등 아파트 단지에 사는 6백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6%가 방이 많은 것보다 방이 넓은 집을 좋아해,57.4%는 가구가 없더라도 방을 넓게 쓰고 싶어 한다. 살기에 적합한 집을 고르겠다는 생활형은 55.7%로,장래 비싸게 팔 수 있는 집을 선호하는 재산 증식형(30.4%)보다 훨씬 많다.주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줄어드는 셈이다. 집을 고를 때 60%가 현관의 위치나 집의 방향 등 풍수지리에 신경쓰며 교통(66%),집값(64.4%),주변 환경(61.5%),통근 및 통학거리(58.1%) 등을 선택 요인으로 꼽았다. 침실이나 자녀의 방 등 개인 공간(22.4%)보다 식당이나 거실 등 공용 공간(64.5%)을 중시하며 생활의 변화에 따라 집을 자주 바꾸기(33.4%)보다 평생살 집(57.9%)을 더 바란다.집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는 응답은 26.5%인 반면 무관하다는 대답은 50.9%이다. 자기 집을 고집하는 사람이 95.9%로 절대 다수이며 임대 주택이 낫다는 응답은 0.8% 뿐이다.좁더라도 도심에 살고 싶은 사람은 44.3%,교통이 불편해도 교외에 살고 싶은 사람이 43.9%로 비슷하다.
  • 풍수침략(외언내언)

    우리조상들은 몸에 혈관이 있듯이 땅에도 생기의 통로인 혈맥이 있다고 믿어왔다.이른바 지기라는 것이 땅의 혈맥을 통해 순환한다는 것이다.고려시대이후 풍미한 풍수지리설은 이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집을 짓거나 묘를 쓸 때 풍수지리를 따졌고 기를 쓰고 명당을 찾았다.이와 함께 마을이나 산의 형세를 빌려 사람들의 미래를 예언하기도 했다.「이 고장이 배모양을 하고 있어 돛대를 세우고 우물을 깊이 파서는 안된다」는 등의 풍수설화도 도처에 산재해 있음을 보게 된다.연못속의 용을 쫓아내고 절을 세웠다는 경주 황룡사의 창건설화는 유명하다. 일제때 이 땅을 강점한 일인들은 전국도처의 명당에 쇠말뚝을 박았다고 한다.지맥을 끊어 우리의 민족정기를 차단해보겠다는 흉계에서였다.식민지지배를 영구히 계속하겠다는 미망이 담겨져 있었다.『설마 그렇게까지 했으랴』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엄연한 사실이다.북한산 백운대에서도,속리산 문장대에서도 지맥끊기 쇠말뚝을 뽑아내지 않았는가.아직도 전국 1백30여곳에 이 「치욕의 쇠말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일제가 저지른 최대의 지맥끊기는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정면을 가로막고 세운 총독부건물.4백여칸의 전각을 헐어내고 식민지통치의 상징건물을 세운 것은 왕기를 막고 왕조에 대한 백성의 그리움을 차단하기 위한 술책이었다.오는 광복절에 구총독부청사의 해체작업이 시작되지만 철거된 뒷자리에서 또 무슨 「풍수침략」의 흔적이 나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엊그제 국무회의에서는 광복50주년을 맞아 일제가 박아놓은 쇠말뚝을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민족정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산 정상에 박힌 것뿐 아니라 우리들의 의식속에 박힌 일제의 쇠말뚝은 없는가 점검해볼 일이다.
  • 「공연예술의 메카」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브로드웨이“새바람”:3)

    ◎월스트리트/국제금융 중심가서 「정오 콘서트」26년/고건축 벽조각과 현3대식 건물 조각물 조화 볼링 그린에서 힘차게 출발한 브로드웨이에 추진력을 달아주는 것은 월 스트리트다.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본주의의 산파역이자 물질문명의 대명사로 불리는 월 스트리트와 약간 북쪽의 풀턴 스트리트에서 연결되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백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브로드웨이를 동서로 떠받치고 있다. 북쪽 인디언들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통나무 담(wall)을 둘러친데서 유래했다는 월 스트리트는 트리니티 교회와 마주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80번지(뉴욕은행)와 100번지(도쿄은행)사이 동쪽으로 5백여m 뻗어나간 폭10m도 되지않는 작은 골목길이다.고딕 양식의 웅장한 교회첨탑으로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일 정도로 트리니티 교회는 엄숙하게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다.인간의 물욕에 대한 신의 심판을 가하는 형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연방준비은행을 중심으로 수많은 금융기관과 증권회사들이 몰려 있는 월 스트리트는 브로드웨이의 또다른 얼굴이다.하얀와이셔츠에 단정하게 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청년들과 무릎에 와닿는 우아한 투피스 차림의 단정한 아가씨들이 서류철등을 들고 골목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느슨한 브로드웨이의 보통 모습과는 사뭇 큰 차이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막상 미국인들에게 월 스트리트는 금융의 거리에 앞서 역사의 거리로 인식돼 있다.페더럴(연방)홀을 비롯,구석구석 초대 워싱턴 대통령의 체취가 흠씬 배어있다.그리스 신전처럼 8개의 석조기둥으로 전면을 장식한 이 홀은 1789년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1년동안 대통령 집무실이자 연방청사로 사용했던 곳으로 건국초기 미국의 틀을 짠 곳이다. 이 건물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둘레의 전시실에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선서할 때 쓴 성경책,집무책상등이 진열돼 있으며 중앙홀에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각종 공연이나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건물앞에는 워싱턴 대통령의 동상이 우뚝 서 있어 또하나 월 스트리트의 감독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간 아래 펄 스트리트 모퉁이에는 워싱턴 장군이 자주 다녔다는 선술집 프론세스 태번이 있다.붉은 벽돌 3층집인 이 집은 1783년 12월 파리평화회의후 전쟁영웅 워싱턴 장군이 지휘권을 대륙회의에 반납하고 마운트 버넌의 고향집으로 돌아가면서 부하들에게 마지막 고별사를 했던 곳이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료하였습니다.본인은 그 빛나고 위대했던 활동의 무대에서 물러나려 합니다….이렇듯 위엄에 넘치는 대륙회의에 대하여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작별의 인사를 드리며 아울러 본인의 임명장을 반납하고 모든 공직생활에서 물러나겠습니다』 ○2층엔 연설문 보관 ○…워싱턴이 연설했던 2층방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이 낡은 연설문 종이 한장은 물러날 때를 아는 한 위인의 우렁찬 음성으로 후세에 남아있다.그러나 그로부터 6년후 워싱턴은 국민적 추대를 받아 초대 대통령으로 이곳에 다시 왔다.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인 이 집은 현관에 커다란 워싱턴 초상화와 독립당시 성조기를 걸어놓고 그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브로드웨이를 건너 허드슨강 쪽으로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10층 높이의 쌍둥이 건물로 1973년 완공,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세계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그 파낸 흙으로 강을 메워 건설한 배터리 시티의 월드 파이낸셜 센터와 함께 월 스트리트를 압도하는 새로운 금융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브로드웨이를 걸어 올라가다 보면 트리니티 교회와 그 두 블록 위쪽의 세인트 폴 교회가 있다.세인트 폴 교회는 1766년 트리니티 교회 지교회로 설립됐으나 모교회가 두차례 허물어지는 동안에도 굳건히 버텨와 맨해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의 교회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예배도 트리니티 교회의 화재로 이 교회에서 행해졌다. 두 교회의 위치를 유심히 보면 재미있다.트리니티 교회가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듯이 세인트 폴 교회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내려다보고 있다.즉 트리니티 교회 강대상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해 세인트 폴 교회는 강대상이 서쪽을 향해 나있는 것이다.2백년후의 상황에 맞게 향이 반대로 지어진 것을 보면 이곳에도 풍수지리와 비슷한 신의 계시가 있었나 보다. 1792년 이곳 플라타너스 나무밑에서 24명의 브로커들이 모여 시작한 이래 세계각국의 2천여개 상장 주식에 4천7백만 개인주주와 1만여 기관투자가를 거느리는 세계최대 증권거래소로 성장한 뉴욕증권거래소는 견학코스를 마련,증권의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마지막에는 중앙홀의 거래광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회랑으로 안내한다. 각기 50여개의 텔레비전 모니터와 20여개의 시황안내 로보트팔을 갖고 있는 7개의 커다란 기둥이 서 있으며 그 주위에 기능에 따라 빨간색·청색·녹색·하늘색 재킷을 걸친 브로커들이 세계의 주가를 요리하는 뉴욕증권거래소 중앙홀은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가 브로드웨이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역사 때문도 금융 때문도 아니다.어느곳 못지않게 살아 숨쉬고 있는 예술성 때문이다.특히 세인트 폴 교회의 「눈데이(정오) 콘서트」는 이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신성모독을 자비로 다스리는 위대함이다. ○5백여 관중석 “만원” ○…23일 낮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 음악을 베이스 아나톨리 판초스니의 노래와 릴리야 코보트코바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는 눈데이 콘서트의 현장은 5백여석 교회 의자가 꽉찰 정도로 성황을 보였다.샐러리맨도 관광객도 쇼핑객도 고급연주의 클래식 음악을 이같이 생활의 일부로 할 수 있음은 브로드웨이만의 축복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정오 교회에서 맨해튼의 중견 연주자들을 초청,한시간씩 클래식 연주회를 갖는 눈데이 콘서트는 26년의 역사를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3개월치씩 인쇄돼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30일에는 앤젤리스 현악 4중주단의 하이든곡 연주,내달 2일에는 영콘서트 아티스트상 수상자인 마코토 나쿠라의 마림바(목금의 일종) 연주와 마리아 마틴의 플루트 연주,21일에는 특별 오페라 순서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중에서 「발퀴레」1막 공연등 다양하게 계획돼 있다. 이 지역에 살아 숨쉬는 또하나의 예술성은 조각품에서 발견된다.브로드웨이 양편에 늘어선 고건축물들의 벽 장식조각에서부터 현대식 건물들앞에 세워진 현대조각까지 다양한 조각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같은 도리아식 기단을 8층까지 올리고 사이에 수많은 이오니아식 기둥을 세운 벽면에 파라오의 벽화를 조각한 AT&T건물(195번지),역시 도리아 양식에 8개의 여신상을 2층기단에 세워놓은 도쿄은행 건물등 구석구석을 모두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한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동그란 구멍이 뚫린 빨간 정육면체를 모로 세운 브로드웨이 140번지 머린 미들랜드 뱅크 사옥앞의 이삼 녹치 작품 「레드 큐브」는 이지역 현대조각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체이스 맨해튼 은행 앞에는 거대한 4개의 버섯모양인 뒤뷔페의 「포 트리」와 역시 이삼 녹치의 「물위의 정원」등이 있다.특히 연방준비은행 옆 루이스 네벨슨 광장은 검은 철골 7개로된 「셰도우 앤드 플래그」조각이 서 있으며 작가의 이름을 따서 가로의 이름을 지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편 월드 트레이드 센터 쪽으로도 네벨슨의 「스카이 게이트」를 비롯,프릭 쿠닝,호앙 미로,다니엘 맨체스터등 세계적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들이 곳곳에 자리잡아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이 거리에 늘 생동감을 뿜어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는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20년래 오피스빌딩의 첨단화로 사무실의 지리적 원근개념이 없어지면서 20개 대형 증권회사중 1개만 남고 모두 이곳을 떠났고 딴 금융회사들도 떠나려 하고 있다.이곳의 낡은 건물로는 첨단설비가 어렵고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떠나간 금융회사들을 월 스트리트로 다시 불러들이고 더이상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보려 5년동안 부동산 취득세와 영업세를 대폭 감해주고 건물 신축 및 개축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21세기 새로운 브로드웨이 건설의 원동력인 월 스트리트의 대변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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