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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의사 파업 어떻게 볼 것인가

    금년에 우리 국민은 의사 파업이라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이것은 예년에 있던 약사나 한의사 파업과는 다른 충격이었다.병원은 문닫지않으리라는 사회 체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파업할수 있느냐는 비난조 글을 싣기도 했다.그러나 이러한 비난을 의료계에 퍼붓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생각할 것은 이 사회의 가치체계가 이미 경쟁 수단이 되는 기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면 기능 중시 가치관으로의 전환은 이미 학교교육 현장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의사를 포함한 전문직 집단의 파업은 예고된 사태라고도 할 수 있다.고등학교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교육장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 됐다.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문제를 잘 푸는가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받아왔다.쉽게 말하자면 문제 푸는 기능사 교육인 것이다. 대학교는 또 어떤가? 마찬가지로 취업이 지상명제가 되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입학하자마자 영어공부나 고시 준비에 몰두하는 것이대학의 풍속도다. 의과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가고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왜의사가 돼야 하고 의사가 돼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하면서,인술을 펴는 의사로서의 양식을 배우고 익힐 겨를이 없다.국가고시 합격률 100%를 자랑하는 학교의 선전을 보면, 얼마나 문제를 잘풀고 수술을 얼마나 능숙하게 하는가가 의사로서의 중요한 자질인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다. 사실상 의대를 선택하는 주요한 동기가 수입도 좋고 사회적 존경도받는다는 매력 때문인데 이러한 예상이 어긋나기 시작한 현상황에 의사들은 무척 실망했을 것이다.얼마나 실망이 컸으면 이번 파업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전망이 어둡다고 자살한 전공의까지 있었겠는가. 사회의 가치체계나 교육이 인성·윤리에서 경쟁수단이 되는 기능 위주로 바뀌는 상황에서 의사들에게만 고전적인 윤리와 양식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이들이 인술을 펴는 의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감사한 것이지 이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요구하기는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의사·약사의 파업이나 노동자 파업이나 별다른 것이 없다. 이제는 의사도 하나의 기능인력에 지나지 않게 됐다.그러니 의사에게만 희생을 요구할 수 없는 일이고 이들을 무턱대고 비난할 수 없는일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의사를 포함해 사회의 대표적인 다른 전문직들도 파업을 해야만 할 정도로 극단적인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는 점이다.집단 이익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경향이, 경쟁 논리에바탕을 둔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하여도힘겨루기가 일상화하는 체제로 바뀐다는 것은 참으로 염려되는 일이다.힘겨루기로 낭비하는 엄청난 내적 에너지보다도 더 큰 문제는 집단간 싸움의 와중에서 개개인의 존엄성과 개성이 묵살된다는 점이다. 사회가 이같이 집단으로 분열하면서 집단체제의 그늘 아래 인간이사라지면 최후에는 사회라는 공동체의 해체현상이 나타날 것이다.인간성을 상실하게 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지나치게 실리와집단이익 위주로 서로 경쟁을 하고 다투는 기울어진 가치관에서 벗어나 무엇 때문에 우리가어울려 사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서로 신뢰하면서 상생하는 협력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그렇지 않아도 인간복제 논란으로 더욱 위협받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아닌가? ■방 건 웅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
  • 관가 몸사리기 재계선 “불똥튈라”

    사정한파가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전체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관가에선 몸낮추기가 이미 시작됐고 경제계에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관공서 주변 로비활동도 급격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관가 당장 점심풍속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정도로 사정 한파가 휩쓸고 있다.공직자들은 일단 외식을 삼가는 분위기다.대부분 구내식당과 인근 분식점 등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부득이한 경우도비싸지 않은 대중음식점을 이용하고 있다. 이번 주말 골프장 출입 등에 대한 ‘암행감찰’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센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친구와 라운딩을 하는것도 안되느냐”는 문의전화를 하는 등 사정의 방향과 강도에 귀를곤두세우고 있다. 근무 분위기도 달라졌다.장시간 외출이 줄어들었으며 고위공직자들도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근무 공직자들도 움츠러들기는 마찬가지다.토호세력과의 만남 자체를 꺼리고 있으며 특히 이해당사자와의 접촉은 거의 삼가고 있다. 22일 구청 민원실을 찾은 김모씨(42·서울 동작구 상도동)는 “민원증서 발급이 예전보다 빨라진 것같다”면서 “이러한 근무형태가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자 대부분은 사정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더 우려하고있다.공직자들의 사기도 중요한데 전체를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하는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들이다. ◆경제계 재계는 이번 사정작업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환경을 더욱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자금난 등으로 생존위기에 몰려 있는 경제계의 현실을 사정당국이나 정치권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S그룹의 이모 전무는 “사회 지도층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사정이 필요하지만 자칫 기업분위기마저 얼어붙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기업퇴출로 인한 대량실업사태와 노동계 총파업 등이 겹쳐 있어 기업환경이 잘못하다간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갈 수있다는 우려다. 전경련 관계자도 “공직사정 영향이 기업활동 위축으로 파급돼서는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정한파는 기업인들의 대관공서 발길마저 줄이고 있다.관공서 로비를 담당하는 부서들은 아예 활동을 중단했고 연말 선물계획도 백지화했다. H그룹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 선물은 E-메일 크리스마스 카드로대체할 생각”이라면서 “최근엔 담당공무원에게 전화하기도 겁난다”고 전했다. 백화점 역시 찬바람이 몰아치기는 마찬가지다. L백화점의 한 임원은 “예년같으면 연말연시 특수를 겨냥,발주에 바빴는데 올해는 수요예측마저 힘들다”면서 “이러다간 장기불황으로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은행이나 공기업에도 사정한파가 여지없이 몰아치고 있다.공적자금투입을 앞둔 은행들은 구조조정에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고,공기업 임원들은 예약됐던 주말 골프마저 해약하는 실정이다. 정부투자기관의 한 임원은 “이번 주말에 골프납회를 하기로 친구들과 약속을 했는데 나가지 못할 것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성추기자 sch8@
  • 박홍규의‘오노레 도미에’

    만화를 포켓몬스터 쯤으로만 여기는 이들은 이번주 흥미진진한 읽을거리 한권을 놓치고 지나칠것 같다. ‘오노레 도미에’(박홍규 지음·소나무)는 ‘만화의 아버지가 그린근대의 풍경’이라는 부제대로 일차적으로 19세기 시사만화의 원조라는 도미에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 책. 혁명과 반동이 숨가쁘게 갈마들던 19세기 프랑스에서 도미에는 꼿꼿이 세운 풍자와 비판의 필봉을 휘두르며 수십년간 꼬박 일간지 그림을 통해 시대를 증언했다.4,000여점의 노작 가운데 권력을 비꼬거나민중과 풍속을 따뜻이 그려낸 169편을 골라싣고 맛있게 해설한 이 책은 가히 도미에에 대한 현미경 들이대기라 할만하다. 하지만 책의 참맛은 특정 화가에 대한 잘된 전기 또는 개인화집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데 있다.풍부한 문학적 상상력과 방대한 자료로 무장한 저자는 도미에와 함께 19세기 파리를 함께 누빈듯 당대 현장과풍속들을 파노라마로 펼쳐놓았다.발자크,위고,들라크로와,쿠르베,나폴레옹3세 등등 동시대 문인,화가,지식인,권력자들이 도미에를 축으로 흡사 연극무대에서처럼 나타났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그들의 입장차가 칼부딛듯 불을 뿜으며,이 과정에서 예술은 부황들거나 때로단련된다. 손정숙기자
  • 멕시코에 한국박물관 연다

    [멕시코시티 연합] 중남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멕시코에 한국박물관이 생긴다.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인호),국립민속박물관,멕시코 한국대사관은 23일 이 이사장과 라파엘 토바르 멕시코 국립문화위원장,테레사 프랑코 문화재청장등 양국 인사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문화박물관에서 한국관 개관식을 갖는다. 총 6억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한국관에는 붉은 간도기와 빗살무늬토기,동검과 동경,무용총 수렵도,목조미륵보살 반가사유상,분청사기 조화연화당초문호,단원 풍속도첩 등 한반도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 70여점이 영구전시돼 한국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보여준다. 멕시코 최초의 박물관인 국립문화박물관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데다 일본관,중국관,이집트관,이탈리아관 등이 들어서 있어 멕시코 초중등학생들의 현장학습 장소 및 각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일반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멕시코 한국대사관의 전정구 공보관은 “마야와 아스테카 문명의 나라인 멕시코의 문화박물관에 한국관이 들어선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관 개관을 계기로 멕시코 국민이 한국을 아는데많은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양국간 우호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말했다.
  • ‘장터’ 된 하회마을 어떻게 살릴까

    안동 하회마을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다녀간 뒤 민박집과 밥집만가득한 ‘장터마을’로 바뀌었다고 걱정들이 많다. 이렇게 된 원인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보존방향을 제시하는 데 한 중견 민속학자가 나섰다.임재해 안동대교수가 고심한 결과는 ‘지역문화와 문화산업’(지식산업사 펴냄)에 담겼다. 그는 하회마을을 ‘더 이상 문화관광지에 포함시킬 수 없는’ 이유를 “문화관광 정책의 부재속에서 주민과 관광업자의‘문화상업’만 무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문화관광 산업이 상업주의로 나가면처음엔 문화는 없고 관광만 있다가,심해지면 관광도 없고 장삿속만남게 되며,마침내는 장삿속도 잃어버리고 문화유산은 회복될 수 없는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엘리자베스 여왕이 찾아온 것은 안동이 문화적 명소이기 때문인데,여왕이 왔기 때문에 명소가 된 것으로 문화관광 정책은 착각하고 있다. 정책의 본말이 전도되다 보니 ‘퀸 로드’니 ‘퀸 투어’니 하는 관광계획이 세워지고,수십억원을 들여 하회마을 한복판에 ‘여왕 기념관’과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발상도 나왔다고 개탄한다. 그는 하회를 올바로 보존·발전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문화정책은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의 엄정성에 두어져야 한다고 말한다.관광산업이망해도 문화재를 훼손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하회마을에 관한 각종 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함으로써 하회에 머물며하회를 공부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방안도 제시했다.각종유물을 모으면 박물관 구실도 할 수 있다. 하회의 빈집은 자물쇠를 채워두고 잡초만 키울 것이 아니라,전통 살림살이나 통과의례,세시풍속을 주제별로 보여주어야 한다.공연장과시연장을 만들어 하회탈춤도 배우고,하회탈도 깎아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충고한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하회와 관련된 문화현상을 영상으로 만들어 컴퓨터로 찾아보거나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단체관광객들에 마을 안내나 안동문화를 주제로 한 특강도 할 수있도록 강의실도 만드는 것이 좋다.폐교를 이용하면 하회마을의 정취를 해치지 않고,시설비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하회마을에 관한 자료는 책으로 나와있는 것이 적지 않다.그러나 하회에서 이를 사보기가 쉽지 않다.가장 기본적인 문화상품을 무시하고있다. 나아가 전문가들의 다양한 문화지식을 쉬운 내용의 교양도서로펴내고, 보기 편한 관광안내서를 만드는 일은 행정당국이 하회마을을다시 살리기 위해 펴야 할 최소한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정병모 ‘한국의 풍속화’

    18세기 말에서 19세기를 거치며 조선은 그 기반이 됐던 성리학적 유교이념과 봉건적 생산관계가 붕괴되고 근대사회를 향한 커다란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었다.이러한 당대의 사회변동과 시대감정을 가장 사실적이고 충실하게 반영하며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회화영역으로 자리잡은 그림이 바로 풍속화다.그러나 풍속화의 근대적 지향성과 조선적 자주성은 다양한 주제의식에만 그치지 않는다.당대의 화가들은 새로운 현실 소재에 대한 자신의 화의(畵意)를 표현하기 위해 현장사생에 관심을 쏟았고 대상에 대한 탐구를 계속했다.이를 통해 조선의 회화는 기존의 중국적이고 낡은 필묵법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인간 삶을주제로 하는 풍속화는 하나의 예술작품이자 동시에 소중한 역사자료로 가치를 지닌다. ‘한국의 풍속화’(정병모 지음)는 풍속화의 역사를 신앙적·종교적 기원에 의해 제작된 풍속화,정치적 필요에 의해 제작된 풍속화,통속적인 생활상을 표현한 풍속화의 세 유형으로 나눠 고찰한다.저자(경주대 교수)는 이 세 유형의 풍속화가 서로 밀접한 관련을맺고 있음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밝힌다.그동안 풍속화에 대한 연구가 18세기이후의 풍속화로만 제한되거나 단순히 역사적으로 개관하는 데 그쳤던 것과는 좀 다른 접근법이다. 저자에 따르면 통속 및 생활 관련 풍속화는 18세기 전반에는 16∼17세기의 산수인물화의 형식을 빌려 시작됐고,18세기 후반에는 정치적인 풍속화인 빈풍칠월도류 회화의 영향을 받았다.그것은 또한 신앙적인 풍속화인 감로도(甘露圖)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통속적인 생활상을 다룬 풍속화는 다른 두 유형의 풍속화와는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신앙적인 풍속화와 정치적인 풍속화가 조선의 멸망과 함께 세력이 급속히 약화된 반면 통속 및 생활과 관련된 풍속화는 표현매체를 달리할 뿐 지금까지도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풍속화는 당대의 사대부들에 의해 ‘속화(俗畵)’라 불렸다.그만큼멸시를 당했다.그러나 풍속화는 조선 후기(18∼19세기)의 사회상을생생히 읽게 하는 귀중한 문화사료이자 고전예술의 꽃이다.저자는 ‘통속성’을 핵심 잣대로 한국 풍속화 나아가 통속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살핀다.진정한 통속의 세계는 곧 진정한 아취의 세계라는 대속대아(大俗大雅)의 정신으로 통속문화와 고급문화의 접점을 모색한다.한길아트 펴냄,4만원김종면기자 jmkim@
  • ‘외화내빈’16대 국감

    오는 7일 마감되는 16대 첫 국정감사는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기록될 듯하다. 의원들의 높은 출석률과 정책대안 제시,충실한 질의자료 등으로 외형은 이전 국감에 비해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하지만 국감 도중 터진 ‘동방의혹’ 등 일부 쟁점을 둘러싼 여야의 무차별적 폭로와 파행,피감기관의 회피성 답변 등은 국민적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다.‘밀레니엄 정치’와는 거리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쟁점과 당리당략 국감 초반부터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검찰의 4·13총선수사,공적자금 투입문제,대북정책 등을 놓고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특히 정치권을 강타한 동방의혹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KKK 의혹’제기로 불이 붙어 지난 2일 ‘여권실세 실명거론’으로 폭발,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이후 면책특권 공방부터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명예훼손 고발,윤리위 회부요구와 특별검사제 도입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날로 전선(戰線)이 확대되고 있다. ◆높은 출석률과 빈약한 성과 시민단체 감시와 초·재선의원들의의욕이 맞물려 역대 최대 출석률을 기록했다.자민련 국감일보는 5일 현재 민주당이 95.7%,자민련 95.3%(총리제외),한나라당 95% 순이라고밝혔다.반면 실명거론 파문으로 인한 법사위 중단 등 모두 14차례의‘파행 운영’도 있었다. 대북정책과 금융·기업 구조조정,공적자금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는신선한 정책대안보다는 상투적 질의와 원론적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각 상임위마다 관련 부처와 산하단체의 방만한 운영실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경종’을 울린 점은 그나마 성과로 보인다. ◆여전한 구태 국감장에서의 험악한 욕설과 고함,피감기관에 대한 강압적 자세,‘부풀려진 국감자료’ 등 고질적인 ‘국감 풍속도’는 큰변화가 없었다. 언론을 의식한 ‘뻥튀기성 수치’도 적지않이 눈에 띄었고 원점을맴돌았던 일문일답식 질의도 다소의 짜증을 불렀다.특히 지난달 24일건교위 국감에서 민주당 송영진(宋榮珍),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 의원의 ‘욕설경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개선방향 일괄질의와 일괄답변,백화점식 중복질의,‘아니면,말고식’의 정치공세,권위주의적인 국감행태가 ‘개선 1호’로 올랐다.시민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주제별 집중 질의’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일문일답의 내실화 주문도 잇따랐다. 오일만기자 oilman@
  • 타이완에 초대형 ‘3災’

    타이완(臺灣)이 ‘3재(災)’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미숙한 정국 운영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데다, 싱가포르여객기가 이륙후 추락하고 메가톤급 태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200명에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육·해·공의 입체적 공격을 받아 비틀거리고 있다. 천 총통을 탄핵으로 내몰고 있는 화근은 4기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사업.천 정권이 국민당 정권시절 건설계획이 확정돼 이미 30%의 공정을보이고 있는 발전소의 건립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탓이다. 이에 대해거대 야당인 국민당은 미국 GE사와 계약을 맺어 공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건립을 중단하면,국내외 관련 건설업체들이 부도 위기에몰릴 수 있다고 공사강행을 주장하며 총통 탄핵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정국이 표류하는 와중에 지난달 31일밤에는 승객과 승무원 179명을태운 싱가포르항공 소속 보잉 747 여객기가 악천우 속에 타이베이(臺北) 장제스(蔣介石) 국제공항을 이륙하던 중 추락,79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98년 중화항공 소속에어버스 A300기가 떨어져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이후 타이완에서 발생한초대형 참사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력한 태풍 ‘샹산’(라오스어로 코끼리)이 동반한 집중 호우로 3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는 자연재해도 입었다.태풍 ‘샹산’은 지름 250㎞에 중심부의 풍속이 시속 120㎞로,메가톤급 파괴력을 ‘자랑하며’ 타이완 전역을 초토화시켰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한국화가 오명희 개인전 24일부터

    한국화가 오명희(44·수원대 미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는 바람속의스카프를 화폭에 담아 주목받는 작가다.그는 무성한 갈대숲이나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언덕,야생화가 만발한 들판 등을 배경으로 스카프를 끌어들인다.극채색을 이용해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만 그의 그림은 기본적으로 상상력의 가공이 필요한 픽션이다.그 허구의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스카프다.배경을 무시하거나 지워버리는 사진 기법인 아웃 포커스를 활용하는 것도 스카프를 도드라지게하기 위한 방편이다.‘자연과 스카프의 예기치 않은 만남’, 그 가장된 우연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 것일까. 98,99년 일본 도쿄 아카네 화랑과 삿포로 사이토 화랑에서 잇따라전시를 하며 스카프 그림을 알린 그가 3년만에 국내전을 갖는다.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열리는그의 개인전에는 ‘봄날은 간다’‘노스탤지어’‘가을숲에 부는 바람’ 등 전형적인 오명희류 그림들이 내걸린다. 오명희의 그림 한 구석에선 늘 관능의 연기가 피어오른다.신작 ‘봄날은 간다’를 보면 지천으로 핀 진달래 위로 스카프가 한 장 너울거린다.그 스카프에는 혜원의 풍속화속 여인을 빼닮은 여자가 그네를타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그것은 말을 하는 꽃,즉 기생이다.트로트곡 ‘봄날은 간다’의 가사를 읊조리며 그렸다는 이 그림에는 봄날 물오른 여인의 감성이 잘 녹아 있다.‘노스탤지어’나 ‘가을 숲에 부는 바람’ 같은 작품도 감각적인 정조는 마찬가지다.나부끼는스카프에는 샤갈의 유화 ‘에펠탑 앞의 신랑과 신부’를 연상케 하는한 쌍의 남녀가 입을 맞춘 채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오명희의 그림에서 하늘을 나는 연인이란 주제를 즐겨 다뤘던 샤갈의 슬라브적 환상의 세계를 읽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김종면기자]
  • 단원·혜원 작품 한자리에

    단원 김홍도(1745∼1806이후)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또 친근하게 느끼는 옛 화가다.화가일 뿐만 아니라 글씨,시조,한시,음악 등에도 두루 능했던 교양인이었다.단원하면 으레 함께 이야기되는 화가가 그와 풍속화의 쌍벽을 이룬 혜원 신윤복(1758?∼1813이후)이다.남녀의 애정을 주제로 한 정태(情態)묘사에 뛰어났던 혜원은 이름은 잘알려져 있지만 그 활동상을 엿볼 수 있는 문헌기록은 매우 드물다.단원과 혜원.이들은 진경시대(1675∼1800) 말기에 태어나 풍속화를 절정에 올려놓으며 진경문화를 찬란히 마무리짓게 한 대표적인 화원화가다.그러나 두 사람은 상반되는 특성을 지닌다.단원은 세습화원 집안출신이 아니면서 화원화가가 돼 정조 재위기간 내내 국왕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국왕 직속 특급 화원으로 일했다.반면 혜원은 세습화원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인 일재 신한평은 초상화와 풍속화에 뛰어났다.74세까지 도화서에 출사했던 아버지의 그늘에 가린 혜원은 화원화가이면서도 부친과의 상피(相避)로 인해 도화서에 나가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그런 만큼 이들은 대조적인 화풍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단원이 진경산수화를 비롯한 일반 산수화와 도석(道釋,신선과 불보살그림),화조,영모,누각,사군자 등 제반 화과에 두루 통달한 데 비해 혜원은 풍속인물에서만 기량을 발휘했다. 간송미술관(02-762-0442)이 올 가을 ‘단원·혜원 특별전’을 마련했다.1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단원과 혜원을 한 눈에 비교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단원의 작품은 ‘옥순봉’‘수미탑’‘황정환아’(黃庭換鵝:황정경을 거위와 바꾸다),‘무이귀도’(武夷歸棹:무이산으로 노저어 돌아가다),‘마상청앵’(馬上聽鶯;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 듣다),‘월하취생’(月下吹笙:달빛 아래 생황을 불다)등 70여점.혜원 작품은 ‘계명곡암’(溪鳴谷暗:시냇물 소리쳐 흐르고 골짝이 어둡다),‘연소답청’(年少踏靑:젊은이들의 봄나들이),‘납량만흥’(納凉漫興:바람들이의 질펀한 흥겨움)등 30여점 나온다. 김종면기자
  • 안성 청룡사 불화 ‘감로탱’보물로

    문화재청은 13일 경기도 안성시 청룡사(靑龍寺)의 불화 감로탱(甘露幀)을 보물 제1302호로 지정했다. 조선 숙종 18년(1692)에 제작된 이 감로탱은 가로 239.9×세로 200.0cm 크기로 윗부분에 아미타삼존(阿彌陀三尊)과 칠여래(七如來)·관음(觀音)·지장보살(地藏菩薩)과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을 그렸다.중간에는 성반의식(盛飯儀式)을 강조했고,특히 아래쪽에는 속세의 갖가지 모습을 보여주어 17세기 이후 풍속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 노벨상 주간…돋보이는 외국소설 3편

    세편의 외국 장편소설이 눈길을 끈다.그 중에 노벨문학상 수상작도있고 수상후보로 거론된 작가의 최근작도 있어 ‘노벨상’ 주간에 어울리는 관심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 작품들은 노벨상과 연관되기전에 각기 다른 대륙의 한 모퉁이를 무대로 하고 있고,창작 시기 또한 한 세대 간에 걸친 가운데서도 우리 소설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만연원년(万延元年)의 풋볼’(고려원)은 이 작가의 9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35년생의 오에는 23세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고 67년,32세 때 쓴 이 소설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후 일본 작가로서는 두번 째,아시아로선 세번 째 노벨문학상을 탔었다.오에가 노벨상을 타기 전엔 국내에 그의 대표작으로 ‘이름만’ 소개되다 노벨상 수상과 함께 첫 번역본이 나왔으나 곧 절판되고 말았다.스무권이 넘는 고려원의 오에 전집 중 하나로 나온 이소설은 두껍고 다소 난해하지만 사소설 풍의 일본 소설과는 다른 오에 문학의 진면목을 잘 드러낸다.등단한 대학시절부터 인간의 실존주의적 한계상황에 포커스를 맞추었던 오에는 결혼후 장남이 장애자로태어나는 불우함 속에서도 진보적 지식인으로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했다.제목의 만연원년은 1860년을 가리키나 풋볼이 암시하듯 미일 안보투쟁 등 미국에서 정신적으로 벗어나려는 전후일본 지식인운동이활발했던 1960년 무렵이 배경이다.20대 후반의 주인공은 문학전공 지식인이나 한쪽 눈을 잃어 용모가 추해진 데다 뇌장애의 어린 아들,그리고 이로 인해 알콜중독에 빠진 아내가 있다.가장 친한 친구는 이해하기 어려운 의식과 함께 자살했다.이 주인공의 절망과 구원을 통해소비시대 진입 직전의 전후 일본의 정체성이 모색된다.주어진 여건이우리와는 사뭇 다르지만 외적 환경을 딛고 인간 삶의 실존적 의미를뽑아올리는 작가의식이 형형하게 느껴진다. 한편 ‘H서류’(문학동네)는 중부 유럽의 빈국 알바니아 출신으로단골 노벨상 후보인 이스마일 카다레 작품.공산정권 시절인 80년대에알바니아 잡지에 연재되다 카다레가 프랑스로 온 뒤인 96년에 불어판으로 출간됐으며 대표작은 아니나대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맛볼 수있다.1930년대 두 외국인이 그리스 호메로스 서사시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리스 북부 인접국으로서 마지막 서사시의 땅이라는 알바니아를 찾아온다.상호감시의 전제적 관료주의,삼류 공상의 쁘티 부르조아,살인적인 민족간 반목 등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 희극적 소재들을 인간 삶의 비극적 실체의 구슬로 꿰어내는 솜씨가 탁월하기만 하다. 칠레 작가 폴리 델라노의 ‘이 성스러운 장소에서’(책이있는 마을)는 앞 작품들에 다소 격이 떨어지지만 우리 문학과 대비할 수 있는특징은 더 많이 지니고 있다.선거로 뽑힌 세계 최초의 마르크시스트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암살한 73년의 칠레 군부쿠데타가일어나던 날,주인공이 극장의 화장실에서 3일간 갇혀 있으면서 15년여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젊은 날의 방황과 정치참여를 통한열렬한 사회주의자로의 의식화 과정이 회고된다.작가는 74년부터 10년간 망명생활을 했으며 77년작이다.정치 시대인 우리의 70,80년대를연상시키지만 비슷한 점은 거기고 끝나고 ‘라틴적인’ 풍속,삶을 보는 작가의 눈은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우리 독자들은 이 다른점을 어이없어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고시촌 산책/ 세대교체와 신풍속도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거리의 나무 색깔도 점점 가을색으로 변하고신문에서 단풍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기에 별로 어려움이 없다. 변화되는게 비단 시험제도 뿐 아니라 고시촌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다.고시촌의 상징이던 하숙집 형태의 고시원 이용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시원에서 숙식은 물론 공부까지 그곳에서 해결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두 분업화(?)되어 숙·식·공부 모두 다른 곳에서 해결하는게 일반적인 추세다. 실제로 산밑의 고시원들은 예년 같으면 빈방이 없어야 하는데 10월인 지금도 빈방이 많이 있다.전반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받을수 있는 생활형태가 선호되기 때문에 이와 대조적으로 학원 근처의잠자는 방·고시식당·독서실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부의 패턴도 학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혼자 공부하는 방법보다는 그룹 스터디를 한다든지 인터넷을 이용해서 다양한 수험정보 및 교류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심지어는 학원강의도 심야 강의라는 새로운 형태의 강의가 등장했다.밤 11시부터자정을 넘어선 12시30분,1시까지 강의를 하는 것인데 심야 강의를 듣는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시촌이 빨리 변하는 이유로는 신세대 고시생의 유입으로 연령도전반적으로 낮아지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시험에 합격하는게 최대한의 과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오랜 동안 고시공부를 해온 노장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실력이 전반적으로 많이 향상되어서 “이제는 옛날처럼 공부해서는시험에 합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1,000명이나 뽑기 때문에 시험이 더 쉬워졌다고 생각될지 모르나 실제적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경쟁률도 더 높아져서 합격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합격자의 수를 늘리면 법조인의 질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있었는데 이 걱정은 막연한 걱정이거나 법조인이 늘어남으로 인해자신의 밥그릇이 작아지는 것을 걱정해서 내세운 궁색한 ‘자기 보호를 위한 발언’이라는게 곧 증명될 것이다. ■ 김 장 열 로고스서원 대표
  • 진품으로 보는 명·청시대 걸작

    중국 심양의 요녕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미술품들이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다.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명·청황조 미술대전’.11월 19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서는 근세 중국 회화사와 생활사를 그대로 반영하는 명·청황조의 걸작들을 진품으로 만날 수 있다. 2,300년의 역사를 지닌 요녕성 박물관은 북경 고궁박물원,남경박물원과 함께 중국 3대 국립박물관의 하나로 꼽힌다.요녕성 박물관은 1930년대 말 청나라 마지막 황제였던 부의가 위만주국을 건립하기 위해베이징 청궁(淸宮)에서 가져온 역대 서화 등을 소장한 것을 계기로중국의 대표적인 박물관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문인화·궁중의궤화·풍속화·불화 등 60여점.원체화(院體畵)풍의 절정기인 송대 회화를 부흥시킨 명대 초엽에서부터 청대 중엽까지를 망라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명초 몽골족의 지배를 피해 강남지방으로 이주한 중국의 문인들이 꽃피운 문인화를 보게 된다.그중에서도 특히 심주의 ‘위원아집도(魏園雅集圖)’(1465년)는 명나라중기 강남 오현(지금의 소주) 출신으로 유력한 문인가문을 이뤘던 작가가 선비들의 시회(詩會)를 그린 대표적인 문인화로 주목된다.명대 중엽 100년 동안 소주는 역대 중요한 서화가 집결되는 등 중국 역사상 유례없이 수준높은 문화적 분위기를 일궈냈던남방 제일의 도시였다. 구영의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16세기),동기창의 ‘서화합벽권(書畵合璧卷)’(1627년),서양의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1759년),고기패의 ‘종규도’(1728년),나빙의 ‘귀취도(鬼趣圖)’ (18세기),작가미상의 ‘대가노부도(大駕鹵簿圖)’(18세기) 등도 명작중의 명작이다.중국의 1급국보로 보전되고 있는 ‘청명상하도’는 12세기 장택단이 당시 북송 수도였던 변경(지금의 하남성 개봉)의 청명절 풍경을그린 것을 명대 방작(倣作)의 일인자였던 구영이 다시 그려 호평을받은 작품.‘청명상하도’는 당시 조선의 북학 열기를 고조시키는 데도 큰 몫을 해 정조는 서울의 도시상을 담은 ‘성시전도(城市全圖)’를 그리도록 했다.‘서화합벽권’은 동기창이 72세에 그린 만년작으로 미불의 ‘소상백운도(瀟湘白雲圖)’가 모델이 됐다. ‘고소번화도’는 청나라 때 소주의 번화한 모습을 12m 장폭에 담은작품. 1만2,000명의 인물과 260여개의 상점,400여척의 배,50개의 교량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 소주의 위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특히이 그림은 전통산수화와 계화(界畵),공필 인물화,서양식 원근법 등온갖 기법을 활용해 조화의 묘를 살려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종규도’는 만주족 출신의 임관(任官)화가로 손가락그림인 지두화를 창시한 고기패의 만년작.또 강남 양주지방의 괴짜 화가들을 일컫는 이른바 ‘양주팔괴(揚州八怪)’에 속하는 나빙의 ‘귀취도’는 불교의 지옥세계와 관련된 귀신들을 소재로 한 그림으로 현재 몇점 전해지지 않는 희귀한 작품이다.‘대가노부도’는 청나라 건륭제가 출행할 때 사용한 수레 행렬을 그린 길이 18m의 거작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형민 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서울대 미대동양화과교수)은 “중국의 보물은 보통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 이번전시작들은 거의가 1, 2급으로 이뤄져 있다”며“근세 중국 회화와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 중국 그림이 조선 회화사에 끼친 영향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02)580-1300. 김종면기자 jmkim@
  • 北, 노동당 창건 55돌 행사에 유명인사 6명 개별초청

    북한은 오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55돌 기념행사에 국회의원과 종교계 인사 및 대학교수 등에게 개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개별 초청 대상은 민주당 김근태(金槿泰)·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의원,한완상(韓完相)상지대 총장,민주노동당 고문인 박순경 전 이화여대 교수,박형규(朴炯圭)·이만신 목사 등이다. 초청을 받은 민주노동당 등 8개 사회단체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55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키로 했다”고 밝혔다.방북 희망단체는 한국노총,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민주노총,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등이다.이 가운데 민주노동당(權永吉 대표 등 6명)은 이날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국민여론과 최근 대북관계 분위기 등을 종합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평양방송은 이날 남측 정당ㆍ단체 인사를 초청한 것은 “조상 전래의 풍속과 전통에 따라 명절을 함께쇠자는 의미”라면서 정치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30부터 남산골 한옥마을서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이 30일부터 10월3일까지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통과의례란 좁게는 태어나서 자라 혼인하고 죽는 인생의 구비를 말하지만,넓게는 주기성을 갖는 세시풍속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한다.이번 페스티벌은 통과의례를 주제로 한 세계최초의 문화예술행사이다. 29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전야제에선 이애주와 전통춤회 ·이광수풍물굿패·민속악회 시나위·유진규네 몸짓이 펼치는 축하공연을 만날 수 있다.페스티벌 기간에는 한국 민속놀이와 중국 윈난성의 성년의례를 놀이화한 ‘도전,열두고개’에서 통과의례를 체험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민속예술단의 성인식·혼례식·장례식과 윈난성 후아떵 예술단의 세시풍속과 성인식,서울 강동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각국의 통과의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행사장 한쪽에는 ▲탄생의례관 ▲관례·계례관 ▲혼례관 ▲상·장례관 ▲제례관이 마련된다.정자에서는 민속학자인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장이 우리나라와 아시아 각국의 통과의례 이야기를 나흘 내내 들려준다.집행위원회(위원장 임진택)는 내년 이후에도 ‘한민족의 뿌리를 찾아서’‘월드컵 참가국의 통과의례’ 등을 주제로 해마다 페스티벌을 연다는 계획이다.(02)2296-5751서동철기자 dcsuh@
  • “공직자 재산공개 범위 확대해야”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부패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인식하는것으로 조사됐다.특히 부패정도가 심각하다고 여겨졌던 경찰 및세무분야의 부패수준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사회적 구조가 미흡하기 때문에 규제 철폐,재산공개제도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정부의 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邊衡尹)는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정부패 추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부패 근절 방안을 모색했다. 제2건국위는 한국행정연구원 등에 의뢰,지난 4일부터 열흘동안 전국의 기업체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공직부패 실태조사를 한 결과,응답자의 75.6%가 우리나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이 중 9.6%는 ‘매우 심각하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전체 92%가 우리나라 공직자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느끼고,‘매우 심각하다’는 대답이 43.2%에 달했던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수치이다. 특히 행정부문에서는 경찰과 세무(각 35%),건설과 공사(32.8%),건축(21.8%),법조(18%),병무(10.8%),식품·위생(10.4%) 등에서 많은 비리가 행해지고 있다고 대답했으나 경찰과 세무 분야는 지난해에 비해선 10∼15% 포인트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24.8%는 금품이나 접대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이들은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47.2%),업무처리에 대한 단순한감사표시로(11.1%),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8.3%) 금품이나 접대를제공했다.하지만 ‘불법부당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등 뇌물성격이강한 경우도 상당했다. 공공 부문에서 가장 부패가 심각한 집단으로 응답자의 67.2%가 정치인을 꼽았고,이어 세무공무원(7.2%),고위공직자와 경찰공무원(6.8%)이 뒤를 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반부패특별위원회의 송정호(宋正鎬) 위원은 “부패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보건,환경,풍속 등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되 경제활동에 관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의 재량범위를 축소함으로써 부패를 막을 수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불법 재산의 은닉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유학자금 출처도공개토록 하는 등 재산공개 범위를 확대하고,공직부패 척결의 최종수단으로 반부패사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
  • 고려말 충신 朴翊 무덤서 채색벽화 발견

    경남 밀양시 청도면 고법리 밀양 박씨 문중의 선산에 있는 고려말문인 송은(松隱) 박익(朴翊·1332∼1398)의 무덤에서 채색벽화가 발견됐다. 벽화는 석실 4면에 인물과 말,도구 등 죽은이의 생전 모습을 표현한생활풍속도로 고려후기 풍속 및 복식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이 벽화는 최근 밀양 박씨 문중이 태풍 사오마이의 피해를 입어 봉분이 함몰된 박익의 무덤을 보수하던 중 발견했다.그러나 이 무덤은 이미 도굴되어 내부가 상당부분 훼손됐고,벽화도 부분적으로 훼손됐으나 남아있는 부분은 비교적 선명하다.고려시대 무덤에서 벽화가 발견된 것은 드문 일로 거창 둔마리 고분과 경기 파주 서곡리 민통선 안쪽 석실무덤,별자리 그림이 확인된 경북 안동 서삼동 무덤 등이 보고되어 있다. 한편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정밀한 학술조사를 거쳐 문화재 지정 등을 통한 보존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무덤의 주인공 박익은 목은 이색,포은 정몽주,야은 길재 등과 함께이른바 고려조에 충절을 지킨 팔은(八隱)의 한사람으로 알려졌으며,세상을 떠난 뒤에는 좌의정에 추증되기도 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여기는 시드니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결승전은 온통 태극기와 한반도기로 물결쳐‘코리아’ 축제 분위기였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10점 만점을 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보냈다.한국 관중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외국관중들도 선수들의 선전에 ‘아싸∼ 아싸∼ 코리아’를 외치며 함께응원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윤미진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언니 김남순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두 선수는 손을 맞잡고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준결승에서 팀 후배인 윤미진에 패한 월드스타 김수녕은 눈물을 내비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수녕은 경기 뒤 “수고했다.축하한다”며 후배 윤미진에게 박수를 보냈다.그러면서도 동메달에 머문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김수녕은“동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지만 얼굴은 상당히 굳어 있었고 승부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냥 열심히 쐈다”고만 답변.외국 기자들도 김수녕이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카메라를 들이대며 질문공세를 퍼부었지만 김수녕은 얼굴을 숙인채 황급히 자리를떴다. ◆의외의 선전을 펼치며 4강까지 오른 북한의 최옥실은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최옥실은 3·4위전서 김수녕에게 아깝게 패하자 김수녕의 악수제의도 뿌린친 채 눈물을 흘리며 퇴장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 김남순과 최옥실의 경기에서는 남북한 두 감독이 양손을 맞잡고 입장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준결승에서 패한 최옥실은 사진기자들의 포즈제의를 뿌리치고 재빨리 경기장밖으로 사라졌다. 경기 뒤 김남순은 “꼭 같은 팀 동료와 함께 경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북한 최옥실과 강호 나탈리아 발리바(이탈리아)가 맞붙은 8강전경기에서 의외로 최옥실이 선전하자 한국 응원단은 ‘최옥실’을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초반에 뒤지던 최옥실이 중반에서 동점을 만든 뒤 경기 후반에 역전에 성공하자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최옥실 힘내라’를 외쳤다. 최옥실이 승리하자 응원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고 최옥실은 양손을 흔들며 한국 관중들에게 답례했다.또 사진기자에게도 환한 얼굴로 포즈를 취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양궁경기장은 평소와는 달리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지만 한국의 한여름 날씨만큼 무더웠다. 평소 초속 7∼8m였던 풍속이 이날은 2∼3m를 보여 선수들이 경기하기에는 쾌적의 조건이었다.그러나 간간히 심한 바람이 불어 활시위를당기던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박청호 장편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이 땅에 태어난 작가들은 상상력의 박토에 집단추방당해 있다는 말이 있다.역사와 풍속이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기는커녕 굴레로 작용해창작의 쟁기 날들이 박하디 박한 땅에 부딪쳐 부러지기 일쑤라는 뜻이다.그래서 작가들은 다소 허무맹랑한 공상의 나라로 ‘도망치곤’한다.독자들은 이런 일탈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상당한 역설적 진실과위무를 발견하곤 한다. 박청호의 장편소설 갱스터스 파라다이스(문학과지성사)는 비무장지대(DMZ)와 개인의 총 소유에 대한 우리의 현실과 인식을 뒤집고 있다.66년생의 이 작가는 지금까지 분단의 비극적 현장이란 레테르로 고착된 채 방치된 비무장지대를 50여년의 분단의 시간이 만들어낸 신성한 새 공간으로 보면서 이 지역을 ‘공상적’으로 활용한다.주인공은이 지역을 영원한 낙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총을 들고 갱이 된다. 주인공은 총과 폭발물을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돈을 털고 위선적인 지도층 인사들을 살해하고 환경보존 자금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또 철책선 부대로 동료 여자를 데리고 가 친구인 군인과섹스를 즐기게 하고 비무장지대로 기어들어가 앳된 북한 병사와도 섹스를 하게 한다는 식이다.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상 수상작인 이지형의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수 있겠니(문학동네)는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서울을 지금까지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드러내고자 한다.74년생의 이 신인작가가 시도한 뒤집기는 전체적으로 꼭 합당했다고 보기 어려우나눈에 띠는 새 색깔로 칠했다는 점에서 죽은 회색빛 일색으로 단정해버렸던 시대를 부활시킨 공이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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