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풍속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착취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학습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외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수이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02
  • CF·드라마·영화 이종격투기 열풍

    인기 스포츠로 막 자리잡는가 싶던 ‘이종(異種)격투기’가 어느덧 대중문화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답답한 링(철조망)을 박차고 나와 영화나 TV드라마,CF,뮤직 비디오 등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 것.인터넷 동호회를 통한 실전 체험이 유행하는가 하면 선수들의 싸우는 모습을 보며 식사를 하는 이색 레스토랑까지 생겨났다.내년부터는 ‘상아탑’ 내 전공학과도 생겨나 학문으로까지 다뤄지게 됐다. 예전 같으면 ‘막싸움’으로나 치부됐을 법한 이 ‘이종격투기’가 이젠 스포츠 차원을 넘어 실생활에서 하나의 문화코드가 돼버린 것이다.하지만 ‘이종격투기’ 본래의 ‘무도정신’을 도외시한 채 ‘껍데기 동작’만 차용한 상업적 시도가 늘면서 반짝 거품으로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중문화 장르와의 융합 최근 국내 극장가엔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지난달 21일 개봉한 국산 영화 ‘클레멘타인’과 오는 11일 개봉하는 태국영화 ‘옹박’이 대표적인 예.‘클레멘타인’에서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은 이종격투기 선수로 등장해 태권도 유단자인 이동준과 대결을 벌인다.‘옹박’은 이종격투기의 대표 종목인 ‘무에타이’를 소재로 한 작품.기존 액션 영화의 관습인 와이어·스턴트와 컴퓨터그래픽을 완전히 배제한 채 100% ‘리얼 격투 신’을 선보였다. 안방극장에도 이종격투기는 주요 소재.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에서 주인공 김민준은 이종격투기 선수다.드라마는 주인공이 일본과 동남아 등지를 돌며 이종격투기를 연마하는 모습을 화려한 액션과 함께 보여준다.MBC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하우스’에서는 얼마전 이종격투기 경기를 그대로 본뜬 ‘이중격투기CFC(Comedyhouse Double Fighting Championship)’란 이름의 코너를 선보였다.CF와 가요시장에서도 이종격투기가 유행이다.‘머리를 써라’라는 카피로 잘 알려진 SK텔레텍의 ‘스카이’ CF에서는 양손에 글러브를 낀 두 남녀가 건물 옥상 위에서 킥복싱 성대결을 펼친다.가수 이승환은 오는 10월 발매 예정인 8집 음반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로 제작키로 했다. ●거품 걷혀야 제자리 잡아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스포츠인 이종격투기가 대중문화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지금의 과정에 상당한 ‘거품’ 또는 ‘착시현상’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스포츠인 이종격투기가 대중문화 장르와 융합되는 과정에서 상업적 의도가 개입,대중에게 왜곡된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때문에 지금의 대중문화 속 이종격투기 붐은 이내 사그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대중문화평론가 변희재씨는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삼았지만,무술 고유의 외적 ‘동작’은 물론 내적 ‘정신’의 철저한 고증 없이 대충 겉 이미지만 차용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일반 대중은 물론 이종격투기 마니아층마저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종격투기란 이종(異種)격투기는 문자 그대로 종목의 제한 없이 전 세계 각종 무술·격투기 유파에 속한 선수들이 한데 뒤섞여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도박꾼들이 돈벌이를 위해 철조망 속에 두 남자를 넣고 싸움을 붙인 것이 효시로,90년대에 일본에서 주류 스포츠로 격상됐다. 선수가 맨 몸으로 링에 올라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상대를 쓰러뜨리며,급소 가격,눈 찌르기,깨물기 등 몇 가지 외에는 모든 싸움 기술이 허용된다.크게 선 채로 경기를 벌이는 ‘입식 타격기’와,바닥에 누운 상태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그래플링(Grappling:엉켜 싸우기)’ 혹은 ‘MMA(mixed martial arts:종합격투기)’로 구분한다. 입식타격기 이종격투기로는 93년 일본에서 창시된 ‘K-1(K는 가라테,킥복싱,쿵후 등의 알파벳 첫 글자를 의미)’이 대표적이다.세계 각 대륙을 돌며 진행되는 이 대회는 올 7월부터는 MBC-ESPN 주최로 서울에서도 경기가 열린다.국내 대회로는 스트라이킥이 있다.반면 그래플링 또는 MMA는 타격 기술에 링에 넘어져서도 상대를 ‘잡고 꺾고 던지는’ 유술까지 혼합한 격투기다.미국의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와 일본의 프라이드 FC가 대표적인 경기.국내 경기로는 스피릿MC,네오파이트,K.O.Kings 등이 있다. ●실생활 파고든 이종격투기 이종격투기가 유명 선수들만의 몫이거나,대중이 영상을 통해 간접 체험하던 시대는 지났다.경북과학대는 내년부터 전국 대학 중 최초로 사회체육계열 내에 이종격투기과를 신설한다.학교측은 “이종격투기는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그 저변이 엄청나게 확대될 정도로 생활 속의 스포츠가 됐다.”고 설명했다.지난달 2월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지하에 문을 연 ‘김미파이브(Gimme Five)’는 이종격투기를 실제로 보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격투기전문 카페’.매일 3∼4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하루 평균 1000명의 관람객이 찾고 매상이 3000만원을 상회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인터넷 동호회의 활동은 실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종격투기 동회회 회원 규모는 최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이종격투기’ 관련 사이트가 700여개나 개설돼 있다.이 가운데 회원수 13만여명을 거느린 대표적인 동호회 카페 ‘쌈박질 클럽’ 등은 오프라인에서도 주기적으로 만나 이종격투기를 직접 체험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연 편식’ 이참에 고쳐볼까

    저마다 특색 있는 테마로 전문가들과 일반인의 사랑을 고루 받아온 3개의 예술축제가 이번주부터 차례로 열린다.전위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야외축제,아시아 무용을 좋아하는 이들이 반가워할 만한 무용제,세계 각국의 관혼상제 풍습을 경험하는 문화체험 행사까지 입맛에 따라 골라 보자. ●죽산국제예술제 전위무용가 홍신자가 해마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의 ‘웃는돌 아트빌리지’에서 여는 죽산국제예술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관객이 향유하는 예술의 폭이 넓어지면서 초창기에 비하면 파격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전위성과 실험성을 표방하는 축제로는 유일해 국내외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올 행사의 주제는 ‘지구를 위한 치유(Healing Earth)’.1회 행사때 초청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무용가 가와무라 나미코가 오랜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자연과의 호흡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 ‘워킹’을 선보인다.홍신자는 프리뮤직의 거장인 게리 헤밍웨이,강태환과 함께 보이스 퍼포먼스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요가 강습과 흙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워크숍도 열린다.입장료 하루 2만원,워크숍은 1만원.www.sinchahong.net (02)782-2790. ●창무국제예술제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이 주최하는 제12회 창무국제예술제가 17일부터 7월4일까지 호암아트홀과 창무포스트극장에서 열린다.미국과 유럽 무용에 편중된 국내 무용계 현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용 조류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창무국제예술제는 행사 규모는 작지만 알찬 내용으로 호평받고 있다. ‘치유,구원 그리고 평화’(2003년) 등 거대 담론을 주제로 택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대중성 확보 차원에서 ‘현위의 춤’이라는 구체적인 테마를 고른 점이 색다르다.프로그래머 최해리씨는 “현악기와 무용의 만남을 통해 관객들이 보다 쉽게 축제를 즐기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안은미,남정호,김나영,김선미,중국의 류푸양 등 내로라하는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개막공연(17·18일 호암아트홀)을 시작으로 3주간 금∼일 창무포스트극장에서 국내외 9개팀이 번갈아 공연한다.매주 일요일마다 빈곤 지역 공부방 어린이 30명을 초청해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는 행사도 마련된다.(02)3141-1770.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지난 2000년 ‘통과의례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축제’로 탄생한 세계 통과의례페스티벌(집행위원장 임진택)이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열린다.행사 이름 그대로 세계 각 민족의 관혼상제와 세시 풍속 등 인생의 단계별 통과의례를 다루는 문화체험축제다. 올해는 리투아니아와 네팔의 림부족,캐나다에 거주하는 북아메리카 오카나간족의 탄생의례와 성인례,혼인례,장례의식을 볼 수 있다.홈페이지에서 미리 참가신청을 받은 부부와 연인들의 실제 혼례식 체험순서도 있다.우리의 혼례 풍습중 하나인 ‘함 드리는 예’(납폐)와 ‘폐백’이 실연된다.www.ropf.or.kr (02)476-139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메트로 탐방-경찰서]‘여행성 범죄’ 씨 말리는 강동경찰서

    서울 강동경찰서는 1978년 10월5일 서울의 강동지역 16개 파출소와 검문소 1곳을 관할하는 경찰서로 문을 열었다. 천호동 윤락가,길동 유흥가에 유동인구가 몰려 범죄발생 요인이 상존하고 경기 하남·구리 등과 인접한 시계 지역이어서 여행성 범죄가 많이 생긴다. 고덕동 등지에는 아파트 재건축 지역도 많다. 방범대상으로는 풍속업소,금융기관 등 3698곳이 있고,주요 경비대상은 암사정수사업소,보훈병원,고덕차량기지 등이다. 관할면적은 24.58㎢로 인구는 21개동 48만 2000여명으로 서울의 4.6%를 차지한다.1개 관,6개 과,6개 지구대,방범순찰대 및 1개 수상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관 734명과 전의경 141명 등 875명이 근무하고 있고,경찰관 한 사람이 650명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나귀 끄는 아이/김기정 글

    옛 선인들이 그린 민화나 풍속도를 보다 보면 가끔 그 그림속에 숨겨진 뒷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다.조선시대 풍속화가 김홍도가 그린 ‘서당’이 대표적인 예. 한 아이는 돌아앉아서 울고 있고,할아버지 훈장님은 난감한 표정이다.주위에 빙 둘러앉은 아이들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키득거리고 있다.도대체 아이는 뭘 잘못한 것일까.혹 일부러 우는 시늉을 하면서 훈장님을 골려먹는 것은 아닐까.이 책의 첫번째에 실린 ‘빨간 여우’는 매일 서당에 지각해 야단을 맞게 된 아이가 꾀를 내 여우 이야기로 훈장님을 속인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동화이다. 표제작 ‘나귀 끄는 아이’(호암미술관)는 조선시대 화가 김시의 동명 그림을 소재로 한 것.나귀를 데려가는 심부름값으로 동전 한닢을 얻은 아이가 개울가에서 고집부리는 나귀와 실랑이를 벌인다는 이야기가 꽤 그럴 듯하게 들린다. ‘상상력을 키워주는 미술동화’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그림 7가지를 소재로 지어낸 독특한 유형의 창작동화집이다.민화 ‘까치호랑이’에서는 사람들 눈을 피하려고 주먹만큼 작아진 호랑이(‘주먹 호랑이’)를,장승업의 ‘수탉’에서는 이젠 할아버지가 된 늙은 아버지(‘늙은 수탉’)를,그리고 민화 ‘십장생도’에선 서로 나이가 많다고 뽐내는 동식물(‘내가 니 할애비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폭 밖으로 걸어나온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 여겨지는 미술의 세계가 어느새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뒤쪽에 원본 그림과 지은이의 소감을 실어 이해를 도운 점도 돋보인다. 초등 저학년용.8000원.이순녀기자coral@seoul.co.kr˝
  • 6월에 가볼만한 관광지 4곳

    신록의 달 6월.파스텔톤의 연둣빛이던 산과 들이 어느덧 진초록 옷으로 갈아입었다.어린이날이니,어버이날이니 해서 북적거리던 5월과 달리 어딜 가나 한적하다.오히려 가족들과 오붓한 나들이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 한국관광공사가 ‘6월의 가볼 만한 곳’네군데를 선정했다.호국의 달을 맞아 한번쯤 ‘나라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볼 만한 곳과 하룻밤 묵으며 쉴 만한 섬,낭만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미니열차 타기,옛 것에 대한 향수가 있는 지방축제의 현장으로 가보자. ●섬마을선생과 함께 해변산책을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의 대이작도.1960년대의 영화 ‘섬마을선생’ 촬영무대가 되었던 서정성 짙은 섬이다. 큰풀안,작은풀안,목장불,계남(일명 뛰넘어) 등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해변 산책과 여름철 피서지로 훌륭한 곳이다.특히 섬 남쪽 바닷가에는 썰물 때만 드러나는 신비의 모래섬인 ‘풀치’가 있어 뭍의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섬에는 부아산,소리산 등 두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다.이 가운데 부아산은 트레킹 코스로도 좋으며,주차장에 차를 대고 목조계단과 구름다리를 이용해서 정상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선갑도,문갑도 등 일대의 섬들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이곳 정상에서 만나는 일출과 일몰 또한 인상적이다. 섬의 중심 동네인 큰마을을 비롯,각 해변 주위에 민박집들이 다수 있어 하룻밤 묵으며 여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1일 1∼3회)이나 인천 연안여객선터미널(1일 2∼3회)에서 배가 출발한다.문의 옹진군청 관광자원개발사업소(032-880-2591∼4),자월면사무소(032-833-6011) ●강변 따라 미니열차(전남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곡성은 옛 농촌 풍경이 잘 보존된 산골마을이다.최근 최대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촬영된 구 곡성역이 있다. 이곳을 출발하여 가정마을 간이역까지 약 9㎞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미니열차를 타보자.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정감 넘치는 코스다.철길 옆으로 핀 야생화들과 비단결처럼 곱게 흐르는 섬진강물이 영화속 장면처럼 옆으로 비껴간다.역 구내의 쓰지 않는 레일을 이용해 자전거를 타는 레일자전거도 재미 만점이다. 섬진강 압록 주변에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즐기는 하이킹 역시 놓칠 수 없는 즐길거리이다.한낮에도 햇살이 들어오지 못할 만큼 울창한 숲길을 자랑하는 태안사,도림사,관음사 등의 사찰과 어린 자녀들의 체험관광을 위한 섬진강 자연학습원,두계산골 외갓집 체험마을 등도 둘러볼 만하다.영화 같은 하루를 보내보고 싶은 연인,아이를 둔 가족 모두 만족할 만한 여행지다.문의 곡성군청 지역개발과 (061-360-8324,8224) ●호국의 달 6월,임진각과 황포돛배(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사목리) 임진각은 ‘호국(護國)’이라는 단어를 조금은 생소하고 멀게 느낄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볼 만한 곳.매년 200만명의 내외 관광객이 찾아드는 통일안보관광지로 망배단,자유의 다리와 위령탑,평화의 종과 통일연못 등 통일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기념물들이 전시되어 있다.한시간 반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임진각 관광지에서 역사의 깊이와 그 상흔을 되새겨 보았다면 임진강의 황포돛배를 타보자.두지나루터에서 고랑포여울목까지 왕복 40분 정도 걸린다.임진각까지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가보자.1시간 20분쯤 걸린다.열차를 타는 재미와 교통 체증 걱정도 없어 여유 있는 나들이에 제격이다.임진각에서 나루터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는 길에는 율곡 이이 선생과 신사임당의 묘역이 있는 정갈한 느낌의 파주시의 자운서원을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호국의 달 6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는 면에서 청소년층에게 추천할 만한 여행지이다.문의 파주시청 문화관광과(031-940-4363),임진각안내소(031-953-4744),두지나루(황포돛배) 매표소 (031-958-2557) ●한국의 살아 있는 축제를 찾아서-2004 강릉국제관광민속제(강원도 강릉시 남대천 시민공원) 고유한 한국의 역사와 원형을 잘 보존,이어내려온 강릉단오제가 ‘강릉국제관광민속제’라는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난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올해 2004년 6월 11일부터 6월 27일까지를 ‘2004 강릉국제관광민속제’ 기간으로 지정하고,강릉 단오제를 중심으로 한 국내외 민속공연,전시,체험,학술행사 등의 풍성한 한마당을 준비했다. ‘신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와 ‘천년의 신바람,세계인의 어울림’을 부제로 하는 이 축제에서는 주제행사인 단오제의 단오굿,영신행차,조전제,송신제 외에도 인도,캄보디아,필리핀 등 국내외 30여개의 민속예술단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또 수리취떡 만들기,단오부적 그리기,창포에 머리감기 등 단오 풍속은 물론 투호,비석치기 등 민속놀이,대나무 막대 타고 걷기,코코넛 돌리기 등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문의 강릉시 관광개발과 (033-640-5422),강릉국제관광민속제 추진위원회 (033-640-5597)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영등포구 단오한마당 축제

    ‘그네 뛰고,창포물에 머리도 감고….’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권한대행 천기웅)은 민속명절인 단오를 맞아 오는 19일 영등포공원에서 ‘단오 한마당 축제’를 갖는다. 올해로 5번째인 이날 행사에서는 씨름왕 선발대회를 비롯,제기차기·투호놀이·절구찧기·창포머리감기 등 민속놀이마당과 먹을거리장터가 열린다.또 다채로운 민속공연마당과 각종 전시마당,구민참여마당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이밖에 유치원·초·중등학생이 참여하는 ‘단오 풍속도 그리기대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영등포문화원(02-846-0155∼6)이나 각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그남자 그여자]‘파리의 연인’ 주연 박신양

    ‘멜로 연기의 달인’박신양(36)이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건달’이미지를 벗고 ‘백마탄 왕자’로 변신,오랜만에 안방극장 시청자를 찾아간다.지난 98년 SBS ‘내 마음을 뺏어봐’ 이후 6년 만의 브라운관 나들이. 그는 ‘폭풍속으로’후속으로 12일 첫 전파를 타는 20부작 미니시리즈 ‘파리의 연인’(극본 김은숙·강은정,연출 신우철)에서 상류사회의 화려한 삶을 사는 귀족적 풍모의 재벌2세 한기주 역을 맡았다.한국 자동차 회사의 파리 지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우연히 만난 가난한 영화학도 강태영(김정은)과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일구는 멋진 남자다. “처음 맡는 ‘돈 많은 사람’역할이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무척 고민이 돼요.특히 극중 기주가 할리우드 영화 ‘프리티 우먼’의 리처드 기어처럼 ‘젠틀함’과 ‘유머감각’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자라 개인적으로 무척 거북스러운 캐릭터예요.”그동안 스크린에서 ‘깡패 두목’‘사기꾼’ 등 ‘삼류인생’의 역할만 주로 하다 하루아침에 ‘황태자’가 돼 얼떨떨한 기분이란다. 그는 영화를 통해 액션과 코미디 장르까지 연기 폭을 넓혀왔지만,TV드라마에서 로맨틱 순정 멜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여자들의 선망의 대상인 캐릭터라 잘난 척도 하고 있는 척도 해야 하겠지만,일에 최선을 다하고 순수한 사랑도 가꿔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연기력을 집중할 겁니다.” 극중 한기주는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아이스하키 실력도 수준급이다.“작가에게 유일한 취미가 아이스하키라고 말했더니 그 장면이 추가 됐죠.애를 먹인 건 프랑스어였어요.자동차 회사 파리 지사장이라 대사 분량 절반이 프랑스어더라고요.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선택만 해놓고 공부 안 한 벌을 이제서야 받나봐요.”(웃음) 협찬이 아닌 자비를 들여 고급 양복 수십벌을 준비할 정도로 제대로 된 재벌 2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박신양.브라운관을 통해 만나게 될 그만의 카리스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하프타임] 그린, 100m 비공인 세계新 타이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이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에서 벌어진 페이튼조던육상대회 100m 결승에서 9초78로 결승선을 끊어 지난 2002년 9월 팀 몽고메리(미국)가 세운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뤘다.그린은 그러나 이날 트랙에 초속 4.6m의 뒷바람이 불어 풍속 기준(초속 2m)을 초과하는 바람에 기록을 공인받지는 못했다.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린은 지난 1999년 7월 9초79를 기록,몽고메리가 새 기록을 작성할 때까지 3년 동안 세계기록을 보유했고,지난달 로스앤젤레스대회에서도 10초 벽을 두 차례나 깨며 상승세를 탔다.˝
  • 儒林(10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그러나 조광조의 신위를 모신 심곡서원에 양팽손이 함께 배향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로 1958년에 이르러서야 시행되었으니,참으로 아이로니컬한 일일 것이다. 나는 묵묵히 조광조의 영정을 바라보았다.조광조의 영정을 모시고 일년에 두 번 제례를 지내고 있지만 사당 안은 울긋불긋하게 그린 변두리 극장의 싸구려간판처럼 조잡한 느낌이었다.나는 문득 효종원년에 왕이 직접 예조좌랑 채지연을 보내어 제를 올렸을 때 낭독하였던 치제문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렸다.당대의 문장가였던 이시해가 어명으로 지어올린 제문답게 명문이었던 치제문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다. “…굳히고 다진 맹세 나쁜 풍속 모두 고쳐/더 없이 순후(純厚)한 태평성세 만들고자,이런 계획 이루어져 성과가 나타나서,/우리 임금 요순같이 거의되게 되었는데,소인배(小人輩)가 틈을 타고 가진 흉계 다 부려서/청천백일(靑天白日) 흑운(黑雲)되어 변괴(變怪)가 발생했네. 군신간에 가진 의논 좋은 정치 하자고 했는데/소인들은 음모하여 오만 간계 다 꾸몄다/그 당시 북문의 화(禍)는 천고의 슬픔이네. 공자(孔子) 같은 성인(聖人)도 천하를 순환(循環)했고/주자(朱子) 같은 현인(賢人)도 위학(僞學)으로 몰렸었네. 성공을 못 본 것은 이 아니 천명(天命)인가!/국가의 운명(運命)이지 경과는 관계없다. 하늘은 어이하여 현철(賢哲)을 내어놓고/상란(喪亂)을 입히다니 이것이 웬말인가? 사문(斯文)이 화를 입자 사기마저 꺾였으며/우리 도가 불행하여 불귀객(不歸客)이 되시다니,/성조께서 보살피어 증시(贈諡)하고 증직(贈職)하여/국맥을 다시 이어 사림이 힘입었다. 주공(周公) 공자 경륜도덕(經綸道德) 공언(空言)으로 되었는데/경의 창시(倡始) 아니더면 존숭(尊崇)할 줄 누가 아랴! 천리(天理)와 인심(人心)은 경에 의해 밝아지고/도학(道學)을 전승(傳承)한 공(功) 정자(程子) 주자(朱子) 못지않네. 위대하다 경의 공로 오랠수록 빛이 나서/영원히 백세(百世)토록 종주(宗主)로 떠받드니/부색(否塞)함은 잠깐이고 신장(伸長)됨은 오래도다. 구성(駒城) 땅 저 한편에 완연(宛然)한 송추(松楸)있어/사당(祠堂)짓고 신주(神主)앉혀 춘추(春秋)로 제향(祭享)한다. 현판을 높이 달아 심곡(深谷)이라 이름하고/예관(禮官)을 보내어서 술잔을 드리오니/밝으신 영령(英靈)은 나의 이곡(裏曲) 받아주오.” 과연 그러한가. 나는 팔짱을 끼고 조광조의 영정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과연 치제문의 내용처럼 조광조의 공로는 위대해서 오랠수록 빛이 나고 있는가.영원히 백세토록 조광조의 업적은 신장되고 있음일 것인가. 그때였다.건물 밖에서부터 떠들썩한 인기척이 들려왔다.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회합을 끝내고 뿔뿔이 흩어지는 모양이었다.나는 사당을 나와 강당 쪽으로 걸어갔다.주로 나이 들어 은퇴한 사람들이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나를 보았다.그 중의 한명이 내게 명함을 주며 악수를 청하였다.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논어도 배우고,경전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교수로 있는 분이 자원봉사하여 모임을 이끌고 있는 모양이었다.심곡서원이 다만 문화재로만 남아 있지 않고 산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겐 우선 반가웠다.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서예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강당 옆에는 ‘장서각(藏書閣)’이란 현판이 정면에 내어 걸린 건물이 있었다. “저 안에는 아직도 많은 책이 보관되어 있습니까.” 내가 묻자 교수가 대답하였다. “글쎄요.원래는 67종 486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었고,정암집 목판본이 보관되어 있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도난되어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버리고 서고 역할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 儒林(10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10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그러나 조광조의 신위를 모신 심곡서원에 양팽손이 함께 배향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로 1958년에 이르러서야 시행되었으니,참으로 아이로니컬한 일일 것이다. 나는 묵묵히 조광조의 영정을 바라보았다.조광조의 영정을 모시고 일년에 두 번 제례를 지내고 있지만 사당 안은 울긋불긋하게 그린 변두리 극장의 싸구려간판처럼 조잡한 느낌이었다.나는 문득 효종원년에 왕이 직접 예조좌랑 채지연을 보내어 제를 올렸을 때 낭독하였던 치제문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렸다.당대의 문장가였던 이시해가 어명으로 지어올린 제문답게 명문이었던 치제문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다. “…굳히고 다진 맹세 나쁜 풍속 모두 고쳐/더 없이 순후(純厚)한 태평성세 만들고자,이런 계획 이루어져 성과가 나타나서,/우리 임금 요순같이 거의되게 되었는데,소인배(小人輩)가 틈을 타고 가진 흉계 다 부려서/청천백일(靑天白日) 흑운(黑雲)되어 변괴(變怪)가 발생했네. 군신간에 가진 의논 좋은 정치 하자고 했는데/소인들은 음모하여 오만 간계 다 꾸몄다/그 당시 북문의 화(禍)는 천고의 슬픔이네. 공자(孔子) 같은 성인(聖人)도 천하를 순환(循環)했고/주자(朱子) 같은 현인(賢人)도 위학(僞學)으로 몰렸었네. 성공을 못 본 것은 이 아니 천명(天命)인가!/국가의 운명(運命)이지 경과는 관계없다. 하늘은 어이하여 현철(賢哲)을 내어놓고/상란(喪亂)을 입히다니 이것이 웬말인가? 사문(斯文)이 화를 입자 사기마저 꺾였으며/우리 도가 불행하여 불귀객(不歸客)이 되시다니,/성조께서 보살피어 증시(贈諡)하고 증직(贈職)하여/국맥을 다시 이어 사림이 힘입었다. 주공(周公) 공자 경륜도덕(經綸道德) 공언(空言)으로 되었는데/경의 창시(倡始) 아니더면 존숭(尊崇)할 줄 누가 아랴! 천리(天理)와 인심(人心)은 경에 의해 밝아지고/도학(道學)을 전승(傳承)한 공(功) 정자(程子) 주자(朱子) 못지않네. 위대하다 경의 공로 오랠수록 빛이 나서/영원히 백세(百世)토록 종주(宗主)로 떠받드니/부색(否塞)함은 잠깐이고 신장(伸長)됨은 오래도다. 구성(駒城) 땅 저 한편에 완연(宛然)한 송추(松楸)있어/사당(祠堂)짓고 신주(神主)앉혀 춘추(春秋)로 제향(祭享)한다. 현판을 높이 달아 심곡(深谷)이라 이름하고/예관(禮官)을 보내어서 술잔을 드리오니/밝으신 영령(英靈)은 나의 이곡(裏曲) 받아주오.” 과연 그러한가. 나는 팔짱을 끼고 조광조의 영정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과연 치제문의 내용처럼 조광조의 공로는 위대해서 오랠수록 빛이 나고 있는가.영원히 백세토록 조광조의 업적은 신장되고 있음일 것인가. 그때였다.건물 밖에서부터 떠들썩한 인기척이 들려왔다.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회합을 끝내고 뿔뿔이 흩어지는 모양이었다.나는 사당을 나와 강당 쪽으로 걸어갔다.주로 나이 들어 은퇴한 사람들이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나를 보았다.그 중의 한명이 내게 명함을 주며 악수를 청하였다.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논어도 배우고,경전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교수로 있는 분이 자원봉사하여 모임을 이끌고 있는 모양이었다.심곡서원이 다만 문화재로만 남아 있지 않고 산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겐 우선 반가웠다.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서예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강당 옆에는 ‘장서각(藏書閣)’이란 현판이 정면에 내어 걸린 건물이 있었다. “저 안에는 아직도 많은 책이 보관되어 있습니까.” 내가 묻자 교수가 대답하였다. “글쎄요.원래는 67종 486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었고,정암집 목판본이 보관되어 있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도난되어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버리고 서고 역할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 李부총리 “한국경제 늪에 빠진듯”

    한국은행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던 21일 과천정부청사의 한 인근 음식점.이헌재(얼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자들과 둘러앉았다.마침 전날 취임 100일을 맞은 그에게 기자단 대표가 100일 기념으로 백세주를 권했다.이 부총리는 잔을 받으며 “(장관들이)얼마나 단명했으면 취임 100일까지 챙기겠느냐.”며 의미심장한 농담을 건넸다. 꼭 일주일전 이 부총리는 이런 말을 했다.“사공이 많아 배(경제)가 바다 한가운데서 꿈쩍도 않고 있다.게다가 풍속 30㎞의 태풍까지 불고 있다.” 그 사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결정이 있었다.이후 배가 좀 나아가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부총리는 “아무래도 늪에 빠진 것 같다.”며 다시 농담으로 받아넘겼다.대통령의 직무 복귀 이후 더 가열되고 있는 ‘성장과 개혁’ 논쟁에 대한 우려가 섞여있는,뼈있는 농담이었다.배가 나아가려면 결국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데 아직도 경제부총리에게 확실하게 힘이 실리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그래서인지 이 부총리는 “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을 이 날도 몇번이고 되풀이했다.이유도 길게 설명했다.“물가상승은 국민 모두 고통을 분담할 수 있고,또 해야 하지만 저성장으로 인한 실업 등의 고통은 저소득층과 특정계층에게만 집중돼 소득불균형을 원천 확대시킨다.(소득분배를 위해서라도)당장은 성장이 최우선이다.” 때로는 부러 자신감을 더 내보이는 그이지만 이 날 만큼은 이례적으로 ‘자아반성’까지 곁들였다.“취임 이후 관련 경제부처 등과 힘을 모아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애썼으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안타깝다.”성장이 먼저니,개혁이 먼저니,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성장 우선론을 한창 설파하던 그는 불현듯 언론의 ‘성장-개혁 싸움붙이기’가 생각났던지 갑자기 “또 성장주의자라고 몰아붙일라….”하며 화제를 슬쩍 돌렸다. 그는 요즘 여성 정책보좌관을 찾고 있다.“경제를 보는 여성의 시각이 필요”해서다.내심 점찍어둔 후보도 있었다. 이 부총리는 “노동분야에는 이혜훈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금융분야에는 이인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모두 다른 데로 가버렸다.”며 아쉬워했다.이 교수는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서울 서초갑)에 당선됐고,이 위원은 얼마전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으로 옮겨갔다. 이 부총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와 금감위원회에 최초의 여성위원이 나온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데스크 시각] ‘서울광장’ 우리가 지키자/임태순 수도권 부장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공간의 공포,공백의 공포를 잊기 위해 사람들은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사실 무한한 침묵 속의 공간은 인간을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공포감을 갖게 한다.그러나 벽이 세워지고,외부로부터 차단되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인간은 비로소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것에 안도하게 된다. 무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원시적 본능이 아니더라도 현대의 도시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다 보니 높이 건물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현대인은 익명성 속에 단절과 소외감이 깊어만 간다. 최근에는 많이 화려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외관은 회백색의 우중충한 모습이었다.콘크리트의 단선 색조였다. 서울시가 보름전 벽면을 녹화하겠다고 발표했다.건물의 외벽이나 담장 등 구조물의 벽면에 나무나 덩굴성 식물을 심어 도시공간에 푸름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로변의 녹시율(綠視率)이 높아지면 수직구조물이 주는 위압감,단조로움이 해소되고 벽면의 식물이 태양복사열을 차단해 한결 시원해진다고 한다. 여름철 냉방시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할 경우 전력사용량이 평균 30% 감소할 정도라고 한다.또 산성비나 자외선을 차단해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곤충 등 작은 동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 생태계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한다. 이러한 실질적 혜택보다도 삭막한 도시벽면에 녹음이 우거지면 그 자체가 좋은 일이다.고색창연한 벽에 담쟁이덩굴이 덮이면 한결 사람사는 맛이 나고 운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시청앞 분수대를 헐고 서울광장을 오픈했다.시내 한가운데의 잔디광장이어서 시청 주변 직장인들의 생활 풍속도를 바꿀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인근 직장인들은 점심을 먹고 들러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회를 감상한다.또 분수대를 찾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일부 직장인들은 일부러 잔디광장을 거쳐 회사로 출근하기도 한다.물론 서울광장은 밤에도 손님맞이에 바쁘다. 서울광장이 시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것은 잔디광장이기 때문일 것이다.보도블록이나 석재 등으로 바닥이 깔려 있었으면 아무래도 맛이 덜했을 것이고 삭막함도 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잔디광장이 벌써부터 시달리고 있다.하이힐에 파이고 찍히고,담뱃불에 지짐을 당한다.인파의 발길을 감당하지 못해 누렇게 변색되기도 한다.급기야는 잔디 휴식일까지 만들었다. 도시에 자연을 입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담쟁이덩굴은 보기엔 좋지만 담쟁이가 콘크리트가 뿜어내는 독소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또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벌레나 곤충에 시달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광장의 잔디도 시민의 자제,절제가 뒤따라야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환경정책에 오염자 부담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대기나 수질을 악화시킨 오염자에게 개선비용을 물리는 것이다. 도시의 상징인 벽과 광장을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아마 공중도덕,시민의식 등이 가장 싼 무공해 청정비용일 것이다. 임태순 수도권 부장 stslim@˝
  • 한국역사민속학회 주강현 회장

    “우리 민중의 생활사와 풍속사,그리고 문화사에 대한 연구가 매우 부족합니다.역사기술이 파워 엘리트 중심으로 편향돼 있기 때문이지요.” 주강현(49) 한국민속문화연구소 소장은 최근 ‘한국역사민속학회’ 회장에 선임됐다.지난 90년 창립된 이 학회 역사상 비(非) 대학교수의 회장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서럽도록 외면되다시피 한 민중생활의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연구하는 ‘행동하는 민속학자’로 유명하다.민속학계에서는 그를 가리켜 ‘건강한 진보사관’의 소유자라고 일컫는다.그는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다.인터뷰 자리에서 불쑥 제주도의 한 촌락을 얘기했더니 무당이름까지 거론하며 민속적 특징을 막힘없이 줄줄 꿴다. 그는 “민초들의 삶과 역사는 대부분 구질구질하다는 이유로 기록되지 못했다.”면서 “위(상층부)에서 아래로가 아닌,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역사기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예를 들어 19∼20세기의 어민의 삶과 역사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누가 이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위와 아래,내연과 외연으로 오고가는 그런 역사연구가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흔히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는데 저는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청계천 사람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연구할 학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지난 97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2편’을 발간하면서 민속학계에 뜨거운 불을 지폈다.이후 서점에서는 ‘민속학’ 관련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그의 ‘우리 문화∼’는 30만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에는 신세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정판을 냈다.그의 장점은 철저한 ‘발품’에 있다.민속사의 현장을 직접 답사해 사진을 찍고 잊혀져가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깨알같이 기록한다.직접 촬영한 관련 사진만 해도 20만컷 이상 보관하고 있다.경기도 일산의 그의 집에는 2만여권의 관련 장서가 있어 귀중한 ‘정보창고’(정발학연)가 되고 있다.그는 “진정한 민속사는 깡촌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열심히 만나 구술하는 오럴 히스토리(Oral History)”라고 말했다. 그는 ‘두레연구’로 경희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또 최근에는 고려대에서 문화재학 박사까지 취득,왕성한 연구의욕을 보이고 있다.주 전공은 역사민속학으로 해양문화학,민속미술사,성풍속사,무형문화 등이 연구의 중심 축을 이룬다.지금까지 ‘조기에 관한 명상’‘굿의 사회사’‘마을로 간 미륵’‘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 등 3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객반위주(客反爲主),객이 주인행세를 한다는 것이지요.신자유주의의 패권적 확충이 절대화될수록 토종문화는 구닥다리로 내몰리기 마련이지요.그러나 인간 스스로의 삶을 위해서라도 문화적 종 다원성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아바타도 웰빙 열풍

    ‘나 대신 내 아바타가 웰빙을 즐긴다?’ 대학원생 곽영진(26·여·서울 중랑구 묵동)씨는 저녁마다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요가를 즐긴다.주말이면 우아한 파티복을 갈아입고 드라마 속 탤런트 송윤아처럼 와인으로 한껏 기분을 낸다.잠자리에 들기 전 아로마 목욕은 필수다.유행의 첨단을 걷는 전형적인 20대 웰빙족의 모습이다.그러나 실제 주인공은 곽씨가 아니라 그의 ‘인터넷 분신’인 아바타다. ●가상현실서 대리만족 이제 아바타는 단순히 ‘나와 닮은 그림’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투영하는,그야말로 가상현실 속의 또 다른 ‘나’로 한차원 높아졌다.‘웰빙’ 붐을 타는가 하면 드라마 속 주인공을 따라하며 대리만족을 느낀다.‘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아바타몰 쇼핑을 하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현실 세계의 ‘웰빙’ 열풍에 따라 아바타도 웰빙을 즐긴다.실제 웰빙족은 자신과 닮은 아바타처럼 자기를 표현하고,그렇지 못한 네티즌은 아바타만이라도 웰빙을 즐기게 한다. 네이트닷컴 아바타숍(avatar.nate.com)과 채팅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의 캐릭터몰에서는 요가복,인라인스케이트,아로마 욕실 등의 아바타 상품이 2000∼2500원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세이클럽의 캐릭터 개발담당 이지은씨는 “웰빙 열풍으로 요가 의상 등 활동성이 강화된 일명 트레이닝패션,스포티 아이템 등이 아바타 패션의 주된 경향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네티즌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라마 캐릭터도 상품화 드라마 속 연예인들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숍도 인기다.포털사이트 MSN(www.MSN.co.kr)은 최근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모으기’,‘폭풍속으로’,‘불새’ 등 신세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드라마 캐릭터를 아바타로 형상화한 상품을 내놓았다. 웹상에서 김은재,김연지,김현태,차미선 등 톱스타가 자신의 ‘온라인 분신’이 된다.도심 속의 이국적인 테라스와 정원,낭만적인 해변 등 드라마 속 유명한 장면을 인터넷에서나마 즐길 수 있다.비용은 2000원 정도이다.MSN 관계자는 “KBS,SBS와 인기드라마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주인공의 액세서리나 유명한 장면 등 아이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여름을 맞아 SBS ‘폭풍속으로’의 남녀 주인공이 배를 타는 장면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관 젊은층에 인기 현실에서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걸친 아바타도 나왔다.주머니사정 때문에 명품을 갖지 못하는 네티즌을 위해서다.인터넷에서는 비교적 비싼 1만원에 거래돼 ‘온라인 명품’으로 통한다.세이클럽 아바타매장의 테마숍 고급의상 코너와 명품관에는 톱 모델,프로게이머,특수 수사요원 등 젊은 네티즌에게 인기있는 직종의 아바타 200여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웬만한 수입자동차보다 비싼 할리 데이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있거나 고급 의상을 입고 있기 일쑤다.프리챌 아바타몰 관계자는 “평소 갖고 싶은 옷이나 소품을 가상세계에서 사용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계속해서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바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韓·中 단오절기원 논쟁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서울 이종수기자|‘단오절은 중국 고유의 전통이니 다른 나라(한국)의 문화유산으로 넘겨줄 수 없다.’ 한국이 ‘강릉 단오제’를 오는 2005년 유네스코에 무형문화 유산으로 신청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중국에서 거센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6일자 보도.신문은 “중국의 전통 명절인 단오절을 다른 나라가 먼저 등록하면 우리는 조상을 뵐 낯이 없다.”는 저우허핑(周和平) 문화부 부부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의 언론들도 민족문화 보호 차원에서 단오절 세계문화 유산 등록 추진 사실을 앞다투어 보도했고 네티즌들은‘문화약탈’이라고 규정했다.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단오절은 중국에서 기원,한국·일본·동남아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중국 고유의 문화재산”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단오절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후난(湖南)성 웨양(岳陽)시는 최근 ‘단오절 보위(保衛)’를 위한 긴급 회의까지 소집했다.중국에선 단오절이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죽음에서 비롯됐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다.진(晉)나라 때 풍속을 다룬 ‘징추쑤이스(荊楚歲時記)’에 단오절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고 왕원바오(王文寶) 민속학회 부이사장은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유근식 사무관은 “강릉 단오제는 유·불교와 무속이 혼합돼 토속신앙과 각종 놀이가 어우러지는 향토축제이자 무형문화재”라면서 “중국의 단오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강릉문화원 이경화(37) 팀장도 “2002년 6월에 열린 아세아민속학술세미나에 참석했던 중국 학자들도 강릉 단오제에는 산신제와 성황제,단오굿 등이 포함되는 등 중국과는 다른 지역 특유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인민일보와 중국 정부고위 관리까지 나서 단오절 수호를 언급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oilman@˝
  • 교통·방범 자치경찰로 이관

    내년 자치경찰제 법제화를 앞두고 경찰업무 중 자치경찰에 넘어갈 분야는 방범·교통·질서유지 부문이 될 전망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최근 공동 발간한 ‘참여정부 지방분권 과제 2003년 연구자료집’에서 국가경찰사무 가운데 자치사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시·도 단위 지방경찰청 소관과,시·군·구단위 경찰서 소관 사무를 나눠 세부적으로 분류했다. 우선 지방청 소관 자치사무로 ▲시·도경찰의 보안·방호·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 ▲장비관리,총포·도검·화약류 등의 허가관리 ▲산악구조대 운영,112신고센터 운영 ▲2개 이상 경찰서에 걸친 광역범죄 수사,강력범 및 마약범,조직폭력범죄 수사 등이 꼽혔다. 또 교통체계 관리,교통사고 방지업무,자동차운전학원 설립운영 인·허가 및 감독,교통개선기획실 및 종합교통정보센터 운영 등도 자치사무로 언급됐다.방범과 교통분야가 주를 이뤘고 수사분야도 일부 포함됐다. 시·군·구단위 경찰서 사무에 대해 보고서는 방범과 교통,질서유지 기능이 핵심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실물 관련업무,풍속영업관리,즉결심판 처리 집행업무,여성·청소년업무,법규위반차량 행정처분,교통법규위반 지도단속 등의 사무를 꼽았다. 보고서는 자치경찰제가 되면 국가경찰보다 주민요구나 필요에 민감하게 대응해 방범·교통·수사 등과 같은 민생치안분야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신속하고 다양한 대민 경찰서비스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관계자는 9일 “자치경찰제와 관련해 아직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방안은 없다.”며 “관련 부처·청에서 참고토록 만든 자료”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21세기 연구회 지음

    ●中 황제와 유대인의 상징 ‘노랑’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만주국 황제가 된 부의가 노란색에 유난히 강한 집착을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어린 부의는 동생 부걸이 노란 옷을 입은 것을 보자 “노랑은 황제의 색이다.나 이외의 어떤 사람도 입어선 안된다.”라고 외치며 동생을 쫓아간다.옛 중국에서 노랑은 황제의 색으로 국토를 상징했다. 서양에서 노랑은 어떻게 쓰일까.먼저 유대인을 나타내는 색이 노랑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대해선 예수를 로마군에 팔아 넘긴 제자 유다의 옷 색깔이 노랑이었기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또 라테란 공의회를 연 인노켄티우스 3세가 기독교 의식에 사용하는 색으로 정한 것이 빨강,하양,자주,검정,녹색의 다섯 가지로 그 가운데 노랑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도 있다. ●문화권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색의 의미 일본의 국제문화연구 모임인 21세기연구회가 펴낸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정란희 옮김,도서출판 예담)는 이처럼 색이라는 코드를 통해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다. 색의 의미는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드러낸다.태양의 색은 빨강인가 노랑인가.우리는 태양을 보통 빨간색으로 표현하지만 서양에선 고흐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노란색으로 흔히 묘사된다.노란색은 빛의 색깔이며 ‘태양의 꽃’인 해바라기의 색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슬람에서 녹색은 낙원의 표상 녹색엔 어떤 상징성이 담겨 있을까.이 책에선 특히 국기를 매개로 색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 눈길을 끈다.아시아나 중동,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의 국기엔 녹색이 많다.리비아처럼 녹색 하나만으로 이뤄진 국기를 가진 나라가 있을 정도다.이슬람교도들은 녹색을 낙원을 상징하는 신성한 색으로 여긴다.모스크의 지붕 색으로 녹색이 자주 사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녹색에 대한 반응은 나라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아일랜드와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아일랜드엔 켈리 그린(kelly green)이란 특유의 짙은 황록색이 있다.아일랜드에서 흔히 만나는 이름 ‘켈리’에서 비롯된 것이다.아일랜드 문제 때문에 고심하는 영국에선 이 색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빨강은 생명과 사랑의 색이다.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나 ‘아름다운 여정원사’ 등을 포함해 수많은 이탈리아의 성모가 빨간색 의상을 두르고 있는 것은 빨간색이 천상의 사랑을 나타내는 색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빨강엔 종종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프랑스 화가 들라크루아의 대작 ‘사르다나파르의 죽음’은 부귀영화를 누리던 앗시리아의 마지막 왕의 멸망 모습을 그린 것이다.빨강은 또한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색이기도 하다.로마군의 고관은 빨간 망토를 입었는데,이 망토는 마르스 신의 빨강을 나타내며 줄리어스 시저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색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소개 책은 이밖에 왕후 귀족들의 화려한 치장 속에 숨어 그들을 괴롭혔던 벼룩으로부터 ‘벼룩의 배’‘빨간 얼굴의 벼룩’ 같은 희한한 색이 생겨난 이야기,‘머미(mummy)’라는 색의 재료로 사용된 이집트 미라에 얽힌 일화,로마 황제의 색이 페니키아의 자주에서 로열 블루로 바뀐 사연 등 색을 둘러싼 뒷이야기 등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은 색채 이야기를 다루지만 단순히 미술의 관점에만 머물지 않는다.신화,종교,풍속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숨겨진 색의 의미를 밝힌다.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색이야말로 인류의 문화 그 자체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프랑수아 플라스 글·그림

    바다 위에 떠있는 둥글고 큰 섬인 오르배의 학자들은 세상 곳곳으로 탐험을 떠나 그곳의 지형과 자연,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도에 담았다.너른 갈대밭과 쌍둥이 호수가 있는 바일라 바이칼,수백척의 배가 환하게 돛을 펼친 채 유유히 떠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캉다아만,백년 묵은 소나무들로 뒤덮인 비취 나라….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플라스의 책은 신비롭고 환상적이다.알파벳 순서에 따라 펼쳐지는 스물 여섯나라의 이야기는 마법과 주술,신화와 전설로 아름답게 채색돼 순식간에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책 속에는 신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동물과 식물,풍속과 종교에 관한 구체적인 기록들이 담겨 있는데 이는 지은이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방대한 분량의 지식을 재구성한 것.10세 이상 청소년용으로 나왔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총 6권 중 3권이 먼저 나왔다.각권 1만 1000원. 이순녀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