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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플러스] 김홍도 6폭 풍속도 병풍 유찰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단원 김홍도의 ‘행려풍속도’ 6폭 비단 병풍이 26일 유찰됐다. 이날 11억원에 경매가 시작돼 1000만원씩 값을 올려 11억 3000만원까지 호가됐으나 응찰자가 없었다.
  • 얘들아! 아트와 노~올자

    얘들아! 아트와 노~올자

    ‘그리고 만들고 찍고 붙이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의 사립미술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아트 페스티벌을 마련한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회장 노준의)가 5월3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개최하는 ‘예술체험 그리고 놀이-Museum Festival’에는 총 21개 미술관이 참여해 각기 독특한 전시와 함께 전시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 가일미술관은 ‘달리와 함께 하는 유명작가 판화’전을 연다. 작품 감상과 함께 물감을 탄 비눗방울을 빨대로 불어 방울 모양이 찍히게 하여 바다속 풍경을 만드는 판화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대림미술관은 베티나 렝스 사진전을 진행한다. 환기미술관은 ‘김환기-편지 그림 이야기’전을 진행한다. 김환기 작품중 일부 이미지가 새겨진 도장을 찍고, 편지 그림을 꾸며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선바위미술관은 ‘풍속화로 보는 우리 장날’전과 함께 풍속화 탁본 만들기 프로그램을, 상원미술관은 한국전통문양전과 함께 스크린기법으로 문양찍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밖에도 캐리커처 그려주기, 작가 따라 그리기, 재활용품 이용해 작품 만들기, 엄마 아빠 얼굴 그려주기 등도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고흐의 ‘자화상’, 밀레의 ‘이삭줍기’ 등 명화속 주인공들의 복장을 하고 명화 포토존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명화속 주인공 되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에겐 협회가 기념 티셔츠를 선물하며, 관람객 전원에게 과자도 제공할 예정. 관람과 체험이 모두 가능한 참가권은 1만원(20인 이상 단체 8500원), 관람만 가능한 입장권은 7000원이다.(02)736-403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김홍도 ‘행려풍속도’ 6폭 병풍 경매

    해외에 소장되어 있어 그동안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던 단원 김홍도의 ‘행려풍속도’ 6폭 병풍이 경매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오는 26일 진행되는 제101회 경매에서 김홍도의 6폭짜리 ‘행려풍속도 6첩병’(연도미상)이 경매된다고 21일 밝혔다. 비단에 수묵으로 그린 이 작품은 단원 말년의 원숙한 필치가 돋보이며, 밭갈이, 낚시질, 나룻배, 양반가, 나그네, 모내기 등 여섯 장면을 담고 있다. 경매 시작가는 12억원으로, 지난 2월23일 서울옥션 100회 경매에서 16억 2000만원에 낙찰된 ‘철화백자운룡문호’의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이번 경매에는 단원 작품을 포함해 고미술품 123점, 근현대 미술품 66점, 해외미술품 24점 등 총 213점의 작품이 출품된다.26일까지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전시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전화벨 3회 넘을때 수화기 들면 -3점”

    ‘전화벨이 세 차례 넘게 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보통사람들의 답은 당연히 ‘빨리 받아야 한다.’일 것이다. 하지만 행정자치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 받는다.’가 정답이다. 행자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친절도 조사’를 하면서 생겨난 풍속도다. 멀쩡히 받을 수 있는 전화도 조금 오래 울렸다 싶으면 외면해 버린다. 꼭 받아야 할 전화라고 판단되면 굳이 다른 자리로 옮겨서 받는다.“당겨 받았습니다.”라는 멘트는 필수다. 전화친절도 조사는 전화 응대의 친절도를 높이고, 고객 우선의 업무 태도를 직원들에게 불어넣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지난 2월까지 1차로 실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다시 평가가 시작된다. ‘전화 시험’은 ▲맞이 단계 30점 ▲응대 단계 55점 ▲마무리 단계 15점으로 이뤄진다.‘맞이 단계’의 ‘수신의 신속성’에서 전화벨이 3차례 넘게 울리기 전에 받아야 15점을 받는다.4차례 이상 울린 뒤 받으면 3점이 깎인다. 한 직원은 “전화를 둘러싸고 매일같이 거짓말을 하는 셈”이라면서 “‘고객 만족’이라는 당초 취지가 ‘고객 불만족’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행자부 관계자는 “시행착오가 없지 않다.”면서 “올해는 직원들의 불만들을 종합해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강풍… 우박… 4월의 변덕

    전국에 강풍경보 및 주의보가 내려진 19일 제주 등 일부 지역에는 시속 60㎞가 넘는 강풍이 불어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통제되고, 시설농가의 피해가 잇따랐다.20일에도 ‘흙비’에 강풍이 계속돼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해5도와 대흑산도, 홍도에 강풍경보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내륙 전역과 독도 등에 강풍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마주치면서 저기압 세력이 강해져 강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풍속은 서울 21.6㎞를 비롯, 제주 고산 64.8㎞, 백령도 54.0㎞, 진도 52.2㎞, 완도 46.8㎞, 군산 43.2㎞, 영주 39.6㎞, 서산 36.6㎞, 목포 34.2㎞, 대관령 28.8㎞ 등이었다. 이같은 강풍으로 이날 현재 국내선 52편이 결항됐으며, 선박이 발이 묶인 가운데 우박을 동반한 돌풍으로 시설농가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산간지역에는 최고 5㎝의 눈이 내려 한계령의 차량 통행이 부분 제한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4도∼7도, 낮 최고기온은 9도∼14도의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체감온도는 0도 안팎까지 떨어져 ‘곡우(穀雨)한파’가 있겠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돌풍과 함께 우박이 내리겠다고 예상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길섶에서] 고희/오풍연 논설위원

    요즘 70을 노인이라고 하면 섭섭해한다. 마을 경로당에서도 젊은층에 든다고 하니 그럴 만하다. 실제로 나이를 무색케 하는 노인들이 많다.80을 훌쩍 넘겼는데도 60대 초반의 자태를 뽐내는 할머니들이 있다. 여성의 경우 평균 수명은 이미 여든을 넘었다. 머지않아 세계 최장수국이 된다는 통계 보고서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옛날에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했다. 줄여서 고희(古稀), 즉 예로부터 드물다는 뜻이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곡강(曲江)에서 비롯됐다.“조정에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을 입고/하루같이 강가에서 만취해 돌아온다/술 빚은 예사로서 도처에 있고/인생칠십은 예로부터 드문 것이라” 여기에는 인생의 장수에 대한 욕망과 비애가 서려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고희가 흔해져 축하의 뜻으로 많이 쓴다. 고희연에 가끔 얼굴을 내민 적이 있다. 요 몇년 사이에는 초청장을 1장도 받지 못했다. 소문낼 일이 아니라며 잔치를 하지 않은 탓일 게다. 최근 고희를 맞은 장모님 역시 마찬가지다. 시대가 풍속까지 바꾸는가 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아마추어 만세…강성훈, KPGA 개막전 우승

    ‘아마추어 국가대표’ 강성훈(19·연세대 1년)이 고향 제주의 강풍을 타고 프로 개막전 정상에 섰다. 강성훈은 16일 제주 서귀포의 스카이힐골프장(파72·7168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인 롯데스카이힐오픈골프(총상금 3억원) 최종 4라운드가 최대 순간풍속 12.5m의 심한 강풍으로 취소돼 전날 3라운드 합계 2언더파 214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02년 뉴질랜드 교포 이승용이 매경오픈을 제패한 뒤 4년 만이다. KPGA 통산 5번째다. 또 시즌 개막전에서의 아마추어 챔피언도 1982년 매경닥스오픈 김주헌에 이어 24년 만이다. 우승 상금 6000만원은 이븐파 216타로 단독2위를 지킨 신용진(44·LG패션)이 차지했다. 대회를 앞두고 까다롭게 코스를 뜯어고친 데다 사흘 내내 수시로 방향을 바꿔가며 대회장을 휘감은 바람 때문에 전날 3라운드 최종 언더파를 지킨 선수는 종전 4명에서 강성훈 혼자. 이날은 아침부터 바람이 더 강해져 그린 위의 공이 굴러다니는 등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게 되자 경기위원회는 2차례의 경기 중단 끝에 최종 라운드 취소 결정을 내렸다. 서귀포에서 태어난 제주 토박이 강성훈은 남주중학교 1년 때 국가상비군에 발탁된 뒤 지난해부터 국가대표를 지내고 있다.172㎝ 75㎏의 왜소한 몸집이지만 평균 300야드의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이 주무기.2004년 US아마추어주니어선수권과 US퍼블릭링크스선수권에서 각각 4강에 들기도 했다. 강성훈은 “국가대표로서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귀포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조선시대 삶의 파노라마

    18세기 조선사람들은 길을 가다가 자기 앞에 넓은 소매의 도포에 술띠를 두루고 갓을 쓴 사람이 나타나면 대번 양반인 줄 알았다. 연암 박지원이 ‘양반전’에서 상민 신분의 비애를 생생히 묘사하고 있듯, 그들은 양반에게 “몸을 꾸부려 어찌할 줄 모르는” 시늉을 했을 것이다. 조선사회는 한마디로 신분사회였다. 반상(班常)의 구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에는 의식주에 따라 신분이 드러났고 국가의 정체성과 개인의 삶이 유지됐다.‘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한국고문서학회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은 의식주를 통해 조선시대 생활사 전반을 살핀 흥미로운 책이다. 조선 후기 풍속화와 고문서를 매개로 당대 사람들의 삶을 재현한다. 풍속화는 신분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평양감사향연도’ 가운데 한폭인 ‘월야선유도(月夜船遊圖)’를 보면 당시의 복식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책은 그림 속 등장인물들에 일련번호를 매겨 양반·중인·상민·천민의 남성의복 등을 분석하며 18세기 신분제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양상들을 짚어나간다. 도포는 양반 신분의 상징이다. 고려시대의 깃이 곧은 직령(直領)에서 유래한 도포는 사대부가 예를 차리기 위해 입는 것으로, 그들의 평상복이자 출입복이었다. 도포의 색깔은 여러 가지였다. 평상시에는 백색 도포를 입었고, 길복(吉服)으로는 옥색이나 연갈색을 입었다. 청색의 청포도 있었다. 도포 외에 반(班)과 상(常)을 가르는 신분의 상징을 하나 더 든다면 술띠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면 양반의 가슴에는 반드시 술띠가 둘러져 있다. 하지만 상민은 조선시대 금제(禁制)에 따라 술띠를 착용할 수 없었다. 술띠야말로 양반의 도포를 진정 도포답게 만드는 중요한 장식이었다. 우리 민족의 식문화의 중심은 단연 밥이다. 삼국시대까지 밥은 곡물을 시루에 넣고 찌는 증숙반(蒸熟飯)이었다. 시루에 찐 밥은 술밥같이 꼬들꼬들해 가마솥에서 지은 찰기 흐르는 밥과는 큰 차이가 있다. 통일신라 이후부터는 솥을 이용해 밥을 짓는 자숙반(煮熟飯)이나 취반(炊飯)이 일반화됐다. 이 책에서는 ‘미암일기’‘묵재일기’등 조선시대 양반들이 남긴 다양한 일기 자료를 활용해 당시 식생활 문화의 실상에 다가간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쌀밥에 고깃국’을 최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환곡을 받아 생활하던 하층민에게는 그림의 떡. 상당수의 하층민들은 보리를 수확하는 5월부터 가을걷이를 하는 9월까지 쌀이나 조 대신 보리를 주식으로 삼았다. 보리가 생산되는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의 ‘맥절(麥節)’에는 보리를 더 싸게 사들이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의 대식(大食)습관을 다룬 대목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조선 전기 훈구파의 거목 이극돈은 상소를 올려 풍년이면 먹을 것을 아끼지 않아 중국 사람이 하루 먹을 분량을 한 번에 먹어 치운다고 개탄했다. 조포석기(朝飽夕飢)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아침에 양식을 다 먹어치워 저녁에는 굶는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주거생활은 어땠을까. 책은 호구단자와 준호구, 가옥문기, 가좌책 등을 면밀히 분석해 그들의 주거 양태를 밝힌다. 책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도 오늘날처럼 셋집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주거생활에서 온돌문화는 빼놓을 수 없는 대목. 온돌방은 고려 말에 등장한 새로운 공법으로, 지배층을 중심으로 점차 보급됐다. 그러나 조선 초까지도 관청이나 부잣집에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이었으며, 그것도 주로 병자나 노인의 방에만 설치됐다. 온돌이 민간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대략 16세기경으로, 그전까지는 입식생활이 주를 이뤘다. 의식주의 역사는 그동안 복식사나 음식사, 건축사 등 각각의 영역에서 통사적으로 혹은 양식적으로 다뤄져 왔다. 이 책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보다 대중적인 시각에서 의식주의 생활사를 한데 아우른다. 조선 풍속화와 고문서를 고리로 학제간 연구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따라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알성시의 책제(策題)들은 대부분 정치와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예를 들면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고 조광조에게 물었던 중종의 책문을 위시하여 세종대왕은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알성시를 통해 묻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종은 ‘육부의 관리를 어떻게 개혁하여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가 하면 ‘교육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라고도 묻고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치른 후 선조는 ‘(일본과)화친하는 것이 좋으냐, 정벌하는 것이 좋으냐.’는 나라의 생사가 걸린 양자택일의 책문을 던지고 있고, 가장 책문을 즐겨했던 임금은 조광조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사약을 내려 죽게 하였던 중종으로 알려져 있다. 중종은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는 책문 이외에도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처음부터 끝까지 잘 하는 정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광조를 발탁하였던 이듬해 1516년 ‘별시문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까지 내고 있다. ‘술의 폐해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술의 폐해가 문제되었던 것은 어느 시대부터인가. 우임금은 향기로운 술을 미워했고, 무왕은 술을 경계하는 글을 지었으며, 위나라의 무공은 술 때문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는 시를 지었다. 이토록 오래 전부터 술의 폐해를 염려했으나 아직까지 뿌리를 뽑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술의 폐해를 논하라.’는 내용의 책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임금이 내린 책문 중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것은 광해군이 내린 책문이다. 훗날 반정으로 폐위가 된 광해군은 그로 인해 후세의 사가들로부터 변덕스러운 군주로 낙인찍혀 죽은 후에도 임금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폭군 연산군과 더불어 ‘군(君)’으로 격하하였지만 광해군은 실제로 개혁에 투철한 선각자였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지금 가장 나라에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1616년 겨울 증광회시에서는 조선 역사상 가장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니 밤이로다. 그런데 섣달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또한 소반에 산초를 담아 약주와 안주와 함께 웃어른에 올리고 꽃을 받치는 풍습(椒盤頌花:두보의 시에 나오는 노래의 한 구절)과 폭죽을 터트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은 섣달 그믐밤에 밤샘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얹어서 쌓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그믐 전날 밤 하던 액막이행사인 대나(大儺)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의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두보는 今夕行이란 시에서 홀로 긴 밤을 지새우며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하며 자신의 고독을 달래었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여관에서 쓸쓸하게 깜빡이는 등불을 켜놓고 잠을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리하였을까.…”
  • 儒林(58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儒林(58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시험문제는 결론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은 천지자연의 운행과 그에 따른 인간관계를 묻는 것으로 대체로 농경사회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가 전적으로 농토에 의지하고 있던 농경사회에 있어서는 그 문화적인 소산물인 사상도 농민의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업의 질서를 방해할 수 있는 천재지변인 가뭄, 홍수, 눈, 바람, 서리, 벼락, 혹은 비와 같은 자연현상을 어떻게 바로잡고 하늘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최종적으로 묻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일식과 월식이 없을 것이며, 별들이 제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우레와 벼락이 치지 않고, 서리가 여름에 내리지 아니하며, 눈과 우박이 재앙이 되지 아니하며, 모진 바람과 궂은비가 없이 각각 그 진리에 순응하여 마침내 천지가 제자리에 서고 만물이 잘 자라나게 할 것인가. 여러 수험생들은 여러 경전에 통달하였을 것이니, 이에 대해 잘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 마음을 다하여 대답하도록 하여라.” 율곡은 침착하게 종이 위에 시험문제를 모두 베낀 후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뜻밖의 문제가 출제되었으므로 유생들은 모두 술렁거리며 마음의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식의 철학적인 책문(策文)은 지금까지 한번도 과거시험에 등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단골시험문제는 세시풍속이나 혹은 부(賦)와 같은 문학에 관한 것이었고, 임금이 직접 친림하여 스스로 시험문제를 내는 알성시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뜻밖의 문제였던 것이다. 알성시의 시험문제는 대부분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王若曰)’는 서두로 시작되는데, 이는 임금 스스로가 문제를 내고 거자들은 ‘시대의 물음에 대답하는’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1515년 중종 10년. 임금이 직접 석전제(釋奠祭)에 거동하여 ‘공자께서 만일 누가 나에게 나라를 맡아 다스리게 한다면 1년이면 그런대로 실적을 낼 것이고,3년이면 반드시 정치적 이상을 성취할 것이다 하셨다. 성인께서 헛된 말씀을 하셨을 리는 없을 것이니, 아마도 공자께서는 정치를 하기 전에 반드시 정치의 규모와 시행하는 방법을 미리 정해 놓으셨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방법을 하나하나 지적하여 말해 보라.’라는 내용으로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문에 조광조(趙光祖)는 ‘하늘과 사람은 근본이 같으므로 하늘의 이치가 사람에게 유행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임금과 백성은 근본이 같으므로 임금이 다스리는 도가 백성에게 적용되지 않은 적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옛날 성인들은 하늘과 땅을 하나로 여기고 수많은 백성을 하나로 여겼습니다.’로 시작되는 그 유명한 문장으로 2등으로 합격함으로써 마침내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임금이 친림하는 알성시에서는 그때그때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질문을 던지는 책문이 대부분 출제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금값 폭등이 낳은 신풍속 3題

    금값 폭등이 낳은 신풍속 3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귀금속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누구나 금을 든다. 이런 금이 올들어 ‘금값’을 제대로 하면서 새로운 ‘금(金) 세태’를 만들고 있다. 돌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금반지 선물이 줄고, 집안 장롱 속 깊이 보관됐던 금들이 다시 햇빛을 보기 시작했다. 또 일부 부유층들은 금 사재기에서 ‘금 펀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때 ‘금깡’으로 번창했던 금 카드깡은 카드사들의 가맹점 매출 한도 축소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례1 “금 카드깡 엄두 못내요” ‘금 카드깡 VS 금 펀드’ “금 카드깡 쉽지 않아요. 카드사들이 귀금속 가맹점의 신용카드 한도를 거의 밑바닥 수준으로 낮춘 탓에 업주들이 하고 싶어도 한도를 바로 초과해 예전처럼 기승을 못부려요.” 종로3가의 한 도매상에게 카드깡에 대해 물으니 손사래를 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신용카드로 금을 산 뒤, 바로 금을 팔아 현금을 챙기는 이른바 ‘금 카드깡’이 치솟는 금값 때문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때는 급전 대용으로 많이 이용했었지만 요즘엔 카드사에서 귀금속 가맹점의 매출 신용카드 한도를 일괄적으로 대폭 축소한 이후 발붙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이런 조치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애꿎게 피해를 보는 측면도 없지 않다. 업체의 신용카드 수수료 전가뿐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신용카드를 이용한 귀금속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귀금속 점포 관계자는 “한때는 카드 한도가 1억원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작 수백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때문에 신용카드 손님을 안 받거나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 투자에 나서는 ‘금펀드 열풍’은 강하게 불고 있다. 은행마다 금값 상승과 비례하는 금 펀드를 속속 내놓는 데다 ‘금 테크’ 관련 상품도 적지 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례2 돌잔치 금반지 대신 현금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에 사는 주부 이수민(35)씨. 이씨는 최근 옆동 아파트에 사는 이웃사촌의 딸 돌잔치 때 금반지나 팔찌를 해줄까, 현찰로 축의금을 줄까 고민하다가 결국 ‘10만원 봉투’를 내밀었다. 금값이 최근 너무 올라 금팔찌 한 돈 가격이 거의 9만원대(소매가)여서 이왕이면 ‘생색 좀 내보자.’는 마음에 현금 축의를 결정했다. 금을 신용카드로 구입할 경우 카드수수료와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1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하는 탓에 가격이 총 10만원을 웃돈다.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 10만원을 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돌·백일 선물이나 결혼 예물 등이 달라지고 있다. 돌잔치 최고 예물인 금반지가 점차 줄고, 대신 ‘현금’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또 결혼 예물에서도 금 관련 품목이 줄고, 디자인이 세련된 ‘패션주얼리’가 뜨고 있다. 주부 김모씨는 “돌잔치 등을 다녀보면 현금 봉투가 (금반지보다)훨씬 많은 것 같다.”면서 “받는 사람도 금보다 현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소매상을 가리지 않고 귀금속 상가들이 심각한 불경기를 겪고 있다. 골드바닷컴 정준희 실장은 “이런 불경기는 30년만에 처음”이라면서 “외곽지역에선 문 닫는 금은방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3 귀금속상가 ‘파는사람’만 ‘금팔러 갑니다.’10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귀금속상가 밀집지역. 임대문의 딱지가 눈에 띄는 가운데 상가마다 점원들만 삼삼오오 모여 있을 뿐 한산해 불경기임을 실감케 했다. 귀금속백화점 관계자는 “대로변 점포를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금팔러 온 분들이에요. 반지나 팔찌, 목걸이, 골드바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아무래도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 들고 나오신 것 아닙니까.” 종로3가 대화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이곳은 (금)사는 손님은 없고, 팔러 오는 손님만 있으니 장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점포 매물이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20∼30%는 늘었다.”고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순금 한 돈(도매상 기준) 가격은 7만 5000원으로 지난해 7월(5만 7000원)보다 28%나 뛰었다. 이처럼 ‘금이 금값’을 하면서 동네 금은방은 물론 서울 종로3가 등 귀금속 도소매상가에 금을 팔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골드바닷컴측은 “손님 중 열에 여덟은 금을 팔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경상감영 풍속’ 재현 상설화

    대구시는 시가 역사문화도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경상감영 풍속’재현 행사를 상설화했다. 10일 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경상감영 풍속’을 재현키로 했다.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 지방을 총괄했다.1601년부터 310년간 253명의 관찰사가 근무했으며, 경점시보 의식을 비롯해 수문병 교대 의식이나 교열 의식·민속 연희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내년까지 ‘서울시 기후지도’ 제작

    서울시는 내년 말까지 서울시의 기상·기후, 대기질 자료를 총망라한 ‘서울시 기후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기후지도에는 1908년부터 최근까지 서울의 온도 분포, 풍속, 강우 분포, 대기질 현황 도면 등이 실리게 된다. 시는 서울시내 37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측정망과 90개 지점의 온·습도계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환경부와 기상청 축적 자료를 종합해 기후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청계광장 거닐며 전통놀이 즐겨요

    서울시는 다음달 2일 청계광장 일대에서 전통민속놀이 공연과 체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날 청계광장에서는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길놀이’에 이어 삼월 삼짇날 세시풍속인 ‘결련태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송파 산대놀이’ 등이 펼쳐진다. 이어 시민들이 공연단과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 한마당’으로 공연을 마무리하게 된다. 또 풀각시놀이, 비사치기, 자치기, 굴렁쇠놀이, 제기차기, 고누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도 준비돼 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전통 복장을 입은 이야기꾼들이 놀이의 유래, 놀이 방법 등을 설명해줘 시민들이 쉽게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청계천 민속놀이 행사는 6·7·9·11월 첫째주 일요일과 추석 연휴인 10월5∼6일에도 열린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요즘 세상에 연예인은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다. 일년에 CF 몇편,TV드라마나 영화 두어편쯤 찍는 어지간한 스타라면 수십억원은 뚝딱 챙기기 일쑤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파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연예인 가업 승계의 실태와 그를 부추기는 토양, 연예계 진출에 미치는 부모들의 영향을 짚어본다. #2세 스타, 꼬리를 물다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 연예인은 줄잡아 50여명이지만 PD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 관계자들의 자녀까지 합하면 60명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리메이크작에 얼굴을 내민 새내기 탤런트 남승민.20년 전 원작의 주인공으로 안방극장을 누볐던 고 남성훈의 아들이다. KBS 1TV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조연으로 연예계 첫발을 디딘 생초짜 탤런트 이상원은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아들. 극중 홈쇼핑 회사의 직원으로 한두번쯤 얼굴을 내미는 비중 약한 조연이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이영하의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삽시간에 세인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한창 물오르는 연기를 구사하는 2세 연기자로는 최주봉의 아들 최규환을 빼놓을 수 없다.MBC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얼굴을 내밀며 본격적으로 ‘연기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세습 연예인, 무엇이 그들을? 연예인 2세들이 급증하는 배경은 뭘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은 모두가 꿈꿔보지만 도전하는 방법 자체를 몰라 여전히 엄두내기 어려운 특수영역의 직업”이라며 “연예인 자녀들에겐 데뷔 노하우와 기획사 접근권 등이 부모를 통해 일상적으로 열려 있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예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가업을 이으려는 스타 자녀들이 많아지고,2세 연예인 속출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홀로서기 전략 ‘폐쇄형’ vs ‘오픈형’ 연예계가 빠르게 기업화하면서 최근 2세 연예인들의 홀로서기 과정에도 치밀한 전략이 뒤따른다. 소속 기획사의 홍보 매뉴얼에 힘입어 대중과 접촉하는 이들의 방식은 주로 ‘전략적 폐쇄형’. 부모의 신분을 데뷔 초기의 한 시점에 짧게 효율적으로 노출시키는 띄우기 전략인 셈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덕화 최민수 독고영재 등 80년대 ‘세습 1세대’의 데뷔환경과는 사뭇 차별점을 찍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2세 스타들을 평가하는 대중의 자세가 대단히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들이다.“인터넷이 없었던 1세대들의 연예계 진출 당시에는 ‘안티’대중이 잠복세력에 그쳤던 반면, 요즘엔 ‘누구누구 자식’이란 꼬리표가 붙는 순간 ‘부모 잘 만나 호강하네.’식의 음해시비에 휩싸이기 십상”이라는 게 어느 가수 매니저의 말이다. 싫건 좋건 ‘폐쇄형’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얘기이다. 2세 연기자들 가운데 동급최강의 몸값을 자랑하는 김주혁. 소속사인 나무액터스의 담당매니저는 “김무생씨가 냉정할 정도로 주혁이의 데뷔과정(SBS 공채)에 객관적이었다.”며 “부모의 명성이 데뷔 초기에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는 게 이 바닥의 생리”라고 말했다. 대중과의 접근성에서 유리할 뿐 그들의 스타성은 결국 대중의 객관적 잣대로 저울질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연정훈이 소속된 스타K의 윤성빈 실장은 “역량이 부족한 2세는 결정적 도약시점에서 대중에게 외면당한다. 대중의 평가는 무서울 만큼 엄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장기적 손익을 따진 폐쇄전략은 대부분의 2세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생존방식. 신인배우 임영식은 아버지 임하룡과 새 영화 ‘원탁의 천사’에 동반 출연키로 했다가 부자지간이 밝혀지자 도중 하차했다. 제작사 시네마제니스의 서정 기획이사는 “작은 역할이지만 임영식이 가명으로 출연하기로 했는데, 부자관계가 기사화되면서 곧바로 포기의사를 밝혀왔다.”며 “시작단계에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 이미지가 덧칠될까봐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주들이 군침 흘릴 ‘그림’이 틀림없건만, 세습스타 가족들이 쇄도하는 거액의 CF를 마다하고 하나같이 자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부연설명이다. 드물지만 대중의 적극적 관심을 유도하는 ‘오픈형’이 없진 않다. 백윤식-백도빈 부자는 영화계에선 이미 소문난 오픈형. 백윤식이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마다 아들을 패키지 출연시켜 달라는 직설적 주문으로 캐스팅에 나선 제작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가속화할 연예가(家) 전성시대 연예인이 선망의 직업으로 부상한 이상 연예가업을 잇는 사례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수적으로 두드러지는 스타커플 역시 2세 연예인 증가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타커플이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례도 연예계의 새 풍속도가 됐다. 김주혁-김지수, 유준상-홍은희(나무액터스) 남성진-김지영(팬텀엔터테인먼트) 등이 그런 사례. 한가인도 연정훈의 소속사인 스타K 쪽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루 연예인2세 인지도 1위 “저요? 저도 ‘노예계약’이란 걸 했거든요.” 가수 이루(23)가 웃으며 하는 말이다. 남들과 다르지 않았던 자신의 데뷔를 알아달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이루가 뭐라 하건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서 아버지 태진아를 떠올린다. 한국리서치 보고서에서 2세 연예인 하면 생각나는 사람 1위로 꼽힌 것도 한 예다. 이루는 최근 줄잇는 2세 가수 가운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케이스.1집 ‘Begin to breathe’로 지난해 골든디스크 신인상도 받았고, 요즘 데뷔하는 고만고만한 ‘붕어떼’ 가수들과 달리 가창력과 작곡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부자지간이 위태로울 정도로 서먹서먹”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모는 태진아 팬, 자식은 저의 팬인 경우가 많아 신기하고 재밌다.”고 밝힐 정도로 여유도 찾았다. 마음고생이 끝난 건 아니다.‘태진아가 뒤를 다 봐준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그래서 태진아와 함께 하는 인터뷰와 사진촬영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같이 나와야 출연시켜 주겠다는 방송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이익도 많이 받는다는 게 매니저의 귀띔이다. 그가 보는 2세 연예인은 어떨까. “2세라서 좋은 점요? 식당 같은 데서 서비스 주고, 어디 가면 알아봐 줘요. 그 외에는 없어요. 모든 게 단점이에요.” 외려 강심장이어야 한다.“광고주가 모델 시키려고 뒷조사했더니 나이트 죽돌이라는 보고가 올라와서 취소됐다더라는 식의…. 참 기도 안 찰 얘기들뿐이었죠.” 혼자라면 눈과 귀를 닫으면 그만인데,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속깨나 태웠단다. 데뷔과정을 물었다.“아버지에게 받은 건 CD제작비밖에 없어요.” 노래부르고 싶어 버클리음대를 휴학하고 귀국한 뒤,1년 반 동안 40㎏을 빼고 보컬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러고는 작곡가마다 찾아가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열심히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제발 곡 좀 달라고요.” 그러다보니 이제 ‘비즈니스 화법’의 달인이 됐다며 웃는다.8월쯤 시작할 2집 작업에서는 자작곡도 많이 넣어 자신만의 색깔을 내겠다는 각오다. 태진아 역시 엄격하기는 매한가지였다.‘노예계약’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제가 음악한다 했을 때 아버지만 ‘30여년을 걸어온 내 인생인데 내가 돕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도움이란 게 더 처절하게 현실을 겪어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오디션 보고, 앨범 만들고, 계약서 쓰는 것에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한다. 그래서 이루에게 연예인이란 ‘손쉽게 돈 벌어 폼나게 사는 직업’이 아니다.“대중을 위해 발가벗고 달려들지만, 선택받지 못하면 모든 게 끝이라는 연예계의 냉정함”에 익숙한 편이다. ‘2세 연예인’에 대한 이루의 바람은 간단했다.“그냥 한번 지켜봐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뭘 어떻게 하는지 보지도 않고 ‘아∼ 쟤는 누구누구 아들이지, 딸이지.’라고 말해버리는 건 정말 당사자한테는 소주 10병을 권하는 말이에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누구누구 자식 꼬리표 캐스팅때 한번 더 보게돼” 부와 명예를 한손에 쥘 수 있는 요즘 대중스타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별이 되고 싶은 연예인 지망생의 증가세는 시중 연기학원들에서 한눈에 확인된다. 송혜교 강혜정 김소연 감우성 등을 배출한 대표적 연기학원 MTM. 에이전시(탱크M)를 겸하고 있는 이 학원은 한달에 두 차례 오디션을 보는데,1회 지망생이 300명을 넘는다.2,3년 전과 비교하면 30%쯤 늘어난 수치이다.MTM 기획팀 배호진 부장은 “예쁘고 날씬해야 스타가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얼꽝’‘몸꽝’은 물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30∼40대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연기학원은 몇 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SM, 인스타즈, 한별 등 자체 아카데미 기능을 갖추고 조직화한 학원이 15개가 넘는다. ‘길거리 캐스팅’이 되지 않는 한, 일반인들이 연예계에 진입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연기학원의 아카데미 과정을 밟으며 두각을 나타내는 것. 학원들이 별도운영하는 에이전시의 오디션에서 발탁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수백대 1의 경쟁을 뚫고 ‘낙점’되기도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오디션 통과 이후 대중매체에 얼굴을 내밀기까지도 바늘구멍 들어가는 낙타가 되긴 마찬가지. 바로 여기에 힘의 논리가 끼어든다. 외주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의 막강파워에 휘둘려 방송사 공채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현실에서 로비력이 센 기획사로 스타지망생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실력으로 평가받을 뿐”이란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2세들에게 부모 후광의 편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유명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누구누구의 아들(딸)’이란 수식어를 내세우면 캐스팅 과정의 방송사 PD들이 한번이라도 더 눈여겨보게 마련”이라며 “자녀의 캐스팅을 성사시키려 열심히 로비하는 스타부모 얘기도 자주 듣는다.”고 귀띔했다. 우회로 대신 지름길을 걷는 특혜가 2세 연예인들에겐 틀림없이 있다는 결론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본지 설문조사 결과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연예인 2세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최근 데뷔한 2세들의 ‘딜레마’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세 연예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을 말하라는 오픈형 설문을 준 뒤 그 사람이 부모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아니면 자신의 노력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물었다. 여기서 가수 이루는 2세 연예인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1위를 차지했다. 그 뒤에 최민수(최무룡)·김주혁(김무생)·허준호(허장강)·연정훈(연규진)·송일국(김을동)처럼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오랫동안 대중에게 노출됐던 연예인들이 차지했다. 이루가 갓 데뷔한 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더구나 2·3위 최민수·김주혁(16.5%·15.0%)과 1위 이루(22.5%)간의 차이는 꽤 크다. 조사(3월17일) 직전에 ‘이루-태진아’가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왜 성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민수·김주혁에 대해서는 72.9%와 79.2%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이루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대답비율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5.0%에 그쳤다. 한국리서치측은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사람과 최근에 데뷔한 사람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부모의 인기도 중요한 변수다. 대체로 부모의 인기가 높았던 경우(태진아-이루, 신성일-강석현) 사람들은 자식의 인기도 부모 덕택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인기. 그것도 높은 인기는 대중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데는 크게 도움을 주지만, 부모 덕이나 본다는 소리를 딱 듣기 좋은 상황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데스크시각] 글 읽는 민족의 자존심/김종면 문화부 차장

    일본 유수의 한 신문사 사장은 언젠가 “한국이 일본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양국의 독서량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의 연간 도서발행 실적이 일본의 3분의1에 불과하고 특히 순수과학과 예술서적은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청 발표도 있고 보면, 이런 자존심 상하는 지적을 받아도 딱히 할 말이 없다. 글 읽는 선비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우리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을 가진 문화강국이요, 안중근 의사의 말대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유구한 지적 전통을 지닌 민족 아닌가. 마침 한국독서학회가 3월 ‘이달의 독서인’으로 조선 중기의 대표적 시인 김득신을 선정, 피폐해진 우리 독서풍토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여기서 김득신은 물론 조선 후기 김홍도와 함께 활동한 풍속화가 긍재(兢齋) 김득신이 아니라 17세기 시단을 이끈 문인 백곡(柏谷) 김득신이다. 백곡에 관해서는 책읽기와 관련된 일화가 적잖이 전한다. 백곡은 부친이 감사를 지낸 명문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다. 시가(詩家)로서의 싹은커녕 주위로부터 글공부를 포기하라는 권고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훌륭한 글들을 골라 읽고 또 읽어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란 말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백곡이 가장 즐겨 읽은 글은 사기의 ‘백이전’이다. 그는 이것을 무려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고 ‘독수기(讀數記)’에 적고 있다. 부인의 상중에 일가 친척들이 ‘애고, 애고’ 곡을 하는 중에도 그는 곡소리에 맞춰 ‘백이전’의 구절을 읽었다는 일화도 있다. 한마디로 독서광이었다. 한국독서학회는 국민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매달 ‘이달의 독서인’을 선정, 발표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청장관 이덕무를,2월에는 퇴계 이황을 뽑았다.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는 자호를 쓸 정도로 책을 좋아한 이덕무, 끼니마저 거르면서 책을 읽었던 이황, 둔한 머리를 무릅쓰고 책읽기에 힘써 대시인이 된 김득신. 이들의 독서법은 한결같았다. 이덕무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그 뜻이 심오해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책장을 덮어두고 한참 쉬었다가 다시 읽을 것을 권했다. 일종의 ‘재충전형’ 숙독법이다. 이황 또한 빠르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생각하면서 글의 뜻을 음미하는 숙독과 정독을 바람직한 독서법으로 여겼다. 이황은 책을 다 읽으면 그것을 암송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삼았다. 숙독에 관한 한 김득신은 그 이상의 예를 찾기 힘들다. 책을 한 번 펼쳤다 하면 적어도 1000번을 읽었고, 좋아하는 책은 1만번 이상 읽었다고 하니 눈물겹기까지 하다. 요컨대 이들의 책읽기 코드는 숙독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권장도서 또는 필독도서 목록이 난무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옛 선인들의 독서법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이달의 독서인’ 3인이 강조하듯, 속독은 ‘독서의 적’이다. 속독을 하면 옛것을 참고해 새것을 알기 어렵고 또 무르익은 생각을 하기 힘들어 마음이 급해지고 늘 쫓기게 된다는 게 이황의 말이다. 이런 옛 선인들의 독서법을 몸에 익힌다 해도 기본적으로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새 작은도서관 만들기나 북스타트운동 같은 소리없는 독서혁명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조선시대 독서왕’ 김득신.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으로 꾸준히 책을 읽어 입신한 그는 이 땅의 ‘독서 둔재’들에게 하나의 희망이다. 이같은 독서전통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단순히 ‘이달의 독서인’을 선정하는데 그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아쉽게 막을 내린 문화관광부 ‘이달의 문화인’ 선정작업의 대안이 될 만한 구체적인 독서운동사업을 모색해야 할 때다. 김종면 문화부 차장 jmkim@seoul.co.kr
  • 무형문화유산 ‘기록’ 으로 영원히

    사라져가는 우리 무형문화유산이 영화와 책에 고스란히 담겨 보존된다. 또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의 실태파악과 데이터베이스(DB)작업이 강화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존을 위해 제작한 기록영화 10편과 세시풍속 등을 연구, 기록한 28권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음달 20일 발효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센터 유치를 앞두고 이뤄진 무형문화유산 조사연구의 결실이라서 의미가 크다. 연구소는 송파산대놀이 등 예능 6종목과 백동연죽장 등 기능 4종목 보유자들이 실연하는 모든 과정을 영상다큐멘터리로 담았다. 특히 나전장에 대해서는 고화질(HD)방식을 도입, 영구히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전 종목에 HD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무형문화유산을 연구, 조사보고서로 펴내는 사업도 활발하다.70∼80대 할아버지·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전통음악·무용·공예기술·의식·음식 등의 전통 기·예능에 대한 조사를 벌여 11권의 책으로 펴냈다. 특히 ‘무(巫), 굿과 음식’,‘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巫具)’ 등 미지정 무형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인 보고서를 통해 향후 이들의 지정 여부를 건의할 계획이다. 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되는 조선시대 의궤 중 최고봉인 ‘정조국장도감의궤’ 4권도 국역, 발간했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사업은 해외 전적(典籍)문화재 조사와 해외 민속조사 연구활동이다. 해외로 유출된 전적문화재의 실태 파악과 목록 작성을 통해 해외 문화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일본 존경각 및 카자흐스탄 국립도서관 등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조사했고, 사이버 전적자료관을 구축,6500종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박상국 예능민속연구실장은 “카자흐스탄 도서관에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구한말 교과서가 50여종이나 있다.”면서 “올해는 일본 오타니대학에 있는 현존본 중 가장 완벽한 고려대장경판본을 조사,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제 및 DB화해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의 보판제작 등 보존관리 자료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전 구도심 ‘지하철 효과’ 보나

    대전 구도심 ‘지하철 효과’ 보나

    ‘지하철 개통 후광효과인가 아니면 반짝효과인가.’ 대전지하철이 개통된 이후 대전역∼충남도청간 중앙로를 비롯, 구도심에 둔산신도시 등 주변지역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이 곳은 한때 대전 중심지였으나 신도시개발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다. 휴일인 19일 오후 대전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가까운 중구 은행동. 거리에 시민들이 북적대고 길 바닥에는 호객꾼과 광고전단지가 널려 있다. 지역 제과점을 상징하는 성심당 직원은 “지하철이 개통되기 전보다 손님이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 제과점에서 만난 둔산 주민 최지영(36·여)씨는 “아이들이 지하철을 타보고 싶다고 해서 나왔다.”며 “음식이 싸고 맛 있는데다가 지하철이 있어 자주 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 종업원 이소라(19·여)씨는 “지금까지 오늘처럼 손님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지하철 이용객은 6만 8000명. 지난 16일 개통된 지하철 이용객은 17일 5만 8000명,18일 5만 2000명. 개통 이후 ‘한번 타보자.’는 20∼30%의 가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예상했던 3만 10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중앙로역 직원은 “청소년거리인 으능정이(은행동)거리가 가까워 젊은이들이 역을 약속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 논산, 공주 등 가까운 지역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지하철을 구경하러 오거나 일부 유치원에서 원생들을 견학시키는 것도 지하철 개통이후의 달라진 풍속도다. 하지만 역이 들어섰어도 낙후돼 있거나 역에서 멀리 떨어진 구도심 지역은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동구의 1호선 맨 마지막 역인 판암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성길섭(57)씨는 “지하철 개통 전이나 후나 (손님이) 똑같다.”면서 “식장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었지만 손님이 없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강성오(43)씨는 “지하철이 개통됐다고 해 둔산에 있는 시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 점심을 먹어봤다.”면서 “오히려 동구에 번듯한 쇼핑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몰리기는커녕 오히려 빠져나갈 판”이라고 우려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한달 정도 지나봐야 지하철 개통 효과를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며 “이런 구도심 경기가 ‘반짝효과’로 그치지 않으려면 구도심에 문화·생활 등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하철 수송분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전철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서구 관저동∼계백로∼자양로∼한밭대로∼관저동 구간을 순환하는 2호선(30.8㎞)을 놓은 뒤 곧바로 신탄진∼대덕구청∼대전역∼낭월동을 잇는 25.4㎞의 3호선을 건설하게 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행정도시 ‘200년 고문서’ 첫 기증

    행정도시 ‘200년 고문서’ 첫 기증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역인 충청남도 연기군 금난면 반곡리에 거주해온 여양(驪陽) 진씨(陳氏) 집안에 200여년간 전해 내려온 고서 및 문서 450점이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됐다. 특히 이들 고문서는 지역 환경사 및 상장례 등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지역 풍속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행복도시 예정지역 33개 마을을 대상으로 의식주·세시풍속·의례 등 현지 민속조사를 벌여온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행복도시 예정지에 포함된 반곡리 마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양 진씨 후손인 진병갑(73)·진병돈(57) 형제로부터 고문서 135건 450점 일체를 넘겨받았다고 20일 밝혔다. 행복도시 예정지에서 유물 기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 식수조림 등 환경정비 과정을 담은 ‘반곡식목서’.200여년 전 특유의 식물집단이 파괴된 사실을 비롯, 환경보호지역과 대상, 나무를 잘랐을 때 받는 징벌 등도 자세히 담겨 있다. 지역의 상장례에 관한 다양한 내용도 고문서 여기저기에서 확인된다. 가문의 안장(安葬)과 관련된 풍수문서인 ‘장택지’30여점과 이장을 위한 매지문서도 다수 기증됐다. 장택지에는 당시 장례를 치를 때 풍수뿐 아니라 장지의 위치와 날짜·시간 등이 기록됐고, 하관을 직접 보면 안되는 자손들의 간지 등도 적혀 있다. 묘 위치와 시간, 사람관계 등이 조선후기 장례문화의 중요한 요소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반곡리 화산 아래 지은 정자인 ‘일행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일행정기’와 ‘중수일행정기’, 문중 묘실의 유래를 담은 ‘불목동여양진씨묘실신건기’, 조상의 지역사회 활동 등을 담은 문집인 ‘위정집’과 ‘위정집략초’,‘화잠소창’ 등도 기증됐다. 김시덕 학예연구관은 “행복도시 내 유물을 수집하려는 골동품상의 손에 넘어갔다면 흩어졌을 법한 가문의 유물 일체를 기증받아 한 세트로 연구, 보존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김홍남 관장은 “행복도시 민속조사 결과, 훼손·멸실 위기의 문화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생태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면서 “생태박물관이 세워지면 기증받은 유물들도 그곳으로 옮겨져 고스란히 보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씨 형제는 21일 반곡리 진병갑 5대조 선영에서 조상이 물려준 유물을 잘 보존하기 위해 기증한 연유를 조상에 알리는 고유제를 지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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