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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호 30일은 해피엔딩?

    나로호 30일은 해피엔딩?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 3차 발사의 세 번째 도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009년 1차, 2010년 2차 발사 실패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다. 3차 발사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시도됐다 발사 직전 연기된 바 있어 나로호 발사 성공에 대한 염원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이번 발사는 공동 개발 파트너인 러시아 측과의 계약 조건상 마지막 기회여서 연구진의 발사 성공에 대한 염원은 더욱 간절하다. 발사를 하루 앞둔 29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지만 바람은 풍속 1㎧로 잔잔하고 오후 3시 기준 기온도 영상 9도로 높아 발사에 적합한 날씨였다. 연구진은 초긴장 상태로 막판 점검에 박차를 가했다. 한상엽 발사체 추진제어팀장은 “나로호 발사 성공을 위한 점검은 이곳 우주센터에서 매일 진행되는 과정이라 특별한 감회보다는 늘 하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면서 “발사 이틀 전에 이뤄지는 나로호 이동과 기립 작업도 지난번 2차 시도 때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원활하게 이뤄져 기대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스페이스 클럽’ 가입 순서를 둔 논란도 커졌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이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궤도에 안착시키면서 ‘스스로 개발한 로켓을 자국 발사대에서 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나라’를 뜻하는 10번째 가입국 자리를 빼앗겼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스페이스 클럽이라는 것은 실체적인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은하 3호와 나로호를 비교해 10번째다, 11번째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주센터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최종 리허설이 진행됐다. 리허설은 연료 주입만 하지 않은 채 발사통제동의 통제하에 실제 발사 예정일 당일과 똑같이 발사 운용 시스템을 단계별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한·러 연구진은 지난 두 차례 발사에서 문제가 됐던 고무 링과 1단의 추력방향제어기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발사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이날 오후 리허설 결과 등을 토대로 비행시험위원회의 최종 분석을 거쳐 30일 오후 1시 30분쯤 최종 발사 시간을 확정하게 된다. 최종 리허설이 시작된 이날 오전부터 나로우주센터로 진입하는 길목에 검문소가 설치돼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됐다. 우주센터 반경 10㎞에는 경찰 인력 600여명과 소방장비 34대, 소방 인력 130여명이 배치돼 긴장감을 더했다. 나로호가 서 있는 발사대 주변은 더욱 철저한 경계 태세를 갖췄다. 통제 해역인 반경 3㎞ 앞바다에는 30여 척의 해양 경비정이 경계를 섰고 발사 당일인 29일에는 발사대를 중심으로 반경 5㎞ 앞바다와 나로호 비행항로 아래 폭 24㎞, 길이 75㎞ 규모의 해역이 통제된다. 고흥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뻔뻔함을 가르칩니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뻔뻔함을 가르칩니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강남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공개수업이 열렸다. 맨 뒷줄에 앉은 남학생 두 명은 수업이 시작된 뒤에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교단의 선생님도, 등 뒤의 학부모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둘의 목소리가 수업을 방해할 지경에 이르자 선생님의 일침이 가해졌다. 그러나 민망해하는 구석은커녕 되레 당당한 아이들. 그중 한 명은 반질거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대거리까지 했다. “저요? 저요? 지금 저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 자리에 있던 한 학부모는 녀석들을 한 대 쥐어박지 못해 ‘주먹이 울었다’고 했다. 얼마 전 접한 일본책 ‘하류지향’에서 비슷한 에피소드를 발견하곤 무척 놀랐다. 7년 전 국내에 번역 소개된 이 책은 학급 붕괴에 빠진 일본의 실태와 이유를 짚고 있다. 수업 내내 학생은 옆으로 삐딱하게 앉아 계속 떠든다. 선생님의 꾸짖음에 고개를 돌리거나 고쳐 앉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금 듣고 있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뱉을 뿐이다. 글쓴이는 과거와 달리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했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자기 발 아래 피우다 만 담배가 있는 명명백백한 상황에서도 ‘그런 일 없다’고 억지를 쓴다. 그는 이런 ‘우기기’가 학생들에게 만연돼 있다며 그 이유 중의 하나로, 부도덕한 행동을 하고도 뉘우침이 없는 사회 유명인사들의 뻔뻔함을 꼽았다. 돈과 지위를 이용해 일삼던 부정행위가 발각되면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우긴다. 끝까지 버텨도 크게 ‘피 보는’ 일이 없다. 이런 어른들을 통해 아이들은 어떠한 잘못을 하더라도 고개를 숙이면 손해라는 세상의 이치를 배운다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나 과오가 거론됐을 때 염치 없기로는 우리나라의 사회 지도층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우리나라 교실에서 벌어지는 ‘멘붕 스쿨’의 한 모습은 세태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선 과오가 클수록 ‘법의 은전(恩典)’도 쉽게 입곤 했다. 횡령과 세금 포탈을 저지른 재벌 총수 및 일가들이 그랬고,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정치인·관료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기업들의 불법적 영업행위에도 경제를 책임진다는 명분하에 솜방망이 처벌에만 그치기 일쑤다. 주먹도 전국적으로 휘두르면 대접이 달라진다. 악명 높았던 조폭 두목이 세상을 뜨자 그의 절친이라는 한 유명인이 종편 방송에 나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그를 애도하는 모습에 기가 찼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부정부패와 이에 대응하는 법과 사회의 방식이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오죽하면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 옥살이쯤은 괜찮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을까. 요즘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만 해도 그렇다. 높이 오를수록 자신의 성공에 취해 도덕불감증이 깊어지나 보다. 큰돈 챙기지 않았다지만 그가 저지른 깨알처럼 수많은 비위행위는 혀를 내두르게 하며, 그런 길을 밟아 오고도 헌법수호 기관의 수장이 되겠다고 대담무쌍하게 나서는 것을 보며 성공과 정의의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몰염치한 풍속이 유행하는 것은 ‘하류사회’의 지표다.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어른들의 나라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뻔뻔하고 무례하다고 손가락질을 하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alex@seoul.co.kr
  • 세밀한 원색화 브뤼겔 닮았네

    세밀한 원색화 브뤼겔 닮았네

    현대미술은 늘 누구에게나 다 열려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예는 사실 잘 없다. 눈이 휘둥그레질 가격이 우선 그렇고, 다들 그럴듯한 학위와 경력들로 중무장한 데다, 혁신적 작품들이란 걸 보면 너무 어려운 나머지 이게 작품인지 전문적 학위 논문인지 헷갈릴 때조차 있다. 17일부터 2월 12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열리는 ‘알랭 토마’전은 그런 의미에서 정반대에 서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난 알랭 토마는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서 선물받은 화판, 물감,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정규 미술 교과 과정을 밟은 적도 없이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고 그려온 화가다. 네덜란드 풍속화가 피터 브뤼겔, 페르시아나 인도 계열의 세밀화를 좋아했다는 그의 그림은 그래서 원색을 있는 그대로 쓰고 평면적인 공간 배치에도 별다른 저항감 없이 적응한 데다 화가의 심상을 그림에 투영하기보다 부지런하고도 성실하게 화면을 촘촘히 채워 넣은 그림들이다. 색다른 그림 자체의 멋과 맛도 있지만, 작가가 아니라 그림 자체가 뭔가 얘깃거리를 한가득 안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작품은 그에게 ‘나이브’(Naive) 미술의 개척자라는 명성을 안겨 줬다. 눈밭을 뛰어노는 아이와 동물을 그린 겨울풍경, 자신의 상징처럼 여기는 왕부리새 투칸, 동양화 느낌이 물씬 베어나오는 학 그림 등 40여점을 선보인다. (02)3707-2890.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명함/임태순 논설위원

    정초가 되면 어른들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에 상급 관원들은 왕에게, 중급 관원들은 상급 관원들에게 신년하례를 했다. 이때 고관대작들은 대문 한편에 옻칠한 쟁반을 내놓았다. 신년하례객이 세배를 빙자해 청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면하는 대신 쟁반에 명함을 두고 가게 한 것이다. 신년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두고 가는 명함을 새해의 명함이라고 해서 ‘세함’(歲銜)이라고 했다. 권세가들은 3일 뒤 신년 하례기간이 지나면 쟁반을 거둬들여 누가 왔다 갔는지를 살폈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기를 소개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세함이 우리 고유의 풍속만은 아닐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도 친구집을 찾았다가 없을 경우 자기 이름을 쓴 종이를 남겨두고 오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 명함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이가 중국에서 발명됐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프랑스 루이 14세 때 명함이 생겼다고 전해지며, 현재와 같은 동판 활자로 새긴 명함은 루이 15세 때 나왔다고 한다. 명함은 조그만 종이에 자기의 이름과 직책·직위·연락처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로, 상대방과 처음 인사를 할 때 주고받는다. 그래서 요즘 영업사원들은 특별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명함에 얼굴 또는 캐리커처를 새기기도 하고, 만난 사람의 인상착의를 명함 뒤에 적어 관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남의 매개물이자 사회생활의 필수품인 명함은 종종 사고를 친다. 국회의원 비서관, 정보기관을 사칭한 명함을 돌려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철통보안’ 등 여러 가지 뒷얘기를 낳고 있는 인수위가 전문위원을 포함한 인수위원들의 명함을 새기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인수위원에게 로비를 하거나 인수위원이랍시고 부처나 유관기관에 위세를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명함이 없으니 이번 인수위에서는 인수위원 사칭 명함에 속아 사기당하는 얼간이는 없을 것이다. 부정, 비리를 싫어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깔끔함이 반영된 것이지만 명함이 없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다. 소속이 다른 인수위원 간에는 통성명하기가 쉽지 않고, 인수위원이 외부인사와 만날 때도 불편이 뒤따른다. 실제 한 인수위원은 기자실에 귤을 돌리다 누구냐고 묻자 슬쩍 사라지기도 했다고 한다. 인수위는 외부와도 소통해야 한다. 인수위가 바깥과 단절된 채 청렴을 유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소통을 통한 청렴’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너무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너무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사진 없던 시절의 풍속을 지금에 와서 짐작해볼 수 있는 수단은 그림 뿐이다. 그래서 이 그림들은 그림이라기보다는 시대를 증언하는 스틸 컷에 가깝다. 그런데 우린 여의치 않다. 낮은 생산력으로 인해 그림 도구나 재료가 마땅치 않았다. 거기다 그림을 대하는 시각도 남달랐다. 책 만권을 읽어 몸에 차고 넘쳐 흘러야 그림이 된다 했을 정도니 일상의 풍속을 그린 삿된 그림 따위가 환영받을 리 없다. 그 빈자리를 채워넣은 게 지금도 칭송받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다. 2월 24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옛 사람의 삶과 풍류 - 조선시대 풍속화와 춘화’는 바로 이 ‘스틸 컷’에 대한 얘기다. 그러니까 단원과 혜원 이후 조선인의 삶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찍어낸 그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다. 공재 윤두서, 관아재 조영석, 긍재 김득신 등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그림도 있지만, 이번 전시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심전 안중식과 기산 김준근, 그리고 춘화다. 장승업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심전의 작품으로는 10폭 병풍 ‘평생도’가 나와있다. 평생도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양반이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삶을 8폭의 병풍에다 그려넣은 작품이다. 심전의 이번 작품은 돌잔치에서 과거, 급제, 관찰사, 정승 취임 등 모두 10폭으로 늘려놓은데다 “신축년에 석초 대인을 위해 그린다”는 문구가 명확해 제작연대가 1901년으로 명확하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기산의 작품은 사진 이전 기록 매체로서의 그림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다. 구한말 흑백사진들 한번쯤 보지 않았던가. 각 직업군 대표 선수가 자신의 직업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도구를 들고 서 있는, 그래서 자연스러운 사진이라기보다 우표 그림 같고 문화인류학 보고서에 첨부되어 있을 것 같은 사진들 말이다. 기산의 작품이 그렇다. 기산은 조선말 개항지 원산에서 활동하면서 기념품을 사가려는 외국인들에게 그림을 대규모로 공급한 인물로 추정된다. 이 덕에 독일 베를린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 해외 박물관에 가장 많이 소장된 작가가 기산이고, 지금도 1600여점이라는 많은 양의 작품이 전해지는 것도 기산이다. 도상과 인물이 반복적인 부분이 있어 아마 그림 제작 공장을 차려놓고 대량 생산하지 않았겠는가 추정된다. ‘아희등 놀고’, ‘훈쟝 글 갈으치고’ 같은 표제어 아래 지금의 우리가 옛 우리 모습을 상상할 때 가장 표준적인 장면이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다. 본관 2층에 전시된 춘화는 모두 노골적인 성행위가 묘사되어 있는 그림들인데,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서 은밀하다는 느낌보다는 ‘동물의 왕국’ 같은 야생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에 더 가깝다. 지난해 리움미술관이 개최한 조선화원대전에서는 그림 앞에 나무 창살을 덧대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전시됐다면, 이번에는 대놓고 조명을 직접적으로 비춰놔서 이런 느낌은 배가된다. 이 그림들은 단원이나 혜원의 그림으로 전(傳)한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굉장히 폐쇄적인 조선시대 상황상 저작자를 확정짓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제자나 그림을 거래하던 화상그룹에서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유명하다는 화가 이름을 가져다 썼을 가능성도 있다. 직접 그린 뒤 은밀히 유통시켰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단원은 그의 일생을 봤을 때 춘화를 그렸을까 싶은 의문이 있지만, 혜원의 경우 춘화를 그리다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는 전언이 있을 정도니까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5000원. (02)2287-3591.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12 공직사회 10대 뉴스] ‘세종로’ 접고 ‘세종시’시대로

    [2012 공직사회 10대 뉴스] ‘세종로’ 접고 ‘세종시’시대로

    행정안전부가 30일 ‘올해의 우수정책상’을 발표하는 등 각 부처는 지난 1년간의 정책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선이 끝나고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는 등 연말 관가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도 사실이지만,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새로운 5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해였던 2012년 공직사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정리해 봤다. 1 국무총리실 첫 입주 지난 9월부터 국무총리실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6개 소속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됐다. 올해는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12월까지 표면적인 이전을 완료했다. 앞으로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순조롭게 정착돼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 기능의 지방 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2 공무원 직종 간소화 6개의 공무원 직종 가운데 기능직과 계약직을 폐지하고 4개 직종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이 지난 11월 국회 본의회를 통과했다. 기능직·계약직 대상은 약 12만명에 이를 전망으로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위법령 정비 작업에 돌입한다. 31년 만의 직종 개편으로 공직사회 조직 문화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3 외무고시 폐지 5급 외무공무원 공채시험이 폐지되고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새 제도에 따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의 합격자는 1년간 국립외교원에서 교육을 받고, 외교관 후보자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 중 성적이 우수한 사람이 5급 외무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앞으로 국립외교원이 외교 인력을 양성하게 돼 기존의 ‘고시 순혈주의’ 문화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4 고졸 채용 확대 ‘고졸 일자리’ 창출은 올해 고용시장의 새로운 화두였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도 고졸 채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출신의 인재들을 올해 처음으로 선발했다. 또 9급 공무원 공채 시험 과목에 고등학교 과목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를 개편했다. 고졸 채용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 청주·청원 자율통합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2014년 7월 통합시 출범을 확정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청주·청원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단체장들이 나란히 당선되며 통합 작업은 속도를 냈다. 관이 아닌 주민 주도의 첫 행정구역 통합이어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 보육예산 갈등 보육예산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또다시 재연됐다. 정부는 지방 보육료 부족분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열악한 지방재정 문제가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충돌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7 여수 공무원 80억횡령 전남 여수시 공무원이 상품권 판매대금, 공무원 급여 등 80억 7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공직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적발되자 정부는 회계부서 공무원에 대한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내년에는 지자체 통합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이 전국 지자체에 보급된다. 8 강력범죄 범정부 대책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SOS국민안심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내년부터는 모든 미성년자와 여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경찰 인력을 확대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내놨다. 9 청사 무단 침입·방화 60대 남성이 휴일인 지난 10월 14일 정부중앙청사에 가짜 출입증으로 무단으로 침입해 방화 뒤 투신자살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각 청사에 스피드게이트를 추가 설치하는 등 청사 보안을 강화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는 등 사후 대책을 마련했다. 10 전력난에 오들오들 올해 유난스러웠던 전력난이 관가를 덮치면서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났다. 한여름 정부 청사는 에어컨을 틀지 못해 반바지 차림의 공무원들이 땀을 삐질삐질 흘려야 했다. 요즘 같은 혹한기, 청사 화장실에선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내복 차림의 공무원들이 오들오들 떨며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朴 인수위 첫 인사 ‘며느리도 몰랐다’

    朴 인수위 첫 인사 ‘며느리도 몰랐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인사에서도 철통보안이라는 스타일은 그대로 적용됐다. 자신의 임명 여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안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인수위 피임명자들은 25일 전후로 연락을 받았고 위원장급은 박 당선인이 직접, 위원들은 다른 관계자가 연락을 했다.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은 김경재 전 의원측은 “김 수석 부위원장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당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위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이종식 채널A 기자도 “(박 당선인이 아닌 인수위 관계자로부터) 성탄절에 처음 연락을 받았고 회사랑 상의하겠다고 한 뒤 26일 다시 이력서와 전과기록을 내라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위원장급의 경우 박 당선인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상민 인수위 청년특위위원장은 “최근 박 당선인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청년특위원장직을 제안해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면서 “거기서 뜸들이고 말고 할 것이 없지 않나. 저는 이미 청년특보로 활동해 이력서를 냈고, 당선인이 제가 누구인지는 이미 잘 아신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청년정책의 진정성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수위나 새누리당에서 연락이 온 경우도 있었다. 청년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인수위 측에서 요청이 왔고 최근에 이를 수락했다. 박 당선인과 개인적인 친분 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이나 새누리당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경우는 윤 대표만이 아니었다. 이 기자는 “누가 나를 추천했는지 모른다. 법조 기자만 5년 넘게 했을 뿐 정치권에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최종 임명 여부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후보 리스트를 전달받고 후보자들의 전력과 이력서 등을 혼자 꼼꼼히 살피면서 인선을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낯설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인사는 처음 본 것 같다. 상의를 하는 식이 아니라 알아서 발표를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 때문에 ‘이색 인사 풍속도’가 선을 보이고 있다. 인사 대상자에 오르내린다고 과시하는 떠벌이형이 사라진 대신 최근엔 인사 대상자로 거론되는지조차도 모르겠다는 ‘오리무중형’, 시켜 주면 잘하겠다는 ‘돌쇠형’ 등도 등장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이맘때는 누가 어디로 간다는 식의 얘기가 넘쳐 났을 텐데 요즘에는 소문이 돌면 불리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최근 여의도 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동지팥죽/정기홍 논설위원

    며칠 전 “팥죽을 먹고 싶다.”는 말에 아내는 “죽집에서 먹고 오면 되지.”라며 툭 내뱉는다. 나들이를 하려던 나의 속마음이 영 탐탁지 않게 됐다. “오래전 이맘때면 종종 근처의 팥죽집에 들렀는데···. 그래, 내 생각이 사치였어.” 오늘은 동짓날이다. 요즘엔 절기를 부지불식간 지나치지만 동지(冬至)에 팥죽을 해먹던 일은 예전엔 흔했다. 팥죽을 끓이던 날이면 어머니 옆에 앉아 새알을 빚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는 말에 손가락 하나를 더하던 ‘셈법’은 팥죽 속의 새알 욕심 때문이었다. 팥죽과 함께 먹던 동치미 국물의 시원함을 잊을 수 없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풍속은 붉은 색깔의 팥이 잡귀신을 막아 준다는 속설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밤이 가장 긴 동지는 양기(陽氣)가 약해져 역병(疫病)에 걸리기 쉬운 때여서 열량이 높은 팥과 새알은 몸보신에 제격이었을 것이다. 오늘 서울 인사동에서 동짓날 행사가 있단다. 아내가 보란듯이 팥죽 한 그릇 뚝딱 하고서 집에 들어갈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강추위 속 장사진… 50대 생애 첫 투표… SNS중계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8대 대선 승부는 선거 풍속도마저 바꿔 놓았다. 전국 각지에서 유권자들이 강추위 속에 투표장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 투표하는 기현상이 벌어졌고 한번도 투표하지 않은 5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의 투표장 상황이 실시간 생중계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표를 한 유권자의 사연이 빠르게 전파되고 투표를 한 뒤 투표장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투표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는 등 투표 독려에 SNS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4~5시간 차를 달려 투표하는 사례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됐다. 전북 무주에 사는 50대 주부 박모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인 대구에서 투표하기 위해 새벽 4시에 길을 나서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생애 첫 투표자 가운데는 50대 유권자도 있었다. 그는 선거권이 부여된 이래 단 한번도 투표를 하지 않다가 두 후보의 승부가 초박빙으로 알려지자 처음으로 투표장에 나왔다고 한다. 여야 후보의 초박빙 승부와 투표 열풍,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가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정치 무관심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낸 셈이다. 서울 종로구에선 가장 먼저 투표하기 위해 오전 2시부터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밤을 지새운 유권자가 있어 화제를 모았다.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10시간이나 진통을 참아 가며 투표한 일도 있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이지선(34)씨는 전날 밤 10시부터 진통을 견디며 투표 시작을 기다리다 오전 6시가 되자마자 투표장으로 향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가 오후에 사내아이를 낳았다. 첫 대선 투표가 실시된 세종시에서는 투표소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출판은 인간의 DNA 같아… 후퇴 없을 것”

    “출판은 인간의 DNA 같아… 후퇴 없을 것”

    “미리 말해둡니다. 해피 뉴이어!” 11일 팔순을 맞아 자서전 ‘책’을 낸 박맹호(79) 민음사 회장은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인사를 건넸다. 여전히 출근해서 업무를 보는 현역으로서 300권을 갓 넘어선 ‘세계문학전집’을 1000권까지 내고 싶다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활기찬 목소리였다. 박 회장은 1966년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사무실에 첫 간판을 단 이후 민음사를 한국의 대표적 단행본 출판사로 키워낸 출판계의 산증인. 그 민음사는 이제 비룡소, 황금가지, 사이언스북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문학과 인문을 넘어 아동, 과학을 아우르는 거대 출판사가 됐다. 장녀 박상희(50) 비룡소 대표 등 2세가 박 회장의 뜻을 잇고 있다. 자서전에는 성공한 사업가로 정치인의 꿈을 갖고 있었던 아버지의 집요한 종용(?)에도 불구하고 사업과 정치를 벗어나 문학도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 그럼에도 자식들에게는 자신의 출판업을 물려주게 된 얘기, 출판을 하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뒷얘기와 인연들을 빼곡히 채워넣었다. 박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아무래도 첫 책 ‘요가’를 꼽았다. 1966년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3만부 판매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인기를 끌어서 기억에 남는 게 아니었다. “쉽게 만들어 쉽게 돈 벌 수 있겠구나 생각한 거죠. 그래서 쉽게 했는데 두 번째 책부터 완전히 박살이 났죠.” 약사이던 부인이 팔았던 활명수가 10원하던 시절이었는데 빚이 3000만원이었다고 했다. 출판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베스트셀러라는 게 1960년대에 2만부, 1970~1980년대에 50만~60만부, 1980년대 이후 밀리언셀러 정도가 됐어요. 우리 산업 발달과 함께 출판도 꾸준히 커온 것이지요. 출판은 인간의 DNA와 같은 겁니다. 불완전한 인간은 책을 찾을 수밖에 없고, 결국 어떤 책을 언제 어떻게 공급하느냐의 문제이지요. 그래서 출판 자체가 후퇴한다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서전에는 박 회장이 문학청년 시절이던 1955년에 쓴 단편소설 ‘자유 풍속’도 함께 실려 있다. 이 소설로 작가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지만 자유당 정권을 너무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등단에는 실패한 작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군중동원’서 ‘게릴라식’으로… 확 바뀐 유세 방정식

    ‘군중동원’서 ‘게릴라식’으로… 확 바뀐 유세 방정식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유세 방정식’이 확 바뀌었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는 ‘재래식’ 유세는 자취를 감췄다. 대신 유권자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가는 ‘게릴라식’ 유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선거운동 개시 이후 30일까지 나흘간의 유세에서 1만명 이상을 모은 사례는 없다. 박 후보는 30여 차례 유세에서 평균 500~2000명, 20여 차례 유세를 실시한 문 후보는 평균 500~1000명이 각각 유세 현장을 지켰다. 유세 장소 역시 사람을 불러모으기 용이한 대규모 광장 중심에서 지금은 재래시장이나 공원, 백화점·극장 주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바뀌었다. 1980~90년대만 해도 유세전의 백미는 서울 여의도광장 유세였다.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일 수 있는 여의도광장 유세는 세 과시를 위한 전시장 역할을 했다. 각 후보들은 총동원령을 내렸고 유세장 주변은 전세버스들이 에워싸기도 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과거의 선거 풍속도가 됐다.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심을 끌고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로고송 등 ‘이미지 선거전’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로고송의 원조 격은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다. 가수 DJ DOC의 ‘DOC와 함께 춤을’을 ‘DJ와 함께 춤을’로 바꿔 젊은 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은 로고송이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로고송에 맞춰 율동만 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뮤직비디오까지 제작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트로트와 댄스곡 등 28곡을 준비했다. 트로트곡 ‘어머나’와 ‘황진이’ ‘뿐이야’ 등과 함께 2030세대를 겨냥한 티아라의 ‘롤리폴리’, 시크릿의 ‘사랑은 무브’ 등 최신곡도 포함했다. 가사는 “컴온 1번, 기호 1번 믿을 만한 여성 박근혜.”(사랑은 무브)처럼 신뢰를 강조하거나 “박근혜 근혜 근혜 박근혜 기호 1번.”(롤리폴리)과 같이 후보 이름과 기호를 단순 반복하기도 한다. 문 후보 측도 로고송 17개를 마련했다. 가수 송대관의 ‘유행가’와 현숙의 ‘춤추는 탬버린’ 등의 트로트는 물론 정수라의 원곡을 싸이가 리메이크해 호응을 얻은 ‘환희’와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 등도 눈에 띈다. 가사에는 “5년 동안 너무 힘들었죠 이제 바꿔 봐요.”(붉은 노을), “더 이상은 속지 마요, 수첩공주 믿지 마세요.”(탬버린) 등 이명박 정부와 박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도 반영돼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박·문 후보 모두 탐을 냈지만 싸이 측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로고송에서 제외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관객 1억… 우리영화 발자취

    1935년 3월 23일 밤, 경성 시내에 호외가 날렸다. 종로 4가 제일극장에서 화재가 일어 2층 건물이 전소했다는 내용이다. 시내 모든 소방서가 총출동하고 50분 정도 도심 거리가 꽉 막혔으나 관객 200여 명은 무사하다고 상세히 전한다. 당시 영화가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였기에 영화관 화재 기사를 호외로 뿌렸을까. 더 앞선 기사 하나. 1920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의 ‘풍화를 괴란케 하는 경성의 제극장’이라는 기사다. “최근 경성 각 극장의 상황을 조사한 바를 듣건대, 풍속을 개량함은 고사하고 도리어 문란케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로다. (중략)거반 도적당의 교묘한 수단이나 계집 등의 음탕한 모습을 찍어서 몰지각한 아이들과 여자들이 한 번 보고 두 번 봄에 자연히 그 악행과 악습이 물에 젖듯…” 영화가 사회적 병리의 원인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다. 누적관객 1억 명을 넘어선 한국 영화, 그 시작점에는 영화에서 희망을 찾는 ‘견지동 청년’과 영화를 ‘도덕적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보는 양극의 시선이 있었다. 세종대 국문과 부교수이자 영화 컬럼니스트 김승구는 신간 ‘식민지 조선의 또다른 이름, 시네마 천국’(책과함께 펴냄)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현상을 조명한다. 1910년 경성 일본인 거주 구역인 종로구 관철동에 상영 시스템을 갖춘 경성고등연예관이 들어서면서 영화는 대중문화로 정착할 기반을 닦는다. 극장 안에는 남녀가 분리돼 영화를 즐겼고, 마치 마당놀이를 보듯 수시로 환호와 야유를 보냈다. 192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는 할리우드 스타를 다룬 연예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언론들은 조선영화에 대해 인상, 희망, 불평으로 구분해 140~700자짜리 독자 비평을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 치면 140자 트위터의 원조격일 수도. 책은 이 밖에 조선식 ‘할리우드 키드’와 스크린의 꽃으로 불리는 여배우, 영화 관람료와 마케팅 수단의 변화상 등을 세세히 살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일제 강점기에 관한 한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러한 무지를 넘어서고자 노력한 일련의 탐색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일간지와 잡지, 삽화 등이 빼곡히 들어찬 책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의 발자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진주시 “서울시, 등축제 그만 베껴”

    진주시 “서울시, 등축제 그만 베껴”

    “서울등(燈)축제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 “등축제와 유등축제는 전혀 달라 모방은 오해다.” 서울등축제(11월)의 남강유등축제(10월) 모방 여부를 둘러싸고 경남 진주시와 서울시 사이에 다툼이 일고 있다. 진주시와 시의회, 시민들은 서울시가 청계천에서 개최하는 등축제가 진주시의 남강유등축제를 베낀 것이라며 서울시에 개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슷한 축제가 서울에서 열리면 원조 등축제인 남강유등축제의 위상이 떨어지고 관광객도 줄어드는 등 어렵게 키운 축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게 이유다. 하지만 서울시는 등축제가 서울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획한 독자적인 축제라고 반박한다. 진주시는 23일 서울등축제 개최 중단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이날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보냈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서울등축제 연례화 재고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에서 등축제는 유등축제를 내용적·형식적으로 모방, 집단행동을 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 개최 중단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시는 “중소도시가 열악한 재정과 환경 속에서 2000년부터 시작해 세계적인 축제로 키웠다.”면서 “재정·인력 등에서 우위인 서울시의 모방은 지방의 독창성을 빼앗는 것으로, 지방 축제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한국방문의 해 기간(2010~2012년)에 한시적으로 열겠다던 등축제를 정례화해 유등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계속 개최하려는 것은 유사축제의 중복 개최를 피하도록 하는 정부의 지역축제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노병주(새누리당) 진주시의원은 지난 21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서울시가 올해 등축제 방문객을 257만명으로 집계했다. 한시적으로 개최하겠다던 등축제가 인기를 끌자 내년에도 예산을 편성하는 등 연례 축제로 개최할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주 시민들도 시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서 “모든 분야를 독식하는 서울이 문화관광 상품까지 베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원석 진주시 문화관광과장도 “대한민국 수도이자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답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진주시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진영 서울시 관광사업과장은 “서울등축제는 과거 종로 지역에서 많이 벌어졌던 관등놀이라는 세시풍속과 조명 업체가 많은 청계천 주변 환경 등에 착안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등축제를 모방한 게 아니라 나름의 역사성과 지역 특성을 배경으로 기획한 독자적인 축제라는 설명이다. 남강유등축제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과장은 “등축제 관람객의 6분의5는 서울 시민이고 나머지는 외국인이 대부분으로 시내 나들이를 겸해 구경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등축제를 본다고 유등축제 방문을 포기하는 관광객은 없을 것”이라면서 “등축제에 유등축제를 초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등축제 예산으로 11억 7000만원을 편성, 계속 개최할 뜻을 보였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서울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강남 고급호텔 한층 통째 빌려 풀살롱 성매매

    유흥주점과 숙박업소가 연계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객실 한 층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 L호텔 사장 고모(56)씨와 여종업원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F유흥업소 업주 이모(35)씨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모(40)씨 등 현장에서 적발된 성매수자 7명과 임모(29)씨 등 여종업원 7명, 주점 직원 2명, 호텔 지배인 등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총 19명이다. ●호텔사장·유흥업소 업주 등 19명 검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지상 15층, 지하 6층 규모의 무궁화 4개급 호텔을 운영하는 고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 14일까지 10층 객실 19개를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호텔 13층에 200평 규모의 유흥업소를 운영한 이씨는 고객에게 34만원씩 받고 양주·안주는 물론 성매매까지 알선했다. 주점 직원이 10층 전 객실의 열쇠를 갖고 있다가 손님을 객실로 직접 안내하는, 이른바 ‘풀살롱식 영업’을 해온 것이다. ‘고품격 란제리클럽’으로 유명한 이 주점은 한 건물에서 ‘2차’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 호텔은 중국·일본 관광객이 주로 찾는데 술집 종업원과 숙박객이 한 엘리베이터를 사용해 불쾌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곳이다. 경찰은 관할구에 이 호텔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다. ●10층 객실서 성매매… 警, 호텔 행정처분 의뢰 강남경찰서는 올 들어 성매매업소 등 635개 풍속업소를 단속해 1376명을 검거했다. 이 중 유흥업소와 연계해 성매매를 알선한 호텔만 8곳으로 업주 등 102명이 적발됐다. 경찰은 “유흥주점을 함께 운영하는 강남의 51개 숙박업소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부조직 엿장수 마음대로/이기철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정부조직 엿장수 마음대로/이기철 정책뉴스부장

    #1. 국토해양부 해양환경 정책을 맡고 있는 A씨는 요즘 ‘멘붕’ 상태였다. 사석에서 만났던 그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당장은 다음 달 7일까지 세종시로 이전해야 하는 데다 몇 개월 뒤에 또다시 이삿짐을 싸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약하면서,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서다. #2. 정보통신부 부활론이 나오면서 지식경제부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우본)를 그대로 붙잡아 두기 위한 논리 개발에 한창이다. 과거 정통부가 공중분해되면서 우본이 지경부에 안겼다. 당초에는 디지털시대 지식경제에 맞지 않다며 우본을 ‘미운 오리새끼’처럼 탐탁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금 수신고 60조원에, 조직원이 3만 5000여명에 이르는 데다 중앙부처에는 없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우본의 장점을 깨달은 것이다. 향후 업무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지경부는 우본 수성전략 마련에 ‘열공’이다. 요즘 관가의 풍속도다. 세종시 이전에 대선 후보들의 정부조직 개편 공약이 겹치면서 크게 뒤숭숭하다. 주요 대선 후보 3명은 미래과학부·중소상공부·미래기획부·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부활 등을 공약하거나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기회균등위원회, 재벌개혁위원회, 교육개혁위원회 설치 등과 함께 정책과 기능별 각론으로 들어가면 더욱 복잡하다. 61만여 행정부 공무원들이 자기가 몸담은 조직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고위 공무원들은 장·차관 자리가 몇 개 더 생기는지, 아니면 사라지는지에 주파수를 맞춘다. 후보들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정을 이끌 철학이나 방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표를 의식한 즉흥적 결과물이라는 점이 우려된다. 후보들이 관련 업계를 찾아가면 중앙정부의 행정기관 설치를 선물처럼 하나씩 안긴다. 수산인한마음전진대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해양수산부 부활을 약속했다. 과학기술계 사람들을 만나면 과학기술부 부할을 말한다. 또 이익단체는 구체적인 조직개편안을 갖고 와서 후보에게 내민다. 중소기업부 신설과 정보통신부 부활이 업계의 로비로 잉태됐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세미나까지 열면서 더 치열하게 로비했다. 작은 정부를 말하면서도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정부만능주의 발상이다. 여기를 떼서 저기에 붙이고 하는 ‘엿장수 맘대로’ 개편은 안 된다. 정부의 효율성이나 국민 서비스가 떨어질 게 뻔하다. 5년 단위로 정부조직을 뒤흔드는 것은 문제라는 게 국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부처 개편으로 조직을 세팅하는 데 1년, 새로운 정책목표를 짜고 적응하는 데 1년이 걸렸다. 과거 수많은 조직개편의 결과가 알려준다. 5년 단임제에서는 2년은 시간낭비다. 정부 부처를 규정한 정부조직법은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법률 제1호였다. 이후 정권에 따라 정부조직의 부침은 변화무쌍했다. 당시 11부, 4처, 3위원회 가운데 지금까지 명칭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국방부와 법무부뿐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막강 파워 ‘4무(務)’ 부서 가운데 내무부, 외무부, 재무부는 성형수술을 거듭한 끝에 딴판으로 변했다. 너무나 많은 부처가 명멸해 담당자들도 헷갈려 한다. 반면 미국 연방정부의 경우 큰 변화가 없다. 미국 최초의 행정부 기관인 국무부는 설치 2개월 만인 1789년 9월 명칭 변경 이후 223년째 그대로다. 지난 50여년간 신설된 부서는 교통부, 에너지부, 교육부, 보훈부, 국토안보부 등 불과 5개다. 정부 조직이 신성불가침이라는 것이 아니다. 시대적 소명과 요구, 차기 대통령이 실현할 최우선적 가치와 정책 목표에 따라 정부조직이 개편되는 것은 당연하다. 차기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이 아니라 임기 이후 5년, 10년을 내다보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조직은 승자의 전리품도, 실험 대상도 아니다. 국민 서비스 기관이다. chuli@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재실시

    정부가 제주도의 끈질긴 요구를 전격 수용해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제주 민·군 복합항의 입·출항 조건에 대한 검증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제주 민·군 복합항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의 동시 입·출항 등 접안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모의 검증 실험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관계장관 차관회의를 열어 제주도의 시뮬레이션 재실시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결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 나온다. 그동안 제주자치도 측은 지난 2월 말 나온 정부 주도의 입·출항 조건에 대해 불신을 표시하면서 제주도 측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여하는 모의 실험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정부는 “공신력 있는 기관과 전문가들의 적법한 모의 검증 실험이었다.”며 거부해 왔다. 제주자치도 측은 또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민·군 복합항의 내항 크기를 더 확대할 것도 요구해 왔다. 여러 단계의 건설 공사에 대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주체인 제주자치도 측은 이를 근거로 중앙정부 민·군 복합항 건설에 대해 제동을 걸어 왔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2월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신하지만 국민 통합적 차원과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제주도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검증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측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실시되는 시뮬레이션 시현팀의 책임연구원은 한국항해항만학회 이동섭 회장이 맡기로 했다. 또 정부와 제주도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2명, 도선사 4명이 직접 시현에 참여한다. 국방부와 제주도 공무원과 전문가 20명도 참관해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모의 검증은 표준조선법에 따라 동일한 조건 아래 정부가 추천한 도선사와 제주도가 추천한 도선사가 서로 번갈아 가며 주야간의 조건을 상정해 검증을 실시한 뒤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시뮬레이션 조건은 풍속 27노트의 강풍이 부는 한계상황에서 2대의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민·군 복합항에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민·군 복합항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들고 나는 입·출항의 안전성 여부 등을 확인하는 시뮬레이션을 전문가들을 동원해 실시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진행해 왔다. 기존 정부 주도 시뮬레이션의 잘못이 확인돼 새로운 설계가 이뤄질 경우 복합항의 내항 규모가 커져 건설비는 현재 9700억원 수준에서 3000억~4000억원가량 더 들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길섶에서] 불륜/오승호 논설위원

    프랑스 혁명 전 문란한 상류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한 소설 ‘위험한 관계’. 군인 출신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 쓴 이 소설은 퇴폐적인 사교계의 풍속 묘사에 뛰어나 프랑스 심리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소설을 기초로 한 영화들이 지금도 동서양을 넘나들며 여러 편 나오고 있을 정도.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얘기. 조선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유상운은 아들이 여색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을 예견하고 함경도 평사가 되어 임지로 가면서 자신의 초상화를 줬다. 그런데도 아들은 요사스러운 기생을 만나 헤어나지 못하고 근무지에서 죽었단다. 반면 색욕을 끊기 위해 부모의 초상화를 침대 곁에 걸어놓고 자신을 단속한 공직자 얘기도 있다. 중국 국가인사부는 지난 9월부터 공직자들의 불륜을 해고 대상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아온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불륜 스캔들로 낙마했다. 위험한 게임의 끝은 어디일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벽화 갤러리로 거듭난 ‘양천 거리’

    벽화 갤러리로 거듭난 ‘양천 거리’

    양천구의 낡은 옹벽과 학교 담장이 작은 갤러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양천구는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옹벽과 학교 담장에 아름다운 벽화를 그리는 사업을 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구는 양천구미술협회와 주민, 학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내 옹벽 43곳 중 6곳에 벽화를 그려 넣었으며, 통학로와 유동 인구가 많은 담장부터 연차적으로 아름다운 벽화로 꾸며나갈 계획이다. 구는 신월7동 남부순환로에 있는 ‘오솔길 실버공원’의 길이 150m 옹벽을 우리나라 조선 후기 대표 화가인 김홍도의 풍속화로 꾸몄다. 또 신정7동 계남초등학교 담장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그림을 그렸고, 신정4동 양목초등학교 담장에는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신월5동 신월중학교 담장은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쉬운 그림으로 전해주는 동화 ‘강아지똥’의 그림으로 꾸며졌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앞으로 벽화 그리기에 많은 주민들이 동참해 작은 나눔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합동작업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주민들이 벽화 속에 담긴 그림과 이야기가 전해주는 감동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거목마저 쓰러뜨린 허리케인 샌디 충격영상

    거목마저 쓰러뜨린 허리케인 샌디 충격영상

    거대한 나무마저 단 번에 쓰러뜨리는 허리케인 ‘샌디’의 위력을 담은 충격적인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가정집 정원에 서 있던 거대한 오크 나무가 슈퍼폭풍 샌디의 입김에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이 같은 모습은 집주인인 메튜 웨인슈레이더가 촬영해 지난달 29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아직 세찬 비가 내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한 세기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잠시 뒤 정원에 세워져 있던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뿌리째 들리더니 앞집 정원 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현재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불과 나흘 만에 8만 8000여 명의 네티즌이 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 허리케인 샌디는 지난 29일 뉴욕에 상륙했으며 풍속이 시간당 128km 이상으로 거세게 몰아쳐 수많은 주택이 침수됐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초등학교 운동회/오승호 논설위원

    초등학교 운동회를 앞두고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들은 마음이 들뜬다. 실력을 맘껏 뽐내 상품으로 공책을 수십권 받는다. 학교 청백팀 경기 외에 관내 몇 곳이 참여하는 학교 대항 릴레이 경기에서 입상하면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면 달리기를 못하면 운동회가 싫어진다. 손등에 등위 스탬프 도장이 찍힐 기회가 없으니…. 콩주머니를 던져 박을 터뜨리는 게임을 하고 나면 점심시간. 동네사람들끼리 밤새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운다. 오후에는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텀블링을 하는 곳도 있다. 두 아이가 앉아 어깨를 맞잡은 위로 한 아이가 올라가고 차례로 일어서는 운동이다. 이렇듯 추수 일정에 맞춰 갖는 가을 운동회는 마을잔치 같았다. 추억 어린 운동회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단다. 요즘은 점심 도시락을 학교 급식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다. 운동회를 이벤트 업체에 위탁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운동장이나 재정 사정을 이유로 운동회를 열지 않는 학교는 없었으면 싶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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