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금속,“1천여명 해고” 통고/안강공장 노조에
◎“경영합리화 위해 연내 조치”/“근무 불량ㆍ입사 3년미만등 대상”/노조측 강력 반발… 새분규 불씨될듯
【대구=김동진기자】 지난해 1월 심각한 노사분규로 공권력개입까지 불러일으켰던 풍산금속 안강공장이 안정을 되찾은지 1년만에 경영합리화를 내세워 1천1백여명의 종업원을 감원하겠다고 노조측에 통보,노사분규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12일 풍산금속 안강공장과 풍산금속노조 안강공장지부에 따르면 회사측은 지난5일 올해 경영합리화를 위해 현재 4천1백40명의 종업원중 27.5%인 1천1백40명을 감원,연내 3천명수준으로 줄이고 하루 12시간 주야간교대 근무제인 현 근무방식을 주간 2교대 하루 8시간근무제로 바꿔 오는 15일부터 실시하겠다고 노조측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감원계획 통보와 함께 이에대한 노조안을 오는 20일까지 제시해 줄것을 요청했다.
회사측은 이같은 감원계획에 따라 감봉이상의 징계자를 비롯,▲퇴사 희망자 ▲방계회사로 전출 희망자 ▲근무성적 불량자 ▲폐쇄된 부서근무자 ▲87년이후 입사자 등 6개항의 기준에 해당되는 근로자를 사규에 의해 올해안에 감원시킬 방침이다.
회사측은 종업원감원 및 주간 2교대근무제 실시계획과 관련,『노사분규가 많았던 88∼89년에 4백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에 생산에 따른 인건비부담이 엄청나게 높아 올해안에 새로운 차원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회사가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조치는 부득이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의 감원조치가 단행될 경우 연내 87년이후 입사자 5백59명과 근무성적불량자 20명,징계처분자 1백65명,퇴직 등 자연감소자 3백96명 등 1천1백40명이 회사를 나가게 되고 남아있는 종업원들도 근무시간 단축(하루4시간)으로 월 10만∼15만원정도의 급여가 줄어드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노조측은 회사측의 통고에 따라 감원대책위원회를 구성,회사경영을 자체조사한 결과 현재의 생산실적과 작업량에 비추어 감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회사측에 감원반대입장을 밝히는 한편 근무시간단축에 따른 실질임금보장이 이뤄지지 않는한 주간 2교대제도 받아들일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풍산금속노조 안강공장지부여성부장 박숙자씨는 『주간 2교대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시간단축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이익이 없어야 된다』면서 『근무교대제가 바뀌면 근로자가 감당해야할 업무량이 많아져 인원감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풍산금속 안강공장 김태윤부공장장은 『88년이후 계속된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공정의 기계화를 추진하고 현재 주문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경영의 합리화를 위해서는 감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풍산금속 안강공장은 매출액이 지난87년 9백26억원에서 89년 9백40억원으로 14억원이 늘었으나 인건비는 87년 2백40억원에서 89년 4백20억원으로 거의 배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해고를 하려면◁
기업주가 기계자동화에 따른 인원감축ㆍ경영압박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에 따라 30일전에 예고를 하거나 30일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할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해고의 합리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복잡해진다. 근로기준법 27조는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돼있기 때문에 해고이유가 부당할 경우 새로운 노사분규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또 설령 회사측이 정당한 이유로 해고를 한다 하더라도 회사측은 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고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해고대상으로 해야하고 해고자의 기준도 노조측과 협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