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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숲 캠핑·녹차탕… 보성 ‘풀코스 피서’ 즐기자

    솔숲 캠핑·녹차탕… 보성 ‘풀코스 피서’ 즐기자

    전남 보성군 율포솔밭해수욕장은 남해안의 아름다운 자연과 보성만의 차 문화를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푸른 바다와 울창한 솔숲, 은은한 녹차 향기를 접할 수 있다. 여름이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짙은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명소다.율포솔밭해수욕장의 가장 큰 매력은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고운 백사장 뒤로 펼쳐진 해송림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솔숲 사이로 스며드는 바닷바람은 자연이 선물하는 휴식 그 자체다. 득량만의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고 솔숲 벤치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듣다 보면 이곳이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연인과 캠핑족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해변 바로 옆 율포해수녹차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 보성의 대표 특산물인 녹차와 청정 해수를 접목한 국내 유일의 녹차 해수탕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은은한 차향이 퍼지고 눈앞에는 득량만의 평온한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해수욕과 온천, 녹차 체험이 어우러진 이색 경험은 율포를 더욱 특별한 여행지로 만든다. 율포 여행의 즐거움은 눈으로 보는 풍경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갯장어 샤브샤브를 비롯해 새콤달콤한 서대회무침,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낙지 요리는 남해의 풍요로운 바다를 그대로 담아낸다. 여기에 해풍을 맞고 자란 수미감자와 달콤한 제철 옥수수가 더해져 보성의 여름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바다가 선사한 신선한 해산물과 들녘이 키워낸 건강한 농산물은 율포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비만약 성지 ‘종로자로’ 불티…의사는 1분 만에 처방전 뚝딱

    비만약 성지 ‘종로자로’ 불티…의사는 1분 만에 처방전 뚝딱

    여름 휴가철 앞두고 치료제 인기 가격 천차만별… SNS로 가격 공유마트서 물건 고르듯 약 쇼핑 횡행싼 병원·약국 묶은 신조어도 등장“미용목적 사용 땐 근감소 부작용” “부작용 걱정보단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는 게 우선이에요. 의사 상담은 의미가 없고, 가격표가 가장 중요하죠.”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비만 치료제 성지’로 불리는 한 대형 약국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마른 체형인 20대 여성부터 배가 볼록한 30대 남성 등 수십여 명이 약국 입구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약사들은 약품을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2층에 올라가자 체성분 분석기(인바디) 한 대를 두고 또 한 번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인바디 기기는 약국이 손님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들여놓은 것이다. ‘측정이 완료됐다’는 안내음이 울리면 약사가 처방전과 함께 결과지도 참고해 환자에게 약을 건넸고, 곧바로 다음 사람이 기계에 올라섰다. 이곳에서 만난 양모(24)씨는 “여름휴가 전에 살을 빼려 소셜미디어(SNS)에서 ‘마운자로 성지’를 검색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인근 내과의원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점심시간에도 대기실은 10여명으로 가득했다. 접수처 앞 유리 진열장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쌓여 있었고, 벽면에는 4주분 기준 위고비 1.0㎎ 25만 8000원, 마운자로 5㎎ 37만 5000원 등 용량별 가격이 빼곡히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약사법에 따르면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주사를 놓는 경우’ 병원 측이 약을 팔 수 있다. 이곳에선 환자가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듯 약을 ‘쇼핑’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비만 치료제를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과 약국이 늘어나면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진료 과정은 1분 남짓한 형식적 면담으로 실종됐다. 대신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최저가를 검색해 병원을 찾으면, 병원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전을 내주는 자판기로 전락했다. 비만 치료제는 비급여 항목이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서울 강남구 안에서만 마운자로 2.5㎎ 가격이 27만 5000원부터 4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에 SNS에선 ‘마운자로 성지’를 검색하면 병원 방문 후기부터 재고 현황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렴하게 처방해 주는 병원과 약국을 묶어 ‘종로자로’(종로+마운자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에 고도비만 치료제가 젊고 마른 사람들의 ‘미용 주사’로 오남용되고 있다. 친구들과 약국을 찾은 대학생 이모(22)씨는 체지방지수(BMI) 22의 마른 체형이었지만 약을 처방받았다. 이씨는 “목표 몸무게를 위해 약의 힘을 빌리려 한다”고 말했다. 통제가 사라진 틈에 처방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된 마운자로는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150만 1161회 처방됐다. 2024년 출시된 위고비도 122만 회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공장식 처방’이 부를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순 미용 목적으로만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면 근육량이 감소해 쉽게 다시 살이 찔 수가 있다”며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도정은 ‘회의 공개’·현장은 ‘출입 제한’… 위성곤표 ‘소통의 문’ 첫날 엇갈렸다

    도정은 ‘회의 공개’·현장은 ‘출입 제한’… 위성곤표 ‘소통의 문’ 첫날 엇갈렸다

    민선 9기 제주도는 주요 간부회의를 도민에게 실시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통 행정’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그러나 출범 첫날 열린 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는 시민단체와 취재진의 출입이 제한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도정이 강조한 소통 기조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채 소통 첫날 풍경이 엇갈렸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리는 주요 간부회의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간부회의는 도정 현안을 논의하는 핵심 회의였지만 도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도는 회의를 공개하면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과 논의의 배경까지 도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시범 생중계는 2일 오후 1시 제주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다. 도는 시범 운영 이후 공개 대상 회의와 운영 방식을 보완해 본격적인 생중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도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신뢰받는 행정의 출발점”이라며 “도민과 소통하며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도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도민 중심의 소통과 참여’를 강조한 그는 취임식을 마치고 오후 첫 공식 현장 일정으로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하우스감귤 농가와 제주위미농협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APC)를 찾아 농업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위 지사는 “감귤은 제주 1차산업의 중심이자 도민의 생명산업”이라며 취임 후 첫 방문지로 감귤 산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날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는 시민단체와 취재진의 참석이 제한됐다는 논란이 불거져 도지사의 현장 소통이 빛 바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어음1리사무소에서 열린 법정 주민설명회에서 단체 활동가와 취재 방송사의 출입이 일부 주민들에 의해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사전에 마을 허가를 받고 공문을 지참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단체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주민설명회는 사업자나 일부 주민만의 행사가 아니라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적 절차”라며 “참석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참석 제한 경위와 행정 대응에 대한 진상 규명,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민선 9기 제주도가 출범과 함께 ‘도민 중심의 소통과 참여’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가운데 행정의 공개 확대와 현장에서 불거진 절차적 논란이 맞물리면서 도정의 소통 방식이 실제 행정 현장에서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일대 125만㎡ 부지에 한화그룹이 약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75개 크기의 관광숙박시설과 휴양·체험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 책은 쓰레기통으로, 사랑은 서점으로 [한ZOOM]

    책은 쓰레기통으로, 사랑은 서점으로 [한ZOOM]

    2017년 11월 15일, 수능시험 전날 저녁 경상북도 포항시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30분 후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능시험장 10곳의 벽면에 균열이 확인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저녁 8시 20분, 결국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수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수많은 학생이 학교로 몰려들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홀가분하게 버렸던 교과서와 참고서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어떤 학생은 쓰레기장을 뒤졌고, 어떤 학생은 버려진 책을 수거해 간 청소차를 원망했다. ●책 한 권이 잔치였던 시절 책 한 권을 손에 넣는 것이 행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책을 빌려 밤을 새워 가며 한 글자 한 글자 마치 몸에 글자를 새기듯이 정성을 다해 베껴 쓰기도 했다. 그렇게 책 한 권을 다 베끼고 나면, 책을 빌려준 이에게 감사의 음식을 바쳤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승에게 음식을 올리며 함께 기뻐했다. 이것이 ‘책거리’(冊巨里), 혹은 ‘책씻이’라 불린 우리 선조들의 풍습이었다. 책 한 권을 베껴 쓴 날도, 책 한 권을 다 읽은 날도 마을의 경사가 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수능시험이 끝나면 교과서와 참고서가 교실 바닥에서 굴러다니는 오늘날의 풍경과는 너무도 다르다. ●책천자 부천자 그 시절 사람들에게 책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유교 경전 예기(禮記)에는 이런 말이 있다. ‘冊賤者 父賤者’(책천자 부천자), 즉 책을 천하게 여기는 것은 아버지(부모)를 천하게 여기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오래전에는 책에 대한 경외심이 곧 인륜의 문제였다. 그 정신은 오랫동안 이 땅에 살아 있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군인 신분으로 조선 땅에 들어온 앙리 쥐베르는 “조선에는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책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프랑스의 문맹률이 60%를 넘었으니, 그의 눈에 조선의 풍경은 낯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까지도 책은 곧 그 사람의 됨됨이였고, 그 집안의 품격이었다. ●책을 버린 것은 학생이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어떠한가. 수능시험이 끝나면 교과서가 창밖으로 날아다니고, 참고서가 쓰레기봉투에 처박힌다. 이제는 하나의 풍속처럼 굳어진 장면이다. 그런데 그 장면만을 보며 “요즘 아이들은 책 귀한 줄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학생들에게, 교과서는 지식으로 향하는 문이 아니라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그 고된 관문을 빠져나온 뒤 다시는 쳐다보기조차 싫어하는 행동은 어찌 보면 너무도 인간적인 반응이다. 책을 천하게 여긴 학생을 볼 것이 아니라, 책을 그런 존재로만 만들어 버린 사회 구조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 학생들만 문제일까. 결코 아니다. 2026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이 38.5%에 그쳤으며, 이는 1994년 독서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처음 조사가 이루어진 1994년 독서율이 86.8%였으니, 30년 사이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도 2.4권으로, 직전 조사의 3.9권보다 1.5권이나 줄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면 출판업계가 멸종할 것 같은 위기의식마저 든다. 책을 만드는 사람만 넘치고 읽는 사람이 줄어들어 출판물의 질이 하락하고 책을 사는 사람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중소형 출판사는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출간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씁쓸한 장면마저 연출되고 있다. 오늘도 대형 서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서점을 오가는 사람들 중에 실제 책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점이 문화 공간이 된 것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환영받을 일이지만 책을 읽고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장소 그 자체가 목적인 공간으로 변질되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한동안 어느 유명 대형 서점이 이른바 ‘번따’(번호 따기) 성지로 유명해진 것도 그런 변질된 유형의 일종이다. ●다시, 책을 펼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여전히 책이다. 가장 낮은 가격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비교 불가능한 수단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에도, 책이 주는 깊이와 호흡은 어떤 매체도 대신하지 못한다. 책거리가 풍습이 됐던 것은 책 한 권을 끝냈을 때의 성취감과 충만함이 진짜였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그 감각을 되찾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흔들어 볼 차례다. 먼지 쌓인 책장 앞에 서서, 오랫동안 손대지 않았던 책 한 권을 꺼내 드는 것으로.
  • 광진구 ‘광나루정원’ 23년만에 주민 품으로

    광진구 ‘광나루정원’ 23년만에 주민 품으로

    서울 광진구가 광장동 체육부지에 주민 여가공간 ‘광나루정원’을 새로 만들었다. 23년 동안 활용되지 못했던 유휴부지를 열린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광진구는 광장동 체육부지에 사계절 다채로운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는 광나루정원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2만㎡ 규모의 부지에 애초 운동장 조성 계획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지연되면서 회색 펜스로 둘러싸인 유휴부지로 남아 있었다. 구 관계자는 “방치된 공간을 주민 품으로 되돌려 드려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구는 광나루정원에 산책로와 벤치, 테이블 등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계절마다 왕벚나무, 수국, 장미 등이 활짝 피는 풍경도 이곳의 매력이다. 앞서 구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조성 계획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정원 명칭도 주민 참여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김경호 구청장은 “23년 동안 회색 펜스 뒤에 머물러 있던 공간이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쉬고 즐길 수 있는 열린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광나루정원이 일상 속 휴식과 소통이 있는 광진구의 대표 녹색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강 경치 즐기며 졸음 잊는다…올림픽대로에 ‘전망대형 졸음쉼터’

    한강 경치 즐기며 졸음 잊는다…올림픽대로에 ‘전망대형 졸음쉼터’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올림픽대로에 서울시 자동차전용도로 최초로 조성한 ‘전망대형 졸음쉼터’를 1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별도의 휴게공간이 없던 서울 시내 자동차전용도로에 쉼터를 설치함으로써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줄인다는 취지다. 공단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올림픽대로 43.1㎞ 구간에서 졸음운전 사고 4건이 발생했다. 이에 시는 자동차전용도로에 졸음쉼터 도입을 추진했고 올림픽대로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올림픽대교 남단에 설치된 쉼터는 27면의 주차 공간과 화장실, 실내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전망대와 산책로도 갖췄다. 안전과 휴식은 물론 경관 감상도 함께하는 도심형 복합 휴게공간으로 꾸렸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고화질 방범용 폐쇄회로(CC)TV나 비상벨 등으로 이용자 안전도 보호한다. 시는 이용자 만족도나 교통 흐름 변화 등을 분석해 다른 시내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에도 쉼터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이번 도심형 복합 졸음쉼터가 운전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한강 풍경 속에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전 쉼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관광공사, ‘일과 쉼의 공존’ 워케이션 명소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 ‘일과 쉼의 공존’ 워케이션 명소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가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대신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연과 도심을 오가며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일과 쉼의 공간’ 6곳을 추천했다. 경기도와 공사가 운영하는 컬처패스 쿠폰을 활용하면 지역 관광지와 문화시설, 카페 등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경기 컬처패스 앱에서 9월 중 오픈 예정인 쿠폰을 내려받으면 1인당 1회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남한강의 여유를 품은 오피스, 양평 블룸비스타호텔]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양평 블룸비스타호텔은 서울에서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도심과는 전혀 다른 여유를 선사한다. 객실과 라운지 곳곳에서는 남한강의 잔잔한 물결과 사계절 변화하는 산세를 감상할 수 있어 업무 중 잠시 시선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휴식이 된다. 객실은 넉넉한 책상과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어 원격 근무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이 호텔의 강점은 뛰어난 워케이션 인프라다. 대규모 콘퍼런스 룸과 다양한 규모의 미팅룸을 완비해 개인 워케이션은 물론 기업 단위의 워크숍과 소규모 세미나를 진행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아침에는 강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는 노을빛으로 물드는 남한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업무가 끝난 뒤 호텔 주변 산책로나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걷다 보면, 넓은 로비와 공용 공간이 그러하듯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과 예술이 머무는 고요한 서재, 파주 모티프원&프레농]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모티프원’은 2005년 설립된 이래 세계 90여 개 나라 4만여 명의 여행자들이 찾은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이자 북스테이 명소다. 사진작가 이안수 작가에 이어 배우 이나리가 운영을 맡고 있는 이곳은 방문하는 예술가들이 생애 최고의 작업을 이뤄낼 영감을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삶의 제1동기(motif#1)’라는 이름을 지녔다. 모티프원의 시그니처 공간인 ‘서재’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만 권의 책으로 둘러싸여 있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속세와는 다른 차원의 고요함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자연광이 은은하게 스며들도록 배치된 공간은 나무와 노출 콘크리트가 조화를 이루어 아늑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품고 있으며, 창밖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정원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업무에 집중해야 할 때는 고요한 몰입의 배경이 돼주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공간 자체가 깊은 쉼을 내어준다. 곳곳에 놓인 예술 작품과 조용한 정원을 거닐다 보면, 단순한 숙박을 넘어 머무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도심 속 웰니스와 업무의 만남, 의정부 아일랜드캐슬호텔] 경기 북부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인 의정부 초입에 자리한 아일랜드캐슬호텔은 대규모 워터파크와 스파 시설을 갖춘 복합 리조트형 워케이션 공간이다. 서울과 가까운 뛰어난 입지로 도심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수락산과 도봉산 자락이 가까워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웰니스 워케이션’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답답함 없는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객실 창밖으로는 의정부의 시티뷰와 웅장하게 펼쳐진 산자락이 조화로운 풍경을 그려낸다. 호텔 내에는 소규모 회의가 가능한 공간과 비즈니스 라운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개인 업무는 물론 협업을 위한 단기 출장지로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온천수를 활용한 바데풀, 사우나, 찜질방 등 다채로운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낮에는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저녁에는 스파로 피로를 풀거나 가까운 부용천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를 차분히 정리하기 좋다. [장기 체류형 워케이션의 새로운 기준, 수원 홈즈스테이] 수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홈즈스테이는 호텔의 편의성과 레지던스의 실용성을 영리하게 결합한 코리빙(Co-living) 콘셉트의 숙소다. 단기 투숙은 물론 일주일 이상 머무는 장기 워케이션 여행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객실 구성과 안정적인 업무 환경이 돋보인다. 감각적인 가구 배치와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객실은 생활의 편의성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특히 공유 라운지와 코워킹 스페이스는 업무용 책상, 눈이 편안한 조명, 안정적인 무선 인터넷 환경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공용 공간에서는 다른 여행자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어 장기 체류에 활력과 즐거움을 더한다. 숙소 밖으로 나서면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수원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수원화성과 행궁동, 광교호수공원 등 대표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 퇴근 후 성곽길을 산책하거나 행리단길의 감성 카페를 탐방하기 좋다. 은은한 야간 조명이 켜진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는 시간은 홈즈스테이 워케이션의 백미다. [3500평 정원에서의 싱그러운 몰입, 이천 에덴파라다이스호텔] 이천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정원과 숲을 품은 힐링형 숙소다. 중부고속도로와 인접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면서도 도심의 소음과 완벽히 차단된 자연 속에 자리해 여유로운 몰입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곳의 상징은 단연 약 3500평 규모로 조성된 유럽풍 테마 가든이다. 객실의 넓은 창 너머로는 초록빛 잔디와 화사한 꽃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귓가를 간질이는 정원 분수의 물소리가 복잡했던 머릿속을 맑게 비워준다. 글라스하우스와 야외 벤치가 곳곳에 마련된 산책로를 걸으며 아침 햇살을 맞거나, 녹음 가득한 풍경을 배경으로 노트북을 펴고 자연 친화적인 업무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다채로운 미식과 휴식 인프라도 훌륭하다. 레스토랑 ‘세상의 모든 아침’과 다이닝 공간 ‘티하우스에덴’에서 품격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책과 휴식이 공존하는 에덴라이브러리는 조용히 독서와 업무를 병행하기 좋아 워케이션 여행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서해 붉은 노을과 함께하는 퇴근길, 시흥 웨이브엠] 새로운 해양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른 시흥 거북섬에 자리한 웨이브엠은 서해 바다와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해양 리조트형 호텔이다. 탁 트인 바다와 역동적인 레저, 그리고 달콤한 휴식을 한 공간에서 누릴 수 있어 이색적인 워케이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객실은 오션뷰와 파크뷰를 통해 답답한 일상을 환기하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넉넉한 사이즈의 테이블과 업무 친화적으로 구성된 동선은 업무의 효율을 한껏 끌어올린다. 타이핑을 멈추고 고개를 들면 세계 최대 규모 인공 서핑장의 이국적인 풍경과 드넓은 서해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찰나의 휴식만으로도 깊은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해 질 무렵이다. 서해 특유의 짙고 붉은 노을이 바다 위로 번지는 장관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낮에는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일하고, 저녁에는 노을빛 아래 거북섬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퇴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 [열린세상] 아름다운 국토를 위한 선결과제

    [열린세상] 아름다운 국토를 위한 선결과제

    어린 시절 기억 속 고향은 인공구조물이라고 해봐야 초가집과 제실의 기와집 정도가 전부인 한적한 농촌이었다. 전기가 없으니 하늘을 가르는 전봇대나 전선도 없었고, 포장된 도로가 없었으니 도로표지판도, 버스정류장도 없었다. 그야말로 인공의 흔적이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과 함께 농촌 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전봇대가 세워졌고, 초가집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탈바꿈했다. 측백나무 울타리는 시멘트 블록 담장으로 바뀌고 아스팔트 도로가 뚫리며 버스와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문명의 혜택은 시골 마을의 풍경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문명이 가져다준 풍요 이면에는 반대급부가 따르기 마련이다. 아스팔트 도로는 이동 편의성을 높여 주었지만, 평생을 느린 농촌의 시간에 맞춰 살아온 어르신들에게는 재앙이 되기도 했다. 자동차의 빠른 거리감과 속도감에 익숙하지 못했던 노인들의 교통사고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왔다. 농촌의 현대화가 가져온 첫 번째 그늘이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아름답던 농촌이 본연의 정취와 아름다움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농어촌 지역의 ‘보도 없는 차도’는 오늘날까지도 시골 어르신들의 보행 환경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흉기가 되었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전봇대, 관리되지 않아 빛바랜 안내표지판과 간판들은 스산한 시골 풍경을 만들어 낸다. 과거에는 자연과 동화되었던 공간들이 이제는 건축법규의 사각지대로 전락했다. 농어촌 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컨테이너와 가설 시설물, 무분별하게 들어선 농막, 커다란 광고판, 방치된 폐자재와 쓰레기들은 비단 특정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방 소도시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토 전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과 경관이 되어버렸다. 지방자치단체는 넓은 면적을 관리하기에는 인력과 재정에 한계가 있고 늘어나는 빈집관리에 더해 곳곳에 널린 폐기물과 불법 가설 건축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에 힘입어 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서울을 벗어나 전국의 지방 소도시와 농촌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들이 기대하는 한국의 미(美)는 결코 난개발로 얼룩진 회색빛 시골이 아닐 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소멸 대응을 외치면서, 정작 가장 기본이 되는 지역의 경관과 기초 환경은 이토록 방치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다. 아름다운 도시와 국토는 결코 화려하고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짓거나, 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호화 시설물을 조성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참된 국토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주변 환경을 얼마나 세심하게 정리하고 지속해서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도, 난립한 안내표지판의 정비, 정류장의 개선, 명확한 차선과 같은 ‘가로 시설물의 정돈’이 그 출발점이다. 나아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흉물로 변한 가설 시설물, 불법 농막의 정비, 국토 곳곳에 널려 있는 농업 쓰레기와 폐자재를 정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토 경관의 ‘기본’이자 ‘기초’이다. 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지역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살릴 지혜를 모아야 한다. 1972년 시작된 새마을 운동이 초가집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며 우리 농촌의 외형적 변화와 절대 빈곤 탈출을 이끌어 냈다면 이제는 마을과 도시, 국토의 경관을 품격 있게 대전환할 수 있는 ‘기본과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대전환만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유산을 물려주는 유일한 길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황수정 칼럼] ‘유시민들’은 왜 철이 들지 않는가

    [황수정 칼럼] ‘유시민들’은 왜 철이 들지 않는가

    #1.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됐지만, 나는 유시민 대통령을 꿈꿨다. 23년 전 국회 등원 첫날 백바지 차림의 그가 멋있었다. 안 읽은 책이 없고 모르는 것이 없는 지식인이자 정치가이자 행정가. 지적 편력이 저 정도면 어딜 내놔도 손색없는 대통령이겠다고 생각했다. #2. 스타벅스 덕분에 크게 웃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22일 직원들 역사교육을 시키려고 오후 3시 전국 매장을 닫았다. 세계적으로 희귀했을 풍경이다. 개그콘서트도 울고 갈 발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3시간 동안 민주화 교육을 받은 직원의 태반은 2030 알바생들. ‘대한민국의 4대 민주화 운동은 무엇인가’. 이 주제로 1만 320원의 시급을 받고 정신교육을 받은 것이다. #3.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의 계파 싸움이 난장 수준이다. 유시민 작가가 김어준 유튜브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한테 시비를 걸었다. “이 대통령을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 그런데 왜 재건축을 하려느냐”고 했다. 건축론으로 포장했지만 얘기인즉 간단하다. 민주당 핵심(코어) 지지층이 하라는 대로만 하지 왜 중도·보수 확장까지 넘보나, 적통(嫡統)도 아닌 주제에 무슨 오지랖이냐. 고릿적 적통 시비이니 아예 왕조시대의 언어로 옮겨 보자. “6두품에 넣어줄까 말까 한데 어쩌다 왕 됐다고 골품제를 건드린다? 친노·친문만이 성골이다!” 도입부에 세 가지 장면을 나열한 까닭이 있다. 청춘 한때의 민주화운동으로 평생 완장을 차고 큰소리 내고 있는 86세대. 그들의 치적을 최저시급을 받으면서 강제로 복기하는 2030세대. 나도 86세대지만 2030의 비애가 느껴진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이 세상만사 순리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럴 조짐이 없다. 정청래, 김민석에 송영길까지. 여당의 차기 당권 주자들이 하필이면 ‘686 운동권 코어’들이다. 용퇴론이 거셌던들 이들에게 시운(時運)이 남았다면 할 수 없는 일. 정당정치에서 당권 경쟁 또한 불가피한 일. 정말 갑갑한 문제는 정치적 제스처의 수준이다. 이들의 정치 품격은 숙성될 기미가 없다. 족보 논쟁의 불씨는 정청래가 던졌다. 당대표 사퇴 직후 딴지일보 게시판에 자신이 ‘노사모’, ‘노무현 키즈’라고 썼다. 친노와 친문을 향한 직설적 구애였다. 기다린 듯 유시민이 적통론에 불을 댕겨 주었다. 그러자 송영길이 포문을 열었다. “김민석을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을 따진다면 정청래는 노무현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민석의 등판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적통 시비에 기름을 부은 유시민에게 맞춤한 표현이 있다. 식자우환. 아까운 지식을 갈라치기 적대 정치의 불쏘시개로 쓴다. 얼마 전에는 ‘ABC론’으로 평지풍파였다. 그때도 진보 진영의 코어 지지층만 A그룹으로 등급을 매겼다. B, C그룹은 우수마발. 뉴이재명 같은 새 지지세력이 등장한들 별무가치라는 것이다. 막스 베버를 차용했다지만 베버는 지지층 갈라치기를 말하지 않았다. 정치인의 덕목인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이 둘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유시민의 효용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그의 설화 덕분에 ‘86 코어 세대’가 유권자 등급을 어떻게 매기는지 알 수 있다. 우리 편만 옳다는 도그마는 늙지를 않는다. 체급이 딴판인 2030들과도 입싸움을 한다. 26세 친명계 인사를 “촉법 평론가”라 조롱해서는 역공을 받는 중이다. 스무 살과 환갑이 대거리를 하면 환갑은 본전을 찾을 길이 없다. 유시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식뻘 청년들에게 너그러운 정치판의 86 코어를 본 적이 없다. 친노·친문 핵심 계보의 뜻을 살펴야 한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은 중심을 잡을 수 없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내는 격이다. 강성 지지층이 폐지를 몰아붙이는 검찰 보완수사권만 봐도 그렇다. 존치 필요성을 인정했던 이 대통령은 여당의 결정을 따르기로 입장을 바꿨다. 결국 피해는 국민 몫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은 게 아니라 겨우 1년 지났다. 대통령을 흔들고 민심을 흔들어 정치적 패권을 쥐겠다면 국기 문란이다. A급이 아닌 B급, C급의 상식 있는 국민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환갑이 넘어도 철이 들지 않는 ‘유시민들’이 딱해 보인다. 황수정 논설실장
  • “오늘 뭐 먹지”… K푸드 뿌리, 수천년의 밥상에서 보다

    “오늘 뭐 먹지”… K푸드 뿌리, 수천년의 밥상에서 보다

    3000년 전 불탄 볍씨·김홍도 ‘주막’ 최고령 도마, 박수근 ‘도마’ 나란히국보·보물·민속유산 등 684점 모아유홍준 “삶의 가장 가까운 풍경 봐” “나의 외가는 강릉인데 그곳에는 방풍이 많이 난다. 2월이면 이 지역 사람들은 이슬을 맞으며 새벽같이 나가 막 돋아난 방풍 싹을 따서 해를 보지 못하게 한다. 곱게 찧은 쌀로 죽을 끓이는데, 반쯤 익었을 때 방풍 싹을 넣는다. (중략)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사흘이 지나도 스러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허균, ‘성소부부고’ 중에서) 엄혹한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유배지 함열(지금의 익산)에 도착한 허균(1569~1618)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음식을 글로 풀기 시작했다. 귀양살이의 배고픔 앞에서 그는 과거 외가에서 맛본 방풍죽을 떠올렸다. 바닷가 모래에서 자라난 나물로 만든 죽이 맛있어 봐야 얼마나 맛있겠나. 하지만 솔직하게 써 내려간 그의 문장은 맛이란 언제, 누구와 먹었는지까지 함께 어우러져 기억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조선시대 문인 이옥(1760~ 1815)은 ‘백운필’이란 책에서 상추쌈 앞에선 모두 체면을 내려놓게 될 수밖에 없음을 그야말로 ‘찰지게’ 묘사했다. “눈을 부릅떠서 화가 난 듯하고, 뺨이 볼록하여 종기가 생긴 듯하고, 입술은 꼭 다물어 꿰맨 듯하고, 이가 빠르게 움직이니 무언가를 쪼개는 듯하다. (중략) 처음 쌈을 씹을 때에 옆 사람이 우스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야 된다. 만일 조심하지 않고 한 번 크게 웃게 되면 흰 밥알이 다 튀고 푸른 상추 잎이 주위에 흩뿌려져 반드시 다 뱉어내고 나서야 그치게 될 것이다.”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집자리에서 출토된 불탄 볍씨와 들깨, 천마총 안에서 나온 꿩알, 1700년 전 메주까지…. 그리 특별하지 않아도 매일 우리 앞에 놓이는 평범한 ‘밥 한 끼’를 진지하게 바라본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K푸드의 뿌리가 되는 한국의 식(食) 문화를 조명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선보인다. 국보 1점, 보물 5점, 국가민속문화유산 6점 등 51개 기관에서 온 모두 684점의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다.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전시는 마치 비빔밥같이 느껴질 터다. 가령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마인 부산 기장군 고촌리 출토 도마(3~4세기)와 박수근(1914~1965) 화백 작품 ‘도마 위의 굴비’를 나란히 선보이는 식이다. 함께 둘러앉아 나눈 소박한 한 끼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김홍도(1745~1806 이후)의 ‘주막’과 ‘새참’, 김득신(1754~1822)의 ‘강가에 모여 먹고 마시다’ 속 사람들은 주막과 들판, 강가에서 함께 모여 앉아 밥을 먹는다. 성협의 19세기 작품인 ‘고기굽기’ 속 인물들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뜨거운 고기 맛에 추위도 잊은 채 불판으로 젓가락을 뻗는다. 왕가의 밥상도 만날 수 있다. 백제 왕과 왕비를 위한 식기인 6세기 무령왕릉의 숟가락과 젓가락, 화성 행차에 어머니와 함께 한 정조의 8일 간의 일상식이 담긴 ‘원행을묘정리의궤’, 헌종의 할머니 순원왕후의 육순을 기념한 잔치 장면이 담긴 ‘통명전에서 열린 왕실 잔치’ 등도 전시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농업, 역사, 고고, 미술, 인류, 민속, 문학이 어우러지는 한국 문화사 전시”라며 “‘K푸드’의 뿌리이자 우리가 매일 너무 당연하게 마주해 온 삶의 가장 가까운 풍경을 다시 보고, 우리의 밥상이 이 땅의 자연과 밥을 하늘로 여겨온 옛사람들의 노력 위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멈출 뻔한 뮤지컬 ‘던터치’, 두 여성 배우가 다시 켠 새벽

    멈출 뻔한 뮤지컬 ‘던터치’, 두 여성 배우가 다시 켠 새벽

    닿으면 아플 것을 알면서도 끝내 손을 내미는 이야기가 무대 밖에서도 같은 선택을 하며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세실의 창작ing 선정작 창작뮤지컬 ‘던터치’(Dawn Touch)가 주연 배우의 부상으로 조기 폐막 위기에 몰렸다가 캐스팅을 다시 짜며 7월 3일과 5일, 두 회차 무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인극 ‘던터치’는 ‘돈 터치’(Don’t Touch)를 외치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물리적 접촉을 넘어선 마음의 접속을 이루는 과정을 서울의 새벽 풍경과 감각적인 음악 위에 펼쳐낸다. 고등학교 시절 꿈과 상처를 공유한 두 동창, 양지안(박규리·한재아 분)과 문정원(류제윤 분)이 서울의 외로운 새벽녘 심야 카페에서 우연히 재회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두 배우가 뿜어내는 감정적 긴장감과 깊은 교감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난 6월 24일 공연 도중 류제윤이 착지하다 다리를 접질렸다. 류제윤은 통증을 참아가며 그날 무대를 마쳤지만 이튿날 ‘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고 25일 공연은 개막 직전 취소됐다. 문정원 역이 단일 캐스팅이라 제작사는 일부 회차도 추가로 취소하며 조기 종연을 고민했다. 그러다 한재아가 문정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박규리가 양지안을 단독으로 맡으면서 두 회차를 되살렸다. 남녀 2인극으로 출발한 작품을 여성 2인극으로 새롭게 짰다 국립정동극장과 제작진은 “관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의 격려 덕분에 무대를 이어갈 방법을 찾았다”고 공연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이어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지만 무대를 지키겠다는 창작진과 배우들의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사력을 다해 보완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7월 3일은 오후 7시 30분, 5일은 오후 2시 공연이다. 캐스팅 변경에 따른 예매 취소는 7월 1일 오후 5시까지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
  • ‘화려한 색채와 미스터리한 서사’…스페인 화가 ‘자비 솔라’ 특별전 개최

    ‘화려한 색채와 미스터리한 서사’…스페인 화가 ‘자비 솔라’ 특별전 개최

    스페인 출신의 화가 자비 솔라의 특별전 ‘자비 솔라: 어느 한 해-완벽한 날들’이 다음달 10일부터 10월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특별전에는 화려한 색채와 미스터리한 서사가 담긴 매혹적인 회화로 세계 주요 예술 도시 갤러리를 사로잡은 자비 솔라의 12m 규모 대형 연작 회화 등 작품 80여점이 전시된다. 자비 솔라는 1969년 스페인 산타 콜로마 데 파르네르스에서 태어나 현재 지로나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2010년 지로나 비엔날레에 소개됐으며, 2014년에는 대만 타이베이 컨템포러리 아트 페어에서 영 아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또 제네바, 바르셀로나, 리우데자네이루,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됐으며, 최근 오페라갤러리를 통해 런던, 마이애미, 뉴욕에서 소개됐다. 자비 솔라는 단순히 인물의 외형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물 간의 관계와 그 이면에 숨겨진 서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심리적 초상화’를 구축해 왔다. 그는 패션 화보나 고전 할리우드 영화 등 대중문화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며, 매끄러운 완벽함보다는 가공되지 않은 ‘심리적 진실’을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패션 화보의 주인공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이상화된 풍경 속에 배치돼 있지만 결코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서로를 비껴가는 시선, 설명되지 않는 표정, 그리고 침묵 속에 감도는 미묘한 불안감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화면 이면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러한 ‘불편한 아름다움’과 서사적 모호함은 자비 솔라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자비 솔라는 그림을 그리기 전 수많은 작은 드로잉을 제작하는데 대부분 한 번의 선으로 이루어진다. 이후 이 아이디어를 캔버스로 옮기며, 그 즉흥성과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작업한다. 이번 전시는 자비 솔라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동시대 유럽 구상회화의 흐름을 국내 관객에게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관람료는 성인 1만 5000원이다.
  • 영월읍을 굽어보는 진산, 발산 [두시기행문]

    영월읍을 굽어보는 진산, 발산 [두시기행문]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에 솟아 있는 발산(해발 667m)은 화려한 명산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그만큼 사람의 발길이 덜 닿아 산 본연의 고요함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보석 같은 산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하나가 되는 영월의 지형적 특징을 가장 가까이서, 그리고 가장 차분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발산이다. 이곳은 산의 모양이 삼각형과 같아 삼각산이라고도 불리며, 높지 않은 산세 속에 영월이라는 고을이 품은 역사와 자연의 숨결을 묵묵히 담아내고 있다. 발산 산행은 화려한 암릉을 타는 짜릿함보다는 흙길을 밟으며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영월읍에서 접근하기가 매우 수월해 현지 주민들의 아침 산책 코스로도 사랑받는 이곳은, 산기슭을 따라 잘 정비된 등산로가 나 있어 초심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숲으로 들어서면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짙은 녹음이 사계절 내내 방문객을 반긴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 걷는 이의 호흡을 산의 속도에 맞추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정상에 다다르면 비로소 발산이 왜 영월의 진산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정상에서는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동강과 서강의 물줄기, 그리고 그 품에 안긴 영월읍의 평화로운 전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첩첩산중 강원도의 산세가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며, 굽이치는 강물은 세월의 흐름을 상징하듯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탁 트인 조망은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주며, 복잡했던 마음을 강물처럼 비워내게 하는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 발산 주변에는 조선 제6대 임금 단종과 관련된 역사 유적이 다수 분포돼 있다. 단종을 추모하는 영모전을 비롯해 다양한 단종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며 신라 시대 의상조사가 창건한 금몽암, 석조여래입상 등 다양한 역사 문화도 만나볼 수 있다. 산행 후에는 영월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먹거리를 즐겨 보자. 영월읍내로 내려오면 강원도 전통의 맛을 간직한 식당들이 여행객을 기다린다. 곤드레나물을 듬뿍 넣은 정갈한 비빔밥이나,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을 살린 메밀전병은 산행으로 지친 몸을 채우기에 최고의 별미다. 맑은 공기를 머금고 자란 식재료로 차려낸 밥상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 몸과 마음을 동시에 따뜻하게 채워 준다. 식사 후에는 동강 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가볍게 거닐며 영월에서의 여정을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발산은 웅장함을 내세워 여행객을 유혹하는 산은 아니다. 대신 아담한 산세 속에 깊은 풍경과 넉넉한 인심을 꾹꾹 눌러 담아, 찾아오는 이들에게 소박하면서도 진한 위로를 건넨다. 삶이 때로는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 느껴질 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날이라면 영월의 발산으로 향해 보자. 산이 내어주는 정직한 흙길을 밟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강물의 흐름을 지켜보는 그 시간은 스스로를 재충전하는 가장 가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 강물이 가로막은 슬픈 유배의 길, 영월 청령포[두시기행문]

    강물이 가로막은 슬픈 유배의 길, 영월 청령포[두시기행문]

    강원도 영월의 남한강 상류, 서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자리한 청령포는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다.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뒤편으로는 험준한 암벽인 육육봉이 버티고 서 있는 이곳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요새이자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은 1457년 어린 왕 단종이 유배되어 갇혔던 비극적인 역사의 단면과 맞닿아 있다.청령포는 낭만적인 풍경과 서늘한 고독이 묘하게 섞여 있는, 영월에서 가장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청령포로 들어가는 길은 강물 위를 떠가는 나룻배 위에서 시작된다.뱃머리에서 바라보는 강물은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며 평화롭지만, 한편으로는 섬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어린 왕에게는 세상과 단절된 마지막 길의 입구였을 것이다. 나룻배가 강을 가르는 짧은 시간 동안 여행객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그 시절 이곳에 머물렀던 한 인간의 막막한 고립감을 상상하게 된다.섬 안으로 들어서면 울창하게 뻗은 소나무 숲이 탐방객을 맞이하는데,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온 곧은 소나무들은 그 비극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증인들처럼 숲을 지키고 있다. 섬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이 내어주는 위안과 역사가 남긴 자취가 공존하는 풍경을 만난다.단종이 머물렀던 어소와 그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쌓았다는 ‘망향탑’은 가슴 시린 역사를 전하지만,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숲은 놀랍도록 평온하다. 관음송의 장엄한 자태와 숲 사이로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치유의 힘을 건넨다.절벽 끝 노산대에 올라 굽이치는 강물을 내려다보면 당시 단종이 마주했을 고독과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대자연의 장관이 겹쳐지며, 삶의 무거운 무게와 자연의 무심한 아름다움이 동시에 가슴으로 밀려온다. 여행의 여정은 장릉으로 이어지는 ‘단종의 길’을 따라 이어진다.강변을 따라 조성된 이 길은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순례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영월의 아름다운 자연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걷는 힐링의 길이기도 하다. 길가에 핀 야생화와 정겨운 강물 소리는 일상의 분주함을 잊게 하며, 소나무 숲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는 마치 역사의 속삭임처럼 귓가를 스친다.과거의 아픔을 지우는 대신 그 위에 현재의 푸른 생명력을 덧입힌 이 길은 걷는 이로 하여금 삶의 명암을 고루 응시하게 만든다.
  • 빈폴, 다리아 송·헌터 협업 컬렉션 출시

    빈폴, 다리아 송·헌터 협업 컬렉션 출시

    빈폴이 2026년 봄·여름 시즌을 맞아 특별한 협업을 연이어 공개했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철을 앞두고 일러스트 작가 ‘다리아 송’, 영국 프리미엄 웨더웨어 브랜드 ‘헌터’와 손잡고 차별화한 ‘서울 클래식’을 제안한다. 먼저 다리아 송과 함께 ‘바람을 담은 자전거 여행’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전통과 현대,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서울에서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를 통해 만나는 동화 같은 일상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협업에는 빈폴멘, 빈폴레이디스, 빈폴액세서리, 빈폴키즈, 빈폴골프 등 전 라인이 참여했다.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펼쳐지는 서울의 풍경과 빈폴의 헤리티지를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재해석해 티셔츠, 셔츠, 원피스, 가방 등 다양한 아이템에 그래픽으로 적용했다. 이어 공개한 헌터와의 협업은 ‘클래식’이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 두 글로벌 브랜드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이번 컬렉션은 변화무쌍한 여름 날씨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애니웨더, 애니웨어’를 콘셉트로 잡았다. 그린과 레드를 메인 컬러로 활용하고 빈폴의 시그니처 체크 패턴을 더해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를 구성했다. 특히 빈폴액세서리는 헌터의 오리지널 부츠 디자인에 빈폴 고유의 체크 안감을 매치한 레인부츠를 대표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 밖에도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패커블 윈드브레이커와 레인판초, 럭비 티셔츠 등 장마철 유용한 아이템들이 대거 포함됐다.
  • 박지원 “정청래 보다는 김민석이 민주당 적통”

    박지원 “정청래 보다는 김민석이 민주당 적통”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강하게 비판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유 작가가 지난 26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서 제기한 이른바 여당 ‘재건축론’에 대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모든 것을 파헤치듯 파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유 작가는 해당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 자신감이 지나쳤다”며 “대통령을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인데 대통령은 재건축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건축하려면 기존 입주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재건축을 위해 비평 공론장에 철거 전문, 촉법 평론가를 투입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도 지난 25일 유튜브 방송에서 “통상적인 지지율 하락은 충성도가 낮은 외곽 지지층부터 빠지는 법인데, 지금은 특별한 사건이 없음에도 코어 지지층이 흔들리는 생소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코어 지지층이 무너지며 임기 내내 힘들었다”며 “이는 단순히 성과를 보여준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노무현·문재인·이재명에 이어 이제는 김대중까지 소환되고 있다”며 “우리끼리 파묘해서 기분 좋은 것이 뭐 있냐, 내란 세력 이익 되게 하는 그런 파묘는 부적절하니 좀 자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진보 진영 내 스피커 역할을 해온 김씨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김어준씨도 진보진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언론인 아니냐”며 “고칠 것 있으면 고쳐야 하지만 진보 언론인이 왜 잘하고 있는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박 의원은 당내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민주당 적통’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청래 전 대표 대신 김민석 국무총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총리를 32세에 영등포에서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고, 총재 비서실장도 (하게) 했다”며 “정 전 대표는 스스로 ‘나는 노사모 출신’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 데이미언 허스트, 론 뮤익 제치고 국립현대미술관 최대 흥행 작가 등극

    데이미언 허스트, 론 뮤익 제치고 국립현대미술관 최대 흥행 작가 등극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가 지난해 열린 론 뮤익 전시를 제치고 국립현대미술관 최대 흥행 전시로 등극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8일 종료된 영국 출신 현대미술 작가 허스트의 전시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가 96일간 누적 관람객 수 54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3만 3000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던 론 뮤익 전시를 뛰어넘는 결과다.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하나인 허스트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전시 개막 이전부터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젊은 층의 호응이 컸다. 2030 관람객 수가 62%를 차지하며 전폭적인 관심을 받았다. 또 10대 관람객이 12%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6% 정도를 차지했던 10대 관람층이 2배 확대된 수치라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외국인 관람객 수도 6.5%를 달성했다. 국적별로는 유럽(25%), 중국(24.7%), 미국(16.9%) 등이 차지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미술관 신규 회원 가입자 수는 허스트 전시 개막(3월 20일) 이전 대비 3.3배 이상 늘었고 미술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업로드된 허스트 관련 게시물의 총 노출 수가 725만 2091건에 달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관객과의 특별 좌담 프로그램인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대화’는 예약 시작 1초 만에 전석 매진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김성희 관장은 “작가와 오랜 기간 긴밀한 논의를 거쳐 준비한 이번 전시가 전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현대미술의 다양한 관점과 담론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현대미술 국내·외 거장들의 전시를 지속 개최해 국민이 다양한 현대미술을 편히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무안 오룡푸르지오2차…1000여 주민 하나 된 ‘화합의 축제’

    무안 오룡푸르지오2차…1000여 주민 하나 된 ‘화합의 축제’

    오룡에듀포레 푸르지오 2차 아파트가 1000여 명의 입주민이 함께한 대규모 축제를 통해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동체 문화의 모범을 보여주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오룡에듀포레 푸르지오 2차 아파트 제3기 입주자대표회의(회장 임윤호)와 관리사무소(소장 한상미)가 최근 단지 내 잔디광장에서 개최한 ‘2026 오푸투 해피 팡!팡! 페스티벌’이 주민들의 뜨거운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개인화·파편화되기 쉬운 현대 아파트 주거 환경 속에서 이웃 간 단절을 해소하고, 소통과 배려가 살아 있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단순한 오락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생활 밀착형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세대 통합형 프로그램’으로 내실 있게 꾸며졌다. 어린이 사생그림그리기 대회와 보물찾기, 입주민들이 직접 운영한 프리마켓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류를 이끌어내며 공동체의 온도를 높였다. 특히 단지 내 ‘오룡푸른꿈 작은도서관’이 마련한 다독상 시상식은 꾸준한 독서 습관을 실천한 어린이들을 격려하며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놀이와 배움이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 구성은 학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던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는 주민들의 기대감과 희망을 하늘 높이 띄우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무안고등학교 댄스팀의 역동적인 축하 공연이 펼쳐지며 현장 분위기는 한층 뜨겁게 달아올랐다. 레크리에이션과 경품 추첨, 입주민 장기자랑은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노래와 춤, 악기 연주 등 숨겨진 재능을 뽐내는 무대가 이어지며 세대 간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졌고, 주민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진정한 화합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행사의 대미는 ‘별빛 야외 영화감상 피크닉 파티’가 장식했다. 여름밤 잔디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가족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풍경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와 낭만을 되찾게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담소가 어우러진 그 순간은 단지 전체를 하나의 거실처럼 만들었다. 축제에 참여한 입주민 천유정 씨는 “가족,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우리 아파트 주민이라는 사실이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행복한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축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각 동 대표는 물론 지역 상가와 어린이집 등 주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참여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공동체가 스스로 힘을 모아 만든 행사라는 사실이 축제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 이번 행사를 이끈 임윤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이번 축제는 단순한 주민 행사를 넘어 이웃 간 소통과 배려, 세대 간 화합의 가치를 다시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주민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더욱 확대해 품격 있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오룡에듀포레 푸르지오 2차 아파트는 향후에도 주민 참여형 문화행사와 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입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힘쓸 계획이다.
  • 24시 깨어 있는 가덕도신공항 통해 밤새 온 화물, 동트기 전 세계로 난다

    24시 깨어 있는 가덕도신공항 통해 밤새 온 화물, 동트기 전 세계로 난다

    북극항로 바다·하늘길 연결항공 화물 99.1% 인천공항이 처리부울경 기업 추가비 연 7000억 달해소음에서 자유로운 바다 위 신공항항만·철도 연결 3중 물류 중심으로한국 제2도시 걸맞은 관문BTS 부산공연 위해 입국한 5만명대부분 인천·김포에서 먼 길 돌아와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 된 부산하늘길 넓혀 지역 관광 잠재력 ‘날개’ 지난 12일과 13일, 부산은 온통 보랏빛이었다.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공연 이틀간 11만여명이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채웠다. 법무부가 공연 관람차 입국하는 외국인을 5만명으로 추산할 만큼 세계 각지 팬이 몰렸다. 그러나 화려한 보랏빛 뒤에는 부산이 오래 안고 온 그늘이 있었다. 공연장은 부산에 있었지만 해외 팬 상당수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도착편이 하루 100편 안팎이지만 인천은 500편이 넘을 만큼 노선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세계가 찾고 싶어 하는 도시이지만 정작 곧장 연결되는 하늘길은 좁았던 셈이다. 이 틈을 메울 해법이 가덕도신공항이다. 가덕도 앞바다에 들어설 신공항이 2035년 개항을 목표로 본궤도에 올랐다. 20여년 입지 논란을 법으로 매듭짓고 국가사업으로 격상된 이 프로젝트의 모습과 기능, 기대 효과, 추진 현황을 짚어 본다. 2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35년 가덕도 앞바다를 메운 667만㎡의 매립지 위로 길이 3.5㎞의 활주로 한 줄기가 뻗는다. 폭 45m, 대형 화물기가 짐을 가득 싣고도 거뜬히 날아오를 수 있는 규모다. 여객 동선을 따라가면 공항 윤곽이 드러난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은 축구장 36개를 합친 넓이(전체 면적 25만 9000㎡)의 여객터미널로 들어서고, 밖으로 나오면 1만대 수용 규모 주차장이 맞는다. 활주로 곁 계류장엔 여객기·화물기 74대가 동시에 날개를 맞대고, 한쪽 화물터미널은 24시간 짐을 부린다. 안개나 비바람에도 정밀계기착륙장치(Cat-Ⅲ)가 항공기를 안전하게 인도한다. 가덕도신공항의 결정적인 특징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음과 장애물에 막혀 밤이면 문을 닫아야 했던 김해공항과 달리 바다 위 신공항은 한밤중에도 자유롭게 뜨고 내린다. 새벽에 유럽을 떠난 비행기가 깊은 밤 부산에 닿고, 밤사이 모인 수출 화물이 동트기 전 세계로 실려 나간다. 가덕도신공항은 항만·철도·공항을 잇는 트라이포트 물류망 완성을 의미한다. 신공항은 16.5㎞ 접근 철도로 세계 2위 환적항만인 부산항 신항과 이어진다. 컨테이너선이 부린 화물이 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옮겨져 그대로 화물기에 실리는 구조, 곧 항만(Seaport)·철도(Rail)·공항(Airport)이 맞물리는 트라이포트(Tri-Port) 복합 운송 체계다. 입지 탓에 화물 기능이 약했던 김해공항을 대신해 인천에 쏠린 국제 항공 물류를 분산하는 역할도 맡는다.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바닷길과 하늘길 연결의 출발점이자 종착지 역할도 하게 된다. 2025년 12월 해양수산부가 정부 부처 최초로 부산으로 이전했고, 정부는 2026년을 ‘북극항로 시대 대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북극항로는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거리를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약 37%, 운항 시간을 열흘 이상 줄이는 새 바닷길로, 정부는 올 하반기 부산~로테르담 시범 운항을 추진한다. 이재명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으로 이 정책의 기틀을 닦은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해양 수도 부산의 완성’을 내걸고 새달 1일 취임을 앞두면서 부산을 북극항로의 아시아 거점으로 키우려는 구상에 속도가 붙었다. 주목할 대목은 북극항로가 가덕도신공항의 존재 이유를 키운다는 점이다. 북극항로로 부산항에 들어온 화물 중 시간이 급한 고부가가치 품목은, 24시간 열린 가덕도신공항에서 곧바로 항공 환적돼 아시아 각지로 퍼진다. 바닷길과 하늘길이 부산에서 만나는 셈이다. 물류·도시·관광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첫째, 인천에 쏠린 물류 구조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항공 수출입 화물 294만여t 가운데 99.1%인 291만여t을 인천공항이 처리했고 같은 기간 김해공항이 처리한 항공 화물은 전체의 0.4%에 그쳤다. 부산·울산·경남 기업이 이 같은 구조 탓에 부담하는 추가 물류비만 연간 7000억원에 이른다. 부울경에서 만든 제품을 트럭에 싣고 400㎞ 넘는 길을 달려 인천까지 올라가야 하는 구조가 신공항 개항으로 풀린다. 둘째, 공항 배후엔 995만㎡ 규모 공항복합도시(배후 지원·신재생에너지·관광 휴양)가 들어서고 부산시는 2027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접근 도로(9.3㎞)와 접근 철도(16.5㎞)가 함께 뚫리면 부울경이 ‘1시간 공항 경제권’으로 묶인다. 셋째, K컬처 성지로 떠오른 부산의 관광 잠재력이 날개를 다는 것은 물론 건설 단계 일자리부터 개항 이후 물류·관광·배후 산업까지 신공항은 지역 경제 전반을 떠받치는 성장 엔진이 될 전망이다. 이런 변화를 가장 절실히 기다리는 것은 지역 경제계다. 경제계는 가덕도신공항을 ‘기업의 공항’으로 받아들인다. 부울경 제조·수출 기업의 약점이던 물류 경쟁력이 트라이포트로 풀리고, 납기 단축과 물류비 절감이 곧 기업 수익성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연 간담회에서 철강·기계·화학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들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과 운항 차질을 호소했다. 특정 항로 의존이 곧 리스크인 가운데 24시간 열린 자체 항공 물류 관문은 충격을 분산할 ‘공급망 안전판’이 된다. 가덕도신공항은 2021년 3월 특별법 제정으로 20여년의 입지 논란을 매듭짓고 2023년 기본계획 고시로 설계도 위에 올랐다. 그러나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이 거듭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2025년 한때 표류 위기에 놓였다. 전환점은 2025년 11월 정부의 정상화 방안이었다. 애초 84개월이던 공사 기간에 22개월을 더해 106개월로 현실화했다. 무리한 공기 단축 대신 안전을 위한 공기 추가로 개항 목표는 2035년으로 재설정됐다. 이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2026년 3월 기본설계에 착수했고 정부는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목표로 한다. 부지 조성·건축·접근 도로·접근 철도 4개 패키지 사업이 모두 정상 궤도에 올랐다. 남은 쟁점은 활주로다. 부산시는 24시간 운영과 노선 다변화를 위해 제2활주로가 필요하다며 2단계 확장을 건의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고속탈출유도로를 활용하면 활주로 1본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측 모두 장래 확장이 가능한 형태로 부지를 설계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한다. 다시 그 보랏빛 이틀을 떠올려 본다. 부산에서 열린 공연을 보러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팬들은 정작 인천과 김포로 들어와 먼 길을 돌아야 했다. 2035년 신공항이 24시간 하늘길을 연다면 그 풍경은 달라질 것이다. 세계가 찾아오고 싶어 하는 도시에 마침내 그에 걸맞은 관문이 들어서는 것, 그것이 남부권이 20년간 기다려 온 가덕도신공항의 약속이다.
  • 바다 위의 조각 공원, 인천 옹진 모도 [두시기행문]

    바다 위의 조각 공원, 인천 옹진 모도 [두시기행문]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자리한 모도(茅島)는 신도, 시도와 다리로 이어져 있어 섬 속의 섬이면서도 육지처럼 편리하게 닿을 수 있는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모도’라는 이름은 과거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부들이 그물에 띠(풀의 일종)가 많이 걸려 올라왔다고 하여 붙여졌다. 불과 0.76 ㎢ 남짓한 작은 면적이지만,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처럼 꾸며져 있어 사색과 예술적 영감을 찾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안식처가 되어준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파도 소리와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길을 걷고 싶은 날, 모도는 가장 다정한 대답이 되어준다. 모도 여행의 정점은 단연 ‘배미꾸미 조각공원’이다. 섬의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이 공원은 초현실주의적인 조각 작품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해변에 흩뿌려진 듯 놓인 거대한 조각상들은 거친 바닷바람과 파도를 견디며, 자연과 예술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묵묵히 보여준다. 썰물 때면 넓게 펼쳐지는 갯벌과 그 위로 드러나는 예술 작품들의 실루엣은 해 질 녘 노을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창한 설명 없이도 작품 하나하나를 찬찬히 훑어보며, 나만의 해석을 덧붙여 보는 시간은 모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모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신도와 시도를 아우르는 섬 여행의 여유가 필요하다. 세 섬은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 전체를 일주하기에 아주 좋다.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풍경과 소박한 어촌 마을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모도 깊숙한 곳의 숲길은 예술가들의 고독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고요하며, 길가에 핀 야생화와 이름 모를 풀들은 섬의 주인인 양 평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를 쫓기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걸으며 자연이 빚어낸 형태와 인간의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 모도 여행의 핵심이다. 신도, 시도, 모도 일대에서는 서해의 신선한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생선으로 끓여낸 담백한 매운탕이나 신선회 등은 산행과 갯가 산책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섬마을 특유의 투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식사 후에는 조각공원 근처의 작은 카페에 앉아, 바다 건너 저 멀리 영종도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으로 여정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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