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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전주의 맛을 찾아 떠날 차례다. 전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비빔밥뿐 아니라 시장 음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갖가지 먹거리가 풍성하다.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전주 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시장을 먼저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풍남문과 전주천 사이에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있는데 하천 맞은편에는 아침에만 서는 특이한 시장이 있다.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싸전다리 서쪽, 하천 남쪽 둔치에는 매일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도깨비 시장’이 열린다. 동트기 전부터 하루 내다팔 물건을 바지런히 준비해온 상인들이 하천을 따라 자리를 깔고 천막을 펼친다. 맞은편 공영주차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찬다. 사과, 배, 참외, 파, 가지, 파프리카 등 싱싱한 과일과 채소들이 수북이 쌓였다가 아침부터 몰려든 손님들의 손에 들려 간다. 생선, 미숫가루, 잡다한 공산품도 볼 수 있다.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 물건을 다 판 상인들은 미리 자리를 정리한다.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장이라 활기가 더 넘친다.도깨비 시장을 둘러본 뒤 돌다리를 건너 남부시장으로 향한다. 남부시장은 조선 중기 전주성 남문 밖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시장으로 4개 성문 밖 시장이 일제강점기 때 통합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여느 전통시장처럼 간판 정비 등을 통해 현대화됐지만, 시장과 함께 평생을 보낸 상인들과 가게의 모습에는 옛 시절 추억이 서려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중심 건물 2층에 청년몰이라는 이름의 젊은 가게들이 둥지를 틀었다.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일본 카레와 우동,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브런치 등을 파는 음식점과 예쁜 카페, 디자인 용품 가게가 생기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었다.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 위에 청년몰이 공존하는 풍경이 재미있다.남부시장에는 전주만의 특색을 품은 먹거리가 풍성하다. 콩나물국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삼백집, 현대옥, 왱이집을 3대 맛집으로 꼽는다. 그중 ‘토렴’을 한 국밥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현대옥이 남부시장에도 있다.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전통 방식의 토렴에 ‘남부시장식’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원조 맛집을 자랑한다. 시장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가 봤다. 뜨끈한 김이 새어나오는 커다란 솥을 마주하고 주방을 보며 일렬로 앉는 좁은 좌석에 아침부터 손님이 빼곡하다. 그릇에 밥을 퍼담고 그 위에 국물을 반쯤 붓는다. 국물을 적당히 따라낸 뒤 다시 솥에서 뜬 국물을 가득 붓는다. 또다시 국물을 덜고 이번에는 콩나물을 듬뿍 올린다. 붓고 덜기를 한 번 더 반복하고 양념장을 얹은 뒤 다시 국물을 채운다. 현대옥에서는 이렇게 세 차례 국물을 더는 방식으로 토렴을 한다. 여름철 금세 쉬는 쌀밥을 장기간 보관하기 힘들던 과거에 찬밥을 국물로 따뜻하게 데워 내놓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토렴이다. 밥을 계속 끓여 걸쭉하게 되는 것을 막고 국물을 부었다 따르는 걸 반복하면서 밥알 사이사이마다 국물이 배게 해 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원한 콩나물국밥에 쫄깃한 오징어가 섭섭지 않게 더해진다. 여기에 김을 직접 손으로 찢어 넣고 수란을 곁들이니 국밥이라고 얕볼 수 없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남부시장에서 먹어 봐야 할 음식 중 하나는 피순대다. 두부, 채소, 곡류 등 순대소를 선지에 버무려 색이 검은 피순대는 일반 순대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부추·고추·마늘 등 쌈채소와 초장, 쌈장이 함께 나와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전주는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술 문화로도 유명하다. 유행을 타고 지금은 서울에도 전파된 ‘가맥’ 문화가 전주 태생이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뜻하는 ‘가맥’은 1980년대 전주의 작은 슈퍼들에서 조촐한 안주를 팔면서 시작됐다.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렴한 술과 안주를 즐기는 것이 전주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맥으로 유명한 가게가 여럿 있지만 제일 이름난 곳은 ‘전일갑오’다. ‘전일슈퍼’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평일에도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발갛게 타고 있는 연탄불에 직접 황태를 굽는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식탁에 오른 황태구이의 은근히 풍겨 오는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돈다. 손으로 쭉 찢어 입에 넣자 포슬포슬한 식감이 입속 가득 퍼진다. 이어 고소한 맛이 혀를 타고 전해진다. 맥주잔과 황태를 오가는 손이 그칠 새 없다.‘가맥’과 쌍벽을 이루는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막걸리 골목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막걸리 두 주전자에 푸짐하다 못해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안주가 나오는 가게들이 300여m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튀김, 조림, 전 등 20가지 이상의 음식으로 구성된 상차림이 막걸리와 함께 나오는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다 보면 홍어삼합, 산낙지, 게장밥, 삼계탕, 홍합탕 등이 빈 접시를 치울 틈도 없이 차례로 나온다. 넉넉한 전라도 인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젊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개성 있는 카페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객리단길은 침체해 가던 구도심에서 최근 몇 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리다. 전주객사길 일대로 서울 경리단길의 이름을 빌려 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색 맛집과 카페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어느덧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북서쪽 외곽 산업단지 내에는 독특한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25년간 방치되던 카세트테이프 공장이 ‘팔복예술공장’으로 새 옷을 입고 지난해 3월 개관했다. 1층 카페는 옛 공장 ‘썬전자’와 노동자 소식지 ‘햇살’에서 이름을 따 ‘써니’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당시 여공을 닮은 대형인형 ‘써니’가 카페에서 오는 이들을 반긴다. 2층과 옥상 전시실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야외 컨테이너에는 만화방과 그림방이 있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전주에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동심의 예술가로 돌아가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의 괜찮은 마무리일 것이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켜켜이 쌓인 시간의 길, 골목골목 낭만을 거닐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길, 골목골목 낭만을 거닐다

    부침의 세월 겪은 전주성 풍남문 위용 형형색색 이국적 향기 품은 전동성당 비밀처럼 뻗어 있는 경기전 대나무숲 한복 맵시 부린 관광객 노니는 태조로 오독대 누각 아래 시원한 휴식은 덤전북 전주는 한 해 1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사람 중에서 안 가본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도시지만, 방문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보고 또 봐도 좋은 우리 옛것의 전통 위에 전주 토박이 문화가 세월따라 하나둘 쌓이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새것이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전주를 꽃피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구도심의 한옥마을부터 새 옷을 입은 팔복예술공장까지 전주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시간을 천천히 걸었다. 전주 여행의 시작점은 조선시대 전주부성의 남문인 풍남문(보물 제308호)이다. 이곳에서 오목대까지 이어지는 550m가량의 큰길을 중심으로 한옥마을이 뻗어 있다. 전주는 전라도 전체뿐 아니라 제주도까지 관장하던 전라감영 소재지였다.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한 옛 전주를 둘러싼 성곽에는 동서남북 네 개의 출입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풍남문만 남아 옛 위상을 알려주듯 우뚝 서 있다. 풍남은 풍패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풍패는 중국 한나라 고조 유방의 고향으로 조선왕조도 자신의 발원지인 전주를 그곳에 빗대 풍패지향으로 부르기도 했다. 국내의 많은 문화재들이 그렇듯 풍남문도 세월의 부침을 겪었다.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모두 파괴됐다가 영조 때 다시 지어졌다. 1767년 큰 화재로 소실된 것을 이듬해에 재건했고 풍남문이라는 이름이 그때 붙었다. 세월이 지나며 다시 크게 훼손됐다가 40년 전 보수공사를 통해 제 모습을 찾았다. 서울의 숭례문처럼 주변을 에워싼 도로 가운데 섬처럼 덩그러니 남았지만 위용을 잃지 않은 모습에서 옛 전주성의 풍채를 상상해 본다.풍남문을 지나 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전주한옥마을만의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전동성당이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 이곳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10년 뒤 신유박해 때도 전라도 천주교의 지도자급 인물들이 숱하게 처형됐다. 윤지충·권상연 순교 100주년이 되던 해 프랑스 선교사 보두네 신부가 이곳에 교회 터를 마련했고 공사를 시작한 지 23년 만인 1931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 완공됐다. 둥근 지붕 아래 오랜 세월이 묻은 회색 벽돌과 붉은 벽돌이 조화를 이루면서 한옥마을에서 가장 이색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소박한 내부에는 화려하기보단 단아한 느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이 은은하게 퍼진다.미사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동성당은 금요일 밤이면 색다른 모습으로 치장한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미디어파사드 공연 ‘빛의 성당’이 오는 21일까지 7주간 열리고 있다. 천지창조, 순교자들의 숭고함, 평화의 메시지를 주제로 한 신비로운 빛의 마술이 성당 위에 흩뿌려진다. 전동성당 맞은편 경기전은 한옥마을의 중심 문화재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을 모신 건물이 경기전이다. 주변으로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과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아 2010년 지어진 어진박물관 등이 함께 있다. 경기전 한편의 작은 대나무숲은 놓치지 말아야 할 포토존이다. 잔바람에도 귓속말을 속삭이듯 바스스 떠는 대나무가 비밀처럼 난 문 위로 머리를 맞대고 뻗어 있다. 경기전을 빠져나와 한복을 차려 입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태조로를 따라 걷는다. 갖가지 길거리 음식이 즐비한 골목마다 한복을 차려 입은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서양 왕실의 드레스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 치마와 그 위에 금실, 레이스 등 화려한 장식을 덧댄 한복이 가장 많이 보인다.진짜 옛 멋을 잃고 상업화된 거리, 우리의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먼 국적 불명의 옷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전주한옥마을에서의 한때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그것 그대로 소중한 추억이 된다. 1920년대 모던걸, 모던보이 스타일의 의상이나 1970년대 교복도 인기다. 어우동 차림으로 멋을 낸 중년의 친구들이 매순간을 사진에 담고, 어린 남학생들이 한복 치마를 입고 살포시 화장까지 한 얼굴로 유쾌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전통이라는 굴레에 갇혀 있기보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저마다의 소소한 축제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색을 입힌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섬세한 감수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을 둘러본다. 전통한지원과 부채박물관에서 전통문화를 살펴보고 작은 갤러리들에 하나씩 발걸음을 멈춘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오목대 가는 길에 이른다. 오독대는 평지인 한옥마을 동쪽 나지막한 언덕 위에 지어진 누각이다. 나무 데크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한옥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풍경과 마주한다. 오목대까지 오르면 더 멋진 경치가 나올 것 같지만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전망이 없는 것이 아쉽다. 다만 신발을 벗고 누각 위에 앉아 그늘 아래 시원한 바람을 마주할 수 있어 좋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배우는 즐거움 얼마나 큰지”… 인문학에 빠진 수원

    “배우는 즐거움 얼마나 큰지”… 인문학에 빠진 수원

    5060 중심 강의실 복도에도 ‘인산인해’ 임정 100주년 기념 독립운동 재조명도“이집트 문명을 공부하며 배우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수원시 9개 도서관이 오는 11월까지 운영하는 각종 인문학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고 있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북수원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인문독서 아카데미’ 사업에 선정돼 지난달 21일부터 ‘세계 고대 문명, 그 시간과 공간 속으로’라는 제목의 강좌를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29일까지 황하 문명, 아스테카와 마야 문명, 그리스 문명을 주제로 한 강좌가 이어진다. 지난 9일 강좌에는 정원 120명을 훌쩍 넘긴 150명의 인파가 몰려 복도에서 강의를 듣는 풍경도 펼쳐졌다. 대부분 50~60대 중년층이다. 이봉화 북수원도서관 주무관은 “강당 책상을 밖으로 빼고 열람실·사무실 의자까지 가져오는데도 여전히 자리가 부족하다”고 열기를 전했다. 영국 리버풀대에서 이집트 상형문자 등을 전공한 강주현 작가가 강의를 맡고 있다. 앞으로 ‘영생을 위한 완벽한 아름다움의 추구, 고대 이집트 예술’, ‘신들의 언어, 거대 이집트 상형문자’ 등 주제의 강의가 이어진다. 광교홍재도서관은 지난달 30일부터 8월 9일까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한국근현대사 다시 읽기’를 주제로 ‘역사, 문학에 빠지다’, ‘역사, 사진에 빠지다’, ‘대한민국을 사랑한 백범 김구’ 강좌를 진행한다. ‘대한민국을 사랑한 백범 김구’는 청소년을 위한 강의다. 마지막 강의 때 성인, 청소년이 함께 참여하는 역사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화서다산도서관은 오는 10월 2일까지 ‘1919 외치고, 2019 새기다’를 주제로 ‘과학, 독립을 외치다’, ‘예술, 독립을 외치다’, ‘문학, 독립을 외치다’ 등의 강좌를 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내용이다. 장유정 단국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강연한다. 대추골도서관은 오는 18일부터 9월 24일까지 ‘인문학, 삶의 의미를 더하다’(청년과 시니어를 위한 인생 재설계)를 주제로 ‘영화로 삶을 성찰하다’, ‘그림이 전해주는 삶의 모습’ 등의 강연을 연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조수애♥박서원, 신혼여행=태교여행? ‘해변가 저녁식사’

    조수애♥박서원, 신혼여행=태교여행? ‘해변가 저녁식사’

    조수애 전 JTBC 아나운서(26)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지난해 12월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와 결혼한 JTBC 아나운서 출신 조수애가 13일 결혼 5개월 만에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두 사람의 신혼여행 사진이 재조명됐다. 조수애 전 아나운서는 결혼 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두 사람의 신혼여행을 인증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해변에 위치한 식당을 방문한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수줍은 미소를 짓는 박 대표와 그런 박 대표를 카메라에 담으며 하트 스티커로 애정을 표현하는 조 전 아나운서에게서 꿀 떨어지는 신혼의 핑크빛 분위기가 느껴진다. 조수애 아나운서는 석양으로 물들고 있는 해변의 풍경과 함께 메뉴판을 인증하며 “로맨틱…?”이라는 문구로 행복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조수애 전 아나운서와 박서원 두산 매거진 대표는 13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JTBC를 퇴직한 조수애 아나운서는 결혼 후 내조에 전념할 예정이다. 13일 한 매체는 연예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수애가 지난달 출산했으며, 2주 전 산후조리를 마치고 귀가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박서원이 대표이사로 있는 두산 매거진 측은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포토인사이트]짚으로 만들 달걀꾸러미 기억하시나요?

    [포토인사이트]짚으로 만들 달걀꾸러미 기억하시나요?

    13일 서울 창덕궁 청의정에서 열린 모내기행사에서 관계자가 기념품으로 나눠줄 지푸라기 달걀꾸러미를 만들고 있다. 1950년 전쟁 후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풍경도 흔치 않았던 시절 짚으로 만든 계란꾸러미에 담긴 계란 몇 알도 큰 선물이었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요즘 오랜만에 만난 계란꾸러미가 과거의 따뜻한 향수를 불러온다.
  • [한 컷 세상] 착잡한 골목 안 풍경

    [한 컷 세상] 착잡한 골목 안 풍경

    서울의 한 골목길 자전거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글이 적혀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꽁초를 버렸길래 이런 글까지 적었을까…. 글쓴이의 배려도 느껴지지만 마음 한구석에 착잡함도 남는다. 이런 글이 없어도 되는 골목 안 풍경이 더욱더 정겨울 듯하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한 컷 세상] 착잡한 골목 안 풍경

    [한 컷 세상] 착잡한 골목 안 풍경

    서울의 한 골목길 자전거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글이 적혀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꽁초를 버렸길래 이런 글까지 적었을까…. 글쓴이의 배려도 느껴지지만 마음 한구석에 착잡함도 남는다. 이런 글이 없어도 되는 골목 안 풍경이 더욱더 정겨울 듯하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외로운 사나이가 찾아간 삼각지… 눈물의 비표 새긴 애창곡 되다

    외로운 사나이가 찾아간 삼각지… 눈물의 비표 새긴 애창곡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7회 서울의 대중음악1(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편이 지난 8일 용산구 한강대로와 원효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삼각지역 안 기타를 치는 배호(1942~1971) 좌상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서울의 5번째 노래비 ‘돌아가는 삼각지’를 둘러보고 배호길을 따라 왜고개 성지~아모레 퍼시픽 사옥~용산전자상가를 걸었다. 임진왜란 때 당사국 조선을 제쳐 두고 명나라 심유정과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화의를 맺은 심원정 터~유서 깊은 용산신학교와 예수성심성당~범죄심리학의 개척자 장병림 가옥~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원삼탕, 창성옥, 경의선숲길공원까지 2시간 30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배호의 노래를 포함해 6건의 서울미래유산이 즐비했다. 1978년 타계할 때까지 원효로에 거주한 박목월 시인을 기리는 목월공원과 청노루힐 옛 자택 구경은 덤이었다. 이준섭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들려줬다.대중가요 가사에 투영된 서울은 서울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노랫말은 특정 시대, 특정 장소, 특정 시각에 대한 경향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영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대중가요에 나타난 서울의 길’에서 “대중의 경험과 욕망을 통해서 걸러진 서울을 보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서울을 소재로 한 노래를 통해 서울에 대한 당대인의 꿈과 희망 혹은 불안과 좌절을 엿볼 수 있다. 서울은 선과 악의 이중성을 가진 야누스적 도시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대중가요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는 근대성이 가장 잘 체현된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유정 단국대 교수는 ‘서울 노래를 통해 본 서울의 풍경’에서 대중가요는 “당대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대중가요의 가사를 통해 당대인의 시각과 정서를 헤아릴 수 있다.서울을 노래한 대중가요는 몇 곡이나 될까.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의 ‘대중가요에 녹여낸 서울 100년’ 자료에 따르면 가수 710명이 1141곡의 서울 노래를 불렀다. 이 중 제목에 ‘서울’이 포함된 노래만 544곡이었다. ‘명동’이 85곡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강 70곡, 서울역 55곡, 남산 40곡 등의 순이었다. 가수별로는 각각 14곡을 부른 나훈아와 이미자가 1위를 차지했다. 작사자로는 31곡을 지은 반야월이 돋보였다. 박춘석이 가장 많은 22곡을 작곡했다. 1930년대 대중가요의 3대 키워드는 ‘서울’, ‘한강’, ‘종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이라는 지명을 노래 제목에 처음 사용한 최초의 노래는 1929년 발표된 랑소희의 ‘서울마치’였으나, 1932년에 발표된 이애리수의 ‘자라메라’ 노랫말에 ‘종로네거리’가 등장하는 등 내용상 최초의 서울 노래로 평가받는다. 궁궐과 관청 그리고 지배계층과 상권이 몰려 있는 종로는 한양천도 이래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들어 위상이 쇠락했다. 1950년대에 나온 현인의 ‘서울야곡’이나 나애심의 ‘미사의 종’이 그렇듯 해방 이전까지 새로운 시가지로 개발된 명동과 충무로 일대 남촌이 대중문화의 주 무대로 주목받았다. 대중가요 가사의 중심지가 1920년대 종로에서 1930~40년대 명동·충무로로 옮겨 갔다가 1950년대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에 광화문, 종로, 남대문, 서울역 일대로 확장된 것을 알 수 있다.1960년대 대중가요에서 주목할 것은 노랫말이 서울 사대문을 벗어나 사대문 바깥으로 뻗어나갔다는 점이다. 서울의 양적 팽창이다. 1967~68년에 발표된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 낀 장충단공원’,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이 대표작이다. 이른바 ‘미8군 무대’ 출신 가수들이 가요계에 진출하면서 과장되고 서구화된 서울의 모습이 판치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 명동과 무교동에 머물던 대중문화의 중심지가 종로로 중심 이동했으나 1979년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시작으로 윤수일의 ‘아파트’,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 문희옥의 ‘사랑의 거리’ 등으로 흐르면서 1980년대 대중가요의 주 무대는 강남으로 강을 건넜다. 서울 노래는 1973년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 1982년 이용의 ‘서울’, 1988년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등이 맥을 이었다.1968년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진 뒤 건설된 입체교차로가 시민들의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새 서울’ 건설의 상징물이었다. 전차의 궤도와 전깃줄이 사라지면서 고가도로와 육교가 지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중 삼각지 입체교차로가 군계일학이었다. 장르는 트로트지만 세련된 재즈 스타일을 선보인 배호의 창법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지하 8층까지 내려가는 공포의 저음’과 ‘바닥까지 끌고 가서 밀어올리는 절절함’이 불후의 곡을 탄생시켰다. 이 노래는 1963년에 만들어졌지만 1967년 입체교차로가 들어선 뒤 창작한 노래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작곡가 배상태는 노량진에서 전차를 타고 충무로로 가던 중 삼각지에서 한 사내가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 취입할 가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은 일화도 남겼다. 당대의 인기가수 남일해는 연습만 했고, 금호동은 퇴짜를 놓았다. 유망 신인가수 남진도 여의치 않자 무명가수 김호성이 녹음까지 했지만 음반을 내지 못했다. 배상태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배호의 허름한 전셋집을 찾았다. 건강이 악화돼 거동조차 힘들던 배호는 녹음을 사양하다가 쓸쓸한 분위기가 자기 처지를 대변하는 것 같다면서 가래를 뱉어 가면서 병상에서 녹음을 강행했다. 5년 묵은 곡이 배호를 만나서 빛을 본 셈이다. 서울에는 모두 9개의 노래비가 있다. 서울 노래비 1호는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이며 1995년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세워졌다. 2호는 반야월 작사, 이해연 노래 ‘단장의 미아리고개’. 성북구 돈암동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에 서 있다. 3호는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인데 1997년 마포구 도화동 마포근린공원에 세워졌다. 4호는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이며,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 숲에 있다. 5호는 2001년 용산구 삼각지에 세워진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다. 6호는 2008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 벽면에 있다. 7호는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다. 2008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등진 작곡가 이영훈 1주기를 맞아 정동길과 정동교회가 바라보이는 덕수궁 돌담길 앞에 세워졌다. 8호는 1965년 발표된 오기택의 ‘영등포의 밤’을 기려 2010년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에 세워졌다. 9호는 의료사고로 숨진 신해철을 기리고자 2015년 북서울꿈의 숲에 벤치 형태로 건립됐다. 넥스트3집 수록곡 ‘세계의 문(유년의 끝)’이 새겨졌다.배호는 1981년 MBC특집 여론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 1위로 선정됐고,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 KBS 가요무대 여론조사에서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국민가수 10인’에 올랐다. 전국 방방곡곡에 배호의 노래비 7개 있다. 서울 삼각지(돌아가는 삼각지)를 비롯해 경기 양주(두메산골), 경북 경주(마지막 잎새), 강원 강릉(파도), 인천 중구(비 내리는 인천항 부두), 충남 보령(두메산골), 전북 정읍(잘 있거라 내장산아) 등이다. 전국에 배호사랑연합회가 활동 중이고, 올해도 제23회 배호가요제가 열려 언제 어디서나 배호의 노래가 애창되고 있다. 혹자는 그 이유를 ‘가난과 병마에 시달린 눈물의 비표(秘標)’가 노래에 새겨진 때문이라고 푼다. 삼각지를 품은 용산은 13세기 몽골군 침입 때 병참기지, 16세기 임진왜란 때 일본군 주둔지를 거쳐 19세기 임오군란 때 청군 주둔지였다. 20세기 들어 전승국 일본인 마을, 철도기지와 군사기지에 이어 해방 이후 미군기지였다. 한반도를 유린한 외세의 각축장이자 침략 통로였고, 150년간 외국 지배세력이 머문 특수한 곳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단절과 망각의 도시다. 이처럼 용산에는 식민지 근대에 대한 불편함이 온존한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에세이집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에서 “용산은 애써 지우고 싶은 식민과 이식의 역사와 모욕과 단절의 시간이 폭력적인 개발을 호출하는 기이한 장소”라고 지적하면서 “참담하고 역동적인 모더니티의 장소로서 용산은 다시 성찰의 대상이 될 만하다”고 용산이 가진 과도한 산문성의 이면을 설명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8회 서울의 문학2(박완서의 나목) ■일시 및 집결장소: 6월 15일(토) 오전 10시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지폐 토해내는 현금지급기… ’ATM 잭팟’ 노린 악성코드 공격?

    지폐 토해내는 현금지급기… ’ATM 잭팟’ 노린 악성코드 공격?

    지하철역 ATM에서 ‘잭팟’이 터졌다. 데일리메일과 익스프레스 등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본드스트리트 지하철 역사 내 현금지급기에서 20파운드짜리 지폐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난데없이 돈다발이 쏟아지자 지하철 보안요원들이 현금지급기를 둘러싸고 경계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현장을 지나던 사람들도 모두 걸음을 멈추고 지폐를 토해내는 현금지급기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공개된 영상에는 돈을 인출하던 남성이 비정상적으로 지폐를 토해내는 현금지급기 옆에서 재밌어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바닥에는 쏟아진 지폐가 가득하다. 남성은 아예 현금지급기 밑에 가방을 열어두고 지폐를 받아내며 주변에 떨어진 돈을 발로 쓸어모았다. 현지언론은 쏟아진 지폐 총액이 우리 돈으로 수백만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멀웨어를 이용한 ‘ATM 잭파팅 공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ATM 잭파팅 공격’은 악성코드를 ATM 시스템에 침투시켜 정보를 허위로 조작하고 마치 잭팟이 터진 것처럼 현금을 마구 인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다. USB나 내시경을 이용해 ATM에 악성코드를 직접 심거나, 은행 네트워크를 해킹해 원격으로 기기를 조작한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피해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ATM 잭파팅 공격으로 유명한 범죄 조직 ‘카르바낙’의 우두머리가 스페인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카르바낙이 현금지급기에서 비정상적으로 인출한 돈은 15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ATM을 제작한 폴란드 회사는 해킹 등 기계 오작동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폴란드 쿠야스코포모르스키에 토룬 소재의 ‘비트코인 테크놀로지’ 소유주 겸 CEO 아담 그라모스키는 “기계 오작동은 절대 아니다. 실제로 해당 고객이 많은 돈을 인출한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종이 영국 소액 지폐를 처리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대규모 거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를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인출한 고객이 조심성이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지폐를 토해낸 기기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해 입출금할 수 있는 비트코인 ATM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다시 봐도 명작… 저와 함께 옛 흥행상자를 열어 보시겠습니까

    다시 봐도 명작… 저와 함께 옛 흥행상자를 열어 보시겠습니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비롯해 ‘알라딘’, ‘엑스맨:다크 피닉스’, ‘로켓맨’ 등 쟁쟁한 화제작이 박스오피스 1~4위를 점령한 가운데 눈에 띄는 흥행작이 있다. 18년 만에 국내 관객들을 다시 찾은 일본 명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개봉한 ‘이웃집 토토로’는 개봉 5일째인 10일까지 관객 10만 5879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관객들 사이에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명작은 명작”이라는 후기가 이어진다.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일본 개봉 당시 애니메이션 최초로 극영화를 제치고 일본 내 모든 영화상을 석권하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는 일본 문화가 개방된 뒤 2001년에 소개된 이후 많은 이들의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혀 왔다. 18년 만에 재개봉하면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쳤고, 자막 버전은 물론 처음으로 우리말 더빙판도 제작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동네의 숲을 지키는 신비로운 생명체 토토로를 만나면서 마주하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 수채화 같은 풍경 속에 담긴 수작이다.미야자키 감독의 또 다른 명작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도 탄생 3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오는 26일 재개봉한다. 1989년 일본에서 개봉한 ‘마녀 배달부 키키’는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가도노 에이코의 동명 원작에 미야자키 감독의 판타지 감성이 더해져 탄생했다.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감독에게 첫 번째 대중적인 흥행을 안겨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LG전자, 트리플 카메라 장착 30만원대 스마트폰 출시

    LG전자, 트리플 카메라 장착 30만원대 스마트폰 출시

    LG전자가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30만원대 실속형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LG전자는 14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보급형 중저가 스마트폰 LG X6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출고가는 34만 9800원이다. 이 제품은 후면에 1600만 화소 고해상도 카메라, 화각 120도를 지원해 사람의 시야각과 비슷한 넓은 풍경을 담아내는 초광각 카메라, 사진의 깊이를 추출해 아웃포커스를 구현해주는 심도 카메라 등 총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6.26인치 대화면에 중앙 상단 카메라 부위를 물방울 모양으로 감싸 화면을 제외한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했으며 저장 공간은 64GB, 배터리 용량은 3500mAh다. 또한 32비트 고해상도 음원을 손실 없이 재생하는 ‘하이파이 쿼드 댁(DAC)’과 이어폰 종류에 상관없이 최대 7.1채널 사운드의 입체감을 구현하는 ‘DTS:X’ 기술도 적용됐다. LG페이와 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지원하며 일명 ‘밀스펙’으로 불리는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규격(MIL-STD 810G) 중 고온, 저온, 열충격, 습도, 진동, 충격 등 6개 항목을 통과했다. 색상은 뉴 모로칸 블루, 뉴 오로라 블랙 두 가지다. LG전자 오승진 모바일마케팅담당은 “탄탄한 기본기와 차별화된 카메라 성능으로 뛰어난 모바일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채널숨, 국내 최초 ‘마음챙김 라이프 채널’ 공식 론칭

    채널숨, 국내 최초 ‘마음챙김 라이프 채널’ 공식 론칭

    주식회사 채널숨이 오는 12일 KT 올레TV에서 채널을 론칭한다. 과잉 속도와 자극,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채널숨은 ‘숨 쉬는 TV’라는 슬로건으로 시청자들을 새로운 휴식의 세계로 안내한다. 국내에서 유일한 명상 관련 방송채널 등록업체로서 마음 건강과 자기 계발을 주제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 방송 채널의 자극적이고 획일화된 영상 콘텐츠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상 문법과 포맷으로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 <자전거를 탄 풍경>, <세상이 학교다-사랑어린 연금술사들>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며 해외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교양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테마형 명상 콘텐츠를 비롯해 착한 예능 등 장르 다양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이경열 채널숨 대표는 “속도와 효율만을 쫓는 피로 사회에서 시청자들이 삶의 동력을 재충전하고 진정한 휴식을 찾는 방송 채널이 될 것”이라며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유일의 명상 분야 정보 스테이션이 될 계획”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채널숨은 TV,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전방위에서 마음 건강과 자기 계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방송은 오는 12일부터 KT올레TV에서 시청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부동산 투기 광풍은 서울의 강남 개발과 맞물려 있다. 1960년대 말 정부가 ‘남서울 개발 계획’을 발표한 뒤 영동지구, 특히 말죽거리를 중심으로 투기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1970년대 중반에 고급 아파트들이 지어지면서 잠잠했던 광풍이 재연됐다. 1975년 무렵의 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교대가 들어서기 전의 서초동뿐만 아니라 서쪽의 화곡동도 몇 달 만에 땅값이 두 배로 뛰었다. 필수인 서류나 세금 관계는 따지지도 않고 중개업자 말만 믿고 거래가 이뤄졌다. 감정평가는 물론 고려되지 않았고 호가로만 거래됐다. 이러다 보니 계약서 한 장만으로 하루에 평당 1만원(현재 가치 최고 100만원 추정) 이상의 차익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매일경제 1975년 3월 21일자). 땅 사기 규모도 상상 이상이어서 국유지 10만평을 서류를 위조해 사기 매매하거나 100만평을 불법 전매한 사기꾼들이 붙잡혀 처벌을 받았다. 분양과 전매 절차와 규정이 정교하지 않았을 때 현장 불법 전매가 판을 쳤다. 서울 여의도 S아파트 분양 현장. 당첨된 부인 상당수가 300만원짜리 당첨권을 즉석에서 450만원에 팔아넘겼다(경향신문 1976년 4월 23일자). 청약 가점 같은 제도는 아예 없던 때여서 돈만 있으면 복부인들은 여기저기 분양하는 아파트들에 모조리 분양 신청서를 냈다. 선착순 분양도 있어서 서초동 K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부인들이 전날 밤부터 몰려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규정도 허술하고 자격증도 없던 당시 중개인들의 부추김으로 부동산 투기는 과열됐다. 신청에 제한이 없어 1977년 여의도 M아파트 분양에는 한 사람이 계약금 2억원을 내놓고 100채를 신청했다. 312가구를 분양한 이 아파트 분양 창구엔 1만 3900여명이 몰려 유리창이 박살 나고 경찰관이 떠밀려 다치기도 했다. 이미 기업형 부동산 투기꾼들이 설쳤고 피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갔다. 개발 붐에 따른 투기와 땅값 급등은 비단 서울만의 일이 아니었다.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강릉 경포대의 땅값은 평당 900원이었는데 개통 이후 1976년에는 9만원으로 100배나 뛰었다. 자금력을 동원한 재벌들의 땅 투기는 규모도 어마어마했거니와 이익도 컸다. 일례로 삼성은 충남 태안 연포해수욕장 주변의 땅 7만평을 매입했는데 평당 가격이 50원이었다. 이 땅은 5년 만에 600배가 뛰어 3만원에 이르렀다(동아일보 1976년 6월 30일자). 물론 용인 에버랜드나 안양베네스트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명목으로 헐값에 사들인 토지들도 엄청나게 뛰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색 패션쇼…순식간에 드레스로 변신한 대형 풍선

    이색 패션쇼…순식간에 드레스로 변신한 대형 풍선

    거대한 풍선이 드레스로 변신하는 런웨이 무대가 공개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 졸업작품 패션쇼가 펼쳐졌다. 이날 노르웨이 출신의 프레드릭 티제란센은 풍선을 활용한 패션을 선보였다. 영상 속 모델들은 커다란 풍선을 상체에 끼운 채 런웨이에 서 있다. 워킹을 시작한 모델들은 무대 중앙에서 풍선의 바람을 조심스럽게 빼낸다. 바람이 빠진 풍선은 모델의 몸에 쏙 맞는 의상으로 변신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진풍경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눈을 떼지 못한다. 독특한 풍선의상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티제란센은 이날 패션쇼에서 대상 격인 로레알 프로패셔널 영 탤런트 어워드 상을 받았다. 사진·영상=Popular on Youtube/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태국 우기의 찝찝함도 날려버린 ‘2019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방콕’ 성료

    태국 우기의 찝찝함도 날려버린 ‘2019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방콕’ 성료

    지난 8일 2시(이하 현지 시간) 태국 방콕 시내에 위치한 대형 복합 쇼핑몰 시암 파라곤(Siam Paragon) 내 로얄 파라곤 홀(Royal Paragon Hall)에서 ‘2019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방콕’이 3,000여 명에 이르는 수많은 인파의 열렬한 환호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서울신문과 주태국한국문화원(원장 강연경), 한태교류센터(대표 홍지희)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코윈, 서울관광재단,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뉴에라, 해피코리아, 프로마이스, 올케이팝, 메가존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태국 내 무르익은 K-POP과 한류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기획·개최되었다. 이욱헌 주태국대사는 축사에서 “이제 한류(韓流)와 태류(泰流), 태류와 한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한국과 태국의) 젊은이들이 손을 잡고 합심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며 양국의 적극적인 문화 교류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태국 북부지역 치앙마이부터 방콕에 이르기까지 태국 전역에서 등록한 100여 개의 참가 팀 중 15개 팀이 본선 무대에 초대되었고,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까지 총 집결하여 광활한 로얄 파라곤 홀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본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JYP 김태철 안무가는 “오늘 커버댄스를 심사하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한 편의 쇼 케이스를 관람한 느낌”이라고 전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고, 홍지희 대표는 “날이 갈수록 태국 참가자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심사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태국 본선에 참가한 100여 명의 참가자 전원은 블랙핑크(Black Pink)의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에 맞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노 플라스틱(No Plastic)’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펼쳐 그 의미를 더했다. 수준 높은 2시간여의 열띤 경연 끝에 갓세븐(Got7)의 하드캐리(Hard Carry)를 커버한 남성 7인조 커버그룹 갓질라(GodZilla)가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그룹의 리더인 차난유 트리위타야쿤(Chananyu Triwitthayakhun, 26)은 “태국을 대표하는 팀이 되어 기쁘고, 우승을 향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K팝 온·오프라인 한류융합콘텐츠이다. 한류 문화의 지속적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K팝 팬케어 캠페인으로 평가받는다. ‘2019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오는 9월까지 10여 개국에서 각국의 우승자를 가리게 되며, 우승자들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될 최종결선에 초청받게 된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120원짜리 에티오피아 커피 한 잔, 그 꿈의 향을 찾아서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 감탄이 나왔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 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는 아디스아바바공항이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에티오피아를 찾게 됐다. 첫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랄리벨라와 곤다르를 돌아보는 일정이었고 두 번째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진카, 아라브민치, 하와사, 콘소를 거쳐 짐마, 봉가, 바레 국립공원, 하라르에 이르는 다소 긴 여정이었다.그렇게 한 달에 걸쳐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훑어보며 에티오피아의 다양한 모습과 만났다. 고대 기독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랄리벨라의 암굴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던 숭고한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진카의 무르시족과 하마르족 마을에서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부족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술을 나눴다. 바레 국립공원에서 만났던 멧돼지 가족과 바분 원숭이들도 유쾌했다.●수도사들 ‘악마의 열매’라며 불에 태우자… 세상에 없던 향 뿜으며 ‘커피’ 탄생해 하지만 이 모든 풍경과 경험을 지나와 한국에 와 있는 지금 머릿속에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커피다. 매일 아침마다 거리의 노천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함께 마셨던 진한 커피향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코 끝에 커피향이 스치는 것만 같다. 커피 하면 많은 이들이 브라질 또는 콜롬비아를 떠올릴 테지만 커피의 발상지는 에티오피아다. 다양한 설이 있지만 커피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 살았던 목동 ‘칼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를 보살피던 칼디는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했다.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칼디는 염소들이 열매를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술에 취해 흥분하여 춤을 추는 듯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칼디는 그 열매를 따서 집으로 돌아와 물에 끓인 후 마셔 보았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칼디는 이 신기한 사실을 이슬람 수도사들에게 알렸고,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이라고 생각한 수도사들은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더 향기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커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발견 덕분에 이른 아침을 여는 지루한 회의가 그럭저럭 참을 만하게 된 것이다. 커피라는 이름 역시 에티오피아의 지명 ‘카파’(Kaffa)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카파는 에티오피아의 커피나무 자생지이기도 하다. 카파가 터키로 전파되어 Kahweh,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에서 Cafe, 이탈리아에서 Caffe, 독일에서 Kaffee, 영국과 미국에서 Coffee로 불리게 되었다. 커피 콩은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나뉘는데 아라비카종은 로부스타종에 비해 산미가 있고 향이 뛰어나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냉해에 약한 편이라 가격이 비싸다. 아라비카종은 주로 해발고도 1500m에서 3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에서 연평균 15~25℃의 기온과 2000~2500㎜ 정도의 강수량인 지역에서 자라는데 에티오피아는 그 조건에 딱 떨어지는 곳이다. ●귀한 손님에겐 ‘커피 세리머니’ 전통… 화로 ·토기 주전자·송진 이용한 특별한 의식 아디스아바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을 가면 짐마다. 여기가 바로 카파다. 그러니까 카파는 짐마의 옛 명칭이다. 짐마 공항에 내리자마자 커피를 그려 놓은 커다란 커피 간판이 여행자를 반겼다. 공항 한쪽에는 에티오피아식 커피를 파는 조그만 커피 좌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십여 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서자 에티오피아의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삼륜 오토바이 택시와 말이 끄는 마차, 자동차가 뒤엉킨 도로는 복잡했다. 이 복잡한 도로 위를 양과 염소가 느린 걸음으로 걸어다녔다. 숙소에 들어서자 커피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환영의 인사로 커피 세리머니를 한다. 에티오피아 말인 암하릭어로는 ‘분나 마프라트’라 부른다. ‘분나’는 ‘커피’를, ‘마프라트’는 ‘요리’를 뜻한다. “에티오피아식 커피는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일 거예요. 처음엔 좀 낯설 테지만 이틀만 지나면 세 잔 이상 마시지 않고는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예요.” 짐마 지역을 안내할 가이드인 데스가 말했다.커피잔이 가득 올려진 자그마한 탁자 위에는 네렐라라는 에티오피아식 하얀색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주위 바닥에는 행운을 불러 온다는 풀이 깔려 있었다. 탁자 앞에 자리한 화로에는 숯불이 연기를 피워 올렸고 그 위에는 목이 긴 토기 주전자 ‘제베나’가 올려져 있었다.그 옆에는 향로가 있었는데, 노란색 송진 덩어리를 올려놓으니 흰 연기와 함께 진한 향내가 퍼져나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세리머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예요.” 데스가 귓속말로 나지막이 말했다. “주변의 냄새를 없애 커피향이 더 도드라지도록 하는 거죠. 손님에게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여인은 곧 프라이팬에 하얗게 건조된 커피콩을 볶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때 손님들은 연기를 함께 마시며 향기를 음미한다. 커피가 적당하게 볶아지자 곧 절구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제베나에 담긴 물이 끓기 시작하고 커피 가루를 넣고 다시 얼마간 끓인다. 에티오피아는 대부분의 지역이 해발 2000m 이상인데, 높은 고도 때문에 95℃ 정도면 물이 끓는다. 하지만 목이 긴 제베나는 기압 차이를 줄여줘 진한 커피를 우려낼 수 있다. 또한 커피 아로마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이제 커피를 마실 차례다. 제베나에서 나온 커피가 손잡이가 없는 작은 찻잔 ‘시니’에 넘치도록 담긴다. 기분 탓인지 훨씬 더 검고 진하게 보인다. 여기에 설탕을 두 스푼이나 넣는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셔 본다. 진하고 신선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초콜릿 향인지 캐러멜 향인지 뭔가 달콤한 맛과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박하향이 스며 있고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신맛도 깃들어 있다. “세 잔은 마시는 게 예의입니다. 첫 잔은 ‘우애’, 둘째 잔은 ‘평화’, 셋째 잔은 ‘축복’을 담아 마시죠. 커피 생산지 중 고유의 커피를 마시는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유일합니다.” 데스가 어깨를 으쓱 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어깻짓이었다. 첫째 잔은 ‘아볼’, 두 번째 잔은 ‘후에레타냐’, 마지막 잔은 ‘바라카’로 부른다.짐마에서 차를 타고 1시간을 가면 봉가라는 조그마한 도시가 나온다. 이곳이 칼디가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다. 봉가에는 야생 커피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숲이 있다. 지금의 카파는 10개의 워레다(작은 행정구역)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봉가는 카파의 행정수도. 인구는 약 3만명이다. 에티오피아의 모든 커피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를 통해 거래된다. 수확 후 가공을 마친 커피는 ECX의 커피 보관소로 모인다. 커피 보관소는 에티오피아 8개 주요 지역에 있는데 봉가도 그중 한 곳이다. 봉가 시내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삼십 여분 가자 짙은 황토색의 강이 나타났다. 드라이버는 이곳부터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봉가 가이드를 맡은 베레케트는 물 한 병을 던져주며 여기서부터 4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늘 하나 없는 황톳길이 눈 앞에 펼쳐졌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를 걸어가자 이곳이 커피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라는 입간판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간판이었다. 베레케트는 팔을 이끌며 숲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몇 발자국 숲으로 들어갔을 뿐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에 오는 여행자들은 사실 봉가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그들은 랄리벨라의 암굴교회나 진카의 원시부족 마을을 방문하길 원하죠. 하지만 봉가는 아라비카 커피의 최초 발생지이기도 한 만큼 더 알려질 필요가 있는 곳이에요.” 베레케트가 말했다. “커피 나무가 어디 있죠?” 내가 묻자 베레케트가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 숲의 모든 나무가 커피 나무입니다.”정말 놀라웠다. 아열대 기후 속에 자리한 이 울창한 레인 포레스트가 모두 커피나무라니! 나는 어느새 커피 숲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커피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어떤 커피나무는 키가 5m는 더 돼 보였다. “봉가의 산림 보존 지역은 넓이가 500㎢에 이르는데, 이와 비슷한 크기의 아열대 숲은 에티오피아에 몇 군데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베레케트는 숲의 나무들이 만드는 짙은 그늘이 열매를 느린 속도로 자라게 하는데, 이 때문에 풍미 가득한 커피 열매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걸 바로 따서 먹을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단 수확기가 돼야 하죠. 10월부터 빨갛게 익은 커피를 따기 시작해요.” 지금이 10월이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에티오피아 여행은 국내선 연결편이 잘 돼 있어 되도록이면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한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맛이 시큼하다. 전압은 220V로 우리와 같은 콘센트를 사용한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박각시 오는 저녁/백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박각시 오는 저녁/백석

    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방 문을 횅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는 저물 무렵 박꽃에 날아오는 나방이다. 주락시 또한 나방일 것이다. 박각시와 주락시를 본 적 없다. 백석 또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영혼의 텃밭 어딘가에 박꽃이 하얗게 피고 박각시와 주락시들이 붕붕 날아오는 것 같다. 백석이 하얗게 웃는 모습도 보인다. 백석 시의 장함은 조선 사람 외에는 이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북관 사투리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 마음 안에 훼손될 수 없는 파라다이스가 펼쳐진다. 돌우래와 팟중은 땅강아지와 같은 곤충의 이름이다. 언젠가 백석의 손을 잡고 산등성에 올라 콩꽃처럼 피어나는 별밭을 볼 것이다. 곽재구 시인
  • ‘태양의 계절’ 오창석·윤소이, 행복한 옥상 생활 ‘서로 바라보는 눈빛이..’

    ‘태양의 계절’ 오창석·윤소이, 행복한 옥상 생활 ‘서로 바라보는 눈빛이..’

    ‘태양의 계절’ 오창석-윤소이의 알콩달콩 옥상 생활이 공개됐다. 5일 방송된 KBS 2TV 새 저녁 일일드라마 ‘태양의 계절’(극본 이은주/연출 김원용/제작 삼화네트웍스)에서는 양지그룹 회계감사에 나선 신입 회계사 김유월(오창석 분)과 그의 연인 윤시월(윤소이 분)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전파를 탔다. ‘태양의 계절’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양지그룹을 둘러싼 이기적 유전자들의 치열한 왕좌게임을 그린다. 서로를 속고 속이는 수 싸움과 배신으로 점철되는 양지그룹 ‘제왕의 자리’, 그로 인해 희생된 한 남자의 비극적인 복수극과 역설적으로 낭만적 성공담이 담길 예정이다. 시월은 자신이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 앞 유월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시월의 미소만큼 싱그러운 옥상의 낮 풍경에는 빨래건조대, 화분 등 두 사람의 소소한 일상이 담겼다. 밤낮 가릴 것 없이 사랑이 충만한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다만, 양지그룹 회계감사를 진행 중인 유월이 회계사 동기들과 ‘양심선언’을 준비하고 있어 두 사람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높인다. 한편 오창석, 윤소이, 최성재, 하시은 등이 출연하는 ‘태양의 계절’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 7시 50분 KBS 2TV를 통해 방송 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거리 곳곳에서 마주친 추억 속 일상

    [흥미진진 견문기] 거리 곳곳에서 마주친 추억 속 일상

    투어는 광흥창역에서 시작했다. 서울의 과거부터 되짚어보는 코스였다. 광흥창은 이름만 들어봤지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역에서 출발해 먼저 공민왕 사당을 둘러보았다. 사당 입구에 있던 커다란 회화나무는 오래된 만큼 그 자태가 수려했는데, 회화나무를 심으면 집안에서 큰 인물이 난다고 믿어 귀히 여기던 나무라고 한다. 한적한 공민왕 사당에서 역사 시간에 배웠던 업적을 다시 복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와우산 둘레길을 따라 와우정에 올랐다. 산속 와우정에 앉아 있노라니,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등교하면서 느꼈던 서울에서의 오전과는 사뭇 달랐다. 일행과 함께 홍대 거리를 걸으며 청춘마루, 땡땡거리 등을 지났는데 여러 번 와본 곳이었음에도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보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땡땡거리를 지나며 본 산울림 소극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됐다는 걸 알게 됐다. 자주 지나쳤던 홍대 메인 거리 가운데에 작은 상점들이 길게 들어서 있는 게 과거에 있던 기찻길 때문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친구들과 지나갈 땐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상적인 부분들에 내가 알지 못했던 서울의 역사가 스며들어 있던 것이다. 이런 투어가 아니었다면 같은 장소에서 계속 한 가지 시각만으로 주변을 바라봤을 것 같아 오늘의 경험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다. 경의선 책거리를 걸으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는데도 북적북적했던 홍대와 달리 한적한 느낌이었다.책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옛날의 낡은 기차역처럼 재현해 놓은 공간이 나타났다. 기차역 이름 팻말에 ‘책거리역’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재치 있고 주변의 풍경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호철 작가가 작품을 쓴 당시 서울의 인구는 약 379만명 정도였는데, 현재 서울의 인구는 약 976만명이란다. 서울은 여전히 만원이다. 그렇지만 주말 아침에 잠시 시간을 내어 평소 알던 서울에서 벗어나 과거의 서울, 그렇지만 동시에 너무나 새로운 서울을 만난 시간이었다. 박하민 이화여대 영어영문학부 3년
  • [여기는 중국] 신상품에 몰려든 중국인들…마네킹 옷 벗기고 주먹다짐

    중국 전역에서 ‘유니클로 대란’이 일어났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가 미국 팝아티스트 카우스(KAWS)와 협업해 출시한 티셔츠를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전역에서 카우스와 협업한 3번째 신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는 성인용 티셔츠 12종, 아동용 티셔츠 6종, 가방 3종 등이 99위안(약 1만7000원)대에 출시됐다.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클로와 카우스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인터넷 암시장에서 정가의 10배를 웃도는 13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EverybodyKAWS 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4억 5000만건에 달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날 신상품 출시에 맞춰 몰려든 사람들은 밤샘 대기도 불사했다. 현지언론은 3일 유니클로가 문을 열자마자 앞다퉈 매장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마네킹에 걸린 옷까지 벗기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SNS에 퍼진 영상에는 매장 셔터가 미처 다 올라가기도 전에 매장 안으로 기어들어 간 사람들이 티셔츠를 두고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마네킹에 입혀둔 샘플까지 벗겨가는가 하면 일부 쇼핑객은 티셔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싸움까지 벌였다. 유니클로 측은 이날 고객 한 명당 2개로 구입을 제한했지만 개장 10분 만에 모든 재고가 바닥났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매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밝혔다. 한 쇼핑객은 베이징유스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3일 자정 온라인에서 선판매가 시작됐지만 금방 품절돼 티셔츠를 사지 못해 일찍부터 매장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전문가 송칭후이는 “카우스의 티셔츠를 사기 위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카우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태가 유행에 따라가기 위해 벌어진 전형적인 충동구매라고 꼬집었다. 앤디 워홀과 비교되기도 하는 카우스는 1974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브라이언 도넬리다. 지난 4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애니메이션 ‘심슨’과 비틀스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허츠 클럽 밴드’ 앨범을 패러디한 카우스의 그림이 1천480만 달러(약 167억 원)에 팔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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