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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진진 견문기] 한남대교 아래서 피한 소나기 잊지 못할 한강변에서의 추억

    [흥미진진 견문기] 한남대교 아래서 피한 소나기 잊지 못할 한강변에서의 추억

    오후 6시 압구정역에서 모였다. 동호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한강변을 걷는 투어였다. 아직 태양은 한강 수면의 두 뼘 높이에서 작열하며 강물에 붉은 물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전철이 지나는 동호대교 아래에서 옛사람들은 한강을 강이 아니라 동호·서호·남호 등 3개 호수로 나눠 부르면서 풍류를 즐겼다는 해설 사이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천둥소리였다. 왼편에 잠원지구의 초록나무와 잔디, 오른편에 푸른 강물을 두고 한남대교를 향해 걸었다. 한강 물빛은 날과 시간에 따라 같을 때가 없다고 하는데, 회색 강물 빛이 지루하다며 잔디 쪽으로만 시선을 주는 분들도 있었다. 갑자기 후드득후드득 소나기가 내렸다. 빠른 걸음으로 비를 피할 수 있는 한남대교 아래까지 걸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즐기던 열 가지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가 한남대교 근처에 있었다던 제천정에서 하는 달구경이었다고 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실눈썹같이 가느다란 초승달이 떠 있었다. 조선시대 즐겼다는 보름달은 아니었지만 새초롬하니 마음을 간질이는 매력이 있었다. 오후 7시 30분 반포대교에서 20m 아래 한강으로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190개 경관조명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물줄기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달빛무지개분수는 2008년 영국 세계기네스협회에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분수’로 등재됐다고 한다. 한강 물이 굽이쳐 흐른다고 서릿개라고 했다가 한자 표기가 바뀌어 반포로 불리는 반포지구에 다다르자 태양은 사라지고 주변이 캄캄해졌다. 한강 건너 노란 불빛이 긴 띠를 이루고, 환하게 빛을 밝힌 한강유람선은 강물에 황금빛무리를 만들며 지나가고 있었다. 모두 50여개 노선을 운영하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대한 해설을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쳤다. 한강은 차로 지나며 멀리만 바라보던 곳이었다. 햇빛과 달빛, 물빛과 풀빛, 한강변의 불빛까지 빛의 향연이었고, 어느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시구처럼 한강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경험이었다. 이소영(동화작가)
  • 호반·중흥 등 5개사, ‘혈세’ 공공택지 싹쓸이로 분양수익 6조 폭리

    호반·중흥 등 5개사, ‘혈세’ 공공택지 싹쓸이로 분양수익 6조 폭리

    시공 능력 없는 계열사 동원해 ‘벌떼 입찰’ 분양원가보다 높게 아파트 팔아 24% 수익 호반 2조1713억·중흥 1조9019억 이득 챙겨 “무주택 서민 택지, 건설사 로또 택지 전락” 호반 전매거래로 4500억… “불법 조사를”호반건설 등 5개 중견 건설사가 수십개 계열사를 동원한 편법적인 ‘벌떼 입찰’로 최근 10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용지 10곳 중 3곳을 낙찰받아 6조원이 넘는 분양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국민 세금을 투입해 조성한 신도시·공공택지지구가 일부 건설사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신문과 함께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LH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제일풍경채 등 5개 건설사에 10년 동안 팔린 공공택지 필지는 전체 473개 중 142개로 30%에 이르렀다. 면적으로 따지면 전체 2042만㎡ 중 648만㎡로 31.8%를 차지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건설사(7827개)의 0.06%가 신도시·택지지구의 아파트 용지 30%를 쓸어 간 것이다. 이들은 시공 능력이 없는 수십개 계열사를 동원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벌떼 입찰’ 수법을 주로 썼다. 경실련이 LH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공급 공고문 등을 통해 공급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 택지들의 공급가는 10조 5666억원이었다. 이 중 호반건설이 사들인 택지의 가격이 3조 1419억원으로 5개 건설사 중 29.7%를 차지했고, 중흥건설은 3조 928억원이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은 “택지를 사들인 건설사가 직접 시행·시공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하고 공공이 직접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반건설 등 5개 건설사가 낙찰받은 전체 142개 필지 중 이미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 곳은 102개였다. 5개 건설사는 102개 필지에 아파트를 지어 26조 1824억원에 이르는 분양매출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나타난 평균 건축비, 토지비, 분양가를 통해 산출한 결과다. 그러나 경실련은 “LH가 판매한 택지비, 적정 건축비, 이자 등 부대비용(택지비의 10%)을 고려한 적정 분양원가는 전체 19조 9011억원, 한 채당 2억 4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건설사들이 분양원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팔아 6조 2813억원의 이득을 취한 것이다. 아파트 한 채당 8000만원에 이르는 수익이다. 건설사별로는 31개 단지를 분양한 호반건설이 2조 1713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중흥건설 역시 31개 단지를 분양해 1조 9019억원, 우미건설은 15개 단지에서 9559억원, 반도건설은 16개 단지에서 7831억원, 제일풍경채는 9개 단지에서 469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5개 건설사의 분양수익률은 평균 24%였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수익률이 26%로 가장 높았으며, 제일풍경채(24%), 우미건설(22%), 반도건설(19%) 순이었다. 아직 분양되지 않았거나 건설 중인 아파트, 전매를 통해 다른 업체로 넘긴 필지 등 40개는 분석에서 제외됐다. 경실련은 “공공택지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과 집값 정상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건설사들에 막대한 이득을 챙겨 주는 ‘로또 택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택지를 낙찰받기 위해 건설사들은 페이퍼컴퍼니를 무분별하게 늘려 왔다”며 “현재의 공공택지 공급 방식은 공공택지 조성 목적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은 물론 건설사들의 불법 거래만 부추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낙찰받은 필지 외에 전매 거래를 통해 필지를 확보하는 관행도 문제다. 호반건설은 10개 필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여 9개 필지에서 분양해 4500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뒀다. 경실련은 “불법 전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면서 “택지를 매입한 사업자가 시공하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게 되팔면 해당 택지를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씨줄날줄] 슬리핑 차일드 체크 버튼/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슬리핑 차일드 체크 버튼/박록삼 논설위원

    ‘과태료 3만원의 세상’이 있다. 버스가 멈추기 전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할 때 과태료 3만원을 부과한다는 조례안을 최근 경기도의회가 입법예고해 작은 논란이 있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광역버스가 많은 지역의 특성상 안전을 고려하기 위한 조치다. 법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콩나물 시루와 같은 서울행 출퇴근 광역버스 풍경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뜻은 가상하나 탁상행정이다. 이 밖에 자동차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금연공원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 운전면허증 적성검사 기간을 넘겨 갱신하지 않았을 때 등도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된다. 모두 그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면허증 갱신을 제외하고는 현실에서는 단속이 쉽지 않다. 또 하나가 있다.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 확인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차량에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된다. 일명 ‘슬리핑 차일드 체크 버튼’이다. 버스 맨 뒤에 작은 벨 하나를 달고 운전기사가 뒷좌석까지 가서 벨을 누르지 않으면 시동이 꺼지지 않거나 경고음이 울리는 방식의 장치다.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이 다 내렸는지 확인한 뒤 차문을 닫게 하는 벨인데, 지난 4월 처음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에서 네 살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통학버스 관련 끔찍한 사고 소식이 잇따르자 나온 조치다. 그런데 좀 미약하다. 하다못해 담배꽁초나 휴지를 길가에 버리면 과태료 5만원이다. 반려동물을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는 무려 20만원이다. 물론 과태료 3만원이 다는 아니다. 운전자가 하차 확인 장치를 작동하지 않으면 범칙금 13만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하차 확인 장치를 불법 개조한 차주와 개조업체는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또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유치원 폐원 등 강력한 조치가 뒤따르게 된다. 됐다고? 아니다. 현장은 여전히 둔감하다. 경찰청이 6~7월 두 달 동안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 확인 장치 설치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 결과 하차 확인 장치를 설치하지 않거나 작동되지 않는 모형벨을 설치하거나 아니면 차량 뒷좌석이 아닌 운전석 옆에 설치하는 등 안전기준을 위반한 383건을 적발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저 작은 벨 하나다. 달지 않아도 과태료 3만원에 불과하다. 일제 단속이 아니면 이마저도 적발되는 경우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벨이 아니다. 새싹 같은 어린이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져 가는 일을 막을 수 있는 큰 힘을 가진 벨이다. 효율·경쟁의 가치를 우선하지 않고 생명과 안전의 가치에 더 예민해야 비로소 선진국이다. youngtan@seoul.co.kr
  • 지방 구단들 5강 진입 헉헉…가을야구 수도권 더비 되나

    사상 첫 ‘가을야구 전 경기 수도권 더비’가 이뤄질까.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수도권 5개 팀이 1위부터 5위까지 독차지해서 지하철로만 가을야구를 보러 다닐 진풍경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팀당 100경기 이상씩 치른 6일까지 1위 SK 와이번스(인천)를 필두로 키움 히어로즈(서울), 두산 베어스(서울), LG 트윈스(서울), kt 위즈(수원)가 5강권을 형성하고 있다. NC 다이노스(경남 창원)가 유일한 지방 구단으로서 선전했지만 kt가 지난 4일 키움을 꺾고 5위에 오르면서 NC를 밀어내 버렸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을 비롯해 2016년, 2018년엔 수도권팀과 지방팀의 비율이 3대2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2017년엔 지방팀과 수도권팀의 비율이 3대2로 역전되기도 했다. 현재 4위 LG와 5위 kt는 7경기 차이다. 이변이 없는 한 뒤집기 힘든 격차다. 수도권팀의 ‘그들만의 리그’를 막기 위해선 결국 NC나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가 5위를 차지해야만 한다. 하지만 3일부터 2연전 체제에 돌입했다는 게 변수다. 수도권 구단은 5개팀이 몰려 있어서 이동 부담이 적다. 하지만 지방구단으로선 남은 일정이 빠듯하다. 현재 5강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NC는 남은 기간 약 2500㎞가 넘는 거리를 돌아다녀야 한다. 2013년부터 도입된 2연전 체제는 원정구단에 불리하다는 지적에도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개팀이 각각 상대팀과 16경기를 치러야 하다 보니 벌어진 상황이다. 특별한 분위기 반전이 없다면 이대로 수도권 팬들만 가을야구를 즐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건설사 0.6%가 ‘신도시·공공택지’ 독식… 실종된 국민 선택권

    건설사 0.6%가 ‘신도시·공공택지’ 독식… 실종된 국민 선택권

    “3년 전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받을 때 가장 이상했던 점은 고를 수 있는 아파트 브랜드가 몇 개 없다는 겁니다. 제가 분양받은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는 3개 건설사 브랜드가 전부였거든요. 우리나라 건설사가 몇 천개라고 들었는데, 선택권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향동지구 입주자 김모씨) “신도시나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국민 선택권이 없다고 봐도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몇몇 건설사들이 ‘벌떼 입찰’(수십개의 자회사가 입찰에 참여해 아파트용지를 낙찰받는 것)을 통해 땅을 싹쓸이하기 때문이죠.”(A건설사 관계자) 정부가 그린벨트를 헐고, 개인 사유재산을 수용해 개발하는 신도시와 공공택지지구 아파트는 무주택자에겐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다. 비록 서울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계획을 세우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조성하는 만큼 다른 민간택지지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교통, 학교, 편의시설, 공원 등 각종 인프라가 빠른 시간 안에 갖춰지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녹지비율과 쾌적한 환경은 신도시와 공공택지 개발 소식에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이유다. ●신도시 아파트용지 경쟁률 최고 수백대1 이런 이유로 신도시·택지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한마디로 아파트 용지만 분양받으면 이후부터는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얘기다. 때문에 신도시·택지지구의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는 LH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각한 신도시·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 473필지의 입찰과 낙찰업체 현황을 살펴봐도 그렇다. 필지 473곳 입찰에 건설사들의 총 입찰 참여 누계는 3만 8856건으로, 한 필지당 평균 8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2013년 박근혜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통해 향후 5년간 신규 택지 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건설사들은 택지지구에서 땅이 나온다고 하면 ‘묻지마 입찰’에 들어가고 있다. 2009년 11월 진행된 화성 동탄2신도시 A-22블록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4곳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11월 나온 동탄2신도시 A-62블록의 입찰 경쟁률은 156대1이었다. 지난 4월 LH가 분양에 나선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 17-1블록에서는 611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고, 같은 지구 17-2블록의 경우 550개 건설사가 투찰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으로 분양시장이 호경기를 보이면서, 공공택지 분양시장도 활황세”라면서 “수도권에서는 입지가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가만 나와도 수백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향동지구 일반분양 5개 중 3개, 호반이 건설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최고 수백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막상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하면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 브랜드가 몇몇 중견 건설사밖에 없어서다. 실제 향동지구에선 5개에 불과한 일반분양 아파트 중 3개를 호반건설이 지었고,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반도건설 아파트가 10개 단지나 된다. 이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H가 분양한 아파트 용지의 낙찰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이 기간 중흥건설(47개), 호반건설(44개), 우미건설(22개), 반도건설(18개), 제일풍경채(11개) 등 5개 건설사에 돌아간 필지가 142개로 전체(473개) 30.0%를 차지했다. 참고로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등록된 건설사 수는 7827개다. 계산하면 전체 건설사의 0.6%가 신도시·공공택지지구 아파트 용지 3분의1을 독식했다는 것이다. LH의 신도시·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는 국민들의 주거 안정과 특정기업 편중을 막기 위해 추첨으로 낙찰 업체를 정한다. LH 관계자는 “최고가 입찰제로 진행하면 아파트 분양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또 특정업체가 너무 많은 사업지를 가져가면 국민 선택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추첨제로 택지를 분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5개 건설사는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수십개 자회사를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는 꼼수와 편법으로 이를 무력화했다. 이 기간 LH 아파트용지 입찰에 참여한 계열사 수는 중흥건설이 49개로 가장 많았고, 호반건설 43개, 우미건설 32개, 반도건설 27개, 제일풍경채가 17개 순이었다. 입찰 참여 횟수도 중흥이 2516회로 가장 많았고, 호반이 2204회로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호반건설은 입찰에 참여한 필지가 191개에 이를 정도로 땅 욕심을 냈다. ●LH 입찰 기준·전매 규정 강화도 소용 없어 이처럼 신도시·공공택지 공동주택 분양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LH는 입찰 참여 조건과 전매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LH는 페이퍼컴퍼니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기존에 주택건설사업 등록만 하면 참여가 가능했던 자격 조건을 2017년부터 주택건설사업 등록과 함께 300가구 이상의 준공 실적,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확인해주는 시공능력 확인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입찰 참여 조건을 강화한 결과 2015년 146대1, 2016년 93대1이었던 LH 공동주택용지 평균 경쟁률은 2017년 39대1, 지난해 77대1, 올해 6월 기준 56대1로 떨어졌다. LH가 공급한 공동주택용지로 ‘땅 장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매 규정도 강화하고 있다. LH는 2007년 4월 건설사들이 낙찰받은 공동주택용지의 전매를 완전 불허했다가 2009년 6월에는 LH 공급가격 이하로만 전매를 할 수 있게 풀어줬다. 2015년 8월부터 추첨하는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분양가 이하로도 전매를 제한했다가 건설사 민원이 빗발치자 2017년 12월부터 잔금 납부를 마쳤거나, 계약금을 낸 지 2년이 지나면 공급가격 이하로 전매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LH 관계자는 “벌떼 입찰과 편법 전매를 막기 위해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이면계약을 할 땐 막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 규정이 강화됐지만 호반건설을 비롯한 몇몇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 호황기를 이용해 계열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춰놨다”면서 “또 입찰 참여 조건은 되지만 전매 금지 조건에는 시공능력 등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계열사 간 택지거래를 통해 편법 승계를 하는 곳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토부도 3기 신도시 설계 공모 도입 논의 전문가들은 신도시·공공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 분양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3기 신도시 개발 사업도 몇몇 중견 건설사들의 배를 채우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설계 공모 방식을 포함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도시와 공공주택용지의 배분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추진하는 강동구 강일지구 1·3·5·10블록에서는 기존 추첨제가 아닌 설계 공모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새로운 주거 문화를 만들고 주변 환경에 적합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3기 신도시 필지 배분에 설계 공모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모든 공동주택용지 배분을 설계 공모 방식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도시 경쟁력 강화와 특정 건설사 집중을 막기 위해 설계 공모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도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는 공급자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의 필지 배분과 설계 공모 방식에 대해선 “백지 상태에서 시작할 것”이라면서 “설계 공모 방식을 포함해 각 상황에 맞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8호 태풍 프란시스코 6~7일 여수~통영 상륙…한반도 관통

    8호 태풍 프란시스코 6~7일 여수~통영 상륙…한반도 관통

    경남 해안~강원 영동 최소 200㎜ 비세력 약해져도 한반도 전체 영향 전망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프란시스코는 일본 오사카 남쪽 약 470㎞ 해상에서 시속 36㎞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형 태풍인 프란시스코의 중심기압은 985h㎩, 최대 풍속은 시속 97㎞(초속 27m)다. 강풍 반경은 220㎞다. 프란시스코는 일본 가고시마 부근을 거쳐 시계 방향으로 원 모양으로 휘면서 6일 오후 9시쯤 전남 여수 남동쪽 약 70㎞ 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며 7일 오전 9시쯤 경북 안동 서쪽 약 90㎞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7일 밤 강원 속초 부근에서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다만 한반도에 접근할 무렵에는 강도가 현재보다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시스코의 현재 강도는 ‘중간’ 수준이지만, 이날 오후 9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상청은 태풍의 강도 등급과 관련해 올해 3월부터 ‘약함’은 따로 표시하지 않고 있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태풍이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 일본 규슈를 지나면서 일차적으로 약해질 것”이라면서 “내일 밤 해수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남해를 지나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이차적으로 약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프란시스코가 한반도 상륙 이후 동해에 빠져나가기 전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상륙 지역은 전남 여수나 경남 통영 부근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거나 열대저압부가 되어 소멸하는 과정이 앞당겨져도 6~7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이 영향을 받아 비가 내일 전망이다. 6일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 경남 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 제주도와 그 밖의 남부지방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일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7일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비가 그치겠지만, 강원도는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한반도의 거의 정중앙 내륙을 가로지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쪽 지역이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주변 바람이 태풍의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동시에 태풍을 진행하게 하는 흐름, 즉 지향류가 있는다. 지향류가 태풍의 반시계 방향 회전에 힘을 보태면서 태풍의 동쪽에 놓이는 지역은 ‘위험 반원’이 된다. 반면 반시계 방향 회전과 지향류가 부딪히는 태풍의 서쪽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 이 때문에 태풍의 경로에 따라 태풍의 반원 동쪽에 놓이는 지역은 태풍 피해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최근 내놓은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 역시 우리 기상청의 전망과 거의 비슷했다. 6~7일 예상 강수량은 경남 해안과 강원 영동이 200㎜ 이상이다. 그 밖의 경상도와 강원도, 충북은 50∼150㎜이다. 서울, 경기, 충남, 전라는 10∼60㎜, 중부·전라 서해안, 제주, 울릉도·독도는 5∼40㎜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남해안과 동해안에는 시속 90∼108㎞(초속 25∼3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그 밖의 내륙에도 시속 54∼72㎞(초속 15∼20m)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동해, 남해, 남부지방 곳곳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효됐다. 동해 남부 남쪽 먼바다, 남해 동부 먼바다에 6일 아침 태풍 특보가 발효되는 것을 시작으로 특보 구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런던 테이트 미술관 10층에서 떨어진 소년 목숨 건져, 17세 소년은 계속 조사

    런던 테이트 미술관 10층에서 떨어진 소년 목숨 건져, 17세 소년은 계속 조사

    여섯 살 소년이 영국 런던 테이트 현대미술관 10층 전망대에서 5층 지붕 위로 떨어졌지만 목숨을 위협 받는 위기는 넘겼다. 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일어난 일이다. 가족들과 함께 이 미술관을 찾은 프랑스 국적의 소년은 앰뷸런스 헬리콥터로 병원에 옮겨져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음날 아침 7시쯤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고비는 넘겼다고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BBC가 전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층마다 바깥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2000년에 가동하지 않고 버려졌던 템즈 강의 발전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런던경시청에 따르면 현장에서 17세 소년이 살인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대변인은 두 소년이 서로 아는 사이인지 추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목격자 낸시 반필드(47)는 10층 전망대에서 친구, 가족들과 어울리던 중 친구가 “큰 굉음”을 들었다고 얘기한 직후 한 여성이 “내 아들 어디 있어, 내 아들 어디 있어”라며 울부짖는 것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많은 남성이 한 남자 주위를 에워싸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문제의 남자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냥 서서 아주 조용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술관 측이 곧바로 모든 문을 폐쇄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었던 탓으로 보인다. 현장 근처에 있던 자니 디몬드 BBC 기자도 방문객들이 “모든 비상구가 폐쇄돼 건물 안에 몰려 있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아주 많이 있었는데 보안요원들은 우리 보고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미술관은 지난해에만 590만명이 찾을 정도로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8호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6일 상륙…미국 기상청과 달라

    8호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6일 상륙…미국 기상청과 달라

    기상청 “6일 밤 남해안 상륙해 내륙 북상”미국 태풍센터 “동쪽으로 더 치우쳐 이동”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해 내륙에서 북상할 것으로 경로가 예상되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태풍 프란시스코는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1310㎞ 바다에서 시속 25㎞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소형 태풍인 프란시스코의 중심기압은 990h㎩, 최대 풍속은 시속 86㎞(초속 24m)다. 강풍 반경은 250㎞다. 이 태풍은 5일 오전 9시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560㎞ 해상, 6일 오전 9시 가고시마 북서쪽 약 140㎞ 해상으로 이동한 뒤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일 오전 9시쯤 전북 전주 북북동쪽 약 70㎞ 육상에 위치했다가 강원 속초 부근에서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6일 낮 제주도 동쪽 남해를 지나 같은 날 밤사이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어 내륙에서 북상한 뒤 7일 아침 북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중부지방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통보관은 “태풍이 한반도에 도달할 시각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기가 불안정해 남해안 상륙 지역과 내륙 진로는 (현재 예상과)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프란시스코’는 바다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온, 일본과 남해안의 지면 마찰로 인해 강도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기상청이 태풍 상륙 지역과 내륙 진로에 대해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처럼 미국 기상청은 태풍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를 다소 다르게 예상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프란시스코가 6일 오전 3시쯤 일본 미야자키시에 상륙해 일본 규슈 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태풍이 대한해협을 건너 7일 자정 창원에 상륙, 동쪽 내륙을 관통해 7일 오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0㎝도 안 되는 소녀상까지…일본 항의로 독일서 철거

    10㎝도 안 되는 소녀상까지…일본 항의로 독일서 철거

    독일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서 철거일본, 독일 곳곳서 소녀상 전시 훼방유럽 최초 소녀상도 설명 비문 철거일본, 위안부합의 근거로 들며 항의 일본이 독일의 한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된 10㎝도 채 안 되는 초소형 ‘평화의 소녀상’마저 기념관 측을 압박해 철거하도록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4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에 따르면, 이 단체의 한정화 대표는 지난 2017년 초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 주의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Ravensbruck Memorial)에 ‘작은 소녀상’을 선물했다. 기념관 측은 의미가 깊은 선물이라면서 같은 해 4월부터 여러 작품과 기념품을 모아 놓은 기념관 입구에 작은 소녀상을 전시했다. 이 소녀상은 곳곳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과 동일한 외형이지만, 높이가 10㎝가 안 되는 초소형 크기다. 소녀상 왼쪽에는 ‘평화비’라는 제목으로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설명이 적혀 있다. 소녀상이 설치된 입구는 방문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다.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는 나치 시절 체제에 반항하는 여성을 가둬놓는 여성 전용 수용소였다. 이 수용소의 일부 수감자는 다른 강제수용소에 성노예로 보내지기도 했던 만큼, 한국에서 온 작은 소녀상이 특별한 의미였기에 소중히 여긴 것이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 전시 당시 기념관을 찾아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일본 대사관 측이 이를 알게 되면서 지난해 1월쯤 브란덴부르크 주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이 소녀상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당시 기념관 측과의 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주 당국과 기념관이 일본 측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측의 강한 반발에 당황한 기념관 측은 일본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이유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일본 측의 전방위적이고 집요한 압박 속에서 기념관 측은 작은 소녀상을 전시 작품에서 제외했다. 소녀상 전시 등과 관련한 일본의 방해는 독일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베를린의 여성 예술가 전시관인 ‘게독’(GEDOK)이 지난 2일 시작한 ‘토이스 아 어스’(TOYS ARE US)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주독 일본대사관은 게독 측에 공문을 보냈다. 전시된 소녀상은 일본 최대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소녀상과 같이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작품이다. 최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선 보인 소녀상은 결국 전시장에서 철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대사관 측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맺은 합의를 근거로 들며 “일본과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를 했다”면서 “이후 문재인 정부가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한 것은 2015년 양국 합의의 관점에서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게독에 전시된 소녀상은 지난 6월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독일 교회의 날’ 기념 전시회에서도 전시됐는데. 당시 일본 뒤셀도르프 총영사관이 전시관 측에 연락해 철거 요청을 했다고 전시 관계자들이 전했다. 2일 전시관을 찾은 일본인 여성 미술가인 아이 코바야시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단체들이 소녀상을 걸고넘어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일본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가짜뉴스가 너무 많고, 미디어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앞서 2017년 3월에 남부도시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유럽에서는 최초로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 측이 공원 측에 철거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같은 해 공원 측은 소녀상은 철거하지 않되, 소녀상을 설명한 비문을 철거했다. 재독동포 단체인 풍경세계문화협의회가 본에 있는 여성박물관에도 소녀상을 세우려고 추진해왔지만, 일본 측의 방해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016년에는 수원시가 자매결연을 한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일본 측의 항의로 무산됐다. 일본 측 인사들이 프라이부르크 시 당국을 찾아 강력히 항의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와 자매결연을 해온 일본의 도시 마쓰야마는 소녀상을 세울 경우 단교하겠다는 뜻까지 전하며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영국 정부, 풍경화 거장 JMW 터너의 작품 해외 판매 막기로

    영국 정부, 풍경화 거장 JMW 터너의 작품 해외 판매 막기로

    영국 낭만주의 풍경화의 거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JMW) 터너(1775~1851년)의 작품 ‘어두운 리기, 루체른 호수’를 해외 판매하면 안된다고 정부가 가로막았다. 레베카 포 영국 예술장관은 1000만 파운드(약 145억원)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은 “온 나라의 총체적 손실”이 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개인 소장자에게 사들일 수 있는 기금을 모금하는 12월 1일까지 수출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BBC가 3일 전했다. 이 작품은 터너가 1842년 그린 수채화로 스위스 루체른 호수 근처 리기 산을 그린 시리즈 세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포 장관은 “터너야 말로 영국의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이며 어두운 리기는 그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면서 “이 작품은 국가의 자산이며 해외로 나가게 되면 나라 전체의 총체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잠정적으로 수출 금지를 통해 기금을 모은 뒤 사들여 공중에게 전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취임한 포 장관은 예술작품 수출 재검토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작품이 해외 구매자에게 팔리면 수출 면장 승인을 지연시켜 영국인 구매자가 대신 작품을 사들여 영국에서 소장할 수 있도록 기금을 모금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12월 1일까지 이 작품의 수출 면장 승인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만약 진지하게 1000만 파운드 기금 모금이 결정되기만 하면 수출 금지 기간은 내년 6월 1일까지 반년 연장할 수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캠핑클럽’ 이효리-이진, 일출 보며 속깊은 대화 ‘또 눈물’

    ‘캠핑클럽’ 이효리-이진, 일출 보며 속깊은 대화 ‘또 눈물’

    대자연이 이효리와 이진을 한층 더 가깝게 만들었다. 4일 방송되는 JTBC ‘캠핑클럽’에서는 함께 일출을 보며 지난 21년간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는 이효리와 이진의 모습이 공개된다. 캠핑 넷째 날 아침, 평소 일찍 일어나는 습관 덕분에 아침마다 함께 시간을 보냈던 모닝 커플 이효리와 이진은 이날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단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두 사람은 경주 ‘화랑의 언덕’에 위치한 명상 바위에 앉아 함께 일출을 보기로 했고, 잠시 후 이들의 눈앞에는 광활한 대지와 산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그림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이에 이효리와 이진은 “이렇게 완벽한 해돋이는 처음 본다”고 연신 감탄하며 한동안 말없이 뜨는 해를 감상했다. 두 사람은 지난 21년간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효리는 이진과의 대화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이들이 서로에게 꺼내 보인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이효리와 이진을 한층 더 가까워지게 한 일출 풍경은 8월 4일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되는 JTBC ‘캠핑클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학부모, 사람 살 수 없는 ‘쓰레기 집’ 고가에 사는 이유

    출입구도 없는 쓰레기 더미 ‘폐가’가 22만 위안(약 3800만원)에 팔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최근 중국 광시성(广西) 난닝시(南宁市) 칭수이취(青秀区) 일대에 소재한 쓰레기 더미 폐가가 고가에 매매된 것. 총면적 13평방미터에 불과한 해당 부지는 주택 시설이 전무한 ‘폐가’라는 점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해당 부동산의 경우, 일체의 방, 주방, 거실 등의 시설은 전무하며 그나마 남아 있는 벽면의 경우 심하게 갈라져 붕괴 위험이 있다. 특히 불법으로 건축된 지붕의 일부는 무너진 상태로,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부식된 환경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올라 온지 불과 하루 만에 매매가 완료된 상태다. 더욱이 매매가 22만 위안이었던 문제의 부동산은 매매가 완료된 이후에도 줄곧 거래 가격이 상승, 하루 만에 26만 위안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판매가 이미 완료된 이튿날까지 구매자가 폭증하면서, 매매를 문의하는 이들 중에는 최고 35만 위안(약 6000만원)에 재구매하겠다는 문의자가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를 높은 가격에 재매입 하겠다는 이들의 경우, 이 일대의 학군을 목적으로 하는 학부모들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부지는 사람이 거주를 목적으로 할 수 없는 쓰레기 폐기 부지로 오랜 기간 방치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이 일대의 초, 중등학교 재학생들의 명문대 입학률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가격도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이 일대 ‘후커우(户口)’가 없는 외지인 출신의 학부모의 경우, 자녀의 학교 입학을 위해 지역 부동산 구매와 거주지 입주 신청 등의 방식으로 후커우 취득을 시도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부동산 소유자 역시 과거 쓰레기 더미와 창고 등의 목적으로 직접 지은 해당 부지를 수 십 년 동안 방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이 일대를 중심으로 크게 오른 부동산 가격 등에 따라 높은 가격에 매매 거래가 성공한 사례다. 실제로 해당 부동산을 구매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외지 호적의 자녀를 위한 목적으로 부지를 고가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자는 향후 자녀의 학교 졸업 후 해당 부동산을 재매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 번 치솟은 부동산 가격 탓에 향후 재매매 할 시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매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같은 학군 좋은 지역 입주를 목적으로 한 이들의 증가로 수 년 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 문제는 현지 거주민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지 공안국은 “자녀의 학교 입학 시 인근 거주민을 우선 대상자로 하는 등 출생 지역에 따른 차별을 두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역 출신자를 우선 대상자로 각종 교육, 의료 혜택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처사다. 오히려 법망의 틈새를 악용하려는 학부모들의 증가로 인해, 각 학교에서는 신입생 신청 접수 후 신청서에 기재된 주소를 직접 찾아가 거주 현황을 확인해오는 등 행정 처리 상의 불편함이 증가해오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 법망의 틈새를 악용하려는 이들을 가려낼 것”이라면서 “향후 가짜 주소지 입력으로는 더 이상 학군 좋은 학교 입학을 성사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그 섬에 가면 배 이름조차 대한·민국·만세더라

    그 섬에 가면 배 이름조차 대한·민국·만세더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금지 분위기도 여전합니다. 피치 못해 일본을 가더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한 뒤 가겠다는 이들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마 광복절을 앞두고 이 같은 반일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겠지요. 이 흐름에 호응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나라 안에 비교적 덜 알려진 항일 명소들을 찬찬히 되짚어 봤습니다. 태극기의 섬, 항일의 섬으로 불리는 전남 완도 소안도는 그 여정에 가장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휴가철에 가볼 만한 섬은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항일의 뜻을 되새기고 피서도 겸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소안도가 제격이지 싶습니다.완도 화홍포항. 소안도까지 가는 배가 정박해 있다. 뱃전에 ‘민국’이란 이름이 크게 써 있다. 무슨 뜻일까. 맞은편에서 오는 배 이름을 보다 무릎을 친다. ‘대한’이라 써 있다. 그럼 ‘만세’도 있을까. 당연히 있다. 화홍포항과 소안도를 오가는 카페리는 모두 세 척. 배 이름은 각각 ‘대한’ ‘민국’ ‘만세’다. ‘항일의 섬’으로 가는 배는 이처럼 이름마저 ‘애국적’이다. 섬에 들면 먼저 ‘항일의 섬, 해방의 땅 소안도’라고 적힌 푯돌이 여행객을 맞는다. 면소재지인 비자리까지 가는 해안도로에는 무궁화꽃이 즐비하다. 섬 내 모든 집에서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그것도 일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왜 이 섬은 이처럼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갖게 됐을까. 소안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지도(현 당사도) 등대의 역사부터 살펴야 한다. 1909년 1월, 대륙 진출 야욕이 극에 달한 일제는 수탈한 미곡 등 물자들을 안전하게 실어나르기 위해 자지도에 등대를 세우고 일본인 등대수를 배치했다. 쌀을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등대를 세우는 노역에 강제 동원됐으니 그 분노가 오죽했을까. 등대가 불을 밝힌 지 두 달이 채 안 된 2월 24일, 마침내 섬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소안도 주민 7명이 등대를 습격해 일본인 등대수 4명을 처단하고 등대 기기를 파괴했다. 이것이 이른바 ‘자지도 등대 습격사건’이다. 주민들의 기개를 보여 준 이 사건은 고스란히 1920년대 소안도 항일투쟁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소안도의 부속섬 중 하나인 자지도에 얽힌 이야기 한 자락. 몇몇 섬 주민과 홍보책자 등에 따르면 자지도의 옛 이름은 항문도(港門島)였다. 육지로 드는 관문 역할을 하는 섬이라는 뜻이다. 한데 사람 몸의 “거시기한 부위”를 떠오르게 한 탓에 자지도(者只島)로 바꿨으나 이마저 “발음하기가 거시기혀서” 1982년 현재 이름인 당사도로 바꿨다.소안도 주민들의 항일운동은 1920년대 절정을 이뤘다. 당시 6000여명의 섬 주민 가운데 800여명이 일제에 의해 ‘불령선인’(일제에 순종하지 않는 조선인)으로 낙인찍혀 통제와 감시를 받았다. 수많은 항일운동가도 배출했다. 정부 건국훈장을 받은 20명을 포함해 무려 89명의 항일 독립운동가가 이 작은 섬에서 나왔다. 과목해변의 소안항일운동기념관에서 소안도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송내호(1895~1928) 선생 등 항일운동가의 부조와 당사도 등대 습격사건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앞의 항일운동기념탑과 복원된 ‘소안사립학교’에도 항일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제 소안도의 볼거리를 말할 차례다. 소안항에서 비자리 쪽으로 가다 보면 제법 큰 규모의 저수지와 만난다. 주민들이 ‘원안’이라 부르는 호수로, 작은 섬 죽도를 끼고 섬 일주도로를 내면서 형성된 일종의 내해다. 호수 주변으로 달목공원 등 쉼터가 조성돼 있다. ‘원안’을 끼고 좌회전하면 월항리가 나온다. 월항리 해안가에 노랑무궁화 자생지가 있다. 노란 꽃잎이 인상적인 꽃으로 멸종위기종 2급이다.소안도는 완도에서 약 18㎞ 떨어져 있다. 본섬 소안도와 부속섬 당사도, 횡간도 등으로 이뤄졌다. 소안도는 동쪽으로 청산도, 북쪽은 완도, 서쪽은 보길도와 각각 인접해 있다. ‘섬의 숲’이 감싸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본디 남쪽과 북쪽 2개 섬이 떨어져 있었으나 길이 1.3㎞의 사주(과목해변)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 됐다.부속섬인 당사도는 가기가 쉽지 않다. 본섬에서 사선을 빌리거나 섬사랑호를 타야 하는데, 전자는 값이 녹록하지 않고, 후자는 섬 주민조차 배시간이 헷갈릴 정도로 드물다. 당사도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은 맹선리 물치기미다. 맹선리와 진산리를 잇는 고갯길인 이른바 ‘빤스고개’ 인근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물치기미 전망대에 서면 당사도는 물론 보길도와 복생도 등 바다 위에 뜬 이웃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소안도에는 천연기념물이 두 곳이다. 미라리 상록수림(339호)과 맹선리 상록수림(340호)이다. 수령 300년 안팎의 후박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방풍림을 형성하고 있다. 소안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가학산이다. 고도 359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에 오르려면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육지의 600~700m 높이의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한 품이 든다. 고도가 낮다고 절대 얕봐선 안 된다. 산 정상에 서면 섬의 남과 북이 길다란 과목해변을 통해 이어진 장면과 마주한다. 소안도 홍보 책자 등에 어김없이 1순위로 등장하는 풍경이다.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눈에 잡힌다는데, 짙은 해무 탓에 그런 행운은 없었다. 미라리로 가는 고갯마루에 ‘운동장 쉼터·약수터’가 있다. 이곳 조금 위쪽으로 가면 가학산 등산로가 나온다. 표지판이 작아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정상까지 가는 동안 풍경 좋은 암릉 전망대가 몇 곳 나온다. ‘인증샷’ 찍으며 쉬다 걷다를 반복하다 보면 정상까지 얼추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 일주산행의 경우 맹선리 쪽을 날머리로 삼아야 하지만, 오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원점회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려올 때 길이 미끄러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완도 화홍포항에서 소안도행 카페리가 오전 6시 40분(하절기)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노화도(보길도)를 거쳐 소안도까지 간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22항 차로 확 늘어난다. 소요시간은 50분이다. 뱃삯 1인 7700원, 승용차 2만원. 이웃한 보길도와 묶어서 둘러보길 권한다. 윤선도원림(명승 34호) 등 볼거리가 많다. 소안에서 노화(보길도)까지 뱃삯은 1인 1700원, 승용차 8000원. 배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섬 구석구석을 오간다. 화흥포 매표소 555-1010, 1099 소안도 매표소 553-8177. →먹을 곳 소안면 소재지인 비자리에 식당들이 몰려 있다. 1인분 식사를 팔지 않는 곳이 많다. 특히 저녁 때는 일찍 문 닫는 곳이 많아 예약을 해두는 게 좋다. 소안도맛집(555-9966), 해변식당(553-7740) 등에서 1인 백반, 육개장 등을 낸다. →잘 곳 과목해변 동남펜션(553-0770), 미라리 미라펜션(552-4711) 등의 시설이 비교적 나은 편이다. 비자리에 여관이 몇 곳 있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기대다-영주 부석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기대다-영주 부석사

    #배흘림기둥 #목조건축의_고전 #혜곡최순우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운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최순우, 1994. 학고재> 배흘림기둥. 영주에 위치한 부석사(浮石寺) 주불전인 무량수전 기둥은 민흘림이 아닌 장독처럼 배부른 배흘림모양이다. 이 배흘림으로 인해 원래도 유명하였던 영주의 부석사는 더 큰 이름이 전국적으로 났다. 제 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자 고미술사학자인 혜곡 선생이 부석사 배흘림기둥에 반하고 만다. 그는 배흘림기둥을 두고 ‘멀찍이서 바라봐도 가까이서 쓰다듬어 봐도 무량수전은 의젓하고도 너그러운 자태이며 근시안적인 신경질이나 거드름이 없다.’라는 평가를 남긴다. 배흘림기둥에 다시금 기대어 서 보자.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오래된 목조건축물로는 부석사의 무량수전, 봉정사의 극락전, 수덕사의 대웅전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은 국보 제 15호 지정된 고려시대 양식의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지만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국보 제 18호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좀 더 윗길로 보는 견해도 많다.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시 봉황산 중턱에 있는 절로서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아 지은 절로 알려져 있다. 부석사라는 절집 이름이 붙여진 유래는 이러하다. 당나라에서 의상을 흠모하는 여인이 있었다. 선묘라 부른다. 그녀는 용으로 변하여 봉황산까지 날아와 산채에 숨은 도적 500명을 바위를 날려 물리쳤다고 한다. 그 때의 바위가 무량수전 바로 뒤편에 있다. 큰 바위가 바닥에서 떠 있는 형상이라 하여 ‘浮石(부석)’이라 하였고 사찰명도 ‘부석사(浮石寺)’가 되었다. #안양루의_풍광 #영주맛집 #석양풍경 사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을 비롯하여 안양루, 선묘각, 조사당, 취현암, 범종루, 선열당 등 많은 당우와 전각이 있지만 특히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은 무량수전과 안양루다. 부석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한국 건축의 고전(古典)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사찰이 들어선 가람의 위치 때문이다. 누구라도 부석사의 범종각이나 안양루 오르면 눈 아래 펼쳐지는 소백산맥 휘어드는 봉우리들의 풍경에 넋을 놓고 만다. 신라 시대, 그 옛날에 봉황산 중턱 좁고 가파른 땅을 높은 석축과 건물을 잘 이용하여 이렇듯 짜임새 있게 공간 배치를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부석사의 본전(本殿)은 무량수전이다. 배흘림기둥이 있는 건축물로 우리나라에서 창건 연대가 확인된 목조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며 또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대표되는 불전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단순한 팔작지붕 집으로 기둥머리는 34cm, 중간 배흘림 부분은 49cm, 기둥밑은 44cm의 배흘림으로 내려와 건축에 대한 문외한인 관람객이 보아도 대단히 탄력적이며 역동적이다. 무량수전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로 알려져 있으며 고려 현종 7년(1016년) 원융국사가 중창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배흘림기둥이 있는 무량수전 경내로 들어가는 출입문 역할을 하는 안양루도 유명하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로 무량수전과 함께 이 영역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곳에 오르면 뒤로는 무량수전, 앞으로는 경내의 여러 건물들의 지붕들과 선이 맞닿은 소백의 여러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석양이 질 때 바라보는 아스라하게 사라지는 운무와 붉은 구름 속의 산과 들은 부석사가 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 건축물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신발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석양이 질 때 바라보는 무량수전 앞 풍광은 압권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혹은 연인 끼리도 좋다. 석양을 노려라. 3. 가는 방법은?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북지리) - 영주 버스 터미널에 내리면 20~30분 간격으로 부석사에 가는 버스가 많다. 4. 특징은? - 불교라는 종교적 의미보다 건축미학적인 의미가 더욱 더 짙은 곳.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유명세에 비하면 관람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관광버스로 오는 중년의 관람객들이 주 방문객. 6. 꼭 봐야할 장소는? - 무량수전 뒤의 부석(浮石),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안양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유명한 먹거리 맛집이 많다. 영주 축협 한우프라자, 한결 청국장, 묵호문어집, 명동감자탕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pusoksa.org/main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무섬마을, 소수서원, 영주선비촌전통시장, 영주인삼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부석사는 유명한 곳이다. 한 번은 다녀오면 좋다. 부석사 여행의 포인트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석양 풍경을 또 한 컷.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뽕 따러 가세’ 송가인 등장에 영업중단사태 “젓가락 내려놨다”

    ‘뽕 따러 가세’ 송가인 등장에 영업중단사태 “젓가락 내려놨다”

    ‘뽕 따러 가세’ 송가인이 점심식사 중인 직장인들의 젓가락을 내려놓게 만든 ‘떼창 여신’으로 활약하며 종로 일대를 제대로 뒤집었다. 1일 방송되는 TV CHOSUN 신규 프로그램 ‘송가인이 간다-뽕 따러 가세’(이하 ‘뽕 따러 가세’) ‘뽕남매’ 송가인과 붐이 광주광역시에 이어 두 번째 뽕밭으로 ‘서울특별시’를 택해 활약한다. 이들은 최근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인싸의 성지 종로 광장시장을 찾아 핵인싸 남매다운 행보를 보인다. 송가인은 붐과 함께 광장시장으로 이동하던 중 서울의 일상 풍경을 보며 새삼 감상에 잠겼고, 이에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 ‘비 내리는 영동교’, ‘이태원 연가’ 등 이른바 ‘서울송 3종 세트’를 구성지게 뽑아내는 센스로 두 번째 뽕밭, 서울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윽고 송가인과 붐이 광장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장 내 상인과 손님들은 물론, 일대 시민이 전부 모여들면서 구름떼 인파를 형성, 두 사람의 높아진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특히 광장시장은 떠오르는 핫플답게 아일랜드부터 네덜란드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비했고, 이들 역시 단번에 송가인을 알아보며 “송가인 언니 좋아요~”라고 서툰 한국어로 응원을 전해 글로벌 트롯 요정의 위엄을 입증했다. 송가인은 이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사진을 찍어주며 특급 팬바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송가인과 붐은 인파를 뚫고 가까스로 사연 신청자인 ‘육회모녀’를 찾았고, 특히 송가인을 직접 본 사연 신청자가 그녀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펑펑 쏟아낸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송가인은 육회식당에서 점심식사 중인 직장인들의 젓가락까지 내려놓게 만든 ‘떼창 여신’으로, 육회식당을 뒤집어 놓는 활약을 펼쳤던 터. 특히 송가인의 노래에 결국 육회집 영업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며 현장을 들썩이게 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광장시장에서의 촬영은 첫 방송이 진행됐던 광주에서의 인기를 능가할 만큼의 뜨거웠다”며 “신청자의 가슴 뭉클한 사연과 송가인의 진심을 담은 열창이 더해지며 또 하나의 기대할 만한 레전드 회차가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1일(오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 수다/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여름 수다/김이설 소설가

    지난 7월 말부터 전국의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선생님들이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것이 방학이고, 부모들이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게 개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이들과 부대끼는 일이란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니 긴 여름방학 동안 집에만 있을 수 없어 계곡과 바다는 물론이고 수영장, 워터파크 등으로 열심히 떠나야 하는 것이다. 방학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집집마다 사정이 있으니 꼼짝없이 집에서 방학을 보내기도 할 터인데, 올해 우리 집 사정도 그렇다. 방학 전에 미리 가족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마감할 원고도 쌓여 있어 방학을 하자마자 두 아이들과 소위 ‘방콕’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초등 5학년 둘째의 일기장에 쓸 내용 정도는 만들어 줘야 엄마의 본분을 발휘했다 할 수 있지 않겠나. 할 수 없다. 몇 해 전부터 벼르기만 했던 일을 이번 여름방학에 해보기로 했다. 바로 만화책만 읽는 여름방학. 두어 군데 도서관에서 최대한 많은 만화책을 빌려 왔다. 아이들이 크면 같이 읽으려고 야금야금 모아 왔던 만화책도 꺼내 먼지를 닦았다. 근래 출간된 입소문이 난 만화들도 구입했다. 이렇게 모은 만화책을 거실 한 면에 죽 세워 놓고 아이들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매일 만화책만 읽으니 얼마나 평화로운지. 열흘 가까이 읽은 만화책 중에서 둘째가 제일 재미있다고 손꼽은 이윤희 작가의 ‘열세 살의 여름’은 1998년 여름을 배경으로 한 초등 6학년 해원이의 학교생활과 친구생활을 그린 만화다. 막 사춘기로 접어드는 열세 살 여자아이의 마음결이 다정한 그림체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웹툰 연재작이기도 한 호연 작가의 ‘도자기, 마음을 담은 그릇’은 내 추천작이다. 매 회 도자기 한 점을 소재 삼아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녹여낸 이야기로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 권하기 좋았다. 중2 첫째가 고른 인상 깊은 책은 류승희 작가의 ‘그녀들의 방’. 엄마와 세 딸의 팍팍한 삶에서 각 세대가 겪는 사회적 문제가 담담히 드러났다. 정원 작가의 ‘올해의 미숙’은 ‘미숙아’로 놀림받던 1980년대생 장미숙이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과 외로움을 다룬 성장기. 그런가 하면 정재윤 작가의 ‘재윤의 삶’은 어릴 때부터 강요받았던 여성성과 남성성, 월급쟁이 인생, 자신 안의 편견 등 우리가 지금을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작가만의 독특한 색감으로 말하는 만화였다. 더불어 가족 모두에게 울림이 컸던 책 중 하나는 이종철 작가의 ‘까대기’였다. 우리의 일상에 잠식한 비윤리적인 물류 시스템, 특수고용직과 비정규직, 시급제 알바의 부당한 노동 환경, 인력을 갈아 넣어야만 유지되도록 진화하는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를 의미하는 속어로, 이 책의 주인공은 아르바이트로 그 일을 6년간 해 왔다. 이 만화를 통해 아이들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도 됐다. 만화책을 읽을수록 다양한 소재와 다각화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화가 많다는 것, 그런 값진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방학은 20일쯤 남아 있고, 읽어야 할 만화책은 충분하다. 둘째의 일기장에는 언니와 엄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만화책을 읽는 여름 한낮의 거실 풍경이 묘사될 것이다. 혹시 올여름 여행 계획이 없는 분들이라면 만화책만 읽는 며칠을 권하고 싶다. 아이에게 좋은 만화를 건네고 싶은 학부모들에게는 앞서 소개한 책을 권하는 바. 덥고 지치는 여름밤, 만화 삼매경에 빠져 보면 열대야 따위는 우습게 이겨 낼 수 있을 거라 믿어 본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아칸투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아칸투스

    몇 달 전 시각디자인 전공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식물을 기록하는 내가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내가 관찰해온 식물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후에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는데, 완성된 과제를 통해 내가 이야기한 식물들이 포스터 속 다양한 이미지 요소와 패턴으로 재구현된 것을 볼 수 있었다.작품은 대부분 식물의 줄기와 잎, 꽃, 열매 등의 형태에서 영감받은 곡선의 서체로 만들어졌다. 지금껏 식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온 나는 식물의 줄기, 꽃 안에 든 수술과 암술의 형태가 서체로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식물 자원화의 영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관상, 약용, 식용 등 눈에 보이는 것으로서의 활용을 넘어 예술가로부터 영감의 원천으로서 또 다른 시각 예술 작품이 되는 것. 이것 또한 식물의 자원화 영역에 해당되지 않을까. 작년 영국 런던 첼시가든을 거닐다 잔잔한 꽃들 사이 거대하고 화려한 보라색 꽃을 보았다. 규칙적으로 꽃이 핀 기다란 꽃대에 가시와 같은 덤불을 이룬 잎의 식물.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는 꽃이라 앞의 이름표를 자세히 보니 학명 ‘아칸투스 몰리스’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바로 그 아칸투스였구나.’ 몇 년 전 한 과학잡지의 요청으로 같은 아칸투스속의 다른 식물을 그린 적이 있었다. 내가 그린 건 ‘아칸투스 스피노수스’로 생김새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둘 다 서양의 디자인 작품들에서 본 그 패턴의 잎인 건 틀림없었다. 아칸투스는 지중해 연안 원산으로 언뜻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들의 이름을 검색하면 식물의 이미지보다는 ‘아칸서스’라는 건축 장식 이미지가 더 많이 나온다. 식물 그 자체로서보다는 건축물의 장식 요소로서 더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건축가인 칼리마쿠스가 아칸투스 잎에 영감을 받아 코린트 주두 장식 패턴으로 활용한 것을 시작으로 이 식물은 로마, 그리스 건축물과 도자기, 가구, 분수대 등의 장식으로 현재까지 활용돼 왔다. 종교 건축물의 디자인 패턴으로 자주 활용되다 보니 아칸투스는 장수, 불멸, 영적 상징이 돼버렸고, 귀한 관상식물로서 유럽 각지에서 사랑받고 있다. 아칸투스 외에도 포도나무 덩굴줄기의 곡선, 구과식물 구과의 수학적 형태, 양치식물의 잎과 포자낭군의 구조 등 미술, 디자인, 건축 요소가 돼 준 식물들은 많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재료는 자연물이고, 자연물의 관찰과 재현으로부터 인류의 예술 작업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아칸투스를 보았던 첼시가든은 런던약사협회에서 운영하던 약용식물원이어서, 이곳에서만큼은 이들은 건축물의 요소가 아닌 약용식물과 관상식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잎을 아프리카에서는 삶아서 통증 부위에 발라 통증, 염증 치료에 이용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이 잎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며 쌀을 잎에 싸서 보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항암, 항산화 효과에 대해 연구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니 이들은 장식 요소뿐만 아니라 관상용 화훼식물로서, 약용식물로서 다양한 가치로 존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시각디자이너들이 이들 잎을 본다면 거치로부터 강렬한 이미지의 서체를, 작곡가들은 음역대가 높은 경쾌한 곡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나는 삶의 거의 반을 식물과 함께했고, 그래서 내 주변에는 식물을 연구하거나 매개로 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과 식물을 볼 때엔 정보, 효능, 가능성을 주로 이야기한다. 계수나무를 보며 이들은 중국에서 왔고, 이 잎에서는 말톨이란 분자가 방출돼 달콤한 향기가 난다든가 하는 식물의 정보를 논한다. 나는 식물을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이 시간을 즐겨 한다.그리고 가끔은 식물학자가 아닌, 다양한 영역의 친구들을 내가 있는 곳으로 부르기도 한다. 타이포그래피를 연구하는 그래픽디자이너와 시를 쓰는 시인, 이야기를 만드는 드라마 작가, 설계회사에서 일하는 건축가와 같은 친구들. 똑같은 계수나무를 보고 그래픽디자이너인 친구는 잎의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드라마 작가인 친구는 계수나무 곁의 사람들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며, 건축가인 친구는 수피의 질감과 색에 감탄한다. 같은 풍경, 같은 식물을 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과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이 흐름이 재밌어 나는 이 다양한 친구들을 자꾸만 식물 곁으로 불러들인다. 이들 모두 각자의 시선과 위치에서 식물을 자원화한다. 이들로부터 식물이 식용, 약용 자원은 되지 못할지언정, 문명을 이끄는 예술 작품으로서 구현된다. 그토록 다양하게 구현되는 식물의 이면은 또 다른 누군가의 영감이 되고, 식물은 그렇게 더 넓은 세계로 확산된다.
  • [경제 블로그] 대면 회의 없애고 점심 약속 안 잡고 ‘금융권 새 풍경’

    [경제 블로그] 대면 회의 없애고 점심 약속 안 잡고 ‘금융권 새 풍경’

    지난 1일부터 금융업종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습니다. 은행·카드·보험·증권사 등은 지난해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온 터라 큰 혼란은 없는 모습입니다. 다만 제도가 아직 안착되지 않은 만큼 곳곳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합니다. 금융권이 주 52시간제에 대비해 내놓은 방안 중 하나는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입니다. 그런데 직원들끼리 출퇴근 시간이 엇갈려 얼굴을 마주 보고 회의를 하기 어려운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하네요. A카드사의 경우 근무조를 시간대별로 3개로 나눠 직원들이 각각 선호하는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가장 이른 근무조는 오전 7시~오후 4시인데, 이들은 가장 늦은 시간대인 오전 11시~오후 8시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업무 협의를 위해 담당자한테 전화를 하면 “이미 퇴근했다”, “아직 출근 전이다”라는 답변을 듣기 일쑤입니다. 오후 4시에 퇴근했는데 저녁 약속까지 시간이 남아 인근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이에 A카드사는 사내 내부망에 직원을 조회하면 뜨는 이름과 부서, 담당 업무, 연락처 외에 근무조 정보까지 표시했다고 합니다. B은행은 매주 금요일마다 텅 빈 사무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월~목요일 근무를 초과한 경우 금요일에 연차를 사용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휴가를 가거나 ‘칼퇴’(칼퇴근)를 하는 데 예전만큼 상사의 눈치를 보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여의도 증권가는 상대적으로 점심시간이 촉박해졌습니다. 이전엔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라는 점심시간 문화가 정착돼 있었는데요. 그런데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일부 증권사들은 업무 시간 가운데 점심시간을 1시간으로 칼같이 제한하고 있습니다. C증권사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업무 관련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달부터 점심시간이 빠듯해 외부 인사와 약속을 잡기가 어려워졌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외근이 잦은 영업직군은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대다수 직군은 1시간으로 제한된 점심시간을 지켜야 한다”며 “어차피 일의 총량은 줄지 않아 점심시간을 활용해서라도 일을 바짝 해야 정시에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조선 정조 때 ‘배다리’ 연상…한강에 인도교 ‘백년다리’ 생긴다

    조선 정조 때 ‘배다리’ 연상…한강에 인도교 ‘백년다리’ 생긴다

    노량진~노들섬 구간 2021년 준공 설계자 측 “흐름보다 머묾에 초점” 전망테라스·공연 전시장 어우러져 차로와 보행교 사이엔 수직정원도서울 한강대교 노량진~노들섬 구간에 조선 정조 때 ‘배다리’를 형상화한 공중보행교가 놓인다. 올해 설계를 마무리해 2021년 6월 시민들에게 품을 내준다.서울시는 한강대교 남단에 공중보행교로 개통 예정인 ‘백년다리’의 국제현상설계를 공모한 결과 7개국 27개 작품 가운데 국내작인 ‘투영된 풍경’(권순엽 SOAP 대표)이 당선됐다고 30일 밝혔다. 당선작은 조선시대 배다리의 풍광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게 특징이다. 정조대왕이 수원 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를 모아 만든 배다리가 사실상 한강의 첫 인도교였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시민들이 걸어다닐 상부 데크는 부유하는 배를 연상시키는 언덕 형태의 구조물 8개를 연결했다. 산책을 할 때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으로, 걸으면서 높낮이에 따라 변화하는 한강 풍경, 도시 경관, 석양 등을 역동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흐름보다 머묾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계자의 설명대로 다리 자체가 머무르는 공간이 될 수 있는 휴식 시설도 다양하게 들인다. 목재 데크를 이용한 벤치, 전망 테라스, 공연·전시장, 선베드 등에서 자연과 도시가 맞닿는 경계, 문화가 어우러진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보행길 주변에는 소음과 바람, 폭염, 미세먼지 등을 막아줄 꽃과 나무를 심어 시골 오솔길을 걷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강대교 차로 부분과 보행교 사이에는 미세먼지 흡착, 열섬화 예방 효과가 있는 수직 정원을 조성하고 보스턴고사리, 아이비 등의 공기정화 식물을 곳곳에 식재한다. 내년 초에 철거될 노량진 고가차도의 일부 구간은 남겨 백년다리와 잇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이열치열

    [이의진의 교실 풍경] 이열치열

    초복(初伏)을 거쳐 중복(中伏)마저 지났다. 어느덧 장마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드디어 열대야가 나타날 거라고 아침 방송의 아나운서가 친절하게 알려 준다. 누가 복(伏) 중 아니라고 할까봐 아침부터 덥다. 그러나 예로부터 선조들께서 말씀하시길 더위를 차가움으로 다스리지 말고 같은 열(熱)로 다스리라 했으니 이른바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고교 3학년 담임에게 여름방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학하고 일주일이 지났건만, 오늘도 평소처럼 7시 반까지 출근해 자기소개서 쓰기 특강을 하고, 40여명 학생의 자기소개서 틀을 잡아 주고, 두세 시간 간격으로 3명의 대입 수시 상담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창밖이 어둑해진다. 수시 상담 기록을 갈무리하고 막 퇴근을 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란다. 아들이 상위 1%의 성적을 유지하는데, 특목고나 자사고를 지원할지 아니면 우리 학교와 같은(?) 일반고를 지원할지 고민이 돼 전화했단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빴고 퇴근을 앞두고 목소리마저 꽉 잠겨 나오지 않을 만큼 지쳐 있었지만,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설명을 드렸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장점과 단점, 그중에서도 특히 현행 입시 체제하에서 대학 진학과 관련해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는지를 비교해 드렸다. 우수한 성적의 아이가 일반고로 진학했을 때의 장점을 역설했다. 그랬더니 우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나 교육활동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하신다. 다시 또 설명을 했다. 마지막으로 그분은 덧붙여 물었다. 성적이 좋은 아이가 입학했을 때 학교에서는 어떤 식으로 관리를 해 줄 수 있으며, 소위 명문대를 보내 줄 수 있겠느냐고. 경쟁 사회에서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답답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대학입시라는 것이 특히나 내 아이가 열게 되는 경쟁 사회의 첫 문이 될 거라는 불안은 아이의 미래를 부모도 함께 찾아야만 한다는 절박감을 낳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가야 한다. 단지 공교육 현장의 교사 입장은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전혀 다른 자식 셋이 있습니다. 구태여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공부 잘하고 뭐든지 알아서 척척 해내는 모범생인 아이가 있구요, 별로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있는 듯 없는 듯 별 특징이 없긴 하지만 나름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도 있구요, 학교 다니는 걸 참 힘들어하면서 공부는 뒷전인, 마음 쓰이는 아이가 있어요. 학교는 이렇게 전혀 다른 세 아이가 모여 함께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아이들 모두를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길러 내는 게 공교육 기관의 의무일 겁니다.” 그러자 그분도 가느다랗게 한숨을 쉬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게요. 언제쯤 우리는 그런 여유를 가지고 아이들을 대할 수 있을까요. 저도 막상 우리 애가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고 대학 입시가 코앞으로 닥치는 시점이 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해지기만 하네요.” 언제나 그렇듯 ‘날것 그대로의 현실’과 마주할 때면 불편하다. 나에게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는 것’과 정작 눈앞에 보이는 ‘경쟁 사회’라는 현실이 주는 괴리가 명치께 어디메쯤에 걸려서 불편함으로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불현듯 얼굴에 열감(熱感)을 느낀다. 공교육은, 학교는, 아니 교사는 이러한 개개(箇箇)의 현실과 마주하면서 어떻게 조율해야만 성숙한 교육자의 자세를 견지할 수 있는 걸까. 이제 보니 옛말 그른 게 하나 없는 듯하다. 뱃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묵지룩하니 열이 올라오다 보니 오늘같이 더운 날 더운 줄도 모르겠다. 모름지기 ‘이열치열’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나도 안 덥다. 그러나 한 가지, 오늘 정신없이 바빠서 구내식당에 삼계탕이 나왔다는데 국물 한 모금 못 먹은 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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