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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못본 헝가리 영화 한자리에…‘살아남은 사람들’ 外 12일 상영

    평소 못본 헝가리 영화 한자리에…‘살아남은 사람들’ 外 12일 상영

    평소 영화관에서 보기 쉽지 않은 헝가리 영화를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주한 헝가리 문화원은 올해 문화원 개원 1주년 기념으로 ‘2020 헝가리 영화의 날’ 행사를 12일 서울 CGV 명동과 1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주제와 장르의 영화 다섯 편이 상영된다. ‘살아남은 사람들’(2019), ‘글루미선데이’(1999), ‘화이트 갓’(2014), ‘부다페스트 느와르’(2017), ‘유리 채색 화가-로트 믹셔의 예술’(2015)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개봉되지 않은 ‘살아남은 사람들’은 ‘2019 헝가리 영화의 날’에서 상영됐던 단편 ‘나만의 내비게이션’(2013)을 연출한 토트 버르너바시 감독의 두번째 장편이다. 이 작품은 사랑의 치유력에 관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치유 과정을 한 10대 소녀의 시각으로 보여준다.‘글루미 선데이’는 독일과 헝가리 합작 영화로 롤프 슈벨 감독이 연출했으며 죽을만큼 아름다웠던 한 곡의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얽힌 한 여인과 세 남자의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부다페스트의 명소인 세체니 다리와 다뉴브강 등 풍경을 담은 영상미로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한편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화이트 갓’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한만 시선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3세 소녀 ‘릴리’와 애견간의 유대를 통해 개들에 대한 학대를 암묵적으로 비판하는 영화다. CG를 사용하지 않고 250마리에 달하는 개들의 연기로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될만큼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다. ‘부다페스트 느와르’는 헝가리가 독일 나치 정권과 연대하려던 1930년대 중반의 불안감이 도는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죽음을 취재하던 기자가 비리의 고리를 추적하며 진실을 밝힌다는 범죄 스릴러다. ‘유리 채색 화가-로트 믹셔의 예술’(2015)은 유니크영화제에서 상영돼 호응을 받았던 헝가리 유대계 아르누보 예술가 로트 믹셔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그의 예술과 삶 그리고 20세기 헝가리 역사를 보여주며, 화려한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부다페스트 로트 믹셔 박물관을 볼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특고의 고용·산재보험 논란에 대하여/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특고의 고용·산재보험 논란에 대하여/전경하 논설위원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가 자리를 잡던 2000년 전후,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는 주말 쇼핑 풍경 중 하나가 부부의 말다툼이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 주말만이라도 푹 쉬고 싶은 남편과 ‘운전수’ 겸 ‘짐꾼’이 있을 때 일주일의 장보기를 하려는 아내의 실랑이다. 이런 풍경은 사라지고 있다. 배달이 사회화, 산업화된 덕분이다.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배달의 편의성을 안 소비자들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자제 등이 겹치면서 배달 서비스가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기능이 됐다. 배달 관련 필수노동자에 대한 보호책 마련은 완성 직전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이 2019년 전면개정되면서 올 1월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도록 규정됐다. 특고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지대에 있는 노동자로, 약 250만명으로 추산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작업 환경의 안전을 주로 다룬다. 특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노동자가 적용제외 신청을 하면 가입하지 않는다. 산재보험료는 고용주가 전액 부담하는데 특고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낸다. 보험료 등의 문제로 노동자가 적용제외를 신청하기도 하지만 사업주가 이를 강제하기도 한다. 그래서 특고 중 산재보험 적용 대상은 16%에 불과하다. 특고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 자체가 안 된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근로자’에서 ‘근로자 등’으로 넓혔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적용제외 신청 사유를 출산·업무상 재해로 인해 한 달 이상 휴업하는 경우로 한정시켰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배달노동자도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재계는 당연히 반대지만 반대 사유 중 타당한 의견도 있다. 특고에는 보험설계사 43만명, 불도저·굴삭기 등 27종의 건설기계 자차기사 25만명, 골프장 캐디 3만명, 대출·신용카드 모집인 2만명도 포함돼 있다. 특고 관련 개정안 통과의 원동력이 된 필수노동자에 해당하는 택배 노동자는 5만명, 퀵서비스 등 배달기사는 8만명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대면 업무가 불가피한 90만명의 돌봄 노동자, 4만명의 환경미화원 등에 대한 대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라는 명제에 휘둘려 필수노동자 보호지원이 뒷전으로 밀렸다. 특고의 절반이 넘는 직종은 필수노동자가 아니며 다양한 직종이 포함돼 있는데도 동일한 잣대로 도매금 개정안을 밀어붙였다. 국회는 지난 2일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특고와 기존 근로자의 실업급여 계정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기존 근로자는 월급의 0.8%(사업주 0.8% 포함 총 1.6%)를 실업급여 계정으로 낸다. 정부안은 근로자와 특고를 분리하지 않고 실업급여 계정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특고는 소득 감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근로자는 비자발적 이직이어야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특고는 더 많은 소득을 위한 이직이 활발한 편인데 이에 따른 실업급여 재원을 근로자가 몇 년 안에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함께 제출한 특고 고용보험 재정추계에 따르면 2025년부터 적자다. 공무원이 실업급여 보험료를 낸다면 과연 이 안을 마련했을까 싶다. 공무원은 고용·산재보험 대상이 아니다. 특고는 사업주와의 계약 관계로 일이 발생하는 준(準)고용 관계다. 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사업주는 디지털화 등을 가속화해 고용을 줄일 것이다. 실제 보험설계사, 대출·신용카드 모집인 등은 디지털화로 꾸준히 줄고 있다. 특고의 일괄적 보험 적용으로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재계의 경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충격이 온 사실에서 본 것처럼 고용시장은 정책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조심스럽게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법률 개정안은 통과됐고 여기에 맞춘 시행령 개정이 남았다. 정부는 시행령에서 실업급여 보험료율 등을 정하도록 했다. 의무가입 대상의 단계적 확대, 실업급여 계정 분리 등이 시행령에 담겨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시행령만은 현실에 대한 분석과 이해관계 당사자와의 논의 등을 통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명분은 이상적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lark3@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휴식부터 강의까지… 석촌호수의 선물

    서울 도심에 자리잡은 유일한 자연 호수인 석촌호수는 빌딩숲 사이에서 고즈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송파구의 대표 명소입니다. 봄이면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지난해 말 이곳에 아주 예쁜 공간이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문화실험공간 ‘호수’입니다. 2009년부터 10여년 동안 위탁 운영되던 민간시설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송파구가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공간입니다. 호반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롯데월드어드벤처 인근에 이르러 우아하게 자리잡은 ‘호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모두 3층 건물로 1층은 따뜻한 커피와 갓 구운 빵을 즐길 수 있는 카페고요, 2층에는 전시와 음악공연이 진행되는 공연전시홀과 소규모 영화 관람이 가능한 다양성 영화관이 들어서 있답니다. 3층에는 송파미래교육센터 4관과 인물도서관, 쿠킹스튜디오가 조성돼 있지요. 무엇보다 어느 공간에서든 석촌호수가 선사하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1인 방송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시설 운영이 잠시 중단된 상태이지만, ‘호수’ 정원에 가만히 앉아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휴식을 안겨 주는 선물 같은 공간입니다. 일상 속 작은 휴식이 필요하다면 꼭 한 번 들러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 코로나도 비켜 갔나… ‘3대 럭셔리’ 올해 매출 껑충

    코로나도 비켜 갔나… ‘3대 럭셔리’ 올해 매출 껑충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속에서도 올해 3대 럭셔리(라이프스타일·해외명품·골프) 매출은 껑충 뛰었다. 자신의 취향과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Z세대)의 소비 트렌드, 경제 불황에 심화된 양극화 현상, 해외여행이나 문화생활 등을 하지 못한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리빙), 해외명품, 골프’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 27%, 27% 증가했다. 이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이 1% 신장에 그친 것을 보면 생필품 등을 제외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 분위기 속에서 럭셔리 제품 소비 증가가 사실상 전체 매출을 지탱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패션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골프 의류만큼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패션 매출이 전년 대비 -14%를 기록했지만 20~30세대의 합류로 골프 의류는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골프회원권 가격도 치솟았다. 곤지암 남촌CC 회원권은 1년 사이에 6억원에서 12억 5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국내 최대 골프장 회원권 거래업체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하는 ‘에이스피(ACEPI)지수’는 이날 기준 1024를 기록했다. 에이스피가 1000을 회복한 것은 2011년 8월 이후 올해 8월이 처음이다. 에이스피는 2005년 1월 1일의 회원권 시세를 기준(1000포인트)으로 매일의 호가 등락을 표시한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다. 코로나 ‘집콕’ 현상으로 집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가구, 주방, 인테리어 소품 등 고가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유럽 명품 가구 브랜드 트레카 파리, 웰즈 등을 입점시켰으며 현대백화점은 영국의 럭셔리 인테리어 브랜드 톰 딕슨을 들여왔다. 국내 인테리어 관련 기업 매출도 올해 고공행진했다. 업계 1위 한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두 배인 87.4% 늘었다. 해외명품 시장도 코로나19 불황의 무풍지대다. 명품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데도 소비는 줄지 않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샤넬은 지난 5월 제품 가격을 최대 26%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 추가 인상했다. 가격 인상 소식을 들은 고객들이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에 대기하다 샤넬을 구입하기 위해 달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루이비통은 올해 3월 가격을 3~4% 올렸고, 5월 5~6% 추가 인상했다. 까르띠에도 지난 9월 제품 가격을 2~6% 올렸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동네 낡은 벽이 미술 작품 탈바꿈… 중랑 골목길에 상상력이 넘쳐요

    동네 낡은 벽이 미술 작품 탈바꿈… 중랑 골목길에 상상력이 넘쳐요

    풍경·행복한 이웃·동심 주제 빈 벽 채색공간마다 어울리는 조형물·조명 설치‘환경 개선’ 중시 류 구청장 철학 작용“코로나 상황 미술작품으로 위로 얻길”시린 겨울 공기에도 모처럼 새파란 하늘이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주던 9일 서울 중랑구 신내5단지 대림두산아파트단지 옆 옹벽의 벽화는 오후 햇살 때문인지 한층 알록달록한 자태를 뽐냈다. 중랑구의 상징물인 까치와 장미꽃, 봉수대, 봉화산 등을 시작으로 어깨동무를 한 이웃과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평균 높이 2.2m, 전체 거리 약 320m에 달하는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는 중랑구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관’의 8번째 작품이었다. 구는 지난 6월 해당 아파트단지 입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주민들의 제안을 받아 벽화 조성에 착수했다. 사업비 약 8000만원을 투입해 지난 9월 작업을 시작, 지난달 마무리했다. 특히 조악한 벽화를 설치했다가 외려 흉물로 전락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작가 선정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사전 심사를 통해 선정된 시문, 민경, 김다예 작가 등 3명의 젊은 예술가가 중랑의 풍경과 행복한 이웃, 어린이의 동심을 주제로 빈 벽을 채웠다. 옹벽이 보이는 길 건너편에 초등학교가 위치한 만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종이와 달리 표면이 균일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시멘트벽의 특성상 또렷한 색감을 표현해내기 위해 수성 페인트를 채색한 뒤 말리고 나서 위에 덧칠하는 작업을 세 차례 반복했다. 이후 벽의 구멍이나 틈새 사이사이를 붓으로 매꿔 내고, 코팅 작업으로 눈비가 와도 변색이 되지 않도록 공을 들였다. 직접 대림두산아파트 옹벽을 찾은 류경기 중랑구청장도 직접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두 차례에 걸쳐 벽화를 찬찬히 살펴보며 사후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작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우리동네 미술관은 주민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 공간마다 어울리는 벽화와 조형물, 경관 조명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시 경관은 물론 안전한 환경조성으로 구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난 3월 상봉동 ‘중랑 계절의 흐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면남초 후문 옹벽, 중화동 철도 하부, 면목동 골목 화분갤러리 등 모두 7곳에 조성했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하고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통한 다양한 의견 반영으로 구민 만족도를 높였다. 평소 주변 환경 정화를 강조하는 류 구청장의 철학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중랑구는 지난해 망우리공원 인근 거리에 역사인물 거리배너를 설치하고 지난 10월에는 묵2동 중랑장미공원 주변 골목의 건물번호판을 장미 건물번호판으로 교체하는 등 동네별 특색에 맞춘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해왔다. 류 구청장은 “동네 곳곳의 삭막한 벽이나 어두운 골목을 새롭게 조성해 죽어 있던 공간을 살리는 동시에 일상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도 주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미술 작품으로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코로나도 비켜간 3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명품·골프 매출 껑충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속에서도 올해 3대 럭셔리(라이프스타일·해외명품·골프) 매출은 껑충 뛰었다. 자신의 취향과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Z세대)의 소비 트렌드, 경제 불황에 심화된 양극화 현상, 해외여행이나 문화생활 등을 하지 못한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리빙), 해외명품, 골프’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 27%, 27% 증가했다. 이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은 1% 신장에 그친 것을 보면 생필품 등을 제외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 분위기 속에서 럭셔리 제품 소비 증가가 사실상 전체 매출을 지탱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패션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골프 의류 만큼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패션 매출이 전년 대비 -14%를 기록했지만 20~30세대의 합류로 골프 의류는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골프회원권 가격도 치솟았다. 곤지암 남촌CC 회원권은 1년 사이에 6억원에서 12억원 5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국내 최대 골프장 회원권 거래업체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하는 ‘에이스피(ACEPI)지수’는 이날 기준 1024를 기록했다. 에이스피가 1000을 회복한 것은 2011년 8월 이후 올해 8월이 처음이다. 에이스피는 2005년 1월 1일의 회원권 시세를 기준(1000포인트)으로 매일의 호가 등락을 표시한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다. 코로나 ‘집콕’ 현상으로 집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가구, 주방, 인테리어 소품 등의 고가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유럽 명품 가구 브랜드 트레카 파리, 웰즈 등을 입점시켰으며 현대백화점은 영국의 럭셔리 인테리어 브랜드 톰 딕슨을 들여왔다. 국내 인테리어 관련 기업 매출도 올해 고공행진했다. 업계 1위 한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두 배인 87.4% 늘었다. 해외명품 시장도 코로나19 불황의 무풍지대다. 명품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데도 소비는 줄지 않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샤넬은 지난 5월 제품 가격을 최대 26%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 추가 인상했다. 가격 인상 소식을 들은 고객들이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에 대기하다 샤넬을 구입하기 위해 달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루이비통은 올해 3월 가격을 3~4% 올렸고 5월 5~6% 추가 인상했다. 까르띠에도 지난 9월 제품 가격을 2~6% 올렸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월드피플+] 한번 본 것을 사진처럼 묘사…11살 자폐 소년의 그림

    [월드피플+] 한번 본 것을 사진처럼 묘사…11살 자폐 소년의 그림

    놀랍도록 정확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사진과 다를 바 없는 그림을 그려내는 소년이 있다.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한 자폐 소년의 뛰어난 그림 실력을 소개했다. 영국 리버풀에 사는 알렉스 베이커(11)는 책에서 슬쩍 본 도시 사진도, 단 한 번 방문한 장소의 풍경도 복제 수준으로 그려낸다. 11살 나이가 무색하게 완벽한 원근법을 구사한다. 우뚝 솟은 고층 빌딩이 있는 뉴욕 맨해튼 스카이라인은 물론 하늘에서 내려다본 런던의 빅벤도 완벽한 관점에서 표현해낸다. 파리 에펠탑과 센강을 그린 그림도 사실감이 돋보인다.자폐가 있는 베이커는 2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머니 로라 잭슨(32)은 “알렉스가 5살 때 런던을 간 적이 있다. 단 한 번 방문했을 뿐인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런던 지하철 시스템을 완벽하게 그렸다”고 밝혔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소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런던이다. 빌딩이 많고 복잡한 도시를 그리는 게 재밌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 많은 금융지구가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보지 않은 도시는 책을 보고 그린다. 언젠가 꼭 뉴욕을 방문해 책을 보지 않고도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어머니는 짧으면 단 3시간 만에 그림을 완성하는 아들의 재능에 감탄했다. 어려운 그림은 몇 날 며칠 집요하게 공을 들여 완성해낸다고 설명했다. 전문 예술가를 꿈꾸는 소년의 그림 일부는 판매도 앞두고 있다. 자폐아의 천재성은 과거부터 여러 학자에 의해 검증됐다. 미국 뇌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자폐아는 돼지 울음소리를 듣고 단번에 그 음계를 맞추거나, 바닥에 쏟은 수백 개의 콩알이 몇 개인지 정확히 세는 등 뛰어난 청각 및 시각 능력을 지녔다.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지닌 이들이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서번트 증후군’이란 말도 있을 정도다. 전화번호부를 통째로 외워 버리는 비상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지닌 자폐인의 실상을 다룬 ‘레인맨’ 같은 영화가 나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언젠가 돌아올 일상 그리며…세계 시인 56명 희망의 노래

    언젠가 돌아올 일상 그리며…세계 시인 56명 희망의 노래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극복하리라 노래하며 전 세계 시인들이 프로젝트 시집 ‘지구에서 스테이’(앤드)에서 손을 맞잡았다. 시집은 18개국 세계 시인 56명이 코로나19 극복기로 채워졌다.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소개하고자 설립한 쿠온출판사에서 지난 9월 말 펴낸 시집을 번역해 앤드 출판사에서 한국어판으로 출간했다. 김혜순, 김소연, 오은, 이장욱, 이원, 야마자키 가요코(일본), 피오나 샘슨(영국), 천이즈(대만) 시인 등이 참여했다. 시인들은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일상에서 느끼는 우울한 단상을 희망의 노래로 바꿔 불렀다. 여기에 대구시인협회 회원을 중심으로 발간된 코로나19 앤솔러지에 실린 시 6편도 함께 수록됐다.시인들의 시를 보다 보면 형체 없는 재난을 사는 우리들의 오늘날이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나는 산책이 늘었다/나는 요리가 늘었다/ 나에게 시간이 너무나도 늘었다/축제가 사라졌다/장례식이 사라졌다/옆자리가 사라졌다/재난영화의 예감은 빗나갔다/잿빛 잔해만 남은 도시가 아니라/거짓말처럼 푸른 창공과 새하얀 구름이 날마다 아침을 연다’(24쪽, 김소연 ‘거짓말처럼’ 일부) 과거 재난영화에서나 보던 잿빛 도시는 아니지만, 푸른 창공도 평화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알게 됐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독일 등에서 활동하는 힙합 뮤지션 에드거 바서의 ‘랩시’도 새롭다. 그는 건강염려증 환자를 뜻하는 ‘히포콘더’라는 시에서 코로나19 시대를 살며 끊임없이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았다. ‘히포콘더’와 편집증을 의미하는 ‘파라노이아’가 반복해서 등장, 운율을 만들며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아파트 공동현관에 이르러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기 딱, 5초 전’의 풍경을 그린 황유원의 시 ‘여름밤 칵테일’을 읽으면 이 환난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오늘도 마스크를 끼고 보낸/숨이 턱 막히는 날의 귀가였지만/그 5초가 나를 살렸다고 생각하며/어머나,/아찔하고/짜릿했다/살면서 겨우/그런 게 좋았다’(38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파손돼 접착제 발라 방치한 中 꽃병, 알고보니 3억원 가치

    파손돼 접착제 발라 방치한 中 꽃병, 알고보니 3억원 가치

    영국에서 60여 년 전 한 사냥 모임에서 우연히 파손돼 접착제로 붙여놨던 중국의 오래된 꽃병 한 점이 경매에 부쳐져 예상 낙찰가의 몇 배에 달하는 거액에 팔렸다고 데일리메일 등 현지매체가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더비셔주 에트월에 있는 ‘핸슨스 옥셔니어스’ 경매소에서 개최한 경매에서 청나라 제6대 황제 건륭제의 파손된 꽃병 한 점이 나와 20만 파운드(약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대 2만5000파운드라는 예상 낙찰가보다 8배나 많은 금액이다.흥미로운 점은 최근까지 꽃병의 주인들은 그 가치를 몰랐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영국 각지의 개인들이 소유한 골동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는 핸슨스 옥셔니어스의 찰스 핸슨 대표는 최근 레스터셔에서 이 꽃병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당시 핸슨 대표는 방문한 가정 거실 테이블 밑에 있던 이 꽃병을 보고 단번에 값어치가 나간다는 것을 깨달았다.문제는 주인 부부가 1950년대 한 사냥 모임에서 화병을 실수로 파손하고 접착제를 덕지덕지 사용해 붙인 뒤 방치하듯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만일 이 꽃병이 파손되지 않았더라면 그 가치는 60만~70만 파운드(약 8억6900만~10억1300만원)까지 치솟았을 것이라고 핸슨 대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핸슨 대표는 이 화병은 워낙 희소해 비록 파손됐더라도 경매에 나오면 꽤 높은 가격에 팔리리라 확신했다. 왜냐하면 중국의 ‘큰 손’들이 경매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면서 입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경매에서 이 화병을 낙찰받은 입찰자도 중국인이다. 그는 온라인 입찰을 통해 이 화병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핸슨 대표는 “이 꽃병은 1740년쯤 청나라 도자기 제작을 관리하던 학자 당영의 지시로 황실 가마에서 제조돼 280년 정도 됐다”면서 “꽃병에 그려진 풍경화는 청나라 초기 화가 왕휘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꽃병은 화가의 기교와 가마 장인의 완벽한 솜씨 모두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사진=핸슨스 옥셔니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속옷 입고 “이상형 고백해요”…도넘은 국제결혼 광고[이슈픽]

    속옷 입고 “이상형 고백해요”…도넘은 국제결혼 광고[이슈픽]

    “브이로그(VLOG, 일상을 촬영한 영상 일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국제결혼 광고였어요” 유튜브 검색창에 국제결혼이나 일부 국가명을 넣으면 관련 게시물이 100여 개가 쏟아진다. 대부분 ‘이상형 고백’이나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보는 풍경’ 등 일상 모습을 촬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주 여성의 얼굴과 나이, 신체조건 등을 함께 공개한 국제결혼 홍보 영상이다. 한 업체는 “코로나19로 2주간 격리만 감수한다면 당장 이달 중 만나러 출국할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앞으로 베트남, 몽골, 러시아 여성의 속옷 차림을 비롯해 키와 나이, 몸무게가 표시된 사진을 담은 국제결혼 광고가 없어질 전망이다. 여성가족부가 성 상품화와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노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유튜브를 통한 국제결혼 광고에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8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 시행규칙에 ‘인권침해 요소’ 항목을 추가해 “중개 상대의 사진을 나열 게재한 경우”란 조항을 새로 넣어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을 활용한 이들 불법 광고는 미등록 중개업체가 관심을 끌기 위해 여성을 상품화한 내용이 많고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추세다. 부부의 일상을 담은 것처럼 가장한 영상 일기 형식의 광고로 결혼 이민자의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인권침해가 이어져 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전문가들 “유튜브 단속 쉽지 않다” 지적 왕지연 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은 “국내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와는 달리 해외에 채널을 개설 유튜브의 경우, 불법 광고를 발견했더라도 폐쇄 조치를 내리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해당 국가와 합동으로 단속에 나서거나 양국 시민단체가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불법 중개업 광고의 문제는 이주 여성을 상품화하고 혼인 결정권이 전적으로 남성에게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특히 최근 유튜브에는 해외 여성은 한국을 좋아하고 오고 싶어 한다는 편견을 조장하는 콘텐츠가 상당수 있다”며 “일부 당사자는 자신이 보낸 영상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여가부, 국제결혼 온라인 광고 점검단과 간담회 예정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내일(9일) 오전 10시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국제결혼 온라인 광고 점검단과 간담회를 한다. 이 장관은 “국제결혼 중개 광고에 대한 점검과 사후 조치를 강화하여 성차별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에 따르면 과장·허위 광고 시 등록업체의 경우 영업정지는 물론, 최고 3년이나 최대 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여가부가 집계한 온라인 불법 광고는 지난 2018년 625건에서 2019년 5168건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파고다타운발, 경찰지구대발…” 코로나 ‘펑펑’, 주말 대입 시험도 시한폭탄?

    “파고다타운발, 경찰지구대발…” 코로나 ‘펑펑’, 주말 대입 시험도 시한폭탄?

    전국 곳곳에서 지뢰밭이 터지듯 “서산 경찰지구대발, 서울 파고다타운발…” 등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주 연이틀 논술·면접 등 대입 수시에 응시생이 대학에 대거 몰리면서 또다른 집단감염 시한폭탄이 될지 우려를 낳고 있다. 6일 공대 등을 지원한 학생이 논술을 치르는 서울 성균관대 앞 도로는 시험 시작 한참 전부터 수험생 자녀를 태워온 학부모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5일에 이어 이날까지 교내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롱패딩과 핫팩으로 무장한 수험생들은 학교 정문부터 걸어서 이동했다. 수험생 이모(18)양은 “ 코로나가 걱정되지만 중요한 입시인데 안 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학교 인근 편의점 등에는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다른 대학도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충북대는 5~6일, 12~13일 나흘에 오전반·오후A반·오후B반으로 나눠 면접 수험생을 분산시켰다. 입실 때는 모든 수험생이 자가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손소독, 2m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고 발열 수험생은 격리고사실에서 면접을 보도록 조치했다. 광주 조선대도 100개 고사실에 10명씩 인원을 나눠 밀집도를 낮췄다. 대학 관계자는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수험생과 면접관의 대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문진표 작성, 입실 전 발열검사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말했다. 각 대학마다 자녀를 따라온 학부모들은 출입이 제한돼 학교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모(47)씨는 “자녀가 시험을 보는 내내 차 안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수험생 박모(19)양은 “다음 주까지 계속 논술과 면접시험이 이어져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릴까 마음이 불안하다”고 귀띔했다. 이런 이유로 수시 전형을 앞두고 면접 시험을 비대면으로 급히 전환하는 대학도 많다. 청주 서원대는 면접 시험을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고, 전남대도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면접을 치르기로 변경했다. 주말 이틀 간 도시의 풍경도 한산했다. 평소 산책하는 시민들로 붐비던 부산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은 썰렁했고, 유성 맥줏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전의 인근 현대 프리미엄아울렛도 평소 주말보다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능이 끝난 뒤 북적거리던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인근 번화가도 한산했다. 경기 의정부 행복로 등 전국 도심 극장가, 식당, 슈퍼카켓 등도 마찬가지였다. 제주도는 이날 관광객이 1만명 안팎에 그쳐 지난달 주말(3만∼4만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코로나19 집단감염은 이날도 멈추지 않았다. 충남 서산시는 이날 서산경찰서 서부지구대 20대 A 순경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지구대를 폐쇄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지구대 32명 전 순찰대원을 자가 격리했고, 서부지구대 관할을 동부파출소에 맡겼다. 서울은 파고다타운발 확진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최근 나흘간 1046명이 발생한 서울은 이날 0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총 누적 확진자가 1만 205명에 달해 6월 말 인구 기준 10만명당 발생률이 약 105명에 이를 정도로 코로나19 고위험지역이 됐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4일 온라인 긴급브리핑을 열고 오는 18일까지 오후 9시 이후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의 문을 닫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30% 감축하는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코로나 점점 심해지는데…발원지 中우한, 관광 홍보영상 공개

    코로나 점점 심해지는데…발원지 中우한, 관광 홍보영상 공개

    전 세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50만명, 누적 확진자는 6540만 명에 이르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시가 관광을 독려하는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CNN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현지 SNS인 웨이보에 처음 공개된 해당 영상은 우한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집 등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우한에서 만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문판으로 공유됐으며, ‘우한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이 이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가장 먼저 겪은 우한은 지난 1월 23일부터 4월 8일까지 강력한 봉쇄에 처해졌었다. 5만 건 이상의 감염자와 38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지만, 다른 국가와 달리 5월 이후부터는 2차 팬데믹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우한은 현지인들에게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새로운 상징이 됐다. 실제로 중국 사회과학원 관광연구센터와 텐센트 문화관광산업연구센터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우한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사실상 종식 선언 뒤 중국인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하는 여행지 1위에 꼽혔다.많은 현지인이 봉쇄 기간을 버텨낸 우한 시민들의 인내를 칭찬했으며, 이번 영상이 올라온 뒤 “우한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영상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며, 실제 우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영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우한의 여러 시도 중 하나로 꼽힌다. 우한시 당국은 지난 8월부터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도입해 주요 명소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한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보이지만,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초기 당시 심각성을 축소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CNN은 지난달 30일 익명의 중국 의료종사자가 제보한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내부 기밀 문건을 입수하고, 중국 당국이 올해 초가 아닌 지난해 12월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코로나19 현황 자료가 나와 있는데 당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자료와는 달랐다. 문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축소해 발표했다. CNN은 “하향식 관료주의와 융통성 없는 절차로 제약을 받은 비효율적 보건 체계의 모습이 드러난다”며 “팬데믹 초기에 있었던 정부의 명확한 실수와 제도적인 실패의 패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만 왜 이러냐고 묻는다면/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만 왜 이러냐고 묻는다면/홍희경 국제부 차장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초등학교 교실에선 ‘아! 대한민국’을 묘사하는 많은 포스터가 그려졌다. 파란 하늘, 시원한 강물, 굴뚝 위로 솟는 흰 연기의 전형적인 풍경. 어느 자리에서 이 기억을 꺼내자 88년 무렵 이미 대학생이던 측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70년대 초등 교실에선 굴뚝 위로 솟는 연기를 시꺼멓게 그릴수록 산업화를 잘 시각화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검은색에서 흰색이 되는 동안 회색 연기를 채색하던 과도기는 몇 년이나 됐을까. 작정하고 헤아려 보기엔 한국은 정말 빨리 변했다. 이번엔 역습. 페친에게 ‘라떼-MZ 세대 감별 콘텐츠’를 받았다. TV프로 유퀴즈에 출연한 주류회사 워킹맘 팀장님 영상이다. 친화력을 앞세운 무수한 영업 성공기가 “전국에 (영업용) 아버지가 너무 많다”, “까라면 까는 척을 하는 게 회사 생활 꿀팁” 같은 어록에 버무려진다. 영상이 재미있고 공감되면 라떼 인증인 줄 알면서도, 이렇게 생각했다. “혹시 내가 나 몰래 출연했나.… 내가, 내가 왜 저기서 나와!” 만일 MZ 세대라면 영상을 보고 ‘저렇게까지 회사 다녀야 하나’ 한숨이 나왔어야 한단다. 이렇게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오직 내 주변에서만 통하는 일임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다. 국적, 인종, 성별 차이 때문에 경험과 관점이 달라지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같은 나라 안에서 몇 년 앞서거나 늦게 살았을 뿐인데 생판 다른 경험을 기억하는 상황은 겪을수록 잘 적응되지 않는다. 1970년 280달러에서 2019년 3만 3720달러. 두 세대 만에 약 120배가 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급성장이 남긴 후과라고 수용할 뿐이다. 소득은 생각보다 더 깊게 삶과 취향에 영향을 미친다. ‘만인의 연인’ 최진실이 세탁기, 섬유유연제, 요구르트, 아파트 같은 신흥 중산층 지표 제품들의 CF를 섭렵한 동력은 그가 1인당 GNI 1만 달러를 달성한 1994년 전후로 전성기를 맞이한 데서 비롯된다. 88년 데뷔한 최진실 활동시기를 전후해 가요가 팝송을 대체했음은 물론이다. 1만 달러 달성 직전 해는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선언이 나온 1993년이다. 세계가 주문하면 닥치고 하던 제조에서 기획·브랜딩을 스스로 하는 체질개선이 긴요해진 단계에 나온 선언이다.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한 2006년에는 주5일제 개정이 정착돼 드디어 일 말고 휴식도 생각하게 됐다. 여느 나라에서처럼 소득이 늘수록 빈곤과 부패의 문제는 해결의 갈피를 찾았다. 그러나 소득이 는다고 자연해결이 안 되는 문제도 많다. 자본의 몰인정한 습성, 권력의 자의적인 행사 의지 같은 일들이다. 소득 280달러 시대를 살아봤다면야 당시보다 줄어든 빈곤과 부패의 정도를 감안해 감내할 수 있을 법한 부작용이지만, 애초에 소득 1만 달러 사회에 걸맞게 성장한 경우라면 이해도 안 되고 참기도 힘든 우악스러움들이다. 게다가 경험상 이런 부작용들이 종국에 어떻게 되는지 보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윤색해야 한다. 소득 달성에 공헌이 크다고 믿는 권력과 기업이 일단 우악스러움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서 끝을 봐야 끝난다. GNI의 세계에서 3000달러, 1만 달러, 2만 달러의 각 단계를 생략하는 잭팟형 성장은 없다. 그래서 곳곳에서 변주가 이어진다. ‘왜 베트남 시장인가’를 쓴 유영국씨에게 들으니 소득 3000달러 달성을 앞둔 베트남에선 이제 자국 CF 모델에 대한 선호가 는다고 한다. 90년대 중반 이후 소득 4만 달러대에서 횡보 중인 일본은 한때 역으로 한국을 배우느라 열을 올렸다. 우리가 보기엔 어설프고 답답한 구석이 많은데, 끼인 국가 한국이 선례가 되는 일도 이렇게 많다. 한국의 공과엔 다 이유가 있으니까. saloo@seoul.co.kr
  • 코로나 탓 자금 부족… 데이터로 알짜 노리고 샐러리캡도 따져야

    코로나 탓 자금 부족… 데이터로 알짜 노리고 샐러리캡도 따져야

    수입 급감에 “오버페이 없다” 선 긋고NC 우승에 WAR 등 세부 지표 주목2023년부터 샐러리캡 위반하면 제재과감 투자에도 성적 못 내면 손해 가중시즌을 마친 프로야구에서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 스토브리그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외부 변수가 강력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토브리그의 꽃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예년과 다른 풍경이 나올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일 SK 와이번스는 내부 FA 김성현과 2+1년 총액 11억원에 계약하며 1호 FA 계약을 체결했다. 3일에는 LG 트윈스가 내부 FA 김용의와 계약 기간 1년 총액 2억원에 2호 계약 소식을 전했다. 내부 FA 단속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은 외부 FA 영입 여부다. 특정 선수의 행선지를 놓고 구체적인 구단이 언급되고 있지만 여러 변수와 맞물려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강력한 변수는 코로나19다. 올해 코로나19로 구단의 수입이 급감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3일 “모기업에 경제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많아 야구단에 신경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외부 FA 영입을 고려하는 A구단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있는 만큼 오버페이를 하면서까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다른 플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도 “팬데믹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절대 변수까진 아니지만 영향이 없진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데이터’가 꼽힌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불던 데이터 열풍은 올해 데이터 야구를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는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으로 절정을 맞았다. 과거에는 선수의 전체 성적만 봤다면 지금은 구장별 성적,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등 세밀한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시대다. 내야 거포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C구단 관계자는 “영입을 고려하는 선수의 포지션이 우리 팀 포지션 중 WAR이 많이 낮은 자리”라며 “장타가 필요한 팀 상황이나 그 선수가 우리 홈구장에서 남긴 데이터를 봤을 때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프로야구 샐러리캡 제도도 변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샐러리캡을 2021년과 2022년 각 구단의 연봉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로 정하기로 해 이번 FA 계약은 샐러리캡에 영향을 미친다. KBO 관계자는 “샐러리캡 1회 위반 시 제재금을, 2회부터는 제재금 및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이 하락하는 페널티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투자했다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샐러리캡만 위반하게 되면 손해인 만큼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12년간 네 갈래 길에서 만난 지리산 풍경

    [그 책속 이미지] 12년간 네 갈래 길에서 만난 지리산 풍경

    지리산 자락에 있는 실상사의 도법 스님은 매일 길을 나선다. 첫 발걸음은 기왓장을 나란히 깔아 만든 절 앞마당 길에서다. 스님은 이 길을 ‘신비한 작은 길’이라 부른다. 스님은 직접 지은 동명의 시에서 “나인 그대, 그대인 나를 만난다”면서 “무엇이 부족한가. 이만하면 걸을 만하지 않은가”라고 웃는다. 그 모습, 마치 마당에 가득 핀 꽃 같다. 장엄한 산 풍경부터 사진에 프로젝터를 투사해 만든 몽환적인 모습까지. 실상사 좁은 길에서 토끼가 뛰노는 새벽녘 오솔길까지. 임채욱 사진가가 2008년부터 올해까지 찍은 지리산 풍경 사진 77점을 담았다. 종주길, 둘레길, 실상길, 예술길 4갈래 길에서 아스라이, 때론 또렷하게 지리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거 모르면 옛날 사람…‘수능샤프’를 아시나요?

    이거 모르면 옛날 사람…‘수능샤프’를 아시나요?

    수능샤프는 말 그대로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에게 지급되는 필기도구다. 수험생들은 지급된 샤프를 가지고 모두 동일한 필기구를 사용해 시험을 본다. 과거에 컴퓨터용 사인펜과 필기구를 준비하던 세대에게는 낯선 풍경이다. 이렇게 수능샤프를 지급하기 시작한 사유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초소형 카메라 등을 설치한 필기구 반입을 막기 위해 시험장에서 일괄적으로 시험에 사용할 샤프를 배부하기 시작했다. 교육당국은 수능샤프를 미리 공개하지 않으며 시험 당일에 가서야 수능샤프의 정체를 알 수 있다. 시험 전에 공개될 경우 같은 제품의 샤프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등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시험 전 미리 필기감 등을 익혀 놓기 위해 어떤 제품이 수능샤프로 선정될 것인지 추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문구업계에 따르면 수험생들 사이에서 특정 제품이 수능샤프로 선정됐다는 소문이 돌면 해당 제품은 특수를 누린다고 한다. 수능샤프는 규격부터 제조 방식, 샤프심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품질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샤프는 ▲샤프를 눌러 심이 나오는 제품 ▲심경 0.5㎜ ▲상단에 지우개가 부착된 제품 ▲OEM방식을 제외한 국산품이어야 한다. 또한 외관·조립·도금 상태에 이상이 없고 작동이 원활해야 하는 것은 물론 5번 중 4번은 심이 부러지지 않아야 한다.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샤프를 연속으로 2만 번, 1분에 60회 작동시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손잡이 부분에는 미끄럼 방지처리가 돼야 하며, 심의 잔존 길이는 15㎜ 이하, 입구 지름 치수는 0.59~0.63㎜ 이내로 세심하게 정해져 있다. 샤프심의 경우 HB 농도의 검정색 0.5㎜ 한 종류다. 구부림 강도와 농도는 190MPa(메가파스칼), 0.20~0.36 규정을 두고 있으며, 쓸 때 구부러지거나 쉽게 부러지지 않아야 한다. 최종 선정된 수능샤프에는 겉면에 ‘○○○○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수능 당일 수험생들에게 배포된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우주를 보다] 中 창어 5호가 포착한 장엄한 달의 파노라마 풍경

    [우주를 보다] 中 창어 5호가 포착한 장엄한 달의 파노라마 풍경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 착륙선이 잡은 장엄한 달 풍경 파노라마가 처음으로 지구로 전송됐다. 달 샘플 귀환 임무를 띤 창어 5호는 지난 1일 달의 폭풍의 바다에 안착하자마자 즉시 과학적인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2일 발표된 월면 파노라마 이미지는 크레이터들이 산재한 월면에 내려진 착륙선의 다리 근처에 흩어진 돌들을 보여주고 있다. 월면의 흙먼지와 암석들이 착륙선의 다리에 받은 충격으로 흩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의 가장자리 멀리 지평선과 구릉들이 둘러져 있다. 창어 5호 착륙선의 파노라마 카메라는 회전 플랫폼에 장착된 두 대의 카메라로 구성되는데, 착륙지점인 룀케르 산 화산 지역 일대의 지형을 매핑하기 위한 장비들이다. 지상기지 요원들은 카메라가 보내온 정보를 분석하여 착륙선의 샘플 채취를 지원한다. 룀케르 산은 폭풍의 바다 북부에 있는 커다란 융기 언덕으로, 언덕의 지름은 70㎞나 된다. 최고 높이는 주변 평원보다 약 1100m 높이까지 올라간다. 룀케르 산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비교적 최근인 12억 년 전에 형성된 신선한 암석을 품고 있다. 이번 중국의 창어 5호 미션은 달의 신선한 암석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귀환하는 역사적인 23일 간의 우주 대장정으로,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 탐사선이 달 물질 170g을 채취해 귀환한 이래 첫 번째 달 임무이다.창어 5호 착륙선은 앞으로 이틀 동안 드릴 장치로 땅속 2m 깊이까지 파헤쳐 2㎏의 달 흙과 암석 표본을 수집한 후 샘플을 상승 운반체로 옮긴 다음 달 궤도로 발사하여 서비스 모듈과 그것에 부착된 지구 반환 캡슐에 달의 물질을 적재한다. 서비스 모듈은 지구로 귀환하여 오는 16~17일 양일 간에 예정된 터치 다운 직전에 네이멍구 초원에 캡슐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총중량 8.2t의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오전 4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長征) 5호에 실린 채 발사됐다.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중국은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년 사이 세 번째 우주 탐사 계획에 나선 셈이다. 중국은 현재 달에 3기의 창어 착륙선을 가지고 있다. 창어 3호는 2013년 12월 비의 바다에 착륙했으며, 창어 4호는 2019년 1월 달 뒷면에 착륙했다. 세 우주선 모두 착륙 위치에서 멋진 파노라마 사진을 전송해왔다. 창어 3호와 창어 4호는 착륙선-로버 듀오를 내려놓았고, 창어 4호의 탐사 로버는 착륙선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작동하고있다. 창어 3호 탐사선은 31개월 만에 운명을 다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현장] ‘걱정마’ 초유의 코로나 수능…응원소리 대신 포옹

    [현장] ‘걱정마’ 초유의 코로나 수능…응원소리 대신 포옹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자 목요일인 3일은 전국 대부분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추운 가운데, 수험생들은 패딩을 입고 고사장으로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장은 차분했다. 후배들의 응원소리로 북적북적했던 수능날 풍경은 없지만 가족과 친구가 따뜻한 포옹으로 수험생을 격려했다. 정문이 아닌 현관 앞에서 방역관들이 수험생들의 체온체크를 진행했고, 입실 전 손소독제를 뿌려줬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별도의 시험장도 준비됐다. 이날 학교들은 수험생에게 오전 6시30분부터 문을 개방했다. 지난해는 오전 7시부터 개방이었다면 이날은 코로나19 관계로 좀 더 일찍 문을 열었다. 오늘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 13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1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총 37명이다. 모든 시험장에서 수험생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수능 당일 아침에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애초 배정된 일반 시험장 안에 마련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일반 시험장에서는 망사형·밸브형 마스크를 제외한 일반 마스크를 써도 되지만, 별도 시험실에서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아침에 열이 나면 보건용 마스크를 챙겨 가야 한다. 감염 방지 차원에서 시험장 안 정수기·급수대 등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마실 물도 각자 준비해야 한다.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은 수능 이후 방역에도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능이 끝나도 학교에서 가급적 등교수업을 하도록 하고, 수능 이후부터 연말까지를 ‘학생안전특별기간’으로 정해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보통 습지 하면 키 낮은 풀과 질퍽한 땅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대구 달성습지는 다르다. 낙동강에 바짝 붙어 있긴 해도 질퍽하지는 않다. 육지화됐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경관이다. 달성습지 안으로 들어가면 예상과 다른 풍경에 놀란다. 습지라기보다 숲에 가까워서다. 겉보기와 달리 숲 그늘도 제법 깊다. 달성습지를 에두르고 있는 달성습지 10리길을 돌아봤다.대구의 수변공간 중 자연적인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하는 곳 중 하나가 달성습지다. 낙동강과 금호강, 대명천 등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습지는 총면적만 약 2㎢에 이른다. 대표 동물인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와 희귀식물인 모감주나무 등 약 230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달성습지 십리길의 들머리는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다. 시청각실과 365오픈스튜디오 등을 갖춘 체험 학습 공간이다. 외관은 흑두루미가 날개를 편 형상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달성습지는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겨울을 나던 곳이었다. 수많은 철새들이 하늘길을 오가다 들르던 휴게소이기도 했다. 생태학습관 외형은 그러니까 당시와 견줄 만한 생태 환경을 복원하겠다는 바람과 각오를 표현한 것일 터다. 생태학습관 옥상 전망대에서 달성습지 전경을 일별한 뒤 트레킹에 나선다. 생태학습관 오른쪽은 대명유수지다. 낙동강 범람을 막기 위해 강둑과 성서산단 사이에 조성한 공간이다.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소개되면서 요즘 대구의 새로운 ‘핫플’로 훌쩍 뛰어올랐다. 너른 억새밭 사이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평일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강둑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동요에서처럼 ‘나귀 타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는 둑방길이다. 발에 와닿는 흙의 감촉도 새롭다. 둑방길 끝자락에서 아래로 내려서면 숲이 시작된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숲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숲의 나무들은 간격이 지나치게 조밀하다. 그런데도 간벌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숲을 가꾼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딘가 보통의 숲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전영순 숲해설가는 “오래전 보상을 노리고 조림을 한 몇몇 사람들 때문에 나무들이 밀식됐다”며 “습지에 인위적으로 간섭할 수 없어서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간격이 조밀한 탓인지, 나무들은 둥치는 굵어지지 못한 채 위로만 높게 솟구친 모양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숲이 제법 깊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그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숲을 지나고 나면 전형적인 습지가 나온다. 강물이 휘돌아 가고 물억새와 왕버들나무, 느릅나무 등이 습지 여기저기에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습지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달성습지 너머는 강정고령보 공원이다. 대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디 아크’가 이곳에 있다. 디 아크는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설계했다. 물수제비,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이 건축 콘셉트라고 한다. 탐방로는 생태학습관 왼쪽의 사문진나루터까지 이어진다. 낙동강 위로 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루터다. 사문진나루터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이다. 역사공원, 전통 주막거리 등이 조성돼 있다. 주막집에서 뜨끈한 국물에 후루룩 말아 먹는 국밥 맛이 별미다. 고령의 특산물인 대파를 뭉텅 썰어 넣어 맛도 순하다.내친김에 도동서원과 고령 쪽의 은행나무숲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겠다. 고령 좌학리 은행나무숲은 달성습지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드라마 ‘프로듀사’, ‘킹덤’ 등이 촬영된 곳. 고령 지역에선 결혼 사진 촬영명소로 알려졌다. 수백 그루의 은행나무들이 낙동강을 따라 늘어서 있다. 바닥에 뒹구는 노란 잎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남다른 경험일 듯하다. 은행나무 숲의 공식 명칭은 낙동강22공구은행나무캠핑장이다. 낙동강을 따라 좀더 내려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구 달성 도동서원이다. 좌우대칭이 엄격히 적용된 건물의 앉음새가 일품이다. 서원 앞 늙은 은행나무가 주는 풍경의 깊이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다. 은행나무는 서원이 시작될 때부터 400여 성상을 한자리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글 사진 대구·고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향촌동 판코리아 위 골목에 연탄갈비와 옛날 국수를 내는 집들이 많다. 값은 무척 싸다. 잔치국수가 2000원, 연탄갈비는 2인분 1만원, 반인분 3000원이다. 소고기 뭉티기도 한 접시에 1만 8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소주 반 병에 연탄갈비를 묶어 3500원 세트로 팔기도 한다. 값은 싸도 맛은 저렴하지 않다. 특히 멸치 향이 강한 국수 국물은 한겨울 추위를 녹이기에 제격이다. 잔치국수에 기름기 뺀 연탄갈비를 얹어 먹는 것도 별미다. ‘너구리’ 등이 알려졌다. -상인동 일대에 대구의 독특한 먹거리인 소고기 뭉티기를 내는 집들이 몰려 있다. 유명 뭉티기 맛집들에 비해 값이 한결 싸다.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 멀지 않다. -요즘 유행하는 개화기 복장은 대여료가 2만원 선이다. 대화의 장 옆 향촌부띠끄에서 빌릴 수 있다. 향촌부띠끄 안에 마련된 개화기풍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대화의 장은 오전 10시 30분 이전엔 출입 불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조치다.
  •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대구 역시 오래전엔 읍성이 있었던 도시였다. 대구읍성의 북쪽 성벽 아래, 그러니까 향촌동 일대가 지금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쇠락한 도심에서 문화와 예술의 성지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새삼 이 공간에 주목하는 건 옛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향촌동에 담겨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독특한 정서 때문이다. 그 시절의 이야기만 따라가도 한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대구가 코로나19 초반의 악몽에서 회복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있다. 외지인, 특히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니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다니는 게 좋겠다. 먼저 향촌동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피자. 그래야 왜 대구 사람들이 ‘향촌동 르네상스’를 꿈꾸는지 알 수 있다. 향촌동은 옛 대구읍성의 북쪽 성곽(현 북성로)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현 대구역 맞은편에 있다. 조선 선조 때 일본 침략에 대비해 쌓은 대구읍성이 사라진 건 1906년이다. 당시 ‘야마모토 군수’라고 불렸던 친일파 박중양 대구군수가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대구읍성을 불법 철거했다. 향촌동의 최전성기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였다. 헌병대 등 권부가 몰린 옛 경북도청 앞이 낮의 중심지였다면, 밤을 지배하는 곳은 향촌동이었다. 당시 대구 유흥의 중심이었던 향촌동 골목에는 사미센(일본 악기)과 일본인들의 게다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광복 이후 일제가 떠나며 쇠퇴하던 향촌동은 1950년대 한국전쟁 피란 예술인들로 다시 전성기를 맞는다. 전쟁 중이었지만 골목에는 바흐와 베토벤 음악이 흘렀고, 문학이 꽃을 피웠다. 당시 한 외신기자가 ‘폐허에서 바흐를 듣는다’고 썼던 기적의 공간이 바로 향촌동이었다. 오늘날의 향촌동이 꿈꾸는 모습 역시 바로 이 시기의 살롱 문화다. 피란 시절 북적댔던 향촌동은 예술인들이 떠나면서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김치에 막걸리를 마시던 젊은이들마저 대구 신도심으로 눈을 돌리면서 향촌동은 60대, 70대들의 공간이 됐다. 그 골목에 이제 막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보태지기 시작한 것이다.이 동네의 모양새가 참 독특하다. 좁은 골목길을 경계로 한쪽은 젊은이들의 양지, 또 한쪽은 어르신들의 성지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향촌동 르네상스의 중심지는 복합문화공간인 ‘대화의 장’이다. 이 안에 카페 겸 펍인 대화살롱, 대화주방, 대화강당, 대화공방, 대화스튜디오 등이 밀집돼 있다. 이름에서 보듯 음식이나 장식 등이 젊은이 취향이다. 옛 한옥을 리모델링한 대화강당에서 토론 모임을 갖거나 젊은 작가들이 입주한 공방에서 여러 소품들을 살 수도 있다. ‘개화기 복장’을 갖춰 입고 인증샷을 찍으러 오는 ‘인싸’ 커플도 흔하다.대화의 장에서 50m쯤 떨어진 ‘꽃자리 다방’도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다. 화가 이중섭이 그려 준 표지화로 유명한 구상 시인의 시집 ‘초토의 시’ 발간기념회가 열렸던 공간이다. 건물도, 이름도 예전 그대로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 ‘퍼센트 14-3’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1955년 대구 군예대에서 근무하던 명배우 허장강이 이 집 안채를 세내 잠시 살았다고 한다. 아마 당시 군예대 동료였던 영화배우 박노식 등도 문턱이 닳도록 이 집을 들락거렸지 싶다. 이 카페는 수제화 골목 지나서 있다.어르신들의 중심 공간은 ‘판코리아 성인텍’이다. 이곳은 농반진반 ‘60금’ 건물이다. 60세 이하 ‘아이들’은 출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영숙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수백 명의 어르신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어르신 놀이터는 해거름이면 파장이다. 오후 6시 무렵이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집으로 가거나, 주변 공간으로 삼삼오오 사라진다. 화려한 복장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무렵이다. 향촌동 골목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그 좁은 골목을 따라 하꼬방(단칸 가건물)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적산가옥도 많다. 보통 적산가옥 하면 목조 주택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향촌동 일대 옛 살롱들의 대부분은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다. 숱한 기억들을 갈무리하고 있는 옛 건물들을 엿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시인 구상이 즐겨 묵었다는 화월여관(현 판코리아 성인텍), 지독히 가난했던 화가 이중섭이 생애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텔), 음악감상실 르네상스(현 판코리아 식당) 등이다. 이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가 재밌다.피란 시절 향촌동을 넉넉하게 만든 이는 구상 시인이다. 주머니가 솜털처럼 가벼웠던 예술인들은 무시로 외상술을 마셔댔고, ‘향촌동 귀공자’ 구상 시인은 이들의 밀린 외상값을 지갑을 털어 내줬다. 이중섭이 1955년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던 백록다방은 경북여고 동기인 두 인텔리 여성이 마담이었다. 둘의 빼어난 미모와 지성미는 숱한 예술인들을 불러모았다고 한다. ‘음악은 르네상스에서, 차와 대화는 백록에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나. 이중섭이 캔버스 삼아 그렸던 은박지는 미국산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이중섭을 흠모하던 시인 김광림이 구해 줬다고 한다. 물론 이중섭은 이때 번 그림값을 술값으로 탕진해 버렸다. 그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미 공보원 건물은 아쉽게 사라졌다. 르네상스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이었다. 박용찬이란 호남의 갑부 아들이 1951년 1·4 후퇴 때 레코드 한 트럭분을 싣고 내려와 문을 열었다고 한다. 화가 김환기, 건축가 김중업, 배우 최은희와 감독 신상옥 등이 즐겨 찾았다. ‘북성로 허브’가 세 든 건물은 해방 공간의 세도가 이기붕의 신혼집이 있었던 건물이다. 고딕풍으로 멋을 낸 외관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이중섭과 소설가 최태응이 묵었던 경복여관(현 의류 가게), 이육사의 시 ‘청포도’에서 이름을 딴 청포도 다방(현 갤러리모텔 주차장), 음악다방 백조(현 아파트 공사장) 등도 안내판으로만 남은 공간들이다.대구에 가 볼 만한 일몰 전망대가 생겼다. 앞산 중턱에 있는 ‘해넘이 전망대’다. 앞산 일대의 소박한 집들과 도심의 거대한 마천루들이 붉게 물드는 장면이 제법 곱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야 하는 앞산 전망대의 해넘이가 압도적일 만큼 화려하다면 ‘해넘이 전망대’의 일몰 풍경은 어딘가 나른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 해넘이 전망대 아래는 빨래터 공원이다. 이 일대 주민들의 옛 빨래터를 공원으로 꾸몄다. 빨래터 앞엔 두 그루의 수양벚나무가 있다. 지금은 잎이 졌지만 수양벚꽃이 흐드러지던 봄엔 아마 전국에서 가장 화사하고 요염한 빨래터였을 게 틀림없다. 세상 어느 남정네가 벚꽃 아래에서 빨랫방망이를 내리치는 여인네를 보며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지 않았으랴. 빨래터에서 두어 블록쯤 아래에 봉준호 영화감독의 어린 시절 집이 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봉준호 생가 복원’ 운운하는 선거 구호가 등장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해프닝이 일었던 곳이다. 해넘이 전망대에서 굽어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그저 봄날의 꿈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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