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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획금지 5년 만에 개체수 증가… 제주, 노루천국 되나

    포획금지 5년 만에 개체수 증가… 제주, 노루천국 되나

    한라산 중산간 숲속이나 곶자왈 등에서 만나던 노루들이 이젠 제주 도심인 한라수목원에서도 자주 목격될 정도로 생경하지 않은 풍경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희찬)는 노루 개체수 조사를 통해 제주 전역에 48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을 파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조사된 4300여 마리에 비해 500여 마리가 증가한 수치다. 서식밀도는 ㎢당 평균 3.32마리로 2022년 평균 2.96마리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노루 개체수 조사는 9~10월 도내 6개 읍면(구좌, 조천, 애월, 남원, 표선, 안덕)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했다.특히, 최근 조사에서는 노루 개체수의 증감이 지역별로 매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조천읍은 2018년 이후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애월읍과 안덕면 지역은 증감을 반복하나 전체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조천읍의 경우 2018년 ㎢당 6.82마리에서 2023년 1.78마리로 급감한 반면 안덕면은 2018년 0.93마리에서 2023년 3.86마리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도내 노루 개체수는 2014년 1만 2300마리로 최고치에 도달해 2013년 7월~2019년 6월 한시적으로 위해동물로 지정돼 관리가 이뤄진 바 있다. 연도별 개체수 현황을 보면 2014년 1만 2300마리에 이어 2015년 7600마리, 2016년 6200마리, 2017년 5700마리, 2018년 3900마리, 2019년 4400마리, 2020년 3500마리, 2021년 4200마리, 2022년 4300마리, 2023년 4800마리 등이다. 2020년 3500마리로 최저 개체수를 나타낸 이후 소폭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노루 개체수가 증가한 요인으로는 자연 증가분도 있으나 2019년 7월부터 노루 포획을 금지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년 노루 개체수 조사시 제주도 전체 노루의 적정 서식 개체수는 6100마리였다. 고정군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지역별 노루 개체수 증감의 차이는 식생 변화, 서식공간의 파편화, 안정된 서식공간, 야생화된 개의 분포, 로드킬 등 여러 요인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지역별로 세분화한 조사를 통해 제주 노루의 서식 특성을 더욱 명확하게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다니엘 헤니♥루 쿠마가이, 데이트 공개…달달 입맞춤

    다니엘 헤니♥루 쿠마가이, 데이트 공개…달달 입맞춤

    배우 다니엘 헤니와 아내 루 쿠마가이 부부가 결혼 후 첫 근황을 공개했다. 루 쿠마가이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프랑스 파리 여행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두 사람의 즐거운 일상이 담겼다. 두 사람은 함께 서점을 구경하고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었다. 또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포옹을 나누며 신혼의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다니엘 헤니와 루 쿠마가이는 지난달 10일 결혼 소식을 전했다. 루 쿠마가이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계 모델 겸 배우다.
  • [문화마당] 실수하면 어때? 남양주 시민배우들의 ‘논두렁 연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실수하면 어때? 남양주 시민배우들의 ‘논두렁 연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3년 연습하면 우리도 저렇게 연극할 수 있나요?” 며칠 전 경기 남양주시 다산아트홀에서 보기 드물게 흐뭇한 장면이 연출됐다. 남양주시가 시행 중인 시민연극 프로그램 ‘시민난다 씨어터’ 2기 배우들이 3년에 걸쳐 연습한 연극 ‘논두렁 연가’가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는 날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에 작은 조명이 들어오자 한 청년이 무대 위로 올라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남양주시 농협에 다니는 영배라고 해요. 하하.” 주인공을 맡은 시민배우 이진호씨다. 뒤이어 할아버지와 할머니, 한 식구 같은 동네 어른들이 연이어 무대로 뛰어나오고 쑥스러움 반, 진지함 반의 유쾌한 연극이 시작됐다. 연극 ‘논두렁 연가’는 남양주시 화도읍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서울에서 강원도로 놀러 갈 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자마자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지역이 화도읍이다. 남양주 시민들이 연극을 만들면서 공간적 배경을 최대한 현실에 맞춘 덕에 연극의 실재감은 가히 최고 수준이었다. 줄거리도 제목처럼 찰떡같이 구수하고 정감이 넘쳤다. 외국으로 이민 가 버린 부모를 대신해 영배를 어릴 때부터 키워 준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주이자 농협 직원인 영배가 우연히 해외 근무라는 절호의 기회를 얻으면서 영배 총각을 붙잡기 위해 서둘러 장가를 보내자는 동네 어르신들의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남양주 농협에 다니는 총각’이라는 설정부터 일단 코믹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노인들만 모여 사는 요즘 한국의 시골 풍경을 그럴싸하게 빗댄 콘셉트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중간중간 실제 옆집 아줌마 같은 꾸미지 않은 동작들이 눈에 들어오자 객석에서는 5분에 한 번씩 키득키득 웃음보가 터졌다. 대사도 조금씩 버벅거리고 툭하면 대사 타이밍을 놓치긴 했지만, 3년이나 연습해 온 시민연극은 웬만한 상업 공연보다 훨씬 따뜻하고 깊이 다가왔다. 시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는 예술. 조금 부족해도 직접 참여하고 체감해 보는 예술은 세계적 추세다. 뛰어난 예술가의 재능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예술은 감동적이지만 활동성이 약하고 거리감도 느껴지기 마련이다. 조금 부족해도 시민이 실제 주인공이 돼 보는 친근한 예술이 흥미로운 건 당연한 이치다. 국내에서도 시민예술의 중요성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몇 해 전 경상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예술공방큐의 ‘경로당 습격사건’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좋은 사례다. 예술가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즉흥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예술놀이를 함께 즐긴다는 콘셉트였다. 서울·경기권에서도 시민예술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상주예술단체를 통한 관객 개발 사업을 3개나 동시 지원할 만큼 시민예술에 가장 적극적이다. 공연을 본 관객이 객석도우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다음 오디션은 언제 해요?” 관람하는 예술보다 ‘삑사리 나는’ 친근한 예술이 훨씬 더 깊이 다가오는 시대다. 남양주 시민들이 만든 ‘논두렁 연가’처럼 동네별로 끼를 발산할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 시민예술 1등 도시는 단연코 남양주다.
  • 국회의원 선거 다가오자 또 시작된 ‘출판의 계절’

    국회의원 선거 다가오자 또 시작된 ‘출판의 계절’

    ‘출판의 계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씁쓸한 풍경이 이번에도 유권자들을 찾아오고 있다. 1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에선 이근규 전 제천시장이 오는 25일 오후 3시 제천문화회관에서 북콘서트를 갖는다. 책 제목은 ‘사람이 좋다 V’다. 충주지역 출마를 준비중인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일찌감치 지난 9월 10일 충주의 한 호텔에서 ‘바로서는 충주-함께 동석해주세요’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8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오는 26일 오후 3시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최강욱 전 의원이 사회를 맡고 김용민 의원이 이야기손님으로 출연한다. 황 의원은 자신의 SNS에 “검찰개혁 좌초와 외로운 외침을 담은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2-검란징비록’을 내놓았다”며 “귀한 걸음 내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대전 서구 갑 출마예정자인 장종태 전 서구청장도 같은 날 오후 2시 대전과학기술대 창대체육관에서 북콘서를 갖는다. 국민의 힘 유성갑 출마를 준비중인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은 오는 29일 오후 5시 라도무스아트센터에서 ‘경청과 행동’ 출판기념회를 연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다음달 3일 공주대 천안캠퍼스 체육관에서 츌판기념회를 열기로 했다. 양 전 지사는 천안 을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부산지역도 출판기념회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오는 18일 부산예술회관에서, 같은 당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진구청 대강당에서 각각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국민의 힘 한옥문 양산을 당협위원장은 오는 25일 용상문화체육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 개최를 여는 것은 자신의 세력과시와 책 판매를 통한 정치자금 마련 등을 위해서다. 출판기념회는 모금액 제한과 모금액 공개 의무도 없다. 단 책을 무상으로 주거나 1000원 이상의 음료 제공은 안된다. 선거일 전 90일부터는 출판기념회를 열수 없다. 내년 총선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 1월11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이 때문에 다음달까지 출판기념회가 집중될 전망이다. 정치인들은 선호하지만 출판기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다. 애경사 챙기기도 힘든데 출판기념회 초청장까지 받으면 안갈수도 없고 부담이 된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통상 책값보다 많은 돈을 주고 책을 가져온다. 이 때문에 지불하는 책값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금 통로로 전락되면서 출판기념회 투명화 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머리 모양을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 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을 통해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 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장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이 뻗어 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케 하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①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 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 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이를 배경으로 한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 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장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카메라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 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서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②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흐릿하게 그려진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 오색 빛깔 영남알프스, 스릴 가득 출렁다리… 팔색조 매력 품은 울산

    오색 빛깔 영남알프스, 스릴 가득 출렁다리… 팔색조 매력 품은 울산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물살을 가르는 ‘고래 떼’, 수중왕릉 전설을 품은 ‘대왕암공원’, 국내 최고의 도심 생태공원인 ‘태화강 국가정원’. 천혜의 산악·해양 경관과 문화유산, 산업관광자원이 공존하는 울산은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준다. 깊어져 가는 가을, 전국 관광객을 향한 울산의 유혹이 거세다.●산악관광 1번지 영남알프스 14일 울산시에 따르면 영남알프스는 신불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개 이상의 봉우리로 연결된 산악관광지다. 매년 수백만명이 찾아 산악의 절경을 즐긴다. 영남알프스는 신라 천년고찰인 석남사와 작괘천, 자수정동굴,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홍류폭포, 배내골계곡 등 빼어난 자연자원을 품고 있다. 가을 영남알프스의 백미는 오색 단풍과 은빛 억새 물결이다. 지난달 시작된 단풍은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하늘, 억새, 운무, 전망, 경관 등의 테마로 개발된 신불산 억새길은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고산평원에 형성된 은빛 억새, 기암괴석, 희귀 동식물 습지구역 등 천혜의 자연경관이 등산객을 맞는다. 여기에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와 울주 오디세이, 세계산악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한다.●세계 최고 신석기 문화유산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시대의 사냥과 어로 등 생활상을 바위에 새긴 그림이다. 바위 면에는 고래·개·늑대·호랑이·사슴·멧돼지·곰·토끼·여우·거북·물고기·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이 새겨져 있다. 현 인류 최초의 포경(고래잡이) 유적으로 평가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암각화로 가는 길목이나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트레킹 코스로 인기다. 빼어난 절경 때문에 드라마 ‘메이퀸’이 촬영됐다. 인근의 천전리각석도 볼만하다. 청동기시대 조각인 마름모조각, 중첩동그라미, 우렁무늬, 물결무늬 등 기하학적 문양을 만날 수 있다. 천전리 일대에는 200여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도 있다.●일출 명소 ‘간절곶’과 태양이 잠든 섬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 해돋이 행사를 비롯해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동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006년 12월 높이 5m, 무게 7t 규모로 세워진 소망우체통은 간절곶의 명물이다. 간절곶에서 동해안을 따라 3㎞ 이동하면 명선도가 나온다. 명선도는 지난해 7월 야간경관 조성 이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을 뽑는 ‘2023 SRTm 어워드’에도 명선도가 선정됐다. ‘태양이 잠든 섬’ 명선도는 밤마다 형형색색 조명과 미디어 아트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는다.●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고래 생태관광 명소다.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과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웰리키즈랜드, 모노레일 등 문화·관광시설이 조성됐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정원이 320명이며 식당, 카페, 공연장, 회의실, 휴게실, 수유실 등 편의시설이 있다. 고래박물관에는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박물관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수족관 안에 있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웰리키즈랜드는 고래와 바닷속 탐험을 주제로 한 가상현실(VR) 체험존과 장난감 박물관, 전망대 등을 갖췄다. 모노레일은 고래박물관을 출발해 고래문화마을과 5D 입체영상관을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총 1.3㎞ 구간에 순환형으로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다. ●수중왕릉 전설 간직한 ‘대왕암공원’ 동구 대왕암공원은 1만 5000그루의 해송과 바다를 따라 형성된 기암괴석, 꽃터널, 바다 위 출렁다리로 유명하다. 대왕암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붉은 바위섬인 대왕암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이 돼 바위섬 아래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육지와 대왕암을 이어 주는 대왕교는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야간에 조명이 켜지면 대왕교는 하늘로 승천하는 웅장한 용을 연상케 한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바다 위에 설치돼 관광객들에게 스릴과 즐거움을 준다. 2021년 7월 준공된 출렁다리는 길이 303m, 폭 1.5m, 높이 30~40m 규모로 만들어졌다. 대왕암 해송숲과 북측 해안의 기암괴석, 일산해수욕장, 동구 시내 전경, 현대중공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염포산전망대의 ‘일몰’과 ‘공단 야경’ 북구 염포산전망대는 일몰 명소다. 울산 시내를 배경으로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이다. 염포산전망대 공중산책로에 오르면 울산대교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태화강, 석유화학공단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공중산책로는 태화강 발원지에서 염포까지 흐르는 물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태화강과 동해, 울산 시내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 염포산전망대에 서면 현대자동차 공장과 선적장, 석유화학공단이 한눈에 보인다.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선적을 기다리는 부두의 자동차 행렬과 365일 꺼지지 않는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모습이다. 요즘 태화강 하구 명촌교 아래에는 가을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명촌교 태화강 둔치는 도심에서 은빛 억새를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이다. 울산에서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글로벌 산업관광도 인기다. HD현대중공업은 아산기념전시실과 선박건조 현장 등을 개방한다. 현대자동차도 생산 현장과 수출 선적부두 등 견학 코스를 운영한다.
  • 형형색색 팔공산, 고즈넉한 내관지… “단풍 보러 대구로 오이소”

    형형색색 팔공산, 고즈넉한 내관지… “단풍 보러 대구로 오이소”

    “단풍과 코스모스의 도시 대구로 오이소.” 대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한 매력을 가진 도시다. 여유롭게 산책할 만한 곳도 많다. 여행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가 볼 만한 대구 관광지를 14일 알아봤다. ●팔공산 대구 하면 팔공산을 빼놓을 수 없다. 팔공산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3년 만인 올해 5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 승격과 관련해 환경부는 이 산이 자연·경관·문화적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뛰어나다고 밝혔다. 팔공산은 동구와 인연이 깊다. 팔공산 국립공원 126.058㎢ 중 동구에 속한 면적이 34.7㎢ 다. 오랜 시간 제 스스로가 모든 계절의 주인공이었지만 그중 팔공산의 가을은 으뜸이다. 팔공산의 가을은 색(色)이다. 첫 색은 ‘노란색’이다. 도로 양옆으로 쭉 이어진 은행나무들 때문이다. 가을바람이 불 때면 자연스러운 명장면이 연출된다. 팔공산 도로를 달리는 차 위로 샛노란 은행잎이 계속 떨어지는 장관이 연속된다. 노란색으로 물든 거리는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붉은색으로 변한다. 지금은 가을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듯하다. 팔공산에는 여러 명소가 있지만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이정표를 무시하고 다녀도 어디서든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북지장사와 방짜유기박물관 쪽은 ‘갈색’으로 물들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우아한 색. 북지장사로 올라가는 길에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은 갈색의 낙엽을 흩날린다. 바스락거리는 갈색 잎이 깊은 가을의 운치를 더했다. 갈색의 가을 풍경을 뒤로하고 갓바위 쪽으로 향했다. 갓바위 가는 길은 가을의 또 다른 색인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단풍색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래도 갓바위로 향하는 길 양옆의 단풍의 색을 굳이 표현하자면 시뻘겋다. 팔공산 근처에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봉무공원 단산지, 불로고분공원 일대에서는 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단산지 모습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하중도 내륙인 대구에도 섬이 있다. 하중도다. 하중도란 하천의 중간에 생긴 섬이라는 뜻이다. 북구 노곡동 금호강 중간에 있다. 지난해 ‘금호꽃섬’이란 새로운 이름이 생겼지만 대구 사람들은 ‘하중도’라고 부른다. 꽃섬이란 이름이 붙은 건 섬이 각양각색의 꽃으로 치장하기 때문이다. 하중도에서는 꽃을 통해 봄과 가을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하중도를 수놓는다. 대구 도심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에 계절을 즐기러 먼 길을 떠나기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하중도를 찾아 도심 속 완연한 봄과 가을을 느끼고 있다. 11월 한 달 하중도는 만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마냥 좋은 날씨 때문인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이 섬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다양한 테마 산책로가 있는 하중도는 취향에 맞춰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쪽에는 코스모스 군락이 새들과 어우러져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을 연출한다. 다른 한쪽엔 국화가 있다. 국화전시회는 지난 12일 끝났지만 붉은색과 노란색, 흰색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계산성당 중구 계산동에 있는 계산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다. 1902년 건립됐으며 전체적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을 띠지만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에 고딕 요소를 가미해 기품과 화려함을 더했다. 이상화가 낭만주의 시로 대표되는 ‘나의 침실로’의 영감을 이곳에서 얻었다고 전해지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계산성당 마당에는 ‘이인성 나무’로 이름 붙여진 감나무가 있다. 대구 출신 천재 화가 이인성이 그린 ‘계산동성당’에 나오는 나무다.●옥연지 송해공원 옥연지 송해공원은 달성군의 대표 명소다. 방송인 송해의 이름을 딴 장소다. 이곳 옥포읍 기세리는 송해의 부인 석옥이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부부 묘도 송해공원 인근이다. 송해공원의 자랑거리는 산책로다. ‘전국노래자랑’이 떠오르는 조형물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금동굴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데크와 백세교 등은 산책 명소로 전국에 입소문이 나 있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분수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가을에는 흐드러진 낙엽을 즐기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송해의 이야기를 담은 송해기념관 선비체험관도 알찬 볼거리다. 송해의 유품과 사진 자료 등에서 그의 생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등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송해카페에선 그의 캐릭터가 담긴 커피잔에 여러 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이곳 옥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송해공원의 풍경은 덤이다. 송해공원은 이 같은 풍성한 콘텐츠 덕분에 지난해에만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올해의 명소, 2023년 산림청 걷기 좋은 명품숲길에 선정됐다.●내관지길 수성구에는 알려지지 않은 가을 명소가 많다. 내관지가 그렇다. 이곳은 라이온즈 파크와 스타디움을 거쳐 내관지, 청계사, 진밭골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도심과 가까워 인근 주민들이 주로 다니는 길이지만 산책로의 수려하면서도 고즈넉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대흥동 유아숲체험원 일원에서 시작돼 내관지에 이르는 데크로드는 기존 왕벚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숲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고, 내관지 내부에는 수상데크를 신설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차별화된 공간 조성을 위해 전문가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신창훈 수성구 총괄건축가, 독창적인 작품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진만 건축가, 대경솟대작가협회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해 관리용으로만 사용되던 취수탑과 연결 교량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내관지길에는 ‘생각을 담는 길’의 독특한 테마를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예술적 대상물)도 설치돼 있다. 오르막 구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인생 문구가 쓰인 통나무의자,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 대나무터널 등 이야기가 있는 산책로가 되도록 조성했다.●팔현생태공원과 수성못 팔현생태공원은 아름다운 식물과 꽃을 감상하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팔현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초화원, 데크, 쉼터, 철새탐조대가 조성돼 있다. 가을에는 국화, 댑싸리 등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들이 포토존을 만든다. 팔현생태공원 인근에는 수성패밀리파크와 고모역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으며 금호강자전거길과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잘 조성돼 있다. 수성못도 대구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명소다. 수성못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에 2차례나 뽑혔다. 자연을 품은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지하철 3호선 수성못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올 4월 수성구는 수성못과 들안길 먹거리 타운을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지로 선정하고 관광 서비스 플랫폼인 대구 트립 앱도 구축했다. 수성못과 들안길을 잇는 수성투어버스도 운영 중이다.
  •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부산을 둘러보는 최적의 방법은 시티투어버스 탑승이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3개 노선, 36개 정류장 주변으로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오륙도, 감천문화마을 등 거의 모든 지역의 명소에 들를 수 있다. 시내버스처럼 예약 없이 언제든 탑승할 수 있으며 어느 정류장에서나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하다.●레드라인:광안리·해운대·동백섬 레드라인 버스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영도로 진입, ‘아찔한 도로’로 이름을 날리는 부산항대교 진입 램프를 오른다. 20층 높이 아파트와 맞먹는 66m의 부산항대교로 진입하기 위해 360도 회전하며 올라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첫 번째 정류장은 유엔기념공원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11개국 2300여명의 군인이 잠든 곳이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유엔군 묘지이다. 다음으로 버스는 부산시립박물관을 지나 용호만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는 광안대교와 동백섬, 해운대와 오륙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터미널 근처에는 이기대공원이 있다. 임진왜란 때 기녀 두 명이 왜장을 안고 바다에 떨어졌다 해서 이기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절경을 자랑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다.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면 동백섬에 도착한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한국 전통 정자를 본떠 만든 국제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 고개까지 명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센텀시티 정류장에서는 부산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영화의전당을 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 ‘빅루프’는 축구장 1.5배 크기 지붕이 하나의 기둥 위에 올려져 있어서 세계 최장 외팔보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린라인:유라리광장·태종대·오륙도 그린라인 노선으로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 영화 촬영 단골 장소인 흰여울문화마을부터 국가 지정 명승인 태종대와 오륙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린라인이 처음 도착하는 곳은 영도대교 유라리광장이다. 6·25전쟁 탓에 부산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고 모여들었던 애환의 장소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다리가 열리는 도개 행사를 진행한다.다음으로 도착하는 곳은 흰여울문화마을이다. 마을 옆으로 영도 봉래산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 내려가는 모습이 하얀 여울처럼 보여 흰여울이라고 불리게 됐다. 폐·공가가 많았던 마을이지만 2010년부터 마을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재생에 나서면서 지금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문화마을로 재탄생했다. 주변 절영해안산책로에서는 가파른 절벽 위에 자리잡은 마을의 모습과 크고 작은 배가 오가는 망망대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음 정류장은 태종대다.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숲을 모두 지니고 있어 첫손 꼽히는 해안 경관지다. 전망대에서는 오륙도와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그린라인은 오륙도를 단번에 보기 좋은 명당으로 소문난 ‘오륙도 스카이워크’에도 들른다. 스카이워크는 해안 절벽에서 말발굽처럼 튀어나온 다리다. 높이 35m, 길이는 15m이며 특수 제작한 유리로 바닥을 덮었다. 다리에 올라서면 바닥 유리 너머로 절벽을 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보인다.●오렌지라인:송도해수욕장·감천마을 오렌지라인은 원도심과 서부산을 잇는 노선이다. 구름산책로가 있는 송도해수욕장, 감천문화마을, 다대포해수욕장, 영화의 배경이 된 국제시장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한 곳을 지난다. 버스가 처음 도착하는 송도해수욕장은 개장 100주년이 넘은 우리나라 1호 공설 해수욕장으로 한때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길이 365m로 전국에서 가장 긴 바다 위 산책로인 구름산책로를 만들었다. 최고 86m 높이로 바다 위 1.62㎞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도 운행한다.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도 들른다. 형형색색의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마을이다. 다음 코스인 다대포해수욕장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갯벌이 있는 곳이다. 게, 소라, 맛조개 등이 살고 있어 아이들과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근처 아미산 전망대는 낙동강 하구 모래섬과 함께 철새와 어우러진 낙조를 담을 수 있어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일몰 촬영지로 유명하다.오렌지라인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에도 들른다. 을숙도는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넓게 조성된 생태 공원에서는 붉은 팜파스와 하얀 갈대가 만들어 내는 물결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철새들의 비행을 감상하고 철새와 낙동강 하구에 대해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모양의 머리를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으로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을 뻗어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시키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은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망원경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모호히 흐려 그린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 생생한 오픈월드 ‘붉은사막’ 떠날 준비 됐나요

    생생한 오픈월드 ‘붉은사막’ 떠날 준비 됐나요

    펄어비스는 ‘2023 지스타’ 기업관(B2B)에 참가해 일반 관람객을 상대로 전시장을 꾸리진 않지만 출시 예정인 야심작 ‘붉은사막’이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BlackSpace Engine)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지난 8월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게임스컴 2023’에서 붉은사막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다. 신규 트레일러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구현한 오픈월드에서 실제와 같은 풍경과 화려한 공중비행 등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션 캡처 기반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주변 환경을 이용한 전략적인 전투, 다채로운 상호작용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은 최고의 그래픽으로 그려 낸 강렬한 액션, 생동감 넘치는 오픈월드 등 완성도 높은 퀄리티와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고 전했다. 북미 게임 전문 매체 게임스레이더는 “붉은사막 트레일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탄스러운 게임 플레이 장면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고 평했다. 글로벌 이용자와 미디어들의 관심 속에 붉은사막은 향후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꼽힌다. 펄어비스는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붉은사막을 선보일 수 있게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의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블랙스페이스 엔진 역시 더 발전시키며 개발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그래픽 기술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돼 가는 분야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에 적용된 그래픽 기술에 대해 “긴 시간 동안 게임의 퀄리티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반야용선(般若龍船)/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야용선(般若龍船)/서동철 논설위원

    경남 창녕은 최근 교동·송현동의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다. 이맘때 창녕이라면 화왕산의 장관을 이루는 억새 군락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역시 가야시대 처음 축조됐다는 화왕산성은 정유재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가 왜군에 맞서 굳게 지킨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창녕에는 또 하나의 명산이 있다. 화왕산과 이어진 관룡산이다. 화왕산은 757.7m, 관룡산은 753.6m이니 높이로는 쌍둥이라고 해도 좋겠다. 관룡산 중턱 관룡사는 신라 8대 사찰의 하나로 394년(내물왕 39) 창건됐다는 설화가 전한다.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에는 원효가 중국 승려 1000명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대도량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내려오는 유서 깊은 절이다. 관룡사에서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고 계곡을 향해 내민 너럭바위와 석불이 나타난다. 용선대(龍船臺)와 통일신라 석조여래좌상이다. 불상은 3단의 연화대좌를 포함해 높이가 298㎝에 이르는 당당한 모습이다. 용선대라는 이름은 불교에서 말하는 반야용선(般若龍船)에서 비롯됐다. 중생을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는 배다. 그러니 용선대는 극락으로 가는 배의 갑판에 해당하고, 여기 앉아 있는 부처는 선장이라고 해석해도 좋겠다. 용선대 부처의 존재로 관룡사 계곡엔 ‘극락으로 가는 거대한 배’라는 상징성이 부여됐다. 창녕 사람들은 용선대 석불을 ‘팥죽 부처’라고도 부른다. 어느 동짓날 관룡사 주지가 동자승에게 용선대 부처에게 공양을 올리라고 했다. 용선대에 올랐더니 부처님 입가엔 벌써 팥죽이 묻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동짓날 용선대 부처에게 정성을 드리면 소원을 이룬다는 믿음이 퍼졌다. 문화재청이 ‘창녕 관룡산 관룡사 일원’을 국가지정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절과 병풍처럼 둘러진 기암괴석 산봉우리가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반야용선을 재현한 듯한 용선대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경관적 가치를 지녔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관룡산과 관룡사뿐 아니라 용선대에서 바라보이는 산 아래 풍경도 지금처럼 보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용선대에 올라보면 누구라도 같은 생각을 가질 것이다.
  • 새벽녘 목탁 소리에 해묵은 ‘나’를 보낸다

    새벽녘 목탁 소리에 해묵은 ‘나’를 보낸다

    사찰 머물며 명상·차담 등 수행체험·휴식형 등 프로그램 다양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체험도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어둠이 깊은 산중에 웅장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닭도 울기 전인 한밤중에 깬 사람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밤하늘의 별처럼 대웅전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맑고 청아한 목탁 소리가 영하로 떨어져 얼어붙은 공기 중에 스며들었고 ‘반야심경’을 읊는 스님의 목소리가 고즈넉한 산사의 깊은 잠을 깨웠다. 지난 11일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의 새벽 풍경이다.백두대간이 남으로 치달려와 장성 지역으로 뻗어 내려온 노령산맥의 백암산 자락에 백양사가 있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 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호남 불교의 요람이다. 소문난 단풍 명소라 가을이면 많은 이가 계절에 물들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한껏 깊어진 가을을 맞아 10~11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진행한 템플스테이 프레스투어가 백양사에서 진행됐다. 백양사 템플스테이에는 체험형, 휴식형과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수행 프로그램이 있다. 휴식형은 자유롭게 쉬며 사찰에서 머물다 가는 것이다. 체험형에서는 사찰 안내와 명상, 스님과의 차담 등을 경험한다. 사찰음식 수행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로 유명해진 정관 스님이 직접 대접하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다.첫날 오후 정관 스님을 만났다. 전 세계에 사찰음식을 소개하는 사찰음식 대가인 그는 “음식은 다 배려하는 마음이고 자비하는 마음”이라며 대표 메뉴인 ‘표고버섯조청조림’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음식을 정성껏 만들었다. “하루 종일 햇빛을 받고 별빛, 달빛과 함께하며 자연에 순응해 알아서 한 맛을 일으킨다”고 소개한 된장과 간장을 활용한 명품 음식에 곳곳에서 “맛있다”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둘째 날 새벽잠을 깨운 예불이 끝나고 이동한 명상실에서는 지인 스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부좌를 튼 뒤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명상에 잠긴 참가자들에게 지인 스님은 “지나친 해석과 분별을 멈추고 오롯이 존재하라”고 조언했다.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차분히 호흡하며 저마다 가슴팍에 품은 번뇌를 씻어 냈다. 가만히 누워 크리스털 싱잉볼 소리를 들을 땐 보리수나무 아래서 새벽 별을 보고 섬광 같은 깨달음을 얻은 고타마 싯다르타처럼 삶에 의연해지고 모든 고통과 집착이 사라지는 자유가 잠시 찾아온 듯했다.체험형 템플스테이의 마지막은 스님과의 차담이다. 그윽한 차향을 마주하며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에게 인생의 진리에 대해 듣던 중 누군가 미워하는 마음에 대한 고민을 꺼내자 무공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사실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니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내 고통을 버리기 위해서라도 남을 미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서로 다를 뿐인데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고 단정하면 시비가 발생하지요.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조선 왕족들의 유배지이자피란민들의 터전이 된 섬마을시간마저 더디게 흐르는 곳낡디낡은 대룡시장 골목약방·다방 주인장의 정다운 옛이야기도심의 시간은 잊은 지 오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천 강화도 북서쪽 나지막한 섬, 교동도.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눈에 들어올 만큼 북한과 가까이 자리한 이 섬은 시간마저 느긋하게 흐르는 까닭에 분주한 도시의 삶으로 잊고 지내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미소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전통시장을 꼭 들르는데 특히 교동도 대룡시장은 아담한 크기에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 쌓여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찾아야 했던 곳이지만,섬사람들의 오랜 염원이던 교동대교가 놓인 이후엔 아이와 함께 하루쯤 부담 없이 떠나볼 만하다. 교동도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달을참’(達乙斬), ‘고목근’(高木根), ‘교동’(喬桐)이란 지명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달을참은 크고 높은 산이 있는 고을이란 의미다. 여기서 크고 높은 산은 지금의 화개산(260m)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내리던 화개산은 최근 대규모 정원이 조성되고 전망대도 들어섰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고구저수지와 교동 벌판, 북한의 연백평야가 한눈에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석모도와 볼음도 같은 강화도의 수려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모노레일이 운영을 시작해 교동도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섬인 강화도가 그러하듯 교동도 또한 고려 중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연산군과 광해군, 안평대군 등이 이곳 교동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특히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복수를 명목으로 수십명의 목숨을 빼앗으며 피바람을 일으켰는데 결국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멀리 교동도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는 교동도에 유배된 지 6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겨우 31세였다. 한동안 고구리마을로 기록된 연산군 유배지를 찾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최근 화개정원 인근에 유배지를 조성해 위리안치(圍籬安置)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위리안치란 죄인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두는 형벌이다.●시간을 거스른 듯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 아이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교동도에서 가장 번화한 대룡시장이다. 교동도 여행의 중심지라고 하지만 웬만한 시골 장터보다 작은 규모다. 500m 남짓한 골목길 두 개가 ‘열 십’(十)자로 이어진 것이 전부라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사거리 길목에서 나도 모르게 “어머, 이게 다인가 봐!”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조금만 걸음을 늦추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낡은 간판과 허물어진 슬레이트 지붕, 먼지 쌓인 벽시계, 백발 성성한 약방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과 귀를 열면 교동도가 지나온 오랜 시간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교동이발관은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은지원의 삭발 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대룡시장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반듯하게 손으로 적은 철제 간판과 마치 영화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이발관 내부가 1960~1970년대 시골 풍경 그대로다. 반들반들하게 잘 닦인 면도칼은 지나온 세월의 내공을 드러내는 듯하다. 이곳에서 직접 이발하는 경험을 꼭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하필 아이와 찾았을 땐 주인 어르신 집안에 상이 있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그렇게 몇 년이 훌쩍 지나 지금은 자녀들이 이발관 내부를 그대로 활용해 식당으로 운영 중이라니, 아쉽게도 아이와 낡은 이발관에서 특별한 경험을 나눌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약방 어르신과 다방 이모가 건넨 情에 사르르 이발관 건너편에는 동산약방이 자리하고 있다. 약국이 아닌 약방이란 간판이 어쩐지 더 정겹다. 비타민드링크라도 사 먹을 생각에 안으로 들어섰더니 손때 묻은 나무 진열장에 봉숭아꽃으로 물들이기를 할 때마다 심부름으로 사 왔던 추억의 백반이 두둑하게 채워져 있다.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풍기는 커다란 주전자와 무심한 듯 입에 툭 씌워진 컵이 정겹다. 낯선 아이의 방문에 주인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다정하게 묻는다. 아이가 또박또박 대답하자 환한 미소와 함께 딸기맛 비타민을 한 줌 서비스로 내어 준다. “할아버지, 내가 좋아하는 딸기맛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발랄한 인사에 약방에 앉아 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까지 웃음이 번진다.느릿한 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교동다방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소소한 먹을거리 삼아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는 마담 아주머니는 달짝지근한 다방커피를 타는 솜씨도 일품이다. 아이는 갓 구워 낸 고구마의 노란 속살에 반해 야무지게 입을 채웠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잘 익은 귤을 가져다 난로 위에 올렸다. “우와, 귤을 구워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이가 신기한 듯 난롯가에 서서 귤이 익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문득 약방에서 받은 비타민 하나를 꺼내어 아주머니께 건넸다. 약방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거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나도 감기에 걸리거나 하면 꼭 동산약방 약만 먹어요. 그래야 금방 기운이 나더라고. 교동도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에요.” ●황해도 실향민의 삶 고스란히 손님이 우리뿐이었던 터라 자연스레 교동도에 쌓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여기 교동도 어르신 대부분은 피란민이에요. 이 대룡시장도 황해도 연백장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도 많아요. 교동도 쌀이 유명해진 것도 그분들 덕분이죠. 세월이 흘러 여기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낳고 살았으니 정을 붙일 법하건만 그래도 늘 다방에 오시면 고향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교동도는 고려 때부터 간척이 이뤄져 육지보다 많은 논과 밭을 가졌는데, 광복 직후엔 8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할 만큼 풍요롭고 북적이는 섬이었다. 행정구역상 강화도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권은 불과 12㎞ 떨어져 있는 황해도 연백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연백에 살던 사람들 다수가 교동도로 피란했다. 교동도 북쪽 말탄포구에서 바라보면 연백 땅이 불과 2㎞ 바다 너머다. 눈앞에 선명한 고향 땅을 반세기 넘게 바라보기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터. 그 한 맺힌 그리움이 다방 한쪽 구석에 쌓이고 또 쌓였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단다. “어느 날인가 동네 언니가 텅 빈 옥상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올라갔더니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 하나가 숨어 지내고 있었다지 뭐예요?”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아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한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어도 두려워하기보다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먼저인가 봐요. 저기 골목길 끝에 해성식당이라고 있는데 안주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음식 솜씨가 좋아요. 여기 사람들 사이에선 맛집이죠. 그런데 그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이 발각됐을 때 경찰이 일부러 그 집 육개장을 주문해서 먹였대요. 식당 주인도 음식 배달하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얼른 소파 2개를 붙여 아이가 잠시라도 단잠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봐주는 아주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노 키즈 존’을 내세운 도시의 화려한 레스토랑에선 느낄 수 없는 코끝 찡한 감동이었다.●117년 한 자리 지킨 교동초 마담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찾은 곳은 대룡시장과 어깨를 맞대고 자리한 교동초등학교다. 1906년에 개교했다고 하니 그 역사만 무려 117년에 이른다. 멀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운동장 한편에는 기억조차 희미했던 이승복 동상과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자리하고 있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겨우 10살의 나이에 눈길에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매서운 추위에 결국 함께 동사한 정재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는 감동한 눈치다. 그래도 슬픈 결말은 피하고 싶었는지 “나는 슈퍼히어로가 돼서 엄마도 구하고 나도 씩씩하게 살아올 거야.” 큰소리다. 교동다방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긴 덕분인지 아이는 널찍한 운동장을 마음껏 뛰며 신나게 놀았다.교동읍성도 교동도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인조 7년인 1629년에 쌓은 고을성으로 둘레는 약 430m, 높이는 약 6m에 이른다. 예부터 교동도는 외세 침략이 잦았던 터라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선 후기에는 읍성 내에 삼도수군통어영 본진이 주둔했다고 한다. 원래 동문과 북문, 남문 등 3개의 문루를 갖춘 성문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온전한 형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대부분 세월이 흘러 무너졌고 겨우 남아 있던 남문의 유량루도 1921년 폭풍을 맞아 허물어졌다. 다행히 홍예 부분만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이는 돌이나 벽돌을 무지개처럼 휘어진 형태로 쌓은 구조물로 광화문 같은 성문에 주로 사용됐다. 일부 복원된 성곽과 얼기설기 쌓은 옛 성곽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오롯이 드러낸다.교동향교도 아이와 들러 보기 좋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유생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교동향교의 역사는 그보다 앞서 고려 충렬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289년 고려 유학자 안향이 원에 사신으로 갔다가 직접 손으로 옮겨 적은 ‘주자전서’와 공자 초상화를 가지고 돌아와 이곳에 모신 것. 한국 성리학의 시조로 불리는 안향이 처음 배를 댔던 곳이니 교동향교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인 셈이다. 원래는 화개산 북쪽 기슭에 있던 것을 조선 영조 때 지금의 위치로 옮겼는데, 다른 지역 향교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건축물 하나하나 소박하고 단정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홍살문을 지나 향교 안으로 들어서면 공자의 신주와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들이 배움을 익히고 닦았던 명륜당, 일종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제기고, 내삼문이 알뜰하게 들어서 있다. 향교 우측에는 요즘 보기 드문 재래식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얼마 전 뒷간을 소재로 한 전래동화를 읽었던 아이는 직접 오줌도 눠 보며 재밌어했다. ●그림 같은 보호수 자랑하는 화개사 화개산 중턱에는 화개사도 자리한다. 정확히 언제 창건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의 문신 이색이 머물며 독서를 즐겼다고 하니 고려 때 사찰로 추정된다. 17~18세기 문헌에도 그 이름이 기록돼 있으니 조선 후기까지 강화도의 주요 사찰 중 하나로 규모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는 전등사의 말사였고 현재 남은 건물은 1967년 화재로 탔던 것을 이듬해 중건한 것이다. 사찰 입구에는 수령 200년을 넘긴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 아이도 “꼭 옛날 그림 속 나무 같다”며 감탄했다. 기름진 논을 자랑하는 교동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난정저수지와 고구저수지다. 여름이면 난정저수지에는 노란 해바라기가, 고구저수지에는 분홍 연꽃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지역주민들이 마을정원으로 꾸민 것인데 널찍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맑은 풍경을 자아낸다. 겨울에는 이들 저수지 모두 얼음놀이터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어른들은 얼음낚시의 손맛을 즐긴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더라도 교동도의 밥맛을 책임지는 물줄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 감각을 깨우는 ‘혼종의 악기’

    감각을 깨우는 ‘혼종의 악기’

    기왓장, 청자, 북피 등이 엮인 기이한 형태의 설치작들이 미술관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거대한 풍경(風磬)’들이 도열한 모습 같기도, 어느 부족의 축제 현장에 불시착한 것 같기도 하다. 레바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는 타렉 아투이(43) 작가의 개인전 ‘더 레인’의 전시장 풍경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내년 1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그의 손에서 태어난 ‘혼종의 악기’로 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경험해 보는 자리다. 40~50개의 악기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우리 전통 타악기에서 해체되고 변형·조합된 것들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서인석 악기장이 만든 무영고, 대북, 꽹과리, 징 등을 비롯해 옹기, 청자, 삼지 등도 우리 장인들의 작품이다. 2021년 광주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작가가 4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해 한지, 짚, 조롱박 등 한국의 재료들을 공부하며 조형미와 소리의 관계를 탐색한 결과물이다. 전자 악기와 결합한 악기를 합주하면 전시장 전체에 빗소리가 울리듯 몽환적인 소리가 퍼져 나간다. 북에서 북피를 뜯어낸 뒤 고무나 종이 등으로 채운 악기가 내는 소리, 물장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물에 공기를 주입하며 나는 소리, 작가가 직접 작곡한 빗소리를 닮은 전자음 등 고정관념을 깨는 소리들은 “새로운 감각을 깨워 보라”고 이끄는 듯하다. 1층 더그라운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악기를 만져 보며 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놀이터이자 실험실이 펼쳐져 있다. 옹기판을 두드려 보거나 북 위에 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작동시켜 풀어놓는 등 자유자재로 악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제격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숍도 마련될 예정이다. 작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해 보고,다채로운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새롭게 들을 수 있을지 발견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기간 스페이스2에서는 도시에서 쓸모를 다하고 폐기된 간판, 동상, 산업재 등을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탄생시킨 정지현(37)의 개인전 ‘행도그’를 조망할 수 있다. ‘2023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 주목받는 작가는 버려진 사물들을 3D 스캐닝·프린팅을 하거나 유토로 본을 뜨고 알루미늄망으로 감싸 표면을 복제하는 방식 등으로 이색적인 추상의 풍경을 빚어냈다. 정 작가는 “모두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져온 것들로, 풍경이 던지는 질문을 탐구하고 목적을 가진 사물이 다른 방식으로 전이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했다.
  • “나만 아픈 건 아니구나…작품 찍으며 치유받아”

    “나만 아픈 건 아니구나…작품 찍으며 치유받아”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동병상련의 위안이 크거든요. 사람들이 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면 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우리 모두가 받고 싶은 위안과 치유의 힘이 담겨 있다.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는 3년차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만난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의 절박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 드라마에 억지 신파는 없다. 불안과 절망에 잠식되지 않고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의 힘을 환기시키며 정신질환에 대한 묵직한 편견을 깬다. 동명 웹툰의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어 낸 이재규(53) 감독은 지난 7일 “초콜릿 상자 같은 이야기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나씩 꺼내 먹을 때마다 맛있고 달콤해 위안이 되는 느낌을 담고 싶었다”며 “동화 같은 판타지와 리얼리티가 균형을 갖춘 드라마”라고 자평했다. 이 감독은 팬덤이 두터운 ‘히트작 메이커’다. 드라마 ‘다모’와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이 대표 필모그래피이다. 그의 넷플릭스 전작은 지난해 1월 공개된 좀비떼와의 사투를 그린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시즌1이다.그의 시선이 정신병동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마음의 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유독 차갑고 부정적이어서 정신질환은 감춰야 하는 대상이 된다. 이 감독은 “우리가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면 유난을 떤다거나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곧잘 듣지 않냐”며 “정신질환이 보편적인 문제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사회적 인식도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경험해 더 공감이 됐다”며 “사람들이 서로를 물어뜯는 지우학을 1년간 작업하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울컥하며 치유를 많이 받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정신병동에도’는 저마다의 마음의 상처를 사려 깊게 그려 내는 섬세한 연출이 녹아 있다. 특히 공황장애와 강박, 망상, 우울증 등 낯설지 않은 정신질환의 시각적 묘사가 돋보인다. 당장 숨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는 공황 상태가 물이 차오르는 거대한 수조에 갇힌 인물로 표현되고 직장과 가사 노동에 지친 워킹맘의 우울증은 주변 풍경이 하나씩 사라지는 공백의 상태로 묘사된다. 작품의 화제성으로 지난 3일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부문 국내 1위를 굳혔고 21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극중 다은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며 깨닫는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라는 내레이션은 이 감독이 직접 쓴 대사다.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하고 규정하지 말라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마음의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 감독은 “섭식장애나 리플리증후군 등 다루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다”며 “‘정신병동에도’ 시즌2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 ‘레드 제플린 Ⅳ’ 커버의 ‘지팡이 노인’ 찾아냈다 반 세기 만에

    ‘레드 제플린 Ⅳ’ 커버의 ‘지팡이 노인’ 찾아냈다 반 세기 만에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명반 ‘Led Zeppelin IV’(1971)의 커버 사진을 웬만한 록 팬들이라면 또렷이 기억할 것이다. ‘로큰롤’과 ‘스테어웨이 투 헤븐’ 같은 명곡들이 수록돼 있어 전 세계에서 3700만장이 팔렸다. 그런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무척 야윈 얼굴의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진 몸을 지팡이 하나에 애처롭게 의지하며 서 있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누구인지, 누가 언제 어디에서 촬영됐는지 등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레드 재플린의 오랜 팬이기도 한 웨스트오브잉글랜드 대학(UWE)의 브라이언 에드워즈가 다른 연구를 하다가 원본 사진을 발견했단다. “단번에 지팡이를 짚은 그 남자를 알아봤다. 흔히 지팡이 노인이라 불리던 그 남자 말이다.” 19세기를 산 노인, 대처란 성만 알려졌다. 어니스트 파머란 작가가 윌트셔주 미어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단다. “대단한 발견이었다.” 원본 사진을 소장한 곳은 윌트셔 박물관이다. 내년에 이 사진을 비롯해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BBC는 전했다.이 사진을 맨먼저 눈여겨 본 것은 보컬리스트 로버트 플랜트였다. 버크셔주에 있는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 집 근처 골동품 가게에서 컬러로 현상된 이 사진을 발견하고 빅토리아 시대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마음에 들어했다. 처음에는 그림을 촬영한 것이라고 묘사됐다. 그러나 커버에 들어간 액자 속 사진은 컬러 사진이 그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 사진의 출처는 철저히 감춰졌다. 브리스틀에 있는 지역 역사센터의 책임자인 에드워즈는 1944년 세상을 떠난 어니스트 파머를 찾아내기까지의 힘들었던 여정을 설명했다. 사진 앨범의 유일한 단서는 어니스트란 이름 뿐이었다. 에드워즈는 같은 이름이 들어간 빅토리아 시대 사진작가만 수백명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 앨범에는 4장의 사진이 있었는데 석 장은 주택, 한 장은 대처 사진이었다. 그는 사진 수준을 봤을 때 전문가가 촬영한 것이었다고 확신했다. 화학자 명단을 살폈다. 많은 화학자들이 사진 작업에 간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에드워즈는 사진이 촬영된 곳에서 가까운 솔즈베리에서 활약하던 화학자를 찾아냈다. 그의 아들 이름이 어니스트 파머였다. 그의 글씨를 온라인에서 찾아냈다. 파머는 당시 폴리테크닉 리젠트 스트리트란 새 이름으로 불렸고, 지금은 웨스트민스터 대학으로 불리는 사진학교의 초대 교장이었다. “그의 서명과 앨범의 글씨가 일치했다. 흑백사진 구석에 지문 같은 것이 있었다. 원본처럼 보인다.” 사진 앨범에는 남부 윌트셔와 도싯의 풍경과 건축물 사진들이 담겨 있다. 앨범 제목은 ‘Reminiscences of a visit to Shaftesbury. Whitsuntide 1892. A present to Auntie from Ernest’이라고 손글씨로 적혀 있다. 이모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즈는 그 시절 살았던 대처란 성을 썼던 인물들을 샅샅이 뒤져 1893년 세상을 등진 랏 롱(Lot Long)이란 특이한 이름의 사람임을 밝혀냈다. 윌셔 박물관의 데이비드 도슨 관장은 내년 봄 전시회 제목이 ‘The Wiltshire Thatcher: a Photographic Journey through Victorian Wessex’가 될 것이라며 어니스트 파머의 작업을 기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런던에 살았던 그가 이 시골 마을들을 돌며 남긴 기록들이 레드 제플린에 의해 70년이 훨씬 지나 이 상징적인 앨범에 담기기까지 과정도 매혹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사실을 반 세기를 훌쩍 넘겨 밝혀낸 것도 참 대단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 [포토] 병사성당에서 기도하는 김건희 여사

    [포토] 병사성당에서 기도하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7일 전라남도 고흥군의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았다. 김 여사는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바란다”고 이날 밝혔다. 김 여사는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에 유자차를 직접 타서 전달하며 소통했다. 기도로 아픔과 외로움을 극복한다는 이들에 김 여사는 “소록도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무리된다”며 “소록도의 생활과 풍경 그리고 여러분의 애환이 담긴 작품을 통해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바란다”고 했다. 김 여사는 소록도의 의료진들에 “의학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한센인들의 정신적인 치유도 돕고 있다”며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또 “한센병·한센인에 대한 편견 극복과 소록도의 역사·문화적 의미 확산을 위해서도 힘써 달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입원환자와 의료진에 유자 체험농장에서 만든 유자청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소록도병원 방문에 앞서 전남 고흥 유자 체험농장을 찾아 지역 새마을회·부녀회 회원들과 직접 유자를 따고 환자·의료진에 전달할 유자청을 직접 만들었다.
  • ‘밤밤곡곡’ 여기서 야경 즐겨볼까? 야간관광 명소 100곳

    ‘밤밤곡곡’ 여기서 야경 즐겨볼까? 야간관광 명소 100곳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밤이 아름다운 야간관광 명소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을 선정해 8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에는 ‘남산 서울타워’처럼 야경의 대명사는 물론, 최근 운영을 시작한 볼거리들도 포함됐다. 드론을 이용한 서울의 ‘한강불빛공연 드론라이트쇼’와 부산의 ‘광안리 엠(M)드론라이트쇼’, 미디어예술을 활용한 포항 ‘구룡포 피어라 계단’, 통영 ‘디피랑’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 0시 축제’, ‘부안 붉은노을 축제’ 등과 같이 1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축제도 이름을 올렸다. 야간 체험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설의 귀신 인(in) 문경’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촬영지로 유명한 가은오픈세트장에서 진행하는 야간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에게 오싹한 경험을 선사한다. 광주 ‘양림동 밤의 미술관과 야간 도슨트 투어’는 어둠이 내린 골목길을 따라 미술관을 거니는 예술여행이다. 낮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부산 ‘달빛갈맷길걷기’는 레저형 야간관광 콘텐츠로, 도보 여행을 하면서 낮과 다른 밤의 도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구 ‘별별상상 칠성야시장’에서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화공연이 열린다. 신천 둔치의 야경과 함께 맛있는 음식,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번에 선정한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지역 후보지를 추천받아 전문가 검토를 거쳐 확정했다. 자세한 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홈페이지와 블로그(blog.naver.com/korea_diary)에서 19일까지 소문내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문체부는 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야간관광 특화도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광역시, 경남 통영시, 올해 부산광역시, 대전광역시,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경남 진주시 등을 선정했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지역의 새롭고 다채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야간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즌2 희망’ 이재규 감독 “‘정신병동에도’를 통해 저도 치유받아”

    ‘시즌2 희망’ 이재규 감독 “‘정신병동에도’를 통해 저도 치유받아”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동병상련의 위안이 크거든요. 사람들이 치료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면 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우리 모두가 받고 싶은 위안과 치유의 힘이 담겨 있다.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는 3년차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만난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의 절박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 드라마에 억지 신파는 없다. 불안과 절망에 잠식되지 않고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의 힘을 환기시키며 정신질환에 대한 묵직한 편견을 깬다. 동명 웹툰의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어 낸 이재규 감독은 지난 7일 “초콜릿 상자 같은 이야기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나씩 꺼내 먹을 때마다 맛있고 달콤해 위안이 되는 느낌을 담고 싶었다”며 “동화 같은 판타지와 리얼리티가 균형을 갖춘 드라마”라고 자평했다.이 감독은 팬덤이 두터운 ‘히트작 메이커’다. 드라마 ‘다모’와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이 대표 필모그래피이다. 그의 넷플릭스 전작은 지난해 1월 공개된 좀비떼와 사투를 그린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시즌1이다. 그의 시선이 정신병동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마음의 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유독 차갑고 부정적이어서 정신질환은 감추는 대상이 된다. 이 감독은 “우리가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면 유난을 떤다거나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곧잘 듣지 않냐”며 “정신질환이 보편적인 문제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사회적 인식도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경험해 더 공감이 됐다”며 “사람들이 서로를 물어뜯는 지우학을 1년간 작업하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울컥하며 치유를 많이 받았다”고 웃음을 지었다.‘정신병동에도’는 저마다의 마음 상처를 사려깊게 그려내는 섬세한 연출이 녹아있다. 특히 공황장애와 강박, 망상, 우울증 등 낯설지 않은 정신질환의 시각적 묘사가 돋보인다. 당장 숨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는 공황 상태가 물이 차오르는 거대한 수조에 갇힌 인물로 표현되고, 직장과 가사 노동에 지친 워킹맘의 우울증은 주변 풍경이 하나씩 사라지는 공백의 상태로 묘사된다. 작품의 화제성으로 지난 3일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부문 국내 1위를 굳혔고, 21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극중 다은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며 깨닫는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라는 나레이션은 이 감독이 직접 쓴 대사다.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하고 규정하지 말라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마음의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 감독은 “섭식장애나 리플리증후군 등 다루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다”며 “‘정신병동에도’ 시즌2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 전통 악기 해체해 찾은 ‘새로운 소리’...버려진 도시의 사물로 빚은 ‘추상의 풍경’

    전통 악기 해체해 찾은 ‘새로운 소리’...버려진 도시의 사물로 빚은 ‘추상의 풍경’

    기왓장, 청자, 북피 등이 엮인 기이한 형태의 설치작들이 미술관 천정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거대한 풍경(風磬)’들이 도열한 모습 같기도, 어느 부족의 축제 현장에 불시착한 것 같기도 하다. 레바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는 타렉 아투이(43) 작가의 개인전 ‘더 레인’의 전시장 풍경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내년 1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그의 손에서 태어난 ‘혼종의 악기’로 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경험해보는 자리다.40~50여개의 악기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우리 전통 타악기에서 해체되고 변형·조합된 것들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서인석 악기장이 만든 무영고, 대북, 꽹과리, 징 등을 비롯해 옹기, 청자, 삼지 등도 우리 장인들의 작품이다. 2021년 광주 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작가가 4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해 한지, 짚, 조롱박 등 한국의 재료들을 공부하며 조형미와 소리와의 관계를 탐색한 결과물이다. 전자 악기와 결합한 악기를 합주하면 전시장 전체에 빗소리가 울리듯 몽환적인 소리가 퍼져 나간다. 북에서 북피를 뜯어낸 뒤 고무나 종이 등으로 채운 악기가 내는 소리, 물장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물에 공기를 주입하며 나는 소리, 작가가 직접 작곡한 빗소리를 닮은 전자음 등 고정관념을 깨는 소리들은 “새로운 감각을 깨워보라”고 이끄는 듯하다.1층 더그라운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악기를 만져보며 소리를 체험해볼 수 있는 놀이터이자 실험실이 펼쳐져 있다. 옹기판을 두드려보거나 북 위에 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작동시켜 풀어놓는 등 자유자재로 악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제격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숍도 마련될 예정이다. 작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해보고, 다채로운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새롭게 들을 수 있을지 발견해보길 바란다”고 했다.쓸모 다한 폐기물을 조각으로…정지현 ‘행도그’도시의 버려진 간판, 동상 등으로 빚은 이색 풍경 같은 기간 스페이스2에서는 도시에서 쓸모를 다하고 폐기된 간판, 동상, 산업재 등을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탄생시킨 정지현(37)의 개인전 ‘행도그’를 조망할 수 있다. ‘2023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 주목받는 작가는 버려진 사물들을 3D 스캐닝·프린팅 하거나, 유토로 본을 뜨고 알루미늄망으로 감싸 표면을 복제하는 방식 등으로 이색적인 추상의 풍경을 빚어냈다. 작가는 “모두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져온 것들로, 풍경이 던지는 질문을 탐구하고 목적을 가진 사물이 다른 방식으로 전이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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