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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값 못 하는 ‘기능성 등산재킷’… 일부는 쉽게 변색, 혼용률도 차이

    제값 못 하는 ‘기능성 등산재킷’… 일부는 쉽게 변색, 혼용률도 차이

    소비자원, 10개 브랜드 시험평가3개 제품 내수 성능은 ‘매우 우수’땀 배출 3종 ‘매우 우수’ 2종 ‘보통’ 일반 등산재킷보다 값이 비싼 기능성 등산재킷의 일부 제품이 햇빛에 색상이 바래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0개 아웃도어 브랜드 등산재킷 10종의 기능성·내구성·색상변화·안전성 등을 시험 평가한 결과 코오롱스포츠 제품(JW-JGM16-221)이 햇빛에 의해 상대적으로 색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제품은 햇빛 변색 정도가 권장 품질기준보다 낮았다. 아이더의 제품(DMP16119N906)은 주머니 안감의 표시 혼용률이 실제와 차이가 있었다. 비나 눈에 옷이 젖는 것을 막아 주는 내수 성능의 경우 코오롱스포츠, K2(KMP16707), 빈폴아웃도어(BO6137B06R) 등 3개 제품은 세탁 전뿐만 아니라 5회 세탁한 후에 실시한 실험에서도 ‘매우 우수’로 나타났다. 나머지 제품도 모두 보통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땀 배출 성능에서는 노스페이스(NFJ2HH06), 코오롱스포츠, K2 등 3개 제품이 ‘매우 우수’로 나타났다. 반면 밀레(MMLSJ-20116), 라푸마(LMJ06A211) 등 2개 제품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고용 디딤돌’ 참여 청년 2000명 선발

    삼성·SK·현대차그룹 등 대기업 3사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2곳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청년 2000명을 선발해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게 한 뒤 협력업체 등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대기업은 인턴을 마친 청년이 협력업체나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4일부터 웹·편집디자인, 반도체 등 25개 과정 1000명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 삼성그룹은 이달 말부터 전기전자, 자바 프로그램 등 7개 과정 480명을,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하순 자동차 생산품질 등 11개 과정 400명을 모집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광고 콘텐츠 기획, 카피 등 3개 과정 50명을 모집한다. 고용부는 17∼27일 SK, 현대차, 삼성전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과 공동으로 4개 권역별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설명회를 갖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사 감리 때 토목·전기·기계 각각 건축사보 둬야”

    ‘또는’의 뜻을 국어사전에선 ‘그렇지 않으면’이라고 쓴다. 건축법 시행령에 대한 법령해석에 흥미를 끄는 대목이 나왔다. ‘공사 감리자는 아파트 등 건축공사를 감리하는 경우 토목·전기 또는 기계 분야의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을 둬야 한다’고 규정한 제19조 5항을 둘러싼 민원인의 해석 요청이었다. 민원인은 3개 분야 모두에서 각각 1명씩을 합쳐 3명을 가리키는지, 토목 1명, 전기와 기계 중 1개 분야를 선택해 모두 2명을 말하는지를 물었다. 16일 법제처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토목과 전기, 기계 3개 분야에서 1명씩 합쳐 3명을 두도록 한 것으로 봐야 한다. 먼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하면 가운뎃점(·)은 열거한 구절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묶어서 나타낼 때 쓰이기 때문에 ‘토목·전기 또는 기계 분야에서 각각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이란 표현은 ‘토목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 ‘전기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 ‘기계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을 줄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다. ‘또는’을 ‘그리고’로 풀이한 셈이다. 이어 법령해석 근거로 건축사보로 하여금 공사현장에서 직접 감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법률의 취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목, 전기, 또는 기계와 같이 중요한 분야의 공사를 할 때에는 각각 전문성을 반영해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을 보면 토목, 전기, 기계의 경우 각각 직무범위가 달라 하나의 자격증을 소지했다고 해서 다른 분야의 건축사보를 건축현장에 배치하지 않는 건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건축법 시행령 제19조 2항에선 건축현장 인력에 대해 토목, 전기, 기계 분야별로 해당 건축사보의 경력, 배치기간 등을 구분해 기재하도록 한 점도 강조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삼성·SK·현대차 등 내년 1월까지 ‘고용디딤돌’ 참여자 선발

    삼성·SK·현대차그룹 등 대기업 3사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2곳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청년 2000명을 선발해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대기업에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게 한 뒤 협력업체 등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대기업은 인턴을 마친 청년이 협력업체나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4일부터 웹·편집디자인, 반도체 등 25개 과정 1000명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 삼성그룹은 이달 말부터 전기전자, 자바 프로그램 등 7개 과정 480명을,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하순 자동차 생산품질 등 11개 과정 400명을 모집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광고 콘텐츠 기획, 카피 등 3개 과정 50명을 모집한다. 고용부는 17∼27일 SK, 현대차, 삼성전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과 공동으로 4개 권역별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설명회를 갖는다. 17일 광주·전남(동신대), 19일 서울·경기(성신여대), 26일 대전·충남(배재대), 27일 대구·경북 등 4개 권역에서 기업별 구체적인 모집요강을 설명한다. 행사에서는 청년인턴제 전반에 대한 내용과 대학창조일자리센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능력중심채용 등 정부사업도 소개한다. 청년 고용절벽 해소 대책의 하나로 올해 처음 도입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9월 말 현재 대기업과 공공기관 23개 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권기섭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반응을 체크하며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자동차 5개월만에 임금협상 타결…社 “합리적 수준”

    현대자동차 5개월만에 임금협상 타결…社 “합리적 수준”

    현대자동차 노조가 5개월간의 긴 협상 끝에 기본급 7만 2000원 인상 등 올해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14일 전체 조합원 5만 179명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4만 5920명(투표율 91.51%) 가운데 2만 9071명(63.31%)이 찬성해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앞서 지난 12일 27차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 2000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조합원 17명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등에 잠정 합의했다. 2차 때에는 1차 잠정합의안 대비 임금 부문에서 기본급 4000원과 전통시장 상품권 30만원 등을 추가 지급했다. 이번 찬반투표는 올해 임협이 5개월 넘는 장기 교섭에다가 24차례에 이르는 노조의 줄파업으로 교섭과 파업을 더 끌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가결은 예상됐다. 장기 교섭과 파업에 대한 조합원의 피로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압박 등도 합의안 가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임협에서 노조의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 등으로 생산 차질 규모의 누계가 14만 2000여대에 3조 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은 작년 경영실적과 올해 경영환경 등을 감안한 합리적 수준에서 임금인상이 이뤄졌고 과거 불끄기식으로 타결한 그릇된 교섭 관행을 탈피하는 등 교섭 패러다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교섭을 발판으로 삼아 노사간 상호 신뢰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과 품질을 향상시킴으로써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사는 다음 주중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 “갤노트7 쇼크로 총 7조 손실 예상”

    잇단 자성론… “품질점검 절차 전면개편” 기존 제품 판매 총력… 조기 정상화 노력 아이폰7은 매진 행렬… V20도 반사이익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노트7) 단종에 따른 향후 기회비용 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올해 3분기 실적에 3조원대 직접비용을 대손충당금 등으로 선반영했던 점을 감안하면, 노트7 리콜·단종으로 인한 비용이 7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 전면 개편 방침을 밝히는 등 와신상담의 자세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노트7 판매 중단으로 인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판매를 못해서 생기는 기회비용 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트7 판매 중단 여파에 대한 시장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 전망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 약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 약 1조원 규모 손실을 예상했다. LG V20, 애플 아이폰7이 올가을 출시됐지만 이에 대응할 갤럭시S7 시리즈는 지난 2월에 나왔기 때문이다. 내년 2월 갤럭시S8가 출시될 때까지는 삼성전자는 ‘최신 무기’ 없이 프리미엄폰 시장 전투에 임해야 하는 셈이다. 아이폰7은 노트7 단종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날 이통 3사가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조기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KT는 15분 만에 예약판매 물품 5만대가 매진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예약가입에선 신청 1분 만에 2만대가 넘는 물량이 판매됐다. SK텔레콤 측도 “전작인 아이폰6s보다 예약가입자가 2배 이상 많다”고 귀띔했다. 전날 노트7 교환·환불이 시작되면서 V20의 주말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노트7 사용자들이 타사 폰 교환을 결정할 때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LG전자 관계자는 “안드로이드7.0(누가) OS, 광각 카메라, 뛰어난 오디오 성능 등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사용평이 좋다”면서 “오는 28일부터 미국 판매도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7 시리즈와 노트5 등 기존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조기 정상화를 꾀하는 삼성전자 행보까지 더해지면, 노트7 리콜 여파로 냉각됐던 통신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한편 7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트7 단종에 따른 비용을 허투루 쓰지 않고 ‘수업료’로 삼으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내부 품질점검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는 등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갤럭시노트7 피해액 얼마나 되나 봤더니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로 입은 손실이 전체적으로 ‘7조원+α’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아주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갤럭시노트5가 모두 1000만대가량 팔렸는데 갤럭시노트7은 그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14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 실기에 따른 기회 손실만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 등 결함이 나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팔렸을 경우를 가정해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추정한 이익 규모다. 4분기에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에 약 1조원의 수익 기회를 잃어버린 것으로 봤다. 판매 했더라면 얻었을 예상 이익이 3조원인데 여기에 1차 리콜에 따른 손실이 1조원 규모다. 또 단종과 교환·환불에 나서면서 2조 6000억원의 직접비용이 발생했다. 이렇게 해서 ‘7조원+α’에 달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최대 8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해를 입은 셈이다. 증권가는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7조∼8조2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런 전망들에 비춰보면 갤럭시노트7이 정상적으로 팔렸을 경우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1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었던 2013년 3분기(10조 1600억원) 이후 최고의 실적이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은 삼성전자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밖에 올라본 적이 없는 고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가 있었지만, 올해 출시된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은 이보다 훨씬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지만 결국 제품의 품질 관리에 실패했고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만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날 이례적으로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기회 손실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염두에 두고 실적이 급격히 악화할 경우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공개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삼성전자에 3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등을 요구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을 겨냥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조치로 받을 수 있는 충격을 미리 시장에 알리면서 주주총회에서 나올 주주 친화정책 요구나 엘리엇 측의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차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시의회 송재형의원 “불성실 의심 급식업체 적발후에도 계속 납품 계약”

    서울시의회 송재형의원 “불성실 의심 급식업체 적발후에도 계속 납품 계약”

    서울시내 일부 학교들이 교육청에 적발되어 제재를 당한 업체들과의 수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계속하여 식재료를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지난 3월부터 학교급식 불성실 의심업체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33개나 되는 업체가 무더기로 eaT시스템 3개월 이용제한이라는 제재를 받았다. 이 업체들 대부분이 페이퍼컴퍼니에 의한 중복입찰을 의심할 수 있는 부당한 방법으로 시스템에 접속한 것이 적발된 것이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송재형 부위원장 (새누리당, 강동2)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이들 업체 중에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등록업체(농산물 24개)의 경우 학교장 재량에 의해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매월 재지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학교들이 과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2015년부터 학교장 재량권을 넓힌다는 취지하에 납품업체 지정 권한을 학교 측에 일임하고 있다. 서비스경쟁을 유발하여 학교 측의 불만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였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어 전직 교장을 동원한 로비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해서 학교와 업체 간 유착비리 발생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이번에 eaT 이용제한에 걸린 업체의 계약을 지속시켜주기 위해 학교 측이 입찰계약을 eaT시스템에서 나라장터(g2b)로 옮겨주는 편의까지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학교 측의 청렴의식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강남 D중학교 행정실장은 “행정제재 내용은 알고 있었으나 해당업체의 식재료 품질이 너무 좋다는 영양사 건의가 있어 그대로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법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센터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송재형 의원은 “센터 등록 납품업체는 같은 품질의 농산물을 나누어 배송하는 기능에 불과하다. 학교 측에서 원하면 매월 언제든지 업체를 변경할 수 있다.”며 “법률적인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청렴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치약시장 휩쓴 ‘덴티스테’

    치약시장 휩쓴 ‘덴티스테’

    감초, 세이지 등 8가지 천연 허브 성분이 함유된 치약 ‘덴티스테’가 지난 9월 잡화점 올리브영 치약 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덴티스테 공식 수입원 실란트로가 13일 밝혔다. 덴티스테에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은 물론 파라벤 등 유해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덴티스테는 세계적 소비재 품질 평가기관인 벨기에의 몽드셀렉션에서 3년 연속 화장품 및 세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위기의 삼성전자·현대차, 혁신밖에 길이 없다

    국내 대표 기업을 뛰어넘어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연간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 규모인 두 기업이 나란히 위기에 빠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특히 두 기업 모두 초일류 기업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품질 관리에 구멍이 뚫려 이번 위기가 초래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금전적 손실은 금세 보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품질의 신뢰가 무너져 내린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진지한 자성과 뼈를 깎는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기둥과 뿌리가 흔들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그제 결국 갤럭시 노트7의 단종을 선언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겠다며 화려하게 등장한 지 불과 두 달 만의 굴욕적인 퇴장이다. 지난달 교환해 준 새 제품에서도 발화(發火)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현대인들이 한순간도 손에서 떼지 않는 스마트폰의 불시 발화는 인명 피해까지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품질 결함이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는 2조 6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삼성 측으로선 3대째 이어진 ‘제일주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이 더 뼈아플 수 있다. 현대차도 불량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차는 2011~2014년 미국에서 생산한 쏘나타의 세타Ⅱ 엔진 결함을 이유로 집단 소송한 미국 소비자 88만여명에게 수리 비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결함 여부를 국토교통부가 조사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싼타페의 조수석 에어백 결함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이런 행태를 벌였다간 천문학적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만 한다. 사실이라면 품질 불량 여부를 떠나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기만행위이자 내수 차별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금까지 명실상부하게 한국 경제의 두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랑을 밑거름 삼아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두 기업마저 흔들린다면 우리 경제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두 기업이 한시도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되는 이유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허투루 대해서는 안 된다. 하물며 품질과 기술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 1위를 내달리던 노키아가 한순간 사라졌고,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위기도 똑똑히 목도하지 않았는가. 혁신 외엔 위기 타개의 길이 없다.
  • [말빛 발견] 올려라 올려라 우리말샘/이경우 어문팀장

    연못은 물을 모아 놓은 곳이다.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샘은 물이 나오는 곳이다. 자연이 만든다. 샘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솟는다. 고여 있지 않으니 같은 물이 아니라 항상 새 물이다. 그래서 샘은 새롭고 끊임없이 살아 있다는 의미를 전한다. 말도 그렇다. 사람 사이에서 끝없이 생겨난다. 그런 점에서 사람 사이는 또 다른 자연이다. 기존의 말들도 상황에 따라 뜻이 변하며 의미를 덧붙여 간다. 시간과 공간이 달라질 때 뜻빛깔을 달리하기도 한다. 지난주 ‘우리말샘’이라는 국어사전이 선을 보였다. ‘사전’이라 하지 않고 ‘샘’이라 했다. ‘말샘’인 셈이다. 시대의 변화, 말의 변화, 말이 생겨나는 환경의 변화 같은 여러 사정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결과를 내놓았지만 진행 중인 사전이기도 하다. 끝없이 잇고 기워 나가는 편찬 방식을 택했다. 사전 전문가들만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자는 식이다. 종이사전이 아니라 웹사전이다. 누구나 ‘우리말샘’의 ‘집필 참여하기’에 들어가서 어휘를 등록하고 뜻풀이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뒤에 감수를 하게 된다. ‘우리말샘’은 국가가 만들어 가는 국어사전이다. 양도 만만치 않다. 약 100만 개의 어휘를 담아 출발했다. 어휘 수가 많은 건 반길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더 좋은 사전에 대한 대중의 간절함이 깊고 크다. 더 쉽고 선명하고 정확하고 풍부하길 바란다. 국어사전을 찾는 이들의 희망이다. 모두의 힘이 있어야겠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더욱 필요하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기술 개발·보조금·빅데이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만들어야

    [ICT, 농부가 되다] ‘기술 개발·보조금·빅데이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만들어야

    서울신문은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ICT, 농부가 되다’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팜을 활용한 세계의 농업 혁신 사례를 짚어 보고 한국 농업의 미래를 모색했다. 정부와 학계, 일선 현장 사업자의 제언을 듣고자 손정익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과장, 충남 천안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정창용 풍일농장 대표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9일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만의 강점인 보조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이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농가와 기업,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수익을 창출할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는 국제부 이제훈 차장이 맡았다. →스마트팜의 강점은 무엇인지. -김 과장 스마트팜의 일종인 식물공장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식량 안보 차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기업이 식물공장 산업을 시도했고 2000년대 후반까지 정부에서도 70%의 보조금을 줬다. 그럼에도 기업의 75%가 도산했고 제대로 수익을 내는 곳은 15% 정도에 불과했다. 우리는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통해 농가 소득, 식량 안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정 대표 스마트팜에서 중요한 기능이 재난 대비다. 가축이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는다면 이유를 알기 위해서 데이터가 필요하고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보고 원가가 얼마인지를 바로 알 수 있고 이를 축적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산학연 연구개발은 좋은 기능도 많지만 농가의 피부에 와닿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연구 과제를 운영하는 분들이 실제 농가에 대한 이해가 낮다. -김 과장 우리나라에는 60~65개의 스마트팜 선도 사례가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스마트팜 2.0’ 시리즈라고 잘되는 농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생산성 낮은 농가와 새롭게 시작하는 농가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업에서도 국내 대학에 의뢰해 스마트팜 연구를 하는지. -손 교수 한국의 취약점이 바로 그것이다. 팡웨이 대만대 교수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물공장 상추의 품질이 실망스러웠다고 한 것, 한국이 대만에 비해 학계와 산업계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서울신문 8월 11일자 23면>한 것은 동료 학자로서 부끄러웠다. 대만은 식물공장발전협의회가 구성돼 있어 서로 교육하고 함께 연구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이 잘돼 있다. -김 과장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10년부터 기업의 플랜트 수출 산업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식물공장이라는 것이 플랜트, 발광다이오드(LED) 광학, 재배시스템 등 학제간 연구가 필요함에도 LED 위주로만 접근하다 보니 종합적 접근이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팜 설비를 통째로 수출하기도 한다. -김 과장 국내 시장이 협소하다 보니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단가 맞추기가 어렵다. -손 교수 협소한 국토 면적을 고려할 때 농업 기술을 팔아야지 작물만 파는 것은 한계가 있다. 파프리카를 파는 것은 좋은데 그걸 재배할 때 들어가는 장치를 다 수입하면 균형이 안 맞는다. 일본과 중국이 시설원예를 확장하고 식물공장을 표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수출도 못할뿐더러 기술도 부족해 5년 내에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스마트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하다 보면 장비 표준화가 중요하다. -정 대표 표준화가 식물이나 가축의 종류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현재 국내의 스마트팜 표준화는 센서에 집중돼 있다. 이미 센서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있는데 국내 장비를 또다시 표준화한다는 것은 이중 투자가 될 수 있다. 양돈장은 장비가 3년 이상 버티기 어려워 원금도 갚기 전에 장비를 바꾸고 빚만 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장비까지 세세하게 결정을 해 놓으면 ICT 최고 수준이라는 기업들이 농가에 진입할 때 장벽이 생길 수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놔두고 큰 틀의 물꼬만 잡아주면 된다. →일본, 대만, 네덜란드에서 한국의 보조금 정책을 부러워하는데. -정 대표 한국의 특권이라고 할 만큼 성장 기반을 위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손 교수 일본도 시설원예 보급 초창기에는 보조금이 있었다. 현대화 시설을 갖출 때는 보조금이 필요하다. -김 과장 네덜란드는 워낙 규모화된 시설원예를 하고 있고 자본도 축적돼 있다. 한국은 후발주자로 자본의 여력이 부족한데 시장 개방은 빨리 진행된다. 농민들이 스마트팜에 대해 초기 부담이 크고, 투자 대비 성과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 핵심 거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일본 식물공장은 손익 분기점을 못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과장 규모의 경제, 즉 플랜트 수출을 통해 단가를 낮춰야 한다. 재배작물은 의료용 작물과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을 키워야 한다. 부산의 한 농업 법인은 인삼만을 재배해서는 수익성을 못 맞추겠다고 해서 진액 가공까지 염두에 두고 부가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한다. -정 대표 저는 생산성보다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농장은 매달 고정비용의 60~70%가 사료비이고 이는 전체 매출의 50~60%에 달한다. 일반 농가는 사료회사가 만들어 준 데이터를 갖고 좋다 나쁘다 감으로 품질을 아는 수준이다. 데이터를 분석하면 가축이 사료를 먹고 잘 크는지 알 수 있다. 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한 품목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면 원가를 줄이고자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최근 LG그룹의 스마트팜 진출 계획이 좌절됐는데 대기업의 스마트팜 진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 대표 대기업이 참여해 대량 생산을 한다면 국가적 기술 발전 차원에서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인해 농축산업의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대기업 자본이 실제 생산을 하기보다는 기술 연구 개발 쪽으로 협업한다면 찬성할 일이다. -손 교수 전 세계 대상으로 종자 산업을 운영하려면 영세한 중소기업의 능력만으로는 어렵다. 한순간에 농업 구조를 바꿀 수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파프리카를 일본에 판다고 하지만 현재 기술 갖고 네덜란드와 경쟁하기 어렵다. 대기업이 진출해서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 -김 과장 LG 스마트팜이 무산돼서 아쉬워하는데 올해 상황이 안 좋았다. 토마토, 파프리카 가격이 낮아졌는데 대기업이 나서 해외자본과 손잡고 국내에 대규모 투자한다는 게 굳어지면 가격이 폭락해 원가도 못 건진다는 인식이 있다. LG에서 농가와 상생하겠다든지, 생산되는 전량을 어떻게 시장을 확보해서 수출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일본은 차세대 시설 원예 거점 사업을 가속화하면서 농가와 기업 자본, 전농(한국의 농협에 해당) 자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농가가 위기라는데 스마트팜이 어떤 대안이 될 수 있나. -정 대표 농가는 기업으로 보면 생산라인만 있는 식이나 기업은 영업부터 자재, 생산, 연구개발 부문을 다 갖추고 있다. 농축산업도 기업이 역할을 해 준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해외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스마트팜이 그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손 교수 국가마다 식물공장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유럽은 식품 안전, 미국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로컬 푸드), 일본은 고도 기술 개발 위주다. 명분이 뚜렷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이 모델에 따라 생태계가 구축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한국의 경우 과채류는 농업인이 맡고, 엽채류는 식물공장 형태로 유통 구조를 절약하는 형태로 신산업이 형성될 것 같다. 우리 농업계도 수비적인 농업을 정리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 -김 과장 스마트팜은 농업 발전의 혁신 거점이다. 요즘 대형 유통업체가 출현하면서 현장에서 직구매하고 직거래하는 방식이 늘어나는데 스마트팜은 필요할 때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품질, 단가도 맞출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가격 경쟁력과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다. 공학, 통계, 경영정보, 재배기술 등 각 전문 분야의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 정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대차, 세타2 엔진 보증 10년으로 연장

    현대차, 세타2 엔진 보증 10년으로 연장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결함 논란을 일으킨 세타2 엔진 탑재 국내 생산 차종들에 대한 보증 기간을 미국과 동일하게 10년으로 연장한다. 현대·기아차는 12일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 국내에서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엔진 보증 기간을 기존 5년 10만㎞에서 10년 19만㎞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대상 차량은 세타2 2.4 GDi나 2.0 터보 GDi 엔진을 적용한 쏘나타(YF), 그랜저(HG), K5(TF), K7(VG), 스포티지(SL) 등 22만 4000여대다. 앞서 지난해 9월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판매한 2011~2012년식 쏘나타는 현지 엔진 공장 청정도 관리 문제로 결함이 발생해 리콜 조치했다. 이후 같은 공장에서 만든 엔진이 탑재된 2013~2014년식 쏘나타에서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2011~2012년식과 같은 수준의 보증 기간 연장 조치를 취했다. 한국 내 생산·판매 제품은 생산 공장이 달라 문제가 없고, 정상적인 엔진에서도 실린더에 긁힘 현상이 발생할 가능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소비자 불안이 고조되자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보증 기간을 연장해 준 것이다. 현대·기아차 측은 “현대·기아자동차는 오로지 고객의 관점에서 결정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향후에도 철저하게 모든 사안을 계속 점검할 것”이라면서 “고객 지향의 기술 개발 및 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미국에서처럼 국내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88만 5000여대 중 2011∼2012년식 47만 5000대에 대해 리콜을 진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내 리콜은 현지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해 시행하게 된 것으로 국내와는 무관하다”면서 “이번에 세타2 엔진 탑재 차량에 대한 보증 기간을 연장한 것은 그만큼 국내 차량 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존 보증 기간이 종료돼 유상으로 수리한 소비자가 있더라도 이들에게 현대차는 수리비, 렌트비, 견인비 등을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세타2 엔진 제작 결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내 리콜 실시 보도에 이전에도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으로 세타2 엔진 결함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리콜 요구가 이뤄진 바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전남 담양군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마을 있는 곳에 어김없이 대밭이 펼쳐져 있고 댓잎 바람 소리 들리는 곳에 마을이 있다. 대나무와 관련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녀 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평가받는다.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도록 한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한국가사문학관을 만들어 관련 유물과 유적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군은 죽세공예품으로만 인식하던 대나무를 환경·인문학·산업 가치 등으로 부각시켜 관광자원화하며 담양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만들었고 지난해 지구촌 최초의 대나무 소재 박람회이자 군 단위 첫 국제박람회인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해 관람객 104만명이 찾았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숲맑은 생태도시’로 거듭나며 연간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볼거리 ●탁 트인 호수 품은 ‘추월산 용마루길’ 담양호 지붕 위로 난 수평마루 같은 둘레길이다. 탁 트인 호수가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나무데크와 흙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는 절벽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과 추월산, 금성산성 등의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변산책 코스다. 추월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추월산 주차장 맞은편이 용마루길 입구다. 길이는 3.9㎞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다.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고 39억원을 들여 조성된 길로 2012년 착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담양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용마루길과 연계한 등산로 ‘수행자의 길’ 3.48㎞를 개설해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했다.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마을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 5000여㎡에 오는 12월 전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마을이다. 상가와 펜션, 음식점, 가족호텔 등이 들어선다. ‘메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는 메타세쿼이아에서 땄고,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 이름이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담양 속의 작은 유럽마을’로 각광받는다. 메타프로방스는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며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일부 개장했는데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3대 자연유산 삼인산·추월산·담양호 최근에는 체험위주의 관광에서 스토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트렌드다. 담양군도 이에 맞게 관광자원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삼인산’, ‘추월산’, ‘담양호’ 등 지역의 대표적인 3대 자연유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삼인산은 수북 들녘에서 바라다보면 뾰족한 산의 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해서 ‘담양의 피라미드’로 통한다. 추월산(731m)은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를 닮았다 해서 와불산으로도 불린다. 추월산은 가을에 올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다는 이름 그대로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였고 정상 언저리 절벽에는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있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 담양의 보리암이다. 전남도 기념물 4호다. 추월산과 용추봉을 흘러내린 물이 만든 담양호는 1976년에 완공한 거대한 인공호수다. 제방길이 316m, 높이 46m로 담양평야와 장성군 진원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이다. 담양호는 달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깨끗하고, 형상은 용을 닮았다. 추월산 관광단지와 금성산성, 가마골 등 울창한 숲과 수려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볼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담양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서 모여 앉은 요정들 같기도 하고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길 가운데에서 쳐다보면 영락없는 영국 근위병들이 사열하는 모습이다. 질서정연하게 사열하면서 외지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됐고 담양군에서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게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다.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이곳을 왜 ‘꿈의 드라이브코스’라 부르는지 실감한다. 무려 8.5 ㎞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에 매료돼 꼭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김상경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댓잎 사각사각… 힐링 원하면 ‘죽녹원’ 관방제림과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 죽녹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었던 몸을 풀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 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한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나무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 교류의 장 ‘소쇄원’ 우리나라 대표 원림인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이다.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됐으며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다.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화매화 등이 있다. 초본류는 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탔지만 복원 중수하고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는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댓잎으로 키운 담양 한우 떡갈비 댓잎과 대 숯으로 키워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담양 한우로 만든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낸 후 채 치듯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다시 뼈에 얹어 굽는다. 인절미 떡을 연상하는 모양의 떡갈비를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을 것처럼 부드러운 맛과 씹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 치듯이 칼로 쳐서 만들어 연하고 부드럽다. 당근, 수삼, 밤, 양념장 등에 구운 떡갈비를 넣고 윤기나게 조려 찜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나무 향이 솔솔나는 대나무통밥 대통에 멥쌀과 찹쌀, 흑미, 검은콩에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물을 부은 뒤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 낸다. 향기가 은은하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죽통밥이라고도 불린다. 3년 이상 자란 왕대를 잘라 쓴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향이 밴 밥은 몸의 열을 식혀 기력을 보강하고 정신과 피를 맑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한 죽순요리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삭아삭한 질감과 담백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쫄깃쫄깃한 우렁이살을 넣는 게 죽순회의 포인트이며 담양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다. 죽순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줄기로 봄철 비가 온 직후에 40~50㎝ 정도 자랐을 때 채취한다. 죽순, 우렁, 미나리에 고추장, 설탕,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먹는다. ●전남 10대 고품질 쌀 ‘대숲맑은 쌀’ 영산강 시원지로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숲맑은 쌀은 윤기가 좋으며 단단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이다.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나 현재 생산되는 모든 쌀이 전량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농협과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기술지도와 엄격한 품질 검사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담백한 국수·한약재 넣고 삶은 ‘약계란’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생긴 국수집들이 유명해지면서 국수거리가 생겼다. 국수거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200~400년 된 나무 20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다. 담백한 맛의 비빔국수, 멸치와 야채로 우려낸 진한 국물의 물국수, 대나무 잎과 각종 약재를 넣고 삶은 달걀은 별미로 각광받는다. 약계란은 약수로 만든 멸치육수에 오가피와 두릅나무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삶아낸 계란이다. 멸치육수 간이 배어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1990년 버블(거품) 경제의 붕괴 이후 26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경제대국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유동성 확대를 통한 필사적인 경기 부양 대책에도 소비는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도 일본의 저성장을 닮을 우려가 있어 일본의 세계적 경제학자로 저성장과 생산성 비교연구에 매진한 후카오 교지(60)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를 지난 12일 이 대학의 조수이회관(동창회관)에서 만났다. 장기 저성장의 원인과 대책, 일본 경험에서 얻을 교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에 갇혔다. 근본 원인은 뭔가. -정책 실패도 있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거품 붕괴 뒤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 투자는 저조했다. 인구까지 줄며 수요 부족을 더욱 부채질했다. 저성장 원인도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그렇게까지 줄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되면서 수요 부족을 심화시켰다. 비정규직은 늘었고, 숙련공은 줄었다. 직업의 질 하락과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스웨덴을 앞섰던 노동생산성도 10% 포인트가량 뒤처졌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어떻게 생산성을 떨어뜨렸나. -비정규직의 채용과 유입이 늘면서 숙련된 기술인력은 줄고, 단순 노동이 늘면서 노동의 질은 떨어졌다. 기술 축적은 저하됐고, 자본축적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조도 뒤따랐다. 그러자 사회구성원 전체에 미래 불안이 확산돼 소비 침체를 자극했고, 투자도 떨어지게 됐다. 이런 기업 환경에서 일본의 강점이었던 종신고용 체제도 불가능하게 됐다. OECD ‘투자 저하 챔피언’ 日 기업들 →기업 생산성 저하도 저성장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생산성 높은 대기업들은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제3국으로 떠났다. 산업 공동화가 심화되면서 제조업 등 국내 생산이 줄었다. 대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해외 직접투자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을 비롯, 생산성 낮은 중소기업들은 청산되지 않은 채 연명하면서 생산성을 더 떨어뜨렸다. 정보통신 연관 투자는 더뎠고, 비정규직은 늘었다.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축적도 저하시키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기업은 사내 유보금을 크게 늘리는 등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서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 저하는 현저하다. 이례적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투자 저하의 챔피언’이라 할 정도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 ‘총요소생산성’(TFP) 감소 추세를 감안해도 그 이상으로 투자가 위축됐다. 수요 감소에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발휘했다. 경비·비용 절감 등 비정규직을 쏟아낸 기업 내의 지나친 경영합리화 추구도 한 원인이다. 기업들은 버블 붕괴 뒤 부채 상환에 집중하느라 투자 여력이 없었지만 그 뒤 빚을 갚고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 뒤에도 (버블 붕괴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일본의 기업가 정신이 추락한 것인가.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조사에 따르면 “무엇을 위해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기업들은 “새 비지니스 창출을 위해서”라고 답한 반면 일본 기업들의 대답은 “비용 절감”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서 자국 기업들이 진출한 곳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알지 못하는 미개척지로 나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손해보지 않을 지역을 원하는 안전 선호 태도가 두드러졌다. 기업은 틀 안에서 국제화와 동떨어진 ‘소극적 이노베이션’에 빠졌다. →줄어드는 생산연령 인구는 저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생산연령 인구가 해마다 인구의 1% 약간 못 미치게 줄고 있다.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유입이 늘면서 노동공급 자체의 감소는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일본 여성의 절반 이상, 60대 이상 남성 대부분, 20대 남성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상황은 생산성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이들의 임금은 낮고 기술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의 과중한 업무는 결혼, 임신, 출산 등을 미뤄 출생률 하락 등 인구 및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버블에 대응한 정부 정책 실패는 결정적이었나. -1990년대 일본 정부는 좀비기업 등에도 파산 직전까지 고용보조금을 줬으며, 잘못된 신용보증을 섰다. 그렇게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도로와 공항을 짓는 등 생산성 낮은 공공투자를 해댔다. 저성장이 정부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부가 좀더 잘했으면 이렇게 심한 (저성장)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종신고용 체제가 어렵게 되면서 비정규직이 크게 느는 데도 노동시장 개혁에 뒷짐 지고 미흡하게 처리했다. 정부는 제 역할을 못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동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나. -비정규직 노동의 공급 증가는 기업 생산성 향상의 저해 요인이 됐다. 종신고용을 축으로, 해고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위한 법개정 등 개혁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을 늘리면서 직원을 혹사시키는 악덕기업들에 대한 정보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 기업 복리후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노동의 질 및 생산성 향상의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대한 감시 강화 등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악덕기업 공개·정부 감시 강화돼야 →기술력의 일본 기업들의 생산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경쟁력도 약화됐다. -글로벌 경쟁력 하락, 제조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노동의 투입 부진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WIO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구미 국가들은 수출품 제조에서 일본에 비해 더 많은 기술, 정보기술, 전문가 등의 역할을 투입하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관리 및 영업 등의 투입 비율이 높았다. 일본이 이노베이션이 적은 구태의연한 제품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0%대다. 지난해 상반기도 0.19%였다. -일본은 심각한 저성장이지만, 제반 문제 해결을 통한 2% 성장은 가능하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려 수요를 자극하고, 노동의 유효 활용, 기업의 과잉 저축 해소, 설비투자 확충, 산업공동화 저지, 정부의 효과적 공공투자, 경영 상황이 어려운 기업의 정리, 중소기업의 IT 투자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이민의 수용 없이도 2%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 여력은 있다.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등 새 성장 분야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노력이 불가결한 요소다. 닛산은 자율주행차 연구에 주력하고 있고, 소니는 소프트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소니처럼 저작권 등 국제규범의 벽에 걸려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규범까지 바꿔 가면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셈이다. 기업들은 법, 제도 및 정부 정책을 바꿔 가면서까지 수익과 시장을 넓혀 가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했다. 일본 관료도 기업의 이익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일본식 저성장 답습 우려는 일리가 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임박, 저출산·고령화, 낮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임금의 확대 등을 감안할 때 그렇다. 높은 무역의존도, 통일 가능성 등은 일본과는 다른 변수들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2013년 82%로 일본(31%)에 비해 매우 높다. 중국경제의 감속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생산공동화로 대기업 매출이 늘어도 국내 생산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약점도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의 전문가로서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부채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단호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 그 위에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과거 일본은 부실채권 등 은행의 건전화 문제를 1997·98년 금융위기 전까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질질 끌었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종신고용 체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늦었다. 결국 부실채권이란 짐에 끌려다니다 이를 해결한 뒤에도 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제도적 미흡점이 존재할 것이다. 연금제도 등 비교적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고령자 빈곤 문제의 우려도 크다. 소득 분배 불균형,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불안 요소, 재벌의 상속 리스크 등의 취약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다뤄 나갈지에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비정규직 확산 등 노동문제를 안고 있다. 韓기업 강점은 ‘고품질·저비용’ →한국의 경쟁력과 관련해 무엇을 주목하고 있나.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형 휴대전화 단종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부품의 해외 현지 조달 등 글로벌 분업의 효율적 활용은 한국 기업의 강점이다. 국제화에 대응해 고품질·저비용 체제에서 앞섰다. 일본의 주력 기업들은 부품 주문에 앞서 기획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조달, 생산 등의 전 과정을 오랜 세월 짜여져 온 국내 하청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과거 강점이었지만 정보화·국제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짐이 됐다. 전기자동차,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의 표준화·모듈화 시대에 도요타의 오래된 부품업체들과의 결속이 어떻게 과거 같은 힘을 발휘해 나갈 수 있겠나. 한국의 대표적인 잠재력 가운데 하나는 통일이란 변수다.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당장 재정부담은 더 무거워지겠지만 대규모 수요 확대, 투자 증가, (북한의) 우수 노동력 흡수 등을 통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 걱정은 없게 된다. →양적완화 및 엔저 유도 등 아베노믹스가 저성장 탈피에 역할을 할까. -방향성은 맞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수요 진작이다. 지나치게 (경제산업성 등) 관료 등에 경제 정책을 의존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후카오 교지는 -1956년 기후현 출생 -도쿄대 졸업, 도쿄대학원 경제학 박사 -예일대 객원연구원,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총괄연구관, 일본은행 금융연구소 객원연구원, 아시아역사경제학회(AHES) 회장 역임 -국제경제학, 경제발전론 및 거시경제 전문가 -저서 ‘잃어버린 20년과 일본경제’(닛케이출판사·2012), ‘거시경제와 산업구조’(게이오대출판부·2009),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영국 케임브리지대출판부·2008) -현 히토쓰바시대학 경제연구소 교 수. 일본경산성 자문위원
  • [갤노트7 단종 후폭풍] 고동진 사장 “원인 철저 규명… 신뢰 되찾겠다”

    [갤노트7 단종 후폭풍] 고동진 사장 “원인 철저 규명… 신뢰 되찾겠다”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토로 삼성 사장단회의선 모두 말 아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출시 두 달 만에 단종하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12일 스마트폰 부문 총책임자인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고 사장이 갤노트7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지난달 2일 첫 자발적 리콜 발표 후 처음이다. 고 사장은 “모든 고객이 우리 삼성 제품을 다시 신뢰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우리는 지난 몇 주간 사업부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아 신속하고 용기 있게 정면 돌파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한 규모의 경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지난 몇 주간 진행 상황과 결정(단종)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릴 마음의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밝혀내 품질에 대한 자존심과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는 삼성 사장단 회의가 열렸으나 참석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통하다”고 짧게 말했다.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이번 사태로 조직 개편을 앞당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황급히 차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은 회의에 불참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 참석 멤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갤노트7 1차 리콜 단행 이후 사장단 수요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21일에는 갤노트7을 쥔 채 로비에 운집한 기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웹툰이 세계로 뻗어 나가려면/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웹툰이 세계로 뻗어 나가려면/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기존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변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웹툰은 시작에 비해 최근 그 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1700억원을 넘어섰다. 작가와 보조 작가들로 구성된 제작 시장이 대략 3분의2를 점유하고 플랫폼 및 에이전시 시장이 나머지 3분의1을 차지하는 구조다. 웹툰은 인터넷 포털을 비롯해 다수 플랫폼을 통해 수천편 이상의 작품들이 연재되는 등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웹툰이 기존 만화와 달라져 보이는 이유는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구현되는 웹툰 이용의 자유로움과 트렌드에 걸맞은 콘텐츠 상상력, 그리고 다른 장르의 콘텐츠와 절묘하게 결합되는 확장성에 있다. 우선, 웹툰 이용의 편의성은 누구라도 이동 중에라도 잠깐 동안 웹툰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면 어느 장소 어느 시간대에도 다양한 웹툰 콘텐츠를 빠른 시간 안에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노트북이나 PC, 스마트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콘텐츠를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웹툰 스토리의 상상력은 웹툰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주춧돌이다. 웹툰이 다루는 다양한 소재와 아이디어들은 최신 대중문화를 상징하듯 톡톡 튀는 것이 많다. 웹툰은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만화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힘으로 이용자들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 콘텐츠다. 이로 인해 웹툰 콘텐츠를 만드는 아마추어와 전문 창작자 집단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 소재와 독창적인 그림을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웹툰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다른 콘텐츠로의 확장성이다. 웹툰 시장을 통해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인접 콘텐츠 산업에서 2차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웹툰 스토리가 원형 콘텐츠로서 다른 영상 콘텐츠 산업의 상상력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웹툰 미생은 웹툰의 확장성을 극대화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미생을 기점으로 기존 TV나 영화 제작자들의 웹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웹툰의 또 다른 강점은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다. 웹툰은 재미있는 스토리에 독창적인 그림이 결합된 만큼 비교적 문화적 저항이 크지 않고 틈새 시간에 소비가 가능한 스낵 문화의 일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국가들일지라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한국의 웹툰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국내에서도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번역된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웹툰이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되려면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국내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작품의 다양성과 품질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웹툰 작가들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도 제작 부문 인력들에게 수익 배분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 소수 스타 중심의 작가 집중 현상을 극복하고 도전적인 웹툰 인력들이 골고루 양성될 수 있는 시스템과 기회 제공이 필요할 것이다. 웹툰 콘텐츠 유통 역시 포털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들을 활용해 가치를 더욱 높이는 작업들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으로 글로벌 광고 플랫폼으로서 웹툰의 미디어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웹툰 콘텐츠는 간접광고(PPL) 방식의 광고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기업들과의 협업 체계를 통해 국내 웹툰 콘텐츠 산업이 성장할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이 외에 국내 웹툰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 때 정확하고 맥락에 맞는 전문적인 번역을 하고, 해당 국가의 문화적 정서에 맞도록 콘텐츠를 재구성하는 접근 방식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시점이다.
  •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계절이 깊어 간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들판은 황금빛 물결이다. 산야의 가을꽃들이 만개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간다. 가을꽃으로는 단연 노랗고 하얀 국화가 으뜸이다. 전국에서 국화꽃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외래종에 밀려 우리의 토종 야생화들은 언제부터인가 보기 드물어졌는데, 일부러 옮겨 심어 가꾼 야생화 축제 소식도 반갑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코스모스에 자리를 내주었던 우리 꽃 구절초도 산에서 내려와 길가까지 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남면의 푸른 산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조성된 6000여평의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에도 밤새 함박눈이 내려 쌓인 듯 하얀 구절초 꽃이 만개해 뒤덮였다. ‘꽃차 연구소’ 건물 뒤편에 자리한 야생화 정원의 꽃들도 선비정, 삿갓정 등 양끝으로 단아하게 서 있는 정자를 사이에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록달록 피어난다. 정자에 올라앉아 달콤한 한과를 한입 깨물어 먹고 향긋하게 우린 차를 마시며,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구절초 밭을 내려다보고 산자락에 걸린 구름을 올려다본다. 꽃길 위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따스하고, 부는 바람마다 꽃 내음이 실려 있다. 잠시 나를 잊고 세상 시름도 잊고, 먼 곳의 국도를 달리는 차들의 행렬이 가엾다. 저리 바삐 어디로들 달려가는 것일까. # 처음엔 한 귀퉁이에 심어… 틈틈이 야생화 공부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의 용금옥(57·여) 대표와 신용성(59)씨 부부가 처음 이 터전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의 일이었다. 당시 부부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이었고, 인근 마을의 주민인 이모의 권유로 44번 국도에서 바로 보이는 삿갓봉 아래의 땅 1500평을 구입했다. 길도 없는 맹지였지만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라도 꼭 갖고 싶은 땅이었다. 어쩐지 놓치면 안 될 것만 같았던 그 간절한 바람. “그런데, 팔았던 아파트가 1년 만에 두 배로 뛰더라고요.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그만큼 이 땅이 너무 좋았거든요.” 태어나서 자란 고장의 흙냄새와 풍광이 그리웠던 것이리라. 용 대표의 고향 역시 이곳 홍천이었다. 땅을 사 놓고 밭을 일구기 위해 주말마다 오르내렸다. 고된 직장 생활의 와중이었지만 힘든 줄도 몰랐다. 몇 년 뒤 바로 옆의 땅을 더 구입해 한 귀퉁이에 그 무렵부터 알아 가기 시작한 각종 야생화를 심었다. 2002년에는 지금 집터가 있는 땅을 구입하고, 2004년에 자그마한 농가 주택을 한 채 지었다. 길가에 있는 밭을 조금씩 구입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인근 땅의 주인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아 길을 냈다. 그 길을 내는 과정만으로도 소설책으로 한 권이란다. 그때마다 비용은 적금을 찾기도 하고 대출을 받기도 하여 충당했다. # 퇴직 후 건국대 꽃차 소믈리에 과정 수료·자격증 처음에는 관상용으로만 심었던 구절초 군락이 점차 넓어지며 일대를 뒤덮었다. 보고만 말기에는 아까워 찾아보니 예로부터 약재로도 쓰이던 것이었다. 양이 두 번 겹친다는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에 그 꽃이 만개해 아홉 번 꺾는다는 구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위장병을 비롯해 월경 불순, 자궁 냉증 등의 부인병 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중금속이나 니코틴 등 몸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씻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살균 작용도 해 기관지염과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용 대표는 틈틈이 야생화 공부를 하며 꽃을 따서 차로 만들어 먹고, 비누로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써보니 좋아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더러 팔라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의 비용만 받고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른 퇴직 후 본격적으로 꽃차 연구를 시작해 2012년 건국대에 꽃차 소믈리에 과정이 생겼을 때에는 1기로 수료하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직접 가꾸는 야생화만 해도 30여종이 되었고, 뒷산에는 각종 야생화와 야생초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 딸·아들 이름서 한 자씩 따서 지은 ‘하립골’ ‘하립골’이라는 이름은 딸 제하씨와 아들 경립씨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2012년 상표 등록을 하고 제조 허가를 받았다. 농협에서 30여년간 근무한 남편 신씨가 정년 퇴임하며, 용 대표가 혼자 하던 꽃차 연구소의 일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이곳에 내려와 살 생각이 없었습니다. 내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은 농가 주택이었던 것을 꽃차 공방으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해 넓히고, 꽃차 체험 오시는 분들을 위해 묵을 방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해 한쪽에 미니 이층으로 별채를 짓게 되었는데, 이층을 서재로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혹해서는 그만….” 신씨는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다. 2015년 작품집 ‘거인의 내력’을 출간한 바 있다. 전업 작가로서 퇴직 이후의 삶을 나름 설계하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사실, 퇴직 후의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안정적으로 작품을 쓰기 위해서라도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였죠. 그런데 새로 집을 짓고, 주변 정리를 하면서 정원을 꾸미고 하는 일들이 매일 시행착오였습니다. 농사고 집 짓는 일이고, 뭐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구절초 밭도 야생화라고는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그냥 다 풀밭이 되거든요. 매일 풀과의 전쟁이죠. 또 꽃을 수확해서 쪄서 말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깨끗이 씻어서 감초 우린 증기에 찌고, 먼지 앉지 말라고, 저기 보이는 저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나하나 일일이 베 보자기에 펴서 말리고, 이 포장 디자인이며 아내가 직접 다 한 거랍니다. 일체의 공정이 다 수작업이에요. 아내에게 미안해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돕다 보니… 사실,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 2013년 매출 2500만원… 작년엔 6000만원 ‘껑충’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 가득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이야기가 있는 마을, 구절초가 있는 마을 하립골을 지방의 작은 문학 공간으로도 꿈꾸는 그의 바람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너른 잔디 마당에서 음악이 있는 문학제를 개최하고, 달빛 아래 낭독회도 꿈꾼다. 작가들을 초청해 독자와의 만남도 갖고, 작은 독서 모임도 꾸릴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꽃길 하나, 물길 하나, 물레방아 놓을 자리, 야생화 정원의 침목 하나, 주차장의 자갈 하나에도 그의 고민과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손의 흙을 털고 춘천으로 향한다. 현재 강원대에서 문예창작학으로 박사과정을 공부 중이기 때문이다. 현관 입구 쪽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낯선 차가 저 아래 꽃길 사이의 언덕을 올라온다. 지나다가 예쁜 정경에 반해 들어오게 됐다며 구경해도 좋으냐고 묻는다. 부부는 반갑게 일어나 맞으며 얼마든지 둘러보시라고 말한다. 사진기를 꺼내 든 일행이 저 아래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하얀 꽃길로 앞다투어 사라진다. 지난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시행하는 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채택돼 보조금 2500만원을 받았다. 대출금이 아니라 순수 지원금이었다. 건물 뒤편의 야산을 정리해 야생화 정원을 조성하고 정자를 세웠다.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포장재 등의 비용에 대한 보조금이 지원됐다. 지인들과 꽃차 협회 회원 등이 주로 방문해 체험하던 공방이 블러그(http://blog.naver.com/ssp154)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며 논산, 영월, 제주도 등지에서 단체로 벤치마킹을 왔다. 전국 각지의 박람회에서 초청장이 날아들었다. 올봄에는 미시령 꽃길 조성을 위해 속초시에서 구절초 싹을 대량으로 구매해 갔다. 경남 삼랑진에서도 강둑길 조성을 위해 구매해 가고, 마을 단위로 몇 십 박스씩 주문이 들어왔다. 가을이면 생화 판매가 급증한다. 겨울이면 대궁을 잘라 즙을 짜서 포장하고, 먹기 좋게 환으로 만들어 판다. 2013년 2500만원 정도 하던 매출이 2년 만인 지난해는 6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박람회를 다녀 봐도 그렇고, 오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 봐도 그렇고, 여기 꽃이 유난히 품질이 좋더라고요. 선별해 채취를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토양과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듯해요. 워낙 청정 지역인데다, 보시다시피 하루 종일 햇빛이 너무 잘 들잖아요.” 농장 규모로는 얼마든지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그러나 용 대표는 철저하게 수작업만을 고집한다. 신선한 최고의 품질로 본인이 직접 만드는 꽃차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인 꽃차 시장에 대한 일종의 차별화 전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건강에 대한 관심들도 커지고, 현재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잖아요. 그래서 커피 전문점 등에서 특히나 많이 들어오는데, 더욱 전문화되고 대중화되어갈 거라고 보고 있어요.” 거기에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봄이면 새싹 분양 문의가 폭주한다. 튼튼한 모체에서 생산된 싹이 어느 토양에나 잘 적응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2일에는 하립골 잔디 마당에서 딸 제하씨의 결혼식이 있었다. 사돈들이 중국에서 건너오고, 전국 각지의 친지들이 꽃놀이 삼아 하객으로 참석했다. 하얀 구절초 밭을 배경으로 전통 혼례를 올리고 피로연까지 모두 이곳에서 열었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을 가꿔 가며 꾼 꿈이 있었어요. 첫째는 하립골을 세상에 알리는 것, 둘째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야외결혼식을 하는 것, 셋째는 손녀, 손자들이 하얀 구절초 밭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이미 두 가지를 이뤘네요.” 꽃과 문학과 자연과 함께 하는 인생의 제2막. 이 부부가 20여년 전 살던 아파트를 줄여 삿갓봉 아래 처음 이 터전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온 세월에 대한 결실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 한 아름 꺾어 온 가을의 향기가 차 안 가득 석양을 맞는다. ■글쓴이 -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서울 플러스]

    동작 면생리대 제작체험 및 기부 동작구(구청장 이창우) 오는 15일과 17일 지역 내 학부모회와 함께 면생리대 제작 체험 및 기부 행사를 연다. 15일 국사봉중과 동작초등학교, 17일 영등포중과 서울공고에서 각각 열린다. 모두 400여명이 참여해 직접 친환경 면생리대를 만든다. 학부모와 자녀가 한 팀이 돼 면생리대를 만들며 일부는 지역의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나눠 준다. 구로 14~16일 책 축제 구로구(구청장 이성) 오는 14~16일 3일간 ‘구로 책 축제’가 열린다. ‘책 읽는 구로! 꿈을 잇다, 사람을 잇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축제에선 체험, 전시, 공연 등을 통해 도서관, 사람, 책이 어우러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독서 대토론회’, ‘구로 과거시험 시 짓기 대회’ 등이다. 성북 22일 구민 걷기대회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오는 22일 토요일 오전 9시 북악스카이웨이 하늘한마당에서 시작하는 ‘10월 성북구민 걷기대회’가 열린다. ‘함께 떠나는 가을숲속여행, 북악하늘길 걷기’란 부제로 열리는 성북구민 걷기대회는 1시간 40분간 북악스카이웨이를 걷게 된다.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이 마련돼 있으며 따로 신청 없이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서초 비만 아동 토요건강체중교실 서초구(구청장 조은희) 평일 운동이 어려운 비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토요건강체중교실’을 11월 26일까지 서초구 체육센터와 함께 운영한다. 서초네이처힐1단지 JPI스포츠센터가 새로 참여하면서 이용 가능한 시설이 4곳으로 늘었다. 등록비 6만원 중 50%는 구보건소가 부담하며 기초생활수급자는 전액 무료다. 서대문 100가정 전등 LED 교체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 연희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12일부터 지역 어려운 이웃 100가정의 전등을 LED 전구로 교체해 준다. 동협의체 후원금으로 LED 전구 100개를 구입했고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 동협의체 위원들이 직접 전구를 달아 준다. 지역 홀몸 노인과 장애인 가정이 대상이다. 동대문 홈피 6년째 품질마크 획득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 미래창조과학부 공식 지정 품질인증기관으로부터 동대문구 홈페이지가 6년 연속 ‘웹 접근성 품질마크’를 획득했다. 품질마크는 장애인과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접근성 표준지침을 준수한 우수 사이트임을 인증한 것이다. 유효기간은 내년 9월 30일까지다.
  • 국내 최대 건어물시장에서 ‘101가지 안주+맥주’ 축제

    10월 독일 뮌헨에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있다면, 서울 중구에는 ‘건어물 맥주 축제’가 있다. 서울 중구는 오는 14일 오후 5시부터 을지로 4가 신중부시장에서 101가지 건어물 안주와 시원한 맥주,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처음 치러지는 축제의 무대인 신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최대 건어물시장으로 꼽힌다. 중구는 ‘문화관광형 육성 시장’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건어물 안주와 어울리는 호프 타운을 조성해 관광객과 젊은 고객들이 즐겨 찾는 시장을 만들자는 의도다. 시장 중앙통로 약 250m에 이르는 맥주광장에서 단돈 1만원에 마음껏 시음할 수 있는 무제한 맥주 이벤트가 진행된다. 간단한 마른안주가 무료 제공된다. 축제 슬로건 ‘101가지 안주를 씹어 먹는 재미가 있다’처럼 다양한 건어물 안주를 맛볼 수 있다. 오징어 버터구이, 코다리 순살 강정, 진미채 전, 북어채 튀김, 멸치 주먹밥, 꿀 호두 등 전문 셰프들이 개발한 101가지 요리가 미식가들의 풍미를 자극한다. 신중부시장 상인문화기획단이 직접 판매하는 건어물 파격 세일 부스도 마련됐다. 고객들이 시장에서 건어물을 구입해 오면 셰프들이 무료로 즉석 요리도 해 준다. 1957년 문을 연 신중부시장은 현재 900여개 점포, 상인 1400여명이 새벽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건어물 시장인 중부시장에 가족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오셔서, 품질 좋고 저렴한 건어물과 맥주를 즐겨 보시라”고 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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