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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년 재판 끝에… 황우석 서울대 복직 불발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으로 서울대에서 파면당한 황우석(63)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2006년 복직 소송을 제기한 뒤 9년 동안 다섯 차례 이어진 재판은 ‘복직 실패’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3일 황 전 교수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울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황 전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 국제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인 NT1번을 수립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또 2005년 사이언스에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 11개를 수립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문 내용 중 일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는 조사위원회를 열어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을 확인한 뒤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2006년 4월 파면 처분을 내렸다. 황 전 교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2006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절차가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파면 징계를 내린 것은 재량권 일탈로 위법하다며 1심을 파기하고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불량 양파·고추 유통 ‘엇갈린 판결’

    조리되지 않은 양파와 건고추는 농산물일까 아니면 식품일까. 상한 중국산 양파와 건고추를 수입해 판매하다가 적발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 간부에 대한 법원의 1, 2심 판단이 엇갈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부장 한영환)는 21일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간부 조모(48)씨와 송모(61)씨의 항소심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조씨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송씨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2011년 2월 중국산 양파 1000t 중 일부가 냉해, 곰팡이 등으로 부패한 사실을 알고도 753t을 들여와 이 중 480t을 농협공판장과 농산물 유통업체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1년 9월 말, 10월 초에 중국산 건고추 240t이 곰팡이 등이 묻은 불량 식품인 것을 알면서도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식품위생법은 누구든지 판매를 목적으로 식품을 제조, 가공, 운반 등을 할 때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수입, 판매한 양파, 건고추가 ‘식품’이 아니라며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식품별 규격과 제조, 가공, 보관 방법 등에 관한 기준 등을 명시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식품공전) 고시에 양파, 건고추는 ‘식품 원재료’로 분류돼 있고,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농산물’일 뿐 그 자체가 식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오히려 “식품 원재료라 해도 직접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법률상) 식품에는 자연 식품과 가공·조리된 식품이 모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유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식약처 “외부인에 더 비싼 법원식당, 위법 소지”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의 일반인 상대 구내식당 영업을 놓고 논란<서울신문 10월 23일자 9면>이 제기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청사 식당의 운영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20일 서울 서초구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5일 “법원에 소송이나 민원 업무차 방문한 외부인에게 직원들(2000원)보다 비싼 가격(5000원)에 음식물을 제공할 경우 위법 소지가 있다”고 서초구에 통보했다. 식품위생법 제2조 12호는 ‘1회 50명 이상의 특정 다수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집단급식소는 영리 목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직원보다 더 비싼 가격을 받는다면 법원청사 식당이 ‘일반 식당’과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서초구청 관계자는 “식약처의 통보 내용을 법원청사 식당 측에 알리고 관련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의 결정으로 법원을 비롯해 외부인에게 구내식당을 개방하는 공공기관들의 영업 방식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운영위원은 “공공기관 식당 중에서는 여전히 ‘식사 가능’이라는 현수막까지 내걸며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며 “그동안 편의제공을 이유로 공공기관 식당들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부인의 구내식당 이용이 전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소수 민원인의 일시적인 구내식당 이용은 가능하다’는 게 기존 식약처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도 “무차별적으로 손님을 받는 것을 바로잡으라는 것이지 민원인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직원들과 가격 차이를 둘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담장 허문 부산 해운대구청…내년 3월 푸드트럭 들어서

    부산 해운대구 청사에 푸드트럭이 설치된다. 해운대구는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 과제로 추진 중인 음식판매 자동차 푸드트럭 1대를 구청사에 설치해 내년 3월에 개업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도시공원, 관광지, 하천 등에서 트럭을 이용해 식품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식품위생법을 개정한 데 이어 지난 10월부터는 공공청사 내에서도 가능하도록 했다. 푸드트럭은 지난 1일 구청 담장을 허물고 새로 조성한 ‘열린정원’에 들어선다. 열린정원에는 온천족욕장, 바닥분수, 야외무대 등이 설치돼 연일 많은 이들이 찾고 있고, 매주 수·목요일 야외무대에서 문화공연이 펼쳐져 구청이 새로운 문화·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푸드트럭이 설치되면 더 많은 이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8일부터 새해 1월 8일까지 운영자를 모집한다. 해운대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취업 애로 청년을 대상으로 추첨 등을 통해 선정한다. 업종은 다과류, 아이스크림류, 분식 등 휴게음식점이고 허가 기간은 1년이다. 자동판매기를 통한 판매, 컵라면을 포함한 식사류, 담배, 주류는 판매할 수 없다. 운영자로 선정되면 2개월 동안 트럭 구조 변경, 위생교육, 휴게음식점 영업신고 등을 거쳐 본격적인 영업은 내년 3월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청은 행정지원과를 방문하거나 이메일(bsatto64@korea.kr)로 하면 된다. 백선기 구청장은 “푸드트럭이 운영되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저소득층이나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메르스 환자 엇갈린 판결] “감염 늑장신고 공무원 해임할 정도는 아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의심 증상을 늑장 신고했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해임 처분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2행정부(부장 백정현)는 15일 대구 남구청 공무원 김모(52)씨가 구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 선고공판에서 “비록 사안이 가볍지는 않지만, 김씨 신분을 박탈할 정도는 아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가 메르스가 발병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카드로 결제했음에도 관리당국은 김씨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이후 김씨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본 점 등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 7월징계위원회를 열어 김씨가 메르스 감염 의심증상을 늑장 신고해 지역경제에 타격을 줬고, 공직자로서 시민에게 불안감을 심어줘 지방공무원법상 복종·성실·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을 의결했다. 김씨는 지난 5월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고 동행한 누나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은 채 일상생활과 업무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웰다잉과 100세 시대/임창용 논설위원

    며칠 전 집에서 TV로 영화 ‘아무르’를 보았다. 칸영화제 수상작이다. 늙는다는 것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영화다. 성공한 음악인 노부부 안과 조르주가 주인공이다. 불행은 아내 안에게 치매 증세가 나타나며 갑자기 찾아온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오히려 그 후유증으로 반신불수가 된 아내. 조르주는 지극정성으로 집에서 아내를 돌보지만, 상태는 계속 악화된다. 그래도 조르주는 병원에 다시 입원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아내를 돌보려 한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하며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는 아내의 고통을 더이상 보지 못하고 끝내 베개로 눌러 숨지게 한다. 영화는 요즘 화두가 된 ‘웰다잉’(Well-Dying)과 맞물려 미처 생각지 못한 질문을 툭툭 던진다. 갑자기 쓰러져 회복불능 상태에 빠지면 어떻게 할래? 의사 표현조차 할 수 없다면? 중증 치매에 걸려 인격을 완전히 잃어버린다면? 준비는 돼 있는 거야? 웰다잉이 꼭 노인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는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브리타니 메이나드라는 여성이 존엄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예고한 날짜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통스러운 삶보다 최소한의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한 그녀의 나이는 29살이었다.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오리건, 워싱턴, 버몬트 등 3개 주는 6개월 미만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환자의 존엄사를 합법화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소식이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웰다잉을 향한 의미 있는 큰 걸음을 뗀 것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연명의료 중단 대상으로 정했다. 연명의료는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으로 임종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행위다. 1997년에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환자를 가족의 요청으로 퇴원시켰던 의사가 살인 방조로 처벌받은 적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연명의료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3.9%에 불과하다. 연명의료가 그동안 본인의 의지보다는 유교에 바탕을 둔 자식들의 효 사상에 의한 것임을 잘 보여 준다. 우리 사회는 이제 100세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여아 100명 중 5명은 100세까지 장수할 것이라고 한다. 장수는 축복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하면 늘어난 수명은 고난이고 족쇄일 뿐이다. 노화와 건강이 반비례한다는 점에서 웰다잉의 의미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노화를 늦춰 건강을 유지하려 노력하되 웰다잉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지 않을까.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생활정책 Q&A] 공무원 징계 어떻게

    [생활정책 Q&A] 공무원 징계 어떻게

    인사혁신처가 공직 부패를 뿌리 뽑고 공직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만간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 국민의 이해를 손상시키는 공무원에 대한 징계 내용을 알아본다. Q. 징계양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사례별로 보면. A. 먼저 100만원 미만의 금품·향응을 능동적으로 수수한 경우입니다. A과장은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가서 직무 관련자에게 식사대금 31만 2000원을 결제하도록 해 감봉 1개월 및 징계부가금 1배 부과 처분을 받았으나 이제 정직 이상의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둘째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동적으로 수수한 경우입니다. B사무관은 기업 대표로부터 직원 회식비 등 명목으로 200만원을 수수해 정직 1개월 및 징계부가금 2배 처분을 받았으나 최소 강등에서 파면까지 높아집니다. 셋째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능동적으로 수수하고 위법·부당한 처분을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C사무관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유흥주점에서 212만 4000원의 향응을 수수해 정직 3개월 및 징계부가금 2배의 처벌을 받았으나 이젠 파면 또는 해임을 적용합니다. 마지막으로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능동적으로 수수하고 위법·부당한 처분을 한 경우입니다. D사무관은 100억원 상당의 상가를 23억원에 취득했다고 신고한 사람에게 세무사로부터 자금 흐름 조사를 받지 않도록 해 주겠다며 100만원을 요구하고 부하 직원에게 증여 혐의 조사를 하지 않도록 강요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는데 이제 파면 처분을 받게 됩니다. Q. 징계위원회의 객관성과 독립성 향상을 위한 뒷받침은. A. 우선 징계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의결권을 쥐도록 인력 풀을 구성하고 회의 때마다 민간위원이 과반수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5급 이상 기관이면 설치해야 하는 보통징계위원회를 원칙적으로 중앙행정기관에 하나씩만 설치하도록 해 민간위원의 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한편 징계 업무의 전문성·공정성·투명성도 높였습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보통징계위원회 관할 조정 및 민간위원 풀 운영은 국민의 불신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무원의 3대 비위(금품, 음주운전, 성 관련)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처벌기준을 마련했지만, 그동안 직무와 무관한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등으로 처벌을 받아야 했던 공무원에 대해서는 정황을 고려해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무와 무관한 과실 중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지 않았다면 관용을 베풀어 업무에 전념하도록 했습니다. Q. 이 밖에도 개정 중인 징계 제도를 소개한다면. A. 국회에 제출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에는 강등 또는 정직 처분을 받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보수를 전액 삭감하도록 했습니다. 현재는 보수의 3분의2만 줄이도록 했으나 앞으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정직 또는 강등 처분 기간 중 무보수입니다. 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 국민에게 불편을 주고 국가 예산에 손실을 입히는 소극 행정에 대한 징계 기준이 마련됩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카터 美 전 대통령 암 완치 ‘109일 만의 기적’

    지미 카터(91)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앓던 뇌암이 완치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8월 암 세포가 뇌로 전이됐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지 109일 만이다. 의사들은 카터 전 대통령의 암이 조기 발견됐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완치된 것으로 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플레인스 머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이날 열린 ‘카터 성경 교실’에서 자신의 완치 사실을 알리고 축하를 받았다고 카터 재단이 밝혔다. 성경 교실 참석자는 “카터 전 대통령이 ‘이번 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암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교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동안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 애모리대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와 함께 흑색종 치료약인 키트루다를 투여받았다. 피부암인 흑색종과 폐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키트루다는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키트루다를 투여받은 뒤 “주사를 처음 맞은 날 14시간 동안 잤다. 여러 해 동안 가장 잘 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20일 애틀랜타 카터 센터에서 암 진단 사실을 알렸던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돼 8월 초 간에서 2.5㎝ 종양을 제거했는데, 뇌에서도 2㎜ 크기의 종양 4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멋진 삶을 살았고, 수천명의 친구를 사귀었고, 즐겁고 기쁜 생활을 했다”고 회상한 뒤 “품위 있는 삶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野 신기남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

     최근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과 관련 당무감사원에서 징계요구 처분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7일 “심히 부당한 것”이라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회의원은 아들 일을 알아보러 학교를 찾아가선 안된다는 말입니까,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라고 반문한 뒤 “아버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달라”며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 문제로 로스쿨 원장을 만난 것에 대해 “원장 대답은 무척 냉정했다”며 “거기에는 국회의원의 권위 따위가 행세할 틈이 없었고, 한 학부모의 간곡한 호소만 남을 뿐이었다”고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또 “로스쿨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들의 권위는 대단했다”며 “그곳에 국회의원의 권한남용 여지는 있을 리가 없었고, 오히려 체통을 잃어버린 저의 간곡한 호소가 국회의원 품위를 손상했다고 하는 편이 옳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아들이 낙제라는 불행을 당했는데 그보다 더한 불명예가 저 자신에게 씌워졌다”며 “한낱 청탁이나 하고 압력이나 넣는 사람으로 규정짓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당당하게 국민과 당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당무감사원이 로스쿨 원장을 면담해 ‘변호사 시험 80% 합격률을 보장하겠다’는 언급을 한 사실이 없고, 원장 등이 압력을 느끼지 않았다고 해명한 점 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무감사원은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원장을 만나 아들의 낙제를 막을 방법을 묻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사실 조사 및 법리 검토를 진행해 윤리심판원에 엄중 징계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50년 창비’ 떠나는 백낙청… 진보문학 세대교체 신호탄

    ‘50년 창비’ 떠나는 백낙청… 진보문학 세대교체 신호탄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77) 서울대 명예교수가 25일 출판사 창비를 떠났다. 백 교수는 ‘창비’를 창간해 50년간 이끌어 온 창비의 산증인이다. ‘창비’ 백영서 편집주간, 김윤수 발행인도 함께 물러났다. 차기 편집주간은 기존 편집위원이었던 한기욱 인제대 영문과 교수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백석문학상·신동엽문학상·창비신인문학상 등 통합시상식 인사말을 통해 “‘창비’ 편집인 자리에서 올해를 넘기지 않고 물러나기로 두어 해 전에 이미 결심했다. 창비를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계간 ‘창비’에 한해서는 깨끗이 손을 뗄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반년 남짓은 정치적 탄압이나 경제적 위기와는 또 다른 시련의 기간이었다”며 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백 교수는 “한 작가의 과오에 대한 지나치고 일방적인 단죄에 합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부패한 공범자로 비난받는 분위기에서 그 어떤 정무적 판단보다 진실과 사실관계를 존중하고자 한 것이 창비의 입장이요, 고집이었다. 한 소설가의 인격과 문학적 성과에 대한 옹호를 넘어 한국문학의 품위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것이 창비의 다음 50년을 이어 갈 후진들에게 넘겨줄 자랑스러운 유산의 일부라고 감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의 퇴임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학평론가들은 “백 교수는 6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진보문학의 상징이었다”며 “그의 퇴임으로 진보 진영 문학 흐름이 갈무리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식민지 시기 한국문학은 리얼리즘이 주류였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리얼리즘 대표 작가들이 월북하면서 그 맥이 끊겼다. 백 교수는 1965년 ‘창비’를 창간하면서 끊어졌던 리얼리즘 정신을 되살렸다. 복수의 문단 관계자는 “백 교수는 70~80년대 리얼리즘 문학의 이론적 모태”라며 “문학과 사회의 접점을 확대하고 문학의 실천성을 복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식인 문학관’의 종언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분석도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단순히 이야기꾼으로 재밌는 글, 아름다운 글만 쓰는 게 아니라 한 사회의 대표 지식인으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지식인 문학관의 골자다. 한 문학평론가는 “요즘 소설가나 시인, 문학평론가는 소설, 시, 문학 작품 해설을 쓰는 사람일 뿐 어느 누구도 이들을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상가로 보지 않는다”며 “백 교수 퇴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식인 문학관이 끝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평했다. 창비는 2000년대 들어 시대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과거의 이념과 의식을 현시대에 맞게 전환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낡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로 굳어져 갔다. 시대착오적 판단의 결정판은 신경숙 표절 논란 때 보여 준 백 교수의 대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백 교수는 지난 8월 신경숙 표절 논란 이후 “문제된 대목이 표절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은 지니지만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문단 관계자들은 백 교수 퇴임을 맞아 창비가 진정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문학평론가는 “창비는 사실상 백낙청 유일체제였다. 편집위원이 다들 백 교수의 대학 제자들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평론가는 “백 교수의 제자인 한기욱 교수가 편집주간을 맡는다면 백 교수의 퇴임이 창비의 혁신으로 연결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들 백 교수가 수렴청정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무늬만 혁신이 되지 않으려면 내년 1월 정말 누가 봐도 신선한 새로운 편집 진영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시대에 뒤진 폐쇄적 사관학교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시대에 뒤진 폐쇄적 사관학교

    지난해 2월 공군사관학교는 졸업성적이 1등인 정모(24·여·현재 중위) 생도에게 수석에게 주는 대통령상 대신 국무총리상(차석)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공사 측은 “학업 성적이 우수하지만 2학년 때 군사학에서 D등급, 체력검정에서 세 차례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졸업생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띤 대통령상 수상자로선 부적합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체력등급이나 군사훈련 성적은 규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이런 결정은 여론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여생도에 대한 성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공사는 결국 결정을 번복하고 정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했다. 현재 정 중위는 전투기 조종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서울대 의대에서 군의관이 되기 위한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 육군사관학교는 2015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면접 등을 통해 군대가 적성에 맞는 군 적성 우수자를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군사관학교도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체력검정과 잠재 역량 평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특별전형을 신설했다. 이는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에 대한 군 당국의 고민을 보여준다. 우리 사관학교는 전장에서 싸워 이길 군인을 양성하는 군사기관의 기능과 학사 학위를 수여하고 군사응용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군인에 걸맞은 학생을 뽑겠다’는 정책은 ‘무골 기질’을 강화하겠다는 측면에서 일면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군의 사관학교 교육이 실제로 내적 지도력을 갖춘 미래 지휘관 양성에 적합한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사관학교는 21세기에 걸맞은 군사기관으로서도, 대학으로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생활 회의로 육사 65기 임관 5년에 14% 전역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육사에서 98명, 해사에서 41명, 공사에서 31명이 진로나 적성·건강 문제를 이유로 자퇴했다. 육사는 같은 기간 35명이 품위유지 의무 위반(부정행위, 폭력) 등으로 퇴학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입학한 육사 70기의 경우 240명이 입학해 200명이 졸업했다. 16.67%가 중도 탈락한 셈이다. 2009년 졸업한 육사 65기의 경우 장교로 임관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군 생활에 회의를 느껴 전역한 비율도 14.6%에 달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2학년 생도 22명이 과제물 제출 과정에서 표절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무더기 징계를 당했고 1명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해 퇴학당했다. 생명을 맡긴 부하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갈 장교의 품성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육사 출신의 한 장성은 22일 “사관학교를 나왔으면 국가관이 투철하고 군인으로서 가치관이 뚜렷해야 하는데 일반 대학생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30여년 전에 구타와 기합으로 상명하복을 가르쳤지만 이제는 왜 복종과 군인 정신이 중요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시대인데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사관학교 교육이 폐쇄적인 군 특성을 그대로 답습해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 21세기 다변화된 전장에 걸맞지 않다는 점이다. 공사 수석 졸업생을 교체했다 번복한 해프닝도 결국 군의 고질적인 현행 작전 중심 사고가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는 육군은 보병, 해군은 함정, 공군은 조종 병과가 진급과 서열에서 중심이 돼야 한다는 뿌리 깊은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이 수십년간 지속되면서 우리 군의 현실은 미국에 의존하는 타성에 젖어 스스로 전쟁 계획을 수립할 줄 모르고, 육·해·공군 간 상호 합동 작전에 대한 이해도 부족의 결과로 나타났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미국의 맥아더 장군은 공병 출신,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명장 하인츠 구데리안은 통신 병과 출신이다. 육사 출신인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관학교 교육이 청교도적 성격을 지닌 미국식 모델을 맹목적으로 따라갔지만 현재도 잠재 역량을 갖춘 우수 고급 간부인재 양성기관으로 기능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난해 3군 사관학교의 3금(금혼, 금주, 금연) 제도를 완화한다고 밝혔지만 예비역과 군 내부의 반발로 개혁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육사가 1979년 당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생도의 11.7%가 흡연을, 25.4%가 음주를, 3.6%가 이성교제를 해 3금 제도를 위반했다고 고백했다. 당시에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제도를 후배에게 강요하는 셈이다. 최 교수는 “3금 제도는 완벽하게 지키기도 어렵고 오히려 도덕적으로 더 둔감하게 만드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현역 군인이 교수요원으로 후배를 교육하는 사관학교 교육의 폐쇄성과 학문적 역량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육사의 경우 별정직 군무원인 민간인 교수가 160명 가운데 4명에 불과하다. 미래의 군 지휘관이 유연한 군사전략과 다양한 사고를 함양할 기반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독일·일본·호주 등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교육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실에 따르면 육사 교수 직위(강사 포함) 가운데 박사학위 보유자는 45.9%, 해사는 39.3%, 공사는 70.8%로 나타났다. 이는 박사 학위가 있어야 시간 강사라도 할 수 있는 일반 대학의 풍토와는 다른 점이다. 이상목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장은 “현역 군인이 석사학위만 갖고 가르치는데 깊은 학문적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이 같은 교육을 받은 생도가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깊지 않은 수준의 지식을 갖고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전에 대비하고 육·해·공군의 통합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개혁안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은 육·해·공군이 통합된 사관학교에서 장교를 양성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을 맡았던 김태효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는 “따로 놀던 3군의 통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관학교 교육 통합을 해법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각 군의 미온적 입장과 조직 이기주의에 눌려 흐지부지됐다. 국방부는 대신 2012년부터 육·해·공 3군 사관학교 1학년 생도들을 3개조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다른 사관학교에서 6주 간격으로 순환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완의 개혁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女생도, 사관학교 수석하고 받은 것이 ‘충격’

    女생도, 사관학교 수석하고 받은 것이 ‘충격’

    지난해 2월 공군사관학교는 졸업성적이 1등인 정모(24·여·현재 중위) 생도에게 수석에게 주는 대통령상 대신 국무총리상(차석)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공사 측은 “학업 성적이 우수하지만 2학년 때 군사학에서 D등급, 체력검정에서 세 차례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졸업생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띤 대통령상 수상자로선 부적합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체력등급이나 군사훈련 성적은 규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이런 결정은 여론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여생도에 대한 성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공사는 결국 결정을 번복하고 정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했다. 현재 정 중위는 전투기 조종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서울대 의대에서 군의관이 되기 위한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 육군사관학교는 2015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면접 등을 통해 군대가 적성에 맞는 군 적성 우수자를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군사관학교도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체력검정과 잠재 역량 평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특별전형을 신설했다. 이는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에 대한 군 당국의 고민을 보여준다. 우리 사관학교는 전장에서 싸워 이길 군인을 양성하는 군사기관의 기능과 학사 학위를 수여하고 군사응용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군인에 걸맞은 학생을 뽑겠다’는 정책은 ‘무골 기질’을 강화하겠다는 측면에서 일면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군의 사관학교 교육이 실제로 내적 지도력을 갖춘 미래 지휘관 양성에 적합한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사관학교는 21세기에 걸맞은 군사기관으로서도, 대학으로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생활 회의로 육사 65기 임관 5년에 14% 전역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육사에서 98명, 해사에서 41명, 공사에서 31명이 진로나 적성·건강 문제를 이유로 자퇴했다. 육사는 같은 기간 35명이 품위유지 의무 위반(부정행위, 폭력) 등으로 퇴학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입학한 육사 70기의 경우 240명이 입학해 200명이 졸업했다. 16.67%가 중도 탈락한 셈이다. 2009년 졸업한 육사 65기의 경우 장교로 임관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군 생활에 회의를 느껴 전역한 비율도 14.6%에 달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2학년 생도 22명이 과제물 제출 과정에서 표절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무더기 징계를 당했고 1명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해 퇴학당했다. 생명을 맡긴 부하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갈 장교의 품성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육사 출신의 한 장성은 22일 “사관학교를 나왔으면 국가관이 투철하고 군인으로서 가치관이 뚜렷해야 하는데 일반 대학생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30여년 전에 구타와 기합으로 상명하복을 가르쳤지만 이제는 왜 복종과 군인 정신이 중요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시대인데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사관학교 교육이 폐쇄적인 군 특성을 그대로 답습해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 21세기 다변화된 전장에 걸맞지 않다는 점이다. 공사 수석 졸업생을 교체했다 번복한 해프닝도 결국 군의 고질적인 현행 작전 중심 사고가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는 육군은 보병, 해군은 함정, 공군은 조종 병과가 진급과 서열에서 중심이 돼야 한다는 뿌리 깊은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이 수십년간 지속되면서 우리 군의 현실은 미국에 의존하는 타성에 젖어 스스로 전쟁 계획을 수립할 줄 모르고, 육·해·공군 간 상호 합동 작전에 대한 이해도 부족의 결과로 나타났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미국의 맥아더 장군은 공병 출신,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명장 하인츠 구데리안은 통신 병과 출신이다. 육사 출신인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관학교 교육이 청교도적 성격을 지닌 미국식 모델을 맹목적으로 따라갔지만 현재도 잠재 역량을 갖춘 우수 고급 간부인재 양성기관으로 기능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난해 3군 사관학교의 3금(금혼, 금주, 금연) 제도를 완화한다고 밝혔지만 예비역과 군 내부의 반발로 개혁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육사가 1979년 당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생도의 11.7%가 흡연을, 25.4%가 음주를, 3.6%가 이성교제를 해 3금 제도를 위반했다고 고백했다. 당시에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제도를 후배에게 강요하는 셈이다. 최 교수는 “3금 제도는 완벽하게 지키기도 어렵고 오히려 도덕적으로 더 둔감하게 만드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현역 군인이 교수요원으로 후배를 교육하는 사관학교 교육의 폐쇄성과 학문적 역량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육사의 경우 별정직 군무원인 민간인 교수가 160명 가운데 4명에 불과하다. 미래의 군 지휘관이 유연한 군사전략과 다양한 사고를 함양할 기반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독일·일본·호주 등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교육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실에 따르면 육사 교수 직위(강사 포함) 가운데 박사학위 보유자는 45.9%, 해사는 39.3%, 공사는 70.8%로 나타났다. 이는 박사 학위가 있어야 시간 강사라도 할 수 있는 일반 대학의 풍토와는 다른 점이다. 이상목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장은 “현역 군인이 석사학위만 갖고 가르치는데 깊은 학문적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이 같은 교육을 받은 생도가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깊지 않은 수준의 지식을 갖고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전에 대비하고 육·해·공군의 통합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개혁안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은 육·해·공군이 통합된 사관학교에서 장교를 양성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을 맡았던 김태효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는 “따로 놀던 3군의 통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관학교 교육 통합을 해법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각 군의 미온적 입장과 조직 이기주의에 눌려 흐지부지됐다. 국방부는 대신 2012년부터 육·해·공 3군 사관학교 1학년 생도들을 3개조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다른 사관학교에서 6주 간격으로 순환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완의 개혁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음식점도 당구대·책꽂이 설치할 수 있다

    앞으로 일반 음식점도 책꽂이를 설치해 서적을 판매하고 당구 등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식품접객업자가 영업장을 벽이나 층으로 분리하지 않고도 서적 판매용 책꽂이, 당구대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분리 시설 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음식점 내에 게임기나 당구대, 책꽂이 등을 설치할 때 가벽을 세워 식사 공간과 오락을 위한 공간을 확실하게 구분해야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음식점 내에 게임기, 당구대를 놓는 것까지 하나하나 규제를 받다 보니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현실에 맞게 기준을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오락시설을 설치하고서 공간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닥에 선만 그으면 된다. 다만 노래 연습장같이 분리 기준을 완화하면 업종 간 체계가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와 동물 출입 등 위생상 위해 우려가 있는 업종은 개정안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음식점 내에 노래방 기기를 갖추거나 애견 카페를 만들려면 아예 다른 층에 설치하거나 가벽을 세워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무단 결근 36일·허위 출장 49일 ‘해임’…부하 여직원에 ‘사랑한다’ 문자 ‘감봉’

    공무원 A씨는 ‘무단 결근 36일, 허위 출장 49일’이라는 기록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거짓 보고서로 출장비를 169만 5000원이나 챙겼다. 이 무렵 자기 집 근처에서 등산하거나 지인과 식사를 하는 등 업무와 전혀 무관한 개인 용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위원회는 A씨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 의무’ 및 제58조 ‘직장 이탈 금지’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해임 조치와 함께 부당 수령한 출장비에 대해 징계부가금 2배를 물리라는 결정을 내렸다. 고위공무원 B씨는 사정기관 실무회의 때 지나친 음주로 30분쯤 지각하는가 하면 비위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음주상태로 출석했고 교육기간 중 3회에 걸쳐 이유도 없이 불참했다가 해임됐다. C씨도 해외로 출국해 33일씩이나 무단으로 결근했다가 파면됐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받은 공무원 징계 사례들을 모은 사례집 ‘반듯한 공무원, 신뢰받는 정부’를 11일 발간했다. 정부수립 이후 최초다. 근무소홀, 직무태만, 품위손상, 비밀 누설, 금품·향응 수수, 성실의무 위반 등 9개의 비위 유형별 사례를 선별해 수록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국민에게 믿음을 받는 공직자상을 정립하기 위해 거울로 삼으라는 취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사례집에 실린 내용을 보면, 공무원 D씨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 애도기간 중 상관의 허가나 정당한 사유도 없이 직장을 이탈해 중학교 동창과 만나 술을 마셨다. 그는 당시 공직기강 점검차 감사관실 직원이 왔다는 부서 직원의 연락을 받고 음주상태로 운전해 사무실로 복귀했다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E씨는 마트를 운영하며 영리를 꾀하던 중 14세 청소년에게 담배 2갑을 판매해 청소년보호법위반으로 적발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F씨는 부하 여직원에게 ‘사랑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노래방에서 신체를 접촉하는가 하면 밤늦은 시간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 발송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해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사례집에는 규정의 개요, 주요 질의·답변 등도 실려 국민이 징계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는 정부 각 부처와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모든 공직사회에 배포할 예정이다. 인사처 홈페이지(www.mpm.go.kr)에서도 누구나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국민 간식’ 순대·떡볶이·계란 해썹 의무화

    순대, 떡볶이, 계란 등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안전 관리가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이들 3대 ‘국민 간식’에 2017년까지 식품안전관리인증인 해썹(HACCP)을 의무화하고자 10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해썹 인증이란 식품의 원재료 생산부터 제조, 가공, 소비 과정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위생 관리 체계를 말한다. 영세 업체가 대부분인 순대 제조 업체 등에도 해썹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한 이유는 식품 당국이 단속할 때마다 매번 걸릴 정도로 이들 식품의 위생 관리 상태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적발해도 나아지는 게 없어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폐기해야 할 깨진 계란을 정상 제품과 섞거나 무허가 업소에서 전란액으로 만들어 식당, 학교급식, 제과제빵업체 6만곳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고, 심지어 연매출 500억원에 달했던 식품회사마저 대장균 떡을 불법 유통하다 지난 7월 적발됐다. 또 같은 달 식약처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순대 제조 업체 92곳에 대해 위생 점검을 해 봤더니 무려 42곳(45.7%)이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하거나 지저분한 곳에 재료를 보관하고 있었다. 이들 식품은 대형 식당부터 노점상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단속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제조 환경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순대 제조 업체는 총 200곳으로, 이 중 140개 업체가 종업원을 1명만 두고 일하는 매우 영세한 곳이다. 떡 제조 업체의 상황도 비슷해 연매출액 5억원 미만인 곳이 전체의 94%에 이른다. 식약처는 사업장 규모와 매출액을 고려해 해썹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2020년 이후에는 3대 식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모든 업체에 의무 적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해썹 취득 시까지 컨설팅 비용 등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남구청장 ‘한전부지 서명 강요’ 혐의 기각

    강남구는 지난 8월 26일 대한민국 의정 모니터단에서 감사원에 강남구청장의 직권남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해 청구한 공익감사가 지난달 30일 기각 결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의정 모니터단은 지난 4월 16일 구가 서울시의 ‘잠실운동장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안) 열람·공고’에 대해 반대하는 구민서명운동을 벌이면서 부당한 행위를 했다고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의정 모니터단은 구가 서명을 받으면서 공무원을 동원하고, 개인 할당을 통해 반대 서명을 받도록 했다면서 이 같은 행위가 강남구청장의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직권남용은 아닌지 감사를 해 달라고 청구했다. 또 구 공무원들의 직장이탈 금지 위반, 예산의 불법 사용 등도 살펴 달라고 했다. 구 직무와 관련성이 큰 어린이집 등에 서명을 강요한 행위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여부를 봐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당시 한전부지 매각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까지 확대 사용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변경을 했고, 반면 구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에 우선적으로 사용하자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조사에 착수했고, 의정모니터단에 강남구청장과 구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를 청구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한 내에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종결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기각 결정을 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기각 결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지속적으로 국가 영동대로 지상·지하공간 통합개발(원샷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女장교·병사 교제시대…新병영문화 아우를 새 정책 필요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女장교·병사 교제시대…新병영문화 아우를 새 정책 필요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7월 육군 강모 상병에게 강원 홍천군의 군 병원에서 여군인 최모 중위를 구타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강 상병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 재판부는 군의 기강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실형을 선고했다. 강 상병은 지난해 9월 허리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군 병원에 입원했다 간호장교인 최 중위를 만났다. 환자와 간호사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하고 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강 상병은 올 2월 최 중위가 다른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등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다. 강 상병은 최 중위를 폭행하면서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져라. 네 가족과 동기 모두를 죽일거다”라고 폭언을 하기도 해 상관 폭행과 상관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최 중위도 군인 복무 규율에 규정된 품위유지 의무, 환자관리 예규 위반 등으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아 결국 군을 떠났다. 이 같은 사례는 군 당국이 이제 새로운 고민을 떠안게 됐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여군 인권 문제가 주로 상급자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었다면, 이제 하극상과 병영 내 이성교제에 따른 기강 해이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인권 침해 문제는 사후약방문식 처벌에 그쳐 국방부에 따르면 여군 숫자는 9770여명(올해 9월 기준)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지난해에는 여성에게 포병·방공 등 전투병과를 개방하는 등 여군의 역할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여군의 인권 침해와 성(性)군기 문란에 대해 여전히 사후약방문식 처벌만 남발할 뿐 여군을 바라보는 인식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여군 1호’ 헬기 조종사 출신인 피우진 예비역 중령은 8일 “문제는 우리 군 내부에 상하를 막론하고 여군을 군인으로 보지 않고 여자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투병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장군이 된 송명순 대구가톨릭대 교수(예비역 육군 준장)는 “젊은 여군 간부가 거리낌 없이 병사와 교제한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면서 “하극상의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신세대 여군의 이성 교제를 무턱대고 막을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육군 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두 사람이 사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혼 지휘관이 부하 여군과 사귄 것은 군의 근간을 흔드는 파렴치한 행위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군 당국은 병영 내 이성 교제에 대해 통일된 지침조차 구비하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육군과 해군은 지휘관계와 교관·피교육생 관계에 대한 이성 교제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고 공군은 이 같은 지침이 없다가 뒤늦게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군 수뇌부가 근절하겠다고 강조한 군 내 성범죄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 군 내 성범죄로 입건된 장병이 2012년 95명에서 2013년 106명, 지난해는 261명으로 급증했다. 군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성범죄 근절 대책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실에 따르면 해군이 회식 중 벌어지는 성희롱, 성추행 등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7월 ‘회식지킴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제도 도입 후 1년간 오히려 성범죄가 71건에서 85명으로 20% 가까이 늘어났다. ●군 간부들의 왜곡된 시각 변하지 않아 성 군기 문란은 엘리트 초급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 5월에는 한 육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가 교내에서 술을 마시고 후배인 2학년 여생도를 성폭행했다가 구속됐다. 같은 해 4월에는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생 남녀 생도가 서로 사귀다 임신한 사실이 드러나 동반 퇴교당하기도 했다. 해군사관학교에서는 2010년 3월 2학년 남자 생도가 여생도의 내무실에 무단 침입해 속옷을 절취하다 퇴교당하기도 했다. 문제는 군 안팎에서는 성 군기 문제가 부각되자 되레 여군의 역할 확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 영관급 장교는 “개인적으로 여군과 같이 근무하면 실수하지 않을까 불편해 오히려 군의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이 여군을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이 수십년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국군기무사령관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지난 1월 육군 대령의 여군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피해자를 ‘하사 아가씨’라고 비하하며 “전국의 지휘관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 할 외박을 제대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군 당국의 여군 인권 정책도 성폭력에 대한 단순 처벌과 교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미흡하다. 국방부는 양성 평등을 위한 ‘성 인지 예산’으로 올해 275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353억원을 편성했다. 여기에는 민간 위탁 교육, 여군 편의시설 설치, 여성고충상담관 활동비 확충,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4일 “군 내 성폭력 예방교육이 성폭력 예방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추가적으로 연도별 성폭력 사건 발생 감소를 성과목표로 설정해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여성 부사관이 장기 복무와 진급 경쟁에 매달리게 되고 이를 미끼로 간부들은 성범죄를 저지른다”면서 “간부들의 왜곡된 인식도 문제지만 인사에서의 불이익이 두려워 여군들도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못하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는 “결국 그동안 우리 군이 여군을 하나의 인격체이자 전우로서가 아닌 종속적 존재로 바라봤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교육부 ‘시국선언’ 전교조 전임자 징계 착수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시국선언을 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5일 “시국선언을 주도한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 등 집행부를 포함해 노조 전임자 84명에 대해 오늘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시국선언 참여를 이유로 전교조 전임자 전원을 대규모로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2009년 89명의 전임자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6년 만이다. 전교조는 2009년 6월 국정쇄신, 언론·집회·양심의 자유 보장, 미디어법 등 강행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교사 1만 7000여명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교육부는 참여 교사 대다수에게 징계 또는 행정처분을 내리고 전교조 전임자들에게도 해임과 정직 등 초강경 조처를 했다. 교육부는 이번에도 전교조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지난달 29일 시국선언을 발표하자 집행부 검찰 고발, 참여 교사 징계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전국 3904개 학교에서 2만 1379명의 교사가 참여했으며, 전교조는 참여 교사의 실명과 소속 학교를 모두 공개했다. 교육부는 시국선언이 교육의 중립성 등을 규정한 교육기본법 제6조를 비롯해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각 징계권한이 있는 시·도교육감에게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진보 성향이 13명으로, 이들이 교사 징계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에서 징계 요구를 거부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직무 이행 명령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제들부터 성경 실천, 교회 쇄신 할 것”

    천주교 청주교구 사제들이 교회 쇄신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사제들이 후속 실천사항을 자발적으로 논의해 내린 첫 결정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5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청주교구 사제들은 최근 교구 사제 전체회의를 통해 신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등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후속 실천사항’들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십일조를 통해 이웃들을 돕고, 먼저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나눠 신자들이 복음의 기쁨을 보다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끄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청주교구 사제들이 이번에 결의한 실천사항들은 아래에서부터 의견을 모으고 열린 토의를 거쳐 내놓았다는 점에서 종전 사제들의 쇄신 운동과는 차별화된다. 청주교구 사제들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교구의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교구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서 교구민들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로서의 참모습을 원하며 신앙성숙을 위해 성경 공부와 친교·화해·일치 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교구 사제들은 신자들의 뜻을 수렴해 지난 4월 ▲사제들이 먼저 복음의 기쁨을 살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실천에 나서고 ▲신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사제가 될 뜻을 밝혔었다. 지난 7월 지구별 회합을 통해 사제 개개인의 의견을 모은 뒤 이번 사제 회의에서 전체 논의를 통해 각 본당에서 사제들이 직접 성경공부반이나 성경통독반을 운영하고, 본당 복지예산을 규정대로 전액 집행할 것에 합의했다. 한편 청주교구 사제들은 2016년 1월 1일 신년교례회를 통해 스스로 다짐한 실천사항들을 담은 ‘사제선언문’(가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평가의 어두운 그늘/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대학평가의 어두운 그늘/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 교수, 교직원은 모두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은 성적으로, 교수는 강의와 연구 업적으로, 교직원은 업무 역량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들이 움직이는 대학 자체도 ‘대학평가’를 받는다. 평가 기준이 명확·타당하고, 평가 방법이 공정하고, 평가의 효과가 낙오자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미래지향적이라면 평가에 의해 사람, 조직, 사회, 국가는 크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평가를 하는 국내외 기관이 너무 많고 평가 기준도 제각각이다. 또한 같은 기관이 평가한 결과마저도 해마다 다르고, 다른 기관의 평가 결과와도 큰 차이가 있어 평가의 신뢰성을 찾기 어렵다. 원래 대학평가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역적으로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는 수많은 대학을 일일이 방문할 수 없는 학생과 학부모가 대학을 선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우리처럼 국토 면적이 넓지 않은 나라에서 순위 경쟁을 위해 대학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순위 경쟁을 위해서는 평가 기준(평가지표)이 있어야 하며, 이를 계량화해야 한다. 계량화가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그레셤의 법칙(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이 적용된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가령 대학의 국제화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 수를 기준으로 했더니 대거 중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을 벌였던 꼴이다. 또한 교육부의 특성화 지원 사업, 교육역량 강화 지원 사업 선정 기준의 하나로 영어 강좌의 개설 수로 했더니 강좌 수만 늘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콩글리시 또는 한국어로 진행하는 일도 벌어진 것이다. 이래서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대학의 연구력 평가에서도 SCI 등 연구논문 수나 연구비 수주액, 특허 출원 수 등 순위 경쟁을 위한 연구 결과물의 양산을 위해 연구실과 실험실조차 “빨리빨리”를 외쳤고, ‘따라 하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대학평가가 이루어진 과거 21년 동안 한국의 대학은 양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학문적으로는 남는 것이 없는 허공의 나날이었다. 세계 대학의 랭킹이 상승했지만 교육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인재의 양성과 연구를 통해 사회 발전과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자는 대학의 역할은 공염불이 된 것이다. 매년 수시로 발표되는 언론사의 대학평가 순위가 대학 총장의 ‘성적표’로 작용함에 따라 총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평가지표 관리’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해야 할 자원과 인력이 엉뚱하게도 ‘보이기 위한 지표관리’를 위해 낭비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주요 대학들이 US뉴스 & 월드리포트의 대학순위 평가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대학 교육에서 그레셤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과학부문 21명의 노벨상을 배출한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이 대학평가를 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대학 랭킹을 1면 톱으로 다루지 않는다. 도쿄·게이오·와세다대 등의 세계 대학 랭킹이 떨어져도 원인이 국제화 수준의 문제라고 알고 있지만,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뿐이다.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문부성이나 대학 당국은 이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수행하지 않는다. 우리처럼 교수 채용에서 외국 대학의 학위를 선호하지 않는 일본 대학들의 자부심과 자생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립대학은 입시철에 한정해 대학 소개를 공동으로 할 뿐 우리처럼 수시로 특정 대학이 전면광고를 하는 일은 없다. 대학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의 언론기관들이 대학평가가 대학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육여건의 개선과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대학 연구력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대학의 특성을 무시한 순위 경쟁을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대학평가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어떤 요소와도 결별하는 용단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언론사의 대학평가와 대학의 광고비 지출의 관련성이 있다고 비판을 받는다면 대학평가를 하는 언론사들은 대학으로부터 광고를 수주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은 평가기관에 더욱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며, 공정성의 시비가 발생한다면 대학평가는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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