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 노년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 방문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 눈물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854
  •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가리지 말고…“李 검토 지시”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가리지 말고…“李 검토 지시”

    연 매출 30억원 초과 주유소 불가서 선회 당초 영세 상인 등 지역경제 살리기 초점 “현실 동떨어지고 혼란” 불만 수용할 듯 靑 “처음부터 민생지원금, 한시적 해제” 이틀째 106만명 신청… 6094억 지급 이재명 대통령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주유소에서의 사용 제한에 대해 구분 없이 어디서든 기름을 주유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어제 (주유소 이용 제한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니 기름 정도는 넣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주문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지난 27일부터 1차 지급이 시작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처 중에서 연 매출 30억원이 넘는 주유소는 제외된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집행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영세 소상공인 등 지역 경제 살리기와 골목 상권 회복 등을 이유로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기준인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의 주유소에서의 피해 지원금 사용을 금지했다. 당초 취지는 지원금 소비의 경기 진작 효과가 영세 상인 등에 두루 퍼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평균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기름값 폭등으로 가계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주유를 못하게 막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거나 해당 주유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준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이 회의 자리에서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 이 수석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처음부터 유가 지원금이 아닌 고유가로 인한 민생 지원금이었지만, 오해가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으니 한시적으로 풀어서 유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보자는 정도”라며 확정된 게 아니라 강조했다. 한편 고유가 지원금 1차 지급 이틀째인 전날 신청 대상자의 약 3분의 1인 107만명 정도가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날 밤 12시 기준 고유가 지원금 신청자는 106만 8492명으로 파악됐다. 1차 지급 대상자 322만 7785명의 33.1%에 해당한다. 이들에게는 모두 6094억원의 고유가 지원금이 지급됐다. 지급 수단별로는 선불카드가 41만 77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용·체크카드 40만 5715명, 지역사랑상품권 모바일·카드형이 19만 7621명 순이었다. 지역별로 전남이 50.9%로 절반을 넘었다. 제주·경기는 28.5%에 그쳤다. 다음 달 8일까지 신청 받는 고유가 지원금 1차 지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 부산 시장서 첫 조우한 하정우·한동훈…악수·포옹하고 “잘해보자” 덕담

    부산 시장서 첫 조우한 하정우·한동훈…악수·포옹하고 “잘해보자” 덕담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민주당 소속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처음으로 마주쳤다. 악수와 포옹을 나눈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하 전 수석은 이날 오후 4시 15분쯤 부산 구포역을 거쳐 북구갑 지역위원회를 방문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오후 5시 20분부터 구포시장을 찾아 민심 청취에 나섰다. 하 수석은 부산 첫 일정으로 구포시장을 찾은 데 대해 “가장 상징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고향 주민들을 먼저 만나 ‘북구의 아들이 돌아왔다’고 인사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이 시장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하정우”를 연호하며 그를 반겼다. 그러나 일부 보수 성향의 시민들은 “왜 여기에 왔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딸기와 귤을 직접 구입하고 즉석에서 어묵을 맛보는 등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넓혔다. 이 자리에서는 먼저 구포시장에 도착해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10초가량 짧은 만남에서 악수와 포옹을 나눈 한 전 대표는 “오랜만에 만났다. 잘해보자”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하 전 수석은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선거 레이스라는 게 체력을 많이 써야 하다 보니 서로 건강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은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시장을 돌던 이준석 대표와도 마주쳤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제 정치하는거냐”고 물었고, 하 수석이 “그렇다”는 취지로 답하자 “왔으면 이겨야지”라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은 상인들과 만난 소감을 묻자 “조금 더 일찍 와서 많은 상인, 유권자를 만나 뵈었어야 했는데 (앞으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기차 시간 등 시간 제한이 있다 보니 많이 뵙지 못했는데 앞으로 두 번 세 번 찾아봬 상인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듣고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 다시 뜨는 김문수…강원부터 부산까지 전국서 ‘러브콜’

    다시 뜨는 김문수…강원부터 부산까지 전국서 ‘러브콜’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대표에게 패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재등판했다.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박형준 부산시장·최민호 세종시장·김두겸 울산시장, 김진태 강원지사·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캠프의 명예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 전 장관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후보들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와달라고 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생각해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장 대표의 현장 지원을 꺼리는 것과 달리 김 전 장관에게는 앞다퉈 역할을 요청하면서 전당대회 8개월 만에 두 사람의 입지가 역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김진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해 “김진태 후보를 재선 강원지사로 당선시키게 해달라는 여러분들의 요구에 의해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당 지도부는 불참했고, 강원도당위원장인 이철규 의원과 한기호·이양수·유상범·박정하 등 강원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우리 당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 나눠져 있어서 그렇다”며 “이승만 대통령 말대로 뭉치면 이기고, 흩어지면 진다”고 했다. “선거는 간단하다”고 말한 김 전 장관은 “선대위에 총 5만명이 모였는데 이는 강원도 인구 154만명 중에 4%에 달한다. 이들이 뭉치면 우리 당 지지도가 수직 상승해 김진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김 전 장관이 경기지사 시절에 삼성전자를 유치해 평택공장을 만들었는데, 강원도 역시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강원지사에 당선된 저와 같이 김 전 장관도 대선 당시 강원도에서 이겨본 경험이 있다”고 김 전 장관과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다음 달 2일에는 ‘박형준 부산 선거 캠프’, 3일에는 ‘추경호 대구 선거 캠프’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시장 후보인 추 의원은 전날 “연습이 필요 없이 당장 현장 투입이 가능한 선거캠프 체제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구상 아래 국민의힘에서 가장 최근에, 가장 큰 선거를 치른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장관이 본격적 정치 행보 시작 전 몸풀기를 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지방선거에 패배했을 경우 ‘포스트 장동혁’ 체제가 구성될 때 당권을 노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의원은 “정치인이 움직이는 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김 전 장관이 움직이는 건 대선이든 총선이든 어디든 나오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내국세의 20.79% 자동 배정 구조기획처, 연동 비율 단계 축소 검토고등교육 예산으로 전환 방안 거론 교육감 후보들, 일제히 우려 표명돌봄·복지·AI 교육 추가 재원 필요개편 두고 부처 간 이해관계 얽혀“李대통령이 구체적 방향 설정해야”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일제히 우려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는 6월 3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재정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를 들어 교육교부금 개편을 검토 중이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돼 재정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확보된 재원을 다른 사업에 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중학교 1학년생 100만원 지원(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후보), 신입생 입학 준비금 30만원 지원(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등 교육감 후보들은 예산 확보가 더 필요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가 시행된 이후 지방교육재정 운용체계를 둘러싸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25년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를 통합하는 안을 검토하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오는 지방선거 이후 이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 산정 구조 조정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2015년 616만명에서 올해 483만명으로 21.6% 감소했지만, 교육교부금은 39조 4000억원에서 76조 4000억원(추경 포함)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지원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60년 학령인구는 2020년에 비해 44.7%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교육교부금은 3배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교육교부금 불용·이월액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OECD 국가에 비해 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5’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 1인당 초등, 중등 공교육비는 각각 OECD 평균의 155.1%, 179.2%에 달한 반면,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6%에 그쳤다. 이에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 지원 예산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된다. 이경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등교육 예산이 현재보단 많이 확충되는 게 한국 교육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일부 교부금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기계적 개편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교사 인건비, 학교 시설 유지·관리비 등 ‘경직성 비용’이 교육재정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해 감축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해서 학교나 교원을 비례적으로 감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존재하고, 전체 학교 건물의 40%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라는 통계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에서 “지방교육재정의 약 56%가 인건비이며, 약 80%가 경직성 고정 경비”라면서 “저출생에도 불구하고 학급과 교원을 유지해야 하는 신규 택지개발 지역과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한 ‘고수요 학생’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이주배경 학생, 특수교육대상 학생, 기초학력미달 학생 등의 비율이 늘고 있어 맞춤형 교육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의 역할이 돌봄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초·중·고 방과후학교(늘봄학교)의 참여율은 2021년 28.9%, 2022년 36.2%, 2025년 36.7%로 상승세다. 학생의 마음건강 지원 강화, 학교폭력 대응 등 새로운 사회적 요구도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교육, 고교학점제 도입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본격화될 경우, 연평균 최소 1조 9200만원에서 최대 5조 7500만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처 간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남은 숙제다. 교부금을 산정·배분·심사·사후관리하는 주무부처는 교육부지만, 현재 개편 작업은 기획예산처가 주도하고 있다. 교부금이 예산처럼 집행돼서다. 교부금이 내국세 연동이라는 점은 재정경제부, 지방재정이라는 점은 행정안전부와 맞닿아 있다. 각 부처는 구체적 개편 방향을 놓고 ‘동상이몽’이다. 기획처는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에, 행안부는 지역균형발전에 쓰길 희망한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개편 방향을 설정하고 힘을 실어줘야 부처 간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너의 그라운드, 풀카운트… 야구 드라마도 ‘플레이볼’

    너의 그라운드, 풀카운트… 야구 드라마도 ‘플레이볼’

    프로야구 인기에 힘입어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유혹할 채비를 하고 있다. MBC ‘너의 그라운드’, tvN ‘기프트’, SBS ‘풀카운트’ 등이다. MBC가 올해 드라마 라인업으로 발표한 ‘너의 그라운드’는 배우 한효주와 공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야구와 청춘 로맨스를 결합했다. 2년째 재활 중인 에이스 투수(공명 분)가 변호사 출신 에이전트(한효주)를 만나고 그라운드로 복귀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황해연 작가가 극본을 쓰고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를 만든 이상엽 PD가 연출을 맡았다. tvN은 고등학교 야구팀을 소재로 한 국내 첫 드라마인 ‘기프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웹툰 작가 정이리이리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배우 김우빈이 주연을 맡았다. 불의의 사고 이후 남다른 능력이 생긴 프로팀 야구 코치가 고등학교 야구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만들었던 김규태 PD가 연출을 맡았고 지난 2월 촬영을 시작했다. 내년 방영 예정이다. SBS ‘풀카운트’는 프로야구팀에서 벌어지는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김래원이 감독 대행을 맡게 된 코치 역을 소화한다. 배우 유이가 김래원의 아내 역을 맡았다. 배우 박훈은 투수코치로 출연한다. ‘나의 완벽한 비서’를 만든 함준호 PD가 연출하고 다음 달 중 촬영을 시작해 내년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계에서 잇따라 야구 소재 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야구 붐’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BO리그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도 최근 최단기간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야구 드라마는 경기 특성상 공수교대가 확실하고 심리묘사에 적합한 게 장점이다. 프로야구 인기를 견인하는 20~30대 여성층이 드라마 흥행 주도층과 겹치는 것도 야구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경기 규칙을 모르면 드라마에 몰입하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농구를 소재로 한 ‘마지막 승부’(1994)나 야구를 소재로 한 ‘스토브리그’(2019~20) 정도를 빼면 그동안 스포츠 드라마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도 불안요소다.
  • 소풍 기피 지적한 李… 현장선 “사고 책임 면책”

    최근 학교 현장에서 외부 활동과 체험학습이 위축되는 상황이 교육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인력 확충 등 학교 현장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다음달 내놓기로 했지만, 교사들은 사고 책임에 대한 실질적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향해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면서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전사고와 학부모 민원 등으로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이 줄어드는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수련회 및 수학여행을 실시한 초·중·고교 수는 2023년 758곳에서 2024년 697곳, 2025년 583곳으로 하락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숙박형 체험학습은 53.4%의 학교만 실시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선 사고가 났을 때 교사가 형사처벌 등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현실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 지난해 한 초교 교사는 강원 속초 체험학습 현장에서 학생들을 인솔하던 도중, 한 학생이 사망한 사건으로 금고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남의 한 초교 병설유치원 인솔 교사에게는 안전사고 책임을 물어 금고 8개월형이 내려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논평에서 “사고 발생 시 모든 법적 책임을 교사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체험학습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책임 면제를 법제화하고,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교육부는 안전인력을 보강하고, 행정업무 부담을 완화할 대책을 시·도교육청과 논의해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에서 안전인력을 관리하고 있는데 인력 풀을 확대하고, 교사의 체험학습 업무를 경감할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의 한 초교 교사는 “안전요원이 배치돼도 결국 교사에게 책임이 가고, 행정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교사들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법적 책임이 남아있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李 “왜 외국군에 의존하나… 주권국가로 당당하게 우방 외교”

    李 “왜 외국군에 의존하나… 주권국가로 당당하게 우방 외교”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왜 자꾸 우리가 외국 군대가 없으면 마치 자체 방위가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을 갖느냐”며 자주 국방을 강조했다. 미국 등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에서는 ‘당당한 자세’를 견지하며 상식과 원칙에 따라 현안을 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에 이런저런 이유로 군사안보 분야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분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주한미군을 빼고 자체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고, 연간 국방비 지출이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보다 1.4배 높다는 것 아닌가”라며 “훈련도 잘돼 있고, 사기도 높고, 경제력도 비교가 안 되고, 방위산업도 수출만 세계 4위로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란 국가 스스로 지켜야지, 왜 의존을 하는가. 당연히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일부 세력들이 그렇게 선동하고 부추기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국민들은 그런 인식을 안 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이런 객관적인 상황들을 국민들한테 많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안 장관에게 “우리 스스로 방어하고 전략·작전계획을 짜고 할 준비를 해놔야 한다”며 “전술·전략도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장관이 “그런 차원에서 전시작전권 회수도 앞당길 수 있는 유·무형의 정신적 자산, 전략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에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에 따라 당면한 현안을 풀면서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로 우방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는 외교에 주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북 정보 제한과 한국의 쿠팡 정보 유출 수사 등으로 한미 관계가 다소 불편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쿠팡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미 간 안보 협의를 연계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 대통령이 ‘상식과 원칙에 따른 현안 해결’을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요새 경찰과 검찰이 많은 업무 성과를 내는 것 같다. 성과 홍보를 열심히 하라”며 특히 검찰에 “포상도 많이 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을 향한 비판을 의식한 듯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든 간에 그건 스스로 해결해야 될 부분도 있다”며 “원죄와 업보 같은 것도 있지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안에 5만 대 투입”…젤렌스키의 승부수 ‘로봇 군단’ 몰려온다 [핫이슈]

    “올해 안에 5만 대 투입”…젤렌스키의 승부수 ‘로봇 군단’ 몰려온다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해 내 육군에 지상 로봇 5만 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키이우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상 로봇 시스템 생산 및 배치의 대폭 확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그는 영상 연설을 통해 “군용 무인 지상 차량(UGV)의 생산 및 공급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현재 목표는 올해 최소 5만 대”라고 밝혔다. 이어 “드론 없이는 국방을 상상할 수 없으며 지상 로봇 시스템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는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는 문제다. 전선의 물류 지원, 부상자 후송, 전투 임무 등 UGV의 활용은 지금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최전선의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UGV로 완전히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GV로 지난 3개월 동안 총 2만 2000건의 임무 완수특히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양한 UGV로 지난 3개월 동안 총 2만 2000건의 임무를 완수했다”며 “1년 안에 1200㎞에 달하는 전선에 배치할 수만 대의 UGV를 대량 생산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역시 “UGV가 최전선에서 중요한 병참 및 대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목표는 최전선 물류의 100%를 로봇 시스템으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5만 대 발표는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생산량 증가 독려와 맞물려 재원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우크라이나의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841억 달러(약 123조 7500억 원)로 전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40%에 달하는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는 자국 예산 외에도 유럽연합(EU)의 대규모 대출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EU는 22일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약 155조 원)의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지원안을 잠정 승인했다.
  • 이란, 美에 “단계적으로 풀자”… 트럼프 “전화 협상”

    이란, 美에 “단계적으로 풀자”… 트럼프 “전화 협상”

    ‘호르무즈 해협 개방 뒤 종전’ 제시이후 핵 논의 구상… 美 수용 의문트럼프 “원하면 전화하라” 압박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단계적 협상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이견이 첨예한 난제는 뒤로 미루고 당장 실행 가능한 사안부터 풀어나가자는 취지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 행정부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를 우선 해결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정상화한 뒤 장기 휴전 혹은 영구 종전 합의를 맺고 그다음에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이란이 최소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기존 농축 우라늄은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 강경파들은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 등 중재국들에 “농축 우라늄 관련 미국의 요구 사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이란 지도부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역시 이란 당국자들이 중재국을 통해 미국 측에 ‘3단계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1단계 조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레바논에 대한 공격 중단이며, 이란은 1단계 합의가 이뤄지면 2단계(호르무즈 해협 개방), 3단계(핵 프로그램 협상)로 넘어갈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란의 이 같은 제안에 미국이 화답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의 해상 봉쇄는 이란을 압박할 핵심 카드인데, 이를 먼저 해제할 경우 향후 핵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계적 접근법을 수용할 경우 ‘이란의 핵 제거’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쟁 명분도 힘을 잃게 된다. 한편 협상 관련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국의 기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미국 협상 대표단의 파키스탄행을 취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을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상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통해 이란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참모들과 향후 대응을 논의한다.
  • 우원식 “국힘 ‘개헌 반대’ 당론 풀어야… 무산 시 모든 책임”

    우원식 “국힘 ‘개헌 반대’ 당론 풀어야… 무산 시 모든 책임”

    우원식 국회의장은 27일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연계를 당론으로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개헌안 투표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개헌안 투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의장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 기회를 무산시켜 국민의힘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며 “당론으로 막아 개헌이 무산된다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어 “‘개헌은 찬성하지만 지방선거와 함께하는 것은 안 된다’ 그러면 언제 하자는 것이냐”며 “공직선거와 동시에 해야 개헌 국민투표 투표율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이유를 뻔히 알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또 “‘공론 과정이 더 필요하다’, ‘선거에 맞춰서 하면 개헌 블랙홀이 된다’는 주장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개헌 내용에 찬반 논란이 없는데 블랙홀은 대체 어디서 생긴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들고 나오는 것도 정직하지 못하다”면서 “대통령께서도 이미 답을 했다. 왜 이렇게 끝까지 당론으로 막고 있을까 하는 의문에 혹자는 이 개헌을 가장 싫어할 세력이 ‘윤어게인’이 아닌가 반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기 양심과 소신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개헌안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의원 187명은 헌법 전문에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투표 불성립’으로 개헌안 처리가 무산된다. 이 경우, 본회의를 추가로 열 수도 있다. 개헌안 처리 시한은 다음달 10일이다.
  •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초등학교 시절, 주산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면 반드시 재래시장을 관통해야 했다. 시장은 늘 활기찬 볼거리로 가득했지만, 순대를 파는 구역만큼은 어린 내게 곤욕스러운 곳이었다. 특유의 비릿하고 무거운 냄새는 초등학생이 견디기에 무척 역겨웠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순대를 잘 먹는 친구는 또래 사이에서 ‘용감한 어린이’ 대접을 받을 정도였다. 오늘날 도축 및 세척 기술과 냉장 유통이 발달하면서, 그 기억 속 냄새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제 순대는 떡볶이와 함께 ‘스트리트 푸드’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조차 즐겨 찾는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하지만 서민 음식의 대명사인 순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속에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잔칫날에나 맛보던 귀한 음식 놀랍게도 순대는 오랫동안 상류층이 즐기던 귀한 음식이었다. 조선 중기 요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旨味方)에 기록된 순대 조리법을 보면, 개 창자를 손질하고 속을 채우는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정교한 요리였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돼지 창자 자체가 귀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도 돼지 사육 두수가 많지 않았기에, 순대는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별식’이었다. 경기도 용인의 ‘백암장터’ 등 일부 지역에서 순대가 명맥을 이어왔음에도 수백 년 동안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이 재료의 희소성 때문이었다. ■ 순대의 고향, 함경도와 ‘아바이’의 정(情) 순대의 본고장으로는 흔히 함경도를 꼽는다. 산세가 험해 논농사 대신 밭농사와 가축 사육이 발달한 함경도는 고기를 가공하고 보관하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집안 어르신의 생신이 다가오면 여인들은 전날 밤부터 부엌에 모여 돼지 창자를 손질하고 찹쌀과 채소, 선지를 채워 순대를 빚었다. 함경도 사람들에게 순대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정성과 정(情)의 상징이었다. 이 귀한 음식은 1950년 겨울, 한국전쟁의 포화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 흥남 철수와 맛의 이주, ‘오징어순대’의 탄생 1950년 12월, 흥남부두는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중공군의 공세를 피해 남하하던 수많은 피난민이 국군을 따라 강원도 속초에 짐을 풀었다. 모래사장 위에 판잣집을 짓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형성된 마을이 바로 지금의 ‘아바이마을’이다. 실향민들은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순대를 만들었지만, 돼지 창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절박한 마음으로 지천에 널린 오징어 몸통에 순대 속을 채워 넣은 것이 바로 ‘오징어순대’다. 고향의 맛을 지키려던 실향민들의 애환이 낯선 재료와 만나 새로운 식문화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반면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 정착한 실향민들은 운이 조금 더 좋았다. 물류 중심지인 부산에는 대규모 도축장이 활성화돼 있었고, 그곳에서 나오는 풍부한 돼지 부속물 덕분에 함경도식 순대의 원형을 유지하며 돼지국밥과 같은 독특한 음식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 산업화, 순대를 서민의 품으로 전쟁이 끝나고 10여 년이 흐른 1960년대,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대규모 햄 공장이 들어섰다. 공장에서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내장이 장터로 쏟아져 나오자, 상인들은 이 저렴하고 풍부한 재료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오늘날 전국 3대 순대로 꼽히는 ‘병천순대’의 시작이다. 묘하게도 병천은 1919년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를 외쳤던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이다. 항일 운동의 성지에서 반세기 후, 산업화의 부산물로 탄생한 순대가 대중의 허기를 달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정부의 양돈 육성 정책으로 돼지 사육이 급증하면서 창자 값이 하락했고, 수백 년 동안 귀했던 순대는 비로소 완전한 서민의 음식이 됐다. ■ 한 봉지의 순대에 담긴 역사 오늘도 퇴근길에 가족을 위해 순대 한 봉지를 산다. 손에 들린 이 소박한 간식이 국민 음식이 되기까지 얼마나 고단한 세월을 거쳐왔는지 이제는 안다. 밤을 새워 정성을 쏟던 함경도 여인들의 손길, 전쟁을 피해 내려온 피난민들의 그리움, 그리고 척박한 시절을 견뎌낸 강인한 생활력이 이 검소한 음식 안에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순대 한 점을 입에 넣는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끈질긴 생명력을 함께 맛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 나랏빚 ‘GDP 60%’ 경고등… 재정 주도 성장으로 부채 막는다

    나랏빚 ‘GDP 60%’ 경고등… 재정 주도 성장으로 부채 막는다

    한국 국가재정 상황은국가채무 작년 사상 첫 1300조 돌파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50% 수준정부 확장 재정 자신감부채 비율 OECD 주요국보다 낮아수출 역대 최대·세수 4년 만에 풍년경제전문가는 우려 목소리돈 풀어도 성장률 둔화·채무만 확대국가신용 하락 전 지출 구조조정을 “국가채무가 사상 첫 1300조원을 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부채 비율이 2029년 60%를 넘는다.” 최근 국가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경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수치만 보고서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뚜렷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정말 재정 악화를 불렀는지, 과도한 위기 조장은 아닌지 재정 위기론의 실체를 짚어봤다. 나랏빚을 이해하려면 빚의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확정된 채무인 ‘국가채무’(D1),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를 더한 ‘일반정부 부채’(D2), D2에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를 더한 ‘공공부문 부채’(D3), D3에 장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 충당 부채를 더한 ‘광의의 국가부채’(D4)가 있다. D1에서 D4로 갈수록 부채 규모는 더 커진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D1·D2·D3를 관리한다. D1은 본예산, 추가경정예산, 국채 발행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 1300조원을 돌파한 게 바로 D1이다. D2는 국제기구가 국제 비교용으로 쓰는 지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한 ‘GDP 대비 비율’은 D2를 기준으로 한다. 이처럼 나랏빚은 부채 종류에 따라 규모와 GDP 대비 비율이 달라진다. 국가 재정 운용을 비판할 때 주로 ‘나랏빚 규모가 수천조’라는 점을 든다. 이를 인구수로 나눠 ‘국민 1인당 짊어질 나랏빚이 수천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랏빚을 국민 개인이 갚아야 할 건 아니기에 국가채무·부채의 천문학적인 규모 자체만 놓고 ‘재정 위기’라고 판단하는 건 과장된 해석일 수 있다. 정부도 “국가채무는 단순 금액 증가보다 경제 규모 확대, 총지출 증가와 연계해 GDP 대비 비중으로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경제 규모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채무를 단순히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인구가 많은 국가에 유리한 통계적 착시를 유발한다”고 반박했다. 국가채무·부채 수준을 평가할 때 경제 규모를 고려한 ‘GDP 대비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몇%에 도달해야 심각한 수준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GDP 대비 50%를 넘기면 나라 재정이 파탄 수준에 도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50% 수준에 도착했지만 국가 재정 운용에 눈에 보이는 부작용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 투입량과 속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국가 예산은 700조원을 넘어 800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 또 ‘GDP 대비 D2 비율’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기축통화국 여부에 따라 다르다. 2024년 기준 한국은 49.75%이지만, 일본은 214.8%, 미국은 137.4%, 프랑스는 122.6%에 이른다. 미국은 한국과 비교하면 ‘부채 대국’이다. 하지만 국제무역 결제의 기준이 되는 달러를 찍어내는 기축통화국이기에 부채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재정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일본은 명실상부 세계 1위 부채국이다. 하지만 국채의 90% 이상을 자국 은행과 기관, 국민이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10% 미만이어서 매도 압력이 약해 재정 위기가 제한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부채 비율도 81.7%에 이른다. 정부가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선진국보다 낮다”며 재정 위기 가능성을 일축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다면 IMF가 경고한 대로 재정이 갈수록 악화해 위기가 닥친다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통상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재정 위기의 신호탄으로 본다. S&P와 피치는 2012년 상향 후 15년째, 무디스는 2015년 상향 후 12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 중이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급등하고,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게 된다. 또 외국인 자본 유출로 증시가 폭락하고, 금리 상승으로 투자가 위축돼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 ‘소버린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게 된다. 재정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정부는 한결같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며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면 국채 발행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부채비율 전망이 실제보다 과한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의 부채 비율은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재정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정부가 ‘재정 주도 성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재정으로 GDP를 반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바탕으로 미국발 관세 리스크, 중동전쟁 리스크를 뚫고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세수가 4년 만에 풍년을 맞았다는 점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부채가 불어나는 것보다 GDP가 더 빨리 커지면 부채 비율이 늘어나는 속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시각이다. 물론 확장 재정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껏 돈을 풀어도 성장률은 갈수록 둔화했고 국가채무만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기 전에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아끼고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설] 리더십·신뢰 바닥난 張 대표, 무슨 수로 선거 치를 텐가

    [사설] 리더십·신뢰 바닥난 張 대표, 무슨 수로 선거 치를 텐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고 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전국 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치인 15%였다.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12%로 벌어졌다.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한 장 대표의 입지를 보여 준다. 앞서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 8박 10일간의 ‘빈손 방미’ 논란으로 비판을 자초했다. 미 국무부 차관보와 면담했다며 뒷모습을 공개한 인사는 미 국무부가 개빈 왁스 차관 비서실장이라고 국내 언론에 밝히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보태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에 대해 “자숙이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며 후보들의 당대표 비토 기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8월 선출된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가 당대표로 있는 한 6·3 지방선거에 도움은커녕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후보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면전에서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서울, 부산 등 주요 선거후보자들이 장 대표의 방문을 꺼리며 독자선대위 중심의 각자도생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데도 국민의힘의 원외 당협위원장 28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선거를 망치려는 해당행위”라며 위기의 책임을 비당권파로 돌렸다. 장 대표와 강성 지지그룹이 현실을 외면하면 할수록 국민의 신뢰는 회복불능으로 고꾸라질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 후보들은 ‘변화 불가능 세력’으로 도매금에 묶여 있다. 장 대표는 거취를 결단해 그 족쇄를 풀어 줘야 한다. 당장 사퇴가 어렵다면 혁신형 중앙선대위를 신속히 발족해 선거지휘 전권을 넘기고 2선 후퇴라도 하는 것이 대안이다.
  • [길섶에서] 주먹밥, 김밥, 볶음밥

    [길섶에서] 주먹밥, 김밥, 볶음밥

    먹다 남은 김밥 처리법을 검색하다 영상 하나를 찾았다. 식은 김밥을 가위로 해체해 고추장 넣고 김치 송송 썰어 함께 볶으라는 것. 따라 했더니 결국 김 묻은 김치볶음밥이 탄생했다. 가만 보니 주먹밥도, 김밥도, 볶음밥도 출발은 같다. 밥을 짓고 당근 썰고 햄과 맛살을 굽고 달걀을 부친다. 손에 쥐고 뭉치면 주먹밥, 김에 펴서 말면 김밥, 팬에 쏟아 볶으면 볶음밥이다. 마지막 한 끗에 오늘의 메뉴가 바뀐다. 이런 게 한둘이 아니다.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면 칼국수, 손으로 떼면 수제비다. 각종 해물을 콩나물 넣고 매운 양념에 뒤적이다 물을 부으면 찌개, 녹말물 풀어 자작하게 졸이면 찜이다. 세상 제일 만만한 식재료, 달걀은 말할 것도 없다. 프라이팬에 바로 깨면 프라이, 노른자 풀어서 휘휘 저으면 스크램블, 그릇에 담아 찌면 계란찜이다. 어떤 끝에 닿을지는 마지막 손끝에 달렸다. 김밥을 말려다 주먹밥이 될 수도 있고, 한 번 김밥이었던 것이 볶음밥으로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다. 세상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 무엇도 출발선에 선 모습만으로 나중의 모습을 예단하지 말 일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저술정치를 소명으로 삼고 있는 정치인신념윤리 넘어 ‘책임윤리’ 고민해야의도 좋아도 결과 나쁘면 소용없어장동혁, 상황 좋지 않으면 물러나야선거 승리에 모든 것 바칠 각오 필요대표직 버티는 건 철없는 ‘신념윤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전후 맥락을 짚어 보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는 미국을 방문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환한 표정으로 찍은 ‘인생샷’이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정작 미국에서 만난 사람조차 국무부 고위급 인사가 아니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말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는 15%까지 내려앉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 장 대표는 그런 요구를 일거에 거절한 것이다. ‘나는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당대표직을 유지하겠다.’ 장 대표의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진 사퇴, 지도부 5인 중 4인의 사퇴 혹은 탄핵 외에는 합법적으로 뽑힌 당대표가 자리를 내려놓게 할 수 없다. 요컨대 절차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다. 민주적 원칙을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국민의힘 중진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장동혁 체제가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 보자. 설령 그렇다 한들 그것이 장동혁을 당대표로 뽑은 당원들의 뜻이 ‘민주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면 수긍해야 하는 것 아닐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위인 정당의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민주적 원리를 교조적으로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실 속의 정치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국가만이 물리적 폭력 사용할 권리” 당대표로서 임기를 다하는 것이 책임을 지는 일이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치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책임’이라는 말의 무게를 더욱 엄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불멸의 고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펼쳐 볼 때다. 1919년 1월 베버는 강연을 시작했다. 뮌헨의 진보적 학생 단체, 말하자면 ‘운동권’인 ‘자유학생연맹’의 초청을 수락했기 때문이었다. 뮌헨대학 사회학 석좌교수, 베버는 높은 명성을 지닌 학자였다. 민주주의를 정치적 이상으로 품고 있었지만 당장 군주제를 전복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강당으로 몰려왔다. 정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버는 단호했다. “여러분의 요청으로 이 강의를 하게 되었지만, 틀림없이 내 강의는 여러분을 여러모로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독일어 단어 ‘Beruf’는 ‘소명’과 ‘직업’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라고 베버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대해 고찰하려면 우선 정치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 취미 활동, 심지어 베버 스스로도 언급했다시피 “남편을 영악할 정도로 잘 다루는 부인의 현명한 정책을 두고도 사람들은” 정치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요컨대 사람이 모여서 벌이는 모든 활동은 정치적이다. 베버는 강연의 주제를 한정 지었다. “오늘 우리는 단지 특정의 정치적인 결사체, 오늘날에는 국가를 의미하는 정치적 결사체의 지도력 또는 이를 둘러싼 영향력의 작용에 대해서만 알아보려 한다.” 인간의 정치적 활동 전체가 아니라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정치만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국가가 지닌 특별한 성격 때문이다. 베버의 설명을 들어 보자.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모든 정치적 결사체들과 마찬가지로 근대국가란, 국가만이 하는 고유 업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수단을 준거로 정의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수단이란 곧 물리적 폭력·강권력(Gewaltsamkeit)이다. (중략) 왜냐하면 근대에 와서,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체나 개인은 오로지 국가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물리적 폭력·강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폭력·강권력을 사용할 ‘권리’(Rechts)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베버, 정치적 본질에 대한 통찰 쉽게 풀어 보자. 국가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동네 배드민턴 모임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본질은 같다. 갈등을 조절하고 공통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전혀 다르다.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은 클럽 출입 자격을 제한당하고 쫓겨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폭력이 동원되지는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반면 국민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재산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강제 징수를 한다. 미국처럼 국세청의 권한이 막강한 나라는 심지어 직접 무장한 인원을 동원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것이 국가의 정치를 다른 집단의 정치와 구분 짓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다. 국가는 군대나 경찰 등의 무장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국가 말고도 다른 무장집단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근대국가는 자신의 영토 내에서 국가 외의 다른 어떤 조직된 폭력도 허용하지 않는다.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하는 사설 경비 업체의 역할이 경찰에 비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다. 그렇다면 권력을 지닌 자가 누군가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엉뚱한 사람을 잡아 가두고 고문해 거짓 증언을 받아낸 후 감옥에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근대국가는 국가가 독점한 폭력의 행사를 규제한다.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존재하는 것은 그래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국가의 폭력에 대한 법적 통제가 비교적 잘 작동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에 대한 베버의 통찰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겉모습이 어찌 됐건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 기구다. 정치는 그 폭력의 통제권을 둘러싼 다툼이다. 그러므로 정치를 직업이자 소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의 윤리가 요구된다. 신념윤리를 넘어 책임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야당 참패하면 여당 독주 견제 못 해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가르는 기준은 분명하다. ‘결과’다. 신념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를 결과보다 중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책임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때로는 결과가 나쁘다면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는 비판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베버가 말했듯 “신념 윤리는 무책임과, 책임 윤리는 무신념과 동일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양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정치를 소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책임윤리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라의 방향이 바뀐다. 국회의원 선거로 국회의 구성이 달라지면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법체계가 순식간에 뒤흔들릴 수 있다. 정치를 소명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임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과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구도가 바뀔 수는 없지만, 야당이 참패한다면 민주당의 독단적 국정 운영과 입법 폭주는 한층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가령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전과 대학원 설치 법안을 떠올려 보자. 예술학교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야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장 대표의 말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그래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대로면 결과가 뻔한데 ‘지방선거 후에 평가받겠다’며 버티는 건 정치인의 책임윤리가 아니다. 베버를 초청한 운동권 학생들을 연상시키는 철없는 신념윤리일 뿐이다. 장동혁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다하는 일은 당대표라는 직책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안면도 꽃길, 그 끝엔 서해 노을 품은 ‘아일랜드 리솜’

    안면도 꽃길, 그 끝엔 서해 노을 품은 ‘아일랜드 리솜’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지난 25일 충남 태안 꽃지해안공원에서 개막한 가운데 행사장과 인접한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와 꽃지해수욕장 등이 낙조 명소로 이목을 끌고 있다. 꽃의 향연에 더해 노을 가득한 풍경으로 ‘치유의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선 박람회장 내 원예치유체험관에서 방문객들은 3000~5000원의 이용료를 내고 잔디 머리 인형 키우기, 다육식물 분갈이 체험, 꽃차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000원에 어린이 직업 체험이 가능한 키자니아체험관도 운영한다. 1만 5000원 성인 입장권으로 안면도수목원과 안면도 지방정원을 셔틀버스로 무료 관람할 수 있고, 태안해양치유센터도 주중 40%, 주말 30% 할인해준다. 박람회가 열리는 꽃지해안공원과 맞닿아 있는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와 꽃지해수욕장의 낙조 풍경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할매바위·할배바위 너머로 지는 일몰이 압권이며, 2개의 바위 사이로 바다 위에 해가 걸린 낙조의 순간은 백미로 꼽힌다. 박람회를 기념해 호반호텔앤리조트는 다음달 24일까지 객실 1박과 조식 2인, 박람회 입장권 2매 등으로 구성된 ‘가든 힐링 패키지’를 판매한다. 박람회 기간에 입장권을 제시하면 오아식스 스파(50%), 사우나(30%), 직영 레스토랑(10%) 등 리조트 시설을 할인해 준다.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 내 비치테라스 ‘아일랜드 57 광장’이나 ‘오아식스 선셋스파’ 인피니티 풀 등에서 보는 낙조는 곳곳마다 색다른 느낌을 준다. 객실은 최근 유리 난간을 교체해, 서해 조망을 극대화하는 파노라마를 마주할 수 있다. 이외 호반호텔앤리조트는 다음달 24일까지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에 참가해 ‘자연 속 완벽한 휴식’ 콘셉트의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해 리솜리조트 소개와 투숙 예약 상담,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충남 예산에 있는 스플라스 리솜도 박람회 기간 중에 현장 홍보 부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워터파크 특별 할인권을 선보인다. 커플권과 패밀리권 등 2종류로 최대 47% 할인하며 온천 워터파크도 이용할 수 있다.
  • “안 풀려요!” 가로등에 다리 감은 女…경찰까지 부른 황당 챌린지 [핫이슈]

    “안 풀려요!” 가로등에 다리 감은 女…경찰까지 부른 황당 챌린지 [핫이슈]

    중국에서 가로등 기둥에 두 다리를 감고 빠져나오는 이른바 ‘가로등 챌린지’가 번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쉬워 보인다”며 따라 하지만, 실제로는 다리를 풀지 못해 가족과 행인, 배달기사, 경찰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최근 중국 본토 SNS에서 ‘가로등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챌린지는 참가자가 가로등 기둥을 두 다리로 감싼 뒤 앉은 자세를 유지하고, 이후 스스로 다리를 풀어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다리가 서로 꼬인 상태에서 체중이 기둥과 무릎 관절에 실린다. 일부 참가자는 몸을 천천히 돌리며 한쪽 다리를 빼내는 데 성공했지만, 상당수는 자세를 풀지 못한 채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다. ◆ 저녁 산책하다 도전…몸부림칠수록 더 단단히 꼬였다 중국 동부 장쑤성에 사는 쑹모씨도 이 챌린지를 따라 했다가 경찰을 불렀다. 그는 저녁 식사 후 산책을 하던 중 SNS 영상을 보고 가로등 기둥에 다리를 감았다. 처음에는 금방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동작을 마치자마자 다리가 기둥에 단단히 걸렸고, 하반신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쑹씨가 몸을 비틀며 빠져나오려 할수록 다리는 더 꽉 꼬였다. 결국 그는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쑹씨를 먼저 진정시킨 뒤 몸의 방향과 다리 위치를 조정했다. 이어 꼬인 다리를 하나씩 풀어 그를 구조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쑹씨는 구조 직후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했다. 비슷한 상황은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일부 도전자는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일부는 지나가던 행인이나 음식 배달기사의 손을 빌렸다. 온라인 놀이가 순식간에 구조 소동으로 번진 셈이다. ◆ 무릎으로 온몸 버티는 자세…“조직 손상 위험도” 현지 경찰은 이 챌린지가 보기보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기둥을 다리로 감고 앉은 자세를 만들려면 무릎 관절을 과도하게 굽히고 비틀어야 한다. 이 상태에서 온몸의 체중이 무릎과 하체에 실리면 인대와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이 동작은 상당한 유연성이 필요해 일반인이 영상을 보고 무턱대고 따라 하기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세를 오래 유지할수록 무릎과 하체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하체 혈관 압박도 문제다. 다리가 오랜 시간 눌리면 저림과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 하체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구조 과정이 늦어지거나 무리하게 빠져나오려 할 경우 부상 가능성은 더 커진다. 경찰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 실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 “조회수 위해 목숨 거나”…또 다른 도전 부르는 영상 중국에서는 최근 비슷한 ‘자극형 챌린지’가 반복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발목을 케이블 타이로 묶고 풀어보는 놀이, 깊은 통 안에 몸을 억지로 끼워 넣는 놀이, 두꺼운 겨울 이불을 여러 겹 감고 버티는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이런 챌린지는 관심을 끌려고 유행하는 것인데 왜 무작정 따라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조회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부는 오히려 경쟁심을 드러냈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고, 또 다른 누리꾼은 “영상 속 사람들보다 자신은 낫다고 생각하는 심리가 이런 도전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영상이 짧은 시간에 조회수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모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신체를 억지로 구속하거나 관절을 비트는 방식의 챌린지는 단순한 장난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차현진의 박람궁리] 신현송 한은 총재에게 바란다

    [차현진의 박람궁리] 신현송 한은 총재에게 바란다

    지난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는 씁쓸했다. 통화정책에 관한 비전이나 소신을 묻기보다는 재산 문제나 가족의 국적 등 흠결을 찾는 데 시간을 쏟았다. 66년 전 4·19 혁명 직후의 혼란기를 연상케 했다. 당시 김진형 한은 총재가 3·15 부정선거 지원을 이유로 구속되었다. 참신한 인물을 찾던 허정 대통령 직무대행은 배의환 호놀룰루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을 후임자로 임명했다. 배의환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은행을 거쳐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한, 보기 드문 국제통 금융전문가였다. 해방 직후 금융연합회(현재의 농협중앙회) 회장을 지냈으나 이승만 정부와 인연이 없어서 1948년 한국을 다시 떠났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때 배의환은 한국 여권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미국 여권으로 입국했다. 거기서 꼬투리를 잡혔다. “한은 총재는 미국인”이라는 시비 끝에 석 달 만에 사임했다. 역사상 최단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신현송 총재는 그럴 일이 없다. 이제는 공직자로서 애국심과 실력을 보여 줄 때다. 그의 넓은 인맥과 설득력, 그리고 명성을 활용하면 큰일을 할 수 있다. 햘마르 샤흐트 라이히스방크 총재가 좋은 예다. 샤흐트는, 신 총재가 근무했던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초 설계자다. 또한 1조%에 이르렀던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끝낸 독일의 영웅이다. 샤흐트는 총재로 내정되자마자 몬터규 노먼 영란은행 총재부터 찾아갔다. 금을 빌리기 위해서다. 당시 국제 금본위제도를 이끌던 노먼 총재는 오래전부터 샤흐트와 교류했고, 샤흐트의 유창한 귀족 영어를 좋아했다. 그래서 라이히스방크에 선뜻 금을 빌려줬다. 오늘날로 치자면, 영독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다. 그랬더니 독일 렌텐마르크화 가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샤흐트의 개인기가 독일을 살렸다. 신 총재의 실력과 개인기가 금융위기에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국제금융 어젠다를 이끌면서 한국을 빛낼 수도 있다. 새로운 지급 인프라 구축이 그중 하나다. 현재 진행 중인 지급 혁명은 한마디로 블록체인기술로 SWIFT 등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려는 시도다. 그런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은 거의 낙제점이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라는 요란한 단어까지 작명했지만, 그것을 구현한 것은 중국밖에 없다. 태국,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CBDC를 통한 국제 송금을 연구하지만, 국제금융 변방국들이라서 영향력이 없다. 미국은 한국 등과 함께 별도의 실험을 진행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력을 잃었다. 이런 우왕좌왕을 끝내려면 SWIFT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월하고 정치적으로 더 중립적이며 포용적인, 국제기구 성격의 국제 지급망을 신설하는 것이다. BIS 직원에서 주주로 격상된 신 총재가 그 어젠다를 이끌 최적임자다. 미국은 SWIFT의 소멸이 당장은 싫겠지만, 그 후속작을 한국이 이끄는 것을 마다할 리 없다. 만일 한국에라도 설치되면, 세계 금융안정은 물론 한반도 전쟁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신 총재가 한국은행 안에서 추구해야 할 숙제도 있다. 한국은 실시간 총액결제시스템(RTGS) 구축 면에서 브라질이나 인도보다도 뒤져 있다. 2001년에는 한국은행이 세계 최초로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그때와는 딴판이다. 각성과 분발이 필요하다. 물론 신 총재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다. 샤흐트가 이끌던 라이히스방크는 물가를 잡았지만, 대출을 줄이지는 않았다. 물가안정과 중앙은행 자산 규모는 별개라는 말이다. 한국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은행의 자산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면서도 물가 관리에 실패하지 않았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다. 지금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자산이 한국은행보다 훨씬 많다. 독립성을 가진 외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 때 한국은행은 독립성을 앞세워 돈 대신 말과 글만 푼 것이다. 신 총재에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
  • [기고] 바뀐 투자자, 그대로인 거래시간

    [기고] 바뀐 투자자, 그대로인 거래시간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투자 편의성, 시장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연장을 주장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업권의 비용 부담과 노동시간 확대에 따른 인력 문제를 들어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논의의 출발점은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움직임이다. 이들이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투자자 구성 변화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2017년 대비 2025년에 약 2.8배 증가했고, 아시아 투자자만 같은 기간 약 7.8배 늘었다. 여기에 로빈후드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확산과 코로나19 이후 투자 문화의 변화로 개인투자자의 참여도 크게 확대됐다. 또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장은 투자자들의 거래시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 놨다. 이런 환경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거래할 수 있는 기존 시장 구조는 점점 투자자의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 미국이 거래시간 연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이런 조건들은 국내 시장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전체의 약 3분의1로, 미국을 포함한 어느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 미국이 해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확대를 이유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한다면, 같은 기준으로 한국의 거래시간 연장 근거가 더 강한 셈이다. 물론 거래시간 연장이 미국처럼 신규 해외 투자자 유입을 크게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거래시간을 늘리지 않을 경우 국내 유동성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 실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최근 수년 사이 빠르게 증가해 이미 수백조원에 이른다. 이에 더해 해외 거래소에는 한국 관련 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이 잇따라 상장되고 있다. 국내 시장이 닫혀 있는 시간대에도 투자 기회를 찾는 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이미 12시간 거래를 제공하는 만큼, 정규 거래소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대체거래소 제도의 도입 취지를 오해한 시각이다. 이 제도는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해 시장 효율성과 투자자 편익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지, 두 거래소가 시간대를 나눠 담당하는 구조적 분업이 아니다. 도입 초기의 거래시간 차별화는 신규 시장의 안착을 위한 한시적 조치였을 뿐이다. 해외 주요 거래소들이 글로벌 유동성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 간의 자유로운 경쟁마저 제한한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스스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가 수십 년 만의 강세장을 이어 가는 지금이 시장 구조 변화를 추진할 적기다. 미국 주도의 거래시간 연장, 나아가 24시간 거래 체제는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흐름에서 뒤처질 경우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인프라 미비와 비용 부담, 과도한 노동시간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제도의 방향 자체를 막는 이유라기보다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면서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방향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실행 전략이 필요한 때다. 강병진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 ‘몸도 마음도 힐링’ 그 섬에 가고 싶다… 완도, 치유 산업 활성화

    ‘몸도 마음도 힐링’ 그 섬에 가고 싶다… 완도, 치유 산업 활성화

    전남 완도군이 지방 소멸 해법으로 치유산업 활성화를 통한 치유 도시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23일 완도군에 따르면 국내 최초 해양치유 시설인 완도해양치유센터가 2023년 말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100만명과 프로그램 이용객 13만명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안착했다. 그동안 숙박·식음·관광 소비 확대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은 이 성과를 기반으로 해양치유를 단순 관광이 아닌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핵심은 치유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기반 고도화, 체류형 치유 프로그램, 치유 상품 산업화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다. 먼저 해양치유 산업의 핵심 기반인 해양치유센터는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전문 치유시설로 구성된 딸라소풀, 머드테라피, 해조류 거품테라피, 명상풀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테라피는 혈액순환 개선과 근육 이완, 피부 재생 효과를 유도하고 명상 풀과 해수 미스트는 심리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돕는 ‘치유 목적의 전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인피니티풀도 조성한다. 바다와 수평선이 이어지는 경관 속에서 치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관형 치유 인프라’다.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기반 치유 효과 검증에도 나선다. 군은 오는 5월부터 해양치유센터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와 심리 변화를 측정하는 생체인식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건강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된 치유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해양치유센터에서 사용되는 테라피 제품 중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상품화하고 제품에 사용되는 미역, 톳, 다시마, 유자, 황칠 등 지역 특산물을 관광 연계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치유산업도 추진한다. 해양 치유의 성공 기반은 산림 치유와 체류형 치유 관광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난대림을 보유한 군은 국립난대림수목원에 숲속 야영장, 휴양림, 산림 레포츠 시설, 치유의 숲, 목재 문화체험장 등을 갖춘 산림치유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체류형 치유 관광사업으로 1박 2일 체험형부터 2박 3일 특화형, 3박 4일 실속형, 5박 6일 치유형 등으로 구성된 해양치유와 산림치유, 섬 투어, 해조류 채취 체험 치유, 치유 식단 등이 담긴 프로그램을 개발해 완도 전역을 하나의 치유 관광 공간으로 조성한다. 관광 동선이 아닌 신체, 심리 치유와 회복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힐링 풀하우스와 힐링 테마 캠핑장, 힐링 명소 거리 등의 시설 조성과 힐링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힐링해 완도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해 힐링 관광 생태계를 완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