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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푸틴 힘겨루기 2라운드

    부시·푸틴 힘겨루기 2라운드

    동유럽 내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문제로 촉발됐던 미국과 러시아간의 공방이 다시 새로운 차원에서 전개되면서 수위를 높였다. 러시아가 미국의 허를 찌르며 제시한 동유럽 레이더기지 공동운영 방안에 대해 미국은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구중심의 국제금융무역기구 전면 개편’이란 새 카드를 꺼내들고 나와 미국 압박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논의되는 것이 이라크와 이란 같은 불량국가의 핵공격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측의 긍정적인 대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기존의 MD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는 아제르바이잔 레이더기지 공동 운영을 들고 나오면서 양국의 협의가 끝날 때까지 독자 MD계획을 중지하라는 러시아측 요구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로운 카드를 빼들고 미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10일 열린 ‘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지금은 전세계 국내총생산의 60%가 G7 이외의 국가에서 나온다.”며 서구중심의 국제경제질서의 재편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은 “국제무역시장에 달러와 유로화만 통용되는 것은 불충분하다. 루블화를 포함한 다양한 통화가 사용되어야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수출로 경제적 자신감이 생긴 푸틴이 강한 목소리로 루블화의 사용 범위 확대와 국제 경제질서 재편까지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에 이어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돼온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핵에너지, 항공, 우주, 조선 및 나노기술 등 경제 다변화를 통해 2020년까지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러시아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지난해 증시가 70% 상승하는 등 경제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G8정상들 북핵 포기 촉구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도 유단자 푸틴의 뒤집기 한판?’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정상회담이 8일(이하 현지시간) 폐막됐다. 공동성명은 북한에 모든 핵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했다. 이번 회담의 압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안한 ‘미·러 미사일방어(MD)공동기지 건설’ 카드였다. 푸틴은 이 카드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날선 공방을 매듭지었다. 동시에 새달 1,2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릴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선을 잡았다.●푸틴, 다목적의 ‘깜짝 카드’ 푸틴은 7일 독일 북부 하일리겐담에서 속개된 G8 정상회담에서 부시에게 “미·러가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에 공동 방어미사일 레이더기지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미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동유럽 MD기지 설치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미사일도 유럽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 제안으로 미국과의 맞대결을 유연하게 피하는 동시에 공을 미국에 넘기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허 찔린 부시, 전전긍긍 갑작스러운 제안에 부시는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 전문가들이 검토할 것”이라며 곤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으로선 이 제안을 받자니 그 동안 준비해 온 동유럽 MD기지 건설이 차질을 빚는 등 세계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푸틴의 제안을 거절하자니 국제사회의 여론이 부담스럽다. 이란과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폴란드에 MD요격시스템 10기를 배치하고, 체코에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명분이 무색해진다. 양국은 조만간 전문가 실무회담을 열고 이어 새달 1,2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G8 정상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절반으로 줄인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엄격히 자제해줄 것과 모든 핵무기 및 현재의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도 입증 가능하며 번복 불가능한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회담에서는 아프리카의 에이즈·말라리아 등 질병 퇴치 목적으로 6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vielee@seoul.co.kr
  • “온실가스 2050년까지 절반 감축”

    |파리 이종수특파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이하 현지시간)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들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북부 휴양도시 하일리겐담에서 이틀째 속개된 G8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큰 성공’이란 표현을 쓰면서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한 논쟁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정상들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향후 협상의 구체적인 틀을 유엔이 만든다는 데 합의했다.”며 “오는 12월 발리에서 열리는 유엔 주요국가 회동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대책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량을 정하는 데 반대해서 난항이 예상되던 의제였다. 그러나 6일 회담장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와 협력할 ‘강력한 의지’가 있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이날 회담에서 G8 정상들이 온실가스 50% 감축에 합의함으로써 큰 고비를 넘겼다. 아울러 합의를 이끌어낸 메르켈 총리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기지 설치를 둘러싼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양자 회담을 가졌다. AP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기존 지역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양국 공동의 레이더 기지 설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대체지로 제시한 곳은 중앙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으로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레이더 시스템을 아제르바이잔에 설치한다면 반대를 철회하겠다.”고 밝혀, 미국이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오전과 오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세계 경제의 성장과 책임 ▲외교 현안 ▲기후변화와 에너지 효율성 ▲도하개발라운드 추진 방안을 놓고 토론했다. 그러나 회의장 바깥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반세계화 단체들은 이날도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1만명의 시위대는 로스토크 공항에서 회담장으로 가는 모든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갔다. 또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퀼룽스보른에서 하일리겐담으로 가는 협궤 철도도 봉쇄했다. 과격한 시위대 수백명은 회의장 밖 12㎞에 둘러친 펜스 앞까지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vielee@seoul.co.kr
  • 美·러 대립-기후변화 대책 주목

    |파리 이종수특파원|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6일 독일 북부 하일리겐담에서 개막됐다.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회담은 개막 전부터 동유럽 미사일방어(MD)기지 설치 강행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대결,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참가국간 이견으로 난항이 예고됐다.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동에서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2·13 합의를 존중,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를 기대한다.”고 북핵 문제를 들고 나왔다. 또 “우리는 북한이 협정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도 “북한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격렬한 반대 시위 속에 일정 시작 전날 부시 대통령은 체코에서 행한 연설에서 그동안의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은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중 하나며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회담 첫날인 6일. 각국 정상들의 일정은 인근 로스토크 시 등 주변도시에서 벌어진 격렬한 반대 시위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발트해 연안 휴양지 도시안에서 진행됐다. 정상들은 공식 만찬을 하며 우의를 다졌지만 미·러 대결양상의 후유증은 가시지 않았다. 각국 정상은 7일부터 이슈 협의에 돌입한다. 주최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식 회의에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각각 만나 갈등 중재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달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기후변화 대책 ▲아프리카 개발 원조 ▲헤지펀드 투명성 제고 ▲무역자유화 증대 등을 꼽았다. 그러나 MD기지 설치를 둘러싼 미·러간의 힘겨루기는 예상치 않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 난항이 예상됐던 기후변화 대책은 미국과 유럽 국가가 접점을 마련할 가능성을 보였다. 데이비드 매코믹 부시 대통령 보좌관이 메르켈 총리에게 “부시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기 때문. 메르켈 총리와 다른 유럽 정상들은 오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조약을 유엔 주도하에 체결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해 왔다.●아프리카와 5개 신흥경제국 정상초청 이번 회담의 특징은 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세네갈, 가나 등 아프리카 정상과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등 5개 신흥경제국 정상들이 초청된 것.8일 아프리카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프리카 개발원조 문제가 집중 논의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둘러싼 협상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의제. 이에 대해 선진국들은 중국와 인도의 소극적 입장을 도마에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재력, 첫 국제무대에 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외교력 등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편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세계 40여개의 주요 반세계화 단체들은 회담 전날 인근 로스토크 시에서 ‘대안 G8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틀 동안 열리는 대안회의는 반세계화 관점에서 빈곤·기후변화·정의·이민·인종주의 등을 놓고 토론한다. 반세계화 운동 단체들은 회담장을 둘러싼 12㎞ 길이의 펜스 근처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연좌 시위를 벌였다.vielee@seoul.co.kr
  • ‘동유럽 MD’ 미·러 氣싸움 가열

    |파리 이종수특파원|푸틴은 미국을 향해 날을 세우며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부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체코 등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순방에 나섰다. 이 와중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중재하는 데 곤경에 처했다. 미국의 동유럽 MD 체제 구축을 둘러싼 미·러의 기싸움도 점입가경이다.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핵전쟁’까지 언급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다. ■ 러시아-”절대 안돼” ●푸틴 “北·이란, 美 공격할 로켓 없다” 푸틴 대통령은 3일 모스크바 인근 자신의 농장에서 가진 회견에서 미국의 MD 시스템을 겨냥,“북한·이란은 미국이 요격해야 할 만큼 (고성능)로켓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MD시스템 구축 명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핵전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발언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푸틴의 발언은 행동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기보다는 강력한 외교적 경고를 담고 있는 수사지만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란 평가다. 푸틴은 “미국이 계획을 바꾸지 않을 경우 ‘보복적 수단’이 취해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놓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세계 전략균형을 흔들 것” “새 군비경쟁과 냉전시대를 초래할 것” “유럽을 ‘화약통’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까지 냉전 시대의 미·러 관계를 방불케 한다. ■ 미국-마이웨이 ●부시 “냉전 끝나… 러시아 적 아니다” 그렇지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 MD기지 설치를 협의하기 위해 동유럽 순방을 강행했다. 부시는 5일 “동서 냉전은 끝났고 러시아는 우리의 적이 아니다.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하며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과 협의했고 G8회담 마지막 날인 8일 폴란드도 방문한다.4일 첫 방문지 체코에 도착한 부시를 맞이한 것은 수백명의 반미 시위대였다.‘부시는 반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대는 프라하 성 인근 대형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수백명의 학생들이 미 대사관 인근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며 힐탑 성까지 행진했다. 체코 국민 61%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사일 방어기지가 들어서는 데 반대했다.57%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대부분의 체코인들은 MD 레이더 기지를 세우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통제 아래 둬야 한다며 미·러 대결을 부담스러워했다. ■ EU-눈치보기 ●EU, 중재안 마련에 속 태워 상황이 악화되자 발등의 불은 EU 회원국들에 떨어졌다.G8회담 참가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은 양국 갈등이 유럽정세에 악영향을 미칠까 중재안 마련에 가슴을 태우고 있다.EU 순회의장국이자 G8회담 주최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조심스러운 자세로 상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그녀가 이끄는 기독민주당 소속 칼-테오도르 주 구텐베르그 의원도 “지금은 푸틴을 자극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중재에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주의깊게 듣겠다. 솔직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장 밥티스트 마테이 외무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으로 초래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다급한 심정을 표출했다. 미·러 갈등에 결국 피해를 볼 당사자는 EU 자신들이란 생각이 EU 주요 국가들의 중재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vielee@seoul.co.kr ■ 푸틴 최근 발언 ▲“미국, 동유럽 MD구축 강행땐 핵전쟁 촉발할수도”(6월 3일 서방 주요언론 회견) ▲“미,MD구축은 러시아 겨냥한 것”(6월 3일 서방 주요언론 회견) ▲“나는 간디 이후 유일한 민주주의자”(6월 3일 서방 주요언론 회견) ▲“미국이 군비경쟁 나서도록 러시아 자극”(6월 1일 서구 언론 기자회견) ▲“미국이 동유럽을 신무기로 가득 채우고 있다”(5월 31일, 그리스 대통령 회동) ▲“자기 의사를 강요하는 외교정책은 제국주의”(5월 31일 기자회견) ▲“미국의 동유럽 MD 구축은 유럽을 화약통으로 만들려는 기도”(5월 30일 포르투갈 총리 회동) ▲“미국의 MD 구축은 새 군비경쟁 가속화 가능성”(5월 24일 오스트리아 대통령 회담)▲“인권을 중시하는 유럽연합이 왜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 인권은 거론하지 않는가?”(5월18일 EU와 정상회담)
  • 푸틴 “유럽 겨냥 미사일 배치할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기지 설치를 강행하면 러시아도 유럽을 겨냥해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진 8개국(G8)정상 회담에 앞서 지난 3일 언론 회견을 통해 “미국의 동유럽 MD 계획은 유럽에 새로운 군비 경쟁과 냉전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푸틴의 발언은 독일 하일리겐담의 G8 정상회의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격돌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미국의 MD 외에 코소보 독립, 이란 핵프로그램,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그의 발언이 서방 지도자들을 겁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동유럽에 배치할 요격 미사일은 핵무기와 연계될 것이며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흔드는 것이자 새로운 군비경쟁과 냉전시대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주 러시아는 새로운 대륙간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실험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었다.연합뉴스
  •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오늘 IOC평가 유리해도 안심못한다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오늘 IOC평가 유리해도 안심못한다

    운명의 한 달에 모든 것을 건다. 강원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여부가 판가름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119차 과테말라 총회가 4일 현재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4년 전 체코 프라하 총회때 1차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결선투표에서 3표 차로 캐나다 밴쿠버에 눈물의 패배를 당한 평창은 투표 직전 실시되는 ‘프레젠테이션’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IOC실사단 평가 보고서에 주목 IOC는 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3개 후보도시를 대상으로 한 실사단의 평가보고서를 공개한다. 한 달 뒤 최후의 승부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쓰라린 역전패를 경험한 평창으로선 이 내용이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오히려 윤리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더욱 바짝 끈을 조이겠다는 것이 평창 유치위원회의 각오다. 승부처가 될 투표 직전 프레젠테이션은 소치-잘츠부르크-평창 순으로 짜여 부동표를 흡수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 내용은 미리 영상 등을 맞춰 준비하기 때문에 ‘깜짝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유치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1차투표에서 마무리짓고 싶지만… 오는 7월4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5일 오전 6시30분) 실시되는 투표에는 111명의 위원 중 자크 로게 위원장과 후보도시가 속한 한국의 이건희, 박용성 위원과 오스트리아 1명, 러시아 3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다. 오스트리아에 대회 장소를 빌려주기로 한 독일 위원 2명도 배제된다. 따라서 102명의 위원만 투표에 참여하며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두 도시만 결선투표에 들어가 다수결로 결정한다. 평창은 4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51표 이상을 얻어 1차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벼른다. 하지만 워낙 혼전 양상이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3개 후보도시 모두 약점과 장점을 고루 나눠 가졌다는 평가다. 잘츠부르크는 앞선 인프라와 겨울스포츠 강국, 유럽의 일치된 단결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불거진 오스트리아 스키선수들의 도핑 의혹, 유치위의 내홍, 낮은 유치 열기 등이 걸림돌이다. 소치는 열악한 인프라와 이를 확충하기엔 시간이 빠듯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해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등 막강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어 평창을 불안하게 만든다. 평창은 유일한 분단국에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할 수 있고 겨울스포츠 후진국들을 부축하는 ‘드림 프로그램’,4년 전 패배에도 꾸준히 약속을 지켜온 점, 주민과 국가 전체의 월등한 지지 열기 등이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겨울스포츠에 전통적으로 강한 유럽에서 너무 먼 데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인천 여름아시안게임 유치에 이어 평창까지 겨울올림픽을 가져가는 ‘한국 싹쓸이’에 대한 견제가 역시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올림픽 전문사이트 ‘게임스 비즈 닷컴’이 유치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3일 현재 평창은 43%로 1위, 잘츠부르크는 31%, 소치가 22%로 나타났다.2010년 대회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실시했던 설문조사도 실제 투표 결과와 같은 밴쿠버-평창-잘츠부르크 순으로 나온 점도 평창쪽 기대를 부풀린다. 또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유치 성공에 기여한 영국인 프레젠테이션 전문가를 영입, 함께 작업하고 있는 점도 막바지 부동표 공략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스포츠외교전 뜨겁다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 투표 직전, 프랑스 파리는 영국 런던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런던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투표 장소인 싱가포르까지 날아와 지원 활동을 편 것이 IOC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창의 운명이 결정되는 다음달 4일 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찾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평창으로서도 그에 맞먹는 중량급 인사의 동원이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과 김진선 집행위원장은 물론, 이건희·박용성 두 IOC 위원,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뿐만 아니라 전이경과 김소희, 안현수, 진선유, 이강석 등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총동원될 태세다. 이달 말 현지로 출발하는 대표단 60여명은 확정 단계이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별도 대표단을 파견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름과 겨울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모(母)그룹 회장 이건희 위원은 대외 노출을 꺼리던 과거와 달리 평창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고, 최근 자격정지에서 회복된 박용성 위원은 지구를 몇 바퀴째 돌고 있다. 북한의 장웅 위원도 “결국 우리 민족의 일”이라며 거들고 있고 평창 유치위원회는 IOC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할 때 조선올림픽위원회의 추천서를 첨부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를 앞세운 소치나 전설적인 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를 내세운 잘츠부르크에 맞서기 위해 평창 역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전이경과 김소희를 유치위원으로 선임했다. 또 미국의 다이빙 영웅이던 새미 리,‘몬주익 영웅’ 황영조,‘셔틀콕 천사’ 방수현, 프로골퍼 박지은,‘피겨 요정’ 김연아 등은 물론 성악가 조수미와 김동규,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악인 김덕수, 한류스타 안재욱과 탤런트 최윤정, 퍼포먼스그룹 난타 등도 전방위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미·러 군비경쟁 정면충돌 피하기?

    미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러시아의 신형 다탄두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등으로 신냉전 양상의 군비경쟁을 벌이면서도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여 주목된다. 양측의 확전 자제 움직임은 미국과 러시아에서 동시에 나왔다. 미국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부시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7월1∼2일 미국 메인주에서 회동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만나 극한 대결을 피하는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유화몸짓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후 지난해 10월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을 때 반대했던 입장을 철회,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키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일 러시아 모든 정부 기관과 산업, 무역, 재정, 교통 및 여타 기업과 은행, 기관들과 법인 및 개인들에게 북한과 거래를 할 때 유엔 결의안 1718호를 준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7월 초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 MD확산 방지와 테러와의 전쟁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대북 제재 문제 등 양국간 이견을 미리 정리하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무역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 러시아의 대북제재 동참 실효성이 의심돼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해주었다. 이런 가운데 미·러 외무장관은 30일 독일 포츠담서 열린 G8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이 신 군비경쟁을 시작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MD체제가 러시아의 전략 핵억지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우스꽝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양국은 코소보 독립문제, 레바논 사태 등을 놓고도 대립했다. 미·러가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정면충돌은 피하는 양상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미·러, 군비경쟁… 신냉전 양상

    러시아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동유럽미사일방어(MD)체제에 맞선 대응책으로 신형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수개월전부터 미국에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보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동유럽MD체제 구축은 유럽을 ‘화약통’으로 만들 수 있다.”며 발언강도를 한층 높였다.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은 30일 미국과 러시아가 동유럽MD문제를 둘러싼 신냉전 양상의 군비 경쟁을 전개, 옛 소련 붕괴 후 16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냉전 붕괴 후 재정난 때문에 군사현대화를 중단했던 러시아가 유가상승으로 유입되는 오일달러로 자신감을 찾았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전날 “신형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 RS-24와 성능이 향상된 근거리 미사일 이스칸데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러시아는 이제부터 어떤 미사일방어체제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호언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러시아 북서지역 플레세츠크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극동지역 캄차카 반도까지 3400마일 구간에서 이뤄졌다.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인 이바노프 부총리는 이와 함께 사정 300㎞이하 미사일 장착 이스칸데르 발사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핵무기 증강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 알렉산더 피카예프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2002년 소비에트 시대의 탄도탄 요격 미사일을 독단적으로 철수시킨 이후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은 필요불가결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동유럽MD체제가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이 시스템이 유럽의 군사력 균형을 무너뜨려 자국의 핵무기 군수물자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28일 유럽재래식무기감축협약(CFE)가입국들에 6월중 특별회의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미국이 동유럽MD도입을 강행할 경우 CFE를 백지화하겠다고 주장해온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들이 개정 CFE를 비준할 때까지 조약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CFE는 1990년 체결된 재래식무기감축조약으로 유럽지역에서의 러시아 재래 무기 보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 조약은 옛소련 해체 이후의 상황을 반영해 1999년 개정됐고, 러시아는 비준 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몰도바와 그루지야로부터의 러시아군 철수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비준을 미루고 있다.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7월1∼2일 미국 메인주에서 회동한다고 백악관이 30일 밝혀 양국간 군비경쟁을 냉각시키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칸 페스티벌] 시네마 대상 춘추전국 ‘밀양’ 깜짝 황금종려상?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제60회 칸 국제영화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16일 개막 이후 다양한 화제를 뿌리며 27일 시상·폐막식을 앞두고 있다.25일(현지 시간) 현재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경쟁부문 수상작이다. 예년에 견줘 유력한 후보작이 떠오르지 않아서인지 르 피가로, 르 몽드 등 주요 언론을 비롯, 수많은 사이트에서 ‘대상 추천작’을 묻는 설문조사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밀양’ 수상 여부 촉각 한국의 가장 큰 관심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두 작품의 수상 여부다.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 두 편이 오른 것은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처음이다. 현재까지 영화전문 잡지의 평가 등 현지 반응에 비춰 보면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김기덕 감독의 ‘숨’보다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공식 시사회 이전부터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밀양’은 23,24일 시사회 이후에도 호평을 받았다. 우선 현지 데일리 ‘스크린’에서 프랑스 대중문화 비평지 ‘포지티브’의 미셸 클레망으로부터 만점인 평점 4점을 받았다.‘스크린’평가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은 평균 3.2점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기우 감독의 ‘4개월,3주 그리고 2일’, 코언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두 편이다. 또 ‘밀양’은 25일자 ‘프 필름 프랑세’로부터 4점 만점에 평균 2.6점을 얻었다. 전체적으로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밀양’의 개별상 수상을 예감케 하는 청신호도 많다.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회 뒤 반응이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비슷했다.”며 감독상 수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특히 유럽 언론들은 여주인공 신애 역의 전도연의 열연에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화담당인 기자인 윌프리드 엑스브라이야트 기자는 “전도연이 섬세한 감정연기를 잘 소화했다.”며 사견을 전제로 “여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지도 전도연의 연기를 호평했다.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다큐 ‘깜짝 발표’ 한편 영화제 막판에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26일 상영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리트비넨코의 친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온 안드레이 네크라소프 감독이 연출한 ‘반란:리트비넨코의 경우’는 조직위원회가 제작단계부터 비밀을 유지하면서 영화제 막판에 ‘비밀병기’로 띄웠다. 감독은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사람들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드라마 ‘한 여학생의 일기’가 칸 영화제에 처음으로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18일 영화 수입업자 시사회에 이어 21,24일 시사회가 열렸다. 북한에서 800만명의 관람했다는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사 ‘프리티 픽처스’가 지난해 18월 평양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본 뒤 판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열광도 여전했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오션 13’이 상영된 24일 칸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근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려는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앞서 21일 열린 안젤리나 졸리의 기자회견 때도 카메라 기자들과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vielee@seoul.co.kr
  • EU·러시아 외교관계 갈수록 꼬인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관계가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다. 에스토니아 등 옛 소련에 속했던 EU 신규 회원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관계가 악화된 양측은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사마라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관계 개선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EU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당국이 시위를 추진하던 반체제인사들을 체포한 것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반체제 인사들이 체포된 것과 관련, 메르켈 총리는 “일부 인사들이 사마라에 오지 못하고 저지당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들의 견해를 표명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경찰이 시위를 앞두고 취한 예비조치”라고 맞받아친 뒤 에스토니아 등 구 소련에서 EU에 가입한 나라에서 러시아인들의 인권이 탄압받고 있다고 역공했다. 현재 양측의 가장 큰 현안은 올해 만료되는 동반자 관계 재협상 문제. 러시아의 육류 금수조치에 반발한 폴란드는 EU와 러시아의 포괄적 경제협력을 위한 동반자 관계 협상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또 리투아니아도 러시아의 10개월 에너지 공급 중단에 항의해 동반자협상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에스토니아가 옛 소련시절 세운 소련군 참전 기념동상을 철거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러시아는 EU측에 이들 신규 회원국들을 설득해달라고 요구해왔고 EU는 불가함을 밝혀왔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은 종전 입장만 확인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오히려 공동선언도 채택하지 못할 정도로 관계가 더 악화됐다. EU 지도부는 러시아가 올 연말과 내년 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민족주의가 강화돼 양측의 관계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vielee@seoul.co.kr
  • 北 신임 외무상에 박의춘

    북한은 올 초 사망한 백남순 외무상의 후임으로 러시아 주재 대사를 지낸 박의춘(75)을 임명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18일 발표한 ‘정령’을 통해 내각 외무상으로 박의춘을 임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박 신임 외무상은 카메룬, 알제리, 레바논 주재 대사를 지낸 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주재 대사를 맡았다.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러 관계에서 주된 역할을 해왔으며,2003년 북핵 위기시 “북한에 대한 어떤 (국제)제재도 전쟁 선포로 간주한다.”고 하는 등 북한당국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러나 박 외무상은 오랫동안 외교관 생활을 했을 뿐 특별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물로 보기는 어려워 전임 백 외무상 체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얼굴 마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내정자로 알려졌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건강상의 이유로 탈락했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최근 해임된 북한 박봉주 전 내각 총리가 북한 최대 화학공업단지인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행정책임자)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건희회장 “아직까지 부동표 많다”

    “아직까지 부동표가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65) 삼성그룹 회장이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유치를 위해 마지막 수순인 ‘끝내기’에 돌입했다. 16일 삼성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짓는 과테말라 IOC총회(7월4일)를 앞두고 다음달 출국할 예정이다. 올해들어 두 번째 ‘장도(壯途)’에 오르는 셈이다. 이 회장의 올해 첫 출국은 지난 3월26일. 한달 가까운 기간동안 유럽 곳곳을 누볐다. 해외출장은 중국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1일부터 3박4일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IOC간의 올림픽 스폰서 조인식 행사(4월23일 베이징)에서는 이 회장의 영향력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자크로게 IOC 위원장이 행사장을 찾아 이 회장의 손을 잡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투표권을 갖고 있는 102명의 IOC 위원 중 3분의1 정도인 33명이 행사장에 몰렸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님은 베이징 체류기간동안 초인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당수의 IOC위원 표심이 투표당일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개최지 결정당일 현장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이 회장은 16일 청와대 오찬에서 “국가적 대사인 만큼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유럽에 가서 여러사람을 만나봤는데 좀 더 열심히 하면 (유치)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개인 일처럼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88서울올림픽이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열었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은 3만달러 선진국 진입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이 회장의 ‘힘’이 기대된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푸틴 “美는 나치 제3제국”

    ‘미국은 제3의 나치?’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제3제국(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시기의 독일)’에 비교하는 등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푸틴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나치독일 격퇴 62주년 승전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고 10일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푸틴은 “전쟁 위협은 줄어들지 않았다. 모습만을 달리할 뿐”이라면서 “(나치 독일의) 제3제국 때처럼 이러한 새로운 위협들은 동일하게 인간 생명을 경시하고 있으며 예외적임을 주장하고, 세계에 대한 독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미국을 향해 퍼부어 온 일련의 독설 시리즈 최신판인 셈이다. 푸틴은 이라크전, 동유럽 등에 대한 미사일방위시스템 구축,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역 확대 등과 관련해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하면서 미국에 적개심과 대결 자세를 드러내 왔다. 이날 푸틴은 “평화시기의 실수와 잘못에서 전쟁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는 전쟁을 잊을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미국에 대한 경계심과 대비 태세를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크렘린 당국은 구체적인 의미 부여와 설명을 거부했다. 그러나 크렘린 업무에 깊이 관여해 온 세르게이 마르코프 러시아 정치연구소 소장은 “푸틴의 발언은 미국과 NATO를 겨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자국의 영역 확대를 반대한 서방 국가들에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중앙아시아 등 옛 소련과 동유럽 지역에 미국이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있는 것에 ‘생존공간이 줄어들었다.’며 격분하고 있다. 전통적인 러시아의 영향권을 미국이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고 있다는 데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또 NATO가 러시아 국경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압박하자 러시아의 자존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반발해 왔다. 한편 푸틴은 이날 “나치를 물리친 2차 세계대전의 숭고한 경험을 파괴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친미적인 에스토니아 정부가 옛 소련군 동상을 이전한 것을 간접 비난했다. 전승기념식을 마친 푸틴은 이날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자원 개발 참여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미국·중국 견제를 위한 주변국가 다독거리기용으로 알려졌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세기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 사망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겸 지휘자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가 27일 사망했다고 그의 대변인 나탈리아 돌레잘이 밝혔다.80세.로스트로포비치는 지난해 말부터 공개되지 않은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러시아 언론들은 간종양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차려준 80세 생일 축하연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4월 들어 건강이 악화됐다. 로스트로포비치는 192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태생으로 모스크바 국립 콘서바토리를 졸업한 뒤 1945년 소련 국제음악콩쿠르에서 황금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등 최고의 음악가들을 사사했으며 첼리스트는 물론 지휘자로서도 큰 명성을 떨쳤다. 소련 시절 인민예술가 칭호와 함께 예술 분야 최고의 권위인 레닌 및 스탈린 상을 받았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반체제 작품을 써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을 옹호하다가 박해를 받아 1974년 서방으로 망명했다. 파리에 체류하던 1978년 성악가인 부인 갈리나 비시네프스카야와 함께 소련 시민권을 박탈당했지만 19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에 의해 복권돼 러시아로 되돌아왔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로스트로포비치를 현존하는 최고의 음악인으로 호칭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서베를린쪽 벽 아래에서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세기의 명연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첼리스트 장한나(25·당시 11세)를 자신의 이름을 딴 콩쿠르를 통해 발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럽순회 공연차 파리에 머물고 있는 장한나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에게 있어 진정한 스승은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둘 뿐이었다.”며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밀려온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스승님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족함이 없이 음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김수정기자연합뉴스 crystal@seoul.co.kr
  • 美·러 MD배치 싸고 ‘충돌’

    美·러 MD배치 싸고 ‘충돌’

    |파리 이종수특파원|러시아가 미국에 대해 ‘행동’으로 나왔다.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망(MD) 배치 추진에 강력 반발해온 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이행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국정 연설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CFE를 비준할 때까지 러시아도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경쟁의 재갈이 풀렸다고 국제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석유, 천연가스 등으로 국제적인 입지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가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대항하겠다는 실력행사 불사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990년 11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체결한 CFE는 양측이 보유한 재래식무기의 상한선을 정한 뒤 초과하는 부분은 파괴 혹은 민수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감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CFE 이행 ‘유예’를 확인했다.”고 전한 뒤 “나토는 CFE를 유럽 안보를 위한 초석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푸틴의 이날 발언은 최근 미국의 동유럽 MD배치를 강력 비판한 데 이어 나온 선제 조치 성격을 띠는 것이다. 미국은 폴란드에 1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고 체코에는 레이더 기지를 세울 계획을 발표하고 1월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이에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진두 지휘 아래 강력 반발해 왔다. 나토의 동유럽 확대로 국경 인근까지 나토 전력이 배치돼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미국이 동유럽에 MD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 비판해 왔다. 한편 푸틴의 이날 발표에 대해 한동안 유화 제스처를 보였던 미국도 강력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푸틴의 발표를 들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터무니없는 조치”라며 “동유럽 미사일 기지는 러시아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어 “냉전식 발상을 버리고 CFE 이행 중단 선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의 군사 인프라가 러시아 국경 부근에서 점차 증강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서면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러시아가 CFE에서 탈퇴하면 국경지역에 전력을 증강 배치할 수는 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푸틴의 강경 발언은 군사적 의미보다는 국내 정치적인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이 러시아의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미국이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데 대한 견제 심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 유럽의 눈이 쏠리고 있다. vielee@seoul.co.kr
  • 옐친 25일 장례식… 러시아 ‘국가 애도의 날’ 선포

    옐친 25일 장례식… 러시아 ‘국가 애도의 날’ 선포

    동서 냉전시대를 종식시켜 ‘공산주의를 무덤에 보낸 사나이’로 불리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76세를 일기로 타계한 것은 심장혈관 질환 때문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크렘린궁은 24일 옐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25일 모스크바에 있는 노보데비치 사원에서 거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데비치 사원은 니키타 흐루시초프 옛 소련 전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부인 라이사 여사, 작가 안톤 체호프 등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장례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또 25일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은 옐친의 장례식 관계로 26일로 하루 연기됐다. 옐친 전 대통령이 숨진 모스크바 중앙클리닉병원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원장은 “옐친이 이날 15시45분 숨졌으며, 사인은 심장혈관 조직의 활동성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옐친은 중앙클리닉병원에서 1996년 11월 심장수술을 받은 바 있다.99년 12월31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모스크바 근교의 바르비하 별장에 살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옐친이 러시아의 첫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와 전 세계 역사 반열에 올랐다면서 고인이 민주국가로서 러시아의 탄생에 기여했다고 치하했다.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들도 그를 “역사적인 격변기에 활약한 용기 있는 투사”로 치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옐친이 “러시아의 정치·경제 개혁을 진전시킨 것은 물론 동서화해를 촉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옐친이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한 역사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그의 타계를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옛 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옐친의 정치적 경쟁자이기도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도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러시아 현 정부에 대항하다가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옐친이 자신에게)“자유의 의미를 가르쳐 준 교사와도 같은 사람”이었다며 “러시아는 탁월한 개혁가를 잃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진정한 러시아인이었으며, 그만큼 러시아에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옐친 시장경제 도입 16년’ 지금의 러시아는

    1991년 8월. 공산체제 회귀를 주장하는 보수파의 쿠데타를 탱크 위 사자후의 연설로 진압했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사망했다. 그가 공산 러시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 지 16년. 지금 러시아는 어떤 모습일까. ●정책비판 기자 다수 실종·테러 옐친이 집권한 9년, 특히 초반부는 국가 재산의 사유화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옐친 가족과 측근들의 부패는 극에 달했고 사회는 혼란 그 자체였다. 임기 후반, 폭음가였던 그는 만취 상태로 국제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고, 결국 지지도 2%인 상태에서 국가정보국(KGB)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권력을 조기 이양했다. ‘칼’ 같은 냉정함과 엄숙함으로 옐친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푸틴은 옐친 시대를 쥐고 흔든 미하일 코도르프스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등 ‘올리가르흐’(국가 재산을 불하받은 과두 재벌)들을 추방하며 경제엘리트 길들이기에 나섰다.‘창조자’라기보다는 ‘(사회주의체제)파괴자’에 더 가까웠던 옐친과 달리, 그는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다시 꾀했다. 특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미디어를 대부분 국유화하고 통제했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기자들이 다수 실종됐고 테러를 당했다. 지난 수십년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던 체첸의 주지사도 2004년 9월 학교인질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앙임명제로 전환했다.2003년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러시아 야당은 거의 모든 의석을 상실했다. 사실상 정치권은 ‘야당 제로’인 상태. 서방은 친 크렘린 일색인 언론이 만든 결과라고 비난했다. 최근 일어난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반정부 평화 시위도 푸틴은 단숨에 진압했다. ●‘강한 러시아 제국의 부활’ 푸틴의 대국민 모토는 ‘강한 러시아의 부활’이다. 냉전시기 세상의 절반을 대표하던 강력한 러시아 재건에 나서 최근에는 미국·중국 등에 맞서는 외교적 입지를 확보했다. 특히 푸틴은 체첸 분리독립 운동의 군사적 진압 명분을 얻기 위해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과 손을 잡았다.2002년 5월, 냉전시기 소연방을 겨냥해 설립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도 적극 손을 내밀어 ‘나토-러시아 협의체’를 만들었다. 테러·안보 이슈에 서방과 동등한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이란 정책에선 ‘마이 웨이’를 고집한다. 특히 핵개발 우려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운 이란의 부셰르 원전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하면서도 핵심 이슈엔 소신을 굽히지 않아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급속한 경제 성장의 명암 러시아 경제는 1998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 유예선언)으로 사실상 붕괴됐었다. 하지만 이후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8년 연속 평균 6.7%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뤄냈다. 물론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 덕도 컸다.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즈프롬은 유럽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25%를 공급하고, 아시아·미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푸틴은 옐친 시대 개인 수중으로 들어간 ‘유코’ 등 석유 회사를 다시 국유화하고 세금, 금융, 노동문제에서 강력한 개혁 정책을 실시, 이같은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었다. 그러나 빈부격차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출산율 감소, 인구 전체를 위협하는 건강문제, 군대 부패 등 극복해야 할 개방 후유증도 만만찮다.1인당 국민총생산과 소득은 각각 1만 2100달러,4460달러이지만 재화의 4분의1을 재력가 36명이 소유하고 있다. 잡지 포브스는 러시아의 억만장자는 60명이라고 소개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91년 쿠데타 탱크저지 영웅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은 러시아 현대사의 가장 극적이고, 역동적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다. 때문에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찬사와 비난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옐친 전 대통령은 1991년 러시아 초대 대통령 당선 직후 발생한 보수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 쿠데타군의 탱크위에 직접 뛰어올라가 온몸으로 체제 전복 시도를 저지함으로써 러시아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국유산업을 헐값에 민영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외적으로도 체첸 전쟁의 실패 등으로 러시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옐친은 1930년 2월1일 우랄산맥 부근 부트카 지역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업도시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성장했다. 청년 시절 그의 첫 직업은 건축기사였으나, 정치에 뜻을 품고 1961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1981년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 시절 고르바초프와 인연을 맺은 옐친은 85년 고르바초프가 공산당 서기장이 되면서 일약 중앙 정계로 부상했다. 그러나 87년 당 중앙위원회에서 당의 개혁의지 부족을 비판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하다 당내 보수세력에 의해 정치국으로 밀려났다. 이후 옐친은 한층 급진적인 개혁논리를 주창했고, 이로 인해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90년 5월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옐친은 91년 8월 보수 강경파가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고 쿠데타를 일으키자 즉각 맞섰다. 연방의사당 건물 앞에 진입한 쿠데타군 탱크위에 올라가 소련 국민에게 저항할 것을 호소했고, 이에 힘입어 쿠데타는 결국 ‘3일 천하’에 그쳤다. 이후 옐친은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했으며, 그해 12월8일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다. 발트 3국과 그루지야를 제외한 11개 공화국을 참여시켜 독립국가연합(CIS)을 결성하고 실질적인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공화국과의 CIS주도권 싸움과 경제개혁의 실패, 군부의 반발 등으로 정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3년 의사당을 점거한 반대파의 무장봉기를 탱크를 앞세워 무력진압하고 1994년에는 체첸전쟁을 시작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국내외 비난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그의 재임시절 시장경제로의 체제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75%나 하락하고 영양상태 부족으로 인구가 200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무능과 실정을 지적받아 왔다. 옐친은 과도한 음주로 재임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는 등 건강 악화와 개혁 작업의 부진, 체첸공화국과의 전쟁 패배,98년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채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위기로 통솔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외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팽창에 맞서는 한편 이란, 이라크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93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개혁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99년 12월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 등을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하고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부인 라이나 여사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옛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이기도 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국의 위대한 공과를 함께 한 옐친 전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조의를 나타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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