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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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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한에 강력한 경고 보낸 한·미 외교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확고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으로 북한 내부의 불가측성과 불안정성 증가에 대해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빈틈없는 대비 체제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최근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으로 미·일 동맹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동맹의 위축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기 때문에 양국 간 건설적인 관계는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기존 미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다음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정지 작업의 의미도 있다. 변함 없는 한·미 동맹 기조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통한 동북아 평화유지 등은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對)아시아 전략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케리 장관이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 위협과 공개 처형 등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안보리 제재 가능성과 함께 향후 대북 압력을 가중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여러 악행에 대해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종전의 대한반도 정책과도 다소 뉘앙스가 달랐다. 최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등에 대해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이 보다 강경해질 것이란 의미도 된다. 물론 북한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크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이 거세질 경우 북한의 반발과 이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긴장은 우리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동북아 정세의 변화는 우리가 환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3대 외교 전략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일은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긴밀한 군사·경제 동맹으로 변화하면서 ‘방위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바꿔 신밀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에 맞서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신냉전 구도가 가시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롭게 북한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경우 동북아 정세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맹 역시 국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佛 7000억짜리 상륙함 ‘물고기집’ 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佛 7000억짜리 상륙함 ‘물고기집’ 되나?

    러시아가 프랑스에 주문했던 2척의 최신형 강습상륙함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인도가 보류된 가운데 이 상륙함 2척이 조선소에서 만들어지자마자 물고기집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 배는 지난 2011년 프랑스와 러시아의 우호 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양국의 안보협력 강화를 명분으로 계약했던 3만톤급 대형 강습상륙함으로 프랑스 해군이 운용 중인 미스트랄(Mistral)급 상륙함을 확대 개량한 버전이다. 척당 건조비 약 7,000억 원으로 2척이 건조된 이 배는 2척 모두 진수되어 바다에 띄워진 상태이고, 러시아 해군 인수요원들까지 파견되어 시험운항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떤 문제 때문에 이 값비싼 상륙함이 수장 위기에 처한 것일까? -항공모함처럼 쓰려했던 상륙함 러시아는 잘 알려진 것처럼 한때 미국과 나란히 세계를 양분한 초강대국이었고, 군사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의 수준에 있는 나라다. 간단한 소총부터 첨단 전투기와 미사일, 원자력 잠수함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었던 러시아가 프랑스에 군함을 주문했던 것은 프랑스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일종의 외교적 선물이었다. 사실 러시아가 주문한 2척의 상륙함은 러시아 해군이 원하던 배가 아니었다. 계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일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네프(Dmitry Medvedev) 러시아 대통령은 프랑스로부터 4척의 상륙함을 구매할 것을 지시했으나, 러시아 해군이 “우리의 상륙작전 교리와 맞지 않는다”면서 도입 반대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격론 끝에 2척만 도입하는 것으로 정리되었으나, 러시아 해군은 이 배를 상륙함으로 쓸 생각이 없었다.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과 ’세바스토폴(Sevastopol)'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할 계획이었던 이 상륙함은 프랑스 해군이 운용 중인 미스트랄(Mistral)급 강습상륙함의 개량형이다. 일반적으로 상륙함이라 하면 배의 앞부분이나 뒷부분에 소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있고, 해안 근처까지 접근해 작은 상륙정 여러 척을 출격시키는 배를 떠올리지만, 이 배는 헬기를 이용해 상륙작전을 펼치는 일종의 ‘헬기 항모’에 가까운 개념의 배에 가까웠다. 러시아 해군 역시 이 배를 헬기 항모에 가까운 배로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러시아는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유 수량이 단 1척에 불과해 항모가 아쉬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프랑스와 상륙함 도입 계약 직후 여기에 탑재할 항공기 개량 사업에 착수했다. 이 개량사업을 통해 탄생한 것이 Ka-52K 공격헬기였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Ka-52K 공격헬기는 MIG-35 전투기에 탑재되는 최신형 'Zhuk-A' 위상배열레이더의 개량형을 탑재하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운용 능력은 물론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인 Kh-31은 물론 공대함 미사일인 Kh-35까지 운용 가능하다. 러시아 해군은 새로 도입할 상륙함에 Ka-52K 공격헬기 8대와 Ka-29/31 다목적 헬기 8대 등 16대의 헬기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Ka-29/31 헬기가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하는 버전과 공중조기경보 임무를 수행하는 버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이 신형 상륙함을 상륙함이 아닌 경항공모함처럼 운용하려 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佛, 명분과 실리 사이의 갈등 프랑스와 러시아는 계약 체결 이후 3년 간 분주하게 움직였다. 프랑스는 프랑스대로 2014년으로 계획되어 있던 인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 배를 만드느라 바빴고,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처음 가져보는 항공모함 형태의 상륙함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교리를 다듬느라 분주했다. 양측 모두 2014년 연말에 이 배가 러시아 해군에 인도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문제는 전혀 엉뚱하게도 크림반도에서 터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역을 지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프랑스가 러시아에 무기를 팔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심이 되어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 수위를 높여가던 2014년 6월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는 무려 12억 유로에 달하는 이 계약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프랑수와 올랑드(Francois Hollande)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계약대로 러시아에 상륙함을 인도할 것”임을 천명했지만, 미국과 영국, 독일 정상이 프랑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 정상은 올랑드 대통령에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륙함 인도 반대 의사를 전달했고, 프랑스 국내에서도 “침략자인 러시아에 무기를 파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국내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대한 상륙함 인도를 잠정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면 시기를 보아 상륙함을 러시아에 인도하겠다는 의미였는데, 올랑드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 이번에는 러시아가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세르게이 쇼이구(Sergey Shoygu) 러시아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 “상륙함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계약 미이행에 대한 30억 유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고,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도 “상륙함을 인도하지 못하겠다면 손해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지급한 선금이라도 환불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척당 7,000억 원에 달하는 이 배의 처리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러시아에 상륙함을 인도할 경우 영국과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될 것은 물론 침략자에게 무기를 판 부도덕한 국가라는 비난이 빗발칠 것이고, 상륙함 인도를 거부할 경우 환불은 물론 계약 파기에 의한 손해배상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러시아에 인도를 거부하고 이 배를 제3국에 판매해 그 판매 수익으로 환불 금액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되었다. 이 방안은 미국이 처음 제안했는데, 대상 국가로는 캐나다와 인도, 일본, 우리나라 등이 거론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판매 대상 국가로 거론된 나라들은 이 상륙함을 구입할 뜻이 전혀 없었고, 배의 상태 역시 이들 국가에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이 상륙함의 원형인 미스트랄급 상륙함은 배의 폭에 비해 높이가 높아 전반적인 무게 중심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블라디보스톡급 상륙함은 러시아 해군이 사용하는 동축반전식 헬기 운용을 위해 격납고 높이를 더 높이는 설계 변경을 가하면서 배의 무게 중심이 더 높아져 버렸던 것이다. 배의 무게 중심이 높다는 것은 파도가 심할 경우 복원력이 약해 옆으로 쉽게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을 실시된 시험 항해에서 러시아 해군은 “배의 피칭(앞뒤 흔들림)이 너무 심하다“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러시아 해군 입장에서는 워낙 높이가 높은 헬기를 탑재해 사용해야 했고, 이미 2척 모두 건조가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로지 러시아 해군의 특성에 맞게 건조된 배였기 때문에 동축반전식 헬기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 입장에서는 구태여 안정성이 떨어지는 이 배를 구입할 필요가 전혀 없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해외 매각을 통해 러시아에 줄 환불 대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었던 프랑스도 곧 희망을 접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프랑스 해군이 이 배를 인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프랑스는 이미 같은 배를 3척이나 갖고 있었고, 극심한 예산 부족 때문에 신형 항공모함과 구축함 사업 예산까지 난도질을 당하며 현역에 있는 군함까지 해외 매각하는 마당에 필요없는 상륙함을 떠안을 여력이 없었다. 프랑스 정부가 받는 압박은 점차 심해졌다. 거대한 덩치의 상륙함 2척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부두에 정박해 있어도 부두 사용료와 시설 관리에 필요한 돈이 계속 들어갔고, 결국 프랑스 정부는 이 배를 바다로 끌고 나가 자침(自沈)시키는 방안까지 꺼내 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현지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의 지난 6일자(현지시간) 신문에 게재되었고, 보도 직후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의회에서는 산체스 엔세라(Sanches Encerra) 의원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러시아에 상륙함을 인도하지 않으려 하는 정부의 태도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질타했고, 야권에서도 “미국과 EU 주도의 러시아 제재에서 왜 프랑스가 손해를 봐야 하는가”라는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면서 프랑스는 중국과 브라질, 인도, 호주 등에 상륙함 판매를 위한 물밑 접촉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상륙함 자체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해외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최악의 경우 척당 7천억 원짜리 군함이 취역하기도 전에 물고기집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北 김정은 공포정치] 잔혹한 숙청으로 ‘지도력 불만’ 차단… 부메랑 될 수도

    [北 김정은 공포정치] 잔혹한 숙청으로 ‘지도력 불만’ 차단… 부메랑 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전격 숙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포정치를 이어 가면서 김정은 체제가 계속될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인한 통치에 의존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김 제1위원장이 불참한 게 현영철 숙청과 연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가정보원이 밝힌 현영철의 숙청 이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과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에서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은 엄중한 사유가 아님에도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했다. 평양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수백명의 군 간부가 바라보는 가운데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사용하는 대공무기인 구경 14.5㎜의 고사총을 사용한 것은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즉 북한군 서열 2위인 현영철을 공개 처형함으로써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심을 유발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화염방사기로 처형했다는 설이나 굶주린 사냥개에게 물어뜯게 해 숨지게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전근대적 왕정과도 같은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충분한 준비 없이 최고지도자의 반열에 오른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결국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김정은 체제가 당분간은 안정되겠지만 안정성이 허구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체제가 골다공증에 빠져서 뼈대는 굳건할지 몰라도 칼슘이 다 빠져나가 언젠가는 부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당초 참석이 유력하던 김 제1위원장이 불참한 것도 현영철 처형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영철은 지난달 13~20일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해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영철의 방러 목적이 제4차 국제안보회의 참석이긴 했지만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요구를 거절한 채 오히려 핵 개발 중단 및 탄도미사일 실험 및 수출 중지 등을 요구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지난달 하순 최종 조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상태에서 김 제1위원장이 현영철을 처형한 뒤 곧바로 자리를 비운 채 모스크바에 다녀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영철을 숙청해 군을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씨줄날줄] 붉은광장의 마오쩌둥/박홍환 논설위원

    중국 공산당이 ‘개국’을 선포한 지 두 달여 만인 1949년 12월 6일 중화인민공화국의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장장 10여일간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모스크바역에 도착했다. 당시 만 56세였던 마오쩌둥은 생애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을 선택했다. 마오는 이듬해 2월 17일까지 두 달 넘게 소련에 체류하며 각종 지원을 이끌어 냈다. 물론 순탄했던 방문은 아니었던 듯하다. 체류가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연금설’까지 흘러나왔다. 실제 이오시프 스탈린의 70세 생일 축하대회에 참석, 박수치는 마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중·소 우호동맹상호원조조약, 차관공여협정 등을 체결하고 당당하게 귀국했다. 스탈린으로서는 사회주의 세력 확대를 위한 마오의 협조가 절실했고, 마오 역시 국가 재건의 재원 마련이 시급해 ‘중·러 동맹’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마오와 스탈린이 30년을 약속한 중·러 동맹은 오래가지 않았다. 스탈린 사후 니키타 흐루쇼프가 집권하면서 두 나라는 ‘동맹’에서 ‘철천지 원수’로 바뀌었다. 마오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흐루쇼프를 수정주의자로 비난하고, 반대로 흐루쇼프는 마오를 교조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양국은 서로를 ‘개’로 지칭하며 헐뜯기 바빴다. 오죽했으면 1957년 11월 2일 생애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오가 하루 만에 일정을 마무리했을 정도였을까. 이후 모스크바에서 마오는 금기어가 됐고, 그의 사진 또한 자취를 감췄다. 급기야 두 나라는 1969년 중국 측 헤이룽장(黑龍江)과 러시아 측 우수리강 일대의 섬 관할권을 놓고 치열한 전쟁까지 불사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는 러시아의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미국·영국 등 서방 대부분 국가 정상들이 불참한 가운데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참석해 ‘중·러 신(新)동맹’을 과시했다. 중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파견해 행진시키기도 했다. 붉은광장에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군복을 입은 마오의 사진까지 등장했다. 양국의 연대는 1990년대 초 옛소련 체제의 몰락과 함께 재개됐지만 상호견제 속에 조심스럽게 유지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짝 붙어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은 66년 전 마오와 스탈린의 관계보다 훨씬 친밀해 보인다. 미국과 일본 간의 신(新)밀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까지 엿보인다. 붉은광장에 다시 등장한 마오는 ‘외교=유기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국제 관계의 진리다. 그나저나 우리 외교 당국은 충돌하는 두 체제 사이에서 어떤 ‘카드’를 들고 있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포토] 메르켈 총리가 손만 들어도 ‘덜덜’… 러 푸틴 대통령 바짝 긴장한 모습 ‘눈길’

    [포토] 메르켈 총리가 손만 들어도 ‘덜덜’… 러 푸틴 대통령 바짝 긴장한 모습 ‘눈길’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식의 일환으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이 끝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앙헬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2차대전에서 독일은 패전국, 러시아는 승전국이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U대회 D-50] 170개국 2만명 열전… 손연재·양학선·기보배 등 ‘미리 보는 리우’

    [광주U대회 D-50] 170개국 2만명 열전… 손연재·양학선·기보배 등 ‘미리 보는 리우’

    올림픽 사상 최다인 22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미국), 체조 사상 완벽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은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 1990년대 육상 단거리 황제로 군림한 마이클 존슨(미국), ‘몬주익의 영웅’ 마라토너 황영조,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찬호…. 스포츠 문외한이라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봤을 이들은 국적과 인종, 피부색이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 대학생의 스포츠 축제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서 이름을 알리고, 글로벌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농구와 삼보(러시아 전통무술) 선수로 U대회 참가 경력이 있다. 오는 7월 3일 개막하는 2015 광주 U대회도 미래 스포츠 스타를 미리 엿볼 기회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쟁쟁한 경력을 갖춘 170개국 2만여명(운영진 포함)이 빛고을을 찾아 12일간 싱싱한 젊음과 뜨거운 열정을 발산할 예정이다. 대학(원)생 및 졸업 2년 이내의 17~28세 선수들이 21개 종목(정식 13종목·선택 8종목) 27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한국이 내세우는 최고의 스타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다. 2012년 런던올림픽 5위에 올라 동양인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손연재는 2013년 카잔 U대회에서 볼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어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발목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회복해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 중이다. ‘도마의 신’ 양학선(23·한국체대)은 고향 광주에서 또 한번의 금빛 연기를 준비 중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카잔 U대회에서 잇따른 금메달로 승승장구하던 양학선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허벅지 통증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우울증 증세까지 앓았다는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비장의 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반 돌기)를 성공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역시 광주 출신인 기보배(27·광주시청)도 최근 부진을 고향에서 씻는다는 각오다.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다는 데 성공한 기보배는 이제 대표팀의 맏언니가 됐다. 카잔 대회 금메달리스트 배드민턴 이용대(27·삼성전기)도 빛고을과 인연이 깊다. 광주와 맞닿아 있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보냈다. 화순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이름을 떨친 이용대를 기리기 위해 2012년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 ‘이용대체육관’을 지었다. 이용대체육관은 이번 대회에서 훈련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해외 스타 중에서는 미국 캔자스대 남자농구 대표팀이 관심 대상이다. 숱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를 배출한 캔자스대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명문 팀. 미국은 카잔 대회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터라 광주에는 정예 멤버를 보내 설욕을 벼르고 있다. 클리프 알렉산더(20) 등 차세대 NBA 스타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다. 카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와 미국이 맞붙을 경우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남녀 골프 사상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도 대회에 참가한다. 뉴질랜드 대표로 참가하는 리디아 고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지난 2월 고려대 심리학과에 입학했다.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800m 은메달리스트 니젤 아모스(21·보츠와나), 여자 1600m 릴레이의 대니얼 알라키자(19·피지) 등도 주목할 선수다. 북한 선수 중에서는 ‘체조 요정’ 홍은정(26)이 최고 스타다. 베이징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 카잔 대회 등에서 도마 금메달을 땄다. 북한은 광주에 8개 종목 108명의 선수단을 보낼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北 핵보유국 지위 요구] 윤상현 “남북관계 잘됐으면…” 北 김영남 “진정성 모이면…”

    [北 핵보유국 지위 요구] 윤상현 “남북관계 잘됐으면…” 北 김영남 “진정성 모이면…”

    대통령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 중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겸 대통령 정무특보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우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윤 특사는 지난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중 무명용사의 묘에 합동 헌화하는 자리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자연스럽게 조우하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윤 특사는 ‘남북 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일반적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특사는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무명용사의 묘까지 이동하는 도중 김 상임위원장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었고, 대화는 5분여 정도 짧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특사는 모스크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상임위원장에게 대통령 특사로 왔다는 소개를 하고 명함을 건넨 뒤 얘기를 나누면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상임위원장은 “진정성이 모이면 잘될 것”이라며 “분열을 그만두고 평화와 통일의 길로 가자”고 말했다고 윤 특사는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두 사람이 따로 시간을 갖고 은밀한 대화를 나눈 것은 없다”면서 별도 회담 가능성은 부인했다. 또 윤 특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한·러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 핵보유국 지위 요구] 美·日 ‘신밀월’에 中·러 ‘신혈맹’

    미국과 일본이 ‘신밀월’ 관계를 맺은 지 열흘 만에 중국과 러시아가 ‘혈맹’에 버금가는 관계를 구축했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4대 강국이 역사, 군사,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대립하는 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사실상 동맹 관계로 격상시켰다. 특히 지난달 28~29일 워싱턴에서 맺어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의 공조를 분야별로 정조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맞선 군사 협력 강화다. 시 주석은 신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인민해방군 소속 의장대 102명을 직접 데려가 붉은광장에서 행진하게 했다. 흑해에서는 양국 군함이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 최신 전투기인 수호이35 매매 협상도 진행됐다. 미·일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시 주석은 러시아에 ‘돈 보따리’를 풀었고, 푸틴은 “위대한 친구”라고 칭송했다. 두 정상은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에 1조 루블(약 21조 4700억원)을 공동 투자키로 합의했다. 또 시베리아에서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연결되는 2700㎞의 ‘서부노선’ 가스관을 깔기로 했다. 중국 국유은행은 서방 제재로 곤궁해진 러시아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무상으로 빌려 주기로 했다. 중·러 정상은 ‘역사 공조’도 강화했다.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일본과 이를 묵인해 주는 미국보다 명분에서도 앞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배반”이라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2차 대전에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러시아와 중국은 동지”라고 화답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포토묶음] 러시아 푸틴 대통령, 승전 70주년 맞아 ‘자국의 군사력 최대 과시..”

    [포토묶음] 러시아 푸틴 대통령, 승전 70주년 맞아 ‘자국의 군사력 최대 과시..”

    러시아 군인들이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성 페테스부르그의 궁전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최신 무기인 T-14 아르마타 탱크를 비롯, RS-24 대륙간 탄도미사일, 부메랑 장갑차 등을 대거 선보였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국제] 시진핑·푸틴 모스크바서 정상회담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돈독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하루 앞둔 날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원유, 가스, 석탄, 발전산업 등에 대한 다양한 협력 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방러 행보는 미국·일본의 ‘대중 포위망’에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 세계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숨죽여 아팠다

    세계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숨죽여 아팠다

    #1. 연합군 폭격 직후 독일 드레스덴의 한 방공호에 들어섰다. 수백 구의 시체가 어지러이 뒤엉켜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텅 비어 있었다. 사방이 꽉 막힌 방공호를 가득 채운 건 찜통 같은 열기와 역겨운 냄새뿐이었다. 수색해 보니 찐득하니 녹아 있는 뼈들, 녹색과 갈색이 묘하게 섞인 짙은 액체뿐이었다. 그랬다. 집중 폭격의 열기가 사람들을 통째로 녹여 버린 것이다. 녹갈색 액체가 사람이었다. 시내 쪽으로 접근하자 참상은 더 명백해졌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성인들 시신 크기는 열기 때문에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2. 소련군이 베를린 시내로 진입했다. 소련 병사들이 벙커에 숨은 독일인들을 손가락으로 까딱까딱 불러냈다. 독일어를 모르는 그들이 내뱉은 유일한 독일어는 이거였다. ‘프라우 콤!’(여자 나와!) 그 병사들의 표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들 짐작하는 얼굴들이었다. 끌려나간 여자들은 비명을 질러댔고 비명은 이내 흐느낌으로 변했다. 방공호에 있던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서는 한사코 말하려 들지 않았다. 당시 열 살이던 나도 더이상 궁금해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길거리에 나가 말라비틀어진 빵 쪼가리 하나라도 더 주워 와야 했기 때문이다. #3. 어린 시절 나를 바라보는 가족의 눈빛에는 언제나 죄책감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었다. ‘다른 집에는 있는 아버지가 왜 없느냐’고 물을 때마다 가족은 늘 말을 흐렸다. 그때 이웃들은 엄마를 두고 ‘토미 호어’라고 쑥덕거렸다. 좀 커서야 비로소 ‘토미’는 나치가 영국군을 비하해서 부른 말이란 걸 알았다. 엄마는 그렇게 ‘영국군 창녀’라 불렸고, 나는 또래 친구들에게서 ‘원숭이’라 불리며 놀림받았다. 영국군 점령 당시 태어난 사생아였던 것이다. 1945년 4월 30일 아돌프 히틀러 자살, 5월 2일 베를린 함락에 이어 5월 8일. 마침내 각 지역에서 저항을 이어나가던 나치 잔당까지 완전히 소탕됐다. 해서 5월 8일은 유럽에서 2차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을 맞는 날이다. 독일은 9일을 승전기념일로 삼는다. 종전 70주년을 맞아 해외 언론들은 ‘독일 피해경험의 공론화’에 주목한다. ●연합군, 성폭행·약탈·방화 등 보복성 만행 사실 전범 국가의 피해 경험이란 피해 국가들엔 불편한 얘기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총동원 체제로 인한 일본 내부의 비인간성을 고발한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 패전 뒤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의 고단함을 그린 ‘요코 이야기’, 일제의 최후를 짐작한 일본군 장교의 고뇌를 다룬 영화 ‘이오시마에서 온 편지’ 따위의 작품에는 ‘왜 너희가 피해자인 척하느냐’는 비아냥과 ‘친일’ 딱지가 들러붙는다. 누구에게나 자기 고통이 제일 큰 게 인지상정이니 그 고통에 대한 공감에서 반전 평화로 가는 길을 다 함께 찾자는 일부 주장은 여전히 소수의 목소리일 뿐이다.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종전 직전 영국군 주도로 이뤄진 1945년 2월 드레스덴 폭격은 잔혹했다. 다량의 폭탄과 소이탄을 함께 쏟아부었다. 둘의 화학작용은 엄청났다. 폭탄이 터지며 산소가 일순간 다 소모되자 그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강풍이 불었다. 이 강풍을 타고 도시 구석구석을 휩쓴 것은 소이탄의 불길이었다. 섭씨 800도의 불기둥이 시속 240㎞로 도시를 강타한 것이다. 1943년 4만명을 죽이며 함부르크를 초토화시킨 ‘고모라 작전’ 이후 간헐적으로 선보인 연합군의 ‘구역 폭격’이었다. 일본 나가사키 원폭 사망자가 4만여명이었다면 드레스덴 폭격 사망자는 3만 7000여명이었다. 이 작전을 입안한 영국군 사령관에겐 영국군 내부에서조차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드레스덴에 6884t의 폭탄이 쏟아졌다면 라이프치히엔 1만 1428t의 폭탄이 떨어졌다. 융단폭격을 맞은 쾰른은 76만명이던 인구가 종전 직후 4만명으로 줄었다. 이런 식으로 독일 전역은 140만개의 폭탄을 맞았고, 40만명이 죽었고, 750만명이 집을 잃었다. 나중에 진주한 연합군 병사들조차 예상을 뛰어넘은 참혹한 풍경에 놀랐다고 한다. ‘후방을 쳐서 적의 사기를 꺾는다’는 명분이 붙어 있긴 했지만 이 작전이 오로지 군사적 목적이었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다. 1차대전에 이어 2차대전까지 일으킨 독일이다. 보복 성격이 짙었다. ●잇단 폭격에 40만명 사망·750만명 집 잃어 또 연합군 점령지에서 수많은 성폭행이 있었다. 특히 스탈린그라드 전투 등 나치 육군과 엄청난 혈전을 치렀던 소련군의 복수심은 하늘을 찔렀다. 히틀러는 자살하는 순간까지도 볼셰비즘에 대한 노골적 적개심을 드러냈을 정도니, 소련군이 독일을 보는 시각은 그 이상이었다. 소련군은 약탈, 방화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침묵 속에 묻혀버렸다. 애초에 53개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6000만명을 죽게 만들고,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것이 대체 누구냐는 질문이 되돌아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전 70주년을 맞아 독일 매체들이 먼저 이런 기억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가해자로서 그간 철저하게 봉인됐던 개인의 내밀한 경험들이 이번 70주년을 계기로 독일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시절을 살아냈고 기억하는 이들은 지금 모두 80대 이상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는 한 시대를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獨, 가해자로서 봉인됐던 개인 피해에 귀 기울여 이런 분위기는 최근 코에르버재단의 싱크탱크 포르사서베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5월 8일을 해방의 날로 기억한다는 독일인 비중이 89%에 달했다. 연합국에 의한 패배로 기억하는 이들은 단지 9%에 그쳤다. 10년 전 35%에 비하자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2차대전의 패배가 억울한 일이라기보다 패전이 그 누구보다도 독일인 자신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다. 가령 기젤라 타이크만 할머니는 좀 더 커서 알게 된 2차대전의 진실 때문에 그간 해외여행이 괴로웠다. 국적이 독일로 찍혀 나오는 여권이 너무 수치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연합군의 만행에 대한 어릴 적 기억도 담담히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타이크만 할머니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얘기들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테 바우 팀머브링크는 아예 ‘우리, 점령지 아이들’이란 책을 냈다. 전승국 군인의 사생아 기록이다. 미군의 사생아인 팀머브링크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독일에만 25만명, 오스트리아에만 2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미군 아버지를 찾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그는 “과거를 덮으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막상 아버지를 찾는다 해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다”면서도 “오랫동안 고심해 온 문제를 해결한 이들은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고 말했다. 역사학자인 폴 놀테 베를린자유대학 교수는 “100% 가해자라고만 말하기에는 비어 있는, 어떤 기억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서 “이제 거대한 이야기에서 개개인의 운명에 대한 얘기들로 사람들의 관심이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전승국 군인의 사생아 기록 ‘우리… ’ 책도 출간 물론 역사적 책임을 부인하거나 망각하는 건 아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드레스덴 폭격 70주년 연설에서 “우리는 그 끔찍한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면서 “독일이 피해자인 척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 자리엔 폭격을 주도한 영국 측 사이먼 맥도널드 대사도 참석했다. 드레스덴 폭격 피해를 과장하려는 극우세력을 준엄하게 꾸짖은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 무명용사 묘를 찾아 헌화한다. 종전 뒤 가장 잔혹하게 독일인을 학살했으며, 동독의 공산 독재를 지원했고, 지금도 신냉전으로 갈등하고 있음에도 나치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잊지 않겠다는 명백한 의사표현이다. 종전 70주년, 독일은 엄살 부리거나 핑계 대지 않았다. 나직이 읊조렸을 뿐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시진핑 “역사 망각은 배반”…中 - 러 역사공조 강화 밀착

    시진핑 “역사 망각은 배반”…中 - 러 역사공조 강화 밀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앞둔 7일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을 의미한다”며 러시아와의 역사 공조 강화 메시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이날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3개국 순방에 나서면서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고문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역사를 깊이 새기고 미래로 향하자’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러 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 인민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부인, 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고치려는 시도 및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을 겨냥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저명한 사학자인 클류체프스키의 “역사의 기억을 상실한다면 우리의 영혼도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사라질 것”이라는 발언도 소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는 유럽의 주요 전장으로서 2700만명의 사상자를 초래했고 아시아의 주요 전장인 중국은 3500만명의 민족적 희생을 치렀다”며 “중화민족과 러시아민족은 모두 위대한 민족으로 우환과 재난을 함께하며 피로써 전우애를 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 근거로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소련군 참여, 중국 혁명열사 자녀들의 후방에서의 지원, 중국을 위한 러시아의 물자, 장비, 병력 지원 등을 상세히 거론했다. 시 주석은 8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하며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담과 열병식 참석을 통해 서방과의 대결에서 보조를 함께하는 양국의 신밀월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할 전망이다. 중국 북해함대 소속 미사일 호위함 2척은 지난 4일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흑해로 진입, 러시아 함대와 연합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러시아 방문에 앞서 시 주석은 7일 자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인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화보]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연습하는 러시아 군대

    [화보]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연습하는 러시아 군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군사 퍼레이드에서 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는 200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와 14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여한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다. 지난 2010년 65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160여대의 군사장비와 12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가했고 지난해 69주년 기념식에는 150여대 군사장비와 69대의 군용기가 참여했었다. 2차대전 당시 명성을 날렸던 T-34 탱크와 Su-100 자주포로부터 최신형 T-14 아르마타 탱크와 최대 사거리 70㎞의 152㎜ 자주포가 탑재된 차세대 코알리치야-SV,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공중에선 4.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5,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 Tu-160 등이 선보인다. 각종 무기와 함께 1만 6500명의 병력이 붉은광장을 행진한다. 분열식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와 인도, 몽골, 중국 등 러시아 우방국 등 10개국 군인들도 동참한다. 전체 퍼레이드는 2차대전 참전부대 행진, 각군 군부대 행진, 군사장비 이동, 전투기 에어쇼 등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퍼레이드는 올렉 살류코프 지상군 사령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지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는 27개국 지도자 및 초청 인사들은 붉은광장의 연단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보] 러시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쇼에 등장하는 최대 규모 무기들

    [화보] 러시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쇼에 등장하는 최대 규모 무기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군사 퍼레이드에서 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는 200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와 14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여한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다. 지난 2010년 65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160여대의 군사장비와 12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가했고 지난해 69주년 기념식에는 150여대 군사장비와 69대의 군용기가 참여했었다. 2차대전 당시 명성을 날렸던 T-34 탱크와 Su-100 자주포로부터 최신형 T-14 아르마타 탱크와 최대 사거리 70㎞의 152㎜ 자주포가 탑재된 차세대 코알리치야-SV,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공중에선 4.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5,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 Tu-160 등이 선보인다. 각종 무기와 함께 1만 6500명의 병력이 붉은광장을 행진한다. 분열식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와 인도, 몽골, 중국 등 러시아 우방국 등 10개국 군인들도 동참한다. 전체 퍼레이드는 2차대전 참전부대 행진, 각군 군부대 행진, 군사장비 이동, 전투기 에어쇼 등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퍼레이드는 올렉 살류코프 지상군 사령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지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는 27개국 지도자 및 초청 인사들은 붉은광장의 연단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 뜨거워진 중·러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점점 끈끈해지고 있다. 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이른바 ‘동부 루트’를 통해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은 조만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헤이허(黑河) 사이의 가스관을 연결한다.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맺은 4000억 달러(약 429조 7000억원) 규모의 가스 공급 계약이 러시아 의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 서명까지 받아 오는 2018년부터 30년간 매년 380억㎥의 가스가 중국으로 흘러가게 됐다.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시속 400㎞로 달리는 고속철도 건설도 본궤도에 올랐다. 이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두 도시를 잇는 고속철 건설 주관사로 ‘중러연합재단’이 선정됐다. 러시아의 니즈니노브고로드 철도설계주식회사와 중국 국가철도이원공사가 합작한 이 재단은 우선 1조 루블(약 21조원)을 들여 모스크바와 카잔을 연결하는 700㎞ 구간 공사에 나선다. 양국은 우주 및 무기 개발 협력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가 지난달 28일 항저우(杭州)를 방문해 러시아의 달 표면 연구기지 건설사업에 중국을 시작 단계부터 동반자로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러 밀월은 오는 9일 시 주석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극대화될 전망이다. 서방 국가들이 대거 불참해 김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중국과의 통 큰 협력 체결이 더 절실해졌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매도할수록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北 내부 문제로 김정은 방러 불발”

    “北 내부 문제로 김정은 방러 불발”

    김정은(얼굴)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러시아의 타스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푸틴 정상회담도 무산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낙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란 러시아 정부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북한이 외교 채널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승전 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해 왔다”면서 “전적으로 북한 내부의 문제와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향후 양국 정상 간 만남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해 김정은의 이번 불참 결정이 그동안 급진전되던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승전 행사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위원장 등 평양의 다른 고위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주러 북한 대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선 러시아 승전 행사에 김정은의 참석을 약속했던 북한이 마지막에 결정을 번복함으로써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김정은이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며 그의 방러가 성사된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러 “北 대사 참석”… 김영남도 불참 외교가에선 김정은의 승전 행사 참석과 다자외교 무대 데뷔가 무산된 것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경호 문제 등에서 이견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집권 이후 단 한 번도 해외 방문에 나서지 않은 김정은에게 여러 외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행사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례에서 벗어나 혈맹인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먼저 찾는 것이 짐이 됐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 제2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을 상대로 싸워 항복을 받아낸 1945년 5월 9일을 ‘승전 기념일’로 챙기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서방 지도자 대다수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불참 의사를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나우! 지구촌] ‘사후 91년’ 레닌, 탄생 145주년 맞아 다시 대중 공개

    [나우! 지구촌] ‘사후 91년’ 레닌, 탄생 145주년 맞아 다시 대중 공개

    지난 1870년 4월 22일 훗날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이끄는 지도자가 태어났다. 바로 구소련 최초의 국가 원수인 블라드미르 레닌(1870-1924)이다. 최근 레닌 탄생 145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위치한 레닌묘가 다시 대중에 공개됐다. 올해 초 보수작업을 위해 임시 폐쇄됐다가 생일을 맞아 대중 앞에 다시 얼굴을 드러낸 레닌은 마치 어제 사망한 듯 생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레닌이 사망한 것은 그의 나이 53세인 지난 1924년 1월 21일. 사후 91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유해가 영구 보존을 위해 특수 방부처리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200여명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팀이 2년에 한번 씩 레닌을 관에서 꺼낸 후 재방부처리해 시신의 부패를 막고있다. 이 때문에 한번 작업시 그 상태가 더 좋아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레닌이 대중들에게 모습을 이렇게 드러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 이유는 구소련 붕괴이후 레닌의 묘를 철거하고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이 유족에 반대에도 불구, 권력 장악을 위해 레닌의 시신을 영구 보존한 조치 역시 두고두고 논란거리다.  러시아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레닌의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세계적 종교 전통을 따라 레닌 묘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중 앞에 다시 모습 드러낸 탄생 145주년 레닌

    대중 앞에 다시 모습 드러낸 탄생 145주년 레닌

    지난 1870년 4월 22일 훗날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이끄는 지도자가 태어났다. 바로 구소련 최초의 국가 원수인 블라드미르 레닌(1870-1924)이다. 최근 레닌 탄생 145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위치한 레닌묘가 다시 대중에 공개됐다. 올해 초 보수작업을 위해 임시 폐쇄됐다가 생일을 맞아 대중 앞에 다시 얼굴을 드러낸 레닌은 마치 어제 사망한 듯 생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레닌이 사망한 것은 그의 나이 53세인 지난 1924년 1월 21일. 사후 91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유해가 영구 보존을 위해 특수 방부처리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200여명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팀이 2년에 한번 씩 레닌을 관에서 꺼낸 후 재방부처리해 시신의 부패를 막고있다. 이 때문에 한번 작업시 그 상태가 더 좋아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레닌이 대중들에게 모습을 이렇게 드러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 이유는 구소련 붕괴이후 레닌의 묘를 철거하고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이 유족에 반대에도 불구, 권력 장악을 위해 레닌의 시신을 영구 보존한 조치 역시 두고두고 논란거리다.  러시아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레닌의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세계적 종교 전통을 따라 레닌 묘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푸틴 다음으로…씨엘 “내가 제일 잘나가”

    푸틴 다음으로…씨엘 “내가 제일 잘나가”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씨엘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201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온라인 투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의외의 선전에 타임은 “푸틴이 팝스타 씨엘을 (가까스로) 따라잡았다”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타임에 따르면 씨엘은 투표 기간 내내 선두를 달리다 막판 근소한 차이로 푸틴(6.95%)에게 밀렸다. 타임은 씨엘이 얻은 정확한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은 채 소수점 이하 자리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밝혔다. 레이디가가(2.6%), 리애나(1.9%), 테일러 스위프트(1.8%) 등 미국 팝가수들은 3∼5위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1.5%로 10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는 각각 1.4%, 1.2%로 11위, 12위를 차지했다. 김정은(0.8%)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시진핑(0.9%) 중국 국가주석, 미국 대권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0.8%)도 100인에 들었다. 하지만 씨엘이 타임의 자체 심사를 거쳐 16일 발표될 최종 100인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한국 연예인 중에는 가수 비(2006년)와 싸이(2013년)가 온라인 투표에서 100인에 선정됐으나 싸이는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힐러리 대선 출마 영상 러 TV서 ‘18금 딱지’ 붙은 사연

    힐러리 대선 출마 영상 러 TV서 ‘18금 딱지’ 붙은 사연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영상이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한 TV방송사가 이 영상에 소위 '18금' 딱지를 붙여 화제로 떠올랐다. 미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러시아의 Dozhd TV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출마 캠페인 영상에 '18+ 등급'을 매겨 시청을 제한시켰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선거캠프 홈페이지와 SNS에 공개된 이 영상은 2분 19초 길이로 평범한 미국인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사회적 소외 계층인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장애인, 동성애자까지 등장시킨 이 영상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평범한 사람들의 챔피언이 되려한다" 며 과거와 달리 한발 뒤로 물러선 겸손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렇다면 러시아 TV는 왜 이 공식 영상에 '18금 딱지'를 붙였을까? 그 이유는 두 명의 동성애자 때문이다. 영상에는 서로 사랑한다는 동성애자들이 등장해 손을 잡고 걷는다. 잘 알려진대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과거 의회를 통과한 반(反)동성애 홍보에 관한 법에 서명해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Dozhd TV 대변인은 "러시아의 반(反)동성애 홍보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영상 속 동성애로 등장한 자레드 밀라드와 나단 존슨는 오는 7월 시카고에서 열릴 자신들의 결혼식에 클린턴 부부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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