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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정책, 돈으로 살 수 있다”… 트럼프 재선 바라는 푸틴·시진핑

    “美 정책, 돈으로 살 수 있다”… 트럼프 재선 바라는 푸틴·시진핑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특별한 ‘동료애’를 과시한 정상 두 명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이들은 앞선 10월 초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일에 따로 만남을 갖지 못했던 만큼 이 자리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밀월관계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동은 미국이 중국에 무역·군사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들은 앞서 서로 상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반미 연대 경고’를 보내기도 한 사이다. 그렇기에 둘의 만남은 늘 미국을 견제해 온 양국 의지를 재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양국은 지난달 27~29일에도 동해상에 번갈아 전투기를 띄우며 미국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도발했다.이런 가운데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미 하원 탄핵조사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자당에 트럼프와 대적할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탄핵조사를 대선의 큰 변수로 띄웠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트럼프의 위기 상황을 반길까? 수많은 외신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외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트럼프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그가 4년 더 미국 대통령으로 지내길 바란다. 시리아 미군 철수는 푸틴에게 이득을 준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정책이다. 앞서 수년간 시리아에 공을 들여 온 푸틴은 미군이 빠지고 터키가 진군하는 시리아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새로운 중재자로 자리매김했다. 내전 중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전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뺏고 빼앗겼던 전략적 요충지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걸어 들어갔다. 시리아 독재정권, 터키, 쿠르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대립하고 있는 모든 세력과 두루 관계를 다져 놓았다. 이를 이용해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헌법위원회를 구성했다. 내전이 끝난 뒤 시리아 대규모 유전들이 제 주인을 찾으면 지분을 요구할 자격이 충분히 갖춰졌다. 트럼프는 실제로 푸틴을 도와주는 듯한 행동을 많이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주장을 지지했다. 또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했던 제재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약화되거나 해제된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이 예로 제시됐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 것을 두고도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만 빼고는 하나같이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불공정 무역 국가로 지목하고 ‘세계의 위협’으로 규정해 온 지난 18개월 동안 미중 관계가 험난했지만 중국 권력층의 많은 사람은 트럼프가 내년에 재선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가 예측불허인 것처럼 보이지만 매사를 거래·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그가 원칙과 소신만 읊는 다른 정치인보다 상대하기 낫다는 얘기다. 한 중국 정치관계자는 “트럼프를 다른 후보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사업가’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돈이 있는 한, 언제든 그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의 트윗을 통해 그의 ‘수’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롱융투 전 대외무역부 부부장은 “트럼프의 여과 없는 트윗이 중국의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는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트럼프 덕에 중국은 냉전 이후 최고의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썼다. 국제사회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민주주의, 인권 정책과 남중국해 등 영토 문제에 관해서 트럼프는 중국에 반대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대만, 홍콩, 신장,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 등은 트럼프가 통상적으로 다루지 않는 문제”라면서 “그는 이런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경제 이익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상에서도 중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조급한 건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쪽이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고문을 맡았던 폴 헤넬은 “중국 지도자들은 빨리 나아갈 필요가 없다”면서 “선거 전에 포괄적인 협정을 미국에 선물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많이 주면 만일 내년 트럼프 2기가 돼도 줄 게 없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가 4년을 더 생각하는 동안 시 주석은 더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면서 “66세로 트럼프보다 젊은 시 주석은 임기 제한까지 폐지해 사실상 남은 생애 동안 중국을 계속 이끌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두 독재자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계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 고립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장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두 정상은 이를 기회로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보기관을 활용해 스웨덴에서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일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선 TV 광고를 구매하고 후보들에게 뇌물을 줘 선거를 흔들었다. 현지 크롬 채굴 회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시리아에선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군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우간다 독재자가 야권 정치인의 도전에 직면하자,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중국 화웨이를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메시지를 도청했다. 최근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전직 중국 정보부 스파이는 당국 지시에 따라 내년 1월 대선을 앞둔 대만에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온라인 공작부대를 꾸려 여론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홍콩에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로 위장한 첩보기관에서 홍콩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스파이활동도 벌였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과 대만에서 민주주의 갈망이 움트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들 자치구역 시민들이 본토의 공산당원에게 ‘거짓된 주장’을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을 감쌌다. 사우디는 중국이 서부 신장에서 무슬림을 잔인하게 탄압한 데 대해 아무 비판도 하지 않는다. WP는 칼럼을 통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런 독재적인 침략에 맞서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옹호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은 민주적인 동맹국보다 러시아, 사우디, 터키, 북한 등 독재국가를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푸틴 등이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주기 위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헌법을 뜯어고쳐 앞으로 몇 년을 더 집권할지 모르는 두 정상은 관계를 나날이 다지고 있다. 지난 1일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의 블라고베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를 연결하는 다리가 이날 준공됐다. 또 이날 양국 간 핵심 경제협력 프로젝트인 길이 약 3000㎞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 ‘시베리아의 힘’이 개통됐다. 약 47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30년간 매년 천연가스 380억㎥를 중국에 공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재선 바라는 두 독재자 : 푸틴, 시진핑

    트럼프 재선 바라는 두 독재자 : 푸틴, 시진핑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특별한 ‘동료애’를 과시한 정상 두 명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이들은 앞선 10월 초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일에 따로 만남을 갖지 못했던 만큼 이 자리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밀월관계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동은 미국이 중국에 무역·군사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들은 앞서 서로 상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반미 연대 경고’를 보내기도 한 사이다. 그렇기에 둘의 만남은 늘 미국을 견제해 온 양국 의지를 재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양국은 지난달 27~29일에도 동해상에 번갈아 전투기를 띄우며 미국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도발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미 하원 탄핵조사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자당에 트럼프와 대적할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탄핵조사를 대선의 큰 변수로 띄웠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트럼프의 위기 상황을 반길까? 수많은 외신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외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트럼프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그가 4년 더 미국 대통령으로 지내길 바란다.시리아 미군 철수는 푸틴에게 이득을 준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정책이다. 앞서 수년간 시리아에 공을 들여 온 푸틴은 미군이 빠지고 터키가 진군하는 시리아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새로운 중재자로 자리매김했다. 내전 중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전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뺏고 빼앗겼던 전략적 요충지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걸어 들어갔다. 시리아 독재정권, 터키, 쿠르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대립하고 있는 모든 세력과 두루 관계를 다져 놓았다. 이를 이용해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헌법위원회를 구성했다. 내전이 끝난 뒤 시리아 대규모 유전들이 제 주인을 찾으면 지분을 요구할 자격이 충분히 갖춰졌다. 푸틴, 트럼프 외교정책 최대 수혜자美 빠진 시리아서 중동 중재자 등극美中 무역전쟁도 급한 쪽은 트럼프 中, 수 훤히 읽히는 트럼프 재선 바라중·러 영향 확대에 세계 민주주의 위협 트럼프는 실제로 푸틴을 도와주는 듯한 행동을 많이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주장을 지지했다. 또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했던 제재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약화되거나 해제된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이 예로 제시됐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 것을 두고도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뉴욕과 메릴랜드에 있는 러시아 외교부 소유 건물을 스파이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의혹이 일어 오바마 행정부가 압수한 건물을 2017년 러시아에 되돌려주려 했었다는 보도도 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만 빼고는 하나같이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불공정 무역 국가로 지목하고 ‘세계의 위협’으로 규정해 온 지난 18개월 동안 미중 관계가 험난했지만 중국 권력층의 많은 사람은 트럼프가 내년에 재선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가 예측불허인 것처럼 보이지만 매사를 거래·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그가 원칙과 소신만 읊는 다른 정치인보다 상대하기 낫다는 얘기다. 한 중국 정치관계자는 “트럼프를 다른 후보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사업가’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돈이 있는 한, 언제든 그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의 트윗을 통해 그의 ‘수’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롱융투 전 대외무역부 부부장은 “트럼프의 여과 없는 트윗이 중국의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는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트럼프 덕에 중국은 냉전 이후 최고의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썼다. 국제사회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민주주의, 인권 정책과 남중국해 등 영토 문제에 관해서 트럼프는 중국에 반대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대만, 홍콩, 신장,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 등은 트럼프가 통상적으로 다루지 않는 문제”라면서 “그는 이런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경제 이익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상에서도 중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조급한 건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쪽이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고문을 맡았던 폴 헤넬은 “중국 지도자들은 빨리 나아갈 필요가 없다”면서 “선거 전에 포괄적인 협정을 미국에 선물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많이 주면 만일 내년 트럼프 2기가 됐을 때 줄 게 없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가 4년을 더 생각하는 동안 시 주석이 더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면서 “66세로 트럼프보다 젊은 시 주석은 임기 제한까지 폐지해 사실상 남은 생애 동안 중국을 계속 이끌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두 독재자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계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 고립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장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두 정상은 이를 기회로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보기관을 활용해 스웨덴에서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일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선 TV 광고를 구매하고 후보들에게 뇌물을 줘 선거를 흔들었다. 현지 크롬 채굴 회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시리아에선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군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우간다 독재자가 야권 정치인의 도전에 직면하자,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중국 화웨이를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메시지를 도청했다. 최근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전직 중국 정보부 스파이는 당국 지시에 따라 내년 1월 대선을 앞둔 대만에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온라인 공작부대를 꾸려 여론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홍콩에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로 위장한 첩보기관에서 홍콩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스파이활동도 벌였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과 대만에서 민주주의 갈망이 움트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들 자치구역 시민들이 본토의 공산당원에게 ‘거짓된 주장’을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거두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국경 너머의 민주주의가 자국민에게 ‘위험한’ 생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을 감쌌다. 사우디는 중국이 서부 신장에서 무슬림을 잔인하게 탄압한 데 대해 아무 비판도 하지 않는다. WP는 칼럼을 통해 프랭클린 루즈벨트,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런 독재적인 침략에 맞서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옹호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은 민주적인 동맹국보다 러시아, 사우디, 터키, 북한 등 독재국가를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푸틴 등이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주기 위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헌법을 뜯어고쳐 앞으로 몇 년을 더 집권할지 모르는 두 정상은 관계를 나날이 다지고 있다. 지난 1일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의 블라고베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를 연결하는 다리가 이날 준공됐다. 이날 두 지역 사이에 대규모 천연가스 파이프인 ‘러시아의 힘’도 개통됐다. 규모 약 460조원에 달하는 양국 계약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30년 간 매년 천연가스 380억㎥를 중국에 공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지소미아 종료, 잘한 일 51% vs 잘못 29%…아베 호감도 ‘3%’

    지소미아 종료, 잘한 일 51% vs 잘못 29%…아베 호감도 ‘3%’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국민 절반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다는 조사결과가 22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한 결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응답자의 51%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29%였고, 2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지난 8월 27∼29일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한국갤럽은 또 미국과 북한, 일본 등 주변 5개국 정상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호감도가 3%로 최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 호감도로 가장 높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1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9% 등의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보다 호감도가 9% 포인트 줄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호감도는 남북 정상회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호감도는 2018년 5월 말 2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31%로 최고를 기록했다.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주변국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62%가 미국을 꼽았고, 중국(19%), 일본(6%), 러시아(2%) 등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푸틴 밀어붙이는 우주센터 공사, 국영 건설사 간부 등 2013억원 ‘빼먹어’

    푸틴 밀어붙이는 우주센터 공사, 국영 건설사 간부 등 2013억원 ‘빼먹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센터 건설 과정에 국영 건설회사 간부 등이 적어도 110억 루블(약 2013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SK)는 우주개발 전략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무한한 상업적 잠재력 때문에 ‘푸틴의 반려 사업’이라고 불리는 보스토치니 프로젝트와 관련해 12건 이상의 범죄 혐의를 조사 중이며 국영 건설회사 달츠페츠스트로이(Dalspetsstroy)의 전직 회장인 유리 크리즈만이 11년 6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SK는 지난 17일 이번 사건에 연루돼 사기와 권한 남용 등으로 기소된 사람이 58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부터 복역 중인 크리즈만 혼자서 빼돌린 돈만 52억 루블(약 952억원)에 이른다. 그의 아들 미하일 역시 5년 6개월 형을 복역하고 있다. 또 같은 회사의 회계담당 임원인 블라디미르 아쉬크민은 7년형, 하바로프스크 지역의회 의장이었던 빅토르 추도프는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영국 왕립 유나이티드 서비스 연구소(RUSI)의 러시아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이번 사건이야말로 푸틴 시대의 거대한 국가 부패가 얼마나 만연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라면 엘리트 계층에 대한 전쟁이라도 선포하지 않고 이 일을 처리해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고 “그는 전쟁을 선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렇게 대형 프로젝트에 의존하게 되면 도둑질 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들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보스토치니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목적의식적으로 상업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민간 우주센터를 짓겠다는 담대한 계획이다. 도시들에서 멀찍이 떨어진 극동 지역에서 2016년 4월 첫 발사가 이뤄졌고, 그 뒤 4개의 발사대가 더 들어섰다. 옛 소련이 미사일 기지로 썼던 스보보드니 기지 위에 들어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이곳을 찾아 센터 간부들에게 “국가의 중요성을 갖는 가장 중요한 건설 프로젝트”라고 독려했는데 두달 만에 이런 치부가 드러났다. 보스토치니 프로젝트의 총 비용은 3000억 루블로 추계된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비용도 늘어나고 공기도 늦어지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소련 시절 우주센터로 쓰던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마다하고 모스크바 크렘린 입장에서는 훨씬 안전한 곳에서 우주 발전의 기초를 닦겠다는 정치적 의미도 내포돼 있다. 물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초 이곳 건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임금을 달라며 단식 파업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11일 회의 도중 푸틴 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내고 “수백번이나 사람들은 투명하게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엄청난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 뒤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현직이 아니라 전직 프로젝트 관련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며 푸틴 대통령은 110억 루블이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35억 루블은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탄핵 아킬레스건’ 된 푸틴·펠로시

    트럼프 ‘탄핵 아킬레스건’ 된 푸틴·펠로시

    CNN도 “25번이나 러시아 감싸” 보도 펠로시 “하야한 닉슨보다 나쁘다” 맹공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밟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정책이 결국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펠로시 의장이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기 때문이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하원 탄핵 심판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모든 국제적 음모에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 무대 밖 러시아에 서 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당신과 함께 모든 길은 푸틴에게로 통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하원 증언대에서 “우리가 비판해 온 (대통령의) 부패한 행동이 미국을 해치고, 우리의 친구들을 노출시키며, 푸틴과 같은 독재자들의 경기장을 넓힌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측은 트럼프의 많은 결정이 결과적으로 푸틴을 옹호했다고 지적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문제가 된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정보를 밀어붙였다. 지난달 갑자기 밀어붙인 시리아 철군으로 러시아에 중동의 갈등 조정자 자리를 넘겨준 점도 지적됐다. 특히 트럼프는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이날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로 보도하며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한 제재를 약화시킨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을 빼고는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훨씬 나쁘다며 공개 청문회 2주차를 앞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닉슨은 하원이 탄핵조사를 개시한 뒤 전체 표결을 하기 전 잘못을 인정하고 사임했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닉슨이 한 일보다도 훨씬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 증언을 포함해 모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의회에 직접 나와 무죄를 주장하라고 초청한 셈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中, 무역협상 난항 속 테슬라 공장 양산 허가

    브라질 “中과 자유무역지대 창설 협의” 러와는 전략적 밀월관계 강화 목소리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농산물 부문 등에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미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 양산 허가를 내줬다. 테슬라 중국 공장은 외국 자동차 제조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첫 사례다. 무역전쟁 중인 미국의 기업을 성공사례로 내세워 시장 개방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미중 1단계 합의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이 약 500억 달러(약 58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합의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텐센트과기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전날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대한 자동차 양산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상하이에 기가팩토리(테슬라 전기차·부품 공장)를 짓고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세단형 차량 ‘모델3’를 시험 생산한다. 이번 허가로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연 50만대 이상 차량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상하이 공장의 생산 원가는 미 공장의 65% 수준이다. 미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출시되면 테슬라의 시장 경쟁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 ‘외국기업도 차별 없이 사업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국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부 장관은 1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관련 세미나에서 “중국과 자유무역지대 창설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앞서 중국은 브라질 정부에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립을 지켜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의 발언은 이 요청에 대한 화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밀월 관계 강화에도 목소리를 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중러 두 나라는 국제 정세 발전과 변화에 맞춰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을 높이고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 구상과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7900만원짜리 황금 ‘에어팟 프로’ 등장… “음악 재생하는 고가 귀걸이”

    7900만원짜리 황금 ‘에어팟 프로’ 등장… “음악 재생하는 고가 귀걸이”

    황금으로 만든 ‘에어팟 프로’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매체 ‘컬트오브맥’ 등에 따르면, 러시아 스마트기기 커스텀업체 ‘캐비아’가 애플 에어팟 프로 골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캐비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를 각각 새긴 300만원대 황금 아이폰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던 회사이기도 하다.그런 곳이 이번에는 18K 금으로 만든 에어팟 프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제품에는 왼쪽과 오른쪽을 나타내는 L과 R 마크가, 케이스에는 업체의 마크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흰색의 에어팟 프로를 금색으로 바꿔 놔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긴 한다. 솔직히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이 제품이 외신은 물론 네티즌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된 제품 가격은 무려 6만7790달러(약 7900만원)다. 이는 미국에서 249달러(약 29만원), 국내에서는 13일부터 32만9000원에 판매 중인 원제품보다 240배가량 비싼 것. 캐비아 측은 제품을 도금이 아니라 18K 금을 통으로 써서 만들었으며 단 1대만을 출시하는 한정판이라면서 이 제품이 구매자에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당신이 이를 감당하려면 사우디 왕자가 돼야 할 것”, “이 제품을 절대 사지 마라”, “음악을 재생해주는 고가의 귀걸이” 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사진=캐비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제자 살해한 63세 러시아 교수 법정서 오열 “그녀가 먼저 덤벼들었다”

    여제자 살해한 63세 러시아 교수 법정서 오열 “그녀가 먼저 덤벼들었다”

    사귀던 서른아홉 연하의 제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토막 내 유기하려 한 러시아 역사학자 올렉 소콜로프(63) 교수가 뒤늦게 오열하며 범행을 후회했다. 러시아 검찰은 11일(이하 현지시간)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인정 심문에 출두한 그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BBC가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소콜로프 교수는 지난 9일 이른 아침 모이카 강변에서 술에 취한 채 물에 빠져 구조됐는데 가방 속에서 여인의 두 팔이 발견됐다. 경찰이 나중에 강물 바닥을 뒤져 다른 신체 부위들을 찾아냈는데 계속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그날 아침 두 개의 가방을 데 메고 강으로 향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담겼기 때문이다. 경찰은 강에 곧바로 붙어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여제자 아나스타샤 예슈첸코(24)의 머리를 찾아냈다. 그는 법정에서 울먹이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총신이 짧은 산탄총을 네 차례나 발사해 에슈첸코를 살해한 뒤 톱과 부엌칼로 절단했다고 인정했다. 판사가 휴정을 선언할 때쯤 갑자기 큰 소리로 흐느끼기도 했다. 둘은 나폴레옹과 그 시대에 탐닉해 함께 ‘코스프레’를 즐겼다. 사귄 지 3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콜로프 교수는 함께 산 지 5년쯤 됐다고 진술했다. 말다툼을 벌이다 예슈첸코가 먼저 흉기를 들고 공격하길래 자신은 방어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내게 아름다운 이상형으로만 보였던 그 소녀가 괴물로 변해버렸다”며 이전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에 대한 질투가 말다툼의 발단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녀의 부모들은 그럴 애가 아니라고 말했다. 여성단체 등은 평소에도 소콜로프 교수가 여자 제자들에게 성희롱을 예사로 했다며 숱한 고발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립대학 책임자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크렘린궁까지 “흉측한” 범죄라고 묘사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로 이 대학 출신이기도 하다. 당연히 대학은 그를 직위 해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베를린 장벽 무너진 그날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다”

    베를린 장벽 무너진 그날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다”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 독일 통일과 동서 냉전 와해의 기폭제가 된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모두가 축하할 때 쓰라린 기억을 떠올린 이가 있었다. 바로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동독을 이끌었던 에곤 크렌츠(82) 전 공산당 서기장이다. 서기장 임기는 딱 한달이었다. 영국 BBC의 스티브 로젠버그 기자가 역사적인 날을 맞아 만나자고 했더니 발트해 바닷가에서 조용히 말년을 보내고 있는 그가 흔쾌히 응해 자동차로 베를린시를 돌아보며 소회를 들어봤다고 10일 동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로젠버그 기자는 “내가 해본 가이드 투어 가운데 가장 괴이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독일어에 서투르고 크렌츠는 영어를 못해 둘다 아는 러시아어로 대화했다. “예전에 스탈린거리였잖아!”라고 웃으며 대화가 시작됐다. 지금의 칼마르크스 거리로 향하면서였다. 그는 이어 “스탈린이 죽은 뒤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저 너머 레닌 광장이 있었다. 커다란 동상이 서 있었는데 그들이 끄집어내렸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한때 이끌었던 나라보다 훨씬 정정해 보이는 그는 “독일민주공화국(GDR)이 이 모든 걸 세웠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 “난 러시아를 사랑하고 옛 소련(USSR)도 사랑했다. 지금도 많은 인연을 갖고 있다. GDR은 옛 소련의 자식이었다. USSR은 GDR이란 요람 곁에 서 있었는데 지금은 무덤 곁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동독에는 소련군 병사 50만명이 800개 기지에 주둔하고 있어 그야말로 전방 참호 같았다. 크렌츠는 “점령군 지위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는 소련 군대를 친구로 봤다. ‘소련 제국의 일부’란 전형적인 서구식 말투였는데 바르샤바 조약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를 파트너로 여겼다. 물론 우리나라로 얘기하자면 소련이 결정적 발언권을 쥐었다”고 말했다. 1937년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엄청 빠르게 출세한 것으로 유명한데 “젊은 개척자였다. 자유독일청년에 가맹한 뒤 사회통일당에 합류한 지 얼마 안돼 당수가 됐다. 이 모든 걸 해냈다”고 자랑했다. 에리히 호네커 서기장의 승계자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하지만 그가 30년 전 10월에 서기장에 올랐을 때는 이미 집권당은 급속히 세력을 잃고 있었다. 폴란드부터 불가리아까지 시민봉기가 휩쓸고 있었고, 동독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장벽이 붕괴되기 일주일 전 크렌츠는 모스크바로 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만났다. “그는 내게 소련 인민들이 동독을 여전히 친구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더라”며 “내가 ‘여전히 GDR를 아버지처럼 돌보겠다는 거냐’고 묻자 ‘물론이지, 에곤’이라고 답하더라. 또 ‘독일 통일이 가능한지 힌트를 달라고 한다면 의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 순간 그는 진심이었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 실수였다.” 소련이 배신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로젠버그가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크렌츠는 “그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서구 정치인들은 인민의 축제였다고 말한다. 이해된다. 그러나 난 모든 책임을 어깨에 지고 있었다. 감정의 소용돌이 같은 순간이었다. 누군가 그날 밤 죽기라도 했다면 강대국끼리 군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역시 2013년 인터뷰를 통해 “종종 내가 중부와 동부 유럽을 내줬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누가 그런 걸 주고 말고 하겠는가? 예를 들어 폴란드를 줬다면 그 국민들에게 돌려줬다는 의미다. 누구 다른 이의 소유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1997년 그는 장벽을 넘으려는 동독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4년을 복역했다. 여전히 정치에 관심 많고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했다. “고르바초프와 보리스 옐친 같은 유약한 지도자들 이후 러시아는 운 좋아 블라디미르 푸틴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냉전은 결코 끝나지 않았으며 대신 “다른 방법으로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크렌츠는 “지금도 GDR 시민들의 손주들로부터 많은 편지와 전화를 받으며 내가 그들의 생일을 축하하면 조부모들이 많이 좋아할 것이라고 한다. 때때로 사람들이 서명이나 셀피를 찍자고 한다”고 했다. 로젠버그 기자와 크렌츠가 자동차에서 내리자 함부르크에서 중학생들을 데리고 현장 탐방을 온 역사 교사와 마주쳤다. 얼굴을 알아본 교사가 “역사의 산 증인을 뵙다니 대단하다. 장벽이 무너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느냐”고 묻자 “카니발은 아니었다. 아주 극적인 밤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자국 중심주의 경쟁에 손 놓는 美·유럽…‘신냉전’만 남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년

    텔레그래프 “러시아, 유럽인 행복 위협” 獨, 유럽 방어보다 러와 가스관 사업 관심 ‘中 견제’ 트럼프, 푸틴과 협력 가능성도 30년 전 11월 9일은 동서 냉전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다. 베를린은 축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냉전 시대를 끝냈던 강대국 정상들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독일을 방문해 8일 출국할 뿐이다. 6일(현지시간) 영자매체 ‘더 로컬’ 등 유럽 주요 매체들은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각국의 경쟁, 러시아 부상에 맞설 유럽의 단결력 약화 등으로 장벽이 무너진 이후의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주의 세계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념하는 것은 소련이 유럽의 삶을 통제하는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30년이 지난 오늘날 크렘린(러시아 정부)은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유럽인의 행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며 모았던 권력을 본격적으로 이용한 해로 평가된다. 차세대 탄도미사일 개발 등 군비경쟁에 속도를 낸 것은 물론이며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정보기관이 전 세계를 감시하고 위협한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9월 체첸 반군 사령관이 대낮에 베를린 도심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예로 들며 러시아는 부인하지만 아직도 냉전시대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거 이런 소련에 승리했던 ‘서구’ 세력이 30년 전처럼 단결된 의견과 통일된 전선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거래로 인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시리아 북동부 터키 국경지대에서 스스로 자리를 비워 줬다.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가 푸틴과 손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영국은 자국 ‘브렉시트’ 사태로 러시아를 견제할 여력이 없다. 덴마크는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러시아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공사를 허가했다. 특히 이번 기념일의 주인공 독일도 유럽을 방어하기보다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드스트림 완공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여권 소지자가 자국 수도에서 체첸 반군 출신 인사를 살해했는데도 침묵했다. “당장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사자후를 토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동상을 베를린 시내에 세우려던 사업은 독일 내 반발 때문에 수년간 표류하다가 30주년을 맞은 8일 미 대사관에서 제막식이 열린다. 트럼프의 미국과 독일이 더는 과거의 맹방이 아니라는 걸 잘 보여 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푸틴 “위키피디아 대체할 온라인 백과사전이 만들어야”

    푸틴 “위키피디아 대체할 온라인 백과사전이 만들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키피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인터넷 백과사전을 만들라고 주문하며 인터넷 통제를 위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언어의 미래에 관한 회의에서 “위키피디아는 새 러시아 대백과사전의 전자 버전으로 대체되는 것이 좋겠다”면서 “최소한 그것은 믿을 만한 정보를 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대학 학장이 법원에서 판결할 때 위키피디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이렇게 답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7년과 2014년 사이 종이판 러시아 백과사전의 출간을 지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3년간 17억 루블(약 310억원)을 들여 위키피디아와 유사한 러시아 버전의 온라인 백과사전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러시아어 위키피디아인 비키피디아는 150만개 이상의 자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세계 최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러시아어 사이트가 마약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통신·정보기술·언론 감독청은 위키피디아가 대마초를 농축한 마약인 차라스의 역사와 생산에 관한 글을 삭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키피디아는 결국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해 관련 내용을 수정했고 러시아도 차단을 해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5월 러시아 내 금지 웹사이트 목록을 작성하는 법안에 서명하며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연방 검찰총장에 영장 없이 웹사이트 차단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수백 개의 웹사이트가 차단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獨 베를린 도심서 백주대낮 총격 살인... 배후는

    獨 베를린 도심서 백주대낮 총격 살인... 배후는

    최근 25년여만에 최저 범죄율을 기록한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백주 대낮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어느 도시에서건 살인사건을 일어날 수 있지만 지난 8월 23일 정오에 일어난 이 사건은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피해자는 체첸계 조지아인 젤림칸 칸고슈빌리(40)로, 그는 과거 체첸 무장봉기 당시 반군 지도자로 활동했다. 칸고슈빌리는 사건 당시 모아비트 지구의 이슬람 회당에 정오기도를 하러 가던 길이었다. 한 남성이 전동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더니 칸고슈빌리에게 다가가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에 두 발, 어깨에 한 발을 발사했다. 칸고슈빌리는 즉사했고, 용의자는 몇 시간 뒤 체포됐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는 은밀히 범행할 생각이었던 걸로 보이지만 그 계획은 실패했다. 주변에 있던 십대 두 명은 그가 권총과 가발, 전동자전거를 스프리 강에 던지는 걸 봤다. 용의자는 러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으며, 미국은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베를린서 러시아인이 머리 등에 총격... 즉사美는 러시아가 배후라는데 獨 “개별적 사건”피해자 수차례 보호신청 했지만 獨당국은 묵살 유럽에 살고 있는 체첸 이민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앞서 2009년에 체첸 반군 출신 오마르 이스레일로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해당한 뒤 이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당시 오스트리아 당국은 살인에 체첸 정부가 개입돼 있다고 믿었다. 스웨덴에 있는 체첸 인권 단체인 바예폰드의 만수르 사둘레예브 대표는 “아무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지 몰랐다”면서 “처음은 실수일 수 있지만 두번째는 하나의 신호다. 이건 명백하다”고 말했다. 물론 모스크바는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자국에서 타국 정부가 개입된 걸로 추정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독일은 조용했다. 오히려 사건이 자꾸 회자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CNN은 설명했다. 사둘레예브 대표는 칸고슈빌리가 숨지기 전 독일에서 3차례나 망명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됐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은 칸고슈빌리가 제출한 망명 신청서가 몇 장인지 확인해 주지 않았다. 제2차 체첸전쟁에서 활동한 칸고슈빌리가 2005년 저항운동을 중단한 뒤 수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다는 점, 당시 그의 아내는 조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있는 유명 사립병원 의사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의 모든 망명 신청이 거부됐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사둘레예브 대표는 설명했다. 마침내 독일에서 죽임을 당하기 전까지 칸고슈빌리의 삶은 위태로웠다. 그는 2000년대 후반 트빌리시에 정착했지만 이 때부터 그를 향한 암살기도가 시작됐다. 2009년 한 조직이 그를 독살하려다 실패했는데, 그와 오랜 우정을 이어 오던 조지아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르 크바하쩨 연구원에 따르면 조지아 보안국은 이 조직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체첸 지도자인 람잔 카디로프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디로프는 잔학성과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칸고슈빌리가 친 러시아 세력에게 미움을 산 건 일면 당연하다. 그는 체첸전쟁 뿐 아니라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에서도 200명 자결단을 구성해 러시아와 싸웠다. 당시 자결단은 조지야 정규군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수도 방어를 도왔다.칸고슈빌리는 2015년 트빌리시에서 자신의 차로 걸어가던 중 뒤에서 총격을 받았다. 그는 팔과 상체에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2013년 친러시아 정부로 교체된 조지아의 수사당국은 백주대낮에 대로변에서 일어난 사건의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가 없다는 등 수사 중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였다. 분명히 정치적인 공격이었지만 사소한 범죄로 다뤘고, 칸고슈빌리가 호신 목적으로 받아 놨던 총기 소지 허가가 총격을 받을 때까지 몇 달 동안 취소됐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칸고슈빌리는 조지아 당국이 총격 사건을 묵인했다는 걸 알았고, 살아남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2015년 우크라이나 오데사로 피신했고 2016년 독일에 도착했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삶도 편안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례적인 독일 당국의 침묵에 의문을 갖고 있다. 그의 전 부인인 마나나 차티예바는 “독일 정부에 수차례 보호를 요청했지만 끝내 거부된 사람이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이 쏜 총에 맞아 살해 당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인간적인 대응을 기대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CNN의 취재에 독일 연방이주난민국과 법무장관실 등은 “개별 사건에 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응대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9월 말 언론 브리핑에서 “독일은 이 범죄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사둘레예브 대표는 “러시아는 강대국이며, 독일은 이 문제로 관계를 해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체첸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귀도 스타인버그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독일의 정치 흐름과 반이민 정서 상승이 이 사건에 관한 반응에 한몫을 했다”면서 “2016년 이후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저항이 급격히 증가했고 체첸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관리들은 칸고슈빌리의 친형 쥬라브에게 동생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며 몇달 안에 법원 판결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푸틴의 셰프’ 프리고진, 아프리카 ‘용병 사업‘으로 채굴권 따내

    ‘푸틴의 셰프’ 프리고진, 아프리카 ‘용병 사업‘으로 채굴권 따내

    러시아의 신흥 올리가르흐(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58)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업고 축재해 ‘푸틴의 셰프’란 별명으로 통한다. 1990년대 케이터링 사업을 시작해 부를 쌓기 시작했고 2001년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뉴아일랜드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서빙하는 모습 때문에 앞의 별명이 붙여졌다. 그 뒤 푸틴과 각국 정상의 만찬 때 서빙하는 모습을 비치더니 이너 서클에 가세해 영향력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문어발식 확장에다 해외 페이퍼기업들, 호화판 제트여객기와 요트를 굴리는 등 전형적인 올리가르흐 행태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미국 재무부는 2016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중간선거 때 그와 그의 사업체가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행사하려 했다며 제재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많은 서구 언론과 싱크탱크들이 그가 바르네르(또는 바그너)라 불리는 용병 기업을 운영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시리아와 리비아,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분쟁 지역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앞장 서 관철시킨다는 점이다. 물론 그는 부인하지만 그의 사업 정체는 물론 개인의 족적 자체가 미심쩍기만 하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프리고진은 원래 오제로(Ozero)로 불리는 다차(시골 별장) 클럽이 주축을 이룬 푸틴의 이너 서클 멤버가 아니었다. 20대에는 핫도그를 팔았고 케이터링 업자로 성공했지만 강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9년 동안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1990년대 자본주의의 ‘충격요법’은 범죄자들에게 많은 사업 기회를 줬고, 라이벌들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서로를 친구로 의지하게 만들었다. 프리고진은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적들에 맞서 국왕을 지키는 기사의 동화를 들려주며 푸틴을 옹위해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그는 ‘상트의 가짜 공장’이라고 불린 악명 높은 인터넷 연구 기관(IRA)을 세워 가짜 인터넷 계정을 만든 뒤 2016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만들어 사방에 뿌려댔다. 물론 운영 자금은 자신의 케이터링 사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에서 조달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보고 있다. 석 대의 제트기, 한 척의 럭셔리 요트, 세이셸 제도와 케이만 제도의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페이퍼 컴퍼니 등이 제재 대상이 됐다. 이 제트기들이 빈번히 여행한 곳이 아프리카와 중동이었다. 콩코드 케이터링은 모스크바의 여러 학교에 급식을 공급하다 지난해 12월 130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스탠퍼드 대학의 페이스북 연구자 등은 아프리카 소셜미디어의 여론 조작에 프리고진이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페북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일들에 영향력을 행사한 러시아의 인터넷 계정 네트워크 세 군데를 정지시켰다. 첫 네트워크는 마다가스카르,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이었고, 두 번째는 수단, 세 번째는 리비아를 겨냥한 것이었다. BBC 탐사보도팀은 지난해 마다가스카르 대선에 출마한 6명의 후보가 러시아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1년 전 러시아는 CAR에 교관만 175명을 파견했는데 바르네르 그룹이 이 나라에서 암약하며 금과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따냈다. 이들 광산과 용병 그룹의 관계를 취재하던 러시아 기자 셋이 총격 살해됐는데도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미국 CNN은 또 한 명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기업인이며 프리고진과도 막역한 예브게니 코도토프가 이끄는 로바예 인베스트가 맺은 채굴권 계약이 실은 프리고진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흑해 연안 소치로 43명의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대한 것도 옛 소련 시절을 재현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이 하는 사업이 푸틴의 야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도 흥미롭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 국방부와 군 부대 케이터링 납품 계약을 맺었고 가장 최근에는 크렘린의 미디어 그룹 패트리어트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이 그룹은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에는 도통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반러시아” 매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상트의 RIA FAN 통신사, Narodnye Novosti, Ekonomika Segodnya, Politika Segodnya 등 네 군데 매체를 통합했다. 이들이 포괄하던 수용자들을 합치니 관영 타스 통신이나 친크렘린 성향의 RT 방송이 거느린 독자, 시청자를 간단히 앞질렀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페북에 넘치는 아프리카 ‘가짜 정보’ 배후는 ‘푸틴 주방장’

    페북에 넘치는 아프리카 ‘가짜 정보’ 배후는 ‘푸틴 주방장’

    페이스북, 러시아가 주도 ‘왜곡 정보’ 확산 계정 적발“여론조작, 러시아가 초강대국 각인시키는 전략 일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과 연결된 페이스북 계정이 아프리카 8개국에서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적발했다고 페이스북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가짜 신분 뒤에 숨어 있는 세력은 2016년 미국 대선을 표적으로 삼아 미국에서 기소된 ‘푸틴의 주방장’ 예브게니 프리고친으로 올라갔다고 AFP통신이 페이스북 발표를 인용해 이날 전했다.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 담당 너새니얼 글레이처는 성명에서 “이런 작전 세력은 그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했는지에 관해 사람들을 오도하는 계정망을 만들었다”며 “우리가 발견한 정보들을 법 집행당국, 정책 입안자들, 산업계 파트너들에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기원된 계정들은 마다가스카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아이보리 코스트, 카메룬, 수단, 리비야였다. 왜곡된 정보 확산을 통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고, 러시아의 새 정책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여론 조작이 한 국가 차원을 넘어 아프리카 대륙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페이스북과 함께 조사에 참여했던 미 스탠퍼드대 연구자들은 적어도 계정 몇개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충돌을 일으키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한 러시아 비밀 군사 조직인 ‘와그너 그룹’에서 나왔다. 와그너 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수단에 용병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스러운 러시아 신흥 부호인 프리고친은 미국 대선 뿐만 아니라 와그너 그룹과 연관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인터넷연구기관(IRA)의 배후로 알려져 있다. 와그너 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그는 1990년대 러시아에서 고급 음식점을 운영해 ‘푸틴의 주방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한 작전 세력은 35개의 계정을 가지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아이보리 코스트, 카메룬에 초점을 맞춰 활동했다. 47만 5000명의 팔로어를 끌어모으고, 광고비로 7만 7000달러(약 9000만원)를 지출했다. 수단을 타깃으로 삼은 작전 세력은 20개의 다른 계정을 두고 신문사처럼 위장했다. 리비야를 표적으로 삼은 세 번째 세력은 15개의 계정을 두고 지역 뉴스와 지정학적 이슈들을 게재하고 있었다. 스탠퍼드대 사이버 정책센터(SCPC)는 성명에서 “작전은 적어도 국가의 명령을 받아서 한 것” 같았고, 원주민이나 현지어를 말하는 하청업자에 의존하고 있어서 탐지하기 더 어려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뿐만 아니라 와츠앱과 텔레그램도 이용했다. 연구자들은 “여론조작 작전은 러시아가 지정학적 초강대국임을 확신시키려는 글로벌 전략의 일부처럼 보였고, 리비야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준군사 조직을 배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가난하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로서 전통적으로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와 가까웠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해 서방을 깜짝 놀라게 했다. 러시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군사훈련단과 대통령 선임보좌관을 파견하고, 정부와 반군을 중재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광고 중단 압박을 받고 있는 페이스북은 올 3분기 순익이 60억 9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났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文대통령 새달 3~5일 태국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다음달 3~5일 태국 방콕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28일 밝혔다. 13~19일에는 3박7일 일정으로 중남미 제1교역국인 멕시코 공식 방문에 이어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5∼27일에는 부산에서 한·아세안 관계 30주년을 기념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11월 내내 동시다발적 다자외교와 이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불씨를 살리고 경제 실리를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관심의 초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아세안 및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다. 최근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이 이뤄졌지만,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의사가 없는 터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미 대화의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APE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회담을 갖고 북핵 해법을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APEC 기간 주요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소련, 반체제인사에 약물 주입” 폭로 부콥스키 별세

    “소련, 반체제인사에 약물 주입” 폭로 부콥스키 별세

    구(舊)소련이 반체제 인사들을 정신병동에 가둬 약물을 투입해 무기력하게 만드는 만행을 처음으로 서방 세계에 폭로한 러시아 출신 작가 블라디미르 부콥스키가 별세했다. 76세. AFP통신 등에 따르면 부콥스키는 지난 27일 밤(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소련 당국이 의사들에게 허위로 정신병 진단서를 발급하게 해 반체제 인사들을 정신병동에 감금해 탄압한 것을 전 세계에 알린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1960년대에 잡지에 글을 쓰며 학생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부콥스키는 1963년 금서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것을 시작으로 35세에 소련의 전체주의 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도합 12년을 감옥과 노동교화소, 정신병원을 전전했다. 부콥스키는 구소련이 정신병을 허위진단해 반체제인사들을 탄압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폭로한 인사로 서방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71년 6명의 반체제 인사들의 정신병력이 기록된 의료 문서를 빼돌려 서방에 제공하면서 소련의 가혹한 체제 유지 방식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소련에서 추방된 뒤 1978년 펴낸 회고록을 통해 강제노역과 정신병동에서 갇혀 지낸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가 구소련과 별로 다르지 않다면서 푸틴을 자주 비판했다. 2008년 러시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말년에는 아동 포르노 사건에 휘말려 2014년 영국 경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에르도안 “쿠르드, 150시간내 철수 안하면 청소”

    에르도안 “쿠르드, 150시간내 철수 안하면 청소”

    “난민 지원비마저 안 주면 EU에 보내” 러 전투기 본격 도입… 美와 갈등 확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시리아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공격을 멈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향해 “150시간 안에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 손으로 ‘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국과의 합의에 따라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시리아 국경에서 약 30㎞ 밖으로 쿠르드 민병대(YPG)를 철수시키지 못하면 이같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연합(EU)이 해당 지역에 이주시킬 시리아 난민 지원금을 약속한 액수의 절반만 내놨다고 지적하며 “터키 정부는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국경을 개방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시리아 난민은 유럽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 공격으로 미국과 각을 세우며 러시아와 손잡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호이(SU)35 전투기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 관계자들이 SU35 전투기 36대 구매 계약의 세부적인 조건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시리아에서 철군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맞서 싸운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7일 중대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최근 미군의 시리아 이들리브 공습작전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밤 트위터에 “아주 큰일이 방금 일어났다”고 적었다. ‘큰일’에 관해 추가 언급은 없었지만 알바그다디 사망에 대한 것이라면 시리아 사태로 미국에 쏟아지는 비판을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이날 시리아를 빠져나와 이라크에 머물던 미군 일부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 지역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유전지대가 IS 등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철군 후에도 유전 등 잇속은 챙기겠다는 것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총을 사랑한 러시아 女스파이 형기 마치고 모스크바 도착

    총을 사랑한 러시아 女스파이 형기 마치고 모스크바 도착

    지난 25일 밤 9시 11분쯤 송고한 기사를 마리나 부티나의 러시아 도착 사실 등을 인용해 27일 오전 5시 40분 업데이트합니다.러시아의 첩자로 활동한 것은 물론, 미국총기협회(NRA) 간부들을 미인계로 유혹했다는 것도 인정했던 러시아 여성이 형기를 모두 마쳐 풀려난 뒤 러시아로 돌아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교도소를 출소한 마리아 부티나(31)가 26일 모스크바의 셰메레톄보 공항에 도착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연초에 국가전복 음모 혐의만 인정해 18개월 징역형이 확정됐는데 형기를 다 채웠다. 부티나는 아버지 발레리와 함께 입국장에 들어선 뒤 자신의 석방을 위해 노력을 다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러시아인들은 절대 투항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티나는 1988년 시베리아의 바르나울이란 도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무기에 빠져들어 총기 소유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고, 로비단체 ‘Right to Bear Arms’를 직접 조직했다. 그녀는 NRA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들락거렸다. 2015년 도널드 트럼프의 라스베이거스 유세 때 만나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견해를 묻기도 했다. 이듬해 학생 비자를 얻어 워싱턴 DC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의 대학원에 입학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미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기소됐다. 자신의 로비단체 회원인 알렉산데르 토르신이 그녀에게 지령을 내린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았기 때문이었다. 토르신은 러시아 상원의원이면서 러시아중앙은행 부행장을 지내기도 한 유력 인사였다. 미국 보수 진영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NRA에 세탁한 돈을 기부하는 등의 혐의가 제기돼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다. FBI에 따르면 2015년 부티나는 데이트도 하고 동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 공화당의 로비스트 폴 에릭센에게 이메일을 보내 “외교”를 해보자고 했는데 NRA 인맥을 활용해 공화당의 대외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 러시아에 전통적으로 적대적인 미국 정부의 시각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연초에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토르신 수사는 물론, 러시아인들의 NRA 기금 기탁에 불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일에 제동을 걸어 논란을 낳았다.부티나는 처음에 혐의를 인정하지 않다가 지난해 12월 플리바겐을 통해 유죄를 인정했다. 거래 내용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토르신의 유죄를 증명할 수 있는 진술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법정 최후 진술을 통해 “내 삶을 스스로 망가뜨렸다”고 자책했다. 검찰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쳤다고 주장하자 그녀는 미국인들을 해칠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녀의 혐의가 “날조”라고 반박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녀를 수감해 “분노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주미 러시아대사관은 24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시아 여인의 삶 가운데 가장 어려운 국면이 끝나길 바란다. 가깝고 사랑하는 이들과 가능한 빨리 재회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스웨덴 인기 작가 요나손 “김정은, 백마 탄 사진 봐… 자기 객관화 잘 못해”

    스웨덴 인기 작가 요나손 “김정은, 백마 탄 사진 봐… 자기 객관화 잘 못해”

    “세계적인 리더에게 필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유머와 자기 객관화 능력입니다. 오늘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있는 사진을 봤는데,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최근 국내에서 출간한 장편 소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등장시켰다. 홍보차 방한한 요나손은 2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에서 북핵 문제를 등장 시킨 이유에 대해 “이 책 대부분을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던 2017년에 썼다”면서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트윗을 날렸던 해이다. 그래서 북핵, 메르켈, 트럼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데뷔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 4권의 장편 소설을 출간한 그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부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 작가다. 최신작인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주인공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북한에 끌려가 김정은과 핵 군축 등을 논하고 트럼프, 메르켈, 푸틴 등 세계열강 지도자들과도 만나 핵과 난민 문제 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요나손은 ‘김정은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공부했다는 것 등은 당연히 (자료에서) 봤다”면서도 “성격에 대해 이해하거나 창의적으로 상상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스위스에 살아본 적 있는데, 스위스인의 면모를 가진 동시에 폐쇄된 국가 수장을 한다는 게 가능할까 생각해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에서 김정은과 트럼프 등을 풍자적으로 다룬 이유와 관련해 “스탈린 등과 같이 예전에 죽은 사람들보다 살아있는 인물을 다루는 게 어렵지만, 세계의 리더라면 어느 정도 놀림은 감수해야 한다. 그 사람들은 남을 내려다보는 입장이지 올려다보는 입장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아공에 전략폭격기 보낸 ‘푸틴의 야심’

    남아공에 전략폭격기 보낸 ‘푸틴의 야심’

    무기 수출로 아프리카까지 세력 확장 국가 부채 200억 달러 탕감에도 서명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을 초청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자리에는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아프리카 정부 수반과 지도자 등 45명이 참석했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이에 맞춰 러시아의 대표적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160 두 대가 이날 1만 1000㎞ 거리를 비행해 남아공 워터루프 공항에 도착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아프리카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기들은 러시아를 출발해 남아공까지 13시간 동안 공중 급유를 받으면서 쉬지 않고 비행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아공과의) 양자 군사협력 발전과 양국 공군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아프리카 최대 무기 공급 국가의 위치를 굳혀 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최소 28개국과 군사협조 합의에 서명했다. 러시아 전투기와 군함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지와 항만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러시아는 냉전시대 소련이 정치 이념과 무기를 수출하고 지원했던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AP가 분석했다. 소련이 영향력을 행사했던 국가들에 러시아가 주춤한 사이 중국이 사회간접시설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영향 확대를 꾀해 왔다.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무기 제공에 감사하면서 다이아몬드와 황금, 우라늄을 무장세력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하게 게인고브 나미비아 대통령은 러시아 군사 자문단 파견을 환영한다고 밝혔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투기와 탱크 등 다른 무기를 공급한 것에 감사하다”면서 “러시아가 대출을 제공하면 더 많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 지질조사 기관은 남수단·르완다·적도기니와는 탄소자원 탐색에 합의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즈네프는 모잠비크 연안에서 석유 탐사를 준비한다고 발표했다. 앙골라는 러시아 다이아몬드 기업 알로사와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를 돌파할 활로로 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고자 부채 200억 달러 탕감에 서명했다.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유샤코프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 3년마다, 외교장관 회의는 해마다 개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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