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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플루토늄 제공→북 핵무기 기하급수 증가” 석학의 잿빛 시나리오

    “러 플루토늄 제공→북 핵무기 기하급수 증가” 석학의 잿빛 시나리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돕기 위해 비밀리에 플루토늄을 직접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21일(현지시간) 조엘 위트 스팀슨 센터 수석연구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 전문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헤커 박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이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고, 북한은 러시아와 전략적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북한 핵 프로그램 지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그는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가 비밀리에 (핵연료인) 플루토늄을 (북한에) 직접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생산해 보유 중인 플루토늄 가운데 100∼1000㎏을 북한에 건네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헤커 박사에 따르면 소련은 과거 플루토늄 12만 5000㎏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진행했던 플루토늄 처리 프로그램 협상을 통해 플루토늄 초과 보유분이 3만 5000㎏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러시아의 핵분열 물질 저장시설에서 북한으로 플루토늄을 운송할 경우 기술적인 장애물은 없다”며 러시아의 플루토늄 직접 지원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러시아의 장기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자체 핵연료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도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도우면서 북한의 평화적 전력 생산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이후) 북한은 이 경수로를 플루토늄 생산용으로 고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 영변에는 1960년대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한 IRT-2000 연구용 원자로가 있는데,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이 원자로를 가동함으로써 소량의 플루토늄은 물론 수소폭탄 핵연료인 삼중수소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박사는 예상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러시아가 북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라며 “러시아는 대규모 삼중수소 비축량과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확보 현황에 대해선 “나는 이전에 북한의 HEU 생산 능력을 연간 150㎏(대략 핵폭탄 6개 분량)으로 추정했다”며 “(북한이 현재) 최대 1200㎏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거의 모든 핵무기를 설계하고 실험한 경험을 가진 러시아가 핵무기 설계 정보와 핵실험 데이터를 북한과 공유하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이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북러 밀착 이후 전방위 외교 나선 중국 속내는[외통(外統) 비하인드]

    북러 밀착 이후 전방위 외교 나선 중국 속내는[외통(外統) 비하인드]

    서울신문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 주간 가장 중요한 뉴스의 포인트를 짚는 [외통(外統) 비하인드]를 격주 금요일 선보입니다. 국익과 국익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통일·안보 정책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겠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지난 13일 군사 협력을 논의한 이후 중국의 외교 행보에 어느 때보다 높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러가 ‘위험한 거래’를 시사한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선택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 대 한미일의 대결 구도가 더욱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중국은 최근 미국,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열면서 ‘전방위 외교’를 이어가는 모양새입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 북한과는 달리 여러 국가와 경제적, 정무적 관계에서 실리를 챙겨야 하는 중국으로선 북러 밀착에 동조하긴 쉽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6~17일 남유럽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데 이어 20일엔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안보 책사인 왕 위원이 직접 나선 것은 정상회담 사전 조율일 가능성이 나옵니다. 시 주석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직접 왕 위원에 다음 달 일대일로 정상 포럼이 열리는 베이징에 방문하겠다고 했습니다.중국의 전방위 외교전이 향하는 최종 목표에 대해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됩니다.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기대어 대미 견제 목소리를 높이거나 반대로 북러 밀착에 거리를 두며 대미 레버리지로 사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우선 핵미사일 개발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각 국제사회 규범을 위반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와는 달리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이 북러의 무기 거래에 힘을 싣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앞서 중국은 북러 정상회담 직후 “북러 사이의 일”이라고 거리를 둔 바 있습니다. 이기태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러시아, 북한은 국제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실제로 나타나는 국가들이지만 중국은 명분상으로는 국제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 협상이 이뤄진다면 국제질서 파괴에 동참하는 격이 될 수 있어 (북중러 밀착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찬성한 결의안을 스스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정상 국가’로 여기는 중국은 북러와 협력해 북중러 구도의 완성자가 되는 것만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최근 왕 위원이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군사 협력이 아닌 경제 지원의 방식으로 북중러 관계는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주변 국가가 발 빠른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항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합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 심화에 따라 대중 외교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에 긍정적 신호가 될지 관심이 모입니다.
  • “우린 포탄 없는 포병, 불량무기로 싸울 바엔…” 러軍 탈영병들의 고백 [핫이슈]

    “우린 포탄 없는 포병, 불량무기로 싸울 바엔…” 러軍 탈영병들의 고백 [핫이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성능이 떨어지는 ‘불량 무기’로 전장에 나서라는 명령을 거부하는 러시아 병사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네츠크주(州)의 바흐무트에 배치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 1442연대 병사들은 동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처지를 알렸다. 해당 영상 속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때문에 학살에 직면할 우려를 안고 있으며, 만약 후퇴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암살단’에게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말하며 최전선의 잔혹한 공포를 표현했다.이들은 “현재 전장의 상황이 너무 나빠서 일부 병사들은 다시 전투에 투입되기 전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다”면서 “탈영을 결심한 병사들도 이후 탈영병을 사살하는 임무를 맡은 암살단에게 걸려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도 싸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병이 전사했다”면서 “오늘도 우리는 공습을 위해 10명으로 구성된 그룹을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다. 결국 죽으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러시아 병사들이 전투에서 싸우기를 거부한 채 극단적 선택이나 탈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낡은 불량 무기로 꼽힌다. 러시아군은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극심한 무기 부족 현상을 겪어왔다. 결국 수십 년 동안 쓰지 않던 녹슨 무기들이 병사들에게 배치됐고, 러시아 병사들은 총알이 나가지 않는 불량 총기와 불발탄 등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공개된 동영상 속 한 러시아 병사는 “우리가 가진 탄약은 끔찍하다. 일부는 폭발하지도 않고, 쏘아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탄약이 없는 포병일 뿐”이라면서 “탄약이 다 떨어지자 우리는 보병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보병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늘도 타 연대 소속의 병사가 두려움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 병사들은 대부분 강제 동원된 러시아 남성들로 추정된다. 이들은 영상 말미에서 “결국 우리는 결정을 내렸고 도망쳤다. 무기를 남겨두고 전장을 떠났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탈영병을 쫓는) 죽음의 부대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 탈영병에 대한 처벌 강화 앞서 러시아 당국은 심각한 무기 부족과 더불어 병력 부족 현상이 시작되자 강제 동원을 통해 징집병을 모았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가 탈영병에 대한 형량을 기존의 2배인 징역 10년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투를 거부하거나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한 병사도 최대 10년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자발적으로 항복한 병사는 최대 10년, 약탈을 저지른 병사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당시 AP통신은 “일부 러시아 군인들이 전투를 거부하고 전역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번 개정안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탈영병에게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탈영병들은 도망치다 살해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AFP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군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탈영한 31세 무장 병사 1명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서부 리페츠크주(州)는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지휘관이었다가 노르웨이로 망명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같은 부대 소속 병사가 탈영 도중 러시아군에 걸려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면서 “탈영병을 추적해 처단하는 특수부대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푸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자” 에르도안 중재자에 미련…저금리에서 급선회

    “푸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자” 에르도안 중재자에 미련…저금리에서 급선회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하지 않으며,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한 뒤 자국 기자들과 만나 “흑해곡물협정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쟁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튀르키예와 유엔이 중재해 성사시킨 흑해곡물협정은 지난 7월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끝났다. 얼마 전 러시아 남부 휴양지 소치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협정 복원을 타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여전히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세계 정상들이 푸틴에 대해 부정적인 접근을 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옳다고 보지도 않는다”면서 “러시아는 보통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곡물 생산량을 놓고 봤을 때 러시아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런 나라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기도 한 튀르키예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드론(무인기) 등 무기를 제공하고 영토 주권을 지지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는 반대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튀르키예는 흑해곡물협정을 중재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이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협정을 되살릴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하며 중재의 기회를 엿봤다. 그는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서방국 지도자들에게 흑해곡물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러시아의 일부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구체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를 운반하는 선박 등에 대한 보험 제한을 해제하고 러시아 농업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시스템에 재연결하는 등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정책금리를 25%에서 5% 포인트 인상해 20년 만의 최고인 30%까지 끌어올렸다고 AFP가 전했다. 살인적으로 불릴 만큼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저금리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중앙은행은 7월과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높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튀르키예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85%로 정점을 찍은 뒤 떨어지다가 지난달 60%에 근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5월 대선에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광범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증세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되풀이된 파격적 금리 인상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집하던 기존 통화정책 기조와 정반대다. 튀르키예는 중앙은행이 사실상 대통령의 지배를 받으며 독립적 권한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는 국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학 이론과 달리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는 특이한 주장을 해왔다. 그는 “고금리는 모든 죄악의 부모”라며 통화정책에 종교적 소신까지 반영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튀르키예 경제가 수십 년 만의 최악 위기에 봉착하자 생각을 바꿨다. 기술관료로 구성된 새 경제팀은 기준금리를 곧장 크게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빠진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는 8.5%이던 금리를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뒤부터 이날까지 4차례에 걸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인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도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본다.
  • 바이든 “에이브럼스 인도” 젤렌스키 “꼭 필요”…美의회 “승리 전략 있긴 한가?”

    바이든 “에이브럼스 인도” 젤렌스키 “꼭 필요”…美의회 “승리 전략 있긴 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개월 만에 미국을 다시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계속 돕겠다고 밝히면서 3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무기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나라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영토 수복을 도울 무기 체계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고통받는 무고한 수백만명을 위한 인도주의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직 러시아만 평화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며 “우리는 오늘 전쟁을 끝낼 수 있지만 그 대신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에서 더 많은 무기를 구하려 하며 그것은 러시아도 찬성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앞서 지원하기로 한 에이브럼스 전차를 다음주부터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것이며 에너지 등 기반시설을 러시아 공습에서 방어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호크 지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무기 패키지에는 상당수의 방공 미사일과 포탄, 대전차 무기, 집속탄 등이 포함됐으나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간절히 바라는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전술 미사일은 목록에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에게 꼭 필요한 매우 강력한 패키지”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회담 성과로 두 나라가 우크라이나의 ‘미래 전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막을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의 지원에 충분히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 그는 “두 나라는 정말 진정한 동맹”이라며 기회가 될 때마다 거듭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6월 대대적으로 개시한 반격 작전이 러시아의 저항에 막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절박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240억 달러(32조172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쟁 장기화로 인해 피로가 쌓이면서 공화당 강경파 의원을 비롯해 일부 국민의 반대 기류가 예전보다 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하며 절박함을 표현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 회담에 앞서 의회를 찾아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에게 계속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고, 특히 무기와 함께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러시아의 후방 지원부대를 타격할 수 있는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원을 먼저 찾았는데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카메라 앞에서 그를 맞이하지 않았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의회 안으로 안내했다. 매카시 의장은 하원 공화당 내 강경파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미해결 숙제인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그는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요청을 거부했고, 그 이유에 대해 “지금 우리 상황을 봐라. 그럴 시간이 있느냐?”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면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의 지원이 제대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 될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화당 강경파 하원의원 23명과 상원의원 6명은 이날 백악관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문을 걸어 잠근 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계속 지원에 대한 공화당 내 반대가 크지 않으며 의회가 240억 달러 추가 지원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소모전으로는 전쟁을 이길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확실한 승리 전략이 있다는 확신이 의원들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원에서는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원 의원들과 면담에서 “지원받지 못하면 전쟁에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슈머 원내대표가 취재진에게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 면담 이후 국방부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만났고, 국방부의 9·11 테러 추모비에 헌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군악대 등 정상급 방문에 통상 수반되는 의전 없이 영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 우크라 “크름반도 러 흑해함대 사령부 타격”…미사일·드론 잇따라 쏴 (영상)

    우크라 “크름반도 러 흑해함대 사령부 타격”…미사일·드론 잇따라 쏴 (영상)

    우크라이나는 20일(현지시간)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HUR) 대변인 안드리 유소우는 이날 “우리 영토인 크름반도를 일시 장악한 침략군의 군사 기지에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계획 작전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지휘하는 군관련조직인 국가저항센터(NRC)도 이날 타격 목표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주요 사령부였으며, 공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아침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근처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러시아 방공망이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피해가 있을 수 있어 사상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흑해함대 사령부에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현지 영상에는 크름반도 상공에서 날아가고 있는 미사일이나 세바스토폴 인근 벨베크 비행장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거대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6월 대반격을 시작한 후로 특히 크름반도에 잇따라 공격을 퍼붓는 상황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크름반도에 대규모 드론 공격도 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오늘 새벽 러시아 영토 내 시설에 항공기형 드론을 이용해 테러 공격을 가하려던 우크라이나 정권의 시도를 차단했다”면서 “흑해와 크림반도 상공에서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19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벨고로드, 오를로프 지역에서도 각각 1대씩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덧붙였다.세바스토폴 당국도 여러 대의 드론이 대공방어 시스템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잔해가 세바스토폴 외곽 베르흐노사도베와 카차에 떨어졌다고 전하면서도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크름반도와 함께 자국과 접경한 러시아 서부 지역인 쿠르스크주, 벨고로드주 등에도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계속해 오고 있다. 크름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간 크름반도 병합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워온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지난달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인 케르치 다리를 공격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는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조선소를 미사일로 공격해 잠수함과 상륙함 등 첨단 무기를 파괴했다. 특히 크름반도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국방부는 당시 조선소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순항미사일 10발과 선박형 드론 3척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당시 조선소 공격에 영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가 쓰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익명의 서방 및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은 영국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사거리 250㎞의 공대지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섀도가 사용됐다고 전했다.
  • 푸틴의 ‘종말의 날 비행기’ 있는 공군기지, 우크라 공작원들이 폭파시켜 [핫이슈]

    푸틴의 ‘종말의 날 비행기’ 있는 공군기지, 우크라 공작원들이 폭파시켜 [핫이슈]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공군기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폭발했다. 이번 공습으로 군용 항공기 여러 대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의 20일(이하 현지시간)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군정보국(HUR)은 “지난 18일 공작원들이 모스크바 인근 치칼로프스키 공군기지에 침투해 폭발물을 설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군기지에는 모스크바를 침투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격추할 때 사용됐던 항공기들이 다수 있었으며, 이번 공작원들의 활동으로 해당 항공기들 상당수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군기지는 핵 폭발이 발생했을 경우 푸틴 대통령을 보호하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 ‘종말의 날 비행기’가 사용하는 기지로도 유명하다. ‘둠스데이 비행기’로도 불리는 일류신 Il-80(Ilyushin Il-80)은 지상에서 전면적인 핵전쟁이 발생할 경우 푸틴 대통령을 싣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한 뒤, 푸틴 대통령이 탑승해 명령센터로 상요할 목적으로 개발됐다.공개된 위성 사진은 러시아군 354 특수부대에 소속된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이 손상을 입은 모습을 담고 있다. HUR 측은 “AN-148 및 IL-20 항공기, 그리고 모스크바 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용 드론 격추에 활용된 Mi-28N 헬리콥터 등이 폭파됐다”면서 “헬리콥터의 꼬리 부분은 폭발로 인해 손상됐고, 옆에 있던 AN-148은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만 ‘둠스데이 비행기’도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작 활동으로 파괴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유격대는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전하며 크림반도에 대한 공습 소식도 전했다. 현재 러시아 당국은 공군기지에 폭발물을 심은 공작원을 수색 중이나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이 현지에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 제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러시아 사령부 타격 현지 언론의 주장대로,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 정보총국 대변인은 20일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일시 장악한 침략군의 군사 기지에 미사일 공격이 개시됐다”고 밝혔다.로이터 통신도 우크라이나 군이 이날 아침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근처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성공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친러 인사인 세바스토폴 시장 미하일 라즈보자예프는 이 지역을 노린 미사일 공격이 빗나갔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6월 대반격을 개시한 이후로 특히 크림반도에 연달아 공격을 퍼붓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러시아는 튀르키예 해협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해상 식량 수출을 봉쇄하는 데 세바스토폴을 적극 활용해왔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탈환을 목적으로 여러 차례 세바스토폴을 노린 공습을 실행해왔다.
  • “獨·日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젤렌스키 전범국 잊었나? 룰라와 첫 만남

    “獨·日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젤렌스키 전범국 잊었나? 룰라와 첫 만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처음으로 참석, “유엔은 비효율적이었지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안보리가 회원국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구성 역시 현재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 유지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주제로 열린 장관급 회의에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독일, 일본 등을 예로 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추가돼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바로 옆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앉아 있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지 모를 일이다.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한 책임이 있다며 상임이사국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범국가인 독일과 일본을 예로 들어 상임이사국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적 모순이 생겨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독일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일본도 대동아전쟁으로 2차 대전에 가담했던 전범국가다. 더욱이 극진한 사과와 참회를 하고 역사 교육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은 과거 동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한 과오를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최근 들어서는 원자폭탄 피폭 국가이며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런 기본적인 역사 인식도 없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버젓이 독일과 일본을 추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서방과 달리 러시아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입장을 견지해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안보리 회의를 마친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대면 양자 회담을 했다. 브라질 매체 G1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행단과 함께 룰라 대통령이 묵고 있는 호텔에 오후 4시 15분쯤 도착해 1시간 10분가량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젤렌스키는 취재진이 몰린 정문 대신 옆문으로 들어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 저는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며 “우리는 평화 구축과 양국 간 열린 대화를 항상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썼다. 두 정상의 대면 회동은 이날 처음 이뤄졌다. 당초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회담이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1월 3기 정부를 출범한 룰라 대통령은 3월에 화상 통화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 전쟁을 연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피력해 젤렌스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다른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화 테이블 마련을 위한 중재역을 자처하며 중립국 주도의 ‘평화 그룹’ 구성을 여러 번 제안했지만, 지금까지 어떤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따라주지 않았다. 앞서 이번 회담과 관련,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지지를 모으기 위한 “중요한 순간” 이라고 설명했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에 “대화는 솔직했고, 두 정상은 전보다 서로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 아제르바이잔 카라바흐의 러 평화유지군 공격받아 사망, 러 조심조심

    아제르바이잔 카라바흐의 러 평화유지군 공격받아 사망, 러 조심조심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 지역에 주둔한 러시아 평화유지군들이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자냐타그 마을 주변에서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태운 차량이 관측소에서 돌아오던 중 공격을 받았고, 탑승한 병사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수사관들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자국 군인과 민간인들이 지뢰 폭발로 사망한 뒤 지역 내 아르메니아계 자치군에 공격을 가했다. 아르메니아는 이 공격으로 32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양측은 충돌 이후 하루 만인 이날 러시아의 중재를 통해 적대행위 중단에 합의했다. 양측은 아르메니아계 자치군의 무장 해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재통합 문제 등을 놓고 21일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러시아는 2020년 9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 이후 평화협상을 중재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날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사망 사건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옛 소련권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한 가운데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비롯한 사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국의 앞마당에서 더 이상 분쟁이 격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모양새다. 국방부가 사망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은 데 이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가 인정한 자국 영토에서 활동 중으로, 아제르바이잔의 내정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별도의 성명에서 “이날 오후 1시까지 휴전협정 위반은 없었다”며 “이번 사태 동안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어린이 1400여명을 포함해 시민 300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유혈사태를 막고 인도주의법 준수를 위해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메니아는 이번 무력 충돌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르메니아 총리실은 니콜 파니샨 총리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나고로흐카라바흐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자국과 아르메니아 자치세력이 무력 분쟁을 중단하고 휴전에 합의한 데 대해 “대테러 작전이 성공했고 우리는 주권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아르메니아 측이 도발에는 합당한 대응이 따른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장조직이 항복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끝까지 작전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민간인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군에 명확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영토에 대한 주권을 되찾은 우리는 이제 통합을 원한다”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들을 통합하고 이 지역을 낙원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알리예프 대통령은 1993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하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권위주의적 통치 체제를 구축한 부친의 뒤를 이어 2003년 10월 대통령 직에 올랐다. 2008년 재선에 성공하자 3연임을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해 장기집권 토대를 갖췄다.
  • 선명한 ‘H’ 로고…‘김정은 벤츠’ 경호차량, 현대차였다

    선명한 ‘H’ 로고…‘김정은 벤츠’ 경호차량, 현대차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현대자동차를 경호차량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보면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최고급 벤츠 차량 옆으로 ‘현대차 엠블럼’이 선명한 차 두대가 보인다. 이 기록영화는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하는 장면부터 시작해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 방문(15일), 크네비치 군 비행장 및 태평양함대 방문(16일) 등 방러 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특히 영상에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호위 차량 4대가 포착됐는데, 모두 현대 스타리아로 보인다. 차량 행렬은 김 위원장이 13일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선에서 이어졌다. 특히 이 영상이 편집을 거친 녹화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현대차 로고를 그대로 노출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장면을 송출할 때도 경기장에 걸린 현대차 광고는 글자를 알아볼 수 없게 편집해 내보낸 바 있다.
  • 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제78차 유엔총회는 예상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를 모았다. 그가 늘 입는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오르자 환성이 터져 나왔다. 15분 동안 격정적인 연설을 했고, 이따금 주먹 쥔 손으로 연단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각국 대표들은 박수로 그를 응원했다. 지난해 화상으로 연설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는 물론 어린이까지 납치해 무기로 만들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가 납치한 수만 명의 어린이들은 가족과 모든 관계가 끊어진 채 우크라이나를 증오하도록 교육받고 있다. 명백한 인종 말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어린이 납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점령지 전부나 일부를 인정받기 위해 식량과 핵에너지까지 무기화해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분 국가까지 겨냥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1994년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략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고 전범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단결해야 한다.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연설을 끝맺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2년 연속 불참했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23일 총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그의 유엔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지원 문제로 미국에서 가장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 지원을 거부한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만날 계획이다. 매카시 의장은 “젤렌스키가 의회에 당선됐나? 이것이 승리를 위한 계획인가?”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지난달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위한 긴급 지출 240억 달러(약 31조원) 추가 승인을 요청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 트랙 ‘유엔 외교’를 펼쳤다. 러시아에는 정면 공세를 펼치고 뒤로는 대중국 견제에 열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적인 침략 전쟁’으로 규정한 뒤 “러시아만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이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낼 힘을 갖고 있다”며 즉각적인 철군을 압박했다. 그의 대중국 메시지는 러시아에 견줘 유화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황에 중국과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 관리를 병행함으로써 러시아, 중국과 동시에 맞서는 부담을 덜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중국 포위 또는 견제의 의지는 여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으로 ‘C5+1’(중앙아시아 5개국과 미국 협의체) 정상회의를 주최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과 역내 안보, 무역, 기후변화, 민주주의 강화 등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산시성 시안에서 이들 다섯 나라 정상과 대면 회의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20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역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베이징을 찾은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미 지역에서의 발언권 확대를 꾀했고, 전통적인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며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과 이란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푸틴, 새달 시진핑과 회담 기대”… 강해지는 북중러 연대

    “푸틴, 새달 시진핑과 회담 기대”… 강해지는 북중러 연대

    북러 정상회의를 변곡점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 3국 연대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파트루셰프 서기는 모스크바를 찾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오는 10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포럼 참석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자 협상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에 도착한 왕 위원은 21일까지 머물며 제18차 러시아·중국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 왕 위원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예방했고, 푸틴 태동령은 시 주석의 방중 초청을 수락한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올해 3월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에 재회한다. 푸틴 대통령에겐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혐의로 올해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첫 외국 방문이 된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 심화로 첨단기술 제재를 받는 중국을 끌어당겨 ‘서방 대 반서방’ 구도를 선명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양국 관계는 존중과 내정 불간섭, 국제적 상호 지지를 기반으로 한 점에 가치를 두며 (미국 등)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도 “중러 관계가 성숙하고 바위처럼 강해 변화하는 국제 상황의 시험을 견뎌 낼 것”이라며 “대만 등 주요 현안에서 중국에 지지를 표명한 것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대일로’ 구상 발표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정상 포럼에 110여개국 대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제3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의 준비 작업이 질서정연하고 순리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7월 기자회견에서 “152개 국가·32개 국제기구와 일대일로 협력 문건에 조인했다”고 발표했다. 서구세계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참여국 상당수를 ‘채무의 덫’에 빠뜨린다고 비난한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한 참여국인 이탈리아도 사업 탈퇴로 가닥을 잡았다. 그럼에도 이번 정상포럼에 많이 몰리는 것은 개도국 입장에서 ‘버리기 아까운 기회’여서다. 미국 등 서구세계는 이들 국가에 투자는커녕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 북러, 회담 후 군사협력 공개 ‘온도차’ 왜?

    북러, 회담 후 군사협력 공개 ‘온도차’ 왜?

    최근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험한 거래’를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양측의 온도차가 감지돼 눈길을 끈다. 북측은 “무력과 국방안전 분야에서의 호상교류를 강화했다”고 강조한 반면, 러시아 측은 “군사협력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19일 우리 외교부로부터 초치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관한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밝혔다고 주한 러시아 대사관 측이 자국 타스 통신에 전했다. 대사관은 “한국 파트너들에게 미국과 한국 언론에 의해 증폭되는 해당 주제에 대한 추측성 주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러시아는 오랜 파트너인 북한과의 상호 유익한 관계 발전과 관련되는 것을 포함해 맡은 바 모든 국제의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 15일 러시아와 북한은 정상회담 뒤 군사기술 협력 분야를 포함한 어떤 분야의 협정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김 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 만나 “두 나라 무력과 국방안전 분야에서의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 호상교류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하는 등 거듭 군사협력 논의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중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간)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북러 군사협력의 근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러시아는 ‘우리가 불법적인 행동을 했을 리 만무하다’ 했지만, 미국 대통령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고, 대한민국 정부로서도 이번 북러 정상 만남이 있기 몇 달 전부터 군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배경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제재 위반의 당사자가 되는 모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일부 주장처럼 러시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러시아도 제재 위반이 공식화되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9박 10일이나 평양을 비운 채 러시아 순방에 나섰던 김 위원장으로선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선물 보따리’를 최대한 강조하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원수님께서 돌아오실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인민들의 마음이 환희의 꽃바다를 이룬 평양역은 뜨거운 격정으로 끓어번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김 위원장 러시아 방문 기록영화를 신속하게 방영했다.
  • 아제르 작전 돌입 24시간 만에 카라바흐의 자치군 무장 해제 합의

    아제르 작전 돌입 24시간 만에 카라바흐의 자치군 무장 해제 합의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메니아와 분쟁을 벌여 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에 돌입한 지 24시간 만에 친아르메니아 분리주의 반군들이 러시아가 제안한 휴전 방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카라바흐 세력들은 완벽한 무장 해제 요구를 받아들여 사실상 투항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라바흐 관리들은 아제르바이잔 군의 대테러 작전이 시작된 뒤 적어도 32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관리들이 21일(현지시간) 예블라흐 마을에서 재통합 문제를 놓고 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인 대표들과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마을은 카라바흐 지역의 수도 칸켄디(아르메니아인들은 스테파나커트라 부른다) 북쪽으로 100㎞ 떨어진 곳이다. 카라바흐 지도자들은 20일 오후 1시쯤 적대 행위 중단과 함께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의약품 수송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그 뒤로도 칼켄디 주변에서 폭발 굉음이 들려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카라바흐 관리들은 주민들에게 대피시설에 머무를 것을 당부했다. 남부 캅카스(코카서스) 국가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국경에 가까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되지만,아르메니아인 12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아르메니아의 지원을 받는 자치군이 활동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소련 붕괴 얼마 뒤인 1994년 한 차례 전쟁을 벌인 바 있고, 2020년 러시아 평화유지군 주둔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간헐적인 갈등이 이어졌고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의 무기 밀반입을 이유로 아르메니아로 향하는 접근 도로를 봉쇄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려 왔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현지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불법적인 아르메니아군이 백기를 들고 모든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야 하며 불법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의 군사행동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 최소 30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는 무력 충돌을 멈추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DPA 통신은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유엔 안보리가 21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아가 안보리에 도움을 요청했고 프랑스도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유엔 총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군사 작전은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못하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구 밀집 지역에서 중화기 사용”을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니콜 파시니안 아르메니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 블링컨 장관은 알리예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의 군사 행동을 즉각 멈추고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촉구했다고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그런데 이 지역을 둘러싼 국제 역학 관계는 매우 복잡한 데다 최근 급변해 어지러울 정도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의 오랜 동맹이지만, 아르메니아가 지속해서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아제르바이잔이 인도적인 접근 도로를 봉쇄하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최근 미국과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창설을 약속한 로마조약을 비준하는 등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느라 이 지역의 안정적인 관리를 등한시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중재로 2020년 체결된 3자 협정으로 두 국가가 즉각 복귀해야 한다면서 “무력 적대행위를 멈추고 지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6주간 6600여명이 희생되며 아제르바이잔의 완승으로 끝났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아르메니아와 가까운 관계를 이어 왔으나 최근 들어 아제르바이잔과도 군사 협력을 늘리는 추세였다. 이란 정부는 두 나라에 2020년 휴전 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면서 분쟁 중재역을 맡겠다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그곳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다. 그 외에 다른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아제르바이잔의 조처는 자국의 영토 보전을 위한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경제, 군사적으로 지원해 온 튀르키예는 3년 전 전쟁에서도 아제르바이잔을 적극 도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후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양국 동맹을 선언했다. 물론 그도 두 나라를 중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이나 튀르키예나 러시아의 힘이 빠진 공백을 틈타 캅카스 남쪽을 좌지우지하려는 야심을 드러낸 셈이었다.
  • 푸틴, 보고 있나?…‘세계 최강 탱크’, 우크라이나전 실전 투입 코앞[핫이슈]

    푸틴, 보고 있나?…‘세계 최강 탱크’, 우크라이나전 실전 투입 코앞[핫이슈]

    우크라이나가 그토록 바랐던 ‘세계 최강 탱크’가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무기가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에 쏠리고 있다. AFP의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의 주력전차인 M1 에이브럼스 전차(이하 에이브럼스 전차)가 곧 우크라이나에 당도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31대를 지원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군의 1개 탱크대대가 탱크 31대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에이브럼스 전차는 세계 최강의 제3세대 전차로 꼽힌다. 복합장갑 개념을 적용해 높은 방어력을 자랑하며, 주행 중 사격도 가능하다. 에이브럼스 전차는 가스터빈 엔진을 장비하여 가속능력이 우수하며, 최고속도가 시속 70㎞로 알려져 있다. 또 관통력이 일반 철갑탄의 2배에 이르는 M829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해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은 주력전차 지원을 약속한 이후 우크라이나 병사 200여 명에게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에이브럼스 전차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현재, 미군은 에이브럼스 전차 10대를 이달 내로 우크라이나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19일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13차 회의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에이브럼스 전차가 곧 우크라이나에 다다를 것이라 공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 꺼렸던 미국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줄기찬 주력전차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까지 주력전차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당시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현지 정치매체인 폴리티코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내지 않는 것은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라, 물류, 정비 문제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1월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것 같다”면서 “에이브람스 전차는 매우 복잡한 장비이며, 고가인데다 훈련하기도 힘들고 제트엔진(가스터빈엔진)까지 장착돼 있다. 결코 유지하기 쉬운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당시 AFP 통신은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가 이 탱크를 수리할 수도, 지속할 수도, 장기적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영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 중 최초로 주력전차인 챌린저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선언한 이후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전차 지원 요구와 압박이 빗발치자, 결국 미국은 독일과 함께 전차 지원에 합의했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가 격전지이자 평원 지대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꼭 필요한 무기로 언급돼 온 만큼, 실전에 투입되는 에이브럼스 전차가 이번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젤렌스키 유엔 연설 “러시아는 식량과 에너지, 핵, 어린이 등을 무기화”

    젤렌스키 유엔 연설 “러시아는 식량과 에너지, 핵, 어린이 등을 무기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행위를 ‘인종말살’이라고 규탄했다. 식량과 에너지, 핵, 어린이 등 모든 것을 무기화하는 러시아를 악으로 규정한 뒤 “악을 신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만 명의 어린이를 납치했다”며 “러시아에 있는 이들 어린이는 가족과 모든 관계가 끊어진 채 우크라이나를 증오하도록 교육받고 있다. 이는 명백한 인종말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련 증거가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해당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점령지 전부 또는 일부를 인정받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식량 부족을 무기화하려 시도한다”며 “식량과 에너지, 어린이 등 모든 것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위험에 관해서도 “러시아가 핵에너지까지 무기화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시도는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분 국가까지 겨냥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과거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러시아의 목표는 여러분을 상대로 우리 땅과 국민을 무기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1994년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언급하고, “러시아는 핵무기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평화공식을 최초로 공개했다면서 “이제는 세계 140여개국이 이 평화공식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공식 실현을 위해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각국 정상들을 초청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략이 끝난 뒤 어떤 나라도 감히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침략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이 회의에 참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침략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고 전범은 처벌받아야 한다. 추방된 이들은 돌아와야 하고 점령지는 반환돼야 한다”며 “단결해야 한다.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연설을 끝맺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올리브색 티셔츠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그는 약 15분간 이따금 주먹 쥔 손으로 연단을 두드리는 등 격정적으로 연설했다. 각국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단에 오를 때와 연설을 마칠 때, 중요한 대목마다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과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등이 그의 연설을 경청하는 가운데 러시아 대표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수첩에 무언가를 적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는 모습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엔총회에 불참했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오는 23일 총회에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 ‘국방색 티셔츠’ 젤렌스키 들어서자 환호성…유엔 총회 관심 집중

    ‘국방색 티셔츠’ 젤렌스키 들어서자 환호성…유엔 총회 관심 집중

    한승수 등 전직 의장단도 참석…의장 “유엔 역할 살아있는 증거”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매년 한자리에 모이는 유엔 총회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원국 대표들은 총회 기간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총회 참석 정상 중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이날 오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총회장에 도착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유엔총회 일반토의에는 화상 연설로 대신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총회장에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는 일반토의 첫날 오전 12번째로 연단에 올라 국제사회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 참석해 이날 오후 3번째로 연설한다. 이란은 유엔총회를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수감자 맞교환 합의에 따라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수감자 5명을 석방했다. 양국은 수감자 맞교환 후에도 기존 적대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수감자 교환이 양국 간 더 큰 협력과 긴장 완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유엔총회장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 전직 유엔총회 의장들도 참석했다. 한 전 총리는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현직 유엔 총회 의장으로 구성된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의장을 맡고 있다. 데니스 프랜시스 현 유엔총회 의장은 한 전 총리 등 전직 의장들의 참석을 소개하면서 “그들은 이 총회장 및 연단과 함께 다자주의, 유엔의 특별한 역할 및 강력한 영향력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 ‘구소련 화약고’ 폭발 징후, 앙숙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재격돌 [월드뷰]

    ‘구소련 화약고’ 폭발 징후, 앙숙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재격돌 [월드뷰]

    러시아 앞마당이 심상찮다. 중재자 역할을 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골몰하는 사이, 캅카스 지역의 앙숙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재격돌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 진지에 포격을 가하며 ‘반테러 작전’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르메니아 군대의 전투 자산과 군사 시설 등만 정밀하게 무력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의 레이더 기지와 탄약고 등을 포격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잇따라 공개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아제르바이잔 국방부가 파괴했다는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 레이더 기지 인근에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임시 주둔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르메니아 북서부 귬리의 군사기지에는 러시아 평화유지군 3000여명 이상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르메니아 국영 ‘아르멘프레스’에 따르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인 분리주의자들은 아제르바이잔군이 전투용 항공기, 대포, 공격용 드론 등을 동원해 자치 지역을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지고 8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분리주의자들은 “부상자들 가운데 15명은 여성, 노인, 어린이 등 민간인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오늘 공습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들에 대한 아제르바이잔의 전면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이날 오전 차를 타고 이동하던 아제르바이잔의 고속도로 사업 담당 직원 2명과 군인 4명 등이 잇따라 지뢰 폭발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에 주둔하는 자치군을 쫓아내 헌정질서를 회복하겠다는 명분도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내세웠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이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반테러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의 ‘반테러 작전’ 전개 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는 니콜 파시냔 총리에게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이후 파시냔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메니아 총리실은 성명에서 “양측 모두 무력 사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과 확전을 피하기 위한 국제적 메커니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통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덧붙였다.이번 무력 충돌은 아제르바이잔이 ‘라친 통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을 허락한 지 하루 만에 빚어져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12월부터 아르메니아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로 이어지는 유일한 ‘라친 통로’를 봉쇄했다. 라친 통로를 움켜쥔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4월 검문소를 세운 뒤 7월에는 통로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통로 봉쇄로 식량과 의약품 접근에 제약이 생기면서 아제르바이잔 산악 지대에 갇힌 아르메니아 민간인 수만명은 아사 위기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NTY)는 아제르바이잔이 제노사이드(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외에 다른 글로벌 위기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를 배제한 채 자국으로 통하는 아그담 도로를 ‘인도주의 통로’라며 개방했고, 지난 18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라친 통로로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러나 하루 만인 19일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에 다시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이 통로들이 계속 개방돼 있을지는 미지수다.구소련 구성원으로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캅카스 지역의 앙숙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 국경선 안에 위치한 친아르메니아계 자치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 영유권 문제를 놓고 1994년 이후 두 차례 대규모 전쟁을 치렀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되지만, 주민 12만명 중 대다수가 아르메니아인들이다.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6주간의 전쟁에서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당시 양측 교전으로 약 6500명이 사망했다. 전쟁은 러시아의 중재로 같은 해 11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러시아는 충돌 방지를 위해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했다. 하지만 양국의 산발적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평화협정 2년 만인 지난해 9월에는 양국 교전으로 군인 210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위상이 흔들린 틈을 타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자신들의 영토로 인정해달라고 아르메니아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었다. 지난 6월에는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 부대와 아제르바이잔 군인들 사이에서 총기 발포와 대응 포격이 오가는 등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안전 보장에 소극적이라고 비난하며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안보 협력을 시사했다.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아르메니아는 독립 이후 줄곧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구소련 6개국 정치·군사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아르메니아에는 러시아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의 군사력이 집중되면서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의 안전 보장 능력에 의구심을 품게 됐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은 개전 후 끊임없이 아르메니아를 위협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양국 사이에서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아르메니아는 유럽연합(EU)·미국 및 중앙 아시아 지역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돌입했다. 지난 3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의 안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안보 문제에서 하나의 파트너에만 의존하는 것은 전략적 실수라는 점을 입증한다”면서 “아르메니아는 안보 협정을 다각화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6일에는 미국과 합동 군사연습을 발표했다. 연습에 대해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국제평화유지 임무에 참여하는 양국 군의 상호 협력 수준을 높이고, 전술적 의사소통법 등을 교환하며, 아르메니아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평화를 위한 동반자(PfP)’ 계획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전통적 우방 아르메니아와 미국 간 안보 밀착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제르바이잔이 또다시 무력을 행사하자 러시아는 즉각 중재에 나섰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무력 충돌 직후 “이 지역의 급변을 우려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무력 사용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는 양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최고위급 접촉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외교적 해결책을 찾을 기회가 있다”며 “크렘린은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3국이 서명한 평화협정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제르바이잔군은 해당 지역 민간인의 안전 보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평화유지군 증력 가능성에 대해선 “당사국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이날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상황을 논의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 국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AFP통신에 “앞으로 24시간 동안 블링컨 장관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긴장 문제를 놓고 외교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국무부 관계자도 “이번 사안은 심각하고 위험했기 때문에 미국은 모든 당사자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20일 완료되는 아르메니아와의 합동 군사연습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아르메니아와의 합동 군사연습에 참가하는 미군을 위협하는 어떤 것도 없다고 믿는다”며 “훈련 조기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아제르바이잔이 현재의 군사 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보렐 고위 대표는 “평화와 (관계) 정상화 대화에 유리한 환경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폭력을 멈춰야 한다”면서 “EU는 (양측간) 대화 촉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총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가 이날 개막한 가운데,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아르메니아 관련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유엔총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군사 작전은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못하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인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아제르바이잔에 묻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美 손잡고, 러와 악수… ‘전방위 외교’ 나선 中

    美 손잡고, 러와 악수… ‘전방위 외교’ 나선 中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주변국들의 외교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만나 북한 도발행위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중러 협력을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과 한 부주석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도발행위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 위원이 몰타에서 깜짝 회동해 상황 관리에 나선 지 하루 만이다.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대러 무기 지원에 거리를 두라’고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양측은 후속 고위급 접촉을 갖는 것을 포함해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후속 고위급 접촉은 왕 위원의 방미와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을 뜻한다.중국 외교 사령탑 왕 위원도 같은 날 러시아 외무부 리셉션하우스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회동했다. 왕 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의 협력은 다른 누군가를 겨냥하지 않으며 다른 국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거세지는 압박에도 중러의 전략적 협력은 흔들림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중국은 다극주의를 수호하고 다극화된 세계를 수호하며 더 공정한 세계질서 구축을 촉진하고자 굳건히 설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도 “최근 우리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신흥국·개도국) 국가들과 행동을 조율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화답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중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에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중국 외교부 발표에는 없어 러시아와 미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대미관계 개선에도 공을 들이는 중국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북한과 달리 중립적 입장을 유지했다.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러 사이의 일”이라며 거리를 뒀던 중국은 러시아 때문에 외교적 고립에 빠지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러는 다음달 10주년 포럼을 계기로 열릴 예정인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북러 정상회담 결과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 유엔의 추락… 개혁론 부상

    유엔의 추락… 개혁론 부상

    1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78차 유엔총회가 미국을 제외한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무관심 속에 위상과 권위가 추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산적한 국제 현안들 속에 ‘식물 기구’ 비판마저 나오는 유엔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엔은 최근 들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연쇄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대북 제재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는 서방국 및 러시아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인도·일본 등 5~6개국 상임국 노려 이런 가운데 올해 총회에선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개편론’이 주목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서 ‘안보리 구조를 들여다볼 것’을 제안하며 상임이사국 확대를 포함한 유엔 개혁론의 신호탄을 쏘았다. 현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국가는 인도, 브라질, 독일, 일본 등 5~6개국이다. 개혁론을 낳은 당사자인 러시아도 이사국 확대를 통한 안보리의 국제 영향력 확대에 찬성한다는 입장인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 18일 “안보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혁 과정은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안보리 의제를 좌초시키는 상임이사국의 권한과 영구적 지위에 대한 변경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CNN 인터뷰에서 “안보리에 대한 행정적 권한이 아예 없다”며 “사무총장은 권력도 돈도 없다. 하지만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총회 美 뺀 상임국 정상들 불참 한편 올해 총회에는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의 대통령만 참석하고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들은 모두 불참해 김빠진 무대가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년 연속 불참했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국내 현안을 이유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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