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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허블망원경, 외계서 온 두번째 손님 ‘보리소프’ 포착

    [우주를 보다] 허블망원경, 외계서 온 두번째 손님 ‘보리소프’ 포착

    태양계 너머 ‘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의 가장 선명한 모습이 허블우주망원경에 포착됐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푸른빛을 발하는 인터스텔라(interstellar·항성 간) 방문객인 ‘2I/보리소프'(2I/Borisov·이하 보리소프)의 모습을 이미지로 공개했다.  지난 12일 허블우주망원경이 4억 1800만㎞ 거리에서 포착한 보리소프는 우리 태양계의 혜성과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UCLA 대학 데이비드 제윗 박사는 "태양계를 찾아온 첫번째 외계 천체인 오무아무아가 바위처럼 보인 반면 보리소프는 매우 활동적인 일반적인 혜성처럼 보인다"면서 "두 천체가 왜 이렇게 다른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놀라워했다. 연구팀은 보리소프가 반지름이 약 1㎞인 고체 핵을 갖고 있으며, 코마(coma)처럼 핵에서 방출되는 가스와 먼지로 된 구름 같은 구조가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외계 항성계에서 만들어진 혜성으로 그 화학적 구성과 구조, 특성 등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으로 기록된 보르소프는 지난 8월 30일 우크라이나에 있는 크림 천체물리관측소에서 처음 관측됐다. 당시 아마추어 천문학자 겐나디 보리소프는 직경 0.65m의 망원경으로 태양에서 약 4억8280만㎞ 떨어진 게자리에서 흐릿한 빛을 띠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이 천체를 처음 발견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태양계 내 소형 천체를 추적하고 인증하는 IAU 소행성센터(MPC)는 지름이 2~16㎞인 이 천체가 인터스텔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초기 관측결과를 발표하면서 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으로 기록됐다. MPC 측이 2I/보리소프를 성간 천체로 보는 이유는 태양의 중력을 탈출하는데 필요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중심체를 탈출하는 이른바 ‘쌍곡선 궤도‘(hyperbolic orbit)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 타원 궤도의 천체나 혜성은 원(圓) 운동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나타내는 이심률(eccentricity)이 0~1 사이에 있으나 보리소프는 3.2에 달한다.이후 국제천문학연합(IAU)은 공식적으로 이 천체를 ‘2I/보리소프‘(2I/Borisov)로 명명했다. 이름에 붙은 ‘2I’의 의미는 두번째 인터스텔라라는 뜻이며 첫 발견자의 성(姓)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특히 보리소프의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태양계로 다가오는 과정에서 발견돼 관측할 시간이 충분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리소프는 오는 12월 9일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근일점에 도달한다. 태양~지구 거리의 두 배인 거의 3억㎞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태양계 밖으로 나가며 지구에는 12월 30일쯤 약 2억 7360만㎞까지 접근한다. 이에앞서 지난 2017년 10월 외계에서 온 첫번째 손님이 태양계로 날아들었다. 마치 시가처럼 길쭉하게 생긴 특이한 외형을 가진 이 천체의 이름은 ‘오무아무아‘(Oumuamua)로 공식 명칭은 ‘1I/2017 U1’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4시간 도서 대출·반납… 더 편해진 도서관 이용

    온라인 신청 땐 공공장소서 책 빌리고 반환 폐쇄적 열람실 구조도 탁 트인 북카페 전환 서울 강남구는 올해 초 ‘책 읽는 도시팀’을 신설하며 사용법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유(U)도서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도서관을 찾지 않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원하는 책을 대출·반납하는 시스템이다. 구청 1층 로비와 청담역, 수서역 환승통로에 설치했다. 2021년까지 환승 지하철역 4곳 등에 추가 설치한다. 365일 24시간 도서를 대출·반납할 수 있는 스마트도서관도 도입했다. 지난 8월 강남구청역 포바빌딩 지하 1층에 시범 설치했으며, 사서들이 엄선한 도서 300여권을 비치했다. 구는 삼성2동·일원2동 등 주민센터 4곳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도서관 리모델링에도 적극적이다. 도서관 열람실의 폐쇄적인 구조를 탁 트인 ‘북카페’ 식으로 바꾸고, 정보 교류와 소통 공간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은 5층 열람실을 개방형 공간으로 바꾸고, 독서 동아리 토론방도 꾸몄다. 이동식 무대를 만들어 소규모 강연과 공연도 가능하도록 했다. 역삼푸른솔도서관도 칸막이 열람실을 줄이고, 열린 좌석과 노트북석을 늘렸다. 구 관계자는 “도서관을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시설을 보강·확충해 주민들이 편리하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포토] ‘리버풀녀’ 정유나, 남심 저격 ‘핑크빛 비키니’

    [포토] ‘리버풀녀’ 정유나, 남심 저격 ‘핑크빛 비키니’

    ‘리버풀녀’ 정유나가 최근 자신의 SNS에 핑크빛 비키니를 입고 광고촬영 근황을 전했다. 사진 속에서 정유나는 인도네시아 발리섬을 찾아 요트위에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완벽한 굴곡을 뽐내고 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광팬으로 알려진 정유나는 SNS에 리버풀과 관련된 게시물을 자주 올려 ‘리버풀녀’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43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워 인플루언서다. 한편, 정유나는 최근 단독 화보집을 내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사진=정유나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유 ‘복숭아’ 음원 차트 역주행… “설리 생각하며 쓴 노래”

    아이유 ‘복숭아’ 음원 차트 역주행… “설리 생각하며 쓴 노래”

    설리(25·본명 최진리)의 사망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유(26·본명 이지은)가 과거 ‘절친’ 설리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 ‘복숭아’가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아이유가 2012년 5월 낸 앨범 ‘스무살의 봄’ 수록곡 ‘복숭아’는 지난 14일 설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멜론 실시간 차트 100위 안에 진입한 뒤, 15일 오전 10시 차트에서 20위까지 올랐다. ‘복숭아’는 또 지니 23위, 플로 30위, 벅스 15위 등 여러 음원 차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설리의 사망 비보에 슬퍼하는 팬들이 그를 떠올리며 찾아 듣는 것으로 보인다. ‘복숭아’는 아이유가 SBS ‘인기가요’를 함께 진행한 설리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작사·작곡한 노래다. ‘자꾸 눈이 가네 하얀 그 얼굴에/ 질리지도 않아 넌 왜/ 슬쩍 웃어줄 땐 나 정말 미치겠네/ 어쩜 그리 예뻐 베베(babe)‘란 가사가 담겼다. 아이유는 과거 MBC FM4U ‘푸른밤 종현입니다’에 출연해 “설리를 생각하며 쓴 노래다. ‘인기가요‘를 설리와 진행하면서 항상 그 얼굴을 넋을 놓고 봤다”며 ‘설리 찬양곡’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설리는 최근 아이유가 주연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 특별출연하며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뽐냈다. 설리는 아이유를 위해 드라마 촬영장에 ‘울 언니 밥 멕이러 왔다’며 밥차를 보냈고, 아이유는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구를 보다] 토성에선 지구가 어떻게 보일까?

    [지구를 보다] 토성에선 지구가 어떻게 보일까?

    -캄캄한 흑암의 '우주 속 한 점' 지구 지구를 떠나 먼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과연 어떻게 보일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12일자에 오른 두 컷의 사진이 지구인들을 뒤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두 사진 모두 지난 2013년 7월 19일에 찍은 것으로, 왼쪽 사진은 토성에서, 오른쪽 사진은 수성 궤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찍은 왼쪽 사진에 70억 인류가 아웅다웅 사는 지구는 토성 고리 아래 작은 점 하나로 잡혀 있다. 이때 지구와 카시니호의 거리는 14억5000만㎞로, 지구-태양 간 거리 1억5000만㎞(1AU)의 약 10배에 이르는 거리였다. 이 사진을 찍을 때 NASA에서는 '토성 보고 손 흔들기' 이벤트를 벌였는데, 이벤트에 참여한 지구인들의 1400개 이상의 사진으로 포토 콜라주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당시 토성은 지구로부터 먼 거리에 있어, 지구인들이 손을 흔드는 모습은 80분이 지나서야 토성에 도달할 수 있었다.이날 카시니가 찍은 지구 사진이 최초의 행성 간 사진은 아니다. ​1990년 2월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보이저 1호가 지구를 찍은 유명한 사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 최초로, 이때 보이저는 지구로부터 약 61억㎞ 떨어진 명왕성 궤도 부근에서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찍어 천체 사진 중 가장 철학적인 사진으로 평가받는 '창백한 푸른 점'을 탄생시킨 것이다.오른쪽의 지구-달 사진은 NASA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가 잡은 것이다. 거리는 지구로부터 약 9억800만㎞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0.6배 남짓 된다. 이 정도 거리에서 봐도 지구와 달은 캄캄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거의 붙어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마치 겁 많은 동생이 형 곁에 바짝 들러붙듯이. 달보다 지구가 밝게 빛나는 것은 약간의 과다 노출로 인한 것이다. 물론 두 천체 다 햇빛을 반사해서 빛나는 것이다. 임무를 끝낸 카시니호와 메신저호는 지구로 귀환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은퇴했다. 카시니는 토성에, 메신저는 수성 표면에 각각 충돌함으로써 그 천체의 일부가 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우주 미스터리 : 왜 우리은하에는 가스가 많을까?

    [아하! 우주] 우주 미스터리 : 왜 우리은하에는 가스가 많을까?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계에서 이상한 잉여 가스를 발견했다고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수집된 10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에서 우리은하를 떠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가스가 유입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 팀은 가스의 유입과 유출에 의한 불균형의 원인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지만, 두 양 사이에 상당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원들은 허블 망원경에 부착된 COS(Cosmic Origins Spectrograph)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는데, 이 분광기는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물체를 분석하여 온도와 화학조성, 속도, 밀도 등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COS를 사용하여 은하에서 가스의 움직임을 관찰- 추적할 수 있었는데, 가스가 우리은하에서 멀어질수록 붉게 보이는 반면, 가까워질수록 푸른빛을 띠게 된다. 이는 도플러 현상에 의한 것으로, 각각 적색이동, 청색이동으로 불린다. 연구팀은 이 가스의 추적을 통해 '적색'(유출) 가스보다 '청색'(유입) 가스가 더 많음을 파악했다.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다음 세 가지 원인 중 하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첫째, 천문학자들은 이 과도한 가스가 성간 물질에서 나올 수 있으며, 둘째 은하수가 강력한 중력을 행사하여 이웃 작은 은하계에서 가스를 끌어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이 연구가 차가운 가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만약 더 뜨거운 가스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역시 가스의 불균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신성 폭발이나 항성풍이 가스를 은하 원반에서 밀어낼 때 가스가 우리은하를 떠나게 되는 반면, 외부에서 가스가 우리은하로 유입되면 새로운 별과 행성들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가스의 유입과 유출 사이의 균형은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에서 천체의 형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독일 포츠담 대학 필립 리히터 공동저자는 성명에서 “우리은하에 대한 자세한 연구는 전 우주의 은하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하며, 우리은하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이유 컴백 예고, 푸른빛 머리 콘셉트 포토 공개 ‘기대감 UP’

    아이유 컴백 예고, 푸른빛 머리 콘셉트 포토 공개 ‘기대감 UP’

    가수 아이유의 컴백이 예고돼 화제다. 11일 아이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5th mini album. Lovepoem”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아이유가 꽃을 들고 몽환적인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푸른 빛이 도는 색으로 염색한 아이유의 헤어스타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아이유는 최근 진행한 11주년 팬미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광주, 인천, 부산, 서울에서 투어 콘서트를 열며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도시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도시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상권별 중대형 주요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광화문 공실률은 올 1분기 10%에서 2분기 12.6%로, 청담은 16.1%에서 17.6%로 늘었다. 이태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24.3%에서 26.5%로 늘었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더 싼 지역을 찾아 짐을 쌀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이처럼 수치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는 문화학자, 사회학자, 인류학자, 지리학자 등 국내 연구진 8명이 서촌, 홍대, 가로수길, 구로공단, 창신동, 해방촌 등에서 진행한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본질에 다가간다. 저자들은 동네 토박이, 세입자, 건물주, 부동산 중개업자, 구청 직원 등의 심층 인터뷰는 물론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동안 현장을 관찰했다.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소시민들의 삶, 예술마을이 해체되는 과정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리 사회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구로공단은 1960~70년대 수출 중심 성장 기조에 따라 정부가 기존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고 건설한 대규모 공장지대였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제조업은 쇠퇴했고, 공장은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이젠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숱한 공장 노동자들과 가족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봉제업으로 동네가 돌아가던 창신동 역시 쇠락을 길을 걷고 있다. 도시재생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지역 주민을 위한 재생은 찾을 수가 없다. 보통 젠트리피케이션은 갑과 을,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현상인데, 서울 서촌은 복잡다단한 지형을 형성한다. 서촌 토박이들와 이주민들이 다양한 층위를 이룬다. 카페나 상점 등을 운영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들은 ‘서촌 보존’이라는 공통의 명제를 추구하면서도 방법만큼은 제각각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이 전국적 현상이고, 대개 사회적 약자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희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이 삶을 살아낸 장소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제다. 그래서 저자들은 책 말미에 도시가 먼저인지, 사람이 먼저인지 묻는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람이 먼저”라 하겠지만, 자본은 끝내 “도시가 먼저”라고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서 안전한 곳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 ‘7번방의 선물 예승이’ 갈소원 근황은?

    ‘7번방의 선물 예승이’ 갈소원 근황은?

    아역배우 갈소원의 근황이 연예인들에 의해 공개되고 있다. 2012년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아역 예승이로 출연해 류승룡과 환상적인 부녀 호흡을 펼쳤던 갈소원 근황이 전해졌다. 출연 당시 6살이었던 갈소원은 현재 만 13살이 됐다. 최근 동료 배우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갈소원의 근황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류승룡이 제주도에서 갈소원과 함께 만난 근황을 전했으며, 며칠 전 있었던 배우 유인나 매니저의 결혼식에서 유인나, 아이유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 전해진 것. 또 ‘미스터 주’ 촬영현장에서 김서형과 찍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류승룡과 갈소원은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인연을 맺었다. 이 작품에서 류승룡은 지적장애를 가진 용구 역을 맡았으며, 갈소원은 그의 딸 예승 역을 맡아 수많은 영화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영화는 무려 12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만큼 2012년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 갈소원은 ‘7번방의 선물’ 이후 드라마 ‘출생의 비밀’을 비롯한 브라운관 작품에 주로 출연하다가 학업 생활에 집중하며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푸른 바다의 전설’, ‘화유기’와 같은 화제작에 출연하다가 예능 프로그램인 ‘둥지탈출’을 통해 학교생활 근황을 전했다. 또 갈소원은 2018년 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출품작인 ‘물물교환’의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촬영이 종료된 이성민, 배정남, 김서형 주연의 ‘미스터 주’에 출연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유정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 부위원장, 2019 서울정원박람회 개막식 참석

    유정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 부위원장, 2019 서울정원박람회 개막식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정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4)은 지난 3일 만리동 광장에서 열린 2019 서울정원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서울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환경조경나눔연구원, 환경과조경이 주관한 2019 서울정원박람회 개막식에는 유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김인호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대학생 서포터즈단 등 일반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2019 서울정원박람회 개최를 축하했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를 대표하여 축사에 나선 유 부위원장은 “올해로 5번째를 맞는 서울정원박람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주민 친화적으로 변모했고 우리 동네 골목 안에서 진화했다”라며 “매년 서울정원박람회에 깊은 관심을 보내주신 많은 시민분들과 고생하시는 관계 공무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또한 유 부위원장은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는 말처럼 정원은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창조를 하는 일”이라며 “정원을 만드는 것만큼 제대로 가꾸는 일 역시 중요하기에 앞으로도 시민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평소 마을정원가꾸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성공적인 정원 만들기 사업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도쿄서 장애인 철로추락 사망…스마트폰 촬영하며 구조 방해한 승객들

    日도쿄서 장애인 철로추락 사망…스마트폰 촬영하며 구조 방해한 승객들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퇴근길 전철선로 추락 사망사고 현장에서 일부 승객들이 참사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몰지각한 행동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6일 교도통신과 TV아사히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 퇴근길 도쿄 JR신주쿠역에서 47세 남성이 철로 위에 떨어져 때마침 역 구내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그대로 치였다. 사고가 나자 JR신주쿠역 역무원 등은 전동차와 철로 사이에 쓰러져 있는 남성의 긴급구조에 나섰다. 처참한 피해자의 모습 등을 가리기 위해 구조대는 푸른색 가림막을 현장 주변에 둘러쳤다. 그러나 일부 승객들이 가림막 아랫 부분을 통해 안쪽으로 손을 넣어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이를 보고 몇몇 승객들이 가세했고 현장은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역무원들과 이를 찍으려는 사람들, 그 광경을 지켜보는 행인 등으로 뒤범벅이 돼 가뜩이나 퇴근길 혼잡으로 악명높은 JR신주쿠역 승강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구조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윤리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철도 운영사인 JR히가시니혼은 구내방송을 통해 “고객 여러분의 도덕성에 호소합니다. 스마트폰 촬영을 삼가주십시오”, “윤리를 지키는 행동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등 안내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그럼에도 촬영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좀체 물러나지 않았다. 전동차에 치인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시각장애가 있는 이 남성이 실수로 선로 위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스스로 몸을 던졌다는 목격자의 제보도 있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소식과 관련한 일본의 신문·방송 기사에는 “인간 실격. 사람이라면 절대로 할수 없는 짓”, “자기 가족이 죽어갈 때에도 저렇게 촬영할 것인가‘, “SNS에 올릴 생각만 하다 부끄러움을 잊었다” 등 사고 당시 촬영에 나섰던 승객들에 대한 비난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TV아사히는 “왜 비참한 상황이나 과격한 것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인가. 지금 우리의 윤리의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포토] ‘육감적 차가운자태’ 로드걸 한혜은

    [포토] ‘육감적 차가운자태’ 로드걸 한혜은

    ROAD FC 로드걸로 활동하고 있는 한혜은이 지난 3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종합전시관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오토살롱위크’에서 절정의 볼륨감을 자랑해 화제다. 15만 팔로워의 파워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한혜은은 이날 푸른색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화려한 용모는 물론 완벽한 S라인을 뽐냈다. 특히 E컵의 볼륨감으로 매력을 더 했다. 넘치는 볼륨감외에 한혜은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는 화사한 눈웃음과 눈 밑의 섹시한 점. 밝고 명랑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미녀의 웃음에 킨텍스를 찾은 많은 팔로워들이 뜨거운 플래시세례로 호응했다. 170cm의 큰 키와 35-24-36의 호리병 몸매, E컵의 넘치는 볼륨감은 눈 밑의 점과 어우러져 섹시함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과를 전공한 한혜은은 자신의 SNS에 취미로 사진을 올리다 모델로 활동하게 됐다. 재학시절부터 캠퍼스의 여신으로 이름을 날린 자태는 사진으로 그대로 투영됐고, 급기야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모델로 활동하게 됐다. 지난달 8일 대구광역시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굽네몰 ROAD FC 055’에서는 기존의 로드걸인 임지우, 신해리와 함께 새로운 로드걸로 케이지에 올라 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혜은은 “오토살롱위크는 모델에게 큰 행사다. 로드걸로 발탁된 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 오토살롱위크에 서게 돼 영광이다“라며 ”오늘도 많은 팔로워들이 나를 반겨주셨다. 팔로워 때문에 로드걸로 발탁된 것은 물론 쇼핑몰도 론칭하게 됐다. 나를 아껴주는 팬들이 항상 옆에 있어서 행복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번 ‘2019 오토살롱위크’는 ‘서울오토살롱’과 정비 전시회 ‘오토위크’를 통합해 개최하는 첫 번째 행사로 자동차 애프터마켓 산업 전반의 용품 및 서비스 전시와 함께 모터스포츠, 오토라이프스타일 등 자동차 문화 및 캠핑카, 완성차까지 다양하게 전시됐다. 오는 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스포츠서울
  •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1등도 꼴찌도 없는 ‘이상한’ 훌라 축제를 가다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1등도 꼴찌도 없는 ‘이상한’ 훌라 축제를 가다

    연간 평균 온도 26도의 온화한 날씨 덕분일까. 하와이 거주민들의 성격과 그들의 생활 방식 역시 이곳의 날씨를 닮아 온화하다는 것이 정평이다. 실제로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을 떠올리며 이곳을 찾아오는 여행자들 중 다수는 푸른 바다보다 더 인상적인 하와이의 특징으로 거리에서 마주치는 하와이안의 온화한 성품을 꼽을 정도다. 필자의 생각 역시 여행자들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도시라면 으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교통 신호 위반 문제와 무수한 여행자와 차량이 뒤섞여 만드는 소음 등을 이곳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호놀룰루 시는 미국에서도 제법 큰 규모의 대도시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하와이에는 매년 약 990만 명에 달하는 서로 다른 국적의 여행자가 찾아오는 지역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그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배려가 상식인 이곳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하와이 현지 문화의 성숙도를 가늠하기에 좋은 부분일 것이다.그리고 이 같은 하와이 현지 원주민들이 만들어 내는 눈에 띄는 행사가 바로 ‘1등’과 ‘꼴찌’를 선발하지 않는 ‘훌라’ 대회다. 매년 한 차례 성대하게 치러지는 ‘프린스 랏 훌라 축제'(prince lot hula festival)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주축으로 진행하는 대표적인 훌라 축제다.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호놀룰루 시 중심지에서 진행되는 프린스 랏 훌라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경연을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훌라’를 즐기는 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공연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인 셈. 매년 이올라니 궁전에서 개최되는 이날 축제에는 약 20개의 팀과 개인 자격의 훌라 공연자들이 참여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 20여개의 팀과 개인 참여자들에 1등부터 20등까지 점수를 매겨 서열화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이 띄는 특징인 것이다.축제 현장의 분위기는 토~일요일 양일간 진행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무대 위를 오르는 참여자들의 공연을 여유롭게 즐기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현장에는 먹고 마실 수 있도록 각종 현지 음식 부스가 마련돼 있는 덕분에 현지를 찾은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셈이다. 이 같이 1등부터 20등까지 서열화 하지 않고, 공연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려는 행사의 전통은 프린스 랏 훌라 대회가 처음 개최됐던 지난 4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와이 원주민의 전통을 기념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훌라를 배우는 학교나 단체라면 누구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문을 열어뒀던 것. 특히 이는 곧 앞서 총·칼을 앞세웠던 서양 문화가 강제로 유입됐던 하와이 원주민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서방 세력이 하와이 섬을 점령한 이후 줄곧 섬 원주민들은 누구도 전통 언어인 하와이어와 문화를 자유롭게 교육하거나 배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주민에 대한 강압적인 금지정책은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원주민 고유의 문화를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왔는데, 지난 1978년 무렵에 이르러 훌라 춤에 대한 정부의 금지 정책이 풀리자 ‘훌라’에 대한 대중화 운동 분위기는 원주민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확산됐다.이 시기 가장 먼저 실시된 대회가 바로 프린스 랏 훌라 축제다. 축제 명칭 역시 카메하메하 왕 5세(1863~1872)로 재위했던 ‘랏’ 왕자에서 유래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랏’ 왕자 또는 프린스 랏 카푸아이와로 불리는 인물은 카메하메하 5세로 약 9년에 걸쳐 하와이 전역을 통치했던 왕이다. ‘랏’ 왕자는 하와이 주민들 사이에서도 유독 서구 문화가 범람하는 혼란 속에서도 하와이 전통 문화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창 서양 세력의 난입으로 인해 혼란했던 당시, 그는 훌라 춤을 수호하는 것이 하와이 원주민의 의식을 지켜내는 길이라고 여겼던 것. 본래 훌라는 하와이어로 ‘춤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와이 섬을 지켜온 원주민들이 고대시기부터 전통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독특한 무용이었던 셈. 당시 불의 여신 펠레를 위해 언니 피아카 여신이 춤을 춘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특히 훌라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에는 종교적인 의식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로 남자들을 위한 춤으로 전승됐는데, 서양 세력에 의해 성격이 변질되면서 최근에는 일반적인 오락 무용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처럼 1등을 뽑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훌라’ 축제에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축제의 주제는 ‘오 젊은이들이여, 앞으로 가자’였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하와이 현지 세대들에게 훌라 전통 의식의 의미를 전달하자는 뜻을 담았다는 후문. 더욱이 대회 참여자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는데, 하와이 전통 춤인 훌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그가 누구든 경연을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전통 문화를 함께 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운영되고 있는 것. 실제로 행사 현장은 매우 여유롭게 진행된다. 이른 오전부터 저녁 시간대까지 양일간 끊임없이 진행되는 축제 현장에는 먹거리와 마실거리 등이 마련돼 있고, 이곳을 오고가는 관람객들은 현장에 배치된 좌석 또는 잔디 위에서 대회 참여자들의 경연을 자유롭게 관람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자유로운 참여 분위기 덕분에 프린스 랏 훌라 대회에서는 이제 막 훌라춤을 습득한 유치원생 참여자부터 수 십 년 경력의 베테랑까지 한 곳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존재한다. 그리고 올해 역시 현장에 함께한 관람객들 누구도 섣불리 참여자의 공연에 점수를 매기려 하지 않았다. 다만 전통 문화를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 함께 관람하는 문화를 지켜나가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소박한 풍경… 빈티지 감성… 문학 속 그곳

    소박한 풍경… 빈티지 감성… 문학 속 그곳

    초가을,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문학작품 속 장소’를 주제로 한국문학의 정취가 묻어나는 감성 여행지 5곳을 10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소박한 풍경 속에 소설과 시,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곳들이다.#무소유의 삶을 기억하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정 스님은 글을 통해 많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며 ‘무소유’ 등의 저서 20여권을 남겼다. 스님은 2010년 입적했지만, 그의 맑고 향기로운 흔적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있다. 길상사는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은 김영한의 시주로 탄생한 절집이다. 창건 역사는 20년 남짓하지만, 천년 고찰 못지않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김영한과 시인 백석의 이야기 역시 길상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길상사와 함께 문학 이야기를 나눌 여행지가 주변에 많다. ‘님의 침묵’을 쓴 만해 한용운이 거주한 심우장,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로 잘 알려진 최순우 가옥, ‘문장 강화’를 쓴 상허 이태준의 집도 가깝다. 이태준 가옥은 ‘수연산방’으로 바뀌어 향긋한 차 한 잔 나누기 좋다.#전철로 닿는 이야기 마을 ‘춘천 김유정문학촌’ 김유정문학촌은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곳이다. ‘봄.봄’ ‘동백꽃’ 등을 쓴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에 조성됐다. 김유정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김유정기념전시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김유정이야기집 등이 있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생가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등 독특한 이름의 실레이야기길 열여섯 마당을 따라 도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의 김유정역은 빈티지 느낌 가득한 SNS 명소다. 푸른 강물 위를 걷는 소양강스카이워크, 춘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도 놓치기 아깝다. 아이와 함께라면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을 빼먹지 말 것. 실내와 실외로 구성된 키즈 파크인데, 춘천시가 운영해 가격까지 착하다.#옛 고향길의 향수 ‘옥천 정지용문학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 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이 노래 덕분에 정지용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시인’ 반열에 올라섰고, 잊히고 사라진 고향 풍경이 우리 마음속에 다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충북 옥천의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꾸민 장계국민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지용의 시와 수려한 강변 풍광이 어우러져 낙후된 관광지가 독특한 명소가 됐다. 금강이 만든 기암절벽 부소담악, 옥천 일대 조망이 일품인 용암사도 둘러보자.#눈물 닦아 줄 아름다움 ‘순천 선암사·순천만’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의 시 ‘선암사’ 첫 행이다. 1999년에 나온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수록됐다. 그가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줄 것”이라며 “실컷 울라”고 말한 장소는 전남 순천의 선암사 해우소다. 편백과 대숲을 지나 만나는 송광사 불일암도 문학의 향기가 짙다. 법정 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기거하며 대표작 ‘무소유’ 등의 글을 쓴 곳이다. 순천만습지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속 ‘무진’이다. 일상과 이상, 현실과 동경의 경계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가까이 순천문학관이 있어 그의 문학 세계를 살펴보기 좋다. 순천만습지에서 와온해변이 멀지 않다. 박완서 작가가 봄꽃보다 아름답다 한 개펄이 있다. 선암사 초입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나 순천역 근처 조곡동 철도문화마을도 여행길에 들러볼 만하다.#가난 속 피워낸 따뜻함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권정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생전에 머무른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민 곳이다. 선생의 유품과 작품, 가난 속에서도 따뜻한 글을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 있다. 2007년 세상을 떠난 권정생 선생은 ‘좋은 동화 한 편은 백 번 설교보다 낫다’는 평소 신념을 이곳에 고스란히 남겼다. 1층 전시실에는 단편 동화 ‘강아지 똥’ 초판본, 일기장과 유언장 등이 전시됐다. 인근 조탑마을에는 선생이 종지기로 일한 일직교회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 간 작은 집이 있다. 문향(文香)이 깃든 병산서원과 도산서원, 고산정, 농암종택 등도 가을 여행의 운치를 더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예술엔 경계 없어”…‘춘향’으로 한국 무대 오르는 푸른 눈의 마린스키 수석 발레리노

    “예술엔 경계 없어”…‘춘향’으로 한국 무대 오르는 푸른 눈의 마린스키 수석 발레리노

    “제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몽룡’의 이미지는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무용수로서 제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게 중요할 뿐이죠.”‘세계 최고의 발레리노’, ‘러시아 발레의 황태자’라고 불리는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34)는 자신을 향한 찬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만큼 진중하고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세계 최고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소속 수석무용수인 그는 오는 4~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 창작 발레 ‘춘향’에서 몽룡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쉬클리야로프는 함께 한국 고전 속 애절한 사랑을 연기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36)과 땀으로 무용복을 흠뻑 적신 채 막바지 연습에 몰입하고 있었다. 발레 ‘춘향’은 2007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 두 번째 창작 발레로,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녹여 무용으로 표현했다. 2014년 작품 개정 작업에서 초연에 사용한 창작 음악을 차이콥스키 음악으로 전면 교체한 유병헌(56) 예술감독은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을 듣다가 그 속에서 우리의 굿거리장단을 들었다”며 한국 고전 춘향전에 차이콥스키 음악을 접목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젤’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이미 몸에 익은 쉬클리야로프는 이번 작품을 위해 몇 배의 노력을 더하고 있다. 동양 고전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어로 번역된 춘향전을 읽으며 무대 위 몽룡을 상상 속에 그려나갔다. 그는 ‘몽룡을 어떻게 해석했느냐’라는 질문에 “춘향의 주제를 ‘사랑과 정의가 이기고 악을 물리친다’로 이해했다”라면서도 “제가 무대에서 표현할 몽룡은 직접 와서 봐주시길 바란다. 제가 해석한 몽룡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는 것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춘향’을 서양 고전 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하게 느꼈다는 쉬클리야로프는 “무용 중 글이 쓰인 부채나 붓을 많이 들고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지만, 이런 소도구들의 아름다움이 많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춘향’ 역으로 호흡을 맞춘 강미선은 쉬클리야로프에 대해 “처음에는 워낙 유명한 무용수라 함께 출연하는 게 부담됐지만, 워낙 경험이 많은 무용수이면서 풍부한 표현력을 가진 덕분에 저도 더불어 감정표현을 하게 되는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쉬클리야로프는 이번 ‘춘향’ 공연 일정 중 5일 오후 3시, 6일 오후 3시 공연에 강미선과 함께 출연한다. 4일과 5일 저녁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30)와 이동탁(31)이 각각 춘향과 몽룡으로 무대에 오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 올레’ 꿈꾼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 올레’ 꿈꾼다

    바다 풍경 담은 8·9·10코스서 3일간 열려 하루에 한 코스씩 ‘놀멍 쉬멍’ 문화체험도 日·몽골 3곳 ‘자매의 길’… 도보코스 설계 北 연계 한반도 평화올레길 개설 꿈키워높고 파란 하늘, 시원한 바닷바람. 걷기 좋은 계절 제주올레길에서 제주 가을을 만나는 축제가 열린다. 제주의 자연이 가장 빛나는 가을에 제주올레길을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문화예술 공연과 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2019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8코스(정방향), 9코스(역방향), 10코스(정방향)에서 열린다.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걷기축제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대만,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 1만여명의 올레꾼이 제주를 찾을 전망이다. ●가을 제주에 풍덩 빠져 보자 첫째 날인 31일 제주올레 8코스 약천사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논짓물까지 정방향, 둘째 날은 9코스 종점인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에서 논짓물까지 역방향, 마지막 셋째 날은 10코스 시작점인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에서 하모체육공원까지 정방향으로 걷는다. 올레꾼들은 꼬닥꼬닥 올레길을 걸으며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지역 먹거리, 제주 문화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1일차는 약천사를 시작으로,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면서 절경을 빚은 주상절리와 흐드러진 억새가 일품인 열리 해안길을 지나 논짓물까지 걷는다. 총거리 14.8km 로 5~6시간 걸린다. 2일차 9코스에서는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서 시작해서 논짓물까지 역방향으로 걷는다. 월라봉을 오르면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 보여주고, 월라봉을 지나 보리수나무가 우거진 볼레낭 길로 이어진다.절벽 위의 드넓은 초원인 박수기정에서 말이 다니던 ‘몰질’을 따라 걸어서 논짓물에서 끝난다.총거리 11km로 4~5시간 걸린다.마지막 날인 3일차에는 기존 10코스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산방산 옆과 송악산을 지나 대정읍 하모까지 걷는다. 마라도와 가파도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산방산과 오름군, 영실계곡 뒤로 비단처럼 펼쳐진 한라산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1일 차엔 중문표고버섯비빔밥을, 2일 차엔 대평성게국수를, 3일 차에는 사계보말손조배기를 점심으로 맛볼 수 있다. 드러머 리노, 해군악대, 중문마을 합창단 등이 개막 공연을 하는 등 축제 기간 출발점과 종점, 점심 장소 등에서는 각종 공연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제주의 9인조 밴드 사우스카니발이 폐막 공연을 펼친다. 안은주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10번째 축제인 만큼 정성을 들여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했다”며 “누구나 올레길에서 일상의 짐을 잠시 벗어 던지고 제주의 가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계로 진출하는 제주올레 제주올레는 규슈올레(2012년 2월), 몽골올레(2017년 6월)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자매의 길’인 미야기올레를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자매의 길은 해외에 도보여행 코스를 만드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올레라는 명칭과 길 안내 표지 등도 제주올레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다. 일본에 처음으로 올레길 개설 및 운영 노하우를 수출한 규슈올레는 현재 21개 코스가 개설됐는데, 개장 이후 50여만명의 올레꾼이 찾았다. 몽골올레는 800여년 전부터 제주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몽골이 제주올레와 제주관광공사, 울란바토르시가 함께 몽골의 속살을 보여 주기 위해 개설했다. 현재 2개 코스가 운영 중이며 2021년까지 2개의 코스가 더 열릴 예정이다. 규슈올레가 도보여행 길의 수출이었다면 몽골올레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다. 몽골올레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프로젝트 봉사단 사업의 하나로 서포터스가 파견된다. 서포터스는 4개 분야 16명이 12월부터 1년간 파견돼 몽골올레에 그늘쉼터를 설치하고 생태환경 거점을 조성한다. 몽골올레 코스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민과 관광 분야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용 외국어 교육도 한다. 주민과 관광객이 몽골올레 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클린올레 환경정화 활동과 쓰레기 분리수거 환경 개선을 위한 캠페인 홍보도 벌인다. 몽골 생태문화자원 조사를 통한 친환경 상품 디자인을 개발하고 몽골 지역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 디자인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야기올레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채기를 입은 미야기현이 길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고 제주올레에 올레길 개설을 제안해 시작됐다. 미야기올레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걷는 웅장한 해안길과 푸른 숲길, 지역 주민과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을길로 다채롭게 구성. 현재 3개 코스를 만들었다. 미야기올레는 제주올레와 규슈올레를 빼닮았으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다. 제주와 규슈올레가 아기자기한 여성적 매력을 가졌다면, 미야기올레는 씩씩하고 장엄한 남성미로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을 자랑한다. 제주올레는 북한에도 평화올레길 개설을 꾀하고 있다. 한라에서 백두를 잇는 한반도 장거리 도보여행길을 탄생시켜 세계적인 트레일로 발전시켜 나가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이유미 제주올레 일본지사장은 “규슈올레와 미야기올레는 한국 탐방객은 물론 도보여행을 즐기려는 일본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일본의 새로운 여행 테마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귀찮은 안전모, 느슨한 난간… 오늘도 1.27명, 안전이 추락한다

    귀찮은 안전모, 느슨한 난간… 오늘도 1.27명, 안전이 추락한다

    노동자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인 산업안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가 일대 전환점이 됐다. 30여년간 꿈쩍하지 않았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반을 뒤바꿨다. 내년 1월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은 얼마나 준비됐을까. 서울신문은 올 상반기 재난안전 사고를 유형별로 되짚고 ‘안전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로 10회에 걸쳐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를 기획보도했다. 이에 대한 후속 보도로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국내 현장의 실태와 구조적 문제를 짚고 해외 산업안전 강국을 찾아 제도적으로 본받을 점도 들여다봤다. 첫 번째는 건설업이다.지난해 국내 건설업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는 485명에 이른다.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추락사(290명·60%)가 차지하는 비율이 단연 압도적이다. 건설업 추락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산재다.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건설업 전반에 만연한 ‘다단계 하도급’과 이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적 모순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과 사고를 책임지지 않는 원청 사업주의 소홀한 관리·감독이 빚은 결과물이다.●빨리빨리와 귀차니즘… 작년 290명 추락사 “이번에는 뭘 또 지적하려고?” 지난 19일 서울의 한 빌라 공사장. 현장관리소장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을 매우 불편한 기색으로 맞았다. 오전 10시쯤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아무도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있었다. 건물 입구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가늘고 긴 나무토막만 놓여 있었다. 심하게 흔들렸고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았지만 다들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위로 지나다녔다. 건물 안에는 먼지가 자욱했다.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없이 작업을 이어 갔다. 옥상에 올라서자 열악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건물을 둘러싼 비계(노동자들이 지나다니도록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작업대)가 문제였다. 안전한 ‘시스템 비계’(일체형 작업대) 대신 저렴한 ‘강관 비계’(분리형 구조물)가 쓰였다. 비계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난간은 매우 듬성듬성해 까딱하면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건물과 비계 사이의 벌어진 틈도 어마어마했다. 보호장비 없이 이 틈으로 떨어지면 살아남기 어려워 보였다. 비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건물과 연결하는 장치도 중요한데, 이곳에선 느슨한 철사로 대충 감겨 있었다. 당장 추락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소규모 공사장일수록 안전에 있어서 무법지대다. ‘최대한 저렴하고 빠르게.’ 시간과 비용 절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일한 안전의식은 주먹구구식 현장 운용으로 이어진다. 추락 사고는 그저 ‘재수 없는 사고’에 불과한 것이다.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은 느슨한 사법체계와 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만들어 낸 ‘괴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없던 원청 사업주는 지금껏 산재 사고가 나도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았다. 하청 노동자가 위험한 일을 하다가 죽어도 원청은 무관심했다. 책임이 없는 곳에서는 개선도 이뤄지지 않는다.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이 일상화된 건설업에서 산재 사망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산안법은 매우 기형적인 구조였다. 도급 단계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현장에서 권한은 약해진다. 가장 위험한 업무로 내몰리는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일하다가 떨어지는 노동자들은 가장 낮은 단계의 하청업체에 소속된 사람들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빚은 슬픈 역설이다. 안보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229명이다. 건설현장에서 6개월간 하루 1.27명꼴로 사망한 것이다. 지난 8월 14일 강원 속초시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장 승강기가 15층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동계는 “(추락 사고는) 건설현장의 특성도 원인이지만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구조 속에서 실질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 게 문제”라며 “원청 사용자의 처벌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공단 ‘산업안전패트롤’ 불시 점검 제도 개선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지난 1월 산안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정부는 법체계 전반에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에 앞서 하위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이 안전·보건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하는 범위를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원·하청 여부와 상관없이 공사장 어느 곳에서든 원청은 반드시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원청이 하청업체를 선정할 때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적격 수급인을 골라야 한다. 수은 제련 등 위험성이 높은 작업은 하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건설업에서 하도급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대신 건설업은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한편 안전한 가설물들을 사용하면 산재 사망 사고가 어느 정도 줄어들 거라고 보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시스템 비계다. 일반적으로는 파이프를 엮어 만드는 강관 비계가 많이 쓰인다. 값은 싸지만 규정대로 설치하는 경우가 드물어 사고 위험이 크다. 시스템 비계는 이보다 1.5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직재와 수평재 계단, 연결 철물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훨씬 안전하다. 국내 건설현장의 시스템 비계 보급률은 20%를 밑돈다. 최소 6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는 시스템 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는 설치 비용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제도’도 이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100일간 시행하고 있는 ‘산업안전패트롤’을 통해 추락 사고가 날 위험이 큰 곳을 불시점검하고 있다. 현장을 점검하고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알려 주면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도 명령한다. 당장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한 곳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지방노동관서에 알린다. 산업안전감독 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인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꼼꼼하게 깔끔하게… 안전 지키는 의성건설 건설현장은 어떻게 관리돼야 할까. 건설업 추락사 예방에는 왕도(王道)가 없고 사소해 보이지만 기본을 지키려는 정도(正道)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인천 영종도에 있는 중소건설사 ‘의성건설’의 공사장을 찾았다. 외벽을 둘러싼 푸른색 시스템 비계는 마치 ‘맞춤 정장’처럼 들어맞았다. 사용하지 않는 건설자재들을 종류별로 정돈하는 등 깔끔한 공사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사장이 어지러우면 노동자들의 동선도 흐트러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채진영 현장관리소장의 생각이다. 건물과 비계 사이에는 또 다른 낙하물 방지망이 쳐졌고 비계 위 안전난간도 매우 촘촘하게 짜였다. 난간 사이에는 노동자가 빠지지 않도록 그물망도 있었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땐 반드시 이동식 고소작업대를 이용한다. 작업용 사다리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채 소장은 “안전에 집착하는 것이 눈앞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을 보고 있다”면서 “안전을 소홀히 여기다가 사고가 나면 공백은 최소 한 달이고 공사 기한도 못 맞춘다. 처음부터 안전하게 사고 없이 일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모욕받지 않겠다”던 마오 말대로… GDP 450배 급증 ‘G2 우뚝’

    “모욕받지 않겠다”던 마오 말대로… GDP 450배 급증 ‘G2 우뚝’

    “인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이제 일어섰다. 다시는 (외세에) 모욕받지 않을 것이다.” 중국 공산혁명에 성공한 마오쩌둥(1893~1976) 공산당 주석이 1949년 10월 1일 건국행사 직전 열린 정치협상회의 제1기 전체회의 개막사에서 이같이 선언한 지 70년이 됐다. 중국은 마오의 ‘자력갱생’을 거쳐 덩샤오핑(1904∼1997) 때부터 ‘도광양회’(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로 대표되는 개혁·개방에 나섰다. 이후 장쩌민의 ‘유소작위’(해야 할 일은 함)와 후진타오의 ‘돌돌핍인’(기세등등하게 힘으로 몰아침)을 지나 시진핑 주석에 이르러 ‘대국굴기’(큰 나라가 솟구쳐 일어남)로 나아갔다. 이제 중국은 세계 두 번째 경제대국이자 다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제조대국으로 성장했다. ●10%인 1억 5000만명은 선진국 수준 생활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건국 직후인 1952년만 해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00억 달러(당시 가격 기준)에 불과했다. 소련의 원조 없이는 생존이 힘든 빈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GDP는 13조 6082억 달러(약 1경 6330조원)로 450배 넘게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8.1%로 한국 정도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고속성장’을 일궜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만 해도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 정도였지만 2007년 독일, 2010년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9%까지 높아졌다. 2018년 중국의 GDP는 13조 6082억 달러로 미국(20조 4941억 달러)의 70% 수준까지 쫓아갔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쯤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 미국과의 경제적 공생 관계를 설명하는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라는 단어도 이제 일상이 됐다. 미국이 설계하고 중국이 만드는 ‘아이폰’은 지구촌의 삶을 크게 바꿔놨다. 국민 생활 역시 ‘전면적 소강사회’(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는 나라) 진입을 눈앞에 뒀다. 1인당 GDP는 1952년 119위안에서 지난해 6만 4644위안(약 1100만원)으로 70배가량 늘었다. 미 달러화로 환산하면 9000달러가 넘는다. 올해나 내년에는 충분히 ‘1만 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보여 건국 70주년의 상징성을 더한다. 특히 지난해 각 도시가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15개 도시는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었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약 1억 5000만명이다. 한 국가나 지역의 1인당 GDP가 2만 달러에 도달하면 선진국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인 14억명 중 이미 10% 넘는 이들이 선진국 생활수준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글로벌 금융위기때 과감한 부양책이 기회로 세계는 1990년대 말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중국의 저력을 절감했다. 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지만 중국은 되레 이 시기를 활용해 아시아 경제권에서 위상을 높였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마이너스 성장 위기를 맞자 중국은 과감하게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었다. 두 번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중국에는 기회가 됐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엑스포)를 통해 폐쇄적이던 국가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며 ‘소프트파워’(연성권력) 확충에도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인구는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런 변화를 ‘상전벽해’(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함)로 표현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1949년 건국 당시 마오의 바람대로 이제 중국은 ‘다시는 모욕받지 않을 나라’로 거듭났다. ●R&D 인력 세계 1위… “세계 놀라게 한 기적” 중국의 과학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인공위성을 직접 만들고 중국판 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도 도입했다. 올 1월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 ‘창어4호’를 보내 미국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지난해 중국의 연구개발(R&D) 인력 규모는 418만명으로 단연 세계 1위다. 신화통신은 “인류의 역사에서 70년은 한순간처럼 짧다. 그럼에도 중국은 (70년 만에) 전방위 개방사회로 발전하며 역사적 전환을 실현했고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도 창조했다”고 자평했다. 현재 중국은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일대일로 블록’을 키워 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모두 126개국, 29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팽창을 우려하는 미국의 노골적 반대에도 서유럽 국가들이 꾸준히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한 포르셰 승용차는 일대일로 사업으로 연결된 화물 열차로 단 3주 만에 중국 충칭까지 배송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고래 1마리당 경제 효과는 약 24억원” IMF 보고서

    “고래 1마리당 경제 효과는 약 24억원” IMF 보고서

    고래는 그저 몸집이 거대하게 진화한 동물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탄소를 바다에 가둬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래가 인류에 기여하는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는 마리당 200만달러(약 24억원)에 달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전문가들이 최신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의 책임저자로 IMF 산하 능력개발연구소의 부소장인 랠프 채미 박사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고래 보호가 단지 자연을 지키고 싶은 개개인이나 정부가 하는 자선 사업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의식에 변화를 주고자 고래가 주는 혜택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보고서는 아직 동료평가 학술지에 실리지 않았고 고래가 가두는 탄소 양을 두고도 아직 연구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여러 연구를 통해 고래 보호가 지구에 큰 혜택을 준다는 점을 이들 학자의 시선으로도 확실한 모양이다. 이에 따라 동물 보호에 관심이 없는 정책 결정자들이 다시 고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고래는 국제적인 공익 자산임을 세계가 인식해야 한다고 채미 박사는 지적했다.대형 고래가 대기 중 탄소를 회수해 가두는 과정은 단 하나만이 아니다. 우선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체내에 몇 t의 탄소를 저장한다. 그야말로 물속에 커다란 나무가 떠다니는 셈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고래의 사체는 해저로 가라앉아 수백 년 이상 탄소를 격리한다. 2010년 연구에서 수염고래류 중 대왕고래와 밍크고래 그리고 혹등고래 등 8종의 고래가 죽은 뒤 해저로 가라앉았을 때 매해 3만t에 달하는 탄소를 심해에 저장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만일 상업적 고래잡이의 이전 수준까지 고래 개체 수를 회복하면 이런 탄소 흡수량은 연간 16만t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래가 배출하는 배설물도 이산화탄소 흡수에 기여한다. 심해에서 먹이를 찾는 고래는 해수면 근처에서 배설물을 내보내는 데 이때 질소와 인 그리고 철을 포함한 다량의 영양분이 함께 배출된다. 이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자극하며 나아가 이들 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이다. 플랑크톤이 죽으면 흡수됐던 탄소 대부분은 다시 해수면에서 활용되지만, 일부는 사체와 함께 해저로 가라앉는다. 같은해 시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남극해의 향유고래 1만2000마리가 철분이 풍부한 배변 활동을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장을 자극해 매년 대기 중에서 20만t의 탄소를 바닷속으로 격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래 배설물로 전 세계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얼마나 증식하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오랜 기간 이 현상을 연구해온 미국의 보존생물학자 조 로먼 버몬트대 연구원은 말했다. 이에 따라 채미 박사와 그의 동료 학자들은 현재 세계에 살아있는 고래들이 바다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1% 더 증식하는 데 보탬이 된다는 가정 아래 탄소 양을 계산했다. 또한 고래가 죽었을 때 탄소 배출량은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환산해 한 마리에 평균 33t에 달하는 것을 추정했다. 그러고나서 이들 경제학자는 이산화탄소의 현재 시장 가격을 이용해 이들 고래가 포획한 탄소의 금전적 가치의 합계를 내고 생태 관광 등을 통해 고래가 가져오는 기타 경제적 효과를 더했다.그 결과, 고래 한 마리의 경제적 가치는 약 2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를 전 세계 고래 개체 수로 다시 계산하면 1조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바다에는 약 130만마리의 고래가 산다. 이를 상업적 고래잡이 이전 수준인 400만~500만마리까지 회복하게 하면 고래들이 연간 17억t의 이산화탄소를 포획하는 것으로, 브라질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많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류가 매년 공기 중에 내뿜는 400억t의 이산화탄소 중 몇 %에 지나지 않으며, 세계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엄격한 보호 활동에 나서더라도 상업적 고래잡이 이전의 개체수까지 회복하게 하려면 앞으로 몇십 년이 걸릴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바다가 심하게 오염돼 버린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의 환경보호 프로그램에 협력하는 노르웨이 재단 ‘그리드-아렌달’에서 푸른탄소(해양과 연안생태계에 포획된 탄소)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스테번 루츠 박사는 “그다지 과장할 생각은 없다. 고래만 보호한다고 해서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츠 박사가 이번 분석 결과가 제시한 수치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점은 야생 생물 보호로 초래되는 경제적 가치다. 이런 접근법은 다른 해양 생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루츠 박사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는 육지의 동물에게도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근호(7월15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아프리카 콩고의 코끼리들은 서식지인 열대우림에 몇십억t의 탄소를 가두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이 논문의 주저자인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의 파비오 베르자기 연구원은 이번 IMF의 분석에 대해 대형 동물에 관한 매우 중대한 점을 부각한다고 말했다. 즉 대형 동물이 가져오는 생태계 서비스는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된다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보고서는 IMF가 분기마다 발행하는 계간지 ‘금융과 발전’(Finance & Development)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Finance & Development/IM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토] 가을 만끽하는 해바라기

    [포토] 가을 만끽하는 해바라기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만개한 해바라기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을 알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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