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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 세상

    ●빌 아저씨의 과학교실(빌 나이 글,톰 오언 사진)우리나라에서도 EBS에 방송돼 제법 인기 끈 미국의 어린이 과학교육용 TV시리즈물을 책으로 묶었다.빌 아저씨는 코넬대 기계공학과 출신 과학자.지적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에 마술사같은 손놀림으로 일상 도구로부터 놀라운과학실험을 피워올리곤 하던 화면속 모습이 고스란히 옮겨졌다.베이킹 파우더와 식초만으로 풍선을 부풀려보이며 물질의 화학반응을 이야기하고 대롱대롱 매달린 야구공으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추체험시킨다.대류,복사,전도부터 열역학법칙에 이르기까지,원자단위에서우주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실험하나로 과학을 아이들곁에 끌어들이는재주가 놀랍다.생생한 사진과 화면,풍부한 실험사례가 생동감넘친다. 비룡소 8,000원●움직이는 건 뭐지?/알과 씨앗(김동광 글,이형진 그림)‘움직이는…’은 돛단배의 바람,물레방아의 물부터 질주하는 말,엄마뱃속 동생심장박동까지 생물,물리학을 가로질러가며 ‘운동’개념을,‘알…’은 씨앗의 발아,알의 부화,인간의 수정부터 성장까지 ‘발생’개념을알려주는 과학그림책시리즈.아이세움 7,500원●호랑이 뱃속에서 고래잡기(김용택 글,신혜원 그림)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이 구수한 입말로 들려주는 옛이야기 모음집.“처갓집이 뭐냐고?아내가 태어난 집이야.아버지는 처갓집 간다고 하고,너는 외갓집 간다고 하고,어머니는 친정에 간다고 그러는데 실은 세 집이 한집인 셈이지.알겄냐?”(‘내 방귀 꼬숩지요?’에서)푸른숲 6,500원●마당에 든 유령/야채밭에 든 해적/사라진 마법사(카차 쾨니히스베르크 글,다크마르 헨체 그림)‘명탐정 카츠’ 시리즈 세권.고양이 탐정 카츠가 닭다리·당근 도난사건,마법사 실종사건 등을 해결해간다. 웅진닷컴 각권 5,000원
  • ‘1월의 읽을만한 책’ 10권 발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www.kpec.or.kr)는 ‘미녀와 야수,그리고 인간’(김용석·푸른숲)과 ‘언론이 조선왕조 500년을 일구었다’(김경수·가람기획) 등 10종을 1월의 읽을만한 책으로 선정,발표했다.
  • 신간 맛보기

    ◆새 근원수필/조선미술대요(김용준 지음,열화당 펴냄) 화가이자 미술사학자,미술평론가인 근원(近園)김용준(1904∼67)의 문화예술론이집약된 글모음집.5권으로 기획된 ‘김용준 전집’중 먼저 1·2권이나왔다. ‘새 근원수필’에는 1948년 출판된 ‘근원수필’에 수록된 글들을비롯,근원의 첫 수필인 ‘서울사람 시골사람’,월북 몇달 전인 50년발표된 ‘십삼급(級)기인(碁人)산필(散筆)’등 53편의 글이 실렸다. ‘조선미술대요’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국권상실기 조선미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비교미술사학의 관점에서 기술한 인문교양서다.각권 1만5,000원◆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임길진 등 13명 지음,백의 펴냄) 굴절된한미관계사와 미국에 대한 한국의 종속현상을 분석. 1부는 한미관계사와 한국의 미국적 가치를,2부는 우리 교육을 둘러싼미국주의를 다뤘다.제너럴 셔먼호 사건과 관련,미국의 침략행위를 은폐하는 등 미국 찬양과 반공주의의 논리가 횡행하는 고등학교 교과서내용을 비판했다.3부는 일본과 북한,러시아의 미국관,또 미국의 일본관을 짚었다.4부는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배경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을 실었다.미국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해준다.1만3,000원◆미녀와 야수,그리고 인간(김용석 지음,푸른숲 펴냄) 미국 디즈니의애니메이션(저자는 만화영화가 아니라 魂畵·얼그림이라고 표현)작품4편을 철학적으로 분석.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마법을 푸는 통상적 스토리와 달리,마법에 걸린 왕자 스스로가 사랑을 배우고 실행해서 여자의 사랑을 받아야 마법이 풀리도록 돼있는 ‘미녀와 야수’의 차별성을 진단. 여주인공의 머리색깔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관찰.‘자유와 진리’를주제로 한 ‘알라딘’,햄릿과 유사하다는 ‘라이언 킹’,원작을 해피엔딩으로 수정한 ‘인어공주’도 다양한 각도로 해부.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면서 컨텐츠가 부족한 한국 애니메이션산업이 참고할 만 하다.1만5,000원◆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다음을 지키는 엄마 모임 지음,시공사 펴냄)제목이 너무 도발적이다 싶다가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정말 그렇게라도 해야 할듯한 위기감에휩싸이게 하는 책.‘…엄마 모임’은 경실련 환경개발센터에서 떨어져나온 ‘환경정의시민연대’의 주부 모임. 아이들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헤매다 거꾸로 식탁오염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만 확인했다.책은 이들이 울리는 절박한 사이렌.라면,냉동식품은 물론 믿고 먹던 우유 콩 생선 등도 식품첨가물에 환경호르몬 범벅이라는 주장.믿고싶지 않은 현실에 넋두리만 늘어놓는게 아니라 이모저모 대안을 챙겨본 점이 돋보인다.8,500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희망의 여정

    나는 산행을 좋아한다.산에 오르면 신선한 공기와 맑은 하늘,푸른숲….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대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산길을걷다 보면 어느덧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지나온 모습들을 돌이켜보면서 앞으로의 삶과 나아가 겨레의 진로까지 고민해볼 수 있는 사색의시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여정(旅程) 또는 산에 오르는 것에 비유한다.이는 여행이나 등산이 도달해야 할 어떤 목적지를 미리 정하고 그것에도달하는 길을 찾아가는 것처럼 인생도 어떤 목표를 향한 부단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희망의 새 천년 새로운 세기와 함께 남과 북은 화해와 협력,평화와통일을 향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써 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는 우리로서는 ‘시작’이란 말이 함축하고있는 의미와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시작’은 언제나 우리에게 설렘과 희망을 안겨주게 마련이다.그러나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되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구멍이 없다”고 말했듯이 처음부터 그릇된길로 들어서면아무리 노력을 해도 우리가 목표한 결과에 도달할 수 없다는 지혜를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난 55년간 냉전의 굴레 속에 갇혀 있었다.이제 겨우 평화와 번영을 향해 첫 걸음을 떼어 놓았다.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길을가고 있는 것이다.남북간에 진행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경의선 철도 연결과 경제협력 4대 합의서 타결 등이 바로 그것이며,이는 우리가 그동안 북측에 그토록 요구했던 일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혹자는 “빠르다” “길을 잘못 든 것 아니냐”며 시작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호흡을 가다듬고 변화하는 역사의 흐름을 냉정히 파악해야 한다.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세계적 변화 속에서우리는 민족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으로 마땅히 시작을 한 것이다.멀리 내다보면서 자신감을 갖고 분명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듯이 인생도 많은 변화와 기복을 겪게 된다.남북이 하나 되어 가는 긴 여정에서 우리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인내와 노력,그리고 치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그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은 많고,갈수록 길은 멀게만느끼게 될 것이다.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자신의 체력에맞게 산을 올라야만 중도에 포기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함께 걷고 있는 화해와 협력,평화와 통일의 길은 우리 민족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스스로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인생이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이듯 민족 개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을충실히 수행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럴 때 평화와 통일이라는 정상은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이 가고 있는 길은 더 이상 ‘외로운 여정’이 아닌 ‘희망의 여정’이 될 것이다.남과 북은 든든한 동반자로서 서로에게 다가서고 있다. 朴在圭 통일부장관
  • 한강변 푸른숲 가꾼다

    서울의 동서 수경축을 형성하는 한강변의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일대가 다양한 꽃과 나무로 어우러지는 녹지축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한강의 경관을 살리고 녹지의 질적 수준과 환경정화기능을향상시키기 위해 올해 말까지 올림픽대교와 강변북로에 면한 한강변12.5㎞에 수목을 집중적으로 심기로 했다. 이 가운데 수목의 특성에 따라 지난 10월까지 메타세콰이어 등 교목10종 1,700그루와 관목 2종 2만3,300그루 등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12종 2만5,000그루 심기를 마무리했으며 나머지 2만 3,700여 그루는연말까지 모두 심을 계획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서울관문 공항로변 푸른숲 새단장

    서울의 관문인 강서구 공항로변이 내년 6월까지 푸른 숲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서울시는 김포공항을 이용,서울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푸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지역 1.7㎞ 구간에 수림대를조성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공항로변 320m 구간 양쪽에 폭 25m로 조성될 예정인 수림대에는메타세콰이어 느티나무 등 모두 30개 종류 4만2,480그루의 수목 및초화류가 심어진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9일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인근에서 시민 기념식수행사를 갖는다. 행사에는 지난 6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기념식수 신청을 한 시민중 선정된 200여명과 강서구민 및 직능단체 회원 500여명 등이 참가해 2,400여평에 메타세콰이어,느티나무 등 모두 5,873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가 추진중인 ‘참여형 녹지조성 방식’의 일환으로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회원 200명이 자체 조성한 기금 6,000만원으로 동산 510평에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문창동기자 moon@
  • “난 컴퓨터로 읽는다 ‘e북’ 클릭!”

    S출판사에서 펴낸 펄 벅의 장편소설 ‘대지’. 초대형 인터넷서점 A사에서 주문할 경우,책값 5,000원에 배송료 1,250원이 더해져 모두 6,250원이 든다.책이 집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금결제일로부터 3∼5일.하지만 전자책서점인 B사에서는 3분의 1도 안되는 2,000원이면 살 수 있다.또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내려받기)하는 1∼2분만 기다리면 곧바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전자책(e-북)이 새로운 인류문화의 전달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며 독서 및 출판 문화의 흐름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전문업체들이 급속히 늘면서 이용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업체 현황]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많아야 20억원대.걸음마 단계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매년 10배 이상 늘어 2005년에는 전체출판시장의 30%에 이르는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전자책업계는 기존 출판사들이 연합해 만든 북포털업체들과 전자책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김영사 푸른숲등 1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한 전자책 포털 ‘북토피아’가 최근 서비스를시작했고,민음사 중앙M&B 청림출판사 등이 만든 ‘에버북’이곧 서비스에 나선다. 솔루션 전문업체인 ‘와이즈북’과 ‘바로북’도 각각 수십개 출판사들과 제휴해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다.최근에는 종이책을 판매하는 인터넷서점들까지 가세했다.인터넷서점 ‘예스24’는 윤대녕 박상우 구효서씨 등 유명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전자책으로만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융합체] 전자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빠르고 싸게 책을사볼 수 있다는 점.인터넷에 접속,해당업체가 제공하는 전용 읽기프로그램(뷰어·Viewer)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한뒤 원하는 책을 구입하면 그만이다.지금은 대부분 PC 모니터를 이용해 보는 방식이지만앞으로 전용 단말기시장이 활성화되면 버스나 전철에서 작은 책 모양의 전자 단말기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을 전망이다. 전자책의 제작원가는 통상 종이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업체들이종이책 값의 절반 이하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다.원하는 내용만 골라서 살 수도 있다.와이즈북은 단편소설집을 중심으로 보고싶은 소설만낱개로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자책은 디지털기술의 융합체로 불린다.책의 골격이 되는 문자와영상의 멀티미디어 기술은 기본이고,수익성의 생명인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첨단 복제방지장치가 동원된다.하드웨어인 단말기 제조기술,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화면 글꼴,책의 부피를 줄이는 파일압축 기술도 필수적인 요소다. [걸림돌도 적잖아] 가장 큰 문제는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에 절대적인영향을 주는 저작권. 업계는 전자책을 마구잡이로 복사할 수 없도록복제방지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복제방지 장치를 깨뜨리는기술 또한 함께 발전할 게 분명하다.또 전자책을 인쇄해 불법유통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파일형태로 제공되는 전자책의 유형을 표준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 단말기에서는 읽히고 저 단말기에서는 안 읽히면 곤란하기 때문이다.단말기의 가격 인하도 보급 확대의 열쇠다.전자책 자체는 싸지만 단말기 값은 컬러화면의 경우,50만원대를 넘어선다. 기존 종이책 시장의 붕괴를 우려하며 전자책 출판을 꺼리는 출판업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그러나 김영사 박은주(朴恩珠·43·여)사장은 “전자책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면서 “그러나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수익이 창출되면서 거대한 디지털 출판시장을형성,전체 출판계를 살찌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오재혁 와이즈북 사장 “전자책, 출판시장에 새바람”. “전자책은 저작권 보호 기술이 핵심입니다.온라인에서 마음대로 복사할 수 있다면 전자책 시장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자책 전문서비스업체 와이즈북(www.wisebook.com) 오재혁(吳在爀·33) 사장은 전자책의 발전 조건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오사장이 지난해 초 전자책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을때부터 착안한 것도 저작권 보호 기술이었다.불법복제를 막을 수만있다면 전자책은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었다.오씨는 운영해오던 e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을 그만두고 기술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해 7월 전자책 저작권보호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온라인에서 산 전자책을 구입자의 PC에서만 보고 복제는 할수 없게 한 기술이었다.대신 가격은 종이책의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지금까지 출판한 책은 모두 600여권.삼성출판사와 영진닷컴,창작과비평사,문학과지성사 등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과 계약을 맺고 종이책들을 전자책으로 재출간하고 있다.현재 2만여권의 책을 전자책으로탈바꿈시키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00여권을 올해 안에 출판할 예정이다.내년부터는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입맛에 따라 텍스트나 동화,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전자책 형태로 제공하는 POD(Publish On Demand)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와이즈북의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오는 18일부터 일주일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북페어에 국내 전자책업체로는유일하게 초청받았다.‘전자책 어워드’에서도 본선에 진출,외국 전자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출판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오사장은 전자책의 성장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현대심리학 주춧돌 3인의 학문과 열정

    심리학만큼 제 대접을 받기까지 수난이 많았던 학문도 드물다.기껏사제나 주술사들의 종교의식쯤으로 인식되다가 19세기에는 다시 과학적 논리에 입각한 현대의학에 배격당해야 했다.프로이트의 학문체계에 기대 가까스로 학문영역에 편입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였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초상화가이자 전기작가이며,‘광기와 우연의 역사’의 저자로 잘 알려진 슈테판 츠바이크는 가려진 심리학의궤적을 더듬었다.1931년에 발표한 저서 ‘정신의 탐험가들’(푸른숲)에서 심리학의 전사(前史)적 기록을 살펴보기로 한 지은이는 3인의역사속 심리학자를 불러냈다. 현대심리학이 꽃피기까지 자양역할을 한 3인은 프란츠 안톤 메스머와 메리 베이커 에디,그리고 구구한 해설이 필요없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그들의 독특한 삶과 신념,연구과정을 책은 두루두루 평전형식으로 엮었다.메스머와 에디에 대한 소개는 독자들에게 뜻밖의 참신한 책읽기 체험을 선사해준다. 현대 심리치료의 시조로 뒤늦게 평가된 프란츠 안톤 메스머(1734∼1815)가 먼저 소개된다.신학,철학,의학박사였던 그는 우연히 자석치료의 효과를 경험하고,인간의 신경에 적절한 영향을 줌으로써 어떤 화학약품보다도 강한 치료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이론을 폈던 이다. 인간의 정신적 불안정 상태를 자기(磁氣)요법으로 치료하는,이른바‘메스머 열풍’을 일으킬 즈음 그는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인마리 앙투아네트로부터 후원을 약속받을 정도로 명성을 날렸었다.그러나 그의 실험은 ‘몽상적’이란 비난에 휩쓸려 지속적인 빛을 보지 못했다.그러고 보면,그의 이야기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의 전형이다.학계로부터 공인받지 못한 메스머는 끝내 사기꾼으로 몰리는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다음은,독특한 방법의 심리치료를 근간으로 ‘크리스천 사이언스’라는 유명한 종교운동을 주도한 여성 메리 베이커 에디(1821∼1910).굳이 심리학사(史)와 연관짓지 않더라도 그의 생애는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일대기가 된다.쉰줄에 접어들고서야 본격적 사회활동을 시작한 늦깍이였던 그는 영적 에너지에 기탁해 암시를 하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종교에 자본을 결합시킨전형적인 미국식 종교운동 방식을 고집했다는 이유로,지은이는 그를썩 곱게 보지는 않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쪽에 무게중심을 둔 건 당연하다.책을 집필할 당시 프로이트가 생존해 있었던 만큼,지은이는 그와 친분을트고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심리이론이 정립된 시대적 상황에서부터 “해부용 칼을 들고 철학을 한” 프로이트의 학문세계가 115쪽에걸쳐 되짚어진다.편집자 후기에는 프로이트의 편지가 수록돼 있다.안인희 옮김.1만3,000원황수정기자 sjh@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투기.환경.시장의 삼각관계

    ‘땅’ 하면 으레 떠오르던 것이 있었다.바로 ‘부동산 투기’였다. 지금은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70년대 말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열풍은 90년대 초반까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가슴을 울리며 우리 사회·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이 동원됐다.양도세 부과,자금출처 조사,현장점검,복덕방 집중단속….급기야는 모든 토지를 차라리국유화해 버리자는 소리까지 있었다.그런데 사실 자기가 투기꾼이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모두 자기는 건전한 투자자라고 했다. 요즘 들어서는 부동산 투기라는 말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왜 그럴까.그 많던 투기꾼들이 자성하고 건전한 투자자로 돌아선 탓일까.아니면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효과를 보았기 때문일까. 곰곰히 돌이켜보면 그것은 투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본시 투기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일시적 불균형을 이용,그 틈을 메워주는 대가로 비정상적인 이득을 보는 것인데,우리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20년간이나 지속된 고질적 문제였기 때문이다.그같은 문제가 수도권 5대 신도시로 대표되는 200만호 주택건설과 준농림지제도 도입으로 어느 정도 메워졌다.수급 불균형이 사라지고나니 부동산 투기도 자연스레 시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시장의 위대한 힘을 경험한다.온갖 행정력을 동원하고 모든 국민과 언론이 그렇게 질타했음에도 근절되지 않던 부동산투기가 시장기능을 통해 눈 녹듯 사라져버린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사라진 우리 국토에 이제 다시 환경보전의 열풍이 불고 있다.아름다운 강산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맑은 물과 푸른숲을 지키는 일….그 누가 반대하겠는가.그러나 시장은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한다.국민들은 현재의 주거상태에 만족해야 하고 소득이 올라 주거수요가 늘어나면 그 괴리는 상승된 가격으로 메워질 것이다. 길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으면 교통이 그만큼 지체될 것이고,공단이더이상 확장되지 않으면 그만큼 경제가 위축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대가를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일까.과거와는 달리 분명 환경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그러나 거대한 시장의 힘,수요가 있으면 이를 충족시켜 줘야한다는,그렇지 못하면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안된다. 내가 하면 투자였고 남이 하면 투기였다.내가 하면 개발이고 남이하면 파괴라는 시각으로는 환경도,개발도 지속될 수 없다. 金允起 건설교통부장관.
  • ‘학교도서관 살리기 시화전’화가 20명 가나아트센터서

    열악한 학교도서관을 살리기 위한 시화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9월초출범 예정인 학교도서관살리기국민연대(가칭)는 교육정상화와 정보복지의 증진을 위해 ‘미(美)와 지(知)가 공존하는 공간’이란 제목의 시화전을 마련했다.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고영훈권순철 김병종 김봉태 류민자 박인경 사석원 박대성 오수환 이영배 이왈종임옥상 전병현 정일 신명범 윤명로 이두식 박정민 주태석 황창배 등 20명의화가가 뜻을 같이 했다.이번 시화전은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 김영환 의원을 고리로 이뤄졌다.경기도 안산을 중심으로 학교도서관 확충에 앞장서온 그는 이 전시에 최근 펴낸 시집 ‘꽃과 운명’(푸른숲)에 실린 40편의 시를 내놓았다.안산의 한 백화점에 ‘책의 기쁨’이란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공교육의 정상화와 정보 불평등의 해소를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도서관이 살아나야 한다”며 “이번 시화전이 그런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시화전 수익금은 소요경비를 뺀 전액이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에 사용된다.
  • 자기로부터 ‘철학과외’ 받기

    철학의 모험(푸른숲)은 재기발랄하고 재미있고 그래서 더 실제적 가치가 큰철학교양서다.‘철학과 굴뚝 청소부’로 이미 대학가에서 난해하지 않은 철학서 쓰기로 정평을 얻고 있던 이진경씨가,상상력과 구성력을 다시금 발휘해 펴낸 근현대철학 입문서는 어렵지 않아 뭣보다 눈길을 끈다.“철학은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열린 문”이라고 주장하는 지은이다. 책은 ‘스스로 철학하기’를 독자들에게 권유한다.철학자의 사유나 개념에얽매이지 말고 개념의 용법을 직접 익히라는 주문이다.근현대 철학을 평면적인 해설이 아닌 논쟁의 형식을 빌려 경쾌한 템포로 이해시키려 한 건 그래서다. 4부로 나뉘어진 책에서는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뒤엉켜 논쟁을 벌인다.철학서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역사속 인물들이 등장하는 가상논쟁은 한편의 판타지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선사한다.장자와 데카르트,스피노자,사르트르가 염라국에서 만나 장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근대철학의 핵심을 천착하고 들어가는가 하면(1부),우화작가 이솝이 환생해 영국 경험주의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2부).지은이는 서울시립대·성공회대 강사,‘진보평론’편집위원이다.1만2,000원황수정기자
  • 신간 맛 보기

    ●침대 밑의 인류학자(아서 니호프 지음,남경태 옮김,푸른숲 펴냄) 미국의저명 인류학자인 저자가 SF소설 형식을 빌려 쓴 ‘인류학 대중서’.남녀가사회적·계층적·문화적·시대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짝짓기’(성생활)를 주요테마로 설명해보고자 했다. 전생 비디오테이프로 주인공 자신과 주변인들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는 1권에서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성생활을 흥미롭게 조명했다.2권에서는 인간의 섹스에서 학습과 본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봤다.1권 1만2,000원 2권 9,800원. ●탈형이상학적 사유(위르겐 하버마스 지음,이진우 옮김,문예출판사 펴냄)‘철학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독일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마스의철학적 논문들이 연대기순으로 정리돼 있어 하버마스 철학의 골격을 파악해볼 수 있다. 잃어버린 철학의 권위를 되찾으려면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이아니라,형이상학이 다른 유형의 철학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하지않고서도 삶과 사회 전체에 규범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가능하다는 논지다.특히 1장에서는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어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만2,000원. ●떠남과 만남(구본형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변화경영 전문가로 ‘익숙한것과의 결별’ 등을 낸 구본형씨의 기행산문집으로 2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한 달 반 동안 떠난 휴가의 과정을 담고 있다.‘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이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우선 여행지가 남도인데 지리산 서쪽의 이 남도는 하동 쌍계사나 완도 보길도 등 익히알려진 곳도 있지만 화순,장흥 등 덜 알려진 곳도 많이 담겨 있다.무엇보다여행 코스를 안내하거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뭔가 생의 ‘변화’를 원하는 적극성과 속도를 거부하는 차분한 ‘게으름’이 잘 조화되어 있다.9,000원.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 펴냄)우리가 보아온 지도 속의 한반도는 바다에 빠져 유라시아대륙을 머리에 이고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려 놓고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있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지도를 거꾸로 보자는 것은 이렇듯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학사출신 선장 1호로 동원그룹을 일궈낸 저자는 여기서 바다를 중심으로한 새로운무역전략을 제시한다.개발시대 이후 고수해온 상품수출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서비스중심의 복합무역을 일으키자는 게 그 요지다.9,900원.
  • 송경록씨 ‘개성이야기’

    지도에 있으나 갈 수 없던 도시.우리 기억속에 ‘진화를 멈춘 도시’쯤으로남아있는 고도(古都) 개성이 반세기여만에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드러냈다. ‘개성이야기’(푸른숲)는 북한의 향토사학자 송경록씨가 부지런히 발품을팔아가며 도시 구석구석을 훑은 수고가 역력한 향토역사서다.북한의 저자와직접 출판계약한 책이 국내 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성에서 날아온 이 문화유산답사기는 2부로 나눠 글을 전개한다.1부에서는도시의 역사 자체에서 글 전개의 실마리를 찾았다면,2부에서는 도시의 뿌리가 닿은 먼 신화시대로까지 시선을 돌렸다. 전쟁전 개성은 남에 속한 도시였다.서문에서 “남쪽에 있는 개성출신들과 그 후손들에게 고향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운을 뗀 지은이는 ‘청목령(靑木嶺)’이라 불렸던 고대 개성의 유래에서부터 친절히 이야기를 시작하고있다. 고려시기 인구 70여만을 품었던 도시의 위용은 일일이 말로 꼬집지 않아도절로 엿보인다.고려 문종이 세운 성균관,고려과학의 상징으로 만월대 서북쪽에 지금도 서있는 첨성대,현종이 죽은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웠다는 현화사 7층탑,14세기 북방 홍건적의 난입으로 빈터만 남은 만월대 회경전 돌계단 등이 최근 사진과 함께 전설같은 역사를 말해준다. 독자 입장에서 볼 때 책은 오래 묵혀둔 원고가 아니어서 더 미덥다.출판사는98년 재미교포를 통해 원고를 처음 접하고 지난해 곧바로 출간을 결정했다. 북한식을 따라 두음법칙은 적용하지 않았다.지은이의 순우리말 표현이 글맛을 보탠다.값 9,800원황수정기자 sjh@
  • 북한 저자가 쓴 책 국내에서 첫 발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저자와 직접 출판계약을 맺은 책이 다음주말쯤 국내에서 발간된다. 9일 도서출판 푸른숲(대표 김혜경)에 따르면 북한의 교원 출신 향토사학자송경록씨(68)의 ‘북한 향토사학자가 쓴 개성이야기’를 오는 16일쯤 펴낸다. 재미동포사업가 전순태씨를 통해 지난 98년 원고를 입수,검토작업을 거쳐 지난해 5월 송씨와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인세 대신 원고료 200만원에 저작권을 출판사가 갖는 조건이다.원고료는 달러로 이미 전달했다.통일부 등의 출판 허가 과정에서 책 내용중 12군데는 수정했다. 당초 지난해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남북 관계 경색으로 미뤄오다 남북정상회담에 맞췄다. 김주혁기자 jhkm@
  • ‘時間의 역사’로 재는 인류문명사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예고다.하지만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거나 잡을 수는없다.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시간은 경외의 대상이다. ‘시간박물관’(푸른숲)은 시간이란 창을 통해 바라본 인류문명사다.인류가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시간을 어떻게 인식해 왔고,그러한 인식 차이가 달력과 시계,예술 과학 심리 철학 등 인간의 생활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교,분석했다.고대 이집트의 달력에서 갖가지 시계와 그림,최근의 우주 사진에 이르기까지 400여점의 유물과 작품 등 갖가지 시간의 흔적도 담겨있다. 영국 국립해양박물관과 왕립그리니치천문대가 뉴 밀레니엄 축하식에맞춰 원서(The story of time)를 펴냈고,움베르토 에코 교수(이탈리아 볼로냐대)를 비롯한 유럽,북미,오세아니아의 석학 24명이 각 분야별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 책은 시간의 창조와 측정,묘사,체험,종말 등 5장으로 구성됐다. 창조신화로 볼 때 기독교의 개념은 현재가 미래에 의존해 있는 반면 마오리족을 비롯한 원주민들에게는 현재가 과거와 나란히 존재했다.또 신을 인간세계와 분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한 세상의 종말이 다음 세상의 시작이라는식의 고리와 같은 순환적인 인식이 우세하다.반면에 유대 ·기독·이슬람교에서는 시간을 화살처럼 끝이 있는 직선적 개념으로 파악한다.물론 죽은 뒤에도 선택받으면 영생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종말이 오면 모든 것이끝난다고 믿은 것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뿐이다. 인류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해·물·모래시계와 진자·전자시계를 거쳐 원자시계까지 만들어냈다.현재 연구되고 있는 ‘이온 트랩’은 100억년에 1초의 오차밖에 나지 않는다.그러나 50억년 뒤면 태양의 소멸과 함께 지구도 종말을 맞는다.시계의 오차 1초를 수정할 기회가 안타깝게도 단 한번도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지구촌은 2000년 1월1일을 기해 세 번째 밀레니엄을 요란스럽게 맞이했다.그러나 두 번째 밀레니엄은 당연히 2000년 12월31일에 끝나야 한다.로마 신학자인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가 예수의 탄생에서 시작되는그레고리력을 생각해낸 6세기 당시에는 서양에 0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서기 1년부터 시작했기때문이다.물론 디오니시우스가 그리스도의 생년을 제대로 계산했다면 1997년에 이미 끝나버렸겠지만.시간 측정이란 수수께끼는 그만큼 사람들을 허둥대게 만든다.다른 달력 상에는 이날이 특별한 의미가 없는 날이기도 하다.시간을 신격화하거나 의인화한 문화는 단 두 개뿐이다.지팡이와 복숭아를 들거나학이나 사슴에 올라탄 중국의 장수의 신 ‘수로’(壽老) 또는 ‘수성’(壽星)과,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로마시대에는 사투르누스).크로노스는 중세 서구 회화에서 ‘시간 영감’으로 발전해 등에 날개가 돋아있고 손에는 낫과 모래시계를 든 저승사자 노인으로 표현됐다.바니타스(덧없음)의 회화적 형상은 15세기에 처음 등장한 이래 16∼17세기에 절정을 이뤘다.해골이 상투적으로 등장했고,‘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온 것도 이 무렵이다. 전문 번역가 김석희씨가 옮겼다.값 4만9,000원. 김주혁기자 jhkm@
  • 그 순수한 눈망울에 바칩니다

    새뮤엘 버틀러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삶의 궁국적인 목표가 즐기는 것에 있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역설적이지만 즐기는 감정을 가졌다는사람보다는 가진 그대로를 표현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동물이 더 행복을 누리는지도 모른다. ‘사람보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동물이야기’(푸른숲 펴냄)는 동물을 매개로 펼쳐지는 감동적인 실화들을 묶은 책이다.원제는 ‘Chicken Soup for the Pet Lover's Soul’(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전세계 27개국에서 출간돼 수천만부가 팔린 화제작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의 후속 시리즈이다.저자는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 책은 동물의 순수한 눈망울과 하염없는 사랑에 감동을 받아본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책에 실린 50여편의 이야기는 사람과 동물이 나누는 영적인 교감을 주제로 삼고 있다.동물이 우리 영혼의 치유자이며,위기에 처한 주인을 구해내는 영웅이자 삶의 진실을 가르쳐 주는 선생과 같은 놀라운 존재임을 알려준다. 또 동물들이 순간을 즐기고 사랑하며다른 생명체들과 정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생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른채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의 가슴에 무언가 ‘찡’한 감동을 던져주는 책이다. 정기홍기자
  • 4월의 읽을 만한 책 10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윤양중)는 ‘4월의 읽을 만한 책’ 10종을 선정,발표했다. 다음은 선정된 책.▲숲의 왕(김영래,문학동네)▲연표와 지도로 읽는 20세기 세계사(마르크 누쉬·변기찬,이끌리오)▲철학과 삶(김향선,선학사)▲507년,정복은 계속된다(노암 촘스키·오애리,이후)▲월드 클래스를 향하여(구본형,생각의 나무)▲질주하는 세계(앤서니 기든스·박찬욱,생각의 나무)▲수학의몽상(이진경,푸른숲)▲그림속의 나의 인생(김원일,열림원)▲가짜영어사전(안정효,현암사)▲큰 숲속의 작은집(로라 잉걸스 와일더·김석희,시공사)
  • 청소년·어린이 책/

    ◎겁쟁이 꼬마유령 부우. 아이들은 자라면서 여러 경험을 한다.누구든 어렸을 때 또래들은 다 하는걸 자신만 못해 움츠러 들었던 기억들이 있다. ‘겁쟁이 꼬마 유령 부우’(브리짓 민느 지음 리스케 레멘스 그림·웅진출판)은 이런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책이다. 꼬마 유령 부우가 처음으로 유령 일에 나섰다.엄마·아빠 유령에게 떠밀려나오긴 했지만 섬뜩한 달빛이 무섭기만 하다.부우의 임무는 제스를 놀래키는것.용기를 내어 제스에게 ‘이히히’해 봤지만 끄떡도 하지 않는다.제스는딱한 부우에게 진짜 유령은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고 용기를 얻은 부우는제스의 부모를 혼비백산 시키고 늠름하게 집으로 향한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현란한 그림책과는 달리 색감과 선이 단순하다.유령이 출현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과 아이의 순수한 세계를 표현하는 노란색이 조화로운 화면을 만들었다.특히 펜으로 경쾌하게 처리된 라인은 캐릭터의 표정을 코믹하게 연출하는 데 한 몫을 했다.값 6,500원. 김명승기자. ◎新국어독본. ‘어린 학생들이 말하고자 하는게 있어도/말하기,글쓰기 교육이 엄하야 기가 죽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이가 많더라/이것을 가엾게 여겨 新국어독본을펴내니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쉬이 익혀/날마다 쓰고 말하는 데/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라’ 아이들의 성적표를 받아 보면 뜻밖에 평균을 밑도는 ‘국어’ 점수에 놀라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영어 같은 외국어도 아니고,기초가 탄탄해야 하는수학도 아닌 데”라며 아이들을 닥달하지만 정작 시험문제를 보면 ‘국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푸른숲이 펴낸 ‘新국어독본’(윤세진 지음)은 국어에 관한 책이지만 ‘국어만을 잘하자’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오히려 국어의 변두리,그리고 국어와국어 아닌 것의 경계 위에서 국어를 변화시키고,그럼으로써 국어를 더욱 더풍부하게 하자는 메시지를 학생과 선생님,학부모들에게 보낸다. 이 책은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첫번째 장인 ‘살아 춤추는 언어’에서는‘언어’라는 벽을 만든 벽돌은 어떤 것이고,어떻게 하면 그 벽을 돌파할 수있나를일아 본다.거대한 제방도 작은 ‘틈’ 때문에 무너지 듯 언어의 벽을 ‘언어게임’이라는 ‘틈’으로 공략해 본다. 두번째 장인 ‘국어의 빗장을 열어라’에서는 사투리와 표준어,외국어와 모국어,우아한 언어와 저속한 욕설 등의 이분법과 이 중 어느 한 쪽에 부여되는 ‘우월성’에 대한 편견을 통해 ‘언어탄생의 비밀’을 파헤친다. 세번째와 마지막 장인 ‘책,그 강렬한 독서를 꿈꾸며’와 ‘펜을 들고 세상밖으로’에서는 ‘책’이라는 개념을 무한히 확장시키고 단순히 머리에 만의존하지 않고 몸의 모든 감각기관으로 ‘읽기’와 ‘쓰기’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저자 윤씨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공부든,독서든,그무엇이든 놀이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언어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강박관념을 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승기자 mskim@
  • 헌팅턴 ‘문명의 충돌’은 틀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수이자 헤센평화 및 갈등연구소장인 하랄트 뮐러 박사가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를 비판하고 나섰다.그는 최근 펴낸 ‘문명의 공존’(푸른숲)에서 헌팅턴 교수가 말한 ‘문명의 충돌’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뮐러는 ‘문명의 충돌’이 시사용어로 자리잡는 등 일반인들에게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을 보고 자칫 말 그대로 ‘문명의 충돌’이 발생할 것을 우려,책을 냈다.그는 우선 헌팅턴이 내세운 ‘문명의 충돌’은 냉전이론의 변형,새로운 황화론,백인우월주의 등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헌팅턴이 거론한 ‘이슬람의 피묻은 경계선’은 ‘육로의 경계선이현저하게 길면 그만큼 분쟁이 많다’는 역사적 사실 외에 다른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고 반박한다.또 시리아 이란 등에 중국과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는것이 이슬람과 유교의 군사적 유대라면 세계에서 무기판매량이 가장 많은 미국은 어떤 문명과 유대를 갖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는 “헌팅턴은 앞으로 기독교 이슬람유교 등 문명권의 충돌이 평화를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허구’”라면서 “헌팅턴의 주장은 ‘우리 대 너희’의 구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21세기에는 지구화 네트워크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세계가 국가사회 국제기구 시민단체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 움직일 것이며 결과적으로문명간 대화와 공존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뮐러 교수는 최근 방한,국방연구원 세종연구소 등에서 ‘군비제한’‘유럽의 안보현황’등에 관해 강의했다.값 1만4,000원. 박재범기자
  • [쉽게 읽기] 신자유주의 시대의 한국정치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나는 무당파야” 우리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토로하는 목소리입니다.이에 정치인들은언론 등에 비칠 때마다 “국민을 편하게 해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하지만,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오죽하면 동창회 모임에서도 사회자가 “오늘은 좋은 날이니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당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겠습니까. 이 책은 정치 이야기를 합니다.일반인이라면 스트레스만 가중시키는 정치판이라고 해서 나 몰라라 할 수 있지만 저자는 그럴 처지도 못됩니다.정치학자인 만큼 좋든 싫든 정치 현실에 주목할 수밖에 없지요.또 저자는 무당파가아닙니다.책 뒷면의 ‘실천적 지식인 손호철’이란 표현이 말해주고 있듯이저자는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지식인이기도 합니다. “한국정치는 정당정치가 아니라 사당정치다,우리 민주주의는 민주화운동이후에도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현실정치가 시민사회의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시민사회의 성장과 성숙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60년대 수준에 정체되어 있다,우리 정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주의 문제다,이를 극복하려면 정치판이 기존 보수 양당체제에서 근대적인 진보 대 보수의 구조로재편되어야 한다” 저자의 눈에 비친 우리 정치의 모습입니다.솔직히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까.매일 마주하는 신문기사와 칼럼에서 되풀이 지적되는 문제란 말이지요.물론 저자가 분석하는 내용 중에는 논쟁적인 대목도 있답니다.IMF 위기가 없었다면 수평적 정권 교체는 분명 실패했을 것이며,김대중 정부의 대외개방정책은 초국적 자본의 지배라는 ‘새로운 종속’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렇지요. 저자는 이제 21세기의 바람직한 정부 형태에 대한 본격 논쟁이 필요하다고말하죠.그러면서 중앙정부의 권력 집중을 전제하는 ‘내각제’가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실질적 권력 분점에 입각한 ‘연방제’를 제안합니다.향후 통일에 대비해서 새로운 국가형태의 모색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이지만 실천적 정치학자에게도 우리 정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뾰족한 수는없는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책에서 주목하는 건 ‘문제는 민주주의의 성숙이다’는메시지입니다.그간 우리는 ‘정치는 어쩔 수가 없어’라는 냉소와 무관심 속에서 민주주의의 근본마저 망각하곤 했습니다.정치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적입니다.때마침 정치가 되살아나고 있네요. 시민단체의 ‘낙선 운동’이 잠자던 정치의식을 일깨우는 조짐입니다.이게일과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도 이 책이 분석하는 우리 정치의 어제와 오늘,그 어두운 기억을 되새기는 일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푸른숲 펴냄)[김성기 현대사상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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