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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빛 감도는 희귀 ‘블루 바닷가재’ 발견…찜통 대신 수족관행

    푸른빛 감도는 희귀 ‘블루 바닷가재’ 발견…찜통 대신 수족관행

    식탁 위에 오를 예정이었던 바닷가재 한마리가 특이한 피부색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게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메사추세츠 이스텀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푸른색의 희귀한 바닷가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찜통으로 들어가기 직전 레스토랑 사장에 의해 발견된 이 바닷가재는 놀랍게도 물감을 칠한듯 푸른색이 몸 전체를 감싸고 있어 신비로운 느낌마저 자아낸다. 일반적인 바닷가재가 검은색 계통인 것과 비교하면 한눈에 봐도 확 띄는 외모. 레스토랑 사장인 나단 니커슨은 "요리용으로 납품받은 수많은 바닷가재 중에 이 녀석이 숨어있었다"면서 "처음에 푸른색이 빛나는 것을 보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별한 피부색 덕에 이 바닷가재는 찜통행 대신 수족관행으로 생이 바뀌었다. 니커슨은 "다음주까지 레스토랑에서 전시한 후 인근 수족관에 기부할 예정"이라면서 "아이들이 꼭 이 바닷가재를 보고 해양생물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를 얻기 바란다"고 밝혔다.   메인대학 로브스터 연구소에 따르면 이같은 푸른 바닷가재가 야생에서 태어날 확률은 200만 분의 1로 선천성 유전질환인 알비노로 추정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20년… 풋풋한 청춘들이 세계적 밴드가 되기까지

    [그 책속 이미지] 20년… 풋풋한 청춘들이 세계적 밴드가 되기까지

    뎁스 와일드, 맬컴 크로프트 지음/최영열 옮김/월북/204쪽/2만2000원클래식한 극장에 반짝거리는 종이 별이 가득하다. 한가운데로 푸른빛이 쏟아진다. 그 끝에는 공연을 막 끝낸 스타들이 기쁨에 겨운 표정으로 어깨동무하고 서 있다. 훌륭한 공연을 보여준 이들에게 관객은 기립박수로 화답한다. 콜드플레이의 2014년 7월 영국 로열 앨버트홀 콘서트 풍경이다. 신간 ‘콜드플레이’는 ‘2000년대 이후 가장 성공한 밴드’로 불리는 영국 콜드플레이의 팀 결성부터 이들이 세계 최정상이 되기까지 20년을 담았다. 크리스 마틴, 윌 챔피언, 조니 버클랜드, 가이 베리먼과 ‘5번째 멤버’ 필 하비의 역사를 350여장 사진과 글로 채웠다. 재미로 찍었던 사진, 멤버들의 간략한 메모, 초짜 시절 공연 스케줄 표와 같은 자잘한 자료를 모두 챙기고, 멤버들의 인터뷰와 공연 스태프들의 이야기 등을 연대기 형식으로 엮었다. 대학 1학년 밴드 시절의 풋풋함부터 세계 최고 스타 밴드가 된 뒤의 화려함까지, 그 모습이 다채롭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우주의 로또’는 어디로?…美 상공 가로지른 ‘푸른 불덩어리’ 목격담 줄이어

    ‘우주의 로또’는 어디로?…美 상공 가로지른 ‘푸른 불덩어리’ 목격담 줄이어

    선명한 푸른빛의 불덩어리가 미국 밤하늘을 밝혔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플라리다 북부 상공에서 커다란 불덩어리 하나가 곤두박질쳤다. 이 광경을 목격한 애릭 슐츠는 자택 현관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을 공유하며 “하늘에서 이상한 빛이 떨어지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플로리다 북부 잭슨빌에 있던 제프리 카도나도 이를 목격했다. 그의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에는 하늘에서 선명한 푸른빛이 떨어진 뒤 제프리가 “야, 그거 봤어?”라며 조수석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미국 기상청은 매초 수백 개의 기상 이미지를 촬영하고 번개와 폭풍의 경로를 추적하는 위성 GLM의 자료를 토대로 해당 현상이 별똥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 기상학자 헤일리 브링크는 “유성은 꽤 자주 떨어지지만 항상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주에는 위성이, 지상에는 카메라가 너무 많아 점점 더 많은 대중이 유성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별똥별이라고 말하는 유성은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나온 티끌이나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마찰로 불타는 현상이다. 하루 동안 지구 전체에 떨어지는 유성 가운데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수없이 많지만 유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 수 초 정도로 매우 짧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해당 유성이 대기권에서 모두 연소되었는지 아니면 지구 어딘가로 떨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 기상청은 플로리다 탤러해시에서 남동쪽으로 약 88㎞ 떨어진 페리 근처에 유성이 떨어졌다는 미확인 제보가 있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제보가 사실이고 누군가 지표로 떨어진 운석을 발견했다면 과학자들이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조사에 돌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운석은 지구로 떨어진 유성 중 지표면까지 떨어진 것을 말한다. 유성이 지표면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적고 떨어지더라도 대부분 바다로 향하기 때문에 운석의 가치는 매우 높다. 그래서 운석은 ‘우주의 로또’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 2014년 경상남도 진주에서도 운석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최초로 발견된 운석은 9.4㎏에 달했으며 최고 1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떨어진 운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84년 남극에 떨어진 앨런 힐스 운석이다. 과학자들은 이 운석이 소행성의 파편이 아니라 화성의 돌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이 운석이 유명한 이유는 외계 생명체의 증거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앨런 힐스 운석에는 탄산염이 포함돼 있었는데, 지질학적으로 탄산염은 물의 존재를 의미한다. 물이 있다는 건 생명체 존재 가능성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앨런 힐스 운석은 당시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우주를 보다] 신비로운 푸른빛 행성…천왕성과 해왕성 포착

    [우주를 보다] 신비로운 푸른빛 행성…천왕성과 해왕성 포착

    우리 태양계 끝자락에 놓인 신비로운 두 기체 행성의 모습이 새롭게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천왕성과 해왕성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신비로운 푸른색으로 빛나는 두 행성은 사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도 관측이 힘들만큼 멀고 먼 곳에 놓여있다. 지금은 태양계의 끝 행성이 된 해왕성의 경우 태양을 기준으로 무려 45억㎞나 떨어져 있을 정도. 먼저 ‘하늘의 신’ 천왕성(사진 왼쪽) 사진을 보면 북반구 지역은 거대하면서도 밝은 구름이 널리 퍼져있다. 마치 흰색 모자를 쓴듯 이렇게 큰 구름이 퍼져있는 이유는 천왕성의 독특한 공전 자세 때문이다. 지구의 경우 공전궤도면에 23.5도 기울어진 자세로 공전하고 있다. 그러나 천왕성은 궤도경사각이 무려 98도에 달해 ‘건방지게도’ 아예 드러누운 자세로 태양을 공전한다. 이같은 극단적인 자세 때문에 천왕성의 북극은 하루종일 쉬지않고 태양빛을 직접적으로 받아 독특한 구름이 형성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왕성도 신비롭기는 마찬가지다. 해왕성 역시 북반구 쪽 밝은 흰 구름 옆에 대흑점이 보인다. 이는 해왕성의 폭풍으로, 2세기 이상 폭풍으로서 맹위를 떨치는 목성의 대적점과는 달리, 해왕성은 불과 몇 년 만에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진이 촬영된 것은 지난해 9월로 당시 폭풍의 길이는 대략 1만㎞가 넘었다. NASA 측은 "매년 태양계 행성들의 날씨를 정기적으로 관측하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이라면서 "지구와 마찬가지로 천왕성과 해왕성도 계절이 있는데 한계절이 수십 년에 이를 정도로 지구보다는 훨씬 길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주를 보다] 가장 아름다운 ‘블러드 슈퍼문’ - 개기월식의 달

    [우주를 보다] 가장 아름다운 ‘블러드 슈퍼문’ - 개기월식의 달

    지난 ​21일에 뜬 슈퍼문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지구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월식의 장관을 연출했다. 칠레 산티아고의 천체사진 작가 유리 벨레츠키는 숲 사이로 나타난 아름다운 개기월식의 블러드 슈퍼문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아름다운 개기월식의 달로 평가받고 있는 이 사진은 나뭇잎 사이로 나타난 슈퍼문 개기월식을 잡은 것으로, 붉은 달과 초록의 나뭇잎이 잘 어우러진 가작이다. 일부 문화권에서는 늑대 달(Wolf Moon)이라고도 불리는 1월의 슈퍼문은 여느 보름달보다는 약 15% 가량 크게 보이며,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은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지구의 대기에 의해 산란된 반면, 파장이 긴 붉은빛은 덜 산란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또 울프 문은 미국 인디언들이 1월의 달을 부르는 이름으로, 긴 겨울밤 늑대 울음소리를 들을 때 보는 달이라는 의미다. 이 사진을 찍은 벨레츠키는 북미의 천체 사진작가들이 추위에 고생한 만큼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두터운 구름과 장시간 씨름하느라 상당히 고생하다가 운좋게 이 장면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1년 5월에 발생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한국인 찍은 ‘개기월식’ - NASA ‘오늘의 천문사진’ 선정

    [우주를 보다] 한국인 찍은 ‘개기월식’ - NASA ‘오늘의 천문사진’ 선정

    한국 작가들의 개기월식 동영상 작품이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20일자 게시물로 선정되었다. 카이스트(KAIST)의 오준호 교수, 권오철 사진작가, 정병준 레인보아스트로 대표 등 세 사람이 제작한 이 동영상은 지난해 7월 28일에 있었던 개기월식 전 과정을 찍은 것으로, 타임랩스로 제작된 것이다. 특히 그래픽으로 삽입된 지구 그림자 속을 진행하는 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백미로, 달과 지구의 크기를 우주공간에서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동영상을 보면 지구 그림자가 만드는 지구의 원호가 달의 원호보다 엄청 곡률이 크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지구의 덩치가 달보다 그만큼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바로 이 점을 간파한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는 그 곡률을 비교해서 지구가 달보다 3배 크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참값은 4배이지만, 아리스타르코스의 추정은 놀라운 것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추정에 근거해 지구와 달, 태양까지의 거리비를 구하기도 했다. 그가 구한 태양까지의 거리는 달까지 거리의 19배였다. 물론 참값은 400배로 큰 오차를 보이긴 했지만, 당시 이 정도를 안 것만으로도 상당한 업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지배적이었던 천동설의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최초로 지동설이 튀어나온 것은 바로 아리스타르코스의 월식 관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2300년 전 고대인인 아리스타르코스의 위대한 지성에 경의를 표하지 않으면 안된다. 동영상에서 달이 지구 그림자 속을 지나는 달의 모습이 붉게 보이는 것은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지구의 대기에 의해 산란된 반면, 파장이 긴 붉은빛은 덜 산란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오늘밤 뜨는 보름달은 여느 보름달보다 조금 크게 보여 이른바 ‘슈퍼문’이라 한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이 달을 늑대 달(Wolf Moon)이라 부른다. 오늘밤의 보름달도 개기월식을 연출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고, 북미와 남미에서는 잘 보인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1년 5월에 발생한다. *동영상 보러 가기 -> https://apod.nasa.gov/apod/astropix.html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외계인 침공한 줄… ‘블루라이트’에 휩싸인 뉴욕 밤하늘

    외계인 침공한 줄… ‘블루라이트’에 휩싸인 뉴욕 밤하늘

    뉴욕의 밤하늘이 흡사 SF 영화에서 우주선이 등장하기 직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푸른빛으로 가득차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7일 밤 9시경, 뉴욕 퀸즈 발전소의 변압기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뉴욕의 하늘이 일시적으로 푸른빛에 휩싸였다. 이 일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도로의 불빛이 깜빡거리다가 정전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고, 변압기가 폭발하는 순간 발생한 굉음에 놀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잠시 혼란이 빚어졌다. 현지에 사는 한 교민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도로에 불빛이 깜빡거리다 정전된 뒤 갑자기 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졌다”면서 “순간 외계인이 침공한 줄 알았다.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모두 하늘을 보며 무서워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밤하늘이 이상하게 밝아진 현상은 약 10분간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지 언론이 실시간으로 보도한 당시 영상을 보면, 비교적 넓은 구역의 밤하늘이 마치 푸른빛에 휩싸였으며, 일명 ‘블루라이트’는 범위뿐만 아니라 밝기도 상당한 수준이어서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뉴욕 경찰은 SNS를 통해 “이번 사고는 장비 오작동으로 인한 변압기 폭발로 발생했다”면서 “전력은 곧 복구됐고, 더 이상의 심각한 정전사태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주를 보다] 혜성 찾아보는 방법, 아주 쉬워요

    [우주를 보다] 혜성 찾아보는 방법, 아주 쉬워요

    -쌍안경으로 '비르타넨' 볼 마지막 기회 ​ 5년 만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혜성 비르타넨이 지나는 길목을 찍은 현란한 밤하늘 풍경 사진이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에 소개되었다. 마치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한 현란한 밤하늘 풍경은 비르타넨 혜성이 지구 행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12월 17일(현지시간) 이른 아침에 촬영한 것이다. 형광빛을 띤 초록색은 주로 혜성의 코마에 있는 탄소 분자가 내는 빛이며, 중앙의 흰 점은 혜성의 핵 부분이다. 핵의 크기는 약 1km다. 혜성의 위에서 빛나는 푸른색 별들의 무리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으로, 푸른빛은 성단의 젊은 별들을 둘러싼 가스 또는 먼지 구름이 별빛을 받아 반사하는 빛이다. 이 성단은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잘 알려진 것으로, 좀생이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이 역시 하늘이 맑을 때 황소자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다. 페르세우스 분자 구름의 가장자리를 따라 왼쪽으로 어두운 성운을 가로지르면 캘리포니아 성운으로 알려진 발광 성운 NGC 1499이 보인다. 이 붉은빛 성운은 너무나 희미해 맨눈으로는 볼 수 없다. 성운의 붉은빛은 이온화된 수소 원자들과 재결합하는 전자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오는 24일(한국시간) 즈음에 비르타넨 혜성은 쌍안경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겨울 별자리인 마차부자리의 알파별 카펠라 부근에 쌍안경으로 훑으면 초록색으로 빛나는 혜성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주기 5.4년의 비르타넨 혜성은 이번 지구에 최근접했을 때 밝기가 3.5등급으로, 앞으로 15년간 이 같은 밝기로 혜성을 관측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스마트폰에 별자리 앱을 받아서 깐 후 밤하늘의 대상 천체에 겨누면 그 이름과 별자리가 같이 뜬다. 별자리 공부를 따로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된 셈이다. 1948년 미국의 천문학자 칼 비르타넨이 발견해 비르타넨 혜성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혜성은 작은 규모에 비해 많은 수증기를 내뿜고 있어 과학자들이 물의 기원을 탐구하는 데 실마리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월드피플+] ‘엄지척!’…아픈 딸 위해 ‘산타 마을’ 직접 만든 엄마

    [월드피플+] ‘엄지척!’…아픈 딸 위해 ‘산타 마을’ 직접 만든 엄마

    몸이 아픈 어린 딸을 위해 라플란드를 직접 만든 어머니의 사연이 알려져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와 핀란드 북부에 있는 라플란드는 눈과 얼음의 땅이자 산타의 마을로도 유명하다. 매년 겨울이 되면 전 세계의 수많은 아이들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환상의 라플란드를 직접 방문해 동심과 상상력을 키운다. 하지만 영국 잉글랜드 에식스주(州)에 사는 에린(5)에게 라플란드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먼 곳이었다. 선천성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만성 신장병과 간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라플란드를 직접 보지 못해 속상해 하는 딸을 위해 헬렌 새들러(40)는 온실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새들러는 온실을 말끔히 청소한 뒤 흰색 비닐과 천을 이용해 라플란드로 변신할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 루돌프를 본 딴 조명기구와 이글루를 설치했고, 새끼 북극곰과 어미 북극곰의 인형도 구비했다. 압권은 다름 아닌 ‘눈의 여왕’이다. 그녀는 눈의 여왕을 본 따 만든 인형에게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오래된 코트를 입혀 실감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흰색과 푸른빛의 조명 및 조형물을 온실 곳곳에 배치해 그야말로 ‘작은 라플란드’를 눈앞에 재현했다. 새들러가 아픈 딸을 위해 ‘인공 라플란드’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20시간 남짓. 발품을 팔고 집에 있는 재료를 적극 이용한 덕분에 비용은 고작 150파운드(약 21만 4000원)밖에 들지 않았다. 새들러는 “내 딸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생의 대부분을 병원에서만 보냈다. 큰 수술도 여러 번 받아야 했다”면서 “하지만 생명이 있는 곳에는 희망도 있다. 우리 가족은 에린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라플란드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컨디션 탓에 불가능했다. 나 역시 매우 속상했고 결국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라플란드를 직접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를 본 딸은 매우 기뻐하며 내게 엄지를 치켜세워 줬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컴백’ 뉴이스트W, 오피셜 포토 공개..완벽 비주얼+신비로운 분위기

    ‘컴백’ 뉴이스트W, 오피셜 포토 공개..완벽 비주얼+신비로운 분위기

    ‘컴백’ 뉴이스트W의 첫 오피셜 포토가 베일을 벗었다. 14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뉴이스트 W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오는 26일 발매될 새 앨범의 개인 오피셜 포토를 멤버 별 순차적으로 공개, 다가올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첫 번째로 공개된 뉴이스트 W의 개인 오피셜 포토 ‘DREAM VER.’은 영롱한 색채감과 더불어 이들의 완벽한 비주얼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신비로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먼저 JR은 순백의 의상과 함께 엷게 띈 미소로 따뜻한 느낌을 풍겼으며, 렌은 주황빛이 감도는 공간에서 아련한 눈빛으로 카메라 정면을 응시해 한층 깊어진 그만의 감정선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론은 화사한 계열의 배경에서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푸른빛의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마치 얼굴에 내려앉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백호는 대비되는 색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몽환적인 눈빛으로 시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앞서 신규 앨범 ‘WAKE,N(웨이크,앤)’ 프로모션 페이지를 통해 등장한 의문의 신호, 감성적인 시 구절과 함께 해시태그 ‘Dream’으로 이번 앨범 콘셉트에 대한 궁금증과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이날 첫 오피셜 포토가 공개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공개되는 콘텐츠마다 전에 없던 색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것을 예고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뉴이스트 W가 새 앨범을 통해 과연 어떠한 감성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가요계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뉴이스트 W는 오는 26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새 앨범 ‘WAKE,N(웨이크,앤)’ 발매를 앞두고 있다.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중 유통 면봉에서 세균·형광증백제 검출…안전사고 위험도

    시중 유통 면봉에서 세균·형광증백제 검출…안전사고 위험도

    시중에 유통되는 일회용 면봉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반 세균과 형광증백제가 검출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일회용 면봉 33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 검사한 결과, 6개 제품(18.2.%)에서 일반 세균(5개)과 형광증백제(1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면봉 제품의 일반 세균 기준치는 1g당 300CFU(세균 세는 단위) 이하다. 그러나 조사 대상 제품 가운데 네쎄 메이크미 화장면봉(제조·판매사 알파㈜), 뤼미에르 고급면봉(수입·판매사 신기코리아㈜) 등 5개 제품은 기준치를 최소 1.1배에서 최대 1206.7배 초과했다. 형광증백제는 자외선 대역의 빛을 흡수해 푸른빛의 형광을 내면서 맨눈으로 볼 때 하얗게 보이는 효과를 만드는 물질로,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용 제품인 더블하트 베이비 면봉(제조사 피죤, 판매사 유한킴벌리)에서는 유독성 물질인 유독성 물질인 폼알데하이드(61㎎/㎏)가 검출됐으나, 현재 일회용 면봉에는 폼알데하이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나무 재질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축의 강도를 시험 검사한 결과, 전 제품이 300개를 실험했을 때 최소 1개에서 최대 9개가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나무 재질 면봉은 축의 중앙에 1㎏의 중력을 가했을 때 1분 이내에 부러지지 않아야 한다. 종이·플라스틱 재질의 면봉도 부러지는 경우 단면이 날카로워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면봉 관련 위해 사례는 총 596건에 달했다. ‘귀나 코에 들어가 빠지지 않음’ 428건(71.8%), ‘부러져 상해를 입음’ 153건(25.7%) 등 면봉 관련 안전사고는 면봉이 부러져 발생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9개 제품(27.3%)은 제조연월일, 수입자명을 기재하지 않는 등 표시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개 제품(9.1%)은 허위표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부적합 제품의 자발적 회수 및 판매 중단 ▲제품 표시개선을 권고했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일회용 면봉의 ▲안전관리 및 표시·광고 관리·감독 강화 ▲축의 강도 시험검사 대상 재질 추가 및 검사 시료 수 등 기준 신설 ▲폼알데하이드 사용금지 기준 마련 ▲제조국명 표시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655캐럿 ‘가장 완벽한 에메랄드’ 채굴…내달 경매 나온다

    5655캐럿 ‘가장 완벽한 에메랄드’ 채굴…내달 경매 나온다

    무려 5655캐럿에 달하는 신비로운 푸른빛의 에메랄드가 공개됐다고 포브스 등 해외 언론의 30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한 광산에서 지난 2일 발견된 이 에메랄드는 무게 1.1㎏, 5655캐럿에 달하며, 이름은 현지어로 사자라는 뜻을 가진 ‘잉카라무’(Inkalamu)로 지어졌다. 이는 잠비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야생 사자 보호 운동을 상기시키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이를 발견한 베테랑 광부 리차드 카페타와 현지 지질학자 데바프리야 라크시트는 “이 에메랄드는 형태가 선명하고 녹색과 황금색의 조화가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에메랄드의 소유권 75%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에메랄드 생산 업체이자 광산업체인 젬필드(Gemfield)는 이를 공개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젬필드 관계자는 “매우 크고 아름다운 이 에메랄드는 보석 경매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해당 에메랄드를 통째로 내놓을지, 컷팅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많은 에메랄드를 거래해 온 젬필드가 에메랄드에 이름을 붙인 것은 고작 두 차례 뿐이다. 이번 에메랄드를 명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에메랄드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경매는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예상가는 현재 시가를 고려했을 때, 최소 33억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젬필드 측은 해당 경매의 낙찰가 10%를 잠비아 야생사자 보호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추석맞이 과일 잘 고르는 법...과일은 이번주에 사야 저렴

    추석맞이 과일 잘 고르는 법...과일은 이번주에 사야 저렴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리부터 제수용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18일 농수산유통공사 측에 따르면 채소류는 추석 3일~5일 전, 과일은 일주일 전에 구입하는 것이 알뜰한 쇼핑 방법이라고 하니 이번 주 과일을 미리 사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여름, 유난히 심했던 폭염과 폭우 탓에 과일값이 비싸거나 품질이 떨어질까 고민이 많은 소비자를 위해 똑똑하게 과일 사는 법을 정리해봤다. 대표적인 제수 과일인 사과와 배값이 폭염과 태풍 탓에 ‘금값’으로 치솟았다. 추석을 앞두고 다행히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예년보다 가격이 오른 만큼 꼼꼼한 쇼핑으로 필요만큼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1. 사과 모든 과일이 그렇듯 만져봤을 때 무르지 않고 단단한 것이 좋다. 색은 빨간색이라고 하더라도 어두운 빨간색 보다는 밝은 느낌을 골라야 한다. 과일 꼭지 부분을 포함해 전체에 색이 고르게 도는 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꼭지가 시들거나 잘 부서지는 것은 수확한지 오래된 과일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꼭지에 푸른빛이 돌수록 싱싱한 과일이다. 또 손으로 들어봤을 때 묵직한 것일수록 맛이 더 좋다. 2. 배 배 역시 단단하고 무른 곳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과와 달리 배는 껍질 색이 일정해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밝고 노란빛이 돌수록 맛이 좋다. 껍질이 얼룩덜룩한 경우는 봉지를 씌우지 않고 재배하면서 생긴 것으로, 맛에는 이상이 없다. 배를 고를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곳은 꼭지 반대편이다. 미세하고 검은 균열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3. 포도 과일이 크다고 다 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포도 역시 송이가 크고 알이 많이 맺힌 것보다는 적당한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송이가 클수록 안에 맺힌 알맹이들이 맛이 덜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대신 알이 굵어야 하고, 색이 짙은 보라색을 띨수록 단맛이 난다. 포도에 묻어있는 하얀색 가루는 천연 과일 왁스로,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 특히 가루가 뽀얗게 덮여 있을수록 일찍부터 봉지를 씌워 재배한 것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4] “어진 화가로 위장해 입궁하겠습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4] “어진 화가로 위장해 입궁하겠습니다.”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4회>그녀는 입술에 술잔을 가져가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과 빌리 두 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이미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요. 우리 임무의 첫 번째 대상은 이토 히로부미가 될 거예요.” 이 때 베델이 잠깐 대화를 끊었다. “여기서 그 문제까지 얘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군요. 우리 셋이 밤새 같이 있으면 분명 일본 끄나풀이 눈치채고 달라붙을 겁니다.” 그러면서 베델은 조선 왕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소녀에게 간략히 설명했다. 왕과 무기력한 왕자들은 첩자들에 첩첩히 둘러쌓여 있고 신하들은 말만 할 뿐 실제 조선 독립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세가와(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황제를 궁에 사실상 가둬놨지만 일본에 매수된 비겁한 대신들은 이를 모른 체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여전히 조선에 충성하는 이들은 날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끝으로 베델이 소녀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일본 감시자들 모르게 황제를 만나 망명 의사를 타진할 생각인가요?” 그녀의 대답이 매우 놀라웠다. 마치 첩보원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저는 폐하의 초상화를 그리려고 서울에 온 것으로 돼 있어요. 이미 베이징에서 연로하신 황후(서태후 1835~1908)의 초상화를 그려 드렸어요. 황후께서는 제 신원을 증명하는 친서를 써 주시고 옥으로 만든 목걸이도 하사하셨어요. 목걸이가 워낙 커 마치 제가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 기분이 들 정도였죠.“(편집자주: 소설 속 이러한 설정은 실제로 고종과 서태후의 초상화를 그린 네덜란드 출신 미국인 서양화가 휘베르트 보스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입니다. 단 소설과 달리 그는 1899년 고종의 초상화를 먼저 완성했습니다. 서태후 초상화는 1906년에 그렸습니다.) 그녀는 트렁크를 열어 추천서 꾸러미를 꺼냈다. 하나는 워싱턴에 있는 ‘거물’이 준 편지였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있는 미국 대사의 것이었다. 도쿄에 있는 주일영국대사(클로드 맥스웰 맥도널드 1852~1915)의 부인이 써준 것도 있었다. 준비는 완벽했다. ”이게 바로 제가 황제의 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죠.“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베델과 나는 밤 10시쯤 그 방에서 나왔다. 1층으로 내려가 고종 납치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누며 호텔의 단 하나뿐인 당구대에서 게임을 했다. 자정 쯤이었다. 권총 소리가 크게 울리며 한밤의 고요를 깨뜨렸다. 호텔 주인 루이(루이 마르탱)가 사무실에서 ‘페르넷 브랑카’(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식후주로 알콜 도수가 35도 이상임)를 마시다 말고 뛰쳐 나왔다. 호텔 뒤쪽에 있던 종업원실에서도 시끄럽게 발소리가 들렸다. 현관을 지키던 호텔 경비원도 연신 쇠막대기를 흔들어대다가 실수로 뭔가를 깨뜨렸다. 우리도 바에서 로비로 나왔다. 머리 위 복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거기 누구 안 계세요? 누구든 제 방으로 와 주시겠어요?“ 소녀의 목소리였다. 베델과 나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 뒤 소리쳤다. “강도가 침입한 거면 그놈에게 총을 더 쏘세요.” (편집자주: 당시 조선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치외법권이 설정돼 한국법이나 일본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범죄를 저질러도 현지 법으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루이와 베델, 나 이렇게 3명은 헐떡거리며 소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소녀는 나이트가운 위로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가슴 쪽에 두손을 모아 작지만 무거운 것(권총)을 감추고 있었다. 그녀는 루이에게 램프를 가져오라고 부탁한 뒤 우리를 방으로 이끌었다. 방에 들어가니 소녀의 트렁크가 활짝 열려 있었다. 푸른빛이 도는 실밥 같은 것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일본인 쿨리(짐꾼)들이 입는 외투의 색깔이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방 한켠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다. 베델이 그를 뒤집자 불빛에 모습이 드러났다. 이미 죽어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온 얼굴을 덮어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었다. “음...” 그녀는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벌써 일본의 반격이 시작됐군요...그렇죠?” 5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노현정, 정대선 사장과 현대家 제사 참석 포착 ‘단아 자태’

    노현정, 정대선 사장과 현대家 제사 참석 포착 ‘단아 자태’

    노현정 전 아나운서가 포착돼 화제다.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의 부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가 16일 오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 11주기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단아하게 쪽진 머리에 화이트 저고리, 푸른빛 치마를 입고 등장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2003년 KBS 29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2006년 정대선 사장과 결혼한 후 KBS를 퇴사했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생고생쯤이야… 바다사자와 친구가 됐는걸

    생고생쯤이야… 바다사자와 친구가 됐는걸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인데,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이다. 갈라파고스에서는 이런 ‘놀라움’을 자주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물가부터 놀라웠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한 병에 5달러짜리 맥주와 1박에 40달러짜리 방, 1인당 최소 150달러부터 시작하는 투어비용은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밥값은 기본 15달러부터. 아끼고 아껴 써도 하루에 200달러 이상은 들어가는 셈이다.그래서 많은 이들이 갈라파고스를 여행할 때 크루즈를 선택하곤 한다. 매일매일 바다로 나가 투어를 하고 섬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보다 크루즈를 타고 일주일 혹은 열흘 동안 갈라파고스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투어를 하는 것이 훨씬 ‘가성비’가 좋다. 희귀 해양동물도 만날 수 있는데다 남들이 안 가본 데도 갈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산타크루즈섬이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본부와 찰스 다윈의 연구센터, 자이언트거북 번식센터가 이곳에 있다. 자이언트거북은 사람들이 잡아 기름을 짜고 쥐와 개가 거북이 알을 깨트려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다. 비글호의 선원들도 자이언트거북 45마리를 항해용 식량으로 잡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노력으로 개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갈라파고’란 이름도 이 거북에서 나왔다. 옛 스페인어로 ‘말안장’이란 뜻인데, 1535년 에스파냐의 베를랑가가 이 섬을 처음 발견했을 때 말안장 모양의 등딱지를 한 큰 거북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푸른발 부비새도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새다. 이름 그대로 발만 푸른색 장화를 신은 듯 푸른빛을 띤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짝짓기를 하거나 알을 품는다. 하지만 반드시, 반드시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보기만 해야 한다. 먹을 것도 주어선 안된다. 외부 음식물을 잘못 먹고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는 동물이 주인인 섬이다. 동물은 사람을 만질 수 있지만 사람은 절대 동물을 만질 수 없다. 검은 바위 위에 떼를 지어 일광욕을 하고 있는 바다 이구아나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괴수 영화에서 보던 괴물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성질은 순하다. 이들이 어떻게 이곳에 살게 됐는지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약 800만년 전 밀려온 도마뱀이 갈라파고스에 정착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짐작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해초를 먹으며 살아가는데, 바위에 붙은 초록색 해초를 뜯어먹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갈라파고스 크루즈 여행은 아침과 저녁에는 섬에 내려 동식물을 관찰하거나 섬을 트레킹하고, 낮에는 스노클링을 즐기거나 수영을 하며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 스노클링이 필리핀이나 하와이 등에서 즐기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육지에서 지겹게 보던 바다사자들이 옆구리 가까이 다가와 바싹 붙는다. 가끔 툭 건드릴 때도 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하고 말하는 것만 같다. 힘겹게 쫓아가다 보면 기다려 주기도 한다. 이렇게 바다사자와 한참 동안 놀다 지쳐 해변으로 올라와 드러누우면 그 녀석도 따라와 옆에 벌러덩 눕는다. 그렇게 팔베개를 하고 멍하니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인생의 골치 아픈 일이든지 우주의 미스터리 같은 건 그냥 내버려 두는거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무튼 갈라파고스는 바다사자와 함께 해변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일주일 동안의 여행을 마친 후 크루즈는 산크리스토발섬으로 돌아가기 위해 뱃머리를 돌렸다. 바다 위 우뚝 솟은 바위인 키커록 뒤로 노을이 내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펠리컨은 배와 나란히 날았다. 공기 속을 헤쳐 가는 펠리컨의 부드럽고 가벼운 날갯짓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행은 분명 좋은 일이고,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라파고스는 영원히 ‘갈라파고’인 채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글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콰도르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미국을 거쳐 가는 것이 빠르다. 에콰도르는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관광 목적으로 비자 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에콰도르는 2002년부터 미국 화폐인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4시간 늦다. 여행 적기는 6월부터 9월까지. 시원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여행하기가 가장 좋다. 에콰도르 여행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주한에콰도르상무관실(02-738-0079, seoul@proecuador.gob.ec)을 통해 알아보자. 갈라파고스에서의 크루즈 여행은 일정에 따라 행선지와 요금이 다양하다. 메트로폴리탄 투어링(www.metropolitan-touring.com)에서 다양한 크루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과 예산에 맞춰 적당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로부르호와 푸에르토치노섬은 화산 협곡 사이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며 갈라파고스의 희귀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 에스파뇰라섬의 푼타수아레스는 갈라파고스 앨버트로스와 바다 이구아나를 관찰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 사는 앨버트로스는 몸길이가 90㎝가 넘고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2m에 달한다. 푼타수아레스 반대편 가드너베이는 펠리컨과 바다사자의 섬이다. 해변에 떼를 지어 누워 잠자고 있는 바다사자들이 장관이다.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전 주던가, 날 좋은 주말에 남산에 갔다. 남산 도서관 왼쪽 숲, 땅바닥엔 녹색 이끼가 깔리고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리는 그 작은 숲은 서늘하니 고졸한 아치가 있다. 게다가 한적해서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곳인데 도서관 쪽 통로인 계단 아래에서부터 왁자지껄 소리가 들렸다. 무슨 행사가 있나. 노란 옷을 입은 남녀노소가 화기애애하게 웅성거리며 앉거나 서 있고, 여기저기 먹다 남긴 먹을거리가 놓인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자, 이번엔 시계입니다, 시계! 시계 좋아하세요?” 진행자인 남자가 확성기로 묻자 사람들이 입을 모아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사세요!” 와그르르 웃음소리. 앗, 경품 추첨 시간인가 보네. 나도 경품 좋아하는데. 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진행자 뒤편 위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적힌 기다란 천이 걸려 있었다. 한 고위 정치인 이름을 새긴 시계를 받게 된 사람의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는지, 그에 대해 실망한 척하는 진행자의 농담과 또 와그르르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리를 떴다.나의 숲을 그들에게 양보하고 안중근기념관 쪽을 향해 계단을 올라갔다. 아주 오래전 그 계단 옆 화단에 꽃시계가 있었다. 그걸 왜 없앴을까. 그러고 보니 그 꽃시계, 둥글게 꽃이 심겨져 있던 생각은 나는데 어떻게 시간을 봤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시곗바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뭐, 무늬만 꽃시계였네. 진정한 꽃시계는 태양의 각도에 따라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을 심어 놓고, 무슨 꽃이 피었는지로 시간을 알리는 거 아닌가? 흠, 꽤 만들기 어려울 듯. 남산이 많이 변했다. 사라진 것도 많고. 특히 안중근기념관과 옛 어린이회관 건물 앞부터 힐튼호텔 앞까지는 거의 개벽을 했다. 보다 아리땁게 가꿔지고 잘 정비돼 걸음직한 공원이 됐지만, 백범광장 앞의 어린이놀이터도 사라지고 소박한 잔디밭도 사라지고 여름날이면 나무 아래서 막걸리 한 잔에 취해 장구 치고 때로는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악을 쓰며 노래하고 춤추시던 할머니들도 사라졌다. 파월 장병이 기증한 선인장들이 인상적이었던 식물원도 사라지고, 그 앞 분수대도 사라졌지. 폴라로이드 사진사 아저씨들도 사라지고, 식물원 아래 작은 동물원도 사라졌다. “이게 다 서울대공원으로 간대.” “그럼 서울대공원으로 가봐야겠네. 근데 그게 어디 있는 거야?” 원숭이 우리였던가, 할머니 두 분이 철망에 손을 얹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셨지. 근처 어느 골짜기에 사셨을 할머니들. 정든 동물들을 보러 서울대공원에 다녀오셨을까. 아직 구존해 계실까. 아, 이제 내가 할머니로세. 오래 사는 건 한 생명체로서 일단 성공한 거지. ‘시인 베이다오가 사랑한 시’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에서 타고르의 시 한 편을 옮겨 적겠네. 제목은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가끔 놀이에 열중하고 있을 때/내 장난감 위로 노랫가락 하나 떠도는 듯합니다./어머니가 내 요람을 흔들면서 흥얼거리던 그 가락입니다.//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이른 가을 아침/아카시아 꽃향기 공중에 떠돌 때/사원의 아침 예배 내음 어머니의 숨결처럼 내게 옵니다.//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내 방 창문 통해 먼 하늘 푸른빛 바라볼 때/내 얼굴 응시하던 어머니의 그윽한 눈길/하늘 가득 퍼져 있는 것을 느낍니다. 화자는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어릴 때 어머니를 잃은 어린이라네. 불과 몇 년 전일 테지만, 어린이의 전 생애를 두고 볼 때 말년인 현재의 반대편 저 끝에 있는 ‘요람 시절’에. 신은 모든 사람을 돌볼 시간이 없어 어머니를 보낸다는 말이 있다네. 그 어머니를 빼앗긴 어린이에게는 신이 직접 가야 하리. 어머니가 없는 아이는 세상 전체가 키우는 게 도리라는데, 얼마 전 지방도시 원룸에서 젊은 아빠와 함께 죽은 뒤 발견된 두 살 아기 생각에 가슴 저리네. 어린이날도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라지. 그나저나 인도에서는 아카시아꽃이 이른 가을에 피나 보네.
  • ‘미술계 버팀목’ 김환기 발자취를 따라서

    ‘미술계 버팀목’ 김환기 발자취를 따라서

    침체기를 이어 가고 있는 한국 미술 시장에서 유독 굳건한 이름이 있다. 경매 시장에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불패 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김환기(1913~1974) 화백이다. 특히 오는 27일 서울옥션이 홍콩 완차이 경매에 내놓을 그의 ‘붉은 점화’(3-Ⅱ-72 #220·1972년 작)가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붉은 점화’ 100억원대 낙찰 가능성 그의 예술 세계의 정수를 보여 주는 전면 점화는 대부분 ‘환기 블루’라 불리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푸른빛을 주조로 한다. 반면 이번 경매에 나올 점화는 전면이 청량한 붉은색 점으로 채워진 가운데 왼쪽 상단에 푸른 점들이 삼각형 꼴로 자리해 시선을 붙드는 희소한 작품이다. 세로 254㎝, 가로 202㎝의 대작인 데다 그의 붉은 점화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홍콩 경매에서 시작가 80억원으로 출품될 이 작품은 100억원대 낙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고요(Tranquility) 5-Ⅳ-73 #310’·65억 5000만원)도 그가 세운 만큼 ‘환기의 라이벌은 환기’라는 말이 재연될 전망이다.●시대별 대표작 100여점 전시 그가 국내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대구미술관에서는 작가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대규모 회고전을 마련했다. 22일부터 8월 19일까지 대구미술관 2·3전시실에서 열리는 ‘김환기’ 전에서는 시대별 그의 대표작 100여점이 펼쳐진다. 바다, 산, 달, 매화, 항아리 등 우리 민족의 전통과 자연을 중심 모티브로 한국의 서정을 풍요로운 색채로 펼친 일본 도쿄시대(1933~1937)와 서울시대(1937~1956)를 시작으로 그의 초창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형태를 단순화해 간결한 추상화 경향이 짙어졌던 파리시대(1956~1959)와 두 번째 서울시대(1959~1963), 자연스러운 번짐과 스밈, 농담의 조절로 그가 독자적인 점화 추상 회화를 발전시켰던 뉴욕시대(1963~1974)를 압축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도전과 통찰을 엿보게 한다. 최승훈 대구미술관장은 “한국적 정서를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 언어로 승화시킨 김환기 화백은 우리 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위해 평생을 몰두했던 작가”라며 “전시를 통해 그의 면면을 다시 조명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입장료 1000원. (053)803-79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00년 동안 왕실 지킨 ‘로열 블루다이아몬드’, 72억에 낙찰

    300년 동안 왕실 지킨 ‘로열 블루다이아몬드’, 72억에 낙찰

    300년 만에 베일을 벗은 ‘로열 블루 다이아몬드’가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됐다. 300년 넘게 유럽의 왕가에서 보관해 온 희귀 블루 다이아몬드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경매에서 670만 달러에 낙찰됐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푸른빛을 띠는 이 블루다이아몬드는 300년 전 세계에서 유일한 다이아몬드 광산이었던 인도 골콘다 광산에서 채굴됐다. 이후 1715년 스페인 펠리페 5세의 두 번째 왕비인 엘리자베스 파르네세(1692~1766)의 소유가 되면서 ‘파르네세 블루’(The Farnese Blue)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다이아몬드는 파르네세 왕비의 후손이 유럽의 다른 왕족과 결혼하면서 7대에 거쳐 스페인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왕족에게 유물로 전해졌다. 한때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왕관에 장식품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왕의 컬러’로 인식되는 푸른색을 띠는 이 블루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유럽의 왕족들이 개인적으로 보관해 행방이 묘연했는데, 지난 4월 파르네세 왕비의 후손이 이를 공개하면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경매는 현지시간으로 15일 제네바에서 열렸으며, 경매를 맡은 소더비 측은 낙찰가를 350만~500만 달러로 추정했다. 하지만 경매가 시작된 지 단 4분 만에 670만 달러, 한화로 약 72억 1500만원에 낙찰됐다. 소더비 측은 “보석의 디자인과 공예 수준이 매우 좋으며, 완벽한 다이아몬드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 다이아몬드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300년 동안 유럽 왕가의 보물로 여겨져 온 로열 블루 다이아몬드의 새 주인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EPA·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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