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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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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붉은 대변 보면 장 출혈 의심을

    주변에서 방귀를 자주 뀌거나,횟수가 잦지는 않지만 냄새가 무척 구린 경우를 종종 경험할 수 있다.또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색깔이 이상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의심해 본 경우도 더러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경험이 구체적인 병증과 쉽게 연결되지 않아 불안감만 늘어간다.충실하고 정직하게 위와 장 등 내장의 정보 담아내는 대변과 방귀가 뜻하는 질병의 전조 증상을 살펴보자. ●잦은 방귀 방귀는 섭취한 음식과 대장 내 세균의 대사활동에 의해 횟수와 냄새가 결정된다.성분은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 등이 대부분이며,이들 성분은 기본적으로 무색무취하지만 음식물이나 지방산 분해물질인 암모니아에 의해 냄새가 결정된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에 13회 정도 방귀를 뀌나 25회까지는 정상이라고 본다.유달리 횟수가 잦은 사람의 방귀는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이 주성분인 경우가 많다.이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탄수화물이 대장으로 내려와 세균의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생성되는데,통상 성인 10명중 3명은 평균치보다 많은 메탄을 생성한다.이런 사람은 대부분 가족력이 있고,변이 물에 뜨는 것이 특징이다. 방귀는 냄새가 심해도 양과 횟수가 적고,성분이 질소 위주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그러나 양이 많고 수소와 이산화탄소 성분이 많으면 탄수화물 흡수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이럴 때는 탄수화물 섭취 제한과 함께 흡수 및 소화장애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대변의 냄새도 방귀와 크게 다르지 않다.음식과의 상관성을 보면 유제품이나 양파 당근 바나나 샐러리 등은 방귀 횟수를 증가시키나,쌀 생선 토마토 등은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인이 방귀나 대변의 냄새만으로 질병 유무를 식별하기는 어려우므로 방귀의 가스 조성정도를 검사해 질환을 진단하는 게 좋다. ●검은 변,붉은 변 대변의 양과 횟수,색깔과 냄새는 소화기 계통의 건강을 말해 주는 척도가 된다.흔히 건강한 사람은 대변이 황금색이라고 알고 있으나 이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보통은 담갈색이나 황갈색 범주의 변이면 정상으로 본다.전문의들은 “대변 색깔은 음식물과 담즙 색소 등 신체 특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색깔이 건강성을 뜻한다고는 볼 수 없으나,소화기계 특정 질환의 경우 병증이 대변 색깔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대변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병증은 출혈 소견.타르처럼 검은 변은 식도와 위,십이지장의 출혈을 의심해 봐야 한다.자주 속이 쓰리고 소화불량인 사람이 검은 변을 보면 소화성궤양이나 위염,위암 등에 의한 출혈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간혹 빈혈 치료용 철분제제를 복용하거나 육식을 많이 한 경우에도 검은 변이 보이는데 이런 경우에는 타르와는 형상이 달라 보이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변이 새빨갛거나 선홍색,검붉은 색이면 장관의 출혈을 의심해 봐야 한다.선홍색 피는 주로 치질이나 궤양성 대장염에 의한 직장 및 대장 하부 출혈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검붉은 색은 위나 위와 가까운 대장 출혈인 경우가 많다.이 경우도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어린이가 복통과 함께 콧물 같은 점액질 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장 중첩증이나 맹장염일 가능성이 크므로 서둘러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흰색 변,회색 변 흔치는 않지만 푸른빛이 도는 갈색 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이는 적혈구의 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우로빌리루빈이란 물질이 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산화되어 생기는 현상으로,적혈구가 많이 파괴되는 자가면역질환이나 간질환 등이 있을 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담도 폐쇄 등의 질환은 황달과 함께 희거나 회색 변을 보인다. 대변에 피와 점액질이 섞여 고름 같은 설사를 누는 경우는 대장이나 직장의 염증일 가능성이 크고,술을 즐기는 사람이 기름지고 양이 많은 변을 보면 만성 췌장염에 의한 흡수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이밖에 대장암 등에 의해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미세한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특수 화학반응을 이용한 ‘대변 잠혈검사’로 판별이 가능하다.간혹 질긴 섬유질 성분의 채소나 해조류 등이 그대로 배설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소화불량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도움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선영 교수·송파 하사랑외과 윤진석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 전남 여수 금오산·사도/서글픈 푸른빛에 처마끝 풍경도 소리를 잊고

    전남 여수 돌산도 남단에 자리잡은 금오산(金鰲山).동쪽 바다를 향해 엎드린 금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은 이 산은 마치 거북 등껍질처럼 주름진 바위로 뒤덮여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금오산이란 이름엔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산 서쪽 중턱에 자리잡은 향일암을 말하면 ‘아 그 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대부분 향일암까지만 올라갔다가,발길을 돌려 내려와 산 자체의 진면목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금오산 산행길의 진수는 향일암을 지나서부터다.해발 323m로,향일암에서 정상까지 불과 30여분의 짧은 산행길이지만,완급의 조화를 이룬 바위길과 시원한 남해 풍광,정상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과 월출이 산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월출이 아름다운 ‘향일암' 여수반도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사도 또한 오동도나 향일암,거문도 등 여수의 큼직한 관광 명소들에 가려 지나치기 쉬운 곳.그러나 한나절쯤 시간을 쪼개면,다양한 기암괴석과 수백개의 공룡 발자국,신비의 물 갈라짐 현상 등 색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도다.남도의 미항 여수 여행에서 빼놓기 쉬운 금오산 정상 산행과 사도 답사에 나섰다. 금오산 오르는 길은 두가지.산행 기점인 임포마을에서 새로 난 향일암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암자 못미쳐 정상으로 가는 길로 빠지거나,향일암 가는 옛길로 처음부터 올라가면 된다. 새 길을 선택했다.향일암까지는 네댓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널찍하게 닦여 있다.길이 넓다보니 돌산의 아기자기함을 체험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새해를 맞을 때마다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이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바위산을 가르는 포장된 큰 길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향일암을 지나고,가파른 철계단과 아슬아슬한 바위길이 이어지면서부터 이같은 불만은 탄성으로 바뀐다.바위길을 한 굽이 돌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너럭바위.이마에 흐르는 땀을 잠시 식히면서 시원한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너럭바위 하나하나는 곧 바다 전망대다.동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자태가 그림같다. 등산로변엔 군데군데 계절을 잊은 듯 바위 틈새로 자란 벚나무가 꽃을 피워 이색적인 분위기를 띄운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다.서쪽은 이미 붉은 물이 들기 시작했다.마치 광활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가막만 뒤로 펼쳐진 수많은 섬 너머로 만추의 홍시 같은 해가 진다.자그마한 한 섬 위에 걸리는 듯하던 해는 불과 2∼3분 만에 뚝 떨어지고 만다. ●일몰과 월출을 한자리서 누군가 고개를 돌려보라고 재촉한다.동쪽 바다 수평선 위로,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고 있다.한 자리에 앉아 일몰 감상 직후의 월출 구경이라니! 저마다 탄성을 토해낸다. 내려갈 때는 향일암에 들렀다.일출이 유명한 곳의 달구경은 어떨까 궁금했기 때문.어둠이 깔린 암자는 적막하기만 하다.사방이 어두워서인가,아니면 청정지역이어서인가.암자에서 보는 달은 푸른빛이 선연하기 그지없다.종루 처마에 달린 풍경(風磬) 너머 걸린 달은 서늘하다 못해 시리게가슴 속을 파고든다.임포마을에서 정상,정상에서 향일암을 거쳐 마을까지 내려오는 데는 3시간이면 넉넉하다. 여수 서쪽 27㎞ 지점에 위치한 사도는 증도·추도·사도·장사도·나끝·연목·중도 등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여수항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20분 정도 가야 한다. ●공룡 발자국 보며 고생대 체험도 7개의 섬에 사는 주민이라야 수십가구에 불과해서인지,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하지만 선착장은 깔끔하고 큼직하다.세계 최장의 보행렬(84m)을 포함해 40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고생태 체험학습을 위한 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최근 조성했다. 마침 만조 때라서 수중에 감춰진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없단다.미리 시간을 확인해보고 오지 않은 것이 영 후회스럽다.하지만 선착장에서 조금만 가면 공룡 발자국과 서식 흔적을 재현하고 설명해놓은 공원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도는 물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음력 정월 대보름,2월 보름 등 연간 5차례 정도 이같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약 2∼3일간 물이 갈라지는 이때는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이때 시간을 맞춰가면 마을사람들과 함께 바닷길에 들어가 지천으로 널린 고둥과 개불,해삼 등을 주울 수 있다. 사도엔 다양한 전설이 어린 기암이 많다.이순신 장군이 나랏일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는 장군바위,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예부터 사도의 여인들이 출산 후 젖이 부족할 때 치성을 드리면 맑은 물이 솟아났다는 젖샘바위,제주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바위 등이 볼 만하다. 여수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울,수도권에서 여수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천안·논산∼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IC 코스가 가장 빠르다.순천IC에서 17번 국도를 타면 여수 돌산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매일 5차례 김포와 여수를 왕복 운항한다.여수행 버스는 서울에서 하루 16회,광주에서 40회 있다. 금오산은 17번 국도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너 시덕리에 이른 뒤,1번 지방도를 타면 산 입구에 닿는다.여수항에서 사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 두 차례 있다.1시간20분 소요.배삯은 어른 7500원,어린이 3800원.문의 여수시외버스터미널(061-652-6877),여수역(1544-1788),㈜한려수도(061-644-6255). ●숙박 호텔은 여수시내의 여수비치관광호텔(061-662-3131),오동도 인근의 노블레스관광호텔(061-691-1966)이 묵을 만하다.금오산 인근엔 종점모텔(061-644-4737),한솔모텔(061-644-5089) 등 10여개의 여관이 있다.사도에선 사도식당횟집,장석례씨집(061-665-9203) 등 몇몇 식당과 민가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해넘이 해안 드라이브 돌산도 서쪽 금천에서 항대,모장,평사에 이르는 해안길은 해넘이 드라이브 코스.오른쪽엔 산과 들녘이,왼쪽엔 수많은 섬들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이 구간엔 굴 양식장이 늘어서 있는데,굴이 주렁주렁 달린 모양이 이색적이다.아직은 좀 이르지만 11월에 들어서면 해가 넘어갈 무렵,차를 세우고 굴구이집에 들어가 고소한 굴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여수시 문화관광과(061-690-2225). 식후경 여수는 남도 먹거리 1번지로 통할 만큼 음식이다채롭다.그래서 식도락가들이 여수에 가면 특유의 한정식을 한번쯤은 맛본다. 오동도 입구의 ‘동백회관’은 맛과 다양함을 함께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해물 한정식집.음식값은 2인상 4만원,3인 이상은 1인당 1만 5000원이다.음식은 3차례로 나뉘어 나온다.먼저 도미·우럭·전어 등 회와 함께 떡가재 찜,낙지 무침,회초밥,생 피조개 등 30여가지의 찬음식으로 상을 차려낸다.이 음식을 거반 먹을 즈음해서 복어 중심의 뜨거운 요리가 나온다.복 조림,복 튀김,복죽,송이 조림 등이 주된 요리.이 음식을 대충 비우면 그제서야 밥이 나온다.대나무통에 쌀을 넣고 찐 대통밥과 함께 몇가지 나물,젓갈,매운탕이 상에 오른다.이렇게 총 6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 여수 인근 바다에서 나는 재료를 쓰다보니 음식 맛도 일품 요릿집 못지않다.(061)664-1487. 사도에선 선착장 앞의 사도식당횟집에 들러보자.도미,농어 등 자연산 회가 너무 싸다.마리 단위로 회를 쳐주는데,1.5㎏짜리 감성돔 한 마리를 3만원에 먹을 수 있다.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감성돔 회맛이 일품이다.(051)666-9199.
  • 책꽂이

    ●성전,문명충돌의 역사(자크 루엘랑 지음,김연실 옮김,한길사 펴냄)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그만큼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이 책은 ‘성전’이라 불리는,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전쟁의 역사를 다룬다.‘이슬람의 지하드’‘비잔틴의 가(假)십자군’‘독일과 일본의 자살전술’ 등이 주요 내용.9000원. ●비단 버선 신은 발이 밤새도록 시립니다(민영 엮음,동학사 펴냄) ‘시경’의 소박한 감정과 ‘초사’의 수사적인 진실을 아우른 당나라 시편들을 모았다.하지장·진자앙·이백·두보·백거이·유종원·두목·왕준 등 초당에서 성당,중당,만당에 이르는 시인 66명의 시를 담았다.1만 3000원. ●음모(짐 마스 지음,최수민 옮김,창과창 펴냄)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설명.저자는 오늘날 세계정세는 물론,성서시대 이전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에 이르기까지 역사라고 명명된 많은 일들을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본다.진주만 공습의 밝혀지지 않은 사실,남북전쟁을 통해 돈장사를 벌인 로스차일드 일가,프랑스 혁명과 프리메이슨의 비밀관계,피라미드와 인간의 기원에 얽힌 비밀 등을 음모론적 시각에서 접근한다.9800원. ●자연의 빈 자리(팀 프래너리 지음,이한음 옮김,지호 펴냄) 지난 500년 동안 자연에 빈 자리를 남기고 사라진 103종의 동물을 소개.꽃보다 작은 바하마벌새,8m가 넘는 스텔라바다소,나무 두드리는 소리를 동료들이 부르는 소리인 줄 알고 몰려드는 ‘도도’,하늘을 뒤덮어 어둡게 만들 정도로 큰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던 ‘여행비둘기’,막대기로 때려잡을 만큼 순했던 ‘흰쇠물닭’ 등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린 동물들은 거짓이나 탐욕이 깃들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닮았다.3만 8000원. ●오이디푸스(크리스티앙 비에 엮음,정장진 옮김,이룸 펴냄) 오이디푸스 신화를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축 위에 올려놓고 조망.고대부터 현대까지라는 시간의 축과 고대 희곡·소설·연극·영화·미술이라는 공간의 축,그 두 축이 교차하는 좌표 위에서 오이디푸스의 모습을 살핀다.1만 2000원. ●달지기 소년(에릭 퓌바레 글·그림,김예령 옮김, 달리펴냄) 신비로운 푸른빛이 감도는 밤.조금씩 찼다가 이지러지는 달과,달지기를 둘러싼 판타지 동화.5세 이상.8500원.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버나드 모스트 글·그림,이은석 옮김, 비룡소 펴냄) 정확한 정보가 돋보이는 유아용 공룡시리즈.굵은 먹선에 강렬한 색채의 그림.3세 이상. 8000원. ●룰룰루루,푸푸에게 예쁜 집이 생겼어(선안나 글,황성혜 그림, 현암사 펴냄) 늪을 떠난 하마가 낡은 오두막의 주인을 만나 함께 텃밭을 가꾸는 내용의 창작그림책.정감넘치는 소박한 수채화.초등저학년.7500원.
  • [굄돌]가고 싶은 바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은 지혜롭고,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인자하다고 한다.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아마 거센 파도가 수시로 밀려드는 험한 바다를 상대하자면 지혜롭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고,산에서는 모든 것이 넉넉하고 여유로워 덕스럽고 자애스러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산은 오르기가 힘들고 바다는 쉽게 갈 수가 있어서인지 바다를조금 더 좋아한다.동해도 좋아하고 서해·남해도 좋아한다.그러나 거리상 가볼 기회가 많아서인지 푸른빛이 아름다운 동해를 더 좋아한다.기껏해야 일년에 몇 번,그것도 잠깐씩 다녀오는 바닷가이지만 늘 그립고,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한다.그리고 세상의 온갖 더러움도 받아들여 정화해 주고 또 덮어준다.뭍에서 내려오는 온갖 물질,한 여름 수많은피서객들의 열기도 식혀주고 감추어준다.그러나 그 넓은 포용력도,한이 없어 보이는 정화력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바다가 오염되고 있고 바닷가가 황폐해져 간다.바닷가 여기저기 널린 쓰레기 더미,마구 쏟아내려 보내는 생활하수,선박에서 흘러나오는 폐유,폐선박,버려진 어구,정화하지 않고 마구 흘려보내는 공장 폐수로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고 바닷가가 지저분하게 변하고 있다. 하느님도 안타까워 일년에 몇 차례씩 태풍과 홍수로 청소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넓은 바다는 어쩔 수 없다손치더라도 바닷가만은 우리 손으로 깨끗이 할 수 있고 또 깨끗이 하여야만 한다. 깨끗한 모래가 펼쳐진 바닷가,그 바닷가 조그만 어촌에서 낮에는 모래밭에앉아 변화무쌍한 바다를 바라보며 조개도 줍고 낚시도 하고,저녁에는 싱싱한 회 맛을 감탄하고,밤이면 파도 소리를 자장가로 달콤한 잠에 빠지는 여유를 일년에 몇번쯤은 가졌으면 좋겠다.그러나 행여 쓰레기 더미를 밀고 오는 파도를 만날까 걱정스럽다. 김춘옥(전업미술가협 이사장)
  • 책/ 알코올과 예술가 - 취기가 걸작을 만든다?

    최근 시인 고은은 “근래 들어 술 마시는 문인들이 줄고 있다.”고 개탄하는 글을 발표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예술가 혹은 작가에게 술은 영감의 묘약인가,파멸의 독약인가.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라크루아의 ‘알코올과 예술가’(백선희 옮김,마음산책 펴냄)는 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술과 예술가의 유기적이고 신비로운 관계를 규명한다. 술은 수많은 예술가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왔다.글쓰기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120피트의 종이를 이어 타자를 치고 밥(bop)이란 재즈양식을 도입해 즉흥성을 살리려 했던 잭 케루악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술에 취해 책상에 앉을 것을 권했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가진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보름 동안 만취와 숙취를 거듭하는 가운데 걸작을 완성했다.신이 없는 공허함을 이기려고 술을 마신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소설 ‘죽음의 병’을 쓸 때 포도주를 하루에 6ℓ씩 마셨다고 고백했다.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의미심장한 비유를 동원해 술을 예찬했다.“푸른빛이 도는 화주(火酒) 압생트가 피워올리는 취기야말로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다.” 비상과 추락을 거듭하며 ‘인공낙원’을 건설한 예술가들.그들은 술에 얼마나 빚을 지고 있을까. 저자는 에드거 앨런 포,제임스 조이스,스콧 피츠제럴드,딜런 토머스처럼 생명을 재촉할 정도로 지독하게 술에 탐닉한 작가들과 앙투안 블롱댕,뒤라스,베이컨처럼 취기를 빌려 창작한 이들,제임스 엘로이나 윌리엄 스타이런처럼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가 금주로 가는 힘겨운 여정을 걸은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생생하게 다룬다. 이들에게 술이 묘약인지 독약인지를 묻는 것은 작가의 지적대로 부질없는 일인지 모른다.다만 분명한 사실은 술은 보들레르 이후 문학의 혁신에 가장 크게 기여한 동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난개발 팔당호 르포/ 팔당 상수원 1급수 ‘먼 얘기’

    정부는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이는 1998년 11월 팔당상수원의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99년 2월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 정부의 지속적인 수질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특히 경관이 좋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음식점·숙박업과 전원주택 등이 편법으로 들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난개발 실태와 정부의 보완대책,팔당상수원 관리·감시체계 등을 알아본다. ◆마구잡이개발로 몸살앓는 팔당호 팔당호는 푸른빛을 띠는 호수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건강한 모습이었다.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강환경감시대를 찾아 감시대원들과 함께 육로로 팔당호를 둘러보았다. 팔당지역엔 그다지 많은 공장지대가 없지만 감시대원들은 남양주시에 있는 식품회사와 주변 공장에 들러 폐수배출 시설에 대한 점검과 시료채취 등을 했다.다시 가평 골프장에 들러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주변 음식점들에 대한 홍보활동도 폈다.대부분의 업소주인들은 감시대원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아무 이상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면 한 주민은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단속만 하려든다.”고 푸념하며 “저렇게 산을 까뭉개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주민이 가리키는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7∼8개로 뻗어나온 산줄기 능선이 벌겋게 패어 흉물처럼 보였다. 대원 가운데 한 사람이 편법으로 용도변경해서 짓고 있는 전원주택들이라고 설명했다.현장에 가보니 가관이었다.건축자재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산자락이 마구 파헤쳐져 장마철을 무사히 넘긴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완공된 주변 전원주택들도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어떤 곳은 세일(SALE)이라고 써붙인 광고문도 보였다.집을 지었지만 생활이 불편해 되팔려고 내놓은 것들이라는 설명이었다. 경기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와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양서면 양수리 등의 산자락은 벌겋게 벗겨진 채 편법 건축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어둠이 깔리자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에서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저곳에서 쏟아지는 생활하수로 팔당호가 얼마나 중병을 앓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2급수에 머물고 있는 팔당호 정부의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수많은 러브호텔과 전원주택,음식점 등이 보란듯이 들어서고 있다.이런 이유로 팔당호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은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은 채 2급수(1.4ppm)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식품접객 업소 및 숙박시설은 90년 2819개에서 2000년 1만10개로 10년 동안 무려 3.5배 증가했다.또 경기도 7개 시·군에서 허가를 내준 건축건수도 99년 2412건에서 2000년 4266건,2001년 4191건에 이른다. 한강환경감시대가 올들어 오·폐수 배출업체 등을 적발한 건수만도 900여건.특히 이 가운데는 허용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중금속 등이 포함된 폐수를 무단방류해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이밖에 불법 어로행위와 쓰레기방치,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오염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계형 소규모 공장이나 가축사육 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마석가구단지 성생공단(나환자촌) 등은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소·개·돼지)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에 대해서는 규정이 애매해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방지 보완대책 상수원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은 무엇보다 난개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건교부는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을 내년부터 적용,3년동안 토지용도를 재분리하는 과정에서 상수원지역은 최대한 개발억제 구역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또 산림청도 ‘산지관리법’을 보완,무분별한 산지훼손을 최대한 막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또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계지역에 위치한 7개 지자체를 1개로 통합관리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시행한다.이에 따라 남양주·광주·용인·이천·가평·양평·여주 등의 지자체는 내년부터 광역도시계획법에 따라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산림법도 강화돼 준농림지나 산림의 용도변경은 물론 지역개발·건축요건이 까다로워진다.법이 제대로 적용되면 그동안 성행하던 소규모 필지분할이나 차명허가·나대지 방치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산지전용을 할 때도 산림청 또는 시·도 산지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했다. ◆기타 상수원 수질개선 대책 상수원 구역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시대를 정규조직화하는 한편,전문인력을 통한 중앙정부·지자체간 유기적인 합동단속 체계를 마련했다. 환경부는 또 하천별로 오염부하량 한도를 정하는 ‘오염총량관리제’의 조기 시행을 위해 물이용부담금 할당량을 늘리는 등의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방침이다.수변구역의 환경유해 사유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지속적으로 토지를 사들인다는 복안도 마련했다.올해 414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토지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 ■한강감시대 정유순 대장 “단속보다 주민들 환경의식 중요”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감시대의 주된 임무지만 여건상한계가 많습니다.단속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환경 보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젖줄인 팔당상수원을 감시하고 있는 한강감시대 정유순(54·서기관)대장은 조직개편과 더불어 한층 넓어진 관할구역에 대한 감시활동의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한강감시대는 팔당호 상수원을 비롯 한강유역의 환경오염 방지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7년 10월 발족됐다.정유순 대장은 2000년 10월부터 감시대 바통을 이어받아 2년째 감시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순찰은 물론 상수원에 오염물질 배출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합니다.따라서 24시간 근무조를 편성,언제든 현장에 출동 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습니다.” 감시대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출동때는 군대의 작전을 방불케 한다.하지만 단속방법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상습적으로 배출하는 오염배출업소나 오염의심지역에 들렀다가 문제점을 파악한 뒤 바람처럼 사라진다.그래서 ‘카메오’란 별칭도 얻었다. 그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설득,이해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대원들에게도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계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좋아해 감시활동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시·산문 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그래서 지역내에서는 문학인으로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유진상기자 ■상수원 관리 문제점은/ 감시인력 부족… 전문성도 떨어져 정부 대책대로 법이 집행된다면 내년부터 팔당호 주변에는 투기분양을 목적으로 한 주택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러브호텔은 물론 소규모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나대지가 방치돼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오염물질들이 강물로 흘러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지금도 각종 법규의 중복규제로 재산권행사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시행을 반대하고 있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또 7개 지자체를 한데 묶어 통합된 광역도시계획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나서 만들어지는 대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책한다. 특히 10월초부터 산업단지 등에 대한 환경부의 지도·점검 업무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됨에 따라 봐주기식 단속 등으로 업무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지자체의 한 간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때마다 불법행위가 이뤄져왔다.”며 “이번 대책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수원보호를 위한 감시기능을 강조하면서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예산도 문제다.한강유역환경청 한강감시대의 경우 인력은 직제개편과 더불어 배속된 14명과 서울시 파견공무원 등을 합쳐 62명에 불과하다.공익요원 38명을 합쳐 100명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감시구역은 거의 남한땅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 예산도 7억 6000만원으로 대부분 인건비와 장비관리 유지비 등에 쓰이고 있어 낡은 단속차량을 교체하거나 감시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무엇보다 대부분의 인력들이지자체에서 파견돼 전문성 등이 부족해 효율적인 감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문정호(文廷虎) 수질보전국장은 “보완대책은 상수원구역에 무분별한 편법 건축허가 관행을 막을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의견을 모아 법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 “푸른빛 도는 감귤 드세요”

    “푸른 감귤 드세요.” 서울시 농수산물공사가 17일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때문에 산지에서 감귤을 강제로 착색,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발생시키고 품질은 오히려 떨어뜨린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시식행사 등 홍보활동에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공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4%가 감귤에 푸른색이 남아 있으면 덜 익었거나 맛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74%가 푸른빛이 도는 감귤이 더 맛있다는 것. 감귤은 푸른색에서 주홍색으로 착색되는 정도가 70% 이상이면 수확을 하며 이때부터 완숙과(完熟果)로서 당도나 맛에서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오히려 감귤 특유의 신맛은 억지로 익히는 후숙(後熟) 과정을 거치면서 약해진다. 하지만 대부분 감귤 생산 농가에서는 소비자들의 편견때문에 에틸렌가스나 카바이드를 사용,5∼7일 정도 25℃ 이상에서 익혀 주홍색을 낸 뒤 윤기를 내기 위해 왁스 코팅을 해 유통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측은 감귤을 후숙시킬 경우 원료비,세척비,광택비용 등으로 t당 10∼15원씩 연간 6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데다 유통과정에서 품질이 쉽게 상하는 것은 물론 꼭지를 검게 변색시킴으로써 상품성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류길상기자
  • 건물벽 녹화사업 확대 시행

    서울시가 ‘푸른 서울’ 조성을 위해 간선도로변 아파트담장이나 방음벽 등에 덩굴식물을 심는 벽면녹화사업이 내년부터는 신축 민간건축물로 확대된다. 99년말부터 ‘푸른 서울’ 조성작업에 들어간 시는 지난해 종로구 북악터널 옹벽을 비롯 38개소 2,525m에 덩굴식물 5만500여본을 심은 데 이어 올해에도 124개소 1만1,600여m에 34만3,900여본을 식재했다. 시는 특히 벽면녹화사업이 쾌적한 도시공간 창출 외에도기후조절 및 에너지 절감,건축물 내구성 향상,대기오염물질 감소 등에 효과가 있다는 분석에 따라 아파트를 비롯한 민간이 새로 짓는 건축물에까지 벽면녹화사업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민간건축 분야는 아파트 신축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옹벽 등 구조물에 대해 초기 계획단계부터 녹화가 시행될 수있도록 시행업자와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벽면녹화사업이 주요 간선도로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앞으로는 일반 주택가까지 확대해 푸른빛 서울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내년에도 예산 13억2,900만원을확보,50여개소1만300여m에 대한 녹화사업을 펼치고 자치구에도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또한 각 자치구와 시 사업소·본부에서 계획 또는 시공중에 있는 옹벽·방음벽 등에 벽면녹화사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도시정비계획을 세울 때 벽면녹화를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30개 계열사 中企에 나눠줄것”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내중심부로 차를 달리다보니 푸른빛 고층건물이 한 눈에 들어왔다.건물 꼭대기에‘코린도(KORINDO)’라는 사명(社名)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목재업으로 시작한지 30여년만에 30개 계열사를 거느린대그룹으로 성장한 코린도는 한국인이 2대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그래서 회사이름도 ‘코리아’와 ‘인도네시아’를합쳐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승은호(承銀鎬·59) 코린도 그룹 회장은 체구만큼이나 목소리도 시원했다.코린도는 지난해 매출액 8억달러(1조원)에현지 고용인원만도 2만명에 이른다. 영위 업종은 목재업에서 금융업까지 다양하다.인도네시아는 재계서열을 공식적으로 매기지 않지만 매길 경우 20위권 안에 들 것이라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김수익(金秀益) 자카르타 한국무역관장의 설명이다. 인천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던 동화기업 승상배사장이 지난1969년 인도네시아 오지 방갈란분에 벌목공장을 세운 것이이 그룹의 모태다.장남인 승 회장이 지난 85년 그룹경영을이어받았다. 화제는 새해벽두를 떠들썩하게 했던 코린도 직원 납치사건으로 시작됐다.승회장은 처음엔 ‘장난’인 줄알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게 납치사건을 벌인 무장독립군 자유파푸아운동(OPM)은 평소 저희와 잘 알는 사이였습니다.먹을 게 떨어지면 우리 벌목공장으로 내려와 쌀이며 물을 얻어가곤 했거든요.” OPM은 지난 1월16일 코린도 직원 12명(나중에 16명으로 늘어남)을 납치했다가 22일만에 풀어주었다.OPM이 인질석방조건으로 내세운 와히드 당시 대통령과의 면담성사는 승회장의 현지위상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요즘 세계경기가 다시 불황인데요.:4·4분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들리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제 감으로는 1년안엔 희망이 없습니다. ■목재·컨테이너·금융 등 계열사가 30여개나 되는데 너무문어발식 아닙니까.:개발도상국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처음엔 합판공장 하나로 출발했어요.때가 되면 중소기업에다 나줘줄 생각입니다.우리나라 재벌은 적당한 시기가 됐는데도 안나눠줘서 욕을 먹는 겁니다.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돈줄이다소 막혀도 한국 같으면 연줄이라도 동원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는 안통합니다.초창기에 어이없게 망하는 회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자기자본의 50%는 반드시 갖고 시작해야 합니다. 자카르타=안미현기자 hyun@
  • 여름 걷어내고 로맨틱 분위기를…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꽤 차다.여름 내내 요긴하게 쓰던 모시이불이며 푸른빛 커튼은 어느덧 서늘한 느낌이 부담스럽다.따스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집안 가득 포근함을 입혀보자.LG화학,한샘 인테리어의 도움말로 올가을 트렌드와 연출법을 알아본다. ◆ 가을 집안 장식 이렇게. 지난해에 이어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동양적인젠 스타일이 인기다.다만 색채와 소재는 좀 더 밝고 풍부해진 것이 특징.진한 갈색,검정색에 흰색의 대비로 빚어낸 정적인 느낌을 벗어나 밝은 원목색 등 부드러운 자연주의가한층 두드러진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와인색과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보보스’풍도 올가을 트렌드를 특징 짓는 포인트. ■패브릭:쿠션,식탁보,커튼 등은 우선 크림색,브라운 등 한두가지 중간색을 기본으로 정하고 전체 색을 맞추어야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 같은 톤의 채도가 낮은 색을 포인트로 사용한다.최근에는 체크,줄무늬 등 복고풍이 인기.세련된 감각과 함께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침실에는 겨자색,주황색 등 가을을 연상케 하는 나뭇잎 색상으로 단장하면 한결 따뜻하고 멋스럽다.침대밑이나 거실,현관에 포근한 러그를 깔거나 소파에 베이지색 계통의 쿠션을 몇개 얹으면 아늑하다. ■조명:조명은 인테리어의 꽃이다.조그마한 조명기구 하나로 전체 공간을 산뜻하게 또는 온화하게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조명은 태양광선에가장 가까운 백열등이다. 간접조명은 전구 주변을 감싸 한번 걸러져 부드러운 빛을낸다.실내분위기를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는 데는 제격이다. 따뜻한 느낌의 할로겐을 부분 조명으로 사용하면 마치 화랑이나 레스토랑에 온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카페트와 소품:전통적으로 알록달록 화려한 합성수지 제품이 강세였지만 올해는 면,울 등 자연친화적 소재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최근 인테리어 경향에 맞춰 모던한 느낌의 단색이나 차분한 전통 문양을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유리소품을 치운 자리에는 옹기나 도자기에 갈대나 들풀을한아름 꽂는다.자연스러움을 살리는 것이 꽃꽂이 포인트.나무액자,장식용 머그컵 등만 바꿔도 가을 분위기를 만들기에충분하다. ■벽지·바닥재:현대적인 분위기가 좋다면 인위적인 장식을자제하고 거친 패브릭의 소파, 벽지로 개성을 표현한다. 차분한 분위기의 체리목 바닥재에 무지벽지,꽃무늬 패턴의 벽지를 코디하면 클래식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자연스러운느낌을 주려면 진한 갈색 바닥재,회벽 느낌의 벽지로 마무리한다.여기에 성글게 짠 바구니,식물화분을 곁들이면 그만이다. 허윤주기자 rara@
  • 영화 ‘무사’주인공 여솔役 정우성

    ■영화 ‘무사’속에서=중원의 사막바람속.고려의 창잡이 여솔(정우성)은 허리까지 오는 머리채를 휘날리며 명나라의 공주를 호위한다.원나라 병사의 칼끝을 노려보며 읊조리듯 그는 뇌까린다.“나는 자유인이다….죽여라.” ■시사회가 끝난 뒤 찻집에서=정우성(28)은 맨발에 까만 구두를 신었다.가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에 푸른빛 감도는 선글래스가 썩 잘 어울린다.그가 기자에게 선수쳐 묻는다.“영화,어떻게 보셨어요?”영화속에서와 밖의 이미지가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스크린에서 ‘쓰윽’ 걸어나와 의상만 바꿔입은 듯하다.영화속환상을 현실세계에서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그는 천상 ‘영화적 인간’이다. “주인공 여솔은 대사가 거의 없어요.그게 참 힘들었어요.영화를 찍으면서 첫대사에 그렇게 부담이 갔던 적이 또 없었으니까.‘저는 주인님이 묻힌 곳을 보러가고 싶습니다’였는데,아마 한참 못 잊을 것같습니다.”엄살이 아니다.그의 첫마디는 영화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야 들을 수 있다.여솔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고려인 귀족의 사노비.이국땅에서 운명처럼 만난 명나라 공주와 비극적사랑에 빠지는,그런 역이다.사랑의 감정선을 몇 안되는 대사로 일궈내는 작업은 무척이나 힘겨웠다.오죽했으면 “연기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난 93년 ‘구미호’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생활 8년째. 이번이 8번째 작품이다.중국에서 촬영된 스펙터클 액션이라기술적,육체적 어려움이 무지 컸던 모양이다.내내 그 얘기다.키보다 더 큰 창검(2m15㎝)을 들고 뛰는 것도 중노동이었다.창을 젓가락 다루듯 능숙한 경지에 올랐던 건 꼬박 석달을무술훈련에 바친 덕분이었다.“촬영 말미에 무릎을 다쳤을때 머리를 찧고 싶을만치 속이 상했어요.대역을 한 컷도 쓰고 싶지 않았는데,결국 성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대역을 썼어요.”‘아웃사이더’,‘반항아’ 등등의 단어들이 훈장처럼 따라붙는 사람.하지만 정작 그만큼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남자배우도 드물다. 한참을 뜸들여야 나오는 대답들 속에는 대목대목 ‘강단’이 실려 있다.‘비트’,‘태양은 없다’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추며 둘도 없는 ‘버디’(친구)로 소문난 김성수 감독(40)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저랑 띠동갑인데요.(웃음) 능력이 대단하죠.김감독 작품이라면 시나리오도 안보고 덤벼드는 건,인간 대 인간의 신뢰 때문이에요.번번이 달라지는 작업방식도 즐겁고.큰형 같아서 촬영도중 의견을 제시하기도해요.이번에도 그랬죠.부사(여솔의 주인)의 시체를 사막에묻어야 했는데,제가 고집을 피워 끌고 다니게 했어요.처절한 느낌을 살리려구요.”정우성에게는 영화찍는 일 말고,희망사항이 둘 있다.서른살안에 감독이 되고,내년쯤 결혼하는 것.틈틈이 써놓은 책(시나리오)이 두어편은 된다.헛꿈이 아니다.톱가수 god의 뮤직비디오까지 찍어준 감각이다.아니,꿈 하나가 더 있다.“사랑이 뚝뚝 묻어나는,진∼한 멜로 한번 찍고 싶네요.”황수정기자 sjh@. ●새달 7일 개봉 ‘무사’. 한국영화 사상 최대제작비(70억원)가 투입된 ‘무사’(제작싸이더스)가 오는 9월7일 개봉된다.이 영화는 제작비 뿐 아니라,김성수 감독이 ‘와호장룡’으로 세계적 여배우로 발돋움한 장쯔이(章子怡)를 캐스팅함으로써 더욱 화제를 모았다. 중국 올로케로 진행된 영화는 대륙적 장쾌함을 유감없이 담아냈다.스펙터클한 영상의 규모는 해외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다.이야기의 무대는 600여년전 원·명이 교체되던 혼란기의 중국대륙.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첩자로 몰려 사막에서 고립된 고려 무사 9명이 겪는 ‘피어린 귀향길’을 그린다.고려 부사의 노비이자 창술의 달인인 여솔(정우성),사신단을 이끄는 최정 장군(주진모),활솜씨가 기막힌하급무사 진립(안성기)이 핵심인물.사막 곳곳에서 원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극사실주의로 묘사됐다.화면속으로 관객의 감정이 쉽게 이입될 수 있는 건 그 덕분이다. 피가 튀기는 전투가 거듭되는 사막에 선인장같은 로맨스도꽃피운다.로맨스는 원나라 기병들에게 납치될 위기에 놓인명나라의 공주 부용(장쯔이)을 구출하면서 비롯된다.여솔과최정 장군의 삼각관계는 이후 영화의 한 축이 되어, 사막전투와 무사들간의 갈등으로 점철된 화면의 윤활유가 된다.그러나 2시간34분짜리 대형 액션물에는 잔재미를 주는 ‘방점’이 찍히지 않았다.“절제된 감정묘사에 치중했다”고 감독은 설명하지만,여솔과 공주의 로맨스를 좀더 부각시켰더라면 액션과 드라마의 균형이 잘 살지 않았을까.아홉무사의 개성을 지나치게 골고루 드러낸 것도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일본 출신의 스타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가 27곡의 배경음악을 넣었다.
  • 올여름 백색미인이 되자

    올여름 색조화장은 물에서 방금 나온 듯 반짝반짝한 피부의 건강미와 북극에서 온 듯 여름을 잊은 새하얀 피부의 깨끗함를 주제로 어느 때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화장품 회사들이 ‘반짝이’를 사용하는 건강한 화장법과 하얀 피부를 위한 자연스런 화장법을 여름종목으로내놓았다. 코리아나화장품 미용연구팀 오경희 대리는 “강렬한 여름태양아래서 자신있게 짧은 바지와 민소매 옷을 입을 수 있는날씬한 사람에게는 반짝이는 화장을 하라”고 제안한다.또“여름에도 흐트러지지않는 신비감을 추구하고 싶다면 자연스런 화장을 하라”고 조언한다. 코리아나화장품 엔시아는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를 주제로 발랄하고 섹시한 건강미인의 분위기를 제시했다. 반짝이는 펄로 3가지 피부표현 방법을 소개했다. LG생활건강의 라끄베르는 하얀 피부의 고전파 미인들을 위해 3가지 색상의 립스틱을 위주로 하는 ‘엔조이 쿨 (enjoycool)’시리즈를 내놓았다.쿨 시리즈는 신선한 오렌지 레드와 깊은 바닷속 해초처럼 시원한 느낌의 푸른색 두가지로 풍부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화장법을 제시한다. 라끄베르는 원래 피부색보다 2단계 밝은 색으로 깨끗하게피부를 정리한 복고 풍으로 화려하고 상큼한 색조화장을 제안했다. 태평양 라네즈는 피부는 하얗게,눈매는 화려하게 반짝이는화장을 선보였다.깨끗한 피부화장에 매혹적인 반짝이가 섞인 보라색과 물빛파랑의 아이섀도우를 중심으로 눈매를 강조한다. 태평양의 문미화 대리는 “반짝이는 크리스탈로 만든 일회용 스티커로 얼굴에 강조점을 주면 금상첨화”라면서 “눈매를 살려주기 위해 입술화장은 옅은색으로 마무리하는 것이좋다”고 말했다.애경 마리끌레르도 푸른빛의 강렬한 눈매에 핑크와 베이지색 입술의 조화를 이룬 산뜻한 화장법을 내놓았다. 각사마다 피부,입술,눈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은 올 여름 화장품 업계의 경쟁이 벌써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송하기자 songha@
  • 단풍에도 품격이… 때깔이 다르다

    일주일만에 달려나간 영동고속도로는 ‘때깔’부터 달랐다.그야말로화염 바다,온 산을 불태울 듯 단풍이 제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충주호에서 단양쪽으로 내쳐 10여분을 달리니 금수산 아래 능강구곡이펼쳐진다.노란색과 붉은 색 단풍의 경염(競艶)이 요사스럽기까지 하다.그러나 호남고속도로는 아직 푸른빛으로 넘쳐났다.하지만 산속깊은 곳,장성 백양사의 애기단풍은 붉은 빛의 옷으로 갈아입느라 여념없었다.이곳 단풍은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룬다. ■제천 능강계곡. ‘높음이 하늘보다 높은 곳 없으나 도리어 밑으로 돌아가고/담수보다맑은 것 없으나 깊으니 오히려 검도다/스님은 불국정토에 있으니 조금도 욕심이 없고/객이 신선사는 곳에 들어오니 늙음 또한 슬프지 않구나’충주호는 물론,건너편 월악산과 왼편에 산자락을 늘어뜨린 소백연봉을 한눈에 굽어보는 천년고찰 정방사 주련(柱聯)에 새겨진 싯귀.절집뜰에 서면 이 싯귀가 가슴에 다가온다.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세운 이 절집은 현재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 뜰이랄 것도 없다.크고 널찍한 바위가 뒤에 떡 버티고 서있어 인파의북적임을 막고 있다. 보살이 미소 짓는 저편에 호수가 있고 산이 있고 우리네 인심이 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능강계곡에 흰 구름이 학처럼 내려앉는다.능강계곡은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 경계에 서 있는 금수산(1,016m)의 서북사면에 자리한 계곡으로 남북으로 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햇볕드는 시간이 짧다.그래서 능강계곡 오른쪽,한양골이라고도 불리는 얼음골에는 한여름 복날에도 얼음이 언다.초복에 얼음이 가장많고 중복에는 바위틈에 있으며 말복에는 바위를 들어내고 캐내야 한다.이곳 얼음은 만병통치약으로 이름있다.왕복 4시간 소요. 맑고 청명한 가을 아침,계곡은 온갖 색의 향연을 풀어헤친다.단풍나무와 갈참나무,소나무 등이 어우러져 볼만하다. E.S리조트를 지나 조금만 달리면 들머리가 나온다.단풍터널로 이루어진 3㎞를 1시간동안 오르면 정방사. 여기에서 절집 뒤로 20분 내쳐 오르면 족두리봉.가파른 경사면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암릉지대가 나타난다.여기에서 청풍호반을 바라본다.큼직한 호반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감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시 족두리봉으로 나와 한숨 돌린 뒤 리조트 위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날듯이 내려온다.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폭신하다.산길은 편안하고 넉넉하다.단지 길이 쉽다는 게 아니라 마음을 느긋하게 다림질하는 매력이다. 정방사 그루터기에서 산하를 내려다본다.“늙음도 슬프지 않구나”.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서제천 들머리에서 나와 사과로 유명한 금성단지를 지나 청풍면을 거쳐 청풍대교로 향한다.청풍대교에서 청풍문화재단지쪽을 버리고 10분 정도 내쳐 달리면 E.S리조트가 나온다. 동서울고속터미널에서 제천까지 간 뒤 제천시에서 청풍까지(하루 20회) 온 다음 청풍∼수산면 상천까지 하루 3회 운행된다. □E.S리조트 지난 96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회원 전용 콘도로 알프스식 별장콘도 개념을 도입했다. 110여개 콘도하우스 중 어느 하나 같은 설계가 없을 정도로 개성을살린 공간으로 이름높다. 결고운 잔디가 깔린 바비큐 파티장에서 주말마다 파티가 열리고 영화도 상영된다. 닭·오리·토끼·사슴 등이 뛰어놀아 어린이가 뛰어놀기에 그만이다. 콘도 구석구석에 그네식 벤치가 놓여있어 충주호와 월악산,금수산 등을 바라볼 수 있고 전망탑에서 맥주와 커피를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서울사무소(02)508-0118. ■백암산 백양사. 정말 아기 손바닥만 했다. 얼마전 무차대법회(스님과 일반 신도 구별없이 불법(佛法)을 논의하는 법회)가 열린 조계종 고불총림의 본사인 장성 백양사.뜰에 핀 단풍나무 잎새 크기는 꼭 아이 손처럼 작았다.이름하여 애기단풍. 단풍잎 사이로 학바위가 얼굴을 드러낸다.때마침 지는 해에 반사돼붉은 빛을 띠는 학바위는 학이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정상에 오르면 변산반도 곰소가 발아래 펼쳐진다. ‘백암산 황매화야 보는 이 없어/저 혼자 피고 진들 어떠하리만/학바위 기묘한 경 보지 않고서/조화의 솜씰랑은 아는 체 마라’노산 이은상은 이곳 백양사를 품고 있는 백암산을 이렇게 노래했다. 아연 리드미컬한 전라도 사투리가 귀에 꽂힌다.“아따,내장산이 최고라 하지만 여그 백양사만 헐까요이.산세나 뭘로 보나 백양사가 최고지라.”육당 최남선도 그랬던가 보다.학바위 봉우리를 보고 “흰 맛,날카로운 맛,맑은 맛,신령스러운 맛이 있다”했으니. 조화미다.내장산이 온통 붉은 빛 일색으로 아줌마·아저씨부대들의얼굴을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여 놓는다면,이곳 백양사 단풍은 비자림의 푸른 빛,은행나무의 노란 빛,감나무의 선홍빛과 어울려 애기단풍이 더욱 붉게 빛난다.번쩍거림이 아니라 질감있는 붉음. 절집 맞은편.마치 백암산 계곡이 양팔을 벌리고 앉은 듯한 곳에 옛부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았다는 쌍계루가 있다.그 아래 물이 흐른다.주위를 빙 둘러 단풍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예전에 물이 넘쳐 흐를 땐 그만한 절경이 없었단다.물에 비친 단풍과 누각,학바위의 붉은빛, 가히 절경이었다.고려말 목은 이색이 ‘참으로 좋은 경치’라는찬사를 보냈단다.하지만 지금은 물이 없다.진입로에서 쌍계루까지 단풍터널도 혼을 빼놓기 십상. 다시 백양사 경내를 나와 절담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비자나무 군락이 푸르게 펼쳐져있다.천연기념물 153호인 비자림은남방계 식물로제주도와 전남 경상도에만 있으므로 여기 백양사는 북방한계선에 해당하는 셈.애기단풍을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조연을 이 가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들머리를 나와 9㎞ 달리면 약수리 3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좌회전하면 백양사 진입로가 나온다.기차를 이용할 경우 백양사역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27일부터 단풍축제가 열린다.28일 오후11시40분 서울역을 출발하는내장산등산열차(무궁화호)를 이용하거나 오는 30∼11월5일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내장산단풍열차(무궁화호)를 이용할 수도 있다.오전8시55분 서울역 출발.축제추진위원회(061)390-7224□들러볼 곳 한나절 거리인 내장산에 이르는 길이 좋다.하루 정도를각오해야 한다. 자신없으면 한여름 물놀이로 유명한 남창계곡을 들어서면 좋다.백양사 2㎞ 못미친 곳에 진입표시가 있다.몽계폭포로 유명한 계곡과 암석이 무너져내린 너덜의 조화미가 빼어나다.백양사 매표소 바로 지나왼편에 있는 가인마을에서 민박할 수도 있다.이곳 꿀은 품질 좋기로유명하다.황룡면 금곡마을의 영화촌도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촬영지로 이름짜하다. 장성 임병선기자.
  • ‘열대야’ 물렀거라!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열대야 퇴치 제품’들이 큰인기를 끌고 있다.대목장사를 노린 불량품들도 적지 않아 제품구입 때 세심한 주의가 요청된다.제품별로 고르는 요령을 살펴본다. ■참숯베개 = 숯의 습기제거 및 공기정화 기능을 이용한 숯베개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다.숯베개를 구입할 때는 숯의 재료가 무슨 나무인지 살펴야한다.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은 대부분 값싼 대나무 숯으로 제조한 것들이다.참나무숯인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부직포천으로 쌓여있는 지도 살펴봐야한다.그래야숯가루가 떨어지지 않는다. ■옥매트 = 베개나 나무자리에 사용되는 옥은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는옥잡석이다.그래도 옥의 투명도나 맑기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구름무늬가 적을수록 좋은 제품이다. ■죽부인 = 눌러보았을 때 탄탄하게 튀어오르는 탄력성이 좋아야하며 양끝이휘어진 부분의 마감처리를 꼼꼼히 봐야한다.겉대를 사용해 푸른빛이 많이 도는 것이 좋은 대나무를 사용한 제품이다.그러나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은 대개 중국에서 건너온 죽부인들이다. ■죽청자리(베개) = 사각귀퉁이 부분의 마감질과 박음질을 봐야한다.질좋은 대나무를 사용한 제품은 색상배열이 고르고 표면에 가시가 없으며 매끄럽고 푸른빛이 많이 돈다.노란색이 많이 나는 제품은 대나무의 질이 나빠 많이 깎아낸 것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 안미현기자 ★도움말 주신 분=롯데마그넷 생활문화팀 김시호(金是淏) 바이어
  • [21세기 과학 대탐험](10)인공종자시대

    황금빛 들녘에는 옥수수만큼 키가 큰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최근 개발된 이 신품종 벼는 쌀이 옥수수 알처럼 가지런히 모여 있기 때문에 특별히도정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수확량은 기존의 벼보다 10배쯤 늘어났고 맛의 변형이 자유로워 인삼맛,더덕맛,사과맛 등으로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멀리 야산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 유채가 화려함을 자랑하며 만개해있고 그 아래 밭에서는 여인네들이 청바지를 짜는데 사용할 파란색 목화솜을따고 있다. 집앞 텃밭에는 당뇨병 치료용 감자가 수확을 기다린다.비닐하우스에서는 설탕보다 단 토마토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2020년경의 농촌 풍경이다.지구상에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는 이제 존재하지않고 화학농약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사라진지 오래다. 생명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유전체 연구는 인간의 것 뿐 아니라 식물의 것에 대해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생명의 기본설계도를 완성하고,그 설계도면에 따라 각 생명을 구성하고 있는 수천,수만 혹은 십수만개의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게 되면 인간은이제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종류의 유용한 신품종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인류가 이룰 21세기의녹색혁명이다. 얼마 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20세기 최대 생물학적인 연구성과 중의 하나인 ‘인간게놈 프로젝트’(30억쌍에 달하는 인간 유전체의 전 염기서열 규명작업)를 올해 6월에 완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인간질병의 원인을밝히고 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본 설계도면이 될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을 100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의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식물의 유전체에 대한 연구도 인간유전체 연구 못지않게 선진국에서 활발히진행되고 있다.그 결과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벼가 옥수수 키만큼 크고 쌀이 옥수수 알처럼 가지런히 모여서 여무는 신품종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반대로 잔디처럼 지표면에 맞닿아서 크는 신품종 옥수수도 선보일 것이다.벼,옥수수,잔디는 모두 화본과에 속하는 인척간의 식물이다.이들 식물의 외형을지배하는 유전자가 발견되면 이를 상호 교환함으로써 옥수수같은 벼,잔디같은 옥수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요즘 유전자 조작식품으로 배격받고 있는 제초제 내성 혹은 내충성 콩이나 옥수수는 실상 실험실에서는 10년 전에 개발된 ‘낡은’ 품종이다. 선진국에서는 올해 말까지 애기장대라고 하는 잡초의 유전체 전 염기서열을밝히게 되며,벼에 대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도 1∼3년 내에 완성될 것으로전망된다.애기장대와 벼는 각각 지구상의 모든 쌍떡잎과 외떡잎 식물의 모델이 된다. 향후 우리는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성분을 만드는 유전자가 도입된 콩과옥수수를 먹게 될 것이다.또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유기용매로 가공하지않더라도 유전자 조작으로 카페인을 만드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적으로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당도가사과만큼이나 높은 토마토와 감자를 개발하는 것이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는이미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 자연적으로 청색을 띠는 면화가 개발되어 이 청색면화에서 뽑은 실로 짠 바지는 염색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푸른빛을 띤 블루진이 될 것이다.노랗거나 빨간 면화를 만들 수도 있다.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은 필수 불가결한 소재이며,현대는 석기와 철기시대를 잇는 플라스틱 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그러나 난분해성의 석유화학계열의 플라스틱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공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그 실질적 대체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인데 현재는 값이 비싸서 의료용 등 한정된 범위에서만사용되고 있다.그러나 조만간 유채나 콩에 미생물의 유전자를 도입함으로써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값싸게 생산하여 우리 주변의 난분해성 플라스틱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철성분이 과도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농사짓기가 어려운 토지에 철을 효과적으로 흡착하는 콩 단백질의 유전자를 도입한벼를 재배하였더니 일반 작물과는 달리 생장에 어려움이 없었으며 생산된 쌀에는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로운 철성분을 보통 쌀보다 훨씬 포함하게됐다는 보고도 있다. 그 뿐이 아니다.금을 흡착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를 도입한 작물을 광산지역에서 재배하여 수확한 후 이를 태우면열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그 재로부터 금을 얻는 아주 경제적인 제련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미생물로부터 도입된 유전자로 인해 고분자 공해물질을 흡수하여 분해하는 식물이 오염된 토양을 복구하며,일반 작물들도 보리처럼 혹한에 견딜 있도록개량할 수 있을 것이며,선인장같이 건조한 토지에서 자랄 수 있으며,갯벌을마다하지 않는 신품종 작물이 선보일 것이다.바야흐로 인공종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종자는 생명공학(Biotechnology)의 최종 산출물이다.생명공학은 어떤설계도면보다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디자인된 유전자의 배열에 따라 최소한의 자재를 사용,어떤 기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정교한 세포라는 공장을 만들 수 있다. 이 세포공장은 매우 적은 에너지를 써서 효율적으로 생산품을 만들며 일반공장에서 쏟아 내는 공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적고 안전한 부산물을 배출한다.생명공학은 유전자를 이용,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기존의기술들과 다를 바 없지만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가능케한다는 점에서 인류 최후의 산업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명공학의 발전은 얼마나 많은 유용 유전자를 확보할 수 있는가에따라 결정된다.선진 각국이 생물자원 확보와 유전체 연구에 국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바로 21세기를 지배할 생명공학 산업에서 주도권을확보하기 위해서다. ●생명공학시대 대책. 인류는 산업혁명과 유전학 및 유기화학의 발달에 힘입어 20세기의 녹색혁명을 달성했지만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뤄야 했다.따라서 21세기의 녹색혁명은 환경을 지키면서도 농산물의 수확량을 획기적으로늘릴 수 있는 과학기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그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분야가 생명공학이다. 생명공학이 이처럼 21세기를 주도할 핵심기술로 떠오르면서 유용 유전자원의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생명공학 기술의 기본 자원인 유전자원의 확보와 직결되는 것이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의 보존이다.생물다양성은 생태계에 있어서 종 구성의 다양성을 의미하며 생물종에 따라 식물다양성,동물다양성,미생물 다양성 등으로 나뉜다.이 가운데 식물은 산소,식량,위약품 및 산업소재를 생산공급하는 지구상의 가장 뛰어난 공장이다.식물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용기술을개발하는 것은 환경보존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확보와 생물자원의 무기화 대응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식물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수집 및 활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자생생물다양성을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야생도라지,가시오갈피,주목나무 등 국내에 자생하는 다양한 야생 및 특용식물자원 등을 수집·보존·활용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식물육종과 유용물질의 생산에 필요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야생도라지의 색소유전자를 도입한 푸른장미,토착희귀식물인 가시오갈피나무와 울릉도와 제주지역의 주목나무 및 자생 은행나무를 활용한 의약품 등이이 연구의 최종산물이다. 2010년 생명공학산업의 세계시장규모가 약 1,000억달러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식물관련이 30∼4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생물다양성의 생명공학적 활용은 인류가 당면한 식량,환경,및 보건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연구결과의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劉長烈 ▲48세 ▲서울대 문리대 식물학과 ▲미 미시간주립대 농학박사 ▲플로리다대 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주요연구 성과=수박,인삼 등의 형질전환 시스템 개발,고구마 세포 배양에 의한 효소(POD)생산(jrliu@mail.kri)
  • 설치작가 전수천 ‘사람의 얼굴’展

    “나는 사람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고,내 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을 보고 산다.시간의 터널 속에서 역사를 읽으면서도 나는 시대 속의 사람들과 닮았다고 생각한다.작업을 하면서 이미지를 형상화해 놓고 그 궁극의 목표를 찾아가다 보면 결과가 어떠한 것이든 욕망의 불덩어리를 보곤 한다.”인간 욕망의 본질은 무엇인가.선승의 참선 재료로나 어울릴 듯한 철학적 명제에 매달려온 설치작가 전수천(53·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 새 천년에 또 다시 인간의 욕망이란 화두를 꺼내 들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2,3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전수천-사람의 얼굴’전(4월16일까지)은 전씨가 그동안 설치작업을 통해 보여준 욕망의 의미가어떻게 변주돼 왔는가를 한 눈에 알게 한다.그가 최근 작업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는 인간의 욕망은 80년대의 평면작업이나 철모 오브제에서의 그것과 다르다.90년대의 ‘토우’시리즈와도 물론 같지 않다. 80년대 평면작업에서 전수천은 욕망하는 주체인 인간을 억압하는 힘을 표현함과 동시에 절망감도 역동적인 붓질로형상화했다.반면 그의 대표작인 90년대 ‘토우’시리즈는 한층 지적이고 논리적인 욕망을 드러낸다.인간은 자신을 억압하는 힘을 인지할 수 있을 뿐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기까지 한다.그것은 바로 토우와 산업쓰레기의 대립을 가로지르는 푸른빛의 진동하는 네온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그의 욕망은 지혜를 상징한다고 단언했던 푸른 네온의 메타포와 결별했다.종전처럼 힘겨운 도전이 아니라 장난기 섞인 표현으로인간욕망의 새 실마리를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달걀 2000년’이란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2전시장에 들어서면 차력사의 묘기를 연상케 하는 달걀을 소재로 한 작품이 놓여 있다.‘아이큐와 몸무게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달걀이 깨진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이 작품은 관람객이 달걀 위에 놓인 아크릴판에 올라서면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아슬아슬함을 안겨준다. 유리창을 통해 야외공연장이 보이는 복도를 가로질러 3전시장으로 들어서면‘생각하는 사람’‘하얀 밤’등의 비디오작품이 반긴다.‘생각하는 사람’은 지난 94년에 선보였던 ‘사람의얼굴,신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1m 남짓한 높이의 상자 안에 목이 잘린 신상의 사진이 보이고,그 뒤 벽면에자그마한 비디오모니터 세 대가 목잘린 신상의 머리를 대신하듯 붙어 있다. 사고를 담당하는 머리는 비디오 모니터로 대체되고 육체만 영상이미지로 휑뎅그러니 서 있다. ‘하얀 밤’도 자못 충격적인 작품이다.커다란 스크린을 배경으로 왁스로 떠낸 인간의 손과 발이 뒹굴고 그 가운데 남근이 솟아 있다.뒷 벽면에 붙어 있는 스크린에 비친 무당굿 화면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이번 전시는 무엇보다작가의 상징처럼 돼버린 ‘토우’의 작품경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모색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이름을 들날린 전수천은 올해 벽두엔 종묘 영녕전 앞에서 설치미술전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오는 10월엔 북미대륙을 횡단하며 민족의 자존심을 드높이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 구간을 달리는 앰트랙(Amtrak)열차중 3량을 전세내‘철도설치전’을 펼친다는 것.전수천은 요즘 작가로서 ‘황금기’를 맞고있는 듯하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복제송아지 영롱이-탄생 순간

    1999년 2월12일 경기도 화성군 ‘ㄷ’목장.전날까지만 해도 전혀 기미를 보이지 않던 대리모 소의 유두가 팽팽해지더니 오후 1시부터 산통이 시작됐다. 목장주 劉기영씨는 “출산이 예정일보다 3∼4일 늦어질 것”이라며 주말을틈타 서울로 간 黃禹錫교수를 찾아 이 소식을 전했다.황급히 달려온 黃교수가 연구팀원들과 출산준비를 서둘러 마치기 무섭게 대리모 소의 자궁이 열리기 시작했다. 2년여를 기다려온 역사적인 순간.그러나 보여야할 송아지 머리 대신 푸른빛이 돌 정도로 창백해진 두개의 발이 먼저 보였다.태아를 거꾸로 출산하는 역산(逆産)이다.송아지는 호흡장애로 청색증까지 일으키고 있었다.강제 견인추출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순간이었다. “안되겠다.장갑가져 와” 산(産)수의과학 전공인 黃교수는 대리모 소의 자궁 속으로 왼팔을 집어 넣어 탯줄을 송아지 입에서 제거하고 국부를 건드려 보았다.송아지는 아직 살아 있었다. 밖으로 나온 두발에 밧줄을 묶어 송아지를 강제로 끌어냈지만 송아지는 양수 과량섭취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탯줄이 몸속까지 깊숙이 끊겨져 배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입 속에 가득차 있는 양수를 빼내고 여럿이 달려들어 전신 맛사지를 해 주자 그때서야 송아지는 꿈틀거리더니 검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고맙다”얼굴에는 땀방울이,두 눈에는 이슬이 맺힌 黃교수는 무사히 태어난 국내 첫 체세포 복제 송아지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 양심수 석방/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탤런트 김혜수 박광정,그리고 영화배우 명계남이 푸른빛 죄수복을 입고 감옥에 갇혔다. 화면에서 보는 극중 상황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다. 이들은 단 몇시간의 체험이지만 무척 힘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6∼8일 양심수의 전원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 행사의 하나로 명동성당 입구에서 열린 ‘하루 감옥 체험’에는 양심수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하는 각계 인사 21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갇힌 모형감옥은 실제 교도소의 독거 수용방과 같은 크기인 0.75평의 공간으로 지었다. 민가협에서 집계한 양심수의 숫자는 7월말 현재 455명이다. 이 중에는 41년째 구금 중인 초장기수 17명,박정희 정권 때 구속된 3명,5·6공화국 당시 구속된 42명의 양심수가 포함돼 있다. 내란·부정축재 등의 혐의로 수감되어 2년만에 석방된 두 전직 대통령은 청와대에 초청되었지만 이들에 의해 갇힌 사람들은 10여년의 세월동안 여전히 감옥에 있다. 정부수립 50년,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으며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양심수가 계속 존재하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 태어난 지 4일만에 구속된 아빠와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는 일곱살 짜리 명지,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구속되어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빠를 기다리는 명완이(13세),일하러 나간 엄마 대신 두 동생들을 씻기고,밥을 차리고,살림을 해야 하는 하나(10세),공부하러 가신 아빠가 8월에는 꼭 오실 거라며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는 준홍이(6세). 감옥에 있는 엄마·아빠를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안겨주는 일은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사면의 의미는 단순히 시혜나 은전이 아니라 과거 분단과 독재의 역사가 만들어 낸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 있다. 이번 사면이 진정한 국민 대화합과 인권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동양 최대·최첨단… 꿈의 인천신공항을 가다(인천신공항)

    ◎21세기 동북아의 문을 연다/여의도의 18배… 서해안 지도 바꾸기 대역사/99년 1단계 공사 완료… 현재 공정률 37.5% 인천항에서 4㎞쯤 떨어진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영종도와 신불도 삼목도 용유도 등 4개의 섬 사이 개펄 1천4백만여평을 메워 동양 최대의 국제공항을 탄생시키는 대역사의 현장이다.여의도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땅이 새로 생긴 셈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우선 영종도에 가려면 인천 율도 수송기지에서 배를 타고 15분 가량을 가야 한다. 현재 공사 현장은 수십대의 포크레인과 기중기 타설기 등이 사방에 흩어져 작업을 하는 모습이 마치 사막의 유전 단지를 방불케 한다.덤프트럭은 줄지어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있었다.공사에 몰두하는 인부들의 얼굴에서 중동 건설 현장의 신화를 일궈낸 우리 근로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는 지난 92년 11월 착공,99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1단계 공사로 현재 37.5%의 전체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부지 조성공사는 이미 끝냈고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등의 연약지반 처리공사와 여객청사의 철근 골조물 공사가 한창이다. 취재진은 우선 제3 할주로의 연약지반 처리공사장을 찾았다.엄청난 무게의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갯벌을 메운 연약지반이 침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흙더미로 눌러 지반을 다지는 공사다.수분을 빼내는 작업도 병행해야만 한다. 신공항건설공단 건설시험소 김영웅 소장은 “모든 공사의 자재는 현장 주변에 마련해 쓰고 있다”며 “흙과 골재는 신불도를 헐었고 모래는 용유도 앞바다의 고운 모래를 준설,지하수로 세척해 사용했다”고 말했다.특히 이 지역의 갯벌은 외국의 해안 공항이 들어선 지역과 비교해 침하가 적어 공항 지반으로서 토질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편편하게 다듬어진 지반에 수십만개의 ‘페이퍼 드레인보드’가 10m 안팎의 깊이로 땅속에 박혀 있고 땅 밖으로 10㎝쯤 삐죽이 나와 있다.폭이 10㎝의 하얀 종이가 일정한 간격으로 끝없이 땅 속에 묻혀 있는 모습이 마치 국립 묘지의 묘비처럼 보였다. 드레인보드가 물기를 빨아들이고 나면 그 위에 4∼5m 높이의흙을 덮어 지반을 다진다.곳곳에 널려있는 거대한 흙무덤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다양한 공법이 사용되는 만큼 각 공법에 대한 평가를 위해 말뚝처럼 솟아 있는 계측계가 1천917개나 설치되어 있다.계측계는 간극수압,침하정도,토압,경사율 등을 측정하게 된다. 김소장은 “연약지반 처리공사에 공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신공항의 예상 침하량은 0.5m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차세대 공항으로 불리우는 일본의 간사이공항이 11.5m,홍콩의 책랍콥공항 2.5m,싱가폴 창이공항 1.8m와 비교하면 그 우수성을 피부로 느낄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취재진은 시험포장도로 자리를 옮겼다.시험포장도로는 포장설계에서 포장공법,포장단면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하기 마련된 곳이다.대역사 최초의 완공 구간인 셈이다. 폭 9m,길이 842m의 타원형 도로가 마치 경주용 자동차 레이스와 같이 펼쳐졌다.시험도로 한쪽은 콘크르트로,다른 한 쪽은 아스팔트로 포장했다.육안으로는 구별이 않되지만 콘크리트 구간은 6개의 서로 다른 공법을 사용했고 아스팔트구간은 7개의 공법을 사용했다.각각의 공법에 따라 장단점을 파악,그 결과에 따라 우수한 공법을 모든 포장 구간에 적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도로에 총 무게가 94t이나 되는 대형 견인식 주행시험차량이 24시간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시속 20㎞ 정도로 속도로 한바퀴 도는데 2분30초 정도 걸린다.하루에 450회씩 3개월 동안 쉬지 않고 차가 다닌다.물론 운전자 4명이 교대로 운전대를 잡는다. 견인되는 트레일러 차량의 양쪽 뒤바퀴 사이에 가장 무거운 기종인 B747­400기의 실제와 똑같은 랜딩기어 한세트가 달려 있다.트레일러의 뒷 바퀴는 노면에 닿지 않고 이 비행기 바퀴가 도로를 달리는 셈이다.공항의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10배 이상의 하중에 견디도록 설계된다. 건설시험소 김학중 과장은 “포장의 응력과 변형 관계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도로 포장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시험포장 도로는 모든 공사가 끝난뒤 비행기 유도로로 활용된다. 총면적 26만4천여평 규모의 여객터미널 공사현장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취재진은 20여m 높이의 전망대에 올라 현재 진행중인 강관파일공사 현장을 지켜봤다.멀리 공사현장 반대편에는 해송 등 16종 2천64그루의 각종 나무가 심어져 있는 3만여평 규모의 자생수목 시험포지가 눈에 띄었다.벌판 한 가운데 숲이 보이자 괜한 반가움이 들었다. 현재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제1여객터미널 공사가 한창이다. 흙을 파내는 굴토공사를 대부분 마치고 강관 3만1천개를 36m 깊이로 지하에 박는 공사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공정율은 93.6%,거대한 철제 골조물이 이스트섬의 거대 석상들처럼 곳곳에 세워져 있다. 김과장은 “공사 초기에는 강관파일을 땅속에 박는 굉음이 하도 엄청나 꿈속에도 귀전에 울렸다”고 말했다.“인천항까지 전해졌다”는 우스개 소리도 곁들였다. 강관파일은 각 구조물의 기둥 역활을 하게 되며 지진이나 폭파 등 어떠한 충격에도 견딜수 있도록 규정보다 땅속에 깊게 박았다는 것이다. 각각의 강관파일에는 고유번호가 붙어 공사가 끝난 뒤에도 결함이 발견되면 생산지 등을 추적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에 심혈을 기우렸다.강관파일은 각 시공업체가 현장 곳곳에 세우둔 대형 철강공장에서 생산된다. 문화재 발굴현장처럼 파헤쳐 진 거대한 흙 구덩이가 수백개는 됨직해 보였다.이곳에서 파낸 흙은 모두 15톤 트럭으로 14만대 분량.이 때문에 높이 1백30여m였던 신불도의 산이 45m 정도의 나즉막한 언덕이 되었다. 김과장은 “모든 공사용 강재는 녹씀 방지를 위해 미국 NASA 우주선에 적용되는 특수도장이나 방수용 애폭시 도장기법을 채택했다”고 자랑했다. 배의 돛대와 한국의 전통기와집의 처마선이 어우러진 외형,완전 자동화된 인테리전트 청사 등 멋들어지게 완공한 여객터미널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여객터미널 공사는 99년말까지 총 50개월 동안 진행된다. 다음은 배수관문 공사현장.주변 도로포장 공사가 한창으로 바다와 갯벌 사이에 있는 배수관문으로 갯벌에서 나오는 물이 조금씩 바다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대부분의 갯벌은 이미 메워졌으나 드문드문 바닷물이 보였고 주민들이 쳐 둔 그물도 눈에 띄었다. 근처신불도 주민들이 쳐놓은 그물에는 지금도 바닷 고기가 제법 잡힌다는 것이다.주민 오세인씨(55)는 “올 초만해도 거의 줍다시피 각종 물고기를 걷어 올렸다”고 말했다.그러나 마지막 바닷물이 사라질 날도 머지 않았을 것이다. 갯벌에는 큰 고슴도치 모양의 붉은 해초들이 사방에서 자라고 있었다.갯벌의 염기를 빨아준다는 칠면초.30∼40㎝ 정도 크기로 어느 정도 염기를 흡수하고 나면 푸른빛을 띄고 이어 회색빛으로 변하면 그 갯벌에는 염기가 다 빠졌음을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대부분이 자생 해초지만 염기를 빨리 제거하기 위해 공단측이 일부러 퍼뜨린 종자도 있다. 물기가 남은 갯벌에 흙을 덮어 두었기 때문에 공사 현장은 울퉁불퉁한 달표면 같다.짚프형 차량이 아니면 도저히 다닐수 없을 정도로 움푹 파인 곳이 많았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길이 생겼다가 없어진다.취재진을 현장으로 안내하던 김과장은 자신이 알았던 길로 차를 몰았다가 거듭 길이 막히자 “하루가 다르게 길이 바뀐다”면서 당황했다.하지만 신공항 건설이 빠른 속도로진척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가건물 몇 채가 전부였던 건설현장의 공단 사무실도 올 8월 제법 그럴듯하게 마련된 가건물 수십동에 모두 입주했다.95년 6월 207평 규모로 개관한 홍보관에는 영상관 전시실 귀빈실 등이 일류 호텔의 접객시설 수준으로 마련돼 있다.외국의 국빈이 방문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공사 현장에는 모두 4백50여명의 신공항건설공단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하루에 공사 인부 등 2천여명의 공사 관계자가 이곳을 드나든다. 직원들은 율도 수송기지에서 영종도까지 1시간 간격으로 하루 14차례 다니는 자재수송선으로 출퇴근한다.하지만 보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출퇴근시간 때문에 여직원을 포함,상당수의 직원들이 공사 현장에서 먹고자며 1주일에 1∼2번 집에 간다는 것이다.문화시설이라곤 TV뿐이다. 건설 현장인 만큼 근무여건이 좋을 턱은 없지만 직원들은 대역사의 현장에 자신이 한몫한다는 사실에 자긍심이 대단했다. 공단 홍보실의 심범석부장은 “21세기 동북아의 중심 공항을 만드는 현장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들이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는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의 산증인이 될 것이다.
  • 하늘 쳐다보기/박경미 국제화랑 디렉터(굄돌)

    출퇴근길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나는 특히 아침 출근길에 멀리 바라보이는 남산위의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거의 모든날은 스모그로 인해 산주위가 부옇게 흐려진 것이 보통이지만 아주 가끔씩 쾌청한 날은 남산 너머의 아득한 북한산 자락이 또렷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한다.그런날은 왠지 하루가 기쁜일로만 채워질 것 같은 예감에 기분마저 설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파란 하늘 쳐다보기는 아주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가을로 접어드는 요즈음 그래도 어쩌다 하늘의 새파란 빛을 대할 때도 있지만 푸른하늘의 꿈은 어쩐지 우리 도시인의 생활과는 아주 멀어져버린 이야기인 듯 하다. 하늘은 본질적으로 언제나 그것을 쳐다보는 자의 위치에서 무한히 크고 절대적인 희망의 형태로 눈에 들어오는 그 무엇이다.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정면으로 볼때면 그 하늘이 우리의 온몸을 감싸고 우리의 영혼까지도 그 맑고 푸른빛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환상을 체험하게 된다.그리고 아주 작은 쪽유리창이라도 거기에 잡힌 푸른하늘은 그것을 보는 이의 끝없는 상상력과시적 감흥을 자극시키는 힘을 갖는다. AIDS로 요절한 한 쿠바 출신의 현대미술가는 푸른 창공에 작은새 한마리가 나는 사진을 찍어 그것을 다량의 인쇄물로 만든후 ‘무한한 복제’라는 제목을 붙여 전시장에서 누구든 집어갈 수 있게 했었다. 제3세계 출신의 작가로서,동성연애자로서 미국사회속에서 겪는 소외감과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그 희망을 누구나 꿈꿀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하늘을 향해 갈구했던 것 같다.인종에 상관없이,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함께 바라볼 수 있는 하늘,그것은 곧 누구에게나 희망 그 자체로서 절대적이고 귀한 가치를 가짐을 의미하는 것일게다.그 작가는 바로 삶의 희망에 대한 자신의 그러한 생각을 다른 모든 이와 함께 공유하고 싶었으리라. 문득 어린시절 꾸었던 꿈,지금 내가 바라는 모든 것들을 잊고 단지 살아있음 자체를 감사하고 희망하는 순간을 체험하기 위해 푸른하늘을 한없이 바라보며 앉아있고 싶다.복잡한 일상의 수레바퀴에서 호흡을 돌리고 망연히 아주 오랫동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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