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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신해철, 벌써 11주기…마이크 잡은 딸·아들 “이제 슬퍼하지 말길”

    故신해철, 벌써 11주기…마이크 잡은 딸·아들 “이제 슬퍼하지 말길”

    27일은 가수 고 신해철의 11주기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음악계와 팬들은 고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해철의 자녀들이 13년 만에 부활한 대학가요제 무대에 올라 더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신해철은 대학가요제에서 그룹 무한궤도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해철의 자녀 신하연양과 신동원군은 전날 방영된 MBC ‘2025 대학가요제’ 특별무대에서 밴드 ‘루시’(Lucy)와 함께 신해철의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인 ‘그대에게’를 불렀다. 이때 무대에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신해철의 실제 목소리도 함께 어우러졌다. 신동원군은 무대가 끝난 뒤 “벌써 아버지 기일이 10번 넘게 지나갔다”며 “아직까지 기억해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딸 신하연양은 팬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는 “제 기억 속에 아빠 팬분들은 우는 모습으로 많이 남아있다”며 “오늘 무대를 웃으면서 즐겨주셨다면 기쁠 것 같다. 이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라고 말했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는 1990년 발표된 신해철의 첫 솔로앨범 타이틀곡이다. 신해철은 46세 때인 2014년 10월 27일 장 협착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의료 사고로 인한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유족은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과실치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수술 집도의는 오랜 법정 공방 끝에 2023년 5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고인의 11주기를 하루 앞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의 음악인이자 양심이던 고 신해철님은 청년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기성세대에는 ‘성찰할 용기’를 일깨워준 상징적 존재”라고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그가 세상에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라며 “그가 꿈꾸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하는 본질적 질문을 다시금 생각한다”며 “그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 (영상) ‘무료 시식 빵인 줄’…심사 도중 작품 쓸어간 중국 관람객들

    (영상) ‘무료 시식 빵인 줄’…심사 도중 작품 쓸어간 중국 관람객들

    중국의 한 요리 경연 대회에서 관람객들이 심사 중인 작품용 빵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열린 ‘2025 세계 중식·서양요리 기술대회’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문제의 영상에는 일부 관람객들이 테이블에 펼쳐진 작품용 빵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일부는 펜스를 밀어 넘어뜨리고 전시대 앞으로 몰려가 다양한 종류의 빵을 안고 가기도 했는데요. 이를 본 참가 요리사들은 제지할 틈도 없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이날 진열된 빵은 단순 전시용이 아닌 참가 요리사들이 수십 시간 동안 만든 창작 작품이었는데요.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던 도중 ‘빵 탈취’ 사건이 벌어지며 사실상 경연이 중단됐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작품을 ‘무료 빵’으로 착각한 일부 관람객이 시식 체험이 가능한 줄 알고 접근했다고 하는데요. 주최 측의 현장 통제와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관능, 저항, 장인 정신의 연금술… 캔버스에 새긴 ‘황금 혁명’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관능, 저항, 장인 정신의 연금술… 캔버스에 새긴 ‘황금 혁명’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구약 성서 ‘유디트’ 황홀경 재해석여성 탐구해 성적 본능 해방 묘사‘빈 분리파’ 만들고 자유 예술 주장반짝이는 금으로 ‘사랑’ 감정 강조그림 한 점 위해 수백 장 도면 남겨 실험 되풀이… ‘노동자 예술가’ 자칭정사각형 화면, 완벽한 균형·조화 시선 분산하며 자연 속 명상 유도황금 양식을 창조한 최고의 장식 화가, 여성의 신체를 통해 에로티시즘을 회화로 구현한 실험가, 아카데미의 규범에 맞서 예술의 자유를 선언한 혁명가. 이 모든 수식어는 오스트리아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에게 바쳐진 것이다. 그런데 위대한 업적을 남긴 그가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했다. 그는 자화상 한 점 없이 평생을 보냈고 자신을 설명하는 글을 쓰는 것을 “배멀미처럼 두렵다”고 말할 만큼 꺼렸다. 그래서 그가 남긴 몇 안 되는 말들은 그의 황금빛 그림만큼이나 소중한 가치가 있다. 이제 클림트의 짧은 말들을 단서로 삼아 캔버스 뒤에 숨겨진 그의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 첫 번째 명언 “나는 작품의 대상으로서의 나 자신에게는 흥미가 없고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을 그리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 이 말은 예술가 자신을 신화적 존재로 내세웠던 낭만주의 전통과의 결별 선언이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실제로 단 한 점의 자화상도 남기지 않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주의 깊게 보라”고 말했을 만큼 관객의 시선을 자신에게서 떼어내 여성이라는 대상에게로 향하게 했다. 클림트는 여성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를 투사하고 반영해 낸 예술가였다.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여성에 대한 탐구는 미적 취향을 넘어 사랑과 죽음, 욕망과 불안, 생명의 원초적 힘을 탐색하는 통로였다. 그 탐구심의 정점에 놓인 작품이 바로 ‘유디트 I’이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유디트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하기 위해 아시리아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한 뒤 그의 목을 벤 여성 영웅이다. 전통적으로 많은 화가들이 유디트를 용감하고 도덕적인 구원의 상징으로 그렸다. 하지만 클림트의 작품에서 유디트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탄생한다. 금빛 장식에 감싸인 반나체의 몸에 살짝 벌어진 입술, 반쯤 감긴 눈으로 관객을 유혹하듯 바라본다. 한 손에 남자의 잘린 머리를 쥐고 있지만 그녀의 표정과 몸짓에서는 공포도, 죄의식도 없다. 적장을 처단한 후의 의로운 분노가 아니라 살인을 저지른 직후의 쾌락과 성적 황홀감, 승리감이 가득하다. 클림트는 이 작품에서 사랑과 욕망을 의미하는 에로스와 죽음과 파괴를 상징하는 타나토스를 한 여성 안에 결합시켰다. 황금빛 장식과 노출된 유디트의 가슴은 신성함과 에로티시즘, 영성과 육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당시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성스러운 유디트를 위험한 매력을 지닌 요부, 즉 남성을 유혹하고 파멸시키는 팜파탈로 그린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 영화(榮華)의 끝자락에서 급속히 무너져가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수도 빈이 겪었던 시대적 열병을 담아낸 사회적 자화상이기도 하다. 당시 빈 사회는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속으로는 붕괴 직전의 불안에 떨고 있었다. 시민들은 보수적인 관습에 짓눌려 있었고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됐다. 이 시기에 등장한 인물이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였다. 그는 인간의 무의식 속 성적 욕망이 인간 행동의 핵심이라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클림트의 ‘유디트1’이 탄생한다. 그는 유디트의 몸을 빌려 억압된 본능의 해방을 외쳤고 여성의 관능미를 빌려 세기말의 불안과 욕망을 그려냈다. 유디트의 손에 들린 잘린 머리는 남성적 힘의 몰락을, 그녀의 관능미는 여성적 힘의 승리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말해 준다. 클림트가 그린 여성들의 초상은 그가 남긴 가장 정직하고 진실한 자화상이라고. 두 번째 명언 “왜 우리는 과거의 역사만을 소재로 삼아야 하는가? 왜 화풍은 옛 전통을 따라야만 하는가.” 이 말은 클림트가 보수적인 미술 제도권에 던진 공개적인 도전장이었다. 당시 빈의 미술 아카데미에서는 성서와 신화, 역사적 주제만이 고상한 예술로 인정받았고 전통적 사실주의 화풍을 따르는 것이 정답처럼 여겨졌다. 새로운 시도나 개성은 억압받았다. 클림트는 낡은 규범에 정면으로 맞섰고 이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1897년,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보수적인 미술가협회를 탈퇴한 뒤 새로운 전위 예술 그룹인 빈 분리파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이 된다. 빈 분리파 전시관 입구에는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이라는 문장이 황금으로 새겨진다. 낡은 전통이나 권위로부터 예술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강력한 독립선언이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키스’(1907~1908)는 과거의 틀을 깨는 클림트 예술의 결정체로 탄생한다. 언뜻 보기에 이 작품은 저항 정신보다는 사랑의 황홀경을 찬미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제와 표현 방식이 혁신적이다. 클림트는 ‘키스’에서 아카데미가 요구하는 과거의 서사를 과감히 배제했다. 대신 그는 사랑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주제로 삼았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 작품은 전통과 결별한다. 고전 회화에서 익숙하게 사용했던 원근법, 명암법, 사실적인 인물 묘사를 과감히 버렸다. 대신 화면을 채우는 건 장식적 패턴, 금박, 평면적 구성이다. 비잔틴 모자이크, 일본 판화, 상징주의까지 혼합한 새로운 화풍이다. 그가 황금 양식이라는 혁신적 화풍을 창안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클림트는 금세공사였던 아버지가 금박을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 반짝이는 재료에 대한 친밀감이 그의 예술적 감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03년 라벤나 여행에서 찾아온다. 그는 산비탈레 성당에서 중세 비잔틴 미술의 모자이크를 마주하게 된다. 황금빛으로 가득한 호화로운 벽화들은 클림트에게 강렬한 영감을 줬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금속 장인의 감각, 비잔틴 미술에서 발견한 신비로운 상징성과 장식성, 동시대적 주제의식이 결합해 황금 양식이 태어난 것이다. 클림트는 중세 종교화에서 성인(聖人)을 그릴 때 사용하던 신성한 재료인 금을 동시대 연인들의 입맞춤이라는 세속적인 주제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그는 사랑의 순간을 종교적 의식처럼 영원하고 신성한 지위로 격상시킨 것이다. 세 번째 명언 “나를 볼 때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없다. 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황금빛의 화려한 화면, 수많은 여성들과의 염문, 미술의 혁명을 주도한 반항아인 클림트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가 이런 말을 남겼다는 건 뜻밖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말은 클림트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다. 그는 자신을 천재예술가가 아니라 매일 작업에 몰두하는 성실한 장인으로 정의했다. 이런 장인 정신은 ‘스토클레 프리즈를 위한 도안-생명의 나무’③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벨기에의 부유한 사업가 스토클레를 위해 지어진 저택의 식당 벽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대형 모자이크 중 한 점이다. 클림트는 ‘스토클레 프리즈’ 작업을 위해 수백 장의 스케치와 세밀한 도면을 남겼다. “이 부분은 자개로”, “이 장식은 밝은 금색으로” 같은 재료별 구체적인 지시까지 직접 작성했다. ‘스토클레 프리즈’의 중심 이미지인 생명의 나무를 보면 황금빛 나무의 나선형 가지와 가지를 감싸는 기하학 문양이 정교하게 어우러져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장면은 수많은 시도와 수정, 실험의 결과물이다. 그는 종이를 오려 붙이는 수작업인 콜라주와 은박과 금박을 겹겹이 쌓는 실험을 하며 세부 묘사를 하나하나 완성했다. 무늬, 색감, 소용돌이 문양의 방향을 위해 수십 번 손을 움직이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반복해 그리고 다시 확인했다. 화려한 금빛 화면의 이면에는 치열한 반복의 시간과 수십 번의 손길이 깃든 장인의 손끝이 숨어 있는 것이다. ‘스토클레 프리즈’는 그가 스스로를 노동자 예술가라 부른 이유를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클림트를 화려한 인물화의 대가로 기억하지만 그의 예술 세계에는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이 있다. 바로 그가 여름마다 머물렀던 아름다운 아터제 호수에서 그린 풍경화들이다. 이 풍경화들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열쇠가 되는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정사각형은 묘사 대상을 평화로운 분위기로 잠길 수 있게 만드는 최적의 형식이다. 정사각형을 통해 그림은 우주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배나무’는 그의 생각이 풍경화에 어떻게 구현됐는지 잘 보여 준다.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사각형의 화면이다. 클림트는 의도적으로 이 형식을 선택했다. 가로나 세로로 긴 직사각형은 방향성을 암시하지만 정사각형은 상하좌우 어느 쪽도 강조하지 않는다. 관람자의 시선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고 그림 안에 머물게 만든다. 화면 전체는 무성한 배나무의 잎과 꽃, 햇빛에 반짝이는 자연의 입자들로 가득 차 있다. 현실세계의 생명력 넘치는 자연 풍경이 정사각형이라는 고요한 틀 안에서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는 화면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호흡과 생명의 리듬을 느끼게 된다. 클림트는 정사각형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연을 명상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클림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데생을 할 줄 안다. 나도 그렇다고 믿고 다른 몇몇도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말은 세기의 걸작을 탄생시킨 화가가 평생 안고 살았던 두려움과 한계에 대한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 끝없는 자기 회의가 황금보다 더 빛나는 클림트의 예술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클림트 기적의 명화 ‘여인의 초상’, 사상 처음 국경 벗어나 한국 온다

    클림트 기적의 명화 ‘여인의 초상’, 사상 처음 국경 벗어나 한국 온다

    오늘부터 ‘얼리버드’ 입장권 판매도난 22년 후 미술관 외벽서 찾아덧칠 ‘이중 초상화’ 해석·추측 난무미술관 소장품 70여점도 첫 소개 ‘기적 같은 귀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여인의 초상’이 한국을 찾는다. 서울신문과 마이아트뮤지엄이 오는 12월 19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선보이는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전시를 통해서다. ‘여인의 초상’이 해외 전시를 위해 이탈리아 국경을 벗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1997년 2월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의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에서 도난당했다가 22년 후인 2019년 12월 이 미술관 외벽의 감춰진 공간에서 발견됐다. 당시 미술관의 정원사가 건물 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제거하다 작은 금속 재질의 문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을 찾아냈다. 전문 감식 결과 이 그림은 22년 전 도난당한 ‘여인의 초상’ 진품이었다. 내부 침입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졌던 작품이 훼손 없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 미술계가 떠들썩했다. 작품 발견 이후 두 남성이 자신들이 훔쳤다가 2015년에 돌려놓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지역 신문에 투고했지만, 이탈리아 검찰은 2021년 3월 사건을 미제 종결 처리했다.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클림트가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1916~1917년 그린 이 작품에는 갈색 머리를 가진 젊은 여성의 수줍은 듯한 표정이 묘사돼 있다. 귀환 당시 미술계는 그림의 가치를 6000만~1억 유로(1004억~1674억원)로 평가했다. ‘여인의 초상’에는 영화 같은 사연이 또 숨어 있다. 도난 10개월 전 한 18세 미술학도가 이 그림이 ‘이중 초상화’임을 밝혀 냈다. 그는 ‘여인의 초상’을 감상하다가 1912년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클림트의 또 다른 초상화에 그려진 얼굴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리치오디 미술관의 전 관장이었던 자신의 지도교수에게 알렸다. 엑스레이 감정 결과 그림 밑에서 같은 여성의 얼굴을 모티프로 했지만 큰 모자를 쓰고 목에 스카프를 두른 모습의 초상이 담긴 또 다른 그림이 드러났다. 클림트가 왜 이 작품을 덧칠했는지를 놓고는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여인의 초상’뿐 아니라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 70여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은 피아첸차 출신 법학자였던 주세페 리치오디의 개인 수집품을 바탕으로 해 설립된 곳으로 1830년대~1930년대 초 이탈리아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 약 7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에 이르는 이탈리아 근현대 미술사의 다채로운 전개를 폭넓게 조망한다. 전시는 특별 섹션 ‘클림트의 신비’를 비롯해 1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이탈리아 농가와 도시 풍경, 남쪽의 빛, 정원과 베네치아 이야기, 그 시대의 여성상과 은밀한 장면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근현대 이탈리아 미술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페데리코 잔도메네기, 텔레마코 시뇨리니, 안토니오 만치니, 스테파노 브루치, 프란체스코 파올로 미케티 등 유럽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27일부터 오는 12월 18일까지 놀(NOL)티켓, 네이버 예약, 카카오 예약, 29CM 등을 통해 얼리버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 ‘신규코인 청약’으로 2차 사기 개시, 2인자는 “너무 성급했다” 이견 노출 [파멸의 기획자들 #34]

    ‘신규코인 청약’으로 2차 사기 개시, 2인자는 “너무 성급했다” 이견 노출 [파멸의 기획자들 #34]

    “자, 내 말에 집중해. 주식이 처음 상장될 때 청약이라는 것을 하게 돼. 보통 청약은 일반인들이 해당 주식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져. 다들 ‘따상’이라는 말은 들어봤을 거야. 예를 들어서 내가 청약에 당첨돼서 어떤 주식을 1주당 1만원에 받았다고 치자. 그 주식은 상장 당일 두 배 가격으로 시초가 설정이 가능해. 운이 좋으면 그 주식은 장이 열리지마자 2만원으로 시작하는 거야. 여기에 더해 그 주식은 국내 증시의 하루 상승 제한 폭인 30%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어. 그렇게 되면 그 주식은 상장 첫날 ‘더블 시초가’(100%)에 ‘상한가’(30%)까지 더해져 2만 6000원으로 치솟게 되지. 1만원에 주식을 산 청약 주주들은 하루 만에 주당 1만 6000원씩을 버는 셈이지. 그래서 청약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청약 증거금을 많이 입금해서 당첨 주식 수를 늘리고 싶어 해.” 영철은 머리가 좋은 상기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했다. 평생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자신마저도 그의 설명을 통해서 ‘청약’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됐으니까. 상기가 말을 이어갔다. “코인도 주식과 마찬가지야.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는 코스피 같은 하루 상승 제한 폭 같은 개념이 없어. 단 몇 시간에도 10~20배씩 오를 수도 있다고. 더 많은 청약 증거금을 입금한 사람에게 더 많은 신규코인에 당첨된 것처럼 속이고 그 코인을 상장 당일 두세 배로 끌어올려 줄거야. 어차피 가짜 코인인데 뭐가 어렵겠어. 그렇게 코인 청약을 통해서 ‘성공의 맛’을 보여주면 그 다음부터는 신규코인 청약 공고만 내도 회원들이 개떼처럼 달려들겠지.” 상기는 노트북 화면을 열어 IEKAF 거래소에 로그인했다. 나이가 가장 어린 나은이 빔 프로젝터 화면을 켰다. 상기가 만든 코인의 차트가 스크린에 떴다. “아까 내가 ‘SPAM’이라는 코인을 만들어 뒀다고 했지. 그것과 별개로 ‘HJG’라는 신규코인 종목의 가격 변화 차트도 생성했어. ‘SPAM’과 마찬가지로 ‘HJG’라는 코인도 이 세상에 없지. 그냥 이 코인이 지난해 8월 상장해서 지금까지 가격이 수직 상승한 것처럼 차트만 그려 놓은 거야. 앞으로 도준이는 이성조 교수를 통해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HJG 차트를 소개하라고. ‘내가 직접 발굴한 이 코인이 이 정도로 시세가 폭발했다. 새로 상장된 SPAM도 이런 식으로 계속 오를 것이다’라고 설득하란 말이야.” 상기는 프로젝트 스크린에 영사된 HJG 차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테이블에 두 손을 얹고 허리를 굽힌 채 단호한 명령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자, 다들 이해했지? 오늘 저녁부터 우리는 단체방에서 오로지 코인 청약 이야기만 할 거야. 특히 정욱이하고 나은이가 회원들의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해서 바람잡이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영철이 형도 소모임 방에서 강제청산 당한 놈들에게 ‘코인 청약을 통해 잃어버린 원금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자자 이제 움직입시다. 돈다발이 바로 코앞에 와 있어!” 모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상기도 자신의 책상에서 IEKAF 거래소 관리자 모드로 접속한 뒤 신규코인 청약을 개시한다는 공지글과 투자설명서를 올렸다. 두 번째 작전만 성공하면 총합 100억원을 너끈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많은 돈을 절대 이 바보들과 나눠 갖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날부터 도준은 회원들에게 신규코인 청약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욱과 나은도 ‘무위험 고수익’을 강조하며 ‘강제청산 당한 돈을 신규코인 청약으로 되찾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텔레그램 채팅방의 대부분 회원은 신규코인 청약이라는 걸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가상화폐 선물 리딩 거래에서 단 한 번의 거래로 20~30%의 수익을 낼 때만큼 열광하진 않았다. 저녁 강의를 마치고 팀원들이 각자 숙소로 돌아가던 때였다. 도준이 상기에게 담배 한 대 피우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한동안 자신에게 불편한 내색을 보이던 도준이 대화를 시도하자 상기는 내심 반가움을 느꼈다. 도준이 한국산 담배 한 대를 상기에게 건네고 불을 붙여줬다. “오! 코리아 담배! 이게 얼마만이야!” 뭔가 신이 난 듯한 태도의 상기와 정반대로 도준은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간 쌓인 불만을 작심하고 털어놓으려는 듯했다. “상기야, 지금 웃음이 나와?”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우리 작전에 아무 문제도 없구만.” “너는 총책이랍시고 뒤에서 프로그램만 만지고 지시만 내리니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채팅방을 운영하며 회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나는 현장의 반응이 바로 느껴진다고!”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도준의 모습에 상기는 짜증이 밀려왔다. “빙빙 돌리지 말고 바로 말해!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 “네가 코인 강제청산을 너무 성급하게 시행했잖아. 어차피 거래소에서 보이는 돈은 전부 다 가짜인데, 그 돈이 뭐가 아깝다고 그렇게 속전속결로 청산을 시킨 거야? 회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자산을 더 불릴 수 있게 했으면 이 사람들이 지금처럼 우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진 않을 거 아니냐고!” (35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1차 사기’ 만족 못한 캄보디아 총책, ‘코인 청약’으로 ‘2차 사기’ 시동 걸다 [파멸의 기획자들 #33]

    ‘1차 사기’ 만족 못한 캄보디아 총책, ‘코인 청약’으로 ‘2차 사기’ 시동 걸다 [파멸의 기획자들 #33]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선 시각, 영철이 어슬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현지 여성과 즉석 만남을 갖고 밤새 술자리를 하다가 온 듯했다. 상기는 이 시간이 돼서야 사무실에 나타난 영철을 보며 똥 씹은 듯한 표정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가 연기하는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들은 얼마 전 회원들을 코인 선물거래 청산으로 이끈 뒤 자중하고 있는 콘셉트다. 지금 당장 활약해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다른 팀원들이 한국 시간에 맞춰서 일하고자 새벽부터 일어나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해가 중천에 떠서야 출근하는 모습이 내내 못마땅했다. 이는 분명 팀의 사기를 해치는 일이었다. 상기는 분위기를 다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곧장 가운데 테이블로 걸어가 팀원들을 불러 모으며 회의를 시작했다. “자, 우리 작전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점검을 해보려고 해. 우선 회원들을 텔레그램 채팅방으로 모으고 소그룹으로 유도해서 ‘파멸의 덫’을 놓는 일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어. 그 덕분에 ‘첫 번째 사기’인 코인 선물거래 강제청산을 통해 회원들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가서 거액을 추가 입금하게 만드는 것까지 완수했고.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 코인 강제청산으로 회원들에게 긁어모은 액수가 족히 수십억원은 돼 보였다. 다만 회원들에게 ‘환전 계좌’로 소개한 대포통장 일부가 은행에서 거래 정지 조치를 당해 2억원가량 묶인 것이 유일한 ‘옥의 티’였다. 아마도 상기에게 대포통장을 판 업자들이 앞서 다른 사기 사건에 이 통장을 사용했고, 뒤늦게 이전 사건 피해자가 은행에 지급 정지를 요청한 것으로 보였다. ‘이런 썩을 것들, 사기꾼한테 사기를 치다니. 피 같은 내 돈 2억 원을…’ 상기는 2억원을 인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자신 때문에 수억원씩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피해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 평소 팀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던 상기가 갑자기 자신들을 치하하자 정욱은 ‘혹시 보너스라도 주려는 것 아닌가’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는 최근 다운타운 바에 새로 온 여성 댄서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보너스를 받으면 그녀에게 팁을 주고 데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욱의 기대와 달리 상기의 얼굴이 무섭게 바뀌었다. “그런데 말이야, 코인 강제청산까지 해서 우리가 얻어낸 돈이 고작 10억원 정도밖에 안 돼! 다들 이걸로 만족할 거야?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도준은 상기의 ‘10억원’ 발언에 코웃음을 쳤다. 이성조 교수와 김가영 비서 역할을 하는 자신이 긁어모은 돈만 해도 10억원을 훌쩍 넘길 참이었다. 영철과 정욱, 나은이 챙긴 돈을 모두 더하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30억원은 될 텐데, 총책이라는 놈이 ‘운명 공동체’인 팀원들까지 속이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듯한 그의 거짓말에 도준은 모든 정나미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도준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기가 다음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이제부터 ‘두 번째 사기’에 돌입할 생각이야. 바로 신규코인 청약!” 영철은 전날 무얼 하다 왔는지 내내 허리가 아프다고 불평하며 상기의 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욱과 나은은 ‘신규코인 청약’이라는 용어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기는 야심 차게 발표한 자신의 전략에 팀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테이블을 ‘탁’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무실 구석에 있는 칠판을 가져다가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내 말에 집중해. 지금 ‘1차 작전’으로 코인 강제청산을 당한 ‘호구들’은 이제 선물 거래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뼈저리게 느꼈을 거야. 그래서 이들에게 선물 거래 리딩을 제안해도 이를 거부하거나 극히 적은 액수만 참여할 가능성이 커. 이래 가지고는 투자금을 늘리기 어렵잖아. 그래서 이번 코인 청약이 ‘무위험 투자’라는 점을 강조할 거야.” 정욱과 나은은 한국에서 사기로 번 돈을 테마주에 몰빵했다가 상장 폐지당해 거의 무일푼으로 프놈펜에 왔다. 쓰디쓴 투자 실패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무위험’이라는 상기의 말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 내가 얼마 전에 신규코인 하나를 만들어 뒀어. 청약자에게는 투자설명서도 같이 만들어 줄 거야. 물론 가짜지만. 코인 이름은 ‘SPAM’이야. 얼마 전 나은이가 한 대학생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을 성공시켜서 2000만원을 추가로 뜯어냈잖아. 그 스캠(Scam)에서 ‘a’를 ‘p’로 바꾼 거야. 이 코인명의 진짜 유래를 아는 사람은 우리들 밖에 없겠지.” 상기의 언급에 모두가 일제히 나은을 바라봤다. 나은은 민망한 듯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였다. 상기가 다음 설명을 이어갔다. (34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로맨스 스캠까지 동원한 캄보디아 100억 사기단, 총책-‘2인자’ 간 갈등 폭발 [파멸의 기획자들 #32]

    로맨스 스캠까지 동원한 캄보디아 100억 사기단, 총책-‘2인자’ 간 갈등 폭발 [파멸의 기획자들 #32]

    이때부터 상기 일당은 각자 맡은 역할을 분주하게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몇 주 만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민준, 전북 완주군의 50대 농민 최승현, 대전의 20대 대학생 이성진, 서울의 30대 워킹맘 민진영, 부산의 60대 은퇴자 박성갑 등 수십 명을 ‘파멸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나이가 가장 많은 영철은 텔레그램 소그룹 채팅방에서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 겸 방장 역할을 수행했다. 채팅방마다 김승대, 이호철, 최세훈, 김성갑 등의 가명으로 나이, 성격, 사는 지역 등 세부 프로필을 다르게 설정했다. 작전 초기에는 그가 실수를 저질러 판을 깨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영철은 의외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평생 뭐 하나에 제대로 몰두해 본 적 없던 그였지만 이번 일만큼은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다. 작업을 완수하면 10억 원 넘는 돈을 챙길 수 있다는 중학교 후배 도준의 감언이설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수많은 텔레그램 회원들이 그의 연기에 속아 ‘코인 강제청산’을 당했다. 대한민국 소시민들을 능숙하게 파멸로 몰아넣는 자신을 보며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원들을 유인하기 위한 텔레그램 단체방에다가 이들에게서 거액을 뜯어낼 소그룹까지 더해져 그 수가 1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이쯤 되니 영철이 혼자서 이성조 교수의 ‘제자들’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작전 총책인 상기는 소그룹 방장 역할을 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고 싶었지만, 팀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신분이나 위치가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작전 완료 뒤 각자에게 돌아갈 배당금 액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상기는 고민 끝에 SNS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정욱과 나은에게 그를 돕게 했다. 영철이 소그룹 채팅방에 남긴 게시글들을 ‘복붙’해서 다른 방에서 활동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정욱은 매사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에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한 번은 영철의 텔레그램 문자를 복사한 뒤, 바꿔야 할 방장 이름을 그대로 둔 채 다른 채팅방에 전송하여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나은이 재빨리 이를 확인해 간신히 수습했지만, 이때부터 상기는 나사가 풀린 듯 허술한 정욱이 건성으로 키보드 앞에 앉을 때마다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그래도 나은은 상대적으로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여성이어서인지 회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유인책’ 역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코인거래 청산 사기 과정에서 대전의 만년 졸업생 이성진을 상대로 ‘여자친구’처럼 접근한 대학생 주다인(나은의 가명)이 대표적이었다. 성진이 다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나은은 기지를 발휘해서 계획에 없던 로맨스 스캠 작업까지 시작했고, 결국 성진에게서 당초 목표치보다 2000만원을 더 뜯어낼 수 있었다. 상기는 나은의 활약을 지켜보며 ‘이제 사기도 단순히 머리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다. 철저한 메소드 연기가 뒷받침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골칫덩이는 친구 도준이었다. 나이가 같아서인지 자신의 말을 잘 따르지 않았다. 모든 작전의 생명은 팀원 간 규율과 통제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도준은 스스로를 규칙에서 벗어난 ‘열외’라고 여기는 듯했다. 때로는 상기의 지시를 받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듯 보일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오전 8시가 훨씬 넘어서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술로 떡이 된 도준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상기가 그를 보자마자 잔소리를 쏟아냈다. “야! 지금이 몇 시야? 한국에서 주식시장이 열린 지 1시간이 넘었어! 회원들에게 일일 주식 시황을 설명해야 할 이성조 교수가 이렇게 늦게 출근하면 어떻해?” ‘2인자’ 도준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컴퓨터를 켰다. 그가 올 때까지 30개가 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정욱과 나은이 마침내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잠시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켰다. 지금부터는 도준이 연기할 ‘이 교수의 시간’이기에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도준은 상기의 지적에 크게 짜증을 내며 답했다. 뭔가 그에게 큰 불만을 가진 듯한 속내였다. “이제부터 일 할 테니까 그만 화내라고! 내가 오늘 마음이 무척 불편하니 아무도 날 건드리지 말란 말이야!” “오케이, 김가영 비서님! 그럼 오늘도 열심히 작업해 주세요.” “야 임마! 내가 다시는 ‘김가영’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도준은 가뜩이나 숙취로 속이 쓰린 상황에서 상기가 자신의 ‘발작 버튼’인 ‘김가영 비서’ 역할을 언급하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성을 잃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상기는 그 정도 반응에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던 나은은 도준의 고성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말았다. (33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190억 빚 두리랜드’ 임채무 손자 등장…“저 물려주실 건가요?”

    ‘190억 빚 두리랜드’ 임채무 손자 등장…“저 물려주실 건가요?”

    배우 임채무와 그의 딸 임고운에 이어 손자 심지원까지 붕어빵 3대가 등장한다. 26일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는 적자에 허덕이는 ‘두리랜드’의 회장 임채무와 딸인 운영기획실장 임고운에 이어, 초등학교 4학년 외손자 심지원이 등장한다. 이들은 ‘두리랜드’를 살리기 위해 똘똘 뭉친 3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임채무는 심지원에 대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앞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심지원은 등장과 함께 할아버지 임채무를 향해 “또 우리 엄마 혼내고 계셨어요?”라며 엄마를 보호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심지원은 “친구들이 잘 노는 큰 놀이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든가 “블록이 있는 곳에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라며 ‘두리랜드’ 3세다운 예리함을 드러낸다. 할아버지를 이끌고 2층 블록을 찾은 심지원은 바닥을 일일이 두드리며 바닥에서 떨어져 있는 부분을 발견한 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꼼꼼하게 하나씩 체크하는 ‘두리랜드’ 3세의 깐깐한 모습에 MC 전현무는 “실사 나오신 분 같다”라며 거대한 채무로 ‘채무랜드’라고 불리는 ‘두리랜드’의 밝은 미래를 예견한다. 특히 심지원은 임채무를 향해 “할아버지 언제까지 운영하실 거예요?”라고 물은 후 “운영 힘들면 저 물려주실 건가요?”라며 당찬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과연, 활활 타오르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초등학교 4학년 외손주의 질문에 임채무는 뭐라고 대답했을지, 이들의 ‘사랑과 진실’은 본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고 예고했다. 앞서 임채무는 여의도 아파트 두 채를 파는 등 사비를 털어 1990년 경기 양주에 두리랜드를 만들었다. 1970년대 드라마 촬영차 방문한 양주 인근에서 어른들이 시끄럽게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꿈을 현실로 이뤄낸 것이다. 무료 입장 등으로 적자가 계속되자 2017년 10월 휴장에 들어갔고 재정비해 2020년 재개장했다. 당시 운영 적자로 빚이 150억원이었는데, 그 새 빚이 40억원가량 늘어나 현재 채무가 1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쩔 수 없이 최근엔 소정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 ‘브릿팝의 황제’는 늙지 않았다

    ‘브릿팝의 황제’는 늙지 않았다

    형제 불화로 해체 뒤 재결합 첫 투어‘헬로’를 시작으로 히트곡 23곡 선사날것의 파급력으로 2030 사로잡아5만 5000명 K떼창에 “뷰티풀” 감동 1990년대를 풍미한 ‘브릿팝 황제’ 오아시스의 음악은 늙지 않았다. 16년 만의 내한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5만 5000명의 팬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오아시스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오아시스는 여전히 청춘의 아이콘이자 현재진행형 밴드였다. 1991년 형 노엘(기타)과 동생 리암(보컬) 갤러거 형제를 주축으로 결성된 오아시스는 90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하고 정규 앨범 7장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린 록 밴드다. 역동적인 리듬에 팝 감성과 멜로디를 조화시킨 음악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2009년 여름 형제 간 불화로 해체한 오아시스가 지난해 극적으로 재결합한 뒤 이어진 첫 월드투어다. 오아시스는 해체 넉 달 전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대형 전광판에 ‘서울’이라는 글자가 뜨고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이들의 귀환을 반겼다. ‘헬로’로 문을 연 오아시스는 2시간 동안 23곡의 히트곡을 선사하며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마이크 앞에서 뒷짐을 지고 담담하지만 날카롭게 가사를 뱉듯 노래하는 리암의 모습과 진지한 표정으로 섬세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노엘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다. 오아시스는 90년대 전성기 시절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고 리암의 거친 목소리와 노엘의 안정적인 화음이 어우러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노엘은 ‘하프 더 월드 어웨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어깨동무를 유도하며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객석에 앉은 팬들은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불렀고 스탠딩 구역의 일부 팬들은 강강술래와 같이 큰 원을 그리며 춤을 췄다. ‘스탠드 바이 미’, ‘왓에버’ 등 익숙한 명곡이 이어지자 공연장 온도는 더욱 올라갔고 ‘리브 포에버’에서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때 이른 추위를 날렸다. 최대 히트곡인 ‘돈트 룩 백 인 앵거’, ‘원더월’, ‘샴페인 슈퍼노바’가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서 공연은 절정에 달했다. 우렁찬 떼창으로 가득 찬 공연장은 순식간에 ‘브릿팝 해방구’가 됐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공연장 위로 대형 불꽃이 펑펑 터지며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 내내 탬버린으로 박자를 맞추던 리암은 “여러분은 참 아름답다. 여러분의 소리가 정말 크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공연장에는 유독 20~30대가 눈에 많이 띄었다. NOL티켓 통계에 따르면 나이대별 예매 비율은 10대 7.7%, 20대 55.5%, 30대 28.7%로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직접 겪지 않은 세대의 비중이 90%를 넘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김아영(22)씨는 “원래 록을 좋아하는데 오아시스의 음악은 요즘엔 들어 볼 수 없는 날 것의 자유로움이 있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민준(33)씨는 “신세대 밴드보다 옛 세대의 음악을 듣는 게 좋다”면서 “오아시스 재결합 소식을 듣고 예전 노래를 찾아보다 팬이 됐다”고 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현장성을 중시하는 밴드 열풍이 분 것도 공연 열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규모 공연장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젊은 관객이 늘고 있다. 추명성(32)씨는 “오아시스의 노래는 전체적으로 관객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해서 부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윤미 대중음악평론가는 “오아시스는 음악에 대한 태도, 파급력 면에서 ‘최후의’ 로큰롤 슈퍼스타답다”면서 “이번 공연에 2030세대 관객이 많았다는 점은 전성기가 사반세기 전이었음에도 영향력과 파급력, 음악의 힘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 하루에도 수백번씩 ‘이 부위’ 만진다면?…알고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 신호였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이 부위’ 만진다면?…알고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 신호였다

    사람들은 하루에 최대 800번까지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데,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이다. 최근 연구 결과 특히 턱과 볼, 코를 동시에 만지는 행동이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을 나타내는 신뢰할 만한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0일 과학 매체 스터디파인즈에 따르면 미 휴스턴대와 버지니아공대 공동 연구팀이 총 170시간 분량의 사무실 관찰 영상을 분석한 결과,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작업을 수행할 때 사람들이 얼굴 아래쪽, 특히 턱과 볼, 코 부위를 더 자주 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박사과정 학생부터 교수까지 6명의 남성과 4명의 여성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나흘 동안 자신의 사무실에서 연구 자료를 읽고 쓰는 일상 업무를 하면서 관찰을 받았다. 방대한 영상 처리를 위해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반 기계학습 시스템을 개발해 참가자들의 얼굴 만지기 행동을 추적했다. 시스템은 모든 영상 프레임에서 얼굴과 손의 해부학적 표지점을 식별한 뒤, 손이 볼, 눈, 이마, 코, 턱 등 특정 얼굴 부위와 접촉했는지 분석했다. 아울러 열화상 카메라로 참가자의 코 주변 미세한 땀 변화를 측정해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확인했다. 턱·볼·코 동시 접촉이 스트레스 신호연구 결과 총 60만 2737개의 데이터가 수집됐다. 관찰 시간 1초당 하나의 측정값이 기록돼 스트레스 수준과 활동, 표정, 접촉 행동을 초 단위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난이도가 높은 작업을 수행할 때 이러한 생리적 변화가 증가했으며, 얼굴 아래쪽을 만지는 행동 역시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얼굴 아래쪽 여러 부위를 동시에 만지는 행동이 스트레스와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모든 얼굴 접촉이 동일한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었다. 턱-볼-코를 함께 만지는 행동은 스트레스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지만, 다른 조합은 연관성이 약하거나 없었다. 실제로 얼굴 접촉 데이터를 제거하자 스트레스 예측 모델의 설명력이 약 20% 감소했다. 진화적 기원…영장류 진정 행동과 유사이런 행동은 진화적 뿌리를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다른 영장류에서도 유사한 자기 진정 행동을 발견했다. 턱과 코, 이마는 연구자들이 이른바 ‘T존’이라 부르는 대표적인 접촉 부위로, 이곳에는 잔털과 신경 말단이 조밀하게 분포돼 있다. 정신적 부담이 커지면 손이 본능적으로 이 부위로 향한다. 감각이 예민한 부위를 만지는 것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위안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얼굴 아래쪽을 스스로 만지는 행동은 교감신경 과활성의 명확한 지표이며, 이는 곧 정신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표정은 스트레스 예측력 거의 없어스마트폰 사용 역시 스트레스 반응과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참가자들은 약 3%를 휴대전화에 사용했는데, 이때 스트레스 측정값이 높게 나타났다. 책상을 떠나는 신체적 휴식도 높은 스트레스와 연관됐으며, 휴식은 대략 2시간마다 한 번씩 발생했다. 표정은 감정과 관련이 깊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예측력이 거의 없었다. 참가자들은 주로 부정적 감정(50%), 중립적 표정(20%), 슬픔이나 집중할 때의 진지한 표정(20%)을 보였다. 행복한 표정(4%)은 드물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표정 중 어느 것도 최종 통계 모델에서 스트레스 수준을 유의미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 생성형 AI로 되살린 호작도… 우리카드 ‘디오퍼스 실버’ 광고 화제

    생성형 AI로 되살린 호작도… 우리카드 ‘디오퍼스 실버’ 광고 화제

    10월 한달간 서울역·인천공항 등 전국 주요 거점서 송출AI 활용해 카드 디자인 속 호랑이·까치 생동감 있게 표현 우리카드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한 프리미엄 카드 ‘디오퍼스 실버’(the OPUS silver) 광고 영상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광고는 외부 대행사 없이 우리카드가 자체 제작한 것으로, 듀얼 디자인으로 출시된 디오퍼스 실버의 리미티드 에디션 호작도(虎鵲圖)를 생동감 있게 구현했다. 영상은 이달 한 달간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 제1·2터미널, 그리고 우리은행 본점 외벽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송출된다. 광고에는 생성형 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AI가 호랑이와 까치의 형태, 붓 터치의 번짐, 자개의 반짝임, 민화 특유의 질감 등을 학습해 전통 호작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드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카드 속 호랑이와 까치가 실제 살아 움직이듯 묘사돼 “사람의 손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한국화의 생동감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카드의 AI 활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공개된 ‘카드의정석2’ 광고와 캐릭터 ‘베이비블루’ 역시 AI 기반으로 제작됐다. 당시 광고에서는 실제 촬영이 어려운 맹수나 아기의 놀란 표정을 AI로 구현했으며, 베이비블루 캐릭터의 눈과 입 움직임을 정교하게 살려내 화제를 모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근 기업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생성형 AI 트렌드를 마케팅 영역에 적극 반영했다”며 “외부 대행사 없이 내부 인력과 AI 솔루션만으로 제작해 효율성과 창의성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의 광고 제작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동시에 업계 내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출시된 디오퍼스 실버는 우리카드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디오퍼스’ 라인업 가운데 첫 번째 상품이다. 약 6년 만에 선보인 이 카드는 고객 소비성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비용으로 프리미엄 혜택을 누리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프리미엄 고객이 선호하는 쇼핑·여행 서비스를 강화해 5성급 호텔, 면세점, 골프장, 국내 3대 백화점 등에서 이용금액의 최대 3%를 적립할 수 있으며, 국내 전 가맹점에서도 실적 제한 없이 1%가 적립된다. 또한 바우처 종류와 사용 편의성이 확대돼 카드 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혜택이 커진다. 연회비는 15만원이며, 자세한 상품 정보는 우리카드 홈페이지와 우리WON카드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상상도 못한 금액”…곽튜브 결혼식 축의금 1위 ‘이사람’

    “상상도 못한 금액”…곽튜브 결혼식 축의금 1위 ‘이사람’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가 결혼식에서 눈물을 쏟으며 진한 감동을 전했다. 20일 유튜브 채널 ‘곽튜브’에는 ‘믿기지 않는 나의 결혼식 브이로그’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결혼식 당일 긴장과 설렘 속에서 하루를 준비하는 곽튜브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곽튜브는 아침 일찍 메이크업숍을 찾아 14㎏을 감량한 근황을 전했다. 메이크업 담당자가 “다른 사람 같다”며 놀라자 “오늘이 몸무게 최저점이다. 오늘 저녁엔 피자, 치킨, 라면, 떡볶이 다 먹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턱시도를 차려입은 곽튜브는 예식장으로 향하며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라 오늘 눈물 많이 흘릴 것 같다. 누가 제가 결혼할 줄 알았겠습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혼인서약 순간, 곽튜브는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반면 아내는 침착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식을 마친 뒤 곽튜브는 “너무 힘들지만 감사하다. 축의금을 세다가 놀랐다. 길이가 가장 많이 했는데, 상상도 못한 금액이 있었다”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변치 않겠다. 유부남이 된 새로운 모습, 그리고 원래의 저를 동시에 보여드리겠다”고 인사했다. 길이는 크리에이터 ‘계곡은 개골개골’ 채널을 운영 중인 장현길씨다. 주로 계곡 탐방 및 차박 전문 콘텐츠를 제작한다. 곽튜브의 대학 후배다. 한편 곽튜브는 지난 11일 5세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지방 공무원으로, 현재 임신 중이다.
  • ‘투자의 神’ 내세워 100억원대 코인 사기 모의…중학교 선후배 엮인 캄보디아 금융 범죄 [파멸의 기획자들 #30]

    ‘투자의 神’ 내세워 100억원대 코인 사기 모의…중학교 선후배 엮인 캄보디아 금융 범죄 [파멸의 기획자들 #30]

    영철은 도준의 중학교 1년 선배였다. 학창 시절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일진’에 들어갈 수준은 못돼 힘없는 학생들을 상대로 괴롭힘을 일삼았다. 2학년 때 신입생의 돈을 뺏으려고 커터칼로 위협하다 실수로 후배의 팔에 상처를 내 1년 정학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 덕분에 도준과 같은 반에서 졸업하며 안면을 틀 수 있었다. 영철은 고등학교에서도 사고를 일삼다가 퇴학당했고,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불안정하게 전전했다. 20년 가까이 연락이 없던 두 사람은 1년쯤 전 강원랜드 바카라 도박장에서 재회해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몇 달 전 영철은 캄보디아에서 가상화폐 사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도준의 연락을 받고 프놈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형, 지금 뭐라고 했어? 우리한테 한 소리야?” 도준이 언짢은 표정으로 소파 쪽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영철은 그의 반발을 무시하듯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어젯밤 일로 배신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술집에서 만난 현지 여성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 그녀도 구레나룻 수염을 기른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았는데,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지갑만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영철은 반드시 그녀 일행을 찾아서 어제 일을 되갚아 주겠노라 다짐했다. 그때였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땀내와 향수 냄새가 뒤범벅이 돼 밀려왔다. 민정욱과 고나은 커플이었다. 둘은 늦잠이라도 잔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야!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야 출근하는거야? 시간 맞춰서 빨리 빨리 다니라고 했지!” ‘우두머리’ 상기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도끼눈으로 노려보며 외쳤다. 정욱과 나은이 멋쩍은 표정으로 사무실을 가로질러 소파 맞은 편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부터 연인이던 두 사람은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지자 함께 캄보디아로 넘어왔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각자 프놈펜에서 따로 만나는 상대가 있었다. 한국인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관계였다. 두 사람은 얼마 전 한인 밀집지역의 작은 술집에서 우연히 상기를 만나 통성명을 했고, 단박에 서로의 정체를 짐작했다. 곧바로 상기가 준비하는 사기 계획의 시놉시스를 듣고는 참여를 결심했다. “자, 이제 다들 테이블로 모이자구.” ‘파멸의 기획자들’ 총책인 상기가 가운데 앉았다. 그의 왼쪽으로 ‘2인자’ 도준이, 오른쪽으로 정욱과 나은이 자리했다. 소파에 누워 있던 영철도 천천히 일어나 어슬렁거리며 도준의 옆으로 향했다. “이번 시나리오는 내가 1년 넘게 고민한 블록버스터 대작이야. 모든 단계를 성공하면 1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벌 수 있어. 여러분들 주머니에 평생 만져본 적 없는 큰 돈을 채워줄 테니,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100억원’이라는 말에 이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상기가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스토리 라인을 성경에서 따왔어. 우선 주인공인 이성조 교수는 ‘예수님’이야. 30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사망했다가 기적처럼 부활해서 ‘투자의 신(神)’이 되신 분이지. 그는 전지전능한 동시에 단 한 번의 오류도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야. 그래야 맨 마지막까지 그를 믿는 회원들을 상대로 대규모 ‘설거지 작전’을 걸 수 있으니까.” 상기가 신이 난다는 듯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회원들을 ‘파멸의 덫’으로 잡아끄는 역할을 하는 김가영 비서는 바로 막달라 마리아! 끝까지 예수님을 따르며 헌신한 마리아처럼 김 비서도 이 교수를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이 교수와 김 비서는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하니까 ‘금융 천재’ 도준이가 ‘1인 2역’을 맡도록 합시다.” 도준이 상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술이 덜 깬 영철이 얼굴을 찌뿌리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권상기 감독님, 이성조 교수가 완전무결한 존재라면 ‘파멸의 덫’은 누가 놓지? 선역(善役)만 있으면 회원들에게서 돈을 챙겨올 수 없잖아.” 영철의 예리한 질문에 상기가 재밌다는 듯 답했다. “그렇죠.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그 역할을 이 교수의 ‘제자들’이 합니다. 바로 형이 연기할 캐릭터들이지. 성경을 보면 가롯 유다가 은화 30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기잖아. 베드로도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우리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이 교수는 제가 만든 가짜 코인 거래소를 통해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줄 예정이야. 회원 누구나 이 거래소에서 몇 주 만에 투자금을 3배 이상 불리면 너도나도 그를 ‘절대자’로 모시고 싶어하고 다들 이 교수의 투자 리딩을 받으려고 안달이 나겠지. 하지만 그는 너무도 바쁜 존재이기에 ‘제자들’이 대신해서 회원들과 소통을 시작할 거야. 일부 제자는 이성조 교수를 넘어서겠다는 허영심에 들떠 있는데, 바로 이 허영심이 회원들을 잘못된 투자로 이끌어 파멸에 이르게 하지. 우리는 거기서 회원들의 돈을 모두 털어 ‘히트앤드런’을 하는 것이고.” (31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배구 여제’ 김연경 “MBC와 PD에 속아…생각만 해도 눈물”

    ‘배구 여제’ 김연경 “MBC와 PD에 속아…생각만 해도 눈물”

    2024~25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MBC와 PD에 속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에서는 김연경과 원더독스와 일본 고교 배구 최강팀 슈지츠 고교의 한일전 전날 밤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김연경은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그러면서도 스케줄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연경은 ‘이번주 며칠이나 여기에 할애 중이냐’고 묻는 PD의 질문에 “이번주 하루도 못 쉬었다. 다음주도 마찬가지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저는 MBC와 PD에 속았다. 사기꾼이다. 속아서 제 목과 개인 생활을 잃었다”며 웃었다. 또 “방송에 내 목소리가 어떻게 나갈지 걱정된다. 인터뷰가 왜 이렇게 긴 거냐. 밤 11시다. 미친 거냐”고 장난스럽게 불만을 토로했다. 김연경은 은퇴 후 신인 감독으로 변신해 선수 출신만의 통찰력과 경험으로 원더독스를 리더십 있게 이끌고 있다.
  • ‘야구의 신’이 재림했다…오타니, 만화 같은 활약으로 2년 연속 팀 WS진출시키자 MLB 열광

    ‘야구의 신’이 재림했다…오타니, 만화 같은 활약으로 2년 연속 팀 WS진출시키자 MLB 열광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믿기지 않는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에 올려놓자 미국 야구계는 ‘야구의 신’이 강림한 거 아니냐며 열광했다. 오타니는 1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4차전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당연히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오타니의 몫이었다. 무엇보다도 오타니는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해 밀워키 강타선을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첫 타석 홈런을 포함해 모두 홈런포 3방을 날리며 가공할 파워를 과시했다. 특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날린 469피트(약 142m)짜리 대형 장외 홈런은 팀 동료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을 만큼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했다. MLB닷컴은 19일 오타니의 활약상에 대해 ‘야구 역사상 최고의 단일 경기 퍼포먼스’였다며 극찬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타니가 기록한 선발투수의 1회 선두타자 홈런 기록은 포스트 시즌은 물론 정규시즌을 포함해도 MLB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4회와 7회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포스트 시즌에서 처음으로 3홈런을 기록한 투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30개 구단 중 MLB 전체 승률 1위(97승65패·0.599)로 NLCS에 오른 밀워키 강타선을 상대로 단 2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오타니는 100마일(시속 161㎞)이 넘는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밀워키 타선을 윽박질렀다. MLB 데이터 분석 시스템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뒤 가장 빠른 투구 11개, 가장 빠른 타구 3개, 가장 긴 비거리 3개가 모두 오타니의 몫이었다. 한 경기 3홈런과 10탈삼진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도 MLB 역사상 오타니가 유일하다. 이전까지 포스트 시즌에서 한 경기 10탈삼진과 홈런을 기록한 투수는 1960년대를 지배했던 ‘전설’ 밥 깁슨이 유일했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투타 모든 면에서 경기를 지배했다”며 “중요도를 고려하면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4차전이 열리기 전 “이번 경기가 오타니가 이 시리즈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의 최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그가 WS에서도 어떤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 프놈펜 사무실서 준비하는 ‘가상화폐 프로젝트’…한국서 도망친 사기꾼들의 그림자 [파멸의 기획자들 #29]

    프놈펜 사무실서 준비하는 ‘가상화폐 프로젝트’…한국서 도망친 사기꾼들의 그림자 [파멸의 기획자들 #29]

    “저기요. 김가영 비서님~ 오늘따라 유난히 더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뭔가 좋은 일이 있으신가봐요. 예쁜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잠깐 이쪽으로 와 주실 수 있나요?” “야!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정말 짜증난다니깐!” ‘국제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낡은 사무실.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던 권상기가 컴퓨터로 바둑을 두고 있던 박도준을 능글맞게 불렀다. 도준은 자신이 ‘김가영 비서’로 불릴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소름이 돋았다. 텔레그램 가상화폐 사기단 속에서 여성 역할을 맡고 있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불리면 남성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듯해서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30대인 권상기와 박도준은 동갑내기다. 친구라기보다는 동업자 관계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각각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때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녔던 엘리트였다. 어려서부터 도준은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과대망상 경향이 심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명 증권사에서 일하던 어느 날 중국 출장을 마치고 마카오의 한 호텔에 들렀다가 바카라 도박 현장을 목격했다. 바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확률이 50:50인 카드 게임이기에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하면 반드시 딜러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밤을 새가며 확률 분석을 통해 나름의 ‘필승 공식’을 찾아냈다. 이를 실전에 적용해서 우리 돈 300만원을 벌어서 귀국했다. 행운에 가까운 결과였지만 도준은 이를 자신의 계산 능력 덕분으로 여겼다. 이때부터 그는 금요일 저녁마다 여의도에서 총알택시를 타고 강원랜드로 향했다. 그런데 도박에 빠져 들수록 자신의 예측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경우 대다수 사람은 과오를 인정하고 더 이상 손실을 막고자 카지노에서 손을 떼지만, 그는 되레 ‘자본금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고 여기저기서 더 많은 돈을 모아 태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자 직장 생활은 자연스레 파탄이 났다. 수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자 대부업자들이 협박에 나섰다. 결국 도준은 이들을 피해 한국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캄보디아로 숨었다. 상기는 누구든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이 들면 철저히 괴롭히고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누구나 부러워하는 정보기술(IT) 기업에 들어갔지만 어디서나 ‘우두머리’가 되고 싶어하는 기질 때문에 동료들과 끊임없이 충돌했고 권고사직 형태로 쫒겨났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성격만 온순했다면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서 세계적인 개발자가 됐을 것’이라고 수근댔다. 그는 자신의 우수한 능력을 허투루 낭비했다. 대학 시절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해킹해서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만들었고, 회사에 다닐 때도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털어 불법 조직에 넘겨 문제가 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추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캄보디아로 넘어왔다. 이곳에서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온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은 욕심을 반드시 펼쳐보이리라 마음 먹고. 몇 달 전 상기는 프놈펜에서 자신의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길거리 건달들과 시비에 휘말렸다. 얻어맞기 일보 직전 상황으로 내몰렸다. 현지 경찰도 이들과 한패인 듯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때마침 도준이 주변을 지나가다가 “살려달라”는 한국어 외침을 들었다. 자세히 보니 길거리 일행은 평소 자신의 환치기를 도와주던 이들이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위험을 무릅쓰고 건달들을 달래 상기를 구해냈다. 동포애 때문은 아니었다. 상기를 도와주고 그걸 지렛대 삼아 나중에 그에게 큰 돈을 뜯어내 몰래 캄보디아를 뜨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찌됐건 당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이역만리에서 의기투합했고 ‘가상화폐 사기단’을 꾸리기로 합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프놈펜의 한 사무실을 빌려 동고동락하기 시작했다. “도준아, 알았어. 장난을 친건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네. 앞으로는 ‘김가영’이라고 안 부를게.” 상기가 씩 웃으며 도준의 어깨를 툭 쳤다. 기분 풀고 내 말을 들어보라는 취지였다. “도준아, 이성조 교수 캐릭터 설정은 마무리된 거지?” “당연하지.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 사는 50대 남자, 어린 시절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간 모든 돈을 30대에 모두 날려 세상을 포기하려다가 기적적으로 부활해서 지금은 엄청난 부자로 사는 인물.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이들에게 동정심을 느껴 그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게 돕는 것을 인생의 사명이라고 믿는 호인(好人)!” “정말 나쁜 XX들이네…” 때마침 소파에 누워 있던 최영철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전날 프놈펜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현지 여성들에게 접근해서 밤새 술을 마셨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혼자 길바닥에 내버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갑이 통째로 사라진 채로.
  • ‘잠깐만, 기다려!’ 인생에서 멈추고 싶은 순간들 [SNS 트렌드]

    ‘잠깐만, 기다려!’ 인생에서 멈추고 싶은 순간들 [SNS 트렌드]

    최근 소셜미디어(SNS) 틱톡에서 급부상 중인 사운드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잠깐!’ 하고 외치며 괴로운 표정을 짓는 일명 ‘해밀턴 사운드’ 트렌드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한데요. 사운드에 등장하는 다급한 ‘wait!’ 목소리에 맞춰 화이트 플래시를 터트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찍으면 끝. 영상 삽입 텍스트로는 멈추고 싶은, 공감되는 순간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이 사운드는 뮤지컬 ‘해밀턴’(Hamilton) 노래 ‘The World Was Wide Enough’인데요. 알렉산더 해밀턴과 에런 버의 결투 씬에 등장하는 곡으로, 총을 쏘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후 후회하는 에런 버의 관점의 가사가 특징입니다. POV: 월급날에 카드값이 빠져나가는 순간 ㄴ웨이이이잇...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존재감 실추에 기재부 ‘흐림’…부처 승격된 데이터처 ‘화창’

    존재감 실추에 기재부 ‘흐림’…부처 승격된 데이터처 ‘화창’

    10월 1일부로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 이후 관가의 공기가 사뭇 달라졌다. 조직에 힘이 실려 심기일전하는 부처가 있는가 하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인 곳도 있다. ●재경부 재출범 앞두고 내부 성토 이재명 정부 정부조직 개편의 시발점이 된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2일 기획예산처를 떼어 낸 재정경제부(1차관 라인)로 재출범을 앞두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 흡수가 무산된 것이 결정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향한 불만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내부 게시판은 한탄으로 가득 찼다. 1급 공무원의 사표 수리 지연에 따른 승진 인사 적체,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존재감 실추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기획예산처로 분리될 2차관 라인은 표정 관리 중이다. ‘예산 편성권’이란 막강한 권한이 유지되는 만큼 조직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차관 라인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16일 “내부 게시판은 거의 반란 수준이다. 암흑 속에서 표류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이재명 대통령이 재정경제부가 경제 컨트롤타워라고 한마디만 해 줬으면 좋겠다. 그것 이외엔 조직의 기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상실감… 기후부 결합 안갯속 조직개편 직격탄을 맞은 산업통상부도 상실감이 크다. 1993년 상공자원부(상공부+동력자원부)로 통합된 이후 33년간 한 몸이었던 ‘에너지’ 정책이 분리됐기 때문이다. 떠나는 배(에너지)에 올라타지 못한 한 공무원은 “부처 간 교류 인사가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독립적 성격이 강한 ‘통상’ 분야 공무원은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관세 협상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어 나름대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흡수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외형상으로는 막강해졌지만 아직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마무리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다. 산업부에서 넘어오는 218명의 에너지 분야 공무원은 근무할 공간이 부족해 대부분 이사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기후부 공무원이 마치 ‘이혼 후에도 살던 집(산업부)에 머무는’ 듯한 불편한 동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조직 커지는 공정위·성평등부 ‘맑음’ 이 대통령 지시로 인력이 150명 늘어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내년 인건비도 올해보다 64억 5000만원 증액된다. ‘재계 저승사자’로서의 위상도 이전 정부보다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증원된 인력이 일할 공간이 부족할 경우 외부 사무실 활용도 검토 중이다. 성평등가족부(전 여성가족부)는 개명과 함께 인력(+17명)과 조직(2실→3실)이 모두 확대되면서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동시에 사회가 직면한 ‘젠더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 방향을 새로 세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전 통계청)는 부처 승격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가장 큰 행정적 변화는 시어머니 격인 기재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입법 자율성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진 기재부 외청으로서 법률안을 제출하려면 기재부 장관을 통해야 했지만, 국무총리 소속으로 바뀌면서 법률안을 직접 제출할 수 있게 됐다.
  • “어? 아내가 두 명?” 남편 ‘여장’ 시키자 벌어진 일…中 SNS ‘좋아요’ 폭발

    “어? 아내가 두 명?” 남편 ‘여장’ 시키자 벌어진 일…中 SNS ‘좋아요’ 폭발

    중국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20대 부부가 ‘복사 붙여넣기’를 한 듯 놀라울 정도로 닮은 외모로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닮아가게 된 이 부부는 외모를 활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둥관에 거주하는 남편 허셴셩, 아내 량차이위 부부가 쌍둥이처럼 닮은 외모로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SNS 계정에 올린 영상으로 단숨에 유명해졌다. 2만 1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부부의 영상 “누가 남편이고 누가 아내인가”에서 이들은 똑같은 가발을 쓰고 나란히 서서 똑같은 표정을 짓는다. 마치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 같은 모습이다. “남편 화장시키기”라는 제목의 또 다른 영상에서는 남편이 화장을 한 뒤 아내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변신한다. “이제 우리는 진짜 자매”라는 자막이 달린 이 영상은 35만 2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량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모두 40년 전통의 한약 가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다. 소개팅으로 만난 뒤 6개월 만에 결혼했고, 2023년 함께 한약방을 차렸다. 남편은 한약 처방과 차 블렌딩을 담당하고, 아내는 홍보와 마케팅을 맡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전혀 닮았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라고 량씨는 말했다. “함께 살면서 몇 년이 지나자 점점 서로 닮아간다는 걸 깨달았죠. 지난 2년간 거의 24시간을 함께 일하고, 먹고, 쉬면서 더욱 닮아간 것 같아요.” 사업 초기에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부부의 놀라운 닮은꼴 외모가 오히려 독특한 홍보 수단이 됐다. 사람들은 이들의 특별한 ‘커플룩’ 때문에 한약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남편은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 여장하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아내의 노력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여가 시간에는 약초 재배지로 가서 약재 선별, 건조, 포장 과정을 촬영한다. 이들의 콘텐츠는 점차 발전해 건강 정보와 유머를 적절히 섞은 형태가 됐다. 고품질 인삼 고르는 법이나 전통 한약인 오계백봉환으로 사물탕 끓이는 방법 등 실용적인 건강 팁을 제공한다. 부부의 놀라운 닮은꼴은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한 네티즌은 “단순히 닮은 게 아니라 아예 똑같다. 이중턱 주름까지 일치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사람은 “두 분은 닮은꼴이 아니라 한 얼굴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고, “DNA 검사를 해보라. 혹시 잃어버린 남매 아니냐”는 농담도 나왔다.
  • B급정서와 밀덕력으로 가득찬 고품질 만화책이라니 [세책길]

    B급정서와 밀덕력으로 가득찬 고품질 만화책이라니 [세책길]

    한중일, 지겹지만 닮았고 꺼리지만 떨어질 수 없는지금은 꽤 낯선 얘기가 돼 버렸지만 국제통화기금(IMF)에 대응하는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들자는 논의가 한중일+아세안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되던 때가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동대응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고민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한중일 정상이 모여 공동협력을 다짐하며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던 때였다. 김대중은 그 과정에서 꽤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통해 한일관계를 업그레이드했고 한중관계도 튼튼하게 다져놓았다. 중국 주석이었던 장쩌민이 사석에선 김대중을 ‘형님(大哥)’이라 불렀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20년 가량 지난 지금으로선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한중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서울에 설립한 ‘한중일 협력 사무국’은 유명무실해지고 한중일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선 중국인들 몰아내자는 혐오시위가 난무한다. 한중일 모두 주변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이웃나라라는 걸 생각하면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현실이다. 동아시아 정세에서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관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세기 초반 한국은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한중일은 물론 북미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했다. 2025년 현재 남북관계는, ‘관계’라고 할만한 것 자체가 없다.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뱃지를 달고 나온 사람들과 마주 앉아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통일부 공무원이 몇 명이나 될지도 의문이다. 주도권은 언감생심이고 ‘페이스 메이커’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 됐다. 이런 와중에 한중일을 한묶음으로 묶어서 고민하는 책이 나온 건 여러모로 고맙다. 1839년 아편전쟁부터 1910년 한일 병합에 이르기까지 한중일을 휩쓴 격동의 세월을 무려 20권이나 되는 분량으로 묶은 <본격 한중일 세계사>다. 첫번째 책이 나온 게 7년 전인 2018년이었고 2025년 8월에 스무번째 책으로 완결이 됐다. 전체 분량이 7032쪽이나 된다. 다행히 만화책이다. 쉽게 쉽게 책을 넘길 수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대충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무척이나 심오한 통찰력을 만화에 담은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저자는 김선웅, ‘굽시니스트’라는 필명을 쓰는 시사만화가다. 굽시니스트를 처음 알게 된 건 2009년부터 시사IN에 연재하기 시작한 ‘본격 시사인 만화’ 덕분이었다. 각종 시사 현안을 엄청난 통찰력으로 풀어낸 시사만화를 보며 단숨에 팬이 됐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으론 하위문화에 조예가 깊어서 오타쿠 문화 패러디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게 가끔 난해하게 느껴지는 게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했을 만큼 역사 지식이 해박하다. 그런 장점들이 <본격 한중일 세계사>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격동의 시대를 다루려면 등장인물이 수없이 많을 수밖에 없다. 굽시니스트는 호랑이와 판다, 고양이 얼굴로 한중일을 표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물론 실제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인물들은 특징을 살렸는데, 그러다 보니 뚱뚱한 고양이나 무섭게 생긴 호랑이처럼 개성이 드러나는 걸 보는 묘미가 있다. (물론 청나라를 다루면서 만주족과 한족을 똑같은 판다로 표현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청나라 지배를 받았던 몽골을 말로 표현한 것처럼 만주족은 용 정도로 표현하면 어땠을까 싶다.) 20권 410쪽에서 425쪽에 걸쳐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가 나누는 가상 대화 역시 저자가 동아시아 역사는 물론 현실 국제문제를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드러내는 동시에,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깊이있게 보여주는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 간단치 않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로 끄덕거리게 된다. 고종의 표정과 얼굴에서 드러나는 ‘망국의 길’그런 통찰력은 고종에 대한 묘사에서 잘 드러난다. 어린 시절 이후 시간이 갈수록 고종 얼굴은 총명함을 잃고 우유부단한 얼굴이 도드라진다. 을사늑약 이후 밀려드는 반대 상소에도 뚜렷한 답조차 없이 어물쩍 넘어가면서 “내가 곧 대한제국인데, 내가 무너지면 어찌 나라가 보전되겠는가. 내가 아니면 누가 더 뒷일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20권 251쪽)”라고 변명하는 모습에서 시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고종을 잘 표현했다. 의병을 일으켰다가 포로로 잡혀 일본 쓰시마에서 숨진 최익현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최익현의 유령이 “제가 보내드린,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나라 망할 때 자결했다는 내용의 상소문은 잘 받으셨사옵니까?”라고 하자 고종은 “난, 아직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요”라고 얼버무린다. 이에 최익현의 유령은 곧바로 “뭐? 황손 몇 명 더 만들기요?”라며 고종의 무책임함을 정면으로 꼬집는다. 을사늑약 체결 직전 이토 히로부미와 대화하는 장면은 국내 애국심을 갖고 있던 정치세력을 참고 넘어가질 않았던 고종에 대한 뼈 때리는 비판으로 읽힌다. 고종은 이렇게 말한다. “거, 그런 중대사는 원래 중추원과 백성 일반의 뜻을 물어 결정하는 것인지라…;;;” 이토는 이렇게 반격한다. “한국은 전제군주정으로, 군주가 만기를 오롯이 홀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정체가 아이옵니다까. 쓸데없는 소리 마시고 얼른 결정 내리시옵소서.” 그 다음 고종의 한탄. “아오;; 중추원 의회 걍 놔둘걸;;”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를 통해 밀리터리 매니아라는 걸 드러냈던 굽시니스트는 <본격 한중일 세계사>에서도 전쟁사 분야에 상당한 내공이 있다는 걸 과시한다. 아편전쟁이나 태평천국의 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등을 다룬 부분은 구체적인 전투상황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해서 전투상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사실 태평천국의 난 부분은 너무 상세해서 오히려 분량조절에 실패한 느낌마저 있다) 언어유희를 잘 활용한 풍자와 촌철살인도 도드라진다. 1905년 2월 혁명을 묘사한 대목을 보자. 십자가를 들고 차르에게 ‘먹을 빵을 달라’며 청원하던 시민들은 “차르 우라~! 차르께서 오늘 점심 쏘신다고” 하다가, 군인들의 총격에 쓰러지며 “차, 차르 우…라…질(20권 18~20쪽)”이라고 한다. 곧이어 발생한 총파업에서 노동자들은 “차르 짜르자!(20권 27쪽)”라고 외치고, 총파업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트로츠키는 “트로트 키로 한 곡 뽑아봐요(20권 28쪽)”란 응원을 듣는 식이다. 언젠가 군인들 행태를 풍자한 만평을 보고 한참 웃었던 적이 있다. 국군장병들 시선과 민간인 시선으로 나눈 두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장병들 시선, 지하철에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린다. ‘저 부대는 전투화도 다림질했구나’ ‘야상을 세 줄로 다리다니 대단한데’ ‘아 우리도 모자에 불광 낼 걸’ 하면서 다른 부대와 자기 부대 휴가복을 비교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 다음 일반인 시선. 그냥 다 똑같은 옷을 입고 군복 위에 달린 게 머리라는 것 정도만 기억나는 군바리일 뿐이다. 과장섞어 말한다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이 한중일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한중일은 수천년을 얽히고 설켜왔다. 미워하며 협력하며 수천년을 지지고 볶으며 살아왔다.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진 이런 인연 혹은 악연을 피해 갈 도리는 없을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국 사람들 습관이나 문화, 자연환경과 가장 닮은 건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다. 중국이나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지겹게 닮은 서로를 이해하고 되돌아보는 데 이바지하는 게 <본격 한중일 세계사>가 아닐까 싶다. 사족[蛇足]14권 144쪽에 함경도 원산이라고 나오는데 원산은 사실 함경도가 아니라 강원도다. 20권 381쪽에 등장하는 함경북도 경홍군은 사실 경흥군이다. 경흥군 위치도 책에 나온 것보다 실제론 더 남쪽에 있다. 이 정도면 존경하옵는 굽시니시트가 쓴 책을 열심히 읽었다는 인증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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