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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에 모인 블랙핑크, 화려한 의상 입고 ‘화장실 셀카’

    뉴욕에 모인 블랙핑크, 화려한 의상 입고 ‘화장실 셀카’

    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이 뉴욕에서 만나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지수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멤버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지수와 제니, 로제, 리사가 ‘2026 멧 갈라(Met Gala)’ 행사가 열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화장실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메라를 든 지수와 옆에서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 로제,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쭉 내민 제니, 그리고 해맑게 웃고 있는 리사가 각자의 매력을 발산했다. 이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여느 또래들과 같은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4일(현지시간) 개최된 ‘2026 멧 갈라’에 멤버 전원이 참석해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 매년 파격적인 드레스 코드로 화제를 모으는 ‘멧 갈라’에서 멤버들은 각자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브랜드의 예술성을 담은 드레스를 선보여 패션계의 찬사를 받았다. 먼저 지수는 꽃으로 이뤄진 섬세한 장식과 핑크빛 컬러가 매력적인 디올의 고혹적인 드레스를 입었다. 로제는 생로랑의 미니멀리즘과 락시크 무드가 결합된 블랙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리사는 6만 696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디자이너 로버트 운의 드레스를 선택했다. 제니는 샤넬 오뜨 꾸뛰르 아틀리에의 기술력이 집약된 블루 계열의 시퀸 드레스를 착용했다.
  • [단독] 다시 쓰는 소녀들의 이야기…서연은 아직 열네 살이다[소녀에게]

    [단독] 다시 쓰는 소녀들의 이야기…서연은 아직 열네 살이다[소녀에게]

    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다룬 시리즈를 4회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연재 보도를 마치면서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엮어 재구성한 기사를 내보냅니다. 2차 가해, 신상 특정 우려를 감안해 피해자 1명의 이야기로 서술했습니다. 기사에 담긴 피해 내용은 서울신문이 만난 피해자들이 직접 겪은 것입니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서연’(가명)은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의 평균 연령인 중학교 2학년(14세) 여학생의 가장 흔한 이름입니다.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이 이 범죄의 타깃이 된다는 현실을 전하려는 의도입니다. 더이상 아이들에게 가해자들의 메시지가 도착하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고작 열네 살입니다. 또 모르는 아이디였다. “야, 너가 걔라며?” 등교하는 버스 안, 서연(가명·14)은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고 조용히 껐다. 텔레그램에 자신의 이름과 학교, 사진이 올라온 간 뒤로 이런 메시지가 며칠 걸러 한 번씩 온다. 전날 복도를 지나던 남자애 둘도 킥킥대며 수군거렸다. “텔레에 박제된 애잖아. 사진 봐봐. 맞는데?” 서연은 창밖을 봤다. ‘애초에 이 학교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아저씨를 만나러 가지 말걸.’ 시작은 사소한 다툼이었다. 중학교 입학 후 가장 친했던 나희(가명·14)가 다른 아이들과 합세해 서연을 따돌렸다. 서연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 나희는 욕설과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혼자였다. 집에 돌아오면 또 다른 고통이 기다렸다. 친오빠는 틈만 나면 서연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머리를 때렸다. 엄마도 오빠 편을 들었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도망칠 곳이 없었다. 그날 밤도 오빠의 잔소리 끝에 방문을 닫고 들어온 서연은 한참을 울고 나서 습관처럼 X(옛 트위터)를 켰다. 우울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죽이는 데 이만한 것이 없었다. 서연에게 X, 디스코드, 인스타그램같은 온라인은 가장 편한 공간이었다. 서연은 짧은 게시글 하나를 올렸다. 지금도 그 글을 올린 걸 후회한다고 했다. “심심하다.” 5분도 안 돼 메시지 30여 개가 쏟아졌다. 프로필에 ‘12년생’이라고 버젓이 적혀 있었지만, 메시지를 보낸 열 명 중 아홉은 어른이었다. 키와 몸 사이즈를 대뜸 묻거나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가슴이나 엉덩이를 찍은 사진 한 장에 2000~3000원, 영상통화 20분에 10만 원.’ 며칠이 지나도 메시지는 이어졌다. 무심코 화면을 내리던 서연의 손이 멈췄다. “드라이브 가자.”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말이었다. 서연은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3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조금 달라 보였다. 자기 차를 타고 근처 바닷가에 가서 맛있는 걸 먹자고 했다. 어떤 맛집에 가고 싶은지 찾아보라고도 했다. 서연은 어른이 시키는 일을 거절하는 법을 몰랐다. 그가 친절할수록 서연의 경계는 낮아졌다. 마라탕을 좋아한다고 하자 사주겠다고 했다. ‘학교도 집도 다 싫다’는 말에 진심으로 걱정하는 척했고, 함께 친구 욕을 하며 편을 들어줬다. 다이어트를 한다는 말에는 나비약(식욕억제제)을 대신 구해주겠다고도 했다. 선생님도 부모도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들을 그는 물었다. “제 옆에 아무도 안 남았을 때 저를 알아봐준 사람이었어요.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내 편이 돼서 도와주겠다고 하니까 이 사람만 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온라인에서 만나면 자기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데 저한테만 알려준다고 했고요.” 그러다 약속을 잡았다. 서연은 온라인에서 친해진 사람과 직접 만나는 게 꺼려지지 않았다. 지난 여름방학 때도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져 다이어트 관련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놀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아이돌이나 취미 같은 관심 사안이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져요.” 2025년 10월, 중간고사가 끝난 평일 오후였다. 만남 장소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번화가 이면도로였다. 그가 부탁한 건 딱 두 가지였다. 우리 사이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 것. 교복을 입고 나올 것. 아저씨는 여러 번 “어려서 더 좋다”고 말해왔다. 차 한 대가 다가오더니 창문이 내려갔다. “서연이? 오빠야!” 짧게 목인사를 하자 그가 얼른 타라고 손짓했다. 서연이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자 그는 운전 내내 말을 건넸다. 오늘 학교에서 재밌는 일 없었느냐고, 실제로 보니 다리도 길고 날씬하다고. 그러다 그가 갑자기 차를 틀었다. 가기로 한 식당이 아닌, 인적 드문 골목이었다. 그가 허리띠를 풀더니 이해할 수 없는 부탁을 했다. 거절하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그냥 빨리 들어주고 상황을 마무리하자고 생각했어요. ‘내가 나온 책임인가’ 싶으면서도, 제가 바보 같았죠.” 또 다른 날, 그는 영상을 찍자고 했다. “별로예요”라고 거절했다. 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뭔가 잘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도 보고싶을 때 혼자 보겠다며 사진과 영상 요구는 계속됐다. “얼굴만 안 나오면 아무도 나인 줄 모르겠지 싶었어요. 바보같이 믿었어요. 본인만 보고 지우겠다는 말도, 너만 특별하니 이런다는 핑계도, 다요.” 이후 서연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라인 알림부터 확인했다. 라인엔 매일 그의 메시지가 쌓였다. 거절할 수 없었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그냥 버텼다. 서연이 연락을 뜸하게 하자 그는 태도를 바꿨다. 영상 캡처 화면을 일부 모자이크해 X에 올렸다. 영상을 삭제해줄 테니 다시 만나자고 했다. 하루종일 영상 유출 걱정이 컸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이후 몇 번의 만남을 거치며 그의 요구는 더 커졌다. 만남 내내 칭찬하고, 고민을 들어주면서 서연의 환심을 사려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서연을 부를 때면 “야”라는 고함과 함께 욕설이 뒤따랐다. 헤어질 때면 용돈이라며 10만원을 쥐여줬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둘만의 비밀이야.” 그러다 어느 날, 차는 또 골목으로 향했다. 그는 웃으며 성관계를 제안했다. 정말 영상을 지워주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런 만남이 한두 차례 이어졌다. 늘 그의 차 안이었다. 룸미러에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아챘다. “아저씨가 성적 욕구를 풀 때만 만나는 것 같았어요. 제가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싫었지만 제가 ‘을’이잖아요. 거절도 제대로 못 했죠.” 어느 날 서연은 라인 알림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았다. X 계정도 비공개로 돌렸다. 연락을 끊은 대가는 금세 돌아왔다. 서연의 이름과 학교, 나이, 일상 사진이 SNS와 단체 메신저에 퍼졌다. ‘XX 같은 X’. 더럽다, 문란하다는 의미를 담은 욕설과 함께 서연의 신체 사진, 협박의 메시지도 날아왔다. 길을 걸을 때마다 아저씨와 마주칠 것 같았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는 것도 두려웠다. 다들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았다. 지금도 서연은 바닥만 보며 걷는다. “다 제 탓으로 돌릴까봐 무서웠어요. 신고하면 저도 처벌받을까봐 걱정됐어요.” 수개월이 지나도록 서연은 신고하지 못했다. 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에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은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서연은 몰랐다. 설령 알았더라도 부모님한테 혼날까 봐, 소문이 날까 봐 아무 것도 못했을 것이다. 급격히 10㎏이 쪘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어서였을까 싶었는데 생리도 멈췄다. 난생 처음 가본 산부인과에선 서연 혼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쪽팔린 줄도 모르고 엉엉 울었다. 병원을 나선 뒤 서연은 혼자 있을 때 가끔씩 스스로를 해친다. 지난 일들이 떠오를 때면 피가 나도 아픈 줄 몰랐다. 강변에도 자주 간다. “두세 번 죽으려고 갔어요.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떠올랐어요. 저보다 더 불쌍해서요.” 서연의 꿈은 소박하다. 친한 친구들과 바다에 놀러 가고, 맛집이나 카페에 가는 평범한 일상. 서연은 아직 열네 살이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한국 사람 아닌 척”…‘갸루’로 변신한 한국 톱스타 여배우

    “한국 사람 아닌 척”…‘갸루’로 변신한 한국 톱스타 여배우

    배우 이민정이 파격적인 ‘갸루’ 스타일로 변신해 화제다. 남편인 배우 이병헌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인 그의 색다른 도전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민정은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민정 MJ’에 ‘할 거면 제대로 해. 찐 현지 갸루걸이 된 이민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그는 일본의 독특한 서브컬처 중 하나인 ‘갸루’ 메이크업에 도전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갸루’는 영어 단어 걸(Girl)을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한 것에서 유래한 용어다. 1990년대 일본에서 시작돼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독특한 패션과 화장법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가무잡잡하게 태운 피부, 혹은 반대로 아주 하얀 피부에 눈가를 강조한 짙은 아이라인, 과장된 속눈썹,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네일 아트가 특징이다. 이민정은 본격적인 메이크업을 시작하며 “이런 걸 해본 적이 없다”며 생소한 갸루 문화와 화장법에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였다. 그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낯설어하면서도 갸루 포즈를 따라 하는 등 점점 변신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다소 제약이 따르는 의상과 액세서리, 네일 아트 등에 탄식하며 “갸루의 세계는 멀고도 험하다. 감당해야 할 것이 많다. 정말 힘들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장시간 이어진 변신에 허기를 느낀 이민정은 그 모습 그대로 스태프들과 함께 인근 편의점을 찾았다. 파격적인 차림의 톱스타가 등장하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그는 “지금 한국 사람 아닌 척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을 배려해 모른 척 지나가 주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나라 분들 되게 예의가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변신에 대해 이민정은 “맨 처음 유튜브를 한다고 했을 때 나의 생각과 잘 들어맞는 하루였던 것 같다. 경험해 보지 않은 걸 경험해 볼 수도 있고 그런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민정은 2004년 영화 ‘아는 여자’로 데뷔해 드라마 ‘꽃보다 남자’, ‘그대 웃어요’,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인기를 끌며 톱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2013년 배우 이병헌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있다.
  • 투표 용지에 ‘만주집’ 썼는데 유효표?…日시장 선거 ‘재검표’ 무슨 일 [와쿠와쿠 도쿄]

    투표 용지에 ‘만주집’ 썼는데 유효표?…日시장 선거 ‘재검표’ 무슨 일 [와쿠와쿠 도쿄]

    이바라키현 가미스시 시장 선거서‘동점→추첨 당선’ 뒤 재검표 논란 후보 이름 대신 ‘만주집’을 썼는데 유효표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일본 지방선거에서 동점 득표로 추첨으로 당선자가 결정된 뒤, 재검표 과정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단 한 표가 당락을 가르는 상황입니다. 문제가 된 선거는 2025년 11월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 가미스시 시장 선거입니다. 이바라키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말 기우치 도시유키 시장의 당선을 무효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선거에서 기우치 후보는 이시다 스스무 전 시장과 각각 1만 6724표로 동점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공직선거법에 따라 1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추첨으로 당선자를 결정하게 돼 있습니다. 기우치 후보는 추첨으로 당선돼 시장에 취임했습니다. 말 그대로 ‘추첨으로 뽑힌 시장’이었습니다. 논란은 재검표에서 불거졌습니다. 낙선한 이시다 전 시장이 재검표를 요구하면서입니다. 일본은 유권자가 후보 이름을 직접 써 넣는 ‘자서식 투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우치 후보가 운영해 온 화과자 가게를 떠올린 유권자들이 ‘단고집’, ‘만주집’ 등으로 적은 표가 확인됐습니다. 초기 개표에서는 이를 기우치 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보고 유효표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재검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표가 특정 후보를 가리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표가 개표 단계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게 된 셈입니다. 이 결정이 확정될 경우 기우치 후보의 득표가 줄어들면서, 동점이었던 이시다 전 시장이 1표 차로 당선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당선된 시장이 ‘한 표’로 바뀔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우치 시장은 “어렸을 때부터 만주집, 단고집으로 불렸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례는 일본의 투표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기표식이 아닌 자서식 투표를 실시하고 있어 별칭이나 직업, 가게 이름 등 다양한 표현이 투표용지에 등장할 수 있습니다. 선거관리 당국은 해당 표가 특정 후보를 지칭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유효표를 판단합니다. 해석이 개입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환경은 정치인 이름 표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자가 어려울 경우 유권자가 정확히 기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후보들은 히라가나 병기나 발음 강조를 통해 혼동을 줄이고 있습니다. 표기의 의미 해석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지만 제도 변경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일본의 한 정치학자는 제도 변경 가능성에 대해 “자서식 투표를 전제로 선거 제도와 개표 절차가 설계돼 있어 전환에 따른 비용과 혼란이 커 쉽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판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확정 판결 전까지는 시장직 유지는 가능하다고 하네요.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일본 특유의 아날로그 선거 문화가 빚은 이례적 장면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와쿠와쿠’(わくわく)는 일본어 의성어로, 무언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 들뜨고 기대되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현장을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일본의 또 다른 표정을 전합니다.
  • 아이오아이 재결합하더니 ‘충격’…전소미·김도연 키스 장면 공개됐다

    아이오아이 재결합하더니 ‘충격’…전소미·김도연 키스 장면 공개됐다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파격적인 신곡 티저 영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아이오아이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 타이틀곡 ‘갑자기’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했다. 티저에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전소미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파란색 계열 드레스를 입고 벽에 기대 있는 김도연에게 다가가 갑작스럽게 입맞춤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전소미는 곧바로 자리를 떠나고, 김도연은 놀란 표정으로 주저앉는 모습이 이어진다. 누리꾼들은 “옛 콘셉트로 밀고 나가지. 왜 동성애 콘셉트를 잡은 거냐”, “노래 제목을 잘 살린 연출”, “콘셉트가 강렬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갑자기’는 불쑥 밀려오는 감정과 기억을 주제로 한 신스팝 스타일의 곡이다. 전소미가 작사에 참여했으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감정을 담은 가사가 특징이다. 아이오아이는 2016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너무너무너무’, ‘소나기’ 등의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이들이 팀 활동에 나서는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10주년 기념 활동에는 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 등 9명이 활동하며 강미나와 주결경은 예정된 스케줄로 인해 불참한다. 아이오아이는 오는 19일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오아이 : 루프’(I.O.I : LOOP)를 발매하고, 같은 달 29~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연다.
  • 다빈치 붓질·시간의 흔적… 서울에서 만나요

    다빈치 붓질·시간의 흔적… 서울에서 만나요

    “원화를 가까이서 봐도 보기 힘든 붓질과 시간의 흔적까지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아트웍스 유민석 대표)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작품을 첨단 기술로 만나는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모자’(베누아의 성모)부터 앙리 마티스의 ‘춤’까지 300만 점이 넘는 소장품을 보유한 박물관이 해외에서 디지털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에는 박물관이 직접 제작한 ‘디지털 마스터피스’ 28점을 선보인다. 디지털 작품에는 항공우주 산업에 활용되는 초정밀 스캐닝 기술이 적용됐다. 작품의 붓놀림과 캔버스 질감은 물론, 색의 층위까지 정밀하게 구현해 원작의 물성과 입체감을 그대로 살렸다. 관람객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기존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분까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가령 다빈치의 성모자는 실제 크기가 세로 49.5㎝, 가로 33.0㎝에 불과해 세세한 부분까지 살피기 어렵지만, 디지털 작품으로 보면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꽃을 바라보는 아기 예수의 표정과 몸짓, 성모의 손가락 주름, 꽃잎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앙리 마티스의 ‘춤’,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클로드 모네의 ‘생타드레스의 정원 속 여인’과 디지털 조각 작품인 미켈란젤로의 ‘웅크린 소년’ 등도 만날 수 있다. 에르미타주의 상징인 ‘겨울궁전’은 초대형 디지털 파사드로 변신했다. 1970년대 석유를 저장하던 거대한 탱크 시설이었던 문화비축기지의 곡면과 만나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는 “이번 디지털 프로젝트는 원화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화의 가치를 더 잘 알리기 위한 새로운 예술의 확장 효과”라며 “전시를 계기로 에르미타주 한국 디지털 센터 개관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 [천태만컷] 나 안 보면 삐짐

    [천태만컷] 나 안 보면 삐짐

    대부분 뉴스 현장만 다니던 어느 날 한 공공기관 화단에 핀 꽃들이 나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듯 심술궂은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짧은 봄이 가기 전에 주위를 둘러보고 웃는 꽃, 심술부리는 꽃, 마음 넓은 꽃, 새침데기 꽃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얼굴의 가해자들채팅 앱 5~6개 돌려 가면서 사용“편하게 해주고 상담해준 게 전부신고할 것 같으면 그냥 돌려보내”범행 당시의 용이함 거듭 강조해선택권 빼앗는 그루밍 6단계“취미 공유하자”… 또래처럼 행동신상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고립·단절·착취까지 단계적 유인동의한 것처럼 만들어 범죄 희석서로의 범죄 수법 공유가해자 중엔 교사·경찰까지 있어일부는 끝까지 ‘연애했다’고 주장인증 필요한 SNS 비밀방 만들어수법 퍼뜨리며 유사 범죄 양산도 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 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걸리지 않으려고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과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이어진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다.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지금도 공유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2人 인터뷰“쉬워서 만난 아이들”, “연애했을 뿐”‘친밀감 쌓고 성착취’ 그루밍 6단계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익명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이후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지속된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OO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설령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그루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 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한 가해자들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가해자의 궤변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대표와 교제 후 센터 차지”…前걸그룹 멤버 ‘K팝 슈가대디’ 폭로했다가 결국

    “대표와 교제 후 센터 차지”…前걸그룹 멤버 ‘K팝 슈가대디’ 폭로했다가 결국

    걸그룹 아리아즈 출신 효경이 K팝 업계에 ‘슈가대디’가 있다고 폭로했다가 파장이 일자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슈가대디란 만남의 대가로 젊은 상대에게 여러 지원을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효경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전 K팝 아이돌로서, 슈가대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K팝에 슈가대디가 존재하냐고? 솔직히 말하면 있다”고 밝혔다. 효경은 “사실 그룹 해체 후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영화 주연 자리를 포기하게 만든 상황도 있었다”며 “민감한 주제이지만 무대 뒤에서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공유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마 여러분도 K팝 업계에서 스폰서나 슈가대디를 통해 빠르게 유명해지고 호화로운 삶을 산다는 소문을 들어봤을 것”이라며 “아이돌로 활동할 때 엉망진창인 상황을 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알고 있는 대형 기획사 이야기는 아니다”라면서 “한 회사 소속이었던 어떤 멤버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본인 회사의 CEO와 사귀고 있었다. 어쩐 일인지 그 멤버는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항상 가장 많은 파트를 가져가고 센터에 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소문이 업계 전체에 퍼졌고 내 귀에까지 닿았다”고 전했다. 효경은 아이돌뿐만 아니라 연습생과 신인 배우들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친구 중 한 명은 연습생에서 탈락해 상심해 있었는데 며칠 뒤 회사 높은 분이 만나자고 연락했다”며 “그 사람이 술을 주문하고는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고 친구는 부모님께 전화해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 그 친구는 아이돌이 되는 것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효경은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 친구는 K팝 전체에 환멸을 느꼈다. 친구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마치 누군가의 꿈을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그룹 해체 후 연기에 도전했을 당시 자신이 직접 겪은 일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신인이었음에도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첫 장면이 등에 문신을 한 채로 샤워를 하는 장면이었다”며 “수년간 연습해온 게 있어서 잠시 망설였지만 그런 걸 하려고 연기를 배운 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역할을 맡는 배우들을 전적으로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효경은 “우리가 수입이 없다는 걸 알기에 이런 제안이 무명 아이돌이나 연습생들에게 쉽게 들어오는 것 같다”며 “하지만 나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선택했다. 매일 바쁘게 지내고 살아남기 위해 월세를 계산해야 하지만 이런 삶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 위 아이돌은 아니지만 보컬 코치로서의 지금 삶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나만의 작고 소중한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후 영상이 관심을 받으며 파장이 커지자 효경은 지난 2일 영상을 통해 “내가 언급한 슈가대디에 관한 것은 (영상 중) 짧은 부분이었다”며 “이건 전 소속사와 관련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 소속사 대표는 그런 일을 벌이지 않았다. 그와 얼마 전 통화를 했다. 내가 올린 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작은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와 데이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효경은 끝으로 “나는 그저 내 경험을 나누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사람들이 얼마나 K팝 산업의 이면에 관심이 많은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효경은 2017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9년 10월 스타제국 레이블인 라이징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6인조 걸그룹 아리아즈로 데뷔했으나 2022년 4월 팀 활동이 종료됐다. 현재 그는 구독자 4만명을 보유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 한윤서, 결혼 앞두고 안타까운 소식…“예비 시모가 상견례 취소 통보”

    한윤서, 결혼 앞두고 안타까운 소식…“예비 시모가 상견례 취소 통보”

    ‘예비 신부’ 개그우먼 한윤서의 험난한 결혼 준비 과정이 공개된다. 4일 방송되는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선공개 영상에서는 예비 시댁과의 만남을 앞둔 한윤서가 오전부터 맥주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된다. 한윤서는 “제가 다이어트를 늘 하고 있다”면서도 맥주 4팩을 거침없이 구매하는 반전 행보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기분 너무 좋다. 참하게 마트에서 장 보고 온 느낌 나지 않느냐”면서 맥주 한 캔을 시원하게 들이켜기 시작했다. 그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윤서와 달리, 예비 신랑은 충격적인 비보를 전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는 “어머니가 다음 주 일정을 취소해달라고 하셨다. 이유는 모르겠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상견례 현장 녹화 취소’라는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에 사랑꾼 MC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국진은 “취소라는 이야기는 안 만나겠다는 뜻이지 않느냐”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황보라도 “표정이 좀 안 좋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과연 갑작스러운 만남 취소의 이유는 무엇일지, 한윤서와 예비 시댁의 상견례가 무사히 성사될 수 있을지는 4일 오후 10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양재천·여의천 만나는 거기, ‘물멍’ 명당 갈래

    양재천·여의천 만나는 거기, ‘물멍’ 명당 갈래

    탁자·의자 갖춘 라운지서 휴식을여의천 건너 집라인·그네 등 마련“방문객 늘어 주변 상권도 살아나” 서울 서초구가 공터로 남아 있던 매헌시민의숲 북쪽 끝자락을 주민들의 ‘물멍’ 공간으로 바꿨다. 양재동 매헌시민의숲 북쪽 끝자락은 여의천이 양재천에 합류하는 지점으로, 물길이 제법 넓어 도심에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지난달 24일 영동1교 아래 양재천·여의천 합수부에 새롭게 문을 연 놀이공간과 휴게쉼터를 서초구 담당자들과 함께 찾았다. 전날 공사를 마친 라운지에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이 자리를 잡고 즐거운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라운지에는 물길을 따라 설치된 곡선형 탁자와 고정식 의자가 있어 물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둘러앉아 이야기하거나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평상형 탁자도 마련됐다. 갑자기 오른 기온으로 더운 날씨였지만 영동1교 아래 그늘과 양재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여의천 건너편에는 26m 길이의 집라인이 설치됐고, 네트놀이대와 그네, 통나무 오르기 등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날도 주변 어린이집에서 함께 온 어린이들이 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었다. 정미애 서초구 수변감성팀장은 “양재천 서초문화예술공원부터 여의천 합류부까지 이어지는 공간 정비를 마쳐 더 많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방문객이 더 많아지면서 주변 상권까지 살아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초 벚꽃 시즌에 열린 ‘벚꽃마켓’에 10만명이 몰렸고,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2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는 5월 17일까지 주말마다 주변 소상공인과 청년 등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양재아트살롱’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하고 확충해 구민 여가뿐 아니라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효과까지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세상 떠나는 일

    [나태주의 풀꽃 편지] 세상 떠나는 일

    태어날 때도 어렵게 태어나고 돌아갈 때도 어렵게 돌아가는 것 세상에 태어나는 일보다 돌아가는 일이 더 어려운 과제요 절차인지 모른다 갑자기 고향을 지키며 사는 남동생 선주로부터 문자가 왔다. 열어 보기 전부터 불안하다. 실은 동생의 집도 대전인데 5년 전부터 아버지가 막동리 고향 집에서 혼자 사시니 아버지 간호며 수발을 들기 위해 상주하다시피 고향 집에 머물고 있다. 참 많이 고맙고도 미안한 아우다. 요즘은 외부로부터 오는 소식들이 별로 유쾌하지 않고 가볍지도 않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오는 소식은 매우 불안하고 불편한 소식들이다. 그러면 그렇지. 문자엔 두 가지의 불편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하나는 집안의 육촌 형님이 돌아가시어 고향 선산에 묻히러 오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의 상태가 좋지 않아 서천의 종합병원에 입원하셨다는 것이다. 급히 서둘러 고향으로 가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설 명절 전날 고향 집에 계신 아버지를 찾아뵈었는데 그때도 아버지의 모습은 평상시보다 상당히 기울어 있었다. 대화 기능이 떨어져 있었고 행동이며 표정이 어눌했었다. 돌아와 내내 불안한 심정이었는데 그 불안이 빠르게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급히 장인무 시인에게 운전을 부탁해 아내와 함께 서천으로 향했다. 자동차가 없는 사람이라 나는 이렇게 번번이 가까운 사람의 자동차 신세를 지면서 산다. 오전 11시부터 12시 사이 육촌 형님의 장례 일정을 지켜본 다음 서둘러 아버지가 입원해 계신 서천의 종합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은 지금까지 우리 가족 가운데 여러 어른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병원이다. 숙부 두 분을 비롯해서 5년 전에는 어머니가 이 병원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병원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느낌이 숙연하고 기분이 침울해짐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예상했던 대로 아버지는 노인들만 입원해 있는 병실에 누워 계셨다. 병실의 침상에 반듯이 누워 눈을 감고 있을뿐더러 입까지 벌리고 계셨다. 의식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탈진한 상태라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았고 말씀도 하지 않으려 하셨다. 겨우 동생 선주가 가서 말했을 때 고개만 끄덕이셨다. 아뜩한 심정이다. 어쩌면 좋으랴. 아버지의 연세는 이제 98세. 내 나이는 79세. 만으로 그렇다. 배안엣나이로 치면 아버지가 99세이고 내가 80세이다. 80세나 99세나 다 같은 노인. 아니다. 노인 가운데 노인이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절차가 도무지 쉽지 않다. 병이나 사고로 급하게 세상을 떠나는 일도 그렇지만 곱게 나이 들어 세상을 떠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태어날 때도 어렵게 태어나고 돌아갈 때도 어렵게 돌아가는 것이 인간인가 보다. 어쩌면 인간에겐 세상에 태어나는 일보다도 돌아가는 일이 더 중하고 어려운 과제요 절차인지 모른다. 오히려 인간은 돌아감으로써 그 생애가 완성되고 진가가 드러난다 할 수 있겠다. 어쩌지? 이제는 아버지와도 이별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부모 두 분 모두 세상을 떠나보낸 사람을 통상 고아라 부른다. 그러므로 누구나 한 번은 고아가 된다. 나는 80세에 이른 사람으로 고아가 되기는 너무 늦은 나이다. 그래도 아버지의 말년, 아버지와의 이별 앞에 망설임과 황망함이 크고 후회스러운 마음 또한 크다. 아버지가 눈 감고 입 벌리고 반듯하게 병상에 누워 말없이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부디 고달프지 않고 힘들지 않으시기를 빌며 병원을 나왔다. 동생은 자기가 끝까지 병상을 지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 손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다. 혼자서 생각해 보니/ 고향 막동리에게 미안하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죄송하다/ 어려서 아주 어려서부터/ 내 삶의 목표는 고향 막동리를 떠나고/ 아버지 어머니 곁에서 멀어지는 것/ 그것이 내 오래고도 뿌리 깊은 꿈이었다/ 그러나 그 삶의 목표는 번번이 빗나가고/ 꿈은 시들어지고 끝내는/ 지친 몸과 맘으로 막동리로/ 아버지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제 막동리에/ 아버지 어머니 계시지 않아/ 막동리로 돌아가지도 못한다/ 다시 한번 막동리에게 미안하다.―‘막동리에게 미안하다’ 나태주 시인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5월 2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5월 2일

    쥐 36년생 : 지난 일을 돌아보며 지혜를 얻어라. 48년생 : 마무리를 꼼꼼히 챙기라. 60년생 : 욕심보다 균형을 택하라. 72년생 : 이득이 생겨도 절제를 하라. 84년생 : 노력의 결과가 따라오는 때이다. 96년생 : 협조하면 길이 열리는 날이다. 소 37년생 : 오랫동안 쌓아온 덕이 빛나는 날이다. 49년생 : 건강 상태를 더 살피라. 61년생 : 꾸준함이 성과로 이어진다. 73년생 : 가정의 화목이 큰 복이다. 85년생 : 투자보다 점검이 우선이다. 97년생 : 행동으로 보여주는 날이다. 호랑이 38년생 : 경험에서 우러난 판단이 옳으니라. 50년생 : 즐거움이 커지는 흐름이다. 62년생 : 참는 태도가 이익이다. 74년생 : 주변의 도움이 힘이 되는 날이다. 86년생 : 지나친 계획은 줄이라. 98년생 : 바라던 일이 성사되는 때이다. 토끼 39년생 : 가정의 평화가 무엇보다 소중한 날이다. 51년생 : 변동이 이득으로 이어진다. 63년생 : 말과 표정을 부드럽게 하라. 75년생 : 겸손이 인기를 키우는 때이다. 87년생 : 새 계획은 잠시 미루라. 99년생 : 기쁜 일이 찾아오는 날이다. 용 40년생 : 느긋이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온다. 52년생 : 우연한 만남이 기회이다. 64년생 : 판단을 단단히 세워라. 76년생 : 자신을 낮추는 지혜가 답이다. 88년생 : 성과가 빛나는 하루이다. 00년생 : 사람들의 신뢰가 모이는 때이다. 뱀 41년생 :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53년생 : 흐름이 점차 좋아지는 때이다. 65년생 : 자기 생각을 분명히 하라. 77년생 : 일이 매끈히 정리되는 날이다. 89년생 :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편이다. 01년생 : 자신감 있게 처리하라. 말 42년생 : 여유로운 마음이 복을 부르는 날이다. 54년생 : 말실수를 조심하라. 66년생 : 여유가 오늘의 약이다. 78년생 : 새로운 길을 조심히 밟아라. 90년생 : 칭찬이 자신감을 키운다. 02년생 : 긴장이 피로를 부르는 날이다. 양 43년생 : 경제적인 어려움은 잠시이니 인내하라. 55년생 : 기다림이 기회를 만든다. 67년생 : 좋은 인연이 찾아오는 날이다. 79년생 : 윗사람과 상의하라. 91년생 : 가정의 분위기가 화목이다. 03년생 : 경솔한 선택은 삼가라. 원숭이 44년생 : 재물이 들고 나는 흐름을 잘 살펴라. 56년생 : 나눔이 운을 키우는 날이다. 68년생 : 신용을 끝까지 지켜라. 80년생 : 자녀의 기쁨이 따르는 때이다. 92년생 : 매사에 신중함을 지키라. 04년생 : 기대할 만한 소식이 있다. 닭 45년생 : 주변의 충고를 새겨들으면 이롭다. 57년생 : 성실함에 보답이 따른다. 69년생 : 주변 의견을 존중하라. 81년생 : 순서대로 처리하라. 93년생 : 건강의 균형을 챙기라. 05년생 : 내일을 위해 정리하라. 개 46년생 : 자신을 다스리는 자가 복을 누린다. 58년생 : 상대 의견을 존중하라. 70년생 : 순리에 맞춘 행동이 명예이다. 82년생 : 뜻밖의 이익이 기대되는 때이다. 94년생 : 무리한 고집은 내려놓으라. 06년생 : 금전의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돼지 47년생 : 오랜 친구와의 만남이 위로가 된다. 59년생 : 가까운 곳에서 이익이 난다. 71년생 : 누군가의 마음이 따뜻하다. 83년생 : 가정의 화목이 행운이다. 95년생 : 공연한 일에는 휘말리지 말라. 07년생 : 큰 변화보다 실속이 답이다.
  • 하다 하다 ‘트럼프 초상화 여권’

    하다 하다 ‘트럼프 초상화 여권’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여권이 발행된다.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재임 중인 대통령 초상을 처음으로 실은 한정판 여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직전부터 워싱턴DC 여권 사무소에서 2만 5000~3만개의 ‘트럼프 여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여권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모두 고인으로 러시모어산에 얼굴 부조가 있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네명 뿐이다. 이 외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과 자연 풍광 등이 담겨있다. ‘트럼프 여권’에는 근엄한 표정의 대통령 얼굴과 그의 서명이 황금색으로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이 자신의 얼굴과 서명, 이름 등을 각종 국가 기념물에 넣고 있는데 지난달 미 재무부는 그의 서명을 넣은 화폐 발행 계획을 내놓았다. 미 달러에 재무부 장관이 아닌 현직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는 것도 사상 최초다. 앞서 워싱턴DC의 평화연구소와 케네디 센터 공연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됐다. AFP통신은 “지도자 숭배를 강요하는 북한조차도 여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얼굴 대신 백두산 이미지를 넣는다”고 지적했다. 미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허영심을 채워주는 데 납세자의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 尹 ‘체포방해’ 2심서 징역 7년… 내란재판부, 형량 2년 늘렸다

    尹 ‘체포방해’ 2심서 징역 7년… 내란재판부, 형량 2년 늘렸다

    계엄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소집받고 못 온 위원 심의권 침해”외신에 허위사실 전파 지시도 유죄재판부 “대통령 책무 저버려” 질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재판 8건 중에서 처음 나온 항소심 판결이다. 1심의 유죄 판단 부분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허위 사실이 담긴 PG(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에 대해선 무죄 판단이 뒤집히면서 형량이 무거워졌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부장 윤성식)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1심보다 징역 2년 늘었지만, 특검팀 구형인 징역 10년보다는 적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비상계엄 선포 후 저지른 이 사건으로 사회적 혼란을 가중해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홍보수석실을 통해 외신에 PG 전파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해외홍보비서관은 객관적인 사정에 반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과장되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선 안되는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내용의 PG를 전파하게 한 것은 이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게 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PG는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일 뿐 홍보비서관의 의무를 넘어서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인뿐 아니라, 소집 통지는 받았으나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한 국무위원 2인(당시 산업부·국토부 장관)의 심의권도 침해받은 것이라고 봤다.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해온 공수처의 위법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헌법에서 정하는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은 공소제기를 금지할 뿐 수사 자체를 금지한다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계엄 해제 후 작성한 사후 선포문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짙은 남색 정장과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왼쪽 가슴에 수형번호가 적힌 명찰을 단 채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정자세로 앉아 선고 내용을 들었다. 다소 불안한 듯 눈을 수차례 깜박이기도 했다. 재판이 종료된 후엔 씁쓸히 웃으며 변호인단과 악수를 나눈 뒤 퇴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즉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트럼프 얼굴박은 여권 나온다 “북한 여권에도 김정은 없어”

    트럼프 얼굴박은 여권 나온다 “북한 여권에도 김정은 없어”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여권이 발행된다.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재임 중인 대통령 초상을 처음으로 실은 한정판 여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직전부터 워싱턴DC 여권 사무소에서 2만 5000~3만개의 ‘트럼프 여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여권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모두 고인으로 러시모어산에 얼굴 부조가 있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네명 뿐이다. 이 외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과 자연 풍광 등이 담겨있다. ‘트럼프 여권’에는 근엄한 표정의 대통령 얼굴과 그의 서명이 황금색으로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이 자신의 얼굴과 서명, 이름 등을 각종 국가 기념물에 넣고 있는데 지난달 미 재무부는 그의 서명을 넣은 화폐 발행 계획을 내놓았다. 미 달러에 재무부 장관이 아닌 현직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는 것도 사상 최초다. 앞서 워싱턴DC의 평화연구소와 케네디 센터 공연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됐다. AFP통신은 북한 여권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 대신 백두산 이미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허영심을 채워주는 데 납세자의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 “아이가 모기에 물렸어요, 구급차 불러줘요” 이수지 ‘유치원 교사’ 2탄 나왔다

    “아이가 모기에 물렸어요, 구급차 불러줘요” 이수지 ‘유치원 교사’ 2탄 나왔다

    햇님유치원 윤슬반 담임 교사인 이민지(29)씨는 원아들을 데리고 야외 활동을 하면서 원아들의 ‘베스트 샷’을 건지기 위해 온몸을 불사른다. 높은 놀이기구 위에 올라가거나 맨바닥에 눕는가 하면, “아이들과 눈을 맞춰야 예쁜 사진이 나온다”며 ‘포복자세’도 불사한다. 학부모들의 요구로 새로 구매한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에 매달리다 바지에 구멍이 난 줄도 몰랐다. 유치원에 쏟아지는 온갖 ‘진상’ 민원과 이로 인한 유치원 교사들의 고충을 풍자한 코미디언 이수지의 두 번째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앞서 지난 7일 공개한 ‘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 : 유치원 선생님’ 1편이 58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가운데, 이어 공개된 2편은 하루도 되지 않아 조회수는 140만회를 넘었고 댓글은 1만개에 육박했다. 영상에서 이수지가 연기한 민지씨는 원아들과 야외 활동을 하는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등원하지 못한다고 했던 원아와 학부모와 마주쳤다. 학부모는 “아이가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서 나왔다”며 민지씨에게 약봉지를 건넸다. 학부모는 “아이가 노란 가래가 나오면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민지씨는 이러한 요청이 익숙하다는 듯 “교차복용 말씀이신가? 노란 가래 잘 지켜볼테니 걱정 마시라”라고 답했다. 법정 감염병에 걸린 자녀를 버젓이 등원시킨 학부모는 황당한 민원까지 제기했다. 학부모는 “선생님이 아이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손발이 벌벌 떨려서 잠을 한 숨도 못잤다”며 “제가 예민한거냐”고 따져물었다. 민지씨는 “아이들의 정서 보호 차원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던 묵찌빠를 하던 무승부로 결과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학부모는 “그럼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거냐”며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선생님 왜 우리 애랑 가위바위보 이겼나요”모든 원아가 1등인 운동회…“정서 보호”‘아이가 가위바위보에서 졌다’는 식의 민원은 유치원 운동회까지 바꿔놓았다. 민지씨는 원아들의 운동회를 진행했는데, 달리기 시합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모든 원아가 1등을 했다. 이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원아가 울음을 터뜨렸고, 민지씨는 “학부모들이 정서 돌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승패를 나누지 않고 모두가 우승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민지씨를 좌절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모기였다. 한 원아가 모기에 물리자 민지씨는 돌연 울먹이며 “구급차를 불러달라. 아이가 모기에 물렸다”고 소리쳤다. 원아에게 “정신차려, 절대 긁으면 안돼”라며 안절부절하던 민지씨에게 PD가 “겨우 모기에 물린 거로 그러냐”고 묻자, 민지씨는 “겨우 모기요? 애가 죽게 생겼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다른 원아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기 모기채를 휘두르며 모기와 사투를 벌였다. 이번 영상에서도 민지씨는 학부모들의 과도한 요구에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지난 영상에서 원피스를 입었던 민지씨는 “선생님은 웨이브 체형이라 바지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민원에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또 자녀로부터 “선생님이 방귀를 끼고 낮잠을 자는데 시끄럽게 했다”는 말을 들은 학부모는 “원장님 잠깐 뵙겠다”며 따졌다. 학부모는 민지씨의 해명을 듣지도 않고 말을 자르며 원장실로 향했고, 민지씨는 무릎을 꿇은 채 학부모를 붙잡으려 했다. “‘모기 물려’ 학부모 난리에 약 사주며 사과”“아이 작은 상처에 선생님 안절부절”유치원 교사들은 이번 영상 또한 ‘과장 같지만 현실’, ‘오히려 순화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기에 물렸다며 안절부절하는 민지씨의 모습은 “아이가 모기에 물렸다”며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의 실제 사례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23년 수집해 발표한 ‘교권침해 사례 모음집’에 따르면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는 원아가 모기에 물리자 학부모로부터 “어떻게 했길래 아이가 모기에 물리냐”는 항의를 받았다. 유치원·어린이집 소통 앱인 ‘키즈노트’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되는 활동 사진을 찍기 위해 교사들에게 ‘사진작가’ 역할까지 요구하는 행태 또한 현실이다. “우리 아이 사진은 왜 이 정도밖에 없나”, “아이 독사진은 없나”, “왜 우리 아이만 흔들리게 찍혔나” 등의 민원을 막기 위해서다. 심지어 “아이 표정이 좋지 않아보인다”며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감염병에 걸린 원아를 기관에 등원시켜 다른 원아들의 집단 감염을 일으키는 ‘민폐’ 학부모들에 대한 원성도 높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수족구에 걸린 아이가 등원해 다른 아이들까지 옮겼다”, “한 학부모가 독감에 걸려 열이 나는 아이를 등원시켰다” 등의 하소연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수지의 이번 영상에도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은 댓글을 통해 공감을 쏟아냈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소개한 A씨는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손발이 바들바들 떨려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는 말 지난 주에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유치원 교사 B씨는 “왜 사진이 이거밖에 없냐, 우리 아이는 왜 땅만 보냐 등 사진에 대한 집착을 멈춰달라”면서 “내가 교사인지 사진기사인지 헷갈린다”고 한탄했다. 어린이집 교사였다는 C씨는 “아이가 모기에 물렸다고 난리를 친 학부모 때문에 모기약을 사서 집까지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드렸다”면서 “그 사건으로 교사를 그만뒀다”고 돌이켰다. 학부모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17개월 아들을 둔 아빠라고 소개한 D씨는 “아들이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 얼굴에 작은 상처가 났는데, 선생님께서 손과 입술을 벌벌 떨고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셨다”면서 “아이들끼리 놀다 생긴 상처인데 선생님이 왜 사과하시냐고 말씀드려도 선생님은 계속 눈물을 흘리셨다”고 안타까워했다.
  • [황수정 칼럼] 삼성전자 돈 잔치, 李대통령이 막아야 한다

    [황수정 칼럼] 삼성전자 돈 잔치, 李대통령이 막아야 한다

    지난 23일 삼성전자(삼전) 노동조합의 집회는 표정이 달랐다. 피켓 뒤에 숨었지만 어쩌다 카메라에 잡힌 얼굴은 여유만만. 사정을 모르고 보면 놀러 나온 사람들 같았다. 웃는 사람도 많았다. 이런 표정의 파업 집회를 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 연봉 상위 0.1%. 초기업 직원들의 요구는 1인당 성과급 7억원쯤이다. 주지 않으면 이재용 회장 집 앞으로 몰려가서 시위하겠다고 한다. 모든 것이 처음 보고 처음 듣는 ‘사건’이다. 겪어 보지 못한 반도체 호황에 겪어 보지 못한 문제들이 들이닥쳤다. 천문학적 초과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사회적 고민을 해 본 적은 지금껏 없었다. 삼전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45조원. 이 돈이 어떤 규모인지 짚어 보면 새삼 더 놀랍다. 정부가 온갖 논란 속에 책정한 중동전쟁 추경이 26조원이다. 삼전과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합치면 이 돈의 몇 배인가. 성과급 쇼크에 사회가 흥분 상태일 수밖에 없다. “집값 잡기는 글렀다”는 푸념이 흉흉하다.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가지 않게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주라는 말까지 돈다. 결코 우스개가 아니다. 정부가 노심초사하는 집값을 단박에 폭발시킬 뇌관일 수 있다. 이번 파동은 삼전 구성원들이 한밑천 잡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선다. 삼전 노조는 다음달에 18일간 총파업을 하면 30조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압박한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협박이다. 따져 보자.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노조가 깨알 간섭하면 원래는 경영권 침해였다. 이제는 정당한 쟁의행위다. 파업으로 천문학적 손실이 난들 사측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다. 쌍용차 47억원, 두산중공업 65억원, 대우조선해양 470억원. 이런 파업 손배는 전설이 됐다. 노조는 리스크를 저울질할 이유가 없어졌다. 파업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기대값은 무조건 크다. 영업이익 15% 성과급, 상한선 없음. 삼전 노조가 만든 공식은 이후의 모든 노사 교섭 테이블에 기본값으로 올라갈 것이다. 현대차는 영업이익 30%를 달라고 이미 선전포고했다. 그런데도 이재용 회장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민노총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싶을 것이다. 제 코가 석자나 빠진 야당은 언감생심. 노봉법 책임론에 엮일까 정부와 여당은 전전긍긍, 사기업 노사 문제라는 핑계로 입을 닫았다. 나비효과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갈지 모른다. 부동산, 사교육, 채용 시장의 양극화는 더 깊어질 일만 남았다. 삼전 노조원 평균 나이를 45세로 잡자. 정년까지 성과급 파티를 하겠다면 그 청구서는 누가 받나. 인공지능(AI)에 안 그래도 일자리가 마른 청년들이 받아야 한다. 이대로라면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버티리라는 보장도 없다. 자식들 몫의 노동시장을 아버지들이 탈탈 털어먹는 세대 간 수탈 구조는 끔찍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50년, 100년을 갈 것도 아니다. 청년 1만명을 채용할 수도 있는 돈을 성과급 잔치로 날리느냐는 개탄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해 네팔의 혁명은 누가 일으켰나. 불평등에 분노한 청년 세대였다. 1분기 성장률이 악재 속에 선방했다. 정부와 청와대는 놓치지 않고 자찬했다. 반도체 덕인 줄 모두가 안다. 그래도 이재명 대통령이 잘해서 그런 것으로 많은 사람은 믿어 주고 있다. 60%가 넘는 고공 지지율이 말해 준다. 이 대통령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의 성공담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처는 초강성 탄광노조(NUM)의 악성 파업에 이를 악물고 본때를 보여 줬다. 노조 간부의 면책특권, 노조 의무 가입 조항을 없애 버렸다. 동조·지원 파업도 금지했다. 파격 조치였다. 총파업에 나선 노조에 물러서지 않았고 고통을 참아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국민은 대처 편에 섰고 노조는 1년여 만에 백기 투항했다. 그렇게 대처는 국민을 얻었다. 노봉법 때문에 내부 인력 말고는 대체 근로조차 막혀 있다. 노조의 엄포대로 파업으로 하루 1조원씩 증발할지 모른다. 삼전 파업이 산업계에 나비효과를 일으키면 노봉법 책임론이 계속 커질 수 있다. 그대로 정권 리스크가 된다. 가장 목이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파업을 막겠다면 긴급조정권을 꺼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임기가 4년이나 남았다. 황수정 논설실장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뒤샹의 변기와 프라이탁의 방수포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뒤샹의 변기와 프라이탁의 방수포

    비 오는 날의 취리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마르쿠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는 늘 가방이 젖어서 골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방수포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햇빛에 바래고 빗물에 얼룩진 색면이 그들 눈에는 한 점의 추상화 같았다. 트럭마다 거대한 추상회화 한 점씩을 싣고 달리는 셈이었다. 1993년 그렇게 폐방수포를 잘라 만든 메신저백 한 점이 만들어졌다. 프라이탁(FREITAG)의 시작이었다. 브랜드의 본질은 단 하나. 똑같은 가방이 두 번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수포마다 닳은 자국과 잘라낸 위치가 달라 동일 모델명으로 출시됐더라도 가방들의 표면은 찍어낸 듯 똑같지 않다. 각각의 방수포는 도시를 누빈 시간만큼 저마다 다른 흔적을 지니며, 그 흔적이 곧 가방의 표정이다. 산업 폐기물을 재료 삼아 우연을 미학으로 끌어올린 결과다. 이 철학은 공간으로도 확장된다. 2006년 문을 연 취리히 본점은 사용을 마친 화물 컨테이너 19개를 26m 높이로 쌓아 올린 타워다. 건축가 안네테 스필만과 하랄트 에크슬레의 작품으로 하르트브뤼케역 옆에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매장 자체가 도시의 조각이 된 셈이다. 온라인 ‘F-Cut’ 서비스에서는 고객이 펼쳐진 거대한 방수포 위에서 가방으로 잘려 나갈 영역을 직접 지정한다. 소비자가 큐레이터이자 공동 작가가 되는 순간이다. 마르셀 뒤샹이 변기 한 점을 전시장에 들이며 ‘레디메이드’를 선언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며 비슷한 질문을 다시 던져 온다. 무엇이 상품이고 무엇이 폐기물인가. 누가 그것을 결정하는가. 폐기물이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둘 사이의 경계는 사라진다. 자기 가방의 무늬를 직접 자른 고객은 단순 구매자가 아닌 그 한 점을 함께 만든 창작자가 된다. 이 점에서 프라이탁은 뒤샹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다. 변기를 구경만 했던 뒤샹의 관람객과 달리 프라이탁 고객은 자신이 쓸 상품을 직접 만들어 신성한 좌대 위가 아닌 일상에 두었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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