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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릿가든’ 이종석 커밍아웃, 썬-오스카 러브라인?

    ‘시크릿가든’ 이종석 커밍아웃, 썬-오스카 러브라인?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권혁찬)’ 14회에서 천재 작곡가 썬(이종석 분)이 커밍아웃 했다. 이날 방송분에서 오스카(윤상현 분)는 신인 작곡가의 거짓 진술로 또 다시 표절 시비에 휘말려 썬과 함께 신인 작곡가를 찾아갔다. 썬은 “고소 안 하고 봐줬으면 조용히 지냈어야지 어떻게 이렇게 나오냐”고 윽박질렀다. 이에 작곡가는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았다”고 대꾸하며 “아직도 게이야?”라고 물었다. 썬은 수긍하는 듯 대답을 피했다. 이로써 썬은 동성애자임을 인정한 셈이 됐다. ”내가 무슨 죄냐”며 언성을 높인 오스카에게 작곡가는 “돈으로 해결하라”며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또 그는 “어차피 이 바닥에서 매장당할 텐데 돈이라도 챙겨야겠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썬이 오스카에게 “미안하게 됐다. 다 나 때문이다”고 털어놓자 그는 “다 너때문이면 나도 좋겠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 그동안 (내가) 잘못 산 거 다 돌아오는 것뿐”이라고 자책했다. 한편 극 종결부에서 임종수(이필립 분)는 “너 누구야? 너 길라임 아니지?”라며 김주원(현빈 분)과 영혼이 바뀐 길라임(하지원 분)을 추궁해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혔다. 사진 =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 캡처 서울신문NTN 임재훈 기자 jayjhlim@seoulntn.com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엇갈린 칭찬, 모아진 눈초리.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해마다 수천권의 소설과 시집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호불호(好不好)의 엇갈림은 자연스럽다. 지난해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서점가를 휩쓸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학 작품들의 명멸이 반복됐다. 그 와중에도 황석영이 새로 내놓은 장편소설 ‘강남몽’에 대한 비판은 빠지지 않았다. 대가(大家)에 대한 높은 기대는 그만큼의 실망을 품고 있었다. 베스트와 워스트에는 많은 작품들이 다채롭게 꼽혔다. 평단의 시선과 대중의 시선에 어느 정도 간극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준 대목이었다. 폭발적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작품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설은 한강, 박민규… 시는 송경동, 정수복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는 한강의 신작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문학과지성 펴냄)에 대해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문체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밀도 있게 다뤘다.”고 호평했다. 고명철 광운대 국문과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 ‘갈보콩’(실천문학 펴냄)과 송경동의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고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은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농촌을 중심 삼아 리얼리즘 방식으로 파헤치고 있고, 송경동의 시집 역시 노동 현장 속 서정성을 절묘하게 형상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괴짜 작가’ 박민규 베스트 이름 올려 눈길 문학평론가 고봉준은 박민규의 소설집 ‘더블’(창비 펴냄)을 주저 없이 올해의 베스트로 꼽았다. “이 한권의 소설로 한국 단편소설의 장르적 경계가 확장된 느낌”이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오봉옥의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과 은희경의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문학동네 펴냄)를 주목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는 정수복의 에세이집 ‘파리의 장소들’(문학과지성 펴냄)을 올해 최고의 저작으로 들었다. ●황석영, 작품성·정직성 모두 쓴맛 기대 이하의 작품을 꼽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황석영의 ‘강남몽’은 표절 시비가 붙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강남몽’은 황석영이 십수년 동안 붙잡고 있었다는, 서울 강남 형성의 역사를 통해 한국 사회 건설 개발 시대의 문제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문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 ‘자이언트’와 맞물린 것도 화제를 키웠다. 하지만 출간 이후 “미학적 결핍”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급기야 한 언론 매체의 기사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워스트의 불명예를 안았다. 권 교수는 “강남 형성사라는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한 공력과 철저한 자료 조사, 팽팽한 구성이 필요했다.”면서 “작품에 쏟는 공력과 구성의 묘미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교수는 “인터넷에 연재된 탓인지 흥미 중심으로 전개됐다.”면서 “인물과 사건이 자연스럽게 용해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조정래, 신경숙, 고은 ‘베스트셀러’도 평단 냉랭 또 다른 유명 작가들의 성과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치며 화제를 모았던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 30권으로 완결된 고은의 연작 시집 ‘만인보’, 번민과 고뇌로 점철된 청춘의 기억을 되짚은 신경숙의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은 불티나게 독자들의 손에 오르내렸음에도 일부 평자들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 작품들 역시 ‘태백산맥에서 보여주던 한국 현대사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읽을 수 없다.’(‘허수아비춤’), ‘상투적 센티멘털리즘으로 작품성을 훼손하고 있다.’(‘어디선가’), ‘대작을 완성했으나 정작 대중과의 교감 능력이 결여됐다.’(‘만인보’) 등과 같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심사위원 고명철 광운대 교수 고봉준 문학평론가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재치만점’ 통큰치킨 장례식…송혜교 세계미인 18위 뽑혀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재치만점’ 통큰치킨 장례식…송혜교 세계미인 18위 뽑혀

    ‘통큰치킨’이 지난주에도 인터넷을 달궜다. 이번엔 장례문화(?)와 접목되며 ‘통큰치킨 장례식’(왼쪽)이 네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하자 네티즌들이 패러디물을 게재한 것. 게시물들은 ‘통큰치킨’의 영정사진을 만들고,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등 재치가 반짝였다. 2위는 ‘지하철 폭행남’. 지하철 1호선에서 20대 여성의 머리와 뺨을 세 차례 때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여성을 때린 남성은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몸을 부딪친 여성이 사과도 하지 않고 자신을 노려보자 홧김에 주먹질했다고 진술했다. 이 남성은 사건 직후 체포돼 불구속 입건됐다. ‘원양어선 침몰’ 소식은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13일 남극 해역에서 원양어선 제1민성호가 침몰,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실종됐다. 침몰 어선에는 한국인 8명을 포함해 다른 국적 승조원 42명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 선원 8명 가운데 1명만 구조되고 2명은 사망, 5명은 실종됐다. 4위에 오른 ‘김길태 감형’ 소식은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야기했다.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길태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 15일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논란이 일었던 것. “사형은 국민 여론을 의식한 가혹한 처벌이었다.”는 의견과 함께 “말도 안 되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탤런트 김성민의 마약 복용 여파가 전창걸에게로 옮겨갔다. 개그맨 전창걸이 검찰에 구속된 소식이 5위에 올랐다. 김성민과 전창걸은 서로 집을 오가며 대마초를 나눠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수감된 두 사람을 상대로 마약 공급책과 함께 흡연을 한 인물들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예인 마약 후폭풍이 어디까지 불지 관심이 모아진다. 6위는 ‘송혜교, 가장 아름다운 얼굴’(오른쪽)이다. 미국 영화 전문 웹사이트가 발표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에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18위에 이름을 올린 것. 1위는 미국 섹시스타 카밀라 벨이, 2위는 엠마 왓슨이 차지했으며, 3위는 탐신 에거튼이다. 가수 김장훈의 기부 소식이 또 인터넷을 달궜다. 연말을 맞아 총 7군데의 사회 단체에 10억원을 나눠서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김장훈은 “일부 기부재단의 비리가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무척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기부는 재단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이 밖에도 한 만화가가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대해 자신의 웹툰을 표절했다고 문제를 제기, 이에 드라마 제작사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시크릿가든 법적대응’이 8위에 올랐다. 박지성이 새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뜻을 비친 소식도 네티즌의 광클을 이끌어 냈으며, 가수 아이유가 SBS 인기가요에서 좋은 노래 실력을 보여 ‘ 아이유 인기가요’도 순위권에 들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탄생 배경 비슷한 작품들의 ‘연결고리’

    “책과 문학의 세계에 입문하고서 상당히 많은 문학 작품들이 다른 작품의 그림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내게 놀랍고도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작가들은 흔히 ‘1인 공화국’으로 불리거니와, 그들이 창작한 문학 작품 역시 독자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닌 독립적 실체라 보아야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품들은 또한 순전히 독립적이기만 한 존재는 아니어서, 다른 작품들과 다채로운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거울 나라의 작가들’(최재봉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은 문학 담당 기자가 ‘거울 관계’에 있는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거울 관계란 어떤 작품이 다른 작품을 드러내거나 암시해서 서로 거울처럼 비추는 경우를 말한다. 모든 로맨스 소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류이며, 모든 추리 소설은 애드거 앨런 포의 표절이란 말도 있지만 ‘거울’은 요즘 민감한 주제인 표절이나 패러디를 다룬 것은 아니다. 저자가 위의 ‘나오는 말’에서도 밝혔듯 누구나 문학을 포함한 예술 작품을 만날 때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을 경험할 때가 있다. 저자는 작가와 작품,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탄생 배경이 비슷한 문학작품을 소개한다. 신경숙의 단편 ‘지금 우리 곁에 누가 있는 걸까요’와 남진우 시 ‘겨울 저녁의 방문객’을 통해 저자는 부부 사이인 두 문인이 함께 겪은 신비한 체험을 소설과 시라는 각자의 장르로 소화하는 것을 발견한다. 어느 겨울 밤 실체를 알 수 없는 피조물이자 창조주의 방문을 신경숙은 ‘2년 전 잃은 아기의 옹알이’로, 남진우는 ‘환영’ 또는 ‘창백한 머리카락 한 점’으로 표현한다. 안정효의 중편 ‘낭만파 남편의 편지’와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은 놀랍도록 같은 이야기다. 권태기에 빠진 부부가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유혹의 편지를 보내고 그 편지에 아내가 응하면서 부부는 파국에 이른다. 서로 다른 문학 작품들 사이에서 거울 관계를 찾아내는 이 책은 문학 작품을 찾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출판전문가 5인이 되돌아본 2010

    2010년을 돌아보는 출판 동네의 목소리는 간명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희망과 낙담이 교차한다. 출판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잉태한 전자책 열풍부터, 인문학 독서 붐 등은 출판계를 고무시키는 소식들이었지만, 도서정가제와 사재기를 둘러싼 논란, 군부대의 불온도서 금지 조항의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 등은 출판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하는 소식들이었다. 한희덕 도서출판 섬앤섬 대표, 여승구 도서출판 지형 대표, 맹한승 PS커뮤니케이션 이사,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장택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진흥부장 등 다섯 명에게서 의견을 들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明 전자책 활성화·인문학 독서붐·추모열기 후끈 늘 새로운 도전은 불안감과 함께 온다.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인 것만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전자책 관련 담론은 출판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주도해 설립한 전자책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로부터 시작해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고 스마트폰도 가세했다. 다섯 사람 모두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맹 이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각종 앱이 개발되는 등 대한민국 출판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출판 시장의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책임감 있게 전자책 표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독서 붐도 그 뒤를 이어 훈훈한 분위기 연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여 대표는 ‘정의란’을 베스트이자 워스트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두 권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문학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버드대라는 간판과 대대적 광고 공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베스트셀러 공식’이 인문학 분야에서조차 통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자서전’, ‘운명이다’ 등 전직 대통령 자서전 등이 추모 열기 속에서 각광을 받았고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법정 도서 다시 읽기도 상반기 출판계를 이끌었다. ●暗 서점가 책값할인 힘겨루기·표절논란·판권경쟁 도서정가제, 책값 할인 문제를 둘러싼 출판계 내부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터져나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 할인 판매를 용인하며 사실상 온라인 서점의 손을 들어줬다. 출판계와 오프라인 서점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박 국장은 “도서정가제를 지키려는 출판계의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면서 “당장은 할인 판매가 독자들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책값 인상으로 귀결돼 출판계와 독자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3월 네 곳의 출판사를 사재기 혐의로 문화부에 신고했다. 논란과 곡절을 거치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졌지만 올바른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유통 질서의 확립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다. 여 대표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편법적 사재기와 타겟 마케팅의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군 불온도서 금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점도 출판계 안팎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장 부장은 “군인들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몽’, ‘덕혜옹주’ 등 도서들의 표절 논란과 부산의 동보서적 등 중소 서점들의 폐업, ‘1Q84’를 둘러싼 판권 경쟁 등도 출판계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베스트, 워스트 소식을 떠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사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의 윈-윈을 꾀하며 시행한 청년인턴 인건비 지원도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예년보다 참여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늘 불참하던 문학동네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 [문화마당] 2010 대중음악계의 명암/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2010 대중음악계의 명암/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악기상마다 기타 판매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알고 봤더니 장재인, 김지수 때문이었다는 것.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출연자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한 게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그들의 모습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생경하고 묘한 매력을 안겨줬다. 가수가 되려면 잘생겨야 하고, 춤을 잘 춰야 하고, 예능 감각이 출중해야 한다는 관념을 뒤엎었다. 기타와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것이다. 방송이 지겨울 만큼 똑같은 무대로 도배되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불쾌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타를 배우게 된 동기가 좀 씁쓸하지만, 앵무새처럼 가수들의 노래를 모창하거나 춤연습을 하는 것보다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악기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의 느낌을 찾아내고 탐미하는 일은 가수로서의 꿈을 이루는 일만큼이나 필요한 정서적 덕목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중음악계는 어느 해나 명암이 있었다. 올해 또한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역시 아이돌그룹의 해외 진출이다. 특히 걸그룹들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소녀시대’는 세계 2위의 음반시장인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열며 열도를 강타했다. NHK뉴스에서 톱뉴스로 보도했을 정도다. 오리콘차트 정상도 차지했다. 이를 기점으로 한류(韓流)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신(新)한류는 소녀시대, 카라 등 걸그룹들이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장르가 드라마에서 음악(K-POP)으로 전환되었다는 점도 신한류가 가져온 변화의 물줄기다. 원더걸스는 세계 음악 중심인 미국을 정조준했다. 올 초 빌보드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3~4월 미국 20여개 도시에서 공연을 감행했다. 놀라운 일이다. 5, 6월부터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쇼케이스를 여는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아이돌그룹의 약진은 하루아침에 얻은 결과가 아니다. 지난 수년간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재원을 오랜 시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게 한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결실을 본 것이다. 편향된 지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엄존하지만, 아이돌그룹이 거머쥔 성적표는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표절 시비는 여전했다. 이효리와 씨엔블루를 비롯, 국내 유명 가수들이 대거 연루됐다. 표절 불감증에 빠진 국내가요계는 해외에서 엄중하게 묻고 있는 표절 판례를 배울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표절에 대하여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우리 가수들이 흔히 주장하는 ‘우연의 일치’ 또한 원곡과 같다면 ‘잠재의식적 표절’로 판단한다. 이 탓에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 마이클 볼턴 등 표절 소송에 휘말린 수많은 스타들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손해배상금으로 내놔야 했다. 우리 대중음악계의 전반적인 해이는 미디어의 특정 장르 편향으로 이어졌다. 록음악을 비롯한 여러 장르의 음악은 여전히 푸대접을 받으며 뒷전이다. 비주얼 음악에 함몰된 대중음악계는 시대를 이끌 만한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대를 끊어 놓았다. 몇 안 되는 라이브 프로그램마저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퇴출됐다. 음악시장이 음반에서 음원시대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한 곡 히트 시대’가 열렸다. 음악적 진정성 상실이 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0곡이 넘는 정규음반을 발표하면서 음악 철학을 녹여내던 뮤지션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드라마 OST 시장도 시청률에 좌우되면서 몇몇 가수들에게만 수혜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음원 수익으로 발생되는 분배 문제는 음악시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지만 각자 눈앞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등 꼴불견으로 일관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결속력이 없는 집단이 바로 가요계라는 불명예는 그것을 방증한다. 그런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대중음악계의 진정성 있는 집결이 그 어떤 현안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것이 음악을 사랑하는 대중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2)대중가요]이적·2AM·이효리 성적은?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2)대중가요]이적·2AM·이효리 성적은?

    ‘베스트는 이적, 워스트는 이효리’ 올해 대중음악계는 고만고만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까닭에, 베스트 부문에서 2표 이상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레짐작을 깨고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지난 9월 말 발표한 4집 앨범 ‘사랑’으로 3표를 얻으며 도드라졌다. 모두 사랑이 주제였던 수록곡들은 고르게 음원 순위에 올랐고, 앨범은 단숨에 3만장 이상 팔렸다. “무르익은 싱어송라이터의 원숙미 넘치는 수작”(성시권), “이적은 급이 다른 아티스트”(이헌석)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이적 외에는 베스트가 한표씩 분산됐다. ‘라이브 황제’ 이승철이 부른 ‘그 사람’도 1표를 얻었다. 시청률 50% 대박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제가다. “16주 연속 음원 및 벨소리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요즘 보기 드물게 장수한”(강태규) 공을 인정받았다. ●2AM “음악으로 승부” 2PM “ 발전 없다” 한국 록 역사의 산증인 엄인호, 최이철, 주찬권이 뭉친 프로젝트 밴드 ‘슈퍼세션’의 동명(同名) 앨범은 “주류 음악계에 대한 노장들의 강렬한 카운터 펀치”라며, 국내 솔의 대부 바비 킴의 3집 ‘하트 앤 솔’은 “정돈된 음악 세계를 보여줬다.”(이상 임진모)며 각각 1표를 얻었다. 랩·힙합 쪽에서는 가리온 2집 ‘가리온2’가, R&B 쪽에서는 여가수 보니의 데뷔작 ‘누 원’이, 재즈 쪽에서는 나윤선 7집 ‘세임 걸’이 보석으로 언급됐다. 아이돌에 대한 칭찬도 있었다. ‘죽어도 못 보내’의 2AM은 “남성 아이돌도 음악으로 승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이헌석)는 호평을 받았다. ●에피톤프로젝트 등 인디·언더 좋은 평가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인디 또는 언더그라운드 쪽 뮤지션에 1표 이상을 던지는 공통점도 보였다. 한국 대중음악의 대안이 인디 또는 언더에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차세정의 1인 밴드 에피톤 프로젝트의 1집 ‘유실물 보관소’는 “인디가 국내 가요의 튼튼한 자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작품”(이헌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뉴포크 계열의 싱어송라이터 하이미스터메모리의 2집 ‘내가 여기 있어요’는 “언더그라운드의 진정한 고수가 내놓은 멋진 음반”(성시권)이라는 칭찬을 끌어냈다. 로큰롤 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의 2집 ‘와일드 데이즈’는 “2010년 한국 록의 대성과”(임진모)라는 짧고 굵은 칭찬이 달렸다. 감성이 돋보이는 모던록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졸업’은 “좋은 음악은 멜로디와 더불어 가슴 찡한 가사로 완성된다는 것을 입증시킨 앨범”(강일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씨엔블루·손담비 등 표절 시비 얼룩 워스트 키워드는 단연 표절이었다. ‘섹시퀸’ 이효리가 4월 발표한 4집 ‘에이치(H). 로직’이 압도적으로 4표를 얻어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형사 고소로 번진 표절 탓이 컸다. 이미 2006년 2집 때 타이틀곡 ‘겟차’로 홍역을 치렀던 이효리는 4집 발표 당시 표절 여부를 꼼꼼하게 검증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두달 만에 작곡가 이모(예명 바누스)씨에게 받은 6곡이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표절 노래를 창작곡으로 속여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누스는 1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평론가는 “앨범 수록곡 절반 가까이가 표절, 아니 번안곡들이니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촌평했다. 또 다른 이는 “프로듀서까지 하며 음악인이 되고 싶었던 이효리가 표절 파문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와 손담비는 ‘표절 논란 시즌 2’라는 냉소의 2표를 받았다. 씨엔블루는 첫 히트곡 ‘외톨이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인디밴드 와이낫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샀다. ‘외톨이야’ 작곡가와 와이낫은 표절 여부를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법정 공방중이다. ‘차세대 섹시퀸’ 손담비의 복귀작 ‘퀸’은 뮤직 비디오가 미국 드라마의 일부 장면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었고, 노래 자체도 비슷한 외국 곡들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세븐도 복귀는 야심찼으나 이전과 같은 강렬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평론가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거나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흥행 성적도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녀시대 베스트·워스트 두쪽 다 속해 걸 그룹에 대한 평가는 다소 인색했다.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신한류 불씨를 지핀 공을 인정받아 베스트 1표를 얻었으나 워스트에서 2표를 받았다. “최소한 남은 음악적 매력마저도 폭파됐다.”, “연예인이지 음악인은 아니다.” 등의 이유에서다. 2NE1은 “후크송의 끝자락을 붙잡았다.”는, 티아라는 “식상한 섹시 컨셉트와 공장에서 기계로 통조림을 찍어낸 듯한 노래”라는 혹평을 받았다. ‘국민 남동생’ 이승기와 ‘짐승돌’ 2PM도 “음악적 발전이 없다.”는 이유로 워스트 1표를 각각 받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심사위원 강일권 강태규 성시권 이헌석 임진모 (이상 대중음악평론가)
  • ‘얼꽝’ 엄상궁은 여걸이었다

    ‘얼꽝’ 엄상궁은 여걸이었다

    일제가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뺏은 지 100년이 된 올해는 아픔의 ‘경술국치’ 역사를 되새긴 책들이 많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소설 ‘덕혜옹주’의 표절 시비가 보여주듯 대한제국 말기를 다룬 저작물은 빈약한 사료에 기대 자극적인 내용만 되풀이한다는 지적이 많다. ‘마지막 황태자’(푸른역사 펴냄)는 전작 ‘윤동주 평전’으로 작가이자 사학가로 인정받은 송우혜가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일성록’ ‘승정원일기’ ‘각사등록’ ‘대한계년사’ ‘매천야록’ 등 사료와 신문기사 등을 공부해서 황태자 이은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총 4권 가운데 3권이 먼저 나왔다. 저자 송씨가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이은에게 주목하게 된 것은 ‘순종실록부록’ 1911년 7월 5일자에 실린 “왕세자(이은)가 (일본에 있는) 학습원 중등과 제2학년 제1학기 시험에서 우등함으로써 상장을 받다. 천황 폐하가 칠종 교어(交魚) 한 통을 하사하다.”란 기록 때문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른 채 인질로 일본에 끌려갔던 이은은 동급생들보다 어렸지만 일본 귀족의 아이들과 경쟁해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이은의 형 순종은 몹시 기뻐하며 “심히 가상하다.”는 전보를 동생에게 보낸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인질 소년 이은이 연상의 일본인 학생들과 경쟁하여 우수한 성적을 올렸던 일은 그가 살던 시대의 모습과 속성을 나무의 나이테처럼 가시적으로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그걸 느끼자 마음 깊은 데서 그 시대 사람들 및 그들의 슬픔과 고통과 꿈에 대한 관심이 요동치듯 치솟았다.”고 이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일본인들은 이은을 열등생으로 만들고자 학력이 높은 학생들과 같은 반에 넣었으나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자 육군중앙유년학교 예과로 편입시켜 버린다. 뛰어난 체력이 요구되는 군사학교에서 키가 작고 뚱뚱한 데다 체력도 열세였던 이은은 정신과 영혼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적극적이고 활기찼던 성격도 소극적이고 순종적으로 변해갔다. ‘마지막 황태자’는 ‘못생긴 엄상궁의 천하’ ‘황태자의 동경 인질살이’ ‘왕세자 혼혈결혼의 비밀’이란 부제가 붙은 책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이은의 생모인 엄 상궁의 행적이 처음으로 조명된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과 세자가 1년여간 러시아 공관에서 머문 ‘아관파천’을 결행한 주역이 엄 상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뛰어난 지력과 당찬 뱃심에다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투시력과 정치감각, 권력욕을 갖춘 여걸이란 것이 엄 상궁에 대한 저자의 평가다. 못생긴 외모로도 유명했던 엄 상궁은 고종이 중전을 잃고서 다시 가례를 올려 새 중전을 맞는 일을 아관파천으로 막았다고 송씨는 해석한다. 새 중전이 들어오면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 것을 우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묻어버리려고 새 중전 간택을 서두르던 친일파 세력을 괴멸하고자 아관파천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엄비 천하’로 불리며 궁중 권력을 장악했던 생모 덕분에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자라던 이은은 10살이 되던 1907년 황태자로 책봉되고서 대한제국 침략전을 펼친 이토 히로부미의 손에 끌려 일본에서의 인질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는 인질 작전과 동시에 이은을 일본 황족 여성과 결혼시키는 혼혈 결혼작전도 추진했다. 불우했던 소년 이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낙선재 조약돌’로 일제에 보여주었다. 이은은 고국에 연락해 낙선재의 조약돌을 보내 달라고 하여 항상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낙선재는 그가 일본으로 끌려가기 전에 22일 동안 살았던 곳으로 당시 대한제국의 황태자가 사는 동궁(東宮)이었다. 낙선재 조약돌의 존재는 이은과 정략 결혼을 올린 고(故) 이방자 여사의 저서 ‘세월이여 왕조여’에 “은 전하는 이 돌들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한다. 그 뒤로 이 조약돌들은 전하의 향수와 외로움을 달래 주는 친구가 되었고 장난감이 되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울었다.”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각 권 1만 3600~1만 4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람의 몸과 꽃·나무·자연이 서로 엉기며… ‘나’의 숲은 희망을 꿈꾼다

    사람의 몸과 꽃·나무·자연이 서로 엉기며… ‘나’의 숲은 희망을 꿈꾼다

    소설가 박완서가 ‘인정머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이 냉정한 단문이 날이 선 얼음조각처럼 내 살갗을 저미는 것 같았다.’라고 평했던 김훈(52)의 문장이 신작 ‘내 젊은 날의 숲’(문학동네 펴냄)에서는 훨씬 누그러진 느낌이다. 주인공인 화자가 1인칭 여성이어서일까.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미혼인 ‘나’(조연주)의 아버지는 교도소에 있다. 하위직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그 작은 직권으로 성병에 걸린 접객업소 여종업원을 협박하거나 검진증을 팔아먹는다. 단속정보를 미리 빼돌려 영업정지 처분을 막아주거나 풀어주면서 벌어온 돈으로 미술대학 디자인과에 합격해 서울에 올라온 연주에게 방 두칸짜리 아파트를 구해준다. 4년간에 걸친 등록금, 미술 재료비, 용돈 그리고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 출퇴근용으로 쓰라고 소형 자동차도 마련해준다. 6급 지방 공무원인 아버지가 뇌물죄로 구속 수감되면서 더 이상 이 세상과 부딪치거나 비비적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연주는 편안해한다.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회사를 사직한 연주는 계약직 공무원 공채 선발과정을 거쳐 최북단 민간인 통제선 안 국립 수목원의 세밀화가로 채용된다. 민통선 검문소에서 연주는 김민수 중위를 처음 만난다. 연주가 수목원에서 패랭이꽃, 목련, 작약꽃, 서어나무, 겨울눈 등의 세밀화를 수채화로 그리는 동안 아버지는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일곱달 만에 뇌일혈 발작으로 세상을 뜬다. 김 중위의 부탁으로 정전 50주년 기념 전사자 유해발굴단이 찾아낸 뼈 그림도 그린다. 수목원의 예산 부족으로 재계약이 되지 않은 연주는 서울로 돌아온다. 연주의 핸드백에는 제대하고 건설회사에 취직한 김 중위의 명함 한장만이 들어 있다. 김훈은 작가의 말에서 “돌이켜보니, 나는 단 한번도 ‘사랑’이나 ‘희망’ 같은 단어들을 써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내 젊은 날의 숲’에서도 김 중위는 연주에게 사랑한다거나 좋아한다는 고백조차 없이 자신의 개인사를 술술 말한 뒤 뼛조각 이야기를 하고 명함을 건넨다. 주인공이 수목원에서 일하는 화가인 만큼 소설에는 사람의 몸과 꽃, 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 서로 엉기어 드는 풍경이 잘 그려져 있다. 하지만 미술학원 원장의 자살이나 공무원의 비리 구조, 연주 아버지의 병세, 유해발굴단의 작업을 묘사할 때는 잠시 소설 주인공이 화가에서 사회부 기자로 바뀐 듯한 착각이 든다. 6·25전쟁에 참전한 병사의 편지와 삐라의 내용은 자세하게 인용한 출처를 밝혀놓았다. 최근 작가들이 소설에 다른 책이나 기사의 내용을 인용했다가 표절로 곤욕을 치른 사례가 있어 무심하게 보아 넘겨지지 않는 대목이다. 단편 ‘언니의 폐경’을 제외하면 여성 주인공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일이 흔치 않은 김훈의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은 “여생의 시간들이, 사랑과 희망이 말하여지는 날들이기를 나는 갈구한다.”라는 작가의 희망이 담겨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고]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한국 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참신한 문재(文才)를 찾습니다. 모집 분야는 단편소설, 시, 희곡, 시조, 동화, 문학평론 6개 부문입니다. 문학을 향한 열정과 패기로 가득찬 예비 문인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시조(3편 이상) 200만원 ●동화(30장 안팎) 1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장수는 200자 원고지 기준 ■마 감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우편접수는 10일 도착분까지만 유효) ■보내실 곳 100-745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11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기존의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서류봉투 겉과 원고 첫 장에 응모 분야 및 작품 제목을 명기하고, 원고 마지막 장에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을 적습니다. 직접 방문 접수는 가능하며 이메일이나 팩스로는 접수받지 않습니다. -접수된 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 의 서울신문 문화부(02)2000-9192~8.
  • [열린세상] 연구 풍토 개선 없이 노벨 과학상 없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연구 풍토 개선 없이 노벨 과학상 없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일본과의 노벨 과학 분야 수상자 대결 결과는 14대0이다. 201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3명 중 일본인이 또다시 두 명 포함됐다. 이제 일본인 노벨 과학 분야 수상자는 14명이 됐다. 일본과의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져도 흥분하는 우리 정서상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다. 더구나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상당수가 일본 국내 연구환경에서 육성된 과학자라는 사실이 부럽다.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은 개인의 기초과학연구 능력에 대한 우수성과 명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상자에게는 최고의 자부심과 영예가 주어진다. 노벨상을 배출하면 국가적 자부심과 민족적 우월감까지 느끼게 된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선결 과제가 있다. 먼저 연구결과에 대한 관용적 기다림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함을 강조코자 한다. 과학 분야의 연구결과가 성과를 이루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해 저널에 제출할 만한 연구결과를 얻으려면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고 국외 저널에 논문을 제출, 평가 후 게재되기 위해서는 또다시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양질의 논문을 국외 유명한 저널에 발표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성과는 연구시작 일로부터 1년에 양질의 논문을 몇 편 게재했는지, 특허를 몇 개 출원했는지를 평가한다. 이런 풍토에서 연구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질보다는 양적인 면에 치중하게 되고 무리수를 두게 되어 표절과 같이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일들을 행하게 된다.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보고서용 연구결과 만들기 및 연구보고서 작성에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젊은 연구자인 대학원생들 또한 연구수행 능력보다는 보고서 작성 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를 개선하려면 정부는 연구개발 체계를 재정립해 연구기간 및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다음으로 젊은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첫 발견 또는 첫 발명의 여부가 노벨상 선정에서 가장 주된 기준이다. 이러한 첫 발견 또는 발명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낼 수 있는 젊은 과학자에 의해 가능해진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30~40대에 수행한 연구결과의 업적으로 수상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젊은 연구자에게 연구기회를 제대로 제공하는가? 나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연구계획서를 1년에 세 번 이상 작성해 제출했으나 연구비를 거의 받지 못했다. 연구비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논문 편수이고 연구를 막 시작한 젊은 연구자로서 논문 편수 평가에서 많이 밀리기 때문이다. 심각한 좌절과 고통을 맛보았으며 연구를 그만두고 편하게 강의만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중견 연구자로 논문을 다수 작성했으나, 수상하는 데 중요한 기준인 창의적인 발견 또는 발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지막으로 저명한 원로 과학자들도 꾸준히 연구에 전념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60세가 넘는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직접 실험을 하고 자료를 얻으며 밤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본보기가 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국내는 유명한 연구자들의 대부분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센터장과 같은 연구행정 직책을 맡게 되고 연구는 거의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연구 관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벨상을 배출하려면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연구자들이 일정한 연령이 되더라도 연구행정보다는 연구 수행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14대0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 체제를 개선하고 성공에 대한 기다림, 실패에 대한 관용 등 총체적 연구풍토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는 과학자 우대 분위기 조성 등 과학계에 대한 적극적인 외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월드컵 때와 같은 국민적 응원을 과학자들에게 보내 주기를 부탁해 본다.
  • 이효리에 표절곡 준 작곡가 징역 1년 6개월 실형 선고

    가수 이효리씨에게 표절곡을 팔고 수천만원을 챙긴 작곡가에게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표절 작곡가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하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2단독 정철민 판사는 사기 및 업무방해, 문서 위조 등 혐의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된 작곡가 이모(36·예명 바누스)씨에게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원은 표절 의혹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된 작곡가에게 벌금형을 내리는 데 그쳤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문화마당]‘슈퍼스타K2’를 다시 보다/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문화마당]‘슈퍼스타K2’를 다시 보다/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스타 발굴 오디션 ‘슈퍼스타K2’가 장안의 화제다. 오디션 참가자 134만명. 이제 두명이 결승에 올랐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2억원과 고급 승용차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국내 최고 작곡가들이 미리 제작한 곡으로 우승 뒤 한달 이내에 초호화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국내 유수 대형기획사들과의 전속계약도 연계하겠다는 공언은 언뜻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규모와 우승자에 대한 예우가 전대미문의 일이어서 그런 기대감을 갖게는 했지만, 누가 우승자가 되든 그가 이 시대의 대중음악을 이끌 만한 뮤지션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참가자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를, 시청자들에게는 당락을 결정짓는 대결구도의 재미를 제공해 줬기 때문이다. 결승에 오르지 못한 한 참가자가 부른 음원은 현재 모든 음악 사이트에서 기성 가수들을 누르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력만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이 프로그램의 높은 관심도에 기인한 반짝 인기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로지 음악만으로 평가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각종 오락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프로그램 제작 방향에 맞춰 나가야 하는 것도 음악적 진정성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따른다. 134만명 중에서 선정된 우승자의 험난했던 여정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가수 지망생과 데뷔를 앞둔 가수들 중에는 슈퍼스타K2 본선 무대 참가자들에 비해 가창력이나 음악적 함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상당수 있다. 음악적 능력은 인정받지만 대중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기성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방송 권력의 위력을 쳐다보면서 갖는 상대적 박탈감을 음악 관계자라면 한번쯤 맛봤을 것이다. 우승상금 2억원도 놀랍다. 신인 가수가 음반을 발표하고 인세 2억원을 받으려면 대략 5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 기획사가 음반제작비 4억원을 회수하려면 우선 음반 10만장을 팔아야 한다. 그 뒤 음반 1장당 500원의 인세를 가수가 가져간다고 보면, 거기서 40만장을 더 팔아야 한다. 결국 ‘상금 2억원=음반 50만장을 판매할 수 있는 음악적 역량을 가진 뮤지션’이란 등식이 성립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가. 내실보다 소문난 잔치에 더 치중한 것은 아닐까. 불황 속의 우리 가요계는 지난 5년 동안 음악적 화두를 제시하고 확고한 자신의 영역을 못 박은 뮤지션의 탄생을 지켜볼 수 없었다. 90년대 뮤지션의 계보에서 맥이 끊긴 지도 수년이 지났다. 원인으로는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우선 불황을 타계하는 방법론부터 문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눈앞의 이익만 쳐다본 것이다. 영세한 가요기획사의 입장에서 미래를 대비할 여유가 없었겠지만, 뮤지션 발굴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패착이다. 기획자들에게 뮤지션 발굴의 중요성을 잊게 한 ‘주역’은 바로 방송사다. 음악장르의 편향성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망각하고 시청률만 의식한 방송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균형 있게 노출하지 않았다. 아이돌 중심의 트렌드 음악과 비주얼에 함몰된 무대만 튼튼하게 지원했다. 이러한 방송 환경은 일부 가요 기획자들에게 심각한 자괴감을 갖게 했다. 한편으로는 너도나도 아이돌 중심의 걸그룹 결성을 부추기게 했다. 미디어 종사자와 음악 관계자들의 대중가요에 대한 철학도 부재했다. 수년째 이어진 표절 논란에 대한 무감각은 가요계를 더욱 경박스럽게 물들였다. 되레 어떤 논란에도 떳떳하게 방송활동을 하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야말로 가관이다. ‘슈퍼스타K’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자, 공중파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감동은 대회의 규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수의 소리에서 터져 나온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 산이 “JYP여야만 하는 3가지 이유”(인터뷰)

    산이 “JYP여야만 하는 3가지 이유”(인터뷰)

    “요즘 가요 정말 문제가 많아. 시험지처럼 노래보다 필요 없는 전신성형, 모든 노래 똑같은 후크송에 오토튠 질려, 양심이 찔려 빌보드 차트에서 빌려온 실력. 들어본 멜로디, 표절이 트렌드 그래도 팔리는 짝퉁 브랜드” 표절부터 후크송, 오토튠 등 최근 가요계에서 문제가 된 부분들을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주인공은 이제 막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래퍼 산이(San E)다. 넉살 좋게 생긴 외모에 겁 없는 그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하자 주인공 산이는 “중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힙합에 심취한 힙합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개를 좀 더 보태자면 산이는 “돈 드는 음악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쉽게 시작해서 즐기다 공연까지 하게 됐다. 래퍼의 꿈을 꾸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너 같은 애들은 널렸다”고 말하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고 잠시 꿈을 접어뒀다. 그러다 “이대로는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장비들을 사서 자신의 음악을 인터넷에 올렸고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후 JYP 미국지부에 데모CD를 보냈고 발탁됐다. 산이는 “이름 있는 기획사에 들어가니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는 그에게 JYP가 아니면 안 됐던 첫 번째 이유다. 시간을 좀 더 앞으로 되돌리면 그가 JYP에 지원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힙합의 대중화’라는 꿈과 ‘음악을 아는 사장’이라는 바람이 그것. “큰 기획사에 있으면 많은 분들께서 제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을 것 같았어요. 제 꿈이 ‘힙합의 대중화’인데 그런 점에서 JYP는 좋은 기회였죠. 또 힙합을 잘 아시는 진영이 형이 사장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어요. 내색을 잘 안 하시지만 기분 좋으실 땐 제가 노력하는 만큼 칭찬을 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영광이고 큰 힘이 돼요” 박진영에 대한 인간적, 음악적 믿음은 당초 생각보다 앨범발매가 지연되는 와중에서도 지치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언더에서 활동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힙합상을 수상했던 그는 박진영으로부터 “네 앨범은 네가 만들어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JYP에서 박진영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앨범은 산이가 최초다. 물론 슬럼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처음엔 무수히 많은 곡을 박진영에게 들고 갔지만 매번 퇴짜를 맞고 그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네가 가져온 음악은 네가 아니어도 다 할 수 있다. 너만이 할 수 있는 걸 해보라”는 것이 퇴짜의 이유였다. 산이는 “그래서 가요계를 풍자했고 진영이 형의 OK가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나온 앨범이 ‘Everybody Ready?’. 타이틀곡 ‘맛좋은산(Feat. Min of miss A)’이 특정가수들을 디스(폄하)했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아이러니다. 산이가 택한 JYP가 바로 후크송을 만들어낸 곳이기 때문이다. 산이는 “특정 가수나 장르를 폄하한 게 아니라 유행한다고 너도나도 몰려드는 획일화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오토튠으로 랩 많이 해요.(웃음) 힙합의 대중화가 꿈인데 설마 죽자고 누굴 폄하하면서 무겁게 가겠어요? 디스가 꼭 비하하거나 폭력적이란 편견이 있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언더에서 본토지향적인 뮤지션으로 인정받았다”는 산이는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 미국적인 힙합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다. “피자도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 들어온다”는 것이 이유.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이게 좋은 거니까 들어봐’라는 식은 거부감만 생긴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음악성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한 건 아니다. 산이는 “아무래도 미국에서 힙합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리지널 느낌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며 “한국적 정서와 접목해 재미있는 곡이 나왔다. 새로운 음악적 성취감을 맛보게 해줬다”며 뿌듯해했다. “안사도 좋으니 맛이나 보세요”, ‘힙합의 대중화’가 꿈인 산이가 대중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구미호:여우누이뎐’ 표절판정...”작가 1년 자격정지 너무해”

    ‘구미호:여우누이뎐’ 표절판정...”작가 1년 자격정지 너무해”

    KBS 2TV 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이 표절 판명을 받아 대본을 집필한 작가가 회원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징계 사유에 의문을 드러냈다. (사)한국방송작가협회는 월간방송작가 10월호 공지를 통해 “‘구미호:여우누이뎐’의 첫 회 내용 일부가 임충 회원의 기존 작품 ‘전설의 고향-구미호’ 편을 표절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작가의 생명은 창작에 있는 만큼 타인의 작품을 표절하는 행위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회원 모두가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해당작가에게 1년간 회원자격정지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문제가 된 부분은 첫회 부분의 구미호의 ‘과거’다. ‘구미호:여우누이뎐’ 프롤로그서 등장한 여우굴에서 살아나온 남자가 구미호랑 혼인하는 점, 구미호가 여우구슬 가져다 준 후 일은 안하고 투전판을 기웃 거린 점 등이 이미 방송된 ‘전설의 고향’ 내용과 똑같다는 지적. 특히 “더러운게 사람 정이라더니” 등의 대사는 임충 작가가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한 이야기를 그대로 실었다는 의견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물론 미리 양해는 구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표절이라니 과한것 같다”, “KBS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 받았던 작품인데 지금에와서 무책임하게 징계라니”, “그럼 공모전 심사 당시 심사위원들은 표절부분을 간과했다는 것인가” 등 KBS 측 징계처분에 의문을 드러냈다. 한편 납량특집극으로 7월5일부터 8월24일 방송된 ‘구미호:여우누이뎐’은 지난해 KBS 드라마 극본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구미호에게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피가 흐르는 어린 딸이 있었다”는 색다른 설정이 돋보여 호평 받았다. 사진 = KBS 2TV ‘구미호:여우누이뎐’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이연희 16세 시절 사진…청순외모 변함없어▶ 최희진 팬카페 회비 용도 공개 …논란 확산▶ ’태연 닮은꼴’ 김지숙 졸업사진...네티즌 ‘동일 인물?’▶ ’日 톱스타’ 아오이 유우, 블랙 앤 화이트 ‘반전패션’▶ 투애니원, 뼈다귀 의상-양갈래 머리…’발랄 속 공포’
  • 이효리, 한우 모델 부적합? “노랑머리-표절논란” 지적

    이효리, 한우 모델 부적합? “노랑머리-표절논란” 지적

    농림수산식품부가 “가수 이효리의 한우 홍보대사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은 10월4일 진행된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한우 모델 이효리가 노랑머리로 염색하고 나온 건 수입 쇠고기를 광고하는 것과 같다”며 홍보대사 교체를 요구했다. 김 위원은 이효리가 홍보대사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 염색 머리와 함께 지난 6월 불거졌던 ‘표절 논란’을 제시했다. “광고는 모델 영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소비자들이 한우광고를 볼 때마다 표절논란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 김성수 의원은 “모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우에 각인돼 원산지 허위표시 등 한우유통의 부정적인 면을 연상케 한다”고 설명한 뒤 김재수 농식품부 1차관에게 “계약 내용 중 취소 사유로 이미지, 신용, 명예에 대한 손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검토를 지시했다. 또 김 위원은 2009년 한우 홍보 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최불암이 9천5백만원을 지급 받은 것에 비해 이효리가 이 금액의 3배가 넘는 3억3천만원을 지급받고 있는 점을 비난하며 “모델료가 너무 비싼 점도 공익 성격의 한우 홍보대사 성격에 부적합하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이효리는 7월14일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한우 홍보대사 위촉식을 갖고 두달여간 한우 광고 캠페인과 소비촉진 홍보활동에 참여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매리는 외박중 가상 포스터 ‘화제’…장근석+문근영▶ 10대소녀 vs 할머니 ‘지하철난투극’ 목격자 증언 ‘분분’▶ 닉쿤, 어린시절 ‘꼬마닉쿤’ 공개…’우월 유전자’ 인증▶ 김태희 눈가주름-송혜교 다리길이…포토샵 전후 비교 ‘눈길’▶ ’노랑머리 이효리’, 한우 홍보 모델 부적합…"즉각 교체"
  • ‘노랑머리 이효리’, 한후 홍보 모델 부적합…“즉각 교체”

    ‘노랑머리 이효리’, 한후 홍보 모델 부적합…“즉각 교체”

    가수 이효리의 노랑머리가 한우 홍보 모델에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나타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은 10월 4일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한우 광고 모델인 이효리가 노랑머리 염색을 하고 나와 한우 이미지를 오히려 실추시키고 있다”며 “즉각 모델을 교체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성수 의원은 “한우 광고 모델은 수입 쇠고기와 차별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표절 시비에 휩싸인 이효리가 이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효리의 광고 모델료가 너무 비싼 점도 공익 성격이 강한 한우 광고 모델에는 부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효리는 지난 7월 여성 최초로 ‘2010 한우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이후 한우 TV 광고에 출연하는 등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소녀시대는 광고모델 중’…일상모습 담아 ‘관심급증’▶ ’1박2일’ 제6의 멤버…나영석PD vs 시아준수?▶ 김새롬, 박효주에 "한달에 섹스 몇 번?" 19禁농담 논란▶ 김태희 눈가주름-송혜교 다리길이…포토샵 전후 비교 ‘눈길’▶ ’슈퍼스타K2’ 존박, 바지에 손넣고 애국가 제창 ‘자세논란’
  • ‘엎친데 덮친’ MC몽, 표절곡 저작권료 지급 ‘불똥’

    ‘엎친데 덮친’ MC몽, 표절곡 저작권료 지급 ‘불똥’

    성한 치아를 일부러 뽑아 병역을 면제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겸 배우 MC몽(본명 신동현)이 과거 표절로 판명난 곡으로 저작권료를 받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표절논란을 일으켰던 곡들이 20여억 원의 저작권료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진성호 의원은 2000년 후 발표된 음원들 중 표절논란에 언급됐던 20곡을 선정해 저작권료 지급과 관련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씨엔블루 ‘외톨이야’, 지드래곤 ‘Heartbreak’, 이효리 ‘Get Ya’, 이승철 ‘소리쳐’, 에픽하이 ‘혼자라도’ 등을 포함한 20곡 중 특히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MC몽의 곡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MC몽의 노래 ‘너에게 쓰는 편지’는 2006년 10월 법원으로부터 ‘표절’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2004년 4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총 2억3000여만 원의 저작권료를 받았다. 진성호 의원은 “2006년 법정에서 표절 판정을 받은 곡이 아직 저작권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문화부 차원에서 표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는 자작곡이 아닌 작곡가 김건우 씨에 의해 만들어진 곡이다. MC몽은 ‘병역기피’라는 혐의로 이미지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에서 직접 저작권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밖에도 2000년 이후 표절 논란이 된 곡 리스트에는 왁스 ‘결국 너야’, 가비앤제이 ‘웃다가 눈물이 나죠’, 바이브 ‘술이야’, 다비치 ‘8282’, SG워너비 ‘죄와 벌’, 손담비 ‘토요일밤에’, 윤하 ‘1,2,3’, 이효리 ,‘그네’ ‘How did we get’ ‘I’m back’, FT아일랜드 ‘빙빙빙’, 이승기 ‘가면’, 서인국 ‘부른다’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조성모-민효린, 아찔한 키스 ‘핑크빛 연인’ ▶ 후드로 꽁꽁 감춘 신지 생얼…도대체 무슨 일이?▶ 전현무, 박은영 열애설 심경고백 "커플인정-선언 안했다"▶ 최희진, 욕설댓글 후 심경글 "난 병신이냐?"▶ 주진모도 반한 김희선 인형외모…변함없어▶ 세븐, 김미정과 블랙커플…섹시+시크 발산
  • 슈퍼스타K2 욕설논란 “벌써부터 이미지 포장?”

    슈퍼스타K2 욕설논란 “벌써부터 이미지 포장?”

    ‘슈퍼스타K2’ 톱11에 든 일부 출연자들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Mnet ‘슈퍼스타 K2’에 출연해 톱11에 진출한 출연자 중 일부가 방송에서의 이미지와 달리 미니홈피 등을 통해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음주와 욕설을 일삼은 증거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 A양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올해 2월 세상을 뜬 아버지 이야기에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다. 하지만 지난 3월 친구들과 술, 담배를 즐긴 사진과 욕설이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란에 쓰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양은 미니홈피를 탈퇴한 상태. 또 다른 출연자 B군 역시 순수해 보이는 순진하고 수더분해 보이는 방송 이미지와는 달리 미니홈피 대문 글귀에 “I hate Korea(나는 한국이 싫다)", ”X도 모자란 XX들“, ”아 XX XX하고 싶다“ 등 거친 욕설을 적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논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엇갈렸다. 다수 네티즌들은 “방송에서는 순진한 척, 착한 척 다하더니 저런 이면이 있었다니. 완전히 속은 기분”,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도 평가해야 하지 않나?”, “어려운 가정환경 이야기를 유난히 많이 다루며 고난을 이겨낸 ‘바른 소녀’로 비쳤는데 포장된 이미지였다니 배신감 느껴진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철없던 과거 일로 비난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 “실수나 방황 한 번 안해 본 사람이 있을까?”, “이제 마음잡고 열심히 하려는데 괜히 상처받을까 걱정 된다” 등 과거의 잘못까지 들추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한 방송관계자는 “‘슈퍼스타K2’에 지원한 134만6402명의 과거를 어찌 다 알 수 있겠나. 솔직히 방송에서 일반인 출연자 뒷조사를 일일이 다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슈퍼스타K2’가 인기가 높은 만큼 논란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슈퍼스타K2’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슈퍼스타K2’는 시즌1에 비해 유독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욕설 논란 외에도 출연자 뒷조사 의혹, 의도적인 악의 편집, 과거사 표절 의혹까지 높은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논란으로 사람들의 입에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 한편 욕설논란의 중심에 선 A양과 B군을 비롯, TOP 11로 선발된 도전자들은 17일에 상암 E & M센터에서 생방송으로 본선 첫 무대에 선다. 사진 = 해당 미니홈피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슈퍼스타 K2 투표 마감…장재인 1위 ‘뒤집기’ 가능할까?▶ 네이키드걸스 선정성 논란 "웬만한 야동 뺨치네"▶ 비, 신정환 사건 불똥맞아…도박의혹 ‘시끌시끌’▶ 동방신기 3인 일본서 퇴출 배경 ‘다섯은 되고 셋은 안돼?’▶ [빌보드] ‘파격의 연속’..레이디가가 베스트공연 탑5
  • [사설] 순혈주의 고집 대학 현실적 제재책 세워라

    대학가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순혈주의´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울대의 전임강사 이상 교원 중에서 모교 출신이 차지한 비율은 88%나 됐다. 연세대는 76%, 고려대는 60%였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대학들이 이처럼 순혈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는 그들에 대한 세계 학계의 평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자오퉁대가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서울대는 101~150위권에, 연세대·고려대는 201~300위권에 낀 게 고작이다. 국내에서는 젊은 인재들을 싹 쓸어가다시피 하면서 세계 속의 위상은 이 정도밖에 안 되니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라 하겠다. 자연계에 통용되는 법칙 그대로 학문세계에서도 근친상간은 퇴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같은 대학에서 사제,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는 이유 하나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줘 교수 자리를 저들끼리 독차지하는 게 순혈주의다. 그렇게 형성된 교수집단은 필연적으로 패거리 문화를 만든다. 스승·선배의 학설에 감히 반대하지 못하니 건전한 비판은 아예 존재할 수 없다. 그뿐인가. 논문 표절에 연구비 횡령 같은 비리와 성추행처럼 부도덕한 행위가 대학 내에 만연해도 서로 감춰주고 감싸기에 바쁘다. 이같은 풍토는 그래서 공부하지 않아도 끄떡없는 ‘철밥통 교수’를 양산하는 버팀목 구실까지 한다. 현행 교육공무원 임용령은 대학이 새로 채용하는 교원의 3분의1 이상을 다른 대학 또는 다른 전공 출신으로 채우도록 했다. 따라서 순혈주의가 유지되는 건 임용령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제재 조항이 없다면서 방관만 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임용령에 제재 방안이 없으면 진즉에 마련하는 게 교육부가 했어야 할 일이다. 평상시 대학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교육부가, 이 일에서만은 법규상 미비를 핑계 삼아 움직이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나 심지어 공범의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대학에 국고지원을 줄이든지, 총학장에게 인사 책임을 묻든지 마땅한 제재 방안을 교육부가 하루빨리 세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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