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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구름과 호수와 모래언덕의 그곳 ‘타이탄’ 포착

    [우주를 보다] 구름과 호수와 모래언덕의 그곳 ‘타이탄’ 포착

    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액체 상태의 호수가 존재하는 유일한 천체가 있다. 바로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Titan)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차가운 타이탄의 전체 모습이 드러난 흐릿한 사진 한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타이탄의 사구'(Dunelands of Titan)라는 제목이 붙은 이 사진에서 지구의 사막과 비슷한 일종의 모래언덕은 타이탄 적도 부근의 검은 모습으로 드러나있다. 타이탄은 묘하게 지구와 닮은 듯 닮지않은 위성이다. 먼저 타이탄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있으며 비가 내리고 호수와 광대한 사구가 존재한다. 물론 이는 지구와는 성분이 다르다. 타이탄의 대기는 메탄 구름을 가진 질소가 대부분이며 호수 역시 물로 가득찬 지구와는 달리 액체 탄화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타이탄은 지구보다 두꺼운 대기를 가진 독특한 위성으로 역동적인 기후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 이 사진은 지난 7월 25일 카시니호가 촬영했으며 타이탄과의 거리는 73만 km다. 한편 타이탄은 지름이 5,150㎞에 달하며 표면온도는 - 170℃로 매우 낮다. 특히 최근들어 타이탄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NASA가 본격적으로 타이탄 탐사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NASA는 2040년 내에 타이탄에 1톤 규모의 잠수함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계획을 발표했다. 타이탄의 바다를 누빌 이 잠수함은 자체 추진체로 초당 1m를 운행하며 -170 °C 이상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사진=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턱수염 기르는 남자는 ‘나쁜남자’다? (美 조사)

    턱수염 기르는 남자는 ‘나쁜남자’다? (美 조사)

    수염이 남성들의 패션 아이콘을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수염을 잘 기른 남성들은 수염을 이용해 더욱 세련되고 거친 이미지를 선보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수염 기르기를 좋아하는 남성일수록 적대적인 성차별주의자이거나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리서치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퀄트릭스(Qualtrics)가 미국과 인도의 18~72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수염이 없는 상태부터 수염이 매우 긴 상태까지 총 9단계로 나누고, 자신이 어느 단계의 수염을 가지고 있는지 체크한 뒤 성 역할(gender role)과 관련한 질문을 주고 답하게 했다. 결과 인도 남성 86%와 미국 남성 65%가 수염을 기르고 있었으며, 길이와 상관없이 수염을 가진 남성일수록 수염이 전혀 없는 남성에 비해 성차별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대적인 성차별주의는 표면적으로는 여성에게 호의를 가진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신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조사 업체는 전했다. 때문에 이러한 남성들은 대부분 ‘여성은 선천적으로 친절하거나 요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를 이끈 퀄트릭스 측은 “이번 조사는 수염과 성역할에 대한 생각의 연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연관관계를 이끄는 명백한 이유는 찾지 못했다”면서 “다만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남성이 수염 기르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수염이 남성성 및 우월감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조사로, 또 다른 조사 업체가 남성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염을 기르는 남성 중 47%가 아내나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운 적이 있다고 대답한 바 있다. 반면 수염이 없는 남성 중 외도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또 폭력을 행사한 경험에 대해서는 수염이 있는 남성 45%가 ‘그렇다’라고 답한 반면 수염이 없는 남성중에서는 29%만이 폭력을 휘둘러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성, 달 포보스 파괴중…수백만 년 후 사라질 것”

    “화성, 달 포보스 파괴중…수백만 년 후 사라질 것”

    할리우드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는 화성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2개의 초미니 달을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두 달의 이름은 각각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16km의 데이모스(Deimos).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나드 우주비행센터 연구팀은 화성이 포보스를 '파괴 중'으로 수백만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포보스는 생김새와 크기 모두 볼품없지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 내 행성과 위성 거리 중 가장 가깝다. 우리 지구와 달의 거리가 보통 38만 ㎞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있는 대목. 더욱 특이한 것은 포보스가 원래는 소행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초 태양계를 떠돌던 소행성이 화성의 중력에 포획돼 달이 됐다는 가설이다. 이처럼 화성과 딱 붙어있는 특징 때문에 포보스가 100년 마다 1m씩 가까워져 결국 수천만 년이 지나면 충돌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기존의 추측이었다. 이번 NASA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포보스가 당초 예측보다 짧은 수백만 년 안에 갈가리 찢겨지고 일부 파편은 화성으로 떨어져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석은 포보스 표면에 나있는 여러 균열과 홈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이같은 흔적이 화성의 중력과 원심력의 영향이라는 것. 특히 포보스는 밀도가 낮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화성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부서지게 될 운명이다. 연구를 이끈 테리 허포드 박사는 "포보스의 구성 성분을 정확히 몰라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나 결국은 사라지게 될 것" 이라면서 "표면에 나있는 특유의 홈들이 바로 그 증거" 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보스와 데이모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인 포보스는 '공포'를, 데이모스는 '패배'를 뜻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라질 운명인 포보스가 딱맞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도 평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라미네이트 수명 결정한다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라미네이트 수명 결정한다

    외모가 경쟁력으로 손꼽히는 시대가 오면서 고르지 못한 앞니를 아름답게 변화시켜주는 치아성형이나 잇몸성형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앞니성형은 치아의 크기가 너무 작거나 너무 큰 경우, 치아 색상이 치아 미백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 치질의 이상 등 치아 교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앞니에 심미보철치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아름답고 밝은 스마일 라인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대표적인 치아성형법에는 라미네이트와 올세라믹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얇은 세라믹 치아를 교정을 원하는 치아의 표면에 붙이거나 360도로 치아에 덧씌워 깨지고 벌어진 앞니나 덧니, 돌출된 치아를 반듯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라미네이트의 경우 각 개인에게 맞는 맞춤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으면 라미네이트 수명이 단축될 수 있고, 무분별한 치료를 진행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받고자 하는 병원의 의료진이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서울매스티지치과 안교희 대표원장은 “라미네이트, 올세라믹, 지르코니아 등 앞니성형과 같은 심미치료의 경우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결과를 좌우한다”면서 “앞니 치료를 많이 진행하는 치과를 찾아야 보다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치료 후 관리도 보다 꼼꼼하게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매스티지치과는 10년 이상의 앞니치료 경험을 지닌 안교희 대표원장이 직접 라미네이트, 올세라믹, 지르코니아 등의 치아성형을 실시한다.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고 무리한 치아 삭제, 무분별한 치아성형을 진행하지 않으며 최대한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도록 최소삭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앞니 심미보철만 제작하는 전문 세라미스트가 직접 수작업으로 개개인별 맞춤 디자인을 진행하는 것도 특징. 또한 서울매스티지치과에서는 라미네이트 치료 시 최근 출시된 e-max(이맥스 파우더)를 사용한다. 이맥스 라미네이트는 기존 일반 라미네이트에 비해 자연스럽고 자연치아의 색상과 투명도를 99%까지 재현하는 것이 장점이며, 강도 또한 5배 이상 강해 파절의 가능성이 매우 적다. 안 원장은 “환자들의 치아 크기나 각도, 잇몸과 입술 등 모든 구강 내 요소 뿐 아니라 얼굴과의 조화, 얼굴에서의 치아 비율 등을 고려하여 각 개인에게 맞는 최선의 디자인을 제시한다”면서 “심미보철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심미보철 연구와 개발에도 힘 쓰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황금빛에 가깝게 구운 껍질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쫄깃하다. 한 점 쭉 뜯어 고소한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느끼해질 찰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칠면조 구이는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족, 이웃과 함께 즐기는 식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핼러윈의 호박 요리와 더불어 핫한 파티 음식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식품쇼핑몰에서 냉동된 미국산 또는 호주산 칠면조를 구할 수 있다. 7~8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1마리(6.5㎏ 기준)가 7만원대다. 칠면조가 낯설다면 백숙용 11호 닭(1㎏)을 사용하면 된다. 닭,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 요리는 누린내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만난 탁인환(47) 셰프는 ‘이중 마사지’가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먼저 닭과 칠면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 후추를 닭과 칠면조에 뿌린 뒤 서양 허브인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고기 표면에 바른다. 탁 셰프는 “가금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으려면 다진 허브를 고기 전체에 바르고 주무르듯이 마사지를 하면 잡내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마사지 재료는 버터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고기에 골고루 발라 구우면 닭이나 칠면조의 껍질이 바삭해져 식감이 살아난다. 허브와 버터로 문지른 고기 위에 쿠킹 포일을 덮어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두 시간 뒤 포일을 걷고서 같은 온도에서 1시간 정도 더 구워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다. 탁 셰프는 “황금빛이 도는 갈색이 될 때까지 요리솔로 버터를 발라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구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닭은 칠면조보다 크기가 작아 금세 익는다. 200도 온도에서 1시간 정도 익히고 이후 포일을 걷은 다음 30~40분 동안 색을 내기 위해 구우면 된다.잘 익힌 닭·칠면조 구이는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으깬 감자(매시 포테이토), 스터핑(속을 채우기 위해 채소 등을 다져 만든 요리), 새싹 양배추 볶음 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다.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는 칠면조를 구울 때 나오는 육수와 익은 내장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익은 칠면조의 내장을 긁어 낸 뒤 이를 밀가루, 잘게 썬 양파, 당근, 샐러리와 함께 버터에 볶는다. 육즙을 붓고 끓이다가 적포도주, 허브, 소금 후추를 넣은 뒤 30분 정도 졸여 낸다. 체에 거르면 풍미 진한 그레이비 소스가 나온다. 크랜베리 소스는 냉동 크랜베리 300g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사과 반쪽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삼계탕을 만들 때 닭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는 것처럼 칠면조 구이도 속을 채울 수 있다. 칠면조나 닭 속에 채우는 스터핑의 재료는 바게트 빵과 소시지, 밤, 사과, 양파, 샐러리, 마늘, 허브 등이다. 탁 셰프는 “바게트가 없다면 채소로 속을 채운 뒤 사과 반쪽을 넣어 입구를 막는다”면서 “고기의 육즙이 사과에 스며들어 구운 사과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슬포슬한 질감의 으깬 감자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최대한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우유를 부어 센불에서 감자가 으깨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된다. 감자가 스펀지처럼 우유를 빨아들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칠면조는 양이 많고 퍽퍽한 가슴 살이 적지 않아 한 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남은 칠면조는 샌드위치 등으로 해 먹으면 좋다. 탁 셰프는 “토르티야에 새콤한 샤워크림을 바른 뒤 잘게 썬 양상추, 쭉쭉 찢은 칠면조 구이와 토마토를 얹고 살사 소스 쳐서 둘둘 말아 먹으면 칠면조 고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소리도 듣는 ‘인공 전자피부’ 나왔다

    소리도 듣는 ‘인공 전자피부’ 나왔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공 전자피부’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현협(왼쪽)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와 이헌상(오른쪽) 동아대 화학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손가락 지문까지 그대로 흉내 낸 전자피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전자피부는 압력과 온도뿐 아니라 소리에 의한 진동까지 감지해낼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근호에 실렸다. 사람의 손가락이 미세한 압력이나 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은 지문이 있기 때문이다. 지문이 물체 표면과 닿으면서 미세한 진동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딱딱하다’, ‘울퉁불퉁하다’ 등 느낌을 갖게 된다. 이번에 개발한 전자피부는 기존에 만들어진 촉각 센서로는 감지하기 어려웠던 미세한 거칠기 정도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물방울이 피부에 닿을 때 생기는 압력과 온도의 변화까지 잡아낼 수 있을 정도다. 소리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소리가 갖고 있는 파동이 공기 중으로 퍼질 때 발생하는 진동을 인공피부가 느끼도록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자피부가 느끼는 신호를 뇌가 직접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의수, 보철기, 음성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 전자피부는 인간형 로봇, 입는 컴퓨터 등 다양한 미래 개발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깊어가는 가을, 현대적 수묵의 다양성에 취하다

    깊어가는 가을, 현대적 수묵의 다양성에 취하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과 함께 깊어 가는 가을에는 묵향이 진하게 풍기는 수묵화가 제격이다. 전통적 수묵화도 좋지만 전통에서 출발해 동시대의 감성으로 재탄생한 현대적 수묵을 선보이는 전시들이 발길을 모은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에서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작가들이 전통적인 수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회화와 설치작품을 보여주는 ‘당대 수묵’전을 열고 있다. 전시에는 김선두, 김호득, 조환 등 한국 작가 3명과 중국 작가 웨이칭지, 장위가 참여한다. 전통 수묵에서 출발했지만 기존의 재료와 방법, 주제에서 벗어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이미지를 추구해 온 작가들은 저마다의 화법으로 수묵화의 새로운 미학을 제안하고 있다.  김선두는 수묵과 채색, 선과 형상 간의 간극을 좁히는 작업을 통해 삶의 감동을 표현한다. 투박한 닥종이의 느낌이 살아 있는 장지에 색을 칠하고 이를 여러 겹 중첩한 뒤 색이 우러나오도록 하거나 칼로 문양을 오려 낸 다음 그 위에 자연을 화사한 수묵 채색으로 담아낸다. 할미꽃에서 자연의 거친 힘을 보았다는 그의 작품 ‘별을 보여드립니다-붉은 땅’은 붉게 표현된 바탕에서 생명이 솟아나는 듯하다. 작가 김호득은 “먹으로 정신과 물질을 다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40년 넘게 검은 먹과 씨름해 왔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먹과 묵의 어둠과 깊음이 주는 다양함을 찾기 위해 꾸준히 탐구해 왔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먹으로 그어 내는 일필휘지로 하얀 여백 위에 검은 먹의 자취를 힘차게 표현한 작품 ‘겹-사이’ 연작을 선보였다.  1980~90년대 수묵 인물화와 도시 풍경을 그리며 전통 회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한 작가 조환은 수묵의 기본이 되는 먹을 다시 바라보자고 마음먹었다가 아예 그것을 “버리고 자유로워졌다”고 말한다. 그는 먹과 붓 대신 용접기, 철판과 같은 비수묵적 재료를 집어들고 수묵의 오묘한 세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철로 만든 거친 황톳빛 나룻배와 대형 병풍처럼 글을 새긴 철판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배는 어지러운 세상을 넘어 피안의 극락정토를 갈 때 타는 반야용선(般若龍船)이고, 녹슨 철 병풍에 쓰인 글은 당나라 서예가 장욱(張旭)이 쓴 반야심경 구절을 철판에 페인트로 임서하고 오려 낸 것이다.  중국인 작가 두 명은 중국 현대미술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985년 이후 급속하게 변화한 현대 중국 사회에서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해 온 인물들이다. 장위는 1991년부터 오른쪽 검지 끝에 물감이나 물을 묻여 종이 표면에 남기는 지인(指印)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흰색 종이에 물을 묻혀 올록볼록 요철처럼 만든 작품과 붉은색 물감을 옅게 만들고 무작위로 찍어 나간 작품을 선보인 그는 “이전의 중국화 제작 방식은 현대사회에서 갈 곳을 잃게 됐다. 전통적인 재료를 가지고는 예술의 근원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해 붓과 먹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작가 웨이칭지는 별로 가득 찬 미국 영화사 파라마운트사(社)의 로고 위에 자신의 서명을 적고 중국을 상징하는 오성기를 정상에 꽂은 작품과 스포츠 상표 퓨마의 로고와 자동차 재규어의 상징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전통적인 수묵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동시대와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양문화의 급격한 유입에 대한 개인적인 거부감과 사회적 요소를 작품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서울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거시와 미시: 한국과 대만 수묵화의 현상들’은 한국과 대만의 동시대 수묵화를 조명하고 있다. 각각 고유하면서도 서로 동질적인 역사와 사회적 배경을 갖는 두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담긴 역동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동아시아 공통의 오랜 역사를 갖는 수묵화 분야에서 각각 역사, 지리적 차이를 바탕으로 발전한 특유의 흐름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신영상, 김호득, 김희영, 임현락, 정용국, 리이훙, 리마오청, 양스즈, 황보하오 등 9명의 작가가 출품한 수묵화 37점이 전시된다. 오는 2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상아에서 지문 채취’ 신기술 개발… ‘밀렵꾼 사냥’ 나선다

    ‘상아에서 지문 채취’ 신기술 개발… ‘밀렵꾼 사냥’ 나선다

    영국 연구진이 밀수되는 상아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방식을 통해 ‘밀렵꾼 사냥’에 나설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매년 아프리카에서 상아 채취를 위해 밀렵당하는 코끼리는 약 5만 마리. 밀렵을 없애기 위해 압수된 상아에서 밀렵꾼의 지문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시도된 바 있지만, 상아의 굴곡이 심하고 표면의 다공성(내부 또는 표면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상태) 때문에 지문 감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킹스칼리지런던대학과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등 유수의 대학과 런던 경찰청은 악조건 속에서도 밀렵꾼의 지문을 채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검정 가루를 입히는 전통적인 기법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특수 가루’를 이용한 것으로, 매우 미세한 입자들이 섞여 있는 이 가루가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지문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킹스칼리지런던대학의 과학수사전문가인 레온 배런 박사는“지난 10여 년 동안 상아의 길쭉하게 솟은 부분에서 자세하고 선명한 지문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설사 지문을 찾아내더라도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면서 “상아 위에 찍힌 지문을 완벽하게 감식해 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에 개발한 특수 가루는 지문이 상아에 찍힌 뒤 7일, 최대 28일이 지난 후에도 효과적으로 지문을 감식해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 특수 가루는 상아뿐만 아니라 코뿔소 뿔, 하마 또는 향유고래 이빨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밀렵꾼 검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갈수록 커지는 밀렵시장과 관련해 세계 각국은 다양한 첨단 장비를 활용해 밀렵꾼 수색에 돌입했다. 올해 초에는 상아의 DNA 채취 및 분석을 이용해 밀렵꾼들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을 역탐색하는 기술이 선보여진 바 있고, 실제 이를 통해 불법 밀렵이 행해지는 아프리카와 탄자니아 인근의 두 지역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상아 등 불법 밀렵 물품 전용으로 활용될 특수지문감식 가루의 연구결과는 미국 학술지 전문 출판기업인 ‘엘스비어(Elsevier)가 출간하는 ’과학과 정의 저널‘(Science & Justice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 50개 늘어선 길이…태양 거대 ‘필라멘트’ 포착

    지구 50개 늘어선 길이…태양 거대 ‘필라멘트’ 포착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의 길게뻗은 '필라멘트'(filament)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관측위성 'SDO'(Solar Dynamics Observatory)가 포착한 태양의 필라멘트 현상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난 21일 태양의 모습을 담고있는 이 사진에서 필라멘트는 태양의 상단 부근에 대각선으로 길게 뻗어있다. 일반적으로 태양 표면은 뜨거운 플라스마 상태의 물질과 강력한 자기장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필라멘트나 홍염같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곧 필라멘트는 태양표면에서 폭발로 인한 물질이 위로 올라와 생긴 구불구불한 형태의 검은 띠를 말하며,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1주일까지도 이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촬영된 필라멘트의 크기다. 사진상으로는 짧은 대각선처럼 보이지만 지구를 나란히 50개 붙여놓은 규모라는 것이 NASA의 설명. NASA 측은 "관측위성 SDO의 극자외선 파장을 이용해 태양을 관측했으며 태양의 다른 지역보다 필라멘트는 더 어둡게 보인다" 면서 "이를 통해 태양의 온도 변화와 특성 등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고 밝혔다. 사진=NASA/SDO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카시니호,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속살’ 벗기다

    [아하! 우주] 카시니호,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속살’ 벗기다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가 내뿜는 얼음 분수 속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카시니는 엔셀라두스의 남극 부분에서 분출되는 얼음과 수증기 제트 속을 무사히 통과한 다음 첫 이미지를 보내왔다. 카시니는 이번 근접비행에서 촬영한 이미지들을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 보내올 예정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린다 스파일커 미션 프로젝트 연구원은 “카시니가 이번 초접근 비행에서 확보한 데이터들을 계속 보내오고 있는 중인데, 아직 가장 흥미로운 정보는 입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카시니의 가스 분석기와 먼지 샘플 채취기로부터 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몇 주일이 걸릴 것으로 에상되는 이 분석작업이 끝나면,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의 성분과 해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열수 현상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두터운 얼음 지각 아래 이 위성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바다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바다가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를 품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카시니의 근접비행이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에서 더욱 광범한 ​유기물질 분자를 탐지해내어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는 수증기를 분출하는 얼음 간헐천이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얼음 알갱이와 휘발성 화학물질을 시속 2,188km의 속도로 우주공간으로 뿜어내어 무려 80km 높이의 기둥을 만들어내고 있다. 카시니의 이번 초접근 비행은 엘셀라두스 남극 상공을 50km 거리에서 통과한 것이었다고 NASA 관계자가 밝혔다.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는 토성에 도착한 지 1년이 된 카시니 호에 의해서 2005년에 발견되었다. 엔셀라두스 표면에 ‘호랑이 무늬’로 알려진 곳으로부터 뿜어져나오는 100개 가량의 간헐천이 얼음 분수의 원천으로 밝혀졌다. 1.9km의 폭으로 갈라진 이 균열들은 위성의 화산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3조 5000억원)가 투입된 카시니-하위헌스 탐사계획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 이탈리아 우주국의 공동 프로젝트로, 1997년 10월 우주선이 지구에서 발사돼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은 카시니 궤도선과 하위헌스 탐사선 등 두 부분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중 하위헌스 탐사선은 2004년 12월 모선에서 분리돼 2005년 1월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표면에 착륙해서 배터리가 고갈될 때까지 한 시간 이상 데이터를 송출했다. 최초의 토성 궤도선인 카시니호는 2017년 임무가 끝나면 토성으로 추락해 파괴될 예정이다. 우주선의 방사성 물질이 혹시 엔셀라두스에 떨어져 바다를 오염시킬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모건 케이블 엔지니어는 “카시니는 외계 생명체 탐사 목적으로 제작된 우주선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강력한 생명 탐사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카시니호, 엔셀라두스 얼음분수 통과

    [아하! 우주] 카시니호, 엔셀라두스 얼음분수 통과

    -분출물에서 샘플 채취에 성공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가 내뿜는 얼음 분수 속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카시니는 엔셀라두스의 남극 부분에서 분출되는 얼음과 수증기 제트 속을 무사히 통과한 다음 첫 이미지를 보내왔다. ​ 카시니는 이번 근접비행에서 촬영한 이미지들을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 보내올 예정이다. "카시니가 이번 초접근 비행에서 확보한 데이터들을 계속 보내오고 있는 중인데, 아직 가장 흥미로운 정보는 입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고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린다 스파일커 미션 프로젝트 연구원이 밝혔다. 연구원들은 카시니의 가스 분석기와 먼지 샘플 채취기로부터 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몇 주일이 걸릴 것으로 에상되는 이 분석작업이 끝나면,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의 성분과 해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열수 현상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두터운 얼음 지각 아래 이 위성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바다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바다가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를 품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사 과학자들은 카시니의 근접비행이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에서 더욱 광범한 ​유기물질 분자를 탐지해내어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는 수증기를 분출하는 얼음 간헐천이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얼음 알갱이와 휘발성 화학물질을 시속 2,188km의 속도로 우주공간으로 뿜어내어 무려 80km 높이의 기둥을 만들어내고 있다. 카시니의 이번 초접근 비행은 엘셀라두스 남극 상공을 50km 거리에서 통과한 것이었다고 나사 관계자가 밝혔다. 엔셀라두스의 얼음 분수는 토성에 도착한 지 1년이 된 카시니 호에 의해서 2005년에 발견되었다. 엔셀라두스 표면에 '호랑이 무늬'로 알려진 곳으로부터 뿜어져나오는 100개 가량의 간헐천이 얼음 분수의 원천으로 밝혀졌다. 1.9km의 폭으로 갈라진 이 균열들은 위성의 화산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3조 5천억원)가 투입된 카시니-하위헌스 탐사계획은 미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국(ESA), 이탈리아 우주국의 공동 프로젝트로, 1997년 10월 우주선이 지구에서 발사돼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은 카시니 궤도선과 하위헌스 탐사선 등 두 부분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중 하위헌스 탐사선은 2004년 12월 모선에서 분리돼 2005년 1월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표면에 착륙해서 배터리가 고갈될 때까지 한 시간 이상 데이터를 송출했다. 쵳초의 토성 궤도선인 카시니 호는 2017년 임무가 끝나면 토성으로 추락해 파괴될 예정이다. 우주선의 방사성 물질이 혹시 엔켈라두스에 떨어져 바다를 오염시킬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모건 케이블 엔지니어는 "카시니는 외계 생명체 탐사 목적으로 제작된 우주선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강력한 생명 탐사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해골’ 닮은 소행성, 지구 스쳐 지나간다

    [우주를 보다] ‘해골’ 닮은 소행성, 지구 스쳐 지나간다

    할로윈 데이를 기념한 우주 암석?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가 독특한 외형을 가진 소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015 TB145’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약 50만㎞ 떨어진 곳에서 시속 12만 5000㎞의 빠른 속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우주암석이 태양 주위를 돌던 ‘죽은 혜성’(dead comet)으로 보고 있다. ‘죽은 혜성’은 휘발성 물질들을 모두 소모해 태양 가까이에서도 빛이 나지 않는 암석을 뜻하며 시간이 지나면 소행성으로 변화한다. 이 소행성은 오랜 시간 태양과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더 이상 가스와 먼지를 방출하지 않는다. 직경 600m 정도 크기의 ‘2015 TB145’가 특별한 점은 마치 해골을 닮은 듯한 외형이다. 표면에 여러 개의 움푹 들어간 지형이 보이며, 이것이 사람의 두개골을 연상케 하는 것.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 있는 적외선천문대에서 지난 10일 처음 관찰된 이 소행성은 지구와 달 거리의 1.3배의 거리에서 이동하고 있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지난 10년간 지구 주위에서 관찰된 ‘가장 근거리의 소행성’임에도 불구하고, 약 50만㎞에 달할 때 까지 발견하지 못한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18년 9월, 또 다른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0,01%의 충돌 가능성을 염두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지난 1월과 3월, 소행성 ‘2004 BL86’과 ‘2014 YB35’가 각각 지구 가까이 스쳐 지나갔으나 충돌은 없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해골 소행성’ 2015 TB145는 한국시간으로 11월 1일 새벽 2시경 지구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토전쟁도 손들게 한 ‘첨단산업 비타민’ 희토류…자원전쟁 씨앗인가 기술혁명 상징인가

    영토전쟁도 손들게 한 ‘첨단산업 비타민’ 희토류…자원전쟁 씨앗인가 기술혁명 상징인가

    금속전쟁/키스 베로니즈 지음/임지원 옮김/반니/308쪽/1만 6000원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발생한 분쟁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해 영역 분쟁이 터진 지 17일 만에 돌연 일본이 항복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선언해 일본이 백기 투항한 것이다. 희토류가 무엇이길래 강대국 일본은 그토록 나약하게 꼬리를 내렸을까. ‘금속전쟁’은 당시 센카쿠 분쟁을 비롯해 희토류를 둘러싼 마찰과 확보 전쟁, 대안을 들춰내 흥미롭다. 희귀 금속의 특징을 짚고 이와 관련한 경제, 정치적 세계사와 미래상을 소개한 흐름이 독특하다. 희토류는 란타넘계열 15개 원소(란타넘, 세륨,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프로메튬, 사마륨, 유로퓸,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홀뮴, 에르븀, 툴륨, 루테튬, 스칸듐)와 이트륨 등을 합친 17개 원소를 가리키는 과학 용어다. 매장량이 적어 희귀하고 일일이 나누기 번거로워 이들 원소를 합쳐 희토류라 부른다. 지난 30년간 현대산업에서 귀중한 자원으로 부상해 ‘21세기의 석유’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전 세계에서 해마다 10억개가량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광섬유 케이블 코팅제, 헤드폰, 하드드라이브,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희토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구 표면에 적당량이 골고루 분포돼 있지만 채취에 적당할 만큼 집중된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발견하더라도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높은 수요에 비해 정제, 가공 과정이 매우 어려워 ‘귀한 몸’ 대접을 받는다. 저자는 이 대목에 주목한다. 희소성으로 인한 ‘자원전쟁 씨앗’으로서의 희토류를 부각시켰다. 지난 10년간 콩고는 희토류를 둘러싼 종족 간 전쟁으로 황폐해졌고 5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은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활동을 벌일 때 지질학자들을 파견했는데 그들의 임무는 희소 금속의 매장량을 추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과 수출에서 독보적이다. 전 세계 매장량의 3분의1을 보유하고 있고 광산과 정제 시설 대부분을 갖고 있어 희토류 시장 거래 상품의 97%를 공급한다. 중국 의존성은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자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모든 사안들에 희토류 수출 카드를 꺼내 들기 일쑤다. 그러면 독점으로 인한 마찰을 피하기 위한 대안은 없을까. 저자는 남극과 그린란드, 그리고 광산 폐기물인 이른바 ‘붉은 진흙’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메이카를 대안으로 우선 지목한다. 실제로 남극 대륙 곳곳에서 천연자원 공급량 조사와 평가를 명목으로 15개 이상의 국제 연구기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4000명의 과학자가 상주하고 있다. 물론 그 ‘대안의 땅’에서도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함을 염려한다. 미국, 영국을 비롯한 12개국이 남극 땅 일부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은 1991년 그린피스 주도하에 맺어진 ‘마드리드 의정서’ 때문에 금전적 이득을 위한 탐사와 채굴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조약 개정이 예정된 2048년쯤 조약이 폐기되거나 크게 변경되면 지금과는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경금속 회사는 2013년 자메이카 정부와 손잡고 ‘붉은 진흙’ 가공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금 지구촌 에너지의 대종을 이루는 화석연료처럼 희토류도 언젠가는 고갈될 게 뻔하다. 그래서 각국은 그 대안으로 소행성 등 우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저자는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환경, 인간의 삶, 정치적 동맹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다가올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예고한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금속의 샘물이 다 말라 버릴 때 20세기, 21세기의 기술 진보를 흥청망청 낭비해 버려 생태학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방향으로 접어들거나 필요한 금속을 얻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끔찍한 미래를 맞게 될지, 아니면 금속 고갈에 대비해 평화로운 해법을 찾아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 자산을 제대로 투자할 능력이 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우주를 보다] 태양의 ‘필라멘트’ 포착… “지구 50개 늘어선 길이”

    [우주를 보다] 태양의 ‘필라멘트’ 포착… “지구 50개 늘어선 길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의 길게뻗은 '필라멘트'(filament)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관측위성 'SDO'(Solar Dynamics Observatory)가 포착한 태양의 필라멘트 현상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난 21일 태양의 모습을 담고있는 이 사진에서 필라멘트는 태양의 상단 부근에 대각선으로 길게 뻗어있다. 일반적으로 태양 표면은 뜨거운 플라스마 상태의 물질과 강력한 자기장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필라멘트나 홍염같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곧 필라멘트는 태양표면에서 폭발로 인한 물질이 위로 올라와 생긴 구불구불한 형태의 검은 띠를 말하며,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1주일까지도 이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촬영된 필라멘트의 크기다. 사진상으로는 짧은 대각선처럼 보이지만 지구를 나란히 50개 붙여놓은 규모라는 것이 NASA의 설명. NASA 측은 "관측위성 SDO의 극자외선 파장을 이용해 태양을 관측했으며 태양의 다른 지역보다 필라멘트는 더 어둡게 보인다" 면서 "이를 통해 태양의 온도 변화와 특성 등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고 밝혔다. 사진=NASA/SDO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반다리 네팔 첫 여성 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반다리 네팔 첫 여성 대통령

    29일 네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비디아 데비 반다리(54)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간 나가릭데일리 등 현지 언론들은 반다리 당선자를 가리켜 남성 중심 사회의 장벽을 깬 유일한 네팔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 하원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으로 뽑혔다. 온건 좌파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부총재를 6년째 맡아 온 반다리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여성 인권 신장이 꼽힌다. 지난 20일 채택된 네팔 새 헌법에서 여성 권리를 명문화한 게 그의 작품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601명의 제헌의회 의원 가운데 3분의1가량이 여성으로 채워졌고, 대통령과 부통령 가운데 한 자리도 여성에게 할당됐다. 아울러 2007년 1월 왕정 폐지 이후 급격한 정권 교체를 겪어 온 네팔에서 반다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을 추종하는 급진 좌파 견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18세 때 공산당 학생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나 본격적 활동은 1993년 남편인 마단 반다리 전 네팔공산당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남편의 지역구였던 수도 카트만두에서 전 총리를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2010년 국방장관에 올랐다가 2013년 총선에선 제2차 제헌의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다. 반다리는 같은 날 새 총리에 선출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63) 네팔공산당 총재와 정치적 동반자 관계다. 왕정 폐지 이후 임시 헌법과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네팔에선 표면상 국가수반은 대통령이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총리와 내각에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지구 50개 늘어서는 길이…태양 ‘필라멘트’ 포착

    지구 50개 늘어서는 길이…태양 ‘필라멘트’ 포착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의 길게뻗은 '필라멘트'(filament)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관측위성 'SDO'(Solar Dynamics Observatory)가 포착한 태양의 필라멘트 현상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난 21일 태양의 모습을 담고있는 이 사진에서 필라멘트는 태양의 상단 부근에 대각선으로 길게 뻗어있다. 일반적으로 태양 표면은 뜨거운 플라스마 상태의 물질과 강력한 자기장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필라멘트나 홍염같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곧 필라멘트는 태양표면에서 폭발로 인한 물질이 위로 올라와 생긴 구불구불한 형태의 검은 띠를 말하며,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1주일까지도 이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촬영된 필라멘트의 크기다. 사진상으로는 짧은 대각선처럼 보이지만 지구를 나란히 50개 붙여놓은 규모라는 것이 NASA의 설명. NASA 측은 "관측위성 SDO의 극자외선 파장을 이용해 태양을 관측했으며 태양의 다른 지역보다 필라멘트는 더 어둡게 보인다" 면서 "이를 통해 태양의 온도 변화와 특성 등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고 밝혔다. 사진=NASA/SDO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7면> 네팔 첫 여성 대통령 반다리는 누구

    17면> 네팔 첫 여성 대통령 반다리는 누구

     28일(현지시간) 네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비디아 데비 반다리(?사진?·54)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간 나가릭데일리 등 현지 언론들은 반다리 당선자를 가리켜 남성 중심 사회의 장벽을 깬 유일한 네팔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6년째 온건 좌파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부총재를 맡아온 반다리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여성 인권 신장이 꼽힌다. 지난 20일 채택된 네팔 새 헌법 입안 과정의 여성 권리 명문화가 그의 작품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601명의 제헌의회 의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여성으로 채워졌고, 대통령과 부통령 가운데 한 자리도 여성에게 할당됐다.  아울러 2007년 1월 왕정 폐지 이후 급격한 정권 교체를 겪어온 네팔에서 반다리는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급진 좌파 견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처럼 남편의 후광을 입은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18세 때 공산당 학생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나 본격적 활동은 1993년 남편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시작됐다. 남편인 마단 반다리 전 CPN-UML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두 자녀의 평범한 어머니였던 반다리는 정치에 투신했다.  이듬해 남편의 지역구였던 수도 카트만두에서 전 총리를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CPN-UML 부총재를 맡아 당내 기반을 넓혔고, 2010년 국방장관이 됐다. 2013년 총선에선 제2차 제헌의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다.  반다리는 같은 날 새 총리에 선출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63) CPN-UML 총재와 정치적 동반자 관계다. 왕정 폐지 이후 임시헌법과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네팔에선 표면상 국가 수반은 대통령이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총리와 내각에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통 깬 영국 상원, 저소득층 증세 막았다

    전통 깬 영국 상원, 저소득층 증세 막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와 상원 의원들의 ‘세금전쟁’이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상원은 관습을 깨고 정부가 발의한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 법안을 이례적으로 부결시켜 보수당 정부의 일방적 복지 축소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보수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은 재논의를 거쳐 다시 법안을 상원에 올릴 계획이지만 2002년과 2008년 정부의 인간배아복제 법안과 테러 용의자 구금 연장 법안에 상원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시킨 바 있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상원이 44억 파운드(약 7조 6000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전날 표결에 부쳐 307대277로 부결했다고 전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에서 노동당의 패트리시아 홀리스 상원 의원은 “(저소득 가구에) 성탄절을 앞두고 선물은 주지 못할망정 연간 1300파운드(약 225만원) 넘게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편지를 보낼 순 없다”며 법안 연기를 호소했다. 비선출직인 소수 세습귀족과 법관 등으로 구성된 상원은 관례상 정부 법안을 수정할 수 있어도 부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원은 이번 감세 축소안이 법령이 아닌 위임 입법안이기에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극빈층 보호에 앞장서 온 영국의 전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자존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헌법의 관례가 깨졌다”며 위헌 논란에 불을 지폈고,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상원은 지난 21일 정부가 내놓은 세금 공제 축소 법안 상정을 보류하면서 선전포고를 했다. 캐머런 총리가 직접 상원 공청회에 출석해 세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마이동풍이 된 셈이다. 보수당 정부가 여론의 역풍을 무릅쓰고 칼을 빼든 것은 표면적으론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다. 노동당 정부 때 입안된 세금 공제 탓에 연간 300억 파운드(약 52조원)의 부담이 지워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국의 국가 부채는 1조 4800억 파운드(약 2566조원)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80%가 넘는다. 세금 공제 축소는 보수당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재정의 핵심이지만 노동계급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말았다. 저소득 다자녀 가구 감면과 25세 이상 저소득 노동자 감면을 없애는 데 무게를 두면서 연간 300만 가구가 넘는 저소득층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세 부과를 면제해 온 최저 소득 구간을 현행 6420파운드(약 1113만원)에서 내년 4월까지 3850파운드(약 668만원)로 줄이기로 했고, 공공노조는 저소득 가구당 연간 1500파운드(약 26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이라며 맞섰다. 보수당 내에서조차 “국민을 빚더미에 몰아넣을 순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당의 반격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은 지난 7월 보수당 정부의 130억 파운드(약 22조 5400억원) 규모의 복지 예산 축소안을 무기력하게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시민단체와 학생들의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이어졌지만 해리엇 하먼 당시 노동당 임시 대표는 기권을 종용했다. 앞선 총선에서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내준 탓이다. 그러나 지난달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 대표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빈 대표는 “정부의 복지 축소에 제동을 걸 것”이라 공언했고, 첫 실력 행사에 나섰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현재로선 ‘세금 전쟁’의 승자는 노동당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인세율은 인하하면서 복지예산을 줄이는 정부의 반서민·친기업적 행태를 여론의 도마에 올려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공들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글로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공들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글로벌’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시 중심가의 인민대회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5일부터 국빈방문 중인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을 만나 웃음꽃을 피우며 환담했다. 시 주석은 “두 나라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은 네덜란드 등 많은 나라들과 함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개방된, 윈윈을 위한 금융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알렉산더르 국왕은 “네덜란드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지지하고 중국 주도의 AIIB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그가 중국 정부의 새 경제구상인 ‘일대일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네덜란드는 올해 말 공식 출범하는 AIIB의 57개 창립 회원국 중 하나다. 시 주석과의 회동을 마친 알렉산더르 국왕은 산시성 옌안(延安)의 황토고원 일대 등을 둘러보기 위해 베이징을 떠났다. 표면적 방문 이유는 10년 전 자신이 직접 심었던 나무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나 산시성 옌안의 황토고원은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9년 15세의 나이로 하방돼 22세까지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었던 곳이다. 시 주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동선(動線)이란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는 150여개의 기업의 250여명의 기업인들을 대동해 중국의 투자 유인 등 경제협력방안도 집중 논의했다. ●막대한 자금-소비력에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CEO들 중국에 잇단 추파  세계 주요국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속속 베이징을 찾아 중국과 ‘관시(關係) 맺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들어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과 장즈셴(張志賢) 싱가포르 부총리,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볼리비아 부통령 등 각국 지도자를 비롯해 팀 쿡 애플 CEO와 저커버그 CEO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베이징을 다녀간데 이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잇따라 방문해 중국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 추파를 던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막대한 자금력과 소비력 덕분이다. 지난해 중국인 1인당 소득이 7500달러를 넘어섰으며 2020년에는 1만 2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소득이 1만2000달러에 이르게 되면 세계은행(WB) 기준으로 고소득국가로 분류돼 중국에 본격적으로 소비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방문에 이어 오는 29~30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1월 2~3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각각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방문하는 29일은 중국 경제 5개년(2016~2020년) 청사진이 그려지는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 마지막 날이어서 중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중전회가 끝나는 어수선한 시기에 중국이 굳이 독일 총리를 맞는다는 건 독일과 중국 경제가 한 배를 탔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CEO를 대동하고 회사의 중국 현지 공장을 방문한 바 있는 메르켈 총리는 이번에도 폭스바겐의 마티아스 뮐러 신임 CEO를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배기가스 조작 사태가 중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폭스바겐은 메르켈 총리와의 방중 일정을 위해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당기기도 했다. 메르겔 총리의 방중 이후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1월 2~3일에 중국을 방문한다. 올랑드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서 프랑스와 중국 간의 관광과 항공 부문 협력을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 24조원 경협 맺은 영국’ 티베트 독립 반대’ 천명 물론 중국과 관시 맺기에는 영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3월 서방 국가 중에는 처음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선언으로 중국에 확실한 점수를 딴 영국은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취임 직후부터 경제난 극복을 위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캐머런 총리는 2010년 11월에 이어 2013년 12월 최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 간의 투자협정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영국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런던에 위안화 청산결제거래소를 설치하는 것을 포함해 140억 파운드 (약 24조 300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체결했다. 캐머런 정부는 중국을 영국 경제 회복과 성장의 파트너로 삼기 위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3월 초에는 윌리엄 왕세손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시진핑 주석을 런던으로 국빈 초청해 극진한 대접을 했다. 시 주석은 엘리자베스 2세 부부와 함께 영국 왕실의 황금빛 마차에 올라타고 버킹엄 궁전으로 이동했다. 이 마차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타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영국이 시진핑 주석에 대해 특별한 대우를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중국은 영국과 400억 파운드에 이르는 무역·투자 협정에 서명해 통 크게 화답했다.  글로벌 기업 CEO들도 중국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쿡 애플 CEO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중국을 방문해 ‘중국인들의 환심사기‘에 올인했다. 쿡 CEO는 지난 21일 극심한 스모그를 뚫고 중국 만리장성(萬里長城)에 올라 촬영한 자신의 사진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려 화제가 됐다. 특히 그는 웨이보를 통해 “중양절(重陽節·음력 9월 9일)을 맞아 다시한번 중국에 오게돼 매우 기쁘다“며 ”새벽 만리장성에 등반해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은 더할나위없이 좋다”고 밝혔다. 중국인도 잘 모르고 지나가는 중국 전통 명절을 챙긴다는 사실은 그만큼 중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쿡 CEO의 중국 방문은 24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 문을 여는 중국내 24호 애플스토어 개장식을 주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에는 중국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웨이보 계정을 개설하고 중국어로 직접 인사말을 올렸다. 그러자 불과 1시간 만에 20만 명의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 쿡 이어 저커버그 방중... 칭화대서 중국어로 강의, 중국 청중에 감동줘  쿡 CEO에 이어 저커버그 CEO는 24일 오후 베이징 칭화(淸華)대 경제관리학원에서 22분간 중국어로 강연했다. 특유의 회색 후드티 차림으로 강단에 오른 그는 원고 없이 시작했다. 저커버그 CEO는 2004년 페이스북 창업 당시를 회상하며 “인터넷에선 어떤 물건이든 찾을 수 있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 바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창업하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며 “알고 보니 중국의 ‘알리바바’나 ‘샤오미’의 창업 동기도 나와 같더라”고 덧붙였다.종종 말을 멈추거나 문법적 실수를 드러내는 등 유창한 실력까지는 아니었지만 1년 전보다 한결 향상된 실력으로 청중들을 감탄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 보도했다. 그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칭화대 강연 동영상은 270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15억 이상의 가입자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거대 시장 중국 내 접속은 공식적으로 차단된 상태이다. 그는 강연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 알려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진시황릉 병마용갱(秦始皇陵 兵馬俑坑)에 들러 주변 일대를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상상력,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다

    상상력,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다

    무인자동주유소, 다중채널TV, 지문 인식 시스템, 화상통화….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30년 전만 해도 ‘가능할까’라며 머릿속에만 있던 기술들이다. ‘상대성이론’을 만들어 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다. 나는 그 상상력을 자유롭게 이용한 예술가”라며 ‘상상력’을 찬양했다.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과학의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상상력’이었다. 상상력은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그려 내고 그 미래로 향해 갈 수 있도록 현실을 이끌고 있다. ●1985년 ‘백 투 더 퓨처’의 2015년 지난 21일은 1985년 개봉한 SF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와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가 타임머신 ‘드로리안’을 타고 도착한 30년 뒤 미래의 바로 그날이었다. 미국에서는 ‘백 투 더 퓨처 데이’를 맞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띄우고 ABC방송 ‘지미 키멜 라이브쇼’에서는 맥플라이와 브라운 박사가 드로리안을 타고 등장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회자 키멜이 “인류는 아직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발명하지 못했고, 중동 지역 평화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하자 맥플라이는 “2015년 정말 짜증 나”라고 반응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던져 주기도 했다. 1985년 1편을 시작으로 1989년 2편, 1990년 3편까지 영화 ‘백 투 더 퓨처’는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로 인간의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한 SF의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백 투 더 퓨처 2’에 등장하는 수많은 2015년의 기술 중 무인자동주유소, 다중채널TV, 지문 인식 시스템, 화상통화 등은 이미 실현되기도 했다. 나는 호버보드, 자동 건조 점퍼, 가정 내 과일 재배 기술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거나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SF는 과학적 상상력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장르이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SF에 대해 관심이 많다.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SF는 대중이 과학에 좀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해 주는 수단”이라며 “프로이트가 꿈을 과학의 영역으로 들여오면서 신경과학자들은 잠과 꿈의 본질 및 실체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타인의 꿈에 접속해 정보를 빼낸다는 영화 ‘인셉션’ 같은 경우 꿈과 가상현실에 대한 과학적 발견을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근사하게 시각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100년을 앞선 쥘 베른의 상상력 현대 SF는 프랑스 대중문학가 쥘 베른에서 시작됐다. 최초의 SF영화인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 특수 효과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 디즈니 스튜디오의 ‘해저 2만리’ 등은 모두 베른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베른의 ‘지구 속 여행’, ‘지구에서 달까지’, ‘달나라 탐험’ 등은 상상력 못지않게 사실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른이 활동했던 19세기 중후반은 과학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과학 낙관주의’가 팽배해 있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갖가지 과학논문과 잡지가 창간되는 등 일반인들도 최신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 덕분에 베른은 잠수함, 입체영상, 해상도시, 텔레비전, 우주여행, 투명인간 등의 개념을 사상 최초로 제안했다. 베른은 1867년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작품을 통해 달 탐사에 대한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0년 뒤인 1969년 7월 20일 미국 아폴로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내디뎠다. 상상력이 과학기술을 끌어낸 대표적 사례다. 필립 K 딕이 1950년대 초에 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에는 멀티터치가 가능한 투명 디스플레이, 자동운전차, 망막 스캔기술, 보행자 맞춤형 광고기법 등 조만간 실현 가능한 기술들이 가득 차 있다. ●국내서도 SF영화제 개막 외국에서 SF는 많은 사람에게 폭넓게 사랑받는 분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장르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과천과학관은 2009년부터 ‘SF과학영화제’를 열어 SF영화를 통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는 ‘가상과 현실 사이’라는 주제로 27일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 6일간 경기도 과천과학관에서 열린다. 인간의 꿈이나 무의식에서 비롯된 가상현실은 이제 SF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김상욱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가상현실과 현실에 대한 질문을 가장 충격적으로 던진 SF영화인 ‘매트릭스’는 이 세상이 사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가상현실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에서 시작하는데 과학과 철학의 근본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이런 질문은 양자물리학의 세계에서 유효한데 영화를 통해 이 세상이 물리학적으로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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