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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패니스 온리’ 내건 日식당들...코로나 편승 외국인 혐오 확산

    ‘재패니스 온리’ 내건 日식당들...코로나 편승 외국인 혐오 확산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진 대학생들에게 최대 20만엔(약 210만원)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는 제도를 지난 5월 시작했다. 그러나 조선총련 계열의 조선대학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에서 규정한 정식 대학이 아닌 ‘각종학교’에 해당하기 때문이란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진의는 재일한국인 차별에 있었다. 이에 이타가키 류타 도시샤대 교수 등은 지난달 30일 도쿄 중의원 회관에서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교수 709명이 서명한 의견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일본 사회 곳곳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외국인 손님은 받지 않는다는 ‘재패니스 온리’ 마크 부착 식당이 생겨나는 등 일상에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외국인 배척을 부추기는 이른바 ‘관제 헤이트’도 늘어나고 있다. 신규 감염자 수치를 발표하면서 “70~80%가 외국 국적자로 보인다”고 밝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한 군마현, 유치원에 코로나19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는 대상에서 빼버린 사이타마시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일본인에 대해서는 해외 입국을 허용하면서 외국인은 영주권을 갖고 있는 경우조차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이유로 입국을 불허해 왔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인권침해와 차별이라고 크게 비판받았다. 인력난을 해소할 목적으로 외국인 수용 문호를 확대해 자국 내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대폭 늘려 놓고도 코로나19 이후 직장을 잃고 출입국 제한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이들에 대한 배려는 사실상 전무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중국 창어 5호 탐사선 달 표면에 착륙, 암석 수집 나선다

    중국 창어 5호 탐사선 달 표면에 착륙, 암석 수집 나선다

    중국이 일주일 전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1일 밤 11시쯤 달 표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국가우주국(CNSA)이 밝혔다.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오전 4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우주발사장에서 최신 운반로켓 창정(長征) 5호 야오(遙)-5에 실린 채 발사됐다.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고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년 사이 세 번째 우주 탐사 계획에 나선다. 이날 달 착륙 모습은 일주일 전 발사 때와 달리 생중계하지 않고 착륙 뒤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녹화 중계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수석 과학 담당 토머스 저부첸은 국제적인 연구 공동체가 어느 나라가 달에서 뭔가를 가져오든 궁극적으로 이것을 공유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달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는 1960~1970년대 미국과 옛 소련 이후 40여년 만이며, 중국은 미국과 옛 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임무 수행에 도전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달에서 샘플을 가져온 것은 1976년 옛 소련의 루나 24호의 200g이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창어 5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인류가 찾지 않았던 달의 ‘폭풍의 바다’ 지역에서 2㎏의 샘플을 모으게 된다. 이에 견줘 미국은 1976년 170g을 시작으로 아폴로 탐사 전체를 통틀어 달에서 382㎏의 암석과 토양들을 지구에 가져왔다. 두 나라가 가져온 샘플을 합쳐도 400㎏이 채 되지 않았다. 적어도 30억년 전의 비밀을 품은 것이 달의 암석들인데 이번에 창어 5호의 무인 탐사선은 13억년 전에 화산 분출이 있었던 달 북위 40도의 화산 지대 `몽스 륌케르‘(Mons R?ker)에서 토양 샘플을 수집한다.중국은 2013년 처음 달 착륙에 성공한 뒤 10년 안에 달에서 샘플을 가져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창어 5호 탐사를 통해 달의 화산 활동이 얼마나 오래 이어져 태양 방사선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자기장이 언제 소멸됐는지 규명하길 기대하고 있다. 달 샘플 수집은 며칠 밖에 걸리지 않아 창어 5호는 네이멍구 초원으로 귀환하게 된다. 소행성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일은 일본이 앞서 있다. 지난해 4월 지구에서 3억 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탐사선 ‘하야부사2’가 시료를 채취했으며 올해 12월 귀환한다. 앞서 또 다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1’도 2010년 미립자 1500개를 갖고 지구로 돌아온 바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00㎏짜리 ‘바다의 로또’ 용연향 주운 어부, 35억원 횡재

    100㎏짜리 ‘바다의 로또’ 용연향 주운 어부, 35억원 횡재

    태국의 한 평범한 어부가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을 주워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았다. 나리스 수완나상이라는 이름의 60세 태국 어부는 얼마 전 남부 나콘시 탐마랏의 해변을 걷던 중 흰색을 띠는 무언가가 파도에 부딪히며 씻겨나가는 것을 봤다. 당시 어부는 그것을 흰색의 커다란 바위라고 생각해 집 안으로 옮겼는데, 용연향으로 보인다는 가족의 의견을 들은 뒤 직접 테스트를 시작했다. 어부와 가족들이 ‘흰색 바위’의 표면을 라이터로 살짝 태우자 주변이 사향 냄새로 가득찼고, 어부는 자신이 주운 것이 용연향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용연향은 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로, 샤넬 등 고가 브랜드의 고급 향수 재료로 사용된다. 배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검은색을 띠는데, 질감은 부드럽지만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 검은색은 점차 연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지며 좋은 향이 난다. 바다 위를 오래 떠다닌 용연향일수록 향이 좋으니 그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급 용연향은 500g당 20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팔려나간다. 이 때문에 ‘바다의 로또’, ‘바다의 황금’, ‘해신(海神)의 선물’이라고도 불린다. 우연히 용연향을 발견한 60대 어부에게 찾아온 더 큰 행운은 해당 용연향이 역대 최고 크기를 자랑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리스가 발견한 용연향의 무게는 약 100㎏에 달한다. 지난해 태국에서 발견된 17㎏의 용연향이 무려 한화 8억 원에 달하는 가격에 팔려나간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행운을 얻은 것이다. 현지 언론은 해당 용연향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며, 최고 등급을 받는다면 1㎏당 96만 바트에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달 급여가 2만 여 바트(한화 약 74만원)에 불과한 어부 나리스는 100㎏의 용연향으로 무려 35억 원이 넘는 돈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나리스는 “소문을 들은 한 사업가가 용연향을 사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면서 “나는 용연향을 도둑맞을 것이 두려워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 표면에 지구 그림자…오늘(30일) 초저녁 ‘반영월식’ 일어난다

    달 표면에 지구 그림자…오늘(30일) 초저녁 ‘반영월식’ 일어난다

    오늘(30일) 초저녁,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동녘에 떠오른 보름달이 평소보다 약간 어두워져 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한국에서의 월출 시간은 5시 13분이지만, 이미 반영월식이 시작된 지 정확히 43분이 지난 무렵이기 때문이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렬로 늘어섰을 때 지구 그림자에 달이 들어오는 현상을 말하는데, 반영월식은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가 아닌 반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천문현상으로,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를 관측할 수 있다. 이날 반영월식 최대는 오후 5시 42분께 관측될 것으로 예상한다. 월출 후 불과 30분 만에 일어나므로, 자칫 신경 쓰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더욱이 반영월식의 달은 보름달의 평소 밝기보다 약 10% 덜 밝게 보일 뿐이므로 반영월식인지 못 알아챌 수도 있다. 식의 종료는 8시 55분이다. 식의 최대는 달이 지구 반그림자에 83% 정도 잠기는데, 식이 진행됨에 따라 달의 색조가 미묘하게 변화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관측 포인트다.보름달은 29.5일마다 발생하며, 매년 12~13번의 보름달이 우리를 찾아온다. 옛날 아메리카 원주민은 율리우스나 그레고리력처럼 태양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른 역법을 사용하지 않고, 달의 위치와 모양 변화를 이용한 음력 체계를 사용했다. 그리고 시기별로 일어나는 현상들과 밀접하게 연관지어 보름달마다 특별한 이름을 붙였는데, 이번 11월의 보름달은 비버가 댐을 짓는 달이라 비버 달(Beaver Moon)이라 부르며, 첫 서리가 내린다 하여 서리 달(Dying Grass Moon)이라 부르기도 한다.참고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붙인 보름달 이름을 소개하자면, 1월은 굶주린 늑대들의 울음이 들리는 울프 문(Wolf Moon), 2월은 눈이 많이 내리는 눈 달(Snow Moon), 3월은 기온이 따뜻해지며 지렁이가 나타나고 새가 먹이를 찾는 웜 문(Worm Moon), 4월의 보름달은 분홍 잔디 꽃이 피는 핑크문(Pink Moon), 6월은 딸기를 수확하는 딸기 달(Strawberry Moon), 7월은 선더 문(Thunder Moon), 또는 수사슴의 뿔이 완전히 자라는 시기라 풀 벅 문(Full Buck Moon)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8월은 철갑상어를 잡는 철갑상어 달(Sturgeon Moon), 9월은 옥수수 달(Full Corn Moon), 10월은 추수 달(Harvest Moon) 또는 사냥의 달(Hunter`s Moon), 12월은 추운 달(Cold Moon)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현장] “시끄럽다 이놈아” 전두환, 이순자와 함께 광주로

    [현장] “시끄럽다 이놈아” 전두환, 이순자와 함께 광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씨가 30일 피고인 신분으로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로 출발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2분 부인 이순자(82)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타 광주로 출발했다. 전씨는 이날 검정 양복과 중절모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함께 나왔다. 전씨는 승용차에 타기 전 자택 앞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손 인사를 했다. 이때 자택 앞에 있던 시위대가 ‘전두환을 법정구속하라’, ‘전두환은 대국민 사과하라’고 외치자 전씨는 시위대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다 경호원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올라탔다. 전씨는 시위대에게 “시끄럽다 이놈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전씨의 자택 앞에는 아침 일찍부터 경찰과 취재진 등 100여명이 모였다. 시위와 촬영을 겸한 유튜버 몇 명을 제외하고는 시민단체 회원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경찰은 자택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양측 간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의 1심 선고는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은 표면적으로는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하고 증언한 사제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것이 사자(死者)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광주 전일빌딩 감정 결과와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자국민을 향한 군의 헬기 사격을 국가 기관이 다시 한번 판단하는 기회이자 사실상 5·18과 관련한 전씨의 마지막 사법 처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폭발 위험 줄인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성큼

    폭발 위험 줄인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성큼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는 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에 도달했으며 폭발과 화재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폭발, 화재 위험이 없고 용량도 더 큰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설계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박상백 박사와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신현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전고체 전지의 고체 전해질과 전극 사이 표면저항을 낮출 수 있는 소재 설계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실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늦추는 걸림돌 하나를 넘어서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리튬 전지와 달리 전해질을 비롯해 모든 전지 구성요소를 고체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폭발과 화재 가능성도 낮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밀도 역시 리튬 전지의 2배 이상이기 때문에 전기차나 ESS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지이다. 연구팀은 고체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표면 저항은 소재의 결정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상백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고체 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소재 설계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활용하면 전기자동차와 ESS 상용화를 위한 중대형 2차전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 고구려 고분 유적1966년 1만1280기… 현재 6854기만 남아1~2세기 계장식·3세기 계단식 적석총 발전최종단계 모습 갖춘 ‘장군총’ 형식 완성北 “장수왕”… 南 “광개토왕” 묘주 이견200t 횡압 견딘 정교한 기술로 원형 유지적절한 거대함에 정교한 세부기법 백미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국내성이 있던 곳이다. 왕국의 수도는 성곽과 왕궁과 왕릉을 갖추어야 한다. 퉁고우(通溝)성이라 부르는 성곽이 바로 고구려 도성의 성곽이며, 시정부 청사 부근이 왕궁 터다. 그리고 십여기의 대형 왕릉이 산재하고, 그 최후의 완성작인 장군총이 우뚝 서 있다. ●국내성, 묘분총릉으로 남은 도성 첫 수도 졸본성은 현재 랴오닝성 환런(桓仁)현 오녀산성으로 비정한다. 고구려라는 이름은 ‘고구리’에서 왔고, ‘높은(高) 고을(구리)’이라는 뜻이다. 첫 수도의 지형이 곧 나라 이름이 됐다. 도시국가적 성격이 강했던 고대의 국(國)이란 도성을 뜻하는 한자이며, 국내(國內)란 ‘도성 안’이라는 의미의 땅 이름이다. 2대 유리왕이 서기 3년에 천도한 국내성은 20대 장수왕이 427년 평양으로 천도할 때까지 425년간 수도였다. 평양 천도 후에도 평양성, 한성(황해도 재령 비정)과 함께 고구려의 큰 중심 도시로 군사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668년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은 형제 간의 권력투쟁에 밀려 국내성에 은신했고 당나라에 부역해 고구려 멸망에 앞장섰다. 이후로는 중국계 왕조의 영토가 되어 한국사의 범위에서 사라졌다.현존하는 국내성 일대의 중요한 유적은 거의 흔적만 남은 국내성과 환도산성의 성곽, 광개토왕비, 그리고 수많은 고분들이다. 고구려 고분은 1966년 조사 때 1만 1280기였는데, 1997년 통계는 6854기뿐이니 최근까지도 참담할 정도로 멸실되어 왔다. 600여년간 조성했던 고분들이 1400년 동안 파괴의 역사를 겪어 남은 것이 이 정도로, 전성기에는 최소 2만기 이상의 방대한 유적이었을 것이다. 5세기까지는 봉분을 돌로 쌓은 적석총, 그 이후는 흙으로 쌓은 봉토분으로 조성됐다. 국내성 일대에 현존하는 적석총, 즉 돌무지 무덤은 1700여기이며 추정 왕릉들은 모두 적석총이다. 무용총, 각저총 등 벽화로 이름 높은 무덤들은 돌방을 흙으로 덮은 봉토분들이다. 고고학에서 묘란 크고 작은 모든 무덤이며, 분총릉은 왕릉급 대형 무덤을 뜻한다. 그 가운데 매장자가 확실한 것은 릉, 매장자는 모르나 특징적인 유물이 출토된 것은 총, 매장자도 모르고 특징물도 없는 것은 분이라 부른다. 국내성 일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대형 무덤은 13기 정도인데 서대묘, 칠성산211호분, 장군총, 태왕릉 등으로 다양하고 혼란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크고 높은 왕릉을 만들기 위해 초기에 발달한 축조법은 계장(階墻)식이다. 급경사지에 기대어 높은 돌담을 쌓고, 점차 낮은 돌담을 덧붙여 쌓는 방법이다. 완공되면 마치 아랫단부터 쌓아 올린 피라미드와 같은 모습이 된다. 국내성 일대의 계장식 적석총은 1~2세기에 조성된 마선구 626호분, 칠성산 871호분 등이다. 3세기부터는 완만한 경사지나 평탄지에 아래부터 여러 석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계단(階段)식 적석총이 나타난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천추총, 태왕릉, 장군총에 이르러 그 형식을 완성했다. 이 세 무덤은 7~11단을 계단식으로 쌓았고, 중간 단에 돌방을 만들어 관을 안치했다. 또한 최상단 위에는 기와집을 세웠던 흔적이 있다. 계장식 적석총은 밑변 길이 40여m, 높이 5m 이상의 큰 규모였고, 장군총을 제외한 계단식은 더 커져 밑변 60여m, 높이 10m 이상이었다. 대부분 붕괴되어 돌무지 언덕과 같이 남았지만, 뛰어난 기법으로 쌓은 장군총만은 그 온전한 모습이 남아 ‘동방의 금자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금자(金字)탑이란 피라미드의 한자어다.●장군총, 동방의 금자탑 ‘장군총의 묘주가 어느 왕인가?’는 뜨거운 논쟁거리다. 서쪽 1㎞에 떨어진 태왕릉이 광개토왕릉, 장군총은 장수왕릉이라는 추정이 중국과 북한의 주류 의견이다. 그러나 평양 천도 64년 후에 죽은 장수왕이 굳이 국내성에 묻힐 이유가 없다. 따라서 장군총은 광개토왕릉이고, 태왕릉은 그 아버지 고국양왕릉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태왕이란 중국의 황제에 버금가는 고구려식 존호였고, 광개토왕뿐 아니라 고국원왕, 고국양왕도 태왕이라 불렀다. 밑면의 한 변 길이 31.6m, 높이 12.4m 규모다. 모두 7단을 쌓았고, 제4~5단에 석실을 만들어 묘실을 노출시켰다. 무덤의 표면은 잘 다듬은 사각형 큰 돌들을 쌓아 마감했다. 1100여개 마감돌 중 큰 것은 길이 5.7m, 너비 1.1m의 거석이다. 정방형 석실의 천장은 5평이 넘는 거대한 판석으로 덮었다. 제7단 위에 난간 구멍과 초석들이 있어 목조 기와집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무덤이고, 중남미 마야의 피라미드는 제단이었다. 장군총을 비롯한 계단식 적석총 정상에 제사용 건물이 있었다면, 이집트와 마야의 기능을 합친 복합형 피라미드가 되는 셈이다. 장군총 뒤에는 2개의 작은 적석총 폐허가 나란히 남아 있다. 이른바 배장묘로 장군총 묘주와 밀접한 관계인의 무덤이라 보인다. 그 옆에 좁고 긴 돌무지 면이 있는데 제사를 지내던 제대로 추정한다. 제대를 가진 적석총이 대개 11기이고, 제대는 왕릉의 필수 요소였다. 무덤 주변으로 잔자갈을 넓게 깔아 묘역을 만들었고, 그 바깥으로 돌담을 둘러 묘역을 보호했다. 완성된 고구려의 왕릉을 그려 보자. 광활한 벌판에 능장을 둘러 독립된 묘역을 조성하고 배장묘와 제대를 부설한 뒤, 그 중심에 우뚝한 적석총이 산과 같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총이 아직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비밀은 정교한 축조기술에 있다. 우선 지하를 깊고 넓게 판 뒤 돌들로 단단히 다져 기초층을 만들었다. 기초부 자연석의 형태에 맞추어 1층 기단석들을 깎는 그렝이 기법을 사용했다. 모든 마감석 상부 끝 모서리에 돌출된 돌턱을 만들어 윗돌이 밀려나는 걸 방지했다. 돌을 많이 쌓으면 수직압력뿐 아니라 옆으로 밀치는 횡압력이 발생한다. 이전의 거대 적석총들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다. 그렝이질과 돌턱은 횡압을 견디는 견고한 장치다. 제1층 석단에는 거대한 호분석을 기대 놓았다. 한 변에 3개씩 모두 12개에 이르는 호분석은 무덤의 총체적 횡압을 견디는 버팀돌이다. 하나의 무게가 20t 정도이니 어림잡아 200여t의 횡압을 1500년 동안 버텨 온 것이다.●고구려의 미학,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광개토왕이나 장수왕은 고구려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왕들이다. 그 이전의 고구려는 잦은 외침으로 수도까지 함락당할 정도로 국력이 충분치 않았다. 왕권과 국력으로만 따진다면 훨씬 더 거대한 왕릉을 만들 수 있었지만, 장군총은 오히려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직전의 태왕릉은 한 변이 66m, 장군총은 그 절반이다. 이전의 모든 거대 적석총은 무너졌지만 4분의1 면적으로 축소된 장군총은 무너지지 않았다. 앞서 말한 정교한 기술들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규모를 축소해 돌의 총무게를 줄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거대함 속에는 늘 붕괴의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태왕릉에서 출토된 전돌에 이렇게 쓰여 있다. “태왕릉이 산악과 같이 안정되고 견고하길 소망합니다.” 천추총에서도 문자 전돌을 발견했다. “천추와 만년의 세월 동안 견고하기를.” 무너질 줄 알면서 왜 그리 거대하게 쌓았을까? 권력이 약하면 허장성세가 커지지만, 충분히 강해지면 안팎이 일치하는 균형을 잡게 된다. 이전의 적석총들이 지나치게 커서 축소된 것으로 보일 뿐, 장군총 역시 거대한 크기다. 오히려 적절한 거대함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그러면서도 정교한 세부 기법으로 충만하다. 아름다운 거인이며, 세련된 군왕이다. 장묘법은 가장 바뀌지 않는 풍습이어서 종족적·지역적 문화의 지표가 된다. 그러나 고구려의 묘제는 단순 돌무지무덤에서 출발해, 계장식 적석총으로, 그리고 거대한 계단식 적석총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장군총은 거대 형태를 추구한 적석총의 완성작이자 최후작이다. 이후의 고분들은 묘실 안을 화려하게 장식한 봉토분으로 바뀐다. 이제 무덤은 겉보기 대상물이 아니라 내세의 행복을 위해 은밀하게 준비된 실내가 된다. 허장에서 내실로, 현실에서 이상으로,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은 그 역동적 변화의 씨방이었다. 또한 고구려 문화의 풍부함과 역동성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남겨진 화석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폭발 위험 없는 전고체전지 상용화 앞당기는 핵심소재기술 나왔다

    폭발 위험 없는 전고체전지 상용화 앞당기는 핵심소재기술 나왔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는 용량을 늘리는데 한계에 도달했으며 폭발과 화재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폭발, 화재 위험이 없고 용량도 더 큰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설계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박상백(사진) 박사와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신현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전고체 전지의 고체 전해질과 전극 사이 표면저항을 낮출 수 있는 소재 설계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실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늦추는 걸림돌 하나를 넘어서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리튬 전지와 달리 전해질을 비롯해 모든 전지 구성요소를 고체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폭발과 화재 가능성도 낮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밀도 역시 리튬 전지의 2배 이상이기 때문에 전기차나 ESS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지이다. 그렇지만 모든 소재가 고체형태이기 때문에 이온전도도가 낮고 표면저항이 높아지면서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떨어뜨리면서 상용화가 되고 있지 않다. 연구팀은 고체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표면 저항은 소재의 결정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형태의 결정구조를 가진 입자로 전고체 전지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빽빽하게 밀집된 형태로 이어지도록 된 결정구조가 전지의 수명은 물론 효율도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정표면의 밀집도가 낮을 경우는 충방전이 반복될 수록 표면 저항이 높아지고 열이 발생하면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박상백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고체 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소재 설계방법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활용하면 전기자동차와 ESS 상용화를 위한 중대형 2차전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창어 5호, 달 궤도 진입 성공!

    中 창어 5호, 달 궤도 진입 성공!

    역사적인 달 샘플 채취 위한 첫단계 돌입 중국의 야심찬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달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창어-5의 역사적인 미션은 달의 암석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8200㎏의 창어-5는 지난 11월 24일 중국 하이난섬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長征)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후 112시간의 비행 끝에 28일 달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창어-5 궤도선은 28일 오후 8시 58분(한국시간) 달의 고도 400㎞ 상공에서 주엔진을 점화했다고 중국 달탐사 프로그램 관계자가 점화 한 시간 뒤에 발표했다. 탐사선은 달의 인력권에 들어가기 위해 약 17분간 3,000뉴턴 엔진을 분사해 우주선의 속도를 낮추었다. 이는 달 암석 샘플을 채취해 12월 중순 지구로 귀환하는 창어-5의 23일간 미션에서 중요한 단계를 차지하는 기동이다. 창어-5가 이 임무에 성공하면 이는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호의 달 샘플 채취 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쾌거로, 중국은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 암석 채취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창어-5의 단기간 미션은 액션으로 가득 차 있다. 우주선은 11월 28일께 달 궤도에 도착한 다음, 하루 정도 후 4개의 모듈 중 2개(착륙선과 상승 장비)를 달 표면에 내려보낸다. 착륙선은 거대한 화산 평원인 폭풍의 바다에 있는 룀케르 산 지역에 착륙할 예정이며, 1969년 NASA의 아폴로 12호 등이 탐사한 지역들에 대한 탐사도 미션에 포함되어 있다. 달 샘플을 실은 창어-5 서비스 모듈은 지구로 귀환하여 12월 16-17일 양일 간에 예정된 터치 다운 직전에 캡슐을 내려놓을 것이다. 창어-5 미션은 지구촌 우주 마니아들에게도 널리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우주선이 달로 날아가는 동안 무선통신 동호인들은 우주선을 추적하고, 심지어 지구로 전송된 데이터를 해독하여 태양 전지판에 비치는 햇빛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보다 큰 태양 흑점 출현…흑점 활동기 접어들다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보다 큰 태양 흑점 출현…흑점 활동기 접어들다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태양 흑점들이 최근 지구를 향한 태양면에 나타나 지구촌 별지기들의 망원경을 모으고 있다. 태양 필터 필름을 끼운 쌍안경으로 관측하면 태양의 아랫면 7시 방향에 나타난 흑점을 볼 수 있다. ​연구자들은 태양지진학에 바탕한 기법을 통해 태양 표면 아래의 음향파를 탐지해 지구에서 흑점이 보이기 전에 그 출현을 확인했다. 태양 활동을 예측하는 NSO(National Solar Observatory) 프로그램의 부소장 알렉세이 페프트소프는 성명에서 "우리는 태양 뒷면에서 일어나는 음향 신호의 변화를 측정했다"고 밝히면서 "이 기술을 사용하여 지구를 향한 태양의 측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며칠 전부터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27일 경 부터 지구보다 몇 배 더 큰 최대 태양 흑점이 태양 앞면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것은 실제로 실현되었다. ​쌍안경이나 작은 망원경에 적절한 필터를 장착하여 흑점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어린이들이 보호 장비 없이 망원경을 태양에 겨누지 못하게 주의해야 한다. 자칫 눈을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태양 흑점을 가장 쉽게 관측하려면 인터넷 몰 등에서 태양 필터 필름을 구입해 종이컵 등에 부착하여 태양을 보면, 태양의 누런 맨얼굴과 그 위에 흩어져 있는 흑점들을 관측할 수 있다.​연구자들은 태양 흑점을 사용하여 태양풍에 의해 생성되는 우주 날씨를 예보하기도 한다. 태양풍이 어떨 때는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기도 하는데, 이를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 한다. 태양 흑점 등에서 열에너지 폭발이 발생하면 거대한 플라스마 파도가 지구를 향해 초속 400~1000㎞로 돌진한다. 이럴 경우 마치 지구 자기장에 구멍이 난 것처럼 대량의 입자들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태양폭풍'이라 한다. 이 물질들은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위성통신과 통신기기를 활용하는 전자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전력망, 스마트폰, GPS 등 위성통신을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마비될 수 있으며, 대규모 정전사태를 가져와 엄청난 재산상 피해를 낼 수도 있다. 따라서 태양풍의 근원인 태양 흑점이 언제 지구를 향할 것인지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태양풍이 실어다주는 하전 입자들은 고위도의 지구 상공에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들기도 한다. "활성 흑점의 존재를 최대 5일 전에 예측하는 우주 날씨 예보는 현대 기술 중심 사회에 매우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페프트소프 부소장은 강조한다. 태양은 현재 11년의 흑점 주기의 초기의 비교적 조용한 시기에 있다. 이번에 나타난 태양 흑점 그룹은 이 주기에서 관찰된 가장 강력한 신호를 생성했다고 NSO 과학자 키란 자인이 같은 성명에서 덧붙였다. NSO는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국립해양대기국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GONG(Global Oscillation Network Group)을 통해 태양을 모니터링하는 전 세계 6개의 모니터링 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블랙아이스로 제동거리 4.4배… 교량·터널에선 속도 더 줄이세요

    블랙아이스로 제동거리 4.4배… 교량·터널에선 속도 더 줄이세요

    도로 표면 눈비 녹아 얇은 얼음판 생겨식별 어려워 눈 쌓인 길보다 치사율 높아감속·서행 운전·스노 타이어 교체 등 도움지난해 12월 14일 오전 4시 41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행선 서군위나들목 부근에서 새벽에 내린 비가 얼어붙으면서 화물트럭 등 차량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를 포함해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비슷한 시간 사고 지점에서 5㎞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차량 20여대가 ‘블랙아이스’로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 위에 내렸던 비나 녹았던 눈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올겨울 강력한 한파가 예상되면서 ‘도로 위의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도로에서 서리·결빙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3201건이며 사망자는 86명으로 집계됐다. 도로가 얼었을 때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69명으로 건조한 노면(1.63명)이나 도로에 눈이 쌓여 있는 경우(1.60명)보다 높았다. 눈이 쌓여 있을 땐 운전자가 위험 상황을 예측하고 안전 운전을 하지만 눈과 물이 뒤섞여 있는 상태나 살얼음이 낀 경우 위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서리·결빙 상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유형을 보면 서로 다른 차량 간에 발생한 사고(차 대 차 사고)가 2358건(73.7%)으로 가장 많고, 차량이 미끄러져 나는 사고(차량 단독 사고)는 573건(17.9%)이었다. 하지만 치사율은 차량 단독 사고가 6.81명으로 차 대 차 사고(1.61명)보다 높았다. 홍성민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차량이 혼자 미끄러져 나는 사고는 마음대로 조작을 못 하는 상태에서 고정된 시설에 충돌하는 경우라 충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규 위반별로 교통사고를 보면 최근 3년간 결빙 도로에선 운전자가 운전 도중 한눈을 팔거나 집중하지 않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2298건·71.8%)와 사망자(64명)가 가장 많았다. 과속으로 인한 사고(18건)는 전체의 0.56%에 불과했지만, 치사율은 27.78명으로 가장 높았다. 결빙 상태에서 과속하면 건조한 노면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조향 능력을 상실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교통안전공단이 실험한 결과 시속 50㎞로 빙판길을 주행할 때 버스의 제동거리는 132.3m로 마른 노면(17.2m)보다 7.7배로 늘어난다. 화물차(110.0m)는 마른 노면의 7.4배, 승용차(48.3m)는 4.4배가 된다. 시속 30㎞ 미만으로 주행하면 차로 이탈을 부분적으로 통제할 수는 있었지만, 시속 30㎞ 이상으로 주행하면 여전히 운전 방향 설정과 제어가 불가능했다. 교통안전공단은 빙판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운전자 본인 스스로 조심하는 안전운전과 차량 관리가 필수라고 밝혔다. 우선 교량 위, 터널 진출입부, 산기슭 등 살얼음이 생기기 쉬운 곳과 결빙이 생기기 쉬운 이른 아침(새벽)과 저녁 때 감속과 서행 운전을 습관화하고, 앞차와의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운전 중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했다면 운전대를 차체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 반대 방향으로 틀면 자동차가 회전하는 ‘스핀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경력이 풍부한 운전자라도 운행 전 라디오 뉴스 등을 통해 기상 상태와 도로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급제동·급가속·급차선 변경은 금물이다. 홍 연구원은 “감속 땐 가급적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고, 앞차와의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서서히 멈춰야 추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사전 관리도 필수다. 홍 연구원은 “타이어는 운행 전 마모 상태와 공기압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고, 폭설이 예상되면 스노 체인을 장착하거나 스노 타이어로 미리 교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공동기획 : 한국교통안전공단
  • 추수감사절 대이동, 미 공항에 등장한 ‘바이러스 퇴치’ 로봇

    추수감사절 대이동, 미 공항에 등장한 ‘바이러스 퇴치’ 로봇

    코로나 3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추수감사절을 가족 친지와 보내기 위해 비행기 여행을 감수하는 미국인들이 폭증하면서 미 전역의 공항과 항공사마다 코로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터치리스 키오스크’를 설치해 탑승객들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탑승 수속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가 운용되는 가운데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국제공항에 등장한 바이러스 퇴치 로봇이 화제다.‘라이트스트라이크’(LightStrike)라는 이름의 로봇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공항에서도 1대당 12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이 장비를 투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WP)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라이트스트라이크 제조사인 제넥스의 모리스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 로봇 사업으로 인해 최근 사업규모가 600% 증가했다”고 전했다. 당초 병원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던 이 로봇은 최근 텍사스 지역 학군에 배치된 게 인연이 되어 공항까지 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스트라이크는 강력한 자외선(UV)을 뿜어내 난간과 키오스크, 화장실 등 표면을 소독하며 사방 반경 7피트 이내 표면의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자외선이 유전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바이러스 파괴 작용을 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전통적인 UV 장치들이 유기 물질을 죽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라이트스트라이크는 바이러스의 DNA와 RNA를 몇 분 안에 손상시키는 강력한 ‘제논 UV-C’ 광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텍사스 바이오메디컬 연구소가 실시한 실험에서 이 로봇은 단 2분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파괴하고, 살균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인 ‘C. diff’와 같은 일부 슈퍼버그를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감염병학자들은 공항에서 이 로봇의 효용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자외선 살균 로봇이 바이러스 확산에 추가 보호막이 될 수는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자의 비말 등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신체 접촉 지점을 소독하는 것은 바이러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트스트라이크가 사람들의 여행 의욕을 부추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산업에 힘이 되도록 어느 정도 동기 부여를 해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불법 감사 더이상 참지 않겠다” 남양주시장, 이틀째 이재명 맹공

    “불법 감사 더이상 참지 않겠다” 남양주시장, 이틀째 이재명 맹공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이틀째 ‘경기도의 갑질·표적 감사’를 거부하며 경기도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감사는 이틀째 중단됐다. 조 시장은 24일 오전 11시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부청사 앞 평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부패와 불법행위는 명백히 법으로 밝혀져야 하며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이번 경기도 감사는 절차에 위법성이 있고 일부 감사 내용은 적법하지 않다”며 이틀째 감사를 거부하고 도 조사관에게 시청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가 올해 남양주시를 상대로 11번 감사를 벌였고 이 중 9번이 5월 이후다. 더이상 참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조 시장은 “도에서 나온 감사 담당자가 남양주시의 8급 여성 공무원이 2개월에 걸쳐 단지 몇 개의 댓글을 단 행위를 문답식 질문으로 만들어 와 ‘혼자 뒤집어쓰지 말아라. 누가 시켰냐. 위를 불어라’라면서 압박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양주시장으로서 이를 좌시하는 것은 오히려 직원 보호의 의무를 방임하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광역과 자치단체장이 충돌하는 이유는 지난 4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3월 27일 약 40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 예산을 ‘지역화폐’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시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조 시장은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에 경기도는 남양주에 특조금을 주지 않았다. 경기도와 남양주시 간 갈등이 표면화하자 경기도는 ‘남양주 관련 비리 민원이 쏟아진다’며 11차례 감사에 나섰다. 경기도는 지난 7월 3일 현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 등)로 조 시장 등 관계자 7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에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조 시장 등을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달나라로 간 선녀 찾을까’ 中 무인 탐사선 창어 5호 발사

    ‘달나라로 간 선녀 찾을까’ 中 무인 탐사선 창어 5호 발사

    중국이 달 표면에서 암석 등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를 수행하고자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발사했다. 1970년대 미국과 구소련이 경쟁적으로 달 연구에 나선 뒤로 40여년 만이다. 24일 중국 국가항천국은 “이날 오전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어 5호가 운반체인 창정 5호 로켓에 실려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창어는 중국 고대 전설에서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난 선녀로 달의 별칭이다. 구소련은 1959년 ‘루나’ 2호 탐사선을 보내 세계 최초로 달 표면 착륙에 성공했다. 미국도 이에 질세라 1969~1972년 아폴로 탐사선을 6차례 발사해 달에서 암석과 토사 시료를 가져왔다. 중국이 달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려는 시도는 처음이다. 창어 5호는 인류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달 북서부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형상 탐사, 지질 배경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암석과 토양시료 등 2㎏을 채취한다. 과학자들은 해당 지역의 암석·토양이 기존 샘플보다 생성 시기가 짧아 달의 화산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탐사는 지구 출발부터 귀환까지 23일이 걸린다. 중국은 2013년 달 착륙에 성공했다. 지난해 1월 창어 4호 탐사선은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시켰고, 올해 7월에도 첫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를 쏘아 올리는 등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로봇 기지국을 만들어 달 남극 지역도 무인 탐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를 실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MADE IN CHINA 지워”…국산 둔갑 맨홀뚜껑 20만개 공급

    “MADE IN CHINA 지워”…국산 둔갑 맨홀뚜껑 20만개 공급

    저가 중국산 맨홀뚜껑 20만개를 국산으로 속여 유통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국산 제품만 공급해야 하는 공공기관에도 중국산의 원산지를 조작해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울본부세관은 24일 맨홀뚜껑 원산지 표시 단속을 벌여 중국산을 국산으로 변조하는 등 원산지 표시 규정을 위반한 11개 업체, 약 20만개(188억원 상당) 제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입 통관 당시 표면에 ‘MADE IN CHINA’ 표시를 국내에서 도금 작업 등을 통해 지우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에도 중국산 표시를 제거하고 수도계량기용과 신호등용 맨홀뚜껑을 공급했다. 저가 불량 맨홀뚜껑은 정상 제품보다 내구성이 떨어지고 이탈 위험이 커서 보행자와 차량 안전, 시설물 관리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특히 집중호우시 맨홀뚜껑이 이탈해 대형 피해를 유발하는 사건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서울세관은 공공기관에 공급된 중국산 맨홀뚜껑을 제거하라고 업체에 통보하고 사후 점검하는 한편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중 관세 탈루 혐의 업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김광호 서울세관장은 “작은 불법행위라도 인명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코안에 뿌리면 코로나19 예방…英버밍엄대 비강스프레이 개발

    코안에 뿌리면 코로나19 예방…英버밍엄대 비강스프레이 개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비강 분무제(스프레이)를 개발했다고 영국 버밍엄대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밍엄대 건강관리기술연구소 연구진은 이미 미국과 유럽 등 규제기관에서 승인해 의료기기와 의약품 심지어 식품에 널리 쓰이는 두 화합물을 사용해 분무액을 만들었다. 이는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절차를 단순화해 이번 제품이 매우 빠른 시기에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연구진이 출판전 논문공유 사이트 ‘바이오리시브’(bioRxiv) 11월 18일자에 발표한 관련 연구 논문은 이 분무액이 코로나19 감염을 억제는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고안한 세포 배양 실험에 대해 설명한다. 이 실험은 이 분무액이 배양된 세포의 감염을 대조군보다 상당히 억제할 수 있으며 여러 번 희석된 경우에도 최대 48시간까지 감염을 억제하는 것을 보여줬다. 분무액은 두 개의 다당류 중합체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으며 식품에도 널리 쓰이는 람다카라게난(이하 카라게난)이고 나머지 하나는 코안의 세포에 달라붙는 능력이 뛰어난 젤란이라는 용액이다. 젤란은 비강 안에서 미세 방울로 분사되는 장점이 있어 표면을 고르게 도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에서 밑으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포한 부위에 머무를 수 있어 중요한 성분이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리처드 모크스 박사는 “이 스프레이는 이미 식품과 의약품에 쓰이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성분으로 만들어졌는데 우리는 이런 조건을 설계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넣었다”면서 “이는 적절한 파트너와 함께 몇 주 안에 양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분무액은 두 가지 주요한 방법으로 작용한다. 첫째, 코로 퍼지거나 삼키는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 제거할 수 있는 코안의 바이러스를 잡아 코팅한다. 둘째, 바이러스는 분무액의 점성 코팅에 캡슐화돼 있기에 인체에 의해 흡수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체내 바이러스 과부하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입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더라도 그 사람이 활성 바이러스 입자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저자인 리암 그로버 교수는 “코는 매일 1000ℓ의 공기를 걸러내지만 감염으로부터 보호가 잘 되지 않아 대부분의 공기중 바이러스는 비강을 통해 전염된다”면서 “우리가 만든 스프레이는 이런 보호를 제공하지만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달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분무액이 항공기나 교실과 같이 혼잡한 곳에서 특히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무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면 감염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스크 박사는 “이런 제품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꼭 필요한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와 같은 기존 조치를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그렇지만 이 스프레이의 역할은 바이러스 전염을 방지하거나 느리게 하기 위해 두 번째 보호막을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중국도 달 암석 가져온다 - 역사적인 달착륙선 창어 5호 발사

    중국도 달 암석 가져온다 - 역사적인 달착륙선 창어 5호 발사

    1976년 이래 약 반세기 만에 최초로 달 암석 채취를 위한 달착륙선을 실은 로켓이 발사되었다. 중국의 무인 달착륙선 창어(嫦娥) 5호가 24일 오전 5시 30분(한국시간) 하이난섬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長征)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던 창어 4호의 뒤를 이어 창어 5호는 달 앞면에 착륙한다. 주임무는 태양계 진화의 비밀을 풀 달 암석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창어 5호는 달 암석 샘플을 가지고 12월 중순께 귀환하게 된다. 만약 창어 5호가 이 임무에 성공하면 이는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호의 달 샘플 채취 후 처음으로 중국은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 암석 채취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창어 5호의 단기간 미션은 액션으로 가득 차 있다. 8200㎏의 우주선은 오는 28일께 달 궤도에 도착한 다음, 하루 정도 후 4개의 모듈 중 2개(착륙선과 상승 장비)를 달 표면에 내려보낸다. 중국 관계자들은 창어 5호 미션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착륙선은 거대한 화산 평원인 폭풍의 바다에 있는 룀케르 산 지역에 착륙할 예정이며, 1969년 NASA의 아폴로 12호 등이 탐사한 지역들에 대한 탐사도 미션에 포함되어 있다.고정 착륙선은 카메라, 지상 침투 레이더 및 분광계로 주변 환경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된 임무는 약 2㎏의 달 물질을 채취하는 일로, 그중 일부는 지하 2m에서 파낼 것이다. 이 작업은 2주, 달의 기준으로는 하루 동안 수행된다. 창어 5호 착륙선은 태양 에너지로 작동하므로 밤이 되면 작동할 수 없다. 달의 룀케르 산 지역은 12억 년 전에 형성된 암석을 품고 있다. 창어 5호가 이 암석 샘플을 갖고 온다면 달의 역사 후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구와 태양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69년에서 1972년 사이에 아폴로 우주비행사가 가져온 382㎏의 달 암석은 훨씬 더 오래되어 더 오랜 달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창어 5호 착륙선은 샘플을 상승 운반체로 옮긴 후 달 궤도로 발사하여 서비스 모듈과 그것에 부착된 지구 반환 캡슐에 달의 물질을 적재하고, 서비스 모듈은 지구로 귀환하여 12월 16~17일 양일 간에 예정된 터치 다운 직전에 캡슐을 내려놓을 것이다. NASA의 아폴로 캡슐과 같은 우주인이 탄 캡슐에는 강력한 열 차폐가 필요했지만, 창어 5호는 ‘도약식 재진입’을 수행하여 감속을 위해 대기에 한 차례 바운싱한 후 내몽골에 착륙할 예정이다. 중국 최초의 달 샘플 반환 미션인 창어 5호는 중국 신화에서 달의 여신 항아(姮娥)의 이름을 딴 ‘창어 로봇 달탐사 프로그램’의 여섯 번째이자 가장 야심찬 임무다. 중국은 2007년과 2010년에 창어 1호와 창어 2호 궤도선을 각각 발사했으며, 창어 3호는 무인 달 탐사차 위투(玉兎ㆍ옥토끼)를, 창어 4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창어 5호는 최근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각국의 우주 물질 샘플 반환 미션의 일환이다. 오는 12월 6일에는 일본의 하야부사-2 임무에서 수집한 소행성 류구의 물질 샘플이 호주에 착륙할 예정이며,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은 지난달 소행성 베누의 샘플을 다량 채취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그 물질은 2023년 9월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창어 5호 임무는 중국이 2030년대 달에 연구기지와 인간 거주지를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최신 단계”라고 평가했다. NASA 관계자도 “이것은 대단한 임무다. 중국은 달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화성에 생명체 존재했나…큐리오시티, 고대 대홍수 흔적 발견

    화성에 생명체 존재했나…큐리오시티, 고대 대홍수 흔적 발견

    화성에 있는 게일 크레이터에서 약 40억 년 전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이 때문에 붉은 행성에 한때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미국 잭슨주립대와 코넬대 그리고 하와이대 공동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찾아낸 침전물의 정보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게일 크레이터에는 깊이 약 24m의 액체 상태 물이 시속 35㎞ 정도의 속도로 뒤덮이면서 거대한 파문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자가 ‘미친 듯이 몰아치는 대규모 홍수’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당시 소행성이나 혜성이 화성 표면에 부딪혀 축적돼 있던 얼음을 가열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로 코넬대 소속 스페인 연구자 알베르토 파이렌 박사는 “물이 발견되는 지구에 생명이 있기에 화성에도 40억 년 전에 미생물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공동저자인 잭슨주립대 소속 이란 연구자 에자트 헤이다리 박사는 “홍수로 인해 생긴 파문은 높이가 약 9m나 되고 약 137m까지 확산했다”고 덧붙였다.화성의 지질학적 특성은 지구의 경우처럼 물과 바람의 작용 등으로 지난 40억 년 동안 얼어붙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게일 크레이터의 퇴적층에서 흔히 대규모 파문으로 부르는 거대한 파도 모양의 특징이 발생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파이렌 박사는 “우리는 큐리오시티가 관찰한 자세한 침전물 정보를 이용해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면서 “대규모 홍수가 남긴 흔적은 이전 화성탐사선 정보로 확인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헤이다리 박사도 “큐리오시티의 정보에서 볼 수 있는 반사구는 약 200만 년 전 지구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형성된 특징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화성에서 대량의 얼음이 녹아 물로 방출되려면 이산화탄소와 메탄 그리고 얼음 수증기를 방출하는 중대한 영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수증기와 기체들이 결합해 짧지만 따뜻하고 습한 기간이 만들어져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홍수가 끝난 뒤에도 따뜻하고 습한 기후가 지속됐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이번 연구로 확인할 수 없다고 이들 연구자는 지적했다.또 소행성 충돌에 의해 발생한 열기에 의한 응결 덕분에 구름이 형성돼 집중호우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큐리오시티 정보를 이용한 기존 연구에서는 약 40억 년 전 폭풍이 일어나 대량의 비가 쏟아져 호수와 강이 형성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한 사례로 게일 크레이터에 물이 유입됐고 그곳에 있는 샤프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과 합쳐져 엄청난 홍수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화성에서 볼 수 있는 크레이터를 둘러싼 자갈 굴곡의 퇴적물을 남겼고 당시 연구진은 거대 홍수의 규모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줬다.파이렌 박사는 “초창기 화성은 지질학적 관점에서 매우 활동적인 행성이었다. 이 행성은 표면에 지구처럼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당시 화성은 거주할 수 있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11월 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직도 ‘마스크 착용’ 주저하는 공화당 주지사들

    아직도 ‘마스크 착용’ 주저하는 공화당 주지사들

    미국 사망자 26만명 넘어선 급박한 상황에도사우스다코타 등 13개주 마스크의무화 안해노스다코타 등 일부 공화당주는 마스크의무화발생초 민주당주 타격에서 이젠 공화당주 위기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1일(현지시간) 1250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26만명을 넘어섰지만,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네브래스카·사우스다코타·와이오밍 등 13개주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사우스다코타는 인구당 감염자수가 100만명당 8만 1629명으로 두번째로 많고, 네브래스카와 와이오밍도 각각 5위와 13위다. 이들 공화당 주지사들이 공공 장소의 마스크 의무화에 소극적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 마스크’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월터리드 군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백악관에 복귀하며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보였고,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 아버지와 매한가지로 ‘노 마스크’를 주장하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일 소셜미디어(SNS)에 영상을 올려 “(코로나19 감염으로) 혼자 지낼 시간이 며칠 있을 것 같다. 지루해질 때까지 닦을 수 있는 총들도 많다”고 했다. 공화당 주지자들이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하는 표면적 이유는 ‘자유 침해’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도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 “코로나19 사망률을 언론이 과장했다”, “걸렸다 완치되면 다시는 안 걸린다” 등의 사실과 다른 소문이 돈다. 이와 반대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크게 증가하자 유타·아이오와·노스다코타·오하이오 등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방향을 틀었다. 100만명 당 코로나19 확진자수로 따질 때 노스다코타는 1위, 아이오와는 3위, 유타는 6위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지난 16일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쉽거나 인기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장을 계속 열고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며 의료 시스템이 안정되도록 하려면 이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자도 실내·실외 모두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민주당 주지사의 지역인 캘리포니아나 뉴욕의 확산세가 두드러졌다면, 이제는 공화당 주지사 지역의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더 이상 정치적인 대응에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코로나 방역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공화당 주지사들이 같은 길을 가기는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마스크는)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애국적 의무”라며 연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행성 대기까지 탐사…ESA,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한다

    [아하! 우주] 외계행성 대기까지 탐사…ESA,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고장과 임무 복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퇴역 전까지 수천 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제 케플러의 후계자인 테스(TESS)는 이보다 더 많은 외계행성을 찾아내리라 기대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외계행성을 찾은 것 자체는 외계행성 탐사의 첫 단추를 끼운 것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의 대기, 표면온도, 환경을 파악해 외계행성의 특징과 생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제2의 지구를 찾는 것은 물론 태양계 행성처럼 저 멀리 떨어진 외계행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연구하고 싶기 때문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를 위해 차세대 외계행성 관측망원경인 아리엘(Ariel·Atmospheric Remote-sensing Infrared Exoplanet Large-survey)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총 10억 유로 이상이 투입될 아리엘 프로젝트의 목표는 1000개에 달하는 외계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의 대기 중 수증기의 존재나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 등 대기의 화학적 구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외계행성의 대기 관측은 현재 있는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라도 어려운 과제다. 아무리 밝은 외계행성이라도 기본적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가 아니라 빛을 반사하는 천체이므로 별보다 매우 어두워 대기를 직접 관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허블 우주망원경 같은 강력한 망원경을 이용해도 극히 예외적인 조건을 지닌 외계행성 몇 개에서만 대기 관측에 성공했을 뿐이다. 아리엘은 사실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작은 0.7x1.1m 크기의 타원형 거울을 지닌 망원경이다. 하지만 매우 미세한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적외선 분광기를 탑재해 외계행성이 별의 앞을 지날 때 변하는 빛의 스펙트럼 변화를 관측한다. 덕분에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수많은 외계행성의 대기를 파악할 수 있다. 다만 극도로 정밀한 관측을 위해 55K(영하 218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카메라 센서를 작동시켜야 하며 태양 빛의 방해를 피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위치에서 관측해야만 한다. ESA 17개 회원국 50개 기관과 NASA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ESA는 2029년까지 아리엘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저 멀리 떨어진 제2의 지구와 태양계를 찾으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한 걸음 현실에 가까워질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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