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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2020년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모두 7차례 수중발굴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을 비롯해 고려청자, 닻돌 등을 거뒀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2014)에서 보여 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찬란한 해양 실크로드 문화를 소환하며, 여몽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삼별초항쟁을 보여 주는 출토품들이다. 이 유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도굴꾼들의 내분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려청자 도굴 제보, 도굴꾼 내분이 발단 2011년 일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했다는 제보가 연구소에 들어왔다. 도굴한 향로가 제값을 받지 못하자 도굴꾼끼리 싸움이 일었다. 도굴품 중 고려시대 ‘청자 버드나무·갈대·물새무늬 향로’는 이미 보물로 지정한 ‘청자괴물향로’와 그 형태가 매우 유사했다. 그런데 골동품상이 향로 표면의 패각류와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염산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는데, 청자 본래의 자연미가 퇴색하고 유약변질 등을 이유로 구매자가 값을 후려쳐 거래가 불발됐다. 이런 갈등 탓에 거래가 지연되면서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은 수사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2011년 11월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이 합동으로 청자 베개 등을 거래하는 현장에서 도굴꾼들을 검거했다. 조사해 보니, 도굴꾼들은 전남 진도·신안해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뒤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닷물이 빠질 때를 기다렸다가 수심 7∼15m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고려시대 강진에서 출발한 도자기 운반선의 항로를 파악하고, 침몰지점을 추정해 도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물길 험하지만 선박왕래 잦았던 명량대첩로 명량대첩로 해역은 남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길목으로, 예로부터 선박들이 끊임없이 왕래했다. 이 해역은 물살이 빠른 울돌목으로, 태안 난행량 등과 함께 험한 물길로 유명했다. 고려와 조선 때에 전라도, 경상도 지역에서 거둔 세곡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과 무역선의 통로였다. 강진과 해남에서 생산한 청자를 개경으로 운반하는 ‘세라믹 로드’이자, 한중일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였다.발굴지역은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 떨어진 벽파항 일대다. 벽파항 인근에 고려 희종 3년인 1207년 만든 정자인 벽파정이 있는데, 고려는 이곳에서 외국 사절을 맞이했다.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용장산성을 근거지로 삼아 여몽연합군과 맞서 싸운 곳이기도 하다. 앞서 1991~1992년에는 벽파항 인근에서 진도 통나무배를 발굴하기도 했다. 중국 남부 푸지엔에서 만든 배로, 고려시대 해상교류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이곳은 또 일본군을 대파한 명량대첩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 수군은 벽파진에 주둔하며 왜군의 기습공격을 방어했다. 울돌목을 배후에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조선 수군은 명량대첩 하루 전 해남에 있는 전라우수영으로 이동했다. 왜군이 다음날 133척 배를 이끌고 울돌목으로 이동하자 이순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은 울돌목에서 13척 배로 31척 왜선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뒀다.●도굴품 정보로 탐사… 여러 시대 유물 나와 도굴품의 정보를 배경으로 2012년 9월부터 명량대첩로에서 수중발굴을 시작했다. 발굴해역 수심은 5~20m, 밀물과 썰물의 차이는 3~4m 정도였다. 밧줄로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를 설치하고, 진흙이나 개흙의 침전물을 퍼 올리는 슬러지 펌프를 사용했다. 수중 시야가 나빠 수중과 해저면에 있는 문화재를 탐지하는 수중초음파카메라도 활용했다. 유물은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 있었고, 또 층위가 구분되지 않고 여러 시대 것들이 뒤엉켜 나왔다. 빠른 조류 때문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와류현상 때문이었다. 2012년 10월 발굴조사가 가장 주목받았는데, 12∼13세기 고려청자 등 90여점이 나왔다. 소소승자총통 3점도 최초로 빛을 봤다. 다른 유물로는 고려시대 도자기, 조선시대 백자를 비롯한 총통·석환·금속유물·닻돌 등 1000여점이다.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도자기였는데, 조사 구간 전역에서 넓게 발견됐다. 강진·해남 등에서 만든 고려청자는 베개·잔·접시·유병·향로·붓꽂이 용도로 쓴 것들이었다. 특히 기린·오리·원앙모양의 상형청자향로뚜껑, 청자삼족향로, 청자기와 등은 가치가 아주 높았다. 이외에 토기·백자·분청사기·흑유 등도 함께 출수됐다.금속유물들은 주로 무기류였다. 총통과 발사장치가 달린 활(쇠뇌)과 방아쇠 등 전쟁 유물이었다. 석제유물은 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는 용도로 쓰이는 닻돌이 많았다. 닻돌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총 60여점이나 출수됐다. 석환(돌포탄)도 나왔는데, 해전에서 전함끼리 근접전을 벌일 적에 상대의 머리에 큰 타격을 가하는 유용한 병기였다. 삼별초나 임진왜란 전투 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유물은 닻돌, 북송대 동전, 흑유완 등인데 고려시대에 진도 벽파항을 거점으로 한중일을 잇는 해상교류가 활발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이다.●문헌기록에 없던 소소승자총통 최초 확인 도굴범들의 뜻하지 않은 길잡이 덕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무기류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 소총은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화포는 조선군 총통이 우세했다. 명종 때부터 왜구를 상대하려고 대형화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에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 등 대형화포를 선박 전후좌우에 장착해 포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왜군은 중·소형선과 조총으로 배를 뱃전에 붙이는 백병전 위주여서 원거리 화포전이 벌어지는 해전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개인용 화기인 소소승자총통은 실물뿐만 아니라 문헌기록에도 없는 무기였던 터라 이때 처음으로 실체를 확인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소형화기로는 세총통·승자총통·별승자총통·차승자총통·소승자총통 등이 알려져 왔다. 승자총통은 조선 선조 때 개발한 소형화기인데, 총구에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고 손으로 화약선에 불씨를 점화해 탄환을 발사하는 유동식화기이다. 이를 개선한 게 소승자총통, 소소승자총통이다. 특히 소소승자총통에는 모두 명칭이 표기돼 있고, 소(小)와 승(勝)자 사이에 두 개의 점을 겹쳐 새겼다. 현재 가늠자와 가늠쇠가 남아 있지 않지만, 가늠자·가늠쇠를 부착한 흔적으로 보인다. ●소승자총통 개량한 소소승자총통으로 승리 소소승자총통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소소승자총통에는 ‘만력무자삼월일 좌영 조소소승자 중삼근오량 장윤덕영’(萬曆戊子三月日 左營 造小勝字 重三斤五兩 匠尹德永)이라는 명문(明文)이 있다. 1588년 3~5월 좌영의 장인 윤덕영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소승자총통은 조선 중기 국토방위와 화기 제조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발굴했고, 좌영에서 제작한 명문도 확실하다. 결국 제작시기, 발굴지역 등을 고려할 때 1588년 제작해 1597년 명량대첩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과 총통, 발굴 지역만으로 이 총통을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휘하 전라좌수영 수군이 사용했을 것이다. 또한 이 총통은 소승자총통을 개량한 화기로서 현존하는 소승자총통과 비교할 때 총신 길이가 575~578㎜로 길지만, 구경은 12㎜로 매우 작다. 화기의 화약 소모량과 사거리 등 성능을 개선한 이 무기로 명량해역에서 대승을 거뒀다.명량대첩로에서 출수된 도기와 토기, 고려청자, 진도 통나무배 등은 해양 실크로드의 실제 증거이며, 총통·석환 등 무기류는 삼별초 항쟁과 명량대첩을 재인식시켰다.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교류실에서는 명량대첩로에서 찾아낸 도자기와 총통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소소승자총통 3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명량대첩로 해역도 사적으로 가지정해 보호한다. 수중발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핵잼 사이언스] ‘가장 완벽한 흰색 페인트’ 개발…빛 최대 98.1% 반사

    [핵잼 사이언스] ‘가장 완벽한 흰색 페인트’ 개발…빛 최대 98.1% 반사

    미국의 과학자들이 가장 완벽한 흰색을 보여주는 도료(이하 페인트)를 개발했다. 영국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퍼듀대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가 시험에서 태양광의 98.1%를 반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 연구자가 지난해 10월 개발 발표한 ‘슈퍼 화이트’ 페인트의 빛 반사율인 95.5%보다 2.6% 높은 것.시험에서는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를 칠한 면이 햇빛 아래일 경우 주위보다 13도 낮고 밤에도 7도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이 페인트가 냉방 에너지 절약과 기후 변화 대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실제로 햇빛을 반사하는 수준이 높은 페인트로 지붕이나 옥상을 칠하면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데 이미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는 이른바 ‘시원한 지붕’(쿨루프)이라는 이름의 흰색 페인트로 지붕을 칠하는 캠페인을 통해 냉방 에너지 절약을 시도한다.연구를 주도한 슈린 루안 교수는 “새로운 페인트를 약 92㎡의 지붕 면적에 도포하면 10㎾의 냉각 능력을 얻으리라 추정된다”면서 “이는 많은 건물에서 사용하는 중앙 냉방 공조 장치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대략 계산했을 때 지구상의 모든 지붕 등 지표면의 0.5~1%를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로 덮을 수 있으면 지구 온난화를 역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는 어떻게 완벽에 가깝게 하얗게 보이는 것일까. 이는 그 속에 함유된 황산바륨의 입자가 불균일하기 때문이다. 앞서 연구진은 이 페인트를 개발하기 위해 100여 가지의 재료를 검토하고 그 목록을 10가지로 좁혀 각각 50가지의 배합을 검사했다. 이를 통해 결국 이전에 사용한 탄산칼슘이 아닌 황산바륨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었다. 사진 인화지나 화장품을 하얗게 만드는데도 쓰이는 황산바륨을 단순히 재료로만 사용하는 것으로는 태양광을 극한까지 반사할 수 없다. 하지만 황산바륨 입자가 빛을 산란하는 양은 입자의 크기에 의존하므로 입자의 크기 차이를 크게 할수록 햇빛에 포함된 빛의 스펙트럼을 더 많이 산란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우리의 페인트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한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페인트의 가격은 시판 페인트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안 교수에 따르면, 한 박물관이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를 이른바 반타 블랙이라고 불리는 가장 완벽한 검은색을 보여주는 페인트 물질과 나란히 전시하기 위해 문의해 왔다.반타 블랙은 2014년 영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물질로, 이는 거의 모든 빛을 흡수하므로 잠재적인 용도는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와 거의 정반대이다. 예를 들어 반타 블랙은 우주 망원경에서 사용해 천체로부터 온 빛을 측정하는 능력을 방해할 수 있는 미광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반타 블랙은 탄소 나노튜브를 코팅한 것으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페인트는 아니다. 이 페인트는 터너상을 받았던 조각가 겸 화가인 애니시 커푸어가 예술 작품 사용에 관한 독점권을 구매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영국에 기반을 둔 예술가 스튜어트 셈플은 자신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분홍색 안료를 웹사이트를 통해 커푸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반타 블랙의 개발업체인 샐리 나노시스템스 측은 커푸어와의 독점 거래로 인해 박물관에서 가장 하얀 페인트와 가장 검은 페인트를 나란히 전시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빛과 어둠의 양극단의 배경에 있는 과학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적인 전시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루안 교수는 자신들이 개발한 울트라 화이트 페이트를 제조하는 것은 회사의 몫이 되겠지만, 모든 사람이 이 페인트를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학회(ACS) 회보인 ‘응용 재료와 계면’(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1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베이조스 꺾은 머스크…NASA 달착륙선 사업자에 스페이스X 선정

    베이조스 꺾은 머스크…NASA 달착륙선 사업자에 스페이스X 선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을 제치고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16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탐사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NASA가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다이네틱스 등 3개 후보 업체 가운데 스페이스X를 28억 9000만 달러(약 3조 2200억원) 규모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택한 것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착륙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추진되는 달 착륙 사업이다. NASA는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달 궤도로 쏘아 올린 뒤 여기서 남성과 여성 우주인 1쌍을 스페이스X의 `스타십` 달 착륙선에 갈아 태워 달 표면으로 내려보낸다는 구상이다. 달에 발을 내디딘 2명의 우주비행사는 일주일 동안 달 표면을 탐사한 뒤 다시 착륙선을 타고 달 궤도에 떠 있는 오리온 우주선으로 복귀하게 된다. NASA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 착륙 일체형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방식은 상승과 하강, 환승 등 3개의 별도 모듈로 구성되는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스페이스X가 재활용 우주선을 통해 인류의 달과 화성 이주를 꿈꾸고 있다는 점도 사업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의 부자인 베이조스와 머스크가 인류의 달 복귀를 놓고 경쟁을 벌였고 스페이스X가 승리했다”며 “NASA의 이번 결정은 베이조스의 우주 사업에 차질을 초래했고 머스크에게는 놀라운 결과를 안겨줬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태평양 외딴 무인도서 미세 플라스틱 약 40억 개 발견”

    “태평양 외딴 무인도서 미세 플라스틱 약 40억 개 발견”

    남태평양의 한 외딴 무인도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으며 그 수는 약 40억 개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남태평양 핏케언 제도를 이루는 네 섬 중 한 곳인 헨더슨 섬 해변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몇 년 만에 급증한 사실을 확인했다.헨더슨 섬은 가장 가까운 대륙인 남아메리카에서 약 4800㎞ 떨어진 곳으로, 이번 발견은 앞서 2015년 이 섬을 처음 방문해 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조사했던 이들 연구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연구진은 2019년 헨더슨 섬 재방문 조사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첫 방문 때 면적 1㎡당 2g보다 1㎡당 23g 이상으로 증가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또 이 섬의 세 해변이 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강한 해류를 통해 먼 거리를 이동한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이들 전체 해변을 가로질러 모래사장 표면에서 밑으로 5㎝ 안까지 약 4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알렉스 본드 박사는 헨더슨 섬 해변에서 밑으로 5㎝ 안에서 발견된 쓰레기 중 대다수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1980, 90년대에 걸쳐 이들 해변에서 가장 먼저 플라스틱 장난감을 발견했었다”면서 “플라스틱은 바다 위에서 오래 머물다가도 해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는 헨더슨 섬은 사람이 접촉하지 않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자연 그대로의 땅으로 여겨져 왔기에 이런 발견은 우려할 만한 것이다.본드 박사는 “핏케언 제도 중 주도인 핏케언 섬은 이 제도에서 사람이 사는 유일한 섬이지만, 쓰레기는 거기서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약 2350㎞나 떨어진 프라스령 파페테이 섬에서 플라스틱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유럽과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에서 온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면서 “이런 플라스틱은 바다에 들어가 이곳까지 오게 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은 어업과 농업, 해변에서의 사람 활동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의 대부분은 폐기물 처리 체계의 누출에 의한 것이다. 바다로 연결되는 수로로 폐수를 방출할 때 미세플라스틱을 여과하는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본드 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협력해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대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생각에 우리는 플라스틱을 납이나 수은 같은 다른 위험한 오염물질처럼 처리하는 것으로 서서히 변할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몇천 년 동안 환경 속에서 지속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플라스틱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해양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마린 폴루션 불리틴’(Marine Pollution Bulletin)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유로파 등 얼음 위성에서 생명체 찾는법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유로파 등 얼음 위성에서 생명체 찾는법

    최근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해 탐사를 시작한 퍼서비어런스 로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과거 있었을지도 모르는 화성 생명체의 증거를 찾는 것이다. 물론 아주 오래전 생명체가 있거나 혹은 최근까지 있었다고 해도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은 퍼서비어런스 로버에 '셜록'(SHERLOC, Scanning Habitable Environments with Raman & Luminescence for Organics & Chemicals) 이라는 탐사 장비를 탑재했다. 셜록은 라만 분광기의 일종으로 암석 샘플 속의 유기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유기물, 특히 생명 현상과 연관이 있는 유기물을 셜록으로 확인하고 조사하면 화성 생명체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는 사실 화성이 아니라 내부에 바다가 있는 목성과 토성의 얼음 위성이다. 과학자들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내부에 바다가 있거나 최소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많은 양의 물과 유기물이 있고 위성 내부에 열에너지가 존재한다면 지구 깊은 바닷속에 있는 열수 분출공처럼 많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얼음 위성의 두꺼운 얼음을 뚫고 내부의 바다를 조사하는 일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어 탐사선을 보내기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적어도 수십㎞ 두께의 단단한 얼음 밑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난관을 극복하고 바다 내부의 유기물과 생명체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2019년 그린란드의 서밋 기지(Summit Station)에서 드릴로 얼음을 뚫고 연구를 진행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왓슨 연구팀도 그중 하나다. 왓슨(WATSON, Wireline Analysis Tool for the Subsurface Observation of Northern ice sheets) 역시 셜록처럼 자외선 레이저 라만 분광기의 일종으로, 셜록과 다른 점은 드릴에 연결해 사용하기 위해 1.2m의 원통형 구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사진) 왓슨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셜록과 짝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 왓슨은 100m 아래의 얼음 속에서 유기물과 미생물 군집을 매우 효과적으로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에 생명체가 있다면 균열을 타고 올라와 얼음 속에도 일부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의 경우에도 지각과 얼음 속에 적지 않은 미생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탐사선 역시 수십㎞의 얼음을 뚫고 내부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표면과 가까운 장소에서 미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 NASA는 2030년대에 유로파 클리퍼라는 궤도 탐사선을 보내 유로파를 상세히 관측할 계획이다. 실제 착륙선을 내려보내 얼음 지각을 탐사하는 것은 유로파 클리퍼 다음 탐사선의 임무다. 왓슨 같은 탐사 장치는 아마도 이 차세대 착륙선에 탑재될 것이다. 여기서 유기물이나 생명체의 증거가 확인되면 그 다음에는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거나 혹은 현지에서 조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결국 인류는 답을 알아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전기차 가격 낮출 값싸고 우수한 배터리 기술 나왔다

    전기차 가격 낮출 값싸고 우수한 배터리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저렴하고 성능은 더 우수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은 현재 전기자동차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실렸다. 발전소나 공장 등과 함께 자동차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가솔린, 디젤엔진으로 대표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을 시작했다. 문제는 자동차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비싼 배터리 때문에 보조금 지원 없이는 내연기관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닷물에 풍부한 나트륨을 활용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나트륨이온전지가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저가형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리튬이온전지보다 나트륨이온전지는 가격이 40% 가까이 저렴하다. 문제는 나트륨 원자가 무겁고 크기 때문에 리튬이온전지 음극소재인 흑연과 실리콘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 대용량 음극 소재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금속 황화물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 소재를 활용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전기저장능력은 우수하지만 구조적 불안정성이 있는데 연구팀은 저가의 친환경 재료인 실리콘 오일을 이황화몰리브덴 전구체와 섞어 열처리를 함으로써 안정적인 물질을 만들어냈다.이렇게 만들어낸 음극 소재는 코팅층이 없는 이황화몰리브덴 소재보다 2배 이상 많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으며 5분 이내의 빠른 충방전을 200회 이상 반복해도 용량과 성능감소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김상옥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나노 코팅층 표면을 안정화시켜 이황화몰리브덴 소재의 문제점이었던 높은 전기저항과 구조적 불안정성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대용량 나트륨이온전지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기술로 전극 소재 생산공정비용을 낮추면 대용량 전력저장장치용 나트륨이온전지 상용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가의 열영상카메라, 스마트폰 속에 넣을 수 있게 됐다

    고가의 열영상카메라, 스마트폰 속에 넣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열영상센서를 소형화시켜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에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소재연구단, 전자재료연구단,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공동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에 쓰이는 재료를 이용해 제작비용을 낮추고 작동온도를 낮춘 휴대용 센서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 표면과학’(Applied Surface Science)에 실렸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건물 출입구에 출입자들의 체온을 비접촉식으로 감지할 수 있는 열영상감지기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열영상감지기에는 인체나 물체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해 영상화하는 열영상센서가 필수적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열영상센서를 소형화해 실시간으로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스마트폰에 장착하려고 하고 자동차업체들은 열영상센서를 사용해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를 만드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열영상센서는 장치들이 만들어내는 발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돼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냉각소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열영상감지장치를 소형화하기가 쉽지 않고 제작비용도 비쌀 뿐만 아니라 냉각소자가 있어도 85도 이상에서는 작동 오류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열영상센서가 스마트폰 부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85도, 자율주행차에 장착되기 위해서는 125도의 고온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한다.연구팀은 10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산화물반도체 소재인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이용해 열로 인해 만들어지는 적외선을 감지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소자를 제작했다. 이산화바나듐 박막으로 만든 열영상센서는 100도 이상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외부의 원적외선을 최대한 흡수해 과열을 막아줌으로써 냉각소자가 필요 없다. 이 때문에 물체의 열을 3배나 더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어 스마트폰용 열화상감지카메라로 쓸 수 있으며 센서의 응답속도도 기존 초당 30~40프레임을 넘어 100프레임 화상촬영이 가능해 자율주행차 부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원준 KIST 박사는 “이번 기술은 열영상센서의 제작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원천기술일 뿐만 아니라 기존 소자보다 민감도와 동작속도도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라며 “열영상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및 자율주행차용 센서는 물론 군수산업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마스크 써도 ‘자외선 차단제’ 꼭 발라야 하는 이유

    [아하!] 마스크 써도 ‘자외선 차단제’ 꼭 발라야 하는 이유

    봄철 일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매일 마스크를 사용해 자외선을 피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눈 밑에 갑자기 주근깨가 늘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피부를 지켜드리기 위해 15일 대한의사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자외선 차단제 관련 상식 8가지를 추려봤습니다. 1.마스크를 썼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하나요? 마스크를 착용하면 입과 코 주위는 완전히 가려지지만 이마와 눈가 등은 자외선에 노출됩니다. 흰색 마스크를 쓰면 자외선이 반사하면서 오히려 예민한 부위인 눈가 피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변이나 스키장에서 얼굴이 더 잘 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마스크 틈 사이로 자외선이 들어가 얼굴을 완벽히 방어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양산이나 모자를 쓰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없나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양산과 차양이 큰 모자가 자외선 차단에 효과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이 문제입니다. 특히 해변이나 스키장에서는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량이 많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3.운전하거나 실내에 있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안 발라도 되나요? 자외선A(UVA)는 유리를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운전을 할 때나 실내에 있을 때도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피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운전할 때나 실내에 있을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4.SFP와 PA는 무슨 뜻인가요? 자외선 차단지수 ‘SFP’는 자외선B(UVB)를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PA’는 자외선A(UVA) 차단 수치를 나타냅니다. SFP는 10~30, PA는 +, ++, +++ 등의 등급으로 나뉩니다. SFP15는 자외선B를 93% 가량 막아주고 SFP30은 97%의 방어효과가 있습니다. PA+는 자외선A 2분의1 이하 피부 침투, PA++는 4분의1, PA+++는 8분의1을 뜻합니다. 5.그럼 어떤 제품을 써야 하나요. 상황에 따라 사용제품이 달라집니다. 실내에서는 SPF10 전후, PA+ 제품을 사용해도 효과를 봅니다. 외출 등 간단한 실외 활동에는 SPF10~30, PA++ 기능 정도로도 충분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 등 야외 활동에는 SPF30, PA++ 이상이 필요합니다. 해수욕 등으로 장시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SPF50+, PA+++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어린이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필요가 없나요? 일생 동안 받는 자외선량의 3분의1이 18세까지 집중돼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 시기부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색인종인 한국인은 백인보다 자외선 저항력이 높고 자외선 알레르기 위험이 낮기 때문에 아이 활동량이 높아지는 돌 이후부터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7.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후 1번만 바르면 되나요?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15~30분 전에 충분한 양(2㎎/2㎠)을 골고루 펴 발라야 합니다. 바르는 양이 적으면 차단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집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에 2~3시간마다 반복해 덧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8.흐린 날은 그냥 나가도 되지 않나요? 구름의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흐린 날도 상당량의 자외선A가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피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광노화와 색소질환을 완벽히 예방하려면 흐린 날도 맑은 날처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물거품처럼 비누향 걷고 조각들로 그려낸 조각

    물거품처럼 비누향 걷고 조각들로 그려낸 조각

    “오랫동안 비누 조각을 하다 보니 비누가 아닌 다른 재료 그리고 조각적이지 않은 작업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한 번도 안 해 본 것에 대한 새로운 실험의 결과물을 펼쳐 보일 수 있어 기쁩니다.”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신미경 작가는 비누로 서양 고전 조각상이나 불상, 도자기 등 박물관 유물을 똑같이 모방하는 ‘비누 조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단단히 구축한 예술가다. 대리석이나 세라믹 등 원본 재료의 질감을 완벽히 재현하지만 물에 닿으면 녹아 없어지는 비누의 속성을 통해 유물의 권위와 가치를 재해석하는 그의 ‘번역’ 프로젝트는 영국 대영박물관과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미술관, 스웨덴 스톡홀름 국립미술관 등 유럽 미술관에 선보여 각광받았다. 서울 마포구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리는 개인전 ‘앱스트랙트 매터스’(Abstract Matters)에선 비누 향이 사라졌다. 신작 50여점은 전시장 바닥에 놓이는 대신 회화처럼 전부 벽에 걸렸다. ‘신미경 작가의 전시회 맞나’ 싶을 정도로 확연한 변화다. 그도 이런 상황이 흥미로운지 “비누 향이 안 나는 첫 전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비누 대신 택한 재료는 제스모나이트. 인체에 유해한 기존 레진 제품의 대안으로 개발된 수성 아크릴 레진으로 돌, 금속, 플라스틱 같은 다양한 질감과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신소재다. 제스모나이트에 돌가루, 철가루, 금박 등을 섞어 거푸집 역할을 하는 폐고무판, 스티로폼, 유리판 안쪽을 채운 뒤 재료가 굳으면 떼어 내는 방식이다. 판화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이 고스란히 담기고, 예상치 못했던 무늬와 형상이 드러난다. 작가는 “비누 조각은 이미 만들어진 대상을 앞에 두고 의도에 따라 작업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번 작업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연성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면서 “즉흥적이고 추상적인 회화의 방식으로 평면 조각이라는 새로운 조형예술을 실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에 ‘추상’(앱스트랙트)이 들어간 이유다. 유물과 동시대적인 문화를 아우르는 주제 의식은 여전하다. ‘번역’ 프로젝트가 박물관의 박제화된 권위를 해체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신소재를 활용해 오랜 시간이 응축된 것 같은 유물의 느낌을 내려고 한 점이 흥미롭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인공물보다는 과거에 생성돼 오랜 역사가 담긴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애썼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주 행성이나 고구려 고분벽화 같은 분위기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서울대 조소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8년 런던 슬레이드스쿨에서 조소를 공부한 작가는 비누 외에도 세라믹, 유리 조각에 관심을 기울이다 2017년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세라믹&유리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비누가 아닌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여서 의미가 더 크다”는 그는 “계속 도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작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는 5월 2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미세플라스틱, 바람 타고 대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 (연구)

    “미세플라스틱, 바람 타고 대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 (연구)

    페트병이나 포장지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에 실려 대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주립대와 코넬대 등 국제연구진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매립이나 소각 또는 재활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최대 18%는 결국 환경에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쉽게 분해되지 않아 점차 작은 조각으로 쪼개져 공기 중에 떠다닐 만큼 작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현재 미세플라스틱은 지구 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ycle)과 비슷한 형태로 전 세계를 둘러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다나 땅에 버져린 플라스틱의 상당수가 잘게 쪼개져 공기 중으로 방출돼 생태계에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생분해성 중합체의 개발로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이미 지난 몇십 년 동안 버려진 미세플라스틱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구의 시스템을 순환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 연구를 위해 이들 연구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서부 지역에서 대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자료를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 매년 약 2만2000t의 미세플라스틱이 미 전역에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플라스틱이 대기 중에 방출되는 주된 원인은 도로 교통 시스템 탓이다. 자동차 타이어와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도로 표면에도 플라스틱이 들어있고 이런 것이 마모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돼 대기 중에 떠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도로 위 자동차들에 의한 난류, 즉 타이어의 움직임과 제동 과정 그리고 배출되는 배기 가스 등은 모두 지상의 플라스틱을 공기 중으로 흩날리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은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섬을 이루는 바다에서도 일어난다. 이런 플라스틱은 쪼개져 해수면을 떠돌다가 파도나 바람에 의해 공기 중에 던져진다. 이밖에도 대도시에서는 바람, 농촌에서는 농사 중 토양에서 일어나는 먼지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대기 중에 유입된다. 일단 대기 중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최대 6일 반 동안 떠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기간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주요 해양과 대륙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 중동, 인도 그리고 동아시아에서는 주로 미세플라스틱이 땅에서 부유한다. 반면 미국의 서해안과 지중해 그리고 호주 남부 등 해안가에서는 주로 바다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떠오른다”면서 “북아프리카와 유라시아의 미세플라스틱은 토양 먼지 등 농업 활동이 기반이고 세계적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도로 교통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이 부유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미세플라스틱은 토양과 식물의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식물과 동물에 의해 소비되며 오염 물질의 매개 역할도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여러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흡입은 폐 조직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런 플라스틱이 다른 에어로졸보다 독성이 더 강한지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인구 밀도와 해양 순환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구진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관리 방식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환경에서 플라스틱의 농도가 급증했는데도 이런 결과에 관한 우리의 상대적인 무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 문제를 개선하거나 해양 플라스틱을 포획해 환경 시스템에서 제거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4월 12일자)에 실렸다. 사진=재니스 브레니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지방 식습관 고집하는 북극곰…기후변화가 멸종 위험 높인다

    고지방 식습관 고집하는 북극곰…기후변화가 멸종 위험 높인다

    북극곰이 과거 기온이 급격히 상승했을 때에도 지방이 많은 먹이를 고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밴더빌트대와 알래스카대 페어뱅크스캠퍼스 공동연구진은 급격한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곰의 식습관이 변하고 있다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평가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오늘날 북극곰은 물론 약 1000년 전 중세 온난기가 일어나기 이전 시기까지 다양한 시대에 생존한 북극곰의 두개골이나 하악골 표본 20점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치아 표면의 미세한 마모를 분석해 북극곰이 살아있을 때 섭취한 먹이의 질감을 유추하는 치아 미세 마모 분석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몇백에서 몇천 년 동안 북극곰의 식습관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북극곰의 식습관은 온난화가 일어나기 이전 시기에도 부드러운 지방과 살코기를 선호하는 식성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주저자인 애슬릭 패터릭 밴더빌트대 연구원은 “과거 북극곰의 식습관에 관한 조사는 현재 일어날지도 모르는 어떤 변화를 이해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북극곰은 역사적으로 바다표범을 잡아먹어 왔기에 우리 연구는 이들 곰이 과거에도 에너지가 풍부한 지방과 같이 매우 부드러운 조직을 더 많이 먹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북극곰은 약 50만 년 전 회색곰에서 갈라진 뒤 북극 환경에 맞게 변했다. 이들 곰은 주식인 바다표범을 좀더 쉽게 사냥하기 위해 두개골이 길어졌고 송곳니가 발달했지만 어금니는 회색곰보다 작아졌다. 특히 부드러운 지방을 주로 섭취하면서 치아에 큰 손상을 입지 않았는데 이는 치아 표면의 미세 마모 수준을 분석한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 책임저자인 라리사 디샌티스 밴더빌트대 교수는 “북극곰은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데 특화돼 있어 오늘날 북극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1세기 들어 일부 북극곰이 딱딱한 먹이를 먹는 쪽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북극곰은 이제 덜 좋아하는 먹이를 섭취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빠르게 녹아내리는 해빙은 바다표범이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오는 곳인데, 이때 북극곰은 이들을 사냥하므로 북극곰의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반면 회색곰은 먹이가 부족할 때 식물의 덩이줄기와 같이 딱딱한 먹이를 섭취하거나 사체를 뜯어먹는데 적응했다. 온난화 기후로 야기된 변화한 지형은 회색곰이 북상함에 따라 북극곰과 먹이 경쟁을 할 수 있고 짝짓기를 통해 이른바 피즐리 베어(pizzly bear)라고 불리는 교잡종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마저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런 교잡종은 2006년부터 야생에서 목격되기 시작했다. 이들 곰은 대부분 흰 털을 지녔지만 갈색빛이 맴돌며 코의 길이도 북극곰과 회색곰 중간 정도인 특징이 있다. 디샌티스 교수는 “오늘날 기후 변화는 북극곰의 생존에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검치호랑이에 대해서도 연구했었는데 이들 역시 식성이 특이했고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최신호(4월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비누 향 안 나는 첫 전시”…‘비누 조각가’ 신미경의 새로운 도전

    “비누 향 안 나는 첫 전시”…‘비누 조각가’ 신미경의 새로운 도전

    “오랫동안 비누 조각을 하다 보니 비누가 아닌 다른 재료 그리고 조각적이지 않은 작업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한 번도 안 해 본 것에 대한 새로운 실험의 결과물을 펼쳐 보일 수 있어 기쁩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신미경 작가는 비누로 서양 고전 조각상이나 불상, 도자기 등 박물관 유물을 똑같이 모방하는 ‘비누 조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단단히 구축한 예술가다. 대리석이나 세라믹 등 원본 재료의 질감을 완벽히 재현하지만 물에 닿으면 녹아 없어지는 비누의 속성을 통해 유물의 권위와 가치를 재해석하는 그의 ‘번역’ 프로젝트는 영국 대영박물관과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미술관, 스웨덴 스톡홀름 국립미술관 등 유럽 미술관에 선보여 각광받았다. 서울 마포구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리는 개인전 ‘앱스트랙트 매터스’(Abstract Matters)에선 비누 향이 사라졌다. 신작 50여점은 전시장 바닥에 놓이는 대신 회화처럼 전부 벽에 걸렸다. ‘신미경 작가의 전시회 맞나’ 싶을 정도로 확연한 변화다. 그도 이런 상황이 흥미로운지 “비누 향이 안 나는 첫 전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비누 대신 택한 재료는 제스모나이트. 인체에 유해한 기존 레진 제품의 대안으로 개발된 수성 아크릴 레진으로 돌, 금속, 플라스틱 같은 다양한 질감과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신소재다. 제스모나이트에 돌가루, 철가루, 금박 등을 섞어 거푸집 역할을 하는 폐고무판, 스티로폼, 유리판 안쪽을 채운 뒤 재료가 굳으면 떼어 내는 방식이다. 판화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이 고스란히 담기고, 예상치 못했던 무늬와 형상이 드러난다. 작가는 “비누 조각은 이미 만들어진 대상을 앞에 두고 의도에 따라 작업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번 작업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연성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면서 “즉흥적이고 추상적인 회화의 방식으로 평면 조각이라는 새로운 조형예술을 실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에 ‘추상’(앱스트랙트)이 들어간 이유다.유물과 동시대적인 문화를 아우르는 주제 의식은 여전하다. ‘번역’ 프로젝트가 박물관의 박제화된 권위를 해체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신소재를 활용해 오랜 시간이 응축된 것 같은 유물의 느낌을 내려고 한 점이 흥미롭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인공물보다는 과거에 생성돼 오랜 역사가 담긴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애썼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주 행성이나 고구려 고분벽화 같은 분위기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서울대 조소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8년 런던 슬레이드스쿨에서 조소를 공부한 작가는 비누 외에도 세라믹, 유리 조각에 관심을 기울이다 2017년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세라믹&유리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비누가 아닌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여서 의미가 더 크다”는 그는 “계속 도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작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는 5월 2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공안개·빗물 재활용… 도시, 녹색 기술 입는다

    인공안개·빗물 재활용… 도시, 녹색 기술 입는다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도시의 녹색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도시의 환경 문제는 갈수록 심각하다. 2019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150만㎢)에 인구의 55%가 거주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의 66%, 탄소배출량의 7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전 국토(10만 6210㎢)의 16.7%인 도시지역(1만 7763㎢)에 인구의 91.8%(4759만명)가 몰려 있다. 인구가 늘고 고밀도 개발로 생활환경 오염은 가속화됐다. 도시가 확대되면서 서식지 감소 및 파편화로 생물다양성이 줄고 녹지·습지 등 자연공간은 훼손되고 있다. 기상재해 중 폭염·폭우·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콘크리트 속에 갇힌 도시는 열섬 현상과 공기질 악화, 물 순환이 차단되면서 건조지역이 지난 30년간 163.9% 증가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환경부가 스마트 그린도시의 ‘닻’을 올렸다. 지속가능한 자연·생활환경 구축을 통해 도시의 기후탄력성 및 회복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사람과 동식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녹색 공간은 탄소중립 이행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장소 기반·지역 주도 사업으로 차별화 스마트 그린도시는 지난해 7월 발표된 그린뉴딜 8개 추진과제 중 ‘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의 대표 사업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지능적인 도시, 탄소배출을 줄인 환경친화적 도시다. 마을·권역 단위에서 진단을 거쳐 기후·물·자원순환 등 다양한 환경 사업을 결합해 친환경 공간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한다. 도시 환경사업이 처음은 아니다. 부처별로 사업 목적에 따라 저영향개발(LID)과 기후적응, 도시생태축 복원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공간적 고려 없이 단편적으로 추진되면서 단기사업, 시설 설치 등에 집중됐다. 부처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차치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조연’으로 전락한 채 유지관리 부담만 안게 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스마트 그린도시는 장소 기반, 지역 주도 사업으로 차별화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9~11월 이뤄진 사업지 신청에는 100개 지자체가 응모해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다. 국토부의 도시재생과 그린리모델링,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산림청의 도시숲 등의 사업과 연계 가능 시 가점을 부여했는데 70개 지자체가 가점을 받았다. 환경부는 기후·환경 개선 모델을 제안한 25개(문제해결형 20개·종합선도형 5개) 지자체를 선정했다. 이들 지역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총 2900억원(국비 1700억원)이 투입된다. 10개 사업 유형 중 2개 이상 사업이 결합된 문제해결형 사업에는 2년간 최대 100억원, 3개 이상인 종합선도형에는 최대 16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화성 모두누림문화센터에서 25개 지자체와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 그린도시로 대한민국 탄소중립 이행에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행·확산단계(2030년)까지 매년 사업대상지를 추가 지정키로 했다. 정부 부처의 ‘동행’도 감지된다. 국토부는 도시재생과 스마트시티 사업 목표를 ‘탄소중립’으로 재조정했다. 산업부의 넷 제로 도시조성 등도 탄소중립 2050 목표와 연계해 사업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13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활 공간, 삶의 터전부터 친환경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스마트 그린도시가 지역이 주도하는 탄소중립의 출발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환경부 “표준화 모델 마련 뒤 보급” 기후변화는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넘어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에너지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아가 기후위기시대는 발생된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 증가에 따른 기상재해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의 암스테르담·빈·바르셀로나 등 도시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환경문제 해결 및 확산을 추진 중이다. 미국 뉴욕의 그린뉴딜(One NYC2050), 로스앤젤레스는 온실가스 배출 80% 저감과 재생에너지원 사용 확대 등을 담은 녹색뉴딜 계획을 내놨다. 국내 25개 지자체는 스마트 기술(강릉), 하천변(상주), 도시재생(순천), 산업단지(전주) 등 다양한 유형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사업을 통해 표준화 모델을 구축한 뒤 지자체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보급할 계획이다. 관광도시이자 힐링도시인 강원 강릉은 최근 기후변화와 난개발로 환경파괴가 심각해지고 있다. 산불·폭설·수해·미세먼지와 황사가 잦아지면서 환경오염이 가중될 위험에 처했다. 강릉시는 스마트 통합환경플랫폼을 구축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시민·관광객에게 실시간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북 상주는 인구밀집지역이자 국도 25호선이 가로지르는 하천변의 녹색전환을 추진한다. 도로를 축소하는 도로 다이어트와 도로에 물을 뿌려 기온과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클린로드시스템을 구축한다. 북천 암반관정 물을 활용한 인공 안개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도로변에는 소규모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갖춰 친환경 교통수단 중심도시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역인 전주 팔복동은 마을숲 조성과 노후 건축물로 인한 에너지 손실 저감을 줄이는 ‘넷 제로 타운’을 조성한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녹화벽(1.24㎞)과 녹색쉼터, 탄소 투수포장 등을 통해 물 순환 기반을 구축한다. 태양광 설치 및 옥상 녹화, 가로등·보안등에 태양광을 활용한 시스템이 설치된다. 전남 순천은 정원을 빗물 순환과 결합한 모델이다. 우수저류조 빗물을 활용한 도로 표면 청소와 토지의 빗물 저장 능력 복원을 위한 보도블록 및 띠녹지, 오염우수가 여과를 거쳐 동천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친수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생활쓰레기 투기 구역에 클린하우스를 설치해 분리수거 공간 등도 제공한다.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 이현주 사무관은 “지역별 맞춤형 사업을 통해 표준화 모델을 마련한 뒤 여건이 유사한 다른 지역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지역이 주도하되 정책적으로 필요하면 정부가 별도 계속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 호흡’ 필요… 시범사업은 신속하게 전문가들은 스마트 그린도시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지역 민원 해결, 낙후지역 개발 등을 위한 일회성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사업의 안정적·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생활 공간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저탄소 친환경 구축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타 부처와 연계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 교수는 “사업 기간이 2년으로 너무 짧아 지자체들이 사업 수행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조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과 개선 등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환경계획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감소로 도시의 질적 향상과 환경적 풍요에 대한 수요를 고려할 때 변화가 불가피하다”면서 “기후·환경문제나 도시의 체질 개선은 긴 호흡이 필요한 중장기 사업이지만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공 모델 구축을 위해 시범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발암물질 미세먼지의 습격… 호흡기·심혈관질환자 ‘요주의’

    발암물질 미세먼지의 습격… 호흡기·심혈관질환자 ‘요주의’

    서울시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12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9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노출 농도가 증가할 경우 부정맥질환의 일종인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농도의 초미세먼지로 몸 안의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진 데 따른 것이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13일 “노출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이상 증상이 생기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1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1그램이다. 중앙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국가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8만 5869명을 대상으로 거주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2년 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는 공복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초미세먼지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감염병 시기 미세먼지 노출 땐 호흡기질환 올해도 어김없이 미세먼지의 계절이 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미세먼지까지 겹쳐 호흡기를 비롯한 우리 몸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 감염병 시기에 면역력이 떨어진 몸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흔히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서서히 위협하고 숨통을 조이는 물질로 표현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폐와 기도에 달라붙어 건강에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는 입자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1미터)보다 작아 PM10이라고 부른다.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2.5㎛보다 작은 데다 대기 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우리 몸에 더 많은 해를 끼친다. 미세먼지는 겨울부터 봄 사이에 특히 심하다. 급속히 산업화되고 있는 중국 지역의 황사 속에 포함된 규소, 납, 카드뮴, 니켈, 크롬 등의 중금속 농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이 같은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면서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어난다. 미세먼지가 일단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폐렴을 비롯한 감염성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노인과 유아, 임산부, 폐나 심장에 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며 “호흡기질환인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에는 질병이 악화돼 입원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지입자 작아져 혈관까지 이상 증세 유발 눈물 양이 적어 이물질을 희석하는 기능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도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계속 눈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렌즈를 꼼꼼하게 세척하고 착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라식, 라섹 등의 각막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 후 일시적인 안구건조증과 각막 신경 이상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증상을 잘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기면 눈꺼풀 부종, 가려움, 이물감, 충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입자가 갈수록 작아져 우리 몸 안의 혈관까지 이동해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호흡기질환 외에도 심혈관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장발작과 부정맥의 위험이 커진다”며 “젊은 성인보다는 나이가 어린 소아와 고령의 노인에서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어 이들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취약군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영욱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미세먼지가 혈관에서 염증이나 손상 등을 유발해 심뇌혈관질환이나 정신질환을 악화시키고 암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미세먼지 예·경보를 주의 깊게 살피고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과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에서는 가능한 한 창문을 닫아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때 환기를 하는 게 좋다. 외출을 해야 할 때는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나 공사장, 공장 근처는 피하도록 한다.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도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생활화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마스크 착용·외출 후 손 씻는 습관 중요 폐 기능이 떨어진 만성질환자나 심장 기능이 낮은 심부전 환자의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이 저산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천식 환자가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때는 반드시 증상완화제를 휴대한다. 최선희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많고, 기온 변화가 심한 환절기는 천식 환자에게 더욱 취약한 계절”이라며 “소아천식의 대부분이 알레르기성으로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겹살 등 특정 음식을 먹으면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해 대사 기능을 높이는 습관이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과일과 채소 속 비타민이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염증을 증가시키는 것을 막는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2ℓ 정도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3D 프린터 출력 부품을 탑재하고 비행한 그리펜 전투기

    [고든 정의 TECH+] 3D 프린터 출력 부품을 탑재하고 비행한 그리펜 전투기

    스웨덴의 대표적 방산 기업인 사브(Saab)가 3D 프린터로 출력된 부품을 탑재하고 비행한 JAS 39 그리펜(Gripen)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최근 우주 항공 산업에서 3D 프린터 출력 부품의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펜 전투기에 3D 프린터 출력 부품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없으나 흥미로운 부분은 그 목적에 있습니다. 사브의 목적은 3D 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을 이용해 항공기를 전장에서 빠르게 수리하는 것입니다. 사브는 적층 제조 방식을 우주 항공 및 방산 분야에 도입하려는 AMEXI 컨소시엄의 핵심 회사 중 하나로 2018년부터 3D 프린터 출력 부품을 기존에 배치된 그리펜 C/D 전투기에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처음으로 3D 프린터 출력 수리 부품을 탑재한 그리펜 전투기가 비행에 성공한 것입니다. 참고로 이 부품은 금속이 아닌 PA2200 나일론 소재를 이용해 출력했습니다. (사진에서 흰색으로 보이는 부품. 동체 표면에 있는 정비용 해치)최신 전투기는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기계입니다. 따라서 모든 부품을 충분히 준비한 상태에서 유지 운용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래도 본래 전투기를 운용한 기지에서는 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실제 전쟁 상황에서 새로운 임시 기지로 전투기를 전진 배치할 때 생깁니다. 실제 전투 중 전투기가 손상될 가능성은 크지만, 모든 부품을 기지에 충분히 준비해 바로 수리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3D 프린터는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입니다. 물론 전자 부품처럼 3D 프린터로 출력하기가 어려운 부품도 있지만, 전투 중 손상될 가능성이 가장 큰 동체에는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긴급 복구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3D 프린터로 신속하게 전선에서 부품을 보급한다면 전투기 가동률도 높아지고 보급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장에서 3D 프린터로 바로 부품을 출력해 항공기나 다른 무기를 바로 수리하려는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항공모함과 상륙함에서 수많은 군용기를 운용하는 미 해군은 함정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부품을 바로 출력하는 연구를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부품을 배나 항공기로 외부에서 공급받거나 항구에서 보급하는 대신 일부라도 자체 생산할 수 있다면 임무 수행 능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용기를 포함해 귀중한 장비와 무기에 3D 프린터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실전 배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3D 프린터를 이용한 부품 생산 및 보급은 군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아이디어이고 3D 프린터 기술도 크게 발전한 만큼 실전 배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20년 전 발견된 청동기시대 거대 석판, 유럽 최고(最古) 지도로 밝혀져

    120년 전 발견된 청동기시대 거대 석판, 유럽 최고(最古) 지도로 밝혀져

    약 120년 전 프랑스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의 거대한 석판 한 점이 최신 과학 기술을 이용한 연구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로 확인됐다고 고고학자들이 밝혔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생벨레크의 석판’(Saint-Bélec Slab)이라고 불리는 길이 3.8m의 이 유물은 1900년 발견돼 한 세기 이상 잊혀졌지만 프랑스 국립고고학발굴조사연구소(INRAP) 등 국제 연구진이 고해상도 3D 조사와 사진 측량 기술을 사용해 최근 다시 조사를 진행했다. 브르타뉴 서부 지역의 한 무덤에서 출토됐던 이 석판은 기원전 1900년에서 1640년 사이의 청동기 시대 시신을 수습한 관의 벽 일부로 재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발굴 당시 이미 윗부분이 파손돼 소실된 상태였다.1900년 한 사설 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1990년대까지 생제르맹 앙레성 내 고고학 박물관에서 보관돼온 이 석판은 2014년에 이르러서야 이 박물관의 지하실에서 다시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이 석판을 조사하는 동안 복잡한 선으로 연결된 무늬의 반복이 지도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아챘다. 석판의 표면은 계곡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해서 입체적으로 가공됐고 선은 강의 지류를 묘사한 것으로 보여진다.게다가 이렇게 조각된 무늬는 브르타뉴 서부 지역의 경관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석판은 가로 약 30㎞, 세로 약 21㎞의 오데강 지역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 석판이 파손된 원래 이유를 포함해 몇 가지 불명확한 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 제1저자인 클레망 니콜라 박사는 “이번 발견은 선사시대 사회의 지도 지식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강조한다”면서 “이 석판은 청동기 시대에 영토를 엄격히 통제했던 강력한 위계 정치 주체의 영역을 묘사하며 이를 깨뜨린 것은 비난과 불복을 의미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프랑스 선사시대학회보’(Bulletin de la Société préhistorique française)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대 동굴벽화 대다수 저산소증 환각 상태서 그려져” (연구)

    “고대 동굴벽화 대다수 저산소증 환각 상태서 그려져” (연구)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동굴벽화를 그린 대부분 예술가는 산소 결핍 상태에서 작품을 완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이 4만 년 전부터 1만4000년 전까지 후기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여러 동굴벽화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동굴 깊숙한 곳에 그려져 있어 횃불을 들고 가야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스페인과 프랑스에 있는 유럽의 동굴벽화에 초점을 맞춘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이들 벽화를 그린 구석기인들이 왜 동굴의 깊숙한 곳에 작품을 그렸는지를 설명하려고 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후기 구석기인들은 동굴의 깊은 곳을 일상적이거나 가족적인 활동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활동은 주로 야외나 동굴의 얕은 주거지 또는 동굴 입구 부분에서 행해졌다”면서 “벽화는 동굴의 깊고 어두운 곳에만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깊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벽화의 이미지는 매우 인상적이라서 연구의 중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공동저자인 란 바카이 텔아비브대 고고학과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동굴을 환하게 밝히기 위해 불을 쓰면 산소 수치가 떨어져 저산소증이 나타나 도파민(신경전달물질)이 방출돼 환각이나 유체 이탈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벽화를 그리는 것은 화가가 우주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안한 의식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바카이 교수는 또 “벽화는 사물과 이어지기 위해 쓰였다. 따라서 우리는 동굴벽화를 동굴 예술이라고 부리지 않는다”면서 “이런 벽화는 미술관 작품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동굴벽화를 그린 구석기인들은 바위의 표면을 자신들의 세계와 지하 세계를 이어주는 일종의 막으로 여겼는데 지하 세계는 모든 것이 중요롭게 존재하는 곳으로 생각했다고 바카이 교수는 덧붙였다. 벽화에는 매머드나 바이슨(들소) 또는 아이벡스(산악염소)와 같은 야생동물이 그려졌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거기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를 논의하고 분석해 왔다. 연구진은 동굴이 후기 구석기 시대의 신앙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벽화는 이런 관계의 일부였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벽화로 장식했다고 해서 동굴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실체는 반대로 이들이 선택한 그 동굴이 중요하기에 벽화로 장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카이 교수는 또 동굴벽화가 모종의 입사식(initiation rite) 중 일부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아이가 있었던 증거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동굴의 깊은 곳까지 왜 아이를 데려왔는지를 검증할 것이라고 바카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저산소증에 관한 내성을 키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고찰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타임 앤드 마인드’(Time & Mind) 최신호(3월 3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고 신호!’…NASA 화성 헬기, 첫 비행 14일로 연기

    ‘경고 신호!’…NASA 화성 헬기, 첫 비행 14일로 연기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이 14일(이하 현지시간)로 연기됐다. 마지막 테스트가 계획보다 일찍 종료된 가운데 날개 회전 경고 장치가 작동한 것이 그 이유라고 NASA는 성명에서 밝혔다. NASA 성명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적어도 14일까지 화성 표면을 떠나지 않는다. ​헬리콥터의 회전익이 비행에 가능하도록 분당 2,400회전 속도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중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NASA 관계자는 10일 성명에서 “회전익의 고속 회전 테스트에서 감시 타이머는 ​​명령 시퀀스를 감독하고 시스템에 잠재적인 문제를 경고하는데, 이 감시 타이머가 이상을 발견하고 조기에 종료됐다. 이는 비행 컴퓨터를 ‘비행 전’(Pre-Flight)에서 ‘비행’ 모드로 전환하려 할 때 발생했다”면서 “헬리콥터는 안전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며 전체 원격 측정 세트를 지구로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헬리콥터 기술자가 정확히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해당 헬기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으며, 팀은 실패한 테스트 일정을 다시 잡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인저뉴어티는 2월 18일 NASA의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 표면에 도착했다.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고대 호수 바닥이었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탐사 로버는 인저뉴어티의 역사적인 비행을 위해 최적의 비행지역을 찾았으며, 세심한 과정을 거쳐 이 1.8㎏짜리 소형 헬기를 지표에 내려놓았다. 그런 다음 인저뉴어티는 태양 전지판으로 얻은 에너지로 영하 90도에 이르는 화성의 추운 밤에 살아남는 데 성공하는 등 몇 가지 난관을 이겨내야 했다. 엔지니어들은 헬리콥터 날개 잠금을 해제하고 분당 50회 회전하는 저속 테스트를 성공했지만, 마지막 고속 회전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인저뉴어티는 14일 이후 첫 비행 일정이 다시 정해지면 3m 높이에서 40초간 떠 있는 임무에 도전하게 된다. 인저뉴어티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첫 비행에 성공한다면 우주 개척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로, 인류가 지구 외 행성에서 처음으로 동력 비행에 성공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볼드한 디자인의 ‘트렌디 라인’ 론칭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볼드한 디자인의 ‘트렌디 라인’ 론칭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이 21SS 트렌디(TRENDY) 라인으로 기존의 볼드 라인을 재해석한 유니크한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글램(GLAM)’과 트렌디함과 헤리티지 요소를 담은 ‘파베-M(PAVE-M)’ 두 가지 라인을 출시했다.트렌디 라인은 캐스팅(주물) 방식으로 장인이 한 파트씩 만든 체인을 서로 엮어 제작하는 특수한 방식으로 핸드크래프트적인 감성을 담았다. 여기에 도금을 3밀스 이상 두껍게 올린 플레이팅 기법을 더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퀄리티를 보호할 수 있다. 특수 체인의 매력은 펜던트 없이 체인만으로도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글램 라인에서 더욱 돋보인다. 볼드하고 큼지막한 디자인이 글래머러스하면서 드레시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며, 메트로시티의 특수한 플레이팅 기법과 공정 과정을 거친 브라스가 편안하고 가벼운 착용감까지 선사한다. 메트로시티의 시그니처 트위스트 텍스처와 로고 M을 프리미엄 감성으로 재해석한 파베-M 라인은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론칭 1주년을 맞아 출시했다. 고도의 테크닉으로 볼륨감과 볼드한 매력을 극대화한 파베-M 라인은 ‘파베’라는 단어가 ‘포장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만큼, 장인이 금속 표면에 작은 보석을 하나하나 세팅해 은하수와 같이 눈부신 반짝임을 선사한다. 아울러 풀 세팅된 앞면과 메탈릭한 뒷면으로 양면 착용이 가능하다. 브랜드 관계자는 “메트로시티만의 감성과 이탈리아 장인의 기술로 탄생한 볼드 주얼리 트렌디 라인이 봄, 여름 시즌의 스타일링에 포인트가 되어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남대 정지헌 교수, ‘세포 미세 캡슐화 기술’ 개발

    영남대 정지헌 교수, ‘세포 미세 캡슐화 기술’ 개발

    영남대 약학대학 정지헌(37) 교수 연구팀이 세포 미세 캡슐화를 위한 신기술을 개발했다. 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세포의약품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 표면을 균일한 크기로 코팅이 가능한 새로운 기술(STIG: Surface-triggered in situ gelation)이다. 이번 연구는 정 교수와 영남대 대학원 약학과를 졸업한 팜탄텅 박사(Pham Thanh Tung, 코넬대학교 박사후 연구원), 계명대 약학대학 육심명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거둔 성과다.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알지네이트(Alginat) 캡슐화 기술은 균일한 크기의 캡슐화를 위한 장비가 고가일 뿐 아니라 캡슐의 크기조절이 어렵고, 여러 세포가 동시에 캡슐화 되거나 빈 캡슐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이번에 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알지네이트 캡슐화 과정에 필요한 칼슘이온을 방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입자를 제작하여, 이 입자를 세포 표면에 고르게 부착하게 하고 알지네이트 용액에 일정시간 반응시켜 알지네이트의 겔화반응[졸(Sol, 용액 내에 입자가 분산된 형태)이 겔(Gel, 졸이 일정한 농도 이상으로 진해져서 굳어진 형태)로 변하는 현상]을 세포의 표면에서 일어나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 및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출원이 완료된 상태이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세포의약품의 기능을 고도화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세포의약품의 표면에 국소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거나 세포의약품의 이식 생존율을 높이는데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MRC), 교육부 BK21플러스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평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영향력지수(IF) 16.836, 분야 상위 4%이내)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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