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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로봇 세상, 그 문턱에서

    [길섶에서] 로봇 세상, 그 문턱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피지컬 AI가 대거 등장했다는 소식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들이 떠올랐다.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그의 작품 속 장면들 말이다. 아시모프의 로봇들은 ‘로봇 3원칙’ 안에 갇혀서 우왕좌왕했다.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없다는 1원칙,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2원칙,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3원칙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에 자주 놓였다. 동료를 구하라는 명령을 받은 로봇.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뜨거운 행성 표면을 가로질렀다가는 몸체가 녹아버릴 수밖에 없는 로봇이 2원칙과 3원칙의 충돌 속에 어쩔 줄 모르는 모습 등이 묘사됐다. 결국 아시모프는 고장난 로봇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고장난 로봇에서 로봇 진화의 싹이 텄다. 고장과 오류 없는 개발은 없는 법이니까. 그렇다면 피지컬 AI 개발에 앞서 걱정되는 건 기술력만이 아니다. 인간의 실패에 너그럽지 못한 우리 사회가 로봇의 고장과 오류 단계를 과연 잘 참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코스피 4500 돌파 속 ETF 순자산 300조 달성…지수형에 ‘집중’

    코스피 4500 돌파 속 ETF 순자산 300조 달성…지수형에 ‘집중’

    새해 들어 코스피가 사흘째 올라 사상 처음 4500선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가 72만원선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재차 경신한 가운데 조선·방산주도 불을 뿜었다. 이례적인 랠리 속에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도 30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표면적으로 강세장이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동안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 장세 속 ETF 시장에서도 개별 종목보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 위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96 포인트(1.52%) 오른 4525.48에 거래를 마치며 장중·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는 장중 72만 7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한 뒤, 4.31% 오른 72만 6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장중 신고가(13만 9300원)를 찍고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강세장 이면엔 종목 간 성과 격차가 뚜렷했다. 최근 한 달(2025년 12월 5일~2026년 1월 6일)간 코스피는 12.34% 상승했지만 대형주가 14.42% 오르는 동안 중형주는 1.61% 상승에 그쳤고, 소형주는 0.21% 하락했다.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이 일부 대형주에 국한됐다는 의미다. 종목 수 기준으로도 양극화는 분명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340개(35.5%)였던 반면, 하락 종목은 583개(60.9%)로 두 배에 육박했다. 이처럼 강세장 속 지수와 개별 종목 간 괴리가 확대되면서 ETF 시장에 모이는 자금도 지수 추종형 상품 위주로 빠르게 늘고 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담아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ETF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강세장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종목 선택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신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총액은 303조 5596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고, 이날엔 306조 8041억원까지 불었다. 지난해 ETF 시장 평균 수익률은 34.2%까지 뛰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순유입 상위 ETF를 살펴보면 특정 업종이나 테마형보다 국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다수를 차지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미국S&P500’에 1조 612억원이 순유입됐고, ‘KODEX MSCI Korea TR’,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나스닥 100’ 등도 상위 10위권에 이름 올렸다.
  • 군사작전으로 구현한 ‘돈로주의’… 속셈은 막대한 원유 매장량

    군사작전으로 구현한 ‘돈로주의’… 속셈은 막대한 원유 매장량

    트럼프 “그들 석유사업 완전 실패”美 기업 통해 원유 생산 확대 주장서반구서 영향력 키우는 中 견제도NYT “지지층서 역풍 맞을 수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붕괴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원유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이번 작전 단행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원유에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배타적 지배권을 다시 확보하는 이른바 ‘돈로주의’(도널드와 먼로주의 합성어)를 구현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에 힘을 과시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본보기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화려한 군사작전 성공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대상으로 한 치명적인 마약 밀매로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기소됐다”며 “이번 작전은 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 목적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 매장량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은 오랫동안 완전히 실패했다. 잠재력에 비해 거의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심각하게 망가진 정제 인프라를 복구하고 베네수엘라에 수익을 창출해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남미 등 서반구를 미국의 세력권으로 확고히 한다는 ‘돈로주의’에 입각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그것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며 “그래서 그는 조심해야 한다”고 답하며 중남미의 다른 반미 국가들에도 경고장을 보냈다. 아울러 최근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키워 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출을 해주고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왔는데, 이번 마두로 체포는 중국 에너지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의 구상대로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를 잠식하게 되면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원유 수출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탁월한 군사작전 수행 능력을 선전하며 자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는데, 지지율 상승 효과와 연계되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해외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미국 우선주의’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을 맞을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 원유와 지지율 반등 노렸나...트럼프 마두로 축출 배경은?

    원유와 지지율 반등 노렸나...트럼프 마두로 축출 배경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붕괴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원유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이번 작전 단행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원유에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배타적 지배권을 다시 확보하는 이른바 ‘돈로주의’(도널드와 먼로주의 합성어)를 구현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에 힘을 과시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본보기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화려한 군사작전 성공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대상으로 한 치명적인 마약 밀매로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기소됐다”며 “이번 작전은 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 목적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 매장량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은 오랫동안 완전히 실패했다. 잠재력에 비해 거의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심각하게 망가진 정제 인프라를 복구하고 베네수엘라에 수익을 창출해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남미 등 서반구를 미국의 세력권으로 확고히 한다는 ‘돈로주의’에 입각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그것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며 “그래서 그는 조심해야 한다”고 답하며 중남미의 다른 반미 국가들에도 경고장을 보냈다. 아울러 최근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키워 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출을 해주고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왔는데, 이번 마두로 체포는 중국 에너지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의 구상대로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를 잠식하게 되면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원유 수출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탁월한 군사작전 수행 능력을 선전하며 자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는데, 지지율 상승 효과와 연계되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해외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미국 우선주의’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을 맞을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 ‘짧은 수명’ 무음극 리튬 전지 난제 해소 ‘상용화’ 기대

    ‘짧은 수명’ 무음극 리튬 전지 난제 해소 ‘상용화’ 기대

    전기차와 드론 등에 사용될 차세대 무음극 리튬 금속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 문제를 국내 연구진이 해결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4일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전극 표면에 두께 15나노미터(㎚)의 초극박 인공 고분자층을 도입해 무음극 금속 전지의 최대 약점인 계면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무음극 금속 전지는 음극에 흑연이나 리튬 금속 대신 구리 집전체를 사용하는 단순 구조다. 기존 리튬 이온 전지와 비교해 30∼50% 높은 에너지 밀도와 낮은 제조 비용,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다만 초기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 구리 표면에 쌓여 전해질이 빠르게 소모되고 불안정한 보호막(SEI)이 형성돼 수명이 짧았다. 연구팀은 전해질 조성을 바꾸는 대신 전극 표면 자체를 설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개시제 기반 화학증착(iCVD) 공정을 이용해 구리 집전체 위에 균일한 초박막 고분자층을 형성시켜 전해질과 상호작용을 조절해 리튬 이온 이동과 전해질 분해 경로의 제어가 가능해졌다. 안정적인 무기물 보호막이 형성돼 전해질 소모와 과도한 보호막 성장이 동시에 억제됐다. 연구진은 전해질 조성 변경 없이 전극 표면에 얇은 층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정과 호환성이 높고 비용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줄’(Joule)에 지난달 10일 게재됐다. 이진우 교수는 “새로운 소재 개발을 넘어 전극 표면 설계로 전해질 반응과 계면 안정성을 제어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고에너지 배터리 시장에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 21년 만에 돌아온 무기수… ‘출소 3개월’ 만에 노모를 잿더미 속에 묻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1년 만에 돌아온 무기수… ‘출소 3개월’ 만에 노모를 잿더미 속에 묻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자정의 화염, 그리고 돌아온 아들의 절규2010년 5월 16일 자정 무렵, 경기도 파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골목. “불이야!” 하는 다급한 비명이 정적을 깼다.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온 이웃 A씨(51)는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는 옆집을 보며 얼어붙었다. 그 집에는 70대 노모 최 모(72) 씨와 50대 큰아들 김 모(53) 씨가 살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아들 김 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는 A씨에게 “어머니가 안에 있다. 빨리 119에 신고해 달라”고 애원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고 주민들이 몰려나와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어머니를 구하라”고 소리쳤지만, 김 씨는 불길이 무서운 듯 문밖에서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만 했다. 김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동료와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현관을 열어 보니 이미 집 안에 불길이 가득했다”며 넋이 나간 듯 진술했다. 불은 10평 남짓한 집을 모두 태우고 꺼졌다. 작은방에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탄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김 씨의 어머니였다. 겉으로 보기엔 술에 취해 귀가한 아들이 화재를 뒤늦게 발견해 노모를 구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고처럼 보였다. 하지만 파주경찰서 형사들의 직감은 달랐다. 단순 화재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들이 감지됐다. “죽은 자는 숨 쉬지 않는다”시신의 훼손은 심각했다. 화마는 표면적인 증거들을 대부분 삼켜버렸다. 하지만 현장감식반은 타버린 시신의 콧속으로 조심스럽게 면봉을 밀어 넣었다. 화재사(燒死) 여부를 가리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결정적인 ‘기도 내 매연 부착’ 검사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기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 나온 면봉에는 그을음이 전혀 묻어 있지 않았다. 살아있는 사람은 화재 현장에서 본능적으로 호흡하며 유독가스와 매연을 들이마신다. 이 때문에 기도와 폐에는 반드시 검은 흔적이 남는다. 이것이 ‘생활반응’이다. 그러나 최 씨의 기도는 깨끗했다. 이는 불이 나기 전, 최 씨가 이미 호흡을 멈춘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살해당한 뒤 불이 질러졌다는 강력한 증거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시신의 목과 턱밑에서 미세한 출혈이, 기관지에서는 거품이 발견됐다. 전형적인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 소견이었다. 사건은 화재 사고에서 존속살해 및 방화 사건으로 전환됐다. 21년 전의 악몽, 그리고 3개월 만의 파국경찰은 즉시 아들 김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의 신원을 조회하던 형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 씨는 초범이 아니었다. 그는 21년 전, 4세 여자 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중범죄자였다.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된 줄 알았던 그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 등을 이유로 사건 발생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2월, ‘특별감면’을 받아 가석방된 상태였다. 21년 만에 세상에 나온 그를 받아준 유일한 혈육은 칠순의 노모뿐이었다. 어머니 최 씨는 흉악범으로 낙인찍힌 아들을 거두어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동거는 3개월 만에 참혹한 비극으로 끝이 났다. 김 씨는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집에 불이 난 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집에 도착했다”며 자신의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화재 발생 추정 시각에 자신은 집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2개월여에 걸친 끈질긴 탐문 수사와 CCTV 분석, 통신 기록 조회를 통해 김 씨의 동선을 1분 단위로 복원해냈다. 그 결과 김 씨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임이 드러났다. 김 씨는 화재 발생 1시간 30분 후가 아니라, 화재 발생 1시간 30분 전에 이미 집에 도착해 있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또 있었다. 김 씨가 범행 후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교통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이 기록으로 남느냐”고 문의한 녹취록이 확보된 것이다. 스스로 제 발등을 찍은 셈이었다. 또한, 화재 발생 전 집 안에서 모자가 크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의 증언도 확보됐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이 제시되자, 김 씨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질렀습니다.” “교도소에서 모은 돈 쓰지 마라” 한마디에…드러난 범행 동기는 허무하고도 비열했다.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들어온 김 씨에게 어머니 최 씨가 훈계를 했다. “네가 교도소에서 어떻게 모은 돈인데…. 그 돈을 유흥비로 낭비하지 마라. 정신 좀 차리고 살아야지.” 어머니는 아들이 수감 생활 동안 영치금 등을 아껴 모은 돈을 술값으로 탕진하는 것을 걱정해 나무랐던 것이다. 하지만 21년 만에 사회에 나온 아들은 어머니의 걱정을 잔소리로만 받아들였다. 격분한 김 씨는 순간적으로 어머니의 멱살을 잡고 흔들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자신을 기다려준 어머니를 죽인 후, 그는 자신의 범죄 경력 때문에 가중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방화’였다. 그는 시신과 범행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라이터로 옷가지에 불을 붙여 방 안에 던졌다. 그러고는 밖으로 도망쳐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보내다, 불길이 거세지자 다시 돌아와 목격자 행세를 했다. 화마도 태우지 못한 ‘패륜의 흔적’파주경찰서는 김 씨를 존속살해 및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무기징역수에서 21년 만에 특별감면으로 풀려난 그는 다시 재판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타버린 어머니의 폐 속에 남겨진 ‘깨끗한 공기’는 아들의 비정한 범행을 고발하는 침묵의 증언이었다. 어머니는 20년 넘게 감옥에 있는 아들을 기다렸고, 돌아온 아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감사의 인사가 아닌 죽음의 손길이었다. 잿더미가 된 집터에는 불길로도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패륜의 흔적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 우승시켰더니 “나가라” 충격 결별…첼시 마레스카 감독 떠난 이유 왜?

    우승시켰더니 “나가라” 충격 결별…첼시 마레스카 감독 떠난 이유 왜?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FC가 팀을 클럽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엔초 마레스카 감독과의 결별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이지만 구단과의 갈등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첼시는 현지시간으로 새해 첫날인 1일 마레스카 감독이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을 포함해 4개 대회에서 중요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변화를 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틀어 1월 1일 팀을 떠난 첫 사례다. 어느 나라든 새로 마음을 다지는 새해 첫날부터 나온 소식이라 더 충격이 컸다. 마레스카 감독은 2024년 6월 첼시 사령탑에 부임했고 약 1년 만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2025~26 시즌에서는 현재 8승 5패 6무로 5위에 올라 있다. 구단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내세웠고 실제로 최근 경기만 보면 지난달 리그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첼시가 감독을 내쳐야 할 정도로 위태로운 건 아니다. 4위 리버풀 FC와는 승점 3점 차이로 UCL에 진출할 수 있는 4위권도 눈앞이다. 이번 시즌 UCL과 국내 컵대회에서도 여전히 생존해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이번 시즌 ‘이달의 감독’(11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명확하게 성적 부진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헤어지는 이유는 그만큼 서로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첼시와 마레스카 감독은 선수 출전과 의료진 권고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선발 출전 명단을 짜거나 교체 카드를 쓸 때 선수 몸값을 기준으로 결정할 것을 구단이 강요한다고 느꼈다. 이에 대해 구단은 몸값이 아닌 의료진 판단과 몸 상태를 고려해 선수들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갈등이 폭발한 시점은 지난달 15일 2-0 승리를 거둔 에버턴 FC전이 꼽힌다. 마레스카 감독은 “구단의 많은 사람이 나에게 최악의 48시간을 선사했다”고 직격했는데 이는 첼시 고위층과 코칭 스태프까지 놀라게 한 폭탄 발언이었다. 감독이 내부 소통이 아닌 언론을 통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꼴이 됐고, 이를 계기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첼시 차기 감독으로는 프랑스 리그1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 성과를 내는 데에 탁월한 면모를 보인 잉글랜드 출신의 리엄 로세니어 감독을 비롯해 프란 스코 파리올리 포르투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마레스카 감독의 행보도 주목된다. 스포츠 전문 디애슬레틱은 맨체스터 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다면 마레스카 감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美정부 ‘정통망법 우려’에 靑 “우리 입장 잘 전달할 것”

    美정부 ‘정통망법 우려’에 靑 “우리 입장 잘 전달할 것”

    미국 정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데 대해 청와대는 2일 “법이 성안되는 과정에서도 한미 간 여러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그 이후에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해당 법에 대해 한미 간에 의견들이 오간 것이 있고, 제가 알기로는 (법안에 미 측의 의견이) 반영된 점도 있다”면서도 “미국 입장에선 반영된 부분이 충분치 않다고 볼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측이) 사후에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대화의 과정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그런 대화의 과정을 이어가겠다.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한 언론·유튜버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은 같은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의 네트워크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가 우려스러운 문제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규제 당국에 관점에 따른 검열이라는 ‘침습적’ 권한을 주기보다는 피해자들에게 민사적 구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도 한국 언론에 보낸 대변인 명의 답변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 개정안을 승인한 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묘사의 밀도/김유진 [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시]

    묘사의 밀도/김유진 [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시]

    저기 회오리가 있을 것이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네 곁에 결코 갈 수 없다 머리카락은 마구 흩날리고 있을 것이다 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으로 앞으로도 영원히 네가 있는 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단지 거기 있는 숨의 율동 어떤 공간을 가득 채웠다가 빠르게 빠져나간다 다시 또 숨이 공간을 채웠다가 빠져나가며 주변을 빨아들인다 내게서 나온 숨이 거기 붙어 따라간다 끝까지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숨에 붙은 또 다른 숨 떨어져 나간 숨은 외곽에 몸을 맞추고 있다 꽉 차게 몸을 부풀린 숨은 중앙의 밀도가 낮아지고 겹치는 숨으로 인해 꾹꾹 밀려 밖으로 표면을 붙이고 있다 회오리의 가운데가 비어 있다는 정보는 지금 관찰한 결과가 아니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진술은 가능하다 사실 공기는 움직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묘사를 시작한다 숨은 쉬어지지 않았다 누구도 탄생하지 않았다 우리는 끝끝내 닿지 않았다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묘사는 우리가 공간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한다 보지 않은 것들은 우리가 회오리를 거친 적이 없다고 지시한다 보이지 않는 지시는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젖어 있다고 바람이 불고 천이 펄럭이고 떠나는 것들이 늘 있었다고 우리는 소통한다 묘사는 없을 것이다 단절된 분노 예상 환희 격정들이 가득 찼다 비워진다 우리는 품었던 것뿐이다 아니다 우리는 품었던 적이 없다고 묘사는 말한다 우리는 공간의 격동을 거치고 살아남은 적이 없게 된다 기억은 묘사가 아니다 보이는 것을 묘사하지 않기로 한 기억 때문에 우리는 여기 남았다
  • 남극 빙하 속 행복 찾아… “안정된 직장 말고 연구소에 남아” [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남극 빙하 속 행복 찾아… “안정된 직장 말고 연구소에 남아” [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회사 다니면서 돈의 노예가 된 것 같았어요. 그때 알았죠. 저는 연구를 해야 행복한 사람이란 걸요. 연구엔 돈이 주지 못하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신진화(42) 극지연구소 연수연구원이 연구실을 지키는 이유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빙하학이 너무 재미있어서요.” 국내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사기업에 취직해 유통 현장을 관리하며 2년을 보냈다. 겉보기에는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만족감은 채워지지 않았다. 신 연구원은 “대학으로 돌아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이어 프랑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캐나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 가다 202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가 빠져든 학문은 빙하학이다. 빙하에 켜켜이 쌓인 흔적을 통해 과거 기후를 읽어 낸다.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학문이지만, 전형적인 순수 기초과학인 탓에 진로의 폭이 좁다는 불안감이 신 연구원을 늘 따라다닌다. 그럼에도 그는 “설령 이 길을 잇지 못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연구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매년 6월이면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연수연구원 신분인 그에게 장기 연구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은 늘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는 “빙하 연구에서 정규직 공고는 10년 전이 마지막”이라며 “언제 기회가 올지 기약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무관심도 부딪쳐야 할 장벽이다. 그는 “예를 들어 AI가 키워드로 떠오르면 저희 쪽 펀딩이 줄어드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극지연구소에 남아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른 곳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연구 인프라 때문이다. 돈이나 직함이 아닌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신 연구원의 우선순위다. 안정적인 지위가 보장되면 그는 남극에서 ‘오래된 빙하’를 찾아가는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신 연구원은 “남극의 특정 지형에서는 ‘블루 아이스’처럼 오래된 빙하가 표면에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며 “시추하고 분석하는 데만 해도 최소 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를 2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 가는 것이 그의 포부다.
  • 美국무부 “한국 정통망법은 검열권 부여… 기술 협력에 위협”

    美국무부 “한국 정통망법은 검열권 부여… 기술 협력에 위협”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 고위 관료가 이례적으로 외국의 법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건 정통망법 개정안이 디지털 플랫폼 규제 등을 통해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도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은 30일(현지시간) 엑스(X)에서 “한국의 네트워크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명예훼손성 딥페이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기술 협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차관이 언급한 네트워크법은 정통망법 개정안을 뜻한다. 그는 이어 “딥페이크는 당연히 우려되는 문제지만, 규제 당국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 권한을 부여하는 것보다는 피해자에게 민사적 구제책을 제공하는 게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정통망법 개정안은 언론사나 유튜버 등이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준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위 조작 정보를 악의적·반복적으로 유포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통망법 개정안은 특히 입법 취지에서 지난 2022년 유럽연합(EU)이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모델로 제시했는데, 미국은 이 부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망법 개정안이 DSA 입법 취지를 따를 경우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운영사 메타, 엑스(X) 같은 미국 빅테크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통망법 개정안이 향후 한미 통상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우려도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착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 미 국무부, 한국 정통망법 저격 “검열권 우려”

    미 국무부, 한국 정통망법 저격 “검열권 우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 고위 관료가 이례적으로 외국의 법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건 정통망법 개정안이 디지털 플랫폼 규제 등을 통해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도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은 30일(현지시간) 엑스(X)에서 “한국의 네트워크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명예훼손성 딥페이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기술 협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차관이 언급한 네트워크법은 정통망법 개정안을 뜻한다. 그는 이어 “딥페이크는 당연히 우려되는 문제지만, 규제 당국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 권한을 부여하는 것보다는 피해자에게 민사적 구제책을 제공하는 게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정통망법 개정안은 언론사나 유튜버 등이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준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위 조작 정보를 악의적·반복적으로 유포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통망법 개정안은 특히 입법 취지에서 지난 2022년 유럽연합(EU)이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모델로 제시했는데, 미국은 이 부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망법 개정안이 DSA 입법 취지를 따를 경우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운영사 메타, 엑스(X) 같은 미국 빅테크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통망법 개정안이 향후 한미 통상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우려도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착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 ‘걷는 우주 정거장’ 나오나…러시아 국영기업 특허냈다

    ‘걷는 우주 정거장’ 나오나…러시아 국영기업 특허냈다

    러 지식재산권청 ‘에네르기아’ 특허 공개 우주인 거주 공간 돌려 ‘인공중력’ 생성 대규모 예산·시설 등 현실적 제약 많아 영화에서만 등장한 ‘인공중력’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이 정부에 관련 기술 특허를 냈다. 우주인이 거주하는 공간을 ‘풍차 날개’처럼 돌려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낸 다음 이를 중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바퀴처럼 생긴 공간을 빠르게 회전시켜 인공중력을 만들어내는 우주정거장 구상은 현대에 들어 지속적으로 나왔으나, 문제는 대규모 예산과 실제 중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향후 이 방안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로켓업체 ‘에네르기아’가 낸 특허가 러시아연방 지식재산권청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공개됐다. 특허에 따르면 이 발명의 목표는 우주정거장 승무원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 중력을 구현하는 것이다. ●날개 달린 선풍기 모양…원심력 활용 구조물 전체 모양은 십자가 모양 날개가 달린 선풍기를 연상하게 한다. 중앙부부터 바깥쪽까지 잰 반지름은 약 40m다. 가운데에 회전 모듈이 있으며, 이것이 회전하면서 바깥쪽에 달린 ‘거주 모듈’을 돌린다. 이것으로 원심력을 만들어내 거주 모듈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이 바닥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구조물은 분당 약 5회전하며, 이를 통해 가장 바깥쪽에서 발생하는 인공 중력은 지구 표면 중력의 약 50% 수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분당 약 1회전으로 지구 표면 중력의 약 6분의1, 즉 달 표면 중력 정도의 인공 중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묘사된 것보다는 훨씬 강하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거주하는 우주인들은 사실상 무중력과 비슷한 생활 여건에서 살고 있다. ISS에도 지구 중력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ISS가 자유낙하 상태로 지구 주변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우주인들은 마치 중력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중력이 없는 공간에 장기간 머물게 되면 우주인들은 건강이 악화될 위험에 처한다. 골손실, 근육손실, 심장기능 약화, 면역체계 변화, 시각 및 인지 문제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러시아 우주개발기관 ‘로스코스모스’는 2030년 퇴역할 예정인 ISS의 러시아 관리 부분을 일부 활용해 ‘러시아 궤도 우주정거장’(ROSS)을 건설할 계획인데, 여기에 레네르기아의 ‘인공중력’ 기술이 쓰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달 주변을 도는 ‘루나 게이트웨이’의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아이디어 나왔지만…예산 문제로 포기 반지나 바퀴 모양의 인공중력 생성 우주정거장 구상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다. 러시아의 로켓 공학자 콘스탄틴 예두아르도비치 치올콥스키(1857~1935), 오스트리아-헝가리 육군 장교로 근무한 슬로베니아계 과학자 헤르먼 포토츠니크(1892~1929) 등이 이런 아이디어를 냈고 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켓 공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도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했다. 나사와 스탠퍼드대도 1975년 ‘스탠퍼드 토러스’라는 회전하는 우주정거장의 구상을 제시했다. 도넛 모양으로 생긴 이 우주정거장 구상은 지름이 약 1.8㎞이고 분당 약 1회전을 해 지구 중력의 90~100%에 해당하는 인공중력을 만들어내고 약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만만치 않다. NASA는 ‘노틸러스-X’라는 이름의 우주정거장 계획 개발을 2011년에 시작했다가 예산 문제로 중도에 포기했다.
  • ‘걷는 우주 정거장’ 나오나…러시아 국영기업 특허냈다 [아하! 우주]

    ‘걷는 우주 정거장’ 나오나…러시아 국영기업 특허냈다 [아하! 우주]

    러 지식재산권청 ‘에네르기아’ 특허 공개 우주인 거주 공간 돌려 ‘인공중력’ 생성 대규모 예산·시설 등 현실적 제약 많아 영화에서만 등장한 ‘인공중력’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이 정부에 관련 기술 특허를 냈다. 우주인이 거주하는 공간을 ‘풍차 날개’처럼 돌려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낸 다음 이를 중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바퀴처럼 생긴 공간을 빠르게 회전시켜 인공중력을 만들어내는 우주정거장 구상은 현대에 들어 지속적으로 나왔으나, 문제는 대규모 예산과 실제 중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향후 이 방안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로켓업체 ‘에네르기아’가 낸 특허가 러시아연방 지식재산권청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공개됐다. 특허에 따르면 이 발명의 목표는 우주정거장 승무원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 중력을 구현하는 것이다. ●날개 달린 선풍기 모양…원심력 활용 구조물 전체 모양은 십자가 모양 날개가 달린 선풍기를 연상하게 한다. 중앙부부터 바깥쪽까지 잰 반지름은 약 40m다. 가운데에 회전 모듈이 있으며, 이것이 회전하면서 바깥쪽에 달린 ‘거주 모듈’을 돌린다. 이것으로 원심력을 만들어내 거주 모듈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이 바닥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구조물은 분당 약 5회전하며, 이를 통해 가장 바깥쪽에서 발생하는 인공 중력은 지구 표면 중력의 약 50% 수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분당 약 1회전으로 지구 표면 중력의 약 6분의1, 즉 달 표면 중력 정도의 인공 중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묘사된 것보다는 훨씬 강하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거주하는 우주인들은 사실상 무중력과 비슷한 생활 여건에서 살고 있다. ISS에도 지구 중력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ISS가 자유낙하 상태로 지구 주변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우주인들은 마치 중력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중력이 없는 공간에 장기간 머물게 되면 우주인들은 건강이 악화될 위험에 처한다. 골손실, 근육손실, 심장기능 약화, 면역체계 변화, 시각 및 인지 문제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러시아 우주개발기관 ‘로스코스모스’는 2030년 퇴역할 예정인 ISS의 러시아 관리 부분을 일부 활용해 ‘러시아 궤도 우주정거장’(ROSS)을 건설할 계획인데, 여기에 레네르기아의 ‘인공중력’ 기술이 쓰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달 주변을 도는 ‘루나 게이트웨이’의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아이디어 나왔지만…예산 문제로 포기 반지나 바퀴 모양의 인공중력 생성 우주정거장 구상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다. 러시아의 로켓 공학자 콘스탄틴 예두아르도비치 치올콥스키(1857~1935), 오스트리아-헝가리 육군 장교로 근무한 슬로베니아계 과학자 헤르먼 포토츠니크(1892~1929) 등이 이런 아이디어를 냈고 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켓 공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도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했다. 나사와 스탠퍼드대도 1975년 ‘스탠퍼드 토러스’라는 회전하는 우주정거장의 구상을 제시했다. 도넛 모양으로 생긴 이 우주정거장 구상은 지름이 약 1.8㎞이고 분당 약 1회전을 해 지구 중력의 90~100%에 해당하는 인공중력을 만들어내고 약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만만치 않다. NASA는 ‘노틸러스-X’라는 이름의 우주정거장 계획 개발을 2011년에 시작했다가 예산 문제로 중도에 포기했다.
  • “설거지 내일 아침으로 미룬다고?”…싱크대서 대장암 유발 ‘이것’ 득실득실

    “설거지 내일 아침으로 미룬다고?”…싱크대서 대장암 유발 ‘이것’ 득실득실

    더러운 그릇을 물에 담가 밤새 방치하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위험한 세균이 급속도로 번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따뜻하고 습한 싱크대 환경이 세균 증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생물학자들은 설거지를 미루고 그릇을 물에 담가두는 습관이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크대, 부엌에서 세균 가장 많은 곳미생물학자 제이슨 테트로는 “미생물학자로서 부엌 싱크대는 미생물과 세균 전파의 천국으로 보인다”며 “연구 결과 싱크대는 대장균, 식중독균, 심지어 피부 세균을 포함한 다양한 유해 세균의 집결지”라고 강조했다. 영국 카디프 메트로폴리탄대 연구팀이 전국 46개 가정의 부엌을 조사한 결과, 싱크대에서 부엌 내 다른 어느 곳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많은 사람들이 요리 전 생닭을 씻는 습관 때문에 싱크대 세균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런 행위는 오히려 세균을 부엌 곳곳에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엌서 치명적 대장균 등 발견돼조사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 세균은 대장균, 엔테로박터 클로아카, 클렙시엘라 뉴모니아 등이었다. 특히 대장균은 치명적일 수 있으며 발열, 구토, 설사를 일으킨다. 올해 초 발표된 연구에서는 대장균이 50세 미만 대장암 환자 급증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영국 보건안전청에 따르면 시가 독소를 생성하는 대장균에 감염되면 심한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이 병원균은 주로 샐러드 같은 바로 먹는 식품이나 덜 익힌 고기에서 발견된다. “더러운 그릇 쌓아만 둬도 위험”전문가들은 더러운 그릇을 따뜻한 물에 밤새 담가두면 세균이 번식하기 완벽한 환경이 조성돼 심각한 질병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네바다대 공중보건 전문가 브라이언 라부스 박사는 더러운 접시를 싱크대 옆에 쌓아두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 설거지를 담가둔 싱크대가 딱 그런 곳”이라며 “건조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자라지 못할 수 있지만, 살아남았다가 나중에 증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부스 박사는 “음식이 담긴 그릇을 방치하면 벌레를 끌어들여 부엌 전체에 세균을 퍼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기세척기 권장…“생고기 씻지 마세요”식중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높은 온도가 유해 세균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설거지용 스펀지를 정기적으로 식기세척기나 전자레인지에 넣어 열로 소독할 것을 권장했다. 생고기는 씻지 말라고 당부했다. 물이 튀면서 세균이 주변 표면, 조리 도구, 다른 음식에 퍼져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신임 NASA 국장 “트럼프 임기 내 인류 다시 달에 간다”

    신임 NASA 국장 “트럼프 임기 내 인류 다시 달에 간다”

    재러드 아이작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신임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임기 안에 미 우주비행사를 달에 다시 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딘 건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들이 마지막이다. 27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아이작먼 국장은 전날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달에서 과학적·경제적·국가안보적 잠재력을 탐구하고 실현할 기회를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NASA는 이미 우주비행사들의 달 궤도 비행 계획인 ‘아르테미스 2단계’ 발사를 내년 2월 이후 실행하겠다는 일정을 잡았다. 아르테미스 2단계는 NASA 우주비행사 4명을 우주선에 태우고 달 궤도를 비행한 뒤 돌아오는 유인비행 임무다. 이 비행이 성공하면 우주비행사들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아이작먼 국장은 우주 데이터센터·인프라 구축과 함께 달 표면에서 융합 에너지의 주요 연료가 될 수 있는 희귀 가스 헬륨-3 채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관련 탐사를 위해 달 기지를 건설한 뒤 핵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작먼 국장은 미 결제 서비스 회사인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로 민간인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했으며,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아이작먼을 NASA 국장 후보로 지명했다가 올해 5월 돌연 이를 철회했는데, 지난달 다시 그를 NASA 국장 후보로 지명했다.
  • 한국인 즐겨찾는 일본… 출국세 3배 기습 인상

    한국인 즐겨찾는 일본… 출국세 3배 기습 인상

    일본 정부가 내년 7월부터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해외 출국자에게 부과하는 ‘국제관광여객세’(일명 출국세)를 현행 1인당 1000엔(약 9000원)에서 3000엔(약 2만 7000원)으로 세 배 인상할 방침이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열린 관계 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으며, 이는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이번 인상의 표면적인 이유는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 대응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교토 등 주요 도시의 교통 혼잡, 쓰레기 처리, 소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수익자인 여행객에게 분담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년도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함에 따라 부족한 세수를 관광객으로부터 충당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인상을 통해 2026 회계연도 기준 전년 대비 2.7배 늘어난 약 1300억엔(약 1조 2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출국세는 국적과 상관없이 일본에서 비행기나 배를 타고 나가는 2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며, 항공권 가격에 자동으로 포함된다. 이번 인상이 시행되면 4인 가족이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지급해야 하는 세금만 약 11만원에 달하게 돼 여행객들의 부담이 작지 않다. 일본 정부는 또한 2028년부터 무비자 입국객을 대상으로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는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를 도입하고 추가 수수료를 물릴 계획이어서, 일본 여행 문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2025년 바꾼 ‘재생 에너지’… 2026년 시선은 ‘우주’로

    2025년 바꾼 ‘재생 에너지’… 2026년 시선은 ‘우주’로

    ‘사이언스’가 주목한 녹색 기술 中 급성장에 美·유럽도 투자 급증태양광·풍력 등 전력원, 석탄 추월‘네이처’가 기대한 혁신적 연구는AI 과학자·지구와 화성 위성 탐사 거대 해저 시추 작업 등 7개 선정 다사다난했던 2025년 을사년이 서서히 저물고, 2026년 병오년이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과학계에서도 주목할 연구들이 쏟아진 해이기도 했다. 세계적 과학 저널 양대 산맥 ‘사이언스’와 ‘네이처’가 각각 ‘2025년 올해의 과학적 혁신’과 ‘2026년 주목해야 할 과학 이벤트’를 선정해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예측했다. ‘사이언스’가 ‘2025 올해의 혁신’으로 뽑은 것은 ‘재생 에너지의 도약’이다. 특히 사이언스는 현재 중국의 재생 에너지 기술에 대해 ‘놀랍다’고 표현했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지구 온난화라는 재앙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량이 점차 증가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의 신규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전 세계 전력 생산원으로 석탄을 추월했다. 중국은 수년간 보조금 제도를 통해 재생 에너지 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그 결과 전세계 태양전지의 80%, 풍력 터빈의 70%, 리튬 전지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재생 에너지 기술 급성장은 녹색 기술 수출로 이어져 전 세계를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는 중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사실상 멈췄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편 중국의 녹색 기술 약진에 위협을 느낀 미국과 유럽도 재생 에너지 확장에 나서면서, 전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총투자액은 화석 연료 투자를 뛰어넘고 있다. 올해 혁신적 연구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인공지능이 설계한 단백질 ▲알츠하이머의 숨겨진 유전적 스위치 ▲인류가 불을 다루기 시작한 기원 발견 ▲초기 우주 수수께끼를 푸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해양 플라스틱 오염 해결책 ▲비만 치료제의 확장 등이다. ‘네이처’는 ‘2026 다가올 한 해 주목해야 할 과학’으로는 인공지능(AI) 분야 과학자의 부상, 지구와 화성 위성 탐사 임무, 거대 해저 시추 작업 등 과학적 지식의 지평을 넓힐 연구 7개를 선정했다. 과학자들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여러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합해 복잡하고 다단계적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과학 연구에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일부는 인간의 감독과 통제를 받지 않고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에 의한 최초의 중대한 과학적 진보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했다. 올해 가장 놀라운 연구로 선정되기도 했던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병 치료가 내년에는 더욱 확장되고 발전된 방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희귀 대사질환을 앓던 아기 KJ 멀둔은 특정 질병 유발 돌연변이를 교정하도록 맞춤 설계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를 받았다. 멀둔을 치료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더 많은 희귀 대사 질환을 앓는 아동들을 유전자 편집 치료할 수 있도록 임상 시험 승인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치료 대상 아동들이 앓고 있는 질환은 멀둔 치료에 사용했던 것과 같은 유형의 유전자 편집으로 해결할 수 있는 7개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것들이다. 내년에는 우주가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는 오리온 다목적 우주선에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달 궤도로 보내는 프로젝트다. 이르면 2026년 2월에 발사될 아르테미스 2호는 1970년대 이후 첫 유인 달 탐사 임무로 10일 동안 달 궤도를 돌면서 이후 달 착륙 임무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중국도 내년 8월 달 탐사선 ‘창어 7호’를 암석과 크레이터가 흩어져 있어 착륙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달의 남극 지역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발사한다. 착륙에 성공하면 달 남극 지역을 집중 탐사해 물과 얼음의 존재를 찾고 지속 가능한 달 기지 건설을 위한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달을 넘어 화성으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탐사하는 화성 위성 탐사 임무 MMX를 시작할 계획이다. 포보스 표면 표본을 채취해 2031년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다. 유럽우주국(ESA)은 내년 12월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계 행성 탐사선 ‘플라토’를 발사한다. 플라토는 카메라 26개를 장착한 탐사선으로 20만 개 이상의 태양과 비슷한 항성(별)을 탐색해 액체 상태의 물이 형성될 수 있는 온도를 가진 지구 쌍둥이 행성을 식별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해양 시추선 ‘멍샹’이 첫 탐사에 나선다. 멍샹은 해저 지각을 뚫고 최대 11㎞ 깊이까지 시추해 지구 맨틀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성공한다면 해저 지각 형성과 판 구조 운동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인도의 첫 태양 탐사선 아디티야-L1이 11년 주기의 활동 정점인 태양 극대기 동안 태양 관측에 나서고, ‘신의 입자’ 힉스 입자를 발견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가 내년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하고 2030년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네이처는 과학 외부 환경도 내년 과학계를 규정할 중요한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행하는 과학 예산 대규모 삭감과 과학자 해고, 공중보건·기후 정책 변화, 이민 규제 강화 등이 과학 연구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홍국표 서울시의원 “뿌리산업 생존 위기… 전기료·임대료 지원 시급”

    홍국표 서울시의원 “뿌리산업 생존 위기… 전기료·임대료 지원 시급”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도봉2, 국민의힘)은 24일 뿌리산업의 심각한 생존 위기를 경고하며, 서울시에 전기료·임대료 지원책 마련과 뿌리산업 전용 집적단지 조성 등 획기적 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홍 의원은 최근 언론보도를 인용하여 산업용 전기요금 폭등과 임대료 급등으로 현재 국내 뿌리산업이 붕괴 직전에 처했으며, 그 빈틈을 중국산 부품이 메우면서 한국 제조업 공급망이 중국에 종속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뿌리산업의 위기를 전했다. 뿌리산업이란 주조·금형·용접·열처리 같은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기반공정 기술과 사출프레스·정밀가공로봇을 비롯하여 제조업 성장에 핵심적인 공정기술을 활용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뿌리산업 단지인 영등포구 문래동 기계·금속 단지의 경우, 공장 1000여개가 밀집해 연간 생산액 1조 2000억원, 직접 고용 3600명 규모인 이곳은 반경 1km 내에서 모든 공정을 3~7일 만에 완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뿌리산업 집적지다. 그러나 임대료 급등과 재개발 계획으로 90%가 임차인인 공장들은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홍 의원의 지역구인 도봉구 역시 한때 국내 양말 총생산의 40%를 담당하는 ‘양말 특구’로 불려 왔으나,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인증 강화로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이 생기는 기존 기계를 활용한 제품의 수출길이 어려워지고 있다. 양말제조업체의 대부분은 영세업체로서 개별 단위에서 설비를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지원책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발표한 ‘2024년 뿌리산업 실태조사’(2023년 말 기준)에 따르면 전국 뿌리산업 사업체 수는 6만 4061개다. 서울시 자료(2022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에는 4546개(7.4%)가 소재하고 있지만, 서울시 지원을 받는 곳은 452개(약 10%)에 불과하고 예산도 약 17억 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적으로는 표면도금조합 회원사가 2019년 372개에서 2024년 189개로 반토막 났고,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추산에 따르면 매년 500~700개의 뿌리산업 중소기업이 폐업하고 있다. 홍 의원은 “2024년 5월 본인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뿌리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통과되고, 2025년 7월 정례회에서 뿌리산업 지원을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했지만, 현장의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홍 의원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전기사용료 지원이 시급하며, 문래동과 도봉구 등 뿌리산업 밀집 지역의 임대료 폭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대료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뿌리산업은 자동차·조선·배터리·반도체 등 모든 제조업의 근간”이라며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 공급망이 중국에 구조적으로 종속되고, 국가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홍 의원은 “도봉구 양말 산업부터 문래동 기계단지까지, 서울 전역의 뿌리산업을 살릴 수 있는 획기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서울시에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 재요청 한다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 재요청 한다

    경기 성남시가 서울공항 주변 지역의 고도제한 추가 완화를 다음달 국방부에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번 재요청에는 선회접근 구역 내 고도제한 완화와 선회접근 절차가 실제로 운영되지 않는 구간의 높이 제한 완화, 특별 선회접근 절차를 새로 수립해 적용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앞서 성남시는 2023년 9월 제3차 고도제한 완화방안 연구용역에 착수해 모두 5개의 완화 방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6월 이 가운데 5개 안을 국방부와 공군 등 관계 군 기관에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이 중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시행령’상 건축물 높이 산정 기준에서 ‘가장 낮은 지표면’ 기준을 삭제하는 방안과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 변경에 따른 비행안전구역 변경 고시 등 2개 안은 수용됐다. 그러나 나머지 3개 안은 지난 9월, 국방부로부터 수용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후 성남시는 국방부의 불수용 사유를 토대로 추가 기술 검토를 진행했고, 선회접근 구역과 선회접근 절차 미운영 구간 등을 반영한 수정된 3개 안을 새로 마련했다. 성남시는 전날 열린 ‘제3차 고도제한 완화방안 기반 구축 사업’ 연구용역 완료보고회에서 제시된 수정·보완안을 토대로 최종 추가 완화 내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완료보고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고도제한 완화 최종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중 국방부에 추가 완화를 재요청할 방침이다. 서울공항 인근 지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에 엄격한 제한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원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어렵고, 지역 활성화에도 구조적인 제약이 이어져 왔다. 이번 고도제한 완화 논의는 분당 원도심과 서울공항 인접 지역의 재건축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남시가 그동안 밝혀온 자료에 따르면 야탑·이매·서현동 일대 노후 공동주택 단지와 일부 주거지역은 고도제한으로 사업성이 낮아 정비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높이 제한이 완화될 경우 재건축 여건 개선과 주거 환경 정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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