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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日 초계기에 전파 방사 없었다”… 외교부도 “강한 유감 표명”

    국방부 “日 초계기에 전파 방사 없었다”… 외교부도 “강한 유감 표명”

    “충분히 설명했지만 양국 인식차이 있어” 日, 강제징용 판결 등 불만 표시인 듯국방부는 24일 한국 함정이 일본 해상초계기(P1)를 향해 공격용 레이더를 겨냥했다는 일본의 일방적 주장에 북한 어선 구조를 위한 정상적인 활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일본 당국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진우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인도주의적 구조를 위해 정상적인 작전 활동을 한 것”이라며 “일본이 위협을 느낄 만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이 표류 중이라는 구조신호를 접수한 뒤 광개토대왕함(3200t급)을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수색 과정에서 레이더를 가동한 것에 대해 자국의 해상초계기에 공격용인 화기(火器) 관제 레이더(사격통제 레이더)를 여러 차례 겨냥하며 의도적으로 위험 행위를 했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화기관제 레이더에서 ‘록온’ 하는 것은 무기 사용에 준하는 행위로 간주된다”며 “유사시 미군은 공격에 나섰을 것”이라는 자위대 관계자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 군은 광개토대왕함이 북한 선박을 찾고자 광범위한 탐색을 하는 사격통제 레이더(MW08)를 가동했을 뿐 사격을 위해 표적에 빔을 쏴 거리를 계산하는 추적레이더(STIR)로 일본의 초계기를 추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군은 당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빠르게 저공으로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작동했다. 광학 카메라는 추적레이더와 붙어 있어 카메라를 켜면 자동으로 추적레이더도 작동하지만 전파 방사는 없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 나라의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비행”이라며 “우리 구축함은 조난 선박 탐색을 위해 운용하고 있던 추적레이더에 부착된 광학 카메라로 특이한 행동을 하던 일본 초계기를 감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이 같은 행위는 최근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정부의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 등 한·일 외교관계에 대한 일종의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 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방적인 일본 주장만을 언론에 표명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며 “충분히 설명했지만 인식 차이가 있어 앞으로 필요하면 양국 국방 당국 간에 소통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해넘기나…보상 비용 장기 표류 가능성

    정부가 정한 신한울 3·4호기 백지화가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주기기 납품업체인 두산중공업이 보상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두 기관의 협의가 소송전으로 번질 경우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수원과 두산중공업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을 맡은 두산중공업과 보상 협의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신한울 3·4호기가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신한울 3·4호기의 핵심설비인 주기기를 사전제작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사전제작에 들어간 약 4950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수원이 제시한 금액은 323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은 수개월째 적정 보상금액에 대해 협의 중이지만, 간극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이 두산중공업이 제시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제시한 이유는 너무 많은 금액을 지급하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두산중공업은 경영이 악화돼 내년부터 과장급 이상 전 사원이 2개월 유급휴직까지 하는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 처지다. 한수원은 지난 6월 15일 이사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사업 종결을 의결했다. 하지만 보상 문제가 걸린 신한울 3·4호기는 당시 사업 종결에서 제외했다. 업계에서는 협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에 손해배상 등 소송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법원으로 가면 사업 종결 결정이 수년간 지연돼 이번 정권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백지화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0월 29일 국정감사에서 두산중공업이 소송을 제기해도 신한울 3·4호기를 현 정부에서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한수원이 이번 정부 내에 사업종결 결정을 하지 못해도 정부 권한으로 취소하는 게 가능하다. 한수원은 2017년 2월에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는데, 원전은 4년 이내에 공사계획 인가를 받아야 하는 현행법 상 2021년 2월까지 착공하지 못하면 정부가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북한 선박 수색 위해 레이더 가동” 해명에도 일본 거듭 항의

    “북한 선박 수색 위해 레이더 가동” 해명에도 일본 거듭 항의

    정부가 동해상에서 구조한 북한 주민 3명과 시신 1구를 북측에 송환했다. 통일부는 “지난 20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1척을 발견해 선원 3명을 구조하고 사체 1구를 수습했다”면서 22일 오전 11시쯤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어선은 인근 선박에 구조 신호를 보냈고, 이를 접수한 우리 해군은 3200t급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을 파견해 구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리 해군은 북한 어선 수색을 위해 레이더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 군의 레이더가 자위대의 해상초계기를 겨냥했다면서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해군이 당시 정상적인 작전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일본 자위대 해상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리 군의 레이더 가동을 문제 삼았다. 일본 방위성은 “조난 선박을 수색하기 위해서는 수상 수색 레이더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함정이 화기(총포) 관제 레이더를 조사(조준)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는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이번과 같은 사안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며, 한국 측에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난된 북한 선박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화기 관제 레이더를 포함한 모든 레이더를 가동했고, 이 과정에서 인근 상공을 비행하던 일본 해상초계기도 겨냥하게 된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울산 강동골프장 민간투자로 조성 추진

    울산 강동골프장 조성사업이 민간투자로 추진된다. 울산시는 북구 강동권 개발 중 산악관광지구 내 골프장 조성사업이 민간 투자를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이날 북구, 새정스타즈, BNK경남은행 등과 ‘(가칭)강동 컨트리클럽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시에 따르면 강동 골프장 조성사업은 2009년 도시계획시설 결정, 2014년 8월 환경영향평가 협의 완료 등 행정 절차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기존 민간사업자의 재정 여건 등의 이유로 소유권이 확보된 토지가 36.6%에 그쳐 장기간 사업이 표류 중이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민간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쳐 최근 새정스타즈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아 수행 능력, 기존 민간사업자와의 이해관계 등 법률적인 사항을 검토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정스타즈는 울산에서 부동산업을 주업으로 하는 새정디엔씨 등 4개 사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번 업무 협약으로 새정스타즈는 북구 어물동 산 43번지 일원 75만 5372㎡에 골프장 18홀 조성을 위해 700억원을 투입한다. 토지 매입을 시작으로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2019년 8월 착공해 2021년 4월 준공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업무 협약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강동 골프장 조성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직접 고용 60명, 간접 고용 120여 명 등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봉양순 서울시의원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 올 12월 사업시행인가와 시장 임기내 입주 가능한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3)은 12월 14일 제284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약속 이행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 될 수 있도록 촉구했다. 백사마을은 2008년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이듬해부터 재개발이 추진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나섰다가 지금과 같은 용적률과 개발 방식으론 사업성이 없다며 2016년 포기하였고 SH공사가 다시 사업시행자로 선정되기까지 장기 표류상태로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 진행에 대한 주민의 불신이 크다. 최근에는 지난 6월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설계작을 놓고 주민들과 건축가의 이견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되고 있다. 주민들은 불암산 자락 고층 아파트의 배치는 불암산 경관을 해치고, 밀접한 저층 단지는 동 사이 간격이 너무 좁아 안전에 문제가 있어 건축가 설계안 수정을 요청하는 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계약해지까지 논하고 있어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다시 표류될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서울시는 2017년 12월에 시장방침 제235호를 노원구청과 SH공사에 시달하였고 해당 내용에는 2018년 12월 내 사업시행인가를 할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박원순 시장이 백사마을에 방문하여 ‘임기 내 입주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해 주민들에게 기대감을 주었으나 현재까지 해당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봉양순 의원은 “시장방침 제235호에서 언급한 올 12월 내 사업시행인가는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주민들과 약속한 시장 임기 내 입주는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며 “건물벽 붕괴와 화재 발생 등 인명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마을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그들을 기망해서는 안 되고 신속한 사업이 추진 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촉구했다. 또한 봉양순 의원은 “주민들은 작품성 있는 국제공모작 보다는 가족들과 편하고 안락하게 살 집을 원하다”고 강조하며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건축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재개발 사업이 되어야 하고 그들이 원하는 마을을 형성해야 한다”고 피력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대화퇴 어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화퇴 어장/황성기 논설위원

    한때 오징어 어획의 60%까지 차지했던 동해 최대의 어장 대화퇴(大和堆)는 수족 자원의 보고다. 대서양 북서부어장, 대서양 북동부어장과 함께 세계 3대 어장으로 꼽히는 태평양 북서부어장의 핵심 수역이기도 하다. 동해안의 평균 수심 1400m보다 낮은 285~400m 깊이로 면적은 강원도와 비슷한 106만㎢다. 남하하는 리만 한류와 북상하는 구로시오 난류가 만나는 데다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해 오징어, 꽁치, 방어, 연어, 송어, 돌돔, 문어, 방어 등이 두루 잡힌다.1924년 일본의 수산강습소(현재 도쿄해양대학) 조사선 ‘덴오마루’가 발견해 2년 뒤 일본 해군의 ‘야마토’(大和)가 측량을 하면서 심해에 솟아 있는 언덕이라는 뜻의 대화퇴로 명명됐다. 일본과 가까운 대화퇴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가지만 북대화퇴는 1998년 신한일어업협정에 의해 양국의 공동수역으로 조정됐다. 워낙 물고기가 잘 잡히다 보니 한·일 어선이 충돌하는 일도 발생한다. 지난달 15일 독도 북동쪽 339㎞ 해상에서 한국의 문창호와 일본 세이토쿠마루가 부딪쳐 문창호 선원이 다른 한국 어선에 구조되기도 했다. 오징어 가격은 대화퇴 어획에 좌우되는데, 지금은 대화퇴에서 남하하는 오징어를 중국 어선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동해 어민, 특히 울릉도 주민의 원성이 자자하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북한 연안의 어업권을 사들인 중국 어선들이 북한의 동해에 들어가 저인망으로 훑으면서 산란하는 오징어까지 무차별로 잡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오징어 최고 흉어기였다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어획량은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거기에 북한의 소형 어선까지 가세해 남·북·중·일의 대화퇴 어장 싸움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의 해상보안청이 대화퇴 수역에 침입한 북한 목조 어선에 물대포를 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일본 순시선이 퇴거 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물대포를 쏘는데 갑작스런 물세례를 맞은 북한 어선의 선원이 말리고 있던 오징어를 황급히 거둬들이는 모습이 생생하게 찍혀 있다. 올해 일본 순시선이 대화퇴에 침입한 이유로 퇴거를 경고한 북한 어선은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1624척이지만, 물대포를 쏜 배는 63% 늘어난 513척이었다고 해상보안청은 밝혔다. 물대포가 예상되는데도 물러서지 않는 북한 배가 늘었다는 것인데 불법이지만 큰돈 만지기 쉬운 대화퇴 조업의 매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북·일 국교가 정상화되면 대화퇴까지 나와 표류하거나 선원이 숨진 채로 발견되는 북한 어선이 줄어들지 궁금하다. marry04@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일 화해에서 읽어야 할 것들/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일 화해에서 읽어야 할 것들/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상호 우위를 활용해 협력 범위와 저변을 넓혀야 한다. 인적 교류를 강화해 관계 기반을 다지고, 건설적인 안보 관계도 상호 신뢰를 통해 증진해야 한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 주석의 입에서 이 같은 말들이 나오리라고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7년간의 냉랭한 관계를 털고 중·일이 화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 10월 말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관계 개선에 의견을 모았다.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은 7년 만이었다. 양국 분쟁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등으로 수모를 당했다”는 일본의 국민적 공분이 상당했다. 대중 경계감과 적개심도 커졌지만, 일본 정부는 관계 정상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2015년 ‘반둥회의 60주년’을 기념하는 자카르타 정상회의에서 굳은 얼굴로 외면하는 시 주석에게 억지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은 일본의 대중 정상화 노력을 상징했다. 그런 노력들이 쌓여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셈이다. 한·일 관계는 대조적으로 뒷걸음질하며 표류 중이다. 강제징용공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에 대한 일본 내 반발 속에 “한국은 국가 간 약속도 뒤엎는다”는 이미지마저 확산됐다. 이를 빌미로 역사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꾸려는 양상마저 연출됐다. 한·일 관계를 표심 자극 등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유혹’ 속에서 양측은 전략적 자산으로서 서로를 활용하기보다 불신의 벽을 쌓고 있다. 올해 한·일은 ‘김대중·오부치의 21세기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이란 계기도 흘려보냈고, 정상회담도 무산시켰다. 중국 외교의 대부인 탕자쉬안(唐家璇) 전 국무위원은 지난 10월 5일 베이징을 찾은 한국 의원들에게 “일본은 비중 있는 나라이며 정상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잃으면 안 된다”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 흐름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과의 골이 여전하고, 미·중 갈등에 더 거북해진 한국의 입지 속에서 중·일 간 접근은 한국 소외라는 우려도 키우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한·일 갈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북 공조 차질을 탓하는 짜증 섞인 소리들도 커졌다. “똑똑한 토끼는 세 곳의 (도망갈) 굴을 파 놓는다”는 중국 속담은 우리 처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략적 외통수’를 염두에 두면서 여러 선택지를 준비하고 생존 공간을 넓히는 데 사력을 다해야 함은 작은 나라의 숙명이다. 중·일 두 나라의 접근은 감정에 얽매이기보다 전략적 차원의 고려를 앞세우며 한 치의 국익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동북아 두 ‘거인’의 운신을 엿보게 한다. 우리도 대일 문제를 양자 차원을 넘어서 대미·대중 관계와의 전략적 연관성 속에서 읽어 나가야 할 때다. 뜨거운 가슴속의 차가운 이성으로 “똑똑한 토끼가 여러 굴을 파듯” 여러 대안을 준비하는 대일 정책 운영을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버지 부시의 마지막 메시지/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버지 부시의 마지막 메시지/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지난 5일 미국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엄수된 ‘아버지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장례식장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많은 미국민이 모였다. 장례식장은 초청장을 받은 인사들만 입장이 가능했고, 수많은 일반인은 국립성당 주변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사실 아버지 부시는 인기 있는 미 정치인이 아니었다. 1989년부터 1993년까지 41대 미 대통령을 지낸 그는 미·소 무기감축협정을 맺는 등 냉전시대 종식에 역할을 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 등 경제 문제로 재선에도 실패했다. 미 역사학자들이 매년 매기는 대통령 순위에서 아버지 부시는 전체 44명 가운데 17위로, 중간 정도의 평가를 받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 사회는 폭발적인 추모 열기에 휩싸였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트럼프식 ‘분노’와 ‘분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상생’과 ‘품격’의 아버지 부시에 대한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됐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사회는 분열과 혼란의 연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 가르기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라는 미국의 기존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트럼프식 분노는 이날 장례식장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4명(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그리고 아들 조지 W 부시)을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이며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만 악수했다. 지난 대선의 경쟁자였으며 줄곧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부부, 민주당 출신 카터 전 대통령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AP통신은 “백악관 경험을 공유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통상적으로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버지 부시는 달랐다. 그는 백악관의 마지막 날 밤, 자신의 재선을 좌절시킨 클린턴 당선인에게 ‘당신의 성공이 미국의 성공’이라는 친필 편지를 집무실 책상에 남겼다. “당신을 굳건히 지지한다. 행운을 빌며”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 편지가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으로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대통령을 이어 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람들은 우리의 우정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서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적이 아니고, 서로 다른 견해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추모 열기는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찾아보기 어려워진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갈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버지 부시는 1942년 봄 고교를 졸업한 직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미 해군에 입대했다. 예일대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였다. 최고 명문대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청년이 참전을 결정한 것도 놀랍지만, 아들을 전쟁터로 흔쾌히 떠나보낸 아버지 부시의 부모도 대단하다. 2차 대전에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한 아버지 부시는 1944년 9월 일본 인근 바다로 추락했다. 4시간 동안 바다에 표류했고, 인근을 지나던 잠수함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야말로 믿기지 않는 행운이 그를 살린 것이다. 아버지 부시는 조국에 대한 헌신과 희생을 보여 준 영웅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정치인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상생·품격의 정치’라는 메시지를 던진 아버지 부시. 그가 던진 메시지가 앞으로 미 정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hihi@seoul.co.kr
  • ‘유치원 3법’ 처리 무산…“한국당 꼼수” vs “매도 말라”

    ‘유치원 3법’ 처리 무산…“한국당 꼼수” vs “매도 말라”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여야 의원들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7일 협의를 이어갔지만, 주요 쟁점인 교육비의 국가회계 관리 일원화,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마련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합의하지 못했다. 전날 유치원 3법 처리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합의 정신으로 오늘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비공개회의 등을 통해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제시한 중재안(국가회계시스템 도입, 회계 일원화, 누리과정 지원금 체계의 현행 유지, 교육비의 교육 목적 외 사용에 대한 벌칙조항 마련)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3당 원내대표와 교육위 간사들은 조율을 통해 한때 ‘회계 일원화, 누리과정 지원금 체계의 현행 유지, 벌칙조항 마련(유예기간 설정)’까지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 부담금(원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오후 6시 40분에 예정됐던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교육위는 표류했고, 결국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이날까지 여야는 합의에 실패하게 됐다. 유치원 3법의 연내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다만 여야 합의에 따라 12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추가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정기국회 내 처리는 어렵게 됐지만 완전히 논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가 공개되면서 촉발됐던 개혁 여론에 따라 유치원 3법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교육비 회계 처리 방식을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 역시 국가관리로 일원화할 것을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할 것을 주장했다.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또한 민주당은 정부지원금이나 학부모부담금 모두 동일하게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각 돈의 성격이 다르므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치원 3법’ 처리가 무산된 것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지원금과 원비의 회계를 이중화해 지원금 회계만 공개하고 원비 회계는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반쪽짜리 ‘유치원 꼼수법’을 주장하다가 결국 ‘유치원 3법’을 논의할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원회 추가 논의를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유치원 3법’은 유치원 운영자를 옥죄는 법이 아니라 유치원 회계 투명화를 통해 학부모의 신뢰를 되찾는 길을 열어주는 법”이라며 “한국당은 교육위 법안소위 무산을 통해 스스로 ‘유치원 회계 투명화의 장애물’이 되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교육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이 한국당의 유치원법을 ‘반쪽짜리 유치원 꼼수법’이라 매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법산소위 논의를 무산시켰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을 기다리며 본회의 20분 전 소집한 법안소위에 다시 참석했지만, 당초 중재안으로 알려진 것과 상이한 두 개의 중재안이 제시됐다”며 “20분 만에 두 개 안을 논의하자는 발상이야말로 유아교육제도를 20분짜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당은 언제라도 법안소위 논의를 재개할 것이며 차제에 유치원 회계가 투명하고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광주형 일자리, 노사 화합으로 車 산업 혁신·일자리 늘리기라는 근본 정신 되찾아야”

    ‘광주형 일자리’가 표류하고 있다. 생산량이 일정 규모에 이르기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조항을 두고 현대자동차와 노동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기저에는 전세계에 몰아치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변화, ‘광주형 일자리’에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는 다른 지역의 위기감, 국내 자동차산업의 고질적인 노사 간 불신 등 복합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서울신문은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와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광주형 일자리’의 해법을 물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잊어라”라는 회의적인 주문과 함께 “그럼에도 불씨를 살려 성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그러나 노사 간의 신뢰와 화합으로 자동차 산업의 생산 혁신을 이루고 일자리를 늘린다는 ‘광주형 일자리’의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에는 견해가 일치했다. ▶생산량이 35만대에 이를 때까지 임단협을 유예한다는 조항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신입 초봉이 연간 3500만원이라는 것 역시 노동계가 ‘저임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승협 교수(이하 이 교수) : 광주시가 지역 노동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현대차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초봉 3500만원, 5년간 임단협 유예라는 조항이 나왔다. 이런 조건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경제 특구를 만들어 해외기업을 유치할 때 내놓을 만한 조건이다. ‘무파업 도시’를 만들어 줄테니 우리 지역에 공장 세워달라고 홍보하는 것인데, 노동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쉽게 꺼내기 힘든 카드다. 지금의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 간 신뢰와 타협을 통해 생산 현장을 혁신한다는 근본 정신에서 멀어진 채 광주시의 현대차 공장 유치전으로 전락했다. 노동계는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같은 조항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물론 현대차 역시 기존 공장과 마찬가지로 노조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면 투자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이하 이 연구위원) : 미국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극복한 배경 중 하나가 ‘이중임금제’다. GM은 파산 이전인 2003년 이중임금제를 도입했다. 기존의 근로자들은 임금을 동결하고 신규 채용되는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 임단협에서도 이중임금제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비록 GM이 2009년 파산신청을 했지만 2014년까지 11년간 이중임금제를 운영하며 오히려 전체적인 고용은 정상화됐다. 박지순 교수(이하 박 교수) : 임단협 유예 조항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엄밀히 말해 제3자인 광주지역 노동계가 합의했다 해도 공장에 새로 채용된 근로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교섭을 요구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형 일자리라는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동계와 현대차가 이견을 좁힐 필요는 있다. 독일의 ‘아우토 5000’은 노동계의 양보로 이뤄진 것이다.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의 당사자인 청년들을 위해 통크게 양보해야 한다. 현대차 역시 노동계의 양보가 있다면 ‘5년간 임단협 유예’라는 허들을 조금 낮추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GM의 구조조정에서 알 수 있듯 전세계 자동차 산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지금의 자동차산업에 부합하다고 보는가? 이 연구위원 : ‘광주형 일자리’의 논의 초기에는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공장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경형 SUV 공장으로 바뀌었다. 경형 SUV는 국내에서는 수요가 사실상 없다. 신흥국에는 일부 수요가 있으나 공장이 완성돼 차량을 양산할 시기에는 이미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장악할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구상됐던 2014~2015년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연간 450만대를 생산하던 호황기였지만 지금은 연간 400만대에도 못 미치는 위기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반드시 실현돼야 하는가? 이 교수 : ‘광주형 일자리’라고 불리는 지금의 계획은 접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지역 단위로 돌아가 노사 간의 자발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생산의 혁신과 일자리 늘리기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측은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임금과 근로 체계, 작업환경을 제시해 노조에 확신을 줘야 하고, 노조도 사측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랜 시간동안 논의하고 검토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며, 합의가 되지 않는 부분은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위원 : 지금은 광주형 일자리를 잊고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내년 봄이면 부품사들의 줄도산을 시작으로 엄청난 위기가 닥쳐올 것이다. 공장 설립에 투입되는 자금으로 구조조정에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노사 간의 대타협이 절실하다. 노사 분규를 줄이고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노사가 만들어가야 한다. 일자리를 나누고 해고되는 인력을 재교육해 미래차 산업에 투입하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박 교수 : ‘광주형 일자리’라는 ‘옥동자’를 어떻게든 만들어냈으면 한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 속에서 생산성 혁신을 이루고, 지역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광주형 일자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대차와 노동계가 보다 큰 그림을 보고 과감한 배팅을 할 필요가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박 교수 : 광주시가 주도하고 현대차와 노동계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분위기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우토 5000’을 실현하기 위해 당시 슈뢰더 독일 총리가 산업계와 노동계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정부가 양대 노총과 현대차를 설득해 대승적인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요트 앞으로 넘어가 사흘 표류하던 英 29세 여성 화물선에 구조

    요트 앞으로 넘어가 사흘 표류하던 英 29세 여성 화물선에 구조

    단독으로 논스톱 세계를 일주하는 골든글로브 레이스에 참가한 영국의 29세 여성이 요트가 전복돼 이틀을 표류하다 구조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지 구달. 남아메리카대륙 최남단 케이프혼에서 서쪽으로 3200㎞ 떨어진 곳에서 일부러 항로를 우회해 구조하려고 달려온 4만톤급 화물선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화물선이라 4대의 크레인을 갖추고 있어 폭풍과 비슷한 강풍이 몰아치던 여건에서 크레인 줄을 내려뜨려 구달이 배에 오르게 했다. 그녀는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배 위에 있어요”라고 글을 올렸다. 그녀의 요트는 배가 앞으로 넘어가는 피치폴(pitchpole)된 상태였다. 칠레 해양구조협력센터는 구달이 구조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사흘의 협력 플레이 덕에 오늘(7일) 15시35분, 화물선 티안 푸 호가 영국 요트우먼 수지 구달을 구조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구달은 구조 당시 바다에 높이 3~4m의 파도가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구명 보트를 내리기에 적합하지 않아 크레인 줄을 내려뜨린 것이었다. 이 화물선은 중국을 출발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던 항로를 조금 우회했다. 그녀는 당초 화물선 옆에 마스트를 잃은 자신의 요트 DHL 스타라이트를 바짝 붙여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요트 엔진마저 꺼져 티안 푸 호의 선장은 그녀를 크레인 줄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대회 창설자이며 주최자인 돈 맥킨타이어는 구조 과정이 위험할 것이라고 미리 공언한 바 있다. 구달은 자동항법장치가 망가지고 시속 30~35노트(55~59㎞)의 강풍에 요트가 전복되기 전까지 4위를 달리고 있었다. 피치폴이 아주 급하게 일어나 그녀는 넉다운됐다. 그녀가 처음 구조신호를 보냈을 때 팔마우스 해안경비대가 가장 먼저 답했다. 당시 트위터에 그녀는 “완전히 진짜 겁 먹었다”고 털어놓으며 파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멀미까지 덮쳤다고 호소했다. 맥킨타이어는 “그녀는 충격에 빠져 요트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치원 3법’ 처리 무산…한국당 반대에 여야 합의 불발

    ‘유치원 3법’ 처리 무산…한국당 반대에 여야 합의 불발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여야 의원들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7일 협의를 이어갔지만, 주요 쟁점인 교육비의 국가회계 관리 일원화,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마련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합의하지 못했다. 전날 유치원 3법 처리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합의 정신으로 오늘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비공개회의 등을 통해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제시한 중재안(국가회계시스템 도입, 회계 일원화, 누리과정 지원금 체계의 현행 유지, 교육비의 교육 목적 외 사용에 대한 벌칙조항 마련)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3당 원내대표와 교육위 간사들은 조율을 통해 한때 ‘회계 일원화, 누리과정 지원금 체계의 현행 유지, 벌칙조항 마련(유예기간 설정)’까지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 부담금(원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오후 6시 40분에 예정됐던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교육위는 표류했고, 결국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이날까지 여야는 합의에 실패하게 됐다. 유치원 3법의 연내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다만 여야 합의에 따라 12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추가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정기국회 내 처리는 어렵게 됐지만 완전히 논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가 공개되면서 촉발됐던 개혁 여론에 따라 유치원 3법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교육비 회계 처리 방식을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 역시 국가관리로 일원화할 것을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할 것을 주장했다.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또한 민주당은 정부지원금이나 학부모부담금 모두 동일하게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각 돈의 성격이 다르므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대두 때린 시진핑…中 양돈 농가가 울고 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대두 때린 시진핑…中 양돈 농가가 울고 있다

    중국 돼지들이 ‘무역전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대해 관세폭탄을 터뜨리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맞대응하고 나서면서 불붙은 미·중 무역전쟁이 ‘90일 휴전’한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12~15일 류허(劉鶴) 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워싱턴에 급파해 미국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아사히신문 등이 지난 3일 보도했다.중국 황허(黃河) 연안 허난(河南)성의 한 양돈장. 연평균 수만 마리의 돼지를 출하하던 기업형 양돈장이지만 요즘은 돼지가 북적거리기는커녕 한산할 정도로 조용하다. 양돈업자와 친하게 지낸다는 한 농민(52)은 “이 양돈장은 돼지에 먹일 사료를 제대로 댈 수 없게 돼 살처분 등의 방법으로 사육 두수를 줄여 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대두(콩)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대두는 7억 마리에 이르는 중국 돼지의 주요 사료다. 돼지 사료에는 기름을 짜고 난 콩깻묵이 들어가며 콩기름은 중국 음식의 주요 식자재다. 때문에 대두 가격이 오르면 사료와 식용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돼지고기 값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은 지난 7월부터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두 등 미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매겼다. 대두 가격은 지난 여름 이후 10% 정도 올랐고 중국의 9월 미국산 대두 수입액은 전년보다 98%나 곤두박질쳤다. 중국 농업부는 “2018년 10월~2019년 9월까지 중국의 대두 수입량이 지난해 9390만t에서 8365만t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0월 15일 현재 중국 돼지고기와 대두 가격은 6월 말보다 각각 30%, 21% 상승했다”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두 가격이 상승했고 그 결과 사료비용이 오르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함께 올랐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보복관세 부과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216억 달러(약 24조 2000억원) 어치의 대두를 수출했고 이 중 대중국 수출은 124억 달러에 이른다. 대두 보복관세는 중국 정부가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며 주요 대두 생산지인 중서부 농촌 지역을 겨냥한 조치였지만 중국 양돈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표밭을 공격하기 위해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런 만큼 중국에서는 ‘대두 2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대두는 세계적으로 남반구가 3월, 북반구는 9월에 수확한다. 중국은 봄에는 주로 남반구, 가을에는 북반구에 있는 나라들에서 생산한 대두를 수입해 왔다. 중국은 연간 1억t 가량의 대두를 수입한다. 세계 대두 생산량의 60% 수준이다. 하지만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미국산이 급감하면서 수입을 브라질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1~8월 브라질산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급증했다. 이 영향으로 브라질의 대두 재고가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브라질에서 수확이 시작되기 전에 공급이 바닥나면 수입가격은 또 반등할 공산이 크다. 10월 대선에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된 것은 중국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보우소나루 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노골적으로 경계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브라질이 무역정책을 재검토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진다. 이런 와중에 중국 각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는 바람에 “폐업하는 양돈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커진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지난 8월초 랴오닝(遼寧)성과 허난(河南)성,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린(吉林)성, 톈진(天津), 윈난(雲南)성, 산시(山西)성, 허베이(河北)성에서 발병한 데 이어 23일에는 베이징에까지 확산돼 3개월 만에 20개 성·시로 퍼졌다. 이달 초에는 돼지사료 샘플에서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와 불안감을 키웠다.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아직 치료가 불가능하고 백신도 없다. 주로 감염된 돼지나 그 고기·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파되거나 사료통을 통해 간접 전파된다. 문제는 돼지가 무역전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면 비난의 화살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돼지는 중국에서 정치적·경제적 의미가 크다. 중국은 돼지고기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며 수입국이다. 돼지고기는 중국 육류 소비량의 60%를 차지한다. 중국은 지난해 5420만t의 돼지고기를 소비했다. 지난해 중국인 1명의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이 38.6kg이다. 세 살 어린이부터 여든 노인까지 1주일에 돼지고기 한근 반씩 먹은 셈이다. 세계 소비량(1억 1059만t)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인들의 배 속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165만t)은 세계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5350만t)이 중국인들의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돼지고기 소비량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7년 중국 돼지고기 소비량은 6000만t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도 연간 40kg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도축업·유통업자 등을 포함해 돼지와 관련된 업종 종사자만도 1억명에 이른다. 물가에도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다. 미국산 돼지고기에 관세를 높게 매기면 물가가 뛰는 만큼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수요·공급 불일치로 돼지고기 가격이 출렁이면 중국 사회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러니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양돈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09년 인터넷·게임업체 왕이(網易)를 시작으로 전자상거래 1위 알리바바(阿里巴巴)에 이어 전자상거래 2위 징둥(京東)도 이 사업에 진출했다. 징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질 좋고 값이 싼 돼지고기를 생산해 축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오펑(曹鵬) 징둥디지털과기 부회장은 “징둥의 첨단 양돈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건비 30%, 사료 소비량 10%를 줄일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는 500억 위안(약 8조원)의 원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단언했다. ‘돼지를 키우지 않으면 인터넷 기업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양돈사업에 먼저 나선 곳은 왕이다. 딩레이(丁磊) 왕이 회장은 “부모님께 보양식을 드리고 싶다”며 돼지 사육을 시작했다. 초반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으나 왕이는 10년 가까이 독자적인 돼지 사육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웨이양주’(未央)라는 브랜드를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웨이양주 정육점을 열었을 때 흑돼지 0.5kg에 50위안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1시간 만에 물량이 동났다. 왕이의 직원식당 역시 ‘돼지공장’(廠)이라 불릴 정도로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났다. 딩 회장은 올해 인터넷대회에서도 참가 기업인들에게 흑돼지 요리를 내놓으며 “양돈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도 6월 양돈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 ‘ET 애그리컬추럴 브레인’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돼지가 내는 소리, 돼지우리의 주변환경 변화 등을 실시간 체크해 돼지의 행태와 성장 추이, 임신 등 건강 상태를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유리컵 던지고… 생마늘 통째로 먹이고… ‘막장갑질’ 양진호 노동법 위반 46건 적발

    유리컵 던지고… 생마늘 통째로 먹이고… ‘막장갑질’ 양진호 노동법 위반 46건 적발

    4억대 임금체불에 취업방해·성희롱까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국회 법사위 표류 “기준 모호” 논쟁 탓 ‘제2 양진호’ 처벌 발목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막장 갑질’ 행태가 추가로 드러났다. 임금을 올려 달라는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졌고 회식 자리에선 생마늘을 통째로 먹으라고 강요했다. 법 위반 사항이 46건이나 됐다. 이런 갑질을 막는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또다시 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는 양 회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터넷기술원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양 회장이 전직 직원을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지난달 5~30일 4주 동안 진행됐다. 폭행과 취업 방해,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46건이었다. 양 회장은 2016년 4월 연봉 협상 과정에서 임금을 올려 달라는 직원 A씨에게 콜라가 든 유리컵을 집어던졌다. A씨는 유리컵에 맞진 않았지만 이후 회사를 관뒀다. 같은 해 12월 퇴사한 직원 B씨가 동종업계 다른 회사인 C사에 취업하자 양 회장은 B씨에 대한 부정적인 평판을 C사에 알리는 악의적인 행동을 했다. 근로기준법상 ‘취업 방해’에 해당된다.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중대한 위법 행위다. B씨는 결국 새로운 회사도 그만뒀다. 양 회장은 지인이 회사를 방문해 성희롱 발언을 해도 내버려뒀다. 심지어 한 여성 직원에게 직접 신체적 접촉을 하는 등 성희롱도 저질렀다. 직원들에게 줘야 할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4억 7000만원을 체불하기도 했다. 엽기적인 괴롭힘도 확인됐다. 직원들에게 생마늘과 겨자를 강제로 먹였다. 500㏄ 생맥주를 한 번에 마시라고 하거나 원치 않는 흡연을 강요했다. 직원에게 머리 염색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양 회장에게 직접 조사를 시도했으나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일부 사안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하고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직원에게 마늘 등을 강제로 먹이는 행위는 명백한 괴롭힘이지만 현행법으로 처벌하긴 어렵다.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처벌하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 3일 심사 안건에 올랐지만 또다시 여야 합의에 실패했다. 법사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전히 “(법안이) 모호하다”고 반대했다. 김경선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법에 직장 내 괴롭힘 정의가 담겨야 징계할 수 있다”며 “이런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연내에 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전북현안 3대 법안 연내 제정 무산

    전북의 현안과 관련된 4대 법안 가운데 연기금 대학원 설립 등 3개 법안의 연내 제정이 무산됐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현안 법안은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법 ?국립탄소산업진흥원 설립법 ?새만금 잼버리 지원 특별법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법 등 4건이다. 그러나 4개 법안 가운데 새만금 잼버리 지원 특별법만 지난 11월 29일 원안 가결됐다. 나머지 3개 법안은 법사위 전체 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법은 복지부와 교육부간 찬반론이 엇갈려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재부와 한국당 의원들도 반대 입장이다. 복지부는 연기금 증가에 걸맞게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지만 교육부는 다른 대학에서도 얼마든지 인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탄소산업의 국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 근거를 담은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도 표류하고 있다. 기재부와 산자부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기존 기관과 기능이 중복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전북과 경북간 경합도 화근이 됐다. 남원 서남대 폐교 대신 들어설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자유한국당과 대한의사협회가 공공의료대학원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같이 3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전북의 현안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게 됐다. 전북도는 올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현안 사업 관련 법안이 내년에는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유치원 개혁 표류] 초조해진 교육부

    시행령 개정… ‘에듀파인’ 의무화 서두를 듯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강화 등을 위한 ‘유치원 3법’ 개정이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교육당국의 마음이 급해졌다. 올해 안에 유치원 3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교육부가 발표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중 상당수가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국회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유치원 3법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통과가 무산되면서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의 ‘유치원 3법’ 통과를 전제로 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원아당 29만원의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 ▲비리가 적발된 뒤 이름만 바꿔 운영하는 ‘간판갈이’를 막기 위한 설립자 자격 제한 ▲교비의 교육 외 목적 사용 시 처벌 강화 등이 포함됐다. 모두 법안이 통과돼야 가능한 사안들이다. 다만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적용 의무화는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현재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사립유치원은 교육부 장관이 지정한 시스템을 써야 하는 의무에서 제외돼 있는데 이를 수정하면 가능하다. 시행령 개정에 통상 3~4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안에 개정에 착수해야 내년 3월 유치원 새학기부터 적용이 가능하다. 그 외에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강화 등도 교육부 차원에서 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 법안 통과가 안 되면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교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하더라도 시정명령 외에 별다른 처벌 방법이 없다”면서 “하지만 우선 국회 통과와 별개로 교육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은 최대한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광주형 일자리’ 사실상 타결] 지역노동계, 협상 전권 광주시에 위임…市·현대 ‘한발 양보’ 무산위기서 타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민선 6기 윤장현 광주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제시됐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일자리 ‘1만개 창출’이 핵심이었다. 윤 시장은 2014년 취임 후 곧바로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병규씨를 영입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실체는 이듬해 8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오면서 구체화됐다. 이를 근거로 2016년 7월 더나은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러브콜’에도 현대차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대차는 민선 6기가 다 끝난 지난 6월 1일 광주시에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이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의견 차가 드러나면서 지난 6월 19일 예정된 현대차와의 투자 협약식이 연기됐고 사업 추진은 급제동이 걸렸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민선 7기 최대 공약으로 내건 이용섭 광주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협상 타결까지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노·사·민·정 한 축인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빠진 한국노총만 참가해 애초부터 불안한 출발을 해야만 했다. 9월에는 한국노총이 적정임금 수준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협상 불참을 선언하는 등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어려운 자동차 산업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열망과 기대 속에 사회단체, 시민, 학생 등 각계각층이 사업 추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꺼져가는 불씨가 되살아났다. 10월에는 노동계가 참여한 협의체인 ‘원탁회의’가 만들어지면서 사업 추진은 다시 힘을 얻었다. 시, 노동계, 전문가가 참여한 ‘투자유치추진단’이 꾸려졌고, 시는 추진단 대표로 협상단을 꾸려 현대차와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초 맺은 협상안을 고수하고 민주노총과 현대차는 중복투자, 과잉생산 등을 주장하며 파업 불사까지 결의하는 등 다시 난항에 빠졌다. 위기 속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은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은 지난달 27일 지역 노동계가 협상 전권을 시에 위임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협상단은 현대차 요구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아갔고 여야 공방으로 국회 예산 일정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4일 사실상 합의를 끌어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몽니’ 한국당 뒤엔 한유총… 유치원 개혁 표류

    국회 법안소위 또 불발… 연내 처리 빨간불 여야 합의도 스스로 깨… 국민 지탄 불 보듯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학부모들이 그토록 바랐던 사립유치원 비리 척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립유치원 이익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사유재산 인정 요구를 한국당이 받아 끝까지 고수하면서 사립유치원 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사립유치원 관련 법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약속을 깨면서 국민의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한국당이 오후에 불참해 중단됐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4일 재개하려 했지만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열리지 못했다. 3일 법안소위에서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립유치원 개혁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김한표 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3법을 처음으로 다 같이 검토했다. 하지만 논의하는 몇 시간 동안 진척되는 것 하나 없이 각 당의 입장만 도돌이표처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서 첨예하게 대립한다.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을 국가 관리로 일원화하자고 주장한다. 특히 사립유치원 개혁 추진의 계기가 된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지원금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지원금을 형사처벌이 가능한 보조금으로 전환하자는 데 방점이 찍혔다. 한국당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지 않고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자는 생각이다. 학부모 부담금을 일반회계로 처리하면서 자율성을 둔 게 핵심이다. 학부모가 내는 비용은 원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회계시스템을 통합해서 관리하되 지원금은 유지하는 대신 박 의원이 제안한 교육 목적 외 부정 사용 처벌 조항이 들어가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며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당은 시큰둥하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한유총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법 개정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임 의원의 중재안을 당 차원에서 논의하진 않았다”고 했다. 법안소위 소속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임 의원의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주장과는 접점이 찾아지지 않는다”면서 “사립유치원은 사립학교와 차이가 있는데 똑같이 제한하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여야는 6일 법안소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유치원 개혁 표류] 버티는 유치원, 눈치보는 국회… 엄마들 “상식 실천이 이리 어렵나”

    [유치원 개혁 표류] 버티는 유치원, 눈치보는 국회… 엄마들 “상식 실천이 이리 어렵나”

    온라인 카페 중심으로 한국당 성토 확산 “3법 힘들면 유아교육법만이라도 개정…횡령 처벌할 근거로 ‘보조금’ 명시해야”“우리 아이들을 위해 상식적인 법 문구 하나 바꾸는 게 이렇게 힘들 수 있나.” 공금을 쌈짓돈처럼 써온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관행을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낙관할 수 없게 되자 학부모들의 분노가 다시 들끓고 있다. 두 달 전 회계 부정 유치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사립유치원에 지원돼온 정부 예산이 줄줄 새 온 것이 확인됐는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유치원 단체 눈치만 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이 정치 셈법에 따라 흥정하듯 문제를 다룬다는 반감이 크다. 국회가 중심을 못 잡는 사이 폐원 계획을 통보한 사립유치원 수는 더 늘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영유아 부모들의 비영리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 회원들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 관련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정치권을 압박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3법 개정안(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을 발의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박 의원 법안이 유치원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자체 개정안을 내놓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후퇴한 안으로 평가받는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상식적인 인식과 법감정에 비춰봤을 때 (박 의원의 유치원 3법에) 무리라고 볼 내용이 없는 법안인데도 국회 교육위에서 계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맘카페 등에는 국회를 성토하며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한 국민청원에 동참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저항이 확산하고 있다. 경남 창원지역 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 분노가 촉발된 때 법이 통과하지 못하면 영영 바꾸기 힘들 것 같다”면서 “사립유치원의 폐원이나 횡령에 분노하면서도 가슴 졸이며 애들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 회원들은 법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 야당 의원실 전화번호를 공유하며 설득 전화를 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하는 쪽으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유치원 3법이 모두 통과되기 어렵다면 유아교육법 개정안만이라도 꼭 통과시켜달라는 요구다. 개정안에는 현재 지원금 형태로 연간 약 2조원씩 유치원들에 주는 누리과정(취학 전 만 3~5세 아동에게 제공하는 국가 교육·보육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용어 하나 차이지만 유치원의 회계 부정 가능성을 막거나 처벌할 강력한 근거가 된다. 지원금은 학부모가 내야 할 돈을 정부가 지원해준 형태라 유치원장 등이 사적으로 써도 횡령죄 처벌이 어렵다. 반면 사용처가 정해진 보조금이 되면 다른 목적으로 쓸 경우 횡령죄 처벌이 가능해진다. 조 대표는 “엄마들이 분통을 터뜨린 것도 아이들에게 쓸 돈을 사적으로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 통과가 지지부진한 사이 지난 3일까지 학부모에게 폐원 계획을 안내하거나 지역 교육청에 폐원을 신청한 사립유치원이 전국에서 94곳으로 늘었다. 일주일 새 문 닫는 것을 검토한 유치원이 9곳 많아진 것이다. 유치원들은 폐원 사유로 대부분 원아 모집의 어려움과 경영상 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교육부는 정원충족률과 감사결과 공개 명단 포함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일부 유치원은 회계 비리 사태의 영향으로 폐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립유치원 중에는 폐원 뒤 놀이학원이나 영어학원(일명 ‘영어유치원’)으로 전환을 검토하는 곳도 늘고 있어 폐원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73년 해로한 당신 곁으로”… 네버엔딩 러브 스토리

    “73년 해로한 당신 곁으로”… 네버엔딩 러브 스토리

    10대 때 성탄절 파티서 만나 첫눈에 반해 부시, 전쟁서 극적 생환 후 결혼식 골인“그(조지 H W 부시)는 내가 만나 본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이었지요. 그가 방에 들어왔을 때 나는 숨을 쉴 수조차 없었어요.”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타계한 가운데 지난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바버라와의 ‘러브 스토리’에 관심이 쏠린다. 부시 부부는 1945년 1월 백년가약을 맺은 뒤 73년이 지난 올해 생을 나란히 마감했다는 점에서 미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 온 대통령 부부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는 각각 17세, 16세 때인 1941년 12월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열린 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매사추세츠 밀턴 출신으로 은행가 프레스콧 부시의 아들인 부시 전 대통령은 명문 필립스 앤도버고교 학생이었다. 뉴욕의 거부이자 ‘맥콜스 매거진’ 발행인 마빈 피어스의 딸인 바버라는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기숙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붉은색과 녹색이 섞인 드레스를 입은 바버라의 모습에 매료된 청년 부시는 친구에게 그녀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바버라 또한 “건장하고 상냥한 그(부시)에게 호감을 느끼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듬해 명문 예일대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군에 입대해 미 해군 최연소 조종사(18세)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장거리 연애를 이어 갔다. 당시 부시 중위는 자신이 조종하던 뇌격기(어뢰 폭격기)에 ‘바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사람은 1943년 8월 약혼식을 올렸는데 1년쯤 뒤 위기가 찾아왔다. 1944년 9월 부시 중위가 조종하던 뇌격기가 일본군에 격추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낙하산으로 탈출해 바다에 표류하다 구사일생으로 잠수함에 구조됐다. 둘은 1945년 1월 결혼식을 올렸고, 부시는 바다에 추락하면서 몸에 지니고 있던 바버라의 편지를 잃어버린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바버라를 늘 자녀들 곁을 지킨 ‘버팀목’이라고 표현했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4남 2녀를 두었으나 둘째이자 첫딸인 로빈을 만 세 살 때 백혈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바버라 장례식에 책이 그려진 알록달록한 양말을 신고 와 눈길을 끌었다. 이 양말은 생전 문맹 퇴치에 힘쓴 아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바버라는 1994년 회고록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은 두 사람”이라며 “모든 먼지가 가라앉고 구름이 몰려가면 중요한 것은 신앙과 가족, 친구다. 우리는 과도한 축복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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