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표류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난자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장비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홀덤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투쟁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95
  • 獨, 메르켈 후계자 못 찾으면… EU 리더십마저 흔들린다

    獨, 메르켈 후계자 못 찾으면… EU 리더십마저 흔들린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인 ‘로즈 먼데이’ 카니발 등 독일 유명 축제의 단골손님은 바로 ‘유럽의 거물’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카니발 퍼레이드를 장식하는 기상천외한 각종 정치 풍자 조형물 가운데 메르켈 총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빠짐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자녀와 같이 보기 민망한 스트립걸로 여성 정치인을 묘사한 조형물을 보면 우리나라의 정치 풍자물은 차라리 점잖다는 생각마저 든다. BBC는 최근 보도에서 “올해 카니발은 메르켈이 수치심을 견뎌야 할 마지막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21년에 임기를 마친 뒤 명예롭게 은퇴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권 기독민주당에 닥친 연이은 위기로 메르켈의 ‘아름다운 퇴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극우에 치이고 좌파에 치이고 지난 2월 초 독일 정가는 튀링겐주 총리 선출 과정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몰표를 받아 총리가 탄생하며 발칵 뒤집혔다. 이 과정에서 기민당과 ‘신나치 정당’인 AfD가 한배를 탄 모습이 연출되며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기성 정당들은 극우 정당과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이 깨진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책임을 지고 메르켈이 자신의 후임으로 직접 점찍었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민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에 불출마할 뜻을 밝히며 다시 한번 독일 정가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그동안 메르켈은 당권과 총리 권력을 분리시켜왔다. 이 같은 그의 방침이 크람프카렌바워의 당내 위상을 위축시켜온 가운데 AfD가 집권당의 권력구도까지 뒤흔들자 메르켈의 리더십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소도시 하나우에서 인종차별주의자의 총격사건이 벌어지며 독일 사회의 분위기는 한층 뒤숭숭해졌다.이 같은 소요 속에 같은 달 23일 치러진 함부르크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은 3위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이 39%의 득표율로 1위를, 환경 정당인 녹색당은 2위(24.2%)를 차지하는 등 진보 진영이 크게 선전한 반면 기민당은 11.2%를 얻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AfD도 5% 지지를 넘지 못해 주의회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외신들은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과 앞서 극우주의자의 총격 사건에 따른 위기감이 사민당과 녹색당을 지지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극우정치의 부상과 크람프카렌바워의 총리 불출마 선언, 극우 테러 사건, 함부르크 선거 패배 등 일련의 사건들은 기민당의 향후 노선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했다. 반이민 정서 등 독일을 비롯한 유럽사회의 우경화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도·좌파정당들의 함부르크 선거 승리는 기민당에 정반대의 신호를 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함부르크 지방선거는 올해 독일에서 유일하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권으로서는 민심을 확인할 유일한 기회였다. 가디언은 함부르크 선거 결과를 보도하며 “메르켈의 그늘을 벗어나는 길이 중도 노선을 고수하는 것인지, ‘우클릭’을 하는 것인지 고심하고 있는 기민당에 (함부르크 같은) 도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줬다”고 진단했다. ●조기 전대 카드로 위기 돌파할까 함부르크 선거 참패 이후 기민당은 당대표 선거 조기 개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초 8월쯤 개최하기로 했지만, 연이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4월 25일로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모두 중년 남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초반 판세는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기민당 원내대표 등이 선두에 선 모양새다. 라셰트 주총리는 메르켈 시대의 계승을 표방하는 중도·온건파 후보다. “메르켈 시대와 거리를 두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출마선언을 하며 최근 총격사건을 의식한 듯 “독일 내 유대인과 이민자 공동체들이 느끼고 있는 두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향후 기민당의 중심 임무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 그의 난민 공약은 메르켈의 현 정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셰트에 이어 곧바로 출마선언을 한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중도 행보에 반발해 돌아선 옛 기민당 지지자들을 되찾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밝힐 만큼 우파 성향이 강한 인사로 꼽힌다. 메르츠는 2018년 12월 당 대표 선거에서 메르켈이 지원한 크람프카렌바워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오스카 니더마이어 베를린자유대 정치학 교수는 BBC에 “기민당을 지지하는 민초들은 메르츠를 선호하고 있으며, 현재 모든 여론조사에서도 그가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반(反)메르켈파’로 유명한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외원장 등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꼽힌다. 2009~2012년 환경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12년 NRW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메르켈로부터 해임된 바 있다. 메르켈에 비판적인 인사이지만, 당 안팎의 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그는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는 대신 라셰트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대표직보다는 부대표직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라셰트와 메르츠 간 2파전 양상은 앞서 함부르크 선거 이후 제기됐던 당내 노선 투쟁의 대리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18년간 기민당 대표를 지냈고, 15년째 총리로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의 존재감을 당장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전문매체 EU옵서버는 독일 측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유럽에 대한 차기 독일 정부의 영향력은 메르켈의 그것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독일이 살아야 유럽이 산다 더불어 메르켈과 기민당의 위기는 비단 독일 정치만의 위기가 아니다. 프랑스와 함께 EU의 양대 축을 맡고 있는 독일의 내부 문제는 주변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올해 하반기부터 EU 순회의장국을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과 10년간 1조 유로(약 1조 3333억원)가 투입되는 기후대응정책인 ‘EU 그린딜’과 같은 의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독일의 리더십 위기가 사실상 EU의 리더십까지 표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디언은 “독일 원로정치인들은 기민당 지도부가 오는 여름까지 현재 문제를 방치하면 EU의 업무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독일 정치의 위기로 프랑스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EU 내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독일의 도움 없이 프랑스 혼자 EU의 난제들을 책임질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를린의 ‘헤비급 파트너’(독일 총리)가 없다면 마크롱은 홀로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라며 “기민당의 부활과 메르켈의 훌륭한 후계자를 찾는 것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입장에서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707홍진호, 남극 표류 48일 만에 무사 귀항

    707홍진호, 남극 표류 48일 만에 무사 귀항

    지난달 남극해에서 유빙과 충돌해 표류했던 우리나라 원양어선 ‘707홍진호’가 48일 만에 무사히 귀항했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707홍진호는 우리 시간으로 26일 오전 2시쯤 칠레 탈카우아노항에 입항했다. 남극해에서 일명 ‘메로’로 불리는 이빨고기를 잡는 원양어선 707홍진호는 지난달 10일 선미 부분이 유빙과 충돌했고 오른쪽 조타기가 고장 나 표류했다. 당시 남극 로스해 아문센 수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우리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사고 해역으로 출발해 구조작업을 펼쳐 안전한 수역으로 예인했다. 이후 한국 국적 ‘썬스타호’가 예인을 이어 갔고 지난달 26일부터는 칠레 예인선 ‘칼라파테호’가 예인해 이날 안전하게 입항했다. 해수부는 “선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707홍진호에 타고 있던 선원 39명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707홍진호 예인 기간 중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조업감시센터(FMC)를 통해 연락 체계를 유지하며 선원의 건강과 선박의 안전상태, 기상 상황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했다. 외교부, 해경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안전하게 입항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했다. 우동식 해수부 국제원양정책관은 “주우루과이 한국대사관의 해양수산관을 칠레 탈카우아노 현지에 보내 선원의 건강 상태와 사고 경위를 직접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적 중립, 그 실체의 허망함/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적 중립, 그 실체의 허망함/박록삼 논설위원

    얼마 전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해프닝’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는, 더불어민주당의 완벽한 헛발질이다. 공직선거법이라는 실정법의 틀에 갇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부정했기 때문이다. 주장과 견해를 밝히는 칼럼에 논리적 반박도 아니고, 대뜸 검찰 고발로 대꾸한 것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협애함 그 자체였다. 공론의 장으로서 언론의 기능을 법적 다툼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은 성숙한 여론 환경 조성에도 결코 긍정적이지 못하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해 검찰에 의존해야 함을 자인한 셈이다. 그렇잖아도 여야에 대한 선택적 수사를 통해 검찰이 정치판의 플레이어로 뛰어드는 ‘검찰 정치의 시대’ 아닌가. 선거법 위반은 친고죄가 아니니 고발 취하에도 검찰의 수사 착수 가능성은 높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대단히 안 좋은 선례가 될 수밖에 없다. 논란 덕분에 임 교수는 ‘전국구 수준’의 비판적 진보 지식인 반열에 올랐다. 20여년 전 한나라당 시의원 후보 출마를 비롯해 손학규 후보 캠프(통합민주당), 창조한국당, 국민의당 등을 전전했던 ‘준정치인’이라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그의 칼럼 제목처럼 ‘민주당만 빼고’ 대부분 주요 정당과 인연을 맺은 행보를 해 왔다. 해당 언론사가 임 교수의 이러한 이력을 다 알고서도 필자로 선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임 교수의 학자 이전의 정치 행적은 민주당 공보국이 사과문에 적시했듯 고발이라는 악수를 두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큰 권한만큼 책임 또한 크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정책과 국가적 과제가 당파적 이해관계에 휩쓸리게 되면 사회의 표류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실제 권력 비판처럼 윤리적인 비판 또한 없다. 하나 임 교수의 칼럼은 ‘민주당에 대한 적의’를 빼면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때 흔히 봐 왔던 데자뷔에 가깝다. 오히려 과거 진보 진영의 정치비평보다 훨씬 더 퇴행적이다. 민간인 사찰, 불법체포, 고문 수사 등이 없는 세상에서 정부 여당 비판만큼 안전한 비판이 없다. 진보적 가치와 논리를 빌려 중도개혁정당을 비판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 줄 뿐 사회의 변화·개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비판의 수혜는 진보정당이 아닌, 거대 보수정당이 고스란히 가져갔던 역사의 가르침을 자신이 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칼럼에서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기 때문’에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했다고 말한 임 교수가 자기 주장의 완결성, 진정성을 드러내고 싶었다면 ‘○○당 빼고’가 아닌, ‘◇◇당을 찍자’라고 선명하게 주장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임 교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아니,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권력 비판을 최고선으로 여기는 오랜 언론 관행이 한몫했다. 또한 어지간하면 여야를 적당히 섞어서 싸잡아 비판하고, 정치 자체를 욕하는 와중에 자신의 성향을 슬쩍 드러내는 것을 흔히들 ‘균형 잡힌’ 글쓰기 기술이자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작용했을 것이다. 국회는 정책을 생산하고, 법을 만든다. 국민들은 여러 사안에 대해 토론하고, 정당은 그것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컨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위성정당 창당, 원전 정책 등 정치권의 쟁점이 되는 사안들은 모두 분명한 찬반의 논거 속 여야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이슈들이다. 지식인과 언론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 헌법적 가치 및 각자의 양심에 근거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중요한 책무다. 이때 비로소 정치를 ‘정쟁이 아닌 정책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환상에 갇혀 이를 ‘정쟁의 소재’로 치부하며 싸잡아 비판만 내놓는 순간, 정치의 표류는 시작된다. 임 교수는 정치혐오가 깊어진다고 우려하면서 정작 정치혐오를 조장했다. 사실 언론의 측면에서 보면, 이번 ‘칼럼 고발 사건’은 차라리 잘된 일일 수 있다.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21대 총선의 유불리라는 관점에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본다면 그렇다. 권력 비판이 단순히 수단으로만 쓰이지는 않았나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혹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명분 아래 결과적으로 특정 보수정당의 이익을 대변해 온 건 아니었는지 자성할 기회이기도 하다. ‘임미리만 빼고’ 나면 나머지 언론들은 정치와 민주주의의 복원을 위해 그동안 다 잘해온 건지 평가해 보자는 말이다. 이참에 언론이 오랫동안 표방해왔던 기계적 중립, 객관적 균형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 성찰한다면 이번 해프닝도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youngtan@seoul.co.kr
  • 최초 미세먼지 관측위성 천리안2B호, 발사성공했다

    최초 미세먼지 관측위성 천리안2B호, 발사성공했다

    “5, 4, 3, 2, 1, 란시(발사)”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를 관측할 수 있는 환경·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18일 오후 7시 18분(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 18분)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2B호는 발사 성공률 98.6%를 자랑하는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ECA 발사체(로켓)에 실려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연기를 피어올리며 솟구쳤다. 천리안2B호는 발사 25분 뒤인 7시 45분 경 지구와 가깝게는 251㎞, 멀게는 3만 5822㎞ 떨어진 지점을 도는 타원궤도인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발사 31분 뒤 발사체에서 천리안2B호가 분리돼 위성에 탑재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위성 초기화가 이뤄지면 지상과 교신이 가능해지면서 발사 39분 뒤 호주 야사라가 관제소와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첫 교신은 발사 성공을 판가름하는 첫 번째 관문이며 발사 1시간 뒤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펼쳐지면 위성이 정상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발사 뒤 2주가 지난 3월 초가 되면 천리안2B의 목표 정지궤도에 거의 접근한 ‘표류궤도’에서 고도를 높여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한다. 이후 발사 한 달 뒤에는 목표 정지궤도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천리안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동아시아 지역 미세먼지 유발물질과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상시 관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반도로 유입되는 국외발 미세먼지의 진원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고성능 해양관측 탑재체를 이용해 적조와 녹조는 물론 기름유출사고와 같은 해양 재난과 오염,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의 변화 등을 상세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12월 같은 장소에서 발사된 천리안2B호의 쌍둥이 형인 천리안2A호는 태풍과 집중호우, 폭설, 안개 등 기상 감시를 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기아나 공동취재단
  • ‘와! 이제 내린다’ 캄보디아 도착 크루즈 하선 개시…승객에게 꽃다발

    ‘와! 이제 내린다’ 캄보디아 도착 크루즈 하선 개시…승객에게 꽃다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5개국에서 퇴짜를 맞은 뒤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 감염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14일 하선이 시작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보건부는 전날 밤늦게 웨스테르담호 탑승객 전원의 하선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탑승객들이 14일 오전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직접 선착장으로 나가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했다. 훈센 총리는 승객들과 악수하고 포옹도 했다. 전날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질병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면서 “위급한 시기에는 인도주의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보건부는 웨스테르담호 탑승객 전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뒤 감기 등 증상이 있는 20명에게서 샘플을 채취해 정밀 검사를 했다. 코로나19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웨스테르담호는 승객 1455명과 승무원 802명을 태우고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출항해 홍콩에 거쳐 지난 1일 바다로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본과 대만, 괌, 필리핀, 태국에서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했다. 이 때문에 2주가량 바다에 표류하다가 지난 13일 오전 캄보디아 남서부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다.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 크루즈선에 한국인 관광객이나 승무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에서 내린 탑승객들은 미리 준비된 버스를 타고 시아누크빌 공항으로 간 뒤 전세기편으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해 항공편을 이용해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충격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 창이 국제공항을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현 사태는 싱가포르 경제에 두 분기 정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내 경제권이 사스 당시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특히 지금은 중국이 지역 경제권에서 훨씬 더 거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관광청(STB)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 수가 25~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사스 당시 19%보다 관광객 감소 폭이 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미국의 대북라인 공백을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을 맡아 온 핵심 관료들이 최근 연이어 자리를 옮겨 대북 업무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 11월 대선 캠페인이 시작돼 북핵 협상 동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앨릭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웡 부대표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보좌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비건 특별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한 뒤엔 그를 대신해 실무담당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지난 10~11일 방한해 한미 워킹그룹 회의·북핵 차석대표 협의를 통해 북한 개별 관광,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협력 사업과 북한 비핵화 협상 전략 등을 논의하며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수행했다. 2017년부터 북핵 협상에 관여했던 마크 램버트 전 국무부 대북특사도 지난달 초 유엔 다자간 연대 특사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없다고 밝혔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북미 비핵화협상이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미협상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면 북한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간 북한 개별관광 논의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표류할 공산이 크다. 미국 정부는 위험 부담이 큰 톱다운 방식의 북한과의 정상 간 회담은 대선 이후로 미루더라도 남북 관계 개선이 가능한 분야에는 힘을 실어 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대선에 유리하다. 안보리 제재는 대량현금이 북한에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을 뿐 개인들의 북한 관광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개별관광에 대해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안양 평촌터미널 부지 특혜 의혹’ 놓고, 최대호-심재철 갈등 최고조

    ‘안양 평촌터미널 부지 특혜 의혹’ 놓고, 최대호-심재철 갈등 최고조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놓고 자치단체장인 최대호 안양시장과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심재철 의원(동안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에 이어 12일에는 원색적이고 험한 말까지 오가며 공방이 이어졌다. 최 시장은 터미널 부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어 용적률을 상향조정할 수 있는 지구단위계획변경은 특혜라는 의혹이 지역사회에 일고 있다. 13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최 시장은 이날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마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모두 허위’이며 ‘총선이 다가오자 꺼내 든 ‘치졸한 수작’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 “지역구 터미널 조성사업이 20여년간 표류하고 있는데 5선 의원으로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조만간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최 시장의 기자회견을 직후 심 의원은 반응은 곧바로 나왔다. 시 출입기자들에게 메일로 보낸 보도자료에서 허위사실을 말한 적이 없으며 최 시장이 고소하겠다고 ‘겁박’을 반복하는 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맞받아 쳤다. 또 “주민의 공적 이익을 대변한 공익 목적, 합리적 문제 제기는 국회의원 책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놓고도 공방 이어졌다. 용도변경을 위한 행정절차의 한 과정인 해당 토지에 대한 설명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렸다. 최 시장은 “터미널부지 개발에 대해 귀인동 주민자치 위의 문의가 있어,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진행사항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안양시가 귀인동 주민자치위원회에 1200가구 오피스텔 조감도를 보여주며 설명한 것은 명백한 행정행위”라며 “어떤 행정절차도 시도한 적이 없다”는 지난 10일 최 시장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해당 부지를 매입한 H건설의 대표이사로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 시장은 “매각 후 등기절차 편의상 전임 대표이사(최 시장) 사임이 신임 이사의 선임일 다음날로 표시된 것뿐”이라며 건설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앞서 “부지를 낙찰받은 건설사가 최 시장이 대표이사였던 법인을 상호변경한 것으로 건설사와 최 시장 간 53억 채권, 채무관계의 유착성”을 제기했다. 또 최 시장은 “건설사 지분을 0.001%도 갖고 있지 않으며 터미널부지와 관련된 행정행위는 전임 시장 당시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부지의 도시계획시설(자동차 정류장)이 폐지되면 일반상업지역의 용적률이 800%로 환원된다”고 말했다. 2018년 6.13지방선거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터미널 부지 특혜 논란은 새로 밝혀진 사실은 없다. 이번 논란은 최 시장이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지만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지역민들의 표심을 의식한 문제제기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안양시가 지구단위계획변경 절차를 잠정 보류했으나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진행할 수 있어 임시미봉책이라며 일각에서 전면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일반상업지역 내 자동차정류장으로 돼 있는 용도제한을 풀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축계획 변경계획안을 시에 제출한 상태다. 해당 부지를 일반상업용지로 용도변경 후 용적률 800%의 초고층 오피스텔 6개 동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인근 아파트 13층 높이의 4배인 49층의 오피스텔 1225가구가 들어서면 일조권과 조망권이 크게 침해되고 교통대란, 학생 과밀화로 교육수준 하락으로 집값이 떨저질 것이라며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반대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식중독 걸려 죽을 뻔한 바다거북들, 바다로 돌아간 사연

    [여기는 남미] 식중독 걸려 죽을 뻔한 바다거북들, 바다로 돌아간 사연

    지난해 말 적조 때 살파류를 먹고 사경을 헤매다 구조된 바다거북들이 완치 판정을 받고 바다로 돌아갔다. 멕시코 동물보호국이 살파류 식중독에 걸렸던 바다거북 7마리를 완전히 치료해 바다로 돌려보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사일생 목숨을 건져 바다로 돌아간 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학명 Chelonia mydas) 6마리와 올리브각시바다거북(Lepidochelys olivacea) 1마리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 마순테에서 고향으로 돌아간 바다거북들은 뜨거운 응원박수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현장을 찾은 주민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바다로 들어가는 바다거북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7마리 바다거북이 죽음 직전까지 몰린 상태로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다. 멕시코 오악사카주 바다에선 지난해 크리스마스 심각한 적조현상이 발생했다. 바다거북은 이때 떼죽음을 당했다. 바다거북 292마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원인은 살파류로 인한 식중독이었다. 동물보호국 관계자는 "처음에 죽은 상태로 발견된 바다거북 2마리의 사체를 검사한 결과 살파류로 인한 식중독, 식중독으로 인한 전신마비가 사인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적조 때 바다를 가득 메운 살파류에 심각성 독성이 있었다"면서 "살파류를 먹은 거북이들은 몸이 완전히 마비돼 헤엄조차 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바다로 돌아간 바다거북 7마리는 전신마비로 죽어가던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바다거북 27마리 중 일부다. 당시 구조대는 전신이 마비된 바다거북에 구명조끼를 입힌 후 육지로 끌어냈다. 당시 구조에 참여한 대원은 "구명조끼라는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상당수가 더 죽음을 맞았을 것"이라고 당시의 아찔한 상황을 회상했다. 구조된 바다거북은 멕시코거북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마비가 즉각 풀리지 않아 한동안 구명조끼를 입고 생활한 바다거북도 여럿이라고 한다. 1차로 바다로 돌아간 7마리는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멕시코거북센터는 "바다거북의 움직임, 헤엄치는 모습 등을 면밀하게 관찰해 몸이 정상이 된 걸 확인하고 7마리를 우선 바다로 돌려보낸 것"이라면서 "앞으로 순차적으로 나머지 20마리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멕시코는 바다거북 보호에 적극적이다. 멕시코 환경보호연방검찰에 따르면 멕시코는 올해 들어 탈진이나 표류 등 다양한 위기상황에 처한 바다거북 44마리를 구조했다. 사진=호세데헤수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작전해역 확대한 청해부대…1주일 표류 이란선박 구조

    작전해역 확대한 청해부대…1주일 표류 이란선박 구조

    왕건함 첫 구조 임무… 이란 감사 표명아덴만에서 오만만·아라비아(페르시아)만으로 작전해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해협에 파병된 청해부대가 지난 1일 오만 인근 아라비아해에서 표류 중인 이란 국적 선박을 구조했다고 국방부가 2일 밝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지난 1일(한국시간) 오후 5시 13분쯤 오만 무스카트항 동남방 445㎞, 두쿰항 동방 148㎞ 해상에서 표류하던 이란 국적 선박 ‘알소하일’호를 발견해 구조했다고 전했다. 선박을 발견한 해역은 정부가 지난달 21일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하며 청해부대의 작전해역을 확대한 곳에 속한다. 이번 이란 선박 구조는 지난달 21일부터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의 첫 구조 임무였으며, 청해부대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란 국적의 선박을 구조한 것도 처음이다. 해당 선박은 50t급 유류판매선으로 지난달 18일쯤 이란 코나라크항을 출발했으며 발견되기 약 1주일 전부터 해상에서 표류 중이었다. 청해부대가 선박을 발견했을 당시 선원 5~6명이 갑판에서 손을 흔들며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확대된 작전해역에서 작전 중이었던 청해부대는 발견 즉시 고속단정 2척을 선박에 투입했으며, 고속단정에 승선한 작전요원과 기관 및 전기 분야 군무원 등 14명이 현장 확인을 했다. 확인 결과 선박에는 10명의 선원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선박은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고 있었다. 아울러 식량이 떨어져 구조가 긴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해부대는 인도적 차원에서 쌀 20㎏ 등 식량과 식수를 지원했고, 이란으로 귀항할 수 있도록 엔진용 유류 1300여ℓ를 제공했다. 정부는 2일 외교부를 통해 주한 이란대사관에 구조 및 지원 사실을 설명했고, 주한 이란대사관은 관련 사실을 공유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앞서 정부는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을 수용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파병하기로 결정하고 청해부대의 작전해역을 확대한 바 있다. 이란 정부는 정부의 파병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진중권, 김의겸 공천 읍소에 “저렴하게 산다…너절하게 굴지마”

    진중권, 김의겸 공천 읍소에 “저렴하게 산다…너절하게 굴지마”

    “누가 환원에 진정성 있다 하겠느냐”“죽을 때 잘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어”“공천 달라 질질 짜는 삼류 신파극”김의겸, 페북에 “예비후보 달라” 공개 호소金 “가혹…검증위서 물러나면 두 번 죽어”“공천위서 정무적 배제시 토 달지 않겠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더불어민주당에게 4·15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 자격을 달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읍소한 데 대해 “김의겸, 참 저렴하게 산다”면서 “너절하게 굴지 말고 이쯤에서 깔끔하게 내려놓으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 재임 당시인 2018년 7월 서울 흑석동 재개발 상가주택을 25억 7000만원에 매입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었다. 이후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하차한 김 전 대변인은 주택을 매입한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8억 8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리며 34억 5000만원에 집을 매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투기를 해놓고 이제 와서 환원할 테니 공천 달라고 하면 누가 그 환원에 진정성이 있다고 하겠느냐”면서 “정치인에게는 ‘삶의 기술’ 못지 않게 ‘죽음의 기술’이 필요하다. 죽을 때 잘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나라 정치는 왜 이렇게 멋이 없냐”면서 “어쩌다 공천 달라고 질질 짜는 삼류 신파극만 남았는지 정말 눈물 없이는 못 봐 주겠다”고 일갈했다. 김 전 대변인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찬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지난해 12월 19일 출마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면서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읍소했다. 김 대변인은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는 예비후보 자격을 검증하는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가 김 전 대변인에 대해 3차례 ‘계속 심사’라는 보류 결정을 내리며 적격 여부 결정을 미룬데 따른 것이다. 검증위가 ‘적격’ 판정을 내리더라도 이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무적인 사항까지 고려해 공천 여부를 판단한다. 김 전 대변인은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도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다.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고 호소했다.이어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름대로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 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1일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이 일었던 흑석동 상가 건물을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매각 차익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가운데 일부를 기부했다는 의미다. 김 전 대변인은 당이 자신에게 가혹하게 하는 이유를 언론 탓으로 돌렸다. 김 전 대변인은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면서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을 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3일 열리는 (검증위)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정무적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때는 한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한국, 金에 “지긋지긋한 피해자 코스프레”새보수, 조국 빗대 “조뻔뻔에 김뻔뻔되려 하나” 이에 대해 보수 야당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했다. 황규환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동산 투기 혐의로 국민들의 공분을 산 김 전 대변인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항변한 꼴”이라면서 “자신이 좋아서 출마하는 마당에 지긋지긋한 피해자 코스프레야말로 오히려 국민에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아무도 김 전 대변인에게 출마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면서 “그렇게 예비후보로 뛰고 싶고, 그렇게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면 당당히 무소속으로 출마하시라”고 지적했다. 이종철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겸손과 반성이라는 DNA가 없는 것 같다”면서 “김 전 대변인이 조국 교수의 ‘조뻔뻔’에 이은 ‘김뻔뻔’이 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글을 보낸 것을 언급하면서 “‘조국 편지’에 이어 ‘이해찬 편지’도 크게 보도됐으니 김 전 대변인이 오히려 선거운동을 독점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읍소하는 김의겸 “가혹…검증위 단계서 물러나면 두 번 죽는 셈”

    읍소하는 김의겸 “가혹…검증위 단계서 물러나면 두 번 죽는 셈”

    “다 부동산 때문…집 팔고 일부 기부했다”“당, 조중동·종편 의식…대통령 방어하다 척져”“내가 ‘최순실 사건’ 시작해 수구세력 미움 사”“10~20% 신인 가산점도 포기하겠다”金, 검증위에 3일 최종 결정해달라 요구“공천위서 정무적 배제시 토 달지 않겠다”金, 흑석동 주택 1년 5개월만 8억 8천 차익한국 “후안무치…당당하면 무소속 출마하라”새보수, 조국 빗대 “조뻔뻔에 김뻔뻔되려 하나”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 재직 시절 불거진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예비후보 적격 심사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가혹하다. 검증위(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단계에서 물러나면 두 번 죽는 셈”이라며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변인은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이해찬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 “지난해 12월 19일 출마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들여 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다.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그동안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김 전 대변인에 대해 3차례 ‘계속 심사’ 결정을 내리며 적격 여부 결정을 미뤘다. 검증위가 ‘적격’ 판정을 내리더라도 이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무적인 사항까지 고려해 공천 여부를 판단한다. 당 내부에서는 김 전 대변인의 자진 불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지만 김 전 대변인은 거듭 페이스북을 통해 “힘들어도 나아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전 대변인은 자신의 부동산 투기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나름대로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 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1일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이 일었던 서울 흑석동 상가 건물을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매각 차익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었다.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던 2018년 7월 흑석동 상가 건물을 25억 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문제가 지난해 3월 알려지면서 ‘내로남불’ 비판이 쏟아졌고 김 전 대변인은 결국 대변인직에서 하차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흑석동 재개발 상가주택을 34억 5000만원에 매각했다. 1년 5개월 만에 8억 8000만원의 시세 차익이 생긴 셈이다. 김 전 대변인은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을 졌다”면서 “그런데 그들의 프레임을 민주당에서조차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누가 그런 악역을 자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3일 열리는 (검증위)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김 전 대변인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다. 법적 단계를 넘어 정무적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때는 한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저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표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거론하며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해줄 수는 없는지요”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논평을 내고 김 전 대변인을 비판했다. 황규환 한국당 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총선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면서 “그렇게 예비후보로 뛰고 싶다면 당당히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새보수당 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은 조국 전 민정수석의 ‘조뻔뻔’에 이어 ‘김뻔뻔’이 되려 한다”고 꼬집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5년간 표류한 김포 감정4지구 민·관공동 개발사업 탄력

    15년간 표류한 김포 감정4지구 민·관공동 개발사업 탄력

    두 번이나 보류됐던 경기 김포시 감정4지구 598번지 일대 도시개발사업이 민·관공동으로 추진된다. 31일 김포시의회에 따르면 제197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감정4지구 도시개발공사 참여 출자동의안 상정 결과 위원들의 합의로 통과됐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행복위에서 출자동의안이 보류된 바 있다. 행복위는 김계순·한종우·박우식·오강현·김인수·유영숙 의원 등 6명이 소속돼 있다. 이에 따라 15년 넘게 장기 표류하던 감정4지구의 주택개발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사업부지 총 20만 5724㎡에 아파트 270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김포도시공사는 조만간 주주협약을 진행한 뒤 SPC설립 절차에 나선다. 상반기내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인허가를 김포시에 접수할 예정이다. 감정4지구의 지구단위계획구역에는 국·공유 및 김포도시개발공사 소유 토지가 30% 이상 포함돼 있다. 공영개발사업이 추진되면 환경 개선뿐 아니라 초등학교 신설과 일부 임대아파트 건립, 대대적인 도로정비·확장, 근린공원 조성, 생활편의시설 신설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이로써 향후 김포에서 진행 중인 여러 지역주택조합사업들이 감정4지구의 공영개발 방식을 모델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감정4지구는 2005년부터 기존 업체에서 주택개발사업을 추진해 2013년 지구단위계획구역결정을 받았으나 현재까지도 사업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업권을 다른 업체에 2중으로 매각하는 등 민·형사상 분쟁도 일어났다. 현재 사업지구내 많은 건물이 구조안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허물어진 주택과 창고 등이 곳곳에 방치되고 있어 해당 지역주민들의 주거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감정4지구내 마을에는 주민들이 거의 다 떠나고 폐가와 공장들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날씨가 요지경… 부산에는 강풍, 대관령에는 눈

    날씨가 요지경… 부산에는 강풍, 대관령에는 눈

    부산 지역에 강풍·풍랑경보가 발효된 27일 부산 영도구 청학부두에서 계류된 바지선이 침수되고 있다. 이날 바지선 한 척이 표류해 고립돼 있던 선장 1명이 구조된 데 이어 인근의 바지선 3척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위). 같은 날 강원 강릉시 대관령 옛길 구간에는 눈이 쌓였다. 부산 연합뉴스·강릉 뉴스1
  • 광주 군공항은 4년째 제자리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국방부의 적정성 통보가 이뤄진 지 4년째를 맞고 있으나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전국 3개 군공항 가운데 대구 군공항은 이미 이전이 확정됐고, 수원공항은 예비 이전 후보지가 결정됐지만 광주공항만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광주 민간공항을 조건 없이 무안 국제공항으로 통합·이전키로 결정하고 군공항 이전을 서둘러 왔으나 예비 후보지로 꼽히는 전남 무안군·해남군 등의 반발로 장기 표류 중이다.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 대책위원회’ 등은 지난해 광주시청을 방문해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무안 주민 희생을 강요하는 이전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항의했다. 지역 정치권은 최근 이 문제를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교착상태는 풀리지 않고 있다. 국방부도 ‘선 지자체 협의’만을 강조하며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론]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조직 개편 멈춰야/명승환 인하대 행정학 교수

    [시론]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조직 개편 멈춰야/명승환 인하대 행정학 교수

    지난 수십년 동안 정권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소위 ‘부처 이기주의’는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 보면 부처이기주의란 ‘사회 일반 소속이 명확하지 않은 어떤 사항이나 일에 대해 자기 부처에 이익이 되면 자기 관할이라고 우기고, 사고 따위로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떠넘기는 태도나 경향’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부처이기주의로 인한 폐해에 대한 일화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서 외려 치유 불가능한 구조적인 문제로 방치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물 관리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의 부처 간 관할 다툼으로 인한 갈등과 함께 공유숙박사업, 유료방송합산규제, 스마트공장 등 미래 핵심사업들도 칸막이 행정과 부처 간 지향 목표 차이로 표류하고 있어 국가 미래를 암담하게 하고 있다. 정권 출범 시에 국정운영의 필수요건인 ‘기획, 조정, 집행’의 추진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운영된 결과가 결국 이처럼 모래알같이 흩어져 낮에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중복된 정책과 규제를 양산한 것이다. 서로 역할 분담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비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방향키를 잡고 이러저리 흔들어 대니 각 부처는 그저 생색내고 청와대 입맛에 따른 이벤트성 행사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정권 교체기마다 졸속적 조직 개편이 반복되다 보니 해외 주요 파트너국가들의 정부와 기관들은 수시로 바뀌는 우리나라의 조직과 사람들을 새로 파악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쪼개고, 합치고, 떨어져 나가고, 없어지고 하는 정부조직 개편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현상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자 데이터를 자유롭게 통제하는 ‘z세대’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연, 지연, 이념, 성차별, 세대 간 갈등과 같은 기존의 사회적 부작용만을 탓할 수도 없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학자들과 정당 연구소, 대선캠프의 전문가 그룹은 또 다양한 그림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시할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이념과 100대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명분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새 정부 출범 조직 개편의 결과는 정치적 편향주의, 싹쓸이 문화, 극단적 이념대립 속에서 탄생한 기형적인 조직이 더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이기주의는 어쩌면 기존·신설·강제합병 부처와 구성원들 간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예측하기도 어렵고 완전히 다른 지향점과 정책목표, 단절적인 국정과제가 반복되면 조직은 자연히 살아남기 위해서 조직 팽창이나 자기 테두리 지키기 등 당장의 생존 전략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래 사회는 시민 중심적 국가, 디지털 방식의 보편화, 인공지능(AI)을 사회 전 분야에서 쉽게 쓰는 사회, 데이터 기반 업무와 정책, 그리고 개방적인 공동체 중심의 사회라는 공통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애자일’(agile·민첩하다) 기업 경영 전략이 미래 조직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애자일 경영은 빠른 결정과 공감대 형성, 아이디어의 빠른 기획과 실험, 실패를 통한 교정, 플랫폼 중심의 생산ㆍ소비 공유네트워크, 디지털 융합기술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 수시로 만나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중시하고, 특히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단순명료한 전략과 실질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이 같은 국제 비전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조직 뒤흔들기로 인한 사회적비용 낭비를 멈춰야 할 때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020년 국무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칸막이 허물기 등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주문한 정책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한 ‘원팀’으로서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미래 핵심산업과 사회 문제가 부처이기주의에 장기간 표류하고 기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신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손 댈 필요가 없는 문제 해결 중심의 근본적인 정부조직 개편안과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존경받는 대통령이라도 좋은 정부와 인재들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추진 체계와 제도로는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는 무리한 정부조직개편, 이제는 멈춰야 한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이라크 속의 이란, 이라크를 누르는 이란의 힘’이라는 미국의 유선방송 HBO 바이스(VICE)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이란이 얼마나 깊숙이 이라크에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우선 이란인들이 완전히 장악한 시장 풍경. 청소부터 물건 납품에 손님까지 이란인에 의한 이란인의 시장이다. 마약 범죄가 크게 늘고 있는 이란·이라크 국경 마을에서 인터뷰 속 마약 범죄 수감자는 “마약은 이란에서 왔다”고 쉽게 털어놓는다.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의 성지, 이맘 알리 모스크는 매년 수백만명의 이란인이 다녀가는 순례지가 됐다. 온통 이란 여성들이 가득한 화면에 등장한 한 여성 노인은 “그간 순례를 오지 못했는데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로 가능해졌다. 여기는 우리나라 같다. 우리는 하나”라며 이라크에 대한 보통 이란인들의 인식을 드러낸다. 이라크 4000만여 인구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가 ‘시아 무슬림’으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종교적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민족도 언어도 다르고 무엇보다 1980년부터 7년간 두 나라가 전쟁을 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는 ISIS(이슬람국가 IS의 옛 명칭)의 등장부터 형성됐다. 이라크의 전 국가안보고문 모와팍 알 루바이는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시리아와의 국경에서 ISIS가 몰려오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고 미국에 직접 요청했다. 공중 지원이라도 해 달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절했다. 결국 미국이 공중 폭격을 지원하는 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란은 24시간 만에 트럭에 사람과 물자, 무기를 싣고 와 바그다드를 지키는 데 도와주었다”고 했다. 안 그래도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S의 준동을 지켜볼 수는 없던 터였다. 이때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무기를 들 수 있는 (이란)시민들은 (이라크를 지키는) 민병대에 자발적으로 합류해야 한다”고 공개 연설을 한다. 이렇게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인민동원군)가 조직되고, 민병대는 이라크 정부의 승인 아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오고 있다. 알 루바이는 “이란을 의지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 본격화된 이라크를 향한 이란의 집념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했다. 서쪽 이라크와 1440㎞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이라크를 통해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연결되는 육상 통로를 얻는다. 이 루트를 확보하지 않고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 헤즈볼라 중심의 레바논 내 시아파 세력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지대’를 구축할 수 없다. PMF는 ISIS를 퇴치하면서 이란 국민에게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받기에 이르렀다. ISIS를 격퇴한 이후는 문화와 경제적 유대감 형성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레버리지를 높이려 노력해 왔고, 어느 순간부터는 PMF 대변인이 “선거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공개 촉구할 만큼 PMF는 공공연하게 정치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 왔다. 이라크 의회는 서서히 이란의 영향력 아래로 흡수돼 가고, 친이란 후보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기에 이르렀다. 한 후보는 “이란, 러시아와 함께 테러 퇴치를 향한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공언한다.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는 “선거에서 이란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라크를 컨트롤하려 한다. 큰 대목에서부터 미세 부분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이라크 의회가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그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니파와 쿠르드 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은 오히려 이라크를 깊은 근심으로 이끌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며 적을 후회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누구보다 가슴이 서늘해진 건 이라크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했을 때 그 1차 대상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시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라크는 ‘대리전’의 역사가 깊다. 이야드 알라위는 그 역사를 이렇게 읊었다. “이란·터키, 뒤이어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국제사회가 조금씩 빨려들어 오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전진기지로 삼고, 미국이, 유럽이 빨려들어 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라크가 미국·이란 대리전의 플랫폼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결국 모든 건 이라크가 감당하게 된다. 악몽 같은 일”이라고 했다. 이 인터뷰들과 취재는 2018~2019년쯤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HBO 바이스가 이 취재물을 바로 내지 않은 것은 정치적 성향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연초에 결국 이 비디오 클립을 올리게 된 것은 그 내용이 담고 있는 ‘예언적’인 요소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야드 알라위는 당시 “지역의 긴장도가 끓는점에 도달해 있다”고 진단했다. 수십년 대리전으로 이라크는 이웃 나라 시리아처럼 사실상 국가 와해 상태를 맞고 있다. 먼저는 IS에 의해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각각 최소 수백만명이 넘는 난민이 국내외를 표류하고 있고, IS는 이 두 나라에서 ‘무기명 여권’과 여권 인쇄기까지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들로부터는 그림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미군이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내 시설을 전투기로 폭격하고, 이란은 민병대를 동원하며 이라크 국민들을 부추겨 이라크 내 해외 공관을 습격하게 했다. 이란은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이라크 영토 안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댔다. 또 다른 이웃 터키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근거지를 소탕한다면서 이라크 북부 산간 지역으로 전투기를 보내 폭격하면서도 이라크 정부의 승인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이번에 이라크가 성명을 내고 “이라크는 주권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대하고 우리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고 항의해도 국제사회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바빌론 제국의 영광은 오늘날 이렇게 초라해졌다. 대리전이 주는 교훈이다. jj@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두 달이 됐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이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정부 “순수 귀순 의사 있다고 보기 어려워”탈북민 “5일 만에 북송…더 철저히 조사했어야” Q. ‘16명 살해’ 남성 2명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한 탈북민 사회 반응은. 탈북민 사회에서는 16명 살해 남성 2명의 강제 북송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송된 2명의 귀순 의사와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일 동료 선원을 살해한 혐의로 북한 남성 2명을 조사 5일 만인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했다. 이들이 북에서 타고 온 15m 길이(17t)의 오징어잡이배에서 가혹 행위를 하는 선장을 죽인 뒤 처벌이 두려워 잠을 자던 16명을 2명씩 차례로 불러내 40분 간격으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고 자백해 추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살해 여부를 떠나 북송된 2명이 이번 탈북을) 정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탈북) 해본 사람들은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도 “탈북민들은 북송된 2명이 타고온 선박에서 쌀 95㎏, 옥수수가루 10㎏, 마른 오징어 40㎏(포대 40여개) 등의 음식물이 나왔다”면서 “배로 귀순 시도를 했던 탈북민들 말로는 대개 오징어잡이배를 가지고 나왔다가 한국 군에 의도적으로 잡히기 위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데 버티기 위한 식량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배를 탔던 탈북민들 얘기로는 배를 세워 놓고 잠을 자는데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진 시동을 끄면 매우 고요한 해상에서 2명이 16명을 아무도 모르게 죽이기는 정말 어렵다고 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김씨는 “(탈북 과정을 미뤄볼 때) 두 사람이 한국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살인했다고 하지 않았다면 배에 탔던 자들의 신원을 다 불어야 했을텐데 그러면 북에 남은 사람들이 다치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정부가 조사과정에서 북송된 2명이 흉기를 이용해 살해했다면서도 혈흔 감식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점도 살해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16명을 살해한 뒤 시신과 살인도구 등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발표했다. 살해 가담자 1명은 북한에 체포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타고 온 배와 선원의 옷 등은 나포 당일인 지난해 11월 2일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그날 오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즉각 소독됐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살인 증거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2019년 11월 7일)은 국회에서 “배에 여러 가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는 북의 증거 훼손 시비를 우려해 혈흔 감식 등 정밀조사를 하지 않은 채 8일 오후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어 추방을 고려했다”며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겨진 진술 외에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은 사라졌다.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당일(2019년 11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진압된 직후 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도 이들이 나포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도주해 해군이 나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합동심문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과 이동 경로, 북한 내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들이 순수한 귀순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호 신청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강제북송과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형법상 살인방조죄,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은 이들 청년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살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목선을 통해 탈출을 주선하던 탈북브로커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탈북민 “남한에서 법대로 처벌했어야”헌법학자 “헌법 3·4조 충돌 문제…통치행위 영역”  Q. 그렇다면 북송 대신에 어떻게 처벌했어야 한다고 보나. 탈북민 사회에서는 살해 여부를 떠나 귀순의사를 밝힌 만큼 헌법이 탈북민들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하는 대로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정말 죄를 지었다면 한국 감옥에 보내 영원히 수감시켰어도 됐는데 귀순하겠다며 한국에 온 탈북민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북에서 한국 드라마만 봐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데 북으로 보낸 것은 가혹했다는 게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하씨는 “탈북민들 중에 북한으로 조금이라도 다시 돌아갈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한국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탈북민의 북송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탈북민 가운데는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통일부에서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다들 의문”이라고 답답해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북한군 등을 살해하고 온 경우들이 있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것들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고 전했다.하씨는 “북에서는 살기가 어려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많고, 탈북 과정에서 살기 위해 북한군을 죽인 사람들도 있다”면서 “제가 탈북했을 때는 범죄 유무를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설령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도 한국에서 재판 받고 감옥에서 교화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2012년 10월에도 북한군 2명을 죽이고 온 탈북민을 한국군이 전투태세를 갖춰 대응하며 받아줬는데 이번과는 정말 상반된다”고 전했다. 이번 강제 북송과 관련해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강제 북송에 대해 “헌법 3조와 4조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헌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기 때문에 고전적으로는 헌법 3조에 우선해 탈북민들이 한국 헌법의 적용대상이며 북한 주민도 한국의 국적을 가진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4조는 ‘한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돼 있다. 한 교수는 “정부가 변명할 법리가 공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고려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통치행위 영역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다만 한 교수는 한국의 국적법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교수는 “현재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3조의 영토조항과 4조의 평화통일 조항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논란이 있다”면서 “대법원은 지금까지 관행상 북한이 한국의 영토라고 해석해왔지만 헌법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반국가단체인 반면 교류협력의 대상이라고 규정해 북한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헌재에 의하면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은 부정의 대상이지만 북한 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영역은 존중해줘야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북한 주민의 생활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대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탈북민이 북한 주민의 생활상 안전을 침해한 사범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탈북민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법적인 영역에서 유무죄를 가리기는 어렵다는게 학계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자는 “헌법을 제정할 때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그 이전에 한국을 계승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현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강조하는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현재의 헌법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그때의 한반도 국민과 영토는 다 한국의 것이라고 헌법 3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이 중국에서 망명을 원한다고 말할 때 헌법에 의한다면 어디까지나 한국 국민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에 따르면 한국의 주권은 부속도서뿐 아니라 한반도의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용하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고 한국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북한이탈주민법 9조에 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나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서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보는 규정을 북송 근거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하위 법령이 상위 법령인 헌법과 상충될 경우에는 통상 상위 법령을 더 존중하는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탈북민 “강제 북송으로 탈북민 수 줄어 들 것”美 인권단체 “유엔 고문방지협약 묵살한 것” Q. 정부의 탈북민 정책이 변화했다고 보는가. 탈북민 사회는 대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탈북민들을 한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거나 외면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북과의 대화와 인권 문제는 별개로 다뤄줄 것을 희망했다.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해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에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과 국정원에서는 그들에게 “헌법에 따라 한국땅을 밟으면 한국 사람이 된다”고 가르쳤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 3조에는 한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 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김씨는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번 일로 한국으로 오는 탈북민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리도 평범한 국민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췄다. 김씨는 “고문과 처벌의 위협이 있을 때 강제로 본국에 보내지 않는 강제송환금지 조항이 있다”면서 “강제 북송을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를 다들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은 한국 국민이 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과 인도 요청 대상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추방이 이뤄졌다”고 한국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신병 인도 문제를 관장하는 법률이나 조약 의무가 없다”면서도 “관련 조약이나 법조인의 도움 없이 추방 조치가 이뤄졌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미국의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트워치(HRW)도 같은 달 12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 조치에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해당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선원 두 명을 고문 위험 국가인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빠른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묵살(disregard)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HRW이 지적한 ‘유엔협약’은 고문 위험 국가로의 추방·송환·인도를 금지한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를 뜻한다. 미국 대북 제재 및 인권전문가로 알려진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북한 주민들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처우하고 한국 법원에서 재판했어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할 가능성을 열었다.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같은 달 북한 선원의 강제송환에 대해 “범죄 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북한 주민)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확인도 되기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위반한 것이며 비인도적인 국제인권 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강제북송 50일, 이민 가방 싸는 탈북민의 눈물(중)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제북송 50일, 이민 가방 싸는 탈북민의 눈물(중)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제 북송 이후, 신변 불안에 떠는 탈북민 그들의 선택은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북송 이후 탈북민 사회가 불안해한다는데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초유의 강제 북송 사건은 탈북민 사회를 크게 동요시켰다. 이 사건은 북한 주민 2명이 추방되던 당일 국회에서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이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우연히 언론 카메라에 잡혀 보도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탈북민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채 이런 방식의 강제 북송이 이전에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앞으로도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될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토로했다.●“설마 우리도…” 북송 불안에 떠는 탈북민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현 정부가 북한과 관계개선 노력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터지면서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 역시 “북한이 반드시 잡아야 할 탈북민이 있다면 이번처럼 사실 확인도 충분히 해보지 않고 ‘살인자’라는 이유로 한국 정부가 보낼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북한에 살기 어려워 탈북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들이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정부가 앞으로도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몰래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탈북민들은 이번에 북송된 북한 주민들이 5일간의 조사를 받았다고 했지만 자신들의 탈북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경험으로 추정해보건대 식사·수면 시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틀 남짓 정도의 조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7년 가까스로 탈북한 하씨는 “당국자들도 밥 먹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20~40시간 정도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무려 16명을 살해했는데 조사 기간 5일은 정말 짧은 시간”이라면서 “언론에 찍힌 문자 메시지로 우연히 알려졌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도 모르게 북송되지는 않았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16명 살해했는데 조사 기간 5일? 너무 짧아”탈북민 “경험상 5일 조사면 실조사 이틀 남짓”“北 원하면 한국 정부 또 몰래 보내지 않을까”“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과거도 의심” “눈 가려진 채 판문점서 북한군 만났을 순간상상만 해도 다리 힘 풀리고 생명 위협 느껴져”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원래는(한국 정부가) 북한으로 다시 가겠다는 사람들도 그냥 안 보냈다”면서 “집도 주고, 돈도 주겠다며 엄청나게 회유하고 그래도 가겠다고 할 때 보낸다”며 북한에서 2000년대 초에 나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두 병사’ 얘기를 꺼냈다. 이 영화에는 북한 군인이 배에서 표류하다 한국으로 갔는데 돈, 여자, 해외여행 등 갖은 회유를 다 뿌리치고 북한에 돌아와 영웅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한국에 가면 저렇게 해주는구나’ 생각하고 탈북을 결심했고 주변에 이런 기대를 안고 목숨 건 탈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런데 그런 것은 고사하고 다시 강제 북송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었다”고 말했다. 2002년 북한을 어렵게 탈출한 김지은씨는 “귀순 의향을 밝혔던 북한 선원이 눈이 가려진 채 도착한 판문점에서 북한 군을 다시 만났을 때 털썩 주저 앉았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 순간을 상상만 해도 내 다리에 힘이 풀리고 생명에 위협이 느껴진다”면서 “북한이 탈북민인 다른 누군가의 신변을 요구할 때 우리도 보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국사람 되던 날 눈물 쏟았는데 걱정이 크다” 김씨의 가족은 탈북 과정에서 붙잡혀 숨졌다. 중국에서 모진 고생 끝에 한국에 들어온 김씨는 탈북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김씨는 “그토록 원했던 한국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면서 “이런 위험한 상황이 내 아이들에게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외국에 나가 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하나원에서 법률 교육을 받는데 한반도에서 태어나 한국땅을 밟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고 하더라”면서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대한민국 국민이 된 걸 축하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런데 며칠 전 강제북송을 보면서 탈북민들은 한국 국민이 정말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강제 북송을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목숨을 걸고 넘어왔는데 신변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민을 가야하는 건지 고민이 된다”고 고개를 떨궜다.“하나원서 ‘한국땅 밟으면 한국인’ 교육탈북민은 정말 한국 국민이 맞는 것인가”헌법 3조, 한국 영토는 北 포함 한반도 북한이탈주민법 “인도주의 입각 특별보호” 하씨가 언급한 하나원은 통일부 소속기관으로 탈북민들의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된 곳이다. 탈북민들은 이곳에서 한국 생활에 필요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탈북민 사회가 주목하는 조항은 헌법 3조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부는 현재 북한 정권이 점유한 한반도 이북은 대한민국의 ‘미수복 영토’이고, 해당 지역을 ‘대한민국의 북반부’란 의미로 ‘북한’이라고 불러 왔다. 탈북민들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Q. 탈북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어떤가 탈북민들은 두 차례 연평해전(1999년, 2002년)에 이어 46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침몰사건(2010년) 등을 거치면서 북한 정부와 동일시되는 차가운 시선에 마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중학교에 다닐 때 천안함 사건이 터졌는데 그때 정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면서 “그러면서도 당시 저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경멸과 원망이 가득한 차갑게 쏘아보는 눈빛들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자신을 원숭이 보듯이 몰려와 쳐다보는 친구들을 선생님이 쫓아내는게 일이었다는 말을 전하며 “이름을 써보라”라고 한 뒤 “우리말을 쓴다”고 놀리는 말에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천안함 당시 북한 정부와 탈북민 동일시“천안함 사건 때 정말 미안한 감정 들어…같은 반 친구, 경멸의 눈빛 잊을 수 없어”中 거쳐 온 탈북 아이에게 “짱깨 냄새 나”탈북민 부모들, 아이들 상처에 가슴앓이 탈북민들은 유튜브나 TV 등 언론 매체에서 북한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거나 비하하고 북한에서 쓰지도 않는 표현들을 ‘북한말’이라고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학습 효과를 낳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친구들한테서 ‘북한 사람 같아’라는 외모 표현을 들은 한국 친구가 불쾌해하는 걸 봤다”면서 “촌스럽고, 못 살고, 세련되지 못했을 때 그런 표현을 쓰는 것 같더라”고 속상해했다.김씨는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을 겨냥해 중국인들과 동일시하며 비하 발언들을 쏟아내는 한국인들을 보고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춘기인 아이가 학교에서 중국을 거쳐오니 반 친구들이 ‘짱깨(짱개), 짱깨 냄새난다’라면서 놀려 너무 슬퍼하더라. 상처를 털어놓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짱깨는 중국어로 타이완계 화교 가게 종사자를 의미하는 말인 ‘장궤(掌櫃)’에서 유래했다. 짜장면과 발음이 비슷해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인들을 짱깨라고도 낮춰 불러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튜브·TV서 북한사람 우스꽝스럽게 묘사北서 잘 쓰지도 않은 표현 ‘북한말’로 소개“젊은 세대에게 부정적 학습 효과 낳아” 조씨는 “TV에서 북한 사람들을 불쌍하게만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언론에서 만드는 그런 이미지 프레임이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왜곡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네다’, ‘꼬부랑국수’(라면), ‘구멍국수’(스파게티), ‘서양쓴물’(커피) 등 잘 쓰지 않는 희한한 표현들을 북한식 사투리라고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유튜브가 인기인데 조회수가 300만이 넘는 탈북민 몰카(몰래카메라)나 바보 같이 머리를 깎고 ‘인민랩’ 등을 패러디하는 걸 보면 이미지를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탈북민들은 연대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한명의 탈북민이 잘못되면 모든 탈북민들이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통일에 대해 물었다. 하씨는 “북한은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지만 거기서 살아보니 강대국들 사이에서 진정한 남북통일을 바라는 것 같지 않았다”면서 “탈북민들 중에는 그런 북한과 합쳐지는 것을 꺼려해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남한이 주도하는 통일이 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를 이룬다”고 전했다. 의견 분분한 통일 생각 “남한 주도 통일 다수”“南친구, 통일 비용 때문에 통일 안 원해 충격” “통일보다 무비자로 오갈 수만 있어도 좋아…경쟁력 떨어지는 北주민 ‘2류 국민’ 전락 우려” 강씨는 “남한 친구들이 통일 비용을 우려해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북한은 어쩌면 통일보다는 무비자로 오갈 수 있는 나라 정도로 남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었다. 그는 “통일이 되면 교육수준이 낮고 한국 국민들과 비교해 취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북한 주민들을 ‘2류 국민’으로 분류해 차별받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탈북민 문제는 어느 정권에서건 끊임없이 되풀이될 이슈다.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북한과의 평화를 양립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를 안고 가는 정부의 숙명이자 필수과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속보] 동해상 조난 북한 선원 2명 구조···전원 송환

    [속보] 동해상 조난 북한 선원 2명 구조···전원 송환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9일 강원 고성군 거진동방 NLL 인근해역에서 기관고장으로 조난당한 북한어선의 선원 2명을 구조해 21일 북측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북한 어선은 지난 19일 오전 10시38분쯤 NLL 남방 16㎞ 지점에서 해군 초계기가 처음 발견했다. 이에 해군은 함정을 급파하고 검문을 실시해 기관고장으로 조난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조난당한 선원들은 해군에게 북한으로 귀환을 희망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 졌다. 해군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소량의 물과 음식물을 제공했다. 이후 19일 오후 9시35분쯤 현장에 도착한 해경함정은 기상 악화로 북한 선원들을 구조해 경비함정으로 편승했다. 북한소형어선은 해경함정으로 예인하던 중 4m 이상의 높은 파고로 인해 침몰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12시40분쯤 선원 2명을 북측 경비정에 인계했다. 동해 해경청은 “북측은 19일 오후 남북 통신망을 통해 기관 고장 어선이 남쪽으로 표류하고 있다며 구조해 해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청해 왔다”면서 “이에 우리 측은 선원 구조 상황, 높은 파도로 소형 어선 침몰 사실, 인계장소와 방법 등에 대해 북측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북측에서 오늘 정오에 인계 장소에 함정을 보내기로 해 송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계적인 서울대표도서관, 동대문구 전농동에 건립된다

    세계적인 서울대표도서관, 동대문구 전농동에 건립된다

    서울시가 세계적인 도서관을 표방하고 계획한 ‘서울대표도서관’이 동대문구 전농동에 건립된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서울시 문화본부장을 통해 2300여억 원이 투입되는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추진을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대표도서관은 지난 8월 13일 건립 확정이 발표된 5개의 권역별 시립도서관(총사업비 3100억 원)을 관할하는 것과 동시에 서울시내 모든 작은도서관들의 네트워크 허브 기능을 담당하게 되어 서울시 공공도서관의 컨트롤타워가 될 예정이다. 또한 설계단계부터 국제공모를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을 갖게 되고, 서고의 기능뿐 아니라 세미나, 공연, 교육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실례로 뉴욕공공도서관은 전문도서관 기능 뿐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전세계 도서관의 미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이를 모티브화하여 서울대표도서관을 추진했음을 밝혔다. 이번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결정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운 “국내최고 명품 도서관 조성·운영”에 따른 것으로, 계획 초기에는 성동구 서울숲이 건립 후보지로 내정되었으나 2018년 10월,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동 지역에 세계적인 규모의 과학문화미래관을 짓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표류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김인호 서울시의원(동대문3, 더불어민주당)은 민병두 국회의원과 함께 13년째 방치되어 온 전농7구역 부지를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부지로 검토해 줄 것을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하였고, 박 시장과 수차례 의견 교환을 나누었다. 이에 따라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추진이 결정된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7구역 부지는 서울시가 2003년 전농·답십리 뉴타운 사업 추진으로 학교 및 문화시설 용도로 지정(1만 6893.3㎡)하고 2006년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했는데, 학교부지는 교육청의 학생 수요에 대한 예측 실패로, 문화부지는 이용방안에 대한 의사결정 부재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어 주민들의 고통이 많았다. 지난 2018년 서울도서관이 각 구의 수요를 반영해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을 때 동 부지도 검토 대상이었으나, 동대문구청의 준비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후보지에서 제외되어 지역주민들이 서울시청 본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하는 등 해결 촉구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고통 어린 목소리에 김인호 의원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서 동 부지의 해결방안 마련으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수차례 표했고,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주민들과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의 간담회를 주최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각도로 애써왔다. 서울시는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요구와 지역균형 발전 원칙에 근거해 2019년 8월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7구역에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추진을 결정했고 이를 발표하려 하였으나, 일부 지역주민들이 학교 유치를 강력히 주장해 발표가 유보되었다. 당시 동대문구청은 대안으로 동 지역에 민자유치를 통한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계획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였으나, 민병두 국회의원과 김인호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의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해 주민과 서울시를 설득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두 의원의 이러한 노력에 따라 서울시는 기존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결정 입장을 번복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주민들도 숙원 사업 해결과 동시에 지역 랜드마크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다. 김 의원은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결정 발표에 대해 “서울대표도서관의 전농7구역 건립 결정은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상위 원칙을 지킨 결과”라고 평하면서, “13년이나 된 동대문구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은 서울시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 현명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완료까지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해 동대문구 출신 서울시의원으로서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아붓도록 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서울대표도서관은 2020년 1월 행정안전부의 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2021년 3월 중앙투자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2023년 2월 첫 삽을 뜨게 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