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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돗물 개선에 좀더 노력을(사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없앨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수입생수의 수질이 서울지역 수돗물보다 못하다는 환경부 분석결과는 생수에 대한 맹신을 일깨우는 것이긴 하지만 물까지 수입하는 낭비를 없애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수돗물의 수질을 좀더 높이는 시책을 시급히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수돗물은 그간 말썽도 많았지만 많은 투자로 지금은 전국보급률 81·1%,시설용량 하루 2천만t,1인당 하루 급수량 3백94ℓ, 급수도시 6백25개에 이르렀다.양적인 면에서는 크게 신장되었고 급수지역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문제는 수돗물의 질적 안전성 확보와 국민들의 신뢰성 회복이다. 수돗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우리 상수도 수원은 하천표류수(60.3%)와 저수지물(30.2%)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이들 물은 주로 지표에서 흘러들기 때문에 하천오염에 따라 상수도 수원의 수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91년 3월의 낙동강 페놀사건,94년 연초부터 연이어 터진 낙동강과 영산강 오염사고 등이 바로 국민들이 수돗물에 등을 돌리게 한 수원 오염의 예이다. 상수원 오염을 근원적으로 방지하는 대책과 식수전용댐 건설 등으로 원수를 청정하게 공급하는 대책을 가장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원수가 깨끗해야 정수에 드는 약제를 줄일 수 있고 냄새 없는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낡은 수도배관과 저수조의 개선책을 중앙과 지방당국이 함께 추진해야 한다.우리 급수관 총연장은 6만7백54㎞로 상당히 확장되어 있다고 한다.그런데 이중 상당부분이 녹이나 부식에 약한 관들이고 20년이상 낡은관도 아직 5.6%나 된다고 한다.저수조의 구조불량 부식성재질 청소불량도 개선해야 한다. 지금 수돗물 수질기준은 선진국과 다르지 않다.먹는샘물(생수) 수질기준도 수돗물 기준에 맞춘 것이다.좀더 개선에 힘쓰면 굳이 외제 생수까지 마시려 들지 않을 것이다.
  • 미는 “해리우 석방” 목소리 높여야(해외사설)

    중국은 지금 미국의 인권운동가 해리 우(오홍달)씨가 중국 감옥제도에 관한 두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정보왜곡을 자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중국의 관영매체인 신화사통신 보도와 중국국영회사가 서방뉴스매체에 판 비디오테이프에 의한 이같은 주장은 현재로선 독자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테이프는 수척해진 오씨가 4명의 조사관에게 영국 BBC방송 프로그램의 장면들이 거짓이며 잘못 확인했음을 말하는 것을 보여준다.물론 오씨는 자신의 신상을 이야기할 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오씨가 말을 하는 데 제약을 받는 것에 비해 1일 브루나이 아세안외무장관회의에서 전기침 중국외교부장과 만나는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그렇지 않다.클린턴행정부가 미·중간 위험한 관계악화가 정말로 중지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오씨와 인권문제에 대한 확고한 메시지를 들을 필요가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강택민 중국주석을 초청,이번 가을 강주석의 유엔방문시 만나려 하고 있다.그러나 지금은 강주석이 자신의 개인적 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그런 초청을 하기에는 때가 부적절하다.오씨의 문제도 확실히 해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은 지난 몇달동안 저명반체제인사들을 감금하고,대만에 미사일시험 위협을 하고,이란과 파키스탄에 수출금지 미사일을 판매하는 한편으로 미국을 격렬히 비난해왔다. 미국은 계속 밑으로 표류하는 미·중관계를 억제하지 못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중국은 이같은 관계악화를 막으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미·중관계가 더 얽히는 것은 중국지도자들이 정치안정의 열쇠로 보는 경제개발속도를 심하게 억압하는 것이 된다. 남을 비방함으로써 자신의 국제규범 위반행위에 대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중국의 전략은 보상받아서는 안된다.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전중국외교부장과의 만남을 중국에 대한 유감을 자세히 전달하고 두 나라 관계의 건설적 해결방안을 찾는 기회로 사용해야 한다.클린턴대통령도 중국 강주석과의 회담을 이러한 유감이 전달되고 오씨가 미국땅에 안전히 돌아올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
  • “선박관리 부실”… 바다에도 인재/빈발하는 해난사고 실태와 문제점

    ◎84년이후 2천여건… 2천여건… 2천여명 사망·실종/관제소 포항뿐… 기상관측·선원 교육 허술 대량 피해를 초래하는 해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23일 전남 여천 앞바다에서 발생한 씨프린스호 좌초사고로 청정해역이 오염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6월에는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선박 두척이 충돌,선원 27명이 모두 실종됐다. 해상 교통량이 늘어나는 데다 노후한 장비,선박의 부실한 관리,안전교육 미흡 등 선박관리 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삼풍백화점 붕괴,대구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성수대교 붕괴 등 지상에서의 원시적 인재가 해상에도 만연해 있다. 해난사고의 실태,원인,문제점,대책 등을 종합 진단한다. ▷사고실태◁ 지난 해 연근해 및 원해에서 발생한 해난사고는 모두 5백66건.올 들어 5월 말까지는 2백2건이다.국내의 선박이 총 9만9천여척인 점을 감안하면 0.57%가 사고를 낸 셈이다. 지난해의 사고 가운데 5백2건이 운항부주의,정비불량,화기취급 부주의,과적과승 등 인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전체의 92.7%이다.인재가 대부분인 셈이다.재질이나 구조 결함 등 불가항력적 요인은 나머지 41건 뿐이다. 사고의 근본 원인은 시간단축이나 경비절약을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고의로 항로를 이탈,운항하기 때문이다. 해난사고는 체계적인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84년 5백25건을 기록한 이래 87년 6백42건,90년 6백11건,93년 5백10건 등 들쭉날쭉이다. 이 기간 중 해난사고의 원인은 기관고장이 2천3백46건으로 가장 많고 충돌 8백43건,침수 7백20건,좌초 5백99건,전복 5백7건,화재 3백42건의 순이다.전복과 충돌은 침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구조율도 낮아 가장 경계해야 될 사고이다. 특히 바다의 교통사고인 충돌은 짙은 안개 등 외부 여건에 의해 일어나기도 하지만 부주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고를 낸 선박은 장비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1백t 미만의 소형 어선이 80% 이상이며 선박의 용도별로는 화물선­여객선­유조선의 순이다. 인적·물적 피해도 엄청나다.지난해에만 사망 43명,실종 1백36명 등 1백79명의 인명피해와 1백84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지난 10년 동안엔 1천1백24명의 사망자와 1천6백57명의 실종자를 냈다. 해난 사고는 최근의 씨 프린스호처럼 엄청난 해양 오염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해상관리실태◁ 해상 교통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관제시설은 포항항에만 있다.해상교통 관제시설 및 항로표지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등대 1기당 해안선의 길이도 5.38해리로 일본 3.22해리,프랑스 1.28해리에 비해 길다. 해상 기상관측 장비도 미비해 안전운항을 위한 국지적인 해상기상 예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때문에 연근해 어선들은 육안에 의존하거나 등대 및 다른 선박으로부터 수집한 기상자료를 토대로 운항한다. 항로에 산재한 양식장 및 부유 폐어망도 안전의 적이다.해난심판원의 조사 결과 93년의 서해훼리호 사고도 폐어망이 추진기에 감겨 엔진이 정지함으로써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선박에 대한 안전관리 및 선원교육도 형식적이고 타율적이다.국내 4백87개 선사 가운데 안전관리 전담부서를 지닌 곳은 80개에 불과하다.나머지는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 선원교육도 엉망이다.배를 탄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5일간의 기초교육만 받으면 바로 선원이 되며,재교육인 직무 및 안전 교육도 5년에 한번씩 실시한다. 그나마 계속 승선한 선원은 관행적으로 재교육을 않고 있으며 직무교육은 간부 선원만,안전교육은 2백t 이상 상선과 여객선원 등에만 실시한다.5t 미만의 소형선박은 운항자에 대한 자격 기준마저 없다. 선박검사도 검사관이 부족해 정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외국 선박에 대한 점검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검사관 1인당 연간 적정검사 선박수는 40척이지만 현재 맡은 선박은 80척씩이다.외국 선박 점검실적은 5%에 불과하다.일본의 36%,중국의 24%에 비해 천양지차이다. 부두와 방파제 등 항만시설의 점검 기준도 없고 점검인력도 부족,유지보수는 형식에 그친다.1백80명의 전문요원이 전국 1백22㎞의 부두와 50㎞의 방파제 등 항만시설 유지보수에 매달린다.일본은 오사카항에만 2백20명의 요원이 있다. ▷대책◁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선박안전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또 선박검사를 강화해 20년 이상의 노후 선박이나 위험물운반선 등 안전성이 취약한 선박은 매년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검사장비의 현대화와 검사기술 개발,검사인력의 보강 등이 뒤따라야 한다. 사고의 대부분이 인적 요소에 의해 빚어지는 만큼 내실있는 선원교육이 시급하다.교육 대상과 횟수를 대폭 늘리고 선박을 찾아가 실시하는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정기 교육이 실효를 거두도록 선박특성에 맞는 모의 조종장치 등 각종 운항교육 장비를 선원 재교육 기관인 해기연수원에 설치하는 것도 시급하다. ◎해양오염사고 현황과 분석/유류오염 사고 갈수록 대형화/89년이후 6년간 2만㎘ 유출/남해안 전체 사고의 47% “차지” 최근 씨 프린스호의 좌초사고처럼 우리나라의 해양 유류오염 사고도 대형화되고 있다. 해양경찰청이 해양오염 업무를 떠맡은 79년만 해도 연안에서 소형 선박에 의한 단순 오염이나 폐기름 투기 등의 소형 사고가 주류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는 유조선에 의한 대형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90년 인천 월미도 앞바다의 코리아호프호 사고,경남 매물도의 태양호 사고,93년 전남 여천의 제5호 금동호 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89년부터 94년까지 6년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해양 유류오염 사고는 모두 1천7백53건에 유출량은 2만1천2백87㎘이다. 전체 사고의 51%인 8백96건이 취급 부주의로 일어났다.폐유 등을 고의로 바다에 버린 경우는 3백76건으로 21%이고 이번처럼 태풍 등 해난사고로 기름이 유출된 것은 20%(3백57건)이다. 기름탱크 손상 등 기계파손으로 인한 유출은 4.7%(82건)이며 2.4%(42건)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발생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89년 2백건에서 ▲90년 2백48건 ▲91년 2백40건 ▲92년 3백29건 ▲93년 3백71건 ▲94년 3백65건으로 늘었다. 유출된 기름의 양은 ▲89년 3백68㎘ ▲90년 2천4백21㎘ ▲91년 1천2백57㎘ ▲92년 1천3백66㎘ ▲93년 1만5천4백60㎘ ▲지난해 4백14㎘ 등으로 들쭉날쭉이다. 지역별로는 남해안에서의 사고가 가장 많았다.79년부터 지난 해까지 16년 동안 3천5백34건의 사고 가운데 남해안에서 47.2%인 1천6백67건이 발생했다.서해안에서는 34.3%인 1천2백11건,동해안에서 18.5%인 6백65건이 일어났다. 항구별로는 부산해역이 전체의 24.8%인 8백5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이 7백1건(19.8%),통영 3백57건,목포 2백53건이다.선박의 입출항이 잦은 해역에서 사고도 많이 생기는 셈이다. 오염물질별로는 폐유로 인한 사고가 43.5%,벙커유 21.3%,경유 18.8% 등이다. ◎해난사고 방지위한 제언/이상집 해양안전학회장/“현장기술 중심해양행정 필요”/부처별 업무분산… 체계적 관리 안돼/법령 정비·전문인력 양성부터 해야 각종 해난사고와 해양오염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해양관리가 체계적이고 종합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형 사고 때마다 방지책을 논의하지만 해양의 안전행정과 경제행정을 일괄 개편하려는 해양부 신설론에 밀려 해양안전 행정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때문에 열악한 조선환경에서 곡예 운항이 지속되고 대형 참사의 개연성과 사고율이 높아짐으로써 국내 해운사업은 국제 보험시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해양안전 행정이 부실한 것은 정부조직의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다.해양업무는 행정선을 운영하는 해운항만청·수산청·해양경찰청·수로국 등에 비합리적으로 분산돼 있다.각 선박은 소속 부처에 따라 수행목적이 다르므로 행정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예컨대 수산청의 어로지도선이 오염물질을 버리고 달아나는 선박을 적발해도 초동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해양안전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해양안전을 위한 행정비용이 정부 예산의 0.3%로 선진국의 0.2%를 웃돌지만 총체적 행정기능은 절반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는 부처간 예산 쟁탈전만 가열됐을 뿐 행정의 생산성 측정은 불가능할 정도로 해양안전 행정이 기형적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셋째 일반 행정요원이 바다를 관리한다는 점이다.해양안전 행정은 기술과 현장 중심의 행정이다.선진국은 60% 이상이 기술 행정요원이며 부서의 책임자는 현장 기술관리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고 있다. 당연히 현장기술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된다.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술요원이 10%에도 못 미쳐 기술마인드가 정책에투영되지 않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양 행정조직을 개편해야 한다.선진국(미국·일본·노르웨이·캐나다)은 행정선을 한 부처가 관장하고 있다.당연히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둘째 실제와 부합하지 않거나 시행능력이 없는 법령을 정비,행정공백과 책임전가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해양경찰청 대신 시행능력이 없는 해운항만청이 해상교통 질서유지권을 갖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셋째 행정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척당 적어도 수백억원에 달하며 연간 운영비가 수십억원이 드는 선박은 기술과 외국어 구사능력이 있는 전문인력을 영입,장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도록 인력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현 체제로는 아무리 많은 행정비용을 투입해도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없다.해양안전 행정은 시행 잠재역량이 비교우위에 있는 해양경찰청을 근간으로 통합,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진국이 수백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뿌리내린 현장기술 중심의 해양행정을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 한국전참전 미언론인 베이런 로버츠 회고

    ◎42년만에 되살린 참전용사의 프라이드/기념비 제막계기 평가 새로이/「잊혀진 전쟁」서 이젠 「기념할 전쟁」으로 워싱턴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제막되는 것을 계기로 이 기념비의 주인공인 참전미군에 대한 평가가 새로워지고 있다.미 보병25사단 일반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현직언론인 베이런 로버츠씨(워싱턴 타임스)의 한국전참전회고문을 소개한다. 한국전 참전 미군들에게 이번주는 아주 큼직막한 주간이었다. 「사격 끝」의 기념일이었고 워싱턴 중앙국립공원안 「기억의 연못」 옆에서 한국전 참전용사기념비가 제막되는 주였다. 그림자가 어리는 「기억의 연못」? 얼마나 어울리는 배치인가. 1950년대,아니 정확히 1950년6월로 거슬러올라가자.거기서 한국전은 시작한다.처음엔 전쟁도 아니었다.경찰적 용무라고 불렸다.1차세계대전·2차대전 또는 남북전쟁과 비교해보면 전쟁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런 전쟁과 비할 때 첫눈에 이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 전쟁은 3년이 걸렸고 5만4천명의 미국인 목숨을 앗아갔다.이 숫자를 바탕으로하면 베트남의 악전고투,소위 걸프전쟁,그라나다 모험,파나마 조련 등은 감히 상대가 되지 못한다.베트남전은 미군 목숨을 이보다 수천명 더 앗아가긴 했지만 그러기 위해서 9년이나 더 총격전을 벌여야 했었다.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 글쎄,잘해야 1백시간이나 걸렸을까.파나마는 거기에도 아주 못미친다.그라나다는? 아예 말도 꺼내지 말자. 그런 한국전을 미국에선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른다. 이 전쟁은 아마 미국이 참전하고도 가장 잊혀져버린 진짜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는 세계대전의 발꿈치를 밟아 터졌고 그때 마침 거개의 미국인은 50년대와 60년대의 붐을 준비하기에 바빠 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공장들은 하이테크로의 경이로운 이행을 배태하기 시작했으며 텔레비전이 수백만 미국인의 넋을 홀릴 즈음이었다. 냉전은 유럽에서 열기가 오르고 있었다.미국 위에 아련히 드리우는 몹쓸 그림자는 소련 곰이었지 북한도 중공도 아니었다. 한국전 기사는 한 1년쯤 미국신문 1면에 올랐으나 곧 거침없는 후퇴를 기록,3면·7면·18면·20면으로 밀려났다.텔레비전은 초창기인 만큼 훗날의 베트남전같이 한국전을 커버하지 못했다.영화의 뉴스시간도 그저 다루는 시늉만 냈다.사람의 관심은 딴 데 있었다. 한국은 몸이 오그라드는 강추위와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전쟁을 치렀다.쉬지 않고 쏟아지는 비와 세찬 눈보라,질식할 듯한 흙먼지와 무릎이 그냥 빠져드는 진창에서의 전쟁이었다. 또 교착상태의 기나긴 전선,축축한 벙커,가시철조망의 전진기지 등이 주요인상이었고 끊임없는 수색조 임무,적들의 미친 듯한 인해전술이 끔찍한 기억을 남겼다. 전쟁이 끝나자 싸웠던 미군은 다른 모든 전쟁의 참전용사가 그랬던 것처럼 행복감과 약간의 신경과민상태로 귀환했다.그러나 차이가 있었다. 1차대전의 귀환장병은 진정한 영웅으로 퍼레이드와 축하연에 파묻혔다.2차대전 참전용사도 마찬가지였다.베트남 참전용사는? 고향에 돌아올 때 퍼레이드는 없었지만 현충일·재향군인의 날·독립기념일 날 워싱턴의 베트남참전기념비 부근에 가보라.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에 참전한 미군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성대한 귀환 퍼레이드를 벌였다.단 1백시간만 싸우고도 슈발츠코프장군과 휘하 장병은 영웅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한국전 참전용사에겐 퍼레이드도 없었고 축하연은 더더욱이 없었다.옷가지를 쑤셔넣은 잡낭 하나만 달랑 들고 있었을 뿐이다.그리고 곧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몸소 참전한 전쟁에 대해서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특히 외부인에게 그랬고,하더라도 같은 참전동료끼리 나지막한 소리도 주고받는 데 그쳤다. 베트남전이나 걸프전과는 달리 한국전 참전미군은 전쟁경험과 관련된 괴상하고 신비화된 후유증증상,혹은 그런 용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귀환해서 사회생활 속으로 융화되거나 표류해갔는데 기억과 참혹한 전쟁에 대한 상처는 혼자 말없이 간직했다.아마 그들은 중공군의 나팔소리와 뼛속을 파고드는 한기를 이따끔 머리에 떠올릴지 모른다.고지탈환을 위해 비명 같은 함성을 지르며 비탈을 지쳐오르는 장면을 기억할 수도 있겠다. 그렇더라도 그걸 장황히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전 참전미군이 이번 참전기념비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참전 퇴역군인은 말없이 참전비 옆에 서서 회상에 잠길 것이고 그새 눈물이 괴는 용사도 많을 것이다. 그들에겐 항상 이같은 조용한 위엄이 배어나온다.자신의 감정을 중인환시리에 떠벌리지를 않는다.말은 없지만 한국전 참전미군에겐 프라이드가 있다. 그렇다,42년이 지난 뒤이긴 하지만 이젠 기념할 때다.
  • 광양만,세계최악 해양오염 우려/이기백 논설위원(서울논단)

    제3호 태풍 페이가 남해안을 강타하면서 전남 여천군 남면 소리도 동북방 해상에서 좌초한 14만t급 유조선 시 프린스호에서 많은 양의 기름이 유출돼 광양만일대가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다.무서운 환경파괴가 예상되나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배는 원유 8만3천t을 적재하고 있어 그 반만이라도 바다로 흘러든다면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이 우려된다.이 유조선은 지난 21일 원유 26만t을 싣고 들어와 여수 호남정유에서 하역하던중 태풍을 피해 나머지 원유를 실은채 서해안으로 피항하다 23일 하오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사고를 당했다. ○알래스카 피해의 2배이상 가능성 내해유류오염 사고로는 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89년 3월 미국 알래스카 프린스 윌리엄 해협에서 발생한 발데즈호 사고를 되돌이켜 보면 이번 사고가 안고있는 심각한 재앙의 잠재성을 알 수 있다.당시 유출된 원유는 4만t이었으나 1천2백마일의 해안선이 오염되고 4천8백㎦의 수자원이 황폐화 됐다.유조선 선주인 엑슨사는 유막제거비로 21억달러를 지불하고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11억달러를 보상했다. 심각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환경피해였다.수 십만마리의 조류와 바다수달,연어·청어등이 전멸해 희귀 동식물 피해만도 50억달러에 이르는등 환경피해는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환경파괴였다.바다 유류오염은 자연치유에만 반세기가 걸려 지금도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연안해양 환경에 치명적 타격우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립해상공원에서 발생했고 발데즈호가 유출한 양의 2배 이상을 적재하고 있다.현재로서는 원유의 유출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철저한 예방책이 요구된다.93년 9월 중유 1천2백여t이 유출된 광양만 금동호 충돌사고로 어민들이 요구한 보상액만도 9백31억이었다.더욱이 이 일대는 청정지역이어서 곳곳에 광어·도미등 고급어종의 가두리 양식장이 있어 오염이 확산되는 만큼 가두리 양식산업의 위기도 커진다 하겠다. 최근 삼풍참사·고리원자력발전소 방사선 누출등 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의식 부재와 효과적인대응책 부재가 지적되어 왔으나 이번 사고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태풍 페이의 북상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예보되어왔는데 뒤늦게 태풍의 정진로를 거슬러 대피한 것이 화근이다.더욱이 유조선이 일차 좌초하자 역추진 엔진을 최고속으로 회전시키다 과열로 화재까지 일으키는 우를 범했다.사고발생 사흘이 지나도록 유출되는 기름의 양과 원유인지 엔진연료인지조차 구분 못하는데다 원유가 탑제된 18개의 격실중 파손여부를 초기에는 파악조차 못했다.또 오일펜스 설치나 유화제 살포등 사후조치가 늦어져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유출 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조치하고 일단 유출된 기름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조치가 신속하게 취해져야 한다. ○피해확산 방지에 국제 공동노력을 필요하다면 일본이나 중국에서라도 부족한 장비와 기술인력의 지원을 받아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환경파괴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인식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이 용이하다.특히 해양의 유류오염은 해수면을 유막으로 덮어 수증기의 증발을 억제,기후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제 국지적인 환경오염의 차원을 떠나 지구환경보호차원에서 다뤄지는 추세이다.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는 지난 5월 「유류오염대비·대응 및 협력에 관한 국제협약(OPRC)」을 발효시켰으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지 못해 아직 가입신청조차 못한 실정이다. 유조선의 수가 늘어나고 대형화 됨에 따라 우리나라 유조선 사고는 91년 2백40건,1천2백57t에서 93년 3백71건,1만5천4백60t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이번 사고의 피해를 우선 최소화 한뒤 해양유류 오염사고에 대한 장비·인력을 크게 강화해 인접국과의 협력체제를 서둘러야 하겠다.
  • 일 정계 재편·총리 진퇴 갈림길/내일 참의원선거 전망

    ◎사회당 득표 따라 무라야마 재집권 결정/93년 연정수립후 첫 선거… 126명 선출 일본 참의원 선거가 23일 실시된다. 93년 중의원 선거로 자민당 단독정권이 무너지고 연립정권의 시대로 들어선 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일본정계의 재편과 맞물려 관심을 모아왔으나 막상 선거에 들어서서는 사회당이 얼마나 득표할지,그에따라 무라야먀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가 퇴진하게 될 것인지 여부로 의미가 축소돼 버렸다. 일본 정계의 재편과 진로탐색이라는 과제는 중의원 선거로 넘어가는 형국이다.이번 선거에서는 정책상의 뚜렷한 쟁점도 부각되지 못한 상태다. 참의원은 6년임기인 전체 2백52명 가운데 3년마다 절반씩 개선한다.이번 개선대상은 89년 당선된 1백26석이다.그 당시 사회당은 도이 다카코위원장(현 중의원의장)의 이른바 「마돈나 선풍」으로 일거에 약진,41석을 차지했다.자민당은 33석으로 참패했었다. 지난해 신진당 창당뒤 정당별 의석수는 자민당 개선 33석(비개선 61석),사회당 41석(22석),신진당 19석(16석),신당사키가케 1석(0석),공산당 5석(6석) 기타등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일 확실하게 전망되고 있는 것은 사회당이 크게 쇠퇴할 것이라는 점.사회당은 여론조사에서 역대 최저인 15석 전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15석조차 못 건질 경우 무라야마총리가 계속 집권할 수 있겠느냐는 점.연립여당 특히 자민당안에서는 당장 대안이 없다는 점을 들어 연립여당 전체로 과반수인 64석을 넘으면 계속 집권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사회당이 15석 이하를 얻게 될 경우 「무라야마 이후의 내각」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게 될 것이다.또 사회당안에서는 구보 와타루 서기장의 퇴진등이 모색되면서 다시 한번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지난 4월 지방선거의 무당파 돌풍이 재현될 것이냐는 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기성정치권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80년이후 처음으로 50%이하로 떨어졌다.그러나 무소속의 난립과 정당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무소속 돌풍보다는 유권자의 투표기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지나면 다음은 중의원 선거다.여야가 모두 중의원 선거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선뜻 총선거를 치르려 하고 있지 않지만 아무래도 일본 정계는 2년이상 표류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의 본격적인 심판을 앞둔 「정치의 계절」로 진입할 것이다.
  • LPG운반선 침몰/선원 3명 사망… 5명 실종/부산 오륙도 앞바다

    【부산=이기철 기자】 2일 상오 9시10분쯤 부산항 오륙도 동북방 5.6㎞ 바다에서 대복해운 소속 LPG운반선 제13삼부호(6백99t·선장 김정겸·53)가 침몰,선장 김씨 등 선원 3명이 숨지고 기관장 이도의씨(54·영도구 대교2가동) 등 5명이 실종됐다. 제13삼부호는 지난 1일 하오 5시45분쯤 경남 온산항의 쌍용정유에서 LPG 3백82t을 싣고 부산을 거쳐 인천 쌍용정유 대리점으로 항해하다 사고 지점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사고경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배에는 선장 김씨를 비롯해 모두 10명의 선원이 승선하고 있었으나 갑판장 전석순씨(42·영도구 영선 4가,1등 항해사 박동호씨(39·금정구 서1동) 등 2명은 표류하던중 부근을 지나던 제301 영웅호에 의해 구조됐다.
  • 영상산업/대기업 참여활발/청구건설·한보그룹·삼보컴퓨터등 잇따라진출

    ◎방송·정보통신 결합 멀티미디어시대 대비/케이블TV·지역민방·프로덕션 집중 투자 영상산업 시장이 대기업들의 참여로 활성화하고 있다. 영상산업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거대 재벌그룹이 아닌 중간규모 재벌수준의 대기업들이라는 것이 특징.이들의 활발한 영상시장 참여는 케이블TV시대의 개막과 지역민방의 시작,그리고 곧 시작될 위성방송 등 방송의 대변혁에 따라 영상시장이 당장의 필요물량만으로도 벅찰만큼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방 「대구방송」을 따낸 청구건설그룹은 영상소프트산업에 진출해 23일 종합영상 프로덕션인 「파라비전」의 출범식을 가졌다. 파라비전은 지난3월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채널 ESPN과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중국 CCTV와도 지난 19일 제작협력 계약을 맺었으며 호주 PRO-TV및 일본의 프로덕션들과도 공동제작할 예정이다.현재는 대구방송의 일일시트콤 「아빠는 못말려」를 비롯,「TV 기행」「배병휴의 세상보기」등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인도표류」,영화「에프 엑스」등을 신설 지역민방에 공급하고 있다. 청구그룹은 또 대구방송을 통해 FM라디오방송 개국을 추진하고 있으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케이블TV는 스포츠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보그룹도 올해초부터 영상산업 진출을 본격화해서 그룹계열의 종합영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한맥유니온」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한보그룹은 「한맥유니온」에 1백억원대의 시설 및 자금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존의 공중파방송에서 80여명의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해왔다.지난해 매출액은 1백4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혔다. 「한맥유니온」은 또 부도설이 나도는 케이블TV 드라마와 교양다큐채널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영화 및 광고사업등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컴퓨터업체로 잘 알려진 삼보컴퓨터도 영상산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위성방송과 케이블TV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케이블TV 교육채널인 「마이TV」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삼보컴퓨터는 서울 근교 수도권지역에서 2차 지역종합유선방송국 사업허가를 받기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처럼 영상산업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은 일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소프트웨어분야의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진출하려는 장기적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방송과 정보통신 분야가 결합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비한 정보통신 사업의 기반을 닦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대부분의 영상산업 관계자들은 일단은 대자본 참여에 따른 영상산업의 활성화와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돈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영상산업」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당장의 이익보다는 우수한 제작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꾸준한 투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 서울시장 출마 「빅3」 3작가 밀착취재

    ◎민자 정원식/「컴퓨터 황소」… 경륜·안정감 돋보여/“서울 면모일신” 공약은 듣기만해도 흐뭇 열전 16일의 본격적인 지자제선거전 그 첫날의 막이 올랐다.정원식 후보의 정당연설회장이라는 마포구 홍익대근처의 철도부지 공터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유세장에 가는 길은 예외없이 교통체증으로 짜증이 난다.유세 때문이 아니라 날이면 날마다 시달리는 서울의 교통지옥 때문이다.수돗물은 위험해서 마시지 못한다고 성분도,청결도도 알 수 없는 생수 한사발을 먹고 나선 배가 더부룩하고 초여름의 더위에 달구어진 매연바람이 숨을 막는다. 『정말 서울은 사람 살 곳이 못돼』길을 나서면 한두번은 내뱉는 말이다.민선시장이 들어서면 마음놓고 수돗물도 마시고 확 뚫린 길을 시원하게 달리고 맑은 공기 마시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그 속시원한 해결책은 가지고 있을까.그 기대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유권자가 유세장으로 몰려가는 것일 게다. 첫날이어서 그럴까.아침 10시가 넘었는데도 청중은 2백∼3백명이 그것도 노인·부녀자만 연단 밑에 모여 있다.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해 전문운동원이 마이크를 잡고 정원식후보가 왜 서울시장에 당선되어야 하는가를 장황하게 설명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열시반부터 열겠다면 광역후보·기초단체후보는 적어도 30분 전에는 와 있어야 하고 자원봉사를 맡았다는 인기연예인도 30분 전쯤에는 도착하여 춤추고 노래는 못할망정 유세장분위기를 띄워야 하는데 그들마저 30분,1시간 지각이다. 길이 막혀 지각을 했으면 바로 그 교통난을 이렇게 해소하겠다고 말문을 열었으면 좋겠는데 누구 하나 사과 한마디 없다.시간이 흐르면서 청중의 숫자도 불어나 2천여명이 되었다.비로소 유세장다운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땡볕에 앉아 있는 청중은 깔판을 빼내어 고깔모자를 만들어 쓰고 맨바닥에 앉아 연사들의 유세를 경청하는 열의를 보였다. 『정원식 정원식』연호소리와 함께 정 후보가 황소 같은 육중한 몸을 연단 위에 나타냈다.노익장의 전총리는 그의 별명인 컴퓨터 황소답게 특유의 미소를 띠며 청중의 환호에 두팔을 높이 들었다. 교육자이며 인격자인 동시에 누구보다 노련한 정치력과 행정력·운영능력을 갖춘 새서울 건설의 구원자는 정원식뿐이니 합심하여 밀어주자는 전원일기 김회장,최영한(최불암)의원의 열변이 터져나오자 다시한번 정원식 연호소리가 메아리졌다. 이어서 마포구청장후보의 연설이 계속되며 한표를 부탁했고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나서서 기초단체장후보들의 인사소개가 이어졌다.역시 하이라이트는 정원식후보의 연설이었다.돈은 막고 입은 연다는 이번 선거의 특색답게 말의 성찬이 이루어졌다. 교통난 해소,맑은 물 먹기,쾌적한 환경조성,서울시 빚청산,통일조국의 수도 서울로 면목을 일신하겠다는 정 후보의 공약은 시장만 되면 틀림없이 실현될 것만같이 호소력 있게 들려온다.말만 들어도 흐뭇하고 기분좋다.강물이 흐르지도 않는데 다리를 놔주겠다고 공약을 하는 사람이 정치가라 하지만 누가 되든 이번만은 부디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유세장을 뒤로 했다.아무튼 유세가 끝나도 교통비다,점심값이다 하며 돈봉투 안돌아다니는 것만 보아도 이번 선거는 유사이래 깨끗한 선거가 되는구나 싶어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민주 조순/사려깊고 겸손… 신선한 연설 인상적/난마처럼 얽힌 서울시문제 해결사 될듯 가끔 내가 일하는 치과에서 『전에는 얼음도 깨물어 먹고 병마개도 이빨로 따곤 했는데 요즘은 이가 시리고 흔들린다』고 하는 환자를 만난다.그런 환자에게 내가 말한다.『이로는 얼음을 깨물어 먹거나 병을 따서는 안됩니다』 나는 오늘하루 조순 후보와 동행했다.그러면서 우리는 혹시 병마개를 이빨로 따고 얼음을 깨물어 먹는 시장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오늘 조순 후보는 현대미술관에서 박수근 회고전을 보았다.그리고 경인미술관에서 유홍준 교수,김초혜 시인,소설가 윤정모씨,화가 김정헌씨등과 함께 문화예술인 모임을 가졌다.그리고 명동유세와 신림동유세에 참석했다.조순 후보의 첫나들이가 미술관과 인사동에서 시작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특히 신림동에서 그의 연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언제나 조용하기만 하던 조순후보의 변화는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우리는 이번 지방자치선거에서 승리해야겠습니다』『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무능하고 오만하며 비전 없이 표류하는 집권층에게 단호한 각성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집권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온 그의 신중한 태도에 비추어볼 때 그의 말은 참으로 신선했다. 나는 솔직히 지금 서울이 안고 있는 심각한 위기에 대해 후보들이 얼마만큼 느끼고 있을까 궁금했다.누가 이 위기의 도시에서 시민을 구할 것인가. 나는 시민이 조순 후보는 사람은 좋은데 추진력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강력한 시장이라….우리 속담에 「싸우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이 지난 시절 군사문화의 잔재로서 소위 「빨리빨리」「후다닥 밀어붙이기」논리에 너나 할 것 없이 빠져 있지는 않은가.무언가 화끈하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불도저식 시장을 원하고 있지는 않은가. 바로 이런 우리의 요구위에서 성수대교는 만들어졌으며 가스관이 폭발했다.나는 그런 전지전능한 시장은 있을 수도 없고 바라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우리 국민이송수관이 몇개이며 그 예산이 어림잡아 얼마이고 하는 퀴즈문제에 집착하거나 서울의 문제를 단번에 고칠 수 있다는 쾌도난마식 공약에 현혹된다면 우리는 계속 위기의 서울을 만들어나가게 될 것이다. 그는 말했다.우리 사회가 잘못된 추진력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그는 또 말했다.야당을 택하지 않고 야당후보를 밀어주지 않고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고.서울시장만으로 서울시를 훌륭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라고.그는 미술관에서 「치원여민」이라는 휘호를 써주었다.「시민과 더불어 멀리 도달한다」는 말이라 했다.옳은 말이다.시장은 시민의 자발성을 끌어내 그들과 함께 문제해결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우리가 급하다고 해 이빨로 병마개를 따는 식의 강력한 시장을 원한다면 우리는 성수대교식 서울을 갖게 되리라. 조순,그는 사려깊고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다.그는 소신있지만 독단적이지 않은 사람이다.그의 이런 민주적인 사고와 태도야말로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서울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풀어가리라.그는 능력있지만겸손하며,그는 냉철하지만 온유하다. 오늘 내가 그를 보고 느낀 점이다.무엇보다도 그는 시민에게 배우고 시민을 두려워하는 서울시장이 될 것이다. ◎무소속 박찬종/소탈·친근미 넘쳐… 시민후보 실감/악수 유세 인기… 시민들 자원봉사 자청 D­15.6·27선거를 15일 앞둔 12일 아침7시50분.서울시민후보를 자처하는 무소속 박찬종후보는 제1한강교 중지도에서 이틀째의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다.이번 서울시장선거 이슈의 하나로 떠오른 교통체증에 그의 이동차량 갤로퍼(서울2 서7582)가 발목이 잡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은 시각이었다. 이원등 상사의 동상이 마주한 자리에 멀티 큐브차량을 배경으로 선 박찬종 서울시민후보는 노량진쪽에서 강북으로 입성하는 출근차량을 향한 손인사를 시작했다. 8시50분,박찬종 서울시민후보는 선거유세 사상 유례가 없던 첫 손인사유세를 끝내고,1㎞ 서쪽에 자리잡은 노량진수산시장으로 이동,9시5분부터 흔듦에서 만남으로 변형된 악수유세를 시작하였다.상인들의 요구로 의자에 올라서 핸드폰을 이용한 10분 정도의 즉석연설이 끝나자,비린내가 발린 손을 앞치마에 급히 문지른 한 아낙이 안겨들듯이 손을 잡으며 귀밑으로 다가들어 뭔가 나즉하게 속삭였다.박후보의 손짓에 참모 하나가 다가가는 동안 조기를 파는 김상기씨(36)가 외상장부를 내밀어 사인을 받았다.「김상기씨 감사합니다.박찬종 1995년 6월12일」 9시40분,악수유세를 마친 박 후보가 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하여 들어간 곳은 수산시장 지하실 수산회관.1인분에 4천원인 우럭매운탕을 시키고 수행기자들과 노면담화식의 기자회견이 벌어졌다. 누군가 아낙이 귀에 속삭인 내용을 물었다.지원금을 보내고 싶으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것.박 후보측에 답지한 현재의 지원금은 약 1억원 안팎.법정선거자금 14억2천여만원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신문 5단통광고 2회 광고비에 해당하는 1억원으로 임대한 멀티큐브차량으로 박찬종 서울시민후보로서의 이미지선거,정책차별화선거로 지역할거주의를 앞세운 3김의 선거전략을 극복할 의지를 확실히 했다. 식사가 끝난 시각은 10시45분.자리에서 일어나는 박후보의허리띠가 없었다.서둘러 새벽에 나오다 저지른 실수였다.제1한강대교를 지나면서 그가 허리띠를 매지 않은 사실을 발견한 유권자는 몇이나 될까. 10여만원의 식사비용은 그를 지지하는 30대의 시민이 지불했다. 한시간을 민자당사 앞에 자리잡은 대변인실에서 휴식을 취한 박후보는 12시20분 여의도백화점 앞 용달트럭에 마련한 단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서울이 통일한국의 수도,모스크바와 북경·도쿄를 잇는 동북아의 축 서울,세계의 중심도시 서울로 만들겠다.태어난 곳은 동서남북 다 다른 곳이지만 여러분이 서울이 고향이라고 대답하는 서울로 만들겠다』점심식사를 위하여 나온 직장인들이 삽시에 몰려들었고,주위 건물난간에 무수이 많은 직장인이 나와 손을 흔들어 지지를 표명했다. 점심은 여의도백화점 지하실에 있는 설렁탕집이었다.유세를 취재나온 뉴욕 타임스의 앤드류기자와 즉석인터뷰가 이루어졌다. 박 후보는 4시쯤에 영등포시장앞 연흥극장 근처 육교 위에서 양쪽을 지나는 행인을 상대로,4시40분부터 영등포시장을 돌며 상인을 상대로 유세했다.이어 7시부터 노량진역 소광장에서 그림자처럼 그의 뒤를 따르는 유세 최대의 장비 멀티큐브차량을 배경으로 천여명의 퇴근시민을 상대로 연설했다.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 6월27일을 지역할거주의와 패권주의를 종식시키는 위대한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만듭시다!』 박찬종 후보가 서울시민후보인지,6월27일이 위대한 시민명예혁명의 날이 될지는 서울시민이 결정할 것이다.
  • 임시국회/「대정부질문」 암초에 표류 위기/「반쪽국회」재연의 언저리

    ◎“대구사고 당리당략 차원 이용 안될말”/민자/“가스참사 원인·문제점 규명 서둘러야”/민주 1일 열린 제1백74회 임시국회는 첫날 개회식부터 민주당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다.대구 가스폭발사고 등과 관련한 민주당의 대정부질문 요구등 의제와 의사일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상당기간 공전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개회식◁ ○…두차례의 여야 총무회담이 결렬되자 민주당측이 개회식 참석을 거부,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개회식은 예정보다 45분 늦은 하오 2시45분쯤 열렸다. 황낙주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대구폭발사고와 관련,『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데 대해 정치인들이 깊이 뉘우쳐야 할 것』이라고 자성을 촉구했다.황의장은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여야 총무들이 원만한 타협을 이뤄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총무회담◁ ○…여야는 상오 11시20분과 하오 2시30분,두차례 총무회담을 열어 임시국회의 의제와 회기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현격한 견해차이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1차회담에서 민자당의 현경대총무는 『원래의 소집목적대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선거법개정안만 처리하고 대구 가스폭발사고는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다루자』고 주장했다.이에 민주당의 신기하 총무는 『가장 큰 현안인 가스폭발사고를 본회의에서 다루지 않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최소한 3일동안은 대정부질문을 벌여야 한다고 맞섰다. 두 총무는 이날 하오 국회 개회식 직전에 황국회의장의 주선으로 의장실에서 다시 만나 절충을 시도했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회담은 10분만에 결렬됐다. 회담이 끝난 뒤 현총무는 『민주당이 국정조사권 발동을 마다하고 대정부질의를 고집하는 것은 대구 가스폭발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에 신총무는 『대정부질문을 통해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것은 국회의 기본책무』라며 『이를 회피하려는 민자당은 국민적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되받아쳤다. ▷민자당◁ ○…본회의에 앞서 국회 1백46호실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본회의는 예정대로 실시할 것임을 확인했다.이춘구 대표는 『임시국회와 관련한 여러 전략은 총무단에 일임해주고 책무를 다하는 차원에서 총무단의 지시에 따르도록 협조해달라』고 주문했다. 현 총무는 『민주당이 관계국무위원들을 불러내 질문하고 답변하는 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구사고를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것』이라고 수용불가 방침을 거듭 밝혔다.현총무는 『내일부터 국회가 휴회되더라도 첫날 개회식을 안할 수는 없다』고 강행방침을 전달했다. ▷민주당◁ ○…이날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민자당이 국회에서 가스폭발사고를 다루지 않으려는 것은 국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삼아 당리당략만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개회식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이기택 총재는 『현정권의 국정수행능력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정권을 내놓고 대통령선거를 다시 실시하자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이번 국회에서 가스폭발사고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3일까지를 대구 가스폭발사고 희생자 애도기간으로 정해 당사에 조기를 게양하고 모든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검은 리본을 패용하도록 하는 한편 지구당별로 희생자 보상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 김만철 여만철 대담/서울신문사 통일안보연구소 주선

    ◎“지하철로 출퇴근… 이젠 서울사람 다됐지요”/일가 이끌고 귀순한 두 만철씨 자유의 삶을 말한다/김/“탈출때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어”/여/“서울생활 1년만에 체중 13㎏ 붙었어요”/북 주민 개방에 눈뜬 것은 남쪽방송 많이 듣기때문/최근엔 지도원까지 북체제 비판… 변화 실감/남한사람 씀씀이 헤프고 낭비많아 안타까워 『형님,오랜 만입니다.혈색 좋습니다』 『만철씨 얼굴에도 희색이 도는데…』 지난 87년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소형선박에 10명의 대가족을 태우고 복합을 탈출했던 김만철씨(55). 그리고 지난해 처자 4명을 거느리고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죽음의 땅」을 빠져나온 여만철씨(49). 풍요로운 자유대한에 새 보금자리를 튼 두 귀순가장이 1일 서울신문이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특별대담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여씨의 귀순 1돌(30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날 대담에서 여섯살 아래인 작은 만철씨는 김씨를 깍듯이 형님이라고 불렀고,큰 만철씨는 반말을 곁들여 가며 여씨를그냥 만철씨라 불렀다. 추운 겨울에 가족들을 이끌고 한 사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며,또 한 사람은 가슴을 죈채 두만강을 건너 동토를 탈출했던 두 만철씨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귀순이 인연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남남이,잡고 잡히는 사이가 될 뻔했던 사람들이 만나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귀순 가장은 형·아우가 되어 가족들과 정착해서 오붓하게 살아가는 얘기며 서로의 북한 체험담으로 장장 4시간동안 훈훈한 얘기꽃을 피우면서 7년에 이르는 간극을 좁혔다. 『형님,그동안 몸무게가 13㎏나 늘었습니다.살찌기운동을 했지요』 작은 만철씨가 불어난 체중을 자랑하자 큰 만철씨도 최근에 몸무게가 5㎏이나 늘었다면서 고개를 내젓는다.귀순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체중이 느는 것이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다.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삐삐 말랐다가 이제서야 살이 올라 보기 좋을 정도의 체격이 됐다고 마냥 좋아하는 여씨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뿐인줄 아세요,형님,막내 은룡(17)이는 키가 1년새 12㎝나 자랐습니다』 여씨는 아이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는데 여기와서 몰라보게 자랐다고 계속 자랑이다.이에 김씨가 『나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뼈만 앙상해 그당시 쉰이 안됐는 데도 예순이 넘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지금은 그 당시보다 훨씬 젊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아마 만철씨도 젊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요』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만철씨 아이들은 어느 학교 다니나요』 『큰 딸(금주)은 중앙대학에 다니고 금룡이와 은룡이는 우신고등학교에 다닙니다.그런데 얘들이 얼마나 적응이 빠른지 막내아이는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를 다니는 데도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 합니다.나 참…』 작은 만철씨는 신바람이 났는지 묻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성교제 얘기까지 했다. 『형님은 어떻습니까.자녀들과 처남들은 결혼했지요』『큰 애 광규는 홍대 미대를 나와 토지개발공사에 다니고 있는데 장가들어 손녀가 둘이나 생겼지.이젠 나도 할아버지가 됐어요.함께 온 두 처남들도 결혼해 애들을 다섯이나 낳아 탈출 당시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었지』 김씨도 가족들의 근황을 전하면서 뿌듯해 한다. ○손녀 둘이나 생겨 『만철씨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그리 크지 않은 종합병원의 총무과에서 주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봉급은 1백10만원 받고있는데 북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지하철로 출퇴근도 하고 이젠 서울사람 다 됐지요』 비교적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여씨 말에 귀순 선배인 김씨는 자못 안도하는 표정이다. 『형님,나는 이곳에서 새 사람 됐습니다.중국으로 탈출할 때 도와준 사람의 인도로 천주교회에 다녔는데 지난 16일 부활절때 영세까지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나도 김신조씨의 전도로 하느님을 믿게 돼 벌써 오래전에 집사가 됐지.요즈음은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세운 기도원을 관리하면서 이곳저곳 간증하러 다니느라 바쁜 편이지』 큰 만철씨는 신앙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종교를 이곳에서 접하게 된 것은 자신을 구해준 것이 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그러자 작은 만철씨도 아직 큰 만철씨 정도로 깊은 믿음생활은 못하고 있지만 교회는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다고 화답한다. 여기까지 우스갯소리를 곁들여 가며 자유대한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던 두 귀순자는 끔찍스러운 지난날의 북한생활로 화제가 옮겨가자 얼굴색이 굳어진다. 『만철씨,내가 탈출한 이후 북한 사회는 얼마나 변했습니까』 김씨가 그간의 북한소식을 무척 궁금해하자 입담좋은 여씨가 술술 얘기를 이어간다. ○집사로 간증에 바빠 『북한의 유일체제는 변함이 없지만 형님이 탈출한 이후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참,형님 탈출얘기를 하다보니까,내가 형님을 체포하러 강추위 속에 청진 바닷가로 작전 나갔던 생각이 납니다.그당시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까지 동원돼 동해안 바닷가를 사흘동안 샅샅이 뒤졌는데 배가 도망 못가고 표류하다 잡히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습니다』『그래요? 당신이 나를 잡는데 동원됐었단말이지. 내가 그당시 3년동안 얼마나 세밀하게 연구한 끝에 탈출했는데…,어림없는 소리지』김씨는 여씨의 작전참가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 당시 풍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 끝에 탈출했기 때문에 표류하더라도 해안으로 떼밀려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다. 『형님이 탈출했을 때 나는 청진에 있었는 데 이미 이 때 일반인들에 대한 배급량이 줄고 군인들마저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대로 곡물배급은 되는데 부식이 형편 없었어요.훈련도 심하고 중노동을 하는데 육류섭취를 제대로 못하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지요』 『내가 탈출할 당시에도 15일치 배급에서 이틀분이 공제되기 시작했었지.하루 7백g이 정량인 데 5백80g밖에 안나왔거든.그나마 배급시기가 하루 이틀 밀리더니 보름씩 늦어지더라구』 『그 때만해도 괜찮은 편이었어요.종전까지 30%였던 쌀 혼합비율이 89년 들어 10%로 낮아지고 한 두달 밀리더니만 90년엔 석달씩 지체됐고 93년 2월엔 양강도와 강원도 등지에서는 배급이 아예 중단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작은 만철씨는 북한물정을 잘 아는 사회안전부 대위 출신답게 식량배급제의 문제점까지 짚어나간다.『동해안 쪽에는 냉해로 흉작이 들어 실제 1개 협동농장의 생산량이 3∼4t에 불과한데도 이곳에 나와있는 3대혁명소조원들이 어떻게 보고한 줄 압니까.불켜서(늘려서) 5∼6t 된다고 보고하는데,탈곡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면서 이놈저놈이 빼가는 바람에 1∼2t 밖에 안남게 되지요.그런데 계획에는 5∼6t으로 잡아놓고 배급하니 어떻게 되겠어요.배급체계가 마비될 수 밖에』 이 때쯤 점심식사를 하는데 큰 만철씨가 밥 한그릇을 추가 주문한다.『북한에서는 쌀밥을 곡상(고봉)으로 주면 제일 좋아하지.나는 여기서도 밥을 많이 주면 아직도 기분이 좋아.만철씨는 어때?』 『나는 된장국 같은 것에 쌀밥 한 그릇이면 족해요.북한에선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까.북한의 식량난은 정말 최악의 상태입니다.허리띠 졸라매기,한끼 절약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어요.93년 12월엔 김일성이가 직접 텔레비전에 나와 하루 두끼만 먹고 죽을 쑤어먹자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직장에서는 쌀을 구하러 가겠다고 하면 아무나 허가가 납니다.못먹으면 일 못하니까 쌀 사오라고 여행허가증을 떼줍니다』 『그래요,내가 있었을 때는 어림 없었지』 ○북 군인들 영양실조 『다른 것도 변한게 많습니다.청소년들의 행태를 보면 머리는 길게 기르고 미니 스커트가 등장했어요.남한노래를 많이 부르고 디스코 춤도 춥니다』『내가 있을 때는 미니 스커트는 구경조차 못했는데…』 7년간의 시차이지만 세대차를 느낀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사회풍조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김씨는 계속 놀란다. 『이런 것들은 김정일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김정일이 인민들을 다독거리기 위해 이만큼 개방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요.지금 북한 주민들의 견해는 우리가 중국처럼 개방해야 잘 살 수 있고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땅의 사적소유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씨는 주민들이 개방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남한방송을 많이 듣기 때문이라고 전한다.『예전에는 남한방송을 듣지 못하게 라디오에서채널을 통째로 빼내 고정시켰는데 요즈음은 납땜만 합니다.그래 놓으니 땜질한 곳만 적당히 손질해 대낮에 남한방송을 몰래 듣는 사람이 많아요.들키면 호기심으로 그랬다고 하면 되는 것이고,재수없이 안전부에 붙들려 가면 서너달 혼좀나지요』 이에 큰 만철씨는 그당시 남한방송 청취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탈출때 남한이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인지도 전혀 모르고 무조건 따뜻한 남쪽나라만을 찾아 뱃머리를 돌렸다고 회상한다. 김씨가 여씨의 얘기에 더욱 놀란 것은 체제비판에 관한 것이었다.『김부자의 유일체제가 변함이 없자 밑에서는 냉가슴 앓는 불만의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노동자나 지도원 가릴 것 없이 같은 급이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먹을 걱정 얘기라도 나오면 공공연하게 체제를 비판하고 나옵니다』『아무리 끼리끼리라지만 그렇게 비판하고 나오다니 많이 변했네』김씨는 새로운 사실들에 연신 놀라는 표정이다. 『형님이 있을 때도 그랬겠지만 요즈음은 으레 뇌물이 오가고 뇌물로 안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뇌물이 횡행합니다.아이들을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벌목공으로 나가려면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안됩니다.요즈음은 젊은 애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신체검사 때는 떨어지기 위해 별별짓을 다합니다.정말 많이 달라졌지요』 『왜 그렇지? 그전에는 군에 가면 잘 먹을 수 있고 당원이 되려면 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두들 입대하려고 야단들이었는데….군에 가기 위해 뇌물도 바쳤지 않아요』 김씨가 잘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이자 여씨가 설명을 덧붙인다.『앞서도 얘기했지만 군에 들어가도 먹는 것이 시원찮아 영양실조에 걸리는 상태에서 핵문제로 국제적인 제재가 있게되면 군인들은 전장에서 모두 죽는다는 소문들이 나도는데 누가 가려고 하겠습니까.또 뇌물로 젊은이나 늙은이나 돈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려졌습니다』 『내가 있을 때는 돈을 많이 벌어봤자 쓸 데가 없었지.어쩌다가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은밀하게 열리는 암시장에 가보면 쌀 한되에 20원씩 했는데…』『그 때만 해도 옛날 얘기입니다.지금은 쌀 한 되에 60원씩 합니다.그리고요즈음은 돈이 없으면 살 지를 못합니다.모두들 돈 맛을 알아 금전제일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요.암시장은 이제 공공연하게 열리고 당국도 묵인하고 있습니다.모든 물자가 모자라니까 사람들이 암시장을 찾게 되고 암시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습니다.암시장엔 중국등에 나가 싼 물건을 사다파는 보따리장수들이 많습니다』 ○중국마저 돕지않아 두 귀순자는 대담 후반부에 오늘의 북한문제를 얘기할 땐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권력의 공식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김정일체제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 혈맹인 중국마저 돕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이 지원하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돼 그냥 무너지게 돼있다고 단언했다. 두 만철씨는 이어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양곡을 지원하게 될 경우 양곡은 우리가 보낸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선물로 둔갑하고 미국이 대주는 중유도 군수용으로 전용될 것이 뻔하다면서 절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계속 거부한채 전쟁운운하며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몹시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어디 사람이 살 곳입니까.지구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습니까』 두 만철씨는 생지옥 탈출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회상하면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할 때 남한사람들이 너무 풍족한 나머지 씀씀이가 헤프고 낭비가 많아 안타깝다며 대담을 마쳤다.
  • 10명탄 오징어 어선/기관고장 표류

    【부산=이기철 기자】 22일 하오 7시 30분쯤 일본 대마도 북쪽 23마일 해상에서 선원 10명을 태우고 대마도로 피항하던 부산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제1세종호(53t·선장 허행형)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중이라고 부산 해양경찰대에 긴급 전문을 보내왔다. 해경은 즉시 사고 해역 부근을 항해중인 해군 함정에 이를 통보,구조 작업을 벌이도록 했으나 파도가 높고 바람이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한인 8명 탄 원양어선 불/남태평양서… 모두 구조

    한국인 선원 8명 등 선원 31명을 태우고 남태평양에서 조업하다가 화재로 표류중인 참치잡이선 「클로버」 102호(선장 문용식·46)의 소속사인 한일원양(대표 유남열)은 21일 뉴질랜드 해안경비대에 의해 30명은 구조했으나 국적을 알수 없는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일원양측은 이날 사모아의 회사 대리점을 통해 뉴질랜드 해안경비대에 확인한 결과,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사망자의 신원과 화재원인은 경비정이 육지에 도착하는 22일 상오쯤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갈라지는 바다(외언내언)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한 현상이 해마다 음력 3월 진도 앞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썰물때 물이 빠지면서 진도 회동마을에서 건너편 섬 모도마을에 이르는 2.8㎞의 모래언덕길(폭40m)이 모습을 드러낸다.길이 열리면 농악대를 앞세우고 관광객과 주민들이 소라와 조개·낙지를 줍기 위해 바닷길을 뒤덮는다.십수만명의 구경꾼이 바닷가와 길을 메워 장관을 이룬다. 바다가 갈라지는 기이한 자연현상에 애절한 사연이 얽혀 있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조선초기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가던중 표류하여 이곳 진도 회동마을에 닿았다고 한다.마을을 이루고 살던중 호환이 심해 마을앞 모도로 가족을 데리고 피신하면서 뽕할머니 한분만 마을에 남겨두었다.뽕할머니는 가족을 만나고 싶어 매일 용왕님께 빌었다.마침내 용왕은 그 뜻을 받아들여 회동∼모도 사이에 바닷길을 열어주었고 모동의 자손들이 달려와 뽕할머니를 만났으나 뽕할머니는 그만 숨을 거두었다는 내용이다. 뽕할머니의 영이 등천했다 해서 「영등살」이라 부르고 해마다 풍어제와 영등제를지내고 있다.올해 바다가 갈라지는 것은 16일과 17일 하오 두차례.영등축제를 더욱 신명나게 하기 위해 서울신문사와 LG전자가 주최하는 「영등살놀이」가 15∼16일 이틀동안 굿판을 벌인다. 바다가 갈라지는 것을 처음으로 세계에 소개한 것은 75년 현장을 목격한 프랑스대사 피에르 랑디씨.그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란 표현을 처음 썼다.그뒤 외국관광객이 더러 찾아오긴 하지만 아직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 서양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알맞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우리만 보다니 안타깝다.전설까지 깃든 바닷길의 상상적 이미지는 얼마나 그럴듯한가.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는 매혹적인 자원임에 틀림없다.
  • 일 「무소속 약진」 해석 제각각/지방선거 결과싼 “입씨름”

    ◎학계·언론,“기성정치권 무사안일에 경고”/일부선 “유권자 「오락적 투표행태」가 문제” 일본 통일지방선거에서 무소속후보가 약진한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우리나라에서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아전인수격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도 마찬가지.기성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엄한 비판이라는 쪽에 의견이 모아지지만 기성정당들은 이런 해석을 애써 피하려 한다. 모리 요시로(삼희낭) 자민당간사장은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는 다른 것』이라면서 『정당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야당인 신진당은 『무라야마정권에 대한 불신의 결과』라고 해석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연립여당 방북단의 대표를 맡기도 했던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의원은 『선거에 임해 각당의 힘을 모아 당선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석은 「선거혁명」,「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 도쿄대학의 사사키 다케시(좌좌목의) 교수는 『정당들이 자기보신의 자세로 합동지지 방식을 계속해온 것,관료의존적인 선거방식 등을유권자들이 거부한 것』이라면서 『중앙과 지방의 역학관계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사사키 교수는 합동지지 방식이 유권자들의 실질적 선택권을 무력화시켜 왔다고 지적하면서 선거 결과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아사히신문은 「표류시대」 제하의 시리즈에서 정당들이 총여당화하려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지방자치가 공동화하고 정당이 쇠퇴한 것』이라고 진단한다.이처럼 「정책과 이념을 포기한데 대한 유권자들의 노함」,「기성정당의 태만」,「주권자를 잊어버린 정당들에 대한 경고」 등 기성정치권에 강력한 경고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다수설」이다. 그러나 소수설도 재미있다.우선 도쿄와 오사카의 당선자가 모두 탤런트와 만담가 등 연예계 출신임을 두고 앞으로 정치인이 되려면 「연예학교」부터 거쳐야 할 것이라는 조롱이 나온다.더 진지하게 말하는 쪽에서는 「TV시대가 빚어낸 기현상」으로 폄하하는 의견도 있다.방송평론가인 사누카 미치오씨는 『텔레비전의 오락적 기능이 갖는 영향력이 정당의 영향력을 앞지른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한다. 정치평론가 호소카와 류이치로(세천륭일낭)씨는 『국민학교 학급선거 이하다.만화만도 못한 결과다.아오시마씨가 적임이라고 할 수 없다.도쿄도민들이 본질을 보지 않고 투표한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혹평한다.
  • 「국회의원 선거구」여야 절충 난항/시·도의원 출마희망자 애탄다

    ◎광역의원 정수·선거구 미정/획정따라 의원수에 큰 차이 ○여야 의견차 커 오는 6월 4대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시·도의원의 정수및 선거구가 선거를 70여일 앞둔 11일까지도 확정되지 않아 출마희망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그 기초가 되는 국회의원선거구 문제가 여야간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군·구의 기초의회 의원은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 제23조에 읍·면·동마다 1명씩 뽑도록 규정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그러나 이 법 제22조에 시·도의원은 시·군·구마다 3명씩 뽑되 하나의 시·군·구 안에 국회의원 선거구가 2개이상 있을 때는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3명씩을 뽑도록 하고 있다.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는 10일 인구 30만과 7만을 상·하한선으로 설정하고 7만명에 못미치는 5개 지역 가운데 3곳을 이웃 선거구에 통·폐합하는 등 20개가 늘어난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그러나 시·군 통합지역 가운데 30만이 안되는 춘천 원주 강릉 안동 등 9개 지역의 재분구및 7만이 안되는 영암·장흥등의 존폐여부는 결론을 내지 못해 여야간 의견절충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가능성은 ①시·군통합 지역에 한해 특례를 인정하든가 ②시·군통합지역과 7만미만의 영암·장흥을 함께 구제하든가 ③시·군통합지역과 영암·장흥에 대한 특례를 모두 부정하든가 ④결론을 계속 유보하든가 하는 4가지다. ○재분구 결론 못내 ①처럼 결론이 나면 국회의원선거구는 모두 19개가 늘어 광역의원 정수는 19×3에다 비례대표 10%를 합쳐 8백66명에서 1천16명으로 늘어난다.②가 되면 1천19명,③은 9백86명으로 늘어난다.④는 다른 지역의 선거구획정도 모두 미제상태로 남게 돼 시·도의원 선거는 지금까지의 정수와 선거구에 따르게 된다.그러나 이렇게 되면 행정구역 개편으로 기존의 국회의원선거구와 행정구역이 어긋날 때는 새 행정구역에 따른다는 법 제22조에 따라 광역의원수가 매우 복잡해지게 된다. 예컨대 성동구는 갑·을·병구마다 3명씩 모두 9명의 서울시의원을 내고 있다.성동에서 광진구가 분리,신설되고 그것도 인구가 30만을 넘어 국회의원선거구가 갑·을로 분리되면 모두 4개의 선거구에 3명씩 12명의 시의원이 나온다.그러나 선거구획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행정구역만이 기준이 돼 성동과 광진구에서 3명씩에다 인구10만마다 추가되는 1명씩을 합쳐 모두 8명의 시의원이 나온다.지금은 9명이고 제대로 되면 12명이 될 선거구에서 시의원이 8명에 그치는 것이다.해당지역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월내 협상 마무리 여야는 이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이달 안에 국회의원선거구 협상을 매듭짓고 곧바로 시·도의원 선거구를 획정할 방침이다.그러나 국회의원선거구가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할 때는 다음 임시국회에서 광역의원 선거구라도 확정짓는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일 지방선거가 주는 교훈」 신희석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정치불신에 조직도 돈도 무력했다”/돈 안쓰는 선거속 성실한 봉사정신에 “한표”/깨끗한 정치 갈망하는 국민의 마음 읽어야 정치불신앞에는 조직도 권력도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엄청난 정치자금의 동원도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는 구호앞에는 결코 통할수 없다.앞으로의 정치변동을 좌우하는 주요 결정변수는 돈도 아니요,조직도 아니다.권력도 아니요,거대한 정당기반도 아니다.이보다는 오히려 국민의 마음에 호소하는 성실한 태도와 깨끗한 정치,그리고 돈 안쓰는 선거의 구현이라고 하겠다.일종의 예외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에 실시된 제13회 일본의 통일지방선거는 우리들에게 이와 같은 교훈과 시사를 주고 있다.이러한 명제는 향후 일본정치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인식은 아니나 이번의 일본지방선거에서 한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하겠다.기성정당의 지원을 받지 않은 무당파 후보들이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도시의 지사로 당선되어 정치변혁을 갈구하는 일본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일종의 선거혁명으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예컨대,도쿄도지사의 경우 무소속의 아오시마(청도)후보는 자민·사회·신당 사키가케등 이른바 연립정권이 공동으로 추천한 이시하라(석원)총리부 전관방 부장관을 누르고 당선되었다.기본적으로 그는 작가·탤런트·방송사회자였다.하지만 평범한 일개 시민으로서의 그는 깨끗한 선거(clean politics)그리고 돈 안쓰는 선거를 표방하면서 도민들과의 대화에 임하였다. 사실상 1천3백만의 도정을 주도해야하는 도쿄도지사는 일본정치구도에서 매우 중요한 요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30평도 안되는 자기집을 선거사무소로 활용하였으며 가족 친척을 선거운동과정에 동원하였다.이번 선거에 필요했던 선거자금도 불과 20만엔(약1백80만원)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사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코미디언이요 탤런트인 무소속의 요코야마(횡산)후보가 정당 추천 후보를 누르고 지사로 당선되었다.신진당,자민당,사회당 등 여야의 지원을 받은 히라노(평야)후보는 전 과기처 차관을 역임한 정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권정치와는 거리가 먼 무소속 후보에게 굴복한 것이다.관료출신 후보자를 지원하는 기존정당과 이에 대항하는 무당파 후보간의 경쟁으로 점철된 이번 선거는 정당간의 이합집산으로 표류하는 기존 정치에 대한 일종의 커다란 경고라고 볼수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일본정치를 분석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정당,정책,그리고 후보자의 세가지를 들고 있는바 이번 선거는 이 중 후보자요인이 작용한 예라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 결과는 자민당 정권의 붕괴 이후 연립정권이 추구해 온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라고 할 수 있겠다.호소카와 내각이후의 연립정권에 대하여 국민들은 적지않은 기대를 해왔다.하지만 하타 정권 그리고 오늘날의 무라야마 정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정치개혁양상은 구태의연한 기존 정치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거대정당의 후보도 돈 안쓰는 정치를 표방하는 신진 후보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선거가 주는 또하나의 교훈은 돈으로 조직을 결성하여 선거운동을 조종하고 돈으로 정치를 운영하던 기존 일본정치의 구태의연함에 대한 경종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지금 무라야마 정권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연립정권은 자민당과 사회당,그리고 신당 사키가케등 3당이 동상이몽으로 파국을 서로 회피하면서 적당히 정권을 지속시켜 왔지만 기존 정치수법으로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이미 조직과 금력으로 무장된 기존 정치인들은 후보로 재등장할 수 없다는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개혁 입법에 의거한 중의원선거 역시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무라야마 정권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요컨대 이번 일본의 통일지방선거는 정치불신앞에서는 조직도 돈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무당파 혁명이라고 하겠다.도쿄도지사는 16년만에 다시금 혁신진영으로 복귀하고 말았고 정당은 지리멸렬하고 정치에 대한 선거인들의 불신감은 더욱 조장되고 있다. 재인자 한국정치와 일본정치는 물론 다르다.정치문화,정치행태,정당의 결성요인 등의 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일양국의 국내정치 상황에는 동양적 정치풍토에 기초를 둔 유사성도 적지 않다.그러한 의미에서 지방자치제도의 확립을 위한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에게 일본선거결과는 커다란 교훈과 시사를 주고 있다.예컨대 후보가 정치인형이냐,관료형 또는 경영인 출신이냐 하는 것도 우리와 비슷한 관심사다.또한 한·일양국 공히 지지할 만한 정당이 별로 없다고 하는 과반수이상의 불만유권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점도 비슷하다.돈 안쓰는 선거,깨끗한 정치를 갈구하고 있는 양국민의 숙원도 그러할 뿐만 아니라 기성정치판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방황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이번 일본선거가 6월의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우선 여야 모두 돈 안쓰는 선거대책을 개발해야 한다.뿐만아니라 그동안의 구태의연한 금권에 기반을 둔 후보보다는 정당의 색깔을 탈피하여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선거운동양식도 법정방식에 기초를 두고 공명선거의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야당의 입장에서 볼 경우 우선 당에 대한 이미지개선을 통하여 정치불신에서 탈피하도록 해야 하겠다.여야 공히 기성정당이 추천하는 과시형 후보는 금권정치의 과시보다는 깨끗한 정치의 구현이 바람직할 것이다.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의 공천기준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국민들은 돈 안쓰는 선거,정치색이 배제되는 선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건대 우리의 6월 선거에서도 일본의 지방선거와 같이 정치이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러므로 우리의 정치권도 일본의 유권자가 정치불신을 사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연구·검토하고 깨끗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겠다. 따라서 기성정당으로서는 선거인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고양에 주력하는 동시에 돈 안쓰는 공명선거의 구현을 위하여 가일층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하지만 한가지 유보할 점이 있다.이번에 당선된 두 사람은 기존의 정치틀에서 벗어난 침신한 이미지를 줄 수는 있지만 훌륭한 경영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정치의 주체는 역시 노련한 경험·통찰력,그리고 경륜을 소유한 전문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상례다.
  • 신민당 새 대표 치열한 3색전/내일 전당대회…득표전 한창

    ◎한영수·양순직·김복동씨로 압축/정상구씨 행보따라 당락 판가름 신민당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단일대표제로 당헌을 개정하고 새 대표를 선출한다.지난해 10월10일 비주류쪽의 반쪽전당대회후 계속돼온 표류를 근반년만에 마감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대표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한영수·박한상 대표권한대행과 양순직·김복동 의원,정상구 최고위원 등 5명.이들 가운데서도 한·양·김 세 현역의원의 3파전이 치열하다.그러나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한 정최고위원의 지지표도 상당해 그의 행보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당의 전체 대의원은 1천1백46명으로,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때는 상위득표자 2명을 놓고 2차투표를 하게 된다.지금까지의 판세를 놓고 볼 때 1차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우선 부동표가 절반을 넘는다.대구·경북지역을 기반으로 한 김의원이 비교적 안정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양 두 의원의 득표력 또한 만만치 않아 백중세가 예상된다.따라서 당락은 결전전야인 26일과 전당대회 당일인 27일,각 후보의 합종연횡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정 최고위원을 끌어안으려는 끈질긴 노력이 성공한다면 승산은 김 의원에게 있어 보인다.김동길 전대표의 지원도 힘이 되고 있다.그러나 당의 안정에 기여한 정치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한 의원의 당선도 예상해 볼 수 있다.당이 표류하는 동안 지지기반을 일부 잠식당했지만 양의원 역시 한때 최대계보를 이룬 저력이 여전해 섣부른 전망을 불허한다. 한편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세 의원 모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성사시기는 달라질 전망이다.김의원이 된다면 통합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한 의원이나 양의원이 당선된다면 지방선거에서 연대만 하고 통합은 선거 뒤로 늦춰질 수도 있다.「자유민주연합」과의 공조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는 은근히 김의원의 당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영·호남의 결합을 상징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인데다 정치판에서 산전수전을 다겪은 다른 두 의원보다 김 의원이 통합을 위한 협상테이블에서 비교적 손쉬운 상대라는 판단에서다.
  • “일 사회폐쇄성이「독가스 테러」불렀다”/가무라 쇼사부로(해외논단)

    일본 도쿄대의 기무라 쇼사부로(목촌상삼낭)가 23일자 도쿄신문에 「시사적인 사린사건」이란 글을 기고했다.그는 이 글을 통해 일본이 전후 50년간 계속된 생산 제일주의로 인해 폐쇄국가로 변했으며 도쿄 지하철에서의 독가스 테러사건도 사회가 폐쇄화함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또한 거국적인 생활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주동안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 등 5개국을 둘러보고 돌아오자마자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 테러사건이 벌어졌다.죽은 사람을 포함해 피해자가 5천5백명을 넘는다는 소식에 암담한 기분을 지울 길이 없다.아무 말도 없이 조직적으로 벌어진 이 무차별적이고 음험한 살상 사건은 아주 특수하고 특이한 예라고 할 수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다고 얘기되던 일본사회 그 자체가 이제 병들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페인의 남부지방 안달루시아에서 태어난 인기작가 안토니오 가라씨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돌아온 당일 하오 마드리드에서 본인과의 회담 시간을 내주었다.그는 사회적 불평등의 시정과 인간에의 사랑을 정열적으로 얘기했다. 오스트리아가 올해부터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효과는 아직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물가고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일만 하는」사람들로 알려졌던 독일인들도 최근에는 연간 근로시간이 1천5백90시간으로 선진국들 가운데서도 가장 적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다른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친구,지역내의 동호인들과 어울려 즐기는 이른바 「생활의 라틴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반면 종전 이후 오로지 일치단결해 제품 생산에만 매달려온 「우리 일본인들」은 이제 삶의 방향을 잃고 심리적으로 표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제품 생산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오히려 엔화 가치만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생활이 고달파지면서 불안감만 높아지게 됐다.그리고 제품 생산 면에서도 획기적인 신기술 또는 신제품의 발명이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아시아의 다른 신흥개발도상국들에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게 됐다. 그런 만큼 나라 단위의 생산으로부터 상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한편 자국 뿐아니라 상대국에도 이익이 되는 인적·물적 자원과 정보·금융·서비스의 전면적인 교류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EU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모두 이같은 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도 유독 우리 일본만이 여전히 혼자만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생산의 합리화와 가격 인하를 도모한다는 것은 곧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키겠다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구두가게는 고객의 기호를 간파,고객에게 어울리는 구두와 핸드백,모자 등의 절묘한 세트를 창출해 냄으로써 고객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주는 외에 스스로도 확실한 이득을 보고 있다.상대(또는 상대국)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기는 이같은 상인감각은 일찍이 오사카의 상인들에게서도 볼 수 있었는데 전후 50년에 걸친 생산제일주의 속에서 대부분 소멸돼 잃어버리고 말았다.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만큼 EU와같은 옛날의 적대국들과도 형제국가로서의 관계에 서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그런데도 아직껏 우방은 하나도 없이 미래에 대한 말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일치단결을 통한 생산 제일주의를 통해 살아남겠다는 전후 50년 동안 계속돼온 자세를 고집하려는 폐쇄국가가 현재의 일본인 것이다. 쥐들도 폐쇄된 상태에 놓이면 서로 잡아먹고 서로 죽이기 시작한다고 한다.도쿄 지하철에서 발생한 사린 테러사건이 그처럼 무시무시한 전조가 아니라면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일본 정부는 살아남기 위한 거국적인 대전환을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불 필립 장티 컴퍼니·한국마임 초대전 등 마임극무대 풍성

    ◎소리없는 몸짓… 상상의 세계로 여행/불 극단/인간의 정체성 추구한 「표류」 선봬/초대전/유진규 「허제비굿」등 대표작 소개 대사없이 몸짓만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표현해 내는 마임이 봄철 무대를 수놓고 있다. 프랑스의 마임극단 필립 장티 컴퍼니 내한공연이 22일부터 25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지는데 이어 26일 같은 장소에서 국내 수준급 마임이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국마임 초대전이 열린다. 프랑스의 저명한 마임극단 필립 장티 컴퍼니가 선보일 작품은 세계적인 화제작 「표류」(원제 Derives).동숭아트센터가 개관 6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 작품은 마임연출가이면서 인형극 전문가,마술사인 필립 장티 특유의 환상적인 무대연출과 심오한 주제의식으로 기대를 모은다.89년 파리 시립극장 무대에서 초연된 이후 전세계를 순회하는 고정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인간의 정체성 추구라는 주제를 다양한 무대기법을 통해 표현한 「표류」는 일반적인 스토리로 전개되기보다는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표출한다. 수심에 가득찬 얼굴의 커다란 인형들,육체만 날아간 뒤 남은 트렌치코트와 험프리 보가트 모자,신비롭게 허공을 날아다니는 어마어마한 가슴의 다갈색 누드 여인과 세마리의 메기 금붕어들…환상과 마술,춤,극적인 시각효과,인형극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엮어내는 인간 내면으로의 신비한 여행은 1시간 30분간 계속된다. 마르셀 마르소 마임학교에서 수학한 수 헉슬리,랄프 호프만,해리 홀츠만,이렌 파치니,야신 페레 등이 출연한다.공연시간은 하오 7시30분. 한국마임초대전은 지난 3년동안 선보인 국내의 마임 가운데 완성도면에서 우수했던 작품 4개를 다시 펼쳐 보이는 무대. 유진규씨의 「허제비굿」,이두성씨의 「새·새·새」,이건동씨의 「즉흥환상 무언극」,김성열씨의 「상여길」 등 우리 마임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최근의 대표작들이 소개된다. 이 공연에는 국악과 연극 공연 등에도 참여하고 있는 대중가수 양은정양이 「갈 수 없는 길」을 부르고,사진과 슬라이드 구성으로 진행되는 막간극 「제시」가 곁들여진다. 이에앞서 지난 15∼20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젊은 마임이스트 강정균씨의 첫 개인발표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마임그룹 「사다리」 단원으로 활동중인 강씨는 「팬터마임과 나」라는 주제로 「원죄」「춤추는 장갑」「유모차와 사내」「소풍 길」 등 이야기 구조를 갖춘 4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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