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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東으로 건너간 젠전/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젠전(鑒眞) 대사가 지난 11일 입적했다. 그토록 어렵게 건너간 동쪽의 땅. 도착 10년만이다. 향년 76세. 젠전은 중국 당나라 시대 고승이다. 그가 일본에 건너간 때는 66세였던 서기 753년.12년간 5전6기 끝에 이룬 꿈이었다. 무려 다섯차례나 ‘조각배’로 동중국해를 건너 일본에 가려다 실패했으며,5번째는 고향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떠난 배가 폭풍우를 만나 14일간이나 표류하기도 했다. 그때 하이난다오(海南島)까지 떠밀려간 젠전은 열병을 앓아 실명에까지 이른다. 그래서 그는 일본에서 ‘장님 성자(盲聖)’로 불렸다. 중국 CCTV의 최근 드라마 ‘젠전이 동으로 건너가다(鑒眞東渡)’는 그의 일대기를 그린 것이다. 드라마는 그를 일본 율종(律宗)의 태조이며, 일본 의학의 시조로 묘사하고 있다. 일본에 두부를 처음 소개하고, 자수를 가르친 것도 젠전 일행인 것으로 설정했다. 중국 시청자들이 뿌듯한 우월감을 느끼게 할 만하다. 드라마 시청률 1위의 배경도 여기에 있어 보인다. CCTV가 대단히 이례적으로 불교 드라마를 제작·방영한 것도 이처럼 젠전이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었을 것이다.CCTV는 이 16부작 드라마를 1번 채널에 편성했다. 저녁 8시∼9시30분 황금시간대였다.CCTV는 “중·일 수교 35주년을 맞아 준비했다.”며 편성 의도를 분명히 했다.“이 드라마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중·일 우호 역사의 교과서”라고 자평했다. 드라마는 4월4일 시작해 11일 막을 내렸다. 젠전의 극적인 입적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2박3일 방일 일정 첫날에 맞췄다. 드라마 앞뒤 뉴스에는 원 총리와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악수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원 총리는 이튿날 12일 일본 국회 연설에서 젠전을 언급했다. 잘된 드라마처럼 잘 짜여진 구성이다. 젠전 이야기가 아니어도 조금 과장해보자면, 중국의 TV와 신문은 지금 ‘일본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역사 문제는 종적을 감췄다. 쏟아지는 일본 특집에 밀려 방일에 앞서 이뤄진 원 총리의 1박2일간 한국 방문은 당초부터 가려졌다.1박2일과 2박3일의 여행일정 차이가 있다지만, 원 총리의 이번 한·일 순방을 다루는 비중은 이렇게까지일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중국에서는 요사이 일본 전문가가 아니어도 외교·경제·국제정치 전문가들이 일본 관련 업무에 동원될 정도로 일본 연구 열기가 뜨겁다. 모처럼 조성된 일본과의 화해 분위기를 살려가려는 중국의 노력은 이처럼 전방위적이다. 현시점에서 외교·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가 설치되자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긴장하는 눈치다. 한·중간에는 없는 형태의 대화 채널이기 때문이다. 이 채널이 당장 양국의 협상력을 높이게 되고 그 여파로 한국이 곳곳에서 밀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 나온다. 실제 1972년 수교 이후 중·일관계가 최악이었다는 지난 5년간에도 중·일간 투자 및 교역액은 한국을 크게 앞섰다.2006년 한국의 대중 무역액과 실행투자액은 각각 1343억달러와 39억달러였지만, 일본은 2723억달러와 46억달러였다. 중국측 관계자들은 최근의 중·일관계에 대해 “‘정치는 냉각돼도 경제는 뜨겁다.’는 정랭경열(政冷經熱)이었다지만, 사실은 정랭경랭(政冷經冷)이었다.”고 말한다. 정치관계가 식어 경제도 싸늘했다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투자와 교역규모는 한국을 앞섰으니, 향후 정치관계가 뜨거워지면 완전히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중·일 관계는 역사문제라는 근본적인 걸림돌에 결국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잠깐 녹아내린 얼음물에 물난리를 겪는 일도 허다하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 이후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국민연금법 개정 ‘안개속’

    국민연금법 개정 ‘안개속’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 개정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개정안 부결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데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3년 넘게 끌어온 개정안이 자칫 또다시 표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4월 임시국회 회기 처리를 목표로 이번 주 내에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당 모두 지난 본회의에 상정됐던 내용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 확보에 있다.‘적게 내고 많이 받는’ 현행 구조를 개선해 국민연금 재정 고갈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정부 및 열린우리당안은 현재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내는 것에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0.39% 포인트씩 높여 12.9%까지 인상하자는 것이다. 반면 급여액은 현행 평균소득액의 60%에서 2008년부터는 50%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내고 덜 받는’안이다. 하지만 이 방안대로 확정돼도 2065년에는 연금이 고갈된다는 지적이어서 근본적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민노당안은 내는 돈은 현행 9%로 유지하고 급여율을 40%로 낮추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대로 내고 덜 받는’ 안인 것이다. 여기에 65세 이상 국민의 80% 이상이 일정액의 연금을 받도록 하는 기초노령연금제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 민노당이 한나라당과 손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민노당이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노당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해 거부권이 행사되길 바라지만 그것과 한나라당과의 공조 여부는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과 공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복지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우리당은 연내 처리에만 합의하면 수치를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인천 해상관광호텔 착공계 제출

    지난 8년 동안 표류했던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관광호텔이 조만간 착공돼 2009년 10월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3일 프랑스계 기업인 ㈜아키에스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한 인천시 중구 을왕리 해상 7만평에 3500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10층 객실 960개 규모의 매머드급 해상관광호텔을 건립할 예정이다. 아키에스는 그동안 체납으로 착공에 걸림돌이 됐던 공유수면 점용료 21억 5000만원을 지난달 중구에 모두 납부했다. 또 시공사로 삼환기업을 선정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착공계를 제출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국회 FTA 논란에 ‘민생현안’ 또 표류?

    국회 FTA 논란에 ‘민생현안’ 또 표류?

    ‘이번에는 한·미 FTA에 올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정치권이 국회 비준 여부를 두고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다른 민생 현안이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이 과거 사학법이나 주택법 등 특정 사안에 ‘올인’ 하면서 반복된 국회 공전 사태가 이번에는 한·미 FTA로 인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학법→주택법→이번엔 한·미FTA 올인? 열린우리당은 3일 오전 예정돼 있던 고위정책조정회의를 한·미 FTA 대책회의로 전환했다. 여기에 각 당은 경쟁적으로 한·미 FTA 평가조직 구성을 선언하고 나섰다. 김진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평가위 활동에 대해 “정부 협상단으로부터 종합 보고를 받은 뒤 상임위별로 정부 및 협상단과 함께 공동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라면서 “업계, 협회와도 긴밀히 토론해 나가고 여론도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도 한·미 FTA평가단과 농어민 대책 특위 개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3 원내교섭단체인 통합신당모임은 비교섭단체 3당과 함께 한·미 FTA 관련 청문회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민생정치준비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여전히 단식 농성 중이다. 한·미 FTA 비준 여부가 갖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국회 각 당 및 정파의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이 국회로 넘어오는 시기는 9∼10월. 자칫 이 시기까지 국회가 각종 현안은 외면한 채 한·미 FTA에만 매달릴 경우,9월부터는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남은 2007년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게 될 수 있다. ●임대주택법 개정안등 주요 법안 계류 현재 국회에는 각종 주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여기에는 안정적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임대주택법 개정안’은 물론 로스쿨법으로 불리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포함돼 있다. 각 당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등록금 관련 법안도 여전히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호주제가 폐지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체입법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국민연금법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에 따라 오히려 논의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각 당이 곧 수정된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갈등만 야기한다면 한·미 FTA 논의 뒤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국민연금·노령연금법등 ‘노인3법’ 법사위 통과

    국민연금법,기초노령연금법,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 ‘노인 3법’이 표류 3개월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는 30일 오후 지난해 12월 상임위를 통과한 이들 법안을 별다른 이의 없이 처리해 새달 2일 열리는 본회의로 넘겼다. 노인 3법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립학교법 등에 발목이 잡혀 법사위에 표류해 오다 29일 법안심사 소위에서 극적으로 처리된 뒤 이날 다시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더 내고 덜 받는’국민연금법 개정안은 현재 평균 소득액의 60%인 연금 급여수준을 내년부터 50%로 낮추고,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09년부터 해마다 0.39%포인트씩 올려 2018년 12.9%까지 인상하는 게 핵심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진실(YTN 오후 11시5분) 1985년 열렸던 ‘힘전’과 1987년 ‘반고문전’에서는 전시회를 봉쇄하려는 경찰들과 그림을 지키려는 작가들이 대치했다. 신촌, 정릉, 안성의 건물과 담벼락에 그려졌던 벽화들은 하룻밤 사이, 흰색 페인트로 지워지기도 했다. 전시회에 출품한 그림 때문에 옥고를 치르기도 하고, 화가로서의 자격이 정지되기도 했다.   ●사랑의 공부방(EBS 오후 6시) 인천 계양구 효성동 ‘우리두리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간다. 학습 전문가인 정찬호 박사와 함께 공부방 아동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한다. 초등학교 4학년임에도 아직 한글을 익히지 못한 김준복 학생을 비롯, 학습태도의 개선이 시급한 5명의 아동을 선정하고 기초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알아본다.   ●연개소문(SBS 오후 8시45분) 드디어 고구려와 백제가 신라로 향한다. 백제 윤충 장군은 김춘추의 부패한 사위 품석이 지키는 대야성으로 향한다. 고구려군은 당항성으로 진군한다. 주색에 빠져 있던 신라 품석은 부하들의 배신으로 성을 내주고, 품석과 김춘추의 딸 고타소는 참수된다. 김춘추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하는데….   ●케 세라세라(MBC 오후 9시40분) 백화점 이벤트 홀에서 행사를 진행하던 태주는 자신의 실수로 팩 모델 한 명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된다. 태주는 특설매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은수를 생각해 낸다. 은수는 저녁을 사주면 하겠다고 말한다. 얼굴에 팩을 붙이고 쇼를 하던 은수는 얼굴이 아파도 태주를 생각하며 참고 견딘다.   ●최강! 울엄마(KBS2 오전 8시55분) 부모의 이혼으로 큰아버지댁에 더부살이를 하게 된 훈은 최강의 학교로 전학을 간다. 차갑지만 잘 생긴 외모에 공부는 물론 까칠한 성격까지 두루 갖춘 최훈은 단번에 여학생들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훈의 일거수일투족이 강의 눈에 가시가 돼버리고, 둘의 관계는 꼬여만 가는데….   ●역사기행(KBS1 오후 11시) 17세기, 한 척의 배를 탄 제주도민 24명이 ‘호이안’에 표류한다. 이들은 당시 베트남 지배자인 우옌 푹 떤왕을 알현하고,21명이 생존해 1년 만에 귀국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베트남 참전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하얀 전쟁’의 안정효 작가와 함께 호이안의 역사를 제주도민의 흔적을 따라 추적한다.
  • ‘민주 성지’ 광주 민·관 유치 앞장

    ‘민주 성지’ 광주 민·관 유치 앞장

    광주시의 민·관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민주주의 전당’과 ‘민주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손을 잡고 나섰다.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사업의 하나로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민주주의 전당’과 ‘민주공원’ 조성사업은 공원을 ‘묘지’로 인식한 서울 등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유가족간 불협화음으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유치의 당위성 설파 광주시는 22일 유치위 위원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국회 등을 차례로 방문, 이들 시설의 광주 유치 당위성을 설명했다. 위원들은 이날 광주는 항일의병, 광주학생독립운동,5·18민주화운동 등을 통해 민주·인권도시로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또 유치를 위한 시민 공감대가 어느 지역 보다 높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희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주주의 전당은 유일하게 유치를 신청했고, 민주공원은 경기도 이천시와 경합하고 있다. 시는 이들 시설을 유치하면 국립5·18묘지 등과 함께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5·18묘지 인근(북구 장등동)에 12만5000여평의 후보 부지를 마련했다. ●한국민주주의전당 2001년 출범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해방이후 민주화운동을 총망라한 전당을 짓기로하고 7만 7000여명의 범국민추진위를 발족시켰다. 추진위는 1400억원(부지 매입비 제외)을 들여 연건평 1만 2000평 규모의 기념관을 2011년∼2012년 완공할 계획이다.5월쯤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고 빠르면 내년말쯤 착공에 들어간다. 역사성·상징성·편의성(접근성) 등이 후보지 선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곳엔 문화관·사료관·연구소·교육센터·민주테마공원 등이 들어선다. ●민주공원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하경철)는 2002년부터 부지선정에 나섰으나 주민 반대로 수차례 무산됐다. 당시 서울 수유리 일대에 공원 조성을 추진했으나 강북구와 주민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어 2005년 인천시 남구가 유치를 신청했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치자 1년여만에 이를 철회했다. 주민들은 “‘민주공원’이 사실상 ‘묘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공원은 2만 7000여평의 부지에 500여억원을 들여 조성된다. 보상심의위는 착공일로부터 5∼6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년째 부지 선정 조차 못하고 있다. 민주공원에는 1960년대∼현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열사’의 주검을 한데 모아 안장한다. 이들 열사 묘는 5·18 구묘역 38기와 전국 각지에 141기가 흩어져 있다. 상당수 유가족들은 접근성 등을 이유로 수도권 입지를 희망하고 있으나 부지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가출 치매노인 실태·위험성 조명

    SBS 시사 다큐멘터리 ‘뉴스추적-위험한 외출’은 21일 오후 11시15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치매노인의 실종 실태와 치매노인 관리의 현주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치매노인은 전체 노인인구의 8.3%인 39만 9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그 치매노인 또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실종전문 수사기관인 경찰청 182센터에는 하루 평균 20∼30건의 노인 실종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치매노인의 대부분은 길을 잃으면 기억 속의 고향을 찾아 무작정 걸어가는 배회현상을 보인다. 그런 만큼 행선지를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미아와 달리 치매노인 찾기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적어 치매노인 실종은 그야말로 ‘죽음의 외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근 위치추적이 가능한 전자팔찌와 위치추적기 등 실종노인을 추적하기 위한 기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도입 초기단계라 대다수 노인에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매노인을 위한 무료 장기요양시설도 전국에 364개(2만 5000여명 수용 가능)에 불과하다. 특히 민간 요양시설을 이용하려면 매달 150만∼20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치매노인 가족들은 치매노인을 집에서 돌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종노인에 대한 신고의무를 규정한 노인복지법 개정안과 중산층의 노인수발 부담을 덜어줄 장기요양보험법도 1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어서 치매노인 가족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큐를 통해 치매노인의 실태를 짚어 본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론] 한·미 FTA,정치 아닌 정책으로 풀어야/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시론] 한·미 FTA,정치 아닌 정책으로 풀어야/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실무협상을 지난 12일로 종결짓고 나머지 쟁점을 일괄 타결하기 위해 19일부터 서울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동시에 열고 있다. 현재 한·미 FTA와 관련된 논의는 미국과의 협정체결 및 그 이후의 대내협상 등 크게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미국과의 협상에서 풀어야 할 쟁점은 농업을 비롯해 자동차, 무역구제, 의약품, 투자자와 국가간 제소, 금융분야 일시 세이프가드,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등이다. 협상 수준의 높고 낮음이나 체결 확정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미 정부의 체결의지가 큰 만큼 어떤 형태로든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제는 FTA 체결 이후의 대내협상에 대비할 때다. 이와 관련, 첫째 FTA로 인한 개방과 구조조정이 경제적 약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으면서 개방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지원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알려진 정부의 지원정책들은 제조업에 비해 농축수산업 관련 지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또 대부분의 대책이 금융지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거나 해당 정책의 리스크를 농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보조금 지원이라는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다. 정부는 한·칠레 FTA로 인한 농업부문 지원을 위해 2004∼2005년에 2665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칠레산 농산물의 수입 증가액은 750억원에 불과했다. 정부의 지원금이 수입증가액의 3배 이상인 셈이다. 따라서 금융지원은 기존 제도들을 활용하는 것으로 최소화하고,EU나 캐나다 등이 적용했던 컨설팅 및 전업 지원 위주의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 개별 경제주체들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정부는 긍정적인 효과만을 부각하는 데 급급한 것 같은데 이러다 보면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의 대응이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보다는 FTA의 명과 암, 특히 위험이 예상되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알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대비와 노력을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개방과 경쟁을 통한 성장 잠재력 제고’라는 FTA의 기본정신에 걸맞는다. 따지고 보면 지난번 FTA 협상전략 문건유출 사고도 정부의 지나친 정보통제가 근본원인이었다. 셋째, 지나친 정치쟁점화를 경계해야 한다.FTA 결과를 놓고 정치권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중도파는 물론 한나라당의 다수도 협상 타결과 국회 비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범여권 진보성향 의원들과 각당 농촌출신 의원,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협상 중단과 국회비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경우 FTA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여전히 올 대선정국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현실에서 FTA에 대한 각 국회의원의 입장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협상 타결 이후에도 한·미 FTA가 국회비준 단계에서 국내적으로 표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정치권은 FTA를 선거용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선진한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정책 수립에 일익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 [데스크시각] 개성·금강산과 中 선전특구/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왔다갔다하는 참관 기업은 많지만 실제 투자 기업은 많지 않다. 더 들어와야 한다. 덩치 큰 기업도 들어오고…. 우리는 미국기업도 오고 외국자본도 투자하길 바란다.” 1단계 기반시설이 98% 가량 완료됐는데 들어온 기업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개성공단 북측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민경련 산하 개성공단 개발총국 소속이라고 밝힌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기업의 참여 부진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개성공단을 찾은 70개 나라 10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였다. 기자들은 ‘한반도 평화와 화해’란 주제로 서울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일정의 하나로 개성공단을 찾았다.14∼15일 금강산을 다녀온 직후였다. 북측 관계자들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냐는 질문에 “공단 입주율이 낮은 것”이라고 대뜸 말을 받았다.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했다는 세련된 차림의 20대 초반 여성관계자 몇몇은 유창한 영어로 개성공단을 선전했다.40대 개발총국 참사들은 공단의 장점과 북측 입장을 기업 경영자라도 된 듯 설명했다. “외국기업의 투자·입주를 강조하는데 주체사상하고 모순되는 거 아닙니까?” 참관 도중 북측 관계자에게 불쑥 짓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첨예한 지적”이라면서도 “민족 자존만 흔들어 놓지 않으면 우리와 다른 것도 배척하지 않겠다. 다른 사상이나 체제도 함께 지내려 한다.”고 받아넘겼다. 언제부턴가 북측도 공존의 논리, 개방의 합리화를 준비해 왔다는 생각이 스쳤다. 자본과 기술, 개방과 교류의 절실함속에 개성공단은 자본주의 실험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 꺼뜨려선 안 되는 미래의 불씨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22개 기업에서 (북측 근로자) 1만 2000명이 일한다.1단계 100만평 부지가 다 차면 300개 기업에서 10만명이 일하게 된다.”북측 관계자는 “사리원 등 주변 지역에서 노동력 충원계획도 마련했다.”면서 900여만평의 공단 부지가 다 개발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등과 연결, 아시아의 산업거점이 될 것이란 미래도 펼쳐보였다. “핵 실험으로 당장 큰 일 나는 것처럼 생각했을 테지만 이곳은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진행된다.”는 말도 이어졌다. 또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르는 말)의 심중에 각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외국 기자들은 “평범한 북한 국민과 접촉하고 싶다.”며 철조망으로 섬처럼 격리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불만을 내비쳤다. 복잡한 출입절차에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그러나 30년전 중국 선전 특구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개성도 선전처럼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으로 넓혀져갈 수 있을까. 내륙과 평양을 향해. 15일 금강산 만물상을 오르는데 북측 안내원들이 살갑게 대하며 외국기자들과 영어로 북·미관계와 국제 정세 등을 묻고 이야기하던 것이 떠올랐다. 독일인 참가자와 일행에 뒤처져 걷고 있는데 한 안내원이 “6자회담은 잘 되겠지요?”라며 기대섞인 눈빛으로 물어보던 것도 기억에 맴돌았다. 개성이 ‘북한의 선전’이 되고 변화의 불씨가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문을 열어 자본·기술을 수혈하고 교류를 통해 붕괴직전의 경제, 바닥에 떨어진 생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열망만큼은 개방의 닻을 올리던 30년전 중국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란 느낌도 받았다. 1979년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통해 중국이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개방의 틀을 놓았다면 지금 북한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해 생존의 비상구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17일 채택된 IFJ 결의문처럼 “한반도에 새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야 할 때”다. 그런 변화속에 한반도를 둘러싼 급물살에 표류하지 않으려면 외줄 타는 듯한 조심성과 균형감각이 더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지방시대] 광주,소프트웨어를 먼저 만들어라/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이른바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이하 문화중심도시)사업’이 비틀거리다 못해 갈팡질팡하는 형국이다. 안개바다에 표류하는 선박과도 같은 모습이어서 난감한 느낌만 안겨줄 뿐이다. 대통령령으로 출범한 지 3년을 넘어서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이 사업의 방향이랄까 컨셉트와 목표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5·18항쟁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그려졌다는 설계도면은 어느새 반쪽이 돼 버렸고 새로운 설계를 위한 ‘랜드마크’라는 말이 지역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문화중심도시 사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직은 아무도 짐작할 수가 없다. 사업의 프로젝트라는 것이 아직까지도 전 시민적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여 산 위의 구름처럼 바람이 불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상태인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문화종사자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랄까 중구난방식 발언들만이 새된 스피커소리처럼 새어나오고 있을 뿐 실재로 사업 컨셉트를 리드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청와대(대통령 직속 조성위원회), 문화관광부, 광주광역시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에 미래지향적 대안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지 잘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민들이 지금까지 느끼는 바로는 문화중심도시 사업이 이렇듯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관장부서인 문화관광부와 관할지역 당사자인 광주광역시가 서로 엇박자를 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서로의 세(勢)를 놓지 않으려는 ‘기(氣)싸움’에 매달리다 보니 중앙부서와 지방부서 간에 미묘한 알력과 파열음이 생기고, 사업에 일관성(일원화)이 없어지고 이원화·삼원화되는 파행으로 치달은 나머지 오늘의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광주시민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문광부와 광주광역시가 호흡을 같이하지 못하고 또 여기에다 대통령 직속으로 편재된 조성위원회(‘자문위원회’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점을 유발시킨다.)가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서 갖가지 불협화음이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대목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문광부와 광주광역시, 조성위원회가 서로를 존중하려는 대승적 자세에서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앞으로의 문화중심도시에 대하여 깊은 고뇌와 애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보다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역할분담이 뒤따라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주변에서 현장기자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문화중심도시 사업에는 ‘광주’가 내놓을 컨셉트가 담겨있지 않습니다.”“추진기획단이 만든 두꺼운 책을 아무리 뒤져도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소프트웨어가 안 보입니다.”“우뚝 솟은 랜드마크도 중요하지만 ‘민주·평화·통일’을 상징하고 또 그것을 보편적인 한국문화와 세계문화로 발흥시켜 나가는 소프트웨어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거대한 문화의 전당을 짓는 하드웨어사업보다도 더 우선적이고 시급한 일이 아닐까요?” 현장기자들도 이런 뜻에서 말했을 것이다. 옛 전남도청에 들어설 아시아문화의 전당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1980년 5월의 ‘Free Gwangju’(자유광주)’를 소프트웨어로 담아 넣을 때 명실공히 문화중심도시로서의 생명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민족운동사에서 읽을 수 있듯이 그 민족 전체구성원들의 고통과 줄기찬 희망 속에서 창출된 역사야말로 사실은 최고의 문화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 [열린세상] 큰 정부,작은 정부의 선택/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세금과 관련된 논쟁은 항상 뜨겁다. 국민은 세금을 적게 내고 싶어하지만 국가에 대한 기대는 큰 야누스적인 존재이다. 세금부담이 과중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국가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조세 규모는 정부 규모에 비례한다고 볼 때, 큰 정부에는 높은 조세부담이, 작은 정부에는 낮은 조세부담이 따른다. 근대 민주주의 국가의 탄생 배경에는 전제군주의 무분별한 세금징수에 대한 저항이 숨어 있다. 국회의 중요기능 중의 하나는 국가예산을 심의의결하고 조세부담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다. 국회는 국가서비스와 국민부담의 양방향 길에서 민의를 저울질한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서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를 두고 방향을 선택한다. 우리의 선거과정을 보면 이러한 요인보다는 지연, 학연 등 막연한 기준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좌냐 우냐 하는 것도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의 관점이 아니라 단순한 이념 편향적이다. 국민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국정 방향도 표류한다. 그동안 참여정부의 방황도 이러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세금 부담자와 국가서비스 수혜자가 일치할 경우는 국민선택이 단순하지만 서로 다를 경우에는 심각한 계층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수혜자의 입장에서는 많이 주겠다는 후보를 선택하겠지만 부담자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수혜도 받고 부담도 하는 중간계층이 다수 존재하면 선택은 좀 더 복잡하게 된다. 중간계층은 수혜와 부담의 기로에서 망설이게 된다. 우리나라는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중간계층이 줄어들고 저소득층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혜자층이 증가해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큰 정부를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질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참여정부가 복지를 한다고 외쳤지만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히 일부이고 경제불황으로 인하여 체감하는 세금부담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성장으로 인한 괜찮은 일자리의 감소와 사업부진은 세금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진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험도 혜택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하여 복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부동산 부자 엿먹이는 높은 종합부동산세는 그 과세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서 대부분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게 된다. 이러한 정책혼선의 연속이 사회정의를 흐리게 만들고 포퓰리즘 정부를 만들어 왔다. 우리나라의 2006년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합인 국민부담률은 26.7%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수준 37.5%와 비교할 때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국민의 조세나 사회보험료에 대한 국민저항은 우리나라만큼 높지는 않다. 왜 그럴까.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국민이 조세부담자인 동시에 국가서비스 수혜자이다. 이들의 선택은 조세와 국가서비스의 수준을 그 당시의 경제사회 실정에 맞게 적절히 선택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저소득층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조세부담자일 뿐 수혜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가 불황이 되면 조세부담이 적은 작은 정부를 선택할 유인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고령화 등 사회적 위험의 급속한 증가로 정부 역할은 어느 정도 커질 수밖에 없고 조세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정부예산에서 복지예산의 상대적 비중을 늘리거나, 예산을 절감하거나 혹은 국가부채를 늘리는 방법으로 가능하였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여기에 국민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정치권은 앞으로 있을 두 차례의 선거에서 국민이 큰 정부와 작은 정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승리한 쪽이 국민이 선택한 방향에 따라 처음부터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진국의 정치방법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 연금개혁 표류… 매일800억 부채 쌓여

    국민연금개혁법안 등 복지 관련 법안이 다른 법안과 맞물려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면서 서민 생활만 더 어렵게 됐다. 임시국회 개회 시기는 여야간 합의가 안 된 상태다.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끝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예상됐다가 불발된 복지 관련 법안은 국민연금개혁법안, 기초노령연금법안,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 등 이른바 ‘노인 3법’이다. 이 가운데 기초노령연금법안은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과 7월부터 각각 만 70세 이상 60%와 만 65세 이상 노인 300만명에게 8만 9000원씩 연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최소 10개월 이상 소요될 준비기간을 감안할 때 “기초노령연금법안이 제때 시행되는 게 어렵게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칫 정쟁에 휩싸여 ‘도중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선발과 교육에 3개월가량, 전산시스템 확보에 7개월가량 소요된다.”며 “300만명에 이르는 대상자 파악과 신청 접수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과 2004년 연거푸 국회에 제출된 뒤 지난해 11월에야 상임위를 통과한 국민연금개혁법안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복지부측은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법안이 미뤄지면서 날마다 800억원의 부채가 쌓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현행 9% 보험료율을 해마다 0.39%포인트씩 올리고, 동시에 평균소득의 60%를 받는 급여수준을 50%로 낮추는 법안 통과가 미뤄졌기 때문이다.KDI통계 결과, 다음 임시국회로 미뤄지면서 예상치보다 약 30일치 증가된 2조 4000억원의 연금부채가 새로 생겨났다.내년 7월부터 치매 등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도 마찬가지다. 이 법안은 한해를 넘긴 논의 끝에 지난달 22일에야 상임위를 통과해 처리가 예상됐으나 정쟁에 휩싸여 표류하고 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주택법 표류, 시장동요 우려한다

    주택법 개정안이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사학법 연계 전략과 이를 수용한 열린우리당의 무원칙이 얽혀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무산된 것은 유감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주택법과 사학법의 ‘빅딜’을 추진한 발상 자체가 애초에 무리였다. 주요 법안에 이런 식으로 정당마다 정치색을 입히면 누더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택법안은 건설교통위에서 일부 수정을 거치는 등 정치권의 합의가 이루어져 본회의 표결만 남겨두고 있었다. 민생을 조금이라도 염려했다면 얼마든지 사학법과 별개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택법이 표류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또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가 지난 연말부터 잇따라 내놓은 3차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은 겨우 진정된 상태다.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려면 법이 제때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주택법 입법이 이렇게 시간을 끌면 집값은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 이달 중순에 임시국회를 열어 주택법을 처리한다지만, 정치권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학법과 계속 한 덩어리로 묶어 놓으면 다음 회기에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따라서 국회는 주택·사학법의 연계를 당장 철회하고 합의한 법안부터 처리하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주택법안이 9월부터 시행된다고 해서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시장은 지금 이사철과 맞물려 입법이 늦어지면 대기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한다. 정부가 시중 유동자금을 줄이고 주택대출을 제한해 집값 급반등을 막고 있지만, 다음 회기에서 입법이 또 좌절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시장의 안정을 지속하고 신도시·주택공급 계획 등 정부의 후속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국회는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 국립대 ‘2009년 법인화’ 합의

    정부가 각 부처 및 교직원 노조 등의 이견으로 표류해온 국립대 법인화 관련 최종안을 마련, 이달 중 입법예고할 예정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09년부터 대학 이사회가 대학운영의 전반적인 권한을 갖는 국립대학 법인이 탄생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 고위관계자는 4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국립대학 법인화 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학 교직원의 연금문제에 대해 관련 부처가 최종 합의했다.”면서 “3월 중 국립대학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입법예고하고 4월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학 교직원의 연금을 현재 공무원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전환하고 국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의무화하는 등 주요 내용에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가 최종 합의함에 따라 국립대 법인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쟁점이 됐던 연금문제는 사학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분 보전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의무화해 연금수령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또 법인이 되더라도 국립대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의무조항으로 남겼다. 법인화 과정에서 대학의 소유재산을 처분할 때는 재정경제부와 상의토록 했다. 정부는 2010년까지 서울대, 인천대 등 3∼4개 국립대의 법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교수협의회, 민주노동당 등이 법인화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계획대로 연내 국회 통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나라, 국정 책임감은 1%미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한나라당은) 국민에 대한 책임성, 국정에 대한 책임성은 1% 미만”이라고 말해 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국민연금법안’ ‘기초노령연금법안’의 법사위 표류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 99%’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언급에 대해선 “여러 객관적 지표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번복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출입기자들이라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 장관은 연금법안 처리 지연을 성토하며 한나라당은 물론 박명재 행정자치부장관, 민노당까지 거론했다.“(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법사위원장과 이주영 법안2소위 위원장은 모두 합리적 견해를 갖고 있는데 당 지도부에서 못하게 하는 것 같다.”면서 “강재섭 대표를 만나고 싶은데 만나주지 않는다. 대통령 만나기보다 힘들다.”고 비꼬았다. 이어 박 장관에 대해 “그런식으로 하면 물건너 간다. 앞으로 50년 동안 못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공무원연금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박 장관과 다시 충돌한 것이다. 민노당도 예외가 아니었다.“정부에 비판적인 민노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하고 있다. 공무원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며 전선을 확대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탈당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탈당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진경호 논설위원

    여당이 사라졌다. 아니 소멸했다. 뭉치면 죽기라도 할 듯이 게릴라처럼 흩어졌다. 그제는 수석당원 노무현 대통령이 탈(脫)열린우리당을 선언했다. 당을 지키려 당을 떠난다니,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신파극이 따로 없다. 비극적 희극이다. 사실 정치적, 정서적으로야 여전히 한 몸이니 위장이혼이나 다를 바 없다. 헤어지는 게 아니라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허접스러운 연극도 이렇지는 않다. 객석 반응이 시원찮다고 공연하다 말고 무대를 떠나는 배우는 없다. 너희들끼리라도 잘 하라며 털고 나가는 연출가도 없다. 지난 50여년 미국에서 당적을 바꾼 국회의원은 16∼17명에 불과하다(한국국회론, 김현우). 심지어 1983년 민주당적을 버린 필 그램(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한 뒤 보궐선거로 유권자의 신임을 물어 공화당 의원이 됐다. 지난 218년 43명의 미국 대통령 가운데서도 탄핵을 당한 인물은 있어도 당적을 버리거나 바꾼 인물은 없다. 있다면 쿠데타가 끊이지 않는 베네수엘라에서 80년대 후반 자신이 창당한 기독사회당을 탈당, 국민연합당을 만들어 재집권에 성공한 라파엘 칼데라 대통령(현 차베스 대통령의 전임) 정도다. 네번째 ‘재임 중 탈당 대통령’이 나왔다. 대통령 탈당이 1992년 이후 5년마다 대선과 함께 어김없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된 것이다. 국회의원의 줄탈당, 집단탈당이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16대 국회만 해도 그 4년간 세 번 이상 당적을 바꾼 의원이 50명을 넘는다. 이전 국회에서도 11대 55명,12대 81명,13대 52명,14대 75명,15대 56명이 당적을 바꿨다. 탈당을 밥 먹듯 하는 건 그리 해도 살아남기 때문이다. 아니 살아남고자 탈당하는 것이고, 국민의 정치 무관심과 새것 선호증후군, 이해하기 어려운 관대함이 탈당과 분당, 합당의 옥토(沃土)가 돼 왔다. 지금 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버젓이 화장을 고치고, 신장개업에 나선 것도 이런 한국형 정치토양의 힘을 믿는 까닭이다. 책임은 나누고 기회는 더하는 ‘남는 장사’라는 계산인 것이다. 민심을 잃은 대통령은 재기(再起)에 방해가 되니 그만 나가달라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당에 도움이 안돼 미안하다며 탈당을 선언한 노 대통령의 만찬 표정은 비장하고 침울했다고 한다. 국민은 당장 국정이 걱정이건만 그들은 당과 자신들을 걱정했다. 국민과 국정은 그곳에 없었다. 노 대통령이 탈당과 관련해 당원들에게 편지를 쓴다고 한다.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 당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 게 아니라 민심을 외면하다 결국 여당 간판을 내리고 책임정치,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데까지 이른 것을 사과해야 한다.4년 중임제 개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켜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대통령이 당익(黨益)을 위해 앞장서 책임정치를 훼손하는 이 이율배반을 설명해야 한다. 야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들어 국정 표류의 책임을 반분하고, 빈사 지경의 여당은 신당의 옷으로 갈아입혀 새것에 목마른 민심을 파고들고자 하는 선거공학적 발상은 아닌지 고백해야 한다. 패배자까지 껴안음으로써 천년 로마제국의 버팀목이 됐던 ‘클레멘티아’, 그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남은 1년이라도 배우고 흉내내보겠다고 다짐해야 한다.‘배제’와 ‘닫힌 그들’로 4년을 보낸 터라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국민을 위로해야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여당 없는 국회 민생 표류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선언으로 국회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의원들의 집단탈당에 이은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지위가 사라진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한나라당은 제1당이 됐다. 양측이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상임위원장 배분 등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펴면서 23일 본회의가 취소되는 등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사위가 본회의로 넘긴 법안이 한 건도 없어 전날 저녁 급히 교섭단체 합의를 갖고 이날 본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국회 건설교통위도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민간택지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28일 오전 10시 소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노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 국회 상임위 위원장 및 의석수 재배분, 국회 본회의 의석 재배치 등에 대한 협상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국회에서 최대 현안인 사학법 재개정을 사법개혁 법안 등 각종 쟁점 법안과 원내 1당 몫인 국회 운영위원장 선거와 연계키로 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원구성 재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면 부동산법 등 각종 민생 법안 처리가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 2월국회에서 로스쿨법 등 사법개혁 법안과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 등 민생입법처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4월과 6월 국회는 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와 정계개편, 대선 후보 경선 등으로 쟁점 법안 처리를 기약할 수 없어서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협력한다면 우리도 로스쿨법 처리 등에 전향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김충환 공보부대표도 국회 브리핑에서 “3월5일 사학법 재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며 “이는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의를 통해 타결이 되면 좋지만 타결되지 않을 경우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반면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학법으로 민생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한나라당에 경고했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도 “한나라당이 그나마도 미흡한 정부와 열린우리당 안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은 고통받는 민심에 완전히 등돌린 형태이자 투기비호당임을 자임한 것”이라면서 “향후 발생하는 집값 폭등은 전적으로 한나라당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락 나길회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이자제한법 필요성 보여준 대법 판결

    개인간 돈거래에서 사회 통념을 넘는 높은 이자라면 초과 부분의 원리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나아가 채무자는 이미 지급한 원리금 가운데 일부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자제한법 제정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경제적 약자 보호에 적극적인 해석을 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정부가 이자제한법 입법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판결은 고리(高利)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부업법이 있지만 등록된 대부업자에 한해 연 66%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주변에선 우월적 지위의 고리 사채업자들로부터 고통당하는 피해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돈을 받아내기 위해 폭력배가 동원되고, 전문 해결업체가 성업중인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자제한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돈 없는 서민들이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논리만으로 계속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자제한법은 지난해 의원발의로 국회에 상정돼 있다. 그러나 정부에선 법무부와 재경부의 의견이 달라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았던 재경부도 최근 긍정적으로 입장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판결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법안을 정리하길 당부한다. 더불어 지하의 고리채 시장이 확산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서민들에게 또 다른 불편과 고통을 안겨선 안 된다.
  • 혼돈의 고려대 어디로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15일 전격 사퇴한 것은 다른 대학과 달리 학내 문제에 강력한 영향을 지닌 교우회의 압박이 가장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 총장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던 재단 반응과 규정에도 없는 ‘신임 투표’라는 깜짝 승부수를 던졌지만 40%에도 못 미치는 낮은 투표율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교우회와 재단, 교수사회 3중 압박으로 사퇴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교우회는 이날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 사태에 대해’라는 회보 기사를 통해 “이 총장은 물론 전체 고대 사회가 입은 상처가 만신창이라고 할 만큼 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장이 대내외적으로 총장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박종구(삼구그룹 대표이사) 교우회장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 멤버 가운데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우회의 한 관계자는 “교우회장을 비롯,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 ‘이 총장이 무리하게 버티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한 빨리 파문이 수습되기를 기대했던 재단도 이 총장이 상의 없이 신임투표를 제안한 데 대해 불쾌해 했다는 후문이다. 현승종 이사장이 지난 12일 “학술적인 문제를 인기투표로 해결해야 했나.”라면서 불쾌감을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문이 장기화하면서 이 총장이 임명한 보직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 대립이 이는 등 내분이 있었던 것도 사퇴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됐다. 한 교수는 “며칠 전부터 일부 처장들이 용퇴를 직언했다. 외부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던 이 총장으로선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었다.”고 설명했다.●총장 지명제 도입 논란 일 듯 이 총장의 전격 사임으로 102년 역사의 고려대는 한동안 표류하게 됐다. 대내외적인 이미지 손상도 치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더 이상 혼란과 행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김호영 교무부총장과 처장단 13명의 사표는 반려할 것”이라고 밝혀 최악의 행정공백은 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우선 김 부총장에게 직무대행을 맡긴 뒤 별도의 총장 서리를 임명, 새 총장 선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현 이사장은 “현재의 간선제나 직선제 총장 선출제 모두 문제가 많다.”면서 “재단이 총장을 직접 지명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또다른 갈등도 예상된다. 고려대가 총장 선출방식을 직선제에서 현재의 간선제로 변경했던 2002년 12월 당시 교수 사회의 강한 반발이 일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재단의 개선방안은 교수들과 재단간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많아 보인다. 한편 이 총장의 사표를 공식 수리하고 새로운 총장 선출제도를 논의할 재단 이사회는 오는 23일 열린다.●교수사회 자성의 목소리 이중호(전북대 윤리교육과)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논문표절 진위를 떠나 학교 갈등의 시비거리를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로나 개인으로나 사퇴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교수사회도 자성하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거용(상명대 영어교육과) 전국교수노조 학문정책위원장은 “당초 학문적 차원이 아닌 권력게임 차원에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결국 논문의 진위 규명이 아닌 총장 자리를 둔 정치싸움이 되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고려대 과학기술대 H교수는 “도덕적인 정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총장도 깨달은 것 같다. 고려대의 자정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대 N교수는 “그동안 섭섭했던 감정을 털어놓고 파문의 본질인 연구윤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일영 이문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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