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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금융위기로 시기 지연… 관료들 보신주의로 잇단 표류

    세계 금융위기로 시기 지연… 관료들 보신주의로 잇단 표류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 요란스럽게 추진됐던 국유은행 민영화와 채권단 소유기업 매각 등 대형 인수·합병 이슈들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불안하게 전개돼 온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는 급기야 연말에 유력 인수후보로부터 퇴짜를 맞는 상황에 놓였다. 불과 몇달 후를 예측하지 못한 정부의 무사안일이 1차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갖은 논란 끝에 2014년 4월 말로 민영화 일정이 연기된 산업은행도 공무원들의 간섭과 압박으로 이렇다 할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영화를 위해 국내외 상장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손발을 묶어 놓고 있다. 1987년부터 추진된 IBK기업은행 민영화는 2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제자리다. 정부는 2010년까지 소수지분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현대건설도 법적 소송을 거치고 난 뒤에야 새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고, 하이닉스와 대우조선해양 등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민영화로 최대 30조원가량의 기금을 마련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 2007년 11월 13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중소기업 초청 강연회에서 한 말이다. 당선된 뒤 이 대통령은 “산은의 투자은행(IB) 부분을 떼내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합쳐 분리·매각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검토하고 있던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보다도 더 공격적인 민영화 계획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공약’(空約)이 됐다. 공회전만 요란한 MB 정부의 은행 민영화, 대체 왜 그런 것일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닥쳤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투자은행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은행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세계적 흐름이 됐다. 국책 은행들의 공적 역할도 강조됐다.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에,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에 매달려야 했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11월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부임했지만 금융위기 때문에 기업 구조조정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다 보니 마음에 들 만큼 민영화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료들이 은행산업에 대한 청사진 없이 민영화에 몸을 사린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우리금융이 대표적 사례다.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광주·경남·평화·하나로종금이 합쳐져 2001년 출범한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해묵은 과제였다. 당초 예정보다 늦은 지난 10월 30일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냈고, 지난달 26일 입찰 인수의향서(LOI)를 마감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연내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마무리하고, 내년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는 게 당초 계획이었지만 스케줄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인수 주체였던 우리금융 측 컨소시엄이 예비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사실상 좌초됐다. 정부는 민영화 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새 매각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중단으로 다음 순서였던 산은과 기은 민영화도 꼬이게 됐다. 둘은 다음 정권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산은은 지난해 4월 산업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때 정부의 로드맵은 2010년 국내 상장, 2011년 해외 상장이었다. 민간에 최초로 지분 매각이 이뤄지는 시점도 법 개정을 논의할 때에는 2011년으로 잠정 결정됐지만 최종적으로 2014년 4월로 늦춰졌다. 또 산은에서 정책금융공사가 분리될 때 기업 구조조정 등 국책은행의 역할은 정책금융공사가 맡기로 했다. 하지만 민영화가 지지부진되면서 산은과 정책금융공사 간 경계가 모호해졌다. “산은이 두 개 생긴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산은지주 민 회장은 “민영화가 계속 지연되면 산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 자율기관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은도 소수지분 매각과 중소기업은행법 개정 등의 방식으로 민영화가 진행될 계획이었다. 기은은 내부적으로 내년에 산은처럼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보유한 기은 지분은 65.13%로 소수지분 매각이 올해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與 소장파 ‘강행처리 거부’는 新국회 시험대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물리력에 의한 의사 진행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새해 예산안을 강행처리하는 과정에서 빚었던 국회 폭력사태를 더 이상 재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폭력국회에 가담할 때는 언제고, 뒤늦게 반성을 빙자한 정치쇼를 벌이느냐며 깎아내리기도 한다. 그들의 행위를 놓고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등의 과거형 내지 현재형 논쟁에만 함몰되면 선진국회는 요원해진다. 의회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도록 발전적 계기로 삼는 미래형 접근이 필요하다. 소장파 의원 22명이 집단 항명을 불사하고 나선 이유는 다름 아니다. 3년째 빚은 국회 폭력사태로 이반되고 있는 민심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김영삼 정부 때의 노동법 날치기, 정두언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떠올리며 후폭풍을 걱정한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그들을 향해 비겁한 행태라며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쇼든 뭐든, 정치인이 민심에 다가가려는 행위를 나무랄 수는 없다. 중요한 건 한나라당 의석이 171석이고, 한나라당은 그들의 협조 없이 단독 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강행 처리를 포기하고,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야당의 근본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다수당이 무장해제 당하는 꼴만 될 뿐이다. 다수당의 횡포인 강행 처리를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로 인해 국회는 올스톱되고, 국정은 표류할 공산이 커진다. 이런 부작용을 차단하려면 다수결 원칙이 지켜지는 국회를 먼저 세워야 한다. 국회 폭력의 출발점인 물리력 행사부터 제도적으로 끊어야 가능하다. 소장파의 결단이 일회성에 그치면 선진국회는 공염불이 된다. 그들의 정치 생명은 물론이고 국회를 바로 세우는 일은 허사가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급하지만, 더 늦기 전에 국회 폭력방지법 등 선진화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야당엔 필리버스터, 즉 의사진행 방해권 등 소수 의견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래도 야당이 거부한다면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강행처리’는 국민이 나무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 서울 자율고 추가모집도 미달 속출

    서울 자율고 추가모집도 미달 속출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은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 12개 가운데 9곳이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해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결원이 많은 자율고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학급수 감축이나 자율고 지정 취소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정책 추진과 집행을 맡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당국의 정책만 믿고 지원한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12곳 가운데 9곳 정원 못 채워 시교육청은 17일 2011학년도 자율고 추가모집 인원을 집계한 결과 용문고에서 387명의 결원이 생기는 등 9곳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인고·이대부고·현대고 등 3곳만 추가모집을 통해 예정된 정원을 확보했다. 저소득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서도 7곳에서 결원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A자율고 관계자는 “대통령은 핵심 정책으로 자율고를 제시했지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정부와 일선 교육 당국의 정책적 견해 차이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다 정부의 ‘지원 없는 정책’도 자율형 사립고 표류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정원 미달 학교 대부분이 올해 신설된 학교로, 교육 환경을 검증받지 못한 약점이 학생 모집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첨제 선발로 우수학생이 몰릴 수 없는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정부의 성급한 정책 추진을 문제 삼는데도, 정작 교과부와 교육청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에만 자율고가27개인 것은 좀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부 정책 실패를 시인하면서도 “(자율고의) 지정·취소는 어디까지나 시·도 교육감의 고유 권한”이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교과부·서울교육청 ‘책임 떠넘기기’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의 중3 학생이 11만여명뿐인데도 정부는 10%에 해당하는 1만 462명을 자율고 정원으로 지정, 수급불균형을 초래했다.”면서 “사태가 이런데도 교과부는 내년까지 자율고를 100개교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 고교입시에 대한 요강과 입시 운영 방안은 지난해 결정된 것이어서 미달됐다고 추가 모집하거나 전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현대건설 어떻게 되나

    현대건설 채권단이 15일 현대그룹의 2차 제출 서류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공이 어디로 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 작업을 중단하거나 현대자동차그룹에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넘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 작업은 당분간 법정으로 무대를 옮겨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그룹이 제기한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 ▲채권단 결정에 대한 현대그룹의 추가 대응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획득 등에 따라 국면이 달라질 전망이다. 분수령은 채권단 전체회의가 열리는 17일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채권단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앞으로 지루한 법률 다툼과 소모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채권단 사이의 ‘3각 법정 공방’은 이미 불길이 세차게 타오른 상태다. 제기된 소송만 5건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25일 현대차그룹의 일부 임원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고소한 뒤 현대차그룹에 손해배상 소송, 이의제기 금지 가처분신청을 잇따라 제기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그룹을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에 대해서도 MOU 해지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채권단도 향후 불거질 민·형사 소송에 대비해 법률 검토에 돌입했다. 핵심은 현대그룹이 제기한 MOU 해지 금지 가처분신청.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다면 2라운드는 물고 물리는 소송전으로 발전한다. 현대그룹은 앞서 현대그룹 채권단의 재무약정 체결 요구에 맞서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을 끌어낸 바 있다. 만약 MOU가 해지되거나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더라도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가면 특혜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현대그룹도 추가 소송으로 맞대응하게 된다.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한 채권단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류 접수 하루 만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채권단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재입찰론’과 ‘현대건설 독자경영론’ 등 “(금융당국이)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 인수·합병(M&A)과 달리 현대건설 매각은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도 있다.”면서 “손실분담의 원칙, 최소 비용의 원칙 등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정립된 원칙이 이번 매각에선 무너져 혼란을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고차방정식으로 뒤엉킨 상태에선 강화된 조건에서 재입찰을 하거나 국민주 매각 방식 등을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사태를 방치했다는 주장도 있다. 강화된 M&A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뒤늦게 현대그룹이 구해 온 인수자금의 출처를 따지는 유례 없는 촌극을 빚었다는 것이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최근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공적자금 투입 기업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매각의 법률 기준 미비를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은 “노조도 굳이 현대건설을 매각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현대건설 매각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은 이제 정권차원의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현대그룹, MOU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

    대출계약서 제출 최종 시한인 14일이 다가오면서 현대건설 인수전이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주식 매각 양해각서(MOU)를 해지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며 외환은행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채권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 중에 심판을 고소한 격이라고 했다. 현대그룹과 현대차, 채권단이 서로 물고 물리는 소송전으로 묶이면서 현대건설 매각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더라도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최종 주인이 정해지거나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현대그룹은 10일 우선협상권자의 권리와 지위를 보전하기 위해 MOU 해지 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끊임없이 이어진 현대자동차의 무차별적 의혹 제기와 불법적 인수절차 방해 행위에 더해 채권단이 정상적인 매각절차 진행을 하지 않고 MOU 해지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에 따라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과 채권단을 싸잡아 비난했다. 현대그룹은 “인수조건과 평가기준 등 모든 조건이 현대차에 유리하게 설정된 불공정한 상황에서도 법과 채권단이 제시한 규정을 이행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면서 “그러나 현대차는 결과를 부인하고 입찰 규정과 법을 무시하면서 채권단과 관련 기관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선협상 대상자를 보호해야 할 채권단도 적법하게 체결된 양해각서를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면서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 속에서 약자가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은 사법부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금 1조 2000억원 등의 경위를 밝히라는 채권단의 요청도 거부한 꼴이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 다툼을 예견하긴 했지만 대출 증명자료 제출 시한(14일) 이전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일단 현대그룹의 소명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외환은행의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 등 실무담당자 3명을 입찰 방해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이 3명과 외환은행에 대해 5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현대차그룹은 “피고발인들은 현대건설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할 의무가 있는 데도 문제의 대출금 1조 2000억원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 과정에서 임무를 저버리는 등 정상적인 입찰 절차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이 지난 7일 “대출계약서에 준하는 ‘텀 시트’(부속서류)를 제출해도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대그룹에 보낸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책금융공사 등 나머지 채권기관과 메릴린치 등 공동 매각주간사도 고소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서로 상대방을 맞고소한 상태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현대차그룹과 임원 2명을 상대로 5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튿날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등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2일에도 현대차그룹에 대해 이의제기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했다. 오상도·윤설영·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제주특별법 개정 무산될 듯

    제주도 4단계 제도 개선안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광객 부가가치세 환급, 해군기지 주변 지역 지원 근거 마련, 국제학교 내국인 자녀 입학 과정 확대, 국도 관리의 중앙정부 환원 등의 시행이 당분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3일부터 법률안 등의 안건 심사를 벌이고 있으나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개정안은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나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영리 병원 도입을 둘러싼 여·야 간의 입장 차이로 심사가 보류됐다. 도는 개정안 처리가 난항을 겪자 영리 병원 조항을 뺀 ‘분리 처리’ 방안을 제시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도는 정기국회 이후 임시회가 열리면 영리 병원을 분리한 개정안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5월 18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6월 23일 행안위로 넘어간 후 5개월 넘게 표류하고 있다. 성석호 제주도 특별자치도추진단장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이달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회에서라도 통과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LH, 부산 강서신도시 사업 철회

    부산 강서 신도시사업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난으로 추진 5년 만에 사실상 무산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LH는 7일 강서구청에서 열린 강서 신도시 사업검토 최종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사업에 필요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며 신도시 사업 철회 입장을 밝혔다. 보고회에서 LH의 용역의뢰를 받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기존 택지개발사업 환지방식으로는 1조원, 사업대안인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녹지율(15.5%)을 최대한 낮춰도 LH가 4607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LH 관계자는 “손실도 손실이지만 전국적으로 LH에서 추진한 사업이 재정난으로 대부분 표류하는 상황에서 자금 투입이 힘들다.”며 “지구단위계획을 통한 개발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민대표들은 LH가 부산시와 함께 주민 동의도 없이 사업추진을 해놓고 이제와서 손을 떼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송정부 강서신도시 주민대책위원장은 “2007년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에 이은 각종 행위제한으로 사업지구에 속한 주민들은 집도 제대로 고치지도 못하고 상권이 침체되는 등 극심한 재산권 피해를 봤다.”며 “LH가 그동안의 주민피해를 보상하든지, 사업을 추진하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LH는 지난 6월 강서신도시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자 6개월짜리 사업재검토 용역에 착수했고 주민들은 LH가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 손 떼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왔다. 강서구 신도시 사업은 2005년 부산시와 한국토지공사의 양해각서 체결로 추진돼 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고양시, 특혜 의혹 사업 전면 재검토

    최성 고양시장이 취임 이전인 전임 시장 때 시작돼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대형사업들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사업들이 중단될 경우 고양시의회 의원들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고, 지역 활성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시에 따르면 최 시장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백석동의 ‘요진부지개발 특혜의혹’과 관련, “비록 전임 시장 시절에 추진된 사업이지만, 시의회와 언론에서 수천억원의 시세차익 특혜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서울 YMCA 골프연습장 허가취소에 대해서는 “역시 전임시장 시절 진행된 허가과정에 명백한 위법성이 있다는 법률자문결과 학습권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고 직권취소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골프장 허가 취소와 관련해서는 현재 서울 YMCA 측이 명예훼손 등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어 전임 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JDS지구 개발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과 영상 산업단지인 브로맥스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법적, 제도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종합적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 시장이 관내 대형 사업들과 관련해 ‘전임 시장’을 언급하자 일부에서는 “전임 시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공직자의 명예회복과 시민제일주의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등 소신 행정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채권단 “현대그룹, 14일까지 대출계약서 내라”

    현대건설 채권단은 6일 현대그룹에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대출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재요구했다. 현대건설이 지난 3일 채권단에 제출한 대출확인서를 놓고 서명 논란이 확산되는 데다 현대그룹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배기 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매각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채권단도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 운영위원회는 회의에서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티시스은행의 대출확인서가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당초 시한인 7일 오전까지 현대그룹이 만족할 만한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5영업일간의 추가 시간을 줘 대출계약서를 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료 제출의 최종 시한은 오는 14일까지이며, 현대그룹이 합당한 이유없이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현대그룹은 소송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커 현대건설 매각작업은 난항을 겪거나 표류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그룹 측은 “채권단의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는 그 유례가 없고 통상 관례에 벗어난 요구로 양해각서(MOU)상 채권단과 합의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반발했다. 한편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에 관해 법률 검토를 진행했지만 이를 통해 무담보·무보증으로 1조 2000억원을 어떻게 빌렸는지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고양 명품 자족도시 개발 표류

    경기 고양시가 ‘명품 자족도시 개발’을 목적으로 시가화 예정지로 지정했던 장항·대화·송포동 일대 일명 ‘JDS 지구’ 개발이 경기도와의 입장차로 표류하고 있다. 6일 경기도와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2008년 10월 6일 장항·대화·송포 일대 28.166㎢를 개발하기로 하고 자체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이는 기존 일산 신도시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로 시는 지난 10월 13일 해당 지역에 대한 건축행위제한을 해제,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최성 시장이 지난 3일 시의회 제155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통해 JDS 지구에 대한 도의 입장 발표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해당 지구를 둘러싼 도와의 입장차가 확연해지고 있다. 최 시장은 “JDS지구는 일산신도시의 두배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먼저 경기도나 국토해양부의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선행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김문수 지사가 지난달 11일 도의회에서 JDS지구는 수도권에서 남은 최대·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가용지로 앞으로 고양시와 경기도시공사, LH공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정책적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기본구상안 초안을 도와 협의하는 한편 조속한 도의 입장 표명을 정식 문서로 요청하는 등 정책적 결정을 촉구했다. 반면 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JDS 지구 건설을 담당할 시행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당 지자체인 고양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좋은 입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JDS 지구는 경기도와 고양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어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열린세상]한 사람/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한 사람/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올 12월은 유난히 뒤숭숭하다. G20 서울 정상회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왜 낭보가 없었으랴마는 느닷없이 터진 북의 연평도 도발이 피해당사자들에게는 물론 국민들, 나아가 전세계인에게 큰 충격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국내적으로는 미해결 과제로 표류 중인 여러 현안들과 갈등요인들, 그리고 이기주의의 파편들이 사회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 저자특강 초빙으로 여전히 빼곡한 강의 일정 현장에서 만나는 서민들의 가슴은 혹한이 오기도 전에 이미 꽁꽁 얼어 있다는 느낌이다. 과연 누가 닫힌 이들의 마음을 열어줄 것이며, 누가 오그라든 이들의 손을 펴줄 것인가? 그들을 위로한답시고 주유하는 필자마저 올 연말엔 문득 고독한 영혼이 되어 ‘한 사람’이 마냥 그리워진다.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주고 내 곁에 있어줄 그 ‘한 사람’이 절실히 그리운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자는 2010년을 ‘한 사람’ 단상으로 출발했다. 연초에 영화를 소개하는 한 케이블 방송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다.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 메시지를 통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취지를 듣고, 그냥 쉽게 수락했다. 기억을 뒤져 보니 빈약한 목록 가운데 1994년 오스트리아 빈 유학시절에 본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기회주의자였던 오스카 쉰들러(Oscar Schindler)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 크라코에 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치 당원이 되어 뇌물을 바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한편 공장 노동자로 죽음의 수용소에 잡혀 온 유대인들을 차출 받아 인건비 한 푼 안 들이고 공장을 운영한다. 그러면서 유대인 회계사 스턴과 가까워진다. 이후 쉰들러는 유대인들 사이에서 그의 공장이 ‘천국’이라는 소문이 돌아 위기를 느끼지만 독일군에게 뇌물까지 바쳐가며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을 빼내오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그러던 중 쉰들러는 수용소의 나머지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로 이송될 것이란 얘기를 듣는다. 독일군의 만행에 회의를 품고 유대인들을 구해낼 결심을 한 쉰들러는 스턴과 함께 구해낼 노동자 리스트를 작성한다. 영화 제목인 그 생명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바로 그 대목에서 필자는 최고의 명장면을 만났다. 쉰들러와 그의 유대인 동료 스턴이 1000명이 넘는 구명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그것이 모두 그 두 사람의 기억에서 나온다. 어떻게 그 많은 이름을 일일이 기억해 낼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거기서 두 가지 메시지를 발견했다. 우선, 쉰들러가 그들을 죽음의 수용소에서 구해 낼 때 자신이 소중히 여겼던 물건 하나하나를 팔아서 값을 지불했기 때문에 기억이 났다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1000명이라는 숫자가 그냥 한꺼번에 1000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결국, 쉰들러 리스트에 속한 사람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독일군의 손에서 구출된다. 그 후 독일의 패배로 전쟁은 끝이 나고, 쉰들러는 소련군을 피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공장을 떠나기 직전 유대인들은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한 구절을 새긴 반지를 만들어 그에게 건넨다. 쉰들러는 유대인의 따뜻한 환송에 감동과 아쉬움을 교차하며 오열한다. 그가 남긴 마지막 대사는 긴 여운으로 만인의 가슴에서 오늘도 공명하고 있다. “더 살릴 수 있었어. 돈을 좀 더 벌었더라면…. 난 돈을 너무 많이 탕진했어. 이 차를 팔았으면 10명은 구했을 텐데. 이 (금)핀은 두명 아니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구했을 텐데….” ‘한 사람’은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찬바람이 몰아치고 어둠이 깔리고 있는 동네 뒷골목 그 어디쯤에서 그 한 사람이 콜록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기억 속의 쉰들러는 사제인 필자의 신원을 부단히 확인시켜 준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 [기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앞당기자/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기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앞당기자/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2003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행성 ‘이토가와’의 암석 샘플 채취를 위해 탐사선 ‘하야부사’를 발사했다. 하야부사는 예정대로 임무를 수행했지만, 엔진 고장과 통신 두절로 인해 3년 동안 우주공간을 떠돌다 지난 6월 기적적으로 지구로 귀환했다. JAXA 과학자들의 노력과 기술력이 이뤄낸 하야부사의 귀환은 일본의 과학기술력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람들은 하야부사의 귀환을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그 기적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일본은 1900년대 초부터 기초 자연과학 분야에 국가적 지원을 해왔으며, 이런 노력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 문부과학성은 ‘과학기술 입국’을 국시로 재인식,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세계가 놀랄 만큼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기초과학이야말로 응용과학의 기반이자, 경제발전의 토대가 된다.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릴 때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2월 국회에 제출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조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표류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취지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 가속기 등 첨단 기초과학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첨단지식산업단지, 비즈니스 인프라 등과 연계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거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구상하면서 모델로 삼았다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1954년 설립된 후 수많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이 연구소가 운영하는 강입자 가속기는 초기 설치비용만 약 29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로서 새로운 분야의 연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기 위해 매년 전 세계에서 8000여명의 과학자가 찾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과학벨트가 조성되면 세계의 과학자들이 모여든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집적될 과학벨트는 우주 개발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학벨트는 거의 모든 분야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우주기술이 다른 기술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엄청난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러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토대로 국제적인 공동연구와 협력의 장이 마련되어 우리나라 우주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어떤 꿈을 꾸고,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우리 과학기술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최고의 기회가 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이 하루빨리 추진되기를 기원한다.
  • 울산암각화 보존대책 표류

    수몰로 훼손되고 있는 울산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대책인 수문설치가 국비 미확보로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반구대암각화의 영구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문설치비 45억원과 대체 수원확보를 위한 울산권 상수도조사관리 예산 10억원을 국비에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사연댐 수문설치로 줄어든 식수원을 경북 운문댐에서 공급받는 방안에 대해 울산·대구·경북 간의 이견이 좁아지지 않아 수문설치 예산을 우선 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류성걸 재정부 차관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울산·대구·경북 지역 간의 취수원 확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향후 조율을 거친 뒤 수문설치 예산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도 예결위 답변을 통해 “울산·대구·경북 3개 지자체가 수원확보·반구대암각화 수문설치 등에 대해 갈등을 겪고 있어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총리실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관련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했다. 따라서 사연댐 수문설치 예산 45억원의 국비 반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구대암각화는 1965년 축조된 사연댐으로 인해 1년 중 상당기간 물속에 잠겨 있어 훼손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성남 산하기관 이사 임명동의안 부결

    지방선거 이후 성남시가 처음으로 요구한 산하기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이 다수당인 성남시의회 한나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며 자질론을 들고 나왔고, 민주당 의원들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29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최근 열린 174회 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성남문화재단 정은숙(세종대 성악과 교수) 대표이사와 청소년육성재단 장건(성남평화연대 공동대표)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16명이 퇴장한 가운데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 18명이 단독으로 반대표결했다. 이종덕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후임으로 재단 이사회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정 교수는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형수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인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지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반대 이유에 대해 “전문 경영인이 아니어서 자격과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성남시의회 민주당협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당의 전횡적인 횡포를 저질렀다.”고 비판했으며 성남시도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의 문화욕구 충족 사업과 청소년 사업의 표류가 상당 기간 불가피해졌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성남시의 대표적인 두 산하단체의 실질적인 운영 책임자가 임명되지 못함에 따라 성남시의회가 다시 열리는 내년 1월까지는 성남시 문화사업과 청소년 관련 사업이 파행운영될 전망이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50일의 기적… 뉴질랜드판 ‘허클베리 핀’

    50일의 기적… 뉴질랜드판 ‘허클베리 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살아야 했다. 타들어 가는 목을 축이려 바닷물을 삼켰다. 갈매기도 잡아먹었다. 그리고 끝내 살았다. 남태평양을 50일간 표류하던 10대 소년 3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실낱같은 기대조차 내려놓은 가족들이 이미 장례까지 치른 뒤였다. 최근 광산 붕괴로 29명의 광부를 잃었던 뉴질랜드인들이 사지에서 돌아온 이들 소년 3명의 생환에 환호하고 있다. ●생환기대 내려놓은 가족, 장례도 치뤄 뉴질랜드령 토켈라우제도에 사는 사무엘 펠레사(15)와 필로 필로(15), 에드워드 나소(14)는 지난달 초 바로 건너편 섬으로 건너가려고 작은 모터보트에 몸을 실었다. 친척 사이인 이들은 추억을 쌓으려 여행길에 나선 것. 그러나 소년들의 즐거운 여행은 불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악몽으로 변했다. 출항 몇 시간 만에 방향감각을 잃고 조류를 따라 하염없이 바다로 흘러내려 간 것이다. 이들은 표류 이튿날까지 간식거리로 가져왔던 코코넛을 쪼개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소년들의 사투는 먹을거리가 동난 사흘째부터 시작됐다. 펠레사 등 3명은 몸에 걸쳤던 방수포를 벗어 빗물을 받아 마시며 침착하게 탈수증세를 막았다. 그러나 빗물이 주린 배까지 채워주지는 못했다. 수면 가까이 헤엄쳐 가는 물고기나 멋모르고 보트에 내려앉은 갈매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표류 한달을 넘기면서 하늘마저 소년들을 버리는 듯했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날이 며칠째 이어지자 아이들은 바닷물에 손을 뻗었다. 염분이 섞인 물을 많이 마시면 자칫 콩팥을 해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머릿 속이 뿌옇게 변해가던 소년들은 무의식적으로 바닷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매몰광부 잃은 뉴질랜드 소년들 생환에 환호 조난 50일째. 소년들에게 마지막 생환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 배를 탔던 토켈라우제도에서 1300㎞ 떨어진 피지섬 인근까지 떠내려온 10대들은 3㎞ 남짓 떨어진 곳에서 어스름한 물체를 발견했다. 참치잡이 어선이었다.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소년들은 미친 듯이 손을 흔들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어선은 천천히 조난보트로 다가왔고 선원들은 소년을 한명씩 어선 위로 끌어올렸다. 선원들의 침착한 대응도 빛났다. 항해 직전에 배운 대로 소년들에게 구급약을 먹였고 자신들이 먹으려 했던 흰 빵과 오렌지, 사과 등을 기꺼이 내줬다. 50일 만에 꿀맛 같은 식사를 한 소년들은 천천히 힘을 찾아갔다. 1등 항해사인 타이 프레드릭슨은 “(소년들이)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지만 정신력은 매우 강해 보였다.”면서 “우리가 이 바닷길로 항해하는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소년들을 마주친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소년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향 마을은 초상집에서 잔칫집이 됐다. 실종 직후 뉴질랜드 당국은 공군 정찰기까지 동원해 수색했으나 찾지 못하고 2주 만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가족과 친구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소년들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필로의 아버지 타누 필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적이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울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텅빈 곳간… 지역 현안사업 난항

    지역 현안사업이 예산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대구 달서구에 따르면 본리동 일대에 추진키로 한 종합복지관 건립공사가 3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 종합복지관은 본리어린이공원 인근 2500㎡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2008년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안 돼 내년 착공도 불투명한 상태다. 사업비는 모두 71억원이 들어가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것은 지난해 5억원, 올해 17억 2800만원이 고작이다. 달서구는 내년에 22억원을 더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동구청도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동대구과학고의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를 충당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대구과학고 터 3만 3000㎡ 매입비 89억원을 부담해야 하나 재정이 확보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계약금 9억원을 포함, 36억원만 토지소유권자인 LH에 지급한 뒤 나머지는 3년간 분할해 지급하기로 했다. 또 동대구과학고를 유치하면서 건축비 가운데 20%인 4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내지 않고 있다. 동구청 측은 “동대구과학고의 명칭을 대구과학고로 변경해야 한다.”며 건축비 부담 이전에 교명 변경을 시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45억원을 부담하는 것이 일개 구청으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예산난도 호소하고 있다. 대구 북구의 노곡·조야동 배수펌프장 설치 공사도 관할 지자체에는 뜨거운 감자다. 올해 두 번에 걸친 침수로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예산 확보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2012년까지 사업비 250억원을 들여 건설해야 하는데 북구청의 부담액이 50억원에 이른다. 현재까지 14억원만 확보된 상태로 넉넉지 않은 살림에 나머지 36억원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내년에 이 사업비 예산으로 15억원을 반영해 놓았다. 현안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비를 줄여서라도 우선 반영하고 있지만 솔직히 허리가 휠 정도다.”라고 밝혔다. 경북 문경시가 추진하는 차없는 문화거리도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없는 문화거리는 시청과 경찰서 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촌동 일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8년 추진됐다. 그러나 그동안 이 사업이 후순위에 밀리면서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경시는 사업비 45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구 한찬규·경북 김상화기자 cghan@seoul.co.kr
  • 초미니 지자체 군위군 ‘초호화’ 보건소 논란

    초미니 지자체 군위군 ‘초호화’ 보건소 논란

    인구 2만여명, 재정자립도 10%대의 초미니 지방자치단체인 경북 군위군보건소 청사 등이 개관을 앞두고 호화·과대 청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3일 군위군에 따르면 군위읍 동부리 일대 9978㎡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신축 중인 보건소 및 재가노인지원센터를 다음 달 중 개관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 98%로 조경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방채 발행… 운영비 매년 1억 그러나 올해 재정자립도 14%대로 전국 최하위권인 군이 보건소 등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열악한 재정 여건과 시설 이용 인원이 적은 점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해 호화·과대 청사를 지었다며 논란이 거세다. 여기에다 이들 시설 유지·관리비도 연간 1억 13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가뜩이나 열악한 군 재정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군은 2005년 당초 이 일대 부지 1977㎡에 27억 4700만원을 들여 보건소를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2008년 보건소(3073㎡)와 재가노인지원센터(974㎡)를 함께 짓기로 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변경했다. 따라서 사업비는 당초보다 2.7배 늘어난 74억 9566만원으로 증가했다. 군은 이 과정에서 당시 군 고위층 측근 인사들의 부지를 사업 대상에 포함시켜 특혜 의혹을 샀다. 그러다 군은 지난해 12월 또다시 이들 시설의 신축 부지를 5003㎡로 확대했고, 덩달아 예산도 127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게다가 설계변경까지 더해 총 사업비는 150억 7800만원(군비 120억 2700만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군은 군비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지방채 46억원을 발행하는 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것. 이 때문에 군의 전체 지방채 발행액도 242억원으로 늘었다. ●하루 진료 인원 29명 불과 이들 시설 또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119억 5000여만원이 투입된 보건소(연면적 4076㎡)의 경우 최근 3년간 하루 평균 진료 인원은 29명으로 다른 시·군 40~100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반면 보건소 전체 직원 30명이 차지하는 사무실 면적(1인당 128㎡)은 도내 23개 시·군 보건소 가운데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001년 8억 88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기존 2층 규모의 서부리 군 보건소가 신축 보건소로 이전할 경우 서부리 보건소는 활용 방안이 없어 놀릴 판이다. 재가노인지원센터도 130억원을 들여 노인 환자 40명이 요양할 수 있는 시설로 지어졌지만 실제 이 시설을 이용할 노인 환자 수는 불투명해 예산낭비 초래가 예상되고 있다. 또 군은 지금까지 이 시설의 직영 또는 위탁 등 운영 방식을 결정짓지 못해 자칫 장기 표류마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은 “군이 이용자도 별로 없는 보건소 등의 신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것은 전형적인 혈세 낭비일 뿐만 아니라 군 재정에도 엄청난 부담을 안겨 줄 것”이라며 “일부 시설을 주민 편의시설로 전환하거나 임대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군위군의 인구는 2만 5382명으로 전체의 31%인 7938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하이닉스 새주인찾기 장기화 가능성

    하이닉스 새주인찾기 장기화 가능성

    현대건설이 극적으로 현대그룹의 품에 안기게 되면서 매물로 나와 있는 또 다른 현대그룹 회사였던 하이닉스 반도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운영자금 부담 등에 따라 LG전자 등 잠재 인수 후보군들이 인수를 꺼리고 있어 상당 기간 하이닉스 매각이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기업 규모 17위로 현대건설(23위)보다 더 크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1조 450억원, 3분기 1조 11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하이닉스 지분 보유 현황은 재무적 투자자(FI)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08%)을 제외하고 정책금융공사(5.5%), 외환은행(3.42%), 우리은행(3.34%), 신한은행(2.54%) 등 순이다.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채권단 지분은 2조원(전체 지분 중 15%) 정도. 하지만 하이닉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경기 변동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 실제로 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2008년 연간 영업 적자는 1조 9200억원에 달했다. 막대한 운영비 부담도 만만찮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라인을 하나 증설하는 데만 2조원 이상 들어간다.”면서 “인수 비용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독배’를 쉽게 집어들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범현대가의 하이닉스 인수설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전에 과다 출혈한 현대그룹은 여력이 없고, 현대자동차 등은 하이닉스에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시장에서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기업은 LG전자. 지난 9월 오너가 출신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수장에 오르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 부회장은 구 LG반도체 대표로 재직하기도 했다. 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 역시 최근 “하이닉스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면서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닉스 주인찾기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뜻이다.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매각 우선 순위에 있었던 만큼 내년 초 본격적으로 주주협의회를 통해 하이닉스 매각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PEF는 하나의 선택이고, 일괄 매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자체 대표도서관 건립 표류

    지역 대표 도서관 설립사업이 겉돌고 있다. 눈에 띄는 개발행정에 밀리고 지방자치단체 재정부족과 단체장의 관심 부족으로 사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분권시대 지역중심의 도서관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도서관법을 개정, 16개 시·도에 지역 대표 도서관을 지정 또는 설립, 운영하도록 했다.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서비스 기능을 확대하고 도서관 협력활동을 주도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도서관정책을 실현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책이 발표된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상당수의 지자체는 도서관 신축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지자체에 따르면 16개 시·도 가운데 지역 대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는 제주, 대전, 인천, 부산 등 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기존 도서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는 한라도서관을, 인천시는 인천시립도서관을 대표 도서관으로 지정했다. 부산시는 부산시립도서관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도서관 신설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도서관을 짓지 못하는 것은 지자체의 재정부족 때문이다. 한 곳을 새로 지으려면 평균 100억~200억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정부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가 시·도에 도서관 건립만 의무화하고 정작 예산지원은 나 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200억원을 들여 공공기관 이전 부지를 매입, 대표 도서관을 설립할 예정이었지만 재원 부족으로 검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도청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대표 도서관 건립은 후순위로 미뤘다. 충남, 경북 등은 대표 도서관 건립을 위한 조례제정조차 하지 않았다. 지자체장의 인식도 문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단체장들이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대표 도서관 건립보다 현안사업에 치중하는 나머지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며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문화마당]아마추어리즘의 신선함과 불경스러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아마추어리즘의 신선함과 불경스러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대중음악 시장이 뜻하지 않게 복병을 만났다.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돌 음악만이 당분간 생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굳은 믿음이 깨져 버렸다. 판세를 뒤엎은 주인공은 아마추어들이다. 자신의 음반을 발표하거나,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이들이 음악시장을 호령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단발적 현상은 아니다. 이들이 싱글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차트 상위권에 안착하고 있다. 장안의 화제였던 ‘슈퍼스타K2’(M-net), ‘남자의 자격-합창단’(KBS)에 출연한 아마추어들이 대중문화계 지형도의 한 축을 흔들어 놓았다. 단 한명의 우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이 아니라, 출연했던 자들이 무더기로 주목을 받게 되는 전대미문의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단 한명의 ‘신데렐라’라는 공식을 깬 것도 주목할 일이다. 스타 발굴 오디션 ‘슈퍼스타K2’는 방송 기간 내내 화제였다. 오디션 참가자는 전년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난 134만명.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은 케이블 채널에서 나오기 힘든 수치를 실현했다. 박칼린이 지휘하는 ‘남자의 자격-합창단’ 역시 시청자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며 화제의 인물들을 속속 배출했다. 배다해와 리포터 출신 선우는 이미 앨범을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격’ 합창단이 부른 ‘넬라 판타지아’도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대중음악계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포장된 출연자들의 이미지는 강력한 호감을 형성했다. 창작곡이 아닌, 이미 국민가요로 검증된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통해 가수가 되기까지의 역경을 파노라마처럼 각인시킨 것도 이들이 전폭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요인이었다. 그야말로 스토리텔링 시대에 부합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에서 단물만 고스란히 빨아들인 셈이다. 130만명 중에서 발탁되었다는 수치의 중압감도 대중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은 자신들의 투표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에서도 드라마틱한 감동을 받았을 게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가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차세대 국민대표 가수’라는 인식을 은연중 심어준 것이다. 강력한 응원 세력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거품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포장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머지않아 거품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가 줄기차게 이들을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포털사이트와 언론에서 가십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대중은 피할 수 없는 뉴스의 홍수에 세뇌되면서 점점 브라운관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는 아이돌 그룹에 식상한 대중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의 심리를 시의성 있게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미디어의 권력이 응집하면 주류의 길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목격하게 됐다. 그럼에도 우리 대중음악계는 불황의 바다에 수년간 표류하는 배로 남아 있어야 했다. 음악적 진정성이 외면 받고, 음악이 귀가 아니라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 지 수년이 되었다. 그러한 오류를 범한 시간과 대중음악계 불황의 시간이 겹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은 새롭지 못한 반복적 콘텐츠 앞에서 이내 식상해하고, 냉혹하게 눈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흥미를 잃은 대중은 천편일률적인 음악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명성과 무관하게 소리에 대한 열망의 더듬이로 미지의 세계를 탐닉하는 뮤지션들이 아직도 상당수 있다. 우리 음악계는 몇몇 작곡가와 가요 권력자들이 미디어와 결합하며 제대로 길을 걷지 못했다. 돈 되는 노래는 엇비슷해 누가 누구의 노래인지 도무지 알 길 없는 상실의 길을 걸어왔다. 그래도 가요는 우회적으로 시대정신을 반영했건만, 그것마저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새로운 화법의 음악을 만들고 고민하는 일보다 당장 내일의 밥벌이를 고민하는 오늘의 일그러진 모습은 화려함 뒤에 감춰진 추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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