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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탐방-코레일] 용산개발사업 무산으로 자본 감소·부채 증가…공영개발 대신 상품성 갖춘 뒤 매각 방안 거론

    [공기업 탐방-코레일] 용산개발사업 무산으로 자본 감소·부채 증가…공영개발 대신 상품성 갖춘 뒤 매각 방안 거론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결국 최종 사망선고를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토지소유 요건 미달로 자격이 상실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도 고시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달 5일 대한토지신탁에 토지대금 2조 4167억원을 최종 반납한 후 관련 토지(10만 6400㎡)에 대한 소유권을 원상회복했다.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는 자격(국·공유지를 제외한 2/3 이상 소유) 요건에 미달하는 59.6%만 갖게 돼 자동으로 사업권을 상실했다. 2007년 8월 사업 계획 발표 후 6년여간 표류한 용산개발사업은 이로써 백지화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코레일의 부채 해결을 위해 용산 철도정비창 등 철도부지(35만 6492㎡)와 서부이촌동 일대 등 총 51만 8692㎡ 부지에 랜드마크 타워와 호텔·백화점·주상복합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요지라는 점에서 개발 청사진이 공개되자 관심이 집중됐다. 사업자가 제시한 철도부지의 토지가격만 8조원으로 코레일이 제시했던 최저가격(5조 8000억원)을 38% 초과했다. 토지대금이 일시불로 들어온다면 코레일은 부채(6조원)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었다. 코레일은 2007년 용산역세권 토지매각 대금(4000억원)이 들어오면서 첫 경영흑자를 기록하는 등 용산개발사업은 철도에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로 큰 기대를 안겼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고 결국 좌초했다. 코레일의 후유증도 심각하다. 자본 감소 및 토지대금의 반환대금 조달에 따른 부채가 증가하는 등 부담이 커졌다. 출자금을 날릴 상황에 처한 드림허브 출자사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우려되고 있다.드림허브가 명목상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잔여 철도부지(24만 9918㎡) 회수도 시급하다. 코레일은 사업해제를 둘러싼 당사자 간 갈등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토지복원과 토양오염정화사업 등을 재개키로 했다. 전문가 자문과 관계부처 협의, 연구용역 등을 거쳐 활용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 부담이 뒤따르는 공영개발보다 인허가 및 개발계획 수립 등 ‘상품성’을 갖춘 뒤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톰 행크스 “연기 위해 살찌우다 당뇨병 걸려”

    톰 행크스 “연기 위해 살찌우다 당뇨병 걸려”

    영화 ‘포레스트 검프’로 유명한 미국 배우 톰 행크스(57)가 연기를 위해 급격히 살을 찌웠다가 빼는 과정에서 당뇨병에 걸렸다고 밝혔다. 행크스는 9일(현지시간) 영화 ‘캡틴 필립스’ 홍보차 영국 런던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에 내가 주연했던 ‘캐스트어웨이’나 ‘그들만의 리그’ 같은 역할은 이제 젊은 연기자들이나 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홈런왕 출신의 주정뱅이 감독으로 분신한 영화 ‘그들만의 리그’(1992년)를 찍기 위해 14㎏을 살찌웠고, 1500일간의 무인도 표류기를 다룬 영화 ‘캐스트어웨이’(2000)에서는 반대로 102㎏였던 체중을 77㎏까지 감량했다. 앞서 행크스는 지난 7일 미 CBS 방송 ‘데이비드 레터맨쇼’에 출연해 “의사가 ‘당신은 36살 때부터 엄청나게 높은 혈당 수치를 안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 이제 당신은 제2형 당뇨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해 투병 사실을 처음 대중에 알렸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진영욱 정책금융공사(정금공) 사장이 그제 중도 퇴임했다. 지난 8월 말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정금공 통합을 핵심으로 한 정책금융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자 “정책금융이 뭔지도 모르고 일을 저질렀다”며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던 그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가 다시 떠들어대면 여간 불편하지 않을 테니 금융위로서는 국감 전에 끌어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진 사장은 이임식에서 “앞으로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 생각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기어코 한 방을 더 날렸다. 졸지에 생각 없는 관료로 전락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경제관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원래 그런 양반’이라며 쿨하게 넘겼을까. 아니면 ‘아는 사람-진 전 사장은 행시 16회다-이 더 한다’며 서운해했을까. 단언컨대 대범하게 넘길 일도, 뒷전에서 비판할 일도 아니다. 이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자업자득이요, 처절하게 각성할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은은 ‘공고’(정책금융)와 ‘상고’(상업금융)로 나눠야 한다는 논쟁에 휩싸였다. 2008년 이명박(MB) 정권은 상고를 선택했다. 그런데 당시 금융당국이 더 힘을 뒀던 사안은 금산분리 완화였다. 금산분리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좌초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산은 민영화는 수월하게 통과됐다. 세계무역기구(WTO) 면전에 노골적으로 정책금융을 한다고 광고하는 무신경의 작명(作名)도 정책금융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국회 불안을 무마하려는 산물이었다. 그렇게 산은과 정금공은 쪼개졌다. 정책금융은 신설 공사로 넘기고 산은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키운다는 MB 정권의 야심은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표류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다시 붙이겠다고 나섰다. 떼는 데 들어간 단순비용만 2500억원이다. 사람은 700명 넘게 늘었다. 잔뜩 채용해 놓은 고졸 행원이며 불려놓은 지점 등 앞으로 다시 붙이는 데 들어갈 유무형의 비용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비판이 거세지자 경제관료들은 “애초 잘못 꿴 단추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민영화를 주도했던 이창용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과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뒤에 숨고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그들이 잘못된 단추를 꿰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물론 경제관료들이 산은 민영화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훗날 산은지주 회장으로 간 강만수 MB 정권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점령군의 기세가 워낙 센 정권 초기였던지라 우리가 계속 목소리를 높일 처지가 아니었다”는 게 관료들의 변명이다. 산은과 정금공의 통합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산은이라는 덩치 큰 은행을 인수할 후보가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정금공과 계속 병존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정부 주장은 일리가 있다. 다만 언제까지 산은을 정책금융으로 가져갈 것인지, 영구히 가져간다면 그 역할과 방법은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등 긴 안목과 진지한 성찰 끝에 내린 결정인지가 못 미더울 따름이다. ‘MB 흔적 지우기’라는 새 정권의 코드에 맞춰 영혼 없이 또 동조하고 본 것은 아닌지 불안할 따름이다. 민영화는 포기해도 기업공개(IPO)는 하겠다는데 정금공의 부실자산을 떠안은 채 그게 가능한 것인지, 산은의 건전성 악화로 추가 재정 투입 우려가 커지는데 괜찮다고만 하는 정부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 5년 뒤에 또 떼겠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오지랖 넓은 걱정이 한 소쿠리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공무원에게 영혼을 기대하는 것은 국정철학을 충실히 받들라는 공무원법을 위반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농반진반했지만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어떻게든 국감에서 난타당하지 않을 궁리만 하지 말고 이번 ‘도로 산은’을 계기로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로서의 자부심과 자세를 어떻게 지켜 나갈지 되돌아보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일까. hyun@seoul.co.kr
  • 서로 싸우다 뜯겨먹힌 80kg 대왕오징어 발견

    서로 싸우다 뜯겨먹힌 80kg 대왕오징어 발견

    스페인에서 대왕오징어가 연이어 발견됐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왕오징어가 발견된 곳은 스페인 비야비시오사의 메론 바닷가. 죽은 채 발견된 대왕오징어는 길이 8m, 무게 80kg짜리였다. 잠수부 2명이 잠수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대왕오징어를 보고 건져냈다. 두 사람은 대왕오징어를 보트에 싣고 히혼 항구로 이동해 현지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대왕오징어끼리 싸움을 하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여기저기 뜯겨먹힌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스페인 팔롬비나에서도 무게 55kg짜리 대왕오징어가 죽은 채 떠다니다가 발견됐다.바다에 죽은 대왕오징어가 떠다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당국자는 “석유와 천연가스 해저탐사 부작용으로 대왕오징어가 죽은 2001년과 2003년을 제외하면 죽은 대왕오징어가 떠다니다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에 따르면 2001년엔 대왕오징어 4마리, 2003년에는 5마리가 죽은 채 표류하다 발견됐다. 사진=ABC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美상원 ‘오바마케어’ 복원… 이르면 27일 예산안 표결

    미국에서 의료보험개혁(오바마케어) 실시 여부를 볼모로 한 여야 간 충돌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 5일 안에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은 연방정부 폐쇄가 현실화한다. 나아가 다음 달 중순까지 국가부채 상한 인상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국가부도(디폴트) 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상원은 25일(현지시간)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의 마라톤 의사진행발언(필리버스터)이 21시간 19분 만에 끝나자마자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복원한 2014회계연도(새달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에 대한 절차 표결을 진행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특정 안건에 대한 토론을 마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 표결이 통과됨에 따라 예산안에 대한 상원 표결은 이르면 27일, 늦어도 28일 이뤄질 전망이다.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오바마케어 예산이 복원된 예산안이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이 예산안을 가결처리해 하원에 넘기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지도부는 이를 그대로 표결에 부칠지, 오바마케어 예산을 다시 삭제한 개정안을 만들어 통과시킬지 결정해야 한다. 앞서 하원은 지난 20일 오바마케어 예산을 모두 삭감한 예산안을 가결 처리한 바 있다. 만약 오는 30일까지 여야가 타협에 실패할 경우 예산안이 상원과 하원 사이에서 표류하면서 다음 달 1일부터 연방정부 폐쇄 절차가 시작된다. 정부가 일시 폐쇄되더라도 국방, 치안, 금융 등 핵심적 국가 기능은 유지되기 때문에 당장 큰 혼란은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정부기능의 마비가 불가피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KBS1 밤 10시 50분) 해양경찰특공대원으로서의 마지막 날. 최필립은 그간 동고동락했던 대원들과 함께 1506호 함정의 갑판 위에서 추억으로 간직할 사진을 찍고, 사진 한 장 한 장에 진심을 담은 글을 적는다. 한편 특공대원들은 일주일간 동료로 함께 지낸 최필립 대원이 떠난다는 소식에 모두 갑판으로 나와 배웅하며 아쉬움을 표한다. ■바라던 바다(KBS2 밤 11시 20분) 지난 방송에서 직접 요트를 몰고 가다 엔진 고장으로 망망대해에 표류한 데 이어 조류에 휩쓸려 섬과 점점 멀어지는 위급상황까지 겪어야 했던 여섯 남자가 이번에는 설상가상으로 제주도의 우도에 불시착했다. 애초에 마라도까지의 항해를 계획했던 이들은 무풍지대를 오가며 예기치 못한 여러 돌발상황에 직면한다. ■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MBC 오후 10시) 마침내 태산(이준기)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조서희(김혜옥)와 손을 잡게 된다. 그리고 태산은 조서희에 이어 문일석(조민기)과 황대준(김법래)을 찾아가 차례로 그들을 흔들기 시작한다. 태산은 누명을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한다. 한편 막다른 골목에 몰린 문일석 일당에게 누군가 거래를 제안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35분) 배를 한참 타고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거문도 동도의 유촌 마을에 말괄량이 소녀가 살고 있다. 애교 많은 골목대장 래경이는 어릴 때부터 도시 친구들과는 떨어진 섬마을에서 살며 자신보다 두 살 많은 언니 승희를 친구 삼아 지냈다. 그런데 언니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유치하다며 잘 놀아주지 않아 속이 상하는데….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오스트리아의 슐라트밍 근방은 혹한과 얼음 폭풍을 동반하는 겨울의 나라다. 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꿋꿋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이 있다. 프로그램은 척박하고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 동물들이 생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곳 생태계에 인간이 미친 영향이 무엇이며 자연보호를 위해 오스트리아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리얼대탐험-애니멀 슈퍼파워(OBS 밤 9시 50분) 최정예 사냥꾼으로 통하는 신비의 동물들. 청각, 후각 등만으로도 사냥이 가능한 초감각 능력을 지닌 포식자들은 과연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일까. 동물들이 어떻게 사냥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모션 그래픽 모형을 만들어 보고,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 [표류하는 한국형 전투기사업] “F16 등 개조가 현실적인 전력 증강책” “독자 개발해야 ‘전투기 자립’ 가능”

    [표류하는 한국형 전투기사업] “F16 등 개조가 현실적인 전력 증강책” “독자 개발해야 ‘전투기 자립’ 가능”

    차기전투기(FX)사업 후보 기종이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위원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상정된다. 최종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이지만 논란은 진행형이다. 최종 입찰에서 8조 3000억원의 사업비를 충족시킨 미국 보잉의 F15SE가 단독 후보로 오른 가운데 “원점 재검토”를 외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FX사업은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과 고차방정식으로 얽혀 있다. FX사업에 따라 KFX사업의 운명이 달라진다. 방추위가 보잉의 손을 들어 준다면 ‘절충 교역’을 통한 기술 이전 형식으로 보라매사업의 토대가 마련된다. 하지만 F15SE의 스텔스 성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스텔스전투기 20~40대를 도입하는 FX 4차 사업을 추진하거나 FX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결정한다면 KFX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1999년 이후 14년째 제자리를 맴도는 KFX사업의 3대 쟁점인 ▲독자 개발 여부 ▲자체 기술력 유무 ▲해외 수출 경쟁력과 함께 방추위의 최종 결정에 대한 의견을 국방 전문가 9명에게 물었다. ■한국형 중형전투기 개발? 개량? 1980년대 일본은 ‘미들급’(중형) 전투기 시장의 최강자인 F16보다 성능이 뛰어난 F2를 개발했다. 하지만 가격은 ‘하이급’(고급형)인 F15 수준이었다. 결국 2011년 생산을 중단했다. 1980년대 타이완과 이스라엘도 각각 중형 전투기인 IDF와 라비를 개발했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사업을 접었다. KFX도 논의 초기부터 독자 개발과 기존 기종 개량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종 개량이 당장 위험을 덜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드는 방식이지만 30여년간의 운영 유지비와 관련 산업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하면 독자 개발의 경제성이 높다고 말한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는 “전투기를 쓰다 보면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데 기존 기종을 개조할 경우 사사건건 제조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면서 “당연히 독자 개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도 “기존 기종 개조로 방향을 튼다면 우리나라는 항공산업에서 손을 떼고 영원히 전투기를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일본이 F16을 개조했지만 개발 기간과 비용은 당초 예상의 두 배를 넘겼다”면서 “기술 이전을 전폭 지원할 파트너를 찾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보 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의 김종대 편집장은 “(과거 두 차례의 FX사업에서) 핵심 기술 이전에 실패했고 국가 재정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면서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F16 등 기존 전투기를 개량해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독자 개발 기술 보유했나 국책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그동안 네 차례 보라매사업 평가에서 독자 개발 기술 능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0~12년 국내외 연구진의 ‘탐색 개발’ 결과에 따르면 KFX에 필요한 310개 핵심 기술 중 87%인 270개 항목의 기술적 성숙도가 수준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엔진과 레이더 등 일부 핵심 기술을 제외하면 국내 기술로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한국은 TA50(고등훈련기), FA50(경공격기)을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수출까지 했다”면서 “기본 기술은 갖춰졌고, 보유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은 해외에서 이전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기술이 아닌 돈과 의지의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기술력 문제라기보다는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기울일 만한 인센티브가 있는지, 정부가 이행 의지를 가졌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전투기는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 탓에 300대 이상 만들어야 타산이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부터 공군에 필요한 120대와 KFX의 파트너인 인도네시아가 구매하기로 한 50대 외에 130대 이상의 해외 구매자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조진수 교수는 “항공기 개발에 10년이 걸리는데 미래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전투기는 단순 무역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판매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10년 뒤 우리의 국력에 따라 변수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내수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FX 1차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당장 공군이 필요한 게 120대이고, 2026년이면 1986년에 도입한 F16C/D 40대도 도태되는 데다 2034년에는 KF16 140대도 교체해야 한다”면서 “향후 20여년간 국내 소요 물량만 300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내수로도 300대가 가능하다”면서도 “드론(무인항공기)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2030년부터 2070년까지 보라매 사양의 전투기를 대량으로 운용하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FX사업, F15SE냐 재검토냐 FX사업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질문에 답한 7명 중 4명은 F15SE가 만족스럽진 않지만 공군의 전력 공백을 감안하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FX사업의 기존 ROC(요구성능)와 RFP(업체들이 작성한 제안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예산만 소폭 늘려 입찰을 재개하는 ‘부분 재검토’이든, 전면 재검토이든 재검토를 하게 되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욱 연구위원은 “원점에서 출발하기엔 너무 멀리 왔다”면서 “뒤집어 엎으면 2~3년이 걸리고 정권 레임덕과도 겹치게 된다”면서 “우리로선 외통수”라고 말했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도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하면 2~3년 걸리는데 그새 전투기들은 급속히 도태된다”면서 “최악의 차선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희우 소장은 “FX사업을 하는 이유는 주변국에 뒤지지 않는 ‘하이급’ 전투기를 갖추고 도태되는 전투기의 대체 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보라매사업을 위한 기술 이전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F15SE로는 미흡하기 때문에 스텔스기를 도입하는 FX 4차 사업이 불가피하고, 그런 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표류하는 한국형 전투기사업] 정권마다 KFX 재검토… 타당성도 들쭉날쭉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2015년까지 국산 차세대 전투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1999년 항공우주산업개발 정책심의위원회가 공개한 ‘2020~2050년 공군 전력 운용’의 밑그림을 군 통수권자가 공식화한 것이다. 애초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은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인 F4, F5가 2015년 이후 대량 도태되는 상황을 앞두고 KF16(한국형 F16) 이상의 중형 전투기를 개발해 2017~2021년 120대를 전력화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대통령이 운을 떼자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2002년 11월 합동참모본부는 국산 중형 전투기 도입을 장기 신규 소요로 결정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결정을 미뤘고 이명부 정부 들어서는 난기류에 휘말렸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개발에 10년은 걸리고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탓이었다. 육군 위주의 국방부 또한 추진 의지가 부족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정책적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검토됐다”면서 “차기전투기(FX)사업과의 연계 노력도 부족했고 (한·미 동맹에 얽매인 기종 선정으로) 미국에 끌려다닌 탓에 보라매사업을 위한 기술 이전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2003년과 2006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용역 결과 ‘타당성 미흡’, ‘타당성 미판단’ 판정을 받았다.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 냈다. 퇴출 일보 직전까지 몰렸지만 2009년 공군 의뢰로 실시한 건국대 무기연구소 연구에서 ‘타당성 있음’으로 결과가 나오면서 기사회생했다. 정부는 2010년 향후 2년간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확인하고 기본설계를 해 보는 ‘탐색 개발’을 결정했다. 550억원을 투입한 결과 지난해 12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6조원으로 독자 개발이 가능하고 19조원의 산업 파급 효과와 41조원의 기술 파급 효과, 4만~9만명의 고용 효과에 최대 700대까지 수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올해 KFX 관련 예산 중 45억원만 남기고 모두 삭감했다. 지난해 KIDA가 내놓은 ‘개발비 10조원에 수출 가능성 희박, 타당성 없음’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연구기관마다 들쭉날쭉한 보라매사업 타당성 검토는 현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주관으로 또다시 진행되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8일(水) 지상파 하이라이트]

    ■본 아이덴티티(KBS1 밤 11시 40분) 어부들이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등에 두 발의 총상을 입은 채 표류하고 있는 한 남자를 구하게 된다. 그는 의식을 찾게 되지만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단서는 등에 입은 총상과 살 속에 숨겨져 있던 스위스 은행의 계좌번호뿐이다. 한편 경찰과 군인들이 그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추석특집 스타 베이비시터 날 보러 와요(KBS2 오후 6시 10분) 육아 생짜 초보 연예인들의 리얼 육아 도전기가 펼쳐진다. 가수 조영남, 개그맨 김국진, 그리고 가수 정준영이 바쁜 일상 속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일반인 부모들을 위해 베이비시터를 자처한다. 천사보다 사랑스럽고 때로는 악동보다 짓궂은 아이들과의 시간을 배우 신애라의 내레이션으로 함께한다. ■추석특집 Mr.살림왕(MBC 오전 9시 30분) 엄마보다 요리 잘하는 아빠, 딸보다 깔끔한 아들, 새댁 뺨치는 싱글 자취남 등 ‘살림하는 남자들’이 한곳에 모였다. MC 박수홍과 박은지를 비롯해 영화배우 서태화, 가수 브라이언, 만화가 김풍 등 8명의 살림남들이 출연한다. 나이 불문, 직업 불문의 대한민국 최고 살림꾼들이 ‘Mr. 살림왕’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추석특집 황금가족(SBS 오후 5시 20분)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신개념 가족 버라이어티를 선보인다. 김구라, 이수근, 유경미 아나운서가 MC를 맡아 진행하며 범국민적 공감대로 총 16팀의 대한민국 스타 가족이 출연한다. 불꽃 튀는 토크 배틀부터 화려한 장기자랑, 그리고 좌충우돌 스피드퀴즈까지 스타 가족들의 열띤 경쟁이 펼쳐진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사랑과 열정(EBS 밤 12시 10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성악가로 불리는 안드레아 보첼리는 1996년 세라 브라이트먼과 함께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가 12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런 그가 세계적인 여가수들과 함께 부른 지중해 사랑노래들을 이탈리아 북부의 항구도시 포르토피노에서 부른다. ■추석특집-순천만 오페라(OBS 밤 9시 45분) 전남 순천시의 해안 하구에 형성된 연안습지 순천만의 자연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본다. 순천만에서 살아가는 거대하고 다양한 생명체들의 사랑, 증오, 폭력, 삶과 죽음 사이의 투쟁 장면들이 한 편의 드라마로 연출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순천만의 생태학적 가치를 돌아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극대화시켜 본다.
  • 해수부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 0원… 연내 착공 불가능

    해수부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 0원… 연내 착공 불가능

    일본이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독도의 안전·자연훼손 등을 관리할 입도지원센터 건립 사업이 정부의 관련 예산 미확보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중에 이 사업에 착공키로 하고, 최근까지 예산 9억원(국비 6억, 지방비 3억원)을 들여 실시설계를 마쳤다. 입도지원센터는 내년까지 국비 70억원 등 총 100억원을 들여 동도 숫돌바위 부근에 연면적 595.82㎡, 2층(필로티 건축구조)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1층 높이 정도의 기둥을 세워 파도의 유입을 막고, 파도가 높을 경우 정상으로 피신할 수 있는 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축된다. 이곳에는 관리사무실(58㎡), 숙소(82㎡), 식당 및 휴게소(21㎡), 발전기실(축전지) 및 기름 탱크실 등이 들어선다. 입도지원센터는 증가하는 관람객들에게 편의 제공은 물론, 안전관리요원 및 독도 관련 현장 연구조사 활동 업무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2005년 일반에 개방된 이래 독도 누적 관람객 수는 8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8월 현재 총 118만 5624명으로 연평균 13만 1000여명이다. 그러나 해양수산부가 지금까지 입도지원센터 신축 관련 국비 예산 63억원 중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해 연내 착공은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관련 국비 예산이 내년 정부 예산 편성에서도 제외돼 자칫 사업이 장기 표류하거나 무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2008년부터 경북도와 울릉군이 독도 영토수호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입도지원센터 건립 사업은 2009~10년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3차례 부결됐다. 그러다 2011년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들을 상대로 입도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알리고 사업 규모를 축소한 뒤 문화재 현상변경심의를 통과해 사업이 재추진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계획 철회를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2011년 11월 2일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의 이시카네 기미히로 심의관은 자민당의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에 출석해 “(경북이 추진하는 독도 입도지원센터의) 구체적 계획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입장은 ‘철회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해수부가 입도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실시설계를 완료해 놓고 본공사를 위한 예산 확보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답답하다”며 “국회 등에 건의해 사업의 표류 또는 무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최재목 영남대 독도연구소장(철학과)은 “해수부가 입도지원센터 건립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보다는 결국 일본의 눈치를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독도가 우리 땅이란 확신이 있으면 정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과 관련한 실시설계 이후 독도를 개발보다는 친환경적으로 보존·관리해야 한다는 여건 변화가 있어 착공이 늦춰지고 있다”면서 “착공 시기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청·여·야 3자회담] 靑·민주 ‘마이웨이’ 대립각만 확인… 정기국회 장기 표류 가능성

    [청·여·야 3자회담] 靑·민주 ‘마이웨이’ 대립각만 확인… 정기국회 장기 표류 가능성

    경색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16일 국회 3자 회담이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고 끝나버리면서다. 향후 정국 정상화에 험로가 예상된다. 추석연휴를 앞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그나마 첨예한 여야 대치 속에서도 대통령과 여야 수뇌가 함께했다는 점만은 평가받을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당장 정기국회 표류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정국 정상화를 위해 당분간 힘겨운 모색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 즉 민주당과의 각종 현안에 대한 인식 차가 너무 크다는 점만 확인했다. 회담이 경색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여야의 날카로운 대립각만 확인하고 끝나 국민들이 기대한 추석선물은 없었다. 이에 따라 47일째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는 양상이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여권과 대화를 선호하는 민주당 내 온건론자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대신 김 대표에게 노숙투쟁에 이어 단식투쟁이나 총 의원직 사퇴 등 초강경 투쟁 요구를 하고 있는 친노무현계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회담 뒤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현재의 원내외 병행투쟁이 아닌 정기국회 보이콧을 통한 전면적인 장외투쟁 검토 얘기까지 나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당의 강경론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고 민주당의 한 의원이 전했다. 정국 경색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해주는 전언이다. 청와대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일부 인사들은 박 대통령을 몰아세운 민주당에 큰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향후 정국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처지는 옹색해졌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면서 민생과 정기국회 정상화를 앞세워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해 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이끌 마땅한 선물이 없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청와대나 여야 모두 커다란 부담을 안고 추석연휴를 맞이하게 됐다. 현 정치권의 무기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만 것이다. 자칫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더욱 깊어질 우려가 있게 됐다. 정국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들의 기대가 이날 3자 회담에서도 무너지면서 국민들의 정치 개혁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국정 현안이 표류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과 청와대가 이날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대치를 이어갔지만 추석 연휴 민심의 흐름이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천막으로 돌아간 김 대표가 추석연휴가 끝나는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고 했듯이 민주당은 추석연휴 현장에서 확인된 민심을 토대로 국회 복귀 여부를 포함한 정국운용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마이웨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민생을 외면하기는 갈수록 곤란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갈수록 장외투쟁을 이어갈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날씨도 선선해진다. 여론도 곱지 않다. 청와대나 새누리당도 국정책임자로서 민생과 정국 파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양자 모두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정국의 극적인 반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2차 매각 실패… 주인 못 찾는 여수박람회장

    2차 매각 실패… 주인 못 찾는 여수박람회장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을 위한 민간개발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무산됐다. 13일 여수박람회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차 공모에 이어 지난 12일 2차 마감 결과 응모 사업자가 한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여수박람회장을 사후 활용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지 25만㎡, 건물 8채 14만 1000㎡, 스카이타워 등 시설물 7곳 등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의 여수박람회 사후 활용 계획을 세우고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감정가는 토지 2200억원, 건물 1800억원, 시설물 840억원 등 총 4840억원이었다. 정부는 이들 시설을 매각해 선투자금 3846억원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1차 공모에 실패를 교훈 삼아 지난 7월 12일 2차 공모 때에는 시설물 분할매각, 매각대금 5년 분할납부 등 매각 조건도 크게 완화했지만 이번에도 나서는 사업자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사업자 모집에 실패하자 지역에서는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가 박람회장 전체에 대한 장기 임대 등 현실적인 비상 사후 활용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선투자금 3846억원의 우선 상환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기획재정부가 동의해줘야 가능한 만큼 여수박람회 사후활용 문제는 갈수록 꼬이는 형국이다. 지역민들은 정부가 선투자금을 당장 받아내겠다는 생각보다 이 돈을 사후 활용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꿔야만 해법이 나온다며 정부의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전남과 경남 남해안권 10개 시·군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수박람회 사후 활용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것도 이 해법을 근본 바탕으로 깔고 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삶은 원본없는 악보들의 변주… 크게 절망도 낙관도 안해

    삶은 원본없는 악보들의 변주… 크게 절망도 낙관도 안해

    별명의 달인/구효서 지음/문학동네/296쪽/1만 2000원 단편 ‘화양연화’에서 봉한은 오랫동안 연모한 송주를 만나기 위해 구례로 향한다. 매화를 보고 싶다는 핑계로 송주를 만난 자리에서 봉한은 이미 결혼한 송주 역시 그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봉한은 뒤늦게 송주가 보낸 마흔여섯 통의 이메일을 발견하지만 읽지 않고 모두 지워버린다. 이메일을 여는 순간, 아스라한 사랑의 감정은 그렇고 그런 전경(前景)으로 화석화될 것이다. 봉한은 매화가 피고 지듯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花樣年華)도 덧없이 멀어질 것을 알고 있다. 소설가 구효서의 여덟 번째 소설집 ‘별명의 달인’에서 삶은 좀처럼 닿지 않고 물러선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의 누나는 “늘 뭔가를 꿈꾸고 궁리”하며 고향 해남과 서울, 파주, 강릉, 무주, 곡성을 떠돌다 사이판에 다다르지만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고백한다. 삶은 늘 여기 아닌 저기에 있다. ‘모란꽃’의 화자는 “어딘가에 내 진짜 삶이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이거다! 라는 기분을 언제나 목말라”하지만 그럴수록 이유 모를 상실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표류하는 존재의 불안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인물들은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고, 글을 써본다. ‘별명의 달인’ 라즈니시는 놀라운 언어적 감수성으로 주변인을 단번에 꿰뚫는 별명을 지어낸다. 그러나 화자는 라즈니시가 새로 별명을 지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과 공포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한다. 언어의 상징체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라즈니시는 그것을 벗어나는 낯선 실재를 마주할 때 토악질을 하고 경련을 일으킨다. 소설과 인간이 가 닿으려는 ‘진짜’는 없거나 있더라도 불가해하다. 정작 ‘라즈니시’라는 별명의 기원은 없다. 펄 벅이 쓴 소설 ‘모란꽃’의 원본을 찾는 ‘모란꽃’의 화자는 모든 책들이 “번역본이며 복사본”에 그친다는 것을 깨닫는다. 작가는 삶이 원본 없는 악보들의 변주이고 변주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사실(‘바소 콘티누오’)에 크게 절망하지도, 근거 없이 낙관하지도 않는다. 다만 “삶의 중압과 죽음의 공포마저 개의치 않는”(‘6431-워딩.hwp’) 말을 찾아 쓰고 또 쓰면서 “앞에서 부는 바람이 좀 수그러들어 자전거가 제대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다.”(‘작가의 말’ 중)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무상보육료 국고보조 정책 장기 표류

    “공식 브리핑이 있을 때까지 개별적인 브리핑은 자제해 줬으면 합니다.”(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바깥에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힘들겠네요.”(박원순 서울시장)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소재 음식점에서 있었던 기획재정부, 안행부 등과 시도지사협의회 임원단 간 회의 말미에 나온 대화다. 회의에서 나온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정부가 서울시의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을 20%에서 30%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국고보조율을 40%로 높이지 않으면 매년 서울시가 3700여억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기재부와 안행부는 이날 회의까지 세 차례 지자체에 정부안을 설명하고 12일 지방재정 재원 조정 방안을 최종 발표할 계획이었다. 발표 이전까지 일정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시장 발언 이후 예정대로 발표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다른 부처들은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기재부는 10일 밤늦게까지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일정을 무기한 미루기로 했다. 다음 날(11일) 정부는 사전 브리핑 일정과 공식 브리핑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모든 부분에서 협의를 좀 더 충분히 하겠다”는 게 공식적인 취소 이유인데 사실상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의견 조율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셈이 됐다. 기재부 내에선 내년 지방선거 등 지방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시점에서 앞서 발표한 세법 개정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전례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재정 조정 방안을 외부에 밝힌 박 시장의 회의 참석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시도지사협의회 임원이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박 시장이 참석하는 과정에서 당초 비공개였던 회의 장소와 시간이 실시간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음 주 추석 연휴 일정 등을 고려하면 지방재정 재원 조정 방안 발표는 월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앙·지방정부 간 이견과 중앙정부의 ‘몸 사리기’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향후 합의 도출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안은 영유아보육료의 국고보조율을 현행 서울 20%→30%, 나머지 지역 50%→60%로 각각 10% 포인트 높이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인상률(서울 20%→40%, 나머지 지역 50%→70%)의 절반 수준이다. 지자체는 개정안과 같은 20% 포인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안에는 지방재정을 보전할 다른 방안도 다수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가로림조력유치위원회, 발전소 건설 조속 추진 기자회견 열어

    가로림조력유치위원회, 발전소 건설 조속 추진 기자회견 열어

    가로림조력유치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서산 한광천, 태안 김진묵)와 지역어민대표 80여 명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부의 ‘가로림 조력발전소’ 인허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로림만 어민들은 정부와 환경부의 조속한 인•허가 승인을 촉구 입장을 표명하며 가로림만과 이해관계가 없는 제3세력은 배제한 채, 가로림만의 순수 어민들간에 대화를 통해서 슬기롭데 이 문제를 풀어가는 대화의 장을 가질 것을 반대측에 촉구했다.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은 지난 1973년 고 박정희 대통령의 조력발전소 검토지시와 1980년 후보지 결정 이후 30년이 넘게 지났다. 제3차,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으나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지연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환경부에서 반려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해 현재 접수를 앞두고 있는 상황. 이날 김진묵 유치추진위원장은 “올 여름에도 전력난으로 허덕였는데 가로림조력발전은 국가의 중장기 전력수급대책으로 반드시 조속한 추진이 필요한 사업이자 가로림만 지역 어민들의 삶을 바꿔줄 마지막 희망”이라면서 “조력발전소 건설로 전력수급에 기여하고, 관광어촌으로 거듭나는 방법이 유일한데 정부와 환경부의 지지부진한 인허가 진행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어민들에게 돌아간다”며 개탄했다. 유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가로림만에서 어업권을 소지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직접 이해당사자 약 5,000여 명 중 4,000여 명(약 80%)이 조속한 사업진행을 원하고 있다. 보상을 위한 위임장 또한 이미 제출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속한 의사결정으로 더 이상 지역민간 갈등과 반목이 아닌 상생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길 간절히 희망한다”며 정부와 환경부 차원에서 조속한 사업추진 결정을 요구했다. 그 동안 유치추진위원회는 제주강정마을이나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지역공동체 붕괴를 막기 위해 주민간 소통을 통하여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언론사에서 주관하는 토론회 등에 적극 참여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반대하는 일부 어민들에게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있다”며, 다시 한 번 가로림만 순수 어민들간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유치추진위윈회와 지역어민들은 정부와 환경부의 조속적인 사업추진을 촉구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환경단체 등 제3세력이 아닌 순수 어민간 대화의 장을 가질 것을 강력히 제안하며, 사업지연에 따른 지역갈등 및 경제적 피해에 대해 정부와 환경부에게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은 태안군 이원면 내리에서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에 총 공사비 1조 22억 원을 투입, 설비용량 520MW 연간 950GWh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 조성사업이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후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에 이어 발전소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이전과 개발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논란이 뜨겁다. 전주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대신 현 경기장 부지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와 함께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붕괴된다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여론도 ‘미래성장론’과 ‘지역 상권 몰락’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5년 전북도가 전주시에 넘겨준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은 8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종합경기장 개발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구장, 육상경기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전주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과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컨벤션센터는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어 숙박, 관광 등 관련 산업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을 내세운다. 내년에 전북혁신도시가 완공될 경우 국민연금공단과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12개 공공기관의 국제회의, 세미나 등이 많아 컨벤션센터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종합경기장 개발 당위성을 강조하는 큰 이유다. 전주시는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으로 롯데쇼핑을 민간투자자로 끌어들였다.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 12만㎡의 절반을 주는 대신 시 외곽에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을 건립해 받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1300억원을 들여 전주시 장동 5만 667㎡에 1만 2000석 규모의 야구장과 1만 463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을 지어 전주시에 기부한다. 또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해 20년간 무상 사용 후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재정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전주시는 나머지 절반의 부지에 국비를 지원받아 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야구장과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에 지어 주는 대가로 받은 종합경기장 터에 건립하는 대규모 상업시설이다. 롯데는 종합경기장 터 6만 3786㎡에 지하 3층~지상 8층, 연면적 23만 237㎡의 복합쇼핑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12만 5280㎡, 쇼핑몰은 7만 4308㎡, 전문관은 1만 3427㎡, 영화관은 1만 7223㎡ 규모다. 이 같은 쇼핑센터 규모는 전북 지역에서 가장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초토화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형 마트 영업을 규제하는 등 골목상권 지키기에 앞장섰던 전주시가 유통 재벌을 끌어들인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난한다. 특히 복합쇼핑센터 매출이 인근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연간 매출액 3100억원의 3배 이상인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전주시는 물론 인접 익산, 김제, 군산 지역의 상권까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컨벤션센터와 호텔 건립에 눈이 어두워 짧은 안목으로 사업을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 사업이 ‘뜨거운 감자’임을 실감케 했다. 이경재 전북일보 논설위원은 “컨벤션센터는 국내외 회의를 유치하고 숙박을 제공하는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미래 성장 동력을 놓치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지역 상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물론 전주시와 시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이 위원은 제안했다. 채병선 전북대 교수도 “컨벤션센터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고용 등 간접적 파급 효과가 크다”면서 “단순히 회의나 전시 장소가 아닌 관광과 산업까지 포함하는 컨벤션센터는 하나의 문화 시설”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컨벤션센터를 짓기 위해 롯데쇼핑을 불러들여 지역 상권을 몰락시키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처장은 “전국에 있는 컨벤션센터 중 흑자를 내는 곳은 극소수여서 이미 적자 산업임이 입증됐다”면서 “컨벤션센터가 꼭 필요하다면 국비를 지원받는 등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승주 전북중소상인연합회 부회장도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른 각종 회의 유치나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조리 롯데쇼핑이 가져갈 것”이라며 “거대 쇼핑센터가 들어서면 연간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돼 지역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이 찬반 의견이 엇갈리자 종합경기장 개발의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전주시의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전주시 개발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중소상인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자칫 전주시 개발 계획에 찬성했다가 상인들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편 전주시는 도내 대학들에 의뢰한 ‘지역상권 영향분석 용역’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시의회에 공유재산 변경을 신청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어서 시의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북도서 감시’ 전술비행선 또 표류

    ‘서북도서 감시’ 전술비행선 또 표류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서북 도서의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 전술비행선 도입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8일 “실전 배치를 위해 7월 말부터 기지수락검사(SAT)를 시작했지만, 비행체와 지상통제장치의 데이터 송수신이 끊어지는 등 문제가 수차례 발생해 검사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술비행선 전력화는 240억원을 투입해 비행체, 광학카메라, 레이더, 지상통제장비 등을 구매하는 사업으로 수㎞ 상공에 지상과 로프로 연결된 비행체를 띄워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게 주목적이다. 하지만 비행체를 납품하는 미국 업체와 카메라·레이더를 납품하는 이스라엘 업체의 기술협정 체결이 지연되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2012년 하반기를 넘겼고, 우여곡절 끝에 올해 8월 전력화를 목표로 장비를 들여왔지만 수락검사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했다. 자본력이 취약한 미국의 주 계약업체는 중도금 736만 달러(약 80억원)를 받아야 수락검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방사청은 계약이행이 불투명해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전술비행선 지상통제장비를 납품한 SK텔레콤이 주 계약을 인수해 수락검사를 재개하면 오는 11월에 전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전 석유상의 오래된 경고다. 얼마 전 미국의 권위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말이 새삼 와 닿았다. 종이는 남아 도는데 신문산업은 벌써 사양길이라는 ‘자괴감’과 함께. 물론 첨단 업종인들 언제까지나 부침을 겪지 않을 순 없을 게다. 1990년대 전자제품에서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소니나 2000년대 중반까지 휴대전화 최강이었던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을 보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위기도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국가마저 영원히 융성할 수 없음을 동서 제국의 흥망사가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하긴 반만년 우리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으랴. 그러나 내부적 갈등에 매몰돼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손 놓고 있다가는 머잖아 사회공동체는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게다. 며칠 전 읽은 책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저)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불길한 전조를 봤다. “‘한계에 도달한 중진국가 시스템을 (5년 내에)고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G20에서 탈락한다”는 예측이었다. 최근 한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2위란다. 종교 및 인종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 다음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만 2010년 기준으로 최대 246조원이라고 한다. 얼마나 정확한 추정인지 모르나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송전탑 하나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선진국 문턱에서 십수년째 맴도는 ‘갈등공화국’의 시민일 뿐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갈등이 수렴이 안 되고 확산만 될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가 끝나면 사법부의 심판에 맡기고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여야의 평행선 대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정조사 청문회는 “국기를 흔든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전·현직 직원을 동원한 야권의 제2 김대업 공작”이라는 식의 입씨름으로 마감했다. 그러고도 ”특검 하자”, “대선불복 아닌가”라는 등 하릴없이 장외 설전만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임을 말할 나위도 없다.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표류하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법 통과를 전제로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 등이 일본기업과의 합작투자로 각기 1조원과 1조 3000억원의 외국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데도 말이다. 여수·울산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여야 정책위 의장단을 만나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직접고용효과만 해도 1100명이라는데 기업 측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금의 여야의 행태는 발밑이 꺼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뻘밭에서 드잡이를 하는 꼴이다.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도 의견의 평행선이 막말공방을 거치면서 감정의 평행선으로 치달았다. 그 결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본질은 실종되고 상호 고소·고발전이란 후유증만 남지 않았는가. 결국 정치가 문제다. 정치가 사회 각 부문의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외려 진원지가 되고 있지 않은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최근 한국식 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제시했다. 새누리당 의원 대상의 특강에서였다. 숙의가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대의민주주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계기로 여야가 “내 생각이 늘 옳을 순 없다”는 열린 자세로 차원 높은 타협을 추구하는 새 정치를 폈으면 좋겠다. kby7@seoul.co.kr
  •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에선 알게 된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를. 씹어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응어리를 진도 사람들은 ‘예술’이라 했다. 바다도 울고 칼도 울고 해海 용산역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목포에 내렸다. 호남선의 시작과 끝을 찍는 목포역은 개청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1913년 태어난 목포역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으며 1세기를 무던히 견뎌냈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만 넘으면 진도다. 진도대교를 넘는 순간, 바다가 흐느껴 울었다. 생명줄을 잡고 있는 존재만이 운다. 그래서 진도대교가 길게 누워 있는 ‘울돌목’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좁고 깊은 골짜기를 낀 울돌목의 파도는 제 존재를 증명하고자 부지런히 온몸을 비틀고 꼬았다. 바다의 연주에 맞춰 칼의 노래가 들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을 굽어봤다. 순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대치하면 ‘명량鳴梁’이 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명량을 이용해 이순신은 왜구의 배 330척을 물리쳤다. 그가 거느린 배는 고작 13척뿐이었다. 영웅담은 과대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이순신의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허깨비를 좇는 정치에 죽을 뻔하고, 백의종군하던 중 모친상을 당하고, 전쟁 도중 아들을 잃었다. 그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 피눈물을 흘린 인간의 이야기였다. 매년 울돌목에선 명량대첩일인 음력 9월16일을 기점으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올해 9월27일부터 9월29일까지 울돌목에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마음으로 싸운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바다는 우는 것도 모자라 시커먼 제 속을 드러냈다. 검게 타들어 간 진도의 가슴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이 2.8km, 폭 40m의 이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갈색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만 같다. 뱀의 비늘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다. 진도군은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35번이나 치렀다. 지난 4월 나흘간 개최된 올해 축제에는 무려 51만명이 다녀갔다. 매년 4~5월경 잠깐 열렸다가 닫히는 ‘찰나의 길’인지라 여름에 찾은 바닷길은 행방불명이었다. 바닷길을 지켜본 동상 두 개가 ‘기적을 믿어라’고 했다. 목격자는 멀리서 바닷길을 지켜보는 피에르 랑디 동상과 다른 하나는 축제 현장을 지키고 선 뽕할머니 동상이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는 진도의 바닷길을 보고서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에 전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신문에 진도가 소개될 수 있었다. 피에르 랑디는 실존 인물이지만 뽕할머니는 전설 속 인물이다.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빈 마을에 혼자 남겨진 뽕할머니가 이웃 섬으로 도망간 가족을 그리워하자 용왕이 ‘길’을 내주었다는 전설은 신비의 바닷길의 모태가 됐다. 신비의 바닷길┃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 바닷길 74 홈페이지 miraclesea.jindo.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풍경 앞에선 붓이 춤춘다 서화書畵 진도의 바다 옆에는 늘 논이 따라다녔다. 바다 너머 논, 논 너머 바다…. 물과 흙이 진도 사람을 빚어냈을 것이다. 진도에선 보이는 대로 툭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뭉툭한 연필로 쓱쓱 그리고 고운 물감으로 덧칠한 풍경화가 갖고 싶었다. 사물 하나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하는 아둔한 손을 원망했다. 재주 없는 외지인의 마음이 이러한데, 진도에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진도의 미술관은 진도 출신의 작가와 진도의 풍경이 담긴 그림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었다.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만든 남진미술관은 아늑하고 소담했다. 미술관 정원에는 색이 고운 토기와 조각품이 가득 메워져 있고 별관에는 분청사기, 백자, 청자 등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가면 책에서 봤던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다닌다.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추사 김정희와 한호 한석봉의 글씨를 알현하고, 대원군 이하응의 박력이 느껴지는 글씨도 볼 수 있다.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고균 김옥균, 계정 민영환 등의 작품도 미술관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미술관의 벽면 한쪽을 크게 메운 그림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다. 다산 정약용의 ‘홍매도’다. 다산의 유배지는 진도가 아니라 강진이건만 정약용이 그린 매화 그림은 진도에까지 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진도의 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의 흔적을 밟아야 한다. 운림산방은 진도 출신의 허련이 여생의 끝자락을 보내던 화실이다. 이곳을 지키는 건 연꽃이 동동 떠 있는 호수와 의젓한 소나무, 하늘거리는 배롱나무 등이다. 운림산방은 배우 배용준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허련은 평생 한 스승를 우러러봤다. 허련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 준 추사 김정희 말이다. 추사는 중국 원나라의 4대 화가로 손꼽힌 ‘대치’ 황공망과 견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제자의 호를 ‘소치’라 지어 주었다. 소치 허련이 운림산방에 기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의 죽음 때문이었다. 허련은 스승을 만나러 제주도까지 찾아가곤 했다는데, 스승을 향한 사랑은 운림산방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운림산방은 뜻밖의 선물을 내어 놓았다.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본 것이다. 메마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마주 보고 꼿꼿하게 선 세한도에는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글씨가 숨어 있었다.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이 말은 귀양살이 중이던 추사가 중국에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다. ‘예술 혼’은 세월의 바람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소치 허련에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임전 허문, 허진 등 소치의 집안은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했다. 호수 오른편에 보이는 소치 기념관에선 소치 집안의 가계도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피는 같을지언정, 각자 그려낸 그림의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한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남진미술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문의 061-543-0777 운림산방┃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문의 061-543-0088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진도 Q&A Q.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갤러리가 있다? 그림을 전시하고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갤러리형 카페는 봤어도 그림을 전시하며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은 생전 처음 봤다. 진도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초 박병락 선생이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제비와 파전. 진도의 바다를 표류하던 각종 해산물이 수제비와 파전에 들어 있다. 노란 색감이 퍼지는 막걸리도 진도의 특산품인 ‘울금’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가 된다. 우초 선생의 그림은 진도스럽다. 진한 먹으로 그려낸 작품에선 검정빛 개펄이 살아 있다. 소나무 너머의 바다, 갯벌의 변화, 낙조 등 작품의 주제는 진도를 비켜가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 300 문의 061-544-0071 Q. 진도개? 진돗개? ‘진도개’는 진도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1993년 5살짜리 진도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간 팔백리길을 달려 옛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얘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에서는 똑똑한 진도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명연기부터 조련사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고난이도 묘기도 부린다. 여기서 잠깐! 진돗개와 진도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사이시옷 맞춤법을 따르자면 ‘진돗개’가 맞지만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를 ‘진도개’라 부른다. 1963년 진도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될 당시 진돗개가 아니라 진도개로 등재됐기 때문이란다. 진도개라는 단어에는 ‘진도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진도 군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셈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주소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홈페이지 dog.jindo.go.kr Q. 홍주는 섞어야 맛있다? 진도의 특산품은 헤아리기 어렵다. 꼬들꼬들하고 튼실한 돌미역,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구기자,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대파 등…. 수많은 특산품을 비집고 진도 토속주인 ‘홍주’가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됐다. ‘지초’라는 약초를 가미해 색을 낸 홍주는 이름 그대로 새빨갛다. 도수가 무려 40도를 웃돌기 때문에 주당이 아니라면 그냥 마시기 쉽지 않다. 맥주잔에 맥주를 70% 가량 채운 뒤 홍주를 약간 부으면 마치 맥주 위에 해가 뜬 것 같은 ‘일출주’가 된다. 맥주가 든 맥주잔 안에 홍주가 든 소주잔을 넣으면 ‘일몰주’. 또한 투명한 사이다와 홍주를 섞으면 접점 부분이 분홍빛으로 바뀌어 상당히 곱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하더라 가무歌舞 “진도 앞에선 서화가무를 자랑하지 마시오”라는 충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예술이라는 향수를 얼마나 뿌린 것인지, 나중에는 예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특유의 진도 내음이 풍겨 왔다. 아리랑마을 관광지 내 아리랑체험관에서 아리랑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진도씻김굿 등을 간접 체험했다. ‘지잉’ 징이 울면 바람이 불고, ‘둥둥’ 북이 울면 구름이 따라왔다. ‘꾕꾕’ 꾕과리가 소리치면 천둥이 밀려왔고, ‘덩기덕’ 장구가 움직이면 비가 쏟아졌다. 논밭을 일궈 살기 위해 그들은 악기를 쳤다. 자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지혜다.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에서 전승된 ‘남도 들노래’는 아예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남도 들노래 하면 지산면 인지리의 조공례 할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미친 조공례 할머니의 윗입술은 “노래하지 말라”는 남편의 돌팔매에 찢겼다.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곽 시인은 입술이 찢기던 순간을 “그날 흘린 피가 꼭 매화꽃잎처럼 송이송이 서럽고 고왔는디”라 묘사한다. 윗입술이 찢기고도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한 그녀는 남도들노래 창 기능 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51호가 됐다. 농사지으랴, 밥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진도의 부녀자들은 때론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도들노래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강술래의 탄생기다. 이곳저곳 정처 없이 진도를 염탐하다 보니, 해日와 이별할 시간이 오고 있었다. 해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진도에선 해조차 특별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진도의 해는 애잔하게 바다의 품에 안긴다. 떠나가는 해를 보려 세방낙조 전망대로 달렸다.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공백기를 달래 준 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중중모리 가락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관람객의 몸 사위를 따라 흘렀다.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구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흥부가> 중 화초장 대목.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온 놀부가 화초장을 ‘고초장’이라고 했다가 ‘초장화’라고도 했다가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흥부가가 끝나기 무섭게 북을 맨 세 사람이 등장했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장구처럼 양쪽으로 치는 ‘진도북놀이’는 잔가락이 많기로 유명하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심장도 북의 장단에 맞춰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가 자취를 감출 무렵, 해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숨을 멎을 듯 말듯 해가 어느 순간 바다에 스며들었다. 아리랑마을 관광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아리랑길 95-5 문의 061-544-8839 세방낙조┃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문의 061-544-0151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진도군청 www.jindo.go.kr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 [‘내란 음모’ 수사] 여야 움직임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29일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 대한 국정원의 내란 음모 혐의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자 사태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색깔 덧칠을 우려해, 새누리당은 정부 편들기 시비를 경계해 각각 입장 표명을 조심하는 기류였다. 민주당은 촛불집회 참여 때부터 종북 색깔 덧칠을 경계했다. 수사 이후엔 통진당이 참여하거나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면 색깔 논란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해 선 긋기를 더욱 명확히 하며 경계 수위도 높였다. 10월 재·보선 때 야권 연대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도 저울질했다. 민주당은 당분간은 통진당과 거리를 둘 예정이다. 당장 30일 부산에서 통진당도 참여하는 시민단체 주도 촛불집회에는 당 차원의 불참은 물론 의원들에게 참여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은 이날 국정원 개혁 촉구 전남도당 결의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 수사 향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나설 경우 편들기 논란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서다. 국정원을 개혁하라는 야권의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부담스러워했다. 수사가 민주당 원내외 병행투쟁 강도에 영향을 줘 정기국회가 표류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당직자들은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신중하고 냉정한 자세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국정원·검찰은 국민께 주는 충격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철저하고 면밀하게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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