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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민생정당 외치면서 민생법안 외면하나

    여야는 어제도 민생을 들먹이며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유권자의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인지 아예 모르지는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입을 모아 외쳐대는 민생은 지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한 치의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발목이 단단히 잡혀 있다. 민생 관련 법안의 처리를 막고 있는 당사자가 다른 사람도 아닌 국회의원 자신이라는 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민생 법안 처리 불발의 책임을 서로 ‘네탓’이라며 떠밀고 있는 것은 더욱 낮 뜨거운 일이다. 민생 국회의 기대를 저버린 2월 국회가 막을 내린 뒤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 밀려 다시 문을 연 것이 4월 국회다. 그런데 벌써 회기의 절반이 지나고 있음에도 핵심 쟁점 법안에 대한 논의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4월 국회마저 표류하면서 여야가 과연 민생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은 6800건에 이른다. 당장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만 100건이 훨씬 넘는다. 대표적인 민생 법안인 기초연금법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16일까지 법안의 국회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는 7월 시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여야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한 달에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원안을 고수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기초연금과 소득수준을 연계해 소득 하위 60% 노인에게는 한 달 20만원, 60~70%에게는 15만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생활비가 시급한 노인의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일단 최대공약수로 제도를 출범한 뒤 보완해 나가는 방안이 일찌감치 마련됐을 것이다. 지금 여야의 행태는 민생을 위한다며 실제로는 고사(枯死)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초연금법 처리의 지연은 그나마 정치적 소신의 대립이란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상황은 ‘직무유기’ 말고는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된다. 미방위는 방송법 개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8개월째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법 때문에 여야가 이미 합의해 놓은 127건의 법안조차 허공에 떠있는 것이다. 여야는 여전히 말싸움만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원자력방호방재법과 개인정보 유출방지 관련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본다. 그러면서 “야당이 제출한 법안 51개라도 먼저 처리하자”고 압박한다. 새정치연합은 ”법 조문을 다시 논의하자고 하는데도 새누리당이 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여당도 문제지만, 이런 사안이 민생현안 처리를 가로막는 당위성으로 적절한지 국민은 야당에 먼저 의문을 표시한다. 여야는 약속이나 한 듯 민생을 6월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상대 당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부각시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일 것이다. 하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올 들어 열린 임시국회만 봐도 여야는 민생에 관한 한 철저한 무책임과 무능력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4월 국회의 남은 회기만이라도 민생 정당, 민생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신뢰를 상실하면 정치가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 안행부 심사 통과한 마포중앙도서관·청소년 교육센터 건립 또 표류

    안행부 심사 통과한 마포중앙도서관·청소년 교육센터 건립 또 표류

    “임기 말이니 다음 집행부에 넘기자는데, 이번에 그냥 넘겨보세요. 최소 6~7개월은 더 시간이 걸립니다. 선거도 있잖습니까. 구의회 인적 구성이 바뀌는데 또 언제 다시 추진한단 말씀입니까.” 8일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격앙된 말투였다. 지난달 31일 구의회 임시회에서 ‘2014 구유재산 관리계획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구 소유 재산을 움직일 땐 구의회에 관리계획을 내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번 계획안에는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 교육센터’ 건립에 필요한 투융자심사 결과, 연도별 투자계획 등이 포함됐다. 그러니까 당인리발전소 지하화에 따른 지원금을 이용해 성산1동의 옛 구청부지에다 도서관과 교육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설계공모를 거쳐 내년 착공, 201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이제는 청소년 교육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해보자”며 열정적으로 달려온 박 구청장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결된 주된 이유인 예산 확보의 불투명성에 대해 박 구청장은 핑계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이 사업은 이미 안전행정부 투융자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이미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이 확보됐다는 얘기입니다. 이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신청만 하면 바로 돈을 타다 쓸 수 있다는 말이죠. 재원 문제는 하나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박 구청장은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구유재산 관리계획안이라는 것은 도서관과 교육센터를 짓겠다는 정책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절차적 승인 과정입니다. 이런 사업을 하기로 동의했으니, 이 사업에 따라 재산이 이러저러하게 움직인다고 확정 짓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걸 구의회에서 부결했다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정략적 행위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실제 구의회는 이미 지난해 ‘도서관과 교육센터 건립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근거로 구는 건립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다 건립자문단까지 구성해 둔 상태다. 박 구청장의 격앙은 간절한 호소로 이어졌다. “마포의 대표도서관 규모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겨우 21위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에게 특기적성교육을 시킬 곳이 마땅찮습니다. 그래서 짓기로 한 게 도서관과 교육센터입니다. 숱한 어려움과 논란을 뚫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또 손을 놓을 순 없지요. 꼭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성폭력 피해아동 우는데 이렇게 싸웠다

    성폭력 피해아동 우는데 이렇게 싸웠다

    검찰과 경찰의 힘겨루기로 아동 성범죄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화상협력시스템’ 도입이 1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청와대도 중재에 나섰지만 피해 아동의 처지는 뒷전인 채 수사에 관한 주도권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상협력시스템은 4대악 척결과 관련, 지난해 6월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의 파일럿(시범사업)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현행 사법 체계상 성범죄 피해 아동은 경찰·검찰 조사에 이어 법정 증언까지 최소 3차례 이상 끔찍한 피해 경험을 반복 증언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조사 횟수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경찰관 조사 과정에 검사가 화상으로 참여토록 했다. 논의는 대검찰청 형사2과와 여가부 권익증진국, 경찰청 여성청소년과를 주축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제도의 이름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당초 ‘화상지휘시스템’이었던 명칭은 경찰의 반발로 검찰의 상징인 ‘지휘’라는 단어를 빼고 ‘화상협력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어 경찰은 ‘지시’, ‘지휘’, ‘보고’ 등 검찰 위주의 단어 하나하나를 문제 삼았고, 검찰은 경찰이 검찰을 압박하기 위해 쓰는 ‘간섭’, ‘감시’ 등 거슬리는 표현에 발끈했다. 지난 2월 26일 열린 3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는 결국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경찰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서 연결 모니터를 통해 경찰 조사 과정을 지켜본다는 사실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경찰 측은 급기야 “검사가 몇 시간이나 걸리는 진술조사 과정을 제대로 지켜보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자”는 주장까지 했다. 검경이 특히 첨예하게 부딪치는 부분은 경찰의 ‘이의제기권’이다. 경찰은 운영지침의 단서 조항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검사의 질문권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꼭 필요한 질문조차 거부한다면 검찰이 조사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며 논의 자체를 부정했다. 여가부는 경찰 측에 ‘시스템 도입을 지휘권 문제로 여기지 말아줄 것’을, 검찰 측에는 ‘표현이나 지침상 내용을 완화해 줄 것’을 각각 요청했다. 아울러 진행 상황을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해 왔다. 그러나 결국 이의제기권 등 이견들은 좁혀지지 않았다. 관계 부처 수뇌부의 합의가 어려울 경우 여가부는 2011년 ‘내사 지휘권’을 둘러싼 검경 충돌 때처럼 국무조정실의 ‘마지막 중재’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시범사업이 처음 실시될 서울 보라매 원스톱 지원센터에는 시스템 도입을 위한 장소와 장비들이 모두 마련된 상태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와대에 다시 중재를 요청해도 실행 지시만으로 원활히 이뤄질 일은 아니다”면서 “성범죄 피해 아동들을 위해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 접점을 찾고 긴밀히 협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선원 탑승 침몰 화물선 위치 확인

    北선원 탑승 침몰 화물선 위치 확인

    지난 4일 전남 여수 인근 공해상에서 침몰한 몽골 선적 ‘그랜드포천1호’의 사고 지점이 확인됐지만 기상악화로 인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정부는 6일 오후 구조된 선원 3명과 시신 2구를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인계했다. 여수해경은 지난 5일 오후 수중탐색장비를 동원해 여수 거문도 남동쪽 34마일 주변 해역을 탐색해 침몰 위치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침몰 위치는 애초 조난 신고가 발신된 곳에서 500m쯤 떨어진 곳이다. 이곳 수심은 105m로 깊은 편이고 조류 등 변화가 심해 인양작업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여수·제주·통영·부산 해경 소속 경비함정 9척과 항공기 4대, 해군 함정 2척을 투입해 사흘째 실종자 11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상악화 등으로 현지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실종자 11명은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근 해역은 조류 변화가 심해 시신 인양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시간별 조류의 흐름이나 풍향 등을 파악해 해상 부유물 등을 추적하는 표류 예측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북서풍과 조류 영향으로 부유물이 사고 해역 남동쪽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종자들이 조류를 타고 일본 해상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일본 해상보안청에도 수색을 요청했다. 한편 해경은 몽골 선박에 북한 선원이 탄 이유는 해운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편의치적 제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치적은 등록비·인건비·세금 절감 등을 목적으로 선주가 소유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등록하는 제도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국내 해운업계가 관행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제도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인양과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상조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발의 1호 발달장애인법 19대 국회 2년째 ‘표류’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4월 2일)을 맞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발달장애인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2012년 5월, 19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된 지 벌써 2년이다. 최근 불거진 ‘염전 노예’ 사건을 비롯한 장애인 인권침해를 막으려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게 복지 전문가와 장애인단체의 지적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 250만 1111명(2013년 현재) 가운데 발달장애인은 19만 6997명으로 7.9%에 이른다. 이 중 지적장애가 17만 8864명, 자폐성 장애가 1만 8133명이다. 2012년 5월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의 골자는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를 설치해 20만명에 육박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전달 체계를 확립하자는 것이다. 법안은 같은 해 9월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로 넘겨졌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일부 의원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특별기금 마련,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마련 등 법률안에 담긴 대안들이 다른 중증장애인 지원대책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보건복지위 소속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장애인 250만명 가운데 발달장애인 20만명만을 대상으로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오형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사무국장은 “발달장애인 개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사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공단, 연구기관, 권익옹호센터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정부는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로만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기초연금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장애인연금법 등 ‘복지 3법’ 때문에 다른 법안의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면서 “4월 임시국회 때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이 제정되면 발달장애인 대상 범죄 신고 의무화,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담조사제 실시와 함께 검찰·경찰의 발달장애인 조사에 지원센터 관계자가 동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北 서해 NLL 도발] 北포탄 100발 NLL 넘어 쾅!… 軍, 3배로 즉각 대응 쾅!쾅!쾅!

    [北 서해 NLL 도발] 北포탄 100발 NLL 넘어 쾅!… 軍, 3배로 즉각 대응 쾅!쾅!쾅!

    “쾅…쾅…쾅.” 조용한 백령도에 북한의 포성이 처음 울린 것은 31일 낮 12시 15분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서해 인근 NLL에서 포 사격훈련을 하겠다고 예고해 군 당국은 아침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8시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는 북한 서남전선사령부의 전화통지문을 받았다. 오전부터 황해도 장산곶에서 대수압도 전방 지역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7개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측에 NLL 이남으로 사격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통보했다. 백령도와 북한 장산곶의 거리가 17㎞에 불과해 북한 해안포와 방사포의 사거리 안에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작심하고 도발하면 자칫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같은 참사가 재현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는 북한 모든 해안포 진지에서의 병력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북한의 사격이 시작된 것은 발사를 예고한 지 4시간여 만인 낮 12시 15분이었다. 백령도 인근 장산곶부터 연평도 인근 대수압도까지 7개 지역의 해안포와 방사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북한은 이날 3시간 15분 동안 8차에 걸쳐 해안포와 122㎜ 방사포, 240㎜ 방사포 등 500여발을 일제히 발사했다. 북한이 NLL 북쪽 해상에 다수의 사격구역을 정해 놓고 포탄을 대량 발사하기는 처음이다.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됐다. 백령도 동북쪽 지역에서 북한 포탄 100여발이 최대 3.6㎞까지 NLL 남쪽을 침범해 떨어졌다. 우리 군도 즉각 K9 자주포 300여발로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대구기지에서 출동한 공군 F15K 전투기 2대는 북한 포탄이 백령도에 떨어지면 즉각 보복할 수 있게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소형 정밀관통탄(SDB)을 장착하고 있었다. 군은 북한의 포격 유형 중 특이한 사항을 감지했다. 7개 해역에 쏟아진 포탄 500여발 가운데 유독 백령도 동북쪽 NLL 이남 지역에 100여발이 집중된 것이다. 해당 해역은 지난 27일 우리 해군이 엔진 고장으로 표류한 북한 어선 2척을 나포했던 곳이다. 유엔군 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50분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 사격 중지를 촉구하고 2시간 이내 장성급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통보했지만 북한은 답이 없었다. 북한의 포사격은 오후 3시 30분 종료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21년 만에 최대 상륙훈련… 北 GOP 습격훈련

    북한이 한·미·일 3국의 비핵화 논의에 반발해 지난 26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노골적으로 우리 군 최전방 진지를 점령하는 연습을 벌이고 있다. 한·미 연합군은 독수리 군사연습의 일환으로 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연합상륙훈련에 돌입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27일 “북한군이 최근 모든 전선에서 우리 군의 소초(GP)와 일반전초(GOP)를 습격하거나 도발하려는 훈련을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우리 군의 GP, GOP와 유사한 모형 진지를 구축하고 포병부대가 이를 타격한 다음 특수부대를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준비할 가능성과 함께 독수리연습에 대응해 우리 군의 피로도를 높이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연례적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을 한다. 올해 훈련은 한·미 양국이 사단급 미군 병력을 투입해 1993년까지 진행해 온 팀스피릿 훈련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측에서 해병대 7500여명과 해군 2000여명, 한국 해병대 2000여명과 해군 1000여명 등 총 1만 2500여명이 참가해 1만여명 규모가 참여했던 예년보다 병력과 장비가 보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제재와 고립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민 3명을 태운 북한 어선 1척이 이날 오후 5시 26분쯤 서해 백령도 동쪽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1.8㎞가량 침범했다. 우리 해군 고속정이 퇴거에 나섰으나 이 어선이 불응함에 따라 선원의 안전을 위해 오후 8시쯤 나포했다. 군 당국은 조사 결과 이 어선이 엔진고장으로 표류했고 어민들의 귀순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으로 송환할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김종훈 동구청장 예상 후보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김종훈 동구청장 예상 후보

    김종훈(49·통합진보당) 동구청장은 일명 ‘현대공화국’으로 불리는 동구에서 노동계 세력의 결집을 통해 3번 도전 끝에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노동자, 서민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함께 호흡하는 합리적인 진보구청장으로 눈높이 리더십을 갖췄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여 2% 차로 패한 뒤 2011년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특히 그는 최근 당이 각종 악재로 흔들리지만 지지 기반을 지킬 만큼 주민들의 신뢰가 높다. 시의원 때부터 붙은 합리적인 진보 인사라는 평가가 여전하다. 그는 수년간 표류하던 화정동 재개발사업을 이끌어냈고 일산해수욕장을 사계절 해양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전국 기초단체 중 처음 ‘인권도시’를 선언해 주민 인권 보호에 나섰다. 비정규직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었다. 방어진항 끝에 붙은 슬도를 예술의 섬으로 만들어 전국에 알리는 성과도 거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朴대통령에 국왕 만찬·방탄차량 배려… 교과서엔 ‘한국 고도 산업국가’ 재평가

    朴대통령에 국왕 만찬·방탄차량 배려… 교과서엔 ‘한국 고도 산업국가’ 재평가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네덜란드를 찾아 정상회담을 한 한국의 첫 대통령이 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네덜란드를 찾았다. 당시의 특사가 이번엔 정상 자격으로 찾은 것이다. 네덜란드 국왕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개인 자격으로 오·만찬을 정상에게 제공하는 2개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배려했다. 또 다른 나라는 중국이다.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주최하는 오찬에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과 박지성 선수도 깜짝 참석했다. 박 대통령에게는 방탄 차량도 제공했다. 주최 측이 정상에게 방탄 차량을 제공하는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의 테러 위협이 높은 국가 등 5개국 정도라고 주네덜란드 이철기 대사는 설명했다. 텔레그라프 등 일부 현지 언론은 “박 대통령이 어두운 옷을 입은 다른 정상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빨간 옷을 입고 입국했다”는 기사와 함께 사진을 싣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한국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3대 교과서 출판사에 속하는 티메묄렌호프와 노르드호프는 지난해부터 초·중·고교 교과서에 한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상에 관한 내용을 대폭 반영했다. 올 하반기에는 각각 6쪽가량의 한국 관련 단독 챕터를 배정한 개정판 교과서가 나온다. 지난해 7월 발간된 티메묄렌호프 출판사의 초등지리 교과서에서는 ‘어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빈국’이라는 기존의 설명이 ‘고도의 산업국가이자 부국으로 최첨단 스마트폰, 디지털 TV, 자동차, 대형 선박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사진도 수산물 시장이 발광다이오드(LED) 제작 현장 사진으로 교체됐다. 같은 해 노르드호프 출판사가 펴낸 고등학교 역사 수험서에는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 발전과 완전한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하멜표류기’의 저자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중부 호린험시의 17개 초등학교는 2013~2014년 한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한국 전문 수업’을 개설한다. 티메묄렌호프의 새 중등지리 교과서에는 제3장 ‘아시아의 세기’에 6쪽 분량의 ‘한국: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단원이 포함된다. 한국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했다는 점에서 다른 개발도상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 실릴 예정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네덜란드의 운송·물류·금융서비스 분야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제조 분야 등 상호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의 투자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유럽에서 높게 평가받는 네덜란드의 ‘뇌(腦) 은행’이 한국의 뇌 은행 설치에 협력해 줄 것 등도 당부했다. 회담 뒤에는 한·네덜란드 간 워킹홀리데이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뤄졌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봉화 ‘호랑이 숲’ 무산 위기

    봉화 ‘호랑이 숲’ 무산 위기

    ‘호랑이 숲 조성’ 사업이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산림청은 2016년 4, 5월쯤 문을 열 예정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 5179㏊) 내에 호랑이 숲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수목원 탐방객에게 한반도에서 멸종된 백두산 호랑이를 가까이서 볼 기회를 제공하고 종 보존과 번식 및 연구도 함께 추진하기 위해서다. 임야 5㏊에 호랑이 숲을 조성하고, 호랑이 암수 5쌍이 생활할 수 있는 침실과 안전펜스 등을 설치한다. 5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산림청은 백두산 호랑이 4마리를 관리하고 있다. 1마리는 광릉수목원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3마리는 대전 동물원(오월드)에 위탁·관리 중이다. 종 번식 및 연구를 위해 최대 10마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올해 상반기 수목원 내 임야 0.6㏊에 호랑이 4마리를 풀어놓기로 했던 당초 호랑이 숲 조성 계획(설계) 등을 변경한 뒤 바로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야당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호랑이 숲 조성 계획이 표류하게 됐다. 환경단체는 산림청이 호랑이 숲 조성으로 과거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멧돼지 방사 실패 사례를 답습할 우려가 있는 데다 민간이 운영하는 동물원과 큰 차이가 없는 사업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생동식물의 종 보존과 복원 연구를 맡은 환경부도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산림청이 독자적으로 호랑이 종 보존과 연구에 새롭게 뛰어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부처 간 영역 다툼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봉화군과 지역 주민들은 호랑이 숲 조성은 정부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호랑이 숲에 대한 군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정부가 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으로 믿지만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호랑이 숲 조성을 위해 환경단체와 야당 국회의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설득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500여마리가 야생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남한에서는 1924년 전남지역에서 6마리가 포획된 것을 마지막으로 멸종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부천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서영석 이색 출마선언 눈길

    부천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서영석 이색 출마선언 눈길

    서영석 새누리당 부천시장 예비후보가 부천노후공업지역에서 많은 언론인들과 6.4지방선거 예비후보 및 출마예정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공식적인 출마를 선언했다. 부천시장 예비후보로서 등록 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서영석 예비후보는 부천노후공업지역에서 출마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언론인들과 참석자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공장지역의 주차난과 노후 시설을 몸소 체험해 보고 대책 마련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싶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각 계층을 대표하는 기업인, 청년, 장애인, 여성 등이 함께한 배석한 출마 선언식에서 서영석 예비후보는 ‘새로운 100년 부천 재창조’의 청사진을 제시, 이를 통해 부천이 ‘신바람 도시, 행복한 시민’이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100년의 부천을 열어갈 부천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부천재창조의 혁신적인 목민관’과 ‘답을 내는 시장이라는 실천적 목민관’을 언급했다. 혁신적인 목민관과 실천적 목민관은 ‘한 세대 동안 지역사회와 함께한 뜨거운 열정을 담은 정책솔루션’을 의미한다고 예비후보는 전했다. 아울러 ‘부천재창조를 위한 4가지 약속’이란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부천재창조를 위한 4가지 약속 중 첫 번째는 ‘경제재창조’다. 서영석 예비후보는 부천시의 재정자립도가 반으로 줄어든 현 상황에 △국비지원을 통한 부천노후공업지역 리모델링으로 일자리 창출 △뿌리산업혁신센터와 현장박람회를 통한 뿌리산업 강소도시 △도심형 선진물류 메카 △기업공동브랜드 활성화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바로 ‘교육재창조’다. 어린이들이 노벨상을 꿈꿀 수 있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부천노벨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이를 위해 △부천청소년육성재단 설립 △대기업 재단 자사고 및 명문고등학교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해 사회구성원으로 다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세 번째 약속은 ‘문화재창조’로서 부천이 현재 문화특별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행정은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영화/만화/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둔 한류관광허브 구축 △경쟁력 있는 한류콘텐츠 개발 △문화랜드마크 조성을 문화재창조의 주요 골자로 정책을 펼치겠다 약속했다. 마지막 네번째 부천시장으로서의 약속은 ‘복지재창조’였다. 서영석 예비후보는 범죄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부천에 안전생활복지과를 신설해 방범업무와 생활안전 관련업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부천의 어느 지역에서든 시민들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영석 부천시장 예비후보는 출마선언 마무리에 “신바람 나는 도시가 되도록, 행복한 시민이 되도록 따뜻하게 봉사하는 따봉 부천시장이 되겠다”며 친근한 면모도 보였다. 또한 이날 서영석 예비후보는 타 후보들과 달리 출마선언 단계에서 분야별 주요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실천하는 시장의 이미지를 굳혀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영석 부천시장 예비후보는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를 수료하고 부천 노후공업지역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한국청소년연맹 이사장, 한국평생사회교육개발원 이사장, 새누리당 부천원미을 당협 부원장을 맡고 있으며 제 7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지낸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부자·빈자 똑같이 받는 노인연금 온당한가

    여야가 2월 입법이 무산된 기초연금법을 다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어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게 월 10만~20만원씩 지급하는 정부안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이 정부안을 그대로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이 법안이 노인차별법이라며 65세 이상 어르신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월 2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국민연금의 근간마저 흔들게 된다며 연계 불가의 뜻을 고수했다. 지난해 11월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온 뒤로 넉 달이 됐건만 여야 간 의견 차는 눈곱만큼도 좁혀진 게 없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2010년 기준 47.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노인 자살률은 이를 넘어 세계 1위다. 비극의 상당수가 생활고에 시달린 끝에 벌어지고 있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외치는 나라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표류하고 있는 여야의 기초연금제 논의의 출발점은 바로 이 지점이 돼야 한다고 본다. 한정된 재원일수록 꼭 필요한 사람에게 쓰여야 하는 복지정책의 기본가치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르신에게 줄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끼니를 거르는 불우노인 두 명, 세 명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기초연금의 취지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안이 노인을 차별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온당하지 않다.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용 주장으로도 실효성이 없다. 대선 공약에 비해 후퇴한 정부의 기초연금안이지만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층을 비롯해 국민 다수가 지지의 뜻을 밝힌 것이 이를 말해준다. 다만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문제는 국민연금의 안정성이 침해당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정부 조세정책의 근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당장 결론 낼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결국 지금 여야에게 주어진 과제는 기초연금안의 조속한 처리다. 지급대상 확대나 국민연금과의 연계 여부는 정부가 목표한 7월 시행 이후 시간을 갖고 논의할 사안이다. 당장은 정부가 목표한 7월 시행을 위해 이달 중 입법화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이를 위해 여야는 기초연금법의 한시적 운영을 차선책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부칙에다 3년 정도 시한을 정함으로써 추가 협의의 길을 열어 놓는 게 현실적 타협책이 될 것이다.
  • [사설] 민생은 내팽개치고 나눠먹기 하는 눈먼 국회

    주요 민생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물 건너갔다. 여야 모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다.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복지나 경제 활성화를 외치지 말고 적극적인 입법화로 민생의 아픔을 덜어 줘야 한다. 제 밥그릇 챙기기나 나눠먹기식 입법은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무려 130여건의 법안을 벼락치기로 통과시켰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선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과거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법안 수는 2010년 181건, 2012년 45건, 2013년 88건이었다. 2010년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던 해였다. 선거를 앞두고 민생법안들을 볼모로 정쟁을 일삼는 정치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밀린 숙제를 하루 사이 하느라 통과된 법안들을 제대로 들여다봤을 리 만무하다. 법안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잖다. 언제까지 소중한 법안들이 이런 식으로 처리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나.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기초연금법은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주장대로 소득 하위 80%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게 되면 4조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하기 위해 국회 휴지기인 3월에 ‘원포인트’ 임시국회라도 열어 타협점을 찾기 바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ICT 분야 주요 법안들도 통과되지 못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설치법, 신용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위한 신용정보이용법 역시 다음 국회로 넘어갔다. 장애인연금법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소외 계층들을 위한 법도 마찬가지다. 임시국회 내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한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이런 와중에서도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위한 법안은 통과시켰다. 문제는 내용이다. 말이 검찰개혁 법안이지 무늬만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검사임명법은 조직과 인원이 필요한 기구특검이 아닌 제도특검이다. 사안마다 특검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는 것 이외에는 현행 특검제와 별 차이가 없다. 특별감찰관법은 감찰 대상에서 국회의원은 제외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이 국회의원을 감찰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사는 국회의원을 수사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4월 국회에서는 민생 관련 쟁점 법안들이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 된다. 처리 결과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 전남 신안군 홍도 바다 위 고무튜브 속 男女 시신 발견

    28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해상 고무 튜브 위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목포해경에 따르면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활동 중 홍도 북서쪽 89㎞ 해상에서 표류하던 고무 튜브 위에서 40대로 추정되는 남녀 변사체를 발견해 인양했다. 남자는 키 165㎝, 여자는 150㎝이며 두 사람 모두 상·하 일체형 검은색 작업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관리단을 전했다. 파란색 페인트칠을 한 이 고무 튜브는 해수욕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간 크기이며 사람이 밑으로 빠지지 않도록 그물을 쳐 놓고 튜브를 가로질러 앉아 작업이 가능한 각목도 설치돼 있다. 김완제 무궁화 10호 항해장은 “단속 중 희미한 물체가 보여 다가가 보니 변사체가 있었다”면서 “남자는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채로,여자는 남자 위에서 밧줄에 묶인 채 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항해장은 이어 “여자는 바다로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고 밧줄에 묶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해경은 서해어업관리단으로부터 변사체를 인계받아 목포로 이송한 뒤 정확한 신원과 사인 등을 가릴 예정이다. 해경은 현재 실종 신고나 미귀가 어민은 없어 외국인이거나 복장으로 봤을 때 조선소 근로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닷물로 만든 수돗물 마신다

    바닷물로 수돗물을 만드는 국내 첫 해수담수화 시설이 3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해수담수화 플랜트’(전체면적 4만 5000㎡) 건설사업을 완료하고 기장군 일원에 하루 4만 5000t의 수돗물을 시범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1954억원이 투입된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해수담수화 기술력 축적을 통한 해외 물 산업 시장을 선점하고 낙동강 원수에 의존하는 부산시의 비상급수 상수원 확보를 위해 건설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3월까지 모든 설비 공사를 완료하고 한 달간 시험 운전을 거친 뒤 4월부터 기장군민을 대상으로 물맛 시음회, 공청회를 통한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장군 지역에 대한 시범급수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담수화 과정을 거쳐 생산된 여과수는 미네랄 등이 풍부해 현재 낙동강 원수를 활용한 화명정수장의 수돗물보다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성덕주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 생산한 수돗물 수질을 실시간 공개해 지역민의 신뢰를 쌓은 뒤 점차 생산능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지역은 낙동강 표류수에 상수원의 94%를 의존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울산 서사마을 주민들 ‘분통’

    울산 울주군 서사마을 주민들이 국민임대주택 지구 지정 이후 6년째 계속된 사업 표류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자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울주군과 서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8년 4월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로 지정된 다운 보금자리주택 지구에 2009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사업 승인을 받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울주 범서읍·중구 다운동 일대 185만 9167㎡다. 그러나 LH가 부채 증가와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을 이유로 6년째 사업을 시작조차 못했다. LH는 울산의 혁신도시와 화봉지구, 송정지구에서도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다운지구 사업을 당장 시작할 형편이 안 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LH를 성토하는 현수막 수십개를 내걸고 지구 지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그동안 울산시와 LH 등에 수없이 진정서를 내거나 찾아가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박태환 서사마을 이장은 “사업을 서두르거나 재산권 보상부터 하라고 수없이 촉구했으나 진전이 없어 주민들만 골병이 들고 있다”면서 “주민의 살길도 마련해야 하는데 대책 없이 미루는 LH는 당장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운동도 마찬가지다. 주민 대표와 LH, 울산시가 대책협의회까지 만들어 분기별로 논의했지만 아무런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다운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경우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사업 개선 방안 마련이 우선 시급하다”면서 “따라서 올해 사업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이를 토대로 내년에 국토부로부터 지구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보상 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나의 출사표] 부산시장 도전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나의 출사표] 부산시장 도전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부산 가덕도에서 6·4 지방선거 부산광역시장 출마선언을 하기에 앞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의 출마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동남권 신공항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선박금융공사설립, 신공항 등 대선 당시 지역공약들이 표류하고 있다. -이제 새 정부 출범 1주년인데 벌써부터 공약파기를 주장하는 것은 빠르지 않나 싶다. 가덕도 신공항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단순히 지역공항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차원이 아니다. 수도권의 정치·경제 집중 현상을 탈피해 국가 전체를 한 단계 비상시키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에서 중요하다. 박 대통령 공약인 유라시안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위한 지정학적 최적지도 부산이다. 최근 해운보증기구·해양금융종합센터를 부산에 설립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했는데 선박금융공사 신설보다 지원 범위, 규모 면에서 더 넓어 공약을 초과달성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의중(박심) 논란에 대한 생각은. -대선 이전부터 뜻이 있었고 지난해 사무총장을 그만둘 때 박 대통령이 만류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산에 헌신하고 내 정치도 하고 싶다는 뜻이 강했다. “열심히 하시라”는 대통령의 격려가 있었고 그게 전부다. →3선 연임했던 허남식 현 시장으로 인해 부산의 세대교체론도 나온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부산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부산을 변화시키기 위한 능력과 경험, 힘이 있는지가 보다 더 중요하다. 저는 ‘일 잘하고 힘 있는 후보’다. →부산지역은 안철수 신당 돌풍이 거센 핵심지역이다. 오거돈 전 장관의 거취 역시 주목된다.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 후보가 가시화되면 여당 지지세가 결집될 것이다. 새 정치를 내세운 안철수 의원이 현재까지 영입한 분들의 면면을 보면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야권 단일화도 결국 선거를 앞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부산시장은 부산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약속과 희망을 드리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글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서 의원은 친박 핵심 4선으로 지난 대선 때 사무총장, 중앙선대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현 정부 출범을 도왔다. 박 대통령과는 서강대 동기 동창이다. 부산시당위원장과 정책위의장,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민선 2기 해운대구청장을 지냈다.
  • 바다 표류한 ‘담배 14t’ 컨테이너 英해안서 발견

    바다 표류한 ‘담배 14t’ 컨테이너 英해안서 발견

    영국의 한 해변에 14t 가량의 담배가 담긴 컨테이너가 휩쓸려 내려와 현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수 백 만개의 담배가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영국 데번 주의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영국의 해사 연안경비청(The Maritime and Coastguard Agency, MCA)의 조사 결과 이 컨테이너는 덴마크의 화물운송업체인 머스크(Maersk)사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달 초 비스케이만(灣, 프랑스 브르타뉴 반도와 에스파냐 오르테가르 곶 사이에 있는 큰 만)에 불어 닥친 엄청난 폭풍우 때문에 출항을 기다리던 컨테이너들이 파손됐고, 일부가 한 달 가량 바다를 표류하다 영국 해안까지 흘러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를 조사 중인 데번과 콘월 주 경찰 측은 “오전 8시 10분 경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화물의 1차 소유는 선박회사에 있으므로 단 한 갑의 담배라도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 화물의 최초 출발지가 프랑스 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경로’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영국에 불어 닥친 폭우와 홍수로 ‘의외의 발견’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오르셋 주 인근 바다의 폭풍우 잔해물 속에서 축구공만한 희귀 화석이 발견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것이 6600만 년 전 암모나이트의 화석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학계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점심식사도 제때 못하는 ‘콩나물교실’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학교 신설 계획이 1년 가까이 표류하면서 초등학교의 과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20일 경기도와 도 교육청, 수원시 등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에듀타운 내 산의초등학교와 신풍초등학교는 광교신도시에 설립된 지 2년 만에 예상한 48학급을 채우거나 넘어섰다. 산의초교는 지난해보다 6학급 늘어난 48학급을 올해 모두 채웠으며 지난 학기 48학급을 채운 신풍초교는 2학급 추가한 51학급으로 신학기를 맞는다. 학급당 학생 수도 수원 지역 평균치인 27명을 훌쩍 뛰어넘어 산의초교 33.5명, 신풍초교 34명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이들 학교는 식당 의자가 부족, 일부 학년은 점심을 5교시 이후로 늦추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두 학교 인근에 아파트단지 4곳 1900여 가구가 추가 입주한다. 이 같은 문제는 학생 수용계획 산정에 포함되지 않은 오피스텔 등이 잇달아 건립되면서 생겼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1월 과밀학급을 우려하는 광교신도시 주민 704명의 민원을 중재해 초교 2곳, 중학교 1곳을 추가 설립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경기도, 수원시, 수원교육지원청 등 설립 관계 당국이 “부지 선정을 둘러싼 주민 간 의견이 서로 다르다”며 팔짱을 끼고 있어 학교 설립 작업이 11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수원교육청은 혜령공원에 2015년 초교 한 곳을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공원 시설변경 권한을 가진 수원시가 반대해 계획을 접었다. 또 도청 이전 부지를 제시했다가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를 거둬들였다. 도청 신축 부지 면적을 축소하고 남은 부지 1만 3000㎡에 학교를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인근 대림아파트 입주민들은 “비싼 분양가를 감수하고 아파트를 산 이유는 도청 이전 때문이었다”며 결사 반대했다. 하지만 래미안 등 맞은편 아파트 주민들은 수원교육청을 찾아가 “하루빨리 학교를 설립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슈&논쟁] 쉬운 수능영어

    [이슈&논쟁] 쉬운 수능영어

    최근 몇 년 동안 교육부의 대입 영어 정책이 표류 중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을 대체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도입한다더니 박근혜 정부 들어 백지화됐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를 난이도에 따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렀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다시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교육부는 업무보고에서 2015학년도 수능 영어의 난이도를 낮춰 사교육 억제 카드로 쓰는 방안을 새롭게 발표했다. 당장 수능 영어 난이도를 낮춘다면 영어 능력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상위권 학생의 수능 변별력이 약화되며, 영어 외 수학과 같은 다른 과목으로 사교육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수능 영어를 쉽게 내면서 고교 영어 수업에서 말하기, 쓰기 수업 활성화가 이뤄지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크게 경감될 수 있다는 찬성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험생 60여만명이 한꺼번에 치르는 수능은 듣기와 독해에만 치중해 영어 능력을 평가할 수밖에 없고, 수능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10년 동안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못 하는 기형적인 수업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정경영 고대부고 영어교사와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로부터 쉬운 수능 영어 정책에 대한 득과 실을 들어 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정경영 고대부고 영어교사 “문법 집착 않고 실용영어 수업 가능… 학생 공부·학부모 사교육 부담 줄어” 지난 13일 대통령 업무보고 형태로 밝힌 쉬운 수능 영어 출제 방침으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쉬운 수능 영어로 인해 사교육을 잡기는커녕 국어와 수학에서 사교육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것과 영어에서의 변별력이 떨어져 평가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는 것이 주된 비판인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 영어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면 전혀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다. 쉬운 수능 영어가 왜 좋은지를 영어 교육의 본질적 측면과 우리나라 사회문화적 현상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쉬운 수능 영어의 성공을 위한 발전 방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서울 강북의 일반고에서 20년 넘게 영어교사로 재임하는 동안 처음부터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은 ‘학원 가지 않고 학교만 믿어도 대학 가는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였다. 영어에 관한 한 학교 수업만으로도 수능 대비가 된다고 일관되게 생각해 왔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믿고 따라 주며 좋은 결실을 맺어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곤 했다. 학원을 가지 않으면서 생기는 여유 시간에 학생들은 독서나 체육활동 등을 통해 건전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고, 독서와 운동으로 다져진 학생들이 훗날 창의적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학교 수업만으로도 수능이 준비될 때 학생들은 교사를 신뢰하고 학교를 믿으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대학도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쉬운 수능 영어는 또한 단순한 읽기, 문법 공부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실용영어 수업을 가능케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어려운 수능 영어를 유지할 경우 교사들은 실용영어 수업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쉬운 수능 영어가 출제될 경우 영어의 4영역(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에 대한 수업이 현재보다 균형 있게 진행될 수 있어서 본질적인 영어 수업이 가능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에 따라 수업의 내용과 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능이 어려우면 사교육에 매달려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수능이 쉬우면 학교 수업을 교사와 학생 모두가 즐겁게 할 수가 있다. 당연한 이치다. 위에서 언급한 영어의 본질적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절실한 것이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이다. 어려운 수능은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든 저소득층 학부모들을 사교육비의 고통에 시달리게 만든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사교육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이나 열악한 학원 시설 등으로 인해 그러한 사교육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농산어촌의 많은 학생들도 학교 공부만으로 수능이 대비돼야 한다. 쉬운 수능 영어의 긍정적 측면에 이어 쉬운 수능 영어의 발전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작업복을 입고 연주를 한다거나 음악회에 가는데 체육복을 입고 가면 어색한 것처럼 어려운 독해 중심의 수능 영어는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다. 실용영어가 요즘의 교실 수업인 환경에서는 쉬운 수능 영어가 맞다. 또한 쉬운 수능 영어가 유지되기 위한 조건은 EBS 교재가 쉬워야 한다. 지금처럼 EBS 연계율이 높은 상태에서 EBS 교재가 어려우면 학생들이 영어를 어렵게 여기며 사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쉬운 수능 영어로 인해 사교육이 줄어든다면 이는 다른 과목에도 분명 전이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쉬운 수능으로 인한 변별력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기득권층의 논리다. 대학에서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제도 때문인데, 왜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려 하는가. 수능 점수와 학교 내신 점수를 모두 반영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된다. 내신은 나빠도 수능을 잘 보면 우수한 학생이란 논리는 학교를 공교육의 탈을 쓴 학원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쉬운 수능과 학생부의 실질반영률을 높인다면 쉬운 수능의 변별도는 충분히 확보되고도 남을 것이다. [反]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硏 평가이사 “변별력 약화돼 국어·수학 풍선효과… 쉽게 낸다고 사교육 문제 해결안돼” 지난 13일 교육부가 영어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 영어를 쉽게 출제하고, 학생부종합 전형 자기소개서에 공인어학성적 기재를 금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교육부는 구체적으로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를 종전 B형 기준 7문제에서 4문제로 줄이고, 영어 독해 지문을 종전보다 줄여 평이한 수준에서 출제한다고 했다. 이렇게 영어 난이도를 종전보다 크게 평이하게 출제하면 수능 영어 변별력 유지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인 2014학년도 수능 영어B형 만점자 비율은 0.39%였다. 1등급 구분 원점수는 93점, 2등급은 88점이었다. 2013학년도엔 수능 영어 만점자 비율이 0.66%, 1등급 구분 원점수는 93점, 2등급은 84점이었다. 두 시험 모두 대표적으로 어렵게 나온 수능시험으로 평가받지만, 상위권 변별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즉 한두 개 문제로 등급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올해 정부의 출제 방침에 충실하게 따른다고 하면 영어 만점자 비율이 2.67%에 달했던 2012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당시 1등급 구분 원점수는 97점, 2등급은 94점이었다. 2012학년도 상황이 재현되고 난이도의 일정한 편차까지 고려하면 올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4%를 초과해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특히 수능 영어 시험에서 가장 변별력이 높은 분야 및 문항 유형이 ‘빈칸 추론’ 문제인데 이 분야의 절대 문제 수를 줄이고 난이도까지 평이하게 출제한다면 영어 시험에서 변별력 유지가 상당히 어렵게 된다. 수능 문제를 무조건 쉽게 낸다고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 수능 성적 평가 방법이 예전의 예비고사, 학력고사, 초기 수능의 원점수 체계, 즉 절대평가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수능은 상대평가 방식인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사용한다. 만일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으로 ‘3개 영역 1등급’을 요구하는 의학계열에 지원한 상위권 학생이 영어 1문제를 실수로 틀려 1등급을 받지 못한다면 이 학생은 다른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하는 부담을 얻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문계의 연세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4개 영역 등급합 6 이내’를 요구하는데, 영어에서 2문제 이상을 실수로 틀려 3등급을 받는다면 다른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야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렇게 수능 특정 영역에서 적당한 정도의 변별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다른 측면에서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된다. 대입 정시에서도 수능 영어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면 다른 영역에 대한 실질적인 비중이 높아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발생, 국어나 수학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라 실질적인 부담은 국어 대신 수학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정부 예상대로 수험생 입장에서 영어 수험 부담이 일부 감소할 수 있지만, 대신 수학 수험 부담은 커져 전체적인 수험 부담 경감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공인어학성적 기재 금지 조치는 중단기적으로 토플, 텝스 등에 대비한 사교육 시장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학들의 어학 중심 특기자 전형에서 상대적으로 영어 면접, 영어 에세이 등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학생부종합 전형에서는 영어 내신(교과) 등급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하든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이 공인어학성적을 받는 대신 인성면접이나 심층면접의 변별력을 높이면 수험생의 입시 부담은 면접 대비 부담으로 이전될 뿐 크게 줄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치가 급격하게 나타난 점에 비추어 볼 때 단기적으로 수험생들이 수능 영어의 출제경향 변화와 난이도에 적응하느라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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