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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국조특위 7일 ‘빈손’ 종료할 듯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결국 단 1차례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오는 7일 ‘빈손’으로 활동을 마감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수차례 조율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위는 활동 초기 캐나다 하베스트 부실인수 의혹 등을 제기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증인 채택이 암초가 되면서 표류하기 시작했다. 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인방을 증인으로 고수했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망신주기용 정치공세라며 맞서고 있다. 여야 입장 차가 워낙 커 여야 합의에 의해 활동기간을 최대 25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당초 합의마저도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3일 “2003년 이후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11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31조 4000만원을 투자했고, 계약에 따라 앞으로도 34조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지만 투자금 회수는 불투명하다”고 해외자원개발사업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조 활동기간 연장에 힘을 주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자칫 정치적 판단을 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면 감사원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며 감사원 발표를 놓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표류하는 4대개혁… ‘골든타임’이 샌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정부가 올해 경제발전 방향의 핵심으로 내세운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분야에 대한 구조개혁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는 여·야·노 3자 간 타협 없는 잇속 챙기기로 흐르면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대타협도 노사정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시한 내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제16차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노·사·정·공익위원으로 구성된 8인 연석회의에서 초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노사정이 각각 제 입장을 정리한 초안을 마련해 밤샘 협상에 나섰지만 당초 약속한 31일까지 합의를 이뤄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노사정이 참여한 특위는 지난해 12월 기본 원칙과 방향에 합의하면서 대타협 시한을 3월 말로 정한 바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애초에 합의시한을 못 박은 뒤 논의를 시작한 자체부터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 많은 비정규직 대책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가 안정성보다는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합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가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도 각자 정치적 이득에만 신경 쓰다 보니 일말의 교집합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특위 활동시한인 5월 2일 이전에 어떻게든 처리해야 내년 총선에서 공무원 표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최종안 도출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과 정부의 개혁 요구에 순순히 응할 경우 모든 성과물이 여권 차지가 될 것을 우려하며 야당안 관철에만 몰두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 측은 정치권 논의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듯하다’고 비판하면서 연금 개혁 반대를 위한 주말 대규모 집회의 동력을 키워나가는 데 더 열중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난무하는 개혁안들 속에서 이해 당사자인 일선 공무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야 입장이 다르고 또 야당과 공무원 노조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애초부터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도 지나치게 몰아친 측면이 있다”면서 “여야의 입장을 하나로 통일한 뒤 공무원 노조 측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 [표류하는 4대개혁] “취업률 연계한 평가에 인문학 위축” 반발… 대학구조개혁 ‘지지부진’

    대학구조개혁은 그동안 본격 추진할 법적 근거가 없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지만 당정 협의에 따라 4월 임시국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되면 교육부가 대학 입학정원 감축 및 부실대학 퇴출 등 대학 개혁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길이 마련된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학 평가 지표를 둘러싼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크고, 퇴출 사립대의 재산 처리 방법 등 폭발력 있는 사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구조개혁이 난항에 부닥칠 가능성도 높다. 대학구조개혁법안에 따르면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대학은 정원 감축이 자율에 맡겨지지만, 그 외의 대학은 등급별로 ▲입학정원 감축 ▲정부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국가장학금 미지급 ▲학자금 대출 제한 ▲자발적 퇴출 유도 등 구조개혁 대상에 오르게 된다. 주요 쟁점은 대학 평가 지표다. 취업률과 연계된 평가 지표에 대해 ‘인문학 등 순수 학문을 위축시킨다’는 학내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지방 대학 등 서로 다른 여건에 따라 학생 충원율이나 취업률 등 일률적인 지표를 적용할 경우 지방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 일부 대학들이 이른바 ‘학점 인플레이션’을 줄임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절대평가이던 성적 산정 방식을 상대평가로 급히 전환하면서 집단 소송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학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또 법안은 학교법인이 자체 계획에 따라 해산하려는 경우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잔여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익법인 등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처분하도록 통로를 열어 줬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측 관계자는 “대학의 경영 사정이 어렵지 않음에도 손익계산을 통해 학교법인 해산을 선택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학교자산 증가에 대한 학교법인의 기여도가 낮아 해산 시 잔여 재산을 반드시 학교법인의 재산으로 볼 수 없음에도 처분의 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교문위는 4월 임시국회 개회일인 7일 공청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표류하는 4대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또 국회벽… 여야, 실무기구 첫 단추도 못꿰

    공무원연금 개혁이 또다시 국회의 벽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허한 합의’만 되풀이할 뿐,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실행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7일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종료(3월 28일)에 따라 실무기구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정작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대로 4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충분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이나 구성, 해야 할 일에 대해서 합의를 도출해 반드시 4월 임시국회에서 결말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서구 유럽도 수년에 걸쳐서 연금 개혁을 완수했던 만큼 단시일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실무기구 구성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개혁안 처리 시점(5월 2일)은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실무기구가 무한정 간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둬서 그 안에 정리하고 합의된 결론까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과 개혁안 처리 시점을 못 박을 경우 논의가 파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총 5차례 합의를 했지만, 특위와 대타협기구를 구성한다는 첫 번째 합의 외에는 지켜진 게 없다. ‘합의 놀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연금 재정 안정이라는 당초 개혁 취지에서 후퇴한 ‘반쪽 개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표류하는 4대개혁] 비정규직·해고 요건 등 밤샘 대치… 노사정 대타협도 빈손 우려

    [표류하는 4대개혁] 비정규직·해고 요건 등 밤샘 대치… 노사정 대타협도 빈손 우려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시한을 불과 24시간 앞두고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해 시한 내 합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사정이 참여한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기본 원칙과 방향에 합의하면서 대타협 시한을 3월 말로 정한 바 있다. 30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제16차 특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노·사·정·공익위원으로 구성된 8인 연석회의에서 이날 전체회의 직전까지 합의를 위한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노사정은 각기 입장을 초안 형태로 정리해 논의를 시작했다. 자정을 넘겨 31일 새벽까지 진행된 밤샘회의에서는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3대 현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한 막바지 의견 조율이 계속됐다. 김대환 위원장은 “논의 과제가 방대하고 복잡해 (합의문 초안 도출)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며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대타협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된 31일까지 합의를 이뤄 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노사정은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 방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관련해서는 저성과자 해고 요건 완화와 비정규직 대책, 3대 현안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기간제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 대상을 확대하는 정부안은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성과가 낮은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근로자 해고 요건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주 52시간 외 추가연장 근로에 반대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주 52시간 외에 주 8시간 추가연장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타협이 이뤄진다 해도 모든 과제에 대한 일괄 타결 대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의 알맹이가 빠진 선언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특위가 민감한 과제에 대해 별도 기구를 설립해 추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타협 자체가 다음달 혹은 상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사정위에 불참한 민주노총이 노사정위 중단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한 내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내부의 반발 등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익 대신 다른 어떤 사익을 챙길 의도가 없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악 논의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며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라는 정치적 구실을 정부와 사용자에게 주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배신 행위”라고 압박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9월 강력한 금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모든 음식점을 비롯해 PC방, 커피숍 등 공중이용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흡연 경고 그림’(혐오 사진)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담뱃세 인상은 사실상 ‘우회 증세’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흡연 경고 그림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금연구역 확대에 대해서는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 상생의 길은 없는지 찾아본다. 정부의 금연정책에 대해 말들이 적지 않다. 흡연자나 비흡연자가 모두 정부를 성토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마디로 정부가 ‘정책 철학’을 담기보다 ‘딴생각’을 많이 해서다. 세수 확보 정책을 금연정책으로 둔갑시키고, 후속 조치인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또 내수를 살린다면서 무차별적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해 음식점과 PC방 자영업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사회적 손실 비용을 감안해 금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담뱃세 인상부터 따져 보자. 담뱃값 인상과 흡연율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2004년 담뱃값 500원을 올릴 때도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바로 회복됐다. 반면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총담배 판매량은 969억 개비였고 2004년에는 1065억 개비를 기록했다. 담뱃값을 인상한 해에 판매량이 되레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해외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의 담뱃값은 한갑당 2달러 수준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흡연율은 러시아가 33.8%로 인도(10.7%)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각각 23.3%, 23.2%로 비슷하지만 담뱃값은 프랑스가 8.3달러로 우리나라(2500원 기준)보다 3배 이상 높다. 일본도 2010년 담뱃세 인상 이후 흡연율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부의 담뱃세 2000원 인상을 놓고 ‘서민 증세’ ‘꼼수 증세’라고 비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바로 금연을 결심했지만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서 “의지가 약한 나 자신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담뱃값을 터무니없이 올린 정부의 흡연자 권리 무시 처사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측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세를 올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올해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은 1475억원으로 전체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 7357억원 중 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이 아니라 세수 확대가 주된 목적이라는 얘기다. 흡연자 동호회인 ‘아이러브스모킹’은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간의 흡연율 감소는 공공장소와 음식점 금연 등 비가격정책의 효과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상에 따른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관심이 덜했던 전자담배와 말아 피우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쇼핑업체인 G마켓에서는 지난 1월 전자담배 판매가 전월 대비 125% 증가했다. 옥션과 11번가에서도 같은 기간 전자담배 판매가 각각 48%, 38%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밀수입한 담배가 인터넷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 32억원에 그쳤던 담배 밀수 적발 규모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7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는 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정부와 국회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 흡연율 22%에서 경고 그림이 도입된 이후 2012년 16%까지 떨어진 캐나다’를 예로 들며 도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경고 그림 도입에 대한 열정이 갑자기 사그라들었다. 국회에 마치 짐을 떠넘긴 모습이다. 경고 그림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금연단체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도입하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측은 “금연정책은 가격정책뿐 아니라 경고 그림 도입 등의 비가격정책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면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한 행복추구권 침해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국회의원들과 담배 제조사들은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이 경고 그림을 도입한 국가들보다 매우 높다’며 경고 그림 도입과 흡연율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은 1.57%(2001~2012년)로 정부가 사례로 제시한 캐나다(0.90%, 2001~2012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칠레, 아일랜드 등은 경고 그림을 이미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경고 그림 도입으로 흡연율이 대폭 감소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국가별 금연정책과 사회·문화적 정서에 따라 흡연율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 회장은 “금연 교육과 홍보 등을 더욱 강화해 흡연자 스스로가 금연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경고 그림을 도입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사실에 입각해 그림과 위치, 크기 등을 조절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은 900만명의 흡연자와 15만명의 담배 판매인, 잎담배 경작 농가 5000가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금연을 유도하는 대의명분과 흡연자의 인격권, 혐오 그림 노출에 따른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고 그림은 담뱃갑 하단의 20% 수준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 항소법원은 식품의약국(FDA)이 추진하려던 상단 50%의 경고 문구는 위헌이지만 앞 또는 뒷면 20% 수준의 경고 표기는 할 수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공무원 연금개혁 방향 어떻게?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공무원 연금개혁 방향 어떻게?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공무원 연금개혁 방향 어떻게?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여야 원내대표는 24일 주례회동을 갖고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를 비롯, 4월 임시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4월 국회 입법과제 등을 비롯해 전날 결렬된 자원외교 국조특위 증인명단 채택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지난 23일 증인명단을 논의했지만 설전만 벌인 채 회동이 결렬된 바 있다. 홍 의원은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간 협상으로) 넘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는 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에 대한 ‘담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 1월 26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새정치연합이 박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팀 소속 전력을 들어 반대하면서 두 달 가까이 표류 중이다. 이밖에 대타협기구의 시한이 사흘 밖에 남지 않은 공무원 연금개혁의 처리 방향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등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감대 없는데…” 공무원연금 개혁 공회전

    “공감대 없는데…” 공무원연금 개혁 공회전

    해묵은 과제인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표류하는 이유는 정부·여당의 밀어붙이기와 야당, 공무원노조의 버티기가 평행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 전체회의에서 활동 시한 연장을 주장한 노조 측 주장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대타협기구 (활동 시한) 연장은 절대 없다”고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버티기’를 수용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이처럼 논의가 공회전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여야와 정부, 노조 등 이해당사자 간 공감대가 여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대타협기구는 여야와 정부, 노조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시에도 정치권과 정부는 노조를 충분히 설득하지는 못하고 발표에 나선 모습이었다. “연금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당시 발표는 열흘도 안 돼 ‘허언’으로 드러났다. 현재 노조는 정부 재정 추계의 오류 가능성 등을 빌미로 ‘지연 전략’을 펼치며 정부와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 당시 대타협기구는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와 타 공적 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지만 연금 개혁으로 인한 공무원의 박탈감과 하향평준화 문제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특히 재직자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신규자는 국민연금과 수급 구조를 맞추는 내용을 담은 여당안에 대해서는 하향평준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소득대체율 문제로 여당을 압박하는 이유다. 야당은 소득대체율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도 여전히 기여율 수치 등 자체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재직자 기여율은 여당안보다 낮게, 지급률은 오히려 더 높게 설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재정 절감 효과가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기에 야당이 지난 청와대 회동에서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화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해 연금 개혁 논의는 더욱 공회전하게 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수상레저 사고 주의보

    지난 15일 오전 9시 40분쯤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 서쪽 4.6㎞ 해상에서 항해하던 5t급 요트가 표류하다 이튿날 해경 경비함정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스크루에 어망이 감겨 오도가도 못한 채 밤새 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다. 수상레저기구 사고가 늘고 있다. 19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력기구를 운행하다 일어난 사고는 145건이다. 사망·실종 22명, 중상 27명, 경상 118명이다. 해마다 사망·실종이 3~6명에 이른다. 충돌 57건, 전복 32건, 추락 8건, 침몰 7건, 화재 5건 등이다.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20t 미만의 모터보트(20t 이상은 선박)와 30마력 이상의 고무보트, 수상오토바이 등 동력수상레저기구 소유자는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안전검사를 받고 수상레저보험에 가입한 뒤 주소지 시·군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어기고 운행하면 과태료 100만원을 물어야 한다. 무동력기구에 비해 사고 가능성이 높아 이처럼 규제한다. 2010~2014년 전국에 등록된 동력기구는 1만 2143건이다. 모터보트가 7652건으로 가장 많다. 수상오토바이 2662건, 고무보트 1399건, 세일링요트 430건이다. 특히 동력기구 신규 등록은 2010년 1392건에서 2011년 1624건, 2012년 2571건, 2013년 3110건에 이어 지난해 344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10~2012년 통틀어 100대였던 세일링요트가 2013년 175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155대로 주춤한 것을 빼고 모두 증가세다. 사고를 기구별로 보면 모터보트가 52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고무보트 51건(워터슬레드 33건 포함), 수상오토바이 18건, 요트 7건이다. 연도별로는 2011년 19건, 2012년 26건, 2013년 32건, 지난해 36건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해양 체험 관광을 즐기려는 레저 선호 경향에 따라 기구 등록도 늘어날 것”이라며 “해양레저 활동 땐 기구 안전점검을 하고 구명조끼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강서 고도제한 완화 급물살 탄다

    강서 고도제한 완화 급물살 탄다

    강서구의 고도제한 완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부가 규제의 근거로 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이 60여년 전에 만든 것이라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즉 국토교통부가 규제의 근거로 삼는 ICAO 규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서구는 오는 5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등 관계자들이 참석, ‘강서 주변지역 고도제한 완화 연구 발표’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그동안 ICAO 기준 등을 이유로 구의 고도제한 완화 요청을 번번이 거절하던 국토부 등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하게 된다. 따라서 구는 그동안 표류하고 있던 고도제한 완화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오는 5월의 세미나에서 ICAO 고위 관계자가 ‘고도 제한은 각 나라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할 것”이라면서 “강서지역 고도제한 완화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공항 고도제한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는 ICAO가 1955년에 만든 규정으로 항공기술이 발달한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규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비행기 이착륙에 필요한 진입표면이 아닌 활주로 좌우의 수평 표면은 비행기가 진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도 60년 전에 만들어진 규정 때문에 강서지역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아 왔다. 구는 지난해 해발 119m까지 고도가 완화되어도 비행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현행 57.86m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국토부는 연구결과에 난색을 보이며 구의 고도제한 완화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공항주변 고도제한 완화가 장애물 제한표면 기준 변경, 항공학적 검토 세부기준 마련 등 국제기준의 변경이 선행된 이후 국내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구는 ICAO, 국토부, 국내외 항공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이번 국제세미나가 앞으로의 고도제한 완화사업의 속도를 높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 구청장은 “국토부, 항공전문가들도 세미나에 함께하기 때문에 조만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지역 숙원 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강원 수천만원 들인 새 통합브랜드 ‘낮잠’

    강원 수천만원 들인 새 통합브랜드 ‘낮잠’

    수천만원을 들여 제작한 강원도 통합브랜드가 1년 넘게 사용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18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도 심벌(CI)과 브랜드(BI), 캐릭터 등 통합브랜드가 제작된 지 1년이 넘도록 도의회에서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다. 강원도 통합브랜드는 지난해 2월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도는 통합브랜드가 전문가들에 의해 제작·완성됐고 지난해 지방선거 이전에 도의회에 보고하고 이해를 얻은 사안인데 의회에서 조례제정을 늦추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파로 통합브랜드를 응용할 예정이었던 농축수산품 인증마크까지 별도로 개발되고 통합브랜드를 사용해 박차를 가하려던 농축수산품 국내외 마케팅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는 ‘강원 농수특산물 인증 마크’만 자체적으로 제작해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현재 도 상징 깃발 등에 사용되고 있는 심벌이 정적 이미지가 강한 데다 상징성과 대표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3년 초부터 새로운 통합브랜드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초 개발을 마쳤다. 이어 지난해 4월부터 사용하기로 8대 도의회와 합의했다. 도 관계자는 “통합브랜드를 응용할 계획이었던 농축수산품 인증마크 사용 관련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새로운 인증마크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통합브랜드 제작과 사용 문제는 집행부가 도의회와의 협의를 통하지 않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일축했다. 앞서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통합브랜드가 강원도 이미지를 구현하지 못하고 도의회 의결 전 통합브랜드를 사용했다는 절차상 문제를 들어 ‘강원도 통합브랜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朴대통령-여야 대표 무엇을 얻었나] 金의 중재

    [朴대통령-여야 대표 무엇을 얻었나] 金의 중재

    17일 청와대 3자 회동에선 김무성(얼굴) 새누리당 대표의 ‘조정자’ 역할에도 시선이 쏠렸다. 이날 회동은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경쟁 관계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처음 대면한 자리였다. 그러나 경제활성화, 서민 주거·가계부채 등 민생, 증세 없는 복지 공약 등 주요 국정과제가 표류하는 상황에 대해 제1야당 대표의 고언이 나온 반면,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구조 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우선 처리 등을 국회에 요청하면서 분위기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회동 전날 저녁 늦게까지 회담 준비 김 대표로선 청와대와 야당 대표 사이에서 여당 대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게 ‘플랜A’라면, 의제 조율이 경색될 경우 중간에서 적극적 조정자로 나서는 게 ‘플랜B’ 격이었다. 청와대와 야당이 서로 요구한 ‘우선 정책’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느냐에 따라 회동 성과가 달라지고 김 대표의 ‘중재 리더십’도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전날 저녁 늦게까지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준비할 만큼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회동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는 관련 자료 수십장이 담긴 서류봉투를 들고 왔다. 김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하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아서…”라며 뒤적인 자료에는 형광색 견출지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연금 개혁 합의 지켜야” 靑에 힘 실어 김 대표는 회담 정례화 등 대통령과 야당 대표 사이 대화의 통로를 놓는 데도 주력했다. 회동에 앞서 이날 아침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야의 만남은 결국 야당이 대통령과 여당에 주문하는 게 많은 형태”라며 두 사람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회동에서 문 대표가 회담 정례화를 건의한 데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정치를 풀어 가는 모습이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 포스터는 물론 심사위원 및 게스트 선정 등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인데 두 달이 넘도록 아무 일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베테랑 스태프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분주해야 할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와의 갈등으로 표류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오히려 1996년 영화제가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이 갈등의 핵심은 영화제를 지자체 행사의 일환으로 보는 부산시와 영화계의 축제로 보는 BIFF의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부산시의 BIFF에 대한 압박은 지난해 10월 부산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 논란에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벨’은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며 상영 취소를 요청했고 BIFF는 이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BIFF에 대한 지도 점검을 벌여 예산 집행을 문제 삼아 사실상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부산시는 BIFF에 지속적인 인적, 조직 쇄신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고 지난 11일에는 이러한 부산시의 요구로 공청회까지 마련됐다. 물론 수십억원의 예산을 제공하는 부산시에서 영화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주장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명실상부 ‘아시아의 칸’이라고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단순히 정치·경제적인 논리로만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은(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부산시에서도 어떤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원한 덕분에 프로그래머들의 독립성을 지켜 왔고 20년 동안 문화적 긍지가 돋보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문화적 아이콘인 영화제에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쇄신안을 요구하고 집행위원장의 거취를 이야기하는 등 도를 넘은 간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의 한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상영작인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개입 때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지도 점검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공표하고 기사화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부산영화제 흔들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공동집행위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 부산시와 이용관 위원장은 공동집행위원장을 한 사람 더 두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절충안 역시 무리수라는 입장이다. 이은 위원장은 “20주년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지금 공동집행위원장 선출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고 그에 따른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경제를 창출하는 지자체 행사의 수준을 넘어 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영화 행사다. 한 영화 감독은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영화제에 인력 창출을 하라는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영화제를 단순한 경제적 도구로만 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영화의 도시로 거듭난 부산의 브랜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이제 성년이 된 BIFF가 부산시의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세계적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줘야 하지 않을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무특보 겸직논란… 임명장 못 주는 靑

    국회의원의 청와대 정무특별보좌관 겸직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겸직 가능 여부가 결정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새누리당의 주호영·윤상현·김재원 의원을 대통령 정무특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11일 현재까지 공식 임명절차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인선은 2주째 표류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장관 이외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 다만 공익 목적의 명예직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회의장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의 의견을 듣고 겸직을 허용할 수 있다. 자문위는 여당 추천 외부 전문가 4명과 야당 추천 4명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정의화 의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2006년 이해찬 새정치연합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로 임명된 사례가 있다”며 겸직 허용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의원의 겸직 심사제도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국회법 개정안은 2013년 7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정무특보가 아닌 정무장관을 신설하는 방향이 옳다”며 겸직 허용에 반대했다. 세 의원 측은 “임명장을 받는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향후 자문위 절차를 거쳐 정무특보 겸직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은 지난해 11월 국회로부터 겸직 금지 통보를 받고도 체육계 협회장·단체장·이사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당 소속 의원 20명에게 겸직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김태환 의원이 대한태권도협회장, 장윤석 의원이 대한복싱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계산할 때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구간을, 임대차 계약은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했다. 이 신설 구간의 수수료는 현재의 절반이다. 정부는 이 내용대로 시·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소비자와 부동산 중개업소가 협의해 정하도록 한 중개수수료를 고정 요율로 정하도록 해 홍역을 치렀다. 서울시의회는 정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는 30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시민단체와, 부동산과 소비자의 분쟁을 막기 위해 고정 요율 도입이 필요하다는 부동산 업계의 입장을 들어 본다. [贊] 신종원 서울 YMCA 시민문화운동본부장 “전셋값 폭등해 요율 인하 필요… 고정 요율은 사실상 변칙 인상” 1990년 벽두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미친 전세금’은 서울·수도권을 휩쓸었고 전세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고민하던 17명의 가장을 자살로 내몰았다. 20여년이 지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여전히 주택난은 심각하고 전세금 폭등 현상도 그대로다. 특히 전세가격 문제는 물가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 존엄에 관한 문제다. 서울시·경기도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수백만의 시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새봄 이사철 이전에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례개정이 예상치 못했던 ‘트집’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전세 0.3~0.4% 이하, 매매 0.4~0.5% 이하로 설정됐다. 예외적으로 전세금 3억원 이상(0.8% 이하), 매매 6억원 이상(0.9% 이하)은 고가주택으로 간주해 당사자 간에 협의하도록 했다. 당시 이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그간 주택가격과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서울의 평균 전세금은 3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지나치게 높은 중개수수료 개정 요구가 일기 시작했다. 3억원 전세의 경우 ‘0.8% 이하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어 세입자가 상한인 0.8%, 즉 240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물기도 한다. 주택을 3억원에 산 경우 0.4%(120만원)만 부담하는 데 비해 세입자가 매매의 2배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물 수도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중개수수료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전체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선 급한 과제를 시급하게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전세금 3억~6억원’, ‘매매 6억~9억원’에 각각 0.4% 이하, 0.5% 이하의 ‘수수료 구간 신설’을 골자로 한 ‘조례개선 권고안’을 지난해 11월 마련했고,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조례개정안으로 입법예고했다. 지난 2월 초 경기도가 제출한 조례개정안에 대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모든 구간 중개수수료 요율에서 ‘이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소위 ‘고정 요율’로 의결해 비판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경기도의회는 본회의 통과를 보류했다. 도의회는 당사자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로 고정 요율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느닷없이 분쟁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주장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우려처럼 고정 요율의 경쟁 제한이 공정거래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 3억원 미만 전세 기존 구간의 경우 ‘이내’가 삭제돼 ‘상한’으로 고정되면 사실상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는 ‘변칙인상’이라는 점 등 억지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한술 더 떴다. 지난 2일 이사철 이전에 조례 통과의 기대를 모았던 서울시의회는 ‘임대차 6억원 이상과 매매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구간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 등 치유 필요’ 등 엉뚱한 이유로 조례 원안 통과를 막았다. 입법예고 이후 3~4개월간 손을 놓고 있던 서울시의회는 이제 와 ‘여론수렴 부족’을 들며 공청회를 하겠다고 했다. 조례 통과를 막기 위한 ‘트집’에 불과한 이 이유는 내용도 부적절하고 시급한 조례개정 맥락과 무관하다. 일부 이유가 있어도 지엽적인 문제여서 향후 수정·보완하면 될 과제들이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에게 감기 치료를 먼저 하자면서 응급조치를 방해한 격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의 책무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시·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문제다. 시민 이익을 대변해야 할 당 정체성에 비춰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시민을 향한 갑질이며, 공부도 노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부리는 억지 횡포다. 이제라도 절박한 시민의 사정을 듣는 지방의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길 촉구한다. [反]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요율 협의 땐 소비자와 분쟁 발생… 전문가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는 전문가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이므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율 약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는 중개보수를 규제로 꽁꽁 묶어 두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주택 중개보수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각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한 취지에 무색하게 일률적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 권고안에도 전세중개와 월세중개의 등가 문제,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택과의 중개보수 불균형 문제 등 불합리한 문제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런 현행 법체계와 권고안의 제약 속에서 최선은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를 고정 요율로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중개보수가 상한 요율로 돼 있어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 소비자와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상한 요율은 정률 또는 기준 요율일 수도 있으나 소비자 대부분은 상한선 이내에서 협의하는 요율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쟁이 중개를 의뢰하는 중개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모두 성사돼 중개가 완성된 이후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근래에는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오히려 이른바 갑질을 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상한 요율에 관계없이 그 반도 안 되는 보수만 주고 가 버려도 공인중개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법령에서 정한 요율 자체가 외국보다 낮다. 그런데 이른바 저가(低價) 구간의 경우 주택 거래자를 위해 조례에서 다시 요율을 낮췄다. 법령상에 정한 요율의 절반도 안 되게 조례에서 정한 구간도 있다. 이런 체계에선 소비자나 중개사가 서비스의 질과 양에 따라 보수를 협의할 여지가 별로 없다. 또 법령에서 정한 요율을 조례에서 다시 낮추면서 그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당해 구간별로 실제 실무에서 받는 평균 요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컨대 신설되는 구간인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요율인 0.4%는 현재 0.8% 상한에서 실제 받는 평균 요율이다(대한부동산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0.5%임). 따라서 조례에서 정한 요율은 법령상 요율을 인하해 깎을 만큼 깎은 것이다. 중개 책임, 서비스 대가, 경영비용 등 원가분석을 해 보면 원가에도 못 미친다. 현행 요율체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이나 공인중개사의 담합을 거론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얘기다. 최저 수준의 요율임에도 다시 협의 여지가 있다면, 조례 요율은 법령에서 정한 요율의 4분의1에도 실제로는 못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요율을 고정화시켜 분쟁 없이 받게 해 주는 것이 그나마라도 타당한 것이다. 소비자 관련 단체 등에서는 선택권 제약 등의 이유로 고정 요율을 반대한다. 그렇지만 2012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63.9%(고가주택 및 주택 이외의 중개보수), 2013년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서 66.4%, 2015년 리서치 DNA 조사에서는 77.4%의 소비자가 고정 요율제에 찬성하고, 매년 찬성자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위 법령에서 요율의 상한 범위만 설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하위의 조례로 위임했다면 조례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요율을 정해 분쟁의 여지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입법 방향인 것이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인정될 때 대한민국의 부동산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주택의 중개보수를 인하하는 조례가 개정돼 적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중개보수가 높아 주택 거래가 안 된다는 주택 중개보수 인하의 당초 발상은 허구라는 사실이 시장에 의해 입증됐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이슈&이슈] 9년 망설임 끝내고…취수원 이번엔 제자리 찾을 수 있을까요

    [이슈&이슈] 9년 망설임 끝내고…취수원 이번엔 제자리 찾을 수 있을까요

    9년간 표류해 온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대구 취수원의 경북 구미 이전에 타당성이 있다는 검토용역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대구시와 구미시가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 논의는 2006년 9월 구미공단에서 1, 4-다이옥산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대구시가 국토부에 건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2009년 2월에야 이루어졌다. 2009년 1월 구미공단에서 1, 4-다이옥산 수질 오염 사고가 다시 발생하자 한 달 뒤 대구시가 국토부와 새누리당에 취수원 이전을 두 번째로 건의한 것이다. 이에 2010년 10월 구미시가 대구 취수원 이전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구시의 계획에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2011년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취수원 이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KDI는 조사에서 신규 댐 4개가 준공되면 취수원 이전에 따른 용수 확보는 가능하나 구미시와의 갈등을 이유로 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2년 1월에는 국토부가 취수원 이전 대안 지역으로 구미시 해평광역취수장을 제시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취수원 이전 사업은 2013년 12월 용역비가 10억원 책정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나왔다. 국토부는 지난해 핵심과제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선정했다. 같은 해 3월 국토부는 취수원 이전 검토 용역을 추진했고 지난달 12일 두 가지 안을 내놓았다. 하나는 구미·칠곡(일부)·김천(일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해평취수장으로 대구취수장을 이전하는 안이다. 이곳으로 취수장을 이전하면 대구시는 수질 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구미시는 기존 취수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규제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구미에서 대구까지 관로 55㎞ 매설에 따른 비용 등으로 모두 3300억원이 든다. 구미시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데다 가뭄이 들면 수량이 크게 줄고 수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국토부는 구미 지역 강변여과수 개발을 제2안으로 제시했다. 구미 낙동강변에 취수정을 설치해 하천 바닥의 모래층을 뚫고 여과한 물을 상수원으로 쓰자는 것이다. 강변여과수를 개발하면 물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취수정 주변이 오염돼 있거나 주변 농경지에 비료·농약이 사용되면 수질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초기 투자비와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들며, 지반 침하나 주변 지하수 고갈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해평취수장 이용과 마찬가지로 대구시는 각종 혜택을 얻지만 구미시는 별 다른 혜택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 같은 국토부 결과가 나온 이후 남유진 구미시장이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17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남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두 도시 학계·전문가·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협의회가 실증적이고 현실성 있는 결론을 내릴 때까지 국토부·대구시는 취수원 이전을 위한 사전 절차를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민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낙동강은 우리 모두의 생명줄이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대구·경북 상생발전이란 큰 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부섭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대구와 구미가 취수원 이전 문제로 본의 아니게 불편한 관계에 있다”며 “협의체 구성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즉답했다.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대구시와 구미시가 이견을 보이는 핵심 쟁점은 크게 4개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상수원보호구역 확대 지정으로 인한 주민 재산권 침해 문제다. 대구시는 해평취수장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대구시 취수원을 이전하면 낙동강 하류 밀양·창원·부산 등도 상류로 취수원을 옮기겠다고 주장하면 어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상수원 상류 이전 도미노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낙동강 유지수량 감소로 구미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4대 강 사업 보 설치와 군위, 부항, 영주, 성덕 등 4개 댐의 완공으로 용수 공급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구미시는 이에 대해 갈수기 안동댐 저수율이 떨어지면 구미시도 사용할 물이 모자란다면서 안동댐과 임하댐의 평균 담수율은 26~27%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낙동강 유량 감소로 인한 구미지역 수질 악화다. 대구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해도 수량·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으며 구미취수장 하류 지역의 현재 수질 유지가 가능하다고 대구시는 밝히고 있다. 구미시는 같은 농도의 폐수를 방류해도 낙동강에 유지수가 많을 때와 적을 때 오염농도의 차가 크다면서 대구시의 수돗물 취수로 낙동강 유지수가 줄면 오염농도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설할 경우 55㎞에 이르는 관로 매설구간의 재산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대구시와 구미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구미시는 이 구간에 대해서 도시계획과 개발행위가 제한돼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매설구간은 대부분 국유지이고 또 지하로 지나가게 돼 있어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시장의 제안에 따라 이 같은 팽팽한 쟁점을 다룰 대구와 구미시의 민관협의회가 오는 13일까지 구성된다. 협의회는 시민단체·학계·공무원 등 각 10명, 모두 20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 지자체의 입장이 쟁점마다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협의회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얼음 깨지면서 호수 ‘표류’…아찔 사고현장 포착

    얼음 깨지면서 호수 ‘표류’…아찔 사고현장 포착

    미국의 10대 2명이 꽁꽁 언 호수에 발을 들였다가 얼음이 갈라지면서 ‘표류’하게 된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미시간호(湖)를 찾은 17세, 18세 청소년 2명은 호숫가에 얼어있는 얼음 위에 올라섰다가 얼음이 갈라지면서 호수 안쪽으로 떠밀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성인 2~3명이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의 작은 얼음 조각 위에서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채 서 있었고, 이들을 ‘태운’ 얼음 조각은 호숫가로부터 약 37㎞나 떨어진 곳까지 흘러갔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구조대원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채 10대 2명을 태운 얼음조각까지 헤엄쳐 다가갔다. 구조대원은 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게 한 뒤 천천히 얼음 조각을 뭍으로 밀어냈고, 이들은 큰 부상 없이 구조될 수 있었다. 미시간호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동물원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얼음이 어는 계절에는 뭍과 호수의 경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조대원은 “두 소년이 이번 사고로 얼음 호수를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교훈을 배웠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꽁꽁 언 호수로 들어가거나 인근을 걷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당국이 주의에 나섰다. 지난 1월, 서버브 다우너스그로브에 사는 한 소년은 연못을 건너다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 소년은 하교 후 집으로 빨리 가기 위해 얼어있는 듯 보이는 연못을 건너다 봉변을 당했다. 디트로이트 해안 경비대 측은 “미시간 호나 시카고 강처럼 호수 인근 강들은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얼음 위를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얼음 강도가 충분히 단단하지 않다”면서 “넓이와 깊이에 따라 얼음의 두께가 다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어린 자녀들로 부터 ‘우리나라는 왜 탐정을 영화에서만 봐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게 될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탐정을 금지하고 있단다.’는 설명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어느 나라보다) 귀히 여기고 있다는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탐정을 이미 직업화·치안 자원화·서비스 산업화 한지 오래이다. 우리의 ‘생각’과 세계의 ‘실리’는 너무나 간극이 크다. 우리 국민들의 탐정에 대한 오해와 걱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현상이다. 여기서 한 예를 들면,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은 사립탐정(민간조사업)을 일찍이 개인·합동·법인·다국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정착시켜, 치안에의 보완 기능과 사익(私益) 보호및 구제 수단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 등 탐정 문화 창달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까지 열을 올리는 등 고용과 경제유발에 큰 효과를 거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막연한 ‘사생활 침해 우려’에 함몰 되어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우스광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툭하면 ‘글로벌한 사고가 필요하다’거나 여러 분야에서 언필칭 ‘OECD기준’을 들고 나오면서, 온세계가 실리를 취하고 있는 민간조사원(사설탐정)의 유용성이나 직업화에는 왜 그토록 외면해 왔는지 궁금하기 짝이없다. 외국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이러는 동안 우리에게도 탐정을 그림의 떡으로 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즉 민간조사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그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까운 예로, 과거 형법상 간통죄 입증 과정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간통은 사적인 일(민사문제)로 취급되면서 이혼청구 등에서 그 입증책임을 전적으로 개인이 지게됐다. 이때 생업과 전문성 결여의 문제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직접 찾아 나설 수 없다면 부득이 민간조사원(사설탐정)이나 변호사에게 사실관계 파악(입증)을 의뢰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인된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이 없다는 점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뿐만아니다. 날로 누적되고 있는 미아나 가출인 등 실종자 찾기를 예나 지금이나 경찰의 제한된 인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에 그 가족들은 속을 까맣게 태우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람찾기에 전문성을 발휘해 줄 사립탐정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공권력보다도 사설탐정의 전업(專業)이나 협업이 더 큰 효용을 발휘하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경찰청도 18대 국회 때부터 실종자 찾기 업무에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을 통한 협업의 긴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민간조사의 수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복잡·다양한 생활양태와 당사자주의 강화 등 소송구조의 변화, 경찰권 발동의 한계라는 제약속에서 민간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거나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사안 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제 저녁에 술에 취해 귀가 하던 중 낯선 사람과 가볍게 부딪혔는데 아침에 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민간(기업 또는 사회단체)차원의 행사 시(주한 미 대사 피습과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행사 전 위해(危害)요소에 대한 정보활동(분석)을 강화해야 겠다’는 등의 경우 사실상 사적(私的)영역일뿐만 아니라 일정한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사립탐정(민간조사원)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렇듯 궁금한 일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 여부가 국민의 권익과 안전 그리고 행복에 직간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깊이 체험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민간조사업 도입관련 2개의 법안이 소관청 조율문제로 표류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법무부와 경찰청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7시간, 국민의 7776시간’/박록삼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7시간, 국민의 7776시간’/박록삼 문화부 차장

    대통령만 못하겠지만, 사실 국민들도 나름 바쁘다. 별일 없겠거니 하면서도 어린이집 보내 놓은 아이가 혹여 무슨 일 생기지는 않을까 심란하다. 난데없이 수십만원을 토해 내야 할 연말정산 명세서 앞에 다음달 생활비를 어디에서 더 쥐어짜야 할지 궁리한다. 치솟는 전셋값에 대통령 바람대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허덕거리는 자식놈 앞에 아비는 알량한 제 일자리라도 내주고픈 부질없는 바람을 갖는다. 타들어 가는 속 달래려 담뱃불 붙이다가 생계형 금연 대열에라도 합류해야겠다는 애먼 다짐을 한다. 국민들은 이렇듯 몸이 바쁘고 마음이 바쁘다. 대통령의 시간과 일정을 속속들이 알아야겠다며 쫓아다닐 만큼 한가하지 못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이 남북 비밀회담의 내용까지 공개하는 등 온갖 비사를 담아냈음에도 국민들로부터 싸늘하게 외면받는 이유다. 그렇다고 무관심은 아니다. 집요하게 묻지 않을 따름이다. 특히 324일 전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부재했던 7시간을 잊은 것은 결코 아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 공식 침몰 시간이다. 청와대는 30분이 지난 오전 9시 19분 TV를 통해 세월호 사고를 알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가 올라간 시간은 오전 10시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때부터 박 대통령은 서면과 유선으로 무려 21차례 보고를 받았다. 이미 오전 11시 19분 ‘전원구조 소식은 오보’라는 사실이 일찌감치 밝혀졌건만 청와대에서는 오후 1시 13분 버젓이 ‘총 370명이 구조됐다’는 유선 보고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7시간 남짓 만인 오후 5시 15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하고, 공분케 한 발언을 던졌다.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일에 입버릇처럼 써먹곤 하는 표현인 ‘골든타임’, 그 7시간 동안 바닷물 속에 잠겨 가던 304명의 생명은 국가와 대통령으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날 이후 살아남은 이들은 퍼부은 술이 울화를 자극해 괜히 종주먹을 흔들어 대기도 했고, 길을 걷다 괜스레 눈시울을 붉히며 망연자실 주저앉기도 했다. 그러다 꾸역꾸역 밥을 욱여넣었고, TV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마구 낄낄댔다. 일상의 모습은 차츰 복원됐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희미해졌다고 시간 자체가, 사건 자체가 형해화된 것은 아니다. 희생자 304명 중 9명은 결국 바다의 포말이 되고 말았고,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만든 세월호 특위는 특별법 통과 뒤 3개월을 표류한 끝에 5일 오전에야 특위위원 임명장을 수여하고 출범할 수 있게 됐다. 324일, 시간으로 따지면 7776시간이 흘렀다. 최장 1년 6개월 동안 진상조사에 나설 특위가 할 일이 많을 게다. 증인을 부르고, 동행명령권, 검찰 고발권 등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핵심은 하나다. 대한민국이 과연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나라인지, 대통령은 그 참사에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여야, 특위위원들이 진실과 양심에 눈감고 정치적 득실을 앞세운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7776시간을 기다려 온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7시간 때문에 숱한 의혹에 시달려 온 박 대통령의 마음도 마찬가지리라 믿는다. youngtan@seoul.co.kr
  • [사설] 여권이 소통 강화해 ‘불어 터진 국수’ 막아야

    오늘 임기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에 드리워진 난기류가 언제쯤 걷힐 것인가. 박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설 연휴 기간 드러난 민심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 등 범여권이 시의적절한 정책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여권의 숙명이 아닌가. 당·정·청은 야당의 발목 잡기만 탓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야권을 설득하고 국민 여론을 환기해 정책 추동력을 확보하기 바란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해 국회가 부동산 3법을 늑장 처리한 것을 빗대 “아주 퉁퉁 불어 터진 국수”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야 대치로 경제 살리기 법안들을 적시에 처리하지 못한 사실을 콕 찍어 지적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통령이 국정의 발목을 잡은 국회, 특히 야당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의 국정 스타일도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본다. 법안 통과가 그리 절실하다면 야당 설득과 대(對)국민 호소에 더 적극성을 보였어야 했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려고 여당 원내대표단이 있고, 청와대에 정무수석 등을 두는 게 아닌가. 청와대는 남은 임기 3년 동안에는 반대 세력과도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야권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다면 국민 여론이 심판하지 않겠는가. 다만 후진적인 ‘여의도 정치’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가 ‘경제 정당’ 이미지 선점 경쟁에 돌입한 듯하지만 말과 실천이 따로 노는 게 문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그제 “민주주의와 복지는 물론 경제에도 유능한 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민심과 맞닿은 주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다짐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SOS를 보낸 경제 활성화 법안 중 아직도 11개가 야권의 반대로 표류해 온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더구나 야당은 이들 중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등은 이번 국회에서도 무조건 처리를 막는다는 입장이라니 자못 걱정스럽다. 동네 상권 약화 등 부작용이 염려된다지만 야권은 서비스산업을 일으키지 않고 무슨 수로 일자리를 창출해 서민경제를 돌볼 것인지를 큰 틀에서 숙고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야당이 이들 법안 처리에 모두 손을 들어 주란 뜻은 아니다. 민생 법안들을 자꾸 표류시키지 말고 가부간 결론을 빨리 내라는 말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그랬지 않은가. “최선의 리더십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이며, 최악은 아무런 결정도 못 하고 시간만 끄는 일”이라고.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내리면 그 다음 대책을 세울 수 있으나, 제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국면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시점이다. 여야가 말로만 서민과 민생을 읊조릴 게 아니라 ‘불어 터지고 있는’ 법안부터 옥석(玉石)을 가려 신속히 절충해 내기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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