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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AEO 상호인정 약정으로 경제효과 年 2조 7000억 이를 것”

    “한·중 AEO 상호인정 약정으로 경제효과 年 2조 7000억 이를 것”

    “자유무역협정(FTA)이 관세를 낮춰 교역 확대 목적이라면 수출입안전관리 우수인증업체(AEO)는 물류 흐름에 기여한 업체에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EO’를 FTA와 함께 국제무역환경 변화의 큰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2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중 관세청장 간 AEO 상호인정약정(MRA)을 체결한 것은 의미가 크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국이지만 관세행정은 뒤떨어져 있다. 중국과의 MRA 체결에 따라 국내 AEO 인증 기업은 중국 통관 시 저위험군으로 분류돼 세관검사 축소와 우선통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 수출물품 적기 납품 등 경제적 효과가 연간 2조 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백 청장은 “화물검사 생략 시 컨테이너 1TEU당 500~1000달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면서 “AEO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일반화물 검사율이 3%인 반면 AEO 화물은 0.7%에 불과하다. 국내 H사와 S사가 미국에 풍력발전기 부품을 수출하는 데 인증업체인 H사는 검사가 생략된 반면 S사는 세관검사를 받느라 납품이 4주간 지연됐다. 그러나 국내 수출입 기업 등의 AEO 인증은 476개(복수인증 110개)에 머물고 있다. 혜택이 필요한 중소기업 참여가 저조하다. 신청에서 인증까지 6개월이 소요되고, 업체 규모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백 청장은 “AEO 인증기업은 한국의 대표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정확한 검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 중소기업에 한해 컨설팅과 교육 비용 등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해서는 ‘소리없이, 강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기업의 경영활동 위축과 반(反)기업 정서 확산 등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관세 분야와 관련된 지하경제는 밀수와 탈세, 불법 외환거래 등 연간 47조원으로 추산된다. 백 청장은 “합리적 과세가격 조정 및 가격 조작죄 신설 등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법률이 임시국회를 통과했다”면서 “하반기부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거래(CTR) 정보 접근 확대가 이뤄짐에 따라 수출입과 관련된 자본거래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공동검사를 할 수 있도록 외환검사권을 강화하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 의심 자금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구축을 의미한다. 현재 관세청은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 및 환전 중 관세범죄 혐의가 있는 건에 대해 FIU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데 앞으로는 관세 탈루 및 체납자에 대한 CTR로 확대된다. 2011년 기준 조세피난처와 수출입 실물거래는 전체 수출액의 15%인 1615억 달러이지만 외환거래는 3238억 달러로 실물거래의 2배에 달했다. 또 2008년 2건, 156억원이던 페이퍼컴퍼니 관련 불법외환거래는 2012년에 13건, 8867억원으로 증가했다. 액수로는 5년 만에 56.8배나 껑충 뛰었다. 백 청장은 “외환검사권이 확대되면 조세피난처를 통한 불법외환거래를 사전에 파악해 차단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백 청장은 또 부유층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 내역을 매월 파악·관리하는 법 개정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시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현행 ‘1년에 한 차례’에서 ‘매월’로 횟수를 늘리려고 했지만 사생활 보호와 충돌해 좌절된 적이 있다. 미화 400달러인 여행자 휴대품 면세기준 상향과 입국장 면세점 설치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불편한 진실’도 공개했다. 면세는 400달러 이내 물건 이외에 술 1병, 담배 1보루, 향수(60㎖ 이내)까지 인정하는데 이를 포함하면 1000달러에 달한다. 더욱이 국제선 이용국민은 100명 중 16명으로 일부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쇼핑 편의, 외화유출 차단 등을 위한 입국장 면세점에 대해 “면세는 내수용이 아닌 외국에서의 소비가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백운찬 관세청장은… 1956년 경남 하동 출신으로 진주고와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4회로 재정경제부 조세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세제실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관세청장으로 임명됐다.
  • 응답하라, 노르웨이 2013

    응답하라, 노르웨이 2013

    대자연 속 일상을 누리는 시간 응답하라,노르웨이 2013 산이 깊다는 역사학자 유홍준의 표현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산세가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바닷물과 거의 직각을 이루며 굽이굽이 이어졌다. 그리고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산속 작은 마을에는 사찰 대신 작은 교회가 어김없이 서 있었다. 신의 작품 앞에서 신음만 번지는 인간은 몸과 마음으로 자연의 위로를 받아들였다. FIORD 피오르 몸과 마음이 깨어나다 두어 해 연속 어렵게 만든 휴가를 서운하게 마쳤다. 무슨 영문인지 세계적인 도시에서 내도록 하품을 하며 멍하니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 멋진 상징물 앞에서도 시큰둥하고 줄이 긴 전시장에선 기다릴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여행에 관한 한 공항부터 조증에 걸린 양 들뜨는 사람에겐 퍽 당황스러운 증상이었다. 뜬금없이 지난 기억을 떠올리는 건 그에 대한 진단을 이곳 노르웨이 피오르에서 내리게 된 탓이다. 출발 전 과로나 장거리 비행, 빡빡한 현지 스케줄 등 조건은 다를 게 없는데 현장을 대하는 마음과 정신이 놀랍도록 명료하다. 그러니까 여행도 인연 못잖게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전후 사정은 생각도 않고 무리해 대도시를 찾은 게 화근이었던 듯하다. 노르웨이는 복지와 행복지수, 국민소득 등의 선두주자로 대단히 익숙한 이름이지만 여행지로 따지자면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이 아는 노르웨이어가 있다. 지리 시험 주관식 문제의 정답으로 꼭 한번은 등장했던 바로 그 이름 ‘피오르fjord’가 노르웨이 단어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로 향한다는 건 사전적 정의 그대로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 좁고 기다란 만’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수도 오슬로부터 북단의 트론하임까지 노르웨이에는 수많은 피오르가 존재한다. 그 어디를 택하더라도 후회 없는 여정을 보장하지만 굳이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송네피오르Sognefjord나 하당에르피오르Hardangerfjord를 추천한다. 피오르에 몸을 맡기다 미르달Myrdal역에서 플램Flam행 열차에 탑승했다. 산악 지역 주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건설된 이 철로는 무려 20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르달에서 플램까지 거리는 20km에 불과하지만 해발 차가 860m에 달한다. 과장을 보태면 굽이굽이 산세를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는 셈이다. 각종 매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찻길이라 찬사를 보낸 곳답게 열차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가히 환상적이다. 기차는 숱한 터널을 지나며 지그재그로 회전하느라 천천히 달리는 데 비해 객차 안 다국적 승객들은 왼쪽과 오른쪽 창문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하는 승객들을 위해 중간에 5분간 정차 구간이 있다. 해발 699m 청명한 쿄스포센Kjosfossen폭포 앞에서 잠시 내려 선 여행자들은 감탄사를 내려놓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찰나의 여운을 만끽한다. 해발 2m 플램역에 도착하면 지나온 풍경이 꿈이었나 싶게 몽환적이다. 기차역에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고풍스런 건물이 프레타임Fretheim호텔로 플램 철도와 더불어 플램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인구 500명 남짓의 이 조그만 마을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까닭은 바로 피오르의 비경을 목도할 수 있는 ‘피오르 사파리’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프레타임 호텔은 피오르를 찾아오는 여행자와 함께 성장해 현재는 전통과 모던 객실 중에서 선택해 머물 수 있다. 객실 번호 대신 노르웨이의 대표적 이름이 붙은 전통 객실이든, 비스듬한 삼각 지붕이 매력적인 모던 객실이든 플램 특유의 푸근함만은 다르지 않다. 전통을 중시하는 마을답게 노르웨이 고어古語를 포함한 독특한 책을 소장한 자체 도서관을 운영하며, 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훈제용 스모킹룸이 남아있는 것도 흥미롭다. 이제 드디어 피오르에 몸을 맡길 차례다. 구명조끼를 겸하는 큼직한 방한복을 입고 배에 오르는 마음이 자못 두근거린다. 놀랍도록 잔잔한 물 위로 미끄러지듯 배가 나아가면 좌우로 우뚝 솟은 절벽의 단면이 펼쳐진다. 배가 속도를 높일수록 절벽과 천연 스키 슬로프, 순도 백프로의 폭포와 알록달록한 마을, 뾰족한 첨탑이 있는 교회 등이 다가왔다가 뒤편으로 멀어진다. 머리 위에는 천사의 머리띠마냥 구름이 살포시 걸려 있고 산봉우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봉우리들이 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플램에서 출발한 배가 닿는 이곳은 풍광이 특히 빼어난 네뢰피오르와 아울란피오르로 노르웨이 최대 피오르인 송네피오르의 지류다. 물 위를 날 듯 달리노라면 서울에서 가져온 문젯거리들은 어느새 툭툭 바다 밑으로 털어 버리게 된다. 피오르 여행의 최고 시즌으로 꼽히는 7월과 8월 사이에는 보다 다양한 피오르 사파리 구간과 하이킹 코스가 열리므로 원하는 루트를 선택해 즐기는 호사도 부릴 수 있다. 육지에 발을 딛고 다시 펼쳐 본 노르웨이의 지도는 배를 타기 전과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이처럼 노르웨이의 주인공은 단연 대자연이다. 하지만 이 자연이 위대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건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조국을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애인 보듯 사랑하며 가꾸는 노르웨이 사람들 덕분일 게다. 보기에 따라선 더없이 척박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시에 즐기고 또 사랑하는 노르웨이 사람들로 인해 노르웨이는 오늘도 반짝반짝 빛난다. 일상이 풍요로운 노르웨이의 도시들 노르웨이의 대자연에서 가슴 속 고민들을 툭툭 털어냈다면 이제 발길은 사람의 흔적을 찾아 도시로 향할 차례다. 불황에 허덕이는 이웃 유로존과 달리 보편적 복지와 호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노르웨이의 도시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OSLO 오슬로 불황을 잊은 노르웨이의 심장 오슬로는 노르웨이 제1의 도시이자 수도지만 숨 막히는 인파나 위압적인 마천루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런던의 빅벤 같은 상징물로 연결되는 장소나 건축물도 없다. 그래서 순위 놀이에 익숙한 관광객들은 오슬로의 지도를 펼치고 잠시 머뭇거린다. 그런 서열을 매기기에 오슬로는 지극히 수평적인 도시다.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은 아닐지 모르겠으나 현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300개가 넘는 호수와 200여 개의 공원이 있는 오슬로에서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 같다. 그래서 오래도록 오슬로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로 유럽 전역에 알려져 왔다. 한데 최근 몇년 사이 오슬로는 이런 자연 위에 예술적 색채를 깊게 덧입고 있다. 오슬로 시정부가 펴낸 2013년 가이드북에서 안내하는 52개의 어트랙션 중 대부분이 ‘뮤지엄’ 등 예술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것만 봐도 이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 규모를 생각해 보면 대단한 비율이다. 게다가 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이런 예술 공간은 여행자만을 위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공간이다.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일상에 여행자가 슬쩍 발을 들여놓는 셈이라고 할까. 실제로 만만찮은 무게의 예술가들이 이곳 오슬로를 배경으로 삶과 예술을 고민했다. 화가 에드바드 뭉크Edvard Munch와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드Gustav Vigeland 그리고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등이 대표적이다. 특별히 올해는 뭉크 탄생 150주년으로 오슬로 전역이 떠들썩하다. 이를 기념해 뭉크박물관과 국립박물관은 특별전 준비가 한창이다.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어머니와 형제들의 죽음을 차례로 지켜봐야 했던 뭉크는 불안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격렬한 색감과 왜곡된 형태로 표현해냈다. 6월2일부터 시작된 뭉크 특별전은 1903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 작품은 국립박물관에서, 이후 작품은 뭉크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특별전은 오는 10월13일까지 계속된다. 오슬로의 햇살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곳은 도심의 북서쪽에 위치한 비겔란 조각 공원이다. 로댕의 영향을 받았지만 특유의 섬세함으로 인간의 고뇌를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작품 200여 점이 정문에서 후문까지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작업한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탑 모양의 ‘모노리스Monolith’. 제작 기간이 13년이나 걸린 것으로 전해지는 이 대작은 121명의 남녀노소가 위로 올라가려 애쓰는 모습이다. 태어나 성장하고 늙어 가는 인생을 표현했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찌 되었든 조급증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앞에서 잠시 서성이게 될 것이다. 이 공원에서 시선과 마음을 훔치는 것은 비단 비겔란의 작품뿐이 아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이곳에선 오슬로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쉽게 엿볼 수 있다.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는 노르웨이에서 드물게 호들갑스런 화제를 낳았던 곳이다. 설계자 스뇌에타의 유명세나 고가의 대리석과 화강암,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 등 호사스런 부연 설명은 차치하더라도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를 형상화한 구조는 이방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비스듬한 경사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지붕 위에 서게 되는 독특한 구조의 오페라하우스는 유리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내부 시설만큼 바다를 향한 전망도 아름답다. 여름 기운이 더 완연해지면 오슬로 시민들은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발레와 오페라 등을 만끽할 게다. 오페라하우스 인근인 오슬로 중앙역에서 왕궁에 이르는 칼 요한슨 거리가 오슬로 최대 번화가다. 이 번화가를 중심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열리는 시청사와 수상 만찬이 열리는 그랜드 호텔, 그리고 국회의사당과 오슬로 대성당, 국립극장, 입센 뮤지엄 등이 조밀하게 자리하고 있다. 매년 12월이면 이 조용한 도시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으로 소란스러워진다. 헛갈리는 이들을 위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평화상을 제외한 여타의 노벨상 시상식은 모두 스웨덴에서 거행된다. 오직 노벨 평화상만 이곳 오슬로에서 진행된다. 그 까닭을 두고는 설이 분분한데, 이유야 어찌 되었든 매년 세계 평화에 공헌한 이들을 맞이하는 것은 분명 가슴 벅찬 일일 게다. 그래도 명색이 수도인데 조금은 더 왁자한 자극을 원한다면 도심 북동쪽에 위치한 마탈렌Mathallen을 추천한다. 마탈렌은 건축자재 공장과 타이어 공장을 거친 뒤 방치되었던 낡은 건물을 레노베이션해 음식 백화점으로 살려낸 ‘잇플레이스’다. 3층 구조물인데 1층에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2·3층은 테두리에만 독특한 성격의 업장을 배치했다. 산업시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나 다채로운 음식의 변주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 뉴욕의 첼시 마켓이 떠오른다. 각각의 가게들은 좋은 품질의 식재료와 음식을 판매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또 요리강습과 실습, 푸드 페어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행사도 진행 중이다. 공원에서, 뮤지엄에서, 레스토랑에서 마주친 오슬로 시민들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한 몇 개의 단어가 있다. 가족, 자연, 오늘 그리고 행복. 너무 당연해서 자주 잊고 사는 그것들에 콕콕 방점을 찍는 이 현명한 도시. 우리가 오슬로를 여행할 때 놓지 말아야 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BERGEN 베르겐 과거의 영화는 지금도 계속된다 세상 어디나 있는 라이벌 도시는 이곳 노르웨이에도 있다. 오슬로보다 먼저 수도였던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 도시 면적은 비슷하지만 인구로 보면 오슬로의 절반 규모인데도 베르겐 사람들은 오슬로를 마치 철없이 혈기 넘치는 어린 동생 보듯 한다. 상주인구가 25만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는 그러나 연중 문화 행사가 빼곡해 유럽 전역에서 밀려드는 문화 탐욕가들로 넘쳐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년 5월 말 열리는 ‘국제 페스티벌’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최대 문화 축제다. 노르웨이 국왕이 참석해 개막 테이프를 자르는 이 축제를 직접 즐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반년 전에 호텔을 예약해야 할 정도란다. 실제로 이곳은 14~16세기 런던, 브뤼헤 등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한자 동맹의 주요 거점이자 북유럽 최대의 물류 무역항이었다. 특히 대구와 소금 거래로 유명세를 떨쳤는데, 당시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북유럽 최고였다니 베르게너의 자부심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선원과 상인으로 넘쳐나는 왁자한 부둣가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브리겐Bryggen, 삼각형의 뾰족한 지붕이 열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사실 본래의 목조 건축들은 수차례의 화재로 소실과 복원을 반복했다. 특히 1702년 대화제로 일대는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는데, 20세기 들어 사료를 바탕으로 세심하게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브리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과거 말린 대구를 보관하던 창고 자리는 현재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방과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화 같은 브리겐의 예쁜 정면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은 항구 건너편 어시장이다. 시장이라고 부르지만 세련된 건물 안에 자리한 쾌적한 공간이다. 바닷가재와 대구, 캐비아까지 다양한 해산물이 요리하기 좋게 손질되어 있다. 해산물뿐 아니라 질 좋은 노르웨이 치즈와 버터, 수공예품도 판매한다. 또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따뜻하고 고소한 생선스프와 짭조름한 생선튀김도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도도한 도시는 어느 계절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겠다. 연중 270일이나 비가 내리는 이 도시는 하루에도 먹구름이 끼었다가 햇살이 반짝였다가 우박이 내렸다가 다시 청명하게 개는 변덕스런 일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잦은 비 덕분에 베르겐은 청정한 노르웨이에서도 유난히 깨끗한 도시로 명성이 높다. 이 깨끗한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플뢰엔FlØyen 산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산의 경사면을 따라 놓인 레일 위를 날아오르듯 부드럽게 이동하는 푸니쿨라Funicular에 몸을 실으면 약 7분여 만에 320m 높이 정상에 다다른다. 탁 트인 전망대의 시야는 그야말로 ‘파노라마 뷰’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호수와 항구, 피오르와 도심이 한데 어우러진 베르겐의 모습이 그야말로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 오슬로에 에드바드 뭉크가 있다면 베르겐에는 에드바드 그리그Edvard Grieg가 있다. 물론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 뭉크 역시 이곳 베르겐에서 상당 부분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그리그가 베르겐을 떠나 있었던 시간도 제법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르겐에서 그리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는 누구보다 노르웨이적 색채가 짙은 음악가로 명성이 높은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페르귄트 모음곡’ 중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어 보면 당시 식민 상황이던 조국에 대한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원하는 만큼 음악을 공부하고 작업하면서 오페라 가수였던 아내 니나와 평생을 해로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었으니 어린 딸을 잃고 그 아이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다. 그리그 부부가 30대 중반부터 여름철에 지냈던 생가가 바로 베르겐 외곽에 있는 트롤하우겐이다. 북유럽에서 요정을 가리키는 ‘트롤하우겐’은 노르웨이 사람으로는 눈에 띄게 단신이었던 그리그의 별명이기도 했는데, 그의 집이 지금도 요정의 정원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그리그 부부가 합장된 묘가 있는 이곳에는 그들이 사용했던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악보, 편지, 초상화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집에서 바다로 스무 걸음쯤 내려간 곳에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작은 오두막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복원한 그리그의 작곡실이다. 그리그는 바다로 향한 창문을 중심으로 피아노와 책상, 오선지와 펜 등 최소한의 물건을 비치해 두고 곡을 썼다. 그리그 사후 이 작곡실을 복원할 때 전해지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아내 니나에게 최종 점검을 받는 중에 니나가 갑자기 집으로 뛰어가더니 두꺼운 악보집을 가져다 피아노 의자에 놓았다고 한다. 이것 없이 그리그의 작곡실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153cm의 단신이었던 그리그는 피아노를 칠 때 두꺼운 악보집을 깔고 앉아야 편하게 건반을 두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곡실과 함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을 갖춘 2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과 예술이 이렇게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곳에서 어떤 음악이 울려 퍼진들 감동적이지 않을까. 글 Travie writer 김정은 사진 Travie writer 김정은, 트래비CB,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travie info 항공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까지 직항 정규 노선은 없다. 핀에어, KLM 등 주요 유럽 항공사가 1회 경유로 오슬로와 베르겐을 당일 연결한다. 언어 공용어는 노르웨이어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은 1~2개의 외국어에 익숙하다. 영어가 가능한 여행자라면 노르웨이에서 언어 때문에 불편을 겪을 일은 거의 없다. 전기 220V이며 한국과 플러그 모양도 동일하다. 화폐 노르웨이 크로네Krone를 사용하며 공식적인 표기는 NOK이나 줄여서 kr로 표기한다. 1크로네가 약 200원 정도. 유로존이 아닌 만큼 유로화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 여행자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라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약 1만2,000원, 편의점에서 구입한 생수 한 병이 약 6,000원이었다. 날씨 백야가 시작되는 6월부터 10월 초까지는 날씨가 화창하고 청명해 그야말로 노르웨이 여행의 황금시즌이라 할 만하다. 오슬로의 7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21.5도. 음식 바이킹의 후예답게 생선을 즐겨 먹는데 식탁에 자주 오르는 메뉴가 대구와 청어, 연어 등이다. 이와 더불어 빵과 감자의 소비량이 높다. 농지 비율이 낮기 때문에 야채나 과일의 생산량이 미미한 대신 목축업이 발달해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의 품질이 좋다.
  • [책꽂이]

    못난 조선(문소영 지음, 나남 펴냄) 16~18세기 조선시대를 재조명했다. 외세에 떠밀려 강제 개항되기 전 조선 내부에서 일어난 개혁의 싹에 주목한다. ‘왕실’과 ‘백성’, ‘제도’와 ‘현실’의 간극은 없었을까, 융성했던 조선이 왜 19세기에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가 등의 물음을 던진다. 미술품, 역사책, 지도 등을 샅샅이 뒤져 조선시대의 감춰진 ‘흑역사’를 밝혀낸다. 개정판. 440쪽. 1만 8000원. 정치의 즐거움(박원순·오연호 지음, 오마이북 펴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후 두번째 내놓은 책.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30시간에 걸친 대담을 기록했다. 반값등록금 실현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뉴타운 출구 전략 등을 다뤘다. 정치는 권력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312쪽. 1만 5000원. 이주(마이클 새머스 지음, 이영민 외 4인 옮김, 푸른길 펴냄) ‘이주의 시대’를 맞아 국제 이주 현상과 관련 정책에 관한 이론과 실천의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주 관련 개론서다. 이주에 대한 개념·이론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다학문적 차원에서 다양한 이론과 관점, 지정학적 경제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484쪽. 2만 5000원. 나는 일하는 엄마다(김영란 외 8인 지음, 르네상스 펴냄) 그저 무늬만 ‘남녀평등’인 사회의 육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30~50대 엄마들 이야기를 담았다. 육아 지침의 성공담은 결코 아니다. “어린이집 앞에서 붙잡고 매달리는 아이를 억지로 손에서 떼어 놓을 때면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심정이었다”는 고백에 눈물이 핑 돈다. 212쪽. 1만 3000원. 정치의 책(폴 켈리 외 8인 지음, 박유진·이시은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 동서고금에 걸쳐 인류 사회의 동태를 규정하고 방향을 모색한 위대한 사상가들의 이론과 주장을 집대성한 정치학 바이블. 세계사의 한 부분이 된 인물들의 정치적 선택과 통찰을 소개한다. 정의, 평등, 박애부터 이데올로기 문제까지 이해를 돕는 입문서다. 352쪽. 3만 8000원.
  • 야사로 엮어낸 당대의 꼬집음과 웃음 일제시대 굴절상 고스란히…

    식민지 시대 야담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냈다. 저자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식민지 시기의 야담이 보여주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양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서가 한 권도 없다는 점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이 전달하려고 하는 뜻을 이해하려면 야담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만큼 야담은 이제는 잊힌 개념, 지칭할 대상을 잃어버린 사어(死語), 문학 쪽 전문가들이나 가끔 입에 올리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야담은 간단하게 말해 민간에 떠도는 야사를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로, 태생부터 주변성을 보이지만 일반 대중의 삶과 가깝고 당대의 굴절과 변화상을 예민하게 담고 있다. 야담은 식민지 라디오 시대의 총아였다. 라디오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요즘 말로 ‘엔터테이너’들이 나타났다. 당시 라디오라는 첨단문명을 누구보다 발빠르게 수용한 대중문화인은 윤백남이었다. 그는 제2조선어 방송의 초대 과장을 역임하면서 ‘라디오 야담’을 개척해 야담의 오락성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월간 야담’이라는 야담잡지를 조선에서 처음 발간해 다른 대중잡지들을 따돌리고 월등한 판매부수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3장은 야담의 프로파간다(선전 또는 선전 도구)를 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야담이 전시 분위기를 반영하여 체제내 프로파간다로서 어떻게 재조직되었는지를 이인석의 사례와 혈서 쓰기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인석은 식민지 조선에서 지원병 제도가 실시된 이후 중국 전선에서 사망한 첫번째 조선인 지원병 전사자이다. 그가 죽은 뒤 벌어진 대대적인 추모 열기는 1932년 상해사변에서 사망한 일본의 ‘3용사’에 비견될 만했다.전쟁미담의 전성시대는 또한 혈서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 시기 수많은 혈서의 사연이 대중매체를 수놓았고 야담은 대중 선동에 나름대로 한몫을 한다. 일본의 전쟁 확대로 징병제가 실시되면서 식민지 조선인이 병사로 강제 차출됐고, 이에 따른 대중 계도가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서도 한 축을 담당했던 것이 야담이었다. 책에 실린 다양한 신문과 잡지의 기사는 독자들에게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해주기 위한 것으로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적 표기법으로 고쳐졌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책을 읽기는 쉽지 않다. 우선 어려운 단어들이 눈에 많이 띄고, 식민지 시대가 오늘날과는 너무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회의록 증발 논란] “분명히 전자문서로 이관했다” “靑서 원본 2개 다 폐기 지시했다”

    [회의록 증발 논란] “분명히 전자문서로 이관했다” “靑서 원본 2개 다 폐기 지시했다”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없다는 이른바 ‘회의록 원본’ 증발에 대해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다. 19일부터 여야는 전문가까지 대동하고 대통령기록관에서 재검색에 나선 상황이다. 회의록 원본 증발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문점 등을 모아 정리해봤다. ① 자료 본문 검색 가능한가 본문 검색 안 된다면 회의록 원본 없다는 뜻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PAMS)에서 ‘본문 검색’은 가능한가. -본문검색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가기록원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가능한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록은 물론 자료의 본문 내용에 대해서도 검색했다는 것으로 회의록 원본 자체가 국가기록원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국가기록원은 그동안 대통령지정기록의 본문 검색까지 다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전날 국회 운영위에 기술전문가가 출석, ‘본문 검색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이날 “대통령기록물 검색의 한계가 많다. 어제 운영위에서도 국가기록원이 검색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② 자료 검색은 어떻게 대통령기록관장 사전승인 얻어야 PC 접근 가능 →PAMS 검색은 어떻게 하나. -PAMS는 원본자료가 들어오면 일종의 전자 꼬리표라고 할 수 있는 ‘메타 데이터’를 붙인다. 메타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되고 원본파일은 입수한 상태 그대로 시스템 저장소에 저장된다. 원본자료 및 메타데이터는 모두 암호화되어 있어 지정된 별도의 PC에서만 볼 수 있다. 대통령기록관장의 사전승인을 얻은 사람만 이 PC에 접근할 수 있다. 검색을 할 때는 메타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찾는 자료가 맞다면 시스템 저장소에 있는 원본파일을 불러오는 방식이다. PAMS의 검색 방식은 두 가지로 기본 검색방식인 ‘기술체계 검색’과 ‘생산기관 분류검색’이다. 기술체계 검색은 대통령기록관이 분류한 체계를 따라 큰 범주에서 작은 범주로 좁혀가며 구체적인 자료를 찾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P12’로 명명된 노무현 전 대통령기록물에서 청와대비서실(RG2)-비서실장실(RG2-1) 식으로 자료를 찾아가는 것이다. 생산기관 분류검색은 원자료가 만들어질 때 분류된 대로 기록물을 찾는 방식이다. ③ 보관방식·삭제 가능한가 원본·DB 삭제 가능하지만 로그인 기록 남아 →PAMS에서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삭제할 수 있나.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물을 없앨 수는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은 물론 흔적도 남는다. PAMS에는 기본적으로 삭제기능이 없어 시스템 내에서 문서가 삭제됐을 가능성은 없다. 결국 자료를 삭제하려면 별도로 암호화시켜 저장하고 있는 원본 기록은 물론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메타데이터까지 모두 서버에서 직접 삭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통령기록물이 보관된 서고조차 카드키와 지문 인식 시스템, 열쇠의 3중 시스템을 통과해야 하고 보안을 위해 각각 다른 사람이 관리하고 있다. 출입구도 폐쇄회로TV(CCTV)로 출입자를 감시한다. 서버에 대한 보안은 이보다 철저한 것으로 결국 삭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또 정상적인 방식에 대해서도 로그인 기록이 남기 때문에 만약 삭제를 했다고 해도 기록으로 남는다. ④ 노 前대통령 안 넘겼나 “퇴임 후 봉하마을로 가져가” “이지원에 등록”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의록 원본을 안 넘겼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은 2개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은 정상회담 녹음파일을 풀어서 하나는 청와대, 다른 하나는 국정원에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논란이 일고 있는 회의록 원본은 청와대 보관본이다. 이에 대해 여권 일부에서는 2007~08년 초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회의록을 폐기했거나 퇴임 이후 봉하마을로 가져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이지원 시스템은 최종 대화록 문서를 생산하면 모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는 시스템”이라며 “최종 문서를 이지원에 등록했다. 분명히 전자문서로 이관했다”고 말했다. ⑤ 盧 폐기지시 했다면 국정원 회의록은? 靑 지시 어겨? 또다른 사본 만들어? →노 전 대통령이 폐기 지시를 했다면 국정원이 공개한 회의록은 어떻게 된 것인가. -민주당 측은 노 전 대통령의 폐기 지시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증거로 이번에 공개된 국정원이 보관 중인 회의록을 꼽는다. 국정원에 보관 중인 것을 알고 있는데 청와대 본만 없애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 등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청와대에서 청와대 원본과 국정원 원본을 다 폐기하라고 지시했지만 국정원이 청와대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생산된 회의록을 없애지 않고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아니면 국정원에서 원래 있던 원본 외에 다른 사본을 어떤 이유를 가지고 또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⑥ 이관 목록에 원본 없나 “자료목록은 종이문서… 회의록은 전자문서” →이관 자료목록에 회의록 원본은 없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이관 자료목록은 대통령기록관 지정서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넘겨받은 자료 목록에 회의록이 없었다”고 국회 운영위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참여정부가 회의록 원본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반면 대통령기록관 초대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은 “지정서고에 있는 자료 목록은 종이문서 목록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정상회담 회의록은 이지원을 통해 전자문서로 이관됐고, 이에 따라 대화록이 지정서고 목록에 없는 것은 당연한 얘기”라고 말했다. ⑦ 보안상 다른 이름 저장? “별칭 기록은 관행” “盧, 쉽게 문서 보관 지시” →회의록 원본이 보안상 다른 이름으로 되어 있어 검색하지 못했다? -임상경 전 비서관은 보안상 문서 제목에 ‘별칭’을 붙여 보관하고 있어 찾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비밀문서의 경우 제목을 ‘별칭’으로 기록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정상회담의 경우 보안이 중요한 만큼 준비단계부터 별칭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감한 비밀문서는 아예 ‘별표(****) 관련’이라고 표기하거나 날짜만 표기해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별칭 논란에 대해서는 참여정부 인사끼리도 의견이 엇갈린다. 김정호 전 기록관리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모든 문서를 찾기 쉽게, 알아보기 쉽게 하라고 강조했다”면서 “또 이지원은 모든 업무를 전자적으로 결재·보고하고 이것이 자동으로 기록에 남기 때문에 별도의 코드명이나 별칭을 붙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은행 수익성 나빠지니 고객 주머니부터 터나

    금융감독원이 은행 수수료 재책정 작업에 착수했다. 송금·타행 인출·수표 발행 등 서비스별로 원가를 분석해 은행권 공동 또는 은행별 수수료 모범규준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원가산정 방식 등도 모범규준에 담아 외부 회계법인과 소비자단체의 검증을 거치도록 할 모양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 행정지도로 비쳐진다. 하지만 전후 맥락을 놓고 보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수수료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얼마 전 최수현 금감원장이 “은행들의 수익이 나빠져 어렵다. 수수료를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다. 최 원장은 수수료 등 비(非)이자 수익 비중이 30~40%인 선진국 은행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12%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거의 반 토막 난(3조 3000억원→1조 8000억원) 은행권의 순익이 비단 수수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7560만원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도시근로자 평균 연봉(3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10대 그룹 대표기업 평균 연봉(6600만원)보다도 많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20억~3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은행원 1인당 생산성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런데도 고액 연봉 구조는 그대로 놔둔 채 손쉬운 수수료부터 올리겠다는 것은 만만한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행태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앞장서 멍석을 펴주고 있는 것에 우리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자신의 통장에 돈을 넣어도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계좌 유지 수수료 등을 받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수수료 인심이 비교적 후한 것은 사실이다. 원가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것도 있어 보이는 만큼 수수료 체계를 손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은행 임직원의 성과보수 체계부터 점검해야 한다. 인구 수에 비해 너무 많은 지점망과 대출 리스크 분석기법 선진화, 잦은 금융사고 예방대책 등에 대한 근본적 고민도 요구된다. 고객들이 공감할 만한 자구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결코 고통 분담에 선선히 나서지 않을 것임을 은행들과 감독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자발적 창조경제는 기업 생존의 문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자발적 창조경제는 기업 생존의 문제

    ‘창조경제’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도, 반감도 많다. 심지어 일부에선 현 정부가 외치는 창조경제를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말한다. 실은 아무것도 없는데 권력이 무서워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비아냥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창조경제의 개념이 현재진행형으로 바뀌고 있고, 국민은 물론 전문가까지 혼란스럽게 만드는 마당이니 ‘삐딱한 풍자’가 ‘애매한 정의’보다 차지게 와 닿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외치는 주어를 정부에서 기업으로 바뀌놓으면, 앞선 반감은 크게 누그러진다. 창조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기업은 채 10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의 현실이다. 기업은 말 그대로 살아남고자 새 시장을 창조하고, 기술을 융합하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생존을 위한 민간 주도형 자발적 창조경제다. 실제로 끝내 변하지 않은 기업의 참담한 결과는 모토로라, 코닥, 노키아, 소니 등 이른바 초우량 기업들의 도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불과 6년 전인 2007년 세계 1위 업체이던 노키아의 최고경영자(CEO)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는 그해 처음 세상에 등장한 애플 아이폰을 비웃었다. 스마트폰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에 그는 “아이폰은 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조크(joke) 같은 제품이다. 우리가 정한 것이 표준이다”라고 답했다. 방심의 대가는 참담했다. 그만큼 요즘 글로벌 기업에 창조경제는 생존의 문제다. 이 때문에 창조경제를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기업이 창조경제의 첨병에 있다는 점만은 부인하지 않는다. 사실 창조경제란 용어는 현 정부가 세계 최초로 꺼내든 용어가 아니다. 1990년 일본 노무라 연구소에선 ‘창조사회’란 보고서를 냈다. 1997년 제기된 영국의 창조경제 논의는 2001년 존 호킨스의 창조경제론으로 이어졌다. 이미 각 기업들은 자기만의 창조경영과 창조경제를 실천 중이다. 이론을 공부해 실천 중이라기보다는 그저 몸으로 느끼는 위기감을 극복할 무언가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리라고 본다. 한 예로 삼성은 2006년 이미 창조경영을 새 경영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당시 “삼성만의 독자성을 실현해 달라”고 창조경영을 당부했고, 그룹 경영진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미래사업을 개척하는 경영”이라고 개념을 정립해 새로운 시장과 제품 창조에 노력해 왔다. 다른 기업들도 새로운 시장 개척, 산학 연계, 소통 강화, 신기술 개발, 연구개발 활성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창조경제의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상생도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에 있다지만 자칫 대기업이 단기적인 이윤에만 매달린다면 시장이 고사해 지속 가능한 이윤 추구가 불가능해진다. 기업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서울신문은 이른바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 현장을 짚어 보기로 했다. 각 산업 분야의 대표기업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세우고, 추진 중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창조경제 현주소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아동·여성 안전 캠페인 한달간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은 어린이와 여성이 안전한 세상을 위해 민간기업,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이 함께하는 ‘아동·여성 안전을 위한 해바라기 캠페인’을 7월 한 달 동안 벌인다. 화장품 매장, 은행, 편의점 등 전국 2만여개 생활매장에서 성폭력 예방수칙, 우리 아이 지키는 법 등이 표기된 광고지와 긴급전화 번호가 새겨진 손부채 등 안전홍보물을 나눠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경제 블로그] 오토바이·가발… 별것 다 파는 캐피털

    [경제 블로그] 오토바이·가발… 별것 다 파는 캐피털

    에어컨, 여행, 주식, 오토바이, 가발, 임플란트…. 각기 다른 상품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캐피털(Capital) 업체에서 파는 할부금융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빌려 주는 거죠. ‘캐피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동차 할부입니다. 현대·기아차와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현대캐피탈처럼 대부분 업체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할 것 없이 자동차 할부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무척 치열하답니다. 그렇다 보니 캐피털 업체들은 자구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파이낸셜은 최근에 가발 할부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인모(人毛)로 만든 가발이 비싼 거 다들 아시죠?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가발을 최장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파이낸셜은 오토바이, 갤럭시노트 10.1 등 다양한 상품을 대상으로 할부금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CJ홈쇼핑과 제휴해 냉장고, 스마트TV,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상품을 내놨습니다. 신용카드사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사라진 틈을 노린 거죠. 이런 구성이 인기를 끌자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등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캐피털 업체들이 내구재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굴착기, 크레인 등 고가 건설기계나 의료기기는 상당수 캐피털 업체가 이미 취급하고 있습니다.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리스’(장기간 임대) 상품도 있습니다. 효성캐피탈은 주식 매입 자금을 대출해 주기도 합니다. 코스모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PC방 창업 자금이나 운영자금을 빌려 주고요. 에코캐피탈은 농장 시설자금을, BS캐피탈은 임플란트 비용을 대출해 줍니다. 앞으로는 유학·여행 비용도 캐피털 업체에서 빌려 주는 상품이 나올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하나. ‘Capital’의 올바른 로마자 한글 표기는 ‘캐피털’이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상호를 ‘캐피탈’로 쓰고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귀태’ 파문 봉합되는가 싶더니… 여야 막말 논란 2R] 새누리 “野의원 저주성 폭언 중단을” 당 소속 초선 76명도 지도부 거들어

    새누리당이 ‘귀태’(鬼胎) 발언 파문과 관련, 대선 불복은 아니라면서도 계속 ‘정통성’ 문제를 거론하는 민주당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막말 논란 2라운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민주당이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국회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막말, 저주성 폭언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민주당 발언을 보면 심정적으로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최근 사태의 해법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대선 결과에 승복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노무현계는 막말 DNA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귀태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욕을 넘어 국가위상을 땅에 떨어뜨리는 망언이라며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민생 살리기에 동참하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 원내대변인으로도 부족해 전임 야당 대표까지 나서 막말 정치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막말 대변가들의 놀이터가 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소속 초선의원 76명도 지도부를 거들었다. ‘초정회’(초선의원 정책연구모임)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대해 당선 무효를 운운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은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박대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포털사이트 뉴스에서 ‘민주당 막말’을 찾으니 1만 1050건의 뉴스가 뜬다. ‘막말 전문당’답다. ‘이해찬 막말’은 1492건이다. 당 대표 출신답게 ‘막말 대표급’”이라면서 “막말이야말로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귀태다. 제2의 홍익표, 제2의 이해찬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예상매출액·수익률 과장광고 치킨가맹본부 14곳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수익 규모를 부풀리고 가맹점 수나 성공 사례를 거짓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린 14개 치킨 가맹본부에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시정명령을 받은 브랜드는 처갓집양념치킨, 또래오래, 본스치킨, 티바두마리치킨, 돈치킨, 굽는치킨, 치킨신드롬, 케리홈치킨, 피자와치킨의러브레터, 삼통치킨, 경아두마리치킨, 위드치킨, 무성구어바베큐치킨, 도토베르구이치킨이다. 처갓집양념치킨 등 12개 업체는 가맹점의 예상 매출액이나 수익을 부풀려 광고한 것이 문제 됐다. 이 업체들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순수 마진율 30%’로 표기하는 등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한다거나 고소득을 보장한다고 광고하며 가맹점주를 모았다. 본스치킨 등 2개사는 있지도 않은 가맹점을 성공사례로 들며 ‘일평균 15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식으로 창업 희망자 등을 속였다. 농협목우촌이 운영하는 또래오래는 1000호점을 달성한 적이 없는데도 계약 추진 중인 가맹점까지 포함해 ‘2008년 12월 1000호점 오픈’이라고 적었다가 적발됐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 윤진숙 장관 1억 6526만원… 국무위원 중 가장 적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산신고액은 1억 6526만원으로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6억 4385만원을 신고해 국무위원 평균 수준에 속했다. 장관급인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17억 7177만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4억 6827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12일 관보를 통해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위원 중 마지막으로 임명된 두 장관을 포함해 이 같은 내용의 고위공직자 39명의 재산을 공개했다. 윤진숙 장관은 908만원짜리 2006년식 쏘나타, 본인 이름의 예금·보험 1억 5618만원을 신고했다. 최문기 장관은 장남의 미국 뉴욕 웨스트사이드 플라자 건물 전세권을 월세 1765달러(약 200만원)로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두 장관의 재산공개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홍원 국무총리를 필두로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위원의 1인당 평균 재산액은 17억 4081만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노대래 위원장은 자녀에게 예금을 증여하면서 증여세 4800만원을 납부했다. 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주식 거래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이헌수(60)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비상장주식 게비스코리아 6000주 보유 사실을 신고했다. 이 실장은 화장품 제조업을 했던 게비스코리아 보유 주식을 실거래액 3000만원으로 신고했다. 비고란에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3일 해산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표기했다. 또 국민은행 채무 1억원을 특이하게 ‘본인 퇴직 후 사업자금’이라고 비고란에 명기했다. 이 실장은 임명 당시 소비자단체로부터 방부제가 검출됐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는 게비스코리아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투자 권유만 했다고 거짓말을 해 논란을 낳았었다. 총재산은 6억 4600만원으로 신고했다. 김규석 국정원 제3차장도 2억원의 사인 간 채권을 ‘지인 사업자금’으로 비고란에 명기해 신고했다. 김 차장은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한 황철주 대표의 회사인 주성엔지니어링 주식 3842주 등 3000만원어치의 주식도 신고했다. 주승노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은 비상장주식 알앤엘바이오 3만 2000주 보유 사실을 신고했다.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로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문’으로 94일 만에 물러난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38억 716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번 재산공개 대상자 중에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전 이사장이 65억 6576만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많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與, 홍익표 ‘귀태 발언’에 반발…대화록 열람 전격 취소

    與, 홍익표 ‘귀태 발언’에 반발…대화록 열람 전격 취소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태’(鬼胎)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킬 기세다. 새누리당은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모든 원내 일정의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국가기록원 보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 열람도 취소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연람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한 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NLL(엔엘엘)’과 NLL의 한글표기인 ‘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등 7개 핵심 검색어로 예비열람을 하고 필요한 문건을 추려낼 계획이었다. 또 공공의료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 등 다른 일정도 모두 취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언론을 통해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어떻게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을 귀태라고 하고, 일본 극우주의자인 아베 신조 총리와 비교할 수 있느냐. 이런 저주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태연하게 만나 이야기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오늘은 원내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속보]“귀태 논란 홍익표, 국회 명예 실추” 새누리 윤리위 제소

    [속보]“귀태 논란 홍익표, 국회 명예 실추” 새누리 윤리위 제소

    새누리당은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의역하면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鬼胎)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아 모든 원내 일정의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나아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한 것은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홍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며 이날로 예정된 국가기록원 보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 열람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열람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한 뒤 곧바로 경기도 성남 소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NLL(엔엘엘)’과 NLL의 한글표기인 ‘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등 7개 핵심 검색어로 예비열람을 하고 필요한 문건을 추릴 계획이었다. 당은 대신 황우여 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황 대표는 회의에서 “국가원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 명예훼손·모독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국가의 위신을 스스로 짓밟고 격하시키는 것”이라면서 “당 대표의 사과와 당직자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회의원의 직분과 관련돼서 한 발언인 만큼 응분의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이제 말싸움하고, 서로 상처 내고 자멸의 길을 걷는 정치를 종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원내 일정 중단 결정에 따라 공공의료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공청회’를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 등 다른 국회 일정도 줄줄이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윌리엄 웨버 ‘한국전 미군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 “참전 증인들 사라져가 안타까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생존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우리가 모두 사라져 버리면 한국전쟁이 미국인의 의식에서 완전히 실종될 것만 같아 걱정입니다.” 인생 거의 전부가 ‘한국전쟁의 역사’인 노병(老兵)은 자신의 사후(死後)에 한국전쟁의 역사가 겪게 될 운명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만난 윌리엄 웨버(87·예비역 대령)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전 참전용사다. 해마다 6월 25일이 다가오면 그는 언론들의 1순위 인터뷰 대상이 된다.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그의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성이 그를 특별하게 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옆에 서 있는 19명의 미군 병사 조각상 가운데 하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웨버 회장은 1943년 17살의 나이에 직업 군인으로 미 육군에 입대해 2차대전에 참전했다. 이어 1950년 8월 육군 187 공수 낙하산부대 소속 대위로 인천 상륙작전과 함께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서울 수복 후 그는 평양 등 북한 내 요충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여해 승전보를 울렸다. 하지만 중공군의 개입으로 중부전선까지 밀린 그는 1951년 1월 격전지 강원도 원주에서 북한군의 수류탄에 오른쪽 팔꿈치 아래와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고 말았다. 이 부상으로 그는 전선과 이별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북핵 문제 관련 세미나에 의족에 의지한 몸을 이끌고 나타난 그에게 ‘20대 젊은 나이에 소중한 팔다리를 잃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감스럽지 않다. 한국전에서 정규군으로 복무한 것은 내게 무한한 영광”이라며 마치 젊은 현역 군인처럼 우렁차게 답했다. 정전 60주년을 맞는 소회를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 60년간 또 다른 전쟁이 없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전용사들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정전 75주년 기념식이 열린 텐데 그때는 극소수의 참전용사만 살아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우리 참전용사들끼리 하곤 한다. 왜냐면 지금 가장 어린 참전용사가 80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쟁은 ‘알려지지 않은 전쟁’에서 ‘잊혀진 전쟁’이 돼 가고 있는데 앞으로 완전히 미국 역사에서 실종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대전에 참전해 일본군과 싸울 때만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 사람은 모두 똑같은 줄 알았지만 1950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인은 일본인과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그런 한국인들을 위해 싸운 것은 더없이 가치 있는 일이자 영광, 특권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정부가 참전용사들에게 충분히 보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말할 필요도 없다. 진심을 다해 끊임없이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다시 한국전이 일어난다면 참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당연히 참전할 것이다. 그건 물어볼 필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다 할 것이다. 바로 1950년에 나는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웨버 회장에게 한국전은 박제된 역사가 아니다.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그는 미국에서 ‘한국전 알리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 기념비 옆에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들의 이름을 모두 새긴 ‘한국전 추모벽’ 건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중이다. 2002년 참전 이후 5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 올해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한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웨버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주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인민지원군 출신 자빙수 전 中인민공안대 교수 “美의 침략 언론보도 믿고 참전” “한국전은 중국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다)로 표현한다. 이 말과 같이 한국전은 중국이 미국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을 도와 목숨 바쳐 싸운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남북이 분단됐는데 한국전쟁 정전일인 7월 27일이면 항미원조 승리 운운하며 자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지원군 출신의 자빙수(査秉樞·81) 전 중국인민공안대 교수는 매년 7월 27일을 ‘한반도정전기념일’로 고쳐 불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일 베이징 무시디(木?地) 자택에서 만난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언론 등을 통해 한국전쟁은 북침이 아닌 남침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하지만 중국 인민지원군은 미군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탓에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자 전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49년 신중국 건국과 함께 자원 입대했다. 타이완을 수복해 통일을 이루려는 국가정책에 따라 인민해방군 25군 75사 소속으로 푸젠(福建)성 최전방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미군이 단둥(丹東) 변경을 폭격했다는 등 미군의 침략에 초점이 맞춰진 언론 보도로 미국이 타이완 국민당 정부를 도와 중국을 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됐다. 부대 전환 배치를 신청해 한국전에 참여한 데는 이 같은 국내 분위기가 작용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로는 1952년 7월 13일부터 14일 동안 강원도 상감령 동북쪽 남대천에서 벌어진 ‘금성(城) 반격전’을 꼽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원래 북의 땅에 침입한 미군을 물리쳤다는 의미에서 이 전투를 반격전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 전투만 버텨 내면 미국과 정전협정을 체결해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고 회고했다. 미군을 상대로 중국 인민지원군 25만여명이 참가한 이 전투에서 그는 오른쪽 다리와 허리를 다쳤다. 그는 정전 이후에도 북한 재건 사업에 투입되며 1953년 10월부터 황해남도로 배치돼 1년간 고 유옥례씨 집에서 지냈다. 당시 14세이던 유씨의 딸 김영희로부터 조선인민군진군가, 조선국가, 아리랑, 봄노래, 샘물터의 노래, 푸른 하늘의 노래 등 27개의 북한 노래를 배웠다. 한국 노랫말을 중국어로 표기해 적어 둔 노래 연습장과 유씨 가족의 사진을 보며 지금도 그 시절을 회상한다. 영희씨와 주고받은 100여통의 편지도 간직하고 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은 탓에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두 나라 언어로 적어 가며 수십년간 소통의 끈을 이어 갔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오라버니’라는 문구 등 편지 내용 곳곳에 깊은 우의가 배어 있다. 문화대혁명 등의 시기를 제외하고 영희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줄곧 연락을 주고받았다. 의료품, 식료품, 의류 등을 북에 보내 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참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만약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남북은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외세의 개입 없이 남북이 자체적으로 통일하도록 돕는 것이 중국이 (한국에)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 부회장 김완기씨 “조국의 전쟁 소식에 태극기 혈서 쓰고 참전” 1950년 6월 25일. 22살의 청년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다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소식을 접한다. 현해탄 건너 조국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이다. “어쩌다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들이대게 됐나”라는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청년은 개전 3일 만에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한다. 그후 63년이 속절없이 흘렀고, 청년의 얼굴엔 주름살이 내려 앉았다. 재일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김완기(85)씨를 지난 3일 만났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12살 때인 1940년 공부를 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큰아버지가 있는 구마모토현으로 갔다. 대학에 진학해 엘리트가 되라는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광복 이후 진학을 포기하고 민단 소속으로 조직 활동에 앞장섰다. 전쟁이 터지자 김씨를 포함한 642명의 재일학도의용군은 태극기에 혈서로 참전 의사를 밝히고 조국으로 향했다. 미군 부대에 배치돼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김씨는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고막이 터져 육군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함께 배를 타고 참전한 친구들을 그곳에서 만났는데 동상 때문에 손발이 잘린 전우들이 수두룩했다”고 김씨는 회고했다. 미군의 순환배치 방침에 따라 1·4 후퇴 즈음인 1951년 1월 일본으로 복귀한 김씨는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며 다시 입대를 자원했다. 100여명이 지원해 58명이 국군에 재입대하게 됐고, 김씨는 1952년 6월까지 전선에 머물렀다. 이후 김씨는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일본 정부가 “허락 없이 참전했고 일본 거주도 불확실하다”며 입국을 막았다. 결국 부산 소림사에서 재일학도의용대(현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의 전신)를 만든 뒤 정전 후인 1953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탑골공원 뒤편에 사무실을 꾸렸다. 그곳을 본적으로 등록하고 1961년까지는 수용대기소에서 생활했다. 국내 안착도 일본 귀환도 아닌 애매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 사이 일본에 있던 김씨의 가족은 전쟁통에 모두 유명을 달리했고, 공주에 남아 있는 가족들도 정전 이후에야 겨우 연락이 닿았다. 현재 동지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이 학도의용군의 존재를 모르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전 후 10년 뒤인 1963년에야 일본에 안치돼 있던 전사자 53명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고, 1968년 재일학도의용군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글 사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변종 SSM 전남 골목상권 파고든다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를 피해 ‘상품공급점’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점포 수를 늘리고 있어 골목상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는 SSM 등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점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발효에 따른 출점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10일 전남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최근 순천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2, 3호점을 ‘상품공급점’ 형태로 출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대형슈퍼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여수에 들어온 후 6호점까지 상품공급점 형태로 진출했다. 올초 광양에는 일본계 24시간 마트인 ‘트라이얼마트’가 출점한 상태다. 이들 SSM들은 물품 납품을 조건으로 영세 슈퍼마켓 점주들을 접촉해 ‘상품공급점’ 계약을 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지역 슈퍼마켓점주 이모(50)씨는 “대리점이나 슈퍼마켓조합에서 들여오는 가격보다 싸게 공급해줄 테니 ‘상품공급점’ 계약을 맺자고 제안이 들어왔으나 거절했다”면서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킨 업체에 투항하는 것 같아 양심상 받아들일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 같은 변종 SSM 출점이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품공급점의 외양은 SSM이지만, 대기업이 아닌 기존의 슈퍼 개인 점주들이 그대로 운영하고 있어 규제대상이 안 된다. 또 SSM은 재래시장에서 1㎞ 이내에 개점할 때는 지자체에 신고해야하지만 상품공급점은 신고의무도 없다. 영업시간이나 월 2회 휴무일 규제도 없어 사실상 365일 영업이 가능, 골목 슈퍼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들 상품공급점들은 또 간판도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하고 있다. 대형마트 이름을 크게 내걸고 귀퉁이에 ‘○○슈퍼’ 또는 ‘XX상품공급점’ 등으로 작게 표기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전남동부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신고된 사업장 명칭과 실제 간판명을 다르게 표기하는 것은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한 것으로 규제를 해야 된다”며 “SSM에 먹히다보면 동네슈퍼가 하나둘 없어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대기업 슈퍼들이 가격을 올려 받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저가 상품 공급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역 영세업주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계약을 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부터 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재 전국에 28개의 점포를 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국정과제 청년취업·학폭제로 등 9개 성과미흡

    ‘청년 취업·창업 활성화 및 해외진출 지원’, ‘맞춤형 복지전달 체계 개편’, ‘학교폭력·학생위험 제로 환경’,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공공갈등 관리 시스템 강화’, ‘세종시 조기정착’ 등 9개 국정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 해당 국정과제의 성과가 미흡하거나 계획보다 예정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9일 박근혜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항공교통 안전과 원자력을 포함한 9개 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이 140개 국정과제를 진행 상황에 따라 녹색(정상추진), 노란색(관심 필요), 빨간색(재검토 필요) 등 3가지 색깔로 표기하는 ‘신호등식’ 관리·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시범운영한 결과다. 131개 과제는 정상 추진인 ‘녹색등’이 켜졌다. 원전 비리, 여객기 사고 등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거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선 노란등을 켜 주관 부처뿐만 아니라 협업 부처의 협력 강화 등 더 많은 관심과 집중적인 관리 및 노력을 요구했다. 노란등은 진도부진, 성과미흡, 대형 사건·사고로 국민 체감도와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한 경우 켜진다. 이병국 국무조정실 평가실장은 “신호등 제도는 문제 발생을 예견해 미리 대처하고, 국정과제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점검·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개선 성과를 각 부처 평가에 반영할 계획으로 주관 부처뿐 아니라 협업 부처들의 역할도 주요한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8년 항의했건만… 日방위백서 또 “독도는 일본 땅”

    일본이 9년째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9일 내각회의(각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2013년 방위백서에 따르면 본문 첫 페이지에 실린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환경’ 개관에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지난해 방위백서에 담긴 내용과 같다. 이와 함께 방위백서 내 지도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채 일본 영토로 묘사됐다. 자민당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인 2005년 이후 9년째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방위성이 매년 내놓는 방위백서에는 일본 국방정책의 기본적인 방침 및 주변국 안보 정세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인식이 담긴다. 이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2013년도 방위백서에서 명백한 우리 영토인 독도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내용을 재차 포함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해당 주장의 즉각 삭제와 이러한 행위의 재발 방지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날 발표한 ‘입장’을 통해 “독도에는 영유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으며 어떠한 교섭이나 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일본 방위백서 발표 당시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성명’으로 격상시킨 데 이어 올해도 성명으로 대응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초치 대상도 구라이 다카시 총괄공사로 유지했다. 이와 함께 방위백서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에 대해 ‘대포동 2호’의 파생형 미사일은 사정거리 약 1만㎞로, 미국 중·서부를 타격할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학원비 환불 기준 세분화·샘플 화장품에 사용기한 표시

    학원 수강료의 환불 기준이 세분화되고 샘플 화장품에 대한 사용 기한 표기가 의무화된다. 법제처는 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국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법령 121건의 정비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비 계획에는 샘플 화장품에 사용 기한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화장품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학원 수업을 단 하루만 수강해도 이미 낸 수강료의 3분의2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제처는 교육부와 함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학원 수강료 환불 기준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을 개정해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해서도 추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몰수·추징의 집행을 위한 관계인의 출석 요구, 과세 정보·금융 정보 제공 요청,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위한 근거도 마련했다. 특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추징의 시효는 3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한편 비디오감상실에 청소년 출입을 허용하면 업주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함께 처리했다. 또 군 비행장이나 군 사격장 주변을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해 소음 피해 방지 대책을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군용 비행장 등 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심의, 의결했다. 법률안에 따르면 군용 비행장과 군 사격장 주변에서 소음영향도가 일정 수준이 넘는 곳은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국방부 장관은 군 비행장과 사격장 주변 지역에 자동 소음측정망을 설치하고, 소음대책지역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소음대책사업과 재원 조달 계획 등의 내용을 담은 소음대책사업 중기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 소음대책사업에 따라 소음대책지역 내 주택, 학교, 병원에는 소음방지시설과 냉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한국 여성임원 비율 1.9% 불과

    한국과 일본의 기업 여성임원 비율이 주요국들과 비교해 거의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여성 리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한 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미국의 기업 분석기관인 GMI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한국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1.9%로, 조사대상 45개국 중 43번째에 불과했다. 일본은 1.1%로 상황이 더 열악해 여성임원이 1명이라도 있는 나라 중에서 꼴찌였다. 모나코는 조사대상 기업 2곳에 여성임원이 1명도 없었다. 이는 GMI레이팅스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등에 포함된 45개국의 대표기업 5977개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내 여성임원 숫자를 조사한 결과다. 한국에선 106개 대기업이 조사대상이었다. 한국의 여성임원 비율은 선진국 평균인 11.8%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낮았고 신흥국 평균인 7.4%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36.1%)로, 전체 임원 5명 중 2명꼴로 여성이 많았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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