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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누가 검토했나 안 밝혀 파문 일 듯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사를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을 검토하면서 이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서 논란이 있었던 지난 2008년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역사를 전공한 교육부 내 전문직, 학교 현장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한 교사·교수 25명과 자문위원 12명 등 모두 37명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팀이 5차례에 걸쳐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객관적 사실과 표기·표현 오류, 서술상의 불균형, 국가 정체성을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이 검토의 주 목적이었다. 교육부는 이 전문가들에 대해 “가급적이면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았거나 연구·교육 활동을 하면서 편향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명단 공개에는 반대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을 (태스크포스팀에서) 빼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부의 태도는 교과서 논란을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교육부는 2008년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이 일자 당시 6종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역사교과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수정 권고·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전문가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고 결국 올해 초 대법원에서 교육부가 패소해 명단을 공개했다. 소송에서 판결까지는 4년이 걸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결국 교육부가 ‘역사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21일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전격 발표하면서 역사학계의 이념 논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정 권고를 따르지 않는 출판사에 수정명령 등 행정권을 발동하기로 선언하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교학사 이외 7종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부 수정 권고에 무조건 따르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2008년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좌 편향 논란 당시나 2011년 ‘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기준 수정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교육부 개입이 진보-보수 간 대립을 격화시킨 선례가 있다. 교육부가 8종의 오류 829건을 발표한 뒤 다시 부각된 쟁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교학사를 뺀 다른 교과서 7종의 오류 건수는 62~112건으로 평소 다른 과목에서 발견되는 오류에 비해 과도하게 많지 않은데, 8종 전체가 수정 권고를 받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 제기됐다. 교학사 오류 건수는 251건으로 다른 교과서의 2~4배에 달했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2014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공부하게 된다”면서 “사실 오류, 표현·표기 오류, 서술상 불균형, 국가정체성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이 실린 교과서를 수정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8종 교과서를 한꺼번에 분석, 8종이 공통적으로 오류를 범한 경우나 서로 다른 사관을 채택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대목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별로 ‘장보고 사망연대’를 841년이나 846년으로 다르게 기술했거나, 고려 시대 ‘안승’과 ‘보장왕’의 관계에 대해 아들·조카·서자 등 이설을 교과서마다 각각 다르게 서술한 부분을 찾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 오류 수정을 위해 고교 현장의 교과서 채택 일정을 연기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감수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두 번째로 진보 진영에 교학사에 대해 제기한 우 편향 지적과 보수 진영이 나머지 7종에 대해 제기한 좌 편향 지적을 교육부가 모두 수렴해 수정·보완 권고를 내리면서 오히려 양 진영 모두 불만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교육부가 권고한 교학사 수정 권고 건수는 앞서 지난달 역사학계에서 지적한 오류 건수 293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 7종과 관련해 ‘국가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무더기로 수정 권고를 한 내용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적한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성·천재·비상교육·두산동아 등 4개 출판사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사람 중심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이라고 북한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수정 권고를 받았다. 앞서 여당 의원들이 지적했던 대목이다. 금성출판사는 ‘소련의 치스차코프 포고문’과 ‘미국 맥아더 포고령’을 단순 비교하느라 소련 포고문의 기만성을 서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 수정 권고를 받았는데, 앞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적했던 내용 그대로이다. 세 번째로 교육부가 ‘집필기준 준수 여부’를 수정 권고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명확한 집필기준을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심 실장은 “비상교육 등 3개 출판사의 교과서에 북한 주민 인권문제 서술이 누락시킨 점은 집필기준에 위배됐다”고 했지만, 이 교과서들은 “북한이 인권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식의 간략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측에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할애해 어떻게 쓰라는 말인지 기준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의 ‘부실 검정 의혹’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정 권고 사항 892건을 찾아냈다는 말은 곧 검정 책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졌지만, 교육부는 “여력이 없다”며 검정과정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식품 쓰레기 주범은 바로 너! ‘1+1’

    식품 쓰레기 주범은 바로 너! ‘1+1’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는 야채의 24~68%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며, 그 주범은 ‘1+1’이벤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진열된 야채상품에 표시되는 진열날짜도 대량구매를 유도해 쓰레기 양산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글로벌 대형마트 체인인 테스코가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슈퍼마켓에서 파는 야채와 음식물중 종류에 따라 최고 3분의 2가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대형봉지에 담아 파는 샐러드용 야채는 68%, 베이커리류의 48%, 포도의 24%가 버려졌다. 이중 대부분은 소비자에 의해 버려지지만, 상당 부분은 슈퍼마켓 창고에 너무 오래 보관되어 진열대에 오기도 전에 폐기됐다. 테스코의 베스트 셀러 식품중 사과는 5개중 2개, 바나나는 1개가 버려졌다. 앞서 ‘메커니컬 엔지니어’라는 단체가 올해 초 조사한 결과에서도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식품중 절반이 쓰레기통으로 향한다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테스코측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대량구매 유도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1+1’ 이벤트, 즉 하나를 사면 또 하나를 덤으로 주는 판매방식이다.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이를 ‘bogof’(boy one get one free)라고 하는데,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판매 이벤트다. 테스코는 우선 가장 폐기 비율이 높은 대용량 봉지 샐러드 야채에 대해 ‘1+1’이벤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진열대에 오른 야채나 음식에 표기되는 제조일이나 디스플레이 날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대량구매를 유도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테스코는 현재 달걀과 베이컨, 양파,우유 등을 포함한 베스트셀러 식품 25가지를 추가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식품 쓰레기 감량대책을 세우고, 소비자들에겐 오래된 식품 활용법에 대한 팁을 제공할 계획이다. 임창용 기자 sdragon@seoul.co.kr
  • 한국학 권위자 버즈웰 교수 영문판 불교대사전 출간

    한국학 권위자 버즈웰 교수 영문판 불교대사전 출간

    전 세계의 불교 현황과 불교 용어를 영어로 총정리한 영문판 불교대사전이 출간된다. 세계적인 한국학 권위자이자 한국불교 전문가인 로버스 버즈웰 미국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와 미시간주립대 동양학과 도널드 로페스 교수가 10년간 공동작업해 이달 말 프린스턴대 출판부를 통해 세상에 내놓는 ‘The Princeton Dictionary of Buddhism’이 그것. 미국·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불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은 1300여쪽 분량에 1만 2000여개의 불교용어, 개념을 심도 있게 정리한 대작(大作) 불교대백과사전. 한국불교가 각국에 미친 영향과 중국 불교와의 관련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 말고도 간화선 등 한국 불교 고유의 전통과 수행체계까지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교 용어의 영문 표기가 제각각이어서 혼선을 빚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출간된 사전들과 달리 한국불교의 비중을 크게 둔 점도 한국 불교계의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사전은 이달 말 발간될 예정이지만 인터넷 사이트 ‘아마존’에서 미리 예약하면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로버트 버즈웰 교수는 지난 1970년대 출가해 구산 스님의 제자로 순천 송광사에서 5년간 수행한 바 있으며 현재 전통강원의 교재인 ‘사집’(四集)을 영문으로 번역 중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분양성공 新트랜드 ‘착한 아파트’…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3차’

    분양성공 新트랜드 ‘착한 아파트’…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3차’

    가을 분양 시장에서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운 아파트들이 잇따라 좋은 청약 성적을 거두면서 분양 시장을 달구고 있다. 지난 4일 청약을 실시한 현대산업개발 ‘대구 월배2차 아이파크’는 주변 시세 대비 500만~1000만원 가량 저렴한 분양가 책정으로 평균 9.4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전 평형 1순위 마감했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롯데건설의 ‘덕수궁 롯데캐슬’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책정으로 아파트 평균 7대 1, 오피스텔 평균 1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마감한 바 있다. 착한 가격의 아파트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아파트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홍보물에 표기된 분양가가 저렴해도 각종 옵션이나 중도금 대출이자, 발코니 확장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비용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또한 분양가와 입지, 상품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천안•아산 분양 시장에서도 우수한 입지 환경에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착한 아파트가 선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는 모델하우스 오픈 후 주말 3일 동안 총 2만 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는 삼성디스플레이시티의 탄탄한 배후수요와 연암산과 월랑수변공원의 쾌적한 자연환경, 도보로 유치원∙초∙중교 통학이 가능한 교육환경 등을 갖췄음에도 3.3㎡당 573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별로 없는 천안∙아산 지역에서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가 분양한다는 소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우수한 입지와 상품성까지 고루 갖춘 점이 알려지면서 청약 및 계약 방법을 문의하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 구성도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의 강점으로 꼽힌다. 5세 이하의 영∙유아 자녀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단지 내 어린이 특화 설계를 선보인다. 단지 내에 키즈카페와 어린이도서관, 유아물놀이장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세대 내에서는 복도 야간 안전 유도등과 가구와 거실벽체의 모서리를 라운드 처리한 코너리스를 적용해 어린 자녀들이 안전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영상으로 방문자 확인 후 출입문 개폐가 가능한 무인경비 시스템과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와 보육시설 등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세대 내 TV와 월패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한 최첨단 보안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는 오는 18일 1순위, 21일 3순위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 동, 총 1,118가구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기준으로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 총 5개 타입으로 구성한다 . 모델하우스는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8-2에 조성된다.분양문의: 041-427-300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지도자 등극에 40년” 시진핑 카툰 인기

    “지도자 등극에 40년” 시진핑 카툰 인기

    중국에서 ‘(중국) 지도자는 어떻게 연마되는가’라는 제목의 5분여짜리 카툰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지 이틀 만인 17일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카툰 캐릭터로 등장하는 이 동영상은 중국 지도자도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미국 대통령 못지않게 무수한 시험과 검증 과정을 거쳐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중국 지도자 선출 방식의 정당성을 내세운다. 미국식 민주주의가 아니더라도 좋은 지도자를 배출해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자유파들의 헌정 요구를 반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영상은 우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전을 뛰기 위한 조직과 참모, 화려한 언변, 천문학적인 규모의 후원금을 통해 미국인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반면 시 주석은 기층부터 한 계단씩 검증을 거쳐 무려 40년 만에 지도자가 됐다고 강조한다. 공산당원으로 입당해 장관급 간부로 배양될 가능성은 1만 4000분의1이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23년인데, 시 주석은 기층부터 총 16단계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선거를 통한 건곤일척의 미국식 진검 승부나 쿵후를 연마하듯 장기 수련을 통한 중국식 지도자 배양 방식 모두 국민을 만족시키고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동영상에는 시 주석 이외에 다른 6명의 집단 지도부는 물론 개국 원수인 마오쩌둥(毛澤東)부터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까지 모두 등장한다. 중국에서 지도자들이 카툰 캐릭터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부흥의 길 위에서’란 이름으로 표기된 제작자는 당 선전부 등 국가 기관으로 추정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입도세/오승호 논설위원

    시카고는 여행객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초에는 호텔세를 3.5%에서 4.5%로 올려 총 호텔세는 16.4%로 높아졌다. 시카고 인기 여행지의 경우 하루 여행에 지출되는 세금이 40달러 31센트라는 조사도 있다. 세금은 소비자 행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US여행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높은 여행세 때문에 더 저렴한 호텔에 머무는 등 여행 계획을 바꾼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49%나 됐다. 응답자의 10%는 세금 때문에 여행지를 바꿨다고 했다. 호놀룰루나 올랜도 등 여행객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도시들이 여행세를 너무 많이 부과하지 않으려는 이유일 것이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2010년 시위세(稅)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크고 작은 시위로 로마가 몸살을 앓는 것이 계기였다. 당시 지아니 알레마노 로마 시장은 “노조원 등 수천명이 로마에 몰려올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면서 “청소와 경찰병력 동원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시에서만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라고 시위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해 로마는 호텔에 머무는 여행객에게 최고 10유로의 여행세 징수 방안을 내놓았다가 관광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에게 사실상 입도세(入島稅)인 ‘환경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환경수도 조성 지원특별법 제정안’ 에 따르면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환경기여금으로 항공 또는 선박 이용료의 2%를 내도록 되어 있다. 용역을 맡은 한국법제연구원은 2%를 상한선으로, 초기에는 1% 선으로 시작해 저항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경기여금은 생물 다양성 증진, 온실가스 배출 저감, 훼손된 환경 복원 등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조성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3관왕인 제주도는 2020년까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인증하는 사상 첫 세계환경수도가 되는 것을 목표로 연말까지 특별법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올 들어 그저께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1980년 연 2만명의 100배 수준으로, 눈부신 성장세다. 환경기여금은 항공료나 선박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항공사나 여행사는 유류할증료와 각종 세금을 모두 포함한 항공요금의 총액을 광고에 표기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환경기여금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한번 발길을 돌린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사고] 열정·끼 그리고 기자정신… 예비 언론인 도전하세요!

    [사고] 열정·끼 그리고 기자정신… 예비 언론인 도전하세요!

    ■제출서류 ①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 인터넷 접수 ② 졸업(예정)증명서 1부 - 파일 첨부 ③ 대학 전학년 성적증명서(전학년 평균성적이 백분율 점수로 표기된 것) 1부 - 파일 첨부 ④ TOEIC 등 공인 어학 성적증명서 (2011년 10월 1일 이후 취득) 1부 - 파일 첨부 ⑤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은 취업보호대상증명서 1통 ⑥ 사진 2장 (최종 면접 당일 제출) ※②~⑤는 2차 필기시험 합격자에 한해 3차 면접 당일 제출
  • [사설] 상아탑 무너뜨리는 대학의 이중 성적표

    전국 대학 10곳 가운데 3곳이 졸업생의 성적증명서를 내부 열람용과 외부 제출용으로 나눠 이중으로 발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학칙이나 내부 규정으로 정한 곳도 많았다. 또한 F학점을 뺀 성적증명서를 따로 발급한 대학도 여럿 있었고, 학생이 재수강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이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성적을 세탁한 이른바 ‘취업용 성적증명서’다. 상아탑이란 말이 부끄러운 우리 대학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여간 개탄스럽지 않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그제 밝힌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적 자료를 제출한 236개 대학(일반대 160곳, 전문대 76곳) 가운데 70개 대학은 내부용과 외부용으로 성적증명서를 이중으로 발급했다. 51개 대학은 F학점을 삭제한 성적증명서를 만들었다. 외부용 성적증명서는 내부용과 달리 취업 등에 불리한 F학점과 재수강 등은 기록되지 않는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이 104곳에 이르러 이를 포함하면 편법 성적표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들조차 이같은 행위를 버젓이 해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요즘 대학가에서는 성적을 높이는 ‘학점 세탁’이 일반화돼 있다고 한다. 대학의 취업률은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학자금 대출 등에 주요 지표로 반영된다.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할 때도 취업률은 당연한 고려 사항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고교 졸업생이 대학의 입학 정원보다 적어져 대학으로선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생존과 직결된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대학의 취업률 부풀리기가 만연한 지 오래이고, 이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고 한다. 대학 졸업생의 90%가 B학점 이상이라는 웃지 못할 조사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지표를 조작하는 대학의 불·편법을 익히 보아 왔다. 대학이 교육의 본질적인 지향점을 잊고 불공정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은 학점 포기, 재수강 등을 성적표에 표기하는 등 성적증명서를 제대로 관리할 보다 건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가가 공정성을 잃고 취업을 위해 공·사문서 위조나 다름없는 편법을 자행해서야 되겠는가.
  • 野 “감사원, MB정부 靑 봐주기 4대강 감사”

    지난 7월 발표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봐주기·면죄부 감사’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민주당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10일 4대강 사업 감사와 관련한 감사원 내부 문건을 열람·검증한 결과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으로 변경되는 과정에 기획재정부 박재완 전 장관과 박영준 전 차관 등이 개입한 증거를 확보하고도 정작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이를 왜곡·누락 표기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5∼6m가 되도록 굴착하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심 5∼6m 확보는 마스터플랜 수립 시 검토하는 방안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협의하겠다”고 되어 있는 국토교통부 내부 문건을 확보하고서도 박 전 장관을 전혀 조사하지 않았으며,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국정기획수석’을 ‘대통령실’로 바꿨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의 1차 공사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 사건 처리를 대선 이후로 늦추겠다는 계획이 담긴 내부 문건을 김동수 당시 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파기 지시를 내렸던 것을 확인하고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조사에 부담을 느껴 증거 내용을 임의로 조작해 면죄부를 주려 한 것”이라며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의 외압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전문가의 제도 개선안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전문가의 제도 개선안

    ‘상임위별 탄력적 상시국감제도 도입, 의원별 기관전담제 실시, 로테이션제 국감, 보좌관 풀(pool) 제도 운영….’ 현행 국정감사 체제의 개선점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세부 해법은 다양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의원들의 물량 공세 자료요청과 피감기관의 면피성 자료 제출이라는 악순환 관행에 대해 13일 “각 상임위에서 위원장 또는 간사 간 협의로 무리한 자료 요구는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며 여야 간 협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2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상임위별로 일정을 정해 놓다 보니 국감이 과잉 경쟁으로 흐르는 경향이 커졌다. 이를 분산시키는 게 맞다”면서도 “상시국감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일년 내내 국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 국감제도를 아예 없애고 상임위 기능을 키워 부처 감시 활동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상시국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도 상임위가 나뉘어 있긴 하지만 모든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의원이 질문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의원별 기관 전담제로 국감을 운영하거거나 로테이션제로 국감을 치른다면 내실 없는 국감에 대한 비판도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무차별적 자료 요구에 대해 박 교수는 “국회법상 자료 의무제출이 명시되어 있지만 요구하는 쪽이나 제출하는 쪽이나 대충 피해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면서 “자료 요구 영역과 분야의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인·참고인 무더기 신청 논란에 대해 이 소장은 “‘기업총수를 증인 신청하면 기업 길들이기다’라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전제한 뒤 “국민 대표기관이 정상 절차에 의해 질의토론하겠다는 것을 길들이기 프레임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채택된 증인은 출석하는 게 원칙인데 이 과정에서 여야가 증인을 정치적 국면으로 이용하려다 보니 국회 권위가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국감에 임하는 의원들의 자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너도나도 ‘국감스타’를 의식해서 한 쟁점에 대해서만 폭로성으로 흐르다 보니 여야 중복 질문이 넘쳐나 시간낭비 국감으로 전락한다”면서 “상임위에서 여야 구분 없이 팀을 짜서 쟁점별로 배분해 예컨대 기초연금 전담, 인사문제전담 식으로 팀플레이를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피감기관도 국회 운영위나 담당 상임위에서 정말 필요한 곳만 추려서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호통 질의 및 배짱 답변 관행에 대해 이 소장은 “국감 증인을 입법부·행정부 시각이 아닌 정치 수요자인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해야 된다”면서 “의원들이 실력이 없으니 호통 질의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원이 선출권력이라면 행정부는 임명권력인 만큼 피감기관을 꾸짖듯 하는 것은 자제하고 가급적 정책감사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아직도 자질이 떨어지는 의원들이 많다.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지 않는 한 국감판이 바뀌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제도로는 시간이 짧아 벼락치기 준비를 하기 때문에 내실 있는 국감이 어렵다”면서 “보좌관 풀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 능력이 있는 보좌관들을 국감 기간에 당별로 전면 포진시켜 정부 견제를 시키자는 것이다. 신 교수는 “지금처럼 국감을 의원 개인의 존재감 알리기, 정치적 이득을 챙기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면 상시국감을 해도 수박 겉핥기식 국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정기국회 기간 내 예산심사·입법기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국감기간을 늘리기는 어렵다”면서 “상시국감이 필요하지만 피감기관이 국감을 1년 내내 받는 방식은 실무진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다. 대신 상임위별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청문회를 탄력적으로 여는 방식의 상시국감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예전엔 의원이 소위 ‘한 방’ 터뜨리면 국감에서 뜨곤 했는데 인터넷 시대의 발달로 그런 풍경도 사라졌다. 이제 정책국감뿐”이라면서 “국회의원이 국감을 정치적 부상의 발판으로 삼는 관행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ICCCS회장에 오명도 교수

    ICCCS회장에 오명도 교수

    오명도 서울시립대 기계정보공학과 교수가 최근 미국 리노에서 열린 국제오염제어기구연합(ICCCS) 연차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ICCCS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7개국 대표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오 차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년이다.
  • 라식 부작용 피해 줄이려면? ‘라식보증서’ 받으세요

    라식 부작용 피해 줄이려면? ‘라식보증서’ 받으세요

    최근 라식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라식 부작용에 대한 사례도 간혹 접하게 된다. 지난 2012년 라식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으로 라식소비자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부작용 사례는 13건. 이들은 대부분 라식수술부작용 발생 이 후 해당 병원으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해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소비자들이다. 이처럼, 라식수술부작용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그에 따른 치료나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가 드물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라식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라식수술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보장된 병원에서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반드시 수술 전에 사후 관리에 대한 책임을 약속 받아야 한다”고 전한다. 라식소비자단체는 병원의 안전한 수술 진행과 책임있는 사후관리를 유도하여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한 라식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1년부터 라식보증서 발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라식보증서란 라식소비자단체에서 엄선해 인증을 마친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발급해주는 증서로, 의료 부문이라는 전문 분야 앞에서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라식수술 소비자가 자신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라식보증서 발급을 원하는 소비자는 라식소비자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인증 병원 목록을 확인한 후 자신이 수술을 받고자 하는 병원을 선택해 라식보증서를 신청하면 된다. 라식보증서를 발급 받은 소비자는 라식소비자단체로부터 인증 받은 병원에서 라식보증서를 통한 법률적 약관 아래 안전한 수술을 약속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단체는 라식보증서 인증병원이 보다 안전한 수술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월 병원환경에 대한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병원의 수술환경 점검 결과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보증서 인증병원에 대한 의료 서비스와 수술 환경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라식 소비자는 라식보증서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병원에서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라식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라식보증서의 약관에 따라 사후 관리도 확실하게 보장한다. 라식보증서를 발급 받은 이들 중 라식수술 이후에 불편이 느껴지면 라식소비자단체 홈페이지의 ‘안전 관리’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불편 사항을 접수할 수 있다. 불편 사항이 확인되면 라식소비자단체는 해당 병원으로부터 불편 증상 치료 완료 마감기한인 ‘치료약속일’을 제공받아 병원에서 사후 관리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도록 한다. 또한 라식보증서는 부작용 발생에 대해 병원이 최대 3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의료진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라식소비자단체의 인증을 받은 병원에서는 ‘불만제로릴레이’를 시행하게 된다. 불만제로릴레이란 해당 병원에서 소비자의 불만 사항 없이 연속적으로 실시된 수술의 횟수를 표기하는 제도를 말한다. 불만제로릴레이를 시행하는 병원에서는 수술을 마친 소비자의 불편사항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였을 경우 불만제로릴레이를 0으로 초기화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을 앞둔 이는 불만제로릴레이의 숫자로 병원에 대한 다른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다. 라식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현재 라식보증서는 시행 2년만에 약 2만여건의 발급 건수를 넘어섰으며 라식수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발급 건수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해 라식수술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라식보증서에 대한 문의와 발급 신청은 라식소비자단체 홈페이지(www.eyefree.co.kr)에서 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서 묵묵히 앉아 백성을 살피고 있는 세종대왕을 잠시 알현한다. “전하,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돌아왔다고 하옵니다.” 아무 말이 없다. 다시 아뢴다. “공휴일로 재지정된 것이 23년 만의 일이라고 하옵니다. 기쁘지 아니하십니까.” “….” 이번에는 주변에 있던 남녀노소 여러 사람이 세종대왕 앞으로 모였다. 다같이 노래를 부른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 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기르자~” 세종대왕은 그제서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이 한글날 567돌이다. ‘돌아온 공휴일’이어서 한글에 대한 사랑과 세종대왕의 업적을 다시 한번 뜻깊게 되새기게 한다. 한글날의 유래를 잠시 되짚어 본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아래서 조선어학회는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한글 창제 480돌을 맞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가졌다. 바로 한글날의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이후 정인지 서문에 ‘구월 상한(上澣)’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글날은 조선어학회의 한글운동, 즉 민족 정체성을 한데 뭉쳐 주권을 회복하자는 실천적 저항운동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이상규(60) 경북대 교수는 열정적으로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로 알려져 있다. 남북 언어학자들이 참여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어 연구와 어문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에는 ‘세종학당’ 설립을 통해 한글 세계화의 기반을 다졌다. 특히 그는 ‘한글 고문서 연구’ ‘언어지도의 미래’ ‘한국어방언학’ ‘둥지 밖의 언어’ ‘방언의 미학’, 그리고 최근에는 한글날을 앞두고 조선어학회 33인의 열전을 담은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이라는 책을 펴내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한글날 직전 서울 세종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만났다. 잠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종로에서 열리는 이번 한글날 행사 때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논문집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2500권을 나눠 주면서 훈민정음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다시 알릴 예정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최근에 펴낸 책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을 꺼낸다. 그는 “우리의 말과 글이 일제의 굴레에서 말살의 위기를 겪는 동안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희망의 땅을 일군 조선어학회 33인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루지 사업의 일환으로 광화문거리에 조선어학회 33인 기념탑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광화문’ 한글 현판을 떼어내고 ‘光化門’이라는 한자 현판을 달았고 그 앞에 세종대왕 좌상이 있지 않느냐”면서 “대한민국은 한글 공동체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한글날이야말로 5대 국경일 가운데 한글공동체의 진정한 축제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대왕은 한자와 한자를 빌려 쓴 이두와 구결의 불편함으로 인한 지배계층과 백성들 사이 소통의 단절, 그리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지식과 정보의 차등을 뛰어넘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지요. 다시 말해 일반 백성을 교화하고 지식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탁월한 애민정신에서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문자 자체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한글은 인류가 만든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연대가 밝혀진 문자라는 점, 그리고 문자의 구성과 조직 면에서도 매우 과학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글 표음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글의 창제 원리를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한국어가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국제공용어’로 채택돼 세계 속의 한글, 한국어로 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한국어 사용자는 8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 8~10위의 주요 언어권에 속하며, 근래 ‘세종학당’의 세계 진출로 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종학당’은 현재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51개국 113곳에 세워져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글과 한국어가 계속해서 꽃을 피워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문자는 사용 공동체가 강한 결속력을 갖게 하고 상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하는 인자입니다. 로마자는 이라크 지역에서 만들어져 로마에서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으로 물 흐르듯 퍼져 나갔습니다. 이렇듯 우리 한글도 자연스럽게 상대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문화상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문자가 없는 종족과 그런 국가의 표음문자로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국의 언어학자들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부처 간의 효율적인 지원과 운영이 절실하고 반듯한 표준학습 교재, 교원, 교육시설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비정부기구(NGO) 등에서도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한글을 전 세계에 나눠 주는 ‘한글나눔운동’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한국어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국어 어휘 기반의 70%가 한자어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정부의 외래어와 전문용어 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우리말의 생태 기반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 이르고 있지요. 사전에도 없는 외국어 한글 표기가 마치 표준어인 양 언론을 통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문 연구의 성과로 과학, 인터넷에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 외국인의 한국어 배우기는 훨씬 쉬워집니다.” 맞춤법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어 기계화를 통해 역기능을 줄이는 것, 즉 사전을 활용하고 또 워드에 어문 교정기를 장착해 불편을 최소화하면 된다. 띄어쓰기 문제는 이미 자동교정 기술의 정확도가 거의 90%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화제를 바꿨다. 아직도 ‘한글파’니 ‘한자파’니 하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지 않느냐고 했다. “민감하고 난해한 문제이긴 하지만 국민 소통의 원칙을 지식인이나 국가 지도자의 눈높이에 맞추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한자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언어를 학습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있듯이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국민도 있거든요. 말과 글은 하나입니다. 한글이 중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수천년 누적돼 온 우리 문화유산이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정밀하게 연구하려는 사람에게 한문의 학습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해 정부에서는 한글로 읽을 수 있도록 번역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창의적 발전을 위해 한글과 한자를 이념적 대립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글 중심의 소통구조 속에서 필요하다면 대량 번역 작업을 통해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한글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단다. 한글의 미래에 대해서는 “앞으로 컴퓨터 언어가 인지와 추론까지 가능한 기술로 발전한다면 미래 로봇산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걸어다니면서 한글 텍스트 입력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언어의 자동 번역이 가능한 단계가 눈앞에 와 있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한글을 단순한 의사소통 차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융성과 미래 지식 정보화 기술력의 한 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은 풍화하지 않는 주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순간처럼 흩어지지만 글자는 지식과 정보를 고정하는 창고의 기능을 하는 순기능과 더불어 개인과 세상을 어두운 감옥으로 유폐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한글공동체 구성원입니다. 우리 모두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며, 언어 질서를 우리 스스로 순화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겠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상규 교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 ‘세종학당’ 설립 주도 1953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경북 방언의 통시 음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언조사 연구원과 울산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객원연구교수, 중국해양대학교 고문교수 등을 거쳤으며 국립국어원장, 남북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 및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경북대 국문학과 교수 외에 한국문학언어학회장, 국어정책학회장, 한글학회 이사, 방언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방언학’ ‘경북방언사전’ ‘둥지 밖의 언어’ ‘방언미학’ ‘언어지도의 미래’ ‘한글고문서연구’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집으로는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디지털시대의 한글미래’ ‘우리말 연구’ 등이 있다. 일석학술장려상(1986년), 외솔학술상(2011년), 봉운학술상(2012) 등을 수상했다.
  • [씨줄날줄] 공휴일 한글날/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인류 문명의 불평등은 무기와 병균, 금속에서 비롯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의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의과대학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 예찬론자로도 유명하다. 올해 76세인 다이아몬드 교수는 20대로 돌아간다면 첫번째로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을 배우기 쉽고 읽기 쉬운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칭찬하면서 만약 세계의 여러 문자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면 무조건 한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27개 언어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 언어학자들이 공인했으니 한국 사람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런 자화자찬식 대회는 중단해도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한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문자다.”(미국의 언어학자 레드야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영국의 문화학자 존 맨) 그런 한글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유네스코는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에게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한글이 우수한 이유는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를 글자로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자는 8만 7000자나 되지만 소리는 427가지밖에, 일본 문자는 50자로 301가지 소리밖에 내지 못하지만, 이론적으로 한글의 24개 자모로 만들 수 있는 글자는 1만 1172자나 된다. 표음문자인 한글의 장점은 디지털 시대와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표의문자인 한자 입력은 발음에 해당하는 영문 알파벳을 쳐서 맞는 글자를 찾는 이중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본 문자도 비슷하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번갈아 쳐주기만 하면 글자가 척척 만들어진다. 내용이 똑같은 문장을 입력하는 데 한자나 일본 문자는 한글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날을 처음 제정한 때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이다. 조선어연구회가 그해 음력 9월 29일(양력으로 11월 4일)을 ‘가갸날’이라 하고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했다. 그러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되었고 반포일이 10월 9일로 확인돼 기념일을 바꿨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와 함께 한글은 대한민국의 통합과 발전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음에 틀림없다. 공기처럼, 늘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존재들이 있다. 한글도 그렇다. 한글의 소중한 가치를 안다면 인터넷 세대의 한글 파괴는 이젠 좀 멈추었으면 한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흉기 휘둘러 해경에 중상…중국선원 14명 구속영장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불법 조업 단속에 나선 해양 경찰관에게 중상을 입힌 중국 선적 120t급 기풍어 60015호 선장 충창(35) 등 선원 14명 전원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오전 8시 19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쪽 해상에서 무허가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에 적발되자 칼, 쇠 파이프 등의 흉기를 휘둘러 문모(34) 경사 등 4명에게 골절상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26㎞를 달아났다가 2시간여 동안 추격에 나선 해경에 나포됐다. 이 어선은 선체에 노영어호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조사 결과 기풍어호로 밝혀졌다. 정부는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중국 어민에 대한 집중 계도와 단속 등 불법 조업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무늬만 한글’ 공문서

    ‘무늬만 한글’ 공문서

    ‘킥오프 회의(착수 회의), 블랙 마켓(암시장), 로컬 푸드(지역 농산물), 스트레스 테스트(금융 안정성 검사)….’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정부 부처와 국회, 사법부 등이 정작 보도자료 등 공문서에는 뜻 모를 외국어 사용을 남발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운 외국어 명칭을 붙이면 정책을 과대 포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직 사회에 퍼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영어 등 외국어를 한글로만 옮겨 적어 우리말을 훼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한글문화연대는 지난 4~6월 3개월간 17개 정부 부처와 국회, 대법원이 배포한 보도자료 3068건을 분석한 결과 보도자료 1건당 평균 2.88건씩 국어기본법을 위반했다고 8일 밝혔다. 국어기본법 제14조에는 공문서를 작성할 때 한글을 쓰고 꼭 필요하다면 한글 뒤에 괄호를 표시해 한자나 외국 글자를 함께 적도록 하고 있다. 한글문화연대 측은 “국어기본법 위반을 피하려고 영어 단어를 발음대로 한글로 옮겨 적는 사례가 보도자료 1건당 평균 5.5건씩 발견돼 지난해 같은 조사 때보다 1.6배나 늘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과거에는 영어 알파벳 ‘Risk’(위험 요소)로 적던 것을 한글로 바꿔 ‘리스크’로 적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공문서에 외국어를 알파벳과 한자 등으로만 쓰면 국어기본법 위반이지만 이를 한글로 옮겨 적으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어 꼼수를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퍼스트 무버’(선도자), ‘패스·페일’(합격·불합격), ‘그린카’(친환경차), ‘수출 인큐베이터’(수출 지원센터), ‘대출 제로화’(없애기) 등은 대체할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영어로 표현한 것들이다. 한글이 ‘이두’(신라시대 때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을 적던 표기법)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 등을 검토해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바로잡도록 권고하지만 공무원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고 푸념했다. 한글 전문가들은 공직 사회가 외국어 표현을 고집하는 이유로 ▲과거와 유사한 정책을 새로운 것처럼 포장할 수 있거나 ▲우리말로는 해당 정책 등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국어학자는 “단순히 거짓 포장을 하려고 외국어 정책명을 쓴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국어 사용으로 정책 내용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정인환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은 “영국에서 한때 공문서를 어려운 단어로 쓴 탓에 에너지 빈곤층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얼어 죽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후 영국에서는 쉬운 말 쓰기 운동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정부 부처가 우리말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어 대통령 직속의 한국어위원회 설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노들나루공원’ 제가 누구게요

    동작구가 최근 지명위원회를 열어 자치조례에 따라 지역 15곳에 대한 공원 명칭을 제정했다고 7일 밝혔다. 동네의 역사성과 상징성. 지역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주민 의견을 청취해 수렴했다. 새로 이름을 얻은 곳은 노들나루공원, 충효공원, 흐리목공원, 국화원공원, 영도공원, 나비공원, 꽃담길공원, 까망돌공원, 비계공원, 서달공원, 희망공원, 해밀공원, 남성공원, 새빛공원, 칸나공원이다. 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배수지 이미지가 짙었던 노량진 배수지공원의 경우 한강을 건너 동작구로 진입하는 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공원으로 시민들이 알기 쉽고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는 명칭으로의 개정이 필요해 노들나루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문충실 구청장은 “앞으로 서울시에 공원명칭 고시 의뢰 후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리정보표기 요청과 다양한 홍보로 시민들에게 새로 제정된 공원 이름을 알리는 데 애쓰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펀드도 불완전판매 피해 우려

    펀드도 불완전판매 피해 우려

    개인들의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투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펀드 상품들도 ‘불완전 판매’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 판매란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펀드나 채권 등 상품의 기본 내용과 투자 위험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파는 것을 말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이내에 펀드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펀드 명칭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조차 정확히 모르는 소비자들이 전체의 90.4%(452명)에 달했다. 가입한 펀드의 이름을 통해 투자 위험도를 알 수 없었다는 소비자는 76.0%(380명), 투자 대상을 모른다는 소비자는 71.0%(355명), 투자 방법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소비자는 62.0%(310명), 상품 유형을 몰랐다는 소비자는 59.2%(204명) 등으로 집계됐다. 수익에서 차감되는 수수료조차 모른다는 응답자도 78.0%(390명)나 됐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조차 모르는 이유는 상품 선택의 기본이 되는 펀드 이름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이름에 펀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억 만들기’ 펀드의 경우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 같지만 전체의 50% 이상을 정보기술(IT), 소비재 등에 투자하는 위험 등급 ‘1등급’의 고위험 상품이다. 이 외에도 ‘쉬&스타일’, ‘디스커버리’, ‘좋은아침 코리아’, ‘착한아이 예쁜아이’ 등 펀드 운용 정보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이름의 상품들이 많다. 관련 법규는 펀드 이름에 종류, 특수형태, 투자자산 등의 정보가 반드시 들어가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펀드 관련 법규에서 정작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인 투자위험도, 투자 분야 등을 펀드 이름에 함께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금융사들이 펀드 이름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투자 대상과 투자위험도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규정을 위반할 경우 시정조치를 비롯한 제재를 강화하도록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협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LA 미술관 ‘일본해’ 표기 삭제

    美 LA 미술관 ‘일본해’ 표기 삭제

    정부가 전 세계 지도 제작사 및 교과서 업체 등을 상대로 ‘동해’ 표기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서부 최대 공공 미술관이 최근 미술관 내 비치한 대형 지도에서 ‘일본해’라는 표기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미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LA카운티미술관(LACMA)은 중국관 벽에 내건 대형 동아시아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했던 것을 삭제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술관 측은 “내부 회의를 통해 ‘일본해’라는 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본해’ 표기 삭제는 일본해라는 표기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것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조치로 알려졌다. 다만 미술관 측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바다에 아무런 명칭을 써넣지 않고 공백으로 남겨뒀다. 아직 ‘동해’(East Sea)라는 명칭을 쓰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미술관 측의 이번 결정은 한국국제교류재단 LA 사무소의 끈질긴 설득에서 비롯됐다. 올해 초 미술관에 들렀다가 ‘일본해’ 표기를 발견한 배성원 LA 소장은 수정을 요구했다. 배 소장은 “연간 수십만명의 미국인과 중국 관광객이 드나드는 미술관에 내걸린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쓴다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LA 연합뉴스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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