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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강남 부자의 아파트 관리비 절감법/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강남 부자의 아파트 관리비 절감법/주현진 사회2부 차장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급 주상복합인 대림아크로빌(490가구). 2012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관리비 비리 아파트로 악명이 높았지만 지금은 모범 단지로 불린다. 아무리 주상복합이라고 해도 50평대 관리비가 월 100만원도 넘게 나오던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 김태수(74·여)씨가 당시 입주자대표회장 명의로 된 관리비 통장 내역 공개를 요구하면서 사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보 공개로 당시 회장이 7860만원을 식비 등으로 사적 유용한 사실을 잡아내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김씨는 새 회장을 맡아 전기세부터 각종 공사비까지 모든 지출을 관리한 끝에 관리비를 월 40만원대로 줄였다. 김씨는 “내 사업 하듯 발품을 팔아 가며 조사해 보니 각종 공사, 외벽 청소, 비품 구입 등 지출에 20~50%가량의 거품이 끼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공론화된 것은 2014년 배우 김부선씨의 문제 제기로 이뤄졌다. 당시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한 아파트 특정 가구들의 난방비가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이 단지 536가구에 27개월간 부과된 1만 4472건의 난방비를 조사해 보니 실제로 특정 가구들에서 한겨울 난방량이 ‘0’으로 표기된 게 300건에 달했던 것. 다른 가구들이 특정 가구들의 난방비를 대신 내줬다는 이야기다. 국민의 70% 가까이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이들이 내는 관리비 규모가 연간 12조원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관리비 문제는 더이상 사적인 영역으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부는 해법을 외부 회계감사에서 찾았으나 효과는 별로다. 정부는 2015년부터 3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식으로 비리 근절에 나섰다. 그러나 그해 550개 단지를 감사한 회계법인이 시세의 절반밖에 안 되는 저가로 수임하고 엉터리 감사를 해 준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정부는 2016년부터 3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한 회계감사를 감리하고 있지만 역시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올해도 300가구 이상 아파트 3349개 단지 중 53.7%에서 부실 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가 의심되는 816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감사를 벌여 보니 713곳(87%)에선 3435건의 비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국민 생활밀착형 적폐 1호가 된 관리비 비리 근절 대책은 아직 없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는 이 같은 사정들을 감안해 최근 아파트 관리비 절감 사업을 시작했다.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 30명과 구청 직원 70명이 함께 지역 내 아파트 관리비를 들여다보는 식으로 새는 돈을 막아 주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 행정권을 발동할 수 있는 구청이 전문가들과 함께 장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관리비 비리 근절을 위해 진일보한 조치가 나왔다고 평가할 만하다. 대림아크로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김씨는 요즘도 아파트 관리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하루 반나절 이상을 아파트 관리에 매달린다고 한다. 이 같은 ‘무보수 봉사’를 하겠다는 주민이 없어 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김부선씨는 사정이 딱하다. 아파트 관리비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입주민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달 20일이 최종 선고인데 “(비리 폭로를) 후회하고 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관리비 비리 근절의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미루기보다 주민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강남구의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jhj@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실업자에게 월 560유로 공짜로…창업 유도하는 ‘복지 실험’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실업자에게 월 560유로 공짜로…창업 유도하는 ‘복지 실험’

    기본소득은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조건 없이 지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상자 선별, 심사 등이 불필요해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기술 진보로 미래에 저숙련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미래 근로환경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월 유럽의 복지대국인 핀란드가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하자 전 세계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확대로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봤다. 핀란드의 혁신적 실험은 독일, 미국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한국도 경기 성남에서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이 적용된 청년배당제를 시도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에서 기본소득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AI 시대 일자리 감소 등을 맞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 중인 핀란드와 미국, 독일 등을 현지 취재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기본소득 제도가 있을지 살펴본다.복지 천국 핀란드가 2000명의 실업자에게 2년간 월 560유로(약 72만원)의 돈을 공짜로 주겠다고 밝혔을 때 많은 국가가 핀란드의 실험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들은 왜 ‘퍼주기’를 하기로 했을까?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지난달 21일 만난 마르쿠스 카네바 총리실 시니어 정책분석자문은 핀란드의 실험을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단지 매우 제한적인 숫자를 상대로 한 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2년 뒤 전면적인 기본소득 도입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기본소득을 전국적으로 확대 도입하면 해마다 100억~150억 유로(약 12조 5000억~18조 8000억원)의 복지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핀란드는 2016년 11월 당시 실업수당을 받은 17만 5000명 중에서 25~58세의 남녀 실업자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올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560유로를 지급하고 이들의 삶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정상적인 실업수당을 받는 17만 3000명 중에서 2000명의 대조군도 선발해 비교한다. 실험에 필요한 예산 2000만 유로(약 264억원)는 전액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들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보고하고 세금을 낼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 단위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려 줘야 한다. 삶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핀란드가 이런 혁신적 실험을 하기로 한 것은 중도 우파로 2015년 5월 집권한 유하 시필레 총리의 등장과 경제난이 관련이 있다. 대표기업인 노키아가 휴대전화 부문의 경쟁력 상실로 몰락하자 핀란드 경제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5년(0.3%), 지난해 1.4%로 겨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IT 재벌 출신의 시필레 총리는 핀란드를 제2의 그리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예산을 줄이고 사회보장비용을 절감해 지출과 부채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즉 기본소득을 지급해 빈곤층을 없애고 복지제도 비용 절약,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기본소득 실험은 이런 밑바탕에서 출발했다. 단순한 퍼주기가 아니라 그동안의 복지비용 절감을 위해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라 아랜코 총리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 실험을 복지제도 개혁을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프로젝트를 총리가 매우 관심 있어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실험을 설계하고 추진한 올리 캉가스는 “2년 뒤에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저소득층과 25세 미만 청년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실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핀란드는 기본소득 도입으로 복지제도 통합을 노리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핀란드는 그동안 실직했을 때 월평균 700~1000유로(약 90만~130만원)의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실업보험에 가입된 실직자는 실업보험기금으로부터 이전에 받던 임금의 60~70%에 해당하는 실업보험금을 근무일수 기준 최대 500일(100주)까지 받았다. 이는 노동조합에 가입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또 실업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실업자는 사회보험공사(KELA)로부터 매월 약 700유로(세전)의 실업수당을 500일(100주) 동안 받을 수 있다. 실업보험금이나 실업수당의 수급기간이 완료된 뒤에도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은 KELA로부터 매월 약 700유로(세전)의 노동시장보조금을 무기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아동수당과 장애수당, 학업수당, 학생주거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이런 각종 수당은 없어지고 기본소득으로 통합돼 실업자가 받는 수령액은 대체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노조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사회민주당은 기본소득의 전면 도입에 부정적이다. 핀란드 정부도 기본소득 실험이 ‘퍼주기식’ 전면적 기본소득 도입이 아닌 사회보장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마유카 트루넨 KELA 개혁국장은 “공짜로 돈을 주면 사람들이 게을러진다는 주장을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며 “기본소득 지급이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조화가 가능한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놀고먹으며 실업수당을 받는 근로자에게 기본소득 지급으로 개인 창업을 유도하고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도록 근로 의욕을 고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핀란드는 이번 실험을 통해 KELA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혁파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200개 정도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KELA는 7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중 6000명가량이 상담 직원이다. 그렇지만 향후 AI시대를 맞아 단순 업무를 AI가 담당하도록 해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해 예산 절감을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KELA는 2019년부터 수급자의 데이터 관리나 처리를 사람이 아닌 AI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루넨 국장은 “사람이 하는 일을 AI가 대체하게 되면 노동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만 이번 실험은 기본소득을 지급해 일을 하지 않고 사는 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헬싱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113년 뿌리 깊은 신문… ’서울신문 제호·지령 변천 이야기

    113년 뿌리 깊은 신문… ’서울신문 제호·지령 변천 이야기

    서울신문이 오늘로 창간 113주년을 맞았습니다. 구한말 일제의 탄압에 맞서 항일구국운동을 펼친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를 계승한 서울신문은 우리 민족사와 영욕을 같이해 왔습니다. 서울신문의 제호 변천사 등 뿌리 깊은 역사의 단면을 애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서울신문 제호가 품은 뜻대한매일신보 계승… 국내 最古 신문 서울신문은 1904년 7월 18일에 창간한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정신과 그 지령(신문 발행의 일련번호)을 계승한 신문입니다. 제호는 (대한매일신보)이라는 뜻입니다. 서울신문 앞에 대한매일신보가 생략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2017년 1월 1일을 표기할 때 ’17.1.1.로 압축적으로 표기하는 것은 (20)’17.1.1.의 의미로 2000년을 생략하여 ’17로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생략/축약 부호: apostrophe)를 서울신문 앞에 찍음으로써 서울신문은 대한매일신보를 계승한 신문이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임을 제호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1904년 英베델·독립운동가들이 창간일제침탈 규탄·조국 독립 위해 투쟁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구한말 영국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한국명 배설·1872~1909), 독립운동가 양기탁, 박은식, 신채호 등이 항일구국운동의 기치를 내걸고 창간했습니다. 일제의 침탈 야욕을 규탄하고 조국 독립을 위해 투쟁했습니다. 1910년 8월 일제의 한일병탄 이후 대한매일신보는 일본 총독부의 강압으로 매일신보(每日申報→1938년 이후 每日新報)로 제호를 변경하고 식민지 치하의 기관지 역할을 하는 불행한 역사를 겪게 되었습니다. 1945년 8월 광복을 맞은 뒤 매일신보 사원 600여명이 자치위원회를 구성, 같은 해 11월 22일 ‘3·1독립선언’의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분인 위창 오세창 선생을 초대 사장으로 모시고 제호를 서울신문으로 변경했습니다.1945년 서울신문 제호로 ‘속간’지령번호는 1호 아닌 13738호 식민통치에서 광복을 찾은 대한민국의 중심 언론으로 거듭 태어나면서 수도 서울을 제호에 넣었던 것입니다. 당시 서울신문은 창간호가 아닌 혁신속간호라고 지면에 명기해 발행했습니다.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꿔 발행한 첫날 신문의 지령은 1호가 아닌 13738호였습니다.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의 지령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1998년 창간 때의 대한매일신보에서 신보를 뗀 대한매일로 제호를 변경했습니다. 대한매일은 대한매일신보의 지령은 계승하되 일제 치하의 매일신보의 지령은 제외했습니다. 대한매일은 대한매일신보 창간 100주년이 되던 해인 2004년 1월 1일자부터 제호를 다시 바꾸어 서울신문으로 복귀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이름을 붙인 서울신문 제호의 브랜드 가치가 너무나 크고 세계 유수의 신문도 각국의 수도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제호 디자인을 지금처럼 바꿨습니다. 서울신문 제호 앞에 ’(축약 부호)를 찍게 된 것은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서울신문→대한매일→서울신문의 역사성과 연속성을 제호에 담기 위한 것입니다. 서울신문은 1945년 11월 22일 혁신속간호를 지령 13738호로 발간한 뒤 1959년 3월 22일까지 지령을 승계해 이날자 신문을 18215호로 발행했습니다. 그러다가 1959년 3월 23일 일제 치하 매일신보의 역사를 단절한다면서 광복 후 서울신문의 제호로 발간된 신문을 1호로 지령을 역산해 이튿날인 3월 23일자 지령을 4477호로 발행했습니다. 치욕의 과거를 단절한다고 13737호의 지령을 배제함으로써 영광스러운 대한매일신보의 지령까지 없앴던 것입니다. 1998년 대한매일로 제호 변경일제하의 매일신보 지령은 배제 서울신문은 1998년 11월 11일부터는 단절했던 과거 역사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고 지령도 새롭게 계산해 이날자 신문을 18503호로 발행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의 지령 1461호와 서울신문 제호로 발간한 지령 16851호를 합쳐 11월 11일자 지령을 18503호로 새로 정한 것입니다.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꾸는 혁신을 단행하면서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시기의 매일신보의 역사를 지령에서 도려냈던 것입니다. 2004년 서울신문으로 제호 ‘복귀’대한매일 지령 유지… 연속성 재정립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꾼 이듬해인 1999년 7월 18일 대한매일은 창간 95주년 행사를 가졌습니다. 2004년 1월 1일부터 제호를 서울신문으로 복귀하면서도 지령은 대한매일의 지령을 유지하고 창간기념일도 대한매일신보의 7월 18일을 계승했습니다.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04년 7월에는 ‘서울신문 100년사’를 발간함으로써 서울신문 역사의 연속성을 재정립했으며 7월 18일 창간 100주년 행사를 통해 ‘서울신문 100년’을 사회 각계에 각인시키고 한국 언론사에 분명한 좌표를 설정했습니다.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꾸고 다시 서울신문 제호로 복귀할 당시 한국언론학회 산하 언론사학연구회를 중심으로 서울신문의 역사 계승과 단절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학계에서는 대한매일이 1999년에 창간 95주년이라고 말하고 서울신문이 2004년에 창간 100주년이라고 말한다면 대한매일신보(1904.7.18.~1910.8.28.)→매일신보(1910.8.30.~1945.11.10.)→서울신문(1945.11.22.~현재)으로 연결된 역사에서 일제하의 매일신보 발행 기간을 건너뛰고 어떻게 95년, 100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언론사학계 학술대회 개최서울신문의 역사 계승·단절 논의 이런 서울신문의 역사 계승과 단절을 학술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언론사연구회(회장 차배근 교수)는 ‘대한매일신보 창간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학술회의에서 언론사학계의 정진석(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교수는 ‘대한매일신보 창간의 역사적 의의와 그 계승 문제’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연구, 한국언론사연구회 엮음, 2004 커뮤니케이션북스) 정 교수는 “매일신보는 일제 식민지 치하라는 민족 전체의 비극적인 상황의 일부분이므로 이런 관점에서 평가하고 해석해야 한다”면서 “민족사 자체가 치욕의 시기였다고 해도 역사에서 도려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어 “매일신보를 서울신문 역사 속에 수용한다면 구한말 ‘대한매일신보’의 영광스러운 역사가 자연스럽게 서울신문의 역사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교수는 “과거는 지울 수 없는 역사로 남아 있는 것이지만 이를 자신의 역사에 편입하느냐 단절하느냐는 주관적인 가치관인 ‘사관’(史觀)의 문제”라며 1998년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꾸면서 일제 치하의 매일신보의 지령을 편입하지 않은 단절의 필요성도 인정했습니다. 2004년 ‘서울신문 100년사’ 발간민족사 오롯이… 매일신보 기록 포함 서울신문사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04년 1월부터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신문 100년사-1904~2004’를 집필하면서 광복 후의 서울신문 59년 역사를 중심으로 전신인 구한말 대한매일신보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상세히 기술하고 일제하의 매일신보 역사를 ‘제2편 식민시대의 기록-매일신보’(총 759쪽의 100년사 가운데 27쪽 분량) 제목으로 간략하게 다루었습니다. 비록 치욕스러운 식민 통치하에 발간된 매일신보의 지령을 대한매일신보의 항일구국 창간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배제했지만, 민족 전체의 비극적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해 서울신문 100년사의 연결고리로서 매일신보의 기록도 포함시켰던 것입니다. 서울신문 113년은 20세기 초부터 비극적인 민족사와 함께해 온 영욕의 세월입니다. 오늘자 서울신문 지령은 24271호(매일신보 지령 12276호를 합산한다면 36547호)입니다. 서울신문 사원들은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 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선다’는 사시를 되새기면서 독자 여러분께 한 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이경형 주필
  • SK하이닉스 ‘의결권 포기설’…도시바 인수 또 출렁

    美법원, WD 가처분 결정 유보…이달 말까지 수싸움 치열할 듯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도시바 메모리)의 새 주인 찾기가 오리무중의 혼미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 잡았던 물고기로 생각했던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미·일 컨소시엄의 표정에서는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도시바 메모리의 최종 소유권이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을 떠나 도시바와 합작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 웨스턴디지털(WD)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의 복잡한 상황은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 일본 지지통신은 16일 “SK하이닉스 측이 의결권을 포기하고, 한·미·일 컨소시엄에 자금 융자 방식으로 인수에 참가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한·미·일 컨소시엄 내에서 이견 조율이 어려웠던 최대 장애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 요구가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터라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측은 이에 대해 “특별히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2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지분 인수를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한 만큼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바가 본협상에서 몸값을 불리기 위해 각종 설을 흘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기업의 자국 대표기업 지분 인수 시도로 일본 내 반한(反韓) 정서가 높아진 분위기에서 도시바가 자사에 유리하게 협상을 몰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바는 최근 WD와 함께 대만의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과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 ‘SK하이닉스가 WD로 대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WD의 경우 반도체 부문 매각을 두고 도시바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서로 오랜 사업 파트너인 만큼 기술 유출 논란 등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WD가 최근 도시바 매각 입찰가를 올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증시 상장 폐지를 면하기 위해 매각 대금을 받으려면 WD에 넘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잠정 중지시켜 달라’는 WD의 가처분 신청에서 결정을 유보하며 향배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의결권을 앞세운 측면이 있다”며 “협상이 교착국면이긴 하나 SK하이닉스는 의결권을 포기해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포스트 시진핑’ 쑨정차이 사라졌다

    ‘포스트 시진핑’ 쑨정차이 사라졌다

    올가을 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충칭에서 ‘정치 격변’이 일어났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54)가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에서 전격 퇴임하고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민얼(陳敏爾·57) 구이저우성 서기가 충칭시 서기 자리를 꿰찼다. 베이징, 상하이, 충칭, 톈진 등 4대 직할시 서기는 당 중앙 정치국 위원(25명)이나 정치국 상무위원(7명)으로 직행하는 보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위원인 천 서기는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이상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만일 50대인 그가 곧장 상무위원회에 진입한다면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볼 수도 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를 지낼 때 선전부장을 맡아 4년간 시 주석의 신문 칼럼 초고를 집필했던 측근 중의 측근이다.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구이저우성 성장을 거쳐 서기로 초고속 승진했다. 저장일보에 실렸던 칼럼의 문패는 ‘즈장신위’(之江新語)였다. 저장성 시절 형성된 시 주석의 인맥이 현재 권부를 대부분 장악했는데, 이들을 ‘즈장신쥔’(之江新軍)이라고 부른다. ‘즈장’은 저장의 옛 이름이다. 최근 톈진시 서기로 임명된 리훙중과 베이징시 서기가 된 차이치도 즈장신쥔 멤버다. 지난 15일 인사 소식을 전한 신화통신은 쑨정차이 대해서는 “현직을 면(免)한다”고만 발표했을 뿐 후속 직책을 적시하지 않았다. 통상 따라붙는 ‘별도임용’이란 표기도 없었다. 고위급의 보직이 바뀔 때는 보통 ‘별도임용’이라고 표기하고 나중에 새로운 직위를 공개한다. 다만, 당국의 조사를 받는 인사에 대해서는 이런 표기가 없다. 시 주석과 권력투쟁을 벌이다가 2012년 비리와 아내의 살인죄 연루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가 충칭 서기직에서 물러날 때도 ‘별도임용’이라는 표기가 없었다. 이 때문에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인사를 충칭의 두 번째 ‘정치 격변’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쑨 서기가 이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명보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쑨 서기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 참석했다가 전격 연행됐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쑨 서기가 보시라이 계파의 허팅 전 충칭시 공안국장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당 기율위는 지난 2월 “충칭에선 여전히 보시라이가 남긴 독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때 쑨 서기는 자아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朴정부 문건 발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논란에 靑 “비밀표기 없어 공개 가능”

    청와대가 14일 박근혜·이명박 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서 생산된 문건을 공개하면서 대통령지정기록물법 위반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 목록까지 비공개로 분류하면서 이번에 발견된 자료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인지 판단조차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별다른 조처가 없으면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다”며 “대통령 기록물인 것은 맞지만 자료의 비밀 표기를 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에 대해 15년 범위에서 열람을 제한하는 보호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록물은 30년의 범위에서 설정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기호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생산한 문서를 공개해 달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청와대는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처리했다며 이를 거부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 근무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생산된 문건은 비밀로 지정했는지 여부를 떠나 다 대통령 기록물”이라며 “정확하게 법 조항을 살펴봐야겠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지정 기록물이라면 청와대에 남겨 뒀을 리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정 기록은 지정 여부를 외부에서 알 수 없고 지정하면 청와대에 남아 있을 수 없다”면서 “발견된 문건은 일반 대통령 기록물로 봐야 하며 일반 기록은 언제든지 현 정부에서 참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종근당 이장한 회장, 발기부전 치료제 접대용으로 돌렸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 발기부전 치료제 접대용으로 돌렸다?

    ‘운전기사 갑질’ 논란을 빚은 종근당 이장한 회장이 이번에는 의사 처방없이 살 수 없는 전문의약품인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수의 인사들에게 접대용으로 제공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씨는 “이 회장이 전문의약품인 종근당의 발기부전치료제 ‘센돔’을 접대용으로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5년부터 1년 가량 이 회장의 차량을 운전했다. 센돔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문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판매하거나 나눠주는 행위는 약사법 위반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는 “이 회장이 차에 센돔을 30~40박스씩 싣고 다니면서 다른 기업 회장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줬다”며 “회장이 나눠준 센돔 수량을 운전기사가 문서로 작성해 비서실로 전달하는 시스템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작성했던 ‘차량 물품 지불 현황’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면, 물품 사용란에 날짜와 장소, 나눠준 센돔량이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의사들,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홍보 차원에서 견본품을 나눠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법상 전문의약품이라해도,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의료인 등 보건의료종사자에게 견본용으로 나눠주는 건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 차량을 운전하다 퇴사한 다른 운전기사도 “이 회장이 의료인들에게만 센돔을 나눠줬다는 설명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朴정부 민정수석실 자료 대량 발견…삼성 경영권승계 지원 검토”

    청와대 “朴정부 민정수석실 자료 대량 발견…삼성 경영권승계 지원 검토”

    청와대가 14일 오후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실 자료를 대량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자료는 300건가량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자료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자료로 알려졌다.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정비서관실 공간 재배치 중 7월 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사관실에서 생산한 문건을 발견했다”면서 “민정과 사정 부문이 함께 사용하던 공간으로 현 정부 들어 민정 부문만 사용해 왔고, 문건 발견 캐비닛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문건들은 민정 비서실 인원이 보강돼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캐비닛을 정리하다가 발견됐다. 박 대변인은 “자료는 회의 문건과 검토 자료 등 300종에 육박한다. 문건 정본과 구본, 혹은 한 내용 10부 복사본 등이다”라고 말했다. 자료의 내용을 보면 수석회의 비서관 자료, 2004년 6월부터 인사 자료 등,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이며 이명박 정부 시절 문건도 1건 발견됐다. 이것은 2013년 1월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정수석실은 원본을 국정기록비서관실로 이관한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 해당 소지 있어서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 목록도 비공개 지정해 이번 문건 대통령 지정물인지 판단 조차 어렵다”면서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별다른 조처 없으면 공개 안 하게 돼있다. 저희는 이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은 맞다. 다만 자료에 비밀표기 안 해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인지 점검하기 위해 내용 볼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변인은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 청와대 업무용 메일 출력 문건 등이 들어있다”면서 “특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방안 검토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건 내용에 대해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을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 뭘 필요로 하는 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다도록 유도 방안 모색, 삼성 당면 과제 해결에 정부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금산분리 원칙 규제 완화 지원이라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기반 정비, 건전 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주요 대상, 문화부 4대 기금 집행 부분 인사 분석”등의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전경련 오찬 부분 관련 내용, 6월 지방 선거 초판 판세 분석, 고(故) 김영환 자필 메모로 보이는 것도 있다”면서 자필 메모를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는 “일부 언론 간첩 사건 무죄 판결, 조선 간첩에 대한 oo 전교조 국사교사서 조직적 추진, 교육부 외에 애국단체 등 전사적 조직 반대서명 공표, 대리기사건은 아마도 당시 세월호 유가족 대책 위원회 대리기사 폭행사건 관련 건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초 박영수 특검팀이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특검이 민정수석실 자료에 대해 사실조회한 바 있으나 당시 거부했다”면서 “하지만 관련 자료들이 이번에 발견되면서 그 사본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본은 대통령 기록물 아니다. 이들 원본 자료는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하는 절차를 오늘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전임 정부 민정수석실 문건 발견 브리핑

    [전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전임 정부 민정수석실 문건 발견 브리핑

    전임 정부의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문건 발견과 그 처리 방안에 대해 브리핑한다. 민정비서관실 공간 재배치 중 7월 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서관실에서 생산한 문건 발견했다. 민정과 사정 부문이 함께 사용하던 공간으로 현 정부 들어 민정 부문만 사용해 왔다.문건 발견 캐비닛은 사용하지 않았다. 민정 비서실 인원 보강돼 공간 재배치 과정에서 캐비닛 정리하다가 자료 발견. 자료는 회의 문건과 검토 자료 등 300종에 육박한다. 문건 정본과 구본, 혹은 한 내용 10부 복사본 등이다. 수석회의 비서관 자료, 2004년 6월부터 인사 자료 등,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 기타 자료 등, 이명박 정부 시절 1건도 발견했다. 이것은 2013년 1월 생산된 것이다. 사무실 책상 서랍 뒷쪽에 들어있었다. 민정수석실은 원본을 국정기록비서관실로 이관한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 해당 소지 있어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 목록도 비공개 지정해 이번 문건 대통령 지정물인지 판단 조차 어렵다.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별다른 조처 없으면 공개 안 하게 돼 있다. 저희는 이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은 맞다. 다만 자료에 비밀표기 안 해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들 자료가 대통령 기록물인지 점검하기 위해 내용 볼수 밖에.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 청와대 업무용 메일 출력 문건 등이 들어있다. 특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방안 검토한 내용 등이 있다. 자필 메모 부분은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일부 공개하게 됐다.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다도록 유도 방안 모색. 삼성 당면 과제 해결에 정부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금산분리 원칙 규제 완화 지원이라는 내용 있다. 또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기반 정비, 건전 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주요 대상이다. 문화부 4대 기금 집행 부분 인사 분석도 있다. 전경련 오찬 부분 관련 내용과 6월 지방 선거 초판 판세 분석. 고 김영환 자필 메모로 보이는 것도 있다. (메모 직접 보여줌) 여기에는 일부 언론 간첩 사건 무죄 판결 조선 간첩에 대한 oo 전교조 국사교사서 조직적 추진. 교육부 외에 애국단체 등 전사적 조직 반대서명 공표. 대리기사건은 아마도 당시 세월호 유가족 대책 위원회 대리기사 폭행사건 관련 건으로 보임.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박영수 특검팀이 민정수석실 압수수색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특검이 민정수석실 자료에 대해 사실조회한 바 있으나 당시 거부했다. 하지만 관련 자료들이 이번에 발견되면서 그 사본을 검찰에 제출했다. 사본은 대통령 기록물 아니다. 이들 원본 자료는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하는 절차를 오늘 밟을 예정이다. 이상으로 브리핑 마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인정보수집 동의서 글자 커지고 밑줄 쫙!

    앞으로 개인정보수집 동의서의 중요한 내용은 최소 글자크기를 9포인트(약 3㎜)로 하거나 굵은 글씨로 표기해 이용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자치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법령 개정안은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등 입법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19일 시행하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 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수집·이용 동의를 받을 때 중요한 내용의 글자 크기를 최소 9포인트 이상으로 하고, 동의서 안의 다른 내용보다 20% 이상 크게 표기해야 한다. 또 중요한 내용은 다른 색이나 굵은 글씨, 밑줄 등을 사용해 이용자가 관련 내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처리해야 한다. 개인 정보처리자가 글자 크기를 크게 표기해야 할 중요 내용은 ▲홍보나 마케팅 목적으로 연락하려는 사실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 처리 사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 시 받는 자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등이다. 기존에 일부 정보제공 동의서의 글자 크기가 고작 1㎜에 불과해 이용자가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열람, 정정, 삭제, 처리 정지 등을 요구하는 방법이 서면에서 전화, 전자우편, 인터넷 등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시 관련 기관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범위가 1만명 이상 유출에서 1000명 이상 유출로 강화된다. 1명이라도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신고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과 영세사업자의 부담 등을 고려해 1000명 이상 유출 시에 행자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도록 규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할머니 관에 남학생 시신이…장례식장서 시신 두번 바뀐 아찔한 사연

    할머니 관에 남학생 시신이…장례식장서 시신 두번 바뀐 아찔한 사연

    13일 전북 전주의 예수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두번이나 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유족들이 다행히 화장하기 전에 시신을 확인해 제대로 시신을 돌려받고 화장을 끝냈다. 이날 오전 8시쯤 이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김모(94) 할머니의 유족들은 운구차에 시신을 실었다. 하지만 관에 다른 이름이 적혀 있었고,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에 확인을 요구했다. 그때야 장례식장 한 직원은 ‘착오로 다른 시신이 왔다’며 김 할머니의 이름이 적힌 관을 다시 가져왔다. 빈소 호수와 이름을 확인한 유족은 찝찝한 마음을 참고 화장터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1.5㎞ 가량 떨어진 화장터에 도착한 유족은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관에는 김 할머니가 아닌 앳된 남학생의 시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두 번이나 시신이 바뀐 황당한 상황에 기가 막혀 유족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이름이 바뀐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장례가 급했던 유족들은 다시 염습(殮襲·시신을 정결하게 씻겨 수의를 입히는 절차)하고 화장을 마쳤다. 다행히 학생의 유족도 화장 직전 시신을 돌려받아 화장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가족은 “분명 어제 오후 2시에 입관식을 마치고 할머니 관에 빈소 호수와 이름을 적었다”며 “그런데 시신이 바뀌었다는 것은 장례식장 측이 임의로 시신을 옮겼다는 말 아니냐. 어떻게 된 일인지 장례식장 직원들은 이 점에 관해 설명을 못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장례식장 직원은 죄송하다는 말을 한 차례 한 이후 연락도 받지 않는다”며 “돌아가신 할머니께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우리 가족들이 장례를 치른 이후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몰랐다”고 울먹였다. 장례식장 측은 직원의 실수로 관에 이름이 잘못 표기됐다고 해명했다. 보통 입관 후 관에 고인의 이름을 적지만, 미리 관에 이름을 적은 탓에 직원이 헷갈렸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폭탄 발언에 변호인 “장시호보다 더한 살모사”

    정유라 폭탄 발언에 변호인 “장시호보다 더한 살모사”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12일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돌연 증인으로 출석해 엄마 최씨에 불리한 발언을 쏟아냈다.이와 관련해 최씨와 정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오태희 변호사는 “살모사 같은 행동으로 장시호 보다 더하다”고 표현했다. 살모사는 새끼가 태어나면서 어미를 죽이는 것 같다고 하여 어미를 죽이는 뱀이라는 뜻이다. 12일 JTBC에 따르면 오 변호사는 “최순실 씨를 위해선 정유라 씨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해당 증언을 탄핵하도록 해야 한다. 신뢰관계가 이미 깨진 상황이라 개인적으론 정 씨에 대한 사임계까지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이날 “여기 나오는 데 여러 만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일단 검사님들이 신청하고 판사님이 받아들였으니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법정에서 독일 승마 훈련 과정에서 삼성 측의 지원을 받은 일 등에 대해 자신이 보고 들은 일을 증언했다. 이는 어머니 최씨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정씨는 삼성 측 지원과 관련해 “2020 도쿄 올림픽 준비와 관련해 승마선수 육성 차원에서 지원한 걸로 알았다”며 “어머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최씨에게 ‘왜 삼성이 나만 지원을 하느냐’ 물었더니 “‘그냥 조용히 해. 왜 자꾸 물어봐’라고 화를 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타던 말 ‘살시도’의 이름변경에 대한 증언도 이어갔다. 정씨는 “어머니(최씨)가 ‘삼성에서 너만 지원해준 게 알려지면 시끄러워진다. 삼성에서 시킨대로 해야 하니까 토 달지 말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살시도’의 소유주가 삼성으로 표기돼 있어 이를 감추기 위해 ‘말 세탁’을 한 것으로 의심해왔다. 이에 대해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검찰은 “자진 출석”이라고 맞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MB 감세혜택 여전… 작년 법인세 실효세율 16.6%

    MB 감세혜택 여전… 작년 법인세 실효세율 16.6%

    누진세 원칙도 제대로 작동 안해 대기업 위주 비과세 감면도 문제 법인세 실효세율이 이명박(MB) 정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법인세 부담이 중소기업보다 낮은 문제도 여전했다.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법인세 실효세율 현황’을 보면 2016 신고 연도 기준으로 법인세 신고 기업의 실효세율은 16.6%(과세표준 기준)다. 2016 신고 연도 기준은 법인이 2016년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으로, 실제로는 2015년 벌어들인 소득이다. 2008년 20.5%이던 법인세 실효세율은 그해 MB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 이후 2009년 19.6%, 2010년 16.6%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16%대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당시 감세 정책의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기준을 다르게 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측정해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나타난다. 외국 정부에 납부한 세금까지 고려해 정부가 발표하는 실효세율은 2008년 21.1%에서 지난해 17.8%로, 외국 납부세액·지방세를 포함한 과세표준 기준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23.1%에서 19.5%로 낮아졌다. 더 많은 소득을 벌수록 세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누진세 원칙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해 과표기준 실효세율은 과표 1억∼2억원 이하 구간 8.3%, 2억∼5억원 이하는 10.6%에서 점차 상승해 과표 1000억∼5000억원 이하가 되면 19.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5000억원 초과 구간에선 실효세율이 17.2%로 오히려 떨어졌다. 박 의원은 “과표 5000억원 초과 구간에 속하는 49개 법인의 실효세율이 낮아지는 것은 비과세·감면 정책이 여전히 대기업 위주로 운용된다는 방증”이라면서 “법인세 최고세율 회복과 과표구간 단순화를 통한 법인세 정상화와 조세감면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맥도날드 직원들 “패티 덜 익을 가능성”…회사 해명 반박

    맥도날드 직원들 “패티 덜 익을 가능성”…회사 해명 반박

    맥도날드의 해명과 달리 ‘패티가 덜 익을 수 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전·현직 맥도날드 근무자들은 11일 연합뉴스에 “일할 때 종종 덜 익은 패티가 나왔다”며 “체크리스트에 조리 상태가 정상으로 기록되고 수백개가 정상이더라도 일부 패티는 덜 익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맥도날드의 해명과는 반대되는 증언이다.최근 맥도날드 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어린이 가족이 검찰에 맥도날드를 고소하자, 맥도날드 측은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2004년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부점장까지 10년간 근무한 전직 직원 박모(33·여)씨는 “형식적 체크리스트만으로 패티가 덜 익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없다”며 맥도날드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매일 아침 그릴과 패티의 온도를 측정하고 체크하지만, 온종일 그 온도가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부 직원은 체크리스트를 대충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근무 기간 덜 익은 패티 때문에 고객의 교환 요청을 받거나 제품을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고기 패티 속이 덜 익어 교환을 요청하는 고객이 있어 교환해준 적이 있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패티가 덜 구워졌다’고 보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리기가 오류가 나거나 패티가 그릴 밖으로 삐져나올 수도 있고, 패티와 그릴 바닥 사이에 틈이 생기기도 한다”며 덜 익은 패티가 나오는 경위도 설명했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직영점 직원인 A씨 역시 “미숙한 아르바이트생이 패티를 넣다 보면 그릴 틀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며 “손님이 바쁜 시간에는 패티 일부가 안 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매니저가 맨눈으로 패티를 확인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며 “체크리스트에 정상으로 표기됐다는 것이 패티가 덜 익을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11년간 맥도날드에서 일하며 지점 매니저까지 맡았던 B씨는 “패티가 덜 익어서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기계로 조리하다 보니 완벽하게 다 구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패티가 덜 구워질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덜 익은 패티가 고객에게 전달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마음의 양식’이 절실하다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마음의 양식’이 절실하다

    몇 해 전 한국의 모 재벌 그룹에서 국내 슈퍼마켓의 기준을 최고급 수준으로 격상한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개장하여 관심을 끌었다. 한 인터넷 블로그에 “말로만 듣던 ○○○푸드마켓을 다녀왔습니다”라고 글을 남기는 걸 보면 식품을 구입하러 가는 것 못지않게 구경 삼아 가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명품 슈퍼마켓이 내건 슬로건이다. 건물 벽에는 한국어도 아닌 영어로 큼직하게 “Live to Ea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먹기 위해 살아라’는 말이다. 이 슬로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과연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 아니면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 요즈음 공중파나 케이블이나 할 것 없이 텔레비전을 켜면 음식을 먹거나 음식을 만드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먹방’이나 ‘쿡방’ 같은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방송이 한때 일본에서 유행하더니 어느새 한국에도 상륙했다. 한국의 이 ‘먹방’ 음식 문화는 한류와 함께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얼마나 유명한지 외국에서는 이 용어를 번역하지 않고 그냥 ‘Mukbang’이라고 표기할 정도다. 먹방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자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해 블룸버그, CNN 같은 미국 언론에서도 한국의 먹방 문화를 다루기 시작했다. 미국 매체가 먹방을 ‘음식 포르노그래피’(Food Porn)로 규정짓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젊은 여성들이 등장하여 식욕을 비롯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2015년 전반부터 ‘먹방’은 ‘쿡방’에 바통을 넘겨줬다. ‘쿡방’이란 요리하다는 뜻의 ‘쿡’과 ‘방송’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다. 지상파가 그동안 맛집 소개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확보했다면, 케이블 채널은 음식 조리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걸었다. 케이블 채널의 쿡방은 음식은 여성의 몫이라는 통념을 깨고 남성 셰프들이 등장하여 요리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때보다 육체의 양식 못지않게 ‘마음의 양식’이 절실한 때다. 21세기에 들어 한국의 비만 인구가 20, 30대를 위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 전체 고도비만율이 5.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명 중 1명이 고도비만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육체에는 비곗살이 잔뜩 끼어 있는데도 정신은 영양실조에 걸려 비실비실하다. 최근 직장인들이 매달 책을 사는 데 쓰는 돈이 술 마시는 데 쓰는 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교육기업 휴넷에 따르면 올해 초 직장인 805명을 대상으로 독서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절반가량(43.9%)은 한 달에 책을 1권 정도 읽는다고 답했다. 한 달에 읽는 책은 평균 2.3권꼴로 책을 사는 비용은 평균 3만원이었다. 이에 비해 응답자들이 술값으로 한 달에 지출하는 비용은 도서 구입비의 2배가 넘는 6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 할 것 없이 ‘먹방’과 ‘쿡방’은 계속 넘쳐나는데도 책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은 가뭄에 콩나기처럼 찾아보기 드물다. 그나마도 심야 시간에 편성되어 있어 구색만 갖췄을 뿐 유명무실하다시피 하다. 외국 공중파 방송처럼 전문가들이 나와 신간서적이나 고전을 진지하게 다루는 방송, 즉 ‘책방’(冊放)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또한 국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한 방법으로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법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006년 여야 의원 20명이 처음 도서구입비 특별공제 신설 법안을 발의했지만 아쉽게도 통과되지 못했다. 이후 2013년과 2014년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역시 무산됐다. 정부는 책, 독서, 출판산업이 중요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지난 10년 동안 실제 정책에서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 국민의 육체는 점점 살찌는데 정신은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새달 24일부터 수능 원서 접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영어 영역에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지난해 절대평가가 도입된 한국사 영역과 마찬가지로 성적통지표에 영어의 등급만 표기되고 표준점수는 적히지 않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 11월 16일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 세부계획을 9일 공고했다. 수능 원서는 다음달 24일부터 9월 8일까지 12일간 접수한다. 성적통지표는 12월 6일 제공된다. 재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졸업생이나 검정고시생 등은 원서를 접수한 기관에서 받으면 된다. 올해는 저소득 가정 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응시료 면제 대상이 확대된다. 기초수급자 외에 법정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대상자 포함)이라면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교에서 원서를 접수하는 재학생은 응시료를 낸 다음 별도 신청 절차 없이 개별 계좌로 환불받을 수 있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은 원서를 낼 때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응시료를 면제받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자영업자나 은퇴자 등 이른바 ‘을(乙)의 보루’로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 매출액에 비례해 창업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매출 불만 등에 따른 계약 해지 사례도 적지 않다. ‘을의 눈물’을 없애려면 가맹본부가 운영비용과 월수익 등의 정보를 창업 희망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러한 사실은 서울신문이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통해 주요 7개 외식업종(한식, 치킨, 커피, 분식,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피자)의 가맹점 수 상위 1~3위 업체, 총 21곳의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이 높을수록 창업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롯데리아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7억 2910만원으로 21곳 중 1위였는데 가입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창업비용 역시 4억 569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 2위인 파리바게뜨(6억 3872만원)도 창업비용(2억 7355만원)이 두 번째로 많았다.이렇다 보니 창업비용 대비 예상 매출이 높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면 페리카나는 가맹점 평균 매출이 치킨업계 1위 비비큐의 4분의1 수준인 1억 651만원이지만 창업비용이 3000만원으로 비비큐의 7분의1에 불과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25개의 가맹점을 모집했다. 점포 수가 많더라도 계약 해지율이 높은 브랜드도 있다. 한때 점포 수가 1000개를 넘었던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해 140개 가맹점과 계약이 중도 해지됐다. 가맹본부가 무리하게 경영을 확장하면서 가맹점에 제대로 본사 물품을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딸(99건)과 본죽(92건) 등도 계약 해지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에 표기된 92개 매장은 본죽이 ‘본죽&비빔밤카페’로 상호 변경을 하면서 계약 해지 처리된 것으로 실제로 영업을 종료한 매장은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모집 때 허위·과장 정보를 기재하거나 불리한 계약 내용을 숨기는 관행이 있다고 보고 이달 중 실태 조사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전체 가맹점 수는 21만 7823개이며 이 중 외식업종이 48.7%인 10만 6003개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구입물품 거래처가 특수관계인인지 여부, 지난 1년간 평균 공급가, 광고판촉비용 분담 비율 등 창업에 참고가 되는 정보를 정보공개서에 추가로 담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 도심서 개고기 반대 행진…“개고기는 국제적 망신”

    서울 도심서 개고기 반대 행진…“개고기는 국제적 망신”

    8일 서울 도심에서 시민단체 ‘개고기를 반대하는 친구들’ 회원과 일반 시민 등 1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개고기와 복날을 반대하며 행진했다.이들은 이날 오후 4시쯤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개고기는 중국 전통에서 파생한 악습”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복날의 한자 ‘복(伏)’자에 ‘견(犬)’자 들어있다는 이유로 복날에 무고한 개들이 도살돼 식용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개고기는 한국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또 “세계에서 복날을 영문자로 표기한 ‘BOKNAL’은 사실상 동물대학살이란 의미의 고유명사가 됐다”고 말했다. 복날 때문에 발생하는 개 도살에 대한 대책을 국회에 촉구하고 복날에 보신탕 등 전통 음식 대신 음료와 과일을 선택해 악습을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한 연극배우 이용녀씨는 “최근 미국 하원이 전 세계에서 개·고양이 식용 거래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면서 금지 요구 대상 국가로 한국을 언급했다”면서 “이는 국제적 망신이다. 이런 부끄러운 전통은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여하고자 전날 한국에 왔다는 미국 출신의 사회 활동가 쉘리 피츠패트릭(여·47)도 “오늘날 개는 테러나 범죄 수색에 쓰이는 등 인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됐는데, 이런 동반자를 식탁에 올리는 문화는 더는 문화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인사마당에서 ‘개고기를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 보신각과 정부종합청사를 거쳐 청와대 인근에 이르는 경로로 행진했다. 국내 유명 방송프로그램에서 ‘식용견’으로 소개된 품종 ‘도사 믹스’도 데리고 나와 함께 행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대입도 ‘블라인드 면접’…고교 이름 가린다

    [단독] 대입도 ‘블라인드 면접’…고교 이름 가린다

    국립대부터 적용… 서류로 확대 가능성 “좋은 학생 선발 어려워” 대학 반발도정부가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 공채부터 적용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대학 입시에서도 도입된다. 입사지원서에 출신지, 가족, 학력, 사진 등을 표기하지 않도록 한 블라인드 채용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편견을 버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7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논의 중인 ‘대입 공정성 확보’에 대입에서 면접을 ‘블라인드’로 치르는 방안이 포함됐다”면서 “기획위 안이 나오면 교육부가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면접전형에 도입되는 블라인드 선발은 학생의 출신 고교를 묻지 않는 방식이다. 서류전형 등에서도 고교 명을 기입하지 않는 방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출신고에 따른 차별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면접을 비롯해 대부분 대학별 선발 방식·과정이 모두 비공개로 돼 있어, 실제로는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 출신 고교에 따라 당락도 바뀐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4~5월 단체 홈페이지 정회원과 학부모 등 7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출신 고교 차별이 있느냐’는 질문에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는 응답이 62.7%였다. ‘심각하지 않지만 존재한다’는 의견도 27.5%에 이르렀다. 10명 중 9명이 대입 과정에서 고교 차별이 있다고 의심하는 셈이다. 교육계는 블라인드 선발이 고교 서열화를 다소 완화하고, 대입 공정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공공기관 공채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시작된다면 우선 국립대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블라인드 면접을 치른다 해도 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질문까지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하는 대학가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 입학본부장은 “평가자들에게 고교명을 보지 말라고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학교에 따른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고교 간 학력 격차가 있는데 이름을 가리게 되면 더 좋은 학생을 뽑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토로했다. 김수형 전남대 입학본부장은 “블라인드 전형을 도입하면 공정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전면 도입 전에 정부가 고교 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고교명을 가리지 않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하면 부작용이 여전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표기되는 학생 정보 가운데 출신 고교와 고교 위치 정보를 암호화해 ‘○○고교’, ‘△△고교’ 같은 방식으로 학생 정보를 대학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고리 공론화委 선정 착수

    국무조정실은 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칭)를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위원장은 중립적이면서도 덕망 있는 인사를 위촉할 계획이다. 8명의 위원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에서 2명씩 선정한다. 특히 위원의 남녀 비율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20∼30대를 포함할 방침이다. 먼저 4개 분야에서 각각 두 곳의 전문기관과 단체로부터 원전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가진 인사를 3명씩 추천받아 최대 24명의 1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행정학회, 과학기술 분야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조사통계 분야에서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조사연구학회, 갈등관리 분야에서는 한국사회학회·한국갈등해결센터가 후보자를 추천한다. 24명의 1차 후보군이 선정되면 원전 찬반 대표기관에 제척의 기회를 준다. 특정 후보자는 공론화위원회에 포함되면 안 된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국무조정실은 “사회적 합의를 보다 원만하게 끌어내는 역할을 하도록 원전 찬반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인사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1차 후보군과 제척 인사 명단 등은 개인신상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를 설계하고 공론화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10인 이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최대 3개월 동안 여론 수렴을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판단을 내리게 하자고 결정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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