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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댕作 거푸집’으로 최근 첫 주조한 청동상, 12억원 낙찰

    ‘로댕作 거푸집’으로 최근 첫 주조한 청동상, 12억원 낙찰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이 만든 주형(거푸집)으로 최근 처음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이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약 12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그리스 신화 속 미(美)의 여신인 ‘아프로디테’(Aphrodite)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의 주형은 1913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같은 이름의 연극을 위해 로댕이 제작한 것으로, 당시 무대에 올릴 석고상만 제작된 채 주형은 최근까지 행방불명이었다. 파리 로댕 미술관이 지난해 프랑스 정부에 기증된 로댕의 작품들을 조사하는 동안 완전한 주형을 찾아내 청동으로 주조하게 됐다. 두 팔을 우아하게 머리 위로 올리고 있는 아프로디테의 모습을 한 이 청동상은 높이 2.15m로, 이번 경매에서 114만 8053달러(약 12억 7000만원)에 팔렸다. 만일 로댕이 당시 이 주형으로 청동상을 직접 만들었다면 그 가격은 10배 이상 높았을 듯하다. 지난달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만든 청동상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L‘Homme au Doigt, Pointing Man)가 조각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4130만달러(약 1549억 3545만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인상파와 현대미술’(Impressionist and Modern Art)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경매에서는 이외에도 파블로 피카소와 르네 마그리트,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붓꽃’(Iris Mauves)으로, 낙찰가는 1721만 6021달러(약 190억8051만원)다. 모네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은 2008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8050만달러(약 833억원)에 팔린 ‘수련연못’(Le Bassin aux Nympheas)이 가지고 있다. 한편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은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로 지난달 뉴욕 경매에서 1억7936만 달러(약 1969억 원)에 팔렸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폴 세잔 풍경화, 1099억원에 팔려…

    폴 세잔 풍경화, 1099억원에 팔려…

    프랑스 인상파 화가 폴 세잔(1839~1906)의 대표적 풍경화인 ‘생트빅투아르산’ 연작 가운데 한 점이 1억 달러(약 1099억 5000만원)에 팔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유력 일간지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세잔의 작품이 지난해 한 개인 수집가에게 팔렸다. 디트로이트시는 지난해 파산 위기를 맞아 이 작품 등을 비밀리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조직(NPO) ‘에드셀과 엘리노어 포드 하우스’(이하 포드 하우스)는 이 사실을 비밀로 유지했지만, 지난해 세금명세서가 유출돼 이 작품의 매매를 중개한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포드 하우스의 케슬린 멀린스 회장은 이 작품의 매매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으나, 세잔이 1904년쯤 그린 것이라고 인정했다. 세잔은 중년 이후 자신의 고향인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 거주하면서 지역 영산인 생트빅투아르산을 다수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밝혀진 작품만 유화 37점, 수채화 45점인데, 거액에 팔린 이 작품은 유화로 20세기 중반까지 그로스 포인트 쇼어즈에 있는 포드가(家) 소유 저택의 거실에 걸려 있던 것이다. 세잔의 작품은 그가 1890년부터 1896년까지 그린 다섯 점의 연작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2011년 말 그리스 선박재벌 게오르게 엠비리코스로부터 중동 산유국인 카타르 왕가가 무려 2억 5000만 달러(당시 약 2800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대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잔의 또 다른 작품이 오는 2월 영국 런던 그리스티 경매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세잔이 1883년에서 1885년 사이 자택 근처에서 그린 ‘에스타크와 샤토 디프의 풍경’이라는 유화로 낙찰가는 800만~1200만 파운드(약 137억~206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에드셀과 엘리노어 포드 하우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잔 풍경화 경매 나온다…낙찰예상가 206억원

    세잔 풍경화 경매 나온다…낙찰예상가 206억원

    프랑스 인상파 화가 폴 세잔(1839~1906)이 그린 풍경화 한 점이 오는 2월 4일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글로벌 경매업체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번에 출품될 폴 세잔의 작품은 그가 1883~1885년 사이 자택 근처 야외에서 그린 유화 ‘에스타크와 샤토 디프의 풍경’으로, 낙찰가는 800만~1200만 파운드(약 137억~206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경매 담당자는 “출품작은 세잔이 빛나는 능력으로 남 프랑스의 열기를 담아낸 것”이라면서 “전통적인 유럽과 미국의 구매자들을 넘어 아시아 구매자들도 세잔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 출품작은 20세기 초 영국 섬유재벌 사무엘 코톨드가 소유하던 콜렉션 중 하나로, 그가 기부해 세워진 런던 코톨드 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세잔의 작품은 그가 1890년부터 1896년까지 그린 다섯 점의 연작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2011년 말 그리스 선박재벌 게오르게 엠비리코스로부터 중동 산유국인 카타르 왕가가 무려 2억 5000만 달러(당시 약 2800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역대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출품작은 이달 23일까지 런던 크리스티 전시실에서 공개된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세잔 작품 외에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알베르토 자코메티, 피카소 등 다른 거장들의 작품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rtlyst(위), 위키피디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제학자 눈으로 본 명화 화가들이 그린 경제문제

    경제학자 눈으로 본 명화 화가들이 그린 경제문제

    경제학자의 미술관/최병서 지음/한빛비즈/304쪽/1만 6000원 다른 관점(觀點)에서 바라보면 사물이나 현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경제학자는 미술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봤을까. 화가는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림에 담았을까. 신간 ‘경제학자의 미술관’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미술과 경제학이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꼬집은 피터르 브뤼헐의 ‘바벨탑’을 보면서 경제학자인 저자는 세계화에 대해 생각한다. 그림 속에서 왕을 수행하는 회색옷 수사의 현대적 후계자로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밀턴 프리드먼을 지목하며 바벨탑이 붕괴하는 모습이 마치 신자유주의로 인한 극심한 빈부 격차로 붕괴되는 중산층의 모습과 같다고 설명한다.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들을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해석하면서 화가의 의중을 헤아린다. 인문학적 소양과 경제학적 식견을 바탕으로 문화와 경제의 통섭을 시도해 온 저자는 시공을 넘나들며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인상파와 입체파를 이어 주는 고리 역할을 한 화가 폴 세잔의 추상적 화법은 경제학자들이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생각하는 경제모형의 구성과 흡사하다고 분석한다. 세잔은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삼각형, 사각형, 원, 원뿔 등으로 파악했고 경제학자들은 이론을 만들 때 곁가지를 모두 제거하는 작업부터 하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은 화가의 삶과 작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면서 인상파 화가들과 어울리며 작품을 수집하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고갱을 화가의 길로 인도한 것은 갑작스러운 프랑스 주식시장의 붕괴였다. 변기를 뒤집어 예술작품을 만든 마르셀 뒤샹의 획기적인 안목은 경제학의 출발점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명화를 감상하는 경제학자의 눈을 통해, 때로는 화가의 눈을 통해 미술작품과 경제문제를 들여다보는 가운데 자연스레 미술과 경제학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을 갖추게 해 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저녁에 먹는 사과는 毒? 다른 과일과 보관 말라?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저녁에 먹는 사과는 毒? 다른 과일과 보관 말라?

    사과는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아 온 과일이다. 그만큼 잘못 알려진 상식도 많다. 흔히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 저녁에 먹으면 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아침에 먹는 사과가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 와전된 것이다. 사과는 언제 먹든 심신을 상쾌하게 하며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흡수를 돕는다. 다만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위액 분비의 촉진에 따라 속이 불편할 수 있다. 이런 이들은 다른 과일도 저녁에 먹으면 안 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중세 철학자 스피노자의 격언이다. 하지만 정작 지구가 망하지 않더라도 그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 사과나무는 자기의 꽃가루에 의해서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과나무에서 과실이 달리게 하려면 최소한 품종이 다른 두 그루를 심어야 한다. 사과를 잘랐을 때 과육에 꿀이 찬 것처럼 투명한 부분이 있는 사과를 흔히 ‘꿀사과’라고 부른다. 진짜 꿀은 아니다. 과육의 투명한 부분은 천연 과당의 일종인 ‘소르비톨’로 당도가 높고 맛도 좋다. 다만 이런 사과는 저장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사과 껍질의 끈적끈적한 물질은 농약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는 사과가 익으면서 스스로 과육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이다. 사과 씨를 심어도 똑같은 사과가 열릴까. 아니다. 사과를 먹고 씨를 발라내 심어도 과실은 열리지만 어미나무와 동일한 사과는 열리지 않는다. 사과를 다른 과일과 섞어 보관하면 안 된다? 맞는 말이다. 사과는 호르몬의 일종인 에틸렌을 많이 배출한다. 에틸렌은 식물의 성숙과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에틸렌이 사과와 함께 보관한 다른 과실이나 채소를 빨리 물러지게 한다. 사과와 함께 보관한 브로콜리가 쉽게 노랗게 변하는 것도 에틸렌 때문이다. 사과는 인류 역사와 신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게 ‘파리스의 사과’다. 트로이의 왕자였던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글귀가 쓰인 황금사과를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줬고, 그 대가로 당시 최고 미인이던 헬레네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헬레네는 스파르타왕의 아내였기 때문에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빌헬름 텔의 사과’도 빼놓을 수 없다.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14세기 무렵 빌헬름 텔이 성주 앞에서 아들 머리 위의 사과를 명중시키면서 향후 스위스 독립의 단초를 제공했다. ‘뉴턴의 사과’는 인류의 과학 기술의 진보를 뜻한다. 영국의 과학자 뉴턴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우주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스티브 잡스의 사과’는 정보기술(IT) 분야의 혁신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창업한 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시초가 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 역시 그의 작품이다.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은 유독 사과를 많이 그린 예술가이다. 자연의 모든 형태를 원뿔과 기둥 등 기본 도형으로 인식, 현대 미술의 창시자로 손꼽힌다. ‘아담의 사과’, ‘뉴턴의 사과’와 더불어 ‘세잔의 사과’가 3대 사과로 손꼽히는 이유다. ‘백설공주의 사과’도 문화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사과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문화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단순한 만화로 시작됐지만 이후 캐릭터 상품, 테마파크 등 다양한 문화 상품을 낳았다.
  • “예술사 못 바꾸는 작품은 예술 아니다”

    “예술사 못 바꾸는 작품은 예술 아니다”

    “폴 세잔이 식물학자여서 꽃과 나무를 그린 건 아니죠. 마찬가지로 내가 수학자여서 방정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건 아닙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스스로 영역을 창조하고 확장합니다. 예술사를 바꾸지 못할 작품은 예술이라 할 수 없어요.” 세계적 조각가이자 개념미술가인 베르나르 브네(73)는 ‘정보의 과잉시대’, ‘개성의 포화시대’를 꼬집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할 거리가 이렇게 많은데 요즘 작가들의 작품이 모두 엇비슷하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작가는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에선 2011년부터 선보인 철제 부조 ‘그립’(GRIB) 연작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며 종이 드로잉, 캔버스 회화 작품 등 30여 점이 한꺼번에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2009년)과 서울시립미술관(2011년)의 대규모 회고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이다. “내 작품은 구상이나 추상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요. 따지자면 추상 쪽에 가깝죠. ‘스타일’은 관심 밖의 일입니다. 한때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미술작업을 6년가량 쉰 적이 있었죠. 작가로서 활동을 접어야 할지 고민할 때 문득 수학공식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가 보여준 함수 그래프는 일반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다. 파리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회화 작품 속 포물선은 작가도 정답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추상과 구상을 뛰어넘어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조합이랄까요. 아티스트 프랭크 스텔라가 ‘당신이 보는 것이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 듯이요.” 회화 가운데 그립을 드로잉한 작품들은 외부에 처음 공개된다. 흰 종이에 휘갈겨 그린 까만 선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비결정적인 선’의 흐름은 말 그대로 선의 유희일 따름이다. 작가는 “이것 또한 해석하지 않는다”며 “자유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눈을 감고 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노 작가에게 명백하고 즉각적 인지가 가능한 것은 늘 본질을 벗어나 극복해야 할 장애물에 불과해 보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 피카소와 모네 등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 7점이 무더기로 도난당했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테르담 경찰 대변인은 “오전 3시쯤 작품을 도난당했으며 철저하게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누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게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를 찾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라진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그림) ▲앙리 마티스의 ‘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인’ ▲클로드 모네의 ‘런던의 워털루 다리’와 ‘런던의 채링 크로스 다리’ ▲폴 고갱의 ‘약혼녀라 불리는 열린 창 앞의 여자’ ▲마이어 데 한의 ‘자화상’ ▲루치안 프로이트의 ‘눈을 감은 여인’ 등 모두 7점이다. 해당 작품들은 지난해 사망한 네덜란드의 대부호 빌럼 코르디아가 설립한 트리톤재단의 소유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19~20세기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특별전시회를 기획했으며 지난주부터 일반인에게 그림을 공개해 왔다. 트리톤재단은 과거에도 화가 1~2명의 그림을 전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모든 화가의 그림을 동시에 전시한 것은 처음이다. 미술관에 전시 중인 작품 가운데는 도난당한 6명의 화가 작품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로이 리히텐슈타인,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르네 마그리트, 오귀스트 로댕, 앤디 워홀의 그림 150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퀸스트할 미술관 측은 이날 국영 라디오를 통해 “범인이 미술관에 침입한 즉시 비상벨이 울렸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도망쳤다.”면서 “도난된 미술품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전주 ‘영화의 성찬’… 오감이 즐겁다

    전주 ‘영화의 성찬’… 오감이 즐겁다

    전주는 영화 팬에겐 설렘이자 고통이다. 밑반찬 하나도 허투루 남길 수 없는, 젓가락을 쉴 틈 없이 움직여 보지만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안기는 전주의 상차림을 떠올리면 될 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6일부터 새달 4일까지 영화팬에게 작업을 건다. 42개국 184편(장편 137편, 단편 47편)을 상영한다. 2010년 209편, 지난해 190편에 이어 6편을 더 줄였다. 대신 극장 좌석 수는 6287석을 늘렸고, 일부 작품은 상영 횟수를 3회로 늘렸다. 프로그램의 밀도는 높이고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한정된 시간에 맛집 순례를 해야 하는 열혈 영화팬을 위해 유운성·맹수진·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9편을 추렸다. 출산의 세기 (유운성의 한마디:6시간 동안 서서히 몰입시킨다. 라브 디아즈 감독의 영화 중 가장 통렬하고 가슴 저미는 결말) 필리핀의 거장 디아즈가 ‘멜랑콜리아’(2008)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수년째 영화를 못 만드는 영화감독 호머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로부터 영화 완성을 독촉받는다. 한 이교도 집단은 한 처녀의 이탈로 큰 충격에 빠진다. 전혀 관련 없는 두 개의 이야기는 6시간 후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결말로 수렴된다. 후지산의 혈창 (유운성:기묘하게 뒤틀린, 지적이고 비판적인 시대극/맹수진:사무라이 신화를 유쾌 통쾌하게 해체하는 코믹활극) 한국에선 극소수 작품밖에 소개되지 않아 미지의 감독으로 남아 있는 일본영화 거장 우치다 도무(1898~1970)의 1955년 작이다. 젊은 사무라이 고즈로는 하인 둘을 데리고 귀중한 찻잔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는다. 주사가 심한 고즈로는 취중에 사무라이 계급의 위선에 분노해 칼을 뽑아든다. 파닥파닥 (맹수진:수족관에 갇힌 고등어의 필사 탈출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지난해 ‘마당을 나온 암탉’의 뒤를 이을 토종 애니메이션 기대작이다.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던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 탈출을 꿈꾼다는 설정은 ‘니모를 찾아서’를 떠올릴 법하다. 하지만 귀여운 물고기의 모험극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자유를 갈망하는 고등어, 수조 안의 권력자 넙치 등 생생한 캐릭터, 산 채로 회가 떠진 채 눈과 입만 끔뻑이는 물고기 등 사실적인 그림체가 눈길을 끈다. 이대희 감독과 스태프들이 5년을 작업한 노작이다. 드라이레벤 (조지훈:지난해 최고의 독일영화. 각각 1시간 30분 분량의 3편의 장편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독특한 형식) 독일을 대표하는 중견감독 크리스티안 펫졸트, 도미니크 그라프, 크리스토프 호르호이슬러가 참여했다. 독일에 있음 직한 소도시, 하지만 허구의 도시인 드라이레벤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사랑과 범죄의 3부작이다. 각각의 영화는 저마다 줄거리로 마무리되는 자족적 성격을 갖지만 몇몇 연결고리에 의해 세 편이 이어진다. 르 타블로 (조지훈:폴 세잔과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얻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색채,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수작) 프랑스를 대표하는 노장 애니메이션 감독 장 프랑수아 라귀오니(73)의 네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채색의 정도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캔버스의 세계에서 미완성된 캐릭터가 그림을 완성하려고 화가를 찾아 떠난다는 기발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아름다운 얼굴색을 찾아주고자 캔버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라모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 관용의 집 (유운성:세기 전환기 파리 매음굴을 19세기 말 퇴폐주의 분위기가 집약된 소우주처럼 그린, 관능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영화) 인간관계를 매개하는 육체의 문제에 집요하게 관심을 기울여 온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의 신작이다. 프랑스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지난해 세계영화 ‘베스트 10’ 중 8위로 꼽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매춘부의 삶을 통해 노골적 착취의 역사 속에서 노동, 섹스, 자본의 관계를 탐구한다. 개들의 전쟁 (맹수진:액션영화의 상투적인 관습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절묘하게 피해 가는 묘한 재미. 한국 시골 액션영화의 새로운 지형) 한가로운 시골 동네에서 보스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양아치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마는 수컷들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과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독특한 어조로 담아냈다. 뮤지컬 스타에서 충무로로 보폭을 넓힌 김무열의 첫 단독 주연작. 몸 전체로 사랑을 (맹수진:한국영화의 세대논쟁을 불러일으킨 ‘영상시대’의 문을 연 작품. 숨겨진 역사와 만나는 기쁨) 한국영화의 암흑기인 1970년대 선배 세대와 단절을 선언하고 네오리얼리즘(이탈리아), 누벨바그(프랑스) 등 세계영화계의 움직임에 호응해 영화적 혁신을 추구한 하길종·홍파·이원세·이장호 감독, 변인식 평론가를 중심으로 한 동인운동 ‘영상시대’ 특별전의 일환으로 상영된다.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이름을 알린 홍파 감독이 1973년 발표한 문제적 데뷔작이다. 자이언츠 (조지훈:사춘기 소년이 겪는 전복적이면서도 유쾌하고 때론 빈정거리는 모험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프랑스식 해석) 시골의 가족별장으로 휴가 온 자크와 세스 형제. 그곳에서 또래 대니를 만나 할아버지의 차를 훔쳐 타는 등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자유를 만끽하며 위험천만한 여행을 시작한다.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아트시네마상을 받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불리 라네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잔 ‘붉은 조끼’ 4년만에 되찾아

    세잔 ‘붉은 조끼’ 4년만에 되찾아

    4년 전 도난당했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대표작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이 4년 만에 돌아왔다. 7천만 파운드 상당(약 1270억원)의 이 그림은 세르비아 경찰이 베오그라드에서 범인들을 체포하면서 회수해 소유주인 취리히 소재 화랑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비아 경찰은 이날 “스위스 화랑 총기 강도사건 범인 가운데 3명을 체포했으며 도난됐던 세잔의 그림도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잔의 이 그림은 2008년 취리히 화랑에서 총기를 들고 침입한 4인조 복면강도에 강탈돼 화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그림을 포함한 명화 4점이 도난된 당시 사건은 피해규모가 1억 파운드로 추정돼 스위스 최대의 명화 도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함께 도난됐던 그림 중 모네와 고흐의 작품은 사건 발생 며칠 뒤 차량 속에 버려진 채 발견됐으나 드가의 작품은 아직 회수되지 않고 있다. 세잔의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은 1888년 제작됐으며 함께 그려진 동명의 그림 3점이 더 전해지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역대 최고가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습작 경매

    역대 최고가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습작 경매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1839∼1906)의 작품인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습작이 옥션에 출품된다.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는 27일(현지시간) “1953년 이래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습작이 오는 5월 1일 경매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19세기 말에 그려진 이 습작은 그간 소재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년 9월 사망한 텍사스의 한 남성이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 측은 이 습작의 낙찰가격을 2,000만달러(약 227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세잔은 생전에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연작을 다섯 편 남겼으며 다른 작품들은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이중 한 작품이 지난 2월 2억 5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팔리며 역대 미술품 판매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책꽂이]

    ●죽음의 밥상(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산책자 펴냄) ‘윤리’문제를 간과한 채 사육되는 음식재료들이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고발한다. 복사지 한 장의 좁은 공간에서 질병을 앓으며 살다 눈알이 튀어나오고 뼈가 부러지며 죽어가는 닭 등의 사육 및 도살 과정을 신랄히 묘사한다.1만 5000원.●세잔의 사과(전영백 지음, 한길아트 펴냄) 사물의 표현을 넘어 미술의 근본문제를 다룬 작가로 평가받는 폴 세잔(1839∼1906). 고전주의와 인상주의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했던 작가가 사상가들을 매료시킨 이유는 뭘까. 지그문트 프로이트, 질 들뢰즈, 자크 라캉 등의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세잔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짚었다.2만 4000원.●공부 도둑(장회익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국내 대표적 이론 물리학자인 장회익(70) 서울대 명예교수가 어떻게 ‘공부꾼’의 길에 들어서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귀띔하는 학문적 자서전. 스스로 캐묻고, 답을 생각하는 과정 없이 배운 지식은 수박겉핥기에 그칠 뿐이라고 말한다.17세기에 살았던 그의 조상인 여헌 장현광의 ‘우주설’을 되짚으며 현대과학과 전통학문과의 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1만 2000원.●서양미술사 Ⅰ(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일반적 미술사 기술방식에서 벗어나 서양미술사의 맥락을 구성하는 몇가지 주요 양식에 주목해 깊이있게 접근했다. 서양미술의 원리와 역사를 한데 접목시키되 세계 미술사학을 주름잡는 대가들의 논문이나 저서를 풍부하게 동원한 저자의 지적 편력이 돋보인다.1만 7000원.●피델 카스트로 마이 라이프(피델 카스트로·이냐시오 라모네 지음, 송병선 옮김, 현대문학 펴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인인 저자가 쿠바의 혁명영웅이자 독재자로 추앙과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피델 카스트로를 100시간 밀착 인터뷰했다. 카스트로의 정치적 삶이 쿠바 역사와 함께 생생히 재구성된 자전적 회고록.3만 2000원.●유모차를 사랑한 남자(조프 롤즈 지음, 박윤정 옮김, 미래인 펴냄) 뇌가 없는데도 IQ가 126이라면? 유모차와 핸드백에 성욕을 느끼는 사람은? 심리학 연구대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례 16가지를 소개함으로써 인간의 심리와 다양한 행위의 배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통찰한다. 지은이는 영국의 저명 대중심리학자.1만 3800원.
  • 세잔 ‘붉은 조끼를’ 등 명작 무더기 도난

    스위스 취리히 한 개인 박물관에 10일(이하 현지시간)3인조 무장강도가 침입해 총 1억6500만달러 상당의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훔쳐 달아났다. 영국 BBC 방송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의 에밀 뷔를르 콜렉션에 10일 무장강도들이 침입해 폴 세잔, 에드가 드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의 작품 등 1억 8000스위스프랑(CHF.1억6500만달러,1559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미술품에는 세잔의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 드가의 ‘레픽 백작과 그의 딸들’ 고흐의 ‘활짝 핀 밤나무’ 모네의 ‘베튈의 양귀비 들판’ 등 불후의 명작들이 포함돼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년동안 발생했던 세계 미술품 도난사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BBC는 덧붙였다. 취리히 칸톤(州) 경찰은 11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물관측은 범인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10만 스위스프랑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취리히 제8지구에 위치한 에밀 뷔를르 콜렉션는 취리히의 한 기업가가 만든 개인 박물관으로 수 많은 인상주의 작품들을 소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박물관의 웹사이트에는 “프랑스 인상주의 및 후기 인상주의가 소장된 작품들의 핵심을 이룬다.”고 적혀 있다. 앞서 며칠 전에 스위스 동부의 한 문화센터에서 450만 달러 상당의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두 점이 도난을 당한 바 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폴 세잔, 그가 환생했다

    폴 세잔, 그가 환생했다

    |엑상프로방스(프랑스) 함혜리특파원|파리의 리옹역에서 남부 TGV를 타면 3시간만에 엑상프로방스에 도착한다.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엑상프로방스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유는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세잔(1839∼1906) 때문이다. 그는 이곳에서 태어나, 일생의 3분의 2 이상을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그리고 이곳의 생피에르 묘지에 묻혔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던 세잔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꼭 1세기가 흘렀다. 엑상프로방스에선 그의 100주기를 기념, 대대적인 회고전 ‘프로방스에서의 세잔’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엑상프로방스시가 마련한 세잔의 해(www.cezanne-2006)행사 가운데 하일라이트는 시립 그라네미술관에서 9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로방스에서의 세잔’ 전시회다. 오는 9월17일까지 100일간 열리는 전시회에는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런던 내셔널갤러리, 파리 오르세 미술관, 생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 전세계 유명 미술관, 박물관과 개인들에게 흩어져 있던 세잔의 작품 117점(유화 85점, 데생 및 수채화 32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의 젊은 시절 작품과 드물게 남긴 초상화, 정물화들이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은 그가 이젤과 물감통을 메고 다니며 그린 프로방스의 풍경들이다. 어린시절 친구 에밀 졸라와 자주 놀러 다니던 아르크 강가와 비베뮈스 채석장, 샤토 느아르, 작은 해변마을 레스타크, 생트 빅투아르 산을 담은 풍경화들과 ‘목욕하는 여인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라네 미술관의 드니 쿠르타뉴 관장은 “폴 세잔은 평생 프로방스의 자연을 스승삼아 빛과 색채가 지닌 진실을 회화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면서 “시기별·주제별로 그가 남긴 예술적 자취를 볼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쿠르타뉴 관장은 “그의 작품들이 워낙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이처럼 많은 작품을 보는 것은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세잔의 예술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전시회에 언론과 일반인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그라네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4년간의 보수공사를 거쳐 전시공간을 900㎡에서 4500㎡(1360여평)로 넓혔다.12개의 방을 옮겨가면서 세잔의 작품이 지닌 가치와 예술 창작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장 지하에는 영상물과 함께 ‘세잔 다르게 보기’라는 기획전도 마련했다. 세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엑상프로방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최소 4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미술관측은 기대했다. 전시의 공동 큐레이터를 맡은 예술사가 브뤼노 엘리(타피스리 박물관장)는 “세잔은 자신만의 구성과 색채로 현대회화의 기원을 열었다.”고 평했다. 엑상프로방스에서는 모든 것이 세잔과 연결된다. 외부인들이 도착하는 관문인 TGV역에는 세잔이 그린 생트 빅투아르 산이 걸려 있다. 시내에서 15㎞ 정도 떨어진 이 역의 지붕모양은 세잔이 열정적으로 그렸던 생트 빅투아르 산의 능선에서 따온 것. 역의 메인 출입구 이름도 ‘세잔의 문’이다. 구시가지 중심 대로 쿠르미라보에는 세잔의 해 기념 깃발이 가로수를 따라 걸려 있다. 푸른색 바탕의 깃발들이 강렬한 태양 빛 아래서 축제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시내에는 세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도록 보도에 ‘세잔’의 이름과 엑상프로방스 시 마크가 새겨진 동판을 박아 놓았다. 동판은 관광안내소에서 시작돼 부르봉 중학교(지금은 미네 중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와 생소뵈르 성당, 마지막 거주지인 불르공, 세잔이 친구들을 만나 자주 차를 마시던 식당 ‘2명의 소년’, 그가 결혼식을 올린 시청 등을 따라 이어진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낸 저택 ‘자 드 부팡’, 세잔이 말년에 작업했던 로브 아틀리에, 그가 이젤을 메고 생트 빅트와르산을 스케치하러 다녔던 길 ‘세잔 루트’, 마르세유와 연결되는 기찻길 옆에 있는 마을 가르단과 해변 마을 레스타크 등도 모두 세잔 그림의 모델이 됐던 곳들이다. 세잔의 해를 맞아 전시회와 토론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도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자 드 부팡’에서는 멀티미디어 설치전이 열리고 세잔의 재능에 찬사를 보낸 독일의 시인 릴케와 세잔의 예술적 교감을 다루는 토론회,1906년 파리와 엑상프로방스 사진전, 프로방스 지역 화단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에콜 프로방살,1800∼1870’ 전시회가 방돔관에서 열린다. 세잔은 해발 1011m의 생트 빅투아르 산을 거의 신성시하며 8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기간 중인 다음달 5일 생트빅투아르 산이 바라다 보이는 퓌르비에 채석장에서는 세잔을 기리며 베를린 필하모니가 말러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엑상프로방스 관광청의 아니 토르세는 “자연과 고독을 향한 여정을 살다 간 세잔이 1세기 만에 되살아난 듯하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화가의 길 걷는 후손 마리 로지 |엑상프로방스(프랑스) 함혜리특파원|“위대한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 게 자랑스럽다.”폴 세잔의 후손 중 유일하게 화가의 길을 걷는 마리 로지(45)를 지난 7일 세잔의 고향 엑상프로방스에서 만났다. 로지의 외할머니인 알린 세잔(89)이 세잔의 손녀딸. 촌수로 따지면 외고종손녀다. 순간적인 인상을 담는 추상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로지는 엑상프로방스의 갤러리 클레르 로랭(www.gallerie-laurin.com)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세잔의 후손이라는 점이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나. -세잔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고는 사람들이 내 작품에 새삼 관심을 표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내 손을 만지면서 세잔의 후손을 만났다는 것에 감격스러워 한다. ▶책임도 느끼나. -예술가는 각자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외고조 할아버지인 세잔이 그랬듯이 나도 나만의 예술세계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책임있는 예술가의 자세다. ▶가족 소유의 그림이 남아 있나. -없다. 이번 전시회는 세잔의 작품들이 그려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잔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생트 빅투아르 산을 그린 풍경화들을 좋아한다. 단순하지만 힘이 넘치고, 프로방스 지방의 자연이 주는 느낌이 담겨 있어 좋다. lotus@seoul.co.kr ■ ’근대회화의 아버지’ 세잔은 |엑상프로방스(프랑스) 함혜리특파원|폴 세잔은 1839년 1월19일 엑상프로방스의 오페라가 28번지에서 태어났다. 은행을 설립할 정도로 재산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평생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지만 화가로서는 불운했다.1859년 엑상프로방스의 법과대학에 입학했으나 1861년 그만 두고 파리로 올라간다. 파리의 아카데미 스위스에서 작업하며 모네와 피사로,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과 인연을 맺는다. 그의 동반자 오르탕스 피케도 이곳에서 만났다. 국립미술대학 시험에 두차례나 낙방한데다 살롱전에서 거듭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그는 1874년 제1회 인상파 화가전에 출품한다. 빛과 색의 배합에서 인상파 작가로 접근해 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제3회 인상파전을 고비로 인상파 화풍과는 다른 작업은 전개한다. 쏟아지는 비난에 충격을 받은 그는 다시는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고향으로 내려온다. 이때부터 구도와 형상을 단순화한 그의 그림은 프로방스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색채를 반영한다. 그의 첫 전시회가 파리에서 열린 것은 56세때였다. 젊은 화상 볼라르가 기획한 이 전시회를 계기로 그의 재능과 독특한 작풍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언론은 여전히 적대적이었지만 르누아르, 모네, 드가, 피사로 등 당대의 화가들은 그를 칭송했다. 세잔 전문가인 드니 쿠타뉴(그라네 미술관장)는 “그는 자연을 단순화된 기본적인 형체로 집약해 화면에 새로 구축해 나갔다.”며 “입체파, 야수파, 추상주의 미술 등 20세기 미술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한다. 하지만 그의 고향 사람들은 누구도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세잔은 말년에 큰 명성을 얻었으나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작업에만 열중했다. 말년에 작업했던 로브 작업실의 안내인 크리스틴은 “세잔은 아침 일찍 작업실에 나와 작업하고, 이젤을 메고 산으로 갔다. 작업실을 찾은 사람은 4년간 16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은둔의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세잔은 1906년 10월15일 로브 작업실 근처의 산에서 그림을 그리다 폭우속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튿날 의식이 깨어난 뒤 다시 산에 올랐다가 또 쓰러져 폐렴으로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1906년 10월23일 새벽이었다. lotus@seoul.co.kr
  • [문화마당] 왜 우리 지폐엔 ‘조선 얼굴’만 보이나/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조지 워싱턴, 엘리자베스 2세, 쑨원, 마하트마 간디, 마오쩌둥, 호찌민, 체 게바라, 에밀리아노 사파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베니그노 아키노, 후쿠자와 유키치, 넬리 멜바, 에드먼드 힐러리, 폴 세잔, 그리고 가우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지폐에 얼굴이 실린 인물들이 답이다. 물론 이들은 한 나라가 그 삶을 기리거나 세계에 내세워 자랑할 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기도 하다. 미국은 독립전쟁을 이끈 워싱턴을, 영국은 입헌군주 엘리자베스 2세를, 타이완은 국민혁명을 이끈 쑨원을, 인도는 영국에 맞서 싸운 간디를, 사회주의 국가 중국·베트남·쿠바는 민중 혁명가들을, 멕시코는 농민을 위해 일어선 사파타를, 칠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미스트랄을, 필리핀은 민주화를 이끈 아키노를, 일본은 근대계몽사상가 후쿠자와를, 호주는 세계적 프리마돈나 멜바를, 뉴질랜드는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발밑에 둔 힐러리를, 그리고 유로화 통용 전 프랑스와 독일은 세계적 화가 세잔과 수학자 가우스를 자국의 상징 인물로 내세웠다. 이처럼 국민국가 시대를 사는 지구마을의 나라들마다 근현대의 시공간을 살다가거나 아직도 살아 있는 국민적 영웅들의 모습을 자국의 지폐에 아로새겨놓았다. 그러나 우리 지폐에 담긴 인물들은 조선시대 사람 일색이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소리글자 한글을 창제했다 해도 세종대왕은 전제군주일 뿐이며, 이황과 이이도 양반지배질서의 사상적 기반을 닦은 유학자에 지나지 않는다. 철지난 봉건시대의 위인들을 주권재민의 공화정을 국체로 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인물로 지폐에 새겨 기리는 것은 세계의 보편적 기준에 합치하지 않는 난센스다. 왜 우리는 근현대를 산 아니 살아 있는 인물들을 지폐에 담아놓고 기리거나 자랑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자주적으로 국민국가를 세우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근대사와 분단·동족상잔·독재로 점철된 현대사의 질곡이 우리 근현대 인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의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상징하는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우리들의 눈에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은 입헌정치를 요구한 독립협회 운동을 탄압한 전제군주이자 일제에 나라를 앗긴 망국의 군주로 비친다. 워싱턴에 비견되는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도 분단 고착화의 주범이자 독재자로 기억된다. 개화사상가 김옥균, 민족지도자 김성수, 문호 이광수, 애국가를 지은 안익태, 민족의 정서를 담은 가곡을 남긴 홍난파, 그리고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를 이긴 입지전적 한국화가 김기창 같은 이들도 친일파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도 조선시대의 인물들로 우리의 지폐를 장식한 이유는 고난의 근현대를 살아오며 갈가리 찢긴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줄 만한 당대인물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세계에 유례가 없는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함께 이룬 우리의 현재를 잘 대변하며, 앞서 남녀동권(男女同權)과 타자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 선각자들이 분명 있었다. 우리가 남북이 하나되는 국민국가 만들기와 아시아와 더불어 살기를 소망한다면, 분단을 막기 위해 애쓴 김구와 동양 삼국 사이의 진정한 평화를 꿈꾼 안중근이 다가설 것이요. 양성 평등 사회를 바란다면, 가부장권에 맞서 내 몸의 주권을 찾으려 한 신여성 나혜석이나 김일엽이 도드라져 보일 것이요. 노동자와 기업가가 함께 사는 세상을 일구려 한다면,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해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유일한과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꽃다운 생명을 바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도 눈에 가득 들어 올 것이다. 우리 지폐에서 이들의 얼굴을 볼 날이 어서 오길 바랄 뿐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장물아비’는 변호사였다

    ‘장물아비’는 변호사였다

    세계적으로 연간 60억달러의 예술품이 도난당하는 가운데 28년간 폴 세잔 등이 그린 도난 작품 7점을 갖고 있던 은퇴한 변호사의 정체가 드러났다. 보스턴 글로브는 1일 미국 역사상 개인 주택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도난 사건이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1978년 매사추세츠주 버크셔에 있는 마이클 백윈의 집에 도둑이 들어 세잔의 정물화 ‘물병과 과일’, 하임 수틴의 초상화 2점 등 수백만달러어치의 개인 소장 그림 7점이 사라졌다. 도둑은 그림을 들고 그의 다른 범죄 사건을 맡고 있던 변호사 로버트 마디로잔(71)의 집에 갔다. 마디로잔은 “도둑은 플로리다로 가서 훔친 그림을 팔려고 했는데 만약 잡히게 되면 엮여 있는 다른 사건 때문에 교수형을 당할 수도 있어 말렸다.”고 말했다. 일년 뒤 도둑은 빚쟁이들의 총을 맞고 죽었다. 마디로잔은 다락에 있던 그림을 원주인 백윈에게 돌려주려 했으나, 도난 작이 보험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마음을 바꾼다. 마디로잔은 그림을 모나코와 스위스의 은행에 보관하면서 그림을 팔기 위해 명의뿐인 유령회사를 세웠다. 마디로잔은 1999년 백윈과 세잔의 그림을 돌려주고 나머지 6점은 그의 유령회사가 소유키로 하는 계약을 맺는다. 세잔의 그림을 돌려받은 백윈은 그림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았고, 그림은 2930만달러에 팔린다. 마디로잔이 하임 수틴 등의 나머지 그림을 팔려고 하자 백윈은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달 31일 영국 대법원은 마디로잔에게 5만달러의 소송 비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60살에 변호사를 은퇴하고 현재 그림과 조각에 몰두하고 있는 마디로잔은 “단지 10%의 습득자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그림을 28년간 보관했을 뿐”이라며 “그림을 팔 기회가 12차례도 더 있었지만 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한국 식물명의 유래(이우철 지음, 일조각 펴냄) 개망초, 개아마, 개솔새, 개벚나무…. 여기서 접두어 ‘개’는 개불알꽃(꽃 모양이 여름에 축 처진 개의 불알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유사하다, 흡사하다는 뜻으로 동물 개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예컨대 개망초란 이름은 그것이 망초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온 말이다. 식물학자인 지은이(강원대 명예교수)가 북한과 옌볜지역에서 통용되는 이름까지 조사해 식물 이름의 유래를 소개한다.3만 5000원.●검은 천사, 하얀 악마(김융희 지음, 시공사 펴냄) 무채색인 검정과 하양은 신의 색이 되기도 하고 악마의 색이 되기도 한다. 또 시대에 따라 우울한 색이 되기도 하고 순수한 색이 되기도 한다. 서양 미술에서 사용된 흰색과 검정색의 의미를 살폈다. 폴 세잔이 그리고 싶어했던 새하얀 식탁보, 파르테논 신전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하얀색 건물에서 백설공주의 ‘백설 같았던’ 피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나왔던 오드리 헵번의 검은색 지방시 드레스까지 다룬다.1만 2000원.●교황 베네딕토 16세 평전(존 알렌 지음, 왕수민 옮김, 한언 펴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광장에서 열린 한 행사에 빨간 구두를 신고 나타났다. 이는 교황이 추기경 시절 ‘신의 충복’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던 이미지와는 달리 교황에 재임하면서 훨씬 부드럽고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전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고 있는 교황을 다방면에 걸쳐 분석했다. 저자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의 바티칸 통신원.1만 9000원.●와일드 하모니(윌리엄 프루이트 지음, 이한음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미국의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저자가 북극과 알래스카의 광대한 자연을 직접 탐사하고 쓴 책. 아한대 침엽수림인 타이가에서 나무가 자라지 않는 땅인 툰드라 지대에 걸쳐 살아가는 순록과 늑대, 말코손바닥사슴, 회색곰과 흑곰, 스라소니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이 사냥을 위해 뿌린 독약에 순록이 죽고, 그 순록을 먹은 늑대와 늑대를 먹은 갈까마귀가 차례로 죽는 죽음의 연쇄고리가 섬뜩하게 묘사된다.9800원.●북한정권 탄생의 진실(시모토마이 노부오 지음, 이혁재 옮김, 기파랑 펴냄) 구 소련 공산당 정치국 사료(대통령궁 문서관 소장) 등을 토대로 아시아 냉전의 역사를 살폈다. 저자(호세이대 교수)는 ‘김일성이 1930년대 이후 항일 혁명투쟁을 이끌어온 결과 형성된 주체의 나라’라는 1998년도 개정 북한 헌법 전문은 정치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한반도에 진주한 구 소련 적군(赤軍, 제25군)의 지도 아래 만들어진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는 것이다.9000원.●경복궁 근정전(신응수 지음, 현암사 펴냄) 흥선대원군이 중건한 이후 133년 만인 2003년 해체ㆍ보수 공사를 마친 경복궁 근정전에 대한 중수기(重修記).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인 저자는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최원식, 조원재, 이광규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관영 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 근정전은 하층 190평, 상층 146평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로 임금이 집무를 보고 국가의식을 거행하던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궁궐 건물이다.5만원.●조영래 평전(안경환 지음, 강 펴냄) 1990년 마흔셋의 나이에 세상을 뜬 조영래 변호사에게 늘 따라다니는 형용어구가 있다. 인권변호사, 그리고 ‘전태일 평전’의 숨은 저자라는 것이다. 그를 우리 시대의 공동 기억으로 만든 이 두 가지 말 속에 그의 삶이 압축돼 있다. 인간 조영래의 다양한 면모(낙서벽, 술을 못하면서도 끝까지 술자리를 지킴, 헤비 스모커 등)도 들려준다.1만 5000원.●조선영화-소리의 도입에서 친일 영화까지(이화진 지음, 책세상 펴냄) 조선에 최초로 발성영화가 도입된 1935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의 영화사를 돌아보며 오늘날 한국 영화에 남아 있는 식민지의 흔적을 살펴본다.4900원.
  • [코드로 읽는책] 서양,위대한 창조자들의 역사/이바르 리스너 지음

    요즘 대중을 겨냥한 역사서들에선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역사적 사건을 연대기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마지못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소설 주인공처럼 등장해 사건을 주도해 나간다. 수동태로 쓰여진 문장보다 능동태로 서술된 문장이 자연스럽듯, 똑같은 역사라도 인물을 앞세워 펼쳐 나간 책이 좀더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서양, 위대한 창조자들의 역사’(이바르 리스너 지음, 김동수 옮김, 살림 펴냄)는 서양이라는 7000년에 걸친 방대한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그 주인공인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간 책이다. 서양정신의 기원이 된 역사적 유산들과 사건들, 뛰어난 인물들의 삶과 그들의 창조적 작품들이 어떻게 서양문화를 풍성하게 했는지 생생히 재현하고 있다. 책은 바벨탑으로 상징되는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부터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문화, 중세를 넘어 20세기의 서양 정신을 넘나드는 방대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저자는 때로는 모래가 휘날리는 바빌론 사막의 한 가운데서,7000년 전 거대한 신전을 세우려 했던 고대인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에페소스에 남아 있는 성모 마리아의 마지막 집으로 알려진 곳에선 서양에 미친 그녀의 정신적 영향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저자는 서양의 문학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탐구의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최초의 동서양의 충돌로 기록되는 페르시아 전쟁에서 어떤 인물들이 유럽의 운명을 결정했는지, 세계를 뒤흔든 로마의 뒷골목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 프로를 틀어주듯 생생히 서술하고 있다. 자자는 역사의 주인공들을 딱딱한 동상이나 제단, 무덤으로부터 과감히 탈출시켜 생명 불어넣기를 시도한다. 책에 묘사된 각 인물들의 일화와 심리가 마치 코 앞에서 보듯 생생하다. 다른 사람의 아내로부터 유혹의 눈짓을 받는 요셉, 은신처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성모 마리아, 담벼락에 영원한 사랑의 낙서를 하는 폼페이 연인들,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베아트리체의 죽음으로 사창가를 전전하는 단테,“나를 표현할 시간이 더 이상 없구나.”라며 숨을 거둔 화가 세잔 등등. 이들뿐만 아니라 역사서에서 찾아보기 힘든 민초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아 냈다. 프랑스혁명의 급진적 지도자 장 폴 마라를 암살한 25살의 처녀 샬로트 코르데이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단두대에 섰던 일, 페르시아 병사가 전쟁의 와중에서 던진 중얼거림 등. 수천년 역사속에서 명멸했던 수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서양문명을 일구어 왔는지 물 흐르듯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서양 지성사 산책으로 읽어볼 만하다.3만 4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파리의 화상 볼라르(앙브루아즈 볼라르 지음, 김용채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미술의 가장 중요한 후원자로 꼽히는 파리의 한 화상 이야기. 세잔, 피카소, 마티스 등이 무명일 때 첫 전시회를 열어주는 등 수많는 화가들과의 교감을 담았다.1만 4800원. ●붉은 중국의 공포 파룬궁(마리아 시아 창 지음, 황정연 옮김, 황소자리 펴냄) 중국 청나라가 태평천국, 의화단의 봉기와 때를 같이해 왕조의 운명을 접었듯, 현대 중국 정부는 일개 신흥종교인 파룬궁에서 ‘반역의 씨앗’을 보고 싸워야 하는 실존적 고민과 딜레마를 담았다.1만 5000원. ●공병호의 10년후, 세계(공병호 지음, 해냄 펴냄) 이미 나온 ‘10년후, 한국’의 세계편. 한국 경제를 둘러싼 세계의 위기와 변화를 진단하고 개인과 기업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미래의 준비를 다룬다.1만원. ●코드브레이커(데이비드 칸 지음, 김동현 전태언 옮김, 이지북 펴냄) XYZ 사건에서 드레퓌스 사건에 이르기까지, 치머만 전신문으로부터 맨해튼 프로젝트의 수수께끼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커다란 진로를 형성해온 암호와 암호해독의 의미를 풀어썼다.4만 9000원. ●새벽의 건설자들(코린 맥러플린·고든 데이비드슨 지음, 황대권 옮김, 한겨레신문사 펴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태공동체의 건설 가이드. 고대 수도원에서 1960년대의 히피공동체, 뉴 에이지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세계공동체의 발전사에 대해 설명하고, 현재 건설되고 있는 각 공동체의 철학과 이념, 시스템을 살펴본다.2만 2000원. ●색공지신 미실(이종욱 지음, 푸른역사 펴냄) 신라 화랑도에 등장하는 풍월주들의 전기를 묶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여인 이야기. 많은 왕들을 잇따라 섬기면서 30여년간 신라 조정을 장악하고 권세를 휘두른,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인다.1만원. ●마더 데레사 자서전(호세 루이스 곤살레스 정리, 송병선 옮김, 황금가지 펴냄) ‘빈민의 어머니’로 불리던 테레사 수녀의 대화, 인터뷰, 편지 등을 정리하여 자서전 형태로 편집했다. 헌신하는 삶의 모습을 통해 신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전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1만원. ●세계의 철새 어떻게 이동하는가?(폴 컬린저 지음, 신선숙 옮김, 다른세상 펴냄) 철새들이 왜, 언제 이동하는지부터 시작해 철새들의 다양한 생태를 설명한다. 철새의 이동과 군무가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나름의 질서이고, 죽음을 무릅쓴 행위임을 밝힌다.1만 8000원.
  • 책/ 작품 -“세잔, 당신은 실패한 천재야”

    “자네 붓을 천장에 집어던졌다지? 왜 그토록 조급하고 변덕이 죽 끓듯한가?”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1840∼1902)가 화가 폴 세잔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용기를 갖고 화업에 정진하라는 내용의 글귀가 암시하듯,30여년에 걸친 이들의 각별한 우정은 한 편의 소설을 방불케 한다.두 사람의 우정은 남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소년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지독한 파리 사투리에 병약하고 심한 근시였던 졸라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그 때마다 힘이 세고 덩치가 컸던 세잔이 그를 도왔다.고마운 마음에 졸라는 세잔에게 사과를 선물했다.세잔이 훗날 사과 정물화를 많이 그린 것은 이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와 무관찮다.그러나 둘의 우정은 졸라의 소설 ‘작품’으로 파국을 맞는다.졸라가 소설에서 ‘실패한 천재’로 그린 화가를 세잔은 자신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동안 미술관련서나 미학이론서 등에서나 언급됐던 소설 ‘작품’(권유현옮김,일빛 펴냄)이 졸라 서거 100주년(9월29일)을 맞아 국내에 처음 완역돼나 왔다.졸라가 선배작가오노레 드 발자크의 ‘인간희극’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한 ‘루공 마카르 총서’20권 중 가장 이색적인 자전적 예술소설이다.‘인간희극’이 1789년 대혁명으로부터 1848년까지 프랑스사회를 그린 거대한 시대의 ‘벽화’라면,‘루공 마카르 총서’는 유전인자에 의한 한 가계의 역사를 기술한 실험정신의 소산이다.‘목로주점’‘나나’‘제르미날’등졸라의 대표적인 작품들도 모두 이 총서에 포함돼 있다. 소설은 프랑스 제2제정기(1852∼1870년)부터 제3공화정 초반(1870∼1880년대)에 걸친 근대 회화의 혁신운동,즉 인상주의 운동의 흐름을 허구를 가미해 그린다.세잔을 비롯해 그가 옹호했던 마네,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경향과 활약상이 그대로 드러난다.소설의 주인공 클로드 랑티에는 세잔 혹은 마네를 모델로 한 것.또 클로드의 친구로 나오는 상도즈는 졸라의 분신이다.그런 만큼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클로드는 야외의 빛을 살려 자연의 실제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외광주의(外光主義)화가.그는 시골처녀 크리스틴을 모델로 대작 ‘야외’를 그려 살롱전에 출품하지만 낙선한다.가난에 허덕이는 사이 외아들 자크가 죽고,분별심을 잃은 클로드는 죽은 아이를 그려 살롱전에 낸다.이 작품은 심사위원의 도움으로 겨우 입선하지만 그 사정을 알게 된 클로드는 더욱 낙담한다.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자신이 추구하는 ‘사실’과는 거리가 먼 ‘상징’의 세계에 빠지게 된 클로드는 절망한 나머지 목 매어 자살한다.소설의 주제는 한마디로 창작의 고통이다.졸라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항상 완패하는 천사와의 투쟁”이다. 소설 속의 클로드는 세잔인가 마네인가.졸라는 “극적으로 각색한 마네와 세잔,굳이 말하자면 세잔에 가까운 인물”이라 적고 있다.클로드가 상도즈와 엑상 프로방스 시절 부르봉 중학교 학우로 목가적인 소년시절을 그리워하는 장면이나 로맨틱한 몽상가,과격한 성격,들라크루아와 쿠르베에 대한 칭찬,살롱전에서의 잇따른 낙선 등의 묘사는 청년 세잔 그대로다.그렇다고 클로드가 세잔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다.클로드가 살롱에 출품한 ‘야외’는 단번에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을 떠올리게 하며,이 작품에 쏟아진 야유는 1863년 ‘마네 스캔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또 다른 감상포인트는 소재뿐 아니라 기법까지도 인상파 회화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무엇보다 빛의 움직임에 주목한다.인상파 화가들이 동일한 대상을 놓고 서로 다른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려 했듯이,졸라역시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애썼다. 미술과 문학은 어떤 인접 장르보다도 밀접한 ‘자매예술’이다.특히 프랑스의 경우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문인들이 미술가와 교유하며 예술혼을 주고 받았다.한 예로 상징주의 시인 보들레르는 시인이기에 앞서 미술비평가로 화가론과 살롱평을 썼다.졸라도 마찬가지다.졸라는 ‘나의 살롱평’이란 글에서 “회화에서 내가 중시하는 것은 ‘인간’이지 ‘화폭’이 아니다.”란 말로 회화관의 일단을 밝혔다.그러나 살롱을 ‘바보들의 집단’이라 몰아붙인 졸라의 미술비평은 예술가의 이념만을 강조한경직된 관점이란 비판도 면치 못한다.국내 번역본엔 졸라가 직접 찍은 1900년 만국박람회 사진 등 귀중한 역사기록도 실려 눈길을 끈다.졸라는 ‘오스만의 대개조’를 통해 근대도시로 변모해간 파리의 거리나 역,중앙시장 등에서 근대적인 미를 발견하고,그것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졸라는 열렬한 범신론적 자연애호가였지만,동시에 과학과 이성을 중시한 근대주의자이기도 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 우리가 몰랐던 ‘인상파 화가’ 새로읽기

    모네,마네,르누아르,드가,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신흥 시민계급의 기호에 영합한 유파로만 볼 것인가.또 그들은 여성들을 모욕하기만 했는가. ‘우리가 몰랐던’ 인상주의와 그 유파 화가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해 분석한 교양서가 최근 나왔다.예경 아트라이브러리 시리즈물 가운데 하나인 ‘인상주의’(폴 스미스 지음,이주연 옮김).미술의 한 유파인 인상주의는,그 명칭이 1874년 ‘화가·조각가·판화가 협동조합’이라는 그룹전에 클로드 모네가 출품한 ‘인상,해돋이’에서 유래했다.이 인상주의는 당시의 지배 이데올로기인 중산층 백인의 남성주의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이른바 ‘빈둥거리며 놀다’에서 파생된 ‘플라뇌르(flaneur·도시에 거주하는 남성 관찰자)’의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페미니스트로부터 강하게 공격당하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의 분석에서 새로운 시각을 보인다.성장을 한 남자 둘 사이에 앉아 실오라기 한점 걸치지 않고 앉아 있는 나체의 여자는 수치심이나 어색함이 없이‘관객인 남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남자 관객을 거북하게 만들어 더이상 편안하게 여성의 신체를 찬양할 수 없도록 한 ‘비꼬기’수법이라는 것이다.나체의 매춘부를 그린 그의 ‘올랭피아’ 역시 ‘고객’인 플라뇌르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네 역시 중산층의 가치관을 찬양했지만,아이로니컬하게도 중산층은 그의 그림이 고전주의적 규범과 가치를 무시한다고 여겨 ‘위험하다’고 간주했다고 한다.순간적이고 일시적인 인상에 집착한 모네의 고집이 가치의 전복 또는혁명적으로까지 보였다는 것이다.또다른 작가인 카미유 피사로는 ‘당나귀를 타고 로쉬 기용으로 가다’에서 계급의 존재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림과 서양사에 취미가 있다면,‘인상주의’말고도 최근 나온 그림과 화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획 시리즈나 단행본에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예경에서 나온 시리즈 중에서 ‘라파엘전파’와 ‘스페인 회화’,1970∼1990년대까지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오늘의 미술’ 등이 그것이다.각권 1만 9000원. 이밖에 다빈치에서 펴낸 ‘반 고호 VS 폴 고갱’은,서로의 예술을 사랑하면서도 질투를 느껴야 했던 당대의 라이벌 고흐와 고갱의 삶을 추적했다.두 천재화가의 작품을 한 책에서 비교,감상할 수 있다.1만 5000원. 또 20세기초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인 ‘에밀 놀테’의 일대기는 열화당에서 나왔다.원초적인 색채 표현력이 놀랍다.놀테는 1913년 서울을 방문한 최초의 현대 서양화가.한국노인·소녀에 대한 소묘 몇 점과 장승을 소재로 한 ‘선교사’등을 소개한다.1만 8000원. 15∼16세기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뒤러의 목판화와 동판화 450점가량을 수록한 ‘뒤러 판화집’(현대지성사 펴냄)도 주목할 만하다.2만원.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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