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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과학 지식인의 탄생 토머스 헉슬리(폴 화이트 지음, 김기윤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종의 기원’ 이후 벌어진 진화론 논쟁에서 찰스 다윈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보인 전투적 태도로 인해 ‘다윈의 불도그’라 불린 토머스 헉슬리. 그를 포함한 과학분야에 종사하던 영국인들은 1840년대부터 줄곧 자신들을 과학자라 부르지 않고 ‘과학지식인(man of science)’이라 불렀다. 과학자라는 말이 기술자와 같은 특정 분야의 전문인으로, 사회·문화적인 제반 사안에 균형잡힌 시각을 지닌 지식인과는 동떨어진 페르소나를 암시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빅토리아 시대 한 사람의 과학지식인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보여준다.1만 8000원.●인도 경제를 해부한다(삼성경제연구소·KOTRA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미국의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인도가 2012년경에 중국의 경제성장을 추월하고 2050년엔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과 달리 인구가 광활한 지역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인구 1000만명 이상인 도시는 뭄바이·델리·콜카타 정도이며,100만명 이상인 도시가 30여 곳에 이르고, 나머지 대부분은 드넓은 농촌에 흩어져 있다. 때문에 시장을 공략하기가 매우 어렵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토대로 한 인도진출 조감도라 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1만 8000원. ●우경화하는 神의 나라(노 다니엘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신의 나라’라는 일본인 특유의 정신세계를 통해 일본의 우경화를 분석. 일본인에게 일본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신의 나라’다. 월간중앙 객원 편집위원인 저자는 이런 신의 나라가 영원히 지켜지는 만세일계(萬世一系)를 위해 아시아에 ‘진출’해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통치를 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일본인의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천황주의 사상을 지닌 우익인사와 일본 극우인사들의 총본산인 ‘일본회의’,‘신도정치연맹’ 등 거대 보수단체를 ‘신의 나라의 마법사’라고 부르며 이들의 언행을 전한다.1만 2000원.●보쉬의 비밀(페터 뎀프 지음, 정지인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로니뮈스 보쉬의 대표작 ‘쾌락의 정원’의 비밀을 추적한 아트 미스터리. 보쉬는 450여년 전 초현실주의 화풍을 탄생시킨 화가로 특히 육체적 쾌락에 대한 갈망과 죽음의 공포 등을 기괴한 상징으로 표현한 작품 ‘쾌락의 정원’은 지금도 끊임없는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책는 보쉬가 이단이었다는 독일 미술사가 빌헬름 프랭거의 학설을 축으로 ‘쾌락의 정원’에 담긴 그림 속 상징과 수수께끼들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전2권. 각권 9800원.●한국 사회의 신빈곤(한국도시연구소 엮음, 한울 펴냄)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빈곤문제의 실상을 주제별·대상별로 분석. 오늘의 한국 사회의 빈곤현상을 ‘신빈곤’이라는 개념으로 접근, 새롭게 빈곤층으로 편입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탈북자의 문제까지 다룬다. 상대적 박탈은 신빈곤의 중요 원인. 이런 종류의 신빈곤으로는 주거빈곤, 건강상의 빈곤, 교육적 빈곤 등을 꼽을 수 있다. 책은 신빈곤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그 담론적 족쇄 때문에 빈곤문제의 진정성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경계의 메시지도 던진다.2만 4000원.
  • 美 400대 부호 모두 ‘억만장자’

    올해 미국의 400대 부자들 모두 재산규모가 1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미 경제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들 400명의 재산 총계는 1조 250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1200만달러 늘어난 액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가 530억달러로 13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다.2위는 460억달러를 기록한 투자가 워런 버핏.2000년을 제외하고 1994년 이후 꾸준히 2위 자리를 유지했다. 3위에는 카지노·호텔 재벌인 셸든 애덜슨이 차지했다. 지난해 15위에서 순위가 급등했다.2년 전 마카오에 카지노를 세워 대박을 터뜨린 게 주효했다.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뒤 독립해 투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폴 앨런은 160억달러로 5위에 올랐다.월마트 가문에선 4명이 11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델 컴퓨터 창업자 마이클 델은 155억달러로 공동 9위에 올랐다.연합뉴스
  • [프리미어리그] 설기현 더 높이 날까

    ‘이제부터가 진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5경기 만에 골을 터뜨린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영국 BBC가 선정한 주간 베스트11에 뽑히는 등 상한가를 치고 있다. BBC는 18일 선정한 ‘팀 오브 더 위크’의 오른쪽 미드필더에 설기현의 이름을 올려놨다. 지난달 20일 미들즈브러와 개막전에서 맹활약으로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프랑스 유로스포츠에서 잇달아 베스트 11로 선정된 이후 세 번째다.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1골 2도움)로 ‘설풍’과 함께 레딩 돌풍(리그 6위)을 이끌고 있으나 ‘빅리그 빅맨’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앞으로 두 달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해볼 만한 팀과 승부를 벌였다면 앞으론 ‘빅4’를 포함한 리그 강팀들과 겨뤄야 한다. 당연히 설기현과 부딪칠 왼쪽 측면 수비수의 면모도 화려할 수밖에 없다. 설기현은 최근 “지금까지 경험한 팀들이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다.”면서 “아스널 같은 강팀과 대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일 칼링컵 2라운드에서 달링턴(4부리그)전을 치르면 24일 막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다린다. 원래 아르헨티나 대표 가브리엘 에인세가 왼쪽 수비를 맡았으나, 부상 회복 단계로 최근 프랑스 대표 미카엘 실베스트르(1골)와 파트리스 에브라가 번갈아 뛰고 있다. 새달 1일 만나는 지난해 FA컵 준우승팀 웨스트햄에는 잉글랜드 대표 경력의 폴 콘체스키(2도움)가 버티고 있다. 이후 설명이 필요없는 첼시의 잉글랜드 대표 웨인 브리지(2도움) 또는 애슐리 콜, 아스널의 프랑스 대표 윌리암 갈라스를 뚫어야 한다. 29일에는 깜짝 선두 포츠머스와 격전을 치른 뒤 11월5일에는 ‘빅4’의 한 팀인 리버풀이 기다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브라질 출신 파비우 아우렐리우 또는 노르웨이 출신 욘 아르네 리세와 맞닥뜨릴 전망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연구의 질과 양식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탁월한 싱크탱크가 국제경제연구소(IIE)이다.”(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 “IIE는 워싱턴 최고의 국제경제 연구소다.”(워싱턴포스트) IIE는 국제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IIE는 상무장관과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했던 피터 피터슨 블랙스톤 그룹 회장 등에 의해 1982년 설립됐다. 피터슨 회장은 지금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IIE는 국제경제 분야에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미리 파악해 공공의 논쟁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연구소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버드 대학 총장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정치인들의 의회 발언에는 싱크탱크의 연구 결과가 빈번하게 인용되며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기관이 IIE”라고 말한 바 있다. IIE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과제는 국제 거시경제, 국제 자금과 금융, 무역, 투자, 그리고 기술의 발전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중국 ▲세계화 및 그에 대한 반작용 ▲아웃소싱 ▲국제금융기구 개편 ▲다자·양자·지역별 통상협상을 핵심 연구 과제로 선정했다. IIE의 연구 결과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국제경제 전문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미’가 지난해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정치성향을 분석한 결과 IIE는 비당파적이며,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20대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이같은 평가를 받은 곳은 IIE와 전략국제연구소(CSIS)뿐이다. IIE는 매달 한 권 이상의 책과 장문의 정책 분석 논문, 짧은 정책 보고서 및 실무 정책 분석서를 발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의 매주 국제경제 이슈와 관련한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한다.IIE의 웹사이트는 매달 30만이 넘는 페이지 뷰를 기록 중이다. 주요 수입원은 각종 재단과 기업, 개인의 기부금(85%)이며 수입의 4분의3 정도가 연구비로 지출된다고 IIE는 밝혔다. dawn@seoul.co.kr ■ 한반도 전문가, 한·미FTA 연구 담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는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이다. 놀란드 연구원은 한·미관계와 미·북관계, 남북관계, 그리고 한·미 경제통상 분야까지 연구의 관심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는 1993년부터 94년까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선임 경제학자를 역임한 바 있다. 또 존스홉킨스대, 남가주대 등 미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도쿄대 등 외국의 대학에서 초빙 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방문 연구원을 지냈던 경험이 한반도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04년 발간한 ‘김정일 이후의 한국’은 북한의 붕괴와 한국의 흡수 통일 가능성을 제기해 관심을 모았다. 컬럼비아대와 듀크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 경제·경영학을 강의했던 에드워드 그레이엄 선임연구원도 한국 문제에 정통하다. 그레이엄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국제투자국에서 국제경제연구원을 맡은 바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획평가담당관도 역임해 학문과 실무 모두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2003년에 ‘한국 재벌의 개혁’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IIE는 올해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바람직한 방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1982년 연구소 창립 때부터 소장을 맡아온 버그스텐은 미 재무부의 국제담당 차관보를 역임했으며,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국제경제 담당 보좌관도 지낸 바 있다. 버그스텐 소장은 현재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지역주의’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 중이다. 한·미 FTA 연구의 실질적 담당자는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이다. 쇼트 연구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제 통상협상과, 미국의 양자 통상 협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쇼트 연구원도 미 재무부에서 경제연구원을 지냈다.‘경제제재의 재고’라는 저서를 낸 바 있는 쇼트 연구원은 대북 제재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고 있다. IIE에는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을 초빙 연구원으로 받아들였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사공일 전 재무장관, 최인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처장 등이다. dawn@seoul.co.kr ■ “IMF개혁 유도등 국내외 영향 발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브래드포드 젠슨 부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IIE의 운영 방향 등을 설명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젠슨 부소장은 미 인구통계국(센서스) 경제연구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카네기멜론 대학 센서스리서치데이터센터 소장도 역임했다. ▶IIE가 다른 싱크탱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IIE는 브루킹스나 미국기업연구소(AEI)와 같은 종합적인 연구소와 달리 국제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또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와 지역의 정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분야를 좁혔기 때문에 전문성이 강하다. 또 최고의 연구진이 포진했다는 것도 IIE의 강점이다. ▶연구원을 뽑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박사학위를 소유하고,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갖고 있는 인물을 선발한다. 박사학위는 지적으로 뛰어나며 훈련이 되어 있음을 말해주며 정부 경험은 그 분야에서 서비스하겠다는 정신과 현실감각을 알려주는 것이다. 박사학위가 없는 연구원의 경우에는 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실적이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다. ▶연구의 주제는 연구소가 정하나, 연구원이 정하나. -두 가지의 결합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연구원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 과제를 정하고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매주 금요일에 연구원들끼리 만나는 회의가 있다. 이 자리에서 연구원들은 자신이 수행중인 연구에 대해 보고를 한다. 그러면 해당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도 의견을 밝힌다. ▶IIE의 연구 성과가 실제로 국내외의 경제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지난 2004년 미 의회는 부시 행정부에 대외무역협상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무역자유화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없었다. 그때 IIE의 연구진이 미 노동자들이 이익을 얻었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부시 행정부는 협상권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또 IIE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문제를 집중연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의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해 중점적인 연구와 토론을 주도했다. 그 결과 IMF의 개혁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도 그에 따라 지분이 늘어나지 않았는가. ▶IIE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양쪽 다 아니다. 혹은 양쪽 모두라고도 할 수 있다.IIE의 이데올로기는 주류신고전경제주의라고 할 수 있다.IIE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싱크탱크이다. 선거에서 특정한 당이나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가. -IIE는 정부로부터는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독립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정부 관리들과 늘 접촉하면서 정책의 동향을 살핀다. 특히 재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의 관리들은 수시로 우리 연구소를 찾아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미국에 훌륭한 싱크탱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실질적인 것은 세금 제도라고 본다. 미국의 세제는 싱크탱크와 같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를 할 경우 그만큼 세금을 감면해준다. 따라서 부자들의 기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 ▶싱크탱크의 역할은 변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꼭 좋은 방향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 부처들은 예산의 압박 때문에 기관 안에 연구소를 두기 어렵다. 그 때문에 필요한 연구를 외부의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싱크탱크의 경우는 정부의 입맛에 맞춰 연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워싱턴에는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연구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dawn@seoul.co.kr
  • 열대성 전염병 북상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전염병이 북반구 지역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5일)가 진단했다. 올 여름 덴마크의 62세 노인은 발트해에서 낚시를 하다가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다. 그는 팔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결국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숨졌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비교적 따뜻한 멕시코만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멕시코만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발트해에서 1994년 여름에 이어 또다시 이 균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일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토베 로에네 덴마크 보건의는 “미생물은 그리 영리하지 않다.”면서 “온도가 살 만하니까 번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열대성 조류가 나타나 해변을 폐쇄하는 일도 벌어졌다. 북서부 리비에라 해안에서 올여름 휴양객 100여명이 열대성 조류 ‘와편모조강’과 접촉한 뒤 발진과 설사 증세를 보였다. 비단 바다의 일만은 아니다. 북유럽에서 올여름 처음으로 소의 청설병(靑舌病)이 보고됐다. 청설병은 소의 혀가 검푸르게 변해 죽는 질병으로 농장과 동물원에서 다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따뜻한 지중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열대성 병원균의 북상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점점 더 지구의 기온 상승이 이들 질병의 확산과 관련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하버드 의대 ‘건강과 지구환경 센터’의 폴 엡스타인 박사는 “1999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말라리아와 뎅기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700명이 넘게 숨졌다.”면서 “온난화가 열대성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남자하키월드컵 2회연속 4위

    한국 남자하키가 2회 연속 월드컵 4위를 거머쥐며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은 17일 독일 뮌헨그라드바흐에서 열린 제11회 세계남자월드컵하키선수권대회 3∼4위전에서 스페인에 2-3으로 무릎을 꿇어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002년 말레이시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위를 유지하며 세계 하키 강국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고 성적을 거둬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전반 9분과 후반 5분에 거푸 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7분 장종현(조선대)의 만회골로 따라붙은 뒤 후반 26분 서종호(김해시청)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연장 시작 2분 만에 스페인의 폴 아마트에게 골든골을 얻어맞으며 아깝게 3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2위 네덜란드를 꺾고 3위 독일과 비기는 등 좋은 경기를 펼친 한국 대표팀은 19일 오후 1시에 귀국할 예정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천국에서 지옥까지/헤이젤 로울리 지음

    ‘세기의 커플’로 불리는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폴 사르트르.1929년 소르본 대학에서 처음 만나 사르트르가 보부아르보다 6년 먼저 죽은 1980년까지 51년 동안 이들은 각각 다른 연인들을 만났다. 계약결혼으로 알려진 둘의 관계는 각자의 사랑을 허용하는 완벽한 자유 속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보부아르의 제자인 러시아 출신 17세 여성 올가에게 차례로 매혹돼 삼각관계에 빠졌다. 한 술 더 떠 사르트르는 그후 올가의 여동생 완다와, 보부아르는 올가의 남편 보스트와 교제하기도 했다.‘천국에서 지옥까지’(헤이젤 로울리 지음, 김선형 옮김, 해냄 펴냄)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지성의 허울을 쓴 ‘난잡한’ 사랑을 한 눈에 보여준다. 평전 작가인 저자가 나열한 두 사람의 연인은 사르트르가 8명, 보부아르가 6명. 상대방 연인의 여동생과 사랑에 빠지는가 하면 연인을 양녀로 입적하는 등 두 사람의 사랑은 칡넝쿨 만큼이나 얽히고 설켰다. 서로에게 ‘전부’가 되려하지 않았기에 평생토록 사랑할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 겉멋 든 ‘프랑스식’ 지성이 쓴웃음을 자아내는 책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양국정상 현안별 입장

    |워싱턴 박홍기특파원|14일 낮(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 사태를 비롯, 얽히고설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모아졌다. 인식의 공유를 위한 만남인 셈이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 관계가 흔들림 없이 공고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킴으로써 북핵과 6자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현안을 푸는 데 보다 수월하게 공동의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들어 5차례나 열렸던 정상회담과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모양새보다는 좀더 내실을 기하는 쪽에 비중을 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 작통권 노 대통령은 13일 미국 주요 기업인들과의 오찬에서 “한·미 동맹은 부분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지만) 앞으로 기본적인 한·미 관계의 기초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의 입장은 그대로 개진된 듯싶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경주 정상회담의 공동선언에서 한·미 관계가 포괄적·역동적·호혜적인 동맹관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동맹의 공고화를 갈음했다. 두 정상은 작통권 환수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작통권 환수가 미국의 방위공약 지속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작통권 환수 후에도 한·미 동맹관계는 더욱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될 것임을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말마따나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은 아주 굳건한 상태에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의 한·미 관계 변화는 동맹의 미래지향적 현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 북핵 북핵은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이다. 역설적으로 해법이 보이지 않는 난제다.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북핵 문제에 관심이 집중돼 왔던 터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채택됐고, 미국의 금융제재가 들어가자 북한은 ‘벼랑끝 전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7일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초라하다.”면서 “무력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핀란드 발언’은 13일 폴슨 재무장관에게 “미국의 법집행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회담에서도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외교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을 향한 9·19 공동 선언의 조속한 이행 촉구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로 의견을 함께한 점이 주목된다. 로드맵은 앞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포괄적 접근 방안은 새로운 북핵해법인 셈이다. ■ FTA 작통권 환수만큼이나 국내에서 찬반이 갈린 민감한 사안이다. 미상공회의소와 한·미 재계회의는 13일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미 FTA를 성원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폴슨 재무장관도 이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무역 자유화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면서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키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미 FTA 협상은 거센 반대의 여론 속에서도 추진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연말로 다가온 자이툰 부대 파병기한 연장안이 핫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파병에 동맹국으로서 사의를 표시해 주목된다. hkpark@seoul.co.kr
  • 은행장들 ‘IMF 해외마케팅’

    주요 은행장들이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총출동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나선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9일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 및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대표와 면담을 갖고 관심사를 논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강 행장이 해외진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다양한 해외 금융기관 대표와의 접촉을 통해 진출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IMF 총회 기간에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폴 칼레로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아시아총괄 회장, 리크만 그로에닌크 ABN암로 대표 등과 개별면담을 진행한다.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번 IMF 본회의를 통해 카이오 코흐-베저 도이체방크 부회장, 마이클 클레인 씨티은행장, 케번 와츠 메릴린치 회장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갖는다.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19일 IMF 행사에서 인도와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이머징마켓의 주요 시중은행 대표들과 개별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9일 저녁 싱가포르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환거래은행 주요 인사들을 초청, 칵테일 리셉션을 가질 예정이다.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18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다카히라 오가와 국가신용평가 담당이사와 오찬을 갖고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현 ‘A’등급에서 ‘A+’ 등급으로 높여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강권석 기업은행장은 18일 거래은행인 미즈호은행과 HSBC,BOA, 바클레이즈, 싱가포르 DBS은행 대표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기업설명회(IR)도 갖는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과 IQ/이목희 논설위원

    폴 오닐 전 미국 재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비난해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오닐은 부시를 처음 만난 때를 이렇게 묘사했다.“논의 내용을 잔뜩 준비해 갔으나 대통령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거의 독백이었다.” 각료회의 중의 주의산만을 ‘귀머거리 가운데 있는 장님’이라고 꼬집었다. 오닐의 비판에 즈음해 부시의 말실수가 잇따랐다. 공식행사에서 남의 나라 국가원수, 수도 이름을 아무렇게나 불러 망신을 샀다.TV토크쇼에서 ‘바보 부시’가 심심찮게 화제에 올랐다. 부시의 지능지수(IQ)가 두자리 숫자라는 출처 불명의 자료가 떠돌기도 했다. 급기야 UPI통신 등 미 유력 언론들은 부시의 IQ를 과학적 토대에서 분석한 기사를 내보냈다.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성적과 공군장교 시험성적이 준거틀이 되었다. 당시의 추정 IQ는 125였다. 총인구의 상위 5%에 속한다고 하니 명예회복은 된 셈이다.2000년 대선에서 그와 대결했던 고어보다는 낮았으나 2004년 대선 경합자 케리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부시를 불쾌하게 만드는 주장이 또 나왔다. 부시가 20세기 이후 미 대통령 가운데 두번째로 IQ가 나쁘다는 심리학자 사이먼튼의 연구결과가 엊그제 공개됐다. 그는 부시의 IQ를 111.1에서 138.5 사이로 추정했다. 부시의 불행은 두가지. 첫째는 전임자의 IQ가 너무 좋아 대비가 되었다. 클린턴은 추정치가 135.6∼159로 부시보다 20포인트나 높았다. 둘째는 ‘경험 개방성’이 최악이라는 지적을 받은 점이다. 사이먼튼이 분석한 ‘개방성’은 소통지수(CQ)·감성지수(EQ)와 비슷했다. 그는 부시가 머리는 괜찮은 편이나 다양한 시각과 통합능력이 극단적으로 낮다고 혹평했다. 역대 미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한 리처드 뉴스타트는 민주사회의 권력은 ‘설득력’에서 나온다는 결론을 내렸다.“그의 시간 대부분을 상대방을 설득하고 동참토록 이끄는데 보내는 대통령이 성공했다.”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도자의 덕목으로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못 빌린다.”고 말했다. 이제는 이렇게 고쳐야 할 듯싶다.“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소통과 설득, 통합 능력은 빌리기 어렵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2031년 이란·이스라엘 핵전쟁”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30년이 지난 2031년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 출신의 역사학자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전망한 2031년 세계 모습을 인디펜던트가 11일 소개했다. 케네디 교수는 테러 30년 후의 세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테러의 여파에 훨씬 덜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30년후에도 중동은 여전히 지구촌 무력분쟁의 무대가 될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군사력, 경제·기술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최강국으로 남아 있겠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따른 재정 위기와 군사적 실패로 협력외교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제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 되고 유럽연합(EU)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불안감 속에서도 현실적으로는 세계 무대의 네 번째 강자로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지역은 드라마틱한 반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2009∼2012년 격동의 시대를 통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정권이 거의 동시에 몰락한다는 설명이다. 케네디 교수는 무엇보다도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 제1의 도시 텔아비브를 파괴하고 이스라엘도 핵으로 반격, 이란인 1000만명이 몰살하는 무시무시한 핵전쟁을 예견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알카에다의 소멸이다. 알카에다는 2010∼2012년 중국 서부지역에서 무슬림에 대한 보안조치에 항의, 상하이와 베이징에 폭탄 테러를 감행한 후 세력을 잃는다. 케네디 교수는 2031년 지구는 2001년 전문가들이 진단했던 것보다는 나은 상황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린 이렇게 자랐는데 아빠는…”

    “우린 이렇게 자랐는데 아빠는…”

    엄마나 새 아빠 품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 아이들은 2001년 9·11 테러에 아빠를 잃었습니다. 끔찍한 테러로 아빠를 잃기 전 이미 세상에 나와 아빠와 눈을 마주친 아이들도 있지만, 엄마 뱃속에 있어서 한번도 눈을 맞춰보지 못한 애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아빠가 눈을 감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2년 2월 아기 바구니에 담겨진 채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위 작은 사진은 그때 배냇저고리에 감싸인 채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4년 만인 지난 6일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4년의 세월은 아이들 얼굴에 더 또렷해진 아빠의 흔적을 새기고 있습니다. 미국 ABC-TV 홈페이지에 남겨진 재회 장면 동영상을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아빠를 빼닮았는지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아빠 없이 자라난 아이들인데 참 훌륭하게 자랐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날카롭고 아린 궁금증이 고개를 듭니다. 꼬치꼬치 캐물을 나이의 이 아이들이 ‘아빠에게 일어난 일을 알고 싶어할까?’ 하는 것입니다. 홀리 오닐은 아빠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딸이 그날 일을 물어오면 이렇게 답합니다.“너를 가졌을 때 아빠랑 정말 너무 좋아했단다. 근데 나쁜 사람들이 아빠가 일하는 건물에 불을 질렀어. 그는 많은 다른 아빠, 엄마들과 함께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셔.” 폴 아쿠아비바란 아이는 엄마 코트니가 비슷하게 얘기하면 “아빤 항상 내 곁에 있으셔. 날 외롭지 않게 하려고 말이야.”라고 말한답니다. 머리칼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 엄마는 “알잖아, 아빠는 돌아가셨어. 여기 안 계셔.”라고 말하지만, 그애는 “아니야. 요람에서 잠들었을 때도 아빠는 날 지켜보고 있었는 걸.”이라고 대꾸한답니다. 미망인 가운데는 메리 다나히처럼 재혼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녀의 새 남편 앤디는 세계무역센터 90층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 전 남편 패트릭을 위해 “제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하나같이 가슴아픈 사연들이지만, 지난 5년간 지속된 미국의 보복 전쟁으로 만들어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떠올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해지지요. 안 그런가요? 여러분.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하버드 법대 최초 한인교수

    하버드대 법대에 최초의 한국인 교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하버드대와 예일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모두 수학한 재미교포 여성 석지영(33·미국명 지니 석)씨. 저작권법과 가정법, 법률이론 전문가로 명성을 얻은 석씨는 올 가을 학기부터 하버드 법대에서 조교수 자격으로 형법을 강의할 예정이다. 현재 뉴욕 플러싱에서 개업의로 활동하고 있는 석창호씨의 장녀로 6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 온 석씨는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다. 석씨는 하버드 재학 시절 폴 앤드 데이지 소로스 장학금을 받았으며 영국정부가 주는 마셜 장학생으로 선정돼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또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에서 한인으로는 최초로 법률서기관으로 근무했고 하버드 법대 졸업 후에는 뉴욕 맨해튼 검찰청 검사로도 재직했다.뉴욕 연합뉴스
  • 9·11 5주년 24시간 특집방송

    9·11 5주년 24시간 특집방송

    미국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그 뉴욕의 핵심 세계무역센터에다 말 그대로 ‘피의 불벼락’을 내린 9·11테러가 일어난 지 올해로 5주년. 거대한 비행기가 꼬리만 남긴 채 건물에 꽂히고, 조금 있다 거대한 건물 자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그 모습은 영원히 잊기 힘든 충격이었다. 충격도 충격이지만 9·11테러는 그 이후 세상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가기 시작했다. 오는 11일 5주년을 맞아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10일 아예 24시간 테러특집방송 ‘테러데이 9·10’을 편성했다. 우선 새벽과 오후 6시에 편성된 ‘TV와 인질’,‘폭탄과 휴대폰’,‘인터넷과 자살테러’ 3편은 어찌보면 필수품이 되어버린 각종 미디어들이 어떻게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다음으로 오전 11시부터는 연달아 편성된 5편의 다큐는 9·11테러의 모든 것을 다시 분석하고 재조명한다. 알 카에다는 어떤 조직인지, 오사마 빈 라덴은 어떤 인물인지, 이들은 테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테러를 감행한 다음 상황은 어떠했는지 등이다. 또 9·11테러 외에도 세계를 경악케 한 7개 테러사건을 다룬 다큐도 준비됐다.1970년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이 유럽에서 한꺼번에 항공기 4대를 납치했던 ‘스카이 잭 선데이(공중납치의 일요일)’ 사건부터 지난해 7월 사제폭탄으로 지하철역과 버스를 공격한 ‘런던 지하철 테러’까지, 테러는 무엇 때문에 일어나고 어떤 기억을 남기는지 추적했다. 5주년 당일인 11일 오후 6시에는 다큐 ‘플라이트93-남겨진 이야기’가 방영된다. 영화 ‘플라이트 93’을 만들기 위해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7주간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 자료를 바탕으로 ‘본 슈프리머시’ 등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다큐로 만들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관계자는 “9·11은 단순테러가 아닌 문명사적인 사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24시간 종일 방송을 기획했다.”면서 “테러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9·11테러 영화화 ‘플라이트 93’ 새달 8일 개봉

    현실을 현실보다 더 신랄하게 고발하는 게 다큐멘터리의 기능일 것이다. 새달 8일 개봉하는 ‘플라이트 93’(United 93)은 ‘타이밍’이 문제일 뿐 이제쯤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영화였다.2001년 9·11 테러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예측가능한 작업은 ‘블러디 선데이’(2002년)‘본 슈프리머시’(2004년)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나꿔챘다. 순발력을 발휘한 감독은 다큐멘터리 드라마 방식을 택해 소재의 정치적 위험부담을 최대한 줄였다. 미국의 심장부가 속수무책으로 화염에 주저앉는 충격의 장면들을 과연 어떤 요령, 어느 정도의 긴장 수위로 흡수할지가 ‘9·11 영화’의 관건. 백악관도 펜타곤도 아닌 미국연방항공국에 시종 카메라를 들이댄 이 영화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또 한편의 하이재킹 오락물이 결코 아님’을 선언한다. 항로이탈한 민항기들로 뒤숭숭해진 연방항공국 관제센터, 테러의 배경을 알지 못해 허둥대는 현장상황을 복기하는 영화는 도입부에서부터 객석을 긴박감으로 몰아친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두 대의 민항기가 충돌하고 또 한 대가 국방부에 추락하는 장면을 속수무책 CNN뉴스를 통해서나 확인하는 연방항공국은 그 자체로 세계경찰을 자처했던 미국의 초라한 ‘자기고발’이다. 사태의 맥을 짚지 못해 허둥거리는 펜타곤과 백악관의 무능함이 다큐 방식으로 가감없이 노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소한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관객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자아비판과 검열이 얼마나 힘든지(그것도 할리우드에서!)를 확인시킨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명백히 한계가 있다. 영화가 주목한 쪽은 비교적 정보가 많이 노출된 세 대의 폭파 민항기가 아닌, 이슬람 과격단체에 납치돼 국회의사당으로 돌진하다 펜실베이니아 외곽 벌판에 떨어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A93’. 사고 직전 희생자들과 전화통화한 유가족들의 증언, 블랙박스 분석자료 등을 토대로 재구성된 영화는 냉정을 잃어 다큐멘터리 본연의 순수성을 전달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자살테러를 막으려 테러범과의 사투를 벌이는 탑승자들의 이야기가 돌출 무용담처럼 재가공된 후반부는 (미국)시민영웅을 띄운 또 다른 형태의 액션물인 듯 할리우드 공간에서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역사인식과 상업주의가 어디쯤에서 타협했는지, 다큐멘터리의 소임을 얼마나 순수하게 고민했는지는 감독과 제작자만이 알 일이다. 당시 현장을 지휘한 연방항공국 국장을 비롯해 연기경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캐스팅됐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3R, 1위가 2위로 미끄러진 까닭

    ‘호랑이도 보기에 빠진다더니….’ 타이거 우즈(미국)가 연속 보기에 발목을 잡혔다.27일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파70·7360야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75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를 달리던 우즈는 보기 4개와 버디 3개를 묶어 1오버파에 그쳐 합계 8언더파 202타로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2위로 미끄러졌다.2년전 챔피언인 선두 스튜어트 싱크(미국)에 1타차. 최근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5∼8번홀 ‘줄보기’를 저질렀다.4개홀 이상 연속 보기를 범한 건 지난 1996년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5개홀)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50%에 그친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과 39%로 부진한 그린 적중률이 빌미가 됐다. 5번홀(파5)에서 약 2m짜리 파퍼트를 놓친 우즈는 7번 홀(파3)에서도 그보다 짧은 거리의 파퍼트에 실패하는 등 퍼트 난조에 빠졌지만 13,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까먹은 타수를 조금 만회했다. 하위권에 머물던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쳐 합계 2오버파 212타로 공동 33위까지 도약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1호골은 내가”…토요일 밤의 열기

    ‘태극 삼총사, 동시에 일낸다.’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27·레딩FC),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가 같은 날, 같은 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를 뒤흔든다. 특히 박지성과 설기현 중 누가 한국인 시즌 1호골을 뿜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형 엔진’ 박지성은 26일 밤 11시 왓포드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왓포드는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갓 올라온 팀. 이날도 ‘공격의 핵’ 웨인 루니와 폴 스콜스는 출장 정지 징계로 여전히 나서지 못해 박지성의 선발 출장 가능성은 높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지난 24일 찰턴 애슬레틱전에서 루이 사아를 원톱, 라이언 긱스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놓고 박지성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다. 새달 2일이 ‘A매치데이’인 탓에 1∼3라운드 경기 간격이 짧아져 체력 부담이 있다. 하지만 박지성으로서는 찰턴전에서 골대를 맞힌 아쉬움을 반드시 털어버려야 한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격포인트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해 10월 말 설기현이 챔피언십 경기에서 왓포드를 상대로 골을 터뜨린 적이 있다. 같은 시간 설기현은 위건 애슬레틱전에서 저격수로 나선다. 위건은 설기현에겐 그리 낯선 팀이 아니다.2004년 여름 챔피언십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뒤 처음 맞닥뜨린 상대다. 위건은 04∼05시즌 챔피언십 1위를 차지해 05∼06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뒤 10위의 돌풍을 일으켰다. 올 초에는 아스널을 꺾고 칼링컵 결승까지 오르기도 했고, 챔피언십에선 레딩과 라이벌이었다. 지난 2경기서 현란한 돌파와 정교한 크로스로 상대 왼쪽 수비수를 모두 교체시킨 설기현으로서는 위건의 왼쪽 수비수 레이톤 베인스와의 대결이 흥미롭다. 프랑스 대표팀 수비수로 위건의 오른쪽 풀백을 맡는 파스칼 심봉다와 마주칠지도 주목된다. ‘초롱이’ 이영표는 에버턴을 홈에서 맞이한다. 앞서 두 경기처럼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전망이다.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에버턴으로 옮긴 잉글랜드 대표팀 골잡이 앤드루 존슨 등을 막아내야 한다. 원래 포지션이던 왼쪽 수비를 카메룬 출신 이적생 베누아 아수 에코토에게 넘겨주고 오른쪽으로 이동했지만, 익숙해진 모습이다. 특히 지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종종 오버래핑을 감행, 위협적인 크로스와 슈팅을 하는 등 조만간 공격 포인트를 올릴 태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박지성 또 골대 불운… 팀은 3-0 승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 박지성(25)은 ‘골대의 저주’에 고개를 떨궜다. 웨인 루니와 폴 스콜스가 출장 정지로 결장한 덕에 찰턴과의 원정 경기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출장했다. 후반 1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박지성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박지성은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논스톱 발리슛을 날렸지만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히고 튕겨 나왔다. 앞서 박지성은 지난 시즌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2차례나 골대를 맞혀 아쉬움을 남긴 경험이 있다. 박지성은 후반 4분 대런 플래처의 선제골을 엮어내는 크로스를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는 라이언 긱스와 호날두의 슛도 골대를 때렸으나 루이 사아,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골을 보태 찰턴을 3-0으로 제압,2연승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손원천기자의 배낭 둘러메Go!] 평창 기화천 플라이낚시

    [손원천기자의 배낭 둘러메Go!] 평창 기화천 플라이낚시

    ‘맑은 물에서 플라이 낚시를 한다는 것은 한동안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플라이 낚시에는 항구성이 있다. 어디를 가든, 어떤 일을 하든 플라이낚시는 항상 거기 있다. 삶의 여정에서 이렇게 한결같은 것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플라이 낚시는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곳에서 벌어진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머리위에서 캐스팅하는 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이자 50년 경력의 베테랑 낚시꾼인 폴 퀸네트가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할 때가 온다’라는 책에 쓴 플라이 낚시 예찬론이다. 플라이 낚시에는 명수가 없다.‘거장’이라 불리는 사람도 없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물고기를 잡았는가를 겨루지 않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출발해서 빈손으로 돌아온다. 그저 대자연의 품속에서 한나절 놀다 오면 그뿐. 송어 플라이 낚시의 메카, 강원도 평창의 기화천을 다녀왔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아침햇살이 울창한 나무 사이로 부챗살처럼 퍼져가는 미국 몬태나 주 빅블랙풋 강변. 폴(브래드 피트)이 낚싯대를 치켜들자 S자 형태로 허공을 가르던 낚싯줄이 이내 미끼를 수면위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지난 1993년 국내에 개봉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 개봉 이후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플라이 낚시가 일반인들에게도 급속히 확산됐다. # 플라이 낚시는? 두껍고 무거운 라인(낚싯줄)을 캐스팅을 통해 원하는 곳까지 날려보낸 다음 가짜미끼인 플라이훅으로 물고기를 잡는 낚시다.미끼를 원하는 곳까지 던지는 것을 ‘캐스팅’이라고 하는데, 플라이 낚시를 독특한 낚시장르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거의 무게가 나가지 않는 털바늘 미끼를 원하는 곳까지 보내기 위해 무거운 줄을 날리는 독특한 캐스팅 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 캐스팅만으로 플라이 낚시에 매력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매끄럽고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라인을 볼 때면 이세상 어느 춤보다도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평창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42번국도변에 위치한 기화천. 벌써 가을인가 싶을 만치 제법 서늘한 새벽공기가 이방인들을 맞았다. 울뚝불뚝 솟은 산자락, 산등성이에 걸린 구름. 농촌의 새벽풍경은 언제봐도 고즈넉하다. 얼음장처럼 찬 기화천은 냉수성 어종인 송어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춘데다, 주변에 송어양식장도 많아 대표적인 송어낚시 메카로 알려져 있다. 포인트에 도착해 물속상황을 체크하던 박영환(44) 낚시광(www.fishmania.net)대표와 프로스태프인 김병남(41)씨가 능숙한 솜씨로 웨이더(방수바지)와 조끼, 계류화(미끄럼방지 신발)등으로 갈아입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 플라이낚시가 도입된 초창기부터 2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플라이 피셔.10년 경력의 김 프로와는 사제지간이다. # 타잉과 캐스팅이 플라이 낚시의 묘미 “미끼 선택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2번로드에 고동색 계열의 드라이(물위에 뜨는 미끼)를 세팅한 박 대표는 “송어의 먹잇감인 수서곤충의 우화과정을 눈여겨보았다가, 비슷한 색상과 모양의 미끼를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플라이 낚시인들은 대부분 미끼를 스스로 만든다. 이 과정을 ‘타잉’이라고 부르는데, 캐스팅·피싱 등과 함께 플라이 낚시의 3대 묘미를 이룬다. 박 대표도 플라이 낚시 입문시절에는 “지나가던 사람이 낀 앙골라 장갑이나 털목도리만 봐도 타잉이 생각났다.”고 할 만큼 타잉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지기도 했다. 시리릿∼소리를 내며 낚싯대 가이드를 통과한 라인이 새벽안개를 뚫고 계곡사이에 잔잔한 공명을 남겼다. 바닥이 훤히 비칠 만큼 맑고 깨끗한 여울앞에 멈춰선 박 대표가 마치 리본체조를 하듯 유려한 자세로 라인을 날렸다. 캐스팅한 다음에 라인을 당겼다 놓았다 하며 미끼가 살아 있는 것처럼 액션을 주기도 했다. 그는 “여울에는 산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물고기가 있을 확률이 높다.”며 “소를 이루는 여울의 꼬리부분, 수온이 높을 경우 수심이 깊은 곳, 돌무더기 뒤의 와류가 생기는 곳 등을 빼놓지 말고 탐색할 것”을 주문했다. 화려한 색보다는 카키색 계열의 옷을 입고, 하류에서 상류로 탐색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플라이 낚시의 기본. 고기의 시야각을 피하기 위해 낮은 포복자세로 포인트에 접근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자연과 하나됨을 즐긴다 물살을 가르고 바위를 넘으며 1㎞남짓한 계곡을 오르자니 운동량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산 하나를 트레킹한 듯하다. 그동안 잡은 것은 갈겨니 몇마리와 송어새끼 두어수. 그러나 일행의 얼굴 어디서도 안달하는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한순간 박 대표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끌려나오지 않으려 앙탈을 부리던 녀석은 15㎝ 남짓한 산천어. 모처럼 박 대표의 얼굴에 싱그러운 미소가 번져갔다. 조심스레 아가리에서 바늘(미늘이 없다)을 뺀 다음 곧바로 방류. 물고기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머리를 상류로 향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른바 ‘캐치 앤드 릴리즈(catch & release)’다. 이 장면에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오버랩된다.“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낚싯대를 던지는 4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들고, 강물을 따라 흘러들어 가는 것 같다….” 플라이낚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 장로교 목사였던 아버지가 브래드 피트에게 플라이 낚시를 가르친 이유는 뭘까. 자연과 한몸이 되는 플라이 낚시를 통해 진정한 삶을 깨달으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브래드 피트가 멋지게 라인을 날리던 몬태나주의 빅 베어풋 강변이 아니더라도 대자연의 품속에서 하루를 보냈다면 돌아오는 길이 빈손인들 또 어떠리. Tip ‘일몰전 3시간 일출후 3시간’ 노려라 얼음만 얼지 않는다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플라이 낚시. 많이 잡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대상어에 따라 출조지를 정해야 녀석들의 얼굴이라도 보고 올 수 있다. 또 어떤 곳에서건 물고기의 입질이 가장 활발한 일몰전 3시간, 일출 후 3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음은 박영환씨가 추천하는 전국의 유명 포인트.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흐르는 계류에는 산천어, 오른쪽에는 열목어가 주로 서식하고 있다. 왼쪽, 즉 영동지방의 주요 포인트로는 강원도 간성의 북천, 양양의 오색천·갈천·어성천, 주문진의 연곡천, 삼척의 대이리 계곡 등이 있다. 영서지방에는 내린천이 있는 인제와 현리 등이 많이 알려진 포인트. 강계에서는 끄리·강준치·눈불개 등이 주대상어들이다. 끄리는 금강, 강준치는 충북 삼탄, 눈불개는 대청댐 밑에서 주로 잡는다. 박영환씨가 운영하는 피싱숍 낚시광에서는 수시로 플라이 낚시출조 행사를 벌인다.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다.(031)717-7072,716-7555.
  • [프리미어리그] 지성, 24일 찰턴전 출격

    ‘베어벡 앞에서 본능을 깨워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 박지성(25)이 24일 새벽 4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찰턴과의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스파이크 끈을 바짝 조였다. 지난 20일 풀럼과의 개막전엔 교체멤버로 30분 동안 뛰었으나, 이번엔 선발 출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와 미드필더 폴 스콜스가 이 경기부터 3경기 동안 나오지 못한다. 이달초 열렸던 암스테르담토너먼트서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루니 자리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올리거나, 스콜스의 중앙 자리로 라이언 긱스를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날개로 많이 뛰었던 박지성으로서는 선발 출장 기회가 더 크게 열린 셈. 게다가 4일 만에 열리는 경기라 개막전서 체력 소모가 크지 않았던 박지성의 기용에 무게가 실린다. 개막전서 호날두, 긱스, 스콜스 등에 밀렸던 박지성은 이참에 똑부러진 활약을 펼쳐야 한다. 이 경기는 유럽파 점검차 출국한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감독이 관전할 예정이다.‘저격수’ 설기현(27·레딩FC)도 같은날 새벽 3시45분 애스턴 빌라전에 출전, 첫 득점을 노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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