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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광주 ‘4강 성지’ 새역사를

    오∼필승 코리아,오∼대한민국,이순신 장군 후예들아,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시켜라. 드디어 오늘이다.광주 월드컵 경기장.태극 전사들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만나 4강진출을 놓고 대해전을 벌인다.무적함대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과정에서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1588년 5월 영국 정복을 위해 전함 127척,수병 8000명,육군 1만 9000명,대포 2000개로 편성해 출전한 대함대다. 그러나 영국 엘리자베스 1세가 ‘바다의 영웅’으로 치켜올린 F 드레이크 제독에게 크게 완패해 본국으로 돌아갔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런 역사를 안고 있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을 맞아 광주는 지금 한국인들의 열망을 응집시켜 엄청난 빛을 내뿜고 있다.4700만 국민들이 하나되어 ‘코리아’를 외친다.1980년 5월,그때처럼 전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 남녘 땅 빛고을 광주로 모아지고 있다.그러나 오늘은 축제의 시작이다. “스페인의 젊은이들이여,오라 광주로.오라 코리아의 민주주의 성지 광주로.” 헤밍웨이의 작품인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현장.광주는 1937년 내란에 휩싸인 스페인을 알고 있다.일찍이 평화와 자유를 위해,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싸운 나라가 스페인이다.무력으로 정권을 강탈하기 위해 자국 국민들을 대량으로 학살했던 파시스트의 대명사 프랑코 장군에 맞섰다. 피카소가 “다시는 내 조국 스페인의 땅을 밟지 않으리라.”라고 통곡하며 그렸던 불멸의 대작 ‘게르니카의 학살’ 현장과 ‘5월 광주’는 너무나 닮은 모습이었다. 시인 로르카가 그렇게도 사랑하며 노래했던 나라 스페인,그리고 그의 고향 그라나다의 산과 강.조국을 너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죄목 때문에 프랑코 장군의 병사에게 총살당했던 로르카의 시편은 그래서 지금도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벌거숭이 산 위에 홀로 선 십자가.아 눈물의 안달루시아 사라져버린 마을이여!’ 20세기를 넘어서면서 어쩌면 역사적 상처가 너무나도 유사한 스페인과 한국,이 두나라가 자랑하는 대표 선수들이 하필이면 ‘광주’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으니 기막힌 아이러니요,운명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그러나 이번사건은 비극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 중의 축제가 아닌가. 부산에서 폴란드를 2대0으로 격파,2002 한·일 월드컵 주최국으로 멋지고 통쾌하게 출발했던 코리아.미국과는 대구에서 1대1로 멋진 싸움을 보여줬고 인천에서는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고 목말라하던 16강에 올랐던 한국 대표팀.‘아주리 군단’이라 하던가,지중해 파도를 일으키며 달려든 ‘로마제국의 병사’를 2대1 역전승으로 물리치고 꿈에나 그리던 8강에 진출했다.전국은 연일 열광과 환희로 달구어진 도가니다. ‘Be the Reds’라고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과 경기장,거리와 거리를 채우며 거대한 바다인 듯이 출렁이는 코리아,코리아 사람들.도시와 농촌을 가리지않고 온 나라가 하나됨의 마음과 열정으로 넘실넘실 물결치는 모습을 볼 때,정말 그 누군들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올해 6월의 대한민국이다. 정말 어디에서 이런 저력,이런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것일까.선수들은 물론이고,4700만 국민들 모두삶의 자신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우리들 스스로도 알 수 없는,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빛나는 공동체 정신이 어디에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가 저렇듯 아름다운 힘으로 솟구쳐 나오는 것일까? 축구 대표팀과 모두 하나가 된 코리아,코리아 사람들.그렇다,바로 오늘이다.한국이 80년 5월 광주를 통해서 한국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썼듯이,2002년 6월22일 오늘,한국은 광주에서 다시 ‘코리아 4강 진출’이란 새 기록을 월드컵 역사에 남길것이다.‘아아 우리 사랑 한반도,코리아 파이팅’. 김준태/ 시인.조선대 초빙교수
  • [월드컵뷰]‘유럽 공포‘ 벗어난 한국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한 조가 된 스페인 수아레스 감독은 한국전 대비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냥 11명의 선수들을 경기장 안에 풀어놓으면 된다.”는 말로 일축했다.수아레스 감독은 최소 3골차로 이긴다고 호언장담했고,경기결과는 한국의 3대1 패배였다.그러나 12년 후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끌고 8강에 안착한 카마초 감독은 한국과의 일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승으로 가기 위한 최대의 고비”이며,“강한 한국팀을 깨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맹주로 자처해 왔지만,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모든 국가들의 1승 파트너로 애용되어 왔다.본선 조추첨에서 상대국들은 한국과 같은 조에 포함되길 간절히 기도했고,특히 유럽팀은 한국전에 앞서 ‘컨디션 조절용’,‘1승 제물’,‘3골차’라는 수사를 즐겨 사용했다.한국은 이전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팀과 싸워 3무7패의 초라한 전적을 남겼다.그러나 이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본선 첫 경기에서 폴란드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한국에 완패를 당했고,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포르투갈,6위 이탈리아마저 떨어져 나갔다.한국은 올해 유럽 강호들과 맞서 5승2무1패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달고 있는 중이다.이 정도 전과면,유럽팀들이 한국공포증에 시달릴 만도 하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은 프랑스와 체코에 모두 5대0으로 대패했고,노르웨이와 덴마크에도 3대2,2대0으로 패했다.유럽팀에 패배하는 것은 필수이고,무승부는 최대 선전이며,승리는 미완의 기적이었다.그런데 만신창이가 된 한국축구를 보다 못해 소위 ‘축구의 신’이 단군과 합종연횡하여,유럽의 오리엔탈리즘의 망령을 쫓아낸 것일까? 한국의 믿을 수 없는 ‘신유럽토벌기’의 근원을 아무리 생각해봐도,이러한 주술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술은 또다른 현실적 힘의 근원에서 나온다.오늘 벌어질 스페인과의 운명의 8강전이 그러한 주술의 비밀이 풀리는 날이 되길 기대해 본다.스페인전은 그동안 우리를 짓눌러 왔던 유럽공포증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제의(祭儀)’가 될 것이다.공포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사심없는 반복적인 대면이 필요하다.그러고는 진검 승부를 위한 우리들만의 카드가 요구된다.나는 비밀의 열쇠,비장의 카드로 새로운 ‘한국적 전형’을 말하고 싶다.‘기술을 압도하는 체력’,‘개인기를 포획하는 조직력’,‘명성을 극복하는 승부욕’,그리고 ‘자만심을 다스리는 자신감’,이 네 가지가 유럽공포증을 벗어던지게 할 비밀의 열쇠이다. 스페인전은 분명 한국 축구사에 또 한 번의 전인미답의 역사를 쓰게 할 것이다.스페인을 넘으면 아마 독일이 기다릴 것이다.만일 독일까지 넘는 축구사의 혁명이 실현된다면,유럽공포증은 한국공포증으로 전도될 것이다.기적을 기대하기보다는 차라리 순리를 기다려 보자. 이동연/ 문화평론가
  • 월드컵/한국·스페인 ‘닮은꼴 축구’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하는 한국과 스페인은 닮은꼴 축구를 구사한다. 우선 선수 개개인의 기질이 분위기를 쉽게 탄다는 점과 공격적이라는 점에서 같다. 스페인은 세계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특히 라울 곤살레스와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로 이뤄진 투톱은 ‘무적함대’라는 평을 듣고 있다.조별리그에서 모두 9골을 기록하며 브라질과 독일(각 11골) 다음 가는 화력을 자랑했다. 한국도 조별리그에서 과감한 공격축구로 폴란드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물리쳤고 16강전에서는 빗장수비의 대명사인 이탈리아까지 2-1로 제압했다. 멀티플레이로 승부를 건다는 점도 공통점이다.한국이 송종국 유상철 홍명보 등을포지션에 관계없이 폭넓게 활용하는 것처럼 스페인도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과 이반 엘게라 등을 멀티플레이어로 활용하며 변화무쌍한 전술을 펼친다. 월드컵과 무수히 인연을 맺고도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점도 같다.한국은 통산 6번째 출전만에 처음 8강에 올랐고 스페인은 11번째 월드컵에출전하고도 50년 대회 이후 한번도 4강에 든 적이 없다. 특정 골잡이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공통점.스페인은 라울,모리엔테스,페르난도 이에로,가이스카 멘디에타,발레론이 돌아가며 득점에 가세하고 있고 한국은안정환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유상철 등 5명이 6골을 나눠가지며 상대의 수비를 분산시켰다. 박해옥기자 hop@
  • 월드컵/“샴페인 한병은 4강을 위하여”

    “마지막 샴페인 한 병은 남겨 두자.” 22일 스페인전 승리를 위해 대표팀이 비장의 카드(?)를 숨겨 놓았다.우승 축하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샴페인 한 병이다. 대표팀은 이탈리아전이 끝난 지난 18일 밤 11시30분쯤 대전 숙소에서 조촐한 축하파티를 가졌다.이날의 수훈갑인 골키퍼 이운재가 대형 케이크의 촛불을 끄자 선수들이 호텔측에서 준비한 샴페인 3병을 일제히 터뜨렸다. 선수들은 그동안 친형처럼 자신들을 돌봐준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 등 코치진에게샴페인을 뿌리며 8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이 자리에서 박코치는 “스페인전도꼭 이겨서 다시 한번 샴페인을 터뜨리자.”고 제의했고 주위에서는 자연스레 “한병은 4강 축하용으로 남겨두자.”는 의견이 나왔다. 대표팀은 지난 4일 폴란드를 이긴 뒤 맥주 한잔을 마시며 첫 승을 축하했다.16강진출이 확정된 14일 밤에도 간단한 맥주파티를 즐겼지만 샴페인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전 류길상기자
  • 월드컵/ 히딩크 용병술 ‘딱 맞았네’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치른 조별리그 3경기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고비 때마다 뛰어난 용병술을 발휘,승리를 거두는 ‘백발백중’의 지략을 선보였다.그만의 탁월한 승부감각으로 진정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승부수= 히딩크 감독은 18일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중반 공격수를 총동원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역전승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좀처럼 이탈리아 골문을 열지 못하자 수비수 김태영 김남일 홍명보를 빼고 공격수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를 투입해 흐름을 한 순간에 돌려 놨다. 황선홍은 설기현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차두리는 활발한 움직임과 빠른 돌파,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히딩크 감독은 한 골로 패하나 두 골로 패하나 마찬가지인 절체절명의 순간에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쪽집게 선수기용= 그는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을 앞두고 이영표가 부상을 당하자 이을용을 대체 카드로 꺼내 들었다.이을용은 황선홍의 첫 골을 어시스트해 히딩크 감독의 선수 기용이 적절했음을 입증했다.미국전에서도 한국이 포문을 열지 못하자 후반 안정환을 조커로 긴급 투입,동점골을 이끌어 냈다. -선수들에 대한 신뢰= 이을용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끝까지 그를 믿어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도록 지원했다. 이탈리아전에서 설기현과 안정환이 동점골과 역전 골든골을 넣은 것도 히딩크 감독의 두 선수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됐다.설기현은 미국전 등 조별리그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수차례 놓쳤지만 그를 끝까지 신뢰해 동점골을 이끌어 냈다.이날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여러 차례 결정적 득점기회를 무산시킨 안정환도 끝내 교체하지 않아 8강행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준비된 용병술= 한국대표팀 관계자들은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용병술을 발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얘기다.이탈리아전에서 공격수 5명으로 승부를 걸 수 있었던 것도 ‘전 선수의 멀티플레이어화’를 끊임없이 추구한데 따른 성과물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데스크칼럼] ‘대∼한매일’ 즐거운 파격

    “골이다.”“이겼다.”“해냈다.” 18일밤 안정환이 천금의 골든골을 작렬시켜 월드컵 8강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본사 편집국도 터지는 함성과 주체할 수 없는 흥분으로 출렁거렸다.상대가 누구던가.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유럽 축구의 강호가 아니던가.어떤 기자는 주먹을 흔들며 ‘히딩크표’제스처를 지어 보였고 어떤 기자는 서로 껴안고 환호하기도 했으며 좌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부딪치는 기자,캔맥주를 샴페인 삼아 축하 세리머니를 벌이는 기자들의 모습도 보였다.냉정한 취재기자의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동의 현장에 동참하는 순간이었다. 요즘 신문사 편집국은 낮과 밤이 따로 없다.월드컵 특별취재단이 구성돼 특별근무를 해온 지 어제로 한달째.조별리그에 이어 본선 마지막 경기가 저녁 8시30분에 시작되는 관계로 매일 밤 야근이 불가피하고 주말 경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도 잊고 지낸다.당초 우리 국가대표팀의 최대 목표는 월드컵 출전 48년 만의 첫승,여기서 더 나아가야 16강이 겨루는 본선 진출이었다.신문의 모든기획이 이 목표에 맞춰 수립되었고 취재단 운영계획도 이를 토대로 세워졌다.이 계획에 따르면 전원 야근,무휴일 격무도 18일 쯤 해서 전환기를 맞아야 할 터였다.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이런 ‘객관적’전망을 가볍게 뒤엎고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첫승의 감격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16강,8강까지 파죽지세로 내달리는 기적적인 이변을 연출해 낸 것이다. 아무리 격무와 악조건 속이라도 ‘이변’혹은 ‘사건’은 기자들에겐 반가운 ‘선물’이다.더구나 월드컵 경기서 단 1승도 하지 못한 한국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8강 진입을 달성한 것은 기자라면 누구나 ‘작품’으로 남기고 싶은 호재임이 틀림없다.편집국은 곧 흥분을 진정시키며 연장전까지 가는 격전 끝에 전국민을 열광속에 몰아 넣은 감격적인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파격적인‘대∼한매일’의 제호는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이미 16강 진출 과정에서 각종 아이디어들이 지면을 풍부하게 장식하였다.황선홍 유상철의 환호 모습을 1면 전단에 실은 폴란드전 첫승 소식,안정환이동점골을 기록한 미국전 날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거리응원 사진 보도,신문제호 부분까지 전단을 사진으로 할애한 파격적인 1면 편집 등 온갖 기발한 방법을 다 동원했고 그 반응도 뜨거웠다. 이제 더 강렬하게 8강 위업을 축하할 방법은 없을까. 신문제호는 신문의 얼굴이고 간판이다.그렇게 쉽게 변형을 가할 대상도 아니고 몇몇의 아이디어로 쉽게 결정 내릴 일도 아니다.하지만 편집인과 발행인까지 머리를 맞대는 고심끝에 ‘파격’은 행해졌고 이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엄청나게 밀려들고 있다.(31면 기사 참조) 18일의 승리로 본지 월드컵특별취재단은 싸려던 짐보따리를 다시 풀었다.휴일도 없는 야근체제는 더 지속될 전망이다.거침없는 우리 대표팀의 행로는 또 어떤 파격을 우리에게 준비토록 할까.강행군이 ‘한계상황’에 달해 있는 취재기자들은 한편 괴롭다.광화문 편집국 바로 코앞 거리응원 현장, ‘대∼한민국’함성에 동참하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신문을 제작해야 하는 처지도 어찌 보면 서글프다.하지만 이모든 것들이 ‘즐거운 파격’이고‘유쾌한 고생’인 것을. 신연숙/ 문화 에디터
  • 월드컵/외교부 한국팀 승리에 고민?

    대(對) 터키 외교 관계는 냉전 뒤 해빙,스페인 외교는 긴장국면,네덜란드 외교는 우호동맹구축…. 우리 외교부 구주(歐洲)국에 비상이 걸렸다.한국 국가대표팀이 파란을 일으키며 월드컵 8강에 진입하는 동안 우리가 꺾은 팀은 미국을 제외하곤 모두 유럽팀. 오는 22일 광주에서 4강진입을 놓고 결전을 치러야하는 나라도 유럽의 스페인이다. 우리팀의 8강 진입을 두고 외교부는 승리의 기쁨 한편으로,상대국을 위로해야 하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한국을 방문한 ‘축구 패전국’각료나 주한 대사들을 위로하는 한편,현지의 우리 공관에는 반한(反韓)감정 등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보내느라 분주하다.유럽지역 출전 국가의 주한 대사들과 경기를 관전한 외교부 김중재(金仲宰) 구주국장은 매번 경기가 끝난 뒤 표정관리를 하며 이들을 위로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우리가 이긴 나라는 폴란드(2대0),포르투갈(1대0),이탈리아(2대1).현재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이탈리아다.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탈리아의 경우 과격 시위대들이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관에 몰려들어 경적을 울리는 등 반발상황이 심상치 않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는 우호친선 관계가 눈에 띄게 돈독해지고 있다.주 네덜란드 대사관에 연일 현지 언론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터키 관계는 전화위복이 된 경우다.지난 4일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한국인주심이 두명의 터키선수를 퇴장시키면서 터키 국민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치솟았으나 우리 군 수뇌부와 참전용사들이 열렬히 응원한 사실이 터키 언론에 보도되면서 다시 우호적으로 돌아섰다.외교부에선 전 터키대사였던 조상훈(趙商勳) 기획관리실장까지 나서 한국을 방문한 터키 체육부장관을 만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까지 와서 응원했던 폴란드는 비록 우리에게 졌지만 폴란드-포르투갈 전과 폴란드-미국 전에서 한국인들의 일방적인 폴란드 응원을 계기로 잠시 냉각에서 관계가 원상회복됐다. 김중재 국장은 “‘스포츠는 스포츠’이고,이들 국가가 유럽리그에서의 승패에 익숙한 나라들이어서 사실상 우리와의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아니다.”면서 그러나 “국민감정은 논리와는 다른 측면이 있는 만큼 나름의 외교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월드컵/힘+조직+스피드 ‘한국형 축구’ 떴다

    ‘쇠락하는 유럽 축구,떠오르는 한국 축구’ 2002 한·일 월드컵 대회에서 ‘유럽 축구의 심장부’를 자처하는 이탈리아 마저 무너뜨린 뒤 한국이 축구 지각변동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폴란드와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전통적 강호들을 연파하면서 유럽의‘조직축구’와 남미의 ‘리듬축구’와는 다른 형태를 급부상시켰다. 히딩크 사단의 한국형 축구는 일종의 ‘퓨전축구’라고 할 수 있다.신장과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유럽의 조직축구에 스피드와 특유의 투지를 접목시킨 공세적 축구를 구사한다. 유럽형 축구의 특징은 견고한 수비와 롱패스를 활용한 역습.‘빗장(카테나치오)’을 닫아건채 기습을 노리는 이탈리아나 조르제 코스타 등 센터백을 중심으로 견고한 수비진을 구축하고 속공을 전개하는 포르투갈 등이 그렇다. 반면 한국형 축구는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미드필드에서의 강력한 압박을 특징으로 한다.기본적으로 좌우 사이드 어태커에 설기현이나 박지성 등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난 선수를 배치하고 4명의 미드필더가2선부터 중원을 압박하는 형태이다. 이탈리아 등 유럽 3팀과의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한국형 축구의 공격지향적인 특징이다. 한국대표팀의 체력은 ‘4000∼5000rpm(분당 회전수)으로 달리는 차와 같다.’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신할 정도로 향상됐다.히딩크 감독이 펼치는 최근의 전략은 바로 한수위의 체력과 스피드를 활용한 것이다. 선수들도 공격과 수비에 상관 없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로 조련됐다. 한두사람의 특급 공격수에 의지하는 유럽팀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한국팀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면 상대팀은 과연 누구를 집중적으로 막아야할지 대책이 서지않는다.체구가 크고 거친 몸싸움에 능한 유럽팀에 맞서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도 공격성을 더욱 증폭시켰다. 98년 대회에서 프랑스에 0-5로 패할 당시 “한국선수들이 '신사적'인데 놀랐다.”는 비아냥을 받을 만큼 ‘얌전한 축구’는 더이상 하지 않는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2로 완패한 폴란드의 주장 토마시 바우도흐가 “한국은 우리가 경험한 것과 다른 축구를 한다.”고 놀라움을 표시한 것은 한국형 축구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설명한 것에 다름아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8강 신화’ 기쁨 호텔서 즐기세요/특급호텔 이벤트 푸짐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끌어 낸 ‘8강 신화’의 기쁨을 특급호텔에서 만끽하세요.” 월드컵 16강 진출 때 다양한 경품을 제공했던 특급 호텔들이 한국팀의 8강 진출을 맞아 갖가지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서울 리츠칼튼 호텔은 18일 대전에서 열리는 한국-이탈리아 경기에서 한국팀이 승리, 8강에 진출함에 따라 고객 중 8명을 추첨,30년산 밸런타인 위스키를 1병씩 나눠 준다. 대상고객은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이 호텔 레스토랑과 바에서 17년산 밸런타인 위스키를 구입한 고객이다.30년산 밸런타인 위스키 진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명주(名酒)다. 서울 프라자호텔도 8강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 18일 밤 지하 1층 프라자 펍에서 맥주파티를 벌인 고객들에게 테이블당 생맥주 2000cc를 무료 제공했다. 이 호텔은 또 19,20일 호텔 홈페이지(www.seoulplaza.co.kr) 이벤트 코너에 경기관전 관련 사연을 보낸 네티즌 가운데 8쌍을 추첨,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기로 했다.한국팀의 8강전 경기가 열리는 22일 오후 호텔 2층 프라자뷰에서 다과를 들면서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경기가 끝난 뒤에는 원하는 업장에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의 FIFA 지정 호텔인 롯데호텔도 16강 진출에 이어 8강 신화를 축하하기 위해 한­이탈리아전이 열린 18일 밤 호텔 야외라운지를 찾은 고객들에게 생맥주를 원하는 만큼 공짜로 제공했다. 워커힐과 그랜드 힐튼,홀리데이인 서울 등 대부분 호텔의 펍 하우스는 한국-폴란드전,한국-포르투갈전 때와 마찬가지로 고급양주를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생맥주 등을 무료로 나눠 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전광삼기자
  • 월드컵/ 뒤돌아본 ‘열전 15일’

    한국 축구사가 불과 보름 사이에 완전히 새로 쓰여졌다.이 보름 동안 한국 축구는 세계를 뒤흔들었다. 대표팀은 지난 4일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더니 14일 ‘마의 벽’16강을 넘었다.18일 대전에선 마침내 8강 무대로 올라섰다. ‘열광과 환희’의 보름에는 눈물어린 한국 축구 120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1882년(고종 19년) 군함을 타고 온 영국 군인들로부터 전래된 축구는 1904년에는 서울외국어학교 체육과목으로 채택됐다. 전화 속에서 한국은 1954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한 뒤 스위스월드컵에 진출하면서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다.그 뒤 98년 프랑스 대회까지 5차례 출전했으나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54년 2패,86년 1무2패,90년 3패,94년 2무1패,98년 1무2패가 그동안 남긴 성적이다. 그러나 공동 개최국이 된 한국은 이번만큼은 달랐다.4골로 첫 승을 넘어 16강에 오르면서 한반도를 ‘붉은악마’로 채웠다. 6월4일 폴란드전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전반 26분 ‘황새’ 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안기면서 한반도는 달아올랐다.후반 8분 유상철이 쐐기를 박는 두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그토록 목말라했던 월드컵 1승을 일궈냈다. 6월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팀.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전반 24분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가 선제골을 넣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패색이 짙어지는 듯한 후반 33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을 안정환이 골문을 향해 머리로 살짝 넘겼다.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겼다는 아쉬움보다는 16강에 갈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준 한판이었다.14일 인천문학경기장.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린 포르투갈이 성난 사자처럼 덤벼들었다.지성으로 응원하는 ‘붉은악마’를 감동시킨 것은 후반 25분 박지성의 왼발 슛이었다.16강이 확정되는 순간이기도 했다.이로써 한국 축구는 월드컵 역사에 약체에서 다크호스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극적인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이기철기자 chuli@
  • 월드컵/ 한국 월드컵랭킹 10계단 점프

    한국축구가 본선 출전 48년 만에 첫 승과 16강을 한꺼번에 달성한 데 힘입어 월드컵 통산랭킹에서 10계단이나 수직상승했다. 한국은 1라운드까지 2승1무 승점 7을 기록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집계하는 월드컵 본선 통산랭킹에서 34위(승점 13)로 껑충 뛰어올랐다.2002년 월드컵을 포함 본선에 오른 68개팀 중에서 34위로 도약한 것이다. 54년 스위스대회에서 월드컵 데뷔를 한 이후 1승도 신고하지 못해 98대회 때까지 4무10패(승점 4)로 통산랭킹 44위에 머문 한국축구가 비로소 세계 중위권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통산 랭킹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최종 확정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 이전까지 10경기 이상 치른 팀 중에서는 유일한 무승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는데 폴란드전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달성한 데 이어 1라운드를 무패행진으로,그것도 D조 1위로 16강에 오름으로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승1무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은 승점 7을 추가해 월드컵 통산랭킹 56위에서 3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8강까지 진출한 미국은 33위에서 21위로 도약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FIFA 랭킹도 5월의 40위에서 30위권 초반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사설] 길거리 응원 뒤끝도 아름답게

    우리의 월드컵 8강 진출이 걸린 대 이탈리아전이 오늘 밤 열린다.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최고의 소원인 양하던 월드컵 16강의 꿈을 이미 이뤘고,상대가 이름도 빛나는 이탈리아팀이지만 온 국민은 우리 팀이 이겨 8강에 오르기를 두 손 모아 빌고 있다. 특히 집안에서 소극적인 성원을 하는 대신 문 바깥으로 나와 다중 연대의,입체적인 응원의 장을 창출한 길거리 응원단의 기대와 열광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한국 첫 경기인 대 폴란드전 때 60만명이었던 길거리 응원단은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대 포르투갈전 날에는 300만명으로 대거 불어났다. 우리 국민들의 승리에 대한 염원은 금강석같이 강하면서 또 투명해 설사 좌절되더라도 그 순수한 본질이 유지될 것이다.그러나 승리에 대한 기대를 일방적으로 외면화·집단화하는 응원단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위험한 면이 있어 자칫 순수한 뜻이 크게 굴절되고 무참하게 훼손된 모습으로 끝날 수 있다. 대 포르투갈전 때 일부 응원단들이 노출한 탈법적인 응원 뒤탈 행태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당일 밤 인천 경기장과 서울 도심 몇 곳에서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극성팬들의 일탈적 행동이 이어졌다.자동차나 오토바이의 급속 역주행은 물론 지나가는 시내버스나 트럭을 거의 강제로 정차시킨 뒤 차량 위에 올라가 난폭하게 흔들어대는 광경이 여럿 목격되었다.경찰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차도 점령을 고집하는 응원단원도 적지 않았다.행인들에게 광포하게 축포를 터뜨리고 술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패거리 싸움을 벌이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이같은 일탈 행동을 보인 길거리 응원단원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감정의 일차원적인 분출이 허용되는 응원 현장이고,기대치가 높을수록 달성과 좌절의 파장이 크다.오늘 밤 길거리 응원단과 국민들은 ‘아름다운 뒤끝’을 위해 배전의 자각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월드컵/16강 미국-멕시코, 美 ‘기습한방’ 맥못춘 개인기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은 멕시코의 절반 정도밖에 안됐지만 발빠른 측면 돌파로 효율적인 공격을 주도한 미국의 전술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세계 정상급 투톱인 쿠아우테모크 블랑코와 하레드 보르헤티의 개인기를 앞세워 파상적인 공세를 펼친 멕시코는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한 반면 미국은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방어벽을 두껍게 한 뒤 빠른 공수전환으로 공략,쉽게 승리했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8분 멕시코의 왼쪽 수비가 무너진 틈을 파고든 미국 공격진의 정교한 콤비 플레이에 의해 깨졌다.골잡이 브라이언 맥브라이드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클라우디오 레이나,골지역 엔드라인 부근의 조시 울프를 거쳐 품에 안기듯 뒤로 흘러나온 볼을 골문 앞 오른쪽에서 오른발 강슛,반대쪽 그물을 힘차게 흔들었다. 후반 맹반격에 나선 멕시코는 블랑코와 보르헤티가 개인기를 앞세워 스위치 플레이로 문전 돌파를 시도했으나 미국의 견고한 수비벽과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의 선방에 번번이 가로막혔다.균형을 이뤄가던 경기 흐름은 20분 신예 미드필더 랜던 도너번의 헤딩 쐐기골에 의해 다시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 맥브라이드가 벌칙지역 왼쪽으로 돌파한 뒤 반대편 골대를 향해 낮고 빠른 센터링을 띄우자 도너번이 달려들던 힘을 이용해 그대로 헤딩 슛,추가골을 올리며 멕시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멕시코는 종료 4분전 라파엘 마르케스가 거친 플레이로 퇴장까지 당해 완패했다. -브루스 어리나 미국 감독= 폴란드전 패배 충격을 극복하기에는 시간이 짧았다.다행히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 뛰어 줬고,어려운 가운데서도 강호 멕시코를 꺾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단기전인 토너먼트에서는 일정한 선수로만 경기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따라서 오늘은 그동안 뛰지 않은 멤버들을 기용할 필요가 있었다.8강전 상대인 독일은 까다로운 팀이지만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 90분 내내 공 점유율이나 페이스 조절에서 앞섰으나 골 결정력에서 밀려 패배를 안았다.판정이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든 점도 있다.특히 미국 존 오브라이언이 저지른 페널티 지역에서의 핸들링은 전광판을 통해서 모든 사람이 확인한 것인데 심판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94·98월드컵 때보다 더 나은 성적을 희망했는데 아쉽다. 전주 김성수 안동환기자 sskim@
  • 월드컵/ 박두익 8강신화 재현 “내게 맡겨라”

    ‘100회 출장 기념 축포로 박두익의 8강 신화를 재현한다.’ 한국 대표팀의 맏형인 황선홍(34·가시와)이 36년전 박두익이 주도한 북한의 8강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맸다.18일 대전에서 열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 자신의 A매치 100회 출장인 데다 탈락하면 은퇴무대가 되기 때문에 황선홍의 투지는 남다르다.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결장하는 바람에 100회 출장을 다 못채우고 그라운드를 떠나는가 싶었는데 후배들의 선전으로 이번에 다시 기회를 맞게 됐다. 황선홍은 월드컵 조별리그 첫경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본선 첫승과 첫 16강 진출의 물꼬를 텄으나 미국과의 2차전에서 눈썹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결국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긴 했지만 최고참이면서도 붕대를 질끈 동여맨 채 투지를 불태우며 팀의 사기를 자극한 결과 불가능할 것 같던 16강 진출을 현실로 만들었다. 황선홍은 현재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출전하며 통산 2골을 넣은 것을 포함,A매치에 99회 출장해 50골을 기록중이다.이번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추가하면 100회 출장기록과 함께 94미국월드컵 독일전에서 기록한 골을 더해 한국 선수중 가장 많은 월드컵 통산 골기록(3골)까지 보유하게 된다.현재 한국 선수중 월드컵 통산 최다 골기록은 황선홍 자신과 홍명보(94대회 2골)·유상철(98·2002대회 각 1골)이 함께 갖고 있다. 황선홍은 이번 이탈리아전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점쳐진다.포르투갈전에서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젊은 안정환을 대신 기용했지만 이번엔 한 경기를 쉬고 체력도 충분히 비축돼 있어 출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황선홍은 16일 대전으로 떠나기 전 포르투갈전 결장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섭섭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한 뒤 “(자기 대신 들어간)안정환이 잘해 줬다.모두들 그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면서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황선홍은 그러나 “충분히 쉰 만큼 컨디션도 좋고 팀 분위기도 좋다.”며 출장의지를 불태웠다. 박해옥기자 hop@
  • 월드컵/미리보는 오늘 경기/멕시코-미국, ‘창 vs 창’ 북중미 강자는

    ‘북중미의 최후 승자를 가리자.’ 북중미의 오랜 라이벌 미국과 멕시코가 17일 오후 3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8강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북중미 축구를 양분해온 두 팀의 역대 전적만 보면 28승8무10패를 기록한 멕시코가 앞도적으로 우세하다.하지만 이번 월드컵최종 예선에서 한 차례씩 승패를 주고받은 이후 지난 4월 평가전에서 미국이 1-0으로 승리하는 등 비슷해지고 있는 추세다. 두 팀은 모두 신예와 노장의 조화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축구를 구사한다.하지만 두 팀이 맞붙을 때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 조심스러운 탓인지 전통적으로 골이 잘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따라서 승부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얼마나 날카로운 공격을 성공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플레이메이커 클로디오 레이나의 정교한 패스를 바탕으로 다마커스 비즐리와 랜던 도너번 등 신예들이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찬스를 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발이 빠른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와 클린트 매시스,도너번 등을 최전방에 번갈아 투입하는 교란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지난 14일 폴란드전에서 장딴지 부상을 당한 주전 수비수 제프 어구스의 출장이 불가능해 수비 구멍이 커진 점이 걱정이다. 반면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약점인 수비 라인을 집중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왼쪽 주전 수비수인 프랭키 헤지덕이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하는 데다 최강이라던 어구스마저 없기 때문이다.쿠아우테모크 블랑코와 하레드 보르헤티의 투톱에 발빠른 헤수스 아레야노를 투입,폴란드전에서 5분만에 2골을 내주며 무너진 미국 조직력의 허점을 파고 들 것으로 보인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김대통령 韓·伊戰 TV응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는 18일 대전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탈리아간 월드컵 16강전을 현지에 가지 않고 서울에서 응원하기로 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김 대통령은 한-이탈리아전의 경우 대전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면서 우리팀의 8강전 진출을 위해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폴란드 및 포르투갈과의 경기 때는 상대국 외빈이 방한해 경기를 직접 관전했으나 이탈리아의 경우 외빈이 방한할 계획이 없다.”면서 “월드컵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자국의 모든 경기를 관람하지는 않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월드컵/ 시청앞 ‘16강 성지’ 새 명소로

    ‘시청 앞으로’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을 계기로 서울시청 앞이 시민들 사이에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한국전이 열리는 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손을 잡고 거리 응원에 나서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도심 주변 주택가에서는 이웃과 함께 시청 앞에 나가 길거리 응원을 벌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미국전에 이어 14일 포르투갈전에서는 가족단위 응원객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붉은 악마’ 티셔츠와 붉은 두건으로 치장하고 태극기와 축구공 등을 얼굴에 그려넣은 가족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87년 6·10 민주화항쟁 당시 ‘넥타이 부대’로 가득 메워졌던 시청 앞이 월드컵‘16강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김해종(34·회사원·마포구 합정동)씨는 이날 아내 이경희(35)씨와 함께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데리고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김씨는 “단체 응원의 감동을 온 가족이 느끼고 싶었다.”면서 “질서있는 단체응원을 통해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살난 딸과 함께 나온 주부 김옥희(35·마포구 대흥동)씨는 “18일 경기 때는 이웃들과 함께 나올 예정”이라면서 “경기가 끝난 뒤 응원단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아이들이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활짝 웃었다. 윤창수기자
  • 8강 진출땐 경제 파급효과 30조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상승가도에 오른 한국 경제에 폭발적인 추진력으로작용할 전망이다.8강에 진출하면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5조원,직·간접적인 승수효과는 무려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는 폭발적 증가 예상= 월드컵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경제활동은 상당한 줄어들고 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15일 “월드컵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는 얘기가 시중에서 나돌 정도”라며 소비와 생산의 위축을 우려했다.실제로 우리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에는 전력수요가 줄었다.10일의 한·미국전 때는 평상시보다 560만㎾(-13.9%),4일의 한·폴란드전 때는 230만㎾(-5.7%)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許贊國)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난 4월부터 국민들의 소비심리 지수(소비자전망)가 하락세를 보여왔지만 16강 진출이라는 쾌거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8강의 경제학’은= 현대경제연구원은 8강에 오르면 소비진작 등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장기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이미지 제고와 수출상품 경쟁력 등 간접효과까지 합하면 전체적으로 ‘8강 경제학’의 승수효과는 무려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16강 경제학의 직접효과가 3조원,직·간접18조원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의 두배 가까운 것이다. 현대경제연 박동철(朴東哲) 거시경제실장은 “8강에 오르면 현재 주류·전자 등 일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비확대가 점차 모든 부문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소비증가는 생산증가로 이어지고 기업들의 폭발적인 설비투자 확대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허청은 월드컵을 전 세계 60억 인구가 동시에 지켜본다는 점과 각종 상업적 가치를 감안할 때 펜스광고의 홍보효과는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특히 대회 후원을 맡고 있는 KT와 현대자동차는 경기장마다 2개의 펜스광고를 통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광고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한항공·금강고려화학·롯데호텔·국민은행·포스코·현대해상 등 개최국에 할당된 국내지역 업체들도 경기장당 1개의 광고판을 설치해 엄청난광고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업그레이드 코리아= 재정경제부 김용덕(金容德)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급)은 “16강 진출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경제 활력을 되찾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를 세계에 심어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국제신인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 국가신용등급 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등급을 한꺼번에 두 단계 올릴 가능성도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정현 김태균기자 jhpark@
  • 월드컵/18일 對伊戰 필승전략, 스피드로 ‘8강 빗장’ 연다

    ‘8강도 가능하다.’ 48년 만에 월드컵 16강을 이룬 흥분이 채 가시기 전인 15일 한국 축구 대표팀이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이탈리아 격파를 위해 신발끈을 조여 맸다.대표팀은 16일 오전 같은 곳에서 가벼운 훈련을 한 뒤 18일 이탈리아와의 결전이 벌어지는 대전으로 이동한다. 세 차례나 월드컵을 품에 안은 관록의 ‘아주리 군단’이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현재 한국 팀의 상승세나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도 이날 훈련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한마디로 승리에 대한 끝없는 의욕을 보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한국은 포르투갈전에서 작은 발전소 하나를 돌릴 만한 에너지와 뛰어난 컨디션을 유지했다.”며 “한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보여준 기량과 홈팬들의 응원이 어우러지면 이탈리아를 ‘전리품’에 추가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탈리아가 피로의 흔적이 뚜렷한 데다 엄청난스피드를 갖춘 한국이 유럽 축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등 모든 여건이 한국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13일 일본 미야기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후반 체력이 바닥났음을 여실히 보여줬다.한국이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꺾을 때 보여준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운 측면공격으로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교란시킨다면 충분히 ‘카테나치오(빗장 수비)’를 열어젖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수비의 핵심 파비오 칸나바로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나오지 못하는 것도 한국에는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평균 연령이 27.7세로 한국보다 한 살 많고 주전 포워드들도 한국이 훨씬 젊은 점 역시 유리한 대목이다. 이탈리아가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에 0-1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주장이었던 지아모토 불가렐리는 “지금의 한국이 36년 전 우리를 꺾은 북한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히딩크가 조련한 한국은 굉장히 빠르며,예상을 불허하는 플레이로 상대를 혼비백산케 하는 무서운 팀”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한국은 지난달 평가전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차례로 무너뜨린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제압해 유럽 축구에 대해 완벽하게 적응했음을 입증했다. 조반니 트라파토니 이탈리아 감독도 “우리는 이 예측불허의 팀에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며 “그들에게는 매우 열정적인 서포터들이 있으며 일단 경기를 자신의 리듬으로 이끈다면 우리에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탈리아는 이날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 구장에서 한국에서의 첫 훈련을 실시했다.이탈리아는 경기장 반쪽을 사용하는 미니게임을 통해 공격전술 가다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캠프 24시, 피구 “”비기는게 어떤가””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가 지난 14일 한국전에서 고전하자 폴란드도 미국에 이기고 있다는데 이렇게 심하게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뜻을 한국 이영표에게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는 15일 회복훈련을 마친 뒤 “전반전이 끝난 뒤 피구가 비기는 게 어떻겠느냐는 내용으로 영어와 몸짓을 섞어가며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이영표는 “피구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음반을 만드는 작업을 함께하는 등 친분이 있다.”면서 “그는 제스처를 써가며 이렇게 거칠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영표는 “하지만 그때 대부분의 선수들은 폴란드가 미국을 이기고 있는 줄 몰랐다.”면서 “따라서 피구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고 후반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18일 한국과 16강전에서 맞설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는 15일“한국은 이탈리아가 16강에서 만날 최악의 팀”이라고 평가했다.이날 준비캠프인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은 빠르고 선수들이 경기내내 뛰어다니며 골찬스를 잘 만들어내는 팀이어서 상대하기가 아주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도 “한국 선수들은 빠르다.특히 뛰다 넘어질 수도 있을 정도로 빠르다.”며 한국의 스피드에 경계심을 표시했다. 한편 이탈리아대표팀은 이날 오전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는 연수원 운동장에서 공개훈련을 실시했다. ●포르투갈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선수 가족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포르투갈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을 찾은 주앙 핀투,베투,파울루 벤투,조르제 안드라데 등의 선수 부인과 자녀 등은 인천 문학경기장 관중석에서 포르투갈의 패배를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다.특히 무리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핀투와 후반 이영표를 넘어뜨려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물러난 베투의 가족들은 눈 앞에서 벌어진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해했다.한편 탈락이 결정된 포르투갈 대표팀은 15일 휴식을 취한 뒤 16일 새벽 귀국길에 올랐다. ●15일 독일에져 8강 진출에 실패한 파라과이의 골키퍼 칠라베르트는 지고 나서도“단지 독일팀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특유의 넉살을 잃지 않았다.이번 경기를 마치고 은퇴할 예정인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우리는 득점기회를 많이 놓쳤지만 뜻대로 안되는게 축구다.파라과이와 독일은 대등하게 싸웠고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칠라베르트는 또 “우리를 열렬히 응원해준 한국 관중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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