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폴란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금융사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재개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독보적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국제법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41
  • [열린세상]한 사람/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한 사람/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올 12월은 유난히 뒤숭숭하다. G20 서울 정상회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왜 낭보가 없었으랴마는 느닷없이 터진 북의 연평도 도발이 피해당사자들에게는 물론 국민들, 나아가 전세계인에게 큰 충격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국내적으로는 미해결 과제로 표류 중인 여러 현안들과 갈등요인들, 그리고 이기주의의 파편들이 사회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 저자특강 초빙으로 여전히 빼곡한 강의 일정 현장에서 만나는 서민들의 가슴은 혹한이 오기도 전에 이미 꽁꽁 얼어 있다는 느낌이다. 과연 누가 닫힌 이들의 마음을 열어줄 것이며, 누가 오그라든 이들의 손을 펴줄 것인가? 그들을 위로한답시고 주유하는 필자마저 올 연말엔 문득 고독한 영혼이 되어 ‘한 사람’이 마냥 그리워진다.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주고 내 곁에 있어줄 그 ‘한 사람’이 절실히 그리운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자는 2010년을 ‘한 사람’ 단상으로 출발했다. 연초에 영화를 소개하는 한 케이블 방송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다.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 메시지를 통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취지를 듣고, 그냥 쉽게 수락했다. 기억을 뒤져 보니 빈약한 목록 가운데 1994년 오스트리아 빈 유학시절에 본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기회주의자였던 오스카 쉰들러(Oscar Schindler)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 크라코에 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치 당원이 되어 뇌물을 바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한편 공장 노동자로 죽음의 수용소에 잡혀 온 유대인들을 차출 받아 인건비 한 푼 안 들이고 공장을 운영한다. 그러면서 유대인 회계사 스턴과 가까워진다. 이후 쉰들러는 유대인들 사이에서 그의 공장이 ‘천국’이라는 소문이 돌아 위기를 느끼지만 독일군에게 뇌물까지 바쳐가며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을 빼내오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그러던 중 쉰들러는 수용소의 나머지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로 이송될 것이란 얘기를 듣는다. 독일군의 만행에 회의를 품고 유대인들을 구해낼 결심을 한 쉰들러는 스턴과 함께 구해낼 노동자 리스트를 작성한다. 영화 제목인 그 생명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바로 그 대목에서 필자는 최고의 명장면을 만났다. 쉰들러와 그의 유대인 동료 스턴이 1000명이 넘는 구명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그것이 모두 그 두 사람의 기억에서 나온다. 어떻게 그 많은 이름을 일일이 기억해 낼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거기서 두 가지 메시지를 발견했다. 우선, 쉰들러가 그들을 죽음의 수용소에서 구해 낼 때 자신이 소중히 여겼던 물건 하나하나를 팔아서 값을 지불했기 때문에 기억이 났다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1000명이라는 숫자가 그냥 한꺼번에 1000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결국, 쉰들러 리스트에 속한 사람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독일군의 손에서 구출된다. 그 후 독일의 패배로 전쟁은 끝이 나고, 쉰들러는 소련군을 피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공장을 떠나기 직전 유대인들은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한 구절을 새긴 반지를 만들어 그에게 건넨다. 쉰들러는 유대인의 따뜻한 환송에 감동과 아쉬움을 교차하며 오열한다. 그가 남긴 마지막 대사는 긴 여운으로 만인의 가슴에서 오늘도 공명하고 있다. “더 살릴 수 있었어. 돈을 좀 더 벌었더라면…. 난 돈을 너무 많이 탕진했어. 이 차를 팔았으면 10명은 구했을 텐데. 이 (금)핀은 두명 아니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구했을 텐데….” ‘한 사람’은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찬바람이 몰아치고 어둠이 깔리고 있는 동네 뒷골목 그 어디쯤에서 그 한 사람이 콜록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기억 속의 쉰들러는 사제인 필자의 신원을 부단히 확인시켜 준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 한국 성장률 2010~2015년 OECD중 1위

    한국 성장률 2010~2015년 OECD중 1위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으로 통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향후 5년간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5일 OECD의 중장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3% 증가해 32개 회원국 중 칠레와 함께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멕시코(4.0%), 슬로바키아(3.8%), 호주·이스라엘·룩셈부르크(3.6%), 체코·폴란드·포르투갈(3.2%) 등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에 OECD 평균 성장률이 2.7%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또한 2015년까지 한국이 최고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 2010~2015년 평균 잠재성장률이 3.7%로 32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 칠레·이스라엘(3.6%), 슬로바키아(3.3%), 호주(3.2%)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한국 경제가 급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6~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은 한국이 1.8%에 그치면서 32개 회원국 중 17위까지 밀려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중 OECD 평균은 2.1%로 예측됐다.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2016~2025년 평균 1.8%로 18위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국이 2016년부터 저성장 국가로 변모한다는 의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포 中企 1200만弗 수출실적 6년간 13개국 37개 업체 파견

    마포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수출이 늘고 있다. 1일 마포구에 따르면 2005년 시작한 지역 중소기업 해외진출 사업으로 폴란드, 체코, 멕시코 등 13개국에 37개 업체를 파견해 1228만 5000여 달러의 수출계약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지난달 14~20일 인도와 베트남에 파견한 해외시장 개척단이 450만여 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상담 실적도 242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7% 늘었으며 예상 계약실적은 82% 증가했다. 교육용 로봇을 생산하는 에스알시는 인도 민트로트사와 로고 사용 및 로봇교육 증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제품 수출을 넘은 기술협력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릴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정종욱 에스알시 영업이사는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에 노력했으나 인맥에 의존한 현지 바이어 발굴엔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마포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연간 10억원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시장 개척단 7개 참여업체는 모두 102건의 상담에 44건의 예상계약 성과를 이뤘다. 예상 계약금만도 450만 달러에 달한다. 박홍섭 구청장은 “해외시장 방문에 앞서 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치밀한 시장조사와 현지 한인 기업들과의 만남은 중소기업들의 무역교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조계종 국제선센터 돌아보니…탁한 도심 속 자신을 비우는 선방

    조계종 국제선센터 돌아보니…탁한 도심 속 자신을 비우는 선방

    ‘선방’(禪房)이란 말 그대로 참선하는 방이다. 또 ‘선방’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깊은 산속의 인적 없는 곳에 앉아 참선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얼마든지 ‘나홀로’ 참선을 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은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중학교 바로 앞에 자리잡은 국제선센터 (주지 현조 스님) 큰법당에서 선센터 공식 개원식을 가졌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원로의원 정무 스님 등 불교계 인사, 신도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은 “선센터는 한국정신문화와 한국전통문화의 세계화라는 서원으로 설립됐으며 선 수행의 정수인 간화선(看話禪·화두를 근거로 참선하는 수행법)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한국불교의 문화와 전통, 가치관을 전달함으로써 전 세계인이 올바른 삶의 방식을 지향하고 소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선센터는 ‘한국 불교의 세계화’의 기치를 내걸고 조계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으로, 한국불교 고유의 수행전통인 간화선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토·일요일에는 무료로 체험을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도심 속의 선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개원식 행사가 있던 날 선센터 안팎을 돌아봤다. 학교와 아파트단지 주변에 세워진 선센터는 경북 경주의 황룡사 9층탑을 연상케 했다. 총면적 2110㎡(638평)에 들어선 지하 3층, 지상 7층 건물(연면적 1만 600㎡·3206평) 모습이 그러했다. 일반적으로 봐 왔던 산사의 선방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가까이 다가가자 전통과 현대양식이 가미된 건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선센터 관계자는 “신라 때 지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건물”이라며 “국제적 교류가 활발했던 신라 불교처럼 전 세계의 종교와 수행 문화를 알리는 장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건축 설계는 강원도 인제의 만해마을, 전남 담양 정토사 무량수전 등을 작업했던 선(禪)건축가 국민대 김개천 교수가 맡았다. 1층 입구에는 영어로 ‘나우 앤드 히어’(Now and Here)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바로 옆에 ‘바로 지금 여기,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으라’라는 해석이 붙어 있다. 이는 간화선의 핵심 가르침을 뜻한다. 선센터의 큰법당은 2층에 마련돼 있다. 많게는 1000명까지 들어앉아 기도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7층에는 선센터의 핵심시설인 선방이 있다. 입구에 ‘금차선원’(今此禪院)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금차’(今此)는 ‘바로 여기’란 뜻이다. 다른 층의 공간도 대부분 그러했지만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시원한 공간에다, 문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의 고요함은 선방의 느낌을 더해준다. 선방 한가운데에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처음 선불교를 전파한 달마조사의 큰 그림이 걸려 있다. 여기에서는 현재 참선 수행반 회원 96명이 정진 중이다. 지난 1일 고우 큰스님을 초청해 선원개원 법문을 들은 데 이어 24~30일에는 안국선원 수불 스님을 초청한 6박7일 코스의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센터 5층에는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2~3인용 9실, 여러 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대중방 3실 등으로 구성됐다. 4층에는 한국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이 준비돼 있다. 선센터의 월 회비는 10만원이다. 회원이 되면 수행공간을 이용하고, 수행지도를 받을 수 있다. 주말에는 종교에 관계 없이 모든 이에게 무료로 문을 열어 누구나 와서 선방을 명상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센터는 주지 스님을 비롯해 금차선원 원장 효담 스님, 숭산 스님 아래에서 출가한 폴란드 출신 국제국장인 원통 스님 등 스님 7명과 직원 7명이 운영한다. 외국인을 위한 자원봉사자들도 참가하고 있다. (02)2650-2200.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개척’ 호기로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개척’ 호기로

    ‘재계의 유엔 총회’로 불린 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이 지난 12일 막을 내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거둔 실익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인들이 ‘비즈니스 서밋 의장국’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 평소 약속 한번 잡기 힘든 세계 재계 거물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한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CEO 회동 96 건… 네트워크 강화 14일 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회의 기간 조직위를 통해 신청된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공식 미팅 건수는 모두 96건. 기업측에서 미팅 대상 및 내용 공개를 꺼려 비공개로 회동을 진행한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성사된 CEO 간 미팅은 200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진 공식 회동만 86건이 나 된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적지 않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보쉬의 프란츠 페렌바흐 회장, 세계적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의 호세 아그넬리 회장 등과 만나 신사업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미국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 시스코의 윔 엘프링크 부회장, 휼렛패커드 리처드 브래들리 부사장 등을 잇따라 접촉하며 정보기술(IT) 분야의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 분야 기업 7곳의 CEO를 초청해 ‘G20 에너지 정상 회의’를 갖는 등 왕성한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러시아 1위 철강 원료사인 메첼사와 세베르스탈, 프랑스 알스톰, 브라질 발레, 호주 리오틴토, 덴마크 베스타스 대표를 모두 만나며 글로벌 물류채널 확보에 나섰다. 특히 메첼사와는 지난 10일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자원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하며 실리를 챙겼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일본의 이토추, 폴란드 국영발전 유틸리티 회사인 PGE 등 협력관계가 없던 외국기업 CEO들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신시장 공동 진출 등을 구체화하기로 하는 등 ‘깜짝 실적’도 거뒀다. 비즈니스 서밋이 진행되는 회의장과 숙소에 국산 제품을 선보여 세계 재계 리더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우수성을 알린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한국 제품 우수성 세계에 알려 삼성은 비즈니스 서밋과 G20 서울 정상회의에 태블릿PC, 3차원(D) TV, 노트북, 프린터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글로벌 리더들이 국내 IT의 위상과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현대기아차는 에쿠스 리무진을 정상 의전용으로 지원한 것을 비롯해 스타렉스, 카니발, 모하비 등 172대의 차량을 제공해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은 비즈니스 서밋과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CEO와 국가원수들의 항공운송 부문을 맡아 대한항공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즈니스 서밋이 자유무역 촉진, 도하개발어젠다(DDA) 조기 타결 등을 추구하고 있어 (수출지향적인)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제3번 교향곡 ‘슬픔의 노래’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미콜라이 고레츠키가 오랜 투병 끝에 76세로 타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1976년 작품인 ‘슬픔의 노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고레츠키가 가스실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 유대인들이 벽에 남긴 글귀들을 보고 느낀 감상 등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가 남긴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1933년 폴란드 남부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고레츠키는 초창기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센, 벨라 바르톡 등 전위파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아 꾸밈없고 사색적인 작품세계를 일궈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차대전 수류탄 갖고 등교한 12살 학생 ‘충격’

    2차대전 수류탄 갖고 등교한 12살 학생 ‘충격’

    폴란드에서 한 학생이 수류탄을 갖고 등교, 학교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났다.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벌어진 일이다. 12살 학생이 수류탄을 갖고 등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교생 4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출동한 경찰은 학교 건물을 완전히 비운 후 조심스럽게 수류탄을 수습했다. 이렇게 큰 소동이 난 건 문제의 수류탄이 2차 대전 때의 것이었기 때문. 최소한 65년 된 수류탄이라 자칫 폭발사고의 위험이 컸다. 학생은 어떻게 골동품 수류탄을 갖고 있었을까. 경찰에 따르면 학생은 학교 인근의 한 숲에서 우연히 수류탄을 발견했다. 알 수 없는 영웅심(?)이 발동한 학생은 친구들에게 보여주려 수류탄을 갖고 등교했다. 현지 언론은 “세계 2차대전이 끝난 지 65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종종 당시의 폭탄이 발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의원출마’ 섹시 女가수 선정 포스터 논란

    ‘의원출마’ 섹시 女가수 선정 포스터 논란

    정계 진출을 선언한 폴란드의 섹시 여가수 사라 메이가 선정적인 선거 포스터로 논란을 사고 있다. 9일 영국 매체 오렌지뉴스는 “사라 메이로 가수 활동을 한 폴란드 여성 카타르지나 쉬츠웨크(Katarzyna Szczolek)가 이달 말 열리는 선거에 수도 바르샤바 지방단체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출마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라 메이는 선거 포스터를 통해 선정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나타내 유권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선거 포스터에서 사라 메이는 ‘아름다움, 독립성, 유능함’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햇빛이 내리치는 해변에서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비키니를 입고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개된 다른 포스터에선 ‘정직, 진심, 직접, 타협’이라는 문구와 함께 귀여운 강아지를 껴안고 있다. 사라 메이는 “난 여기서 유권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일반인들처럼 같은 거리를 걷고 같은 가게에서 쇼핑하며 같은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언론에서 동성 친구와 진한 키스를 나누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여온 그녀를 조롱하고 있다고. 한 지역 주민은 “사라 메이가 국회에서 의원들에게 성희롱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그녀의 의견을 무시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오렌지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한통운 2015년 매출 5조 달성”

    “대한통운 2015년 매출 5조 달성”

    “녹색과 정보기술(IT)을 통해 2015년에는 매출 5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이 창립 80주년(15일)을 앞두고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확신에 찬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물류산업의 트렌드는 녹색과 IT”라면서 “대한통운은 세계 물류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세계적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올해 매출로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조 1000억원,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1130억원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 사장은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35% 수준인데 5년 후에는 이를 50%로 올릴 계획”이라면서 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 대한통운은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에 30개의 법인과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폴란드, 중동 등에도 사업망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교역량 중 중국이 19%, 유럽이 16%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 두 지역의 사업망을 확대해 해외 매출의 비중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을 기회로 삼아 ‘중량물류’(플랜트 등 대형화물)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택배시장은 지난 3년간 2배의 성장을 보였는데, 앞으로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네트워크 강화와 정보기술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순위로 본 세계속의 한국

    순위로 본 세계속의 한국

    ■‘2위’ 식품물가 1년새 13% ↑…터키 이어 OECD 두번째 우리나라의 식품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4일 OECD 물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월 식품물가지수(2005년=100)는 131.7로 지난해 9월보다 13% 올라 터키(15.3%)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9월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물가 상승률은 2.3%였다.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6배가량 급등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7~8월에도 식품물가 상승률이 OECD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의 식품물가는 우리나라의 통계청 편제로는 식료품(곡물·채소·육류·낙농품 등) 및 비주류 음료 항목과 같다. 9월 식품물가는 우리나라에 이어 영국(5.1%), 칠레(4.3%), 헝가리·폴란드(4.2%)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핀란드(-3.6%)와 아일랜드(-2.0%), 뉴질랜드(-0.4%), 스위스(-1.0%), 노르웨이(-0.3%) 등 5개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이 아닌 나라 가운데에는 인도네시아(11.0%), 러시아(8.7%), 브라질(5.4%) 등이 높은 폭의 식품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식품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원인은 배추와 무 등 고랭지 채소의 작황이 좋지 않아 여름부터 신선식품 물가가 치솟은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물가에서도 생선과 채소 등 신선식품지수는 49.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16위’ 세계은행, 183개국 기업환경 평가 우리나라 기업 환경이 세계에서 16번째로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보다 3단계 올라섰다. 세계은행이 4일 발표한 올해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1)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환경은 183개국 중 16위였다. 1위는 싱가포르였으며 2위 홍콩, 3위 뉴질랜드에 이어 영국, 미국, 덴마크, 캐나다, 노르웨이, 아일랜드, 호주 순으로 톱 10에 들었다. 우리나라는 기업환경 중에서 채권회수 절차(5위), 국제교역(8위), 퇴출절차(13위), 자금조달의 용이성(15위), 건축관련 인허가(22위) 등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투자자보호·재산권등록(74위), 창업(60위), 세금 납부(49위)는 취약한 부문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12위, 주요 20개국(G20)에서 6위, 동아시아에서 3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순위는 2005년 27위, 2008년 23위, 2009년 19위로 매년 상승해 왔다. 특히 올해 순위 도약은 취약 분야인 고용·해고 부문이 평가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다. 국제교역은 일괄 심사제 도입으로 수입 소요시간을 단축했고, 퇴출절차는 통합도산법 개정에 따른 채권 회수율 증가, 건축 관련 인허가는 건축사법 개정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창업은 법인등록세 비용이 여전히 비싸고, 투자자 보호는 이사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한 주주들의 책임 추궁이 쉽지 않으며, 재산권 등록은 절차가 많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에서 감점을 받았다. 세금 납부 또한 납부 소요시간이 길어 단점으로 지적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3일 진주 ‘이상근 음악제’

    경남 진주시는 1일 진주 출신 작곡가 고 이상근 선생(1922~2000)의 음악 정신을 기리는 ‘2010 이상근 국제음악제’가 3일부터 7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과 진주시 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음악제는 ‘한·슬기·멋·힘’을 주제로 다양하게 개최된다. 3일 오후 2시 한국 가곡사에서 차지하는 선생 작품의 의미를 짚어보는 세미나가 연주와 병행해 열린다. 진주시립교향악단이 선생의 교향곡 제6번 ‘한국의 춤’을 연주한다. 4일에는 폴란드 쇼팽음악원 교수 출신인 유명 첼리스트 야로스와브 돔잘이 베토벤, 슈만, 프랑크의 곡을 연주한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中 최고 지도부는 역할분담 외교 중

    中 최고 지도부는 역할분담 외교 중

    9인 집단지도체제하의 중국 최고지도부가 이달 들어 본격적인 역할분담 순방외교를 시작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오는 4~7일 프랑스와 포르투갈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3일~13일 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한다. ●후주석, G20 앞두고 佛·포르투갈 방문 앞서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시리아·폴란드·오만·카자흐스탄 등 4개국을 찾기 위해 지난달 29일 전용기에 올랐고,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던 서열 9위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 달 31일 인도로 떠났다.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원자바오 총리도 다음 달 초 인도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계 각지에서 정상외교를 펼치는 모양새다. ●우방궈, 영토분쟁 동남아 3개국 순방 후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G20 정상회의 일주일 전이라는 시점 때문에 G20 대응 성격이 짙다. 실제 G20 차기회의 의장국인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제경제 시스템 개선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체제 개혁에 적극적인 후 주석과 ‘G20 코드’가 일치하고 있다. 후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프랑스 측과 원자력 및 민간항공 분야의 협정체결을 추진하는 등 사르코지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일 ‘선물’도 준비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자바오 새달 인도행… 中견제 약화 포석 우방궈 상무위원장은 대표적인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연안국들을 차례로 찾는다는 점에서 중국이 내세워온 ‘개별 협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저우 서기의 인도 방문은 명목상 수교60주년 행사 참석이지만 일본·미국 등의 ‘인도 끌어안기’가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 이들 국가의 중국 견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적인 요인도 만만찮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WSPU 서울총회로 세계적 의원단체 도약”

    “WSPU 서울총회로 세계적 의원단체 도약”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10여일 앞두고 제6차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WSPU) 총회가 1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열린다. ●日중의원 등 40여개국 200명 참가 WSPU는 스카우트 운동을 통해 세계 청소년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1991년 대한민국 국회가 주도해 창설한 세계적인 국회의원 조직체로 현재 90여개국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새로운 의원 외교 형식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번 총회에는 스티븐 칼론조 무쇼카 케냐 부통령, 류이치 도이 일본 중의원(6선) 등 40여 개국 스카우트 출신 의원 70여명이 참석한다. 이외에도 각국 스카우트연맹 관계자, 비정부기구(NGO) 단체대표 등 모두 200여명이 참가한다. WSPU는 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뒤 2일 오전 개회식을 열어 WSPU 총재권한대행인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총재로 정식 선출할 예정이다. 총회기간 동안 ‘스카우트 운동과 청소년 지원을 위한 국회의원의 역할’, ‘세계스카우팅의 미래전략과 WSPU와의 관계’ 세미나 등이 열린다.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 회장인 정 부의장은 31일 “WSPU가 그동안 청소년을 위한 입법활동 등에 헌신적으로 활동했지만 2003년 이후 거의 활동이 없었다.”면서 “2006년 세네갈 총회 취소 이후 주춤했던 활동을 부활시키기 위해 WSPU 창설을 주도했던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이 서울에서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흘간 ‘스카우트 운동’ 세미나 등 개최 정 부의장은 이어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던 WSPU 사무국을 지난해 한국으로 영구 이전하고 나서 처음 갖는 행사인 이번 총회를 통해 WSPU가 새롭게 도약하고 세계적인 의원단체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일 저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최하는 ‘서울의 밤’행사가 진행되며 3일 저녁에는 박희태 의장 주최의 ‘환송의 밤’ 행사가 열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제 얼굴을 비춰 보며 지냈다고 말하는 황당한 꼬마가 여기 있다. 태어나면 눈도 못 뜨고 울기 바쁜 범인(凡人)들과 달리 녀석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남편’(결코 아버지는 아니다)이 자신을 장사꾼으로 키우겠다는 소리, 어머니가 양철북을 선물해 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아직 푸르죽죽한 아기는 남자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어머니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심했단다. 이 아이의 이름은 오스카. 독일 전후(戰後) 문학의 대명사이자 가장 잔혹한 성장소설 ‘양철북’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머니와 ‘추정상 아버지’인 어머니의 사촌이 벌이는 질펀한 애정 행각, 어머니 남편의 콤플렉스와 욕망을 관망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고, 두 아버지를 ‘고의적으로’ 죽게 한다. 이런 오스카에게서 동심을 발견하긴 힘들 것이다. 그를 통해 발견되는 것은 아이들의 내면과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의 세계다. 우리는 오스카라는 안경을 통해 독일 사회와 소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런데 렌즈 자체가 이미 왜곡되었던 것일까. 안경에 비친 풍경은 모두 처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 ●정신병자가 회고하는 20세기 초 풍경 작품은 정신병원 환자인 서른 살 오스카의 회고담으로 구성된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단치히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때는 1920년대부터 50년대,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이고 공포에 휘청이다 고독 속으로 침잠하던 그 시기, 독일인 그리고 독일인들이 경멸하는 ‘폴래커’(폴란드를 경멸하여 부르는 말)들이 뒤섞여 살던 곳에서 오스카는 나고 자랐다. 집안 거실과 안방, 아버지의 식료품점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 학교, 우체국, 시장 등 온갖 곳에서 오스카는 부모와 똑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떤 격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는 소시민, 자신들의 콤플렉스와 탐욕으로 시대의 광기를 부른 부모 세대다. 오스카는 광기의 징후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세 살배기 시절 이미 세계에 대한 권태에 사로잡힌 오스카에게 남은 건 이제 양철북뿐이다. 그는 세 살이 되는 생일에 스스로 계단에서 떨어져 추락하면서 성장을 멈춘다. 어른이 되길, 즉 소시민이 되길, 미친 시대에 똑같이 미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되길 온몸으로 거부했던 셈이다. 그런 뒤 오스카는 부모와 교사가 요구하는 규범에 모르쇠로 일관, 목에 걸고 있는 양철북만 허구한 날 두들겨댄다. 어른들은 그의 북을 빼앗으려 하지만, 오스카는 소름 끼치는 비명으로 멋지게 막아낸다. 오스카는 결코 언어적 규칙하에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떠올려보자. 일반적인 가치 판단에서 비껴난 지대에서 북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는 94㎝의 자그마한 아이를. 과거와의 결별은 지금의 변신을 요구하는 법, 어머니의 남편을 죽게 만든 스물한 살의 오스카는 그 장례식에서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전체주의 광기의 죽음이 그 다음 세대의 성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 거부한 북 두드리는 주인공 그러나 그는 결코 곧게 자라지 못한다. 머리는 점점 더 커지는데 다리와 몸통 길이는 그에 비례해 자라지 않은 데다, 등 뒤에는 혹이 생겨났던 것. 세 살배기 오스카는 이제 곱사등이 오스카가 되어 버렸다. 그는 전쟁 주범인 아버지 세대를 죽게 하긴 했으나 여전히 왜소하고 심지어 불구자다. 드디어 신장이 1m를 넘겼지만, 성장을 거부했던 시절의 흔적은 그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작은 몸집에 머리만 커다란, 게다가 등 뒤에는 한 짐을 싣고 있는 이 남자의 회고를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최고의 입담꾼일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는 그저 전쟁의 충격이 빚어낸 몽상가, 제멋대로 날조하는 이빨의 소유자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는 유아적이고 불구자인 독일 정신의 현신(現身)은 아닐까. 어머니를 경멸하고 아버지를 증오했던 아들은, 부모가 죽은 후에도 그들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또 제 키를 온전히 키우지도 못하고서, 멋대로 과거를 각색해 허풍 떠는 정신병자로 세계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회고자가 난쟁이라는 사실이 이야기를 믿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니다. 여기서 1m 조금 넘는 그의 키 높이는 그와 세계 간의 미묘한 거리감이다. 그 키 탓에 사람들은 종종 허리 밑에 서 있는 오스카의 존재를 잊은 채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싸우고, 성교한다. 그리고 오스카는 보고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제 해석대로 적어 내려갔던 것이다. 오스카, 그는 세계 속에 살고, 세계 자체를 자기 신체로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작은 키로 자신을 감춘 채 다른 각도에서 세계를 향해 눈알을 굴리는 한 마리 개구리다. 이 개구리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편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북을 두들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신병원 안에서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건 곱사등이 오스카지만, 그의 생애 전반을 결정짓는 것은 그가 ‘어버버’ 소리밖에 못 내던 시절 내지르던 비명과 두드리던 북소리다. ●유아적·불구자 같은 ‘독일 정신’ 꾸짖어 병실 안에서 그가 쓰는 매끈한 텍스트에는 양철북의 깡깡대는 소리로 주조된 날카로운 비명, 유리병 깨지는 소리, 계단을 구르는 소리, 어머니의 만족스러운 신음, 시끄러운 북소리, 수많은 이웃들의 등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 등이 겹쳐진다. 미친 인간들의 미친 놀음이 당연시되던 미친 시대의 파편들이 계속해서 오스카의 말 사이사이로 비어져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굳건하게 서 있고, 전쟁 중이었던 1937년에 떨어진 명령이 전후인 50년대까지도 유효한 시대에, 오스카는 살아남은 자이자 고아로서 기괴한 전쟁 기록을 남긴다. 거기에서 히틀러, 강제수용소, 연합군 등은 다 미소(微小)한 음향효과에 불과하다. 그는 화약 연기 없이 2차 대전과 전체주의를 그린다. 주요 등장인물은 육욕의 화신, 식욕의 화신, 잔인한 장난을 일삼는 어린 아이, 심약한 이웃사촌. 오스카의 글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북소리와 펜의 사각대는 소리로 축조된, 한 소년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움직이는 미로, 길고도 잔혹했던 어느 전쟁에 대한 가장 기괴한 기록물 중 하나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反이슬람 발언 해고 NPR 부당” 美보수 도 넘은 방송공격

    미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들과 폭스뉴스 등이 21일(현지시간) 일제히 공영라디오방송(NPR)을 집중 공격하고 나섰다. 전체 무슬림(이슬람 신자)을 테러 용의자로 매도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날 NPR가 뉴스분석가 후안 윌리엄스를 해고한 것이 발단이었다. 하지만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NPR만 비난하는 등 공정성을 상실한 양상을 보인다. 미국 보수세력의 반이슬람 정서가 도를 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NPR 뉴스분석가로 일하던 후안 윌리엄스는 지난 18일 강경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비행기에 무슬림 복장을 한 사람이 타고 있으면 불안해진다.”라고 발언했다. NPR는 이틀 뒤 윌리엄스를 해고했다. NPR 최고경영자 비비안 실러는 “윌리엄스는 18일 발언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언론윤리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트위터에 “NPR가 개인 라디오처럼 그렇게 편협하게 운영할 거라면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윌리엄스가 출연했던 프로를 진행하는 빌 오라일리는 “미국인 수백만명이 똑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60여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했던 전설적인 언론인 헬렌 토머스를 불명예 퇴임시킨 유대인 비난 발언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당시 토머스는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폴란드나 독일로 가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사과까지 했지만 동료 언론들의 차가운 외면 속에 언론 경력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충칭~獨 뒤스부르크 1만 1179㎞ ‘新실크로드’ 열렸다

    中 충칭~獨 뒤스부르크 1만 1179㎞ ‘新실크로드’ 열렸다

    중국 서부 대개발의 핵심 도시 충칭(重慶)과 독일의 서부 도시 뒤스부르크를 연결하는 ‘위신어우(渝新歐, 충칭·신장·유럽) 국제철로’가 뚫렸다. 전장 1만 1179㎞에 이르는 아시아·유럽 관통 노선이다. 충칭에서 신장(新彊) 위구르자치구를 통해 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뒤스베르크로 이어진다. ‘위신어우 국제철로’의 중국 내 3812㎞ 노선(충칭~안강~시안~우루무치~아라산) 시운전이 18일 성공리에 진행됐다고 충칭에서 발행되는 중경만보가 19일 보도했다. 독일 뒤스베르크까지 전 구간을 달리는 전체 시운전은 다음 달에 이뤄진다. 초기에는 주 1회 운행하고, 이후 점차 운행 빈도를 늘릴 계획이다. 유럽으로의 육상 수송로가 열림에 따라 노트북, 컴퓨터 등 IT(정보기술)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충칭 등 서부 지역 물품이 유럽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기존의 최대 39일에서 13일로 3분의1 정도 줄어들고, 물류비도 대폭 절감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서부 지역에서 유럽으로의 화물 운송은 지난 5월 개통된 충칭~광둥성 선전(철로)~유럽(해상) 노선과 지난 8월 열린 하늘길(전세기)이 있을 뿐이었다. 이번 철로 개통으로 해상 운송이 줄어들어 남중국해, 아덴 만 등에서의 해적 위협도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 측은 기대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폴란드 헤어숍, 상반신 노출 서비스 등장 논란

    폴란드의 한 남성 전문 헤어숍이 상반신 노출서비스를 시작해 논란이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폴란드의 여성 헤어드레서 들이 상반신을 노출한 채 헤어 컷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전문 헤어숍인 ‘다운 언더(Down Under)’의 주인 워텍 바실레프스키(26)는 새로운 콘셉트의 헤어 컷 방법을 연구하던 중 이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세미누드로 일할 4명의 여성 헤어드레서를 구하기 위해 18개월을 기다렸고 마침내 찾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텍은 “그동안 남성 클럽처럼 헤어숍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의 헤어드레서들은 매우 아름다운 여성들” 이라며 “문의 전화가 수시로 오지만 놀라지 않는다. 이 사업은 지금 급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부고] ‘프랙털’ 개념 만든 佛 수학자 베누아 만델브로

    미시 세계에서 우주 구조 분석까지 과학·수학의 주요 개념으로 폭넓게 쓰이는 ‘프랙털’(fractal) 개념을 만든 프랑스 수학자 베누아 만델브로가 지난 15일(현지시각) 사망했다고 AFP가 17일 보도했다. 85세. 만델브로는 췌장암을 앓아오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동쪽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그의 가족들이 이튿날 전했다. 만델브로는 영국 해안선의 길이를 알아보려고 시도하던 중 프랙털 개념을 창안했으며 프랙털 기하학은 구름이나 해안선처럼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자연현상을 측정하는 데 사용됐다. 만델브로는 프랙털 개념을 ‘부분이 전체와 비슷한 형태로 되풀이되는 구조’를 가르키는데 썼다. 그는 이후 물리학과 생물학, 금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연구를 넓혀 밀 가격의 변동이나 포유류 뇌의 성장 등을 분석하는 데도 프랙털 개념을 활용했다. 프랙털이란 말은 ‘쪼개다’라는 뜻의 라틴어 ‘프락투스’에서 나왔다. 그는 1924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다음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농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종전 뒤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공부했고 1958년 IBM에 합류해 약 30년간 연구 생활을 계속했다. 이후 미국 예일대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5년 은퇴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防寒(방한)엔 패딩이다

    防寒(방한)엔 패딩이다

    쌀쌀해진 아침 바람이 두툼한 방한복 하나쯤 마련해서 겨울에 대비해야 할 때란 걸 일러준다. 요즘 방한복의 대세는 비싼 모피나 알파카 털 코트가 아니라 가볍고도 따뜻한 패딩 재킷이다. 패딩 재킷의 세계적 유행을 이끈 것은 프랑스 브랜드인 몽클레어. 최소 100만원이 넘는 몽클레어의 패딩 재킷은 ‘저렴하지만 뚱뚱해 보이는 옷’이란 편견을 확 깨뜨렸다. 패딩 재킷의 전통을 이어받아 따뜻하면서도 초경량 소재를 써 얇고 가볍다. 디자인도 몸매의 선을 예쁘게 살려줘 마돈나, 빅토리아 베컴, 모나코 공주 스테파니 등 세계적 유명인사의 사랑을 받았다. 패딩 재킷으로는 최초로 모조품이 등장해 인터넷 쇼핑몰과 길거리에서 팔릴 정도다. ●햇빛 받으면 온도 3~5도 가량 올라 올겨울에 대비해 국내에서 출시된 패딩 재킷도 몽클레어가 이끈 유행을 반영해서 햇빛을 받으면 2~3도가량 열을 발산하는 기능성 발열 섬유에다 헝가리산 거위 털 등 고급소재를 썼다. 게다가 탈·부착할 수 있는 소매와 털 장식 등으로 다양하게 트랜스폼(변형)이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일본 최고의 등산복 브랜드 몽벨이 선보인 ‘슈퍼프리미엄 다운 재킷’은 공기처럼 가볍고 얇지만 강력한 보온력을 자랑한다. 여성용 재킷은 무게가 180g에 지나지 않아 착용하면 옷을 입었는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굵기가 머리카락보다 가늘어서 현존하는 원단 가운데 가장 얇은 7데니어의 ‘발리스틱 에어라이트’를 겉감으로 사용한 덕분이다. 속에는 폴란드산 거위털을 넣었다. 유니클로는 특수 가공 극세사로 겉감을 만든 부드러운 촉감의 패딩 재킷을 출시했다. 극세사는 일본 도레이사와 공동 개발했다. 깃털이 잘 빠지는 패딩 재킷의 단점도 보완했다. 원단에 깃털을 채운 뒤 재봉하는 통상의 패딩 재킷과 달리, 봉제선을 만든 다음 한 칸씩 깃털을 채워 넣은 것. 주황, 분홍, 보라, 형광빛 초록 등 색깔이 열 가지가 넘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다. 코오롱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가 내놓은 ‘트랜스로더 재킷’은 바람막이와 패딩 내피로 구성돼 한 벌로 다섯 가지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디자인·색 다양 어떤 하의와도 어울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양문영씨는 15일 “트랜스로더 재킷은 바람막이, 다운 재킷, 다운 조끼를 따로따로 입을 수 있다. 바람막이와 다운 재킷을 함께 입으면 한겨울 등산복으로도 손색없다.”며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는 바람막이 점퍼 위에 다운 조끼를 살짝 겹쳐 입으면 좋다.”고 소개했다. 패딩 재킷은 청바지나 쫄바지 등 어떤 하의와 입어도 잘 어울린다. 여성은 짧은 미니스커트에 두툼한 쫄바지를 입고 패딩 재킷을 입으면 발랄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쫄바지 위에 화려한 색깔의 두툼한 토시를 겹쳐 입으면 따뜻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환율전쟁 전면전] 韓 원화가치 2주만에 1.7%↑… 亞 신흥국까지 ‘불똥’

    [환율전쟁 전면전] 韓 원화가치 2주만에 1.7%↑… 亞 신흥국까지 ‘불똥’

    환율전쟁이 미국, 중국, 일본 등 ‘큰손’에서 ‘개미’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까지 급속도로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양적 완화에 매달리는 선진국들 틈바구니에서 수출길을 열고 투기자본(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올 들어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절상률에는 환율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녹아 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8원 떨어진 1110.90원에 마감됐다. 전년 말에 비해 3.9% 절상된 것이다. 이달 들어 2주 동안에만 1.7%가 올랐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절상폭이 완만한 편이다. 극심한 엔고에 신음하는 일본은 무려 13.0%가 올랐다. 미국으로부터 연일 강력한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위안화도 2.4% 상승했다. 한·중·일 3국을 비교하면 엔화의 절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 13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들먹이며 한국정부를 비판한 배경이기도 하다. 신흥국이 몰려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의 화폐가치는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태국(바트)은 전년 말 대비 11.7%, 말레이시아(링깃) 10.8%, 싱가포르(달러) 7.8%, 인도네시아(루피아) 5.7%의 절상률을 각각 기록했다. 고정환율제인 홍콩(-0.06%)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가 올라간 자국의 통화가치 때문에 고민이다. 아시아 신흥국은 수출 등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유독 많다. 화폐가치가 오르면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진다. 최근에는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 신흥국에 초단기투자를 하는 캐리트레이드까지 극성이어서 경제규모가 작은 아시아 신흥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각국의 환율 방어전이 치열하다. 시장 및 거래 규모가 크고 전통적으로 심리적 효과를 노려 직접개입 선언을 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은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될까 봐 대놓고 하지도 못한다. 한국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타이완은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외환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 타이완 달러화의 올해 달러 대비 절상률이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자국 통화가치가 최고로 올라간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도 대규모 외환 개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륙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남미에서는 얼마 전 채권 금융거래세를 인상한 브라질을 필두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이 이미 환율시장 개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밖에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시장에서 모종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환율전쟁은 세계경제 회복세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모두들 국제 금융위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대형 쓰나미가 세계를 휩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든다.”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각국의 의견 대립이 첨예해 환율갈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일각에서 1930년대식 보복 관세와 무역장벽 등 보호주의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지만 각국이 위기 속 공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만큼 공멸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