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부른 폭력시위/이대론 안된다
◎「김춘도순경 치사」 정·관가의 시각/과격 계속땐 한총련해체 등 신중검토/정부/“개혁 걸림돌”·“여론등진 투쟁은 실패”/여·야
시위대에 의한 김춘도순경 폭행치사 사건을 놓고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개탄의 목소리가 드높다.문민민주정부하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는데 정관가의 시각이 일치한다.
○고차원대응 설득력
그러나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당정 일각에서는 차제에 공권력을 집중동원,운동권을 무력화시키자는 주장도 대두했다.이에 대해 국민의 반폭력 희구심리확산을 통해 운동권의 불법·폭력시위가 스스로 사라지도록 만들자는 「고차원의 대응책」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청와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불쾌하다」는 것이다.문민정부출범이래 민주·반민주구도가 사라졌음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일부 학생들이 과격시위를 벌이고,이같은 불상사가 발생한 것은 과격운동권의 역사의식 부족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의 이번 사태에대한 대응도 과거와 다르다.권위주의정권아래서는 경찰이 죽거나 다치면 체제수호의 「호재」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공안정국」이라는 말도 그때 만들어졌다.
이제는 시위대나 경찰 어느쪽이 피해를 입든,그것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핵심부의 생각이다.폭력사태는 사회기강확립차원에서 다루어야지 정치적 배려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태발생직후인 지난 13일 치안관계장관회의를 갖고 강경대응방침을 천명하려다 일단 진상파악에 주력하기로 방침을 선회한 것도 청와대의 이같은 뜻이 전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13일의 장관회의는 간담회로 격이 낮추어졌고 검토했던 총리담화도 취소되었다.
이번 사태의 진상만 충분히 알려진다면 과격시위에 대한 국민의 비난 여론이 비등,급진 운동권이 설 근본 토양이 사라지리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역사의식 부족” 판단
그렇다고 정부가 모든 것을 국민 여론에 맡기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법질서 확립차원에서 검·경이 나서 경관 사망가해자를 철저 색출,엄벌에 처할 방침이다.한총련이 과격시위및 이적행위를 계속할 때에는 한총련집회를 불허하고 궁극적으로는 해체등의 조치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개정등 불법·과격시위를 막을 제도적 장치도 종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문민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일부 학생들의 과격시위가 근절되지 않는데 대통령이 불쾌해하고 있다』면서 『이제 학생운동을 성역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관계자는 이어 『최근 학생운동이 세계가 버린 공산주의에 아직 영향을 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혀 과격시위의 사상적 배경에 대한 의혹을 나타냈다.
▷민자당◁
민자당은 이번사건을 「있을 수 없는 폭력살인행위」로 규정하고 가담자를 끝까지 색출,엄정하게 의법처리해야 한다는 등 강경자세.
민자당은 14일 상오 김종필대표 주재로 확대당직자회의를 열고 이같이 입장을 정리하고 학생들의 과격폭력시위를 근절키 위한 정치권 차원의 구체적 방안도 마련해 나가기로 결론.
○「폭력살인행위」 규정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학생시위에 사로맹등 친북한세력이 개입돼 있으므로 학생운동권의 지하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속출.
이날 특별보고차 회의에 참석한 서정화국회내무위원장은 『정부 여당이 이같은 폭력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학생운동권이 클린턴미대통령의 방한등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노동운동과 연계해 경제활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개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과격시위를 잡지 못하면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등 문민정부 권위가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
그는 특히 『약 4만명으로 추산되는 지하 대북동신자등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경찰의 대공능력제고가 긴요하다』고 지적.
이에 조부영 제1사무부총장도 『경제활력과 개혁이 정국운영의 쌍두마차였으나 이제는 「안보」가 들어간 삼륜차가 돼야 한다』며 안보논리에 공감.
○김 대표,유가족 위로
한편 황명수사무총장·김덕용정무1장관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당차원에서 지나치게 대응하면 여론에 불리』,『기성인들이 학생들과의 대화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학생폭력시위 주동자를 엄단하되 교육대상자로 생각하자』며 강경일변도로 흐르는 회의분위기에 제동.
김대표는 이날 하오 황총장등 당직자들과 함께 동대문경찰서 제1기동대에 마련된 고금춘도순경 빈소를 방문,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
김대표는 이어 여관구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사건경위등을 보고받고 『가신분의 희생을 나라를 정당하게 다스리는 계기로 승화시키자』고 당부.
▷민주당◁
○…민주당도 『다시는 재발되어서는 안될 사태』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폭력이 배제된 올바른 시위문화의 정착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
박지원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심한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에게 어떠한 폭력도 자제할 것을 촉구.
당내 운동권 출신 의원들도 『대중과 유리된 학생운동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
○“재발 있어선 안돼”
이들은 한편 『정부는 불법·탈법 시위에 대한 허가기준을 명확히하고 안전진압 수칙을 준수함으로써 시위가 폭력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
민주당은 그러나 『법과 질서가 중시돼야 할 개혁의 시대에 모든 표현은 법과 제도의 범위내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박대변인의 성명에 명시,지금까지 주장해온 「제도가 뒷받침된 개혁」을 거듭 강조.
한편 민주당은 14일 상오 고금춘도순경의 분향소가 마련된 경찰병원에 김원기·이부영최고위원과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을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