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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으로 빚은 ‘동양과 서양’

    국내 창작발레 활성화에 힘써온 두 중견 여성 안무가의 작품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세종대 장선희 교수는 21∼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수묵’을, 충남대 조윤라 교수는 27∼28일 호암아트홀에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공연한다. 각각 조선시대 수묵화와 드뷔시의 동명 오페라에서 모티프를 얻어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야심작이다. ●장선희발레단 ‘수묵’ 잘 마른 한지 위를 거침없이 누비는 붓의 움직임처럼 텅 빈 무대를 자유자재로 수놓는 무용수들의 몸짓.‘수묵’은 동양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서양의 역동적인 발레로 치환해서 보여준다. 2막10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조선시대 예술가의 불꽃 같은 삶과 예술혼을 때로는 물처럼 잔잔하게, 때로는 폭풍우처럼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펼쳐놓는다. 붓, 먹, 종이가 물을 만나면서 천변만화하는 과정과 신명, 천지인, 정중동, 태극, 여백 등 동양정신의 핵심 요소들이 어떻게 무대 위에 형상화될 것인지가 관심거리. 공연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화려한 면면도 눈길을 끈다. 소설가 이문열(황진이), 이인화(신시) 등 평소 문인들과의 작업을 즐겨온 안무가는 이번에도 시인 이문재에게 대본을 맡겼다. 여기에 창작국악과 영화음악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곡가 원일과 일본의 조명디자이너 요시코 기타타니가 가세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이영철·임혜경(유니버설발레단), 하준용(국립발레단), 김경신·이영찬·최문석(툇마루무용단), 허인정(장선희발레단) 등 국내 유명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해 한층 기대를 높이고 있다.1만∼5만원.(02)3408-3280. ●조윤라발레단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벨기에 출신 작가 모리스 메테르 랭크가 쓴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는 유럽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교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 하지만 국내에서는 95년 소극장 오페라로 한차례 공연된 이후 거의 무대화되지 않아 일반인들에겐 생소하다. 형수와 시동생으로 잘못된 사랑에 빠지는 멜리장드와 펠레아스, 그리고 질투 끝에 배다른 동생이자 연적인 펠레아스를 죽이는 골로 등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질투, 죽음이 작품의 기둥줄거리. 안무가는 이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현대발레로 재구성해 지난 99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했고, 당시 호평에 힘입어 올해 우수 레퍼토리의 하나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무용평론가 문애령이 대본을 집필했고, 연극과 무용음악 양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태근이 음악을 맡았다.1만 2000∼3만원.(02)2263-468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쥐라기 공원(SBS 오후 11시 45분) ‘ET’‘인디아나 존스’‘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3년작.‘쥐라기 시대’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추출한 공룡의 DNA를 첨단 기술로 복원해 낸 공룡들이 일대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SF 오락영화. 마이클 크라이튼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거액의 제작비와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블록버스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성공으로 전세계적으로 공룡 붐이 일기도 했다.1994년 아카데미 영화제 음향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코스타리카의 이슬라 누블라에 차세대 유전공학 기술로 쥐라기 공원을 세운 존 해먼드 회장(리처드 아텐보로). 그러나 공룡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전문가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공원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한다. 해먼드 회장은 제나로 변호사와 고생물학자 그랜트 박사(샘 닐), 고식물학자 새틀러 박사(로라 던), 수학자 말컴 박사(제프 골드 블럼)를 공원에 초대한다. 그는 어린 관람객들의 반응을 미리 시험할 겸 자신의 손자, 손녀도 동행한다. 금전 문제로 해먼드 회장에게 앙심을 품은 컴퓨터 전문가는 경쟁사에 공룡의 배아를 팔아 넘기기로 계약을 맺고, 그랜트 일행이 공원에 들어온 날 보안시스템 작동을 중단시키고 공원을 몰래 빠져나가려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풍우까지 겹치자 해먼드 회장은 투어를 중단시키려 하지만, 전력이 끊겨 그랜트 일행은 공원 한가운데에 갇히고 마는데….125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더 셀(KBS1TV 밤 12시 20분) 타셈 싱 감독의 2000년작. 빈센트 도노프리오, 제니퍼 로페즈 주연. 연쇄살인범의 머리 속 세계를 탐험한다는 엽기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공상과학 스릴러물. 제니퍼 로페즈가 납치된 희생자를 찾기 위해 혼수상태에 빠진 연쇄 살인범의 심리 속으로 들어가는 과학자 역할을 했다. 하얗게 표백되어 버려진 일곱번째의 여자시체….FBI 특수요원 피터는 강변에서 발견된 마지막 시체를 검시한 결과, 범인이 포드 자동차를 타고, 희귀종인 알비노 셰퍼드를 데리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 무렵, 또 다시 줄리아라는 여자가 실종된다.FBI의 총력전으로 범인 칼 스타거는 검거되지만 불행히도 놈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피터는 범인의 의식을 깨우기 위해 심리학자 캐서린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가 갖고 있는 악몽의 근원을 연구해 왔는데, 이번엔 연쇄살인범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마지막 희생자의 소재를 알아내야 한다.107분.
  • [그 영화 어때?]‘청연’ 야외촬영현장 액션

    [그 영화 어때?]‘청연’ 야외촬영현장 액션

    20세기초, 암울한 식민지시대 조선땅에 ‘푸른 하늘을 나는 제비’를 동경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열여섯이 되던 해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간 그녀는 비행학교에 들어가 온갖 차별을 딛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일본 비행사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1933년, 마침내 꿈에 그리던 고국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우에 휘말려 자신의 분신인 ‘청연(靑燕)’과 함께 산화했다. 조선 최초의 여성 비행사 박경원(1901∼1933)의 삶을 조명한 영화 ‘청연’(감독 윤종찬, 제작 코리아픽쳐스)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제작 과정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작품. 지난해 4월 크랭크인해 한국 영화 최초로 항공특수 촬영에 도전하는가 하면 미국 LA, 일본 나가노현, 중국 창춘 등 4개국을 오가는 험난한 대장정을 거쳤다. 와중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작비로 지난해 12월 제작사가 전격 교체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 신념으로 역경을 이겨낸 박경원처럼 영화 ‘청연’도 현재 80%가량의 촬영을 마치고 연착륙을 준비중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일 부천 야외촬영 현장에서 만난 ‘청연’제작진의 얼굴에는 장거리 비행의 종착지를 눈앞에 둔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피곤함과 만족감, 설렘 등이 복합적으로 어려있었다.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의 ‘야인시대’세트장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분은 학비를 벌기위해 도쿄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경원(장진영)이 한국 유학생 치혁(김주혁)을 기차역까지 태워주고 헤어지는 장면. 짧은 단발머리에 검정색 유니폼, 검정색 단화를 신은 장진영과 얼굴에 상처 분장을 한 김주혁은 한 테이크가 끝나고, 윤종찬 감독이 ‘컷’을 외칠 때마다 모니터앞으로 달려와 연기를 체크했다. “100억원짜리 영화에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건 드문 일”이라는 윤 감독의 말마따나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어가야하는 장진영으로선 누구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섰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한장면 한장면이 전부 새롭고, 매순간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경원의 남성적인 면은 현장에서 일할 때 자신의 모습과 많이 비슷해 동질감을 느꼈다고. 지난해 6월 일본 촬영을 마치고 아타미를 방문했을 땐 박경원의 비석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김주혁이 맡은 치혁은 경원을 연모하면서도 그녀의 꿈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순정파. 비행장교가 된 그는 경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김주혁은 “그동안 푹 빠져서 촬영했다. 앞으로 15회차 정도 남았는데 끝나면 무척 섭섭할 것 같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들외에 경원의 친구이자 일본 여성비행사인 기베 마사코역에 유민, 다치가와 비행학교 수석교관역에 나카무라 도오루 등이 출연한다. 윤 감독은 “실존 인물이지만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하늘을 날고자 하는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이뤄가는 한 사람의 치열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청연’은 2월말 모든 촬영을 마치고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천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깔깔깔]

    ●100일 어떤 여자가 새로 사귄 남자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당신이 옛날 저의 애인이 했던 것처럼 100일동안 밤마다 집 앞으로 찾아와 주신다면 당신 뜻대로 결혼하겠어요.’ 그날 밤부터 그 남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 여자 집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 증거로 집 앞에 서 있는 큰 나무 밑에다 금을 그어 놓았다. 99일째 밤은 폭풍우가 몹시 몰아치는 밤이었다. 여자는 창문으로 비바람 속에서 금을 긋고 있는 남자를 지켜보고는 우산도 쓰지않은 채 문 밖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이제 당신의 마음을 알았어요. 내일 밤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우리 결혼해요!” 그러자 금을 긋던 남자는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저… 저는 아르바이트생인데요.”
  • [책꽂이]

    ●제국의 오만(황정일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미국 CIA의 테러분석가가 익명으로 쓴 미국 고발서. 미국은 9·11 이후 이슬람교도들의 자선기부 행위를 억압했다. 이것은 이슬람의 5계명 중 하나인 십일조를 못하게 한 행위이다.‘지하드’를 비난하는 일은 이슬람교도 신앙의 중심 이념을 비웃는 짓이다. 이슬람교도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방어적 지하드’만을 할 뿐이다. 저자는 오사마 빈 라덴은 세계를 아마겟돈으로 이끌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아니며, 온유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합리적인 행동가라고 주장한다.1만 3500원. ●채굴과 제련의 세계사(마틴 린치 지음, 채계병 옮김, 책으로만나는새상 펴냄) 184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견된 금과 더불어 캘리포니아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전세계에서 금을 찾아 몰려들었고 미개척지였던 미국 서부는 백인들이 지배하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했고 독립 채굴자들의 불하 청구지는 점차 대기업의 손에 넘어갔다. 역사상 마지막 최대의 골드러시는 1898년 클론다이크에서 일어났다.3만 5000명이 그곳으로 몰려갔다.2만 3000원. ●정의(오트프리트 회페 지음, 박종대 옮김, 이제이북스 펴냄)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 ‘정의론’으로 유명한 현대 사상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문화에 따라 정의가 어떤 의미로 해석돼 왔는가를 추적. 독일의 법철학자인 저자는 “정의를 배제한다면 왕국과 강도 집단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겠는가.”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또한 저자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는 절대 불변의 진리일 수 없다. 파스칼은 “정의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갈라진다.”고 조롱하기도 했다.1만 3000원. ●사랑의 모든 아침(자크 살로메 지음, 이정순 옮김, 빛무리 펴냄) 소설의 형식에 담은 열두 가지 사랑이야기. 프랑스 작가인 저자는 “유혹에 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에 굴복하는 것이다.”라고 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들려주며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밝힌다.9500원.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진은영 지음, 그린비 펴냄) 독일 철학자 칸트는 규칙적인 생활로 유명하다. 오후 4시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그의 산책을 보며 사람들이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그의 생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이처럼 단조로워 보이는 칸트의 삶 속에서 거세게 불고 있던 폭풍우에 주목한다. 저자는, 칸트는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고민했고 인간이성의 한계를 물었으며 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순수이성비판’이라고 주장한다.1만 2900원.
  • [이런 책 어때요] 날씨가 역사를 만든다/얀 클라게 지음

    ‘창세기’ 6장부터 9장까지 나오는 홍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인류의 시련이다.1811년 대서양의 아조렌 군도에서 화산이 폭발함으로써 생긴 역사적 결과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책은 날씨가 인간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통시적으로 살핀다.서기 9년 로마군이 토이토부르크 숲에서 게르만족에게 패배할 때 비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가서부터 1588년 폭풍우로 인한 스페인 무적함대의 패전,1962년 쿠바위기에 이르기까지 날씨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추적한다.지나치게 기후결정론에 기운 측면도 있지만 흥미롭게 읽힌다.1만 2000원.
  • 공포영화 2편으로 돌아온 감우성

    공포영화 2편으로 돌아온 감우성

    감우성(34)은 몇가지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배우다.그럴 만한 ‘혐의’가 좀 있긴 하다.뜨문뜨문 해온 인터뷰에서조차 속을 터놓고 웃는 얼굴을 좀체 보여주지 않았다.뭔가에 조금은 욕구불만인 표정.기사를 통해 전달돼온 이미지들 역시 편견을 보태는 데 한몫했다.지나치게 논리적이다,딱딱하다,냉소적이다…. 인터뷰를 하기까지 기자에게도 그 비슷한 편견이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 섭외에서부터 그의 ‘방식’은 적이 까다로웠다.그는 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사진찍기를 거절했다.신문사를 지척에 둔 광화문의 한 미술관 카페에서 그를 만난 건 그래서였다. 혼자 내기를 하듯 인터뷰를 시작했다.정말 그럴까,답하고 싶은 질문에만 골라서 반응하는 까탈스러운 배우일까. 스크린 데뷔작 ‘결혼은,미친 짓이다’로 배우적 자질을 원없이 발휘한 그는 조만간 2편의 영화를 잇따라 선보인다.‘전쟁공포’란 낯선 수식어를 단 ‘알 포인트’(감독 공수창·11일 개봉)와 미스터리 스릴러 ‘거미숲’(감독 송일곤·새달 3일 개봉).둘 모두 배우들의 고생이 자심하기로 충무로에서 진작에 소문난 작품들이다.찍기도,감상하기도 힘든 장르를 내리 선택한 이유부터 물었다.“멜로형 배우로 틀 지어지는 게 더는 싫었다.”며 운을 뗐다. “(멜로물로는)연기폭을 넓히는 데도 한계가 있는데다 스스로도 흥미를 잃었고요.참여의 보람이 큰,어려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그러던 차에 눈에 들어온 시나리오가 공교롭게도 공포와 미스터리였던 거죠.” TV드라마 ‘사랑해 당신을’‘현정아 사랑해’ 등으로 평범한 멜로에 색다른 결을 살려내는 묘한 재주를 뽐냈던 그다.엄정화와 호흡 맞춘 ‘결혼은,미친 짓이다’에서는 화끈하게 도발했다.맞선본 날 밤 “택시비나 아끼자.”며 여자와 여관을 찾는 캐릭터였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알 포인트’에서의 역할은 8명의 소대원들을 이끌고 실종된 전우를 찾아나선 소대장.40도를 오르내리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폭염 아래서 촬영에만 꼬박 석달 반을 매달린 작품이다.“제작진의 열의를 믿지 않았다면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영화”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재작년 가을 시나리오를 받았으니 2년 가까이 영화에 매달린 셈이다. 촬영조건도 처절할 만큼 나빴다.“후반부 하이라이트 대목을 찍을 땐 실내인데도 배우들이 흔들릴 정도로 극심한 폭풍우와 싸워야 했다.”면서 “동시녹음은 애초에 포기해야 했고 끝내 NG장면을 쓰게 됐다.”며 아쉬워 한다. 영화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긴장했던 얼굴이 빠르게 풀어진다.데뷔작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고루 얻어내고도 2년 만에야 스크린에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는 남의 말 하듯 한다.“무엇보다 다작할 능력이 없어요.그런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A급이 아닌 B급 시나리오만 줄줄이 들어와서 구미를 당기지도 못했고요.아직은 돈 욕심도 별로 안 생기고.” 인기에 대한 조급증도 크게 없어뵌다.그림을 그리고(서울대 미대 출신),연기를 할 수 있는 현실에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성인영화를 틀어주던 쌍문사거리 동네 동시상영관이 어렸을 적 놀이터였다.”는 그다.그러고 보면 스크린을 향한 동경의 역사(?)는 꽤 깊다. 카메라를 벗어나면 철저히 일상에 파묻히려고 노력한다.어쩌면 촬영현장에서의 집요함 때문에 일상의 휴식이 더 간절한 건지도 모른다.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환상에 사로잡힌 남자를 연기한 ‘거미숲’에서는 소름돋게 극악해져도 봤다.애인을 농락한 상사를 수십군데나 찔러 죽이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순전히 그의 아이디어다.대본에 없던 대목을 그가 직접 콘티까지 짰다. 감독의 꿈을 품고 있는 걸까.“배우하기도 힘들어요.감독을 충분히 보좌할 자신은 있네요.” 자신의 울타리 속에 든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연기수업 과정없이 탤런트로 곧바로 진출한 데 대해서도 그렇다.“오히려 제가 더 운이 좋았죠.나무로 짜 만든 지하의 가상무대(연극)에서가 아니라,대중과 어울리는 ‘현장’에서 연기공부를 한 셈이니까.” 이쯤해서 잠정결론.그는 익숙한 질문에 익숙한 답을 하지 않는 배우다. “쉬고 싶은데 (홍보사가)자꾸 인터뷰를 하라고 한다.”며 씨익 웃는다.그런 그가 카메라를 위해 옷을 세번이나 갈아입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너무나 평범해 너무나 특별한 그는 여느 배우들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색바랜 흰 면티셔츠에 면바지.누군가 “저 남자,정말 감우성 닮았네.”하고 그냥 스쳐갈 정도다.스타냄새를 풍기지 않는다.일상에 빠져 살고 싶은,그의 의도다.의식하지 않는 자유.매니저도 두지 않는다.혼자 다닌다. 완곡어법에는 영 서툴다.영화가 흥행할 것 같냐고 물으면 “요즘 관객들의 수준에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덜 상업적인 이미지 같다고 평하면 “비교기준을 모르겠다.내 배우생활에만 관심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뻣뻣하다는 오해를 사기 딱 좋다. 그런데 아니란다.“친구들과 모였을 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분위기가 안 뜨는데…”라며 웃는다. TV나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는 또 딴소리다.“어떤 사람들은 지금처럼 자주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던데요?” 많이 친해지면 많이 재미있을 것 같은 배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관악산 새시대구조봉사대 김지명 대장

    관악산 새시대구조봉사대 김지명 대장

    ‘…/살아서는 육신을 제 멋대로 노닥거리다가/죽어서는 극락자리 탐하고 싶어/…/지옥의 돼지들도/거들떠 보지 않을 육신이고 보니/…/내가 걸어온 길마저 서러워/뒤늦은 참회의 눈물만이 앞을 가로막누나’(참회) ‘관악산 지킴이’인 김지명(53·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81) 새시대구조봉사대 대장은 인명구조는 물론,등산객들에게 자신의 옛날을 반성하고 서로 돕자는 자작시(詩)가 적힌 엽서를 나눠주며 사랑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고아로 자란 전과 7범… 모두 10년 감옥살이 피붙이의 이름도 모르는 천애고아로 자라 전과 7범이라는 수렁에 빠졌다가 마음을 다잡고 1981년부터 24년째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도소에 들어갔다가 출소한 뒤인 80년, “이제 다시 들아가게 되면 내 인생은 끝장”이라는 생각에 유서를 쓴다는 각오로 시작한 게 시작(詩作)이다.‘…/미워하는 마음이 있거든/흐르는 물에 띄워 보내 주구려/…/작은 불행이라 할지라도 미련 없이/큰 장군바위 밑에 묻어 두구려/‘(관악산에 오시거든) 과천 쪽에서 관악산을 오르다 보면 초입 길 왼쪽에 새시대구조봉사대라는 간판을 단 나지막한 건물이 나타난다. 김 대장은 지난 날을 떠올리며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데 무려 20여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이제서야 진짜 사람다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학력이라고는 고아원에서 초등학교 2년 다닌 게 전부인 그는 전과자로 두말할 필요없이 사회의 냉대를 받았다.웬만하면 듣기만 해도 무서워할 ‘별’을 일곱 개나 달았다. ●마지막 출소뒤 시 쓰며 참회… 24년째 봉사활동 지금은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얼굴이 잘 알려졌지만 아홉살 때부터 스물아홉살까지 감옥살이만 꼬박 10년 했다. 여덟살 때 고아원에서 ‘무작정 탈출’한 뒤 소년원을 들락날락하다 세상물정을 웬만큼 알면서부터 20년 사이에 인생의 절반은 철창 신세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스승이 둘,제자가 둘입니다.악한 스승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면 악한 제자가 탄생하고,선한 스승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면 선한 제자가 탄생합니다.저는 두 명의 스승이 가르치는 것을 과거와 현재를 통해 배웠던 것 같습니다.물론 현재는 선한 스승님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지요.” 김씨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범죄가 범죄만 낳는 게 아니라 이런 세상도 있구나.”라고 여긴 재소자들이 출소한 뒤 인생상담을 위해 많이 찾아온다.별명인 ‘관악산 풍운아’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배 곯을 때도 폭력조직 유혹의 손길 뿌리쳐 79년 출소 때 반겨줄 사람이 있을 리 없는 그의 호주머니에는 세 끼니 밥을 사먹을 돈 몇천원뿐이었다.폭력조직에서 스카우트(?)의 손길도 뻗쳐왔다.그만큼 유혹도 컸다.‘전과자가 별 수 있겠나?’‘어딘가에서 돈 챙기려고 구조대 일을 한다.’는 등의 오해도 샀다.하지만 어둡기만 했던 과거를 정리할 요량으로 81년 5월 3범 이상의 전과자 60여명을 모아 사회봉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사회봉사 덕택으로 86년에는 14세 연하인 부인(39)과 결혼,딸 해림(18)까지 낳았다.그러나 김씨는 92년 구조대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빠져들기 쉬운 범죄의 세계와 비로소 인연을 끊을 수 있었다고 되돌아본다. 품에 안기면 포근하지만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냉혹한 산처럼,정직하게 살아가겠다는 뜻으로 여산(如山)이란 아호도 지었다.관악산 초입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지킴이 역할을 하는 그에게 가장 보람찬 기억은 2002년 이맘 때 폭풍우 속에 길을 잃은 대학생 10명을 구한 일이다. ●조난 당한 대학생 10명 구한 게 가장 큰 보람 “사회가 어둡다,어둡다고 다들 걱정하기 때문에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그래도 나 자신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알리고 싶습니다.80년대 초에야 겨우 새로운 삶을 출발한 점에 비춰 내 나이는 스물을 조금 넘긴 셈이지요.” 김씨는 형편이 닿으면 자신의 어두운 과거가 속속들이 담긴 29세까지의 삶을 정리한 소설을 ‘들개의 미소’라는 제목으로 출간할 생각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l센터] 능동 ‘시민안전체험관’

    [l센터] 능동 ‘시민안전체험관’

    방학을 맞은 아이들한테 좋은 교육장을 찾는다면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에 있는 ‘시민안전체험관’이 좋다. 이곳은 화재나 지진,그리고 풍수해 등 각종 재난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해 직접 체험하면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 재난체험관이다.평소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는 소화기를 직접 분사할 수 있고,강도에 따른 지진의 흔들림 정도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해 어린이들에게 산 교육과 함께 재미를 느끼게 한다.또 119에 화재신고를 하는 요령부터 지하철 화재시 대피요령까지를 배우게 된다. 진도7의 지진까지 단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지진관’에는 전등이 흔들리고 책상 위에 있는 책들과 컵이 떨어지는 등 진짜 지진과 같은 상황을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다.또 대형 송풍기 및 스프링클러로 초속 30m의 바람과 비를 동반한 폭풍우를 체험해 보는 ‘풍수해관’은 직접 비옷을 입고 들어가서 비바람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한다. ‘연기 피난체험실’은 화재가 났을 때 침착하게 대피하는 요령과 비상탈출구 찾는 요령 등을 가르쳐 준다.또 직접 소화기의 물줄기를 이용해 불을 끄는 ‘소화기체험장’에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라이드 영상관은 회전의자에 앉아 가상영상으로 화재,지진,붕괴사고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치해 마치 실제상황이 벌어진 듯한 상황 속에서 대비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엄마 다음에 또 오자.”,“이제부터는 항상 불조심을 해야겠어요.너무 무서워요.” 체험관을 나서는 아이들은 놀이삼아 참가했으나 사고에 대비한 훈련을 받게된 것이 의미있다고 말한다.매일 오전 10시,오후 1시,오후 3시 3번의 교육은 선착순 200명으로 인원을 정하고 있다.과정을 모두 도는데 평균 2시간 정도 걸린다.홈페이지나 전화로 필요한 날짜에 예약을 하고 가야 교육을 받을 수 있다.입장료 어른 700원,청소년 300원,어린이는 무료.주차장 시설은 없다.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과 가깝다.(02)2049-2000,safe119.seoul.go.kr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바다로 가자] 동해

    [바다로 가자] 동해

    여름 피서 일번지는 역시 동해안이다.국토의 등뼈 백두대간을 힘겹게 넘어야 ‘떠났다.’는 실감도 든다.동해안의 대동맥 7번 국도를 따라 곳곳에 언뜻언뜻 보이는 크고 작은 계곡과 해수욕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해안,역시 동해안이다.울창한 송림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사람 손이 덜 닿은 계곡,뙤약볕에 반짝이는 백사장,수평선이 맞닿은 바다,펄떡이는 해산물들….생각만해도 엉덩이가 들썩인다.지금 당장,차머리를 동해로 돌려보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1) 화진포 해수욕장 ■ 특징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화진포호,에메랄드빛 바다,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풍광이 빼어나다.둘레가 16㎞에 달하는 화진포호는 금강송과 갈대가 무성하다.절경의 화진포에는 한때 남북한 최고 실력자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지금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돼 있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선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을 넘어 간성을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 숙식 금강산콘도(033-680-7800)와 민박은 이병열씨(682-0379) 고성수협지과(682-2072)로 문의하면 된다.금강산 건봉식당(682-1929)의 산채 비빔밥과 보리밥 청국장(5000원)이 좋다. ■ 들를만한 곳 통일전망대,건봉사,어명기 가옥,청간정. (2) 덕산 해수욕장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식상하다고?그렇다면 삼척시 근덕의 덕산해수욕장으로 핸들을 돌려보자.반짝이는 황금빛 모래와 달리,바닷물에는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시원하다 못해 오싹한 느낌때문이다.또 딱 틔인 동해는 도심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린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안의 해수욕장치고는 수심이 얇고 경사가 완만하다.규사질 모래가 밀가루처럼 곱고 깨끗하다.더욱이 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이라 더 믿음직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당하다.왼쪽의 무인도 덕봉과는 모래 언덕으로 연결돼 있다.군사시설인 덕봉은 낮에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 포인트도 좋다.주민 김철용씨는 “요즘 돔의 입질에 낚싯대가 부러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또 인근 맹방해수욕장 뒤쪽 소나무 숲에는 6홀짜리 맹방 골프연습장(033-576-0780)도 있다.해수욕과 일광욕에 지칠 때쯤해서 물이 빠진다.이때 자갈과 몽돌이 드러나는 구석에선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의 남애포에서 앞바다의 수산물이 모인다.주로 광어·가자미·멍게·소라·해삼 등을 직접 살 수도 있다.해수욕장 뒤쪽 마을 가운데 덕산횟집(572-1314)의 물회(1만원)는 유명하다.살금 얼려서 나오는 물회 양념장은 시원하고 맛있다.민박도 겸하는 횟집의 자연산 생선회는 크기에 따라 4만∼7만원이다.근덕의 새들가든(572-7638)의 흑염소 전골(1인분 1만원)도 유명하다.삼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몬주익 영웅’ 황영조 기념관과 관동 8경의 제1경인 죽서루,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초당굴이 있다.조금 내려오면 공양왕릉도 한번 들러볼만하다.계곡이 그립다면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 우회전하면 가곡천계곡이 나온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통행료 500원)동해 종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삼척시를 거쳐 근덕에서 하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의 푯말을 보고 좌회전하면 된다.강릉에선 1시간쯤 걸린다.버스로는 서울∼삼척(4시간30분) 고속버스를 타고가 삼척에서 해수욕장을 도는 버스를 타면 된다.삼척에서 덕산해수욕장까진 30분 가량 걸린다. (3) 신남 해수욕장 ■ 특징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왼쪽 안쪽으로 애바위와 해신당,성민속공원(033-572-4429),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해수욕장앞에 방파제가 있어 파도가 부드럽다.해신당과 성민속공원과 관련해 애절한 전설이 전해온다.옛날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총각이 살았는데,바위에서 해초를 캐던 처녀가 폭풍우를 만나 살려고 울부짖다가 끝내 파도에 휩쓸렸다.그렇게 처녀가 애를 쓰다 죽었다하여 그 바위를 ‘애바위’라고 불렀다.이후 고기가 잡히지 않자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男根))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는데 그 후로는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내려온다.어촌민속전시관(입장료 어른 3000원)에는 동해안 어촌의 옛모습 등과 함께 세계의 성민속 박물관도 들어 있다. ■ 찾아가는 길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27㎞가량 내려오다 왼쪽 편에 있다.언덕 아래 작은 마을이어서 놓치기 쉽다. ■ 숙식 마을안쪽의 해신당 편의점(572-5774)에서 콘도형 민박한다.포구 곳곳에 포장마차처럼 꽁치와 소라를 구워 판다.물회와 해물탕을 하는 식당도 있다. ■ 들를만한 곳 초당동굴,풍곡자연휴양림. (4) 나곡 해수욕장 ■ 특징 경북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울진 나곡해수욕장은 이른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이다.왼쪽 바위 절벽은 금강산의 봉우리 같은 착각이 든다.백사장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흘러 분위기가 더욱 아늑하다.해변과 물속에 널린 자갈도 티없이 맑다.주민들의 말투도 경상도와 강원도 말이 섞여있다.다만 왼쪽 갯바위 주변에는 갑자기 푹 꺼지는 곳이 많아 걸어다니면 위험하다. ■ 찾아가는 길 울진은 서울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풍기IC에서 빠져 36번 국도를 따라 오는 것이 강릉을 거치는 것보다 30분 가량 빠르다.강릉에선 2시간 가량 걸린다. ■ 숙식 해수욕장 뒤편의 나곡비치장(054-783-9999)가 있다.김두표씨(782-0561) 등이 민박을 한다.횟집인 남도가든(782-2090)을 많이 찾는다. ■ 들를만한 곳 불영계곡,덕구온천. (5) 하슬라아트월드 ■ 특징 해돋이 명소 정동진 산자락 3만 3000여평에 위치한 하슬라아트는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조각공원이다.정원은 소나무 정원·시간의 광장·습지 정원·놀이 정원 등의 테마가 있으며 어린이 체험 공간도 있다.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의 전망도 일품이다.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입장료는 어른 5000원,학생 4000원.문의 (033)648-4091∼3. ■ 찾아가는 길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안인에서 빠져 정동진역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 숙식 펜션 화이트하우스(644-1141) 등 정동진역 근처에 장급 여관 등이 많다.공원내 하늘식당(644-9411)의 버섯덮밥과 김치덮밥(6000원)이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등명락가사와 소금강,통일공원. (6) 환선굴 ■ 특징 종유석이 많은 환선굴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 호수와 폭포가 있다.천정과 벽면의 물방울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빛에 반사돼 영롱하다.환선굴 주위의 덕항산·촛대봉 등의 경관이 수려하고 굴피집·너와집·통방아 등의 민속자료도 풍부하다.동굴관람료는 어른 1500원.문의 (033)570-3255∼6. ■ 찾아가는 길 삼척읍에서 신기면으로 가서 대이리군립공원으로 간다. ■ 숙식 대이가든(541-9999)의 염소전골,환선송어회집(541-1592)의 송어회.민박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황영조기념관,어촌민속전시관. (7) 덕구온천 ■ 특징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약 알칼리성이다.응봉산에서 쏟아나는 섭씨 41도의 온천수는 신경통·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온천으로 가는 덕구계곡 길목의 2㎞에는 세계적인 다리를 축소한 모형 12개가 연결돼 있다.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부구에서 우회전. ■ 숙식 덕구리의 신광식당(054-782-0285)의 토종닭 백숙은 멀리 대구에서도 찾아온다.덕구온천호텔(782-0671)과 덕구온천민박(783-0972)가 있다. ■ 들를만한 곳 후정해수욕장·소광 소나무군락지(드라마 ‘영웅시대’ 촬영지)·망양정. (8) 영덕 옥계계곡 ■ 특징 맑은 계곡과 등산로가 많아 가족 동반 야영지로 그만이다.천연림의 팔각산과 동대산이 만나는 계곡으로 기암절벽이다.계곡 물은 옥같이 맑고 투명하다.또 침수정 아래로는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 찾아가는 길 영덕읍에서 신촌·양수 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가다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영덕읍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 숙식 옥계리에 민박집이 많다.민박 문의는 달산면사무소(054-730-6604)로 하면 된다.하늘끝식당(732-3766)의 토종닭과 염소 전골을 한번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용추폭포,오천솔밭,칠보산자연휴양림. (9) 내연산 연산폭포 ■ 특징 내연산은 해발 710m로 높지는 않지만 산세의 변화가 많고 4㎞구간에 12개의 폭포가 있다.초입의 보경사에서 2㎞가량 올라가면 열두 폭포의 시작인 쌍생폭포가 눈길을 잡는다.산세가 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폭포 아래에는 용소와 너른 바위가 있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쪽으로 27㎞가다 송라면에서 보경사쪽으로 4㎞ 들어가면 된다. ■ 숙식 보경사 입구 사하촌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홍두깨로 밀어서 만드는 손칼국수집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다.시내에는 포항비치(054-241-1401)와 선프린스(242-2800)가 있다. ■ 들를 만한 곳 내연산 수목원,칠포·월포해수욕장. (10)강동·주전 해안자갈밭 ■ 특징 울산시내에서 가까운 강동·주전해안가는 검푸른 자갈밭이다.콩알만한 것부터 호박만한 크기에 이르는 몽돌이 깔린 천혜의 관광지로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다.바닷가 수면위로 살짝 고개를 내면 기암괴석은 수석 애호가들이 군침을 흘린다. ■ 찾아가는 길 울산시내에서 울산역을 거쳐 아산로를 통해 주전을 찾으면 된다. ■ 숙식 시내의 하얏트모텔(052-298-6666)과 약수장모텔(235-9301)이 있다.현지에선 금호횟집(295-5511)를 꼽는다.정자어촌계(295-3900)의 활어 직판장에서 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봉대산공원,주정봉수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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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피서 일번지는 역시 동해안이다.국토의 등뼈 백두대간을 힘겹게 넘어야 ‘떠났다.’는 실감도 든다.동해안의 대동맥 7번 국도를 따라 곳곳에 언뜻언뜻 보이는 크고 작은 계곡과 해수욕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해안,역시 동해안이다.울창한 송림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사람 손이 덜 닿은 계곡,뙤약볕에 반짝이는 백사장,수평선이 맞닿은 바다,펄떡이는 해산물들….생각만해도 엉덩이가 들썩인다.지금 당장,차머리를 동해로 돌려보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1) 화진포 해수욕장 ■ 특징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화진포호,에메랄드빛 바다,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풍광이 빼어나다.둘레가 16㎞에 달하는 화진포호는 금강송과 갈대가 무성하다.절경의 화진포에는 한때 남북한 최고 실력자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지금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돼 있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선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을 넘어 간성을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 숙식 금강산콘도(033-680-7800)와 민박은 이병열씨(682-0379) 고성수협지과(682-2072)로 문의하면 된다.금강산 건봉식당(682-1929)의 산채 비빔밥과 보리밥 청국장(5000원)이 좋다. ■ 들를만한 곳 통일전망대,건봉사,어명기 가옥,청간정. (2) 덕산 해수욕장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식상하다고?그렇다면 삼척시 근덕의 덕산해수욕장으로 핸들을 돌려보자.반짝이는 황금빛 모래와 달리,바닷물에는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시원하다 못해 오싹한 느낌때문이다.또 딱 틔인 동해는 도심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린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안의 해수욕장치고는 수심이 얇고 경사가 완만하다.규사질 모래가 밀가루처럼 곱고 깨끗하다.더욱이 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이라 더 믿음직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당하다.왼쪽의 무인도 덕봉과는 모래 언덕으로 연결돼 있다.군사시설인 덕봉은 낮에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 포인트도 좋다.주민 김철용씨는 “요즘 돔의 입질에 낚싯대가 부러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또 인근 맹방해수욕장 뒤쪽 소나무 숲에는 6홀짜리 맹방 골프연습장(033-576-0780)도 있다.해수욕과 일광욕에 지칠 때쯤해서 물이 빠진다.이때 자갈과 몽돌이 드러나는 구석에선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의 남애포에서 앞바다의 수산물이 모인다.주로 광어·가자미·멍게·소라·해삼 등을 직접 살 수도 있다.해수욕장 뒤쪽 마을 가운데 덕산횟집(572-1314)의 물회(1만원)는 유명하다.살금 얼려서 나오는 물회 양념장은 시원하고 맛있다.민박도 겸하는 횟집의 자연산 생선회는 크기에 따라 4만∼7만원이다.근덕의 새들가든(572-7638)의 흑염소 전골(1인분 1만원)도 유명하다.삼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몬주익 영웅’ 황영조 기념관과 관동 8경의 제1경인 죽서루,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초당굴이 있다.조금 내려오면 공양왕릉도 한번 들러볼만하다.계곡이 그립다면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 우회전하면 가곡천계곡이 나온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통행료 500원)동해 종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삼척시를 거쳐 근덕에서 하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의 푯말을 보고 좌회전하면 된다.강릉에선 1시간쯤 걸린다.버스로는 서울∼삼척(4시간30분) 고속버스를 타고가 삼척에서 해수욕장을 도는 버스를 타면 된다.삼척에서 덕산해수욕장까진 30분 가량 걸린다. (3) 신남 해수욕장 ■ 특징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왼쪽 안쪽으로 애바위와 해신당,성민속공원(033-572-4429),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해수욕장앞에 방파제가 있어 파도가 부드럽다.해신당과 성민속공원과 관련해 애절한 전설이 전해온다.옛날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총각이 살았는데,바위에서 해초를 캐던 처녀가 폭풍우를 만나 살려고 울부짖다가 끝내 파도에 휩쓸렸다.그렇게 처녀가 애를 쓰다 죽었다하여 그 바위를 ‘애바위’라고 불렀다.이후 고기가 잡히지 않자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男根))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는데 그 후로는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내려온다.어촌민속전시관(입장료 어른 3000원)에는 동해안 어촌의 옛모습 등과 함께 세계의 성민속 박물관도 들어 있다. ■ 찾아가는 길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27㎞가량 내려오다 왼쪽 편에 있다.언덕 아래 작은 마을이어서 놓치기 쉽다. ■ 숙식 마을안쪽의 해신당 편의점(572-5774)에서 콘도형 민박한다.포구 곳곳에 포장마차처럼 꽁치와 소라를 구워 판다.물회와 해물탕을 하는 식당도 있다. ■ 들를만한 곳 초당동굴,풍곡자연휴양림. (4) 나곡 해수욕장 ■ 특징 경북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울진 나곡해수욕장은 이른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이다.왼쪽 바위 절벽은 금강산의 봉우리 같은 착각이 든다.백사장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흘러 분위기가 더욱 아늑하다.해변과 물속에 널린 자갈도 티없이 맑다.주민들의 말투도 경상도와 강원도 말이 섞여있다.다만 왼쪽 갯바위 주변에는 갑자기 푹 꺼지는 곳이 많아 걸어다니면 위험하다. ■ 찾아가는 길 울진은 서울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풍기IC에서 빠져 36번 국도를 따라 오는 것이 강릉을 거치는 것보다 30분 가량 빠르다.강릉에선 2시간 가량 걸린다. ■ 숙식 해수욕장 뒤편의 나곡비치장(054-783-9999)가 있다.김두표씨(782-0561) 등이 민박을 한다.횟집인 남도가든(782-2090)을 많이 찾는다. ■ 들를만한 곳 불영계곡,덕구온천. (5) 하슬라아트월드 ■ 특징 해돋이 명소 정동진 산자락 3만 3000여평에 위치한 하슬라아트는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조각공원이다.정원은 소나무 정원·시간의 광장·습지 정원·놀이 정원 등의 테마가 있으며 어린이 체험 공간도 있다.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의 전망도 일품이다.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입장료는 어른 5000원,학생 4000원.문의 (033)648-4091∼3. ■ 찾아가는 길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안인에서 빠져 정동진역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 숙식 펜션 화이트하우스(644-1141) 등 정동진역 근처에 장급 여관 등이 많다.공원내 하늘식당(644-9411)의 버섯덮밥과 김치덮밥(6000원)이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등명락가사와 소금강,통일공원. (6) 환선굴 ■ 특징 종유석이 많은 환선굴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 호수와 폭포가 있다.천정과 벽면의 물방울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빛에 반사돼 영롱하다.환선굴 주위의 덕항산·촛대봉 등의 경관이 수려하고 굴피집·너와집·통방아 등의 민속자료도 풍부하다.동굴관람료는 어른 1500원.문의 (033)570-3255∼6. ■ 찾아가는 길 삼척읍에서 신기면으로 가서 대이리군립공원으로 간다. ■ 숙식 대이가든(541-9999)의 염소전골,환선송어회집(541-1592)의 송어회.민박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황영조기념관,어촌민속전시관. (7) 덕구온천 ■ 특징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약 알칼리성이다.응봉산에서 쏟아나는 섭씨 41도의 온천수는 신경통·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온천으로 가는 덕구계곡 길목의 2㎞에는 세계적인 다리를 축소한 모형 12개가 연결돼 있다.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부구에서 우회전. ■ 숙식 덕구리의 신광식당(054-782-0285)의 토종닭 백숙은 멀리 대구에서도 찾아온다.덕구온천호텔(782-0671)과 덕구온천민박(783-0972)가 있다. ■ 들를만한 곳 후정해수욕장·소광 소나무군락지(드라마 ‘영웅시대’ 촬영지)·망양정. (8) 영덕 옥계계곡 ■ 특징 맑은 계곡과 등산로가 많아 가족 동반 야영지로 그만이다.천연림의 팔각산과 동대산이 만나는 계곡으로 기암절벽이다.계곡 물은 옥같이 맑고 투명하다.또 침수정 아래로는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 찾아가는 길 영덕읍에서 신촌·양수 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가다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영덕읍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 숙식 옥계리에 민박집이 많다.민박 문의는 달산면사무소(054-730-6604)로 하면 된다.하늘끝식당(732-3766)의 토종닭과 염소 전골을 한번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용추폭포,오천솔밭,칠보산자연휴양림. (9) 내연산 연산폭포 ■ 특징 내연산은 해발 710m로 높지는 않지만 산세의 변화가 많고 4㎞구간에 12개의 폭포가 있다.초입의 보경사에서 2㎞가량 올라가면 열두 폭포의 시작인 쌍생폭포가 눈길을 잡는다.산세가 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폭포 아래에는 용소와 너른 바위가 있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쪽으로 27㎞가다 송라면에서 보경사쪽으로 4㎞ 들어가면 된다. ■ 숙식 보경사 입구 사하촌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홍두깨로 밀어서 만드는 손칼국수집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다.시내에는 포항비치(054-241-1401)와 선프린스(242-2800)가 있다. ■ 들를 만한 곳 내연산 수목원,칠포·월포해수욕장. (10)강동·주전 해안자갈밭 ■ 특징 울산시내에서 가까운 강동·주전해안가는 검푸른 자갈밭이다.콩알만한 것부터 호박만한 크기에 이르는 몽돌이 깔린 천혜의 관광지로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다.바닷가 수면위로 살짝 고개를 내면 기암괴석은 수석 애호가들이 군침을 흘린다. ■ 찾아가는 길 울산시내에서 울산역을 거쳐 아산로를 통해 주전을 찾으면 된다. ■ 숙식 시내의 하얏트모텔(052-298-6666)과 약수장모텔(235-9301)이 있다.현지에선 금호횟집(295-5511)를 꼽는다.정자어촌계(295-3900)의 활어 직판장에서 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봉대산공원,주정봉수대 등이 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녹색공간] ‘바이오 매스’를 아시나요?/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석유파동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3년 정립한 ‘카오스이론’이 현실로 드러난 듯하다.나비의 날갯짓처럼 국지적인 사건이라 여겨졌던 것이 거대한 폭풍우가 되어 전세계의 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세계는 바야흐로 고유가시대를 맞아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국내에서의 파장도 커서 석유가격이 40달러를 넘을 경우 아예 자가용을 팔아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시민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앞으로 다가올 에너지위기는 전 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고갈로 더 이상 에너지원을 석유자원에 국한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케 하는 에너지 위기인 것이다.미국의 에너지 장관 스펜스 에이브러햄은 “에너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미국 안보가 위협받고 미국인의 생활형태가 바뀔 수밖에 없는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학자들 간의 의견차이는 다소 있으나,지금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 중 석유는 40년,천연가스는 65년,핵발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70년,그리고 석탄은 230년 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하지만 석탄은 환경오염과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의 활용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대량폐기 사회시스템은 자연의 정화능력을 초과하여 다양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따라서 대체에너지 개발은 시대적 소명이 되었다.대체에너지라는 용어는 1974년 석유파동 이후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이라는 뜻으로 재생에너지 8개 분야(태양열,태양광발전,바이오매스,풍력,소수력,지열,해양에너지,폐기물에너지),신에너지 3개 분야(연료에너지,석탄액화·가스화,수소에너지) 등 11개 분야가 지정되어 있다.이중에서 산림과 관련된 바이오매스는 미래의 대체에너지원으로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이오매스(biomass)는 생물자원(bio)의 량(mass)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재생가능한 생물유래의 유기성 자원으로서 화석자원을 제외한 것’을 통칭하는 용어이다.즉 생물이 태양 빛을 사용하여 무기물질인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광합성작용을 통해 생성하는 유기물로서 생명체와 태양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한 자원이다. 바이오매스의 연소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생물의 생장과정 중에 광합성에 의해 대기 중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이므로 바이오매스는 우리들의 일생동안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을 증가시키지 않는 ‘탄소 중성(carbon neutral)’이라고 불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그러므로 지구온난화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전체 국토면적의 64%를 차지하고 있어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이 산림에서 비롯되는데 그 양은 2002년 말 현재 46만 1635t으로서 이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목질 바이오매스가 안고 있는 단점인 수집비용 저감과 열효율에 관한 연구가 추진되어 효율적인 공급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하며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계획도 마련되어야만 한다. 이제 곧 여름이 오고 장마가 지면 물난리,산사태가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할지도 모른다.‘치산치수’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국가 통치와 경영의 원천덕목이라는 사실을 되새겨 본다. 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 [녹색공간] 江은 江이요 늪은 늪이다/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신록이 완연한 늦봄이다.마침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비가 내려 삼라만상을 가득 채운 생명의 속삭임을 듣는다.최근 한 달간 영호남 일부 지역을 빼고는 적당한 비가 오셨다 하니,모내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의 발걸음도 약간은 가벼워졌을 터이다.이렇듯 생명의 기운을 일으켜 북돋워 주는 비지만 언제나 반가운 손님인 것은 아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태풍을 동반하는 장마철 큰비는 공포와 원망의 대상이었다. 조지 스튜어트는 ‘폭풍우’라는 소설에서 “건초 수확기의 뇌우는 내각을 갈아 치우고 기온이 약간만 변해도 왕좌가 흔들린다.”고 했다.우리나라에서도 수해는 오래 전부터 가뭄과 함께 국운을 좌우하는 천기의 변화로 받아들여졌다.재해가 왕의 부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근신하고자 했던 피정전(避正殿)이나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던 진휼(賑恤)은 물을 잘 다스리는 일이 국가의 중대사였음을 보여준다. 첨단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오늘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태풍 ‘매미’와 ‘루사’가 몰고 왔던 기습폭우로 수백 명의 인명 피해와 수조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던 것이 바로 작년과 재작년이다.따라서 수해 예방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정책의 하나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문제는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있다.매년 재해복구비 7조원과 치수사업 예산 1조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수해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에 무기력하고 매년 더 큰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홍수에 대한 이해가 근본부터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정부의 치수대책은 제방을 높이고 더 튼튼하게 쌓거나 강바닥을 긁어내어 낮추는 것이 전부다.하지만 이는 비가 새는 집에서 지붕을 고치기보다는 마룻바닥에 양동이를 대어 물을 받겠다는 것과 같다.홍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강이 범람해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예외적인 사건이지만,사실은 우리가 굳은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극히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현상이다. 아니나 다를까.작년과 재작년 수해가 극심했던 곳은 예외없이 인위적으로 물길이 바뀐 지역이었다.제방을 높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붙여 물을 가두어둘 수 있다고 믿었지만,결국 불어난 강물이 제 물길을 찾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최근 제방 사면에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붙여 논란을 빚고 있는 창녕 우포늪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침수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지역은 원래는 늪이었으나 60년대 이후 농업진흥공사가 매립해 논이나 밭으로 개간한 곳이다. 제방을 튼튼히 쌓아 홍수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몰라도 언젠가 더 큰 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지속가능한 수해예방의 원칙은 강과 늪에 우리들이 빼앗았던 공간을 가능한 한 돌려주어 물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탄핵 기각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튼실하게 할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이러한 원칙이 수해 예방에도 적용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을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 치수대책에 요구되는 자세일 것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토요일 아침에] 자연의 상생 교훈/어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오월의 대지는 초록의 바다다.저 먼 우주에서 날아온 자연의 거대한 대해다.쏜살같이 불처럼 와락 대지에 달려들어 이산 저산 불을 놓는다.차를 따고 덖는 계절은 강산이 북을 치고 이땅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계절인 것이다.사필귀정이라는 어구가 떠오르는 날이었다.온 국민을 혼란 속에 들이밀었던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대법원에 의해 기각이 된 날이기 때문이다.마치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간 뒤 그 물세례를 흠뻑 뒤집어 쓴 뒤의 허탈함이 가슴 한편에 차곡차곡 피어난다. 물은 어느 심산 한편에서 조용히 샘솟는다.그리고 골짜기를 따라 냇물을 이루고 강물을 이루고 바다로 나아간다.한방울의 물이 서로 만나 화해하고 상생해 큰 물줄기를 이루는 것이다.그 물들은 서로 다른 성격과 서로 다른 마음을 갖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상생을 한다.자연은 그런 가르침을 우리에게 늘 가져다 준다.대통령 탄핵으로 시작된 나라의 혼란이 총선이란 큰 산맥을 넘어 대법원이란 야트막한 분지에서 연착륙한 것이다.그 어느때보다 지혜로운 살림살이를 우리 국민들은 보여줬다.총선에서의 ‘민심’,그리고 탄핵반대를 외치며 보여주었던 저 광화문 10만의 물결.역사의 기록 어느 한편을 찾아봐도 이런 경우는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교에서는 상생의 미덕을 가르친다.나의 살림살이가 바로 다른 사람의 살림살이와 연결되어 있고 그 살림살이를 나눔으로 인해 삶은 공고해진다는 것이다. 역사적 삶은 공동체적인 삶을 통해 상생으로 나아간다.그 상생의 가르침을 전해주기 위해 8년째 차 공동체를 꾸려보고 있다.순박한 시골청년들.그러나 그들의 가슴 속에는 대지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다.8년전 어느날 밤 7명의 청년들이 일지암을 찾아왔다.그들의 가슴속에는 무엇인가 형언할 수 없는 답답함이 서려있었다.차를 배우러 왔다는 그들의 가슴 속을 가만히 들여다봤다.무너지고 망가진 우리네 농촌현실이 그들의 가슴속에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그들에게 무얼 전해주어야 할까.이 시대의 농민으로서,이 시대의 음식물을 책임지는 대지의 동반자로서 자신감을 전해주고 싶었다.그들에게 차 공동체를 제안했다.그러나 그들은 이땅 농촌의 현실이 사무치게 답답했음인지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일주일에 한번 시간을 쪼개 일지암을 찾아오는 그들을 차근차근 설득했다.그들은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차공동체를 함께 열기로 했다.첫 근거지를 해남 두륜산을 배경으로 하고 땅끝의 바다가 정원인 곳에 땅을 구입했다.그리고 돌과 나무만 무성하게 자란 그곳으로 삽과 곡괭이를 들이밀었다.2000평,3000평,한 해가 지나고 또 한 해가 지났다.5년이 지난 후 그 밭에서 첫 차를 따서 차를 만들었다.첫 차를 만들던 날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3만평이 넘는 거대한 차밭을 일궜다.그들은 자신의 살림살이를 좀 부족한 동료들에게 나누고 그 나눔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한 의미를 깨달았다.그들은 자연과의 상생도 꿈꾼다.유기농에 모든 것을 손으로 하는 그들의 차 상표는 ‘손덖음 첫물차’다.이름 그대로 손으로 덖어낸 첫 차라는 뜻이다. 그들과 함께 지내는 다신제는 큰 의미를 지닌다. 다신제는 하늘과 땅 그리고 자연에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그들이 때 지난 제의식처럼 보이는 다신제를 지내는 것은 그들의 삶이 단순히 인간의 삶이 아니라 우주의 큰 흐름속에 존재하는 생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들이 지내는 다신제의 제물은 그들이 손수 만든 첫물차다.맑고 청아한 샘물을 길어와 화로에 따스운 물을 끓이고,순백색의 주전자에 물을 따르고,그 첫잔을 우주의 생명들에게 전하는 것이다.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기원한다.“우주의 생명있는 모든 것들에게 첫 마음을 담은 첫 차를 올리나이다.모두 오셔셔 흠향하십시오.” 어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시네마가 외로워 신화를 찾네

    ‘환상을 소재로 한 영화 매체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적 전설에서 무궁무진한 창작 소재를 얻고 있다.’ 2004년 여름 흥행 시장에서 가장 높은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트로이’의 볼프강 피터젠 감독이 밝힌 그리스·로마 신화의 효용론이다.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숙적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와 불륜에 빠지자 이에 분노한 메넬라오스가 친형 아가멤논에게 복수극을 부탁한다.이에 트로이와 그리스 연합군간의 10여년에 걸친 지루한 전쟁이 펼쳐진다는 것이 극의 주된 줄거리. 문학,음악,연극 심지어 법률 체계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중 상당 수가 그리스·로마 전설에서 유래됐다.특히 앞서 피터젠 감독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듯이 영화계는 제목,주인공 이름,스토리 등에 그리스 신화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70년대 재앙 영화 붐을 주도했던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제목으로 활용해 호화 유람선을 건조했다고 오만에 빠진 인간을 폭풍우 한방으로 응징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앨버트 브룩스 감독의 할리우드 풍자극 ‘뮤즈’에서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이 시와 노래의 여신 뮤즈로 분해 슬럼프에 빠진 시나리오 작가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자극을 제공한다. 고대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 죽자 비탄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해 아내가 있는 저승을 찾아가 구슬픈 노래를 불러 주변의 모든 사물을 감동 시켰다.이 사연은 장 콕도의 ‘오르페’(1949년),마르셀 카뮤 감독의 ‘흑인 오르페’(1959년) 등으로 극화됐다. 미녀의 상징이자 멜레아그로스의 아내로 유명세를 얻었던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해 머리카락에 뱀이 달려 있고 멧돼지 몸체에 혐오스런 외모를 갖고 있는 추악한 괴물의 대명사 메두사,바다에서 표류하는 오디세우스를 구출해 준 나우시카,악한 행동을 자행하는 자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내리는 복수의 신 네메시스,나일강의 신의 딸로 에파포스와 결혼했다는 멤피스,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딸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했다가 큰 곤욕을 당하는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딸 안드로메다,호메로스가 아름답다고 칭송해 마지 않았던 트로이왕 프리아모스의 딸 카산드라 등은 공포,추리,애니메이션,SF,전쟁 영화 제목에서 단골로 언급되고 있는 신화속 인물들이다. 극중 주역의 이름도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해서 작명된 사례가 다수 있다.‘닥터 지바고’에서 지바고의 가슴에 첫사랑의 연인으로 각인되고 있는 ‘라라’는 티베리스 강의 신의 딸.그녀가 메르쿠리우스와 결혼에 낳은 딸 라라스는 로마인들에게는 가정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해 로맨스 소설의 단골 히로인 이름으로 언급되고 있는 ‘안나’는 카르타고 여왕 디도의 자매.로마의 민중들이 귀족들의 수탈을 피해 성스런 산으로 은둔했을 때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 노파가 안나로 알려졌다.이때문인지 ‘안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통상 어렵거나 곤궁에 처해진 남자 주인공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역할을 단골로 맡고 있다. ‘트로이’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모험과 영웅을 동경하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수많은 영웅들 이야기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장르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 ‘빙의’ 다룬 외화 2편

    몸과 정신의 분리 등 초자연적 현상을 모티프로 한 외화 두 편이 새달 2일 개봉된다.‘프리키 프라이데이(Freaky Friday)’는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고 ‘고티카(Gothica)’는 원혼이 정신과 여의사의 몸에 빙의(憑依)한다.장르도 각각 코믹 드라마와 스릴러로 달라 색다르다. ●프리키 프라이데이= 엄마는 딸로,딸은 엄마로 서로 몸이 바뀐 모녀가 벌이는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아기자기하게 엮어가는 코미디.올드팬이라면 76년 조디 포스터가 딸로 나온 동명의 영화가 떠오를 것이다.마크 워터스 감독이 현대 분위기에 맞게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2200만달러를 벌었다. 의사 테스 콜먼(제이미 리 커티스)과 15살난 딸 애나(린제이 로한)는 모든 면에서 티격태격하는 앙숙 모녀.둘은 세대 차이에다 개인적 취향마저 달라 옷과 음악,남자 친구 등 어느 하나에도 마음이 같은 경우가 없다. 거듭되던 둘의 갈등은 테스의 재혼을 며칠 앞두고 극에 달한다.애나가 이끄는 그룹사운드가 꿈에 그리던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가 왔는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테스의 재혼 리허설날.자신의 음악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던 애나는 오디션 참가를 반대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사정은 엄마 콜먼도 마찬가지.자신의 재혼을 뜨악하게 바라보는 딸이 리허설 행사 때 자리를 비우겠다는 말에 참을 수 없다.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 치열한 언쟁을 벌이던 모녀가 중국 ‘행운의 쿠키’를 받으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다음 날 아침 테스와 애나는 서로 몸이 뒤바뀌면서 ‘끔찍한 금요일’이 시작된 것.새 아버지가 될 늙은 라이언(마크 하먼)이 키스하겠다고 다가오는 것에 닭살돋는 딸과 엄마가 딸 대신 재시험을 치르고 오디션에 나가 진땀을 흘리는 등 뒤죽박죽된 상황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해프닝의 극치는 딸의 애인인 제이크가 엄마를 보고 반하는 것.몸은 엄마지만 그 속에 담긴 딸의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끌리면서 진행되는 사건은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곤욕을 치르던 모녀는 어느덧 ‘이해의 강’을 건너고 있다.너무 익숙한 구성이지만 모녀 사이에 늘 있음직한 상황이라 흥미롭다.무엇보다 몸이 바뀐 모녀로 나오는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를 밝고 유쾌하게 채색한다. ●고티카 = 깨어나보니 의사에서 죄수로 정신과 여의사가 자신에게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과 살인 누명을 벗겨가는 과정을 다룬 스릴러물.여성 교도소에서 정신치료를 맡고 있는 미란다 그레이(할 베리)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똑똑하고 자기 일에 딱 부러지는 데다 남편 더그(찰스 듀턴)도 같은 형무소의 정신과 과장으로 물심 양면 도와주고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집으로 돌아가다 길가에 선 소녀를 피하느라 차를 들이받는다.내려서 상처투성이의 소녀를 도와주려다 그녀에게서 타오른 불꽃이 옮겨오면서 정신을 잃는다.사흘 만에 깨어나보니 감옥.더구나 자신을 치료하러온 동료인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물어보니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벽과 흉기에 지문이 남아 있는 등 모든 정황은 불리하다. 또 현장에 피로 새겨진 ‘Not Alone(혼자가 아니다.)’이라는 글자가 샤워 도중 자신의 팔에 새겨지면서 누명의 수렁은 깊어진다. 믿을 사람이 자신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미란다는 진상을 캐간다.그 과정에 억울하게 죽은 소녀의 원혼의 빙의,남편 더그의 비밀 등이 밝혀진다.순간순간 긴장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 전개가 엉성해 긴박의 밀도는 떨어진다.또 미란다가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상황 등에서 ‘식스 센스’의 이미지가 겹친다. 2002년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움켜쥔 할 베리가 분노와 공포에 사로잡힌 미란다로 호연한다.‘바닐라 스카이’의 페넬로페 크루즈가 여죄수 클로이로 얼굴을 내민다.‘증오’‘어새신’ 등을 연출한 프랑스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 이종수기자 vielee@˝
  • 6일 개봉 '베이직’숨가쁜 뒤집기 눈을 뗄수 없다

    반전없는 영화에 맥이 풀리는 관객이라면 6일 개봉하는 ‘베이직(The Basic)’이 반가울 것이다.그 속엔 숱한 뒤집기 장치가 숨어 있어 원없이 퍼즐을 푸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남미 파나마의 정글 속을 한대의 헬리콥터가 날아간다.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밀림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하던 미국 특수부대 요원 6명이 총격전을 벌여 4명이 죽고 2명만 생환한다.생존자 던바 일병과 켄달 소위는 수사관 오스본(코니 닐슨)대위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한다.급기야 특수부대원 출신 수사관 하디(존 트래볼타)가 투입된다.조금씩 말문을 연 두 사람은 혹독한 훈련으로 ‘저승 사자’라 불린 부대장 웨스트(새뮤얼 잭슨)하사관에 대해 쌓인 반감 등으로 4명이 서로 총격전을 벌였다고 진술한다.하지만 누가 누구를 쐈는지 등에 대한 증언은 완전히 다르다.무슨 일이 벌어졌고 누구 말이 진실일까? 영화는 두 사람을 취조하는 과정 곳곳에 감춰둔 다양한 반전을 따라 숨가쁘게 이어진다.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부대내 마약 거래 음모의 연기도 모락모락 피어나고,증인인 켄달 소위가 독살되는 등 갈수록 의혹이 증폭된다.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은 모두 액션에서 인정받은 이들.존 트래볼타와 새뮤얼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다이하드1,3’의 존 맥티어넌 감독에 제작은 ‘터미네이터1,2’의 마이크 매더보이와 ‘다이하드 3’의 마이클 테드로스가 손잡아 ‘꿈의 액션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부족함보다 못한 법.잦은 반전은 오히려 그 효과를 반감시킨다.특히 마지막에 모든 것을 뒤집을 때는 반전의 묘미가 뚝 떨어지고 허탈한 느낌마저 준다.‘이렇게까지 비틀 필요가 있었나?’라는 거부감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영화의 미덕은 부인할 수 없다.생존자들의 잇단 회상신을 빠르게 교차시키면서 보여주는 속도감과 통쾌한 액션은 ‘베이직’의 매력이다.또 12시간 안에 수사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 설정과 꼬리를 무는 궁금증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긴박감도 별미다. 이종수기자 vielee@˝
  • [열린세상] 한 해를 보내면서

    참으로 시끄러운 한 해였다.신정부가 출범하면 으레 터졌던 대형사고는 이번에 대구 지하철 참사로 방문했다.한반도 바깥에는 이라크 전쟁이,안에는 북핵 위기가 내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지난 대선에 나타난 세대정치의 분열상은 해가 지나면서도 치유되지 않았다.보수언론과 정부의 지루한 싸움은 국민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었다.아파트 가격이 널뛰기하면서 샐러리맨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고,청년실업 사태로 수많은 붉은 악마들은 사회탈락자로,부유층(浮遊層)으로 둔갑했다. 카드 빚,소득의 양극화,투자기피 현상 때문에 내수경기는 여전히 미지근하다.급기야 차떼기 소동이 밝혀지면서 정치인들은 악취를 풍기는 이상한 동물로 취급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떡하랴? 우리는 한 해를 흘려보내고,새 날을 맞이해야 하는데.도란도란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백성사와 정화의 시간을 갖는다. 한때 코리안 타임은 느림,느긋함,전근대,막걸리의 시간이었다.하지만 이제는 빠름,급변,조급증,폭탄주의 시간으로 바뀌었다.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컴퓨터 화면으로 새로울 것이 없는 뉴스를 본다.전철 속에도,회의 중에도,술자리에도 휴대전화 단말기는 쉬지 않고 터진다.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늘 부족한 일자리,불안정한 사랑과 결혼,북핵 위기,이해하기 힘든 정치,조류독감,쇠고기와 광우병,가짜 양주,만성화된 시위와 데모….정신없이 흐르는 시간,증폭된 불안감에 우리는 몸과 마음을 순화시키려고 이 밤에 소주를,폭탄주를 마신다.그래도 친구들이랑 동료들이랑 한 해를 마감하는 자리는 잃어버린 축제의 시간이다.한 해의 계산을 마감하고,올해 이루지 못한 비상을 기약하는 시간이다. 연말이 축제의 시간이고 사투르누스의 달이라면,연시의 1월은 야누스(Janus)의 달이다.영어의 재뉴어리(January)는 바로 야누스에서 딴 말이다.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는 문(ianua)의 신이고 항구(port)의 신이다.새 문턱이나 항구는 바로 위기로 향한 문이다.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공존함을 뜻한다.새 문턱을 넘을 때 느끼는 이상야릇한 호기심,무언가 나타날 새로움에 대한 열망으로 우리는 들뜬다.영어의기회(opportunity)와 항구(port)가 같은 어근에서 온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는가.하지만 항구의 앞바다에는 때때로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한다. 한반도에 다가올 야누스의 달은 어떨까? 새 문턱을 넘어도 풍경은 크게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북핵 위기,이라크 파병 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농민들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기회도 없지 않다.선진한국을 향한 개방 한국의 힘찬 도약이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고,그동안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정경유착과 고비용 정치를 한방에 날려버릴 천재일우의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정치권은 IMF 사태 이후 유일하게 구조조정의 성역으로 남아있다.지역주의,돈 선거의 악순환을 깨지 않고서는 선진 한국을 꿈꿀 수 없다.국가경쟁력을 최종심에서 결정하는 것은 깨끗한 정치이기 때문이다.검찰은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로 부패정치인들을 단죄해야 할 것이고,정치개악을 꿈꾸는 정치인들에게 맞서 시민운동단체들은 또 한번 강력하게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할 것이다.총선에서 국민들은 깨끗한 한 표로 새로운 선량을 뽑아야 한다.부패한 한국정치를 만든 것은 결국 부패한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자원빈국이고 인구 과밀지역이다.내부에서 생산하는 것은 별로 없으니,바깥에서 먹을 것을 가져와야 한다.지금 우리의 밥줄은 쌀과 보리가 아니라 반도체,철강,자동차와 같은 제품들이다. 그런 점에서 강력한 신토불이의 심리학은 산업사회의 생존방식과 맞지 않다.도시의 일자리는 결국 개방한국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다.한·칠레 협정이 많은 문제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우리가 이를 개방한국의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까닭이다. 이 성 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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