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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풍경소리없는 成佛寺

    “성불사(成佛寺)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주승(住僧)은 잠이 들고 객(客)이 홀로 듣는구나…” 우리 국민들의 서정을 한없이 우려내던 이은상(李殷相)의 시제(詩題)가 깃든 성불사를 지난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남북농업협력단의 방북길에 들를 수 있었다.황해북도사리원시 서북방 15㎞ 지점의 정방산성 깊숙이 자리잡은성불사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더니 아름다운 색깔의 규암과 운모편암의 바위산들이 낙락장송과 낙엽수들과 한데어우러져 마치 한편의 그림폭을 펼쳐놓은 듯했다. 898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103년전,궁예가 송악으로 도읍을 옮긴 해에 건립된 성불사는 극락전·응진전·명부전·청풍루·운하당·산신각으로 구성돼 있는데 극락전만이 6·25 동란때 불에 타 수년전에야 복원했다고 한다.그런데 기적적으로 극락전 바로 앞의 오층탑은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나머지 산사(山寺)들과 어울려 고색이창연하다. 그런데 웬일일가.살랑살랑 미풍이 이는데도 풍경소리가들리지 않는다.유심히 살펴보니 극락전 처마끝에 풍경들이달려있지않았다.풍경이 없으니 소리가 날 리 없다.마치정방산성 성문 맞은편의 정방폭포에 물 한방울 흐르지 않는 현상과 궁합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가뭄이 하도 극심하여 그토록 수량(水量)이 풍부해 장엄한 물줄기를 내리쏟던폭포수마저 완벽하게 메말라 있었다. 풍경이 없는 성불사와 물이 메말라 버린 정방폭포는 우리일행을 한없이 쓸쓸하게 하였다.누군가 중얼거리듯 부르는 바리톤의 ‘성불사’ 노래는 차마 처연하다고나 할까. 북한의 산하는 바야흐로 뙤약볕에 불타고 있다.남한의 경기도 북부나 강원도보다도 가뭄이 더 심해 밀·보리 등 밭작물은 반타작하기 힘들고,북한주민의 주식이나 다름없는옥수수와 감자는 쑥쑥 자랄 때인데도 생육을 정지하고 있다. 성불사를 방문한 날이 마침 6월1일,그곳의 아동절(어린이날)이라 울긋불긋 차려입은 유치원 어린이들이 절 구경차나들이를 나와 우리 일행과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자연스레어우러졌다.비록 천진난만한 밝은 표정과 씩씩한 말씨이지만 5∼6세의 어린이들이라고 보기에는 영양 및 성장상태가 좀 좋지 않아보였다.마치 6·25 동란때의 우리들의 자화상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키가작고 무언가 부족한 듯한 50대 후반,60대초의 덜 자란 모습을 자주 보지 않던가.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우리보다 기술수준이 훨씬 앞질러 우리는 구경도 제대로 못했던 트랙터와 경운기들이 북한에서는 매년 1만대 이상씩 농촌에 공급,가동되던 시절이있었다. 그로부터 중국과 소련 및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벨트·베어링·타이어 등 부품공급이 끊기고 외화부족으로 에너지 도입이 여의치 않으면서 대외경제마저 봉쇄되어 북한은 이른바 자력갱생의 길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아니면,체제붕괴밖에는 없었다. 그때의 ‘천리마’‘전진 20호’ 등의 트랙터와 이앙기들이 20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북한의 서해안 평야지대 곳곳의 모내기에 동원되고 있었다.총 공급대수의 20% 정도만이겨우 가동되다 보니 모내기의 거의 대부분은 군·관·민이 총동원되어 ‘모내기 전투’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남한에서는 물리적 수명이 아직 멀쩡한데도 농촌 곳곳에 농기계들이 버려져 녹이 슬고 있는 현상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농작물 씨앗과 가축 품종들도 퇴화되거나 요즘 우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토종에 가까워 개량종으로의 갱신이 시급하다.그러자면 비료와 농약·사료의 공급이 제때 제대로뒷받침되어야 한다.때맞춰 보내진 농협 남해화학의 밑거름(요소비료)이 포장째 논두렁에 수송되어 농민들이 흰 입자들을 훨훨 모논에 뿌리고 있는 장면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밑거름만 주면 뭣하나,결실기에 웃거름(복합비료)이 뿌려져야 풍작을 거둘 수 있지”라고 동행한 농업전문가 한사람이 한숨을 섞어 내뱉는다.그렇다,평화와 통일의 밑거름과 웃거름,그 모두가 우리가 분담해야 할 몫일 수밖에없다. 성불사를 뒤로 하는 우리 눈앞에는 “가는 길 험난해도웃으며 가자!”라는 입간판이 점점 크게 다가오고 있었다. 성불사 처마에 우리 모두 풍경을 달아보자. 김 성 훈 중앙대 교수
  • 義人 이수현 추모글 책으로

    “무엇이 바름이고 그름인지 혼미해진 이 시대에 그대는 어둠을 깨뜨리는 한줄기 큰 빛,우렁찬 천둥,푸른 폭포수되어우리를 일깨웠네….” 지난 1월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 지하철역 구내에서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李秀賢·당시 27세)씨를 기리며 쓴 네티즌들의 글이 책으로 엮여 나왔다. 인터넷 동호회 ‘이수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펴낸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 준 이수현의 여행’(도서출판 나비)이 그것이다.이씨의 의로운 죽음 이후 그의 홈페이지(home.nownuri.net/∼gibson71)에는 3만여건의 추모글이 올랐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엄선한 245건과 생전에 그가 남긴 자전거 여행기,그의 죽음을 다룬 언론보도 등을 담았다.이중에는일본인들이 보내온 글 10여건도 포함돼있다. 책이 빛을 보기까지는 이씨의 희생정신에 감동한 목사 김영배(52·金永培)씨의 역할이 컸다.80년대 후반 ‘나비(히브리어로 예언자란 뜻)’라는 출판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김씨는 이번에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를 재등록하고 제작비 560만원을 전액 지원했다.“이수현 관련 책이 일본에 이미 5권이나 나와 있는 데 비하면 때늦은 감이 있다”는 김씨는 “내친김에 이씨의 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영화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곧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책 판매의 수익금은 이씨의 부친이 운영할 장학재단의 기금 등으로 활용할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어린이날 좋은 영화·비디오

    어린이날을 또 어떻게 ‘때울까’ 내심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잘 찾아보면 짭짤한 프로그램들이 많다.다리품을 팔 요량이라면 모처럼 온가족이 극장 나들이를해도 좋겠다.그보다는 간편하면서도 실속있는 오락거리를찾는다면 동네 비디오 가게에 들러보자.좋은 비디오를 공짜로 빌려주는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옐로우 스톤’ 특별상영 서울 63아이맥스 영화관이 가정의 달을 맞아 이달말까지 아이맥스 영화 ‘옐로우 스톤’을 상영한다.미국 최대의 국립공원 옐로우스톤의 비경이 박진감 넘치는 아이맥스 화면에 담겼다.아슬아슬한 대협곡,장엄한 폭포수 등 대자연을 배경으로 그 옛날 탐험가들의 행로를 따라가며 어린이들의 개척정신을 일깨워준다.지난 94년 국내 첫 개봉돼 크게 인기를 얻었다.(02)789-5663◇애니메이션 ‘런딤’ 아시아 최초의 TV용 3D애니메이션‘런딤’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서울랜드에서 볼 수 있다.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5일 오후3시와 6일 오후1시,서울랜드는 5일 낮12시부터 오후5시까지 총 6회 상영.한국과일본의 청소년들이 지구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활약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최근 한국과 일본 TV에서 동시방영에 들어갔다.(02)2140-4026◇비디오 무료대여 서울YMCA의 비디오숍 경영자 모임 ‘으뜸과 버금’이 5일까지 전국 150여개 회원점에서 ‘어린이와 함께 보는 비디오 무료대여 행사’를 연다.가까운 ‘으뜸과 버금’ 회원점을 어린이와 함께 찾아가면 아래에 선정된 16편의 비디오를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책상서랍속의 동화 ▲그림속 나의 마을 ▲사이먼 비치 ▲바이센테니얼 맨 ▲오즈의 마법사 ▲위대한 강 ▲엘모의 대모험 ▲피리부는 목동 ▲환타지아 2000 ▲이집트 왕자 ▲레오니오니의 동물우화 ▲산타할아버지의 휴가(이상 초등학생용)▲스노우맨 ▲하얀 꼬마곰 라스 ▲배고픈 애벌레 ▲두더지(이상 유아용) (02)736-5640황수정기자 sjh@
  • 약수터 8.5% ‘못마실 물’

    서울시내 약수터의 8.5%가 식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28일까지 시내 약수터 378곳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8.5%인 32곳의 물이 음용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부적합 사유로는 대장균 기준 초과가 21곳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세균 9곳,대장균·일반세균 기준 모두 초과 1곳,유기물 과다 1곳 등이었다. 서울시는 이들 약수터의 이용을 일시 중단시켰으며 분기별검사에서 4차례 연속 부적합판정이 나오면 폐쇄조치할 방침이다. 부적합판정 약수터는 다음과 같다.▲대장균=돌산(부암동)버드나무(옥인동) 오동(번동) 번동(번동) 수암계곡샘(상계4동) 녹수(녹번동) 수색(수색동) 안산천(봉원동) 안산헬스(봉원동) 안천(봉원동) 용천(홍제3동) 개화산 진로아파트뒤(방화동) 동작(동작동) 가재샘(신림9동) 국사봉 왼쪽(봉천1동) 제1약수(신림10동) 용두천(개포동) 궁마을(수서동) 일출(고덕동) 아카데미밑(수유동) 유석조기회(수유동) ▲일반세균=매봉(옥수동) 보현정사(상봉1동) 태능지구(묵1동) 녹천샘(월계4동) 영원암샘(상계1동) 만수(봉천11동) 폭포수(신림9동) 매봉(도곡동) 둔촌1호(길동) ▲대장균·일반세균=범바위(예장동) ▲유기물 과다혼입=남산산악회(한남동)김용수기자 dragon@
  • MBC·SBS 빗나간 사극 경쟁

    SBS ‘여인천하’가 불붙인 월화 사극전쟁에 MBC ‘홍국영’이 지난 26일 가세하며 두 채널간 시청률 경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기 시작했다.일단 결과는 ‘여인천하’의 우세승. 드라마 ‘아줌마’종영의 반사이익을 챙겨 30%까지 육박(AC닐슨 )한 반면,‘홍국영’은 12%를 밑돌았다. 하지만 입맛이 왠지 개운치가 않다.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일까.정공법이 아니라 변칙이 난무하는 전쟁을 엿보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2월 ‘여인천하’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김재형PD는“구태의연하게 웬 궁중암투냐”는 물음에 “정난정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조선조 정치상황에 포커스를 맞춰 역사적 교훈까지 담겠다”고 호언했다.후발주자인 ‘홍국영’의 이재갑 PD는 “호쾌하고 선굵은 남성사극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초발심의 흔적이 희미해지는 대신 지금 두 사극에서는 ‘옷고름 푸는’소리가 요란하다.‘여인천하’를보자.절로 들어간 난정(강수연)이 번뇌를 식히려 폭포수얼음을 깨고 들어가 목욕하는 장면은 극 흐름상 꼭 필요한설정이라고 볼 수도있겠다.하지만 강수연은 다음달 2∼3일 방영분에서 또 한차례 옷을 벗을 예정이다.윤원형(이덕화)의 후처로 들어가기 전 목욕신이다.여기에 길상을 유혹하기 위한 능금(김정은)의 과감한 육탄공세도 보태지게 된다.SBS가 사운을 건 프로답게 29일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스타의 NG장면’이라는 명목으로 이들의 노출신을 연거푸 보여주는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홍국영’은 겨우 2회분 방송이 끝난 상황이긴 하지만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첫회에서 필요이상으로 클로즈업된키스신이 서너차례 이어진 것도 모자라 2회분에서는 정후겸(정웅인)과 한통속인 기생이 화완옹주 양자를 물색하러찾아온 문중어른 앞에서 치마까지 벗어 제쳤다.상체는 물론 발부터 허벅지까지 훑어가는 카메라기법은 민망할 정도였다.‘기생과 밤새 뒹굴었다’‘(여자를)돌아가면서 재미를 보라’는 등 자극적인 대사와 툭하면 술상을 엎고 치고받는 폭력장면도 너무 잦았다. “드라마의 생명은 재미”“사극은 역사나 도덕교과서가아니다”는 제작진들의 주장도 이해못할 바는아니다.그렇다고 해서 그 재미가 무작정 옷을 벗고 싸움질하는 것과일맥상통하지는 않는다. 양대 방송사가 사운을 걸고 억대의 제작비와 함께 수많은땀방울을 쏟아부은 사극들이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탄탄한연기력 대신 말초적 흥미에만 공들이는 모습은 볼수록 안타깝다.MBC ‘허준’이후 불기 시작한 사극열풍이 벗기기경쟁을 향해 빗나가는 상황을 시청자들이 즐거워하리라는계산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허윤주기자 rara@
  • 외국인 에세이/ “”등산하며 한국자연에 폭 빠졌죠””

    외국인들에게 있어 서울은 첫눈에는 다소 무서운 도시다.거대한 규모,낯설기만한 간판과 교통 시스템,쇼핑센터나 택시에서 경험하게 되는 언어장벽 등, 이 모두가 외국인들을 당황시킨다.그러나 조금만 이곳에 익국해지고 어느정도 한국어를 익히게 되면 외국인들은 금새 아름다운 산이 많은 이 나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의 자연을 가장 좋아하고 한국인들과이러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97년 1월서울에 처음 왔을 때 나는 동료와 함께 무려 7시간 동안 북한산을 등반했다.한국에 오기 바로전까지 습윤하고 무더운싱가폴에서 5년동안 살았던 나에게 있어 겨울철 순백의 산을발견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림에서나 보았던경이로운 바위와 소나무들,그리고 얼어붙은 폭포수를 보고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북한산과 속리산,금정산과 설악산 등 많은 산을 오르내리면서 본 산과 절,그리고 암자는 내 생애 최고의 기억이다.산에서 만났던 친절한 한국인들과 등산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순간 우리는 어떤 문화적 차이도 느낄 수 없었다. 국제적인 쇼핑센터와 레스토랑이 늘어나는 등 한국은 점점문화적으로 다양해지고 외국인들에 있어 한국생활은 한결 수월해졌다. 하지만 영국인으로서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국 방송을 직접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베트남과 몽골,중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 BBC방송이 들어가고 있는데 한국에서 영국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상당히 제한되어 있다.기껏해야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을뿐.운전하면서 라디오를 통해 영국의 뉴스를 생생하게 들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한국인들의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될텐데 말이다. 이런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하다.아직도 많은 영국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모르고 있는데 난 이들에게 “어서 한국에 가서 아름다운 자연을 찾으라”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러스 스파로우 영국대사관 2등서기관
  • 남북이산상봉/ 北량한상씨 뒤늦은 老母상봉

    혈육의 정이란 이토록 끈질긴 것인가-.북측 방문단의 아들 량한상씨(69)와 어머니 김애란씨(87)의 심야의 병실상봉은 평양으로 떠나기불과 6시간 전이어서 분단의 아픔을 더욱 깊게 했다. “어머니…”“아야,이게 누구냐! 한상이 아니냐,왜 이리 늦었냐” 18일 새벽 4시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특실 1252호실.50년 만에 만난 아들을 향해 던지는 어머니의 일성은 기다리다 지쳐서인지 감격스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외출에서 늦은 아들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모자의 상봉은 약 40분에 그쳤다. 어머니 김씨는 노환에 심한 빈혈과 어지럼증으로 ‘절대 움직이면안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져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꼼짝도 할수 없는 상태였다.량씨는 17일 오후 어머니의 자택을 방문할 수 있도록 남북 적십자사에 호소했으나,‘지정장소 내 상봉 원칙’ 때문에눈물만 흘려야 했다.결국 두 모자를 상봉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밀린남북 양측은 비로소 병원에서 만나도록 하는 타협안을 이끌어 냈다. 병상에서 아들을 맞은 어머니 김씨는 “이게 누구냐,왜 이리 늦었냐”며 50년간 참았던 눈물을 폭포수처럼 터뜨리며 통곡했다.량씨도 복받치는 설움에 목이 메어 겨우 “저,한상입니다”라면서 큰절을 한뒤 모친을 부둥켜안고 반세기 동안 참았던 울음보를 터뜨렸다. 통곡과 대화를 반복하던 김씨는 두 눈을 감은 채 “애기(며느리) 갖다주라”고 말하며 손에서 반지를 빼 아들에게 건넸다. 상봉을 마치고 량씨가 숙소로 떠나려 하자 김씨는 “가지 마라 얘야,날 두고 어디 가느냐”며 다시 통곡했다.한상씨는 “빨리 돌아오겠습니다,어머니.오래오래 사셔야 합니다”라면서 “모진 맘 먹고 북쪽의 한상이 보겠다는 마음 먹고 버티셔야 합니다”라고 울먹였다.상봉장은 또다시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그래,바로 와라” 돌아서는 아들과 손가락조차 움직일 힘도 없는 여든일곱 늙은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50년을 기다린 40분의 만남은 기약없는 이별로 막을 내렸다. 전영우기자 ywchun@
  • 단양 양방산 절벽에 74m 높이 인공폭포

    충북 단양에 폭 200m,높이 74m의 대형 인공폭포가 내년도 조성될 전망이다. 충북도와 단양군은 15일 국비 6억5,000만원과 도비 1억9,500만원 등 모두 13억원을 들여 단양읍 양방산 절벽에 인공폭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7,000여평의 부지에 조성될 인공폭포는 넓이 200m 절벽에 높이 74m 물줄기 5개가 조성되며 폭포앞 남한강의 물을 끌어올려폭포수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공폭포는 현재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양방산 활강장과 더불어 단양의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군은 겨울철에는 인공폭포를 빙벽타기 코스를 개발,활용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국비지원을 신청,현재 문화관광부에서 예산심의중”이라며 “인공폭포의 규모가 자연폭포와 인공폭포를 포함해 동양 최대”라고 밝혔다. 단양 김동진기자 KDJ@
  • 휴가철 읽어볼만한 소설·시·시조 작품집 5권

    한여름 휴가철에 읽어볼만한 최근의 소설 시 시조 등 본격문학 작품집들을모아 소개해본다.특히 세 권의 소설책들은 각기 웅장한 개성의 성벽을 구축한 작품들이며 두 권의 사화집은 커다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라벤더 향기(문학동네) ‘책 읽어주는 남자’로 등단했던 서하진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10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60년생 여성 작가는 ‘사랑과 결혼의 과정을 통해 표출되는 여성들의 일탈 욕망과 환상이 주된 관심사’라는 평(백지연)을 듣는다.두 편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며 인물이나 이야기 주제가 기존의 궤를 허물고 직진하는 현대성을 갖고 있진 않지만단순해 보이는 이야기를 예쁘게 입체적으로 꼬아가는 솜씨가 돋보인다.소설인 만큼 주인공들의 역정이나 상황이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데 이 다소 구태의연한 소설적인 울 안으로 독자를 끌어들인 뒤 작가는 향후 수순을 아는 체하며 방심해 있는 독자의 옆구리를 보기좋게 걷어차곤 한다. 이런 독자의 각성이 ‘여성적인’ 크기에 그치는 한계가있지만 쓸데없이 튀지 않으면서 새롭게 성장(盛裝)한 여러 여성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문학동네) 박상우의 세번째 소설집이며 환멸의시대 분위기를 특유의 낭만적 문체 속에 담아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이후 11년만이다.표제작과 99년도 제2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내 마음의 옥탑방’ 등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됐다.표제작 ‘사탄의 …’는 낯선 실험적인 형태의 단편으로 부조리극을 평문으로 풀어쓴 것같다.‘샤갈’이 80년대를 지나며 정치적 허무주의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간군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탄’은 극단의 물신화·파편화로 치닫는 90년대의 광기에 주목했다는 해설이 있다.작가 혼자만의 의미쌓기로 끝날 수 있는데 같이 수록된 전통적인 작품들은 읽기 훨씬 쉽다.폐쇄적인 느낌이 들곤 하는데 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이런 특질들을 독자는 달리 받아들일 수 있다. ◆용병대장(문학과지성사) 서정인의 연작소설로 우리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이탈리아 르네상스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여러모로 문제작이다.소재적 측면에서 르네상스에 관해 빛에 가려졌던 어둠의 면을 끌어냈고 무엇보다 현 우리 시대의 성·권력·예술의 타락상을 효과적으로 빗대어 드러낸다.그러나 이 소설은 ‘말과 소설의 형태에 대한 질문과 성찰’에 가깝다는 의미에서 크게 주목된다.작가는 누구나 인정해온 소설이나 문장의 잉여적 반복을 과단성있게 생략해서 으레 따로 떨어져 있던 것들을 동석시킨다.소설 문체실험의 극한을 달린다는 평의 작품들은 독자로서는 공을 들여 읽어야 하나폭포수처럼 연잇는 알맹이들의 물벼락에 상쾌해지기도 한다. ◆히말라야(민음사)시인 고은이 3년전 여름 40일간 ‘떠돌았던’ 티베트 여행경험을 110여 편의 시에 담았다.시인은 ‘삶의 배경이라고만 생각했던 기존 관념을 산산이 부수는 절대자연의 힘’을 절감했다고 밝힌다. ◆조운 시조집(작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빼어난 시조 작품을 내놓다가 월북해 잊혀졌던 시인의 탄생100주년 기념 복간집.최근 제막될 예정이던 시비가 직권남용적 공권력 행사로 훼손돼 문단의 분노를사고 있다.그의 작품에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轉化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玉流 水簾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 두고 구름 비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 구룡연 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사설시조 ‘구룡폭포’ 전문)김재영기자 kjykjy@
  • [김삼웅 칼럼] 東西 풀고 南北 열려면

    물길이 때로 급류를 탈때도 있고 유유히 흐를때도 있다. 지세에(地勢)에 따라 용용수(溶溶水)가 될때도 있고 폭포수로 변할 때도 있다. 정세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급류를 타고 있다. 어제 열린 영수회담이 그렇고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렇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두 회담이 가능하게 된 것은 변화되는 정세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침몰한다. 영수회담은 너무 당연한 일이 뒤늦게, 그것도 4·13총선의 변화된 민심의작용으로 열리게 되었다. 여야 총재가 1년동안 차 한잔 나누지 않는 나라는하늘 아래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사사건건 대립·적대하면서 온갖 살벌한용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정당은 땅위에서 우리 외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그런 정당의 영수들이 모처럼 만난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통공약추진기구 설치’등에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어제의 합의와 대화정신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지키느냐에 있다. 오늘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과거의 여야관계에 비해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경기·충청·강원·제주에서 폭넓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텃밭’은 여전히 호남이다. 이총재의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65석 중 64석을 ‘싹쓸이’하여 원내 제1당이 될 만큼 영남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두 당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키면 바로 영호남의 대립과 갈등으로 증폭되고 곧바로 민족분열로 이어진다. 이미 상당히 중증단계에 접어들었다. ■여야 총재의 역사적 책무. 일찍이 유성룡은 ‘서애문집(西厓文集)’에 남긴 글에서 영호남의 중요성을이렇게 강조했다. “조선팔도 중 전라·경상 두 도가 가장 중요한 곳이다. 경상도가 문호(門戶)가 되고 전라도는 창고가 되기 때문에 경상도가 없게되면 전라도가 없게되고 전라도가 없게되면 비록 다른 도가 있으나 조선은 마침내 근본의 대책을 삼을 곳이 없게 된다. 그래서 왜적은 꼭 빼앗으려 하고우리는 꼭 지키려 하는 땅이다.…오늘날 조선의 안위는 실로 전라·경상도를지키느냐에 달려있으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영호남의 중요성이 어찌 임진왜란 국난기뿐이겠는가. 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총재는 영수회담을 계기로 역사적 책무를 통감하면서 지역화합의 정치를이끌어야 한다. 김대통령은 동서와 남북문제 해결의 중심점에 선 지도자로서대북포용정책과 함께 대야(對野)포용으로 자꾸 삐뚤리는 지역정서를 껴안아야 한다.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영남에 바친 인사·투자·개발등 ‘짝사랑’에 비해 총선결과에 실망하겠지만 노무현·김중권씨의 득표율에서 나타나듯이 희망의 싹은 보인다. 이 가녀린 싹을 키워 화합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이총재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절반의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 상생정치를내세우면서 상쟁(相爭)만을 일삼는 20세기형 야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지속적 개혁을 위해 여야 협력관계가 절실하다. 지역주의 극복과 남북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필요하면 민주당과 함께 내각에참여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대연정도 검토해야 할것이다. 큰정치·상생정치의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 ■평화정착에 지혜 모아야.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것이다.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전쟁방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창(戈)을 멈추는 것이 곧 무(武)다. ‘지과위무(止戈爲武)’다. 武란 글자는 창과(戈)와 멈출지(止)를 합성한 것이다. 전쟁을 멈추는 것이 武力의 원뜻이다.(‘左傳’) 남북 200만 군대가 창을 꼬나잡고 대결하는 세계적 화약고인 한반도의 두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창을 멈추는’행위다. 이 민족적 행사에 여야는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협력해야 한다. 물살이 거센 시기에 정치지도자들의현명한 리더십은 국가의 축복이다. 원효대사는 ‘화정론(和諍論)’에서 비동비이(非同非異) 즉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관계 그리고 원융불이(圓融不二)라 하여 ‘융화하되 하나가 아닌’관계를 강조했다. 건전한 여야 관계를 적시한 것이라면 지나치다 할까. 영수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를풀고 남북이 열리는 민족적 과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 [외언내언] 백남준과 라이트

    폭포 위에 집(‘落水莊’)을 짓기도 한 미국의 대표적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논란이 많은 건물이다. 달팽이 모양의 이 건물은 뉴욕의 수직 마천루 사이에서 눈길을 잡아 끄는 관광명소로 현대건축사에 남는 탁월한 건축작품이지만 미술전시장으로는 낙제라는 평가도 받는다.가운데 공간을 비워놓은 채 7층 높이까지 나선형 경사로로 이어져 “기능적으로 볼 때 이 건물은 커다란 재앙”이며 “그림보다는오히려 여기를 찾는 관람객들을 더 잘 전시하고 있다”는 말도 듣는다.그럼에도 구겐하임 미술관은 풍부한 소장품(1년에 그 5%만 전시할 수 있을 정도)과 현대미술의 최첨단 흐름을 보여주는 수준높은 기획전으로 유명한 세계 1급 현대미술관이다. 이곳에서 지난 11일 개막한 ‘백남준의 세계’전(4월26일까지)이 큰 화제가되고 있다. 5년의 준비기간과 200만달러가 넘는 예산을 쏟아부어 새천년 첫전시회를 백남준 초대전으로 마련한 구겐하임측이 백씨가 “20세기 후반 예술에 진정한 충격을 주었고 그의 예술세계가 현대 예술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지 언론과 미술계의 반응도 호들갑스럽다.미술월간지 ‘아트 뉴스’는 1월호 표지기사로 다루면서 “백남준이 구겐하임 미술관을 점령했다”고 평했고 뉴욕타임스는 두쪽에 걸친 기사로 전시회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백씨가 “모국인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국보급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썼다.한마디로 ‘금세기에 가장주목받을 전시회’라는 것이 뉴욕 미술계의 평가이다. 아직 전시회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두 천재 예술가 백남준과 라이트의 행복한 만남이 눈에 선하다.나선형 경사로는 그 곡선의 벽면에 평면의 그림을걸기엔 불편했지만 백씨의 비디오 예술 40년간 대표작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장으로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무엇보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세워진 후거의 활용하지 못했던 건물 중앙의 7층 높이 원통형 빈 공간을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 레이저 신작 ‘동시적 변조’를 지하에 묻힌 설계자 라이트가 본다면 어떨까.“다양한 작품을 상호 유기적으로 전시할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라이트에게 감사한다”고 백씨가 말했다지만 아마 라이트도 자신의 건물을 더욱 빛내준 백씨에게 감사할 듯 싶다.그가 설계한 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던 로비의 분수대가 이 전시회에서 처음 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니…전시장에 들어서면 TV 100대가 천장을 향해 놓여 있고 그 가운데서 천장으로 쏘아 올려진 레이저 광선이 빗살모양을 그리며 천장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야곱의 사다리’)와 어울리는 장관을 보게 된다는데, 설계자가 의도했던 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꼭대기까지 올라가 나선형 통로를 따라 걸어 내려오면서 다시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상상만 해도 달콤하다.아!그곳에 가고 싶다. 任英淑 논설위원ysi@
  • EBS 자연다큐 ‘도시의 곤충’

    사람도 견뎌내기 힘들다는 서울생활을 해내느라 곤충들은 지친다.그러나 사람 못지않은 적응력을 짜낸다.도시에 사는 나방은 지리산에 사는 동종보다눈에 띄게 몸집이 작다. 식성이 까다로운 곤충은 도시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벌이 도시에서 번성하는것은 꽃 대신 음료수 깡통을 핥아 먹기 때문이다. EBS가 27일 밤 8시부터 방영하는 특집 자연다큐 ‘도시의 곤충’(김병민 PD)은 이처럼 흥미진진한 생존기를 담아낸다.환경 생태계 보호협회에 소속된 김PD는 전문가들의 빈틈없는 자문을 받아 제작했다는 점을 방송국 자체제작 다큐와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꼽는다. 도시에서 살아남는 종들은 개미와 벌,매미,바퀴벌레 등 사회성을 가진 집단과 학습이 가능한 고등곤충들.상대적으로 좁은 공간과 먹이 때문에 곤충들의 몸집은 작아지고 있으며 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놈들은 살아남지 못한다. 나비 중에서 식성이 까다로운 호랑나비와 제비나비는 곤충도감에서나 만날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 지 오래.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표범나비와 노랑나비,배추흰나비는 모두 평이한식성 덕분에 살아남은 종들. 징그럽게만 여겨져온 바퀴벌레가 하얀 알을 폭포수처럼 낳는 장면과 한번의흡혈로 평생동안 산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할 수밖에 없는 모기의 흡혈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섬^^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제작진은 장담한다. 박멸이 어려워 여러 제약회사에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자랑하는 왕성한 번식력의 바퀴벌레가 쇠꼬챙이 같은 생식기로 암컷을 꿰어차는 장면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PD는 서울 전지역을 샅샅이 훑은 결과 호랑나비가 식초식물(곤충이 먹이로 삼고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식물)로 삼고 있는 산초나무와 탱자나무가 있는화곡동의 한 야산에서 호랑나비를 발견했다.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왕잠자리나방이 발견된 곳이 올림픽공원 주변인점도 흥미롭다.왕잠자리나방이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진 갈대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28일 같은 시간에는 이 협회 김민호 PD가 제작한 ‘한국의 식충식물’이 방송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이탈리아 전통희극·즉흥가면극 첫 내한

    99서울연극제 해외초청작 5편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이탈리아 피콜로테아트로극장의 ‘두주인을 섬기는 하인 아를레키노’가 8∼11일 오후 7시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를레키노는 이탈리아 전통 희극이자 즉흥가면극인 ‘코메디아 델아르테’의 대표적 인물.영악하고 재치있는 기질과 독특한 말투,제스처로 사랑받는하인역이다.18세기 희곡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작품인 ‘두주인…’은 아를레키노를 주인공으로 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47년 초연이후 이탈리아에서만 1,700여회,세계 36개국 600여회 등의 공연기록을 세우며 이탈리아 최초의 상설극장 피콜로 테아트로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해마다 새롭게 올려지는 이 무대에는 지난 50년간 수많은 명배우들이 거쳐갔다.현재 아를레키노역을 맡은 배우는 페루치오 솔레리라는 70대 중반의 연기자로 나이를 잊은 탄력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두주인을…’에는 주인들,하인들,연인들로 구분지을 수 있는 ‘코메디아델아르테’의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한쌍 내지 두쌍의 연인이 장애를극복하고 결혼하는 과정이 중심 플롯을 이루고,그 사이에서 하인들이 농간과책략으로 주인을 돕기도 하고 조롱하기도 한다. 아를레키노 역시 하인이면서작품의 주인공으로, 제목이 암시하듯 연인 관계인 두 주인 사이를 오가며 폭포수 같은 말장난과 끼여들기로 온갖 재치와 익살을 부린다.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며 매일 오후 1시 분장실과 무대뒤 연습장면을 일반인에게 공개해 생생한 연극 세계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02)3673-2561이순녀기자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5)’순인 삼촌’

    필화 10년 뒤인 1988년 현기영은 자신이 겪었던 고초를 ‘위기의 사내’란소설에서 그대로 재생시켜 놓았는데,이 장면은 아마 YWCA위장 결혼 사건의역사적인 증언이 될법 하여 여기 옮겨본다. “위장 결혼식의 신랑은 카네이션 꽃에 흰 장갑 끼고 서서,해사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손님들은 ‘신랑 그만하면 잘 생겼는걸’,‘혹시 신혼여행은 빵깐으로 가는 거 아냐’하고 농담을 걸며 입장하고,예정시간보다 훨씬늦어져 강당이 사람들로 빼곡 들어차자 돌연 단상에 현수막이 내리 걸리고잇따라 강당 곳곳에서 삐라가 분수처럼 솟아올라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지고,마이크에서 격정적인 목소리가 폭포수처럼 터져나오고,사복들이 급히 강당을 빠져나가고,반 시간도 못되어 경찰진압대가 들이닥치고,대회장은 연행조의 난입으로 금방 수라장으로 변하고,뒤이어 벌어진 대회장 밖 명동길 시위도 얼마 후 진압되었다.상황은 끝나고 호송차량 두 대가 연행자로 만원이었다.”그 이틀 뒤인 11월26일,계엄사는 위장결혼 사건으로 함석헌·박종태·양순직·김병걸 등 96명을 포고령 위반으로 검거,조사중이라고 발표했다.바로 이날 종암동 소재의 서울사대 부속고교로 출근한 작가 현기영은 수업에 들어가려던 교실 앞 복도에서 관할 성동경찰서원들에 의하여 연행당했으나 바로 중부서로 인계되어 갇혀 있는데 실내 방송으로 수배자 명단이 흘러 나오는 속에후배들 이름이 넷이나 포함되어 있어 필시 제주 출신 친목회를 겨냥한 것이려니 여겼다.며칠 뒤 현기영은 중부서 지하실로부터 끌려나와 검정색 승용차에 실려 남산으로 넘어갔다.도착지는 유명한 서빙고동 보안사였고,당시로서는 중범자를 다뤘던 합동수사본부로 인계된 것이었다. 체험자들의 수기를 통해 알려진대로 그는 군복으로 갈아 입혀진 뒤 2박3일동안 혹독한 육체적인 학대를 당했다.애초에는 친목회 명단을 밝히라며 매질만 반복하다가 소설 ‘순이 삼촌’을 거론하고 부터는 “왜 이렇게 썼느냐”고 추궁하면서 아예 빨갱이로 몰아갔다. 소설 ‘위기의 사내’에서 작가는 당시의 고문을 이렇게 묘사했다. “해병대에서 5파운드 곡괭이 자루를 대여섯 대까지는 신음소리 내지 않고맞아본 그였지만,당장 첫 매에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매가 몸에 터질때마다 강한 충격이 살속을 파고들어 뼈를 울리고 골수를 후볐다.(중략) 매는 한쪽 허벅지 주위를 나선형으로 돌며 빈틈없이 골고루 타격한 뒤,다른쪽허벅지로 옮아가고,이어서 정강이 뒤쪽,팔뚝,어깻죽지….매는 뼈를 피해 살집만 골라 정확히 타격했다.(중략) 아,이 고통스러운 육체를 벗어버릴 수만있다면! 정신을 배반하는 육체,제 몸이 이렇게 저주스러울 줄이야.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차라리 죽을 수만 있다면! 가무라치기라도 했으면….”이어 작가는 매질의 심리학적 파급효과를 “매질이 끝났을 때 그는 교사도,작가도 아닌,세 아이의 아버지도,한 여자의 남편도 아닌,그 무엇도 아닌,팬티에 겁똥을 깔긴 한 마리의 사냥감 짐승이었다”고 쓴다. 현기영의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 군에 몸 담았던 아버지를 추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그게 이 위기의 돌파구에 어느 정도 작용을 했을까. ‘빨갱이’에서 벗어난 그는 마지막 단계로 구둣발 세례를 받고는 집시법 위반으로 20일간 남부경찰서에서 구류를 살고 석방되었는데,그건 “잉크빛,보랏빛으로 물든 그의 몸뚱이”에 남겨진 맷자욱을 치유시켜 내보내려는 기간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20일 구류를 무사히 살고 출감한 작가 현기영 앞에 기다리고 있었던것은 ‘순이 삼촌’ 제 2막이었다.
  • 작곡가 金正吉(이세기의 인물탐구:182)

    ◎국악·양악 환상조율 ‘오선지의 마술사’/대표작 ‘8주자를 위한 추조문’/추사 김정희 수묵화 보는듯/실용·기능 음악에도 정열/연극·무용 분야 등서 독보적 존재 金正吉의 마음은 열려있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세계는 크고 넓고 깊다.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도 모든 것을 수용한다. 그러나 예술적 고집은 ‘숨이 막힐 정도로’ 철통같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그 철통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가장 소중한것을 가슴속 깊이 숨겨두고 있다’고 말한다. 독일 하노버음대에서 尹伊桑 문하에서 함께 공부한 작곡가 강석희는 ‘그는 언제나 남들을 제껴두고 앞장서 달려간다’고 감탄하기도 한다. ‘나이 60을 넘겨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혼자 강의를 도맡아 건재를 과시하는가 하면 연극 영화 무용 행사음악등 손대지 않는 분야가 없으니 그 에너지의 자원이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음악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탐스러운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그는 국악기의 속성을 빈틈없이 꿰뚫어보고 국악의 선율과 음색을 제대로 살려내는 현대작곡가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8주자를 위한 추초문(秋草文)’은 대비(對比) 변화(變化) 기복(起伏) 조화(調和)를 고루 갖추면서 그의 손에 걸려든 음재료들은 횡적이든간에 종적이든간에 한 악구마다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고야 만다. 중앙대 국악과 정인평교수에 의하면 ‘유장하게 흐르는 선의 멋은 추사 김정희의 수묵화에서 볼수 있는 고전적 아름다움과도 일맥 상통한다’고 평하고 있다. 묵화속에 농담(濃淡)이 깃들여있듯이 선율은 점차 굵어지거나 가늘어지기도 하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파격적 볼륨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또 서로 다른 국악기,같은 종류의 양악기를 능란하게 조합하여 국악의 조적 소재와 서양의 우연성,미니멀리즘과 아치 구조를 절묘하게 구사해 낸다. 대표작 ‘추초문’의 경우는 고요하고 장중한 가운데 한악기가 명상적인 분위기를 반복연주하거나 궁중음악의 정관적(靜觀的)인 성격으로 현대적 아악풍(雅樂風)을 성취해낸 것이 일품이다. 김정길 자신도 ‘나의 창작 작업중 가장 의미있는 작품’으로 ‘추초문’을 손꼽고 있고 이곡은 국내외적으로 수없이 연주되어 지난 85년 독일의 호리존테 음악제에서는 7차례의 커튼콜을 받기도 했다. 그외에도 호가 윤명노의 그림을 보고 쓴 하프곡 ‘얼레짓’은 옥쟁반에 구슬이 떨어지는 소리로 작가 자신의 내적 심정을 감아내거나 풀어내고 일랑 이종상의 그림에서 힌트를 얻은 ‘원형상(源形象)’시리즈와 춘추전국시대 월(越)의 미녀 서시(西施)가 하루종일 비단을 찢었다는 고사에서 착상한 ‘두개의 오보에와 오브리캇’도 명편으로 호평된다. 비단 찢는 소리,금속성의 긴 여운,지속적인 콩뿌리기로 불확정적인 리듬을 추출하여 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없는 현대인의 소외를 그리고 있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영등포 양평동에서 태어나 부친 金壽一씨가 관여하고 있던 양평동교회에 다니면서부터다. 정식으로 음악교육을 받진 않았으나 교회에서 오르간을 치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초등학교 4학년쯤에는 찬송가를 4부로 칠수있게 되었고 양정중 시절엔 밴드부,이후 해군군악대에 입대했다가 미8군에서 재즈밴드 피아니스트로 일하면서 7년이나 뒤늦게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했다. 나보다 앞장선 친구들을 따라간다는 집념에서 대학졸업때 쓴 ‘바이올린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3중주’는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에 선정되어 남들보다 먼저 작곡가로 데뷔했다. 69년 당시 동백림사건으로 한국에 와있던 윤이상씨가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보고 강석희 백병동과 함께 독일유학을 권유했으나 분주해진 국내 음악활동에 쫓겨 한학기나 지나서야 독일로 갔고 그때부터 주로 12음열을 만드는 기초적인 학습에 파고들었다. 나만이 할수있는 음악은 무엇인가. 그 무렵의 한국작곡가들의 작품에 ‘한국적인 티’만 있을뿐 ‘진정한 자신의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자 국악의 현대화를 앞세워 ‘위상공간’‘비(秘)’‘초립동’ 같은 한국적 곡들을 탄생시킬수 있었다.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프로페셔널은 자기취향에 맞는 음악만을 고집해선 안된다’는 자세로 실용음악’ 기능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첫 작품은 지난 74년 극단 산울림의 연극 ‘가위 바위 보’를 위해 쓴 ‘타악기를 위한 변주곡’. 창작음악이 연극무대에 사용된것은 그때가 처음인 셈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유추한 음악언어로 황종·중려·임종의 3음음계,평조 및 계면조의 5음음계와 민요선율을 직접 인용하기도 하고 무속음악인 시나위의 불확정성과 즉흥성을 계산하여 ‘뛰어난 음악은 그 곡절이 반드시 평이하다(大樂必易)’는 유교적인 음악관을 그의 사상에 연결시키고 있다. 하나의 음정을 작품 전체의 모티브로 삼으면서 무절제하게 많은 음을 다루기 보다 박절적(拍節的)으로 분할되는 리듬이 두드러진 것도 그만의 특징이라 할수있다. 작품의 구조에 있어서도 폴리포니(多聲部)와 호모포니(單聲律)의 대비구조,단일악기로 구성된 이중구조,프래그멘트(파편)들의 반복과 배열을 중심으로 간결명료한 구조를 짜고있다.예술에서는 완벽주의자지만 생활력은 약한편으로 부인 朴昌淑 여사가 자매의 교육과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작품 구상을 위해 긴 명상에 잠기고 머리속에 그려지는 곡의 짜임새와 곡에 대한 입체도가 완벽하게 그려져야만 그는 비로소 오선보에다 작품을 폭포수처럼 써내려간다. 조각가 로댕이 ‘진정한 의미의 천재란 한방울 한방울 바위에 파고드는 물처럼 조용하면서도 끈질긴 집념’이라고 한것처럼 예술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는 백지 한장의 간극을 뛰어넘은 바로 ‘천재적 작곡가’에 틀림없다. 이제 작곡 인생 40년을 앞두고 자연의 심장까지도 음악으로 빚어내는 접신의 경지에서 그는 지금도 조요(照耀)로운 명작을 잉태하기 위해 지치지않는 정열을 활화산처럼 불태우고 있다. □그의 길 ▲1934년 서울 출생 ▲1962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조선일보 신인음악회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3중주’ 선정 데뷔 ▲1972년 하노버음대 졸업,윤이상 사사 ▲1973년 ISCM(국제작곡가연맹)페스티벌 ‘세개의 플루트와 타악기를 위한 곡’ 입선 ▲1974년 극단 산울림 연극 ‘가위 바위 보’작곡외 연극음악 다수 1979년 ‘추초문(秋草文)’초연 ▲1980년 문교부장관 교육공로 표창 ▲1981년 임권택 감독 ‘만다라’ 작곡외 영화음악 다수 ▲1983∼ 현재 서울대 음대교수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행사음악 및 문화축전 발레음악 작곡 ▲1987년 서울올림픽 음악감독, 88올림픽 개폐회식 팡파르 ▲1988년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 ‘축전서곡’(KBS교향악단)연주, ‘올해의 음악가’ 선정 ▲1990∼92년 창악회 회장 ▲1994년 김정길 작품 발표회,미래악회 초대 ‘작곡가의 초상’연주 1996년 서울대 개교 50주년기념 ‘축전 서곡’작곡등 120여곡 한국음악협회 및 한국작곡가협회 부이사장,아시아작곡연맹 및 창악회,한국청년음악연맹 이사 한국연극영화예술상(74년) 대한민국작곡상(79년) 서울극평가그룹상·동아연극음악상(84년) 대종상음악상(86·92년) 서울시문화상(8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97년)
  • 시냇가에서/朴婉緖 작가(서울광장)

    용기를 내어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산이 있고 시냇물이 있는 교외의 땅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복중에도 아침 저녁으로는 살갗에 와닿는 바람이 심심산중의 샘물처럼 정신이 반짝 나게 차가웠고,밤이면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했고,새벽이면 온갖 잡새들이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채 제각기의 목소리로 재잘댔고,시냇물은 온종일 평화롭게 속삭였다.내가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 것일까,너무도 과분하여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도 가구 하나도 새로 장만하기가 싫었다. 그러나 웬걸.그렇게 나직하고 명랑하게 속삭이던 시냇물이 폭우가 계속되면서 난폭한 탁류로 돌변해서 밤새도록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여기저기서 하천이 범람하고 저지대가 침수되면서 엄청난 수의 수재민과 실종·사망자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긴급 뉴스가 정규방송을 제쳐놓고 온종일 계속됐다. 내가 맑고 예쁜 시냇가에 살게 된 것을 부러워하던 친지들이 예서 제서 별일 없느냐고 안부전화를 해왔다.나는 그들을 안심시키느라 내가 사는 데는 상류쪽이니까아무 걱정도 없다고 대답하곤 했다.실상 우리 집은 시냇물의 상류라기보다는 중류쯤에 위치해 있었지만 범람의 위험은 거의 없어 보이기에 안심시키느라 그렇게 말한 거였다.그러나 우리집은 상류니까 걱정말란 소리를 반복하는 사이에,상류사회니 상류계급이니 하는 말도 강을 끼고 발달한 농경사회에서 안전지대에 사는 주민들이 즈네들은 상습피해지역인 저지대에 사는 주민과는 다르다는 걸 나타내려는 데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또 새로 집 장만할 때는 농민들까지도 어떻게든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까닭도 알 것 같았다.고층아파트야말로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상지(上之) 상류(上流)의 주거지니까. 그러나 시류를 역행해서 자연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하류로 이동한 걸 후회하는 마음은 없다.오히려 이 작은 시냇가에서 이번 폭우를 겪으면서 이런 조그만 지류를 통해서도 마구잡이 개발의 영향과 상류에 사는 건 혜택이 아니라 엄중한 책임이라는 것을 총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는 걸 자연의 또다른 혜택이라고 감사하고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 대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상류에서 지목을 변경해서 논을 밭으로 만들거나 나무를 베고 택지를 조성해놓은 데서는 어김없이 엄청난 양의 토사가 강으로 유입되면서 폭포수를 만들어 시냇물을 길길이 날뛰게 했고,하류로 갈수록 중상류에서 마구 버린 생활용품,비닐 쪼가리들이 뿌리뽑힌 나무들과 함께 남루하고 추악하게 교각에 걸려 흐름을 방해하면서 저지대의 배수를 원활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장마 전에 고향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연일 폭우가 계속될 때 돌아온 친구 말이 생각났다.그의 고향은 시뻘건 황토땅인데 도로를 낸다,개발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산허리를 잘라놓은 자리가 하도 선연하게 붉어서 마음이 짠하더니 폭우가 쏟아지면서 거기서 토해내는 흙탕물 또한 어찌나 시뻘겋던지 영락없이 산천이 엄청난 출혈을 하고 있는 것처럼 끔찍해서 비명을 지르고 싶더라고 했다.피서고 뭐고 다 망쳤지만 고향산천과 더불어 같이 아파하고 같이 신음하는 것같아서 다녀오길 참 잘한 것같다는소리도 덧붙였다. 이번 비는 하늘의 일이 아니라 상처 받았으니 피 흘릴 수밖에 없는 땅의 일이 아니었을까.
  • 폭포에 빠진 아내 구하려다…/40대 남편·돕던 등산객 참변

    【거창=강원식 기자】 폭포아래로 떨어진 아내를 구하려던 남편과 이를 목격하고 폭포수에 몸을 던졌던 30대 회사원이 여자만 구하고 자신들은 숨졌다. 8일 상오 8시30분쯤 경남 거창군 위천면 강천리 금원산 용폭포위에서 비디오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던 송모씨(45·여·서울시 강서구 방화1동 건우 2차아파트)가 5m 아래 연못에 빠졌다.송씨를 구하기 위해 송씨의 남편 최휘만씨(44)와 시동생 휘석씨(38)가 물속에 뛰어 들었으나 서로 뒤엉켜 익사 위기에 빠졌다.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등산객 노재열씨(30·현대자동차 직원·울산시 야음동)가 폭포에 뛰어들어 송씨는 구했으나 자신은 빠져 나오지 못했다.송씨의 남편 최씨도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숨진 최씨는 최근 명예퇴직을 한 뒤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노씨는 회사 등반대회 앞두고 사전 답사에 나섰다가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 서양화가 서양순(이세기의 인물탐구:159)

    ◎화폭마다 혼담긴 ‘꽃과 여인’의 화가/초창기 ‘발레리나’ 시리즈로 국전 3회 입선/한국여류화가회장으로 작품활동도 활발 서양순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과 여인’의 이미지를 과시하면서 밀턴의 ‘꽃피는 시트론의 숲’을 향유하는 시기다. 최근의 그의 회화세계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유랑의 필치’로 포비즘의 요소를 포함시키는 새로운 조형방법에 접근하고 있다. 이른바 색채의 의장을 중시하는 큐비즘과 구상을 지우는 특유의 기법으로 ‘꽃이 여인이며 여인이 꽃’인 팬태스틱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파스텔조의 꽃의 향연은 캔버스의 한정된 공간이 아닌 드넓은 벌판에 마음껏 펼쳐진채 바람에 흩날리듯 꽃향기 퍼트릴 듯 송이송이마다가 싱싱하게 살아숨쉰다. 그래서 일찍이 그의 스승인 박득순은 ‘서양순의 그림은 삶에 대한 힘찬 도약과 환희의 축제’라고 표현했다. ‘사랑의 아름다움을 모르면 아름다움을 그릴수 없듯이’ 그의 눈부신 인물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한눈에 알게 된다’는 것이다. ○‘환희의 축제’로 표현 그의 꽃들도 동양적 정서와는 거리가 먼 목련과 장미, 국화와 해바라기,튤립과 서양란같은 화판이 확실하고 탐스러운 꽃중의 꽃들로 화면을 채운다. 언제나 꽃과 여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여인의 눈동자는 신비와 미지의 소망이 반짝이고 목걸이와 팔찌 등 서구적 연출은 때때로 베르사유의 앙트와네트, 정열의 카르멘, 르누아르의 청신한 이렌느와 어느때는 마농레스코같은 퇴폐적인 쓸쓸함과 메마른 사색을 풍겨낸다. 이른바 밀집한 꽃의 형상과 풍부한 무희들이 제시하는 회화세계는 그것이 ‘미술’이기 때문에 철두철미 ‘아름답다’는 것을 지키면서도 해맑은 아름다움의 이면속에 엄격한 결벽증이 도사리는 것이 이채롭다. 서양순은 그의 그림이 설명하는 것처럼 내면으로부터의 열망과 열정이 끓어넘치는 화가다. 타고날 때부터 솔직하고 활달한 성격이어서 무슨 일에든지 쉽게 좌절하거나 체념하지 않는다. 단지 가파르지 않은 후덕한 인간성을 지녔으나 남에게 폐끼치기를 싫어하고 만사에 빈틈없는 완벽주의로 대인관계에서의 신의를 중시한다. 그러한 성격형성은 그가 성장한 철없던 어린시절과 다양한 예술적 체험들이 정신적 성장을 준 때문일 수도 있다. 어릴때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위해 ‘의사’가 될것을 꿈꾸었으나 화가가 된 지금 심신장애자를 위한 국제 시비탄클럽의 멤버가 되어 그들을 돕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 과수전지를 지도하던 서갑준씨와 이말예 여사의 3남3녀중 막내, 넉넉한 집안의 막내답게 부족함없는 환경에서 그림도 잘그리고 공부도 잘하는 우등생이었다. 정읍여고시절 전라북도 고교미술실기대회에서 정물화로 도지사상을 수상하자 당시의 교장과 담임이 권유하여 의대가 아닌 미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심신장애자 돕기도 대학졸업후 박득순 스승의 명동 화실에 나가 학생지도를 보조하는 동안에도 언제나 드가의 ‘발레리나’시리즈에 심취해 있었고 발레리나의 율동을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속도감에 매혹되어 한 시기에는 오로지 발레리나만을 그린 적도 있다. 이른바 ‘한줄기 빛이 물체에 닿는 순간, 그 빛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것’이라는 르누아르의 말대로 공간이동을 시키듯이 대상을 생명감 자체로 화면에 옮기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의 ‘무희’나 꽃들은 마치 토슈를 신고 필루에트를 추는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알레그로 콘브리오의 리듬감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박득순외에도 변종하 최덕휴 김창락 김원등 기라성같은 스승들을 사사.그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변종하씨는 서양순을 향해 ‘장래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화가’로 손꼽았고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인물에서의 최고봉’이 되기 위한 야망을 불태웠다. 65년부터 국전에 ‘발레리나’를 출품해서 3회 연속입선, 특선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던 무렵에 박득순 화실에서 만난 서양화가 강길원씨(공주대 교수)와 결혼, 77년 부군이 제주대에 근무하던 제주시절에는 섬만의 독특한 풍광과 제주여인을 그리면서 초기의 화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중간톤을 창출할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언제부턴가 남청 담청 군청과 감청속에서 선록)과 선홍이 흘러나오고 전에는 점하나를 찍는데도 구도를 계산했으나 그림에서의 형상과 색깔은 오랜 관념과 관습에 불과할뿐 ‘어떤 위대한 예술도 죽음이나 삶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삶의 욕망 화폭에 점화 지난 91년 일곱번째로 가진 개인전에서도 ‘선명한 터치와 화면마다 생동하는 생명감’으로 다시 한번 화단의 호평을 모았고 그의 그림을 아끼는 사람들은 최근의 ‘꽃과 여인’을 향해 ‘검은 비로드에 싸인 한아름의 금강석’, ‘허화가 없는 사치의 극치’로 찬사하기도 한다. 그는 항상 아름다움만을 추구할뿐 ‘문학성’과 ‘작품성’이 의식된 어질러진 도시의 뒷골목이나 초라한 낭인의 모습은 체질에 맞아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의 화제는 화려한 ‘꽃’들과 눈이 크고 서구적인 ‘여인’이 될것이다.지난해엔 한국여류화가회 회장에 선임, 결코 쉽지않은 승부였으나 평소의 스케일과 덕량이 주변을 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혀 연고지가 아닌 강남구 신사동에 정착한지 20년. 화단의 중진인 부군과의 사이에 딸(보나양)하나가 있다. 낯설고 새로운 수많은 미학적 체험과 깊은 모색의 과정을 지나 그는정미를 끌어내기 위해 생의 욕망을 화폭에 점화하려는 시기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선보이려는 100종의 꽃과 100인의 미인은 지나온 족적을 되돌아보는 화가 자신의 심상의 그림자에 틀림없다. 긴 휴식과 사색을 끝내고 그의 여인은 탐색직전의, 비상직전의 긴장속에서 간결·절제의 수직구도로 만개의 향기를 미래를 향해 내뿜고 있다. □연보 ▲1940년 전북 정읍출생 ▲1961년 세종대 미술과졸업 ▲1965­67년 국전 서양화입선 ▲1966년 제1회 개인전(정읍) ▲1969­72년 신기회회원전 출품 ▲1972­현재 한국미술협회회원전 ▲1973년 한국여류화가회 창립전 ▲1978년 개인전(제주 한라미술관) 1981년 프랑스 아카데미 드 라 그랑 쇼미에르수학, 스페인국제미술제 특별상수상 ▲1982년 서울 개인전, 도쿄 아시아현대미술전및 한·불여류작가전(파리) ▲1983년 뉴욕및 상파울루 개인전 ▲1986년 현대작가 100인전 ▲1990­현재 한국구상작가 회화제 ▲1991년 제7회 개인전(현대미술관) ▲1992년 동북아 여성문화교류전 ▲1995년 북방8개국 우수작가초대전, 한국현대미술 뉴욕초대전, BESETO미술제 서울전, 광주비엔날레기념 한국여류화가회 광주전, 인도풍물 스케치전,목우회전 ▲1997년 썬화랑개관 20주년기념전, 한·중수교5주년기념전 ▲1998년 관훈미술클럽창립전, 한국여류화가회전(2월10일부터 서울갤러리) ◇현재:한국여류화가회회장, 군자회자문위원, 회화제운영위원
  • 경기민요 이춘희(이세기의 인물탐구:157)

    ◎맑고 고운 목소리 타고난 명창/어느 대목 불러도 막힘없는 소리 절창 경지/스승 안비취명창 뒤이어 인간문화재 올라 ‘유상앵비는 천천금이요/화간접무는 분분설이라(버들위를 나르는 꾀꼬리는 조각조각 금과 같고 꽃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는 펄펄 날리는 눈과 같다)’ 경기민요에는 12잡가가 있고 안비취 묵계월 이은주씨가 4곡씩을 나누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받았으나 2년전 안비취명창 작고후 유산가 제비가(연자가) 소춘향가 십장가는 경기민요 준문화재이던 이춘희가 뒤를 이어 인간문화재로 새로 등극했다. ◎산간석경의 계율처럼 이춘희의 경기소리는 슬픈 소리는 한없이 구슬프지만 경쾌하고 화려한 가락은 마음속에 드리운 검은 시름을 일시에 씻어내린다.그의 미성의 특징은 푸르른 수목을 넘나드는 원앙인양,마른 대지위에 내리는 차가운 빗줄기인양,어느 대목을 불러도 막힘이 없이 산간석경 계류처럼 청청하다. 또 자진모리 장단에 맞춘 불투명한듯한 유절(마루)형식과 방울목을 울릴때 애간장을 녹이는 애원성은 ‘가히 절륜’이라는 말을 듣는다.이보형 문화재위원에 의하면 ‘경기민요의 보석이자 큰별’로서 손색이 없는 존재다.특히 경박하게 날릴 수 있는 경기민요의 가풍에 깊고 그윽한 기품을 주기위해 판소리 독공과 같은 맹훈련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거의 30년이 가깝게 강원도 회령산 보령계곡에 올라 혼신으로 소리공부에 매달렸고 자신의 소리에 부족함을 느낄때마다 장대한 폭포수 앞에 의연하게 마주 선다.그러한 과정에서 경기민요의 대중성을 극복하고 격조를 높이는데 일조한 ‘박수를 치고싶은 명창’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그가 태어난 한남동은 50년대만 해도 한적한 시골동네로 집에서는 채소농사를 짓고 있었다.5남매중 아무도 특출난 재주를 타고나지 않았으나 ‘별쭝나게도’ 그만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란 노래는 한번에 따라부르고 특히 황금심에 반해서 ‘왠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러나 부친 작고후 어머니(안명옥씨) 혼자서 광주리장사로 어린자녀를 돌보는 상황에서는 그가 ‘가수’가 된다는 것은 꿈도 꿀수없는 언어도단이자 불효막심이었다. 이를 감히 입밖에 꺼내지못하는 노심초사가 마침내 마음의 병이 되었으나 어머니에게 매를 맞아가면서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은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그렇게 찾아간 곳이 선소리 산타령의 인간문화재 이창배 선생이었고 그때부터 어두운 골방구석에서 장구장단 하나만으로 긴밤을 낮삼아 ‘창부타령’이며 ‘베틀가’,경기 12잡가를 섭렵해나갔다. 스승은 그의 ‘타고난 맑고도 고운 목소리’를 소중히 여겨 ‘반드시 큰 재목’될 것을 믿어주었고 상중하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을때까지 철두철미 모든 것을 가르쳤다. 과연 그의 목소리는 아무리 오랜시간 노래를 불러도 목이 쉬거나 변한 음성을 내지않는다.단지 혼자서는 어느 대목을 불러도 유창하게 넘어가지만 무대에 서면 ‘온몸이 떨려’ 실수를 범하는 일이 많았다.그 한 예로 76년,전주대사습놀이에서 ‘가사와 몸짓이 흔들려 2등’에 머문적이 있고 2등도 과분하여 얼굴을 들고 다니지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후로 극단적인 수줍음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5시간 이상 한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하는 맹훈련을 거듭한 끝에 능란한 사체발림과 너름새를 구사하는 관록의 무대인이 된 것이다.어렵게 얻어진 결과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기 때문에 그는 대회나 콩쿠르에서 ‘예술성과 실력위주’를 따지는 까다로운 심사위원으로 정평이 나있다.실력이 있으면서도 불이익을 당하는 이가 없도록 설혹 스승이나 선배가 추천을 해도 실력이 딸리는 편에는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그리고 노래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한남동 자택에 마련한 학원에 데려다가 무료로 양성하는 인정을 베푼다. ○딸도 대이어 국악공부 이창배 스승에게 사사한지 10년만에 제자 대물림으로 안비취문하에 입문하자 이수자,전수조교를 거쳐 89년 경기민요 준보유자가 된것은 골방에 갇힌피나는 훈련과 간단없는 독공에서 얻어진 ‘야멸찬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스승이 노령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후에는 그를 부르고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서 노래를 부르고 94년 연강홀에서 열린 경기국악축제와 ‘묵계월소리인생 60’에도 스승대신으로 나가 일세를 풍미하던 거목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더구나 결혼과 예술 사이에서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군과 헤어져 딸하나만을 데리고 만단 파란을 혼자서 감내해왔다.경기민요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던 시절이라 고작 환갑잔치나 화수회에 불려 다니면서 판소리를 하는 이들이 수십벌씩 한복을 가지고 화려하게 무대에 설때 단벌로 버스를 타고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삭연한 서름을 겪었다.그 딸(서정화 이대 국악과)이 자라나서 그의 뒤를 잇고 있다. 몇년사이 경기민요는 다른 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국악의 한 장르로 당당히 대열에 올라서게 되었다.정악(정요)만을 연주하던 국악원 정기공연과 국악의 향연은 물론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고 국악과가 있는 대학에도 출강하게 되었다.그는 자신의 모자라는 부분을 위해 국악관련의 이론서를 찾아 읽고 경기민요의 계보와 유래에 대한 연구에도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탁월한 오관청음 빛나 그러나 지금도 학생들을 가르칠때 이론이 정연한 것을 앞세우기 보다 구전심수의 뼈에 사무치는교습이 그들에게 산교육이 된다는 것을 투철하게 각성시킨다. 예술적 차원의 격조이전에 경기민요는 그 옛날 서민들의 삶의 기록이자 정서자체로써 그들의 삶속에 진하게 파고들었을 때만이 무르익은 생명력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신중하고 진지하면서도 정교하고 깊은 이춘희의 ‘옥쟁반에 큰구슬 작은구슬을 떨어뜨리는(대주소주락옥반) 탁월한 오관청음’은 이제 이상과 예술의 신념을 유유로히 성취시키는 절창입신의 경지다. □연보 ▲1947년 서울출생 ▲1964년부터 이창배·정만득 사사 ▲1966년 한성고등공민학교졸업 ▲1969년 KBS라디오민요백일장장원 ▲1987년 제1회 경기12좌창 및 민요발표회,LA국악협회초청 공연 ▲1988년 제2회 민요발표회 ▲19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준보유자 ▲1994년 경기12좌창 발표회, KBS라디오 ‘우리가락배우기’지도 ▲1995­현재 국립국악원 지도위원, 이화여대·중앙대·추계예술대 출강 ▲1997년 무형문화제 제57호 경기소리 보유자지정, 만정 김소희 선생 추모공연, 중앙일보주최 ‘명인명무전’, 광주비엔날레 축하무대, 문체부주최 동남아순회공연, 무형문화제전수회관 개관 기념공연 등 70여회 경기12좌창 CD(93년) 경기12잡가완창·민요가락 CD(96년) 한라문화재대통령상(86년) KBS국악대상(88년) 한국방송대상 국악부문대상(96년)
  • 브라질 이과수 폭포(세계 문화유산 순례:51)

    ◎75개의 장대한 물줄기… 굉음속의 장관/아르헨 파라과이 3개국 걸친 다국적 폭포/일대 동식물 수천종 서식… 생태계의 보고 남미대륙 인구 3분의1 이상이 즐기는 삼바와 축구의 나라 브라질.브라질은 주변 나라들이 스페인 식민통치를 거쳤던 것과는 달리 포르투칼의 지배를 받았다.그런탓에 같은 라틴문명권에 속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졌다.인디오 문명과 유럽문명이 혼합한 복합문명 기반위에 아프리카 토속신앙개념의 정신문화 하나를 플러스한 문화적 특이성이 그것이다.그리고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연자원을 함께 지니고 있다.페루의 수도리마를 떠나브라질의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까지는 비행기로 만6시간30분이 걸렸다.남미최 대국최대국답게 공항규모가 어마어마 했다.또 여러피부색을 가진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인종전시장에 와있는 느낌마저 들었다.그런 브라질에서 이과수(Iguacu) 폭포는 브라질 환경의 다양성을 더욱 강조한 천혜의 자연이었다.이과수 폭포는 상파울루에서 남서쪽으로 1천50㎞쯤 떨어져 있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3개국에 걸쳐있을 정도로 그규모가 장대했다. ○6만여㏊ 국립공원 지정 이과수폭포를 제대로 보자면 아르헨티나 쪽이 훨씬 좋다고 한다.그래서 국경검문소를 지나 30분정도를 아르헨티나 쪽으로 달렸다.잘 정돈된 밀림지역이 나타났다.폭포와 더불어 이일대 6만천7㏊에 달하는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는 것이다.밀림속은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으로 벌써 공기가 축축했다.무성한 아열대림의 오솔길을 따라 5분쯤 들어갔을까.갑자기 옆사람의 말소리가 잘들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굉음이 귓전을 울리기 시작했다.이과수에 도달한 것이다. 그 이과수에는 비가오는 듯했다.물보라가 일으킨 빗방울속으로 이과수가 시야에 들어왔다.장엄하게 펼쳐지는 위대한 자연에 그만 압도됐다.폭포에 가까이 다가갔다.물보라속으로 보이는 폭포는 더욱 아름다웠다.멀리서 보기에는 그저 물줄기가 곧 추떨어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가까이서 관찰한 이과수 물줄기는 현란한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세계적인 흥행영화 ‘미션’의 촬영지가되기도 했던 이과수는 웅위로운 자태뒤에 아기자기한 멋도 감추어 두었다. 이과수는 두얼굴을 지녔다.아르헨티나 쪽에서 본것과 브라질쪽에서 본 폭포는 사뭇다른 감흥을 안겨주었다.브라질쪽 이과수는 마치 시네마스코프 영상을 펼쳐놓은 것처럼 광폭의 폭포전경을 드러냈다.물줄기 모양새도 여러가지로 변화했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쪽을 합쳐 75개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이과수는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펼친 한폭의 그림이다. ○위대한 자연에 압도당해 폭포를 보는 묘미중에는 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모터보트를 타고 폭포 앞으로 300m쯤 다가가면 그숱한 물줄기가 모든것을 함몰시키기라도 할듯 함성을 지르며 곤두박질 했다.그것은 위대한 대자연의 본성으로,나약한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었다.이과수의 가장 위쪽은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렀다.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뿜어내는 물보라가 마치연기처럼 피어올랐다.물보라 기세가 너무 대단한 지라 ‘악마의 목구멍’에는 헬기조차 접근하기를 꺼렸다. ○‘악마의 목구멍’접근 꺼려 이과수폭포는 1541년 돈알바르 누네스카베사데 바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사람이 처음 발견했다.본래부터 거기 있었지만 그 서양인은 대서양에 연한 브라질의 산타카타리나 주를 떠나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으로 가는 도중 이과수의 위용을 처음 보았던 것이다.그러니까 인디오가 아닌 백인으로는 첫 발견자인 셈이다. 이과수폭포는 브라질의 3대 산맥 가운데 하나인 세하 두 마르의 해발 1천300m 지점에서 시작됐다.그리고나서 이과수강의 중간쯤 벼랑지대에서 폭포를 이루었다.이과수는 폭포수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자연환경도 더 없이 신비롭다.수천 수백가지의 수목과 희귀한 조류,나비와 포유류들이 위대한 자연의품안에서 자랐다.인간들이 태초의 비경을 훼손하지 않는한 이들 동식물은 폭포와 함께 이과수의 대자연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여행 가이드/브라질 화폐단위 ‘헤알’/미 달러와 1대1로 거래 서울에서 상파울루 국제공항까지는 미국를 경유하는 직항선을 타더라도 장장 26시간이 걸린다.항공료는 1인당 1백50만원 정도다.그러나 국내에 들어와 있는 브라질의 바스피항공 노선을 이용하면 20∼30만원정도 싸게 여행할 수도 있다.서울에서 저녁시간에 출발하면 상파울루에는 통상 상오 7시30분쯤 도착한다.브라질 정부는 2∼3년전부터 인플레억제 정책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현재 기본 화폐단위 인헤알이 미국달러화 와거의 1대1로 거래돼 여행비용이 비싼 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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