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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미중 무역전쟁은 네버엔드게임/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중 무역전쟁은 네버엔드게임/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1년여를 끌며 11차를 이어 온 미중 무역협상이 결국 안갯속에서 마무리됐다. 다음 협상이 중국 베이징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조만간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기대는 일단 유보해야 할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일부터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이 나왔다. 결국 관세는 10일 예정대로 올랐고 중화권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영화 ‘어벤져스’의 악당 타노스에 비유했다. 타노스가 손가락을 한 번 ‘딱’ 하면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사라지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무역전쟁에 대한 보도는 상무부 대변인 발언과 관영 신화통신 기사만 내보내도록 하면서 중국 내 여론이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했다. 하지만 류허 부총리의 9~10일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1999년 5월 8일 일어난 세르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건을 상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영 경제일보가 운영하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의 계정 ‘타오란비지’(陶然筆記)는 “20년 전 우리 세르비아 대사관은 누군가에 의해 폭파됐다. 오폭이라고 한다. 그때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자신의 경제력, 국방력, 민족의 응집력을 크게 높이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타오란비지는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 등 지도부의 생각을 알리는 인터넷 매체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20년 전 나토군 소속 미 공군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을 폭격해 중국 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미국은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중국에서는 반미시위가 일어나는 등 양국 관계가 살얼음판을 걸었다. 하지만 이후 반중 매체를 통해 사망한 세르비아인은 모두 정보원으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은신처를 제공한 것이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타오란비지는 무역 담판을 앞두고 ‘협상을 원하면 협상을 하고 싸움을 원하면 싸워야 한다’(願談則談 要打便打)고 했지만, 11차 협상이 끝난 11일에는 평등과 ‘구동존이’(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를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하는데 중국의 호소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공평한가”라고 목소리를 냈다.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서는 무역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여전히 많은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며 광범위한 마찰과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은 여전히 서로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가 제시한 뒤 중국 외교의 1원칙이 된 ‘구동존이’의 자세를 견지하면 미국을 설득할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양 초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이 외국 기업과 자본에 대한 형평성을 제도화하더라도 한국에까지 그 공평함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높다. ‘대만의 트럼프’를 표방하며 대만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의 말에 힌트가 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기지인 폭스콘을 운영하는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무역전쟁 이후 이어질 두 강대국의 기술전쟁 속에서 대만은 발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eo@seoul.co.kr
  • ‘“청와대 폭파’ 김무성 내란죄 처벌” 국민청원 10만 돌파

    ‘“청와대 폭파’ 김무성 내란죄 처벌” 국민청원 10만 돌파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일 4대강 보 해체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청와대를 폭파시키자”고 말해 정치권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비판이 거세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 의원을 ‘내란죄’로 처벌하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김 의원은 2일 4대강 보 해체에 반대하는 단체인 ‘4대강 국민연합’이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4대강 국민연합은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과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행사에는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를 비롯해 김무성 의원과 당내 ‘4대강 보 해체 반대특위’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 도중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김 의원은 “3년 만에 이 공사(4대강)를 완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어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립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4일 비난 논평을 쏟아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6선 의원의 발언이 천박하기 그지없다”며 “대꾸할 가치도 없고, 안타깝다는 말도 정말 아깝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이 박 전 대통령 석방에 앞장서질 않나, 이젠 다이너마이트 발언까지 하면서 몰상식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신의 정치 인생을 스스로 하루아침에 날려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정치인의 정제되지 못한 과한 말이 국민들의 가슴을 ‘폭파시키고’ 있다”며 “격한 대립의 정치가 ‘막말 전성시대’를 낳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논평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5·18 망언 3인방에 이은 ‘내란선동’ 김무성까지 아무 말 대잔치에 국민들은 ‘한국당 막말 어벤저스’라고 탄식한다”며 김 의원의 사과 및 정계 은퇴 선언을 촉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다선의 김 의원도 망언과 폭언 대열에 합류해 ‘막말 경연대회’ 출전을 사실상 선언한 것 같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막말이 한국당 충성도의 지표가 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한편 5일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김 의원을 내란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2건의 동의자는 각각 10만 6000명과 7만명을 넘어섰다. ‘김무성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청원인은 “현직 국가 수장의 집무·주거 공간을 폭파하겠다는 발언이 내란이 아니라면 어떤 행위가 내란이 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자한당 김무성 의원 내란선동죄로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도를 너무 지나친 것 같다.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폭파하겠다’는 말을 하느냐”며 “지금 당장 김 의원을 내란선동죄로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보스니아 내전 때 폭파된 알라드자 모스크 30년 만에 재개관

    보스니아 내전 때 폭파된 알라드자 모스크 30년 만에 재개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했으나 1992년 내전 발발 때 폭탄으로 완전히 무너져내렸던 알라드자 모스크가 다시 건립돼 4일(현지시간) 재개관 기념식이 진행됐다. 1549년 아니면 1550년에 동부 포카에 세워진 이 모스크는 오스만 건축의 백미로 여겨겨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인종적으로 순수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1992년 내전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공격 목표로 삼았던 것이 이 모스크였으며 내전은 1995년까지 이어졌다. 당시 이 모스크는 다이너마이트 폭탄을 매설해 폭발시켜 파괴됐다. 지난해 폭탄을 매설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병사 한 명이 기소됐다. 재건립에 5년이 걸렸는데 터키의 재정적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원래 건물에 쓰였다가 파괴 때 묻혔던 석재 일부가 발굴돼 전시됐다. 내전 기간 포카의 모스크 12곳이 파괴됐다고 영국 BBC는 4일(현지시간) 전했다. 내전 발발 전에는 포카 주민 4만 1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슬림이었으나 지금은 1000여명만 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르비아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단 처형과 살해가 무참하게 자행된 곳으로 악명 높다. 내전 기간 세르비아계에 의해 스르빈제란 이름으로 도시 이름을 바꿨으나 2004년 보스니아 최고법원은 원래 이름을 다시 쓰도록 명령했다. 재개관식에는 수천명이 운집해 역사적인 재개관을 지켜봤는데 후세인 카바조비치 보스니아 이슬람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흐멧 누리 에르소브 터키문화부 장관은 “인종주의와 증오는 물질적 파괴를 할 수 있지만 수세기를 누려온 공존의 문화를 파괴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축하했다. 미국의 보스니아 특별대사는 이 모스크 건물이 이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화해의 아이콘”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IS 우두머리’는 죽지 않았다… 알바그다디 “복수 이어질 것”

    ‘IS 우두머리’는 죽지 않았다… 알바그다디 “복수 이어질 것”

    육성으로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배후 자처 폭파범 4명에 폭탄제조기술 전수해준 듯 美 캘리포니아서 사제폭탄 테러음모 적발전역 군인 “뉴질랜드 보복” IS에 충성맹세시리아·이라크에서 거점을 잃고 패퇴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장이 잠적한 지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독교를 상대로 한 대대적 복수를 천명했다. 같은 날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가담자 중 최소 1명이 IS의 훈련을 받은 사실이 처음 밝혀지고, 미국에서는 IS 추종자가 대규모 테러를 기도하다가 체포돼 전 세계가 다시 테러 공포에 빠졌다.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은 29일(현지시간) 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말하는 모습 등을 담은 18분짜리 영상을 공개해 건재를 과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간 알바그다디가 육성 메시지를 배포한 적은 있었지만, 영상 메시지는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의 알누리 대모스크 설교를 끝으로 띄우지 않았다. 알바그다디는 영상에서 “스리랑카의 IS 형제들이 부활절 십자군(기독교인)을 자살 폭탄으로 공격함으로써 바구즈에서 살해당한 IS 형제들을 위로했다”면서 “지하드(성전)는 종말의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긴 싸움이 될 것이다. 복수하겠다”며 말했다. 지난 21일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는 자신들을 공격한 기독교 국가에 대한 보복이었다면서 추가 테러를 예고한 것이다. 영상을 제작한 장소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IS의 영상 공개는 조직의 구심점인 알바그다디의 건재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교적 최근 사건인 스리랑카 테러를 언급한 부분에서는 알바그다디의 목소리만 나온다. 이와 관련, BBC는 동영상을 촬영한 뒤 별도로 알바드다디의 육성만 녹음해 편집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가디언은 “알바그다디가 소총 옆에서 말하는 모습을 직접 찍은 것은 40초”라면서 “그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며 알바그다디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자살폭탄을 터뜨린 자멜 모하메드 압둘 라테프가 2014년 IS의 수도 시리아 락까에서 3~6개월 훈련받고 스리랑카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외에도 최소 4명의 폭파범이 IS 전투원에게 폭탄 제조기술 등을 배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LA타임스는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캘리포니아에서 FBI 위장 요원으로부터 사제폭탄을 구입하려던 전역 군인 마크 스티븐 도밍고를 긴급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롱비치, 헌팅턴비치 등 LA 남부 해안에서 열리는 군중 행사에서 7.6㎝가 넘는 못이 들어가는 사제폭탄을 터트리고 차량으로 돌진해 소총을 난사하는 테러 계획을 세운 혐의를 받고 있다. FBI에 따르면 도밍고는 IS에 충성을 서약했다. 이번 테러로 지난달 50명이 숨진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테러의 앙갚음을 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역사상 최악의 참사..IS는 왜 스리랑카를 선택했나

    역사상 최악의 참사..IS는 왜 스리랑카를 선택했나

    기독교의 최대 축일인 부활절인 지난 21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3개 도시의 교회와 5성급 호텔 등에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 모두 253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140여명 이상을 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했으며 9명의 자살폭탄테러범의 신원을 확인, 발표했다. 역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테러에 대해 ‘이슬람국가’(IS)는 스스로 배후를 자처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린폴리시(FP)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그간 IS의 만행과 세계적인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종교와 관련한 스리랑카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하면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계 싱할라인들은 무슬림에 대해 폭력 행위를 일삼아왔다. 기독교는 오히려 이들의 중재자 역할을 도맡아 해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스리랑카는 무장반군단체인 ‘타밀 일람 해방호랑이’(LTTE)와 지난 2009년 내전이 끝나기까지 30년간 전쟁을 치렀다. 당시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르곤 하던 LTTE가 이번 부활절 테러를 자행한 용의자로 처음 거론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LTTE가 분리주의 운동을 지속할 당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교회를 공격하는 일을 했을 가능성은 적다. 극단적인 불교도들도 정기적으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공격해왔지만 자살폭탄테러를 사용한 일은 드물다. 결국 극단주의 이슬람교도들의 소행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이들 또한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 그들의 온건한 지도자들은 반이슬람 공격에 대한 복수를 막기위해 지난한 싸움을 벌여왔다. 스리랑카 정부는 두 개의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가 이번 테러와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나는 ‘잠이야툴 밀라투 이브라힘’(JMI)으로 별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다른 하나는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로 2014년 이후 반이슬람 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급부상한 단체다. 지난해 12월 불상을 폭파하며 악명을 높였다. 와하비즘(쿠란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슬람교 수니파 안의 운동)을 추종하는 NTJ는 많은 이슬람교도가 반발했지만 그 중 어느 누구도 이 단체가 부활절 테러와 같은 참사를 일으키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스리랑카 전체 인구의 10%에 못 미치는 이슬람교도 내에서도 약 2% 정도가 이 두 그룹에 속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규모가 작아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한 연쇄 폭탄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스스로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테러는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50명을 사망케 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테러 사건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스리랑카 정부도 이번 사건이 뉴질랜드 총기 테러 사건으로 고취된 이들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결론지었다. IS는 이 세계를 국경과 민족으로 나누기보단 ‘(IS 방식대로) 알라를 믿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둘로 나누어 바라보는 이분법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FP는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IS의 세계관에서 ‘그렇지 않은 자’에 딱 맞아 떨어졌을 것”이라면서 “내전 종식 후 관광 산업 확대 등에 집중하며 외부 공격에 느슨하게 대응한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개월 전부터 인도와 미국 정보 당국이 사전 경고를 보내왔음에도 스리랑카 정부는 정쟁에 골몰한 탓에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책 마련이 더욱 중요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스리랑카 내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면 또다시 테러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이미 일부 이슬람 상점들이 공격을 받았고 몇몇 이슬람교도들은 보복을 두려워하며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이번 공격을 계기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집권하며 LTTE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4만명 이상을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도 크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현재 야당 수장으로 있으며 올해 선거에서 권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급해진 남·북·미 비핵화 성과… 6자회담 재개 땐 ‘新냉전’ 갈등

    급해진 남·북·미 비핵화 성과… 6자회담 재개 땐 ‘新냉전’ 갈등

    北, 러 손잡고 美에 제재 해제 메시지 비핵화 협상서 北 도울 힘 있다고 판단 북·중·러 vs 미·일 ‘북핵 대치’ 가능성 트럼프에게 상반기 중 성과 재촉해야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그간 큰 진전을 거뒀던 남·북·미 세 정상의 톱다운 구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공동 조정 연구’를 하겠다며 새로운 비핵화 논의 틀에 공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의 첫 번째 이유는 대미 메시지”라며 “미국보다 핵무기가 많고 군사적 강국인 러시아가 비핵화 대미 협상에서 북한을 도와줄 힘이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과정에서 미국이 자신들을 업신여겼고 한국도 미국 편에 섰다고 평가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 자발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일부 대북 제재를 완화하자는 입장을 보여 왔다. 미중 무역 협상으로 중국이 미국에 발목을 잡힌 상황에서 러시아는 좋은 외교적 대안이었다. 하지만 정상이 아닌 차관보급이 참여하는 6자회담이 가시화되면 지난해 세 정상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만들었던 평화 프로세스의 속도감도 재현하기 힘들다. 한국의 중재자 및 촉진자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란 핵협상과 달리 북핵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만들어 냈다는 성과를 보여 주기 힘들다. 무엇보다 5년 이상 진행되다 2008년 말에 멈춘 6자회담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교부 관계자도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해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북핵을 둘러싼 6개국의 행보는 빨라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서 회담 결과를 시진핑 중국 주석 등 여러 나라와 공유하겠다고 한 만큼 북·중·러가 공히 6자회담을 지지할지가 관건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약화와 함께 중러의 영향력 확대 차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북·중·러와 미일이 북핵 해법을 두고 대치하는 신냉전 구도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전 장관은 “정부도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이 커지기 전에 남·북·미 3자 구도로 상반기 중에 성과를 내자는 식으로 미국에 의사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몽’ 이요원 “내 영혼은 갇혔어요” 티저 공개에 ‘심박수 상승’

    ‘이몽’ 이요원 “내 영혼은 갇혔어요” 티저 공개에 ‘심박수 상승’

    오는 5월 4일 첫 방송을 앞두고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특별기획 ‘이몽’이 3차 티저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날 선 눈빛을 내비치는 이요원-유지태의 강건한 자태부터 의열단의 선언까지 독립을 꿈꾸는 이들의 뜨거운 발걸음이 보는 이들의 심박수를 무한 상승케 만들고 있다. MBC 특별기획 ‘이몽’(연출 윤상호, 극본 조규원, 제작 이몽 스튜디오 문화전문회사)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 이요원-유지태-임주환-남규리-허성태-조복래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진, ‘사임당 빛의 일기’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 ‘아이리스’ 시리즈를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한 2019년 5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심을 높인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 ‘이몽’ 측이 3차 티저 영상(https://tv.naver.com/v/8104102)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요원(이영진 역)-유지태(김원봉 역)를 비롯해 독립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가진 이들의 불꽃처럼 타오르는 뜨거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티저 영상이 강렬하고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공개된 티저 영상은 이요원의 날 선 눈빛과 태극기 앞에 선 유지태의 결연한 모습이 그려지며 시작된다. 의열단과 유지태에 대한 보고가 적힌듯한 종이를 태우는 이요원과 무장한 채 작전을 수행하는 의열단장 유지태의 싸늘한 눈빛이 교차되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특히 영상 위로 “인류로서 인류를 압박치 못하며, 사회로서 사회를 수탈하지 못하는, 이상적 조선을 건설할지니라”라는 조선혁명선언문의 한 구절을 함께 읽는 의열단의 단단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심박수를 상승케 만든다. 그런가 하면 이요원은 “살기 위해서 한 선택인데 내 영혼은 갇혔어요”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변화될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어 같은 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이요원-유지태의 투샷과 “난 판세를 바꿀 생각입니다”라며 태극기 앞에서 다짐하는 유지태의 강건하고 비장한 눈빛이 이어져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도일몽(두 가지의 길, 하나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요원-유지태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뿐만 아니라 3차 티저 영상은 일본군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 조선인들, 장총을 들고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과 함께 임주환-남규리 등 등장인물들의 의미심장한 표정들까지 박진감 넘치게 담아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더욱이 유지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비롯해 총격신, 폭파신 등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그려지며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펙터클한 첩보 시대극으로 탄생할 ‘이몽’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이처럼 ‘이몽’ 3차 티저 영상은 이요원-유지태를 비롯해 독립이라는 같은 꿈을 위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묵직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이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스케일 장난 아니네. 기대합니다!”, “퀄리티에 한번, 배우들 눈빛에 또 한번 감탄”, “사전제작은 티저 예고 영상 퀄리티도 남다른 듯”, “보는 내내 긴장감에 숨도 못 쉬었어요. 본편 기대하고 있습니다”, “5월 4일 빨리 와줘요. 역대급 드라마 기대합니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드라마가 탄생될 듯” 등 뜨거운 호응을 쏟아냈다. MBC 특별기획 ‘이몽’은 5월 4일 토요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한의 대성백화점 개장은 경제개발 의지 보여줘

    북한의 대성백화점 개장은 경제개발 의지 보여줘

    북한 평양에 15일 새로 문을 연 대성백화점은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중국 언론이 평가했다.중국 관영학자들은 북한의 최근 행보는 경제 및 인민들의 생활 향상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경제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성백화점은 식료품과 가정용품, 학용품, 문화용품 등을 판매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개장 전 백화점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4~8일에만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포함해 공장, 관광지 등 4곳의 경제현장 시찰을 실시했다. 북한은 최근 일본 TBS방송 기자들을 초청해 지난 8일 양말공장에 대한 보도가 이뤄졌다. 일본 방송측은 외국 기자들을 초청해 공장을 공개하는 것은 북한이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북한은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이후부터 경제개발 및 민생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개방은 현재 유엔 및 미국의 대북 제재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북한의 개방은 동북아의 안정과 지역 경제 협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장수성에서 섬유업을 하는 리광은 “대성백화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다음 달에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무역박람회에 참가할 것”이라며 “대성백화점 대표와 다른 국영상점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리의 회사는 지난해 북한과 2만달러 상당의 섬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대성백화점은 지난 14일 준공돼 김일성 주석의 생일로 태양절로 불리는 15일 개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백화점이 상업봉사뿐아니라 편의, 급양봉사도 하는 다기능화된 현대판 백화점이라고 선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임시정부의 ‘뜨거운 감자’ 된 이승만/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임시정부의 ‘뜨거운 감자’ 된 이승만/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 뜨겁게 떠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이승만(1875~1965)이다. 사회주의 운동가 서훈 논란을 가져온 김원봉(1898~1958)과 함께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교보그룹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일대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부서울청사 외벽에는 여운형(1886~1947)과 남자현(1872~1933), 김구(1876~1949) 등 독립운동가 10명의 스텐실 초상이 가로 100m, 세로 17m 크기의 현수막에 실렸다. 교보생명 건물에는 이회영(1867~1932)을 뺀 9명의 전신 초상이 게재됐다. 그러자 일부 언론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임정의 정통성을 부정한 여운형은 그림에 넣으면서 임정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을 뺀 것은 일종의 ‘관제 왕따’라는 지적이다. 반대로 GS리테일은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승만 도시락’을 출시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GS25가 판매 중인 도시락에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승만을 소개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부 소비자들은 “GS리테일이 독립운동가로 이승만을 선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분노했다. 한국전쟁 당시 한강대교를 폭파해 수많은 피난민이 목숨을 잃었고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을 통해 독재에 나선 인물을 기념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기념사업추진위원회나 GS리테일 모두 ‘대략난감’한 상황이다. 이들 모두 의도적으로 이승만을 빼거나 넣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 그림은 그래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가 2013년부터 작업한 ‘독립운동 의·열사 연작’에서 고른 것인데, 애초 레오다브 그림엔 이승만이 없었다. 이승만 도시락 역시 국가보훈처가 추천한 독립운동가를 선정한 것일 뿐 GS 측에서 자체적으로 고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만약 지금과 정반대로 정부가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그림을 걸었거나 GS25가 자사 도시락에서 이승만 스티커를 뺐다면 언론과 시민의 반응이 어땠을까. 그래도 이를 문제삼았을 공산이 크다. 이승만은 넣어도 문제이고, 빼도 문제인 그야말로 ‘문제적 인물’이다. 기자는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3·1운동 100년’ 기획 시리즈 취재를 위해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을 살폈다. 이승만은 알면 알수록 이해하기 힘든 성격의 소유자였다. 무엇보다 항일 활동에 나섰다는 이가 미국에서 자신의 국적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속여 왔다는 건 충격적이었다. 극우 성향 ‘뉴라이트’와 보수매체들이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다 보니 그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더욱 커진 측면도 분명히 있다. 이승만은 공과가 분명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에서 변하지 않는 게 있다. 그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자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의 첫 번째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3·1운동과 임정 100주년은 3·1운동의 결과물인 대한민국과 그 모체인 임정을 기념하는 것이지 특정인을 치켜세우거나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임정 역사에서 이승만을 빼놓을 수는 없다. 임정 100주년에서 이승만이 소외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과거엔 의도적인 편 가르기로 피아를 구별했다.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들과 달라야 하지 않을까. ‘국민 통합’을 실현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superryu@seoul.co.kr
  • 114년 ‘금단의 땅’ 용산기지, 질곡의 근현대사 켜켜이

    114년 ‘금단의 땅’ 용산기지, 질곡의 근현대사 켜켜이

    내부 들어서자 일제 방공작전실 SP벙커 안두희·김두한 수감된 일본군 위수감옥 한미연합사령부, 70년대 韓건축 오롯이 용역 결과 “건물 975동 중 81동만 존치”“서울 용산 미군기지는 100여년의 역사가 쌓여 있는 야외 박물관입니다.”(김천수 용산문화원 용산문화실장) 지난 9일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용산기지 버스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캠프킴 부지 내 용산공원 갤러리 앞에 모인 시민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114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금단의 땅’으로 닫혀 있던 용산기지에 발을 딛는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날 버스투어에 동참해 둘러본 용산기지에는 일제강점, 해방과 분단 그리고 한미동맹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안내를 맡은 김 실장은 “건물 하나하나가 질곡을 겪은 우리 근현대사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기지 서남쪽에 위치한 14번 게이트를 통해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일제가 일본군사령부 방공작전실로 사용했던 사우스포스트(SP)벙커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 육군본부 정보작전실로 쓰인 이곳에서 한강다리 폭파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금은 한미연합군사령부 군사시설로 남아 있다.붉은색 벽돌 담장으로 둘러싸인 위수감옥은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이다. 광복 이후에는 군 감옥으로 사용됐으며 김구 선생 살해범 안두희와 일제시대 ‘주먹’으로 불린 김두한 등도 이곳에 수감됐다. 감옥 곳곳에는 일제 침략과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감옥의 환기구 덮개는 일제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별 문양으로 잔재해 있었으며, 벽돌 담장에도 한국전쟁 당시 탄흔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한미 부대의 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 건물은 한국 전통 기와와 콘크리트 벽체 등 1970년대 한국 건축 양식의 특징이 반영됐다. 기지 일부가 개방됐어도 이곳은 보안 관계상 접근 및 사진촬영이 제한됐다. 여의도(290만㎡)보다 다소 작은 264만㎡ 규모의 용산기지 안에는 주요 미군 시설과 숙소, 초·중·고교, 식료품점, 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마치 미국의 한적한 도시를 옮겨 놓은 모습이다. 그러나 2017년 7월 미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시작으로 현재도 이전이 진행 중인 만큼 인적이 드물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지는 않았다. 용산기지 내 모든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반환협상, 환경조사 등을 거쳐 국가공원으로 조성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용산기지 건축물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체 975동 가운데 81동은 존치하고 53동은 판단을 유보했으며, 나머지는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혁진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용역 결과가 정부 의견은 아니다”면서 “공론화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부산도시철도역 폭파 허위신고...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부산도시철도역 폭파 허위신고...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벌여 20억여원을 챙긴 보이스 피싱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또 보이스피싱을 알아채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하철역 폭파 협박 허위신고를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일 보이스피싱 조직원 A(36)씨 등 15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총책 B씨 등 2명을 인터폴에 수배했다고 밝혔다.A씨 등은 지난해 1월 중국 칭다오시에 콜센터 사무실을 차려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이는 ‘보이스 피싱’ 을 피해자 211명으로부터 20억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저금리 대출 문자를 보낸뒤 연락한 피해자들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깔았다. 이들은 이 앱을 통해 피해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 받은 문자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 휴대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도 보낼 수 있게 됐다. 또 피해자가 금융·정부기관으로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콜센터로 연결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8일 ‘부산 감전역에 15분 뒤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내용의 문자가 112에 신고 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모 (48) 씨는 사건 당일 2차례에 걸쳐 1205만 원을 송금한 후 피해사실을 알아채리고 추가 송금을 거부했다. 범행이 들통난 것에 앙심을 품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악성앱을 통해 112에 허위 문자신고를 보내고, 아내에게 ‘이혼하자’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에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관계자는 “캐피탈에서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준다’며 IP 주소에 접속해 모바일 대출신청을 하도록 하고 대출금 일부 변제나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해당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다른 사람 휴대전화로 중복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정부, 바레인이 김현희 이송 늦추자 “커다란 충격”… 美 개입 의심

    정부, 바레인이 김현희 이송 늦추자 “커다란 충격”… 美 개입 의심

    정부 “연기는 우리측에 많은 문제 제기 美에 소상한 정보 안 주는 것이 좋을 것” 사우디 정부 등 통해 영향력 행사 요청 바레인 결국 대선 전날 한국 도착 승인 金 이송 총력 불구 유가족 지원엔 소홀전두환 정권은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범인인 김현희(마유미)를 1987년 12월 16일 대선 전에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탑승객 유가족 지원에는 소홀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31일 외교부가 공개한 외교문서를 보면 바레인으로부터 대선 전에 김현희를 인도받는 과정도 당초 계획이 연기되는 등 막판까지 순탄치 않았다. 바레인은 김현희를 현지시간 12월 13일 오후 8시 이송한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한국시간으로 대선 이틀 전인 14일 오후 2시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출발을 5시간 앞둔 13일 오후 3시 바레인 내무장관은 바레인에 특사로 파견된 박수길 차관보에게 전화해 ‘이유는 밝힐 수 없다’며 이송을 24시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박 차관보는 “인수를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한 시점에서 계획 변경은 커다란 충격”이라며 “연기는 우리 측에 너무나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국내 사정으로 말미암아 마유미를 언제나 인수할 수 있는 입장은 반드시 아니다”라고 압박했다. 정부는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게 사우디 정부에 연락해 바레인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하고 바레인 고위직과 친분이 있는 한일개발 조중식 사장과도 접촉하라고 지시한다. 결국 바레인은 하루 뒤에 김현희 이송을 승인했고 그는 대선 전날인 15일 한국에 도착했다. 아울러 박 차관보는 1987년 12월 10일 외무장관에게 보낸 전문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의 의견에 따라 마유미의 인도가 선거 이후가 되도록 미국이 바레인 측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김현희 인도 지연에 미국이 개입했음을 의심했다. 이어 “마유미의 인도 문제와 관련해 미국측에 너무 소상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동맹국인 미국을 패싱하고서라도 대선 전에 김현희를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는 정권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두환 정권은 KAL기 탑승객 유가족의 현장 방문 계획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AL기 조사단장이었던 주태국대사는 1987년 12월 6일 외무장관에게 보낸 전문에서 “KAL기 사고자 가족 300여명이 9일 태국으로부터 브리핑을 청취받고 현장을 시찰하고자 한다는데 확인 바란다”고 했다. 주태국대사는 “현 단계에서 가족 일행 방문은 수색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태국 정부에 불필요한 부담 또는 자극을 줄 우려가 크고, 사고 지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가족의 방문은 보류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두환 정권, 대선 직전 김현희 국내 송환 시도했다

    “늦어도 12월 15일까지 도착 추진” 언급 KAL기 사건 정치적 이용 의도 드러나 전두환 정권이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을 그해 12월 16일 대통령선거에 이용하고자 범인 김현희를 대선 전에 국내로 데려오려고 했던 정황이 당시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외교부는 31일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 1620권(25만여쪽)을 원문 해제해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는 1988년과 그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KAL기 폭파 사건과 88서울올림픽 관련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KAL기 폭파 사건 발생 후 김현희가 붙잡혀 있던 바레인에 특사로 파견된 박수길 외교부 차관보는 1987년 12월 10일 전문에 “마유미(김현희)가 늦더라도 15일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비행기의 내왕시간을 고려하는 경우 12일까지는 인도 통고를 주재국(바레인)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선 하루 전인 15일을 김현희 국내 도착 시점의 데드라인으로 잡은 것으로 미뤄 선거에 활용하려 한 정권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바레인 정부가 전두환 정권이 김현희의 인도를 대선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박 차관보는 12월 10일 “모하메드 빈 칼리팔 칼리파 내무장관은 ‘한국이 대통령선거로 인하여 극히 바쁜 중에 바레인을 방문하였으므로 조속 귀국해야 할 것으로 이해한다’ 운운하면서 선거를 의식한 발언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전두환 정부가 KAL기 폭파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정황은 2006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밝혀낸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북괴음모 폭로공작’(무지개공작) 계획 문건 등으로 드러났지만, 이번에 외교문서를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두환 정권 “KAL기 폭파범 김현희 데려와라”…대선 활용 정황

    전두환 정권 “KAL기 폭파범 김현희 데려와라”…대선 활용 정황

    전두환 정권이 대한항공 항공기 폭파사건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한 정황이 30년 전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31일 공개된 1987~88년 외교문서에는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범인 김현희를 대선 직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외교 교섭 과정이 담겼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바레인 측은 “인도가 성급하다”고 했고, 특사로 파견된 박수길 차관보는 ‘늦어도 15일’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12일까지는 바레인 측으로부터 인도 통보를 받아야 한다고 보고했다. 대선 하루 전까지 인도를 받겠다는 계획은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막판에 이송 일정이 연기되자 박 차관보는 커다란 충격이고 우리 측에 너무나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바레인 측을 압박한 후 이를 정부에 보고했다. 정부는 사우디 정부에 바레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청하고, 바레인 고위직들과 친분이 있는 국내 인사와도 접촉하라고 지시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다. 결국 바레인은 하루 뒤 김씨의 이송을 승인했고 김씨는 대선 하루 전인 15일 입국했다. 이 과정에서 박 차관보는 미국이 김씨의 인도가 선거 이후가 되도록 바레인 측에 영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측에 소상한 정보는 주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보고했다. 또 일본 위조여권을 가지고 있던 김현희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일본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본이 이송관할권 문제를 제기한 것 같다는 바레인 측 관계자의 설명에 주일 대사관은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수사관할권 문제에 있어 한국이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며 진상규명이 늦어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고, 그렇게 김씨를 국내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문서는 말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두환, 5공 최대 치적 묻자 “평화적 정부 이양”

    전두환, 5공 최대 치적 묻자 “평화적 정부 이양”

    전두환씨가 1988년 당시 대통령 퇴임 한달 전에 5공화국의 최대 치적을 “한국의 민주 발전”이라고 언급했고, “평화적인 정부 이양을 성취했다”고 한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생산된 지 30년이 경과해 원문해제된 1988년도 외교문서에 따르면 그해 1월 6일 방한한 스티븐 솔라즈 미 하원의원과 면담에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한국헌정사상 최초로 평화적인 정부 이양을 했고 이것이 한국의 민주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1987년 국민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자 6월 노태우 민정당 대표 및 대선후보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한 6·29선언을 발표했고, 대통령 특별담화 형식으로 이것이 수용됐다. 전씨는 ‘직선제 수용’에 대해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간접선거가 우리 사정에 맞는다고 생각했으나 대다수 국민과 야당이 직선제를 원했으므로 이를 수렴한 것이며 또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민주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전씨는 두번째 치적으로 경제발전을 꼽았다. 문서엔 “우리의 GNP(국내총생산)은 지난 8년간 배가 되어 1200억불로 성장된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고, ”셋째로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협조 지속을 크게 만족스럽게 평가한다”고 돼 있다. ‘연합사 사령과 한국인 선임’에 대해선 “자주국방을 달성할 때까지는 작전 통제권은 영구히는 물론 아니지만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미국 장성이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CFC(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의 지위는 상징적인 것으로서 소련에 대해서도 견제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그 다음 이유로는 CFC 사령관이 한국인일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 명분의 약화 가능성이 있다. 나토 사령관도 미국인이다. 현 CFC 체제는 일본을 보호하는 전략적인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858편 사건에 대해선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것이 아직 증명은 되지 않았으나 여러가지 물적증가나 정황으로 보아 그러한 심증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용의자에 대한 심리적 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제는 식사(스프정도)도 시작했고 앞으로 1주일 정도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858편은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아부다비를 지나 서울로 향하던 중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돼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희생됐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사건 직후, 이 사건을 북한 공작원에 의한 폭파 테러사건으로 공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폭파범으로 지목됐던 김현희는 대선 전날이었던 1987년 12월 15일 김포공항에서 압송됐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이 사건을 당시 정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1988년 외교문서는 총 1602권(약 25만여쪽) 분량으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외교문서공개목록 및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연구기관·도서관 등에 배포되고,외교사료관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벨기에 명물 오줌싸개 동상, 이제 물 다시 쓴다…“먹지 마세요”

    벨기에 명물 오줌싸개 동상, 이제 물 다시 쓴다…“먹지 마세요”

    벨기에 브뤼셀의 관광 명소 ‘오줌싸개 동상’(Manneken-Pis)이 앞으로 '새 오줌'을 쌀 일은 없을 것 같다. 지난 400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약 2억 5000만 리터의 오줌을 싼 오줌싸개 동상에 이제 ‘순환 급수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브뤼셀 타임즈 등 현지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하루 10여 가구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 1000~2500리터가 17세기부터 매일 ‘오줌싸개 동상’을 통해 버려졌다고 전했다. ‘오줌싸개 동상’은 1619년 조각가 제롬 뒤케누아의 작품으로 그간 수도 없이 도난당했으며 현재 설치되어 있는 것은 1965년에 만든 복제품이다. 원본은 그랑플라스에 있는 박물관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이 동상은 각종 행사를 기념하는데 동원되며 일년 내내 다른 의상으로 장식된다. 1년에 약 130 차례 장식이 바뀌며 사용되는 의상만 1000여벌에 달한다.이 동상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레우벤의 공작 듀크 고드프리 3세에 관한 것이다. 1142년 전쟁통에서 당시 2살이었던 고드프리 3세가 적군 부대를 향해 소변을 본 뒤 아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오줌싸개 동상이 14세기 방어벽을 폭파하려는 적들에 의해 불이 붙은 퓨즈에 오줌을 싸서 도시를 구한 줄리앙스케라는 청년에게 바치는 공물이라고도 말한다. 다양한 전설을 품고 400년간 브뤼셀의 관광 명소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오줌싸개 동상’은 그러나 지금까지 2억 5000만 리터의 식수를 흘려보내 물 낭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브뤼셀시는 앞으로 ‘오줌싸개 동상’으로 흐르는 물이 끝없이 재순환된다고 밝혔다. 브뤼셀 시의원 브누아 에링스는 “400년 만에 처음으로 오줌싸개 동상에서 깨끗한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또 브뤼셀 전역에 있는 분수에서 식수가 낭비되고 있지는 않은지 조사할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브뤼셀 ‘오줌싸개 동상’ 앞으로 ‘새 오줌’ 못싸는 사연

    브뤼셀 ‘오줌싸개 동상’ 앞으로 ‘새 오줌’ 못싸는 사연

    벨기에 브뤼셀의 관광 명소 ‘오줌싸개 동상’(Manneken-Pis)이 앞으로 '새 오줌'을 쌀 일은 없을 것 같다. 지난 400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약 2억 5000만 리터의 오줌을 싼 오줌싸개 동상에 이제 ‘순환 급수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브뤼셀 타임즈 등 현지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하루 10여 가구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 1000~2500리터가 17세기부터 매일 ‘오줌싸개 동상’을 통해 버려졌다고 전했다. ‘오줌싸개 동상’은 1619년 조각가 제롬 뒤케누아의 작품으로 그간 수도 없이 도난당했으며 현재 설치되어 있는 것은 1965년에 만든 복제품이다. 원본은 그랑플라스에 있는 박물관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이 동상은 각종 행사를 기념하는데 동원되며 일년 내내 다른 의상으로 장식된다. 1년에 약 130 차례 장식이 바뀌며 사용되는 의상만 1000여벌에 달한다. 이 동상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레우벤의 공작 듀크 고드프리 3세에 관한 것이다. 1142년 전쟁통에서 당시 2살이었던 고드프리 3세가 적군 부대를 향해 소변을 본 뒤 아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오줌싸개 동상이 14세기 방어벽을 폭파하려는 적들에 의해 불이 붙은 퓨즈에 오줌을 싸서 도시를 구한 줄리앙스케라는 청년에게 바치는 공물이라고도 말한다. 다양한 전설을 품고 400년간 브뤼셀의 관광 명소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오줌싸개 동상’은 그러나 지금까지 2억 5000만 리터의 식수를 흘려보내 물 낭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브뤼셀시는 앞으로 ‘오줌싸개 동상’으로 흐르는 물이 끝없이 재순환된다고 밝혔다. 브뤼셀 시의원 브누아 에링스는 “400년 만에 처음으로 오줌싸개 동상에서 깨끗한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또 브뤼셀 전역에 있는 분수에서 식수가 낭비되고 있지는 않은지 조사할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생중계 후 대화방 폭파… ‘몰카 공유’의 진화

    생중계 후 대화방 폭파… ‘몰카 공유’의 진화

    초대자만 영상 재생… 기록 안 남고 SNI 차단 피해 비공개 게시판 유통 ‘비트코인’ 결제로 거래 사실도 은폐버닝썬 사태 때 터진 ‘정준영 사건’으로 불법촬영동영상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가해 행위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교묘해지고 있다. ‘단속만 피하면 된다’는 심리 탓에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불법 영상 유포 기술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8일 수사당국과 여성계 등에 따르면 최근 ‘라이브 대화’ 서비스를 활용한 불법동영상 유포 행위가 포착되고 있다. 전모(29)씨는 온라인 게임을 함께하던 익명의 상대방과 메신저 대화방에서 라이브 생중계로 이른바 ‘정준영 동영상’을 봤다고 실토했다.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라 영상을 내려받지 않아도 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유포하는 게 아니기에 적발 가능성이 작다. 또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공유 기능도 불법 동영상 유포에 활용되고 있다. 접속이나 전송 기록이 따로 남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 정부가 최근 불법촬영물을 막고자 도입한 ‘https SNI(서버 네임 인디케이션) 필드 차단’ 정책도 교묘해지는 유통 방식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SNI는 정부가 사전에 파악한 불법사이트에 인터넷 사용자가 접속하려고 하면 기계적으로 막는 방식이다. 이 정책이 도입된 이후 불법 동영상 유포자들은 초대장 제도나 코드번호를 요구하는 비공개 게시판에서 동영상을 유통하고 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불법 촬영물 사이트 이용자들이 결제 사실을 숨기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기록이 남지 않는다. 경찰은 정준영 사건을 계기로 최근 불법촬영물 유포 행위를 특별단속하기로 했지만 꼭꼭 숨은 유포자들을 적발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5249건, 2017년 6615건이었다. 통신매체 이용 음란 범죄 발생 건수도 2016년 1115건에서 2017년 1265건으로 증가세다. 하지만 몰카는 암수범죄율(검거되지 않은 숨은 범죄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 가해·피해자들은 훨씬 빨리 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성폭력, 성매매, 불법 촬영 유포 범죄의 방식은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늘 빠르게 변해 왔다”면서 “사법당국이 법 문구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어떤 피해를 줬는지 잘 따져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日심장부에 폭탄·총성… 목숨 불사르며 ‘독립 열망’ 알린 의열단

    日심장부에 폭탄·총성… 목숨 불사르며 ‘독립 열망’ 알린 의열단

    “피고 곽재기, 이성우 두 사람은 상해, 길림, 안동현, 경성 사이를 왕래하며 동지들의 연락을 도모하고, 조선에 있는 동지로 하여금 전시 폭탄 사용의 목적을 수행할 준비를 하게 했다.”(1921년 6월 21일 경성지방법원 형사부 재판장 이토 준키치의 판결문 일부)의열단 최초의 암살·파괴 활동 계획인 ‘밀양 폭탄 사건’은 마지막 실행 단계에서 꼬리가 잡혔다. 의열단 창단 멤버인 곽재기와 이성우는 1920년 6월 서울 인사동에서 회의를 하던 중 경찰의 급습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스무 살도 채 안 된 단원 윤세주도 함께 잡혔다. 결국 조선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 경성일보사 등 3곳을 폭파하려는 계획은 뒤로 미뤄야 했다. 주범으로 지목된 곽재기와 이성우는 폭발물을 반입한 혐의로 폭발물취체(단속)벌칙 3조 위반에 해당돼 1년 만에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각 피고가 정치의 변혁을 목적으로 안녕·질서를 방해하려 한 점은 제령 7호 위반에 해당된다고 봤지만, 폭발물취체벌칙의 형이 더 무겁다는 이유로 해당 죄만 적용하기로 했다. 윤세주(폭발물 사용 공모, 4조 위반)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의열 투쟁은 멈추지 않았다. 1920년 9월 박재혁이 고서상으로 위장해 부산경찰서장을 찾아가 폭탄을 던졌다. 서장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박재혁은 재판부로부터 사형을 선고받고 단식 투쟁 끝에 사망했다. 같은 해 12월 최수봉도 밀양경찰서 조회 시간에 폭탄 2개를 던졌다. 이 중 폭탄 1개는 안 터지고, 나머지 1개는 위력이 크지 않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최수봉에게도 사형이 선고돼 1921년 7월 형 집행을 당했다. 목숨까지 불사르는 의열단의 기개 앞에 일제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김용달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장은 의열단의 의열 투쟁은 거사 자체만 놓고 성패를 따질 수 없다고 말한다. 거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공판 과정을 보면 의열단 단원들은 고통스러운 신문 과정과 고문을 겪으면서도 법정에서 당당하게 ‘우리가 왜 폭탄을 던질 수밖에 없는지’를 밝히려 했다. 1921년 9월 식민통치의 심장부인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지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던 김익상은 이듬해 3월 중국 상하이 황포탄에서 일본 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를 암살하려다 붙잡혔다. 김익상은 당시 중국 순경에 쫓기는 긴박한 상황에서 중국 순경이 아닌 하늘을 향해 총을 쐈다. 살인 미수, 절도, 상해, 폭발물취체규칙 위반 등 6개가 넘는 혐의로 일본 나카사키지방재판소에 끌려와 재판을 받던 김익상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중국인을 죽일 필요는 없고 오직 위협하기 위해 쏜 것이오. 하늘을 향해 쏘았던 것은 사실이다.” 의열 투쟁이 선량한 시민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테러와 분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익상은 재판을 받으면서 “어떠한 형벌이든지 사양치 아니할 터이며, 이후로 제2·제3의 김익상이 뒤를 이어 일본 대관 암살을 계획하되 조선 독립을 이루기까지는 그치지 아니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김익상은 나카사키재판소(재판장 마츠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24년 1월 도쿄 제국의회에 폭탄을 던지려고 했다가 휴회 중인 사실을 알고 황궁 앞으로 가서 이중교에서 폭탄을 던진 김지섭도 같은 해 11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지섭은 공판 과정에서 재판장이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직업은 독립당원”이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서는 “우리 조선의 독립 선언은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조선 민중은 굶어 죽고 맞아 죽고 하는 가운데 나 홀로 적국에 들어와 사형을 받는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이든 무죄든 둘 중에 빨리 판결을 내리라”고 했다. 김지섭의 변호인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을 때도 김지섭 스스로 거부했다. 김지섭은 “나는 조선사람이니 일본사람인 재판장이 어떠한 사람이 되든지 똑같을 것이니 기피 신청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는) 아무 죄가 없으니 무죄를 선언하든지 검사 청구대로 사형에 처하든지 하여 달라”고 말했다. 일본 사법제도의 권위와 재판관의 양심을 문제 삼으려고 했던 것으로 읽힌다. 1926년 조선식산은행과 동양척식회사 경성지점에 폭탄을 던지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나석주 의거 사건과 관련, 배후조종 혐의로 검거된 김창숙은 아예 재판 자체를 거부했다. 일본인 재판장이 ‘본적이 어디냐’고 물으면 “없다”고 답하고, ‘왜 없느냐’고 또 물으면 “나라가 없는데 본적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창숙은 법정에서 “나는 대한 사람으로 일본 법률을 부인한다”면서 “일본 법률론자에게 변호를 위탁한다면 얼마나 대의에 모순되는 일인가”라며 변호 조력도 거부했다. 결국 김창숙은 대구지방법원에서 1928년 12월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대구복심법원에 공소도 거부해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브루클린다리처럼 걸어서 노들섬… 한강 인도교 104년만에 부활

    브루클린다리처럼 걸어서 노들섬… 한강 인도교 104년만에 부활

    아치형 구조로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 전망데크·백년마당 등 꾸며 2021년 개통 박원순 “걷는 도시 서울로 지역 활력 기대”서울 한강에 ‘한국판 브루클린브리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2021년 6월 한강대교 남단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 다리를 개통한다고 20일 밝혔다. 1950년 6·25전쟁 사흘 만에 폭파된 한강 인도교가 1917년 다시 세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104년 만에 한강에 보행교가 부활하는 셈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한강대교 남단(노들섬~노량진)의 아치 구조와 교각을 활용해 기존 차도는 그대로 쓰면서 쌍둥이 다리 사이 공간 6.5m 높이에 너비 10.5m, 길이 500m인 보행교를 새로 놓는다. 모델은 1883년 지어진 세계 최초의 철재 교량인 미국 뉴욕 브루클린브리지다. 맨해튼의 유려한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는 브루클린브리지처럼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노들섬에서 보행교를 거쳐 노량진 일대까지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노량진 방향으로는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와 이어지고 노들섬 쪽으로는 자동차전용도로를 건너기 위해 막혔던 노들섬 동서를 잇는 보행육교와 연결된다. 오는 9월 말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여는 노들섬뿐 아니라 용봉정근린공원, 노들나루공원 등 노량진의 역사·자연 자원과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행교에는 한강 등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데크,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광장인 백년마당, 녹지 휴식공간인 그린데크 등이 조성된다.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리지처럼 체험거리가 다양한 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아치 구조를 만들지 않은 한강대교 북단(노들섬~용산) 구간 연결은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2단계로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 보행로로 바꾼 ‘서울로 7017 공중가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인 ‘광화문 대역사(大役事)’ 등 서울시의 보행 도시 만들기와 같은 맥락이다. 박원순 시장은 “보행교 설치는 ‘걷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처럼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도시에 보행로는 많을수록 좋지만 보행교로 이어지는 노량진 고가도로 쪽에 교통량이 많고 상업·문화시설이 부족해 사람을 모으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진국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서울은 급격한 개발로 한강과 시민 간 관계를 단절시켜 온 도시인데 이번 사업으로 관계를 회복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시에서 모델로 한 해외 사례와는 주변 환경 등 맥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의 질을 높이는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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