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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美영사관 피격

    |제다 AFP 연합|사우디아라비아 홍해의 항구도시 제다의 미국 영사관에 무장괴한들이 난입, 사우디 보안군 4명을 살해하고 영사관 직원 18명을 인질로 잡았다가 3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괴한들 중 세 명은 보안군과 교전 과정에서 숨졌으며 2명은 체포됐다고 알 아라비야 위성방송이 보도했다. 6일 오전 11시15분쯤(현지시간) 미국 영사관 정문 앞에서 차량이 폭발한 뒤 수류탄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보안군과 총격전을 벌이며 영사관 안으로 진입,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다. 무장괴한과 사우디 보안군의 교전은 한 시간가량 계속됐으나 괴한들이 사살·체포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고 현지 군 관계자가 밝혔다. 미국 정부 관리는 2명의 직원이 다쳤으나 미국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괴한들의 정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우디 당국은 그동안 사우디내 외국인 시설물을 잇달아 공격해온 알카에다 연계조직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미대사관 대변인 캐럴 캘린은 “예방책으로 리야드 대사관과 달란 주재 미국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5월 외국인 시설물과 치안당국 건물을 겨냥한 폭탄공격이 잇따라 발생한 이후 알카에다 등과 연계된 테러활동에 대한 단속과 외국 공관 주변 경비를 대폭 강화해 왔다.
  • 이라크 ‘반쪽선거’ 가능성

    |바그다드 DPA 연합|휴일인 5일 이라크 곳곳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잇따라 미군 2명 등 2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3일이후 사망자는 최소 68명으로 늘어났다. 바그다드 북쪽 130㎞ 티크리트에서 이날 오전 8시30분쯤(현지시간) 연합군 주둔지에서 일하는 군무원을 태운 버스들이 무장세력의 총격을 받아 이라크인 17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무장세력은 옛 이라크 무기 폐기를 담당하는 군무원들이 버스에서 내려 일터로 들어가려는 순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티크리트 남부 사마라에서도 무장 세력이 로켓포와 자동소총을 동원, 이라크 순찰대를 공격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북부 모술에서도 이날 순찰을 돌던 미군 차량이 폭탄 공격을 받아 미군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티크리트 북쪽 120㎞ 무장세력 거점인 바이지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이 지역 보안군 사령관인 모하메드 자심과 경호원 등 3명이 사망했고 18명이 다쳤다. 이라크 무장세력은 최근 미군에 협조하는 이라크 군과 민간인들에 공격을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장세력의 각종 공격으로 4일 4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도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내년 1월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반쪽 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라흐다르 바라히미 이라크 주재 유엔특사는 4일자 네덜란드 신문 ‘NRC 한델스발드’에 실린 회견에서 치안상태가 좋은 곳에서만 선거가 실시되면 팔루자·사마라처럼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사는 수니파 유권자들은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 사바흐 등 이라크 신문들은 4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 소식통들을 인용, 임시정부가 바트당 온건세력을 선거에 참여시키기 위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으며 이럴 경우 선거가 3∼6개월 연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일요영화]

    [일요영화]

    ●인비저블 서커스(KBS1 오후 11시50분) ‘프랙티컬 매직’ 등의 각본을 쓴 애덤 브룩스 감독이 제니퍼 이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자살한 언니가 여행한 길을 되짚어가는 동생의 이야기를 로드 무비 스타일로 그렸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카메론 디아즈와 신인 조다나 브루스터가 주연을 맡았다.2001년작. 어린 시절 아버지를 백혈병으로 잃은 피비는 언니 페이스마저 10대 때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투신자살하자 세상과 담을 쌓고 혼자 살아간다. 그렇게 계속 집안에서만 지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피비는, 문득 강하고 멋있게만 보였던 언니가 자살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피비는 언니가 여행했던 경로를 따라 유럽을 돌아다니다가 파리에서 언니의 남자친구였던 울프를 만나 언니의 숨겨진 모습들을 하나씩 알게된다. 정치 활동에 가담했던 이야기, 베를린에서 격동을 겪었던 이야기…. 피비는 결국 언니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90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SBS 오후 11시 45분) ‘착한 아이 신드롬’ 때문에 정신분열증에 걸린 경찰관 이야기.‘덤 앤 더머’ 등의 패럴리 형제가 2000년 짐 캐리 등과 함께 만들었다.17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 찰리는 온순하고 성실하며 항상 남을 돕는 만점 시민. 그러던 어느날 찰리는 엄청난 모욕을 당하고 괴로워하다가 자신 안에 또다른 이중인격 행크를 만들어내고 만다. 행크는 차갑고 포악하며 자신의 욕구만을 추구하는 시한 폭탄과 같은 존재. 한 몸 안에서 서로 대립하며 살아가던 두 인격 행크와 찰리는 마침내 아이린이라는 한 여자의 사랑을 사이에 두고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다.116분.
  • U2 11번째 앨범 ‘How to‘

    U2 11번째 앨범 ‘How to‘

    음악을 통해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강한 정치의식을 표출해온 아일랜드 출신의 록밴드 U2가 11번째 앨범을 발표했다.‘어떻게 핵폭탄을 분해할 것인가(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라는 제목이 말하듯 앨범의 주제는 평화다. 한층 강렬해진 디 에지의 기타 사운드를 배경으로 혼돈에 빠진 세상을 향해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하느님을 뜻하는 마지막 트랙 ‘야훼(Yahweh)’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이 손들로 하여금 주먹을 쥐지 않게 하소서”라는 신을 향한 기도를 담고 있다.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야기된 국제 정세 불안은 4년 만에 나온 신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 밴드의 보컬이 누구인가. 빈국 부채탕감, 에이즈 등 제3세계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정상들과 마주 앉았던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션 보노다. U2는 성공의 정점에 도달했던 90년대 말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으로 한때 ‘팝(Pop)’ 등의 앨범에서 일렉트로니카적인 댄스 뮤직을 선보여 논란을 빚었다.2000년 발표한 ‘올 댓 유 캔트 리브 비하인드(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에서 록으로 회귀했고 사회 참여의지도 재점화시켰다. 이후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를 키워온 보노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한나라 ‘물과 기름’ 한자리에

    한나라당의 강경 보수파인 ‘자유포럼’과 소장 개혁파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1일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찬 모임을 가졌다. 두 그룹은 한 집에 살면서도 물과 기름처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며 틈만 나면 으르렁대던 사이다. 당의 진로와 ‘4대 입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자리가 마련됐다. 만찬 시작과 함께 자리를 섞어 앉은 뒤 폭탄주가 돌아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간간이 가시돋친 말도 건네는 등 ‘기선 제압’도 시도됐다고 한다. 자유포럼의 안택수 의원이 식사 전 “요즘 초·재선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같이 논다. 전부 제 잘났다고 하니….”라며 ‘선공’에 나서자, 수요모임의 김희정 의원은 “내 딸, 내 동생 세대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들도 좀 들어달라.”며 ‘응수’, 긴장감이 흘렀다. 핵심 현안에는 이견이 거듭 확인됐다. 원희룡 의원이 박종근 의원에게 “참여 정부의 경제정책 중 좌파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큰 정부, 큰 예산이 좌파”라고 답했고, 이에 원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는 좌파라고 할 수 없다. 근거를 알아야 반대할 수 있다.”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방호 의원은 식사 중간에 기자들을 만나 “현 정부를 보는 시각과 북한의 실체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 후배들과 생각이 달랐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은 “소장파 그룹이 이념논쟁에 있어 최전방 공격에 서고 중진의원들이 이를 지원하는 수송부대 역할을 하며, 여의도연구소가 당의 싱크탱크로 이를 뒷받침하는 식의 역할 분담에 대해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임영숙 칼럼] 숲이 죽어간다면…

    [임영숙 칼럼] 숲이 죽어간다면…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나무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인 시민단체 생명의 숲이 마련한 1박2일의 남도 숲기행에 우연히 합류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은 담양의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거리숲, 그리고 대나무 숲, 명옥헌 원림, 소쇄원, 식영정, 장성 축령산 편백림을 둘러보았다. 가을 끝자락이 남아 있는 남도 숲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또한 아름다웠다. 현지에서 합류한 숲해설가 강영란씨가 나중 보낸 이메일을 보면 이 느낌이 나만의 것은 아니었던 듯싶다. (꽃이 좋아 나무가 좋아 숲에 살지만 그 어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꽃들.…선생님들 시간 허락되시는 날 저희 집에서 모여 함께 별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읊고 깻대로 모닥불 피우며 날밤을 새우고 싶습니다. 옹기 항아리에 가득 담긴 복분자주며, 매실주며 다 꺼내 놓고 말입니다. 언제라도 훌쩍 남도가 생각나시거들랑 백양사행 기차를 타십시오. 숲과 사람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팽나무, 느티나무, 후조나무 등 200년 이상 된 노거수들이 물 맑은 담양천에 그림자를 드리운 관방제림의 친근함, 하늘을 빗질하는 대나무 숲의 청량감, 늦가을 바람에 황금바늘을 쏟아 내리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색다름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던 사람들은 또 있다. 옛 선비들처럼 소쇄원에 몇달씩 묵으며 조선시대의 대표적 정원 양식과 그 정신까지 읽어 낸 전고필(광주 전남 문화연대 운영위원)씨,90만평에 이르는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조성해 낸 고 임종국씨 등이다. 그러나 이 여행이 끝나갈 무렵 조연환 산림청장은 아름다운 숲과 사람의 만남이 쉽게 깨질 유리그릇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웠다. 산림청이 개청하던 해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올해 청장 자리에 오른 그는 산림청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시인이기도 한데 ‘요즘 산림청의 화두는 고통받는 숲’이라고 털어 놓았다. 심어 놓고 가꾸지 않아 숨막히는 숲, 골프장 채석장 등 난개발로 몸살 앓는 숲, 산불로 죽어가는 숲, 소나무 재선충을 비롯해 병충해로 죽어가는 숲이 많다는 것이다. 엊그제 서울신문의 1면 톱기사 ‘위기의 숲’은 바로 고통받는 숲을 여실히 보여 준다. 우리 산림면적의 절반을 넘는 소나무와 참나무숲이 소나무재선충병과 참나무시들음병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 발생한 참나무시들음병을 전문가들은 숲의 자연적인 천이(遷移)현상으로 보기도 한다.1990년대 이후 우리 숲의 주인이 활엽수로 바뀌면서 참나무가 가장 지배적인 나무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숲을 위협하는 새로운 병충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핵폭탄급에 이르는 피해를 주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발생 지역 4㎢ 이내의 소나무는 모조리 베어내는 중국처럼 할 수 없다면 일본처럼 특별법을 제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빨리 세워 방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병 발생 예찰인력도, 예산도 갖추지 못한 형편이고 산림청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생명의 숲과 같은 NGO, 그리고 기업과 학교들이 함께 협력해야 고통받는 숲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숲이 1년동안 베푸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국민총생산의 9.7%, 국민 한사람에게 돌아가는 액수는 106만원에 상당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숲은 사람의 몸과 마음 깊은 안쪽을 일깨운다. 산을 위하는 것은 바로 사람을 위하는 것이다. 숲이 죽으면 인간도 살기 힘들다. 고통받는 숲을 위한 범국가적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주필 ysi@seoul.co.kr
  • [AIDS] “에이즈는 핵폭탄” 지구촌 곳곳 경고음

    “비아그라가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새로운 주범이다.”,“콘돔을 나눠주는 차원이 아니라 정확한 사용법을 알려줘야 한다.”,“안전한 성생활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라.” 1일 ‘세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날’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선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미국과 파키스탄 등지에선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호소하는 국제회의가 열렸고, 인도에서는 성매매 종사자들이 거리로 나서 예방책을 환기시켰다. 각국 지도자들도 에이즈의 심각한 위협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했다. 그동안 에이즈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중국에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베이징의 한 병원을 찾아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모습이 TV에 방영됐다. 후진타오 주석은 환자의 가슴에 에이즈 퇴치를 상징하는 빨간 리본을 달아주며 “어떻게 감염됐느냐. 가족은 몇명이고 자녀들은 있느냐.”고 관심을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에이즈의 위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약속한 ‘상징적 행위’로 본다. 현재 중국의 에이즈 감염자는 84만여명으로 집계됐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데다 2010년에는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농촌지역에서는 감염률이 80%에 이르고 매혈과 마약투여 과정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즈 감염자가 510만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인도에선 성매매 종사자들이 ‘하루 휴업’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다. 자원봉사들과 함께 이들은 경찰관들의 제복에 예의 빨간 리본을 달아주며 에이즈 예방책을 촉구했다. 태국에서는 1000명의 젊은이들이 콘돔 차림으로 분장, 쇼핑센터에서 10대들에게 콘돔을 나눠줬다. 앞서 프랑스의 에이즈 퇴치운동가들은 지난 30일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출입문에 붉은 페인트를 던지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에이즈 정책에 소홀한 점을 강력히 규탄했다. 반(反)에이즈 단체인 ACP와 UP 소속의 8명은 “시라크 대통령이 2002년 재선된 이래 에이즈 환자들의 상황은 악화됐다.”며 “그는 건강보다 다른 일에 예산을 우선 집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선 3일간의 일정으로 ‘에이즈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세계 각지로부터 참석한 400명의 전문가들과 구호요원들은 “성매매가 사라질 수는 없으나 성매매 종사자들의 인권을 인정하는 게 에이즈 퇴치를 위한 최선의 백신”이라고 주장했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콘돔 사용법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는 “이 지역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고 의료와 교육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에이즈 퇴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인구의 37%가 에이즈 감염자인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는 페스투스 모가에 대통령이 “안전하지 못한 성생활을 하려면 죽음을 선택하라.”고 강경하게 경고했다. 2002년부터 에이즈 감염자가 다시 늘기 시작한 미국에서도 예방을 위한 각종 회의가 잇따랐다. 플로리다에 있는 민간 에이즈지원센터의 세리 캐플란 국장은 워싱턴에서 “비아그라가 에이즈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은 비아그라를 먹은 55세 이상 남성들이 에이즈에 걸렸을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특히 이혼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남편들을 통한 에이즈 확산도 우려된다. 전 남편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로즈메리 램루프라는 여성은 “남편을 믿을 수는 있으나 남편의 과거 경험까지 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위기의 숲] 솔잎혹파리는 ‘폭탄’ 재선충은 ‘핵폭탄급’

    [위기의 숲] 솔잎혹파리는 ‘폭탄’ 재선충은 ‘핵폭탄급’

    소나무의 시련은 유별나다. 송충이(유충)와 솔나방(성충)에 의한 익숙한 피해에서부터 솔껍질깍지벌레, 소나무좀 등 생소한 것도 많다. 솔잎혹파리의 혹독한 공격이 진행됐을 때는 지금처럼 전국이 떠들썩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병해충의 습격을 무사히 받아넘겼지만 이번만큼은 소나무의 ‘패색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림당국 관계자조차 “솔잎혹파리가 재래식 폭탄이라면 소나무재선충은 핵폭탄이다. 사실상 속수무책일 뿐”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왜 그럴까. 우선은 치료약이 없다. 산림면적의 8%에 이르는 소나무를 잃은 일본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약도, 최근 산림당국이 개발에 성공한 것도 모두 예방약일 뿐, 치료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에 ‘소나무 에이즈’란 별칭이 붙은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게다가 재선충의 공격은 무자비하며 잔혹하다. 한번 걸리면 무조건 ‘끝장’을 본다. 감염된 소나무는 그해에 80%가 죽고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안에는 100% 숨통이 끊어진다.6∼7년 전 솔잎혹파리의 극심한 피해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재선충에 비하면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솔잎혹파리는 그나마 고사율이 30% 정도여서 소나무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복원될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은 현재로선 솔수염하늘소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솔수염하늘소를 집중 공략하는 것도 소나무의 시련을 끝낼 수 있는 주요 방편이다. 항공방제로 매개충을 죽여 서식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나 수질오염 우려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누드 브리핑]이시장 “거짓말은 용서 못한다”

    “집사람이 내가 야간학교 나온 사실을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따지더라고…. 다른 사람이 귀띔하기를 ‘속아서 결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는군.” 이명박(62)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부인 김윤옥(56)씨 사이에 얽힌 비밀(?) 하나를 살짝 드러냈다. 시청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다.“잘못은 용서할 수 있지만 거짓말은 용서 안하는 게 내 원칙”이라면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경북 포항 동지상고 야간부를 졸업한 점에 대해 부인이 모르고 있었던 것은) 내가 말하지 않았을 따름이지 속인 게 아니다.”라며 “어느 누가 결혼하면서 초등학교 어디 나왔는지, 중·고등학교 어떻게 나왔는지를 속속들이 일러주느냐?”고 되물었다. 대학 때 맺어진 첫 사랑에 대한 얘기도 “집사람한테 다 알려줬다.”며 조용히 옛 일로 거슬러 올라갔다.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반대해 궐기한 6·3학생시위 주도로 서대문형무소에 복역하던 때였다. 재벌가의 딸이었던 그 ‘연인’은 때때로 면회를 왔다. 운동권 학생과, 그것도 구속된 청년과 만난다는 사실은 금방 알려졌다. 서슬이 시퍼런 군사정권 시절이어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고 여긴 여자쪽 집안 어른들이 얼른 다른 재벌가와 약혼을 시켜버렸다. 그 뒤 이들 커플은 다시 만나게 된다. 청년 이명박은“아무래도 그냥 결혼하는 게 좋겠다.”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거짓말은 용서 못한다.’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 더 있다. 지난해 말 시청 기자단과 간담회 뒤에 나온 얘기다.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아가자 기자들이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를 전제로 터놓고 얘기나 나누자고 해 꺼낸 말이 사건(?)을 불렀다. 이 시장은 “얼마 전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형편을 모른다.’고 하더라는 말을 했는데, 다음날 H신문에 내가 윤 부총리에 대고 ‘시골 출신이라 서울 형편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썼더라.”라며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데드라인(KBS1 오후 11시50분) 리자 마크룬드의 베스트셀러 ‘폭파범’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물. 스릴러 요소뿐만 아니라 신문사 기자들의 생활도 실감나게 그려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2001년 스웨덴의 아카데미상 격인 ‘황금벌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 콜린 너틀리 감독, 헬레나 베르그스트롬, 올란 람베르그, 브래스 브란스트롬 출연.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스톡홀롬. 그러나 난데없는 폭탄테러로 올림픽 경기장이 완전히 파괴되고, 올림픽 개최 담당자인 크리스티나도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이 가운데 신문기자 애니카는 두서없는 단서들 속에서 연관성을 잡아내 점점 진실에 접근해 간다. 그러나 범인은 두 번째 테러를 계획하고 애니카도 위기에 빠지는데….119분. ●애나 앤드 킹(SBS 오후 11시45분) 율 브린너, 데보라 카 주연의 유명한 뮤지컬 ‘왕과 나’를 앤디 테넌트 감독이 1999년 리메이크했다. 조디 포스터, 주윤발 주연. 태국과 버마 접경에 위치한 사이암 왕국의 뭉쿳 국왕은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 야욕 속에서 독립을 지키는 길은 근대화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자식들의 서구화교육을 위해서 영국의 미망인 애나를 가정교사로 초빙한다. 애나는 50명이 넘는 뭉쿳의 자식들을 가르치며 사사건건 고집센 뭉쿳 국왕과 충돌을 벌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뭉쿳에게 점점 연민을 느끼게 된다.147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인터넷 글로 촉발된 연기금 논란이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인 김 장관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손익계산서도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당정간의 알력, 복지부와 재경부 그리고 여야의 공방, 재계의 의결권 문제 제기, 노무현 대통령의 진노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정작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핵심과제는 모두 비켜갔다. 바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이다. 연기금 논란은 곧 국민연금 논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현재 55개 기금이 운용하는 여유자금 190조원 가운데 국민연금이 11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2010년 242조원,2020년 497조원,2035년 603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김 장관이 연기금 논란에서 선봉장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동시에 시한폭탄이 장착된 화약고다.1988년 출범 당시 강제 가입에 따른 저항을 줄일 목적으로 낸 돈의 최고 19배까지 타도록 설계된 기형구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2047년이면 국민연금 재원이 완전 고갈된다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을 서두르는 이유다. 지금 문제가 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도 연금 요율 개편에서 비롯됐다. 국민들로서는 어느날 갑자기 연금 재정이 바닥나게 생겼다며 부담은 대폭 올리고 수급액은 용돈 수준으로 떨어뜨리려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채권 수익률 급락으로 정부의 개편안보다 부담률은 더 올리고 수급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점수 깎일 일에 앞장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이 대안을 제시했다지만 이는 참여정부 임기내에는 욕얻어 먹을 짓을 피하겠다는 ‘꼼수’의 성격이 짙다.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의 고민이 재정 건전성문제다. 가장 인기 없으면서 피할 수도 없는 문제다.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낮아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해법은 더 내고 덜 받고 좀 더 나이 들어 받으라는 것뿐이다. 지난 7월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이 총선 패배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본도 과거 20년 동안 땜질식 처방만 거듭했다. 이탈리아는 우리처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방치했다가 연금제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인정하듯이 연금 개혁은 늦출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늦춘 만큼 부담은 늘어나고 수급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잖아 좌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나 다름없다. 여권이 전면에 나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개혁을 독려해야 한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과 집권당의 총선 패배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끈질긴 설득으로 연금개혁에 성공한 프랑스나 영국에서 ‘사즉생’(死卽生)의 리더십과 뚝심을 배워야 한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개각에서 복지부장관 자리를 기피한 이유가 국민연금 개혁에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전사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김 장관이 ‘꿈’을 품은 정치인이라면 국민연금 개혁의 난관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 인기 없다는 이유로 본류는 외면한 채 곁가지 문제로 점수를 얻으려고 해선 ‘꿈’을 이룰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시론] 수능 부정, 근본을 치유하자/정진곤 한양대 교육학 교수

    [시론] 수능 부정, 근본을 치유하자/정진곤 한양대 교육학 교수

    수능시험을 치른 그 다음날. 예년과는 달리 수능문제지 유출로 인한 재시험 파동,‘불수능’과 ‘물수능’ 등의 난이도 시비나 출제위원에 대한 사회적 물의가 없었다. 올해는 무사히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한폭탄인 수능은 예외 없이 폭발하고 말았다. 예년의 폭탄들과는 종류도 다르고, 위력도 달랐다.‘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라는 신종이었다. 광주에서 폭발한 불길은 서울을 비롯한 온 나라로 번져가고 있다. 관련된 인원도 대규모이다. 발각된 학생들은 “우리만 한 것도 아닌데, 재수없게 걸렸다.”, “50만원에 팔자를 고칠 수 있다기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귀에 익은 소리다. 그렇다. 경찰이나 검찰에 체포된 범죄자들이 혐의를 끝내 부인하다가 어쩔 수 없는 증거가 나오면 내뱉는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조폭이나 파렴치한 정치꾼들을 닮아가고 있다는 말인가. 대학입시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교육인적자원부의 서남수 차관보에게 전화를 걸었다.“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대책은 철저하게 세워나갈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부정행위에 대한 학생들의 도덕적 불감증이다. 이번 일이 교육분야를 필두로 우리 사회 전체가 도덕적 질서를 새롭게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그의 말 속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고뇌와 아픔, 교육에 대한 애정,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폭 넓은 통찰력이 배어 있었다. 맞는 말이다. 우선은 수능부정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유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일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가.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별다른 죄의식 없이 커닝을 해 왔다.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커닝을 하면서도 학생들은 나쁜 짓이라거나 비난받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부정행위를 감독해야 할 교사들마저 보고도 못 본 척했다. 학생과 교사 모두 커닝을 “그럴 수 있고, 누구나 한번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부정행위가 열심히 노력하고 정정당당하게 시험을 치른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분노와 배신감을 심어주고, 그들의 피땀어린 과실을 빼앗는 나쁜 행위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없었던 것 같다. 항상 그랬듯이 이 사건도 시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고 까맣게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안 된다. 학교는 미래 세대의 교육을 위하여 의도적으로 설립된 사회적 기관이며 도덕성의 함양은 교육의 핵심적 가치이다. 사회가 썩었다고 학교마저 썩도록 내버려 두면 우리 사회는 영원히 희망이 없게 된다. 교육은 희망의 끈이다. 지금은 어둡고 힘들지만 우리의 자식들을 잘 키우면 앞으로의 사회는 밝아질 수 있다. 결코 이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우리는 이번 사태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인 수능 위주의 입시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때까지 밤잠도 자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단 한번의 시험을 망쳐 10년 공부가 허사가 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는가. 현행 수능위주의 입시제도는 아이들에게 “단 한방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되며, 만약 그렇게 되면 3점 내지 10점의 차이도 아닌 차이에 의해 하늘과 땅이 뒤바뀌고, 운명이 바뀐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똑같은 문제를 풀고 또 푼다. 얼마나 비교육적인 제도인가. 최근에 교육인적자원부는 장·단기적인 입시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좀 더 교육적이고, 합리적인 입시제도를 모색해 나가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정진곤 한양대 교육학 교수
  • 팔루자 참수현장…벽에 박힌 손톱·핏자국…

    “검은 얼룩으로 더럽혀진 벽, 그곳에 달라 붙어있는 손톱 2개, 지문 모양으로 말라 붙은 핏자국.” 지난 6월 김선일씨를 살해한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 팔루자내 가옥에는 참혹한 고문의 흔적들과 함께 노란 달과 ‘유일신과 성전’이라고 쓰인 검은 담요가 걸려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유일신과 성전’을 이끄는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부 알 자르카위가 외국인과 이라크인 인질들을 납치,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팔루자 시내의 가옥 2곳에 대한 현장 르포기사를 실었다. 미군과 보안당국은 일부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하기 전 참수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피로 얼룩진 칼과 수갑, 족쇄, 선전물 등은 모두 치우고 사진들만 보여줬다. 현장에서 발견된 물건 등은 납치범 및 희생자 신원 확인에 필요한 DNA검사 등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 자르카위와 조직원들이 참수 비디오에서 썼던 것과 같은 검은 복면이 바닥에 널려 있었고, 한 가옥에서는 사람 한 명을 충분히 가둘 수 있는 철장이 발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옥들은 이곳에 붙잡혀 있었던 이라크인의 제보로 발견됐으며, 제보자는 당시 영국인 케네스 비글리 등 인질 3명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미군 조사관은 말했다. 특히 사람을 가두는 철장이 있는 가옥 근처에서는 기초적인 화학무기 실험실로 추정되는 곳도 발견됐다. 미군측은 이 실험실에서 시안화나트륨, 청산칼륨, 황산, 염산 및 기타 화학물질들이 발견돼 폭탄을 만들기 위한 실험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창문이 없는 방의 벽에는 지문 모양의 핏자국과 함께 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단어와 코란 구절들이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앞서 미군은 21일 재탈환에 성공한 팔루자에서 외국인과 이라크 인질들을 살해하거나 고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옥 20채를 발견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역린의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린의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이종찬과 이한동은 5공 정권에 참여했으면서도 나름대로 합리적 처신으로 주목받았다.1985년 두 사람의 정치 장래가 갈리는 사건이 일어났다.2월 총선 이후 미 문화원 점거 등 학생운동권의 움직임이 심상찮았다. 당시 청와대는 학원안정법을 만들어 시위 학생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종찬은 여당인 민정당 원내총무, 이한동은 사무총장이었다. 두 사람 모두 법이 문제 있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여당 핵심회의에서 이종찬은 끝까지 반대했으나, 이한동은 대안을 제시하며 타협했다. 분개한 이종찬은 기자들을 만나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이종찬은 그날로 ‘짤렸고’, 이한동도 유탄을 맞아 함께 경질됐다.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에 ‘역린(逆鱗)’이 나온다. 용은 순한 짐승이지만 턱밑의 비늘, 즉 역린을 건드린 사람은 반드시 죽인다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에서 전두환 정권 중기까지 공개항명의 결과는 뻔했다. 정보기관에 끌려가 혼나거나, 정치적으로 매장당했다. 그러나 역린을 건드린 당시의 이종찬은 죽기는커녕 국민적 인기가 치솟았다. 역린을 비켜간 이한동의 대중 지지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학원안정법 파동과 1987년 이뤄진 대통령직선제 개헌은 ‘역린’의 정치문화를 정착시켰다. 전임자를 치받지 않고는 국민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전두환-노태우, 노태우-김영삼, 김대중-노무현, 정도의 차는 있지만 ‘차별화’를 통해 집권을 이어갔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정동영·김근태 의원을 내각에 포진시킨 뒤 대단히 편안해 한다.”고 전했다. 이르면 연말 개각을 준비중이며, 여당 인사들의 대거 입각이 점쳐진다고 밝혔다. 지금 이해찬 총리처럼 해준다면 대통령이 편할 수 있다. 대권주자들이 언제까지 그렇게 해줄까.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투자정책을 반대한 것은 ‘역린의 법칙’이 표출되기 시작한 사례다. ‘역린의 법칙’은 대든다고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여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재경부 관리들은 “김 장관이 경제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치부한다.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선과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무책임한 행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하늘이 두 쪽나도 국민연금을 지키겠다.”는 김 장관의 간명한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더 먹힌다. 여권이 김 장관의 주장을 일부 수용, 황급히 봉합에 나선 것도 여론의 불리를 느낀 때문이다. 청와대와 김 장관의 기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 때 김 장관이 “계급장 떼고 논의하자.”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사안은 훨씬 심각해 보인다. 김 장관측이 ‘단기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밀어붙이다가는 역풍을 만날 수 있다. 이 총리에 이어 김 장관이 정치적 상승세를 타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무심할 수 없다. 역시 대권주자인 김혁규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온다. 남북정상회담 등 ‘한건주의’에 매달릴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김 장관 사태 이후 노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된다. 참여정부는 여러모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럴수록 정치인들을 내각에 붙잡아둬서 용광로처럼 들끓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 대통령이 ‘대권주자의 차별화’가 일찍 시작돼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넘어서는, 정국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민초(民草)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권이 치고받는 것도 지겨운데 내각이라도 조용하게 만들어 달라. 정치인들을 장관 시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대권주자 관리장’으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 행정경험은 당에서 정책을 다루어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녹색공간] ‘산업화의 비극’ 환경호르몬/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국내에서 보도되지 않은 환경관련 외신 중에는 간혹 혼자 읽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기사들이 있다. 지난 10월19일 ‘더러운 피(Bad Blood)?’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으로 발표된 미국 워싱턴발 기사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이 기사는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영국,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13개국 환경 및 보건장관 14명의 혈액에 함유된 화학물질의 양을 조사한 결과를 전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장관들을 직접 조사대상으로 삼은 과감한 발상도 놀랍지만, 모두 55종의 화학물질이 장관들의 혈액에서 검출되었다는 조사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14명의 장관 모두에게서 검출된 환경호르몬 종류만도 25종에 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소파, 프라이팬, 유아용 병, 피자 상자 등에 사용되는 브롬화난연재,PCB, 농약류 등이었다. 환경호르몬은 산업활동을 통해 자연계에 방출된 화학물질이 생물체에 흡수되면서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하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우리들의 도둑맞은 미래’라는 책의 출간으로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었고 몇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관련기사가 홍수를 이루기도 했다. 환경호르몬이 문제가 되는 것은 체내에 유입되는 경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 영향에 대해서도 성기의 왜소화, 혈액 중 남성호르몬의 감소, 낮은 부화율, 사망률의 증가, 성비 교란 등 몇 가지만이 알려져 있다. 더욱 두려운 것은 환경호르몬이 우리의 일상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부엌은 가정에서 환경호르몬을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플라스틱 그릇에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환경호르몬으로 식탁을 차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컵라면을 자주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컵라면 포장용기는 발암성과 환경호르몬 작용이 있는 스틸렌 범벅이나 다름없다. 수확 후 농약을 치는 수입농산물을 선호하는 사람은 스스로 농약실험의 대상으로 자처하고 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환경호르몬의 공격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국민 모두가 환경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식품을 멀리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지만, 문제를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 환경호르몬이 산업화가 낳은 비극이라면 그 고리를 끊고자 하는 노력은 당연히 산업활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화학물질은 10만여종에 이르며, 매년 2000여종의 신규 화학물질이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물질들로 만들어진 화학제품은 수백만 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0종이 넘는 신규 화학물질이 도입되고 있고, 유독물질의 유통량 또한 매년 100만t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화학산업의 매출액은 전세계적으로 약 10배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약 120배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처하려면 유해화학물질의 배출량과 유통량, 유통 실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수적이다. 특정 상품에 환경호르몬 등 유해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하는 ‘취급제한물질’ 제도의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기꺼이 혈액 조사에 응했다는 유럽의 장관들이 조사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들이 혈액 채취에 동의했던 것은 자신의 환경호르몬 오염도에 대한 관심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사회적 대처가 시급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관들, 더 나아가 대통령의 혈액을 조사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와인이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국산 햇 포도주가 나왔는가 하면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는 더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국내 한 대학은 ‘포도주 개론’이란 강의도 개설했고, 한정식집에서도 와인을 갖추고 있다. 명절이나 결혼 집들이 선물로 와인을 안길 정도로 친숙해졌다. 와인을 서비스하고 추천·관리하는 소믈리에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올랐다.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와인 테이블 매너는 여전히 어렵게 여겨진다.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와인 테이블 매너가 필수조건이 됐다. 국내 최초의 와인경매사 조정용씨는 “마을 이름이 곧 포도주 이름”이라며 “전통적인 유럽 와인은 서양의 일상문화가 녹아 있어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는 만큼 즐길 수 있고 알수록 재밌고 매력적인 게 와인”이라고 덧붙였다. ■ 분위기 좋은 와인바 ●라포도-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544-7636)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중에서도 라포도는 다양한 와인을 적당한 가격에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정장 차림보다는 캐주얼이라도 불편하지 않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다. 홀 중간에 벽처럼 칸을 지은 와인셀러(와인보관창고)가 세련됐다. 야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테라스도 있다.250여종의 와인을 3만원부터 마실 수 있다. 주종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 5만∼6만원선. ●라비뒤뱅-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3446-3375) 최고급 케이크로 유명한 ‘카페 라리’의 최순길 사장이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로 오픈한 고품격 와인바다. 프랑스말로 ‘포도주 인생’이란 뜻이다.180평 규모의 와인바에는 동호회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6개의 룸과 6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홀이 마련돼 있다. 구비하고 있는 와인은 300여종.4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소믈리에와 뉴욕과 도쿄에서 오랫동안 요리 경력을 쌓은 주방장이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낸다. 식사로는 양갈비 스테이크와 안심스테이크 등이 있다.2만원부터. 포도주를 처음 접하는 아마추어부터 까다로운 입맛을 갖춘 마니아까지 즐길 수 있다. ●살롱뒤뱅-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546-1970)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포도주 골목’의 살롱뒤뱅(546-1970)은 한국 와인의 대명사인 마주앙을 개발하고 공장장을 지낸 김준철 부녀가 운영하는 와인바다. 그의 딸 역시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스쿨 카파(CAFA)에서 정규 소믈리에 과정을 마친 제대로 된 소믈리에다. 와인을 향한 부녀의 애착만으로도 내놓는 와인에 대한 신뢰가 가는 곳이다.600여종의 와인을 3만∼250만원에 팔고 있다. 포도주 소매도 한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치즈 안주가 풍성하다. 아담한 실내에서 흐르는 샹송이 아늑하다. ●카페 티롤-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 (732-7005) 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의 카페 티롤(732-7005)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 분위기다. 색다르게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50여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예약하면 리스트에 없어도 찾아 준비해 준다.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도 5가지가 푸짐하게 나온다. 저녁 시간에는 포도주 애호가들을 위해 저녁 메뉴가 따로 준비된다. ●이곳도 가보세요 이밖에 한때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까사델비노(542-8003), 개인셀러를 갖춘 샤토21(517-3338)은 인터넷(www.wine21.com)을 통해 예약하면 1400여종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강북쪽 와인바의 터줏대감격인 삼청동 까브(739-1788)는 와인창고 카브를 본떠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매드포갈릭(722-4580)도 50여종의 와인을 갖춘 레스토랑이다. 홍대앞에 있는 비나모르(02-324-5152)는 국가별로 450여종의 와인을 부담없는 가격대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텔도 잘 이용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손님이 포도주를 들고가서 마실 수 있는 BYOB(Bring Your Own Bottle)를 실시한다. 양식당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매주 목요일, 롯데호텔은 월요일에 BYOB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은 음식값만으로 호텔의 세련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들 와인이 음식과 궁합이 잘맞으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음식의 풍미를 복돋워준다. 프랑스 음식에는 프랑스 포도주가, 이탈리아 음식에는 그 나라산 포도주가 잘 어울린다. 서양 요리에서 거위간 요리에는 소테른 화이트와인이, 달팽이 요리엔 부르고뉴 화이트와인, 철갑상어알 요리는 샴페인이 잘 맞다. 와인에 가장 무난한 안주는 치즈. 둘 다 발효식품인 까닭이다. 신세대들은 삼겹살이나 순대와도 같이 먹을 정도로 와인을 즐긴다. 하지만 식초가 많이 든 샐러드를 먹을 땐 와인을 피한다. 식초의 신 맛은 와인의 천적이다. 조정용씨는 “진한 맛이 나는 젓갈이나 김치를 제외한 한식은 대부분 재료의 맛을 살린 가벼운 소스로 요리되는 것이 특징이므로 백포도주가 무난하다.”고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우리의 나물은 리즐링,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같은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명절에 먹는 쇠갈비 등 묵직한 고기 요리에는 프랑스 보르도산이나 호주 쉬라즈와인 등 적포도주가 잘 맞다. 그러나 맵고 짠 양념과 국물류에는 맞는 와인을 찾기 힘들다. 붉은색 살코기와 양고기는 드라이한 레드와인 즉 카베르네 소비농, 바롤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가 어울리고, 닭고기·돼지고기 등 흰살 육류에는 샤르도네와 피노 블랑이 어울린다. 해물류와 생선에는 상쾌한 맛의 화이트와인 즉 피노 그리지오 등을 권할만하다. ■ 와인경매사 조정용씨와 우아하게 와인 즐기기 ●조정용씨는 국내에선 생소하면서도 유일한 와인 경매사다.2000년까진 ‘잘나가던’ 은행 대리였던 그가 미국에 국제금융 연수차 갔다가 와인 경매로 방향을 바꿨다. 와인이라곤 ‘마주앙’밖에 몰랐던 그는 원서를 사서 매일 공부하고, 혀로 끊임없이 익혔다. 와인 관련 지식이나 품평이 웬만한 소믈리에를 뺨칠 정도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후 전문 와인경매회사인 아트옥션(02-2163-3126)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최초의 와인 경매사 조정용씨가 들려주는 와인 테이블 매너다. 와인 주문이 까다롭다던데요? -음식점에서 와인을 잘 모를 경우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게 물어보면 된다. 단맛인지 텁텁한 맛인지의 기호와 음식, 가격 등을 말하면 된다. 주문한 와인은 호스트가 제일 먼저 맛보고 ‘좋아요.’라고 말하면 된다. 좋은 포도주를 고르는 비결은. -전문 숍에선 점원에게 물어보거나 안내 가이드를 찬찬히 훑어보면 된다. 포도주 병에 붙은 라벨이 바랬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은 피한다. 누워있는 와인을 고르면 좋다. 오래 서있어 코르크 마개가 말랐거나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피한다. 코르크가 마르면 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어 와인이 산화되기 쉽고,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보관할 때 심한 온도 변화로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레드와인은 붉은 빛이 연하면서 갈색 기운이 도는 것, 화이트와인은 색깔이 진해져 갈색 느낌이 나는 것은 변질된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와인을 따를 때의 에티켓이 있습니까? -포도주 병이 잔이 닿지 않게 따른다. 와인을 막 쏟아붓지 말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듯 경쾌하게 따른다. 대개 잔의 변곡점이 있는 부분 대략 3분의 1 정도 따른다. 마무리 할때 병을 살짝 돌려주면서 따르면 와인 방울이 테이블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와인은 첨잔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병을 흔들지 않는다. 흔들면 와인 침전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잔을 받을 때의 매너는. -서양에선 호스트가 따를 때 와인잔을 잡고 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연장자나 상사가 따를 땐 무언가 잡지 않으면 2%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잔의 다리를 잡는 시늉도 무난하다. 그러나 편하고 안전하게 따르게 하기 위해 잠자코 지켜보는 것이 좋다. 대체로 레드와인 잔은 둥글고 넓은데 반해 화이트와인 잔은 좁고 깊다. 그러면 건배를 해야지요. -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중앙 부분을 가볍게 부딪치며 건배한다. 잔을 돌리듯이 부딪치면 울림이 좋고, 깨질 염려도 없이 안전하다. 건배는 대개 호스트가 먼저 제안한다. 그냥 마시면 되나요? -받자마자 원샷하거나 벌컥벌컥 마시지 않는다. 먼저 색깔을 보고, 향을 맡아 와인의 풍미를 감상한 다음 한 모금 정도 입에 머금고 여운을 감상하는 게 순서다. 와인은 주량을 자랑하지 않으며, 식사할 땐 1∼3잔 정도가 적절하다. 폭탄주로 원샷하며 취해야 마셨다고 생각하는 중년들에겐 감질나는 주법이다.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은. -직사광선을 피하면서도 보관 온도가 일정해야 한다. 또한 흔들림이나 진동이 있어서는 안된다. 김치 등 냄새가 강한 것 주위에 보관하는 것은 삼가야 된다. 마개를 땄을 경우 이삼일 가량은 괜찮다. 이후엔 남은 와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쓰면 된다. 오래 숙성된 와인이 좋은가요, 단맛이 나는 와인은 싸구려라고 하던데? -모든 와인이 오래 숙성되지 않는다. 보르도 등급 와인처럼 몇 십년 보관하는 것이 있고, 보졸레 누보는 금방 마셔야지 오래 보관하면 상해서 낭패를 본다. 와인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단맛이 나는 와인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이다. 단맛이 풍부한 디저트 와인 중에는 최고급이 많다. 식후 와인으론 단맛이 잘 어울린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이라크 저항세력 반격 확산

    미군이 이라크 팔루자 전 지역을 점령했다고 선언한 가운데 곳곳에서 반군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15일(현지시간) 미군은 무장헬기 등을 동원해 팔루자에 남아 있는 저항세력들의 은거지에 대해 폭격을 계속했다. 미군은 팔루자 장악과정에서 저항세력의 폭탄제조실과 참수실 안에 갇혀 있던 인질 2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저항세력들의 반격은 북부의 모술시와 바그다드 북쪽 바쿠바, 부히리즈, 바이지 등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15일 바그다드 인근 바쿠바에서는 저항세력들이 로켓폭탄 등을 동원, 미군과 이라크 경찰서를 공격했으며, 반격에 나선 미군과의 교전과정에서 저항세력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앞서 14일 북부 모술에서는 저항세력이 주후르 경찰서와 셰이크 파티 경찰서를 공격, 최소한 이라크 군인 6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미군은 탱크를 동원, 이라크군과 합동으로 이들 경찰서 두 곳 탈환작전에 들어갔다. 두라이드 카쉬물라 모술 주지사는 “최근 경찰서 6곳과 교량, 정당 사무소에 대한 반군의 공격이 있었다.”며 “팔루자 반군을 지원하는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차출된 군인 300명과 경찰특수대로는 여전히 치안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이라크 전쟁 종전 이후 처음으로 쿠르드족 민병대 수천명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미군 책임자인 카터 햄 준장은 “현지 상황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절망적 상태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며칠간 교전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 북부 바이지시에서는 14일 하루 35만배럴을 공급하는 정유시설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았으나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해병대의 팔루자 공격을 주도한 리처드 네턴스키 소장은 “지난 1주일간 팔루자에 대한 공격으로 반군 1200∼1600명이 숨졌다.”며 “아직 5∼30명 단위의 무장세력이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색출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팔루자 공격으로 미군은 38명이 숨지고 27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인 희생자 규모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편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실은 지난주 초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친척 여성 2명이 석방됐다고 15일 확인했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올해의 탑건’ 허근호 소령

    공군 제19전투비행단 155대대 소속 허근호(37·공사 39기) 소령이 ‘올해의 탑건’에 선정됐다. 탑건은 전투기 공중사격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조종사에게 붙여주는 칭호다. 허 소령은 KF-16전투기를 몰고 시속 1000㎞로 비행하며 공대공·공대지 사격과 항공정찰, 공중투하, 탐색구조 분야 등의 전투기 조종술을 겨루는 올해 보라매 공중사격대회(10월 18∼27일)에서 1위를 차지해 ‘하늘의 제왕’이란 칭호를 거머쥐었다. 1991년 임관한 뒤 1996년부터 KF-16을 조종해 1800여시간의 비행시간을 기록한 베테랑 조종사로, 강한 집중력과 탁월한 감각으로 ‘진돗개’란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고도와 날씨를 3가지 패턴으로 세분화해 비행고도 및 폭탄 낙하고도까지 예상,‘밤 버튼’(bomb button)을 누르는 순간까지 별도로 연습하는 치밀함을 보여왔다. 허 소령은 “탑건이라는 영예는 대대의 전통을 이으려는 부대원들의 노력에서 나온 부산물일 뿐”이라며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준 가족과 대대원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A-37 기종의 ‘저고도 사격부문’에서는 2001년 공군사관학교 49기로 임관, 여성 첫 조종사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제 8전투비행단 소속 편보라(26) 중위가 최우수 조종사로 선발됐다. 저고도 사격은 지대공 유도탄이나 대공포 같은 지상의 위협을 뚫고 시속 540㎞의 속도로 150m의 최저 고도에서 목표물을 공격하는 사격술을 말한다. 공군은 16일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한호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보라매 공군사격대회’ 시상식을 개최, 올해의 탑건 등에 대한 표창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깔깔깔]

    ●경쟁사회 나란히 붙은 문구점 세 곳에서 경쟁이 붙었다. 왼쪽 끝에 있는 문구점에서 이런 간판을 내걸었다. ‘폭탄 세일!’ ‘왕창 세일!’ 그러자 오른쪽 끝에 있는 문구점도 이에 질세라 큰 간판을 걸었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다. 핵폭탄 세일! 와장창 세일!’ 가운데 문구점 주인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더 큰 간판을 갖고 나왔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입구!’ ●죽기 전에 어제 친구와 술 한잔 하다가 문득 물었다. “친구야. 너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 뭐 할거냐?” 좋은 얘기, 혹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대답을 기대했는데, 친구 말하길, “오늘밤에 내 컴퓨터에 40기가 정도 되는 동영상부터 지워야지. 혹시 나 죽은 다음 누군가, 특히 자식놈이 그걸 보면 아빠를 뭘로 생각하겠냐?”
  • [재계 인사이드] 한화 김승연 회장… 변화와 혁신 강조

    [재계 인사이드] 한화 김승연 회장… 변화와 혁신 강조

    ‘잠 못드는 김승연 한화 회장.’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심초사’다. 과거사가 그의 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에게 있어 올해는 그야말로 ‘수난 시대’. 대한생명의 특혜 인수 시비로 지난달에는 오너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됐으며, 불법정치 자금 제공 혐의는 대한생명 경영권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시한 폭탄’으로 아직 남아 있다. 검찰의 구형대로 법원에서 집행 유예를 선고받게 되면 보험업법에 따라 대한생명 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최근 항소심 진술에서 “정말 부끄러운 짓을 했다.”면서 “재판부가 다시 한번 관대하게 선처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앞으로 이같은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모범적인 기업인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두 차례의 미국 방문은 갖가지 오해와 ‘설’을 낳아 김 회장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기도 했다. 이런 개인적인 어려움 외에도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이 가져온 그룹의 정체도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2돌 창립 기념사에서 무사 안일주의와 미사여구로 나열된 경영전략을 질타했다. 그는 “계열사 가운데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앞서가는 일류 기업이 어디인지 물었을 때 답을 찾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는 각 사 대표들이 강력한 불씨가 되어 소처럼 우직한 뚝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답답함은 최근 인사에서 ‘뉴 페이스’를 등용한 것으로도 잘 드러난다.10년 후 초일류 기업을 향한 한화의 장기 포석에 맞춰 젊은 상무급 대표이사들의 대거 발탁과 이공계 출신에게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구조조정본부장직을 맡긴 것은 ‘뉴 한화’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다. 그가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라는 ‘현재의 굴레’를 벗고 새출발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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